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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정치적 허위 비방, 가짜뉴스(허위정보)를 만드는 사람과 세력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선거철 허위정보에 대한 무관용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총리는 “선거를 앞둔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은 민주주의의 공적”이라며 검찰과 경찰에 “가짜뉴스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라”고 지시했다. 6·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정부 정책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일부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金 “일체의 관용 없이 반드시 뿌리 뽑을 것”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공지능(AI) 악용 등 가짜뉴스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일체의 관용 없이 반드시 뿌리 뽑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김 총리는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어떤 형태로든 어떤 취지로든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통해 정치 질서나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검찰과 경찰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짜 뉴스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방미통위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다음 달부터 시도와 함께 합동감찰반을 운영하고, 공무원이 허위정보 제작·유포에 관여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언론의 자율심의 기능을 지원해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안은 72시간 내에 신속히 심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에 나선다. 검찰은 각급 검찰청에 선거전담수사반 구성을 완료하고 비상 연락체제를 가동 중이며, 경찰도 3일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허위사실 유포 포함 ‘5대 선거범죄’를 집중단속하고 있다.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검경 합동 담화문에서 “과학수사 등 모든 수사기법을 동원해 범행을 낱낱이 규명하고 해외 서버를 이용한 범죄도 국제 사법 공조로 추적할 것”이라고 했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특히 딥페이크 이용 선거범죄는 유통로를 추적해 최초 유포자·제작자까지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정통망법 근거 허위정보 강력 처벌 방침김 총리의 이례적인 강경 발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누차 밝혀 왔던 ‘허위조작정보 대응 종합대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선거 분위기를 흐리는 범죄에 너무 느슨해진 것 같다”며 “본격적인 선거철이 오기 전에 흑색선전과 관권선거, 금권선거 등 선거 관련 3대 중대범죄에 엄정 대응 지침을 미리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청와대가 악의적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검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언론과 유튜버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일각에선 김 총리가 ‘정부 정책 호도’나 ‘정부 인사 허위 비방’을 언급한 것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과 보수 유튜버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가짜뉴스 문제는 진보 정부나 보수 정부나 가리지 않고 늘 제기되던 문제로 이번에도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건 아니다”라며 “선거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총리가 의지를 가지고 가짜뉴스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근 방한한 미국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를 면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니덤 미 국무부 고문과 줄리 터너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부차관보 대행은 24일 손 목사와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에서 오찬을 나눴다. 손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 측에서 방한에 앞서 먼저 오찬과 면담을 제안해 와 만났다”며 “한국의 종교의 자유와 교회에서 발언하는 것으로 구속되는 사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현했고, 감옥 생활, 학교 등록 문제 등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손 목사에 따르면 국무부 방한단 실무 인사들이 오찬 전 별도로 2시간 정도 면담을 갖고 손 목사의 구치소 생활과 구속 환경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한다. 손 목사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교회 기도회 등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 등을 했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해 9월 구속됐고, 지난달 30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터너 부차관보는 손 목사 외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 해병 특검은 지난해 7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인 김 목사의 자택과 극동방송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J D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달 방미한 김민석 총리와의 만남에서 한국의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가운데 이번 면담으로 종교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는 미 국무부 인사들의 이러한 만남에 대해 “미 국무부는 연례 국무부 인권보고서, 인신매매 보고서, 국제 종교 자유의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자들과 소통해 오고 있고 이번 방한도 그런 소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가 매년 5, 6월경 의회에 제출하는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에 트럼프 2기 지도층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한국 사례가 담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한미 군 당국이 ‘프리덤실드(자유의방패·FS)’ 훈련 일정을 공동 발표하는 자리에서 야외 기동훈련 규모 등을 두고 공개 이견을 드러냈다. 비무장지대(DMZ)법,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 훈련에 따른 대립 등에 이어 잇따라 엇박자를 내면서 한미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25일 서울 국방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는 3월 9일부터 19일까지 FS 연습을 시행한다”며 “한미동맹의 연합 방위 태세 강화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를 지속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상 FS 기간 중 집중적으로 실시되던 야외 기동훈련인 워리어실드(WS)를 둘러싸고는 이견을 보였다. 한국 측은 “(야외 기동훈련은) 연중 균형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주한미군은 “중요한 것은 3월 FS와 WS가 대규모 방어적 훈련(major defensive-oriented exercise)으로 실시된다는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 측이 연중 분산 실시를 강조하며 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달리 미 측은 ‘대규모 훈련’이라고 공언한 것. 주한미군은 “FS 연습은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따른 훈련이고, 조약에는 (한미 공동의) 적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중국 위협 대응도 연습 목적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날 한미 공동 발표문에는 ‘북한’, ‘도발’ 등의 표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한미, DMZ법-서해 출격 이어 연합훈련까지 줄줄이 이견한미동맹 잇단 엇박자내달 9~19일 FS 연습 공동발표서韓 “야외기동훈련 연중 분산 실시”… 美는 “계획대로 대규모 실시” 이견일각 “美, 사령관 사과 논란 결례 인식… 대북카드로 훈련 활용에도 부정적”한미가 25일 자유의방패(FS·프리덤실드) 연합연습 일정(3월 9∼19일)을 발표하면서 FS 기간 야외 기동훈련(FTX) 문제는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혀 ‘동맹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24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심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주한미군 전투기의 서해 출격 훈련 관련 보도에 대해 한국 정부에 불쾌감을 표출한 데 이어 ‘동맹 파열음’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중 균형되게 실시” vs “계획대로 대규모로”한미 군 당국은 25일 FS 연습이 참가 전력과 병력 등 예년 수준에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위협 억제 등 연합방위 태세 강화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FS와 연계한 FTX인 ‘워리어실드’를 두고선 말이 엇갈렸다. 우리 군은 “연중 균형되게 실시할 것”이라고 했지만 미 측은 “확실히 대규모로 진행된다”며 이견을 드러낸 것. 양측은 이견은 아니라며 훈련 개시일(3월 9일)까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워리어실드의 규모·횟수를 둘러싼 견해차가 훈련 발표일까지 좁혀지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 반발을 고려해 FS 기간에 실시되는 워리어실드를 대폭 축소하자는 우리 측 입장에 미 측이 확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계획된 병력 장비가 전개된 상황에서 워리어실드를 연중 분산 개최하는 것은 미 측으로선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 다른 소식통은 “연합훈련이 대북 협상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주한미군 내 부정적 시각도 적잖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브런슨 사령관이 24일 이례적으로 한밤에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동맹 불협화음’이 뚜렷이 감지된다. 그는 최근 주한미군 전투기의 서해 상공 출격 훈련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항의를 받고 자신이 사과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린 대비 태세 유지를 두고 사과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당시 미중 전투기의 서해 대치 상황을 주한미군 탓으로 돌리는 듯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서운함과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한국 정부(국방부)가 관련 보도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동맹에 대한 결례라는 인식도 깔린 것”이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잇단 동맹 엇박자가 갈등 사태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유엔군사령부는 통일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DMZ(비무장지대)법’(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 승인 권한을 한국 정부가 소유)이 정전협정을 침해한다면서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우리 군이 DMZ 남측지역 내 철책선 이남 구역을 한국군이 관할하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 중이다. 유엔군사령관은 브런슨 사령관이 겸직한다. 또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재설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대북 감시 태세 약화 등을 우려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DMZ법과 연합훈련, 미중 전투기 대치 상황 등에서 한국이 동맹(미국)보다 북한과 중국을 더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美 비행금지구역 재설정 아직 동의 안 해” 이런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정부가 추진하는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복원에 대해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과 관련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의 통일된 입장을 정리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이런 것을 조율하라고 안보실이 있는 것”이라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공을 넘겼다. 앞서 정 장관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브리핑을 열고 비행금지구역 재설정을 놓고 “안보관계장관 간담회에서 관계 부처 간 충분한 협의와 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24일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비행금지구역 재설정 문제에 대해 “미국이 아직 동의하지 않았고,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혀 안보 부처 간 인식 차를 드러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근 방한한 미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를 면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J.D.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달 방미한 김민석 총리와의 만남에서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당시 구속된 손 목사를 언급하며 한국의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가운데 이번 면담으로 종교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클 니드햄 미 국무부 고문과 줄리 터너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부차관보 대행은 24일 손 목사와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에서 오찬을 나눴다. 손 목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측에서 방한에 앞서 먼저 오찬과 면담을 제안해 와 만났다”며 “한국의 종교의 자유와 교회에서 발언하는 것으로 구속되는 사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현했고, 감옥 생활, 학교 등록 문제 등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어 “니드햄 고문이 ‘밴스 부통령은 매일 만나는 사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사실상 (대통령)비서실장 역할을 하는데 이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공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손 목사에 따르면 국무부 방한단 실무 인사들이 오찬 전 별도로 2시간 정도 면담을 갖고 손 목사의 구치소 생활과 구속 환경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한다.손 목사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교회 기도회 등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 등을 했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해 9월 구속됐고, 지난달 30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터너 부차관보는 손 목사 외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 해병 특검은 지난해 7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인 김 목사의 자택과 극동방송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외교부는 미 국무부 인사들의 이러한 만남에 대해 “미 국무부는 연례 국무부 인권보고서, 인신매매 보고서, 국제 종교 자유의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자들과 소통해 오고 있고 이번 방한도 그런 소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가 매년 5~6월경 의회에 제출하내는 국제종교 자유 보고서에 트럼프 2기 지도층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한국 사례가 담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여권 발급 수수료가 다음 달 1일부터 2000원 오른다.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에 따라 여권 제조 비용이 오르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되는 것이다. 외교부는 23일 “2021년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으로 여권 제조·발급 원가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지난 20년간 여권 발급 수수료가 인상되지 않았다”며 “제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2000원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10일 여권 발급 수수료 인상을 위한 여권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10년짜리 전자복수여권의 경우 58면 기준 발급 비용이 5만 원에서 5만2000원, 26면은 4만7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만 8세 이상이 신청하는 5년짜리 복수여권은 58면이 4만2000원에서 4만4000원, 26면이 3만9000원에서 4만1000원이 된다. 만 8세 미만이 발급받는 5년 복수여권은 58면이 3만3000원에서 3만5000원, 26면이 3만 원에서 3만2000원으로 오른다. 1년 이내 단수여권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해외 긴급발급용 비전자 단수여권은 4만8000원에서 5만 원으로 조정된다. 기존 여권의 남은 유효기간만큼만 다시 부여받는 ‘잔여 기간 부여 여권’ 역시 2만5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여권 발급 비용은 여권 발급 수수료에 국제교류기여금을 더해 산정하는데 이번 개정에선 국제교류기여금(10년 복수여권 1만2000원, 만 8세 이상 5년짜리 복수여권 9000원)은 변동이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여권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권사무 대행기관을 확대해 여권행정 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고, 모바일 여권정보 증명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9차 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다시 추대됐다. 당 대회에선 집권 초부터 김 위원장을 지원했던 원로그룹이 중앙위원에서 물러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22일) 열린 9차 당 대회 4일 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조선인민군을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을 정력적으로 이끌어 어떤 침략 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리일환 당 비서의 총비서 추대 제의서에선 “국방이 선차냐, 경제가 선차냐 하는 문제 자체를 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사탕 알은 없어도 총알은 있어야 한다던 우리 인민의 신념이 이제는 사탕도 총알도 다 있어야 하며 우리는 결심하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들어 낸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됐다”고 했다.선대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완수하지 못한 국방과 경제 병진 성과를 과시하는 등 ‘김정은 시대’ 업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북한의 핵심 권력을 이루는 노동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도 대대적으로 교체됐다. ‘빨치산 2세’의 대표 인사로 북한 권력 서열 2위 대우를 받아 온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앙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 최룡해 외에도 군부의 대표 원로 격인 박정천 당 비서와 또 다른 빨치산 2세 오일정 당 민방위부장, 대남(對南) 업무를 도맡았던 김영철 당 고문, 리선권 당 10국 부장 등도 모두 중앙위원에서 퇴진했다.당 대회 종료와 맞물려 하루이틀 내에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공개한 ‘북한판 탄도미사일원자력잠수함(SSBN)’에 장착할 신형 다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동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9차 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다시 추대됐다. 당 대회에선 집권 초부터 김 위원장을 지원했던 원로그룹이 중앙위원에서 물러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22일) 열린 9차 당 대회 4일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조선인민군을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을 정력적으로 이끌어 어떤 침략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리일환 당 비서의 총비서 추대 제의서에선 “국방이 선차냐, 경제가 선차냐 하는 문제 자체를 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사탕 알은 없어도 총알은 있어야 한다던 우리 인민의 신념이 이제는 사탕도 총알도 다 있어야 하며 우리는 결심하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들어낸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됐다”고 했다. 선대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완수하지 못한 국방과 경제 병진 성과를 과시하는 등 ‘김정은 시대’ 업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재추대에 대해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위상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북한의 핵심 권력을 이루는 노동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도 대대적으로 교체됐다. ‘빨치산 2세’의 대표 인사로 북한 권력 서열 2위 대우를 받아온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앙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 최룡해 외에도 군부의 대표 원로격인 박정천 당 비서와 또 다른 빨치산 2세 오일정 당 민방위부장, 대남(對南)업무를 도맡았던 김영철 당 고문, 리선권 당 10국 부장 등도 모두 중앙위원에서 퇴진했다. 그 대신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를 자신이 직접 발탁한 새로운 인물들로 채웠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 후 김영철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올랐던 장금철이 중앙위원에 포함됐다. 다만 당 규약에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드 가드’들이 퇴장했고 원로 예우보다는 실무형 충성파 중심으로 인적 구성에 나선 것은 추진력과 긴장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고도의 통치전략”이라고 분석했다.당 대회 종료와 맞물려 하루이틀 내에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공개한 ‘북한판 탄도미사일원자력잠수함(SSBN)’에 장착할 신형 다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동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여권 발급 수수료가 다음달 1일부터 2000원씩 오른다. 2021년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으로 여권 제조·발급 원가가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해 20년만에 수수료를 올렸다는 것이다.23일 외교부에 따르면 10년짜리 전자복수여권의 경우 58면 기준 발급비용이 5만 원에서 5만2000원, 26면은 4만 7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만 8세 이상이 신청하는 5년짜리 복수여권은 58면이 4만2000원에서 4만4000원, 26면이 3만9000원에서 4만1000원이 된다. 만 8세 미만이 발급받는 5년 복수여권은 58면은 3만3000원에서 3만5000원, 26면은 3만 원에서 3만2000원으로 오른다. 1년 이내 단수여권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해외 긴급발급용 비전자 단수여권은 4만8000원에서 5만 원으로 조정된다. 기존 여권의 남은 유효기간만큼만 다시 부여받는 ‘잔여기간 부여 여권’ 역시 2만5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인상된다.외교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여권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권사무 대행기관을 확대해 여권행정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고, 모바일 여권정보 증명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근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일본 총리가 20일 재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국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우리나라(일본) 주변에서 (중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하고, 활발히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대(對)중국 견제 의사를 분명히 한 것. 그는 일본이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의 향상을 계속 추구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북-중-러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인도태평양의 빛나는 등대’”라며 “인도태평양을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다음 날 예정된 미국 방문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안보,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미일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와 같은 기본적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을 맞잡겠다”며 “일-미-한, 일-미-필리핀, 일-미-호주 등 다각적인 안보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이날 국회 외교 연설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외교 연설에서 밝혀 온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복한 것. 이에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마쓰오 히로타카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마쓰오 공사는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일본이 22일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후루카와 나오키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할 방침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당일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 초치 등 강력한 항의 의사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촉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의 향후 5년간의 경제발전 계획과 국방·대외정책 기조, 당·국가 지도부 인선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 노동당 9차 대회가 19일 평양에서 개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졌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굳혔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당 집행부 명단에서는 과거 대남 정책을 총괄해 왔던 김영철 10국 고문이 빠지고 ‘외교통’ 최선희 외무상이 새로 합류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교체도 이뤄졌다. 9차 당대회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문화하는 등 대남(對南) 강경 노선을 강화하려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한미 언급 안 한 金 “국가 지위 불가역적”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져 세계 정치 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5년 전 8차 당 대회에서처럼 핵과 미사일 개발 성과와 역량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비핵화 불가 입장을 넘어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통해 중국, 러시아로부터 핵보유국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당 대회를 맞아 러시아는 사상 처음으로 최대 정당인 통일러시아당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위원장 명의의 축전을 보내 각별한 지지를 표했고, 중국도 8차 당 대회와 유사한 형식의 축전을 보내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8차 당 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거론하면서도 “정치와 경제, 국방, 문화, 외교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또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에 충만돼 당 제9차 대회에 임하고 있으며 이는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인정했던 8차 당 대회 때와 달리 우크라이나전 파병 결정으로 러시아와 혈맹을 맺은 점 등을 들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수일간 진행될 당 대회에서 5년간의 핵·미사일 개발 방향과 군사·외교 노선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당 규약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직함을 ‘주석’으로 격상시켜 국가수반임을 공식화할지도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당 대회 집행부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으로, 8차 당 대회 때와 규모는 같지만 전체 59%에 달하는 23명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로그룹에 해당하는 김영철, 박봉주, 오수용, 최휘 등이 빠지고 박태성, 최선희, 노광철 등 현재 당·정·군의 핵심 간부들이 합류하면서 권력 지형도 재편됐다.● ‘적대적 두 국가’ 못 박나 정부는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당 규약에 명문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3년 말부터 남북 관계를 ‘민족 내부 문제’가 아닌 두 적대국 관계로 다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선언이 제도화되는 첫 단계로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되면 남북 대화 재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개회사에서 대남, 대외 메시지는 별도로 없었다”면서도 “집행부 구성에서 대남 인사가 빠져 있다고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남통으로 분류되는 김영철이 2선으로 물러나고 최 외무상이 집행부에 새롭게 포함된 것도 이 같은 대남 노선 전환을 명확히 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며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당 대회 주요 및 부대 행사에서 ‘백두혈통’ 4대 세습의 핵심인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등장해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의 서열 및 역할 재조정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 부부장은 8차 당 대회에 이어 이번 집행부에도 이름을 올리고 주석단에 앉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근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0일 재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국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우리나라(일본) 주변에서 (중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하고, 활발히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대(對) 중국 견제 의사를 분명히 한 것.그는 일본이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의 향상을 계속 추구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북-중-러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인도태평양의 빛나는 등대’”라며 “인도태평양을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다음 날 예정된 미국 방문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안보,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미일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와 같은 기본적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을 맞잡겠다”며 “일-미-한, 일-미-필리핀, 일-미-호주 등 다각적인 안보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국회 외교연설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외교연설에서 밝혀 온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복한 것. 이에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또 이날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마쓰오 히로타카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招致)해 항의했다. 마쓰오 공사는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일본이 22일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후루카와 나오키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할 방침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당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 초치 등 강력한 항의 의사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촉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의 향후 5년간의 경제발전 계획과 국방·대외정책 기조, 당·국가 지도부 인선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 노동당 9차 당대회가 19일 평양에서 개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졌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굳혔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당 집행부 명단에는 과거 대남 정책을 총괄해 왔던 김영철 10국 고문이 빠지고 ‘외교통’ 최선희 외무상이 새로 합류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교체도 이뤄졌다. 9차 당대회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문화하는 등 대남(對南) 강경 노선을 강화하려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한미 언급 안한 金 “국가 지위 불가역적”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져 세계 정치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5년 전 8차 당대회에서처럼 핵과 미사일 개발 성과와 역량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비핵화 불가 입장을 넘어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통해 중국, 러시아로부터 핵보유국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당 대회를 맞아 러시아는 사상 처음으로 최대 정당인 통일러시아당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위원장 명의 축전을 보내 각별한 지지를 표했고, 중국도 8차 당대회와 유사한 형식의 축전을 보내 힘을 실었다.김 위원장은 이어 8차 당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거론하면서도 “정치와 경제, 국방, 문화, 외교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또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에 충만돼 당 제9차 대회에 임하고 있으며 이는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인정했던 8차 당대회 때와 달리 우크라이나전 파병 결정으로 러시아와 혈맹을 맺은 점 등을 들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수일간 진행될 당대회에서 5년간의 핵·미사일 개발 방향과 군사·외교 노선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당 규약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직함을 ‘주석’으로 격상시켜 국가수반임을 공식화할지도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당대회 집행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으로, 8차 당대회 때와 규모는 같지만 전체 59%에 달하는 23명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로 그룹에 해당하는 김영철, 박봉주, 오수용, 최휘 등이 빠지고 박태성, 최선희, 노광철 등 현재 당·정·군의 핵심 간부들이 합류하면서 권력 지형도 재편됐다.● ‘적대적 두 국가’ 못 박나정부는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당 규약에 명문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3년 말부터 남북 관계를 ‘민족 내부 문제’가 아닌 두 적대국 관계로 다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선언이 제도화되는 첫 단계로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되면 남북 대화 재개에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개회사에서 대남, 대외 메시지는 별도로 없었다”면서도 “집행부 구성에서 대남 인사가 빠져 있다고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대남통으로 분류되는 김영철이 2선으로 물러나고 최 외무상이 집행부에 새롭게 포함된 것도 이같은 대남 노선 전환을 명확히 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며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기도 했다.당대회 주요 및 부대 행사에서 ‘백두혈통’ 4대 세습의 핵심인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등장해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의 서열 및 역할 재조정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 부부장은 8차 당대회에 이어 이번 집행부에도 이름을 올리고 주석단에 앉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내란·외환·반란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활동 목적으로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정원과 법제처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달 23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령안에는 국정원장이 내란·외환·반란죄 대응 업무와 관련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을 요청하거나 관련 정보를 요청했을 때 관할 부대장이 신속히 협조하도록 하는 근거가 담겼다. 새 개정령안은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12·3 비상계엄 당시 정보당국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해 6월 인사청문회 등에서 국정원이 내란·외환 정보 수집 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국정원에 조사권이 있는데 그 조사권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취약해서 군부대 안에도 못 들어간다”며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이번 조치가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내용과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소식통은 “기존에도 국방부나 합참 등에 국정원 직원들이 일주일에도 여러 번 출입해 관련 정보 활동을 하는 등 협조 체계가 탄탄하다”며 “향후 내란·외환·반란과 같은 범죄의 재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를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가정보원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내란·외환·반란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활동 목적으로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정원과 법제처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달 23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령안에는 국정원장이 내란·외환·반란죄 대응 업무와 관련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을 요청하거나 관련 정보를 요청했을 때 관할 부대장이 신속히 협조하도록 하는 근거가 담겼다. 새 개정령안은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중 시행될 전망이다.이번 조치는 12·3 비상계엄 당시 정보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해 6월 인사청문회 등에서 국정원이 내란·외환 정보 수집 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국정원이 조사권이 있는데 그 조사권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취약해서 군부대 안에도 못 들어간다”며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이번 조치가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국방부는 “내용과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소식통은 “기존에도 국방부나 합참 등에 국정원 직원들이 일주일에도 여러 번 출입해 관련 정보 활동을 하는 등 협조 체계가 탄탄하다”며 “향후 내란, 외환, 반란과 같은 범죄의 재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를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가정보원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13)에 대해 “후계 ‘내정 단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후계자 수업 중”, “유력한 후계자”라고 평가했던 국정원이 주애를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김씨 일가 4대 세습을 공식화한 것이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주애가) 공군절 행사 참석 등 군과 관련한 행사에 참석했던 부분, 혈통 계승의 상징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 시찰 때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는 점으로 미뤄 봤을 때, 후계자 수업에서 후계 내정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전했다. 주애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2013년생으로 알려졌다. 2022년 11월에 북한의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최초로 등장한 이후 올 1월 1일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1984년생으로 42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어린 나이여서 김 위원장이 어떤 계기에 후계를 공식화할지,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9차 당대회에서 주애에게 공식 지위가 주어질지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국가정보원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13)에 대해 “후계 ‘내정 단계’로 판단한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4대 세습이 사실상 공식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당국의 판단이 기존 “후계자 수업 중”에서 한 단계 나아감에 따라 이달 하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주애가 공식 직책을 맡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주애가 공식 후계자로 전면에 등장할 경우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9세에 ICBM 발사장 등장 이후 ‘후계 서사’ 축적주애는 2022년 11월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다. 김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등장한 9세(2013년생으로 추정) 딸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만 해도 후계 구도 시사보다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대를 이어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주애가 이듬해인 2023년 2월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면서부터 후계자설이 본격화됐다. 주애는 당시 귀빈석 중앙에서 김 위원장과 나란히 군부대를 사열했다. 같은 해 9월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원수’ 계급장을 단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주석단 특별석에 앉아 있던 주애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4년 이후엔 북한 매체가 주애에게 김 위원장과 같은 ‘향도’(영도) 표현을 사용하고, 주애가 공식 행사에서 사실상 의전 서열 2위에 준하는 위치에 서는 장면이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주애가 동행한 것이 확인되면서 주애의 후계자설에 힘이 실렸다. 주애는 올해 1월 새해 첫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처음 공개 참배하며 행렬 정중앙에 섰다. ● 국정원 “주애, 일부 시책에 의견 내… ‘후계 내정’ 판단” 국정원은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군 행사,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에서 주애의 존재감 부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애가)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됐다”며 “현재 후계자 내정 단계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고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여야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번 9차 당대회와 부대 행사에서 주애의 참석 여부와 의전 수준, 주애에 대한 상징어와 실명 사용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당 규약을 개정해 후계 구도를 시사하거나 주애에게 공식 직책을 부여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많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공유되고 직책이 주어지는 단계가 되면 명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애의 나이가 노동당 당원 가입 최소 연령인 18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변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김 위원장이 건재하고, 주애가 아직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하면 후계 내정 단계 진입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후계자 수업을 받다가 25세였던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됐다. 이어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며 후계자임을 공식화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북한은 한미 팩트시트,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전개에 그때마다 미국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방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정보위에선 2024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가덕도에서 피습당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김진성 씨가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 씨의 영향을 받았다는 취지의 보고도 있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새 정부 출범 후 진행된 대미 협상에는 일련의 패턴이 있다. 미국이 깜짝 발표(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를 하면, 청와대가 급한 불을 끄려 장관급 인사들을 ‘급파’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방미 길에 오른 인사들은 상대를 만나고 나와 “우리 측의 이야기를 잘 설명했고 미국을 이해(또는 설득)시켰다”고 전한다. 사태의 엄중함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25% 관세 재인상을 ‘통보’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잇따라 산업통상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외교부 장관이 미국으로 향했다. 결과는 ‘빈손 귀국’이었다. 설득에 실패한 장관들은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김정관 산업부 장관), “미국이 우리의 제도와 시스템이 자신들과 다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는 식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건 우리(정부) 문제가 아니라 국회 탓이고 미국의 무지와 오해 탓인 셈이다. 반면 외교안보 라인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 대정부 질문에서 방미 중 만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비관세 장벽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관세 인상으로 무역적자를 개선하려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 문제가 관세 인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뜻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보란 듯 “관세 합의가 흔들린 영향이 안보 분야에도 미친다”고 했다. 통상 라인의 관세 합의 관리 실패를 작심하고 지적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 장관은 “법안이 통과되면 관세 재인상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단들이 제각각인 건 책임을 외부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한미 간 제도의 차이가, 비관세 장벽이 상황을 악화시켜 어쩔 도리가 없다는 논리다. 때마침 12일 파행된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그런 책임 회피에 불을 붙일 좋은 땔감이 된다. 미국의 청구서는 계속 달라지고 압박이 거세지는데 누구도 정책적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돼 가고 있다. 책임을 외부로 돌려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상대로부터 ‘어퍼컷’을 맞고 수습하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정부 당국자들이 한자리에 앉아 현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고위직이 줄줄이 급파돼도 상황 전개를 막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다다른 이유가 정말 법안 때문만인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남 탓을 하는데 탓하는 이유들도 다르다 보니 협상 상대에겐 ‘내부 합의도, 공유도 안 되는 정부’로 비칠 수 있다. 그런 자중지란이 관세 폭탄보다 더 위험하다. 한미 정상 간 합의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를 도출하기까지 수개월간 분야별로 협상을 해왔더라도, 후속 조치를 이행할 땐 통상과 외교가 ‘이인삼각’으로 임해야 한다. 필요하면 한미 간 ‘외교·통상 장관 2+2회의’ 같은 형식도 염두에 둬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통보는 이미 상수가 된 지 오래다. 예측 불가능성마저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통상외교의 기본이다.신나리 정치부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반대해 오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제재 면제 조치를 승인하기로 하면서, 국내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 지원길이 다시 열리게 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북측이 인도적 지원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6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서 보류 중이던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 일정 중 해당 사안을 미 측에 제안했고, 미 정부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절차가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제정된 안보리 결의 1718호에 근거해 대북제재 이행을 감독하는 기구로 모든 결정은 이사국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북제재위에 보류돼 있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은 총 17건으로, 이 가운데 한국 관련 사업은 5건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3건과 국내 민간단체 사업 2건이며, 모두 과거 면제를 받았던 사업의 연장 승인 형태다. 나머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사업 8건, 미국 등 타국 비정부기구(NGO) 사업 4건으로, 주로 보건·식수위생 개선, 취약계층 영양 지원 등의 내용이다. 사업별 규모는 2억∼3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면제 승인을 받게 되면 조만간 제재위 공식 의결 절차를 거쳐 각 사업 시행기관에 통보된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돼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4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유연한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조치를 염두에 둔 듯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며칠 내로 어떤 새로운 진전 사항이 있을 것 같다”면서 ‘새로운 진전’을 두고 “북-미 대화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면제 승인 조치는 과거에도 진행된 통상적 절차인 데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 간 뉴욕 채널 등은 여전히 가동이 되지 않고 있어 실제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조만간 열릴 북한의 9차 당대회 이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흑해 북서부 우크라이나·루마니아 국경 인근에 있는 면적 0.17km²의 즈미이니섬. 고대 그리스인들이 섬에 세운 사원에 뱀이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뱀섬(Serpents Island)’이라는 명칭으로도 익숙하다. 이곳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날 가장 먼저 점령한 곳이자, 러시아군이 투항을 요구하자 섬 수비대가 “러시아 전함은 꺼져라”라며 저항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이전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해양 경계 획정을 두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뱀섬은 섬이냐, 아니냐”로 공방을 벌여 이미 유명해졌다. 독도(면적 0.187km²)보다도 작고 담수 자원도 부족하며 사람이 거주한 적이 없는 이곳을 우크라이나는 ‘진짜 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군인 100여 명을 주둔시키고 부두와 등대, 우체국을 세우는 것도 모자라 은행까지 급조했다. 인간이 살고 경제 활동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해양법상 바위가 아닌 ‘섬’으로 인정받고, 이를 기준으로 한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을 주장한 것이다. 뱀섬을 해안선 끝으로 삼으면 양국 사이의 중간선이 남쪽으로 쏠려 석유, 가스가 풍부히 매장돼 있는 수역을 차지하려는 의도였다. 이에 루마니아는 2004년 9월 “뱀섬은 외딴 암초일 뿐”이라며 ICJ에 우크라이나를 제소했다. 2009년 ICJ는 뱀섬을 우크라이나 해안 지형 일부가 아닌 ‘외딴 바위’로 보고 12해리 영해만 인정했고 뱀섬이 경계 획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루마니아의 손을 들어줬다. ICJ는 뱀섬을 배제하고 양국 본토 해안선을 기준으로 중간선을 확정해 분쟁 수역의 80%를 루마니아에 배분했다. 해양 경계가 경제·안보 논리가 아니라 객관적인 지리 기준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판결을 시작으로 국제 해양 경계 분쟁에서 중간선을 기본값으로 두는 흐름이 국제 표준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해역에 이 같은 판례가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2006년 유엔 해양법 협약 제298조에 따라 해양 경계 획정과 관련한 강제적 분쟁 해결 절차를 배제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뒤따라 배제 선언을 했다. 이 때문에 한중 해양 경계 획정은 국제 중재가 아닌 ‘당사국 간 협의’로만 해결 가능한 구조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당사국 간 협의로 유일하게 타결한 베트남과의 통킹만 경계 획정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역사적 근원과 육지영토 기준선을 강조하며 넓은 EEZ를 주장한 반면 베트남은 등거리 원칙(중간선)을 고수하면서 평등한 분할을 요구하며 맞섰다. 1993년부터 10년간의 협상 끝에 2000년 12월 ‘통킹만 경계 획정 및 어업 협정’을 체결해 2004년 6월 말 발효됐다. 중간선에 약간의 조정을 가미한 타협안으로 분쟁 해역을 공평하게 나눴고 공동 개발협정도 함께 맺어 경계가 불확실한 자원 지역은 같이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례처럼 분쟁국 간 신뢰가 부족할 때 공동 개발과 같은 실리를 연결고리로 해양 갈등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의) 통상 공약 이행과 관련해 미국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조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루비오 장관이 통상 및 투자 분야가 본인 소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한미 관계 전반을 살피고 있기에 이(미국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를 내게 전하라고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장관은 4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났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리어 대표는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이 초래할 수 있는 파장을 이해하지만,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한편,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서 반대해 온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과 관련해 제재 면제를 승인해 주기로 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수개월간 보류돼 있던 총 17개 인도적 사업이 조만간 대북제재위 의결을 거쳐 제재 면제를 부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