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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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4-09~2026-05-09
문학/출판47%
문화 일반17%
칼럼13%
언론7%
음악7%
학술3%
인사일반3%
기타3%
  • [어린이 책]작고 검은 점이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작고 검은 점 하나. 이 점은 문의 손잡이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밖을 향해 문을 비스듬히 열어 젖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 문고리였던 점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식물의 씨앗이 되고, 이후엔 시곗바늘을 고정하는 부품이 된다. 바다를 바라보는 눈, 우산 꼭지, 누군가의 점이나 목걸이 펜던트로 변하기도 한다. 시간을 되돌려보고 싶은 마음, 즐거운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비 오는 소리를 담아보고 싶은 마음 같은 여러 생각과 마음들이 이 작은 점 하나를 중심으로 매번 새롭게 펼쳐진다. 하나의 그림마다 짧은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이어지지만, 모든 그림 안에 작고 검은 점이 놓여 있다. 말 그대로 ‘시작점’이다. 점 하나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사유와 이야기는 책 마지막에 이르러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상상에 뛰어들기를 권하듯 비스듬히 열린 문의 손잡이로 다시 변한다. 점 하나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그림책만의 묘미를 살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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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슈베르트 선율로 물드는 도심의 초가을

    마포문화재단의 제10회 M 클래식 축제에서 ‘심포니 시리즈’가 24,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개최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순수예술 축제인 M 클래식 축제의 1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드보르자크, 슈베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네덜란드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휘자 권민석이 이번 축제를 위해 조직된 M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24일은 첫 공연 ‘베토벤 No.5’를 시작으로 베토벤을 대표하는 작품들인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차세대 피아니스트 정지원과의 협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5일에는 ‘드보르자크 & 슈베르트’ 무대가 이어진다.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손꼽히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를 첼리스트 이경준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경준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다비드 게링가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연주자.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자크의 작품을 비롯해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M 클래식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낭만시대’의 대중적인 명곡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바흐 작품을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선보이는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의 공연이, 11월 11일에는 ‘원조 콩쿠르 여제’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테너 김민석(10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11월 14일), 소프라노 임선혜(11월 12일) 등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도 12월 6일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석 2만∼3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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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10년 ‘M 클래식 축제’…베토벤-슈베르트 곡들 선보여

    마포문화재단의 제10회 M 클래식 축제에서 ‘심포니 시리즈’가 24,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개최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순수예술 축제인 M 클래식 축제의 1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드보르작, 슈베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연주한다.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휘자 권민석이 이번 축제를 위해 조직된 M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24일은 첫 공연 ‘베토벤 No.5’을 시작으로 베토벤을 대표하는 작품들인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차세대 피아니스트 정지원과의 협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25일에는 ‘드보르작 & 슈베르트’ 무대가 이어진다.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손꼽히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을 첼리스트 이경준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경준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다비드 게링가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이후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연주자.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작의 작품을 비롯해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M클래식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낭만시대’의 대중적인 명곡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음달 2일에는 바흐 작품을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선보이는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의 공연이, 11월 11일에는 ‘원조 콩쿠르 여제’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테너 김민석(10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11월 14일), 소프라노 임선혜(11월 12일) 등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도 12월 6일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석 2만~3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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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첫 英왕립음악대학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임용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에스더 유(31·사진)가 영국 왕립음악대학 현악과 교수로 임용됐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9일 “한국계 음악가가 영국 왕립음악대학 교수로 합류한 건 에스더 유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1883년 설립한 영국 왕립음악대학은 세계적인 명문 음악 대학으로 손꼽힌다. 에스더 유는 2010년 ‘잔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도 활동했다. 서울시향과 미국 뉴욕 필 하모니, 독일 뮌헨 필하모닉 등과 협연을 펼쳐 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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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몰래 먹는 라면은 아무도 못 참아요

    마트에 장을 보러 간 가족. 새로 출시된 신상 라면이 보이지만, 먹으면 살만 찐다면서 그냥 돌아선다. 하지만, 누군가 몰래 라면을 사둔 것인지 집 찬장 안에 신상 라면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먼저 그 라면을 몰래 찾으러 온 건 엄마. 라면을 끓여 후후 불며 호로록 먹는다. 아빠도 할머니도 누나도 제각각 몰래 찾아와 호로록 신상 라면을 즐긴다. 딱 한 명, 막내만 빼고. 그런데 정신없이 몰래 라면을 즐기던 가족들은, 점점 뭔가가 그들을 죄어옴을 느낀다. 답답하고 불편하고 더부룩하다. 가만 보니 라면이 가족 모두를 꿀꺽 삼켜버렸다. 당황한 가족들에게 “배고파요” 볼멘소리를 내는 막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라면에게 먹혀버린 가족들은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먹을까 말까 늘 갈등의 기로에 서게 하는 음식. 그리고 대다수를 결국 굴복시키고 마는 음식. 라면처럼 맛있으면서도, 건강에도 매우 좋은 음식이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가인 저자가 라면을 둘러싼 가족의 한바탕 소동을 재밌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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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대중목욕탕의 추억… ‘K문화’로 자리매김

    요즘 나오는 어린이 책 중 단일 소재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을 꼽자면 놀랍게도 ‘목욕탕’이다. 최근 몇 개월 내 나온 목욕탕 소재의 어린이책 신간을 대충만 헤어봐도 ‘바나나 우유 목욕탕’ ‘별 세상 목욕탕’ ‘판다 목욕탕’ ‘누가 먼저 목욕탕’ ‘산타 목욕탕’ 등등 넘쳐난다. 유치원, 바닷가, 빵집, 할머니댁 같은 곳이 어린이 책 단골 배경이 되는 건 특이할 게 없지만 그림책 소재가 대중탕이라니. 그런데 ‘목욕탕 책이 또 나왔네?’ 하면서도 매번 저절로 손이 가고, 왠지 모를 나른한 기분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모험의 세계로 빠지는 이야기를 넘겨보게 된다. 역시 책을 낸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뼛속까지 한국인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휴식과 재충전을 넘어 만남과 유대와 힐링의 역할까지 담당하는 곳. 모락모락 수증기가 폭폭 올라오는 오래된 대중목욕탕은 보통의 한국 사람들에게 추억의 공간이다. 목욕탕을 소재로 한 어린이 책에 꼭 목욕 후 마시는 바나나 우유나 요구르트, 냉탕 수영 같은 게 나오는 이유다. 허름한 동네 목욕탕 대신 워터파크 같은 대형 복합시설이 대세가 된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도 이태리타월로 등 밀어주고, 냉탕에서 잠수하고 물장구치는 감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문화는 절찬리 출간 중인 목욕탕 그림책에서 알 수 있듯 미래 세대에게도 성공적으로 전수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이다. 날개옷을 잃어버려 동네 목욕탕 냉탕에서 살게 된 선녀 이야기인 원작 그림책 인기에 힘입어 상시 공연되는 뮤지컬도 있다. 실제 공연장에선 아이들 호응이 열렬하다. 엄마나 아빠 손에 이끌려 대중탕 문화를 조기 체험 한 한국 어린이들은 일요일 이른 아침 세신하고 나오며 맞는 찬 공기나 요구르트에 빨대 꽂아 먹는 개운함을 감각적으로 아는 것 같다. 한국인조차 감탄시킨 철저한 고증으로 유명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목욕탕이 나온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 가장 가까운 그룹 멤버들과도 목욕탕에 함께 가지 않는 아이돌 가수 루미는 곁을 잘 주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 루미에게서 다른 멤버들이 은근히 ‘심리적 장벽’을 느끼는 극 중 설정은 참으로 한국적이다. 그러니 루미가 자신의 약점을 밝힌 뒤 마침내 자유와 해방감 속에서 멤버들과 간 곳 역시 당연히 목욕탕이다. 얼마 전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집 ‘단 한번의 삶’에도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동네 목욕탕에 갔던 작가의 유년 시절 일화가 등장한다. 그러고 보면 세대와 지역, 성별을 불문해 한국인을 묶어주는 공통의 기억엔 언제나 목욕탕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쯤 되면 한국 사람들은 ‘목욕의 민족’이 아닌가. ‘씻는다는 것의 역사’란 책에 따르면 한국에 대중목욕탕이 급격히 늘어난 건 1980년대였다. 이후 현대식 아파트 보급, 팬데믹 등을 거치며 대중탕의 개체 수나 역할은 급격히 축소됐다. 하지만 목욕탕이 주는 그 ‘감성’만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그 기억이 작가들 입담을 통해 책과 영상, 무대 위에서 끝없이 재생되면서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는 새로운 K문화로 빚어지고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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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줄 한줄 곱씹는 훈련…문장 따라 쓰며 나를 돌아본다”

    글쓰기·독서 교육자 등 현장에서 필사를 지도해 온 이들이 공동 집필한 필사 안내서 ‘필사의 모든 것’(북도슨트·반숙경 외 12인 지음)가 출간됐다. 초등학교 교사부터 출판인, 도서관 강사 등이 각자의 현장에서 필사 수업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책은 필사의 정의와 역사에서부터 다양한 필사 실천 방법과 프로그램, 시·고전 등의 추천 도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워크시트까지 필사에 관한 모든 것을 망라했다. 필사 준비물, 자신에게 꼭 맞는 필사도구 찾는 법 등의 디테일한 팁과 영어 및 일본어 등 외국어 필사 등에 대한 내용도 수록했다. 저자들은 “빠르게 읽고 흘려보내는 시대, 필사는 느리게 쓰며 곱씹는 힘을 길러준다”며 “한 줄의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타인의 언어로 나를 돌아보고 문장의 리듬 속에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필사의 매력을 강조한다. 필사는 문장력, 집중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기계발과 치유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상세한 가이드가 들어있어 필사가 처음인 이들에게 입문서로 적절하다. 현장에서 관련 수업을 진행하는 이들이라면 실용적인 길잡이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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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악기로 연주해야 바흐를 더 진실되게 전달”

    “평생 바흐의 ‘b단조 미사’를 200번 정도 지휘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정’에 가깝습니다. 바흐 생애 전반의 경험, 신학적 깊이, 대위법적 완성도, 그리고 제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응축돼 있죠.” ‘고(古)음악 거장’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8)가 18일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내한한다.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9일 대전예술의전당, 20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연달아 연주회를 연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바흐가 생애 막바지에 자신의 성악 작품을 집대성해 선보인 바흐의 ‘b단조 미사’를 선보인다. 헤레베허는 19세기 중후반 악기와 연주법의 혁신이 일어나기 이전의 음악을 그 곡이 작곡되던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되살려 연주하는 ‘역사주의’ 혹은 ‘시대주의’ 음악으로 정평이 난 지휘자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 응한 그는 “내게 ‘순도’란 음악이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불필요한 것을 걷어낸 투명함과 자유로움을 뜻한다”며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향수나 순수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바흐가 상상했던 소리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바흐의 목소리가 ‘더 진실되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b단조 미사’를 수없이 연주했음에도 매번 악보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합니다. 전에 듣지 못했던 것을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어요. 특히 제2부 ‘글로리아’에서 오보에와 알토가 긴밀하게 주고 받는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마치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헤레베허는 의대생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벨기에인인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신의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을 좋아해 겐트 예수회 학교에서 음악 공부를 병행하며 오르간과 하프시코드 등을 연주했다. 그러다 1970년 역사주의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며 본격적으로 지휘 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여자 친구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솔리스트로서도 손색없는 각 연주자의 역량과, 각 레퍼토리에 맞춰 최적의 합창단을 구성하는 역량이 이 앙상블의 큰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창단한 지 50년 넘게 이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저한테는 음악적 기반이자 집이에요. 정신과 의사라는 길을 내려놓고 전업 음악가로 나아갈 힘을 줬거든요. 이들은 동료라기보단 친구 같은 존재이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요. 저를 지휘자로 신뢰해주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헤레베허는 한국 관객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전 내한 공연 때도 한국 관객의 열린 태도와 역동적 반응에 감탄했다고 한다. “특히 인상적인 건 한국 관객의 다양성”이라고 했다.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마치 록스타를 대하듯 열정적으로 반응해 주는데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거든요. 이번엔 관객 반응이 또 어떻게 다를지 무척 궁금하네요.”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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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적 깊이 담긴 바흐의 상상 속 소리 세계, 시대악기로 되살린다

    “평생 바흐의 ‘b단조 미사’를 200번 정도 지휘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정’에 가깝습니다. 바흐 생애 전반의 경험, 신학적 깊이, 대위법적 완성도, 그리고 제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응축돼 있죠.”‘고(古)음악 거장’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8)가 18일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내한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19일 대전예술의전당, 20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연달아 연주회를 연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바흐가 생애 막바지에 자신의 성악 작품을 집대성해 선보인 바흐의 ‘b단조 미사’를 선보인다.헤레베허는 19세기 중후반 악기와 연주법의 혁신이 일어나기 이전의 음악을 그 곡이 작곡되던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되살려 연주하는 ‘역사주의’ 혹은 ‘시대주의’ 음악으로 정평이 난 지휘자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본보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그는 “내게 ‘순도’란 음악이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불필요한 것을 걷어낸 투명함과 자유로움을 뜻한다”며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향수나 순수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바흐가 상상했던 소리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바흐의 목소리가 ‘더 진실되게’ 전달된다”고 말했다.헤레베허는 “‘b단조 미사’를 수 없이 연주했음에도 매번 악보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 전에 듣지 못했던 것을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며 “특히 제2부 ‘글로리아’에서 오보에와 알토가 긴밀하게 주고 받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마치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헤레베허는 의대생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벨기에인인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신의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을 좋아해 겐트 예수회 학교에서 음악 공부를 병행하며 오르간, 하프시코드 등을 연주했다. 그러다 1970년에 역사주의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며 본격적으로 지휘 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여자 친구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솔리스트로서도 손색없는 각 연주자의 역량과, 각 레퍼토리에 맞춰 최적의 합창단을 구성하는 역량이 이 앙상블의 큰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창단한 지 50년 넘게 이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콜레기움 보칼레 켄트는 저한테는 음악적 기반이자 집이예요. 정신과 의사라는 길을 내려놓고 전업 음악가로 나아갈 힘을 줬거든요. 이들은 동료라기보단 친구 같은 존재이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요.저를 지휘자로 신뢰해주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헤레베허는 한국 관객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전 내한 공연 때도 한국 관객의 열린 태도와 역동적 반응에 감탄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그는 “특히 인상적인 점은 한국 관객의 다양성”이라고 했다.“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마치 록스타를 대하듯이 열정적으로 반응해주는데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거든요. 이번에는 관객의 반응이 또 어떻게 다를지 무척 궁금하네요.”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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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어허” “안 돼” “씁!” 엄마의 폭풍 잔소리

    “우리 엄마는 나보고 맨날 엄마 닮았다고 하다가, 화나면 내가 누구 닮아서 이러는지 모르겠대.” “우리 엄마는 나보고 화내지 말라고 하면서 엄마가 화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엄마는 늘 ‘어허’ ‘으이그’ ‘씁!’ ‘안 돼’란 말을 달고 산다. 오늘도 엄마에게 혼나고 풀이 죽은 이찬이를 위로하면서 친구들도 엄마들의 이상한 행동을 성토한다. “우리 엄마도 그래. 엄마들은 이해할 수 없다니까.” 손님이 오면 화를 안 내는 엄마들의 특성을 역이용해 이찬이네 집에 몰려가기로 한 친구들. 그런데 오늘은 인자한 할머니만 계신다. 게임하고 군것질하고 실컷 노는 와중에, 집에 도착한 엄마의 표정이 굳는다. 게임을 두 시간이나 했냐고 이찬이를 혼내려는 순간, 엄마를 방으로 부르는 할머니. 방 안에서 할머니의 폭풍 잔소리가 흘러나온다. 육아와 살림, 옷차림에 대해서까지. 잠시 뒤 혼자 침대맡에 우두커니 앉은 엄마 등을 툭 치며 이찬이가 위로한다. “원래 엄마들은 다 그래.” 모두에겐 ‘이해할 수 없는 엄마들’이 있다. 심지어 그 엄마들에게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가족 관계를 재밌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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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반 핏자국’ 피아니스트 브론프먼, 데뷔 50주년 맞아 서울 관객 홀린다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먼(67)이 다음 달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소련 출신으로 이스라엘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브론프먼은 테크닉과 섬세한 서정성을 겸비한 연주자. 미국 그래미상과 에이버리 피셔상 등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음악상을 두루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내한을 앞두고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한 브론프먼은 “악보에 대한 정직함, 작곡가에 대한 존중, 음악 속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내겐 가장 중요하다”며 “집중력 있고 열정적인 한국의 청중과 섬세한 뉘앙스를 탐구할 수 있는 리사이틀을 갖게 돼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슈만과 브람스, 드뷔시, 프로코피예프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1부에서 낭만주의의 정수를 담은 슈만과 브람스를, 2부에서 20세기 초 음악의 혁신을 보여준 드뷔시와 프로코피예프 곡을 들려준다. 브론프먼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깊이 연결된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 이후 드뷔시에서 시작해 프로코피예프로 발전해 가는 근대 음악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섬세한 드뷔시에 이어 전쟁 같은 폭발적 강렬함을 지닌 프로코피예프가 연주될 때 마치 음항적 충격파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그가 데뷔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부상, 어려운 레퍼토리, 자기 의심의 순간 등 많은 도전을 겪었지만 음악 자체가 언제나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2015년 10월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당일 심한 손가락 부상을 당했지만 끝까지 연주를 마친 뒤 건반에 핏자국을 남겼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브론프먼은 “그 순간엔 멈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음악이 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제 목표는 계속 배우고, 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며, 음악에 대한 진실을 진솔하게 청중과 나누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연주할 때마다 한국 음악가들이 지닌 탁월한 기교와 감수성에 감탄한다”며 “마지막 리사이틀의 기억이 생생하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러 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6만∼15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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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 예핌 브론프만, 데뷔 50주년 내한 리사이틀 연다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67)이 다음 달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옛 소련 출신으로 이스라엘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브론프만은 테크닉과 섬세한 서정성을 겸비한 연주자. 미국 그래미상과 에이버리 피셔상 등 세계적인 권위을 가진 음악상을 두루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내한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 응한 브론프만은 “악보에 대한 정직함, 작곡가에 대한 존중, 음악 속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내겐 가장 중요하다”며 “집중력 있고 열정적인 한국의 청중과 섬세한 뉘앙스를 탐구할 수 있는 리사이틀을 갖게 돼 기대된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은 슈만과 브람스, 드뷔시, 프로코피예프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1부에서 낭만주의의 정수를 담은 슈만과 브람스를, 2부에서 20세기 초 음악의 혁신을 보여준 드뷔시와 프로코피예프 곡을 들려준다. 브론프만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깊이 연결된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 이후 드뷔시에서 시작해 프로코피예프로 발전해 가는 근대 음악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섬세한 드뷔시에 이어 전쟁 같은 폭발적 강렬함을 지닌 프로코피예프가 연주될 때 마치 음항적 충격파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그가 데뷔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부상, 어려운 레퍼토리, 자기 의심의 순간 등 많인 도전을 겪었지만 음악 자체가 언제나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2015년 10월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당일, 심한 손가락 부상을 당했지만 끝까지 연주를 마친 뒤 건반에 핏자국을 남겼던 일화는 유명하다. 브론프만은 “그 순간엔 멈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음악이 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제 목표는 계속 배우고, 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며, 음악에 대한 진실을 진솔하게 청중과 나누는 것입니다.”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연주할 때마다 한국 음악가들이 지닌 탁월한 기교와 감수성에 감탄한다”며 “마지막 리사이틀의 기억이 생생하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러 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6만~15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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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귀 청소하고 화장 돕고… 면봉은 ‘멀티플레이어’

    있을 땐 여기저기 흘러 넘칠 정도로 많아 관리가 어려운데, 막상 찾으면 그새 다 떨어져 아쉬운 물건. 대다수 가정의 화장대나 협탁 위쯤에 올려져 있을 법한 물건. 이 책의 주인공은 하얀색 면봉이다. 면봉은 연필, 붓, 성냥, 가위처럼 특별하고 고유한 쓰임새가 있는 게 아니라서 별의별 일을 다 한다. 누군가의 귀나 코를 파기도 하고, 화장에도 쓰인다. 멀티탭이나 키보드 자판 틈새 먼지를 제거할 때도 쓰이고 속눈썹을 말아 올릴 때도 필요하다. 궂은일이란 일은 다 하고, 그 일에는 꼭 면봉만이 맞춤 역할을 하지만 사실 세상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평범한 존재다. 흔하고, 잘 부러지고, 잘 잊혀지는 그런 물건. 하지만 면봉은 포기하지 않는다. 언젠가 또 재미있는 쓰임새로, 설레는 일로 불려 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놓지 않는다. 분명히 요긴한 물건인데 흔해서인지 한 번도 주목하지 않았던 면봉에도, 자세히 보니 우리의 모습이 녹아 있구나 느끼게 해주는 책. 면봉의 갖은 역할을 유머러스하게 일별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스스로에게도 ‘수고가 많구나’ 말해 주고 싶어진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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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박선희]‘케데헌’ 성공에서 엿본 K문학 세계화의 관건

    “완성도 높은 더빙과 번역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신드롬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들어낸 저력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들이 보는 시각은 좀 달랐다. 보통 콘텐츠의 힘이나 K팝의 위력 등을 꼽는데, 그에 못지않게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언어로 시청해도 더빙과 번역이 완벽하게 이뤄진 콘텐츠였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에는 ‘랭귀지 매니저’라는 직책이 따로 있는데, 한 편의 콘텐츠를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했을 때 그 나라 특유의 역사, 문화를 반영한 어휘가 이질감 없이 미묘한 뉘앙스까지 살린 채 반영될 수 있도록 철저한 프로세스를 거친다. 또한 특정 어휘가 어떻게 번역돼야 하는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감수를 마치는 모든 과정이 제작 프로세스에 포함된다.“기러기 토마토 우영우” 같은 말장난이 많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한국 전통놀이가 다양하게 등장했던 ‘오징어 게임’ 같은 한국 콘텐츠들이 세계에서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인기를 끈 이유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철저한 번역 및 더빙 덕분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번역해 전달하느냐는 동일한 콘텐츠라도 질적으로 다른 파급력을 갖게 한다. 만약 그게 문학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최근 한국문학번역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의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문학도서의 해외 판매량이 약 120만 부로 전년 판매 수치(약 52만 부)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번역도서 출간 종수와 판매량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도서당 평균 판매량은 1271부로 사상 최고치였다. 1만 부 넘게 팔린 책도 24종에 달했다. 정보라의 ‘저주토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등이 3년 연속 해외에서 4000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K컬처의 선전에 힘입어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런 기세를 이어가려면 번역가 양성과 지원에 좀 더 체계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2016년 부커상(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던 한강의 ‘채식주의자’처럼 주로 영미권에서 주목받은 작가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이후 다른 언어로 번역본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케데몬’ 등의 흥행에서 보듯 한국문학의 세계화 보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권에서 그 나라의 역사, 문화적 맥락을 감안한 섬세한 번역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튀르키예에서 출간된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지난해 8만 부 이상,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는 독일에서 2만 부 이상 팔렸다. 한국에는 아직 ‘그곳의 언어’로 번역되지 못했을 뿐, 세계 독자를 흔들 만한 힘 있는 작가가 많다. 넷플릭스가 완성된 콘텐츠에 사후적으로 자막과 더빙을 입히는 게 아니라 번역까지를 창작의 일부로 포함시킨 것은 콘텐츠 속 언어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일 것이다. 한국문학의 체계적 번역 지원에 참고로 삼을 만하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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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 사형땐 한미관계 위협” 카터 서한 첫 공개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 집행 가능성에 대해 “미국 국민과 의회, 정부에서 우려가 크다”며 사면을 요청하는 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김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기밀 해제한 관련 문서를 18일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종이 상자로 2박스(약 3150장) 분량으로, 미 국무부 산하 인권 및 인도주의국에서 작성하거나 보관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은 1980년 김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 20여 명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5·18민주화운동을 일으켰다며 군사재판에 회부된 사건이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1980년 11월 10일 미국에 서한을 보냈는데, 카터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6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를 통한 답신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위원회는 “카터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사형 집행이 한미 관계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미국이 김 전 대통령의 재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본국에 상세히 진행 상황을 보고했던 문서들도 포함됐다. 미 국무부 법률고문실 자료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국가에선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는 합법적 정치 활동을 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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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기쁠 땐 컵케이크 먹고, 화날 땐 떡볶이 어때?

    이곳은 감정식당. 뭐든지 뚝딱뚝딱 만드는 요리사 할머니가 있다.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 나온다. 엄마가 미미를 꽉 안아줘 기분이 좋은 날은 휘핑크림과 딸기가 올라간 컵케이크,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은 따뜻한 단호박 수프와 따끈한 빵이 나온다. 수프가 마음을 감싸주고, 빵이 눈물이 넘치지 않게 막아준다. 동생이 성가시게 해 잔뜩 화가 났을 때, 요리사는 불꽃 떡볶이를 만들어준다. 입에서 정말 불이 나는 것처럼 맵지만, 먹을수록 이상하게도 마음의 화가 사라진다. 요리사는 미미에게 “우리가 먹는 요리 하나하나가 소중하듯, 너의 모든 감정은 하나하나 다 소중하단다” 하고 알려준다. 음식을 요리하듯이, 우리 감정도 요리할 수 있다는 사실도. 어린아이도 요리를 할 수 있냐고 미미가 묻자 이런 답이 돌아온다. “물론이지. 네 마음의 주방장은 바로 너니까.” 어떤 감정이든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멋진 요리로 만드는 내는 건 어른도 배우고 싶은 비법. 제각각 다양한 느낌과 결을 가진 감정을 다루는 법을 터득해 가면서 아이들은 한 뼘씩 더 성장해 간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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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올린 거장 부부의 환상 하모니, 서울 무대 달군다

    “길의 가장 큰 장점은 바이올린으로 노래하게 만드는 독보적 능력이에요.”(아델 앤서니) “아델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연주한다고 말해요. 그의 연주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것이죠.”(길 샤함)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54)이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인 부인 아델 앤서니(55)와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클래식 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이 부부가 한국에서 한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샤함과 앤서니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료 연주가로서 본 서로의 가장 큰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서로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앤서니는 “길은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진정한 열정을 결합해 관객 모두에게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며 “그의 연주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도록 제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섬세하고 풍부한 연주로 청중을 압도해 온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샤함은 그래미상, 프랑스 음반 대상 등 유수 음악상을 휩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연주자다. 한 해 연주를 200회 가까이 소화할 정도로 바쁘지만, 최우선적 가치를 두는 건 세 자녀를 비롯한 ‘가족’이다.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는 베를린필과의 협연도 취소하고 부인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이 함께 서는 무대가 더 각별한 이유다. 두 사람은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며 친구가 됐다”(앤서니)고 한다.부부는 이번 공연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와 아브네르 도르만의 협주곡 ‘슬퍼할 때와 춤출 때’를 연주한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의 짝이 될 만한 곡을 써보자는 도르만의 아이디어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앤서니는 “시대를 초월한 명작과 새 작품을 함께 연주할 완벽한 기회”라며 “분명히 서로 다른 시대이지만 두 곡이 여러 면에서 겹친다. 특히 도르만의 곡은 재즈 등 현대 스타일을 참조하면서도 동시에 고전적 기법을 통합한다”고 했다. 도르만의 신곡은 두 사람에게 헌정됐다. 샤함은 “애도와 축복을 결합한 유대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에 매우 감격했다”고 말했다. 샤함은 “열정적이고 조예 깊은 한국 관객과 음악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도 했다. 그는 서구 바이올리니스트 중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세종솔로이스츠 창립자인 줄리아드음악원·예일대 강효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와 다수의 공연 및 음반 작업을 해왔다. 앤서니도 강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 창단부터 12년간 리더를 맡았다. “부부가 함께 연주하는 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예요. 특히 서울에서 함께 연주하게 돼 매우 설레고 기쁩니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도르만 곡의 독특한 조합을 저희만큼 즐겨주신다면 좋겠어요.”(앤서니)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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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올리니스트 거장’ 샤함·앤서니, 부부의 하모니로 한국 첫 무대 선다

    “길의 가장 큰 장점은 바이올린으로 노래하게 만드는 독보적 능력이예요.”(아델 앤서니)“아델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연주한다고 말해요. 그의 연주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것이죠.”(길 샤함)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샤함(54)이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인 부인 앤서니(55)와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열리 클래식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이들 부부가 한국에서 한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샤함과 앤서니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동료 연주가로서 본 서로의 가장 큰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서로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앤서니는 “길은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진정한 열정을 결합해 관객 모두에게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며 “그의 연주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도록 제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섬세하고 풍부한 연주로 청중을 압도해 온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샤함은 그래미상, 프랑스 음반 대상 등 유수 음악상을 휩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연주자다. 한해 연주를 200회 가까이 소화할 정도로 바쁘지만, 최우선적 가치를 두는 건 세 자녀를 비롯한 ‘가족’이다.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는 베를린필과의 협연도 취소하고 부인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이 함께 서는 무대가 더 각별한 이유다. 두 사람은 줄리어드 음대에서 처음 만났는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며 친구가 됐다”(앤서니)고 한다. 부부는 이번 공연에서 J.S.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 단조’와 아브너 도만의 협주곡 ‘슬퍼할 때와 춤출 때’를 연주한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의 짝이 될만한 곡을 써보자는 아브너 도만의 아이디어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앤서니는 “시대를 초월한 명작과 새 작품을 함께 연주할 완벽한 기회”라며 “분명히 서로 다른 시대이지만 두 곡이 여러 면에서 겹친다. 특히 아브너 곡은 재즈 등 현대 스타일을 참조하면서도 동시에 고전적 기법을 통합한다”고 했다. 도만의 신곡은 두 사람에게 헌정됐다. 샤함은 “애도와 축복을 결합한 유대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에 매우 감격했다”고 말했다. 샤함은 “열정적이고 조예 깊은 한국 관객과 음악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도 했다. 그는 서구 바이올리니스트 중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세종솔로이스츠 창립자인 줄리아드 음악원·예일대 강효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와 다수의 공연과 음반 작업을 해왔다. 앤서니도 강 교수의 제자로 세종솔로이스츠 창단부터 12년간 리더를 맡았다. “부부가 함께 연주하는 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예요. 특히 서울에서 함께 연주하게 돼 매우 설레고 기쁩니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도만 곡의 독특한 조합을 저희만큼 즐겨주신다면 좋겠어요.”(앤서니)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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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신랄한 혹평을 견디고 명작이 된 고전작품들

    “재능 빼고는 모든 것이 엿보이는 작품.” 어떤 책이 이런 리뷰를 받았을까. 문학비평가 도미니크 보나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실상 ‘책의 살해를 시도한다’고 봐도 될, 이 가혹한 리뷰는 프랑스의 ‘르 뷜탱 드 파리’가 공쿠르상 수상작이자 전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인 로맹 가리 ‘하늘의 뿌리’에 대해 썼던 평이다. 여기 합세해 ‘프랑스 디망슈’도 이렇게 거든다. “끝까지 읽으려면 똑같은 생각, 매우 단순한 똑같은 주제의 집요한 반복이 주는 피곤함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책과 리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물과 그림자처럼, 책이 있으면 으레 비평이 따라온다. 책장에 꽂힌 책엔 저마다 다른 ‘리뷰라는 그림자’가 있는 셈이다. 재밌는 건 어떤 비평은 그 창의적인 신랄함, 너무하다 싶은 융단폭격으로 가늘지만 긴 생명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비평가들의 십자포화를 받은 것으로 치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쓴 오스카 와일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평론가란 예술을 죽이고 살아남는 좀비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에게 쏟아졌던 조롱과 비난(“왜 오스카 와일드는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가?” “저속한 프랑스 데카당트를 재잘거리는 학자”)을 보다 보면, 좀비란 표현도 점잖게 느껴진다.“이런 걸 열두 챕터 이상 쓰고 자살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처럼 끔찍한 혹평도 있다.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에 대해 당시 미국 여성 월간지가 실었던 비평이다. 같은 책에 대해 스코틀랜드 한 잡지는 “이 책을 읽고 위안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점은 이 책이 절대로 대중적으로 읽히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창작자에게 가장 필요한 건 예술혼이 아니라 강철 같은 멘털이 아닌가 싶어진다. 어떤 비평은 마치 누가 더 기발한 표현으로 창작자의 의욕을 꺾고, 그들을 더 깊은 비탄과 수렁 속에 빠뜨릴 것인가 내기하는 것만 같다. 20세기 영문학 걸작으로 꼽히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 댈러스 모닝 뉴스는 “로켓처럼 몇 개의 찬란한 불꽃을 터뜨리고는 이제 연기와 불꽃 잔해만 남긴 채 꺼져버렸다”며 작가와 작품을 일타쌍피로 보내버린다. “쓰레기 더미 중에서도 최악”(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미친 영어 때문에 망가진 책”(허먼 멜빌 ‘모비딕’) 같은 비평에도 작품에 대한 진지한 적의가 잘 드러난다. 그런데 역설적인 건 이런 혹평이 오랜 생명력을 갖고 여전히 인용되는 이유가 혹평의 재치나 신랄함을 무색하게 하는 비평 대상의 눈부신 성공 때문이다. 이처럼 벼르고 벼른 촌철살인이 책을 가루로 만들기 위해 날아간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작품들은 당대 평단의 공격과 무관하게 고전의 반열에 올라갔다. 명작에 쏟아졌던 역사적 조롱을 찾아보는 게 재밌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발한 혹평은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지만, 궁극적으로 ‘무엇이 승리하는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준다. 오해나 억측, 비난에 마음이 심란할 때면 책장 앞에 한 번 서 보기를 권한다. 불멸의 옷을 입은 수많은 명작이 받았던 현란한 비난과 조롱. 그것이 이제 책장에 쌓인 먼지만큼의 영향력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건 삶에 위로가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의 인생은 다 고유한 명작이니까 말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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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마음까지 어루만지는 할머니의 구름 반창고

    비가 온 다음 날이면 사다리를 높게 올리고 촉촉한 구름을 따오는 할머니. 이렇게 바구니 가득 따온 신선한 구름은 할머니만의 수제 반창고로 재탄생한다. 뛰놀다 깨진 무릎에도, 이마에 난 상처에도 구름 반창고를 붙이면 깨끗한 하늘처럼 말끔히 낫는다. 그럼 할머니의 만능 구름 반창고는 마음이 다쳤을 때도 효과가 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날 때, 할머니는 구름 마시멜로를 띄운 코코아 한 잔을 타서 함께 마시며 상처 난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마음속 이야기가 안개구름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속마음을 다 털어놓으면 할머니는 색연필로 작게 ‘속상해’라고 쓰고 그 위에 구름 반창고를 붙인다. 그리고 ‘호오오오’ 더 큰 숨을 불어넣어 마음의 깊은 곳에 난 상처를 치료해 준다. 마치 구름의자에 앉아 둥실 떠오른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쩌면 할머니의 구름 반창고가 특별한 이유는 만병통치약으로 재탄생한 구름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을 향한 할머니의 사랑 때문이 아닐까. 반창고처럼 상처를 감싸주는 할머니의 넉넉한 품과 마음을 몽글몽글한 뭉게구름을 통해 따스하고 재미있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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