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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평균 연령이 만 41세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등록인구의 평균 연령이 집계를 시작한 2013년(만 39.5세)부터 매년 0.5세씩 높아진 셈이다. 4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의 전국 평균 연령은 만 41세로 남성은 만 39.8세, 여성은 만 42.4세였다.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1971년 출생자로 94만5524명이었다. 이어 1968년(92만8518명), 1969년(92만6343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1971년 출생 남성이 48만3473명, 1960년 출생 여성이 46만42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별 평균 연령은 세종시가 36.8세로 가장 낮았고 전남도가 44.5세로 가장 높았다. 평균 연령이 높은 8개 광역자치단체 중 부산(만 42.8세)을 뺀 7곳이 도였다. 광역시도별 인구 유·출입은 경기 세종 충남 인천 제주 등 8곳이 늘었고 서울 부산 전남 전북 대전 대구 등 9곳은 줄었다. 경기는 2015년과 비교해 19만4174명이 늘어 인구 유입 1위였다. 반면 서울은 9만1565명이 줄어 유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인구가 증가한 기초자치단체는 경기 수원시 등 85곳이었다. 서울 종로구 등 141곳은 감소했다. 광역시도의 인구는 경기가 1271만678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장 적은 울산은 117만2304명에 불과했다. 기초단체 중에서는 경기 수원시 인구가 119만404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울릉군이 1만1명으로 가장 적었다. 읍면동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10만4816명)이었다.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철원군 근북면(109명)으로 조사됐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2000년 고령화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가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주민등록인구는 5175만3820명,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4.02%인 725만7288명을 기록했다. 유엔은 전체 인구에서 만 65세 이상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기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만 65세 이상 비율은 2008년 10.2%에서 2013년 12.2%, 지난해 13.5%로 꾸준히 늘었다. 고령화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남은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1.4%로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초고령사회가 됐다. 전북(18.8%), 경북(18.8%) 등 8곳은 고령사회, 세종(9.7%), 울산(9.8%), 경기(11.3%), 서울(13.6%) 등 8곳은 고령화사회에 들어갔다. 광역시보다 도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 경기를 뺀 나머지 도는 고령사회로 분류됐다. 만 65세 이상이 7% 미만인 광역단체는 없었다. 226개 기초자치단체(시 군 구)에선 전남 고흥(38.1%), 경북 의성(37.7%) 등 93곳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사회는 강원 철원(19.5%) 등 59곳, 고령화사회는 경북 포항(13.9%) 등 73곳이었다. 7% 미만은 울산 북구(6.9%)뿐이었다. 기초단체도 도시보다 농어촌이 많은 군(郡)의 고령화 속도가 빨랐다. 전체 82개 군 중 71곳(86.6%)이 초고령사회였고, 부산 기장(13.1%) 등 4곳은 고령화사회, 강원 철원(19.5%) 등 7곳은 고령사회로 분류됐다. 만 65세 이상 비율이 가장 낮은 시는 경북 구미(7.8%), 가장 높은 곳은 전북 김제(28.8%)였다. 군 단위에서는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 달성(11.1%),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고흥(38.1%)으로 파악됐다. 구에서 만 65세 이상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울산 북구(6.9%),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 동구(23.4%)였다. 지난달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그 전달보다 8872명(0.02%)이 늘었다. 한 달 전보다 인구가 늘어난 광역단체는 경기 등 8곳, 나머지 9개 시·도는 줄었다. 주민등록인구 중 거주자는 5125만7149명(99.04%), 거주불명자는 44만2464명(0.86%), 재외국민 5만4207명(0.1%)이었다. 가구는 한 달 만에 3만2340가구가 늘어 2151만4559가구로 집계됐다. 가구당 평균 인구는 2.41명이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한성대는 다음 달 12∼15일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모집인원은 1215명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75%.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세부 트랙을 구분하지 않고 입학할 수 있다. 학생들은 2학년에 진학할 때 트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또 적성우수자전형도 확대한다. 363명의 학생을 적성우수자전형으로 선발한다. 교과 60%에 적성고사 40%를 반영해 뽑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적성우수자전형은 단과대학마다 배점 비율이 다르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공과대를, 국어에 강한 학생은 인문·사회과학대를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적성고사는 EBS와 연계된 교과과목 위주로 출제된다. 수능을 준비한 수험생들은 별도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적성고사를 풀 수 있다. 한성대 입학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모의적성고사와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면접전형을 없앴다. 100% 서류전형만으로 선발해 수험생의 부담을 줄였다. 일반전형은 정원 내에서 180명을 뽑는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100%를 반영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교과반영은 △크리에이티브인문예술대학·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디자인대학은 국어·수학·영어·사회 교과 전 과목 △IT공과대학은 국어·수학·영어·과학 교과 전 과목 등을 반영한다. 수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해 학생부교과전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적성우수자전형 △한성인재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성화고교졸업재직자 등은 전형 방법과 지원 자격 등을 확인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성대는 서울 소재 대학 중 유일하게 야간학과를 운영한다. 주·야간 학과 모두 같은 전임교수가 강의한다. 야간학과는 수업이 저녁에 진행된다는 점만 빼면 주간학과와 비교할 때 학교생활, 졸업 등에서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조규태 한성대 입학홍보처장은 “무엇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처장은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다면 적성우수자전형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학생부 배점은 적성고사 점수에 비해 등급 간 점수차가 크지 않다. 평소 학교수업에 충실하고 수능을 차분히 준비했다면 별도의 준비 없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정부는 내년부터 지방세 감면 조치를 대폭 축소해 세수(稅收)를 더 확보하기로 했다. 국세 조정에 따른 고소득층과 대기업, 대주주, 다주택자 등에 대한 지방세 증세 근거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주로 담은 지방세 관계법 개정안을 10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통상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46건의 지방세 감면 조치 중 일자리 창출 및 복지와 관련된 19건은 확대, 연장하되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되는 27건은 축소, 폐기한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5개 협동조합중앙회와 관련된 부동산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조치는 없어지거나 줄어든다. 사회취약계층 지원 관련 5건은 신설한다. 행안부는 이 같은 감면 조치 축소나 폐지로 2700억 원이 더 징수될 것으로 추산했다. 행안부는 최근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 인상에 따라 동일한 과세 대상인 고소득층의 지방 소득세 및 법인세도 함께 조정하기로 했다. 개인 지방 소득세 과세표준액 3억∼5억 원 구간에서 세율은 현행 3.8%에서 4.0%로 오른다. 지방 법인세도 과세표준액 2000억 원 초과 구간에서 2.2%에서 2.5%로 오른다. 2주택자의 지방 양도소득세율은 1%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포인트를 더 매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연간 3800억∼4100억 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그 대신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취득·재산세 감면 기한은 3년 연장하고 재산세 감면 비율도 5년간 50%에서 초기 3년 100%, 나머지 2년 50%로 늘린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모두 6600억 원 이상 더 걷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정부 공식 행사에서 ‘민주화영령’도 국민의례 묵념 대상자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행사 주최자가 묵념 대상자를 임의로 추가할 수 없게 했던 ‘국민의례 규정(대통령훈령)’ 개정령안을 이번 주 관보에 게시한 뒤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 규정은 ‘행사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이외에 묵념 대상자를 임의로 추가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반면 개정령안은 ‘묵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행사 성격상 필요한 경우 묵념 대상자를 추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묵념 대상자에 5·18민주화운동 등에서의 희생자를 지칭하는 ‘민주화영령’이란 표현은 넣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넓게 보면 민주화영령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이다. 순국선열 등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령안에는 ‘중앙행정기관이 지방자치단체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도록 권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는 삭제됐다. 그 대신 노약자,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참석자가 국민의례에서 일어서 있기 어려우면 앉아서 예를 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경영컨설턴트 윤덕찬 씨(43)는 2014년 5월 친환경 정책, 윤리경영 지표 등 주요 상장기업의 비(非)재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지속가능발전소’(자본금 5000만 원)를 세웠다. 2001년 미국의 엔론 분식회계 사태, 2015년 독일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량 조작 사태 등을 거치며 투자자가 비재무 정보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에 주목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환경부,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에서 화학물질 배출량, 고용 현황 등의 자료를 받는다. 윤 씨는 “투자자들은 민간 자료보다 ‘오염’이 덜한 공공(公共)정보를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지난해 6월 네이버에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올 1월부터는 미국 금융정보회사 팩트셋을 통해 국내 상장회사의 비재무 정보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 ‘무료’ 공공데이터로 금맥 캐다 지속가능발전소처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금맥’을 캐는 시대가 열렸다. 공공데이터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만든 정보, 통계, 보고서 등이다. 과거에는 방치됐지만 재가공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나 서비스로 탈바꿈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예방접종 시기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정보로 청춘 남녀의 데이트 코스 정보를 개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나라 안팎으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사례가 이어지자 행정안전부는 2013년 12월 공공데이터포털()을 열고 공공데이터를 공개했다. 2013년 말 5272건을 풀었고 올 5월 현재 2만2734건을 개방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같은 기간 이용건수는 1만3923회에서 254만3184회로 폭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46만 개 기업이 공공데이터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공공데이터를 직접 활용한 창업기업의 서비스만도 1209개에 이른다.○공공의료, 학교 정보 기반 창업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도 활발하다. 20대 간호사가 세운 ‘유노고코리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병원 정보와 자체 제작한 의료시장 정보를 더해 외국인 환자와 국내 병원을 연결하고 있다. 전 세계 회원만 7만 명 이상이다. ‘아이엠스쿨’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자녀가 속한 학교의 공지사항, 학사 일정, 급식, 출결을 비롯한 사실상 모든 교육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오로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보유한 역사적 인물의 사진(혹은 초상)을 자신의 사진과 함께 관광지 티켓에 인쇄하는 기기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태성 아이오로라 본부장은 “유관순 등 역사적 인물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 같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 기업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월과 올 4월 서울 숙명여대와 부산 센텀기술창업타운에 창업지원공간 ‘오픈스퀘어-D’를 열었다. 입주기업은 창업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며 경영 컨설팅, 투자 유치 같은 지원을 받는다. 유노고코리아 등도 이곳의 도움을 받았다. 올 5월부터는 창업을 위한 모든 단계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메가-콜라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면 행안부,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창업 준비부터 사업화,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 모든 단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공공데이터로 재난, 범죄까지 해결 행안부는 지난달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재해 예측, 범죄 예방 등 각종 사회문제를 시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오픈데이터포럼을 만들었다. 일반 시민이 사회문제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전문가 등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구체적인 방법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작물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면 강수량, 일조량, 농산물 생산량 등 공공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가뭄지도를 만들 수 있다. 개·폐업 주기, 유동인구 등 지역 상권을 분석해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공공데이터개방’ 조사에서 2회 연속 1위에 올랐다. 프랑스, 일본, 영국, 멕시코가 뒤를 이었다. 공공데이터법,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등 제도가 안정됐고, 수요가 높은 공공데이터를 폭넓게 개방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간이 쉽게 무료로 공공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등 공공데이터 활용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윤종인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의료영상 진단 정보, 자동차 종합 정보 등 사물인터넷(IoT) 및 빅데이터와 관련된 지능·융합형 데이터를 대폭 개방하겠다”고 밝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다음 달부터 공무원 육아휴직수당이 첫 3개월간 2배로 오른다. 인사혁신처는 현재 기본급의 40%를 받는 육아휴직수당을 휴직한 직후 3개월 동안은 80%로 인상하는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육아휴직수당 상한액도 현재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늘리고 하한액 역시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올린다. 3개월 이후부터는 기존처럼 기본급의 40%를 9개월 동안 지급한다. 2001년 도입된 공무원 육아휴직수당은 월 20만 원을 지급하다가 2007년 50만 원으로 올랐고 2011년부터 기본급의 40%로 올랐다. 그럼에도 육아휴직수당의 소득대체율은 29%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가운데 19위에 머물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는 민간 부문의 육아휴직수당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관련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9월 1일부터 공무원, 민간 근로자 모두에게 인상된 육아휴직수당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인생의 목표가 더 뚜렷해졌어요.” 하반신 마비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유경재 씨(31·사진)가 2017년도 중증장애인 국가공무원 경력 채용에서 보건복지부 행정 9급에 합격했다. 유 씨는 9월부터 복지부 소속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일한다. 중증장애인 경력 공무원은 2008년부터 서류, 면접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 씨 등 22명이 뽑혔다. 유 씨는 2013년부터 5번이나 도전한 끝에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유 씨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평범한 가족의 가장이 되는 게 꿈이다. 자녀에게 존경받는 떳떳한 가장이 되려면 직장인, 공무원 등 사회인으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군에서 복무하던 2008년 9월 유격훈련을 받다 밧줄 매듭이 풀려 추락했다. 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에 정신적인 충격은 엄청났다. 유 씨는 “우울증과 실어증에 시달리다 자살까지 시도했다. 나중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쳐다봤다”고 말했다. 재기를 도운 것은 운동이었다. 병원에서 알게 된 지인이 휠체어를 타고 검술을 겨루는 휠체어 펜싱을 권했다. 유 씨는 “펜싱을 하는 장애인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미고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는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지도 그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역, 관광지의 휠체어 이동로와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담은 지도를 만들었다. 현재 전국 장애인 여행지도를 구상하고 있으며 해외여행지도까지 만들 포부도 생겼다. 지난해 8월 한양대 경영학과에 학사 편입해 내년 2월 졸업한다. 유 씨는 “역설적으로 다치고 나서 훨씬 더 바쁜 삶을 살게 됐다. 목표가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라며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희망을 전하며 성실한 공직자의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지난달 14일까지 6년 동안 아일랜드 재무장관을 맡았던 마이클 누넌(74)이 물러났다. 그는 2010년 아일랜드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으로부터 850억 유로(약 111조 원)의 구제금융을 받은 뒤인 2011년 3월 취임했다. 아일랜드 경제는 당시 금융위기, 부동산 폭락 등으로 바닥권을 맴돌았다. 두 번째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교사 출신의 ‘경제사령탑’ 누넌은 뚝심과 노련함으로 아일랜드를 3년 만에 구제금융에서 벗어나게 했다. 2009년 ―7.5%까지 떨어졌던 아일랜드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유럽 최상위권으로 올랐다. 아일랜드 대표 일간지 아이리시타임스는 “경제 회복은 누넌의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누넌이 장관에 취임한 뒤 청사에 처음 들어섰을 때 “재무부 쓰레기통을 옮길 때도 ‘트로이카’(IMF, ECB, EU)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모든 상황이 나빴다. 운신의 폭은 좁았다. 그는 일자리 정책 같은 단기 성과보다는 근본적 해결책인 예산 삭감에 집중했다. 당시 아일랜드 정부는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부 지출은 줄었고 국민 세금은 올랐다. 부실 금융기관에도 손을 댔다. 그렇다고 경제성장에 소홀하지도 않았다. 큰 틀에서 판단하며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과학 등 미래 산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세수가 부족했지만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12.5%)으로 유지했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에어비앤비 등 다국적 기업이 더블린에 사무실을 내기 시작했다. 건전하게 성장하려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으로 도왔다. 누넌은 2015년 들어서야 비로소 정부 예산을 늘렸다. 2013년 말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뒤에도 긴축 재정을 유지했다. 공공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절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자 수출도 늘었다. 2012년부터 민간부문에서만 15만 개 안팎의 일자리가 생겼고 해외로 나갔던 사람들이 되돌아왔다. 5년 전만 해도 15%가 넘었던 실업률은 6.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자 런던의 금융지구를 대신하기 위해 금융기관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일랜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켈틱 타이거’라고 불리며 경제성장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부동산과 금융의 거품이 꺼지고, 과다한 공공지출 등이 드러나면서 허약한 경제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누넌은 기본에 충실했다. 표심을 겨냥한 정책보다는 인기가 없는 예산 삭감에 충실했다. 아일랜드는 브렉시트라는 도전을 앞에 두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힘들어지면 아일랜드 경제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 떨어지면 아일랜드의 GDP도 0.3%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 제조업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는 항상 닥친다.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그래서 다음 자리를 생각하지 않고 물러난 누넌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이유종 사회부 기자 pen@donga.com}
세월호 참사 때 학생을 구하다 숨진 단원고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당시 26세), 이지혜(당시 31세) 씨의 순직이 3년 3개월 만에 인정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5일 연금급여심의회를 열어 두 교사의 사망이 공무상 순직에 해당된다고 의결했다. 이들은 계약직 기간제 교사라서 정규 공무원에만 순직을 적용하는 기존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참사 발생 3년이 넘도록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두 교사의 순직 처리 방안을 지시했고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을 고쳐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교사의 유족은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3일 연금공단에 순직심사를 신청했고 접수 이틀 뒤 심의회가 바로 열렸다. 순직을 인정받은 두 교사의 유족은 인사처에 유족연금을 더 받을 수 있는 ‘위험직무 순직’을 신청해 판단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이 생명, 신체에 큰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숨지면 ‘위험직무 순직’으로 처리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숨진 단원고 정규 교사 7명은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을 받았다. 재직 기간 20년 미만의 공무원이 순직하면 유가족이 기준소득월액(연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소득 기준)의 26%를 유족연금으로 받지만 위험 직무 순직으로 인정되면 35%를 받는다. 인사처는 이달 중순까지 위험직무 순직 절차를 마치고 유족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두 교사의 유족은 언론에 “딸의 명예를 찾아준 국민과 대통령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정부가 취업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취업한 퇴직공직자 103명을 적발해 52명에 대해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 이 가운데 4명은 이들이 취업한 기관에 취업해제를 요청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지난해 하반기 취업심사 대상 퇴직공직자의 취업 여부를 조사해 임의 취업자 103명을 찾아냈다고 4일 밝혔다. 퇴직공직자가 취업하려면 민관유착, 전관예우 등을 우려해 공직과 재취업할 업무의 관련성 여부를 윤리위로부터 심사 받아야 한다. 윤리위는 매년 2차례 퇴직공직자를 전수 조사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취업했는지를 파악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임의로 취업한 103명 중 51명은 취업가능 결정이 내려졌지만 나머지 52명에게는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 이들 52명 가운데 48명은 심사 이전에 자진 사직했다.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윤리위가 소속기관에 취업 해제를 요청했다. 이들은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이사장에 취임한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 신성솔라에너지 사외이사로 옮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 임원, 한국신제품인증협회 본부장으로 옮긴 조달청 전 기술4급 인사, 미래고속 부사장으로 옮긴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전 임원이다. 윤리위는 임의취업자 103명 중 하위직 생계형 취업이 아닌 29명에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취업제한 여부 심사를 요청하지 않고 취업제한 기관에 들어간 퇴직공직자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매긴다. 한편 윤리위는 지난달 퇴직공직자 38명의 취업제한 여부를 심사해 4명에게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려던 전직 서울시 지방이사관과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에 지원하려 한 대구시 지방부이사관 등은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채널A ‘러브라인 추리게임―하트시그널’(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1분)이 회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지난달 30일 방송 분에선 청춘 남녀들이 무한 ‘썸’을 타는 ‘시그널 하우스’에 새 경쟁자가 입주했다.그는 2016 미스코리아 선 신아라 씨(22·여). 신 씨와 기존의 입주자들은 한 자리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고 새로운 러브라인의 변화가 감지됐다.‘시그널 하우스’ 입주자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7일 공개된다. 본방 사수!!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채널A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1분 방송하는 예능 ‘러브라인 추리게임―하트시그널’이 요즘 ‘핫’하다. 25일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관련 동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33만 회를 넘겼을 정도다. 청춘 남녀들이 무한 ‘썸’을 타는 ‘시그널 하우스’에 새 입주자가 들어왔다. 새 입주자는 바로 2016 미스코리아 선 신아라 씨(22·여). 남성 입주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시그널 하우스’ 입주자들의 속마음과 진솔한 이야기는 오늘(30일) 밤 11시 11분 채널A ‘하트시그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월~금 오전 9시 20분) 진행을 맡고 있는 김진 앵커(보도본부 기자)는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생방송 앵커를 꿈꾼다. 딱딱한 신문 기사와 방송 뉴스를 보다 재미있고 입체감있게 전달하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김 앵커는 ‘돌직구 쇼+’를 “시사 복합 버라이어티”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장 기자가 1인칭의 행위예술이라면 생방송 뉴스쇼는 다차원의 뮤지컬, 오페라를 연출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동아일보, 채널A에서 정치, 사회, 문화부를 두루 거친 그와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를 단독 공개한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이탈리아의 가죽 가게를 명품 브랜드로 키우며 ‘패션의 전설’로 불렸던 패션 브랜드 ‘펜디’의 경영인 카를라 펜디가 2017년 6월 19일 로마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그는 몇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뜬 뒤 지병이 악화됐고 최근 폐 합병증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펜디는 전 세계 200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약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 정도다. 펜디는 1937년 7월 로마에서 공방을 운영하던 전통의 이탈리아 장인 에두아르도 펜디의 다섯 딸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1918년부터 로마의 중심가인 비아 델 플레비치토(Via del Plebiscito)에 가죽, 모피 공방을 운영했다. 비아 델 플레비치토는 로마 귀족들이 오가는 로마의 중심가. 에두아르도는 초창기 상류층을 겨냥한 가죽, 모피 제품을 제작했다. 명성이 쌓이면서 1930년대부터 사업을 확장하며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특히 1938년 고급 로만 가죽을 소재로 정교하게 수작업을 거친 셀러리아(Selleria) 컬렉션이 인기를 끌었다. 셀러리아 백은 부드러운 가죽 표면에 내구성이 가죽을 전통 바느질 방식으로 만들었다. 가족 공방을 운영하던 아버지 에도아르도 사망하자 다섯 딸은 1946년 가업을 이어받았다. 딸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첫째 파올라는 모피, 둘째 안나는 가죽을 담당했다. 셋째 프랑카는 고객서비스, 넷째 카를라 사업관리, 막내 아이다는 영업을 맡았다. 다섯 딸은 “현대 여성은 과거와 달리 집이 아니라 직장에서 일한다. 패션도 여기에 상응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1964년 자체 매장을 처음으로 열었다. 인재도 영입했다. 펜디는 1965년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를 영입해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시 모피는 틀에 박힐 정도로 디자인 비슷했고 무거웠으며 딱딱했다. 라거펠트는 모피에 구멍을 뚫는 등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고 가벼운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펜디의 유명한 ‘더블 F’ 로고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라거펠트의 디자인과 기술이 인정을 받으며 펜디는 전통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970년대에는 부드러운 가죽과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다양한 프린팅과 색상으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했다. 1977년부터는 기성복 시장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1997년 둘째 안나의 딸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츄리니는 ‘펜디 바게트백’을 만들었다. 바게트백은 팔 밑에 끼고 다닐 수 있는 작은 가방으로 펜디는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로 600가지 이상의 버전을 만들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등장인물들이 바게트백을 들고 나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던 펜디는 2001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매각됐다. 펜디 가족들은 10%의 지분만 유지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LVMH는 펜디의 매장을 크게 확장하며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했다. 카를라 펜디는 회사를 매각한 뒤에도 회장직을 맡아 펜디의 얼굴 역할을 하며 ‘패션의 전설’로 불렸다. 또 다른 한 손으로는 문화 행사 후원 등 사회적 공헌도 이어갔다. 그는 2007년 카를라 펜디 재단을 설립해 연극, 오페라, 연주회, 음악원 등을 후원했다. 로마의 대표적인 명소인 트레비 분수의 재단장에도 거액을 쾌척한 문화예술인이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이슬람 ‘수니파’ 국가가 이달 5일 ‘시아파’ 이란과 호의적인 관계를 보인 ‘수니파’ 카타르에 전격 단교를 선언했다. 그런데 이 단교 선언은 엉뚱하게 액화천연가스(LNG)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카타르는 세계 1위의 LNG 수출국(점유율 31%)이다. 만일 수니파 국가들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해당국 경제는 혼란에 빠진다. 분위기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UAE는 바짝 긴장한 반면 이집트는 느긋했다. UAE는 카타르로부터 직접 가스를 공급받지만 이집트는 스위스 원자재 기업을 통해 간접 공급을 받기 때문이다. 카타르가 공급을 끊어도 스위스를 통하면 별 문제가 없다. 스위스는 관광자원 외에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는 전형적인 ‘자원 빈국(貧國)’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전 세계 금속과 커피 60%, 설탕 50%, 원유 곡물 35%가 거래된다. 영세 중립국 스위스는 정치 사회적인 안전성, 풍부한 금융 인프라를 갖춰 중동, 아프리카 등 원자재 생산국에 최적의 상품 거래 장소로 꼽힌다. 1970년대 석유 파동, 1990년대 소련 붕괴 등을 거치면서 스위스는 낮은 세금, 투명성, 친기업 법률 서비스 등으로 원자재 기업을 적극 유치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 추크 등에는 550개 이상의 원자재 기업이 자리를 잡았고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를 제치고 최대 원자재 거래 허브로 떠올랐다.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4%가 원자재 거래에서 발생하며 최근 쇠퇴 조짐을 보이는 은행업을 원자재 거래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간접 고용 인원만 3만 명이 넘는다. 아시아에도 비슷한 나라가 있다.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는 싱가포르가 원자재 거래 허브로 떠오른 것이다. 영민한 싱가포르는 일찌감치 원자재 거래의 파급효과를 간파하고 2001년 ‘원자재 거래 허브화’를 추진했다. 싱가포르에 정착하는 원자재 거래 기업에 각종 혜택을 줬다. 일정 수준 이상의 원자재 거래 인력을 고용한 기업들에는 법인세율을 절반으로 낮췄다. 싱가포르는 이 같은 적극적인 유치 전략으로 중국 상하이, 홍콩 등 경쟁 무역 도시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의 원자재 거래 시장으로 도약했다. 전 세계 금속 20%, 곡물 20%, 설탕 20%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세계 시장에서 철광석의 가격을 설정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스위스, 싱가포르처럼 자원 빈국이다. 이 국가들처럼 무역이 발달했고 해운 등 기본 인프라도 풍부하다.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 등 원자재 확보처와 소비처도 가깝다. 일찌감치 허브화 전략을 세우고 거래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면 싱가포르 못지않은 원자재 거래 허브로 도약할 수도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03∼2013년 16개 주요 원자재 거래 기업의 순이익은 2436억 달러(약 277조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투자은행의 순이익보다 많았다. 스위스,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고해 숨은 산업을 발굴하고 성장의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다양한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야 할 때다.이유종 디지털통합뉴스센터 기자 pen@donga.com}

#1여야 바뀌면 태도 반전-‘내로남불’ 공방#2“인사청문회가 흠집내기 식으로 하니 정말 좋은 분들이 고사한다.”(문재인 대통령, 13일 야권의 ‘부적격’ 판정 받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인사청문회 과정이 신상털기 식으로 간다면 과연 누가 나서겠느냐.”(박근혜 전 대통령, 2013년 1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등 인사 난맥상이 불거지자)#3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도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무대’인 청문회 제도를 고치는 데 협조할 이유가 없었죠. 그런 민주당이 최근 야3당에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49년 여 만의 정권교체로 공수(攻守)가 뒤바뀐 여야는 과거 서로의 언어를 그대로 답습하며 ‘웃픈’(웃기면서 슬픈) 데칼코마니 정국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공격하면 야당은 “여당이 야당일 때는 더했다. 어디서 내로남불이냐”고 쏘아붙이는 식이죠.#5자유한국당은 최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문에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문제 삼아 판을 깼습니다. “입이 닳도록 전화하고 문턱이 닳도록 야당을 찾아갔는데 너무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해 초 야당인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문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선거구 획정의 연계처리를 요구하며 여야 잠정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죠. “스토커 소리를 들으며 쫓아다닌 게 몇 달인데 (야당이) 합의를 깨기만 반복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태다.” (원유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6내로남불은 자생력 잃은 한국 정치의 토양에서 자란 독버섯입니다. 여당은 청와대를 ‘묻지마 엄호’하고, 야당은 청와대를 ‘묻지마 반대’해야 하는 숙명에 갇힌 그들이 자신의 과거 행적을 깡그리 잊지 않는다면 ‘정치 분열증’을 앓게 될지 모르죠. ‘집단적 기억상실증’은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인 셈입니다.#7여당일 땐 야권의 공세는 ‘국정 발목잡기’. 야당일 땐 여권의 정면 돌파가 ‘국회 무시’. 민주주의는 이 싸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8“국회의원이 정파의 이익에 매여 있다 보니 여당은 정권을 옹호하고, 야당은 정권을 반대하는 행태를 답습하게 된다. 이런 고질적인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내로남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김형준 명지대 교수)지금 정치권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염치(廉恥·부끄러움을 아는 마음)라는 말이 나옵니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국회에 보내 여야를 파쟁의 장소로 변화시킨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 ‘신 3종세트’(송영무 조대엽 김상곤)에 대해 다시 검증해서 결단을 내려달라.”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장관 후보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청와대 행정관은 아무나 막 가도 되는 자리인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은 ‘버티면 된다’는 무모함을 버리고 청와대를 나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 바란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 ‘여성 비하’ 논란을 빚고 있는 탁 행정관이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서민은 모르는 그런 세계가 ‘월수삼천(월수입 3000만 원) 무릉도원’인가.”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퇴임 이후 법무법인에서 거액 고문료를 받은 사실을 지적하며)◆“비록 이 나라가 주사파 운동권들의 세상이 되었어도 국민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우울한 6·25 기념일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6·25전쟁 67주년을 맞아)◆“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또 다시 주사파 소동이다. 1991년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쓰던 수법인데 26년이 지났어도 진화가 없다. 90년대 이후 보수가 박제화 됐다. 홍 전 지사 말대로 남북이 모두 주사파 천지면 홍 지사가 얼른 망명가야 한다. 한물간 빨갱이 장사 계속 하면 보수 폭망한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으로 ‘주사파 운동권들의 세상’이 됐다는 홍 전 지사의 발언을 비판하며)◆“여전히 우리는 ‘휴전’ 상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데 든든한 국방과 안보의식으로 집권여당이 앞장 설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6·25전쟁 67주년을 맞아)이유종기자 pen@donga.com}

‘일본 벤처의 대부’로 불리는 ‘호리바 제작소’ 창업주 호리바 마사오(堀場 雅夫)가 2015년 7월 14일 타계했다. 향년 91세. 호리바 제작소는 자동차, 환경, 과학, 의료 등의 분야에 필요한 다양한 계측기기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장치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호리바는 대학생 시절 창업해 1953년 정식 법인을 설립한 뒤 기업을 키웠다. 호리바 제작소는 창사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기록을 갖고 있다. 2015년 매출액 14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를 기록했고 임직원은 6000명 정도다. 호리바는 회사 규모가 커진 뒤에도 벤처 정신을 잊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 ‘벤처 대부’로 불렸다.● 호기심 많은 핵물리학도 1924년 12월 교토에서 태어난 호리바는 어릴 때부터 무선 전기기관차, 모형 비행기 등에 관심이 많았다. 고교 시절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돼 있다’는 말을 듣고 교토대 원자핵물리학과에 진학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일본의 원자핵물리 연구를 금지하자 그는 1945년 10월 호리바 무선연구소를 세워 전자기기 회로설계 연구에 매진했다. 호리바 무선연구소는 돈을 벌진 못했다. 그는 생계 수단으로 라디오 등 가전제품을 수리했으나 곧 한계를 절감하고 신제품 개발에 뛰어 들었다. 당시 일본은 전후 상황이라 전기 사정이 좋지 못했다. 호리바는 축전기를 개발했고 이 제품은 상당한 히트를 쳤다. 이후 한 대학병원은 그에게 의료용 발진기(교류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 제작을 의뢰했다. 호리바는 자체 개발한 발진기를 납품했으나 수술 도중 고장이 났다. 고장 원인은 교류를 직류로 만드는 콘덴서 불량 때문이었다. 그는 아예 콘덴서 개발에 뛰어들었고 여기서 얻은 명성으로 1953년 1월 지역 인사 7명에게 출자를 받아 호리바 제작소를 세웠다. 호리바 제작소는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이었다. 1957년 적외선 가스 분석계 ‘GA Model’를 개발했다. 1964년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기 ‘MEXA’를 출시했다. 호리바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일찌감치 예측했다. 1975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 시스템을 납품했다. ‘MEXA’는 국제적인 표준 기기로 자리 잡으면서 호리바제작소는 배기가스 측정 분야 세계 1등 기업에 올랐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라” 호리바는 평소 “무리한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하고 작은 시장에 진입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라”며 ‘틈새시장’ 개척을 강조했다. 호리바제작소는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기기 개발도 다른 기업들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던 분야였다. 호리바는 자동차 판매량 증가와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예측하고 배기가스 측정 장치를 개발했다. 호리바 제작소는 반려동물의 혈당 측정기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운동부족으로 당뇨병에 걸리는 반려 동물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거였다. 하지만 당뇨병에 걸린 반려 동물을 치료하기에 앞서 혈당을 측정하려면 사람처럼 대형 원심분리기를 사용해야 했다. 반려 동물은 인간과 달리 대형 원심분리기를 활용할 정도로 많은 피를 뽑을 수 없었다. 호리바는 이에 동물의 피 한 방울로 45초 만에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반려동물 의료기기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하면서 호리바 제작소도 큰 성장을 기록했다. 호리바는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도 기회로 봤다. 기존 교육용 방사능검출기를 개량해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사능검출기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2011, 2012년에만 4만7000대나 팔렸다. 호리바 제작소는 여기에 위성항법장치(GPS)까지 부착해 소비자들이 직접 방사능지도를 만들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했다.● 도전, 재미 추구하는 진정한 기업인 호리바 제작소 본사 엘리베이터 벽에는 ‘재미있고 즐겁게(Joy and Fun)’라는 사훈이 써 있다. 호리바는 이 문구를 1978년 사훈으로 정하고 임직원들의 DNA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기업 연수원 이름이 ‘펀 하우스(Fun House)’일 정도다. 호리바는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 들어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경영진의 역할이 업무시간을 직원들이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호리바 제작소는 1968년 당시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주 5일제를 도입했다. 호리바는 인상된 인건비만큼 생산성을 올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력해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호리바는 생전에 “기업은 비행기를 닮아 엔진이 멈추면 추락한다. 현상 유지는 기업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인간의 욕심이다. 욕심은 결코 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오늘의 호리바 제작소를 만든 셈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채널A ‘뉴스특급’(월~금 오후 1시 20분) 진행을 맡고 있는 김종석 앵커(정치부 기자)는 이성 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낭만적인 앵커’를 꿈꾼다. 다양한 이슈를 시청자에게 보다 쉽게 설명하면서 편안한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할 말은 꼭 하는 ‘젊은 욕쟁이 할아버지’가 되겠다”고 했다. 김 앵커는 “뉴스특급은 앵커 작가 PD가 삼위일체로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며 “아이, 아버지, 할아버지가 함께 보는 동시간대에서 대체 불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채널A에서 정치, 산업, 스포츠부에서 현장 감각을 두루 익힌 그와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를 단독 공개한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