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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밥 한술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주사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연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 환자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이나 생후 수술로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돼 흡수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인 유전자 이상으로 짧은 소장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괴사성 장염, 장간막 파열, 크론병 등 치료를 위해 후천적으로 소장을 대량으로 절제한 경우 발생한다. 국내 소아 환자는 200여 명, 성인까지 포함하면 환자는 500∼1000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단장증후군을 앓는 김승은 양의 어머니 박현지 씨를 만나 단장증후군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단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승은 양의 상태는. 박현지 씨=“승은이는 현재 12세로 출생 직후 녹색 이물질을 토하고 태변을 보지 못해 검사를 받았다. 대장 전체와 소장 대부분에 신경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고 결국 장기 대부분을 절제해 현재는 약 80㎝의 소장만 남아 있다. 문진수 교수=“성인의 경우 소장은 보통 길이가 6m 정도이며 신생아도 최소 길이가 2m 이상은 돼야 한다. 승은 양의 장기 길이는 정상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현재 승은 양은 어떤 치료를 받고 있나? 박 씨=“승은이는 혈관주사를 통해 하루 평균 13시간씩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받는 총정맥영양 치료를 받고 있다. 상태가 괜찮을 때는 주 3, 4회로 줄이나 컨디션이 나쁘면 매일 주입해야 한다. 중심정맥관을 지닌 상태로 생활하는 만큼 감염 등 위험이 크고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다. 승은이는 7살까지 병원과 집을 오가며 지냈고 이듬해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서 또래 어린이들과 차이를 인지했다. 특수식을 먹는데 특유의 향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고 면역력과 체력이 약해 수업일수도 제대로 채우기 어려웠다. 학교 급식을 먹기 어렵고 체육활동 등에도 제한이 따른다.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오해와 편견도 감내해야 했다.”―정맥영상 주사 이외 신약 개발은 활발히 진행되나. 문 교수=“GLP-2 유사체 계열의 약물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장의 분비를 조절하고 성숙을 촉진해 환자가 단장증후군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 절반 이상에서 수액 의존량을 30% 이상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치료제는 초고가로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만 일부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제도가 미비하고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상황이라 환자들이 이용하기에 제한이 있다.”―환자와 보호자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문 교수=“일단 삶의 질이 굉장히 나쁠 수 있다. 환아는 하루 10시간 이상 수액을 맞기 때문에 항상 펌프를 옆에 두고 생활하므로 이를 돌봐줄 보호자가 필수다. 중심정맥관을 사용하는 만큼 감염 위험이 높아 무균 관리가 요구되는데 보호자는 이러한 기술을 익히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해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크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상당하다. 영양주사 치료는 일 년 내내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최근 영유아 때 단장증후군에 영향을 받은 환자는 제도적 지원을 받게 됐지만 소모품, 라인 관리 비용 등 여전히 상당한 금액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소장 이식, 고기능성 영양제, 신약 등의 사용 기회가 더 확대돼야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전할 메시지는. 박 씨=“승은이가 처음 진단을 받았던 12년 전만 해도 단장증후군을 앓는 어린이가 무사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당시 의료진은 10살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고 아이의 미래를 상상하거나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 승은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됐고 2년 뒤면 중학생이 된다. 학교에 잘 다니고 피아노도 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절망하는 부모가 있다면 승은이의 모습을 통해 희망을 품고 힘내시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6,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5년도 국제 보건의료 연구기관장 협의체(HIROs)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HIROs는 전 세계 보건의료 연구 및 연구지원을 이끄는 기관의 수장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빌앤멜린다 게이트재단(BMGF),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웰컴트러스트 재단(Wellcome Trust),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등 21개국 34개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올해 회의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제이 바타차르야 원장,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패트릭 친네리 이사장, 웰컴트러스트 재단(Wellcome Trust) 욘 아르네 뢰팅엔 CEO,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나카가마 히토시 이사장 등 17개국 21개 기관의 기관장이 직접 참석한다. 진흥원은 2015년 HIROs에 가입한 이후, 한국의 유일한 회원기관으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이번 「HIROs 2025」 개최는 한국 보건의료 연구개발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HIROs는 매년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국가·기관별 주요 현황 및 이슈를 공유하고,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보건의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및 바이오헬스 R&D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올해 HIROs 2025 회의에서는 △글로벌 바이오데이터 △인공지능(AI)의 공정한 활용과 접근 △다자간 이니셔티브 △기후변화와 건강연구 자금조달 관련 다자간 이니셔티브 △인류 공통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연구개발 모델 연계 및 활용 방안 △연구형평성 등 글로벌 바이오헬스 R&D 분야의 핵심 주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진흥원은 ‘인류 공통의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연구개발 모델 연계 및 활용 방안’을 핵심 의제로 제안했다. 이 세션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첨단보건연구기획국(ARPA-H), 웰컴트러스트 재단(Wellcome Trust),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독일 SPRIN-D(도전혁신형연방기구), 캐나다 HERC(보건안보대응기구), 한국 K-헬스미래추진단 등이 참여해 발표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각국이 보유한 혁신 모델을 공유하고, 감염병 대응, 의료 접근성 개선 등 공통 보건의료 과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는 HIROs 공식 아젠다 논의 외에도, 회의 종료 후, 네트워킹 만찬을 통해 HIROs 회원기관 관계자와 국내 주요 관계자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21개 HIROs 회원기관 관계자뿐만 아니라, 국내 정부부처, 산하기관, 관련 협회·학회 등 20여 개 주요 바이오헬스 R&D 관련 기관의 대표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글로벌 바이오헬스 R&D 협력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이번 HIROs 2025 한국 개최는 한국의 바이오헬스 기술 및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국제적 협력의 노력이 모여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단순한 회의 개최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헬스 혁신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며, 한국 바이오헬스 기술과 산업의 역량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국내 연구기관과 글로벌 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향후 글로벌 정책 공조 확대와 국내외 연구개발 협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립공주병원은 13일 공주문화관광재단 아트센터 고마에서 ‘흔들리는 정신건강, 우리사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12회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를 개최한다.2014년 시작하여 올해로 12번째를 맞이하는 정신건강학술문화제는 정신건강 협력체계와 종사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정신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도모하고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이번 행사에는 공동주최·후원 기관인 보건복지부, 충남도, 공주시, 충남교육청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 환영사, 축사를 하며 정신건강 관련 종사자 및 공무원, 당사자와 가족, 학생, 일반 시민 등 약 15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올해 학술문화제는 ‘흔들리는 정신건강,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를 주제로 ‘정신건강’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구조와 환경 등 ‘사회 건강’과도 직결되므로 공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이번 행사에서는 정신건강 심포지엄, 재활을 위한 당사자와 가족의 역할 등 6개 주제 워크숍 등 다양한 학술프로그램을 통해 종사자의 역량 향상 기회를 제공한다. 또 김현수 교수의 ‘청소년의 시간’을 주제로 한 대국민 특강 시간에는 정신건강 치유 및 위로의 메시지도 전할 예정이다.이외에도 청소년 자살 예방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 역사문화도시 공주의 곳곳을 탐방하는 힐링 여행, 정신장애인·종사자와 함께하는 도자기 및 미술작품 전시회, 마음안심버스와 정신건강 부스 체험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해 일상생활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힘을 얻는 기회를 마련한다.이종국 국립공주병원장은 “이번 정신건강학술문화제에서 오늘날 정신건강의 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가 회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희망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학술프로그램 및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으니 많은 참석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 1월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82)이 지난달 뼈까지 전이된 전립선(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다. 초기 전립선암의 5년 평균 생존율은 100%, 전이가 된 경우 49%로, 평균 생존율은 96%다. 생존율이 높다 보니 걸려도 치료가 가능한 암으로 인식이 됐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전이가 됐어도 한국엔 아직 들어오지 않은 최신 항암제로 치료받을 확률이 높기에 생존율이 더욱 높을지도 모르겠다. 유방암도 ‘치료 가능한 암’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정기 검진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핑크리본’ 캠페인 덕분에 질환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조기 발견율이 높아졌고, 혁신 신약이 도입되면서 조기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0%를 넘어섰다. 그러나 높은 생존율 이면에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60, 70대 유방암 환자들이 많은 서구권과는 달리 국내 유방암은 비교적 젊은 연령대인 40, 50대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40, 50대는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자녀 양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때다. 유방암이 환자 개인의 삶과 가정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심각한 경제·사회적 부담을 초래하는 이유다.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는 최근 병기 1∼3기 조기 유방암 환자의 경제적 손실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의료비와 근로 중단으로 인한 소득 손실, 가사노동 손실, 자녀 보육비, 교통비, 간병비 등 유방암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비용을 측정했다. 그 결과 조기 유방암 환자의 평균 경제적 손실 비용은 최소 3897만 원에서 최대 7507만 원으로, 한국 근로자 연간 평균 임금(4940만 원)에 근접하거나 상회했다. 특히 조기 유방암 환자가 재발했을 때 경제적 손실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재발이 있었던 조기 유방암 환자는 재발이 없었던 환자보다 총 경제적 손실 비용이 평균 2900만 원 정도 더 높게 발생했다. 이번 연구는 1∼3기 조기 유방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전이성 유방암을 포함한 4기 유방암까지 고려하면 유방암 재발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더 클 것으로 유추된다. 잠재적인 재발 위험은 유방암의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증폭시키는 요인인 한편으로 환자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 양성 조기 유방암을 기준으로 볼 때 첫 진단 후 5∼20년이 지나서도 재발할 수 있으며, 3기인 경우 2명 중 1명이 재발한다. 재발 중에서도 원격으로 전이가 일어난 4기 환자는 생존율이 34%로 크게 낮아진다. 이는 비단 유방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암에서도 재발은 환자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령 폐암은 재발과 전이의 위험이 높고 완치율이 낮아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 절반 이상은 진단 당시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이며 수술 후에도 20∼50%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복되는 치료는 유방암 환자와 마찬가지로 의료비 부담, 직업 상실,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뇌, 뼈, 간 등 주요 장기로 전이될 위험도 높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간암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수술이나, 간 내 재발률(최소 70% 이상)이 높아 장기 예후는 여전히 불량하다. 이 같은 배경에서 ‘완치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가 보건 의료 정책의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보건 의료 정책 방향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건강 투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조기 검진 확대와 치료 기술 발전은 생존율 향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지만, 이제는 그 생존이 지속 가능한 삶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예방 중심 정책의 다음 단계는 ‘조기 발견’을 넘어 치료 이후의 관리와 재발 방지를 아우르는 전 주기적 건강 전략으로 확장돼야 한다. 재발 이후를 대비하는 치료는 단순한 생존 연장 의미를 넘어 질환의 장기적 관리를 위한 새로운 투자로 인식돼야 한다. 치료 기술 진보가 생존율을 높였다면 이제는 이 생존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바로 ‘재발 관리’다. 외국에서 유방암, 폐암, 자궁암, 갑상선(갑상샘)암, 난소암 등에서 이미 재발을 막는 항암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일이다. 한국 보건 의료 정책은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예방 중심 정책의 새로운 챕터는 ‘재발 관리’라는 이름으로 열려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정부는 올해 초 5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에 신규 실손보험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을 잘 알아야 5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탈지 기존 보험을 유지할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만나 5세대 실손의료보험의 특징을 자세히 알아봤다. 임 변호사는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 중증-비중증 질환 구분5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지급 대상을 중증 질환과 비중증 질환으로 나누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서 이미 건강보험 급여 대상(기본계약)과 비급여 대상(특별계약)으로 구분했는데, 이를 다시 중증 질환 여부로 나눴다. 비중증 질환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보상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축소하고 자기부담률을 50%로 상향한다. 중증 질환 여부는 건강보험 산정 특례 대상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암, 뇌혈관 및 심장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중증화상, 중증외상 등은 중증 질환으로 판단하고 나머지는 비중증 질환으로 구분한다. 임신과 출산 관련 보장 범위도 확대한다. 그동안 제외됐던 임신과 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 보장에 포함한다. 1, 2세대 실손의료보험 등 초기 가입자가 희망할 때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재매입 제도’도 시행한다. 재매입 관련 실행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정부가 실손보험을 개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실손의료보험을 개혁하는 주요 이유로 △실손보험으로 인한 비급여 확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의료인력 근무 기피 △본인부담금 상향에도 실손의료보험 적용으로 건강보험 의료 수요 조절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개인 상황 고려해 5세대 실손 전환 여부 결정을” ‘구관이 명관이다’는 속담이 있다. 보험업계는 기존 보험 상품을 개선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때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1, 2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다른 보험으로 변경하지 않고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임 변호사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중증과 비중증 질환으로 구분하고 비중증 질환의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보장 한도를 축소했다”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방문해 비급여 진료를 받았던 가입자는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5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때 사용되는 유착방지제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자기 부담률이 80%로 높았지만 5세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험금 청구는 거의 하지 않지만 보험 갱신을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보험료를 부담해 온 가입자라면 5세대 실손의료보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기존 보험 재매입 가격과 5세대 실손의료보험료가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임 변호사는 “실손의료보험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가입자가 부담하는 월 보험료는 낮아졌다”며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도 충분히 보장할 계획이라 최종안 발표를 기다려 개인별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어떻게 가입하는 게 보다 현명할까. 2세대 실손의료보험부터 보험 표준약관이 적용돼 기본적인 보험 상품은 거의 비슷하다. 임 변호사는 “단기적인 혜택보다는 청구 절차가 합리적이고 간편하게 운영되며 보험금이 원활하게 지급되는 보험사를 찾아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여전히 비급여 진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보험료를 부담할 여력이 있다면 비급여 특약을 포함해 가입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현재 가입해 있는 실손보험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최근 실손보험 5세대 출시를 앞두고 실손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다.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만나 실손보험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임 변호사는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실손보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췄다.● “실손보험 도입 이후 4000만 명 이상 가입”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를 받을 때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나 자기 부담금을 보전한다. 임 변호사는 “199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400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명실공히 제2의 건강보험이 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단일 체계가 아니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체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판매 중인 실손보험은 3차례 개정을 거친 4세대 상품이다. 2009년 9월까지 가입했던 1세대 실손보험은 입원할 때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매월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2009년 10월 표준약관이 도입되면서 2세대 실손보험 시대가 열렸고 표준약관이 적용됐기 때문에 표준화 실손이라고 불렸다. 2세대 실손보험부터 의료비 중 일정 비율(10% 또는 20%)을 환자가 지불하는 자기 부담금이 생겼다.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 이후 판매된 상품이다. 자기 부담률이 더 높아졌고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기본 보장이 아닌, 별도 특약을 통해 보장했다. 보험 가입 시기를 알고 있다면 실손보험 세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입 시기를 알지 못한다면 손해보험협회 ‘내보험찾아줌 서비스’에 접속해 가입한 연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특약으로 보장 2021년 7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실손보험은 4세대로 분류되는데, 비급여 항목 전체가 특약으로만 보장된다. 특약을 선택하지 않으면 보험료 부담은 낮출 수 있지만 비급여 항목은 보장받지 못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간 비급여 항목 이용량에 따라 갱신할 때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된다. 지난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을 많이 받았다면 올해는 보험료가 인상되는 방식이다. 가입자 부담을 차등화해서 형평성을 도모했다. 임 변호사는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며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일종의 유인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커지는 애물단지”라며 “일부 의료기관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진료, 일부 가입자의 의료 쇼핑, 기술 발전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비급여 항목 진료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세대 114.7%, 2세대 112.4%, 3세대 149.5%, 4세대 131.4%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부분 적자인 상황이라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자기 부담률 높이고 보장 범위 줄이는 방향으로 실손보험 개편은 자기 부담률을 높이고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만 보장하는 등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은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비중증 질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보장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자기 부담률을 50%까지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가입자와 의사, 병원 단체는 크게 반발한다. 보장한도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환자별 적정 이용을 위축시키고 비급여 진료 전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임 변호사는 “정부가 이 같은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고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할 리도 없다”며 “실손보험 개혁 취지는 건강보험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실손보험이 오히려 공보험 체계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보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보험에 대한 정부 개입은 정당한 것일까. 1, 2세대 가입자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일까. 다음에는 정부의 실손보험 개혁 이유와 5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을 알아보고 실손보험 변경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아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현재 가입하고 있는 실손보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실손보험 5세대 출시를 앞두고 실손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 하는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다.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만나 2차례에 걸쳐 실손보험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임 변호사는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실손보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실손보험 도입 이후 4000만 명 이상 가입”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를 받을 때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나 자기 부담금을 보전한다. 임 변호사는 “199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400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명실공히 제2의 건강보험이 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단일 체계가 아니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공존하는 이원화 된 체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판매 중인 실손보험은 3차례 개정을 거친 4세대 상품이다. 2009년 9월까지 가입했던 1세대 실손보험은 입원할 때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매월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2009년 10월 표준약관이 도입되면서 2세대 실손보험 시대가 열렸고 표준약관이 적용됐기 때문에 표준화 실손이라고 불렸다. 2세대 실손보험부터 의료비 중 일정 비율(10% 또는 20%)을 환자가 지불하는 자기 부담금이 생겼다.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 이후 가입한 상품이다. 자기 부담율이 더 높아졌고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기본 보장에서 빠지고 별도 특약을 통해 보장했다. 보험 가입 시기를 알고 있다면 실손보험 세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입 시기를 알지 못한다면 손해보험협회 ‘내보험찾아줌 서비스’에 접속해 가입한 연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실손보험 세대 및 가입시기특징1세대1999년∼2009년 9월보험사별로 보장 내용과 한도가 다르며 입원에 대한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음. 매월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많음.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실손보험 표준약관 재정으로 실손보험 표준화 지출 의료비 중 일정비율(10% 또는 20%)에 대해 자기 부담금 신설.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자기 부담 비율 높아짐.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MRI는 기본 보장에서 제외되고 별도 특약을 통해 보장.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은 편.4세대 2021년 7월∼현재비급여 항목 전체가 특약을 통해 보장. 직전 1년간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갱신할 때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5세대 확정 전중증, 비중증으로 구분해 비중증 질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보장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 자기 부담율을 50%까지 상향.●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특약으로 보장2021년 7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실손보험은 4세대로 분류되는데, 비급여 항목 전체가 특약으로만 보장된다. 특약을 선택하지 않으면 보험료 부담은 낮출 수 있지만 비급여 항목은 보장받지 못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간 비급여 항목 이용량에 따라 갱신할 때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된다. 지난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을 많이 받았다면 올해는 보험료가 인상되는 방식이다. 가입자 부담을 차등화해서 형평성을 도모했다.임 변호사는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개발한 상품이며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일종의 유인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가 커지는 애물단지”라며 “일부 의료기관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진료, 일부 가입자의 의료 쇼핑, 기술 발전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비급여 항목 진료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세대 114.7%, 2세대 112.4%, 3세대 149.5%, 4세대 131.4%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부분 적자인 상황이라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자기부담율 높이고 보장범위 줄이는 방향으로실손보험 개편 방안은 자기부담율을 높이고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만 보장하는 등 보장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이다. 5세대 실손보험은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비중증 질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보장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자기부담율을 50%까지 상향하겠다는 것이다.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가입자와 의사, 병원 단체는 보장한도가 점차 축소돼 크게 반발했다. 의료계는 환자별 적정이용을 위축시키고 비급여 진료 전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임 변호사는 “정부가 이같은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리 없고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할 리도 없다”며 “실손보험 개혁 취지는 건강보험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실손보험이 오히려 공보험 체계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공보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보험에 대한 정부 개입은 정당한 것일까. 1, 2세대 가입자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일까. 다음에는 정부의 실손보험 개혁 이유와 5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을 알아보고 실손보험 변경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아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가만히 있어도 몸은 저절로 숨을 쉬고, 땀을 흘리고, 심장을 뛰게 한다. 의식적인 노력이 없어도 자동으로 움직이게 해주는 것을 자율신경계라고 한다.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몸은 환경에 적응을 못해 생명이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는 증상도 대표적인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다. 전재현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과 증상,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전 교수는 근신경계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근신경계 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다.―일반인에게 자율신경계는 낯설다.“자율신경계는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작동해 인체 기관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신경계다. 괴한이나 위험한 동물을 맞닥뜨리는 위기 상황에서 심장 박동을 증가시켜 골격근에 혈류를 더 보내고 소화기관에는 혈류를 덜 보내게 해 당면한 위기에서 탈출하는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추위나 더위에 노출됐을 때 상황에 맞게 체온을 조절하는 것도 자율신경계의 역할이다. 숙면이나 휴식을 취하게 하고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게 돕거나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거나 성관계에서 적절한 기능을 하도록 하는 등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도 자율신경이 담당한다.”―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증상은.“평소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 기능에 모두 관여한다. 자율신경계와 관련해서 병원을 찾는 대표적인 증상은 ‘기립 불내성’이다. 누웠다가 일어날 때 중력에 의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떨어진다. 몸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자율신경계가 혈관을 수축하거나 심박출량을 늘려서 뇌 혈류량을 유지한다. 이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게 기립 불내성이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 시야 흐림, 두근거림, 피로,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누우면 완화되는데 이러한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땀 분비 변화도 있다. 땀이 덜 나거나 전혀 나지 않아 열기를 참을 수 없고 눈물샘과 침샘도 영향받아 눈과 입이 마를 수 있다. 위장관 운동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삼킴곤란, 역류, 소화불량, 구역, 트림, 구토, 변비, 설사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방광수축이 약해 소변 정체가 생길 수 있고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이 자율신경계 장애 초기 증상일 수 있다.”―자율신경계 이상이 생기는 원인은.“자율신경을 침범하는 질환은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와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로 대표적인 게 다계통 위축증,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이다. 이런 질환은 자율신경 이상 외에도 보행장애, 안정떨림, 성격 변화 같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신경과 의사 문진과 적절한 영상 및 혈액 검사가 필요하다. 손과 발 등 말초신경계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알려진 길랑바레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자가면역자율신경절병, 신생물딸림자율신경병 등이 있다. 만성적으로는 당뇨병이나 알코올 남용 등 전신에 작용하는 대사성 문제 때문에 자율신경병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 아밀로이드증이나 쇼그렌, 전신홍반성루푸스 같은 류머티즘성 질환도 말초신경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치료 방법은.“자율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대사성 질환인 당뇨병이나 알코올 남용에 대해서는 철저한 혈당 관리, 금주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자가면역성 질환이나 전신류마티스질환에 대해서는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 리툭시맙 같은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이나 독성 물질로 인한 자율신경병에 대해서는 원인 물질을 차단해야 한다.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퇴행성 질환이나 대부분 자율신경 이상증에 대한 원인치료는 아직 쉽지 않다. 따라서 자율신경 손상으로 인한 증상 조절과 관리가 중요하다. 가장 흔한 자율신경 이상 증상인 기립 불내성에 대해서는 미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한 미도드린이라는 약물을 사용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방법으로 대증치료를 할 수 있다. 또 플루드로코르티손 같은 약물은 신장에서 나트륨과 물의 재흡수를 늘려서 순환 혈장량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늘리는 피리도스티그민이나 말초와 중추에서 모두 작용할 수 있는 선택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같은 약물도 사용하고 있다.”―자율신경계 이상에 필요한 관리 방법이나 예방법은.“충분한 휴식과 수면, 적당한 운동이 우선이다. 만성적으로 피로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돼 그 기능이 떨어지고 원인 없이 이곳저곳 아픈 섬유근육통 양상의 만성통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럴 경우는 반대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명상이나 요가, 충분한 수면 등 이완 요법으로 교감신경을 쉬게 하고 회복하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기립저혈압이 반복되면 어지럽기 때문에 운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 수 있는 운동은 지속하는 게 좋다. 심혈관계를 강화하고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앉거나 일어설 때 발생하는 기립 불내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덥고 습한 환경은 혈관 확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음주 역시 혈관 확장 효과가 있으므로 피한다. 물과 소금을 충분히 섭취하면 혈관 내 용적을 증가시켜서 혈압조절에 도움이 된다. 물은 하루 2∼2.5L 정도 마시는 게 좋다. 낮 동안 일어서기 전에 다리에 힘을 주거나 천천히 일어나고 발끝으로 서기, 쪼그려 앉는 자세 등이 기립저혈압 같은 증상 발생을 줄여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다리와 아랫배를 조여주는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쿠바산 폴리코사놀 전도사로 알려진 이병구 레이델 대표가 자서전 ‘베스트옵션’을 출간했다. 단돈 600달러를 들고 쫓기듯 호주에 이민했던 이 대표는 40년 만에 연 매출 7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기업을 일궜다. 그는 혈관 속 찌꺼기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청소해 주는 고밀도 지단백(HDL)에 관심을 갖고 한국 최초로 HDL 연구소를 세웠다. 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오히려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심근경색, 협심증, 뇌중풍(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저밀도지단백(LDL)은 친숙하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이상지질혈증의 주범이다.이 대표는 전 세계 학자들을 모아 HDL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HDL 연구자를 지원하고 장학금도 전달한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그의 이야기에는 실패와 도전을 거듭하며 힘겹게 찾아낸 사업과 건강의 베스트옵션이 담겨 있다. 그를 만나 HDL 건강 철학과 베스트옵션의 인생철학을 들어봤다.그림 한 장으로 바뀐 사업과 인생 이 대표는 자타 공인 ‘HDL’ 전도사다. 지난 20년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많은 학자와 제약기업이 총콜레스테롤 또는 LDL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얼마나 낮추는가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 대표는 시종일관 HDL의 품질과 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HDL은 혈관 청소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HDL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호주 약국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그림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라는 제목의 분홍색 책 속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여 막히고 병든 혈관과 건강한 혈관의 단면이 그려져 있었다. 이 대표는 “혈관이 막히기 전에 예방하고 병든 혈관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만성질환은 결국 혈관이 병들어서 생기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혈관을 건강하게 해줄 답을 찾아 호주에서 쿠바로 날아갔다. 쿠바국립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HDL을 높이면 혈관 내막 속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플라크 크기가 줄어 혈관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추출 정제한 폴리코사놀이 HDL을 15%까지 높인다는 인체 적용 시험 결과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호주와 한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쿠바산 폴리코사놀의 기능성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고 폴리코사놀은 현재 700억 원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제품으로 성장했다.“나이는 70세, HDL 나이는 40대” 지난 30년간 꾸준하게 폴리코사놀을 먹어 온 이 대표의 HDL의 품질과 양은 어떨까. 그 답은 뜻밖에도 그의 명함에 있었다. 얼마 전 HDL 연구원에서 전자 투과 현미경(TEM)으로 확인한 자신의 HDL 입자 사진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명함에 넣은 것. 올해 70세인 이 대표의 HDL은 고지혈증을 앓는 35세 남성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HDL 품질과 기능만으로는 40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 이 대표는 “저는 HDL을 장수 인자라고 부른다”며 “질병 없이 장수하려면 혈관이 건강해야 하고 HDL의 수치가 높고 품질이 좋은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하게 장수했다는 데이터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HDL이야말로 초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건강관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카를로스 핀레이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쿠바 대통령이 인류에 이바지한 과학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상으로 한국 기업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기간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쿠바 국민을 위해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장비 지원과 응급 현장 필수 장비인 의료용 산소발생기, 백신용 주사기 100만 개, KF94 마스크 100만 장 등 쿠바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제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목적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40년간 사업을 통해 본인이 찾은 베스트 옵션이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숄드프레스, 벤치프레스 등은 대회를 준비하는 머슬 마니아들이 근력 향상을 위해 자주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동작이다. 건강을 위한 근력 운동이 널리 퍼지면서 턱걸이, 푸시업 등 다양한 운동 영상이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은 근육 손상을 누적시키고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이태연 날개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운동하면 힘들지만 베타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행복감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며 “고통을 참고 무리하게 운동하다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 무리한 근력운동, 회전근개 파열 이어져 무리한 어깨 근력운동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회전근개 파열이다. 처음에는 힘줄이 어깨뼈인 견봉과 부딪혀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시작하고 점차 진행되면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진다. 회전근개는 극상근건, 극하근건, 견갑하근건, 소원근건 등 어깨에 있는 힘줄 4개를 말한다. 어깨와 팔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면서 힘줄을 반복해 사용하면 염증이 생기거나 찢어지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중년층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에 해당되지만 최근에는 운동 인구가 늘면서 점차 발생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와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운동 기구가 이전보다 무겁게 느껴지거나 △어깨가 뻣뻣하고 어깨 바깥쪽까지 통증이 느껴지거나 △팔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옷을 입고 벗을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뒷짐 자세나 차량 뒷좌석의 물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을 때 통증이 발생하거나 △어깨 통증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다. 한번 파열된 회전근개는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운동 후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엑스레이와 추가적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 힘줄 파열 여부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어깨뼈의 변형은 확인할 수 있다. 또 MRI는 힘줄 파열 크기, 파열 건의 퇴축 정도, 건의 질, 근육의 상태 및 동반 병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연령, 직업, 취미, 과거 치료, 병력 등을 고려해 치료, 수술 등을 결정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비수술적 치료 가능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되지 않은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부분 파열은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또 회전근개가 부분 파열을 넘어 전층 파열로 진행될 때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활동량이 적고 내과나 외과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겐 수술보다는 비수술적 치료를 활용한 통증 완화가 중요할 수 있다. 젊거나 신체 활동이 왕성한 환자일수록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는 게 좋다.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 방치되면 파열의 크기가 점차 커진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하게 스트레칭해서 굳어 있는 관절, 근육, 인대 등을 풀어주고 밴드 운동으로 회전근개 힘줄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어깨 운동을 한다면 가벼운 기구부터 시작해 점차 기구의 무게를 늘려 나가는 게 좋다. 턱걸이나 팔굽혀펴기처럼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자신의 체중이 그대로 어깨 힘줄에 부하가 걸리는 운동은 좋지 않다.밴드를 이용한 어깨 회전근개 힘줄 강화 운동 ※밴드를 이용한 어깨 회전근개 힘줄 강화 운동은 하루 2세트 실시하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숄드프레스나 벤치프레스 등은 대회를 준비하는 머슬마니아들이 근력 향상을 위해 자주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동작이다. 건강을 위한 근력 운동이 널리 퍼지면서 턱걸이, 푸쉬업 등 다양한 운동 영상이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은 근육 손상을 누적시키고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이태연 날개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운동하면 힘들지만 베타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행복감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며 “고통을 참고 무리하게 운동하다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 무리한 근력운동, 회전근개 파열 이어져무리한 어깨 근력운동을 하다 어깨가 아프고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회전근개 파열이다. 처음에는 힘줄이 어깨뼈인 견봉과 부딪혀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시작하고 점차 진행되면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진다.회전근개는 극상근건, 극하근건, 견갑하근건, 소원근건 등 어깨에 있는 힘줄 4개를 말한다. 어깨와 팔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면서 힘줄을 반복해 사용하면 염증이 생기거나 찢어지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중년층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에 해당되지만 최근에는 운동 인구가 늘면서 점차 발생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와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운동 기구가 이전보다 무겁게 느껴지거나 △어깨가 뻣뻣하고 어깨 바깥쪽까지 통증이 느껴지거나 △팔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옷을 입고 벗을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뒷짐 자세나 차량 뒷좌석에서 물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을 때 통증이 발생하거나 △어깨통증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다.한 번 파열된 회전근개는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운동 후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엑스레이와 추가적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 힘줄 파열유무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어깨뼈의 변형은 확인할 수 있다. 또 MRI는 힘줄 파열 크기, 파열 건의 퇴축 정도, 건의 질, 근육의 상태 및 동반 병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연령, 직업, 취미, 과거 치료, 병력 등을 고려해 치료, 수술 등을 결정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비수술적 치료 가능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되지 않은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부분 파열은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또 회전근개가 부분 파열을 넘어 전층 파열로 진행될 때는 수술이 불가피하다.활동량이 적고 내과나 외과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겐 수술 보다는 비수술적 치료를 활용한 통증 완화가 중요할 수 있다. 젊거나 신체 활동이 왕성한 환자일수록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는 게 좋다.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 방치되면 파열의 크기가 점차 커진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다.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하게 스트레칭해서 굳어 있는 관절, 근육, 인대 등을 풀어주고 밴드 운동으로 회전근개 힘줄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어깨 운동을 한다면 가벼운 기구부터 시작해 점차 기구의 무게를 늘려나가는 게 좋다. 턱걸이나 팔굽혀펴기처럼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자신의 체중이 그대로 어깨 힘줄에 부하가 걸리는 운동은 좋지 않다.밴드를 이용한 어깨 회전근개 힘줄 강화 운동1.밴드 안쪽으로 회전하기.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천천히 반대쪽으로 당기며 운동 범위 끝에서 5초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힘을 풀어주며 10~15회 반복.2.밴드 밖으로 회전하기.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며 마찬가지로 운동 범위 끝에서 5초간 유지한 뒤 탄성에 저항하면서 천천히 힘을 풀어준다. 10~15회 반복.3.밴드 뒤쪽으로 회전하기. 아픈 쪽 팔을 뻗어 팔꿈치를 완전히 편 상태에서 손바닥이 뒤를 향하게 하고 최대한 뒤로 탄력 고무줄의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10~15회 반복.※ 밴드를 이용한 어깨 회전근개 힘줄 강화 운동은 하루 2세트 실시하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한국당뇨협회는 23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한국당뇨협회는 의사, 환자 등 15만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당뇨병 관련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환자 단체다. 당뇨병 관련 공개 강좌, 걷기 대회, 혈당 측정 캠페인, 당뇨병 캠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30년간 당뇨병 치료제 발달, 소아당뇨병(1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 현실화 등 많은 점이 개선됐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당뇨병’ 실태는 어떨까.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8%)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5명 중 2명은 당뇨병 전 단계 상태다. 결국 국민 2명 중에 1명 가까이(42%)가 당뇨병 위험에 놓여 있는 셈이다. 19∼39세 청년 당뇨병(2형 당뇨병) 유병률도 2010년 1.02%에서 2020년 2.02%로 2배로 늘어났다. 청년 당뇨병 환자는 37만여 명에 달한다. 문제는 혈당에 대한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본보 주최로 열린 ‘서울헬스쇼’에 참여한 한국당뇨협회 김성훈 교육콘텐트팀장은 “행사 참가자 대다수가 30세 이상이었고 그중 상당수가 당뇨병 고위험군임에도 정작 자신이 당뇨병에 노출되어 있다는 자각을 하는 분은 많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혈당 한번 재보고 가시라’고 권유해도 ‘나는 당뇨병이 없다’며 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협회에 따르면 서울헬스쇼가 열린 3일 동안 2000여 명이 혈당 측정을 했고, 그중 15%가 당뇨병이 의심되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공복 시 혈당이 dL당 126mg, 식사 2시간 뒤 잰 혈당이 200mg 이상이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요즘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건강 정보를 많이 접하는 현실이 되다 보니 당뇨병과 관련한 가짜뉴스도 많다. 당뇨병은 의학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지만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 ‘이것 먹으면 혈당 뚝 떨어진다’, ‘이렇게 하면 약을 끊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식의 식품 및 건강 정보가 자주 눈에 띈다. 그중에는 혈당 조절 효과가 미미한 특정 제품을 과장하거나 홍보하기 위한 상술인 경우도 많다. 협회는 당뇨 관련 가짜 뉴스를 최소화하려면 먼저 자신만의 주치의를 만나 꾸준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당뇨병학회 등에서 의사들이 출연해 의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정보를 전하는 ‘당뇨병의 정석’ 유튜브 채널을 참고하거나 ‘대한민국 면허를 소지한 보건 전문가 채널’ 인증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은 꾸준하고 성실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특정 음식만 먹으면 관리를 소홀히 해도 되는 것 같은 오해를 조장해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희석시키는 SNS 정보는 눈감고 거르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당뇨병 환자가 됐다 하더라도 당뇨병 전 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를 당뇨병의 ‘관해’라고 말한다. 관해는 완치는 아니지만 특정 질병의 증상이 완화되거나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태를 뜻한다.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 △과체중인 환자 △복부 비만이 심한 환자들은 적극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 감량(최소 본인 체중의 10% 감량)을 하면 당뇨병 전 단계, 즉 당뇨병 약물 치료가 필요 없는 단계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환자 스스로 꾸준한 노력은 물론이고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 관리법을 알고 싶어 한다. 이는 마치 ‘힘들이지 않고 글쓰기나 영어를 잘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심리와 같다. 특정 식품으로 손쉽게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량하는 기상천외한 마술 같은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는 주사제도 있지만 본인 생활 습관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금방 요요 현상이 오게 마련이다. 당뇨인 운동 모임인 ‘한마음 건강모임’의 엄순애 회장은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던 식습관을 바꾸는 데 6개월에서 1년은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유산소운동, 8000보 이상 걷기, 식습관 개선 등 생활 습관 변화이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그렇게 노력을 쏟아부은 하루하루가 모여 당뇨병을 극복하는 기본 틀을 쌓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이때는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와 기압이 변화하는 시기라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은 불쾌한 감각적 경험이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이기도 하다. 통증은 원인에 따라 발생하는 위치와 느껴지는 감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우리 몸을 지탱하는 대들보인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허리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허리 통증은 크게 3가지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리 디스크, 척추 협착증, 강직성 척추염이다.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 채지영 과장의 도움말로 허리 통증 원인 중 젊은 사람에게 많은 강직성 척수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강직성 척추염 주로 허리와 엉덩이 만성 통증 사람은 목부터 허리까지 24개의 척추뼈가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말랑한 디스크가 있다. 척추뼈 속 공간인 척추관에는 뇌부터 이어지는 척수신경이 있다. 허리 디스크는 디스크 내부에 손상에 생겨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허리 디스크는 허리 통증보다는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대개 한쪽 다리에서 통증을 느끼지만 심한 경우 양쪽 모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척추 협착증은 노령화가 되면서 주로 허리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척추 중앙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허리 통증과 다리의 복합적 신경 증상을 일으킨다. 통증이 서서히 발생하고 한쪽과 양쪽 다리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서 만성적인 염증성 통증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 마디가 굳어지며 강직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빨리 발견하지 못하고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에는 염증 진행이 계속돼 척추가 대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 치료가 어려워지게 된다.● 20, 30대 주로 진단, 진단 시기 평균 3년 걸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5만5375명으로 2013년 3만5592명 대비 10년 동안 약 1.5배로 증가했다. 채 과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에게 많은데, 특히 20대 초반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기 증상이 허리 통증으로 나타나 고관절염이나 허리 디스크, 척추 협착증 등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해 발병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치료 시기와 상관없이 초기에도 다른 신체 부위까지 염증이 침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꼼꼼하게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의 대표적인 특징은 일반 척추질환과 다르게 잠을 충분히 자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오히려 관절이 더 아프고 강직감이 심해지며, 적당한 움직임 또는 운동 후에 통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약 만성적인 허리, 엉덩이뼈 통증이 있고 이러한 증세가 동반된다면 류머티즘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초기에 해야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 목표는 관절의 손상이 오기 전에 통증과 뻣뻣함을 감소시키면서 손상과 장애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채 과장은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척추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스트레칭과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수영과 같이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고 관절에 큰 무리를 주는 테니스나 골프 등의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할 수는 없지만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은 할 수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 통증, 뻣뻣함을 완화시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통해 척추 변형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 의료진과 협력하여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이 때는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와 기압이 변화하는 시기라 허리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은 불쾌한 감각적 경험이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이다. 통증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와 느껴지는 감각의 정도에 따라 다른데, 우리 몸을 지탱하는 대들보인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허리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허리 통증은 크게 3가지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척추 협착증, 강직성척추염이다.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 채지영 과장의 도움말로 허리통증 중 젊은 사람에게 많은 강직성 척수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강직성 척추염 주로 허리와 엉덩이 만성 통증사람은 목부터 허리까지 24개의 척추뼈가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말랑한 디스크가 있으다. 척추뼈 속 공간인 척추관에는 뇌부터 이어진 척수신경이 있다.허리디스크는 디스크 내부에 손상에 생겨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허리디스크는 허리통증보다는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대개 한 쪽 다리에서 통증을 느끼지만 심한 경우 양쪽 모두 통증을 느낄 수 있다.척추협착증은 노령화가 되면서 주로 허리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척추 중앙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허리통증과 다리의 복합적 신경 증상을 일으킨다. 통증이 서서히 발생하고 한쪽과 양쪽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서 만성적인 염증성 통증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 마디가 굳어지며 강직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빨리 발견하지 못하고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에는 염증 진행이 지속된다. 척추가 대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져 치료가 어려워지게 된다.● 20, 30대 주로 진단, 진단 시기가 평균 3년 걸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5만 5375명으로 2013년 3만 5592명 대비 10년 동안 약 1.5배로 증가했다.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 채지영 주임과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이 많은데, 특히 20대 초반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기 증상이 허리통증으로 나타나 고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해 발병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강직성 척추염은 치료 시기와 상관없이 초기에도 다른 신체부위까지 염증이 침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꼼꼼하게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의 대표적인 특징은 일반 척추질환과 다르게 잠을 충분히 자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오히려 더 관절이 아프고 강직감이 심하고, 오히려 적당한 움직임 또는 운동 후에 통증이 줄어든다. 만약 만성적인 허리, 엉덩이 뼈 통증이 있고 이러한 증세가 동반된다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강직성척추염 치료는 초기에 해야강직성 척추염의 치료 목표는 관절의 손상이 오기 전에 통증과 뻣뻣함을 감소시키면서 손상과 장애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채 과장은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척추 변형 방지를 위해 꾸준히 스트레칭과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수영과 같이 관절이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고 관절에 큰 무리를 주는 테니스나 골프 등의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강직성 척추염은 완치할 수는 없지만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 통증, 뻣뻣함을 완화시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통해 척추 변형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 의료진과 협력하여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강직성척추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허리(특히, 엉덩이 부위)나 등의 통증이 40세 전에 시작됐습니까?2.허리나 등의 통증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심해졌습니까?3.휴식해도 허리 등의 통증이 낫지 않고 허리나 등 운동을 하면 오히려 통증이 줄어드나요?4.밤 중에 허리나 등이 아파서 잠에서 깹니까?5.허리나 등의 통증과 함께 사지 말초 관절 부위의 통증이 있습니까?6.안구의 통증 및 충혈이 발생하는 포도막염을 앓았거나, 발뒤꿈치 아킬레스 인대 부위에 통증이 있습니까?※‘예’가 4개 이상이면 강직성척추염 증상일 가능성이 있어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 받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매년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이다. 염증성 장질환(IBD)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날로2012년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협회 유럽연맹(EFCCA)이 제정했다. 매년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염증성 장질환은 그동안 주로 서구 국가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실제 지난 5년간(2019∼2023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염증성 장질환은 주로 젊은 연령에서 발병하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원인 없이 증상 있어도 진단까지 오랜 시간 소요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두 가지 질환으로 구분된다.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에 깊은 궤양이 생기는 크론병과 주로 대장에 얕은 궤양이 연속적으로 생기는 궤양성 대장염이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환경적 요인, 장내 미생물 등 다양한 발병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및 혈변 △체중 감소 △뒤무직감(대변을 본 후에도 다시 보고 싶은 느낌) 등이 있으며 크론병의 경우 항문 질환이 추가적으로 동반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과민성장증후군 등과 같은 다른 흔한 위장 질환과 혼동되기 쉬운 데다 한 가지의 검사로는 확진이 어려워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치료 지연 합병증 위험 증가… 진단과 치료가 중요염증성 장질환은 방치할 경우 장협착(좁아짐), 장천공(장의 구멍)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이 지속되면 대장암 발생 위험성 또한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크론병은 주로 10대 후반∼20대 초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진단 시 이미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가 흔하다. 소장에 염증이 생기거나 소장 절제술을 받은 경우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소아에서는 성장 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염증을 근본적으로 조절해 ‘장기 관해(질병의 증상과 활동성이 사라진 상태)’를 유지하는 치료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장점막 치유를 통해 질병 진행을 막고 장기적인 합병증을 예방해 환자의 삶의 질을 최대한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다. 경증도부터 중증도의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초기 치료 시 메살라진과 같은 경구 5-ASA 계열 치료제에 경항문 국소 치료를 병합하는 접근이 단독 사용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치료 반응에 따라 점진적으로 치료 강도를 높여가는 스텝업 전략이 권고된다. 반면 크론병은 장의 구조가 빠르게 손상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초기부터 강력한 치료 전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중증 환자에서는 전통적인 단계적 접근보다 가속 스텝업 또는 톱다운 전략처럼 조기부터 강력한 약물로 질병을 조절하는 접근법이 권고되기도 한다. 중등도 이상 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생물학제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생물학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면역반응의 경로를 차단해 지속적인 염증 조절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경구 투여가 가능한 소분자제제도 등장해 환자의 복약 편의성과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효과적인 염증성 장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치료 옵션을 기반으로 환자의 편의성과 약제의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대한장연구학회,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 염증성 장질환은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유발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 확산과 환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염증성 장질환 분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인 대한장연구학회는 대국민 캠페인을 비롯해 환자 맞춤형 브로슈어 제작, 질환을 쉽게 설명한 교양서 발간, 유튜브 채널 운영 등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장연구학회 정성애 학회장(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과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염증성 장질환은 시기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해 상태가 유지되면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고 본인의 재능을 다 발휘하며 꿈을 이루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므로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계기로 더 많은 이가 질환의 특성과 환자들이 겪는 신체적·정서적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과 지원의 목소리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학회장은 “대한장연구학회 또한 환자들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환자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 장 전공 의료진이 곁에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500여 명을 가득 채운 미국 유타주 솔트 팰리스 컨벤션 시력안과학회 볼룸B 행사장. 미국 신경 줄기세포 연구소(NSCI)와 국내 기업 와이투솔루션의 합작법인 룩사는 이날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해 개발 중인 황반변성 세포치료제 임상 중간 결과 데이터를 발표했다. 5만 개의 줄기세포 치료제를 6명의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 1/2a에서 주목할 만한 시력 향상 효과가 나오자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황반변성의 경우 증상 악화를 지연시키는 치료법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으로 황반변성의 근본적인 치료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 룩사에서 치료제를 처음부터 발굴하고 임상까지 주도한 줄기세포의 세계적인 권위자 샐리 템플 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줄기세포 연구자로서 황반변성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황반변성은 망막색소상피 세포의 손실로 실명까지 이어지는 흔한 질환이다. 당시 남편인 제프리 스턴 박사(안과 전문의)는 수많은 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내 어머니도 포함돼 있었다. 어머니는 황반변성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그때 흔한 질환인 건성 황반변성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2년 망막색소상피(RPE)에서 새로운 줄기세포를 발견했고 이를 망막색소상피 줄기세포(RPESC)라고 명명했다. 이 발견은 망막 질환 치료의 새로운 기회를 열었는데 동물실험에서 시력이 뚜렷하게 회복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돼 임상을 하게 됐다.” ―건성 황반변성은 어떤 질환인가. “건성 황반변성은 현재 전 세계 약 2억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구고령화에 따라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서구에선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이다. 지금까지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이 질환은 주로 중심 망막에 있는 망막색소상피 세포를 손상시켜 운전, 안면 인식 등 일상적인 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시력을 잃게 만든다. 건성 황반변성은 시력을 점진적으로 악화시키는데 그 과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고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시력안과학회에서 발표한 임상 연구 어떤 내용인가. “황반변성 세포치료제의 임상 1/2a의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임상은 세포량에 따라 코호트1부터 3까지 총 3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코호트1은 5만 개의 가장 낮은 줄기세포량의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코호트1 임상 결과 종양, 염증 등 안전성 측면의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력 향상에 대한 측면에서는 임상 치료 12개월 후 시력이 좋지 않은 그룹에서 유의미하게 글자를 더 읽을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이번 임상에 실명에 가까운 환자도 참여했으며 세포치료제 투여 후 특수경을 사용해 독서나 운전이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회복됐다. 룩사의 임상 초기 결과는 실제로 의미 있는 시력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구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이 치료법이 입증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향후 임상과 계획은…. “NSCI는 연구에서 발견된 과학적 성과를 실제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됐다. NSCI의 목표는 발견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령 관련 황반변성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번 황반변성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며 임상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유명한 두 곳 안과 병원에 임상 사이트를 열었다. 스탠퍼드대 바이어스 아이센터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대형 병원인 LA 레티나다. 파트너사인 와이투솔루션과 협력하에 올해 안으로 임상 1/2a 임상을 마무리하고 이후엔 사업 파트너를 찾아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황반변성 치료제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무도증, 정신증상, 치매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유전질환인 헌팅턴병의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의 질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임상을 계획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대표적 장 질환 연구 학회인 ‘대한장연구학회’는 2002년 11월 장에 관심 있는 의사들이 설립했다. 대한장연구학회는 염증성 장질환(IBD)을 비롯한 다양한 장 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국내외 의료진 및 연구자들과 협력해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장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국내외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당.장 캠페인’ ‘Happy Bowel’ ‘재미난 장’ 등 대국민 질환 인식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한장연구학회 학회장이자 염증성 장질환 분야의 권위자인 정성애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학회 소개와 염증성 장질환 건강법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학회 미션에 아주 중요한 3가지 단어가 있다. 첫째는 ‘스트라이브’, 즉 매진한다는 뜻이다. 학회는 △염증성 장질환 연구회 △장 종양 연구회 △소장 영양 연구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회 등 4개 연구회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각각의 연구회가 잘되도록 돕는 것에 매진하려고 한다. 둘째는 ‘프로바이드’, 제공한다는 뜻이다. 진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잘 만들어 회원들에게 알리고 환자의 진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마지막은 ‘컨트리뷰트’, 즉 이바지한다는 의미다.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 학회 산하 전산정보위원회, 섭외홍보위원회 등에서 환자들과 소통 및 공감하는 행사를 많이 만들고 있다.” ―학회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주요 활동은. “두 가지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 하나는 ‘함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이다. 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은 함께하고, 환자와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과거엔 환자의 어려움이나 생활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사진 전시회를 진행했고 로고송을 만들어서 함께 부르기도 했다. 또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거나 운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2002년에 대한장연구학회가 발족할 때 교수로 처음 시작했는데 지금은 학회 회장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대한장연구학회의 역사는 ‘성장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프라는 이름으로 젊은 의료진과 시니어의 접촉을 늘리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짧은 기간 강의 한 번이 아니라 한 학기 정도 시간을 두고 시니어 의료진의 진료실이나 실험실 참관같이 실제 진료 현장이나 연구 현장에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제가 말씀드린 ‘함께’와 ‘성장’의 앞 글자를 따면 ‘함성’이 된다. 그래서 올해의 슬로건이 ‘함성장터’이다. 함께 성장하고 장을 연구하는 터전이라는 뜻이다.” ―질환 인식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계획은. “대한장연구학회가 서울에서도 행사를 진행하지만 호남지회, 부산울산경남지회, 대구경북지회, 대전충청지회 이렇게 4개 지회가 더 있다. 이 지회에서도 학회 소속 교수들이 환자 중심으로 환우회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기반으로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는 중앙에서 다 함께 모이고 있다. 환자도 한 번 모임에 100여 명이 참여한다. 신약에 대해 소개하기도 하고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서도 듣곤 한다. 진료실 밖에서 이름으로만 듣던 교수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멘토링 시간도 환자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이러한 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최신 치료 경향을 알려달라. “염증성 장질환은 병 자체가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병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완치는 없다. 그러니까 모든 치료의 핵심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증’에 있다고 보면 된다. 아미노살리실레이트(5-ASA)라고 불리는 경구용 치료제가 기본이 되는 치료이면서 아주 중요한 항염증제이다. 세계적으로 특히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주된 치료이다. 또 면역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질환이니까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같은 면역조절제가 사용된다. 그런데 이런 치료로 조절이 안되는 환자는 생물학제제나 소분자제제로 염증을 유발하는 싸인토카인을 직접 차단하거나 소분자제제로 싸이토카인의 생성을 막아 염증을 조절한다. 이것도 궁극의 목표는 항염증이다. 그래서 이런 항염증을 위한 치료제 개발이 아주 높은 단계까지 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 약으로도 치료가 어려운 심각한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하기도 한다.”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으면 처음에 많이 속상해하고 특히 보호자분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그런데 이 질환이 사망률이 높은 건 아니다. 다만 이 병으로 증상이 생기는 것 때문에 힘든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환을 연구하는 의료진이 항상 곁에 있고, 환자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치료 과정을 함께할 동반자인 의료진이 많이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 염증성 장질환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 전문 의료진과 꼭 상담을 해 달라. 이번에 미국 학회에서 환자의 멘탈 헬스케어가 염증 조절에 영향을 주고 염증이 조절되면 정신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을 눈여겨봤다. 그러니까 건강한 마음가짐과 생각도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장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생활 습관은. “우리 장에 제일 좋은 두 가지를 골라보자면 ‘섬유질’과 ‘유산균’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 중에서는 김치가 대표적이다. 섬유질은 장내 세균의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채소를 잘 먹을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가 활동량이다.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대장암의 주요 위험군으로 평가되니 꼭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 1월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82)이 전립선(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퇴임 약 4개월 만이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배뇨 증상이 악화한 후 전립선에서 새로운 결절이 발견돼 검사를 받았고, 금요일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진단 결과는 글리슨 점수 9점(등급 그룹 5)으로,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말기 위험하지만 생존율 높아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2∼10점으로 계산된다. 8∼10점은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등급 그룹 5는 1∼5등급 체계 중 현미경에서 바라본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매우 달라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뜻한다. 미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진단되는 암으로, 미국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자 암 사망 원인 2위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진단 결과가 암 전이가 빠른 “공격적인 형태”라면서도 “호르몬에 민감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전 대통령은 현재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 머물고 있으며 그와 가족들은 호르몬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처럼 전립선암 전이가 있는 환자는 원칙적으로 약물 치료에 나선다.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이 암 조직을 자극해 성장 및 진행시키는 암”이라며 “약물 치료를 통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해 암 조직 성장과 진행을 억제한다”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어 “전립선암의 특징 중 하나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암이 진행되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가늘게 나오면서 잔뇨감이 대표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 루테시움 등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김명 SNU건전비뇨기과 원장(전 이대서울병원 교수)은 “전립선암 환자 평균 생존율은 96%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초기 수술을 받은 환자는 5년 평균 생존율이 100%에 가깝고 뼈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49%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아비라테론, 엔잘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 등 최신 표적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최신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국내 남성 암 2위… 고령화로 발병 증가 전립선암은 유전적 소인, 남성 호르몬 영향, 고열량 지방 섭취 등 식이 습관 영향으로 6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암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남성 암 발병 2위로 환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전립선암 환자 수는 2만754명으로 2000년(1372명)보다 15배로 증가했다. 고령화로 60대 이후 발병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42년 11월생으로 올 1월 82세에 퇴임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고령으로 인한 건강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6월 첫 대선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때인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이 46세에 뇌암으로 사망한 뒤 암 치료 정책을 적극 지원했다. 2016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발표한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코로나19 등으로 추진이 연기됐던 이 프로젝트를 새로 발족시키며 암 사망률을 25년 내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밝혔다.미국 정계에선 초당파적인 위로와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멜라니아(트럼프 대통령 부인)와 나는 바이든의 최근 의학적 진단 소식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우리는 질(바이든 전 대통령 부인)과 가족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며 바이든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 중 바이든 전 대통령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며 조롱거리로 삼았다. 또 재집권 뒤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난해 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올 1월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82)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퇴임 약 4개월 만이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지난 주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배뇨 증상이 악화한 후 전립선에서 새로운 결절이 발견돼 검사를 받았고, 금요일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진단 결과는 글리슨 점수 9점(등급 그룹 5)으로,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말기 위험하지만 생존율 높아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2~10점으로 계산된다. 8~10점은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등급 그룹 5는 1~5등급 체계 중 현미경에서 바라본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매우 달라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뜻한다. 미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진단되는 암으로, 미국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자 암 사망 원인 2위다.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진단 결과가 암 전이가 빠른 “공격적인 형태”라면서도 “호르몬에 민감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전 대통령은 현재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 머물고 있으며 그와 가족들은 호르몬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의료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처럼 전립선암 전이가 있는 환자는 원칙적으로 약물 치료에 나선다.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이 암 조직을 자극해 성장 및 진행시키는 암”이라며 “약물 치료를 통해 남성 호르몬을 차단, 암 조직 성장과 진행을 억제한다”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어 “전립선암 특징 중 하나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 암이 진행되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가늘게 나오면서 잔뇨감이 대표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생존률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 루테시움 등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주목 받고 있다. 김명 SNU건전비뇨기과 원장(전 이대서울병원 교수)은 “전립선암 환자 평균 생존율은 96%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초기 수술을 받은 환자는 5년 평균 생존율이 100%에 가깝고 뼈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률이 49%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아비라테론, 엔잘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 등 최신 표적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최신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국내 남성 암 2위… 고령화로 발병 증가전립선암은 유전적 소인, 남성 호르몬 영향, 고열량 지방 섭취 등 식이 습관 영향으로 6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암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남성 암 발병 2위로 환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전립선암 환자 수는 2만754명으로 2000년(1372명)보다 15배로 증가했다. 고령화로 60대 이후 발병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1942년 11월생으로 올 1월 82세에 퇴임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고령으로 인한 건강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6월 첫 대선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바이든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때인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이 46세에 뇌암으로 사망한 뒤 암 치료 정책을 적극 지원했다. 2016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발표한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코로나19 등으로 추진이 연기됐던 이 프로젝트를 새로 발족시키며 암 사망률을 25년 내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밝혔다.미국 정계에선 초당파적인 위로와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멜라니아(트럼프 대통령 부인)와 나는 바이든의 최근 의학적 진단 소식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우리는 질(바이든 전 대통령 부인)과 가족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며 바이든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 중 바이든 전 대통령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며 조롱거리로 삼았다. 또 재집권 뒤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난해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상공에 닥터헬기 1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광장에 모인 ‘2025 서울헬스쇼’ 참석자들의 시선이 하늘을 향했다. 오전 11시쯤 경기 수원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닥터헬기는 오전 11시 반경 서울광장 상공에서 저고도 선회 비행을 2회 정도 했다. 낮은 고도로 비행을 하자 사람들이 “와” 하며 함성을 질렀다. 헬스쇼 사회자는 마이크로 “지금 들리는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신호”라고 외쳤다. 서울광장 상공은 원래 비행금지 구역이지만 응급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든 출동해야 한다는 의미를 알리기 위해 이날 특별 허가를 받아 비행한 것이다. 고은실 중앙응급의료센터 센터장(직무대행)은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와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외상센터와 닥터헬기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면서 “드라마 속 장면처럼 중증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하늘길을 여는 닥터헬기의 실제 임무는 단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다는 것을 이번 서울헬스쇼를 통해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에 서울광장 상공에 닥터헬기가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0월에도 동아일보와 보건복지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서울광장과 덕수궁 상공에 닥터헬기 등 응급의료헬기 4대가 비행하기도 했다. 또 2023년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2023 서울헬스쇼’ 때도 닥터헬기는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 센터장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닥터헬기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은, ‘헬기가 곧 생명선’이라는 메시지를 국민께 시각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상징적 퍼포먼스이다”면서 “특히 평소 비행이 제한된 서울광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오프라인으로 만나보는 닥터헬기, 응급의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함께 이끌고자 했다”고 의의를 말했다. 서울헬스쇼는 15일까지 서울광장에서 도심 속 건강 축제로 펼쳐지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