전혜진

전혜진 기자

동아일보 히어로스쿼드

구독 34

추천

해가 뜨고 지는 사이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취재합니다.

sunris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지방뉴스41%
사회일반40%
사고13%
인사일반3%
부동산3%
  • K팝-K문화 투어… 웃음 되찾은 ‘도심 잼버리’

    “새만금과 서울, 2개의 서로 다른 잼버리를 경험하는 게 너무 흥미롭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유생 체험에 참여한 스위스 국적의 스카우트 대원인 마린 양(16)은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스위스 대표단 280여 명은 보물 제141호로 지정된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600년 전 성균관 유생들의 교복인 ‘청금복’을 입고 K문화 투어를 즐겼다. 마린 양은 “조기 철수 소식에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모기도 없고 서울이 훨씬 좋으니 안심하라고 했다”며 “앞으로의 도심 투어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전날(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전국 8개 광역단체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9일 조기 퇴영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심 속 잼버리’를 이어갔다. 서울에 둥지를 튼 각국 대표단들은 경복궁, 청와대, 인사동, 대학로 곳곳을 탐방했다. 일부 대원은 K팝 댄스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DJ 공연을 즐겼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의 여파로 잼버리 참가자들의 야외활동은 9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10일 영외 프로그램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1일 K팝 콘서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청와대 방문-부채 만들기-K팝 댄스… 대원들 “다시 돌아올게요” 한국의 역사-전통문화 배우고 익혀英부모 “한국인, 처음보는 딸에게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순천서 대원 태운 버스 사고 3명 경상… 입국 안한 예멘 숙소 마련 ‘헛발질’도 “다시 돌아올게요(I will be back).” 9일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인 중구 ‘오월드’를 방문한 브라질 스카우트 단원들은 일제히 이렇게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인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아쉬움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긴 구호였다. 브라질 대원 200여 명은 이날 놀이공원 입구에서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췄다. K팝 노래를 함께 부르다 나들이를 나온 대전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브라질인 스텔라 양(16)은 “새만금을 빨리 떠난 건 아쉽다”면서도 “대전에서 좋은 체험을 할 수 있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한국 문화 체험 나선 단원들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국적 단원 165명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근현대사에 대해 배웠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노르웨이 출신 빅토리아 양(16)은 “(청와대에 와 보니) 아직 서울에서 경험할 게 많은 거 같아 흥분된다”며 “매일 숙소 밖을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한 레바논 대원 41명은 한국의 전통 부채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대원들은 “처음 보는 물건이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부채 만들기에 열중했다. 6·25전쟁 참전국인 영국과 벨기에의 잼버리 대원 40여 명은 인천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했다. 대원들은 기념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유수호의 탑에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며 헌화했다. 벨기에 대표단 지도자 듀커 이리스 양은 “벨기에 선배들이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싸웠고 내가 그 현장을 돌아봤다는 게 무척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원 50여 명은 서울 마포구 YGX아카데미에서 K팝 댄스를 배우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입은 대원들은 블랙핑크 맴버 지수의 솔로곡 ‘꽃’의 안무를 배우며 즐거워했다. 인솔자 스테파니 존슨 씨(33)는 “잼버리의 원래 취지가 ‘행복하기’인데, 오늘 개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 철수 작전과 각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일부 해외 부모들의 감사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잼버리에 15세 딸을 보낸 섀넌 스와퍼 씨는 “딸이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다’고 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딸에게 와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 새만금 조기 철수 잡음 계속 하지만 지역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일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46분경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에서는 스위스 대원 38명을 태우고 가던 관광버스가 시내버스와 충돌해 대원 3명이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이 중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조기 철수 작전이 마무리됐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됐다. 특히 입국하지 않은 대원들이 각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 혜전대는 8일 예멘 출신 대원 175명이 배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기숙사 등 숙소를 준비했다. 하지만 예멘 대원들은 입국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밤 9시경 알게 됐다. 학교 측은 환영 현수막과 175명분의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한 상황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험 상황에 대응할 호신술 알려드려요”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위험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생활 호신술 안전교육’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성동구의 생활 호신술 안전교육에선 상대를 제압하는 큰 기술보다는 누구나 실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대응법을 교육할 예정이다. 의자 등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가방, 겉옷 등을 활용해 경찰 출동 시까지 시간을 벌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배우는 식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연이은 도심 흉기 난동으로 주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예기치 못한 위험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어 능력을 기르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에 대비하고자 생활 호신술 안전교육을 처음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교육에서는 실제 상황을 가정한 방어법 실습이 이뤄진다. 또 호신용 스프레이, 가스총, 삼단봉 등 다양한 호신용품의 사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교육을 마친 참여자에게는 교육 이수증을 발급한다. 교육은 다음 달 2일까지 주말(12일, 20일, 27일, 9월 2일)에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진행된다. 만 18세 이상 성동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호신술 안전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강 가는 길 칙칙한 ‘토끼굴’, 미디어아트 미술관으로 변신

    “저기 봐, 학이 날아가네!” 8일 오전 10시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망원나들목. 망원동과 망원한강공원을 잇는 이 나들목을 지나던 시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쪽 벽에 쏠렸다. 벽면을 가득 채운 한국화 속에서 학이 날개를 펼치며 소나무 위로 날아오르자 가지가 가볍게 흔들렸다. 유모차를 밀고 지나가던 외국인, 운동복을 입고 한강공원으로 향하던 시민 등 10여 명은 발걸음을 멈추고 움직이는 그림을 감상했다.● 어두운 토끼굴이 미디어아트 미술관으로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서울시의 첫 나들목 미술관인 ‘래빗뮤지엄(Rabbit Museum)’이다. 도심과 한강의 연결 통로로 일명 ‘토끼굴’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존의 어둡고 칙칙했던 나들목이 조선시대 화가와 현대 미술가의 예술작품이 담긴 미디어아트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개장을 하루 앞둔 이날 망원나들목의 벽면에는 길이 13m, 높이 3m 크기의 미디어아트가 연출됐다. BTS 멤버 제이홉의 앨범 커버 작업에 참여했던 현대 미술가 ‘에디 강’의 작품을 엮어 만든 ‘해피니스 터치 월’이다. 작가가 팬데믹 기간 동안 겪었던 내면의 어려움을 자신이 그린 캐릭터 속에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구현한 작품이다. 미디어아트 화면 한쪽에는 ‘숨은 글자를 터치해보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시민들은 안내에 따라 말풍선에 손을 댔다. 그러자 “힘내세요(Stay strong)” “넌 괜찮을 거야(You will be alright)” 같은 위로와 응원의 문구가 나타났다. 기자도 벽에 다가가 말풍선을 터치하니 “믿음을 지켜라(Keep the faith)”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김홍도, 심사정, 정수영, 허련 등 작가의 병풍화 문화재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도 펼쳐졌다. 김홍도의 ‘쌍학’, 심사정의 ‘방고산수첩’ 등 한국화 이미지들이 재생되자 관람자가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시 관계자는 “날씨에 따라 한국 병풍화에도 해가 뜨고 구름이 드리워지며 비나 눈이 내린다”고 설명했다. 시민 관심도 높았다. 매일 망원나들목을 지나 한강공원에 운동을 간다는 정모 씨(76)는 “나들목이 항상 컴컴하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다”라며 “나들목에서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망원동 주민 안용선 씨(59)도 “바쁘게 살다 보면 그림 등 문화예술을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가 적은데 좋은 아이디어 같다”며 “특히 터치월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래빗뮤지엄은 시민들이 한강을 많이 이용하는 시간에 맞춰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 정각 15∼20분 동안 운영된다. ● “시민이 즐거운 ‘펀 디자인’ 확대할 것” 시는 이번 망원나들목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잠실나들목’에, 12월에는 ‘마포종점나들목’에 래빗뮤지엄을 개장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 한강공원 나들목 중 보행 전용 42개 나들목에 래빗뮤지엄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3월부터 한강공원 공간, 구조물, 전망카페 등에 재미있는 디자인(Fun Design)을 본격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래빗뮤지엄, 펀 디자인 등이 시민들의 정서와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공직제한, ‘영구→20년’ 단축

    영구적이었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의 공직 임용 제한 기한이 20년으로 줄어든다. 인사혁신처는 7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의 공직 임용 제한 기간을 20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인사처는 이날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반영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33조는 형의 종류와 관계없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면 영구적으로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규정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헌법상 공무 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인사처는 다자녀를 양육하는 공무원에게 인사상 우대 방안을 주는 근거 조항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현행법에는 장애인·이공계 전공자·저소득층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경우 인사상 우대 조치가 가능한데, 이 대상에 ‘다자녀 양육자’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실·국장급 임기제 공무원 직위에 대한 채용 절차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직위해제자 결원 보충 제한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공직사회 신뢰를 제고하고 각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 버스가 수도권 주민 태우러 간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주민의 서울 출근길을 돕기 위한 ‘찾아가는 서울동행버스’가 21일부터 시범 운영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찾아가는 서울동행버스’는 대중교통 부족과 장시간 출근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도권 주민을 위해 서울시 최초로 수도권까지 연계해 직접 운행하는 맞춤형 출근버스다. 광역버스 수요가 높은 지역, 지하철이 없어 교통이 불편한 지역, 고정된 노선이 아닌 한시적 노선 운영 등 3가지를 원칙으로 삼아 탄력적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시범운영은 일단 경기 화성시 동탄과 김포시 풍무동에서 시작된다. 신도시 중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아 추가 버스 노선이 필요했던 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도권 주민은 서울시민’이라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며 경기, 인천, 서울을 잇는 대중교통 확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특히 광역급행철도(GTX) 등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실적인 교통 확장 방안이 버스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행버스에 고유한 버스 디자인을 도입해 알아보기 쉽게 할 계획이다. 다른 시내버스 노선과 구별하기 위해 ‘서울01번’ 등 새로운 일련번호를 부여한다. 서울01번 노선은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에 따른 출근 시간대 혼잡 지역 중 하나인 화성시 동탄으로 찾아간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를 출발해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경로다. 오전 7시, 7시 15분, 7시 30분 등 총 3회 운행된다. 서울02번 노선은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으로 출퇴근에 어려움이 큰 김포시 풍무동으로 찾아간다. 김포시 풍무동 홈플러스를 출발해 김포공항역까지 운행한다.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총 12회 운행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동행버스’가 고질적으로 발생해왔던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서울시와 수도권의 동반 성장에 기여하는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관심 끌고 싶었다”… ‘외톨이 테러’ 공포

    도심 번화가인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잇달아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 내 은둔해 있다 계기만 생기면 갑자기 테러를 일으키는 ‘외톨이 테러’가 일상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외국에서나 벌어졌던 총기 난사 사건 같은 테러 범죄가 우리의 일상 생활까지 파고든 것이다. 경찰이 4일 “흉기 난동과 모방 범죄에 대해 총기 사용도 주저하지 않는 특별치안활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했지만 ‘외톨이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로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인 최모 씨(22)는 4일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죽여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전과는 없었지만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진단 전까지 약을 복용했던 최 씨는 이후엔 치료를 받지 않았다. 최 씨는 “나를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 다수가 서현역에 있을 것 같았다”며 서현역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최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 등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영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가족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최 씨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올림피아드에 나가 수상하는 등 공부에 소질이 있었지만 특목고 진학에 실패한 뒤 삐뚤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 내에 은둔해 있다 갑자기 테러를 일으키는 ‘외톨이 테러’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런 유형의 범죄는 사전 징조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위험 단계’에 놓인 사람들을 초기에 파악하고 이들의 폭력을 제지할 ‘안전밸브’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불과 13일 만에 발생한 것을 두고 이번 사건이 또 다른 무차별 범죄를 자극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본인이 현실화하지 못했던 범죄들이 실제로 행해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일부 ‘위험군’들에게 그동안 눌러왔던 사회적 분노를 일시에 폭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흉기 소지 의심자 또는 이상행동자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흉기 소지 범죄자에 한해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고사격 없이 실탄 사격도 허용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건 이후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 및 가짜뉴스에 대해 경찰은 “예외 없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고,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 여부를 사법기관이 결정하도록 하는 ‘사법입원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부산 등서 모방범죄 예고 27건… “위험군 외톨이 파악 시급” ‘외톨이 테러’ 줄예고, 불안 확산서울 강남 학원에 “학생 몰살” 글고속터미널선 흉기소지 남성 체포 “오늘 오후 7시 강남역에서 100명을 죽일 예정이다.” 4일 오전 2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의 일부다.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란 제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 민모 씨가 검거됐다. 서울 강남구 한티역에서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쓴 작성자는 자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을 벌여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최모 씨(22)처럼 불특정 다수를 노린 ‘외톨이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 경기 성남시 오리역, 부산 서면 등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으로 추적에 나섰다. 4일 오후 8시 기준 경찰이 추적 중인 글은 최소 27건이며 이 중 5건이 검거됐다. ● “같이 죽어 보자” 글에 학원가 초비상 이날 온라인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명 학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학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글 작성자는 “대치동 ○○학원 재수종합반 학생 몰살한다”며 “어쩌피(어차피) 수능 망한 거 같이 죽어 보자”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학원 측은 “해당 글을 확인한 직후 학생과 강사들을 전원 조퇴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또 이날 오전 “고속터미널에 칼을 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건물 1층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던 20대 남성 A 씨를 발견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쇼핑백 안에 칼과 장난감 총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경찰은 A 씨로부터 흉기 2개를 압수했다. ‘묻지 마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도 빗발쳤다.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범인이 도주 중이라는 글이 확산되자 대구경찰청은 4일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경기 포천시 종합터미널에서 흉기 난동과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는 글도 빠르게 확산됐으나 역시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정신 병력 치료 중단 없도록 전수 조사해야” 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법무부도 “흉악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경찰도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며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 행동자에 대해 선별적 검문검색을 하고 필요한 경우 총기 등 물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톨이 테러’가 또 다른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들이 타인의 범죄를 접한 후 억눌러온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탈출구’로서 그대로 범죄를 모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정신 병력이 확인된 사람의 경우 전수조사를 통해 치료가 시급한 이들을 파악해 치료 중단 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성남=최원영 기자 o0@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8-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0명 죽이겠다” “같이 죽어보자”…각지서 살인 예고글 확산

    “오늘 오후 7시 강남역에서 100명을 죽일 예정이다.”4일 오전 2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의 일부다.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제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 민모 씨가 검거됐다. 서울 강남구 한티역에서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쓴 작성자는 스스로 자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을 벌여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최모 씨(22)처럼 불특정 다수를 노린 ‘외톨이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잠실역, 경기 성남시 오리역, 부산 서면 등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으로 추적에 나섰다. 4일 오후 8시 기준 경찰이 추적 중인 글은 최소 27건이며, 이 중 5건이 검거됐다. ● “같이 죽어보자” 글에 학원가 초비상이날 온라인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명 학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학원가에도 비상이 일었다. 글 작성자는 “대치동 ○○학원 재수종합반 학생 몰살한다”며 “어쩌피(어차피) 수능 망한 거 같이 죽어보자”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학원 측은 “해당 글을 확인한 직후 학생과 강사들을 전원 조퇴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또, 이날 오전 “고속터미널에 칼을 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서초구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건물 1층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던 20대 남성 A 씨를 발견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쇼핑백 안에 칼과 장난감 총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경찰은 A 씨로부터 흉기 2개를 압수했다. ‘묻지 마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도 빗발쳤다.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범인이 도주 중이라는 글이 확산되자 대구경찰청은 4일 “사실이 아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경기 포천시 종합터미널에서 흉기 난동과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는 글도 빠르게 확산됐으나 역시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정신 병력 치료 중단 없도록 전수 조사해야”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법무부도 “흉악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경찰도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며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 행동자에 대해 선별적 검문검색을 하고 필요한 경우 총기 등 물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톨이 테러’가 또 다른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들이 타인의 범죄를 접한 후 억눌려오온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탈출구’로서 그대로 범죄를 모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정신 병력이 확인된 사람의 경우 전수조사를 통해 치료가 시급한 이들을 파악해 치료 중단 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4
    • 좋아요
    • 코멘트
  • 국토부 “민간아파트 100곳,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 채택”

    정부가 지하 주차장이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민간아파트 293곳에 대해서도 부실공사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약 100곳은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등 서울 주요 단지도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일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민간아파트 중 100곳 정도가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만 무량판 구조라도 제대로 시공했다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필요할 경우 2017년 이전에 준공된 단지도 정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서울 아파트 단지는 54곳에 이른다. 이 중에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도 포함돼 있다. 무량판 구조로 지을 경우 대들보 없이 기둥이 지붕을 직접 떠받치기 때문에 층 사이를 높게 설계할 수 있고, 건설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다만 기둥만으로 하중을 지지하기 때문에 보강 철근을 배치하는 등 정확한 구조계산과 정밀한 시공이 필수다. 2004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도 무량판 구조를 택했다. 이 아파트는 2013년 삼성동 헬기 추락사고 당시 헬기가 25층에 부딪혀 외벽이 일부 무너졌지만, 건물 구조에는 손상이 없었다. 실제로 건설업계는 주거동을 무량판 구조로 지을 경우 가구와 가구는 벽체로 마감하고, 가구 내부만 무량판으로 짓는 혼합 구조로 짓는 경우가 많아서, 전체를 무량판 구조로 짓는 지하 주차장과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차장은 기둥과 기둥의 길이가 8∼10m 이상이고, 기둥만으로 상판(슬래브)을 지탱하는 구조지만, 주거동은 가구 내부 기둥은 물론이고 가구 간 벽체가 상판의 하중을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한다. 또 엘리베이터와 계단실이 있는 코어 부분은 콘크리트 두께만 60mm에 이르러 건물 전체의 하중을 분산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에 무량판 구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일부 건설사들도 자체 정밀조사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조사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토부 조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정부 조사와 별도로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아파트에 대해 정밀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서울 시내 공공아파트는 8곳이다. 2014년 11월 착공해 2017년 준공된 서울 송파구 위례23단지와 2018, 2019년 준공된 구로구 항동지구 7개 단지 등 총 8개 단지가 대상이다. 무량판 구조를 적용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공급한 공공아파트 9곳 중 SH공사 단일 공급이 아닌 도봉구 ‘씨드큐브창동’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SH공사 관계자는 “이번 정밀조사는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전단보강 철근탐사, 콘크리트 비파괴 압축 강도 시험 등 정밀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3-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방당국 “잼버리 개영식서 83명 온열질환자 발생”

    전북경찰청·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개영식이 끝나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스카우트 대원 등 8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33분 기준으로 단순탈진 온열 질환자 83명, 발목 골절 경상자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10시 반경 대집회장에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음을 인지한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45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은 인력 250명과 장비 126대를 동원해 환자들을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들은 잼버리 야영장 내 잼버리 병원과, 5곳의 허브 클리닉 등으로 옮겨졌다.소방 관계자는 “잼버리 개영식 행사 이후 밀집된 인원이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서 계속적으로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했던 소방은 오후 11시 30분경 현장이 어느정도 정리됨에 따라 1단계로 하향했다. 소방당국은 조직위에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12일까지 열리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여의도 3배 면적에서 열리며 세계 158개국 4만3225명이 참가한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3
    • 좋아요
    • 코멘트
  • 사흘간 온열질환 등 폭염 사망 최소 16명… 지자체, 드론-냉각 매트리스 등 긴급 대응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9∼31일 사흘 동안 최소 16명이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온열질환 사망자가 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폭염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홀몸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31일 소방 등의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달 29∼31일 최소 16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 13분경 경남 남해군 남면에서 밭일을 하던 A 씨(83)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 씨는 주변의 만류에도 오전 10시부터 밭일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경남도는 A 씨의 사인을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열사병)으로 분류했다. 이 밖에도 경남 밀양시와 남해군에서도 농사일을 하던 남성(51)과 여성(82)이 각각 숨지는 등 경남에서만 3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농사짓는 분들은 아무리 더워도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만류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어르신들은 당분간 폭염 시 농사일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경 충남 서천군 서천읍의 산에선 벌초 작업을 하던 60대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검안 결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명됐다. 온열질환자 수도 급증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26∼30일 닷새간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357명으로 집계됐다. 장마 기간인 지난달 22∼25일에는 하루 10명 안팎으로 발생했으나 지난달 26일부터는 하루 40∼70명대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30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1117명에 달한다. 각 지자체는 폭염 피해를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야외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 위해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기장군과 강서구 등 농어촌에 드론을 띄워 작업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차량으로 현장을 둘러보는 데 한계가 있어 드론을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주 대구 울산 등에선 거리에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쿨링포그를 운영 중이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거리를 지나는 보행자의 체감온도를 최대 5도까지 낮출 수 있다. 세종시는 온열환자 구조에 최적화된 냉각 매트리스를 갖춘 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등은 버스정류장 120곳에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쿨링의자를 선보였다. 은평구는 버스정류장에 냉방시설을 갖춘 스마트 쉼터를 운영 중이다. 1일부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를 여는 전북도도 폭염 사고 예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여의도 3배 면적에 세계 각국에서 청소년과 지도자 4만3000여 명이 모이는 행사다. 전북도 관계자는 “텐트 20개당 가로세로 5m 크기의 대형 텐트 2개씩을 설치해 참가자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안개 분사 시설도 확충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31일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폭염상황 대응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남해=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3-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은둔 청년’ 복귀 지원, 방역완화된 지금이 골든타임 [기자의 눈/전혜진]

    “저라고 좋아서 은둔하는 게 아니거든요.” ‘은둔형 외톨이’의 취재 과정에서 기자와 만난 청년 중 ‘은둔·고립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청년재단과 은둔·고립 청년 4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재고립 설문’에서도 주관식 문항에는 밖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심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답이 많았다. 설문 대상자들은 “세상에 등이 떠밀려 방으로 들어왔다”, “욕먹지 않고 직업체험을 해보고 싶다”, “느린 사람도 받아주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등의 답변을 했다. 물론 사회 일각에선 “방에 들어가 있는 게 편하면 들어가 있으라고 하라”는 시니컬한 반응도 있다. 기자도 취재 전에는 ‘왜 방에 틀어박힐까’ 궁금했는데 취재 과정에서 이들도 사실은 사회에 나오고 싶어 하는 보통 청년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나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설문에 응한 이들 중 59%가 “사회 복귀를 시도했다가 다시 은둔·고립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들을 방 안에 두면 안 되는 이유는 또 있다. 올 초 서울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은둔·고립 청년은 약 6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의 2배 규모다. 또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회비용과 복지지출 등으로 인한 은둔의 경제적 비용은 1인당 15억 원에 달한다. 은둔·고립을 이들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기자가 접한 은둔형 외톨이 중에는 학교폭력과 취업난 등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고립이 일반화되면서 은둔·고립 청년 비율이 60%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방역 지침이 완화된 지금이 은둔형 외톨이를 사회로 끌어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까지 은둔·고립 청년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수립되는 대책이 은둔·고립 청년의 손을 잡고 단계적으로 사회에 복귀시키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전혜진 사회부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은둔청년 10명중 6명 “방 나섰다 적응 실패… 다시 고립상태 빠져”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한민수(가명·38) 씨의 시간은 22년째 집 안에 머물러 있다. 마흔이 가까운 나이지만 직업을 가진 적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없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01년 무렵 지속적인 학교폭력으로 인해 시작한 등교 거부가 긴 은둔과 고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씨도 여러 차례 사회 활동을 해 보려 했다. 고등학교를 그만둔 후 대안학교에 진학했고, 병원을 다니며 심리 치료도 받았다.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며 대학 진학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방 문턱을 넘어 세상으로 나갈 때마다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 22년간 네 차례의 재고립을 겪은 한 씨의 고립은 현재진행형이다. 타인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재은둔·재고립과 관련한 조사와 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동아일보는 지난달 7∼15일 재단법인 청년재단과 함께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만 19∼39세 청년 403명을 대상으로 ‘재고립 경험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 403명 중 237명(59%)이 “은둔·고립을 중단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은둔·고립 상태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용기 낸 취업 도전, 끝내 좌절… 내편 없다는 충격에 3년 재은둔” 방으로 다시 숨어든 고립 청년들11년째 외톨이 생활 반복 32세, “냉혹한 현실 마주할 용기 사라져”학업 스트레스후 세상과 단절 37세, “고통 잊으려 폭식, 한때 150kg”사회복귀 시도 실패하며 재고립… 전문가 “은둔, 첫번째보다 심화”‘왜 이렇게 밝지?’ 2020년 6월, 인천에 사는 강재훈(가명·32) 씨는 자신의 원룸 현관문을 나서다 낯선 풍경에 당황했다. 마지막으로 본 풍경은 분명 겨울이었는데 어느새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어 있었다. 가벼운 옷차림 속에서 두꺼운 옷을 입고 걷는 발걸음이 어색하기만 했다. 강 씨는 “여러 차례 은둔했지만 문을 여니 계절이 바뀌었던 당시 상황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은둔·고립 청년 59%가 ‘재고립’강 씨의 ‘은둔형 외톨이’ 생활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중학생 시절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를 보면서 느낀 충격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자해와 조울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밖으로 못 나가는 날이 많아졌다. 그는 11년째 고립과 은둔을 반복 중인 ‘재고립 청년’이다. 강 씨에게 방은 안전한 공간인 동시에 떠나고 싶은 공간이기도 했다. 그는 “방 안에 있으면서도 사람이 그리웠다. 그런데 나가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고 했다.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취업도, 창업도 시도해 봤지만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20일 서울 강북구에서 만난 강 씨는 이날 외출도 2주 만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초에도 두 달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세상은 잘 굴러가는데 혼자 뒷걸음질 치는 느낌에 점점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이나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은둔과 타인과의 관계가 단절돼 물리적 정서적으로 외톨이 상태인 고립이 6개월 이상일 경우 은둔·고립 청년으로 분류한다. 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지난달 7∼15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만 19∼39세 은둔·고립 청년 중 59%가 강 씨와 같은 재은둔·재고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둔과 고립이 반복되는 이유는 다양했다. 대학 시절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150kg까지 살이 찌며 세상과 단절을 시작했다는 손명준(가명·37) 씨는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위가 아플 때까지 음식물을 밀어 넣다 보니 입학 당시 60kg대 였던 몸무게가 졸업할 때 130kg까지 불었다”고 했다. 체중이 늘면서 자신감을 잃고 밖에 나가기 싫어졌다는 손 씨는 “길게 보면 11년, 짧게 보면 7년 동안 7∼8번 정도 은둔과 고립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세상 나가려는 용기가 좌절되며 재고립”취재에 응한 재고립 청년들은 “용기를 내 세상으로 나가려는 시도가 좌절로 끝나면서 다시 틀어박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22년째 은둔과 고립을 반복 중인 한민수(가명·38) 씨 역시 2017년 한 대기업 협력업체 현장근무자로 취업이 확정됐다. 하지만 업무 교육 중 은둔 기간에 얻게 된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업이 취소됐다. 한 씨는 “가벼운 정신질환이었는데도 누구 하나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사회가 나를 이렇게 보는구나를 뼈저리게 느끼며 그 충격으로 다시 2∼3년간 은둔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고립 청년들은 고립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강 씨는 “최근 은둔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은 여기저기서 생기고 있지만 사회로 나온 이후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생활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했다. 손 씨도 “현실적으로 오래 은둔했던 사람은 사회적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은둔·고립 기간이 길어지면 말하거나 걷는 것조차 어색하게 느껴진다. 기본적인 사회생활부터 시작해 지속적인 일 경험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정착하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재고립 청년들의 사례를 보면 대체로 은둔·고립 기간이 길수록 재고립에 빠지게 될 확률이 높았다. 방 안에서 지낸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빠르게 바뀌는 세상과 시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사회성과 자신감도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결국 첫 은둔·고립을 방치하지 말고 초반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재고립 시 심화 경향, 단계적 지원 필요”전문가들도 은둔·고립 청년의 사회 복귀를 단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 복귀 시도가 실패한 재고립의 경우 첫 번째 고립보다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둔·고립 청년을 발굴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도록 제도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 또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심리 상담, 일 경험 등 단계적으로 사회 복귀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일종의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야 재고립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첫 은둔때도, 재은둔때도 ‘취업난-실직’ 제1원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사회로 복귀했다가 다시 고립되지 않게 하려면 심리 상담과 관계망 형성 지원 외에도 지속가능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와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지난달 7∼15일 실시한 ‘재고립 경험 관련 설문’에 따르면 은둔·고립 청년이 처음 사회와 단절된 계기로 ‘취업의 어려움 및 실직’(39.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 불화(14.6%)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14.6%) △사회적 압박(10.6%) 등이 뒤를 이었다. 재고립 이유로는 은둔·고립 청년들은 ‘첫 고립·은둔의 원인 미해결’(3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취업의 어려움 및 실직(25.8%) △사회생활 적응의 어려움(16.7%) △장기 은둔으로 인한 관성(12%) 순으로 조사됐다. 결국 재고립의 원인으로 절반 이상인 60%가 취업과 실직 문제를 꼽은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초 고립 기간은 1년 이상∼2년 미만이 31.4%로 가장 많았다. 첫 고립 후 ‘고립을 중단했던 기간’은 1년 미만이 42.4%로 가장 많았다. 1년 이상∼2년 미만도 36.6%로 나타났다. 재은둔·재고립 청년 10명 중 8명이 사회 복귀를 시도했다가 2년도 되지 않아 다시 사회와 단절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립됐던 청년이 사회에 나와 안착하기 위해선 관심 분야와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은둔·고립 청년은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올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긴 은둔 생활 끝에 곧바로 취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흥미를 갖는 분야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은둔 청년’ 전국 61만명 추정… 코로나前보다 60%이상 늘어

    최근 2, 3년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 초 서울시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거주 청년 중 은둔·고립 비율은 약 4.5%로 나타났다. 전국 청년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 은둔·고립 청년은 약 6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 하나만큼의 인구가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등 외부와 단절돼 있는 것이다. 올 5월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1%로 집계됐던 고립 청년의 비율은 2021년 5.0%로 60% 이상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건복지부도 이달 17일부터 은둔·고립 청년을 대상으로 첫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까지 중앙정부 차원의 은둔·고립 청년 대책은 없었다”며 “최근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은둔·고립 청년에 대한 정책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는 문제라고 보고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자체적으로 은둔·고립 청년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시는 맞춤상담과 요리 교실 등 활동형 프로그램, 진로 탐색과 일 경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연속성 있는 지원을 위해 현재 민간 보조금 사업에서 민간 위탁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19년 전국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만든 광주는 실태조사를 거쳐 지난해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집마련-월급 관리, 이렇게 해보세요”

    “영테크 강의 들으러 왔는데 벌써 자리가 없나요?” 18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시청 지하 1층. 한 청년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 강의가 열리는 서울시민청 워크숍홀 60석은 이미 가득 찬 상태였다. 자리를 안내하던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해 놓고 당일에 안 오는 ‘노쇼’ 좌석이 생길 경우 현장에 온 순서대로 자리를 채우는데 빈자리를 노리고 신청 없이 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약 10명은 강의실 뒤편에 서거나 바닥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청년 눈높이 재테크 강의 인기 이날 강의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영테크 클래스’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만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서울 영테크는 청년층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재무 상담 및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 영테크가 올해 처음 마련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 ‘영테크 클래스’는 청년들에게 실용적인 금융 정보를 전달한다는 목표로 주제별로 마련됐다. 주 2회 이상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산관리사 등이 진행하는 금융 교육이 진행된다. 강의 주제는 △청년주거 △생활경제 △투자 △기초지출관리 등 4개 분야인데 이날은 ‘2030을 위한 투자 상품 사용설명서’를 주제로 투자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를 맡은 최명진 국제공인재무설계사는 “현재 시중 금리보다 높은 여러 청년 저축 상품이 있지만, 여러분이 영원히 청년일 순 없다”며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투자를 배우고 재테크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 여러 금융상품의 개념과 특징, 이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청년들은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필기했고, 펀드 구매 방법을 알려주는 강사의 시범을 보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따라 해보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자 저마다 손을 들고 “좋은 ETF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주가연계증권(ELS)을 이해하기 어렵다” 등 질문을 이어갔다. 퇴근 후 저녁을 거르고 강의를 들었다는 직장인 이모 씨(29)는 “시중에는 너무 많은 정보와 조언이 떠돌아 어떤 걸 믿어야 할지 몰랐는데 강의에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서 좋았다”며 “영테크 클래스를 4번째 들었는데 앞으로도 좋은 강의가 있으면 더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처음 강의에 참석했다는 5년차 직장인 전모 씨(31)는 “사회에 나온 후 내 집 마련, 월급 관리 등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청년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인 내용의 강의가 진행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회당 60∼100명을 선착순으로 선발하는데 매번 신청자가 200∼300명 몰린다”며 “경쟁률이 평균적으로 4 대 1에 이르다 보니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 큰 강의실에서 진행하고, 인터넷으로도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군장병 대상 상담도 서울시는 자립준비청년과 군 장병 등을 대상으로도 영테크 사업을 진행 중이다. 17일에는 아동권리보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립준비청년에게 시 청년 정책에 참여할 기회를 우선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주둔 군부대에서 근무 중인 장병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도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만 19세 미만이더라도 본인이 원할 경우 영테크 등 청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우선권을 줄 방침”이라며 “군부대는 외부와의 교류가 제한적인 만큼 강사들이 직접 찾아가는 강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해 마음 아파” 기초수급 80대, 500만원 기부

    “호우 피해를 입은 분들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다 같이 힘을 내 다시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2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구청 복지정책과 사무실. 머뭇거리다가 사무실로 들어선 김모 씨(85)는 두툼한 봉투를 주머니에서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김 씨는 “수해 상황을 TV로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파 잠을 잘 수 없었다. 귀한 곳에 사용해 달라”고 한 뒤 구청을 떠났다. 김 씨가 건넨 봉투에는 ‘강서구청장님, 이번 수재민 위하여 써주세요’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직원이 봉투를 열어 보니 5만 원권 지폐 100장(5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강서구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는 수년 동안 생계급여를 아끼고 빈 병을 수집해 팔면서 돈을 모았다고 한다. 강서구는 이 성금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해 호우 피해 복구 지원에 사용할 방침이다. 김 씨는 현재 자신의 집에 모아둔 빈 병도 처분해 수해 지원에 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씨의 뜻에 따라 강서구 직원들이 24일 오후 김 씨의 집에 방문해 그가 모아둔 약 300개의 빈 병을 고물상에 팔 수 있도록 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기부자의 소중한 마음을 생각하니 더 뜻깊게 느껴진다”며 “수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갖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복구 지원을 위한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7일 네이버 기부 사이트 ‘해피빈’을 통해 시작한 모금에는 2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목표액 6억 원의 90%가 넘는 약 5억5000만 원이 모였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시, 자립준비청년 홀로서기 돕는다… 정착금 2000만원 지원

    서울시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주는 정착금을 2000만 원으로 인상한다. 문화 및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심리·정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 계획 3.0’을 발표했다. 2021년 발표한 1단계, 지난해 2단계에 이은 3단계 계획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등에 있다가 만 18세가 돼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해야 하는 청년을 말한다. 서울에서만 매년 260여 명이 사회로 나온다. 이번 계획은 △심리·정서 지원 강화 △생활안정 지원 강화 △맞춤형 진로 지원 확대 △지지체계 확충 등 네 분야로 구성됐다. 먼저 심리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자립준비청년이 자존감을 높이고 정서적으로 위로받을 수 있도록 심리·정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성악가 조수미 같은 유명 예술가부터 2030 회사원, 법조인 등 다양한 인생 선배로 구성된 ‘인생 버디 100인 멘토단’을 운영한다. 최근 개소한 ‘영플러스서울’에선 자립준비청년 대상 수요조사를 토대로 문화·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제적 지원도 늘어난다. 먼저 생활 안정 지원을 바라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자립정착금을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하반기(7∼12월)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예정된 만큼 대중교통비도 9월부터 월 6만 원씩 현금으로 지원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택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진로 지원도 확대한다. 주거, 금융, 법률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배움마켓’과 ‘일대일 개인별 맞춤 진로 컨설팅’도 운영한다. 또 사기, 임금 체불 등 자립준비청년이 취약한 분야의 문제를 도와주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와 관련 기관으로 구성된 ‘전문 솔루션 회의’를 운영한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부 강한 비… 내일까지 최대 150mm 더 온다

    25일까지 광주, 전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50mm의 장맛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25일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23일 예보했다. 특히 24일 광주와 전남, 전북 등에 시간당 30∼60mm의 세찬 비가 내리겠다. 그 밖의 지역에는 시간당 30mm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25일까지 내리지만 강수 강도는 약해질 것으로 예보됐다. 23∼25일 광주와 전라권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충남권 30∼80mm(많은 곳 대전, 충남 남부 120mm 이상), 부산·울산·경남에는 50∼100mm(많은 곳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120mm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그 외 지역은 30∼80mm, 제주 등 일부는 100mm까지도 내리겠다. 26일 이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치겠지만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달한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진로에 따라 이달 27일부터 8월 1일 사이 다시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23일 오전 7시 54분경 인천 부평구 십정동 동암굴다리가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경기 포천시에선 오전 8시 46분경 소흘읍 직동리 도로에 폭 30cm, 깊이 2m의 싱크홀이 생겼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천 강화군 양도면에선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농작물 침수 및 낙과로 인한 피해 면적은 3만5392ha(헥타르)로 서울 면적(약 6만5000ha)의 절반이 넘는다. 닭과 오리 등 가축 총 87만1000마리도 폐사했다. 9일부터 일시 대피한 인원은 1만8069명이며, 이 가운데 1839명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충북 등 호우 피해 지역… 서울시, 6억 긴급 지원

    서울시가 최근 집중호우의 피해를 입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청주시·괴산군, 충남 논산·공주시와 청양·부여군, 경북 예천·봉화군과 영주·문경시,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세종시 등에 대외협력기금 6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대외협력기금은 시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외국 지방 정부와의 상호교류 및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활용하는 기금이다. 국내 지자체에서 발생한 재해복구 및 구호 비용으로도 사용된다. 지원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달되며 이재민의 생계 안정 및 피해시설 복구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시는 17∼21일 충북 청주시·괴산군 등 11개 시·군에 아리수 약 6만 병을 지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70명으로 구성된 ‘아리수동행단’(봉사단)이 직접 배송하며 이재민 지원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보리음료 1만2000개도 피해지역에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충북 괴산군과 경북 예천군의 긴급지원 요청에 따라 재난대응 전문인 ‘바로봉사단’ 자원봉사자 230여 명을 수해 지역에 파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역대급 폭우로 경북과 충북 등이 입은 피해는 우리 모두의 피해이며 아픔”이라며 “서울시 지원이 고통을 겪는 수해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시, 집중호우 피해 지역 6억원 긴급 지원

    서울시가 최근 집중호우의 피해를 입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청주시·괴산군, 충남 논산·공주시와 청양·부여군, 경북 예천·봉화군과 영주·문경시,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세종시 등에 대외협력기금 6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대외협력기금은 시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외국 지방 정부와의 상호교류 및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활용하는 기금이다. 국내 지자체에서 발생한 재해복구 및 구호 비용으로도 사용된다. 지원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달되며 이재민의 생계안정 및 피해시설 복구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시는 17~21일 충북 청주시·괴산군 등 11개 시‧군에 아리수 약 6만 병을 지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70명으로 구성된 ‘아리수동행단(봉사단)’이 직접 배송하며 이재민 지원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보리음료 1만2000개도 피해지역에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충북 괴산군과 경북 예천의 긴급 지원요청에 따라 재난대응 전문인 ‘바로봉사단’ 자원봉사자 230여 명을 수해 지역에 파견했다. 봉사자들은 세탁차 운영, 이재민 지원, 드론 수색 등의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역대급 폭우로 경북과 충북 등이 입은 피해는 우리 모두의 피해이며 아픔”이라며 “서울시 지원이 고통을 겪는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전혜진기자 sunrise@donga.com}

    • 2023-07-23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