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샘물

이샘물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이노베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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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샘물 기자입니다.

evey@donga.com

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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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로에 선 한미FTA… “재협상땐 5년간 19조원 수출 손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끔찍한 협정’으로 규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이 맺은 모든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발효된 지 5년이 지난 한미 FTA도 미국 측이 재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재협상에서 쌀과 자동차에 대한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난 기계 철강 등에 대해서도 관세율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산업의 관세율이 오르는 것만으로 한국의 수출손실액이 약 19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180일 안에 규정 위반이나 남용 사례가 있는 무역협정을 조사해 해결책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FTA를 맺고 있는 한국과의 무역적자는 277억 달러로 문제인 미국 전체 무역적자 7000억 달러의 3.8%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한미 FTA도 주요 조사 대상 중 하나임을 명확히 한 셈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이 개시될 경우 “미국 측이 자동차와 쌀에 대해 새로운 쿼터를 요구하고 노동·환경 등과 관련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논의했던 규정들도 추가로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미 FTA를 다시 협상하는 과정은 어렵고, 한국의 새 정부에도 정치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자동차·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산업 등에 대한 관세율 조정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 측이 무역적자 급증 산업에 대한 관세율 조정이 이뤄지도록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관세율이 조정될 것을 전제로 분석한 결과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한국의 수출손실액이 최대 169억9300만 달러(약 19조37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한미 FTA 체결 이후 연평균 무역적자 증가액이 2억 달러(약 2280억 원) 이상인 자동차·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산업에 한정해 관세를 조정한다고 가정해 추정한 결과다.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관련 장관급 회의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했던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가능성 언급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미 FTA 개정 등을 위해선) 의회 통보 같은 절차가 필요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처럼 한미 FTA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것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재협상이 기정사실화한 만큼 통상 당국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TPP를 깬 미국이 TPP에 들어가 있는 많은 내용을 NAFTA 재협상에 집어넣고 있다. 한국이 TPP 가입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을 한미 FTA 재협상에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요청하는 내용을 차근차근 봐가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이샘물 기자 / 뉴욕=부형권 특파원}

    •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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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수차례 경고음 무시… ‘협상 달인’ 트럼프에 한방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의지를 내비치면서 한미 경제동맹에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종료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잇달아 한미 FTA 재검토 발언으로 군불을 지핀 뒤 트럼프 대통령은 FTA 자체를 없애 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재협상 방침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보와 통상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압박에 나선 미국에 제시할 카드가 마땅치 않아 한국이 FTA 재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 ‘폐기’는 트럼프의 전략적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추진한 끔찍한(horrible) 협정”이라며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폐기(terminate)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상상하지 못했던 과격한 발언이라 진위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비용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물린 것이라 상황이 간단치 않다. FTA 재협상을 안보 청구서로 내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일종의 전략으로 보인다. 예측할 수 없는 과격한 발언을 던져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고 향후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방식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도 이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캐나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NAFTA 탈퇴 행정명령을 검토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신속하게 NAFTA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혜선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미국이 폐기라는 과격한 단어를 선제적으로 사용한 것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카드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의중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몇 차례 경고 신호에도 안이했던 정부 대응 한국 정부가 그동안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폐기 의지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도 미국이 한미 FTA를 손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폐기를 언제 선언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선언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한국 측)은 준비가 돼 있다. 펜스 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미 이런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펜스 부통령이 1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한미 FTA를 손질(reform)하겠다”고 밝혔을 때 “재협상이 아니라 조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아시아의 최우선 우방국인 일본이 강력히 희망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탈퇴한 상황에서 한미 FTA 재협상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랐지만 정부는 “아직 전달받은 게 없다”며 안이하게 대응했다. 문제는 우려가 커지는데도 산업통상자원부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된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 트럼프 발언의 취지와 배경 등 구체적인 사항을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는 발언만 되풀이했다. 또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로스 장관을 만나고, 최근 우태희 차관이 방미해 차관급 회동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산업부는 한미 FTA 대응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내건 통상조직 개편 공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재계도 트럼프의 발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발언이 글로벌 보호주의의 확산을 촉발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이세형·이샘물 기자}

    • 201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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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주 마법’에 끌려… 기업들 지주사 전환 잰걸음

    기업들이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피해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백지화로 상법 개정안 입법 전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려던 기업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중 올해 들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인 기업은 11곳이다. 지난달 크라운해태제과와 APS홀딩스 등이 인적분할 후 재상장을 완료했고 매일유업과 오리온 등이 재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달 25일엔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4개 계열사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덩치 큰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비상장사까지 합하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곳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낯선 기업들까지도 ‘홀딩스’라는 이름을 달고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지주회사는 162개로 전년 같은 기간 140개보다 22개가 늘었다. 기업들이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 때문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사업회사가 가진 자사주 비율만큼 지주회사도 새로 주식을 배정받는다. 현행 상법에서는 이 과정에서 원래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의 의결권이 다시 살아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런데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금지해 이 같은 ‘자사주의 마법’을 차단한다.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배주주의 지분이 높지 않은 기업들이 자사주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다. 여기에다 7월 1일부터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주회사 자산 요건이 종전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지난달 인적분할에 나선 매일유업과 오리온은 자산 규모가 각각 1929억 원, 3290억 원으로 7월 이후로는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자산 규모 기준 1000억 원 막차를 타려는 기업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 중인 기업들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 전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경영권 승계와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는 다른 기업들도 삼성의 행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포기 과정과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 규제가 부활하면 정책을 신뢰한 기업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이샘물 기자}

    • 201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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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안한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체제 전환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실익이 없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오히려 막대한 지주사 전환 비용이 소요되는 등 경영 역량 분산 우려가 있다는 것도 판단의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1∼3월)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앞으로도 삼성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며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 맞물려 수년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어왔다.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주제안을 하면서부터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한 것은 정치권에서 지주사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가 의무적으로 가져야 하는 자회사 지분 기준이 높아지면 지주사 전환 비용은 막대하게 불어난다. 또 지주사 전환이 마치 재벌기업의 승계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강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5조 원(27일 종가 기준) 규모의 기존 자사주를 모두 소각한다는 ‘깜짝’ 발표도 내놨다.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높았던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샘물 evey@donga.com·서동일 기자}

    •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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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분 정리 어렵고 의결권 규제 장벽… “得보다 失” 판단

    “비용 대비 편익 측면에서 이로울 게 없다.” 삼성전자가 27일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주사 체제는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벗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강력한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당장 20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자사주 의결권 제한, 지주사 요건 강화 등에 따라 이 금액이 60조 원 이상이 될 수 있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던 삼성은 결국 현재 구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경영권 승계 이슈화한 지주사 전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불거진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부터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해 왔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2014년 당시 0.57%(현재 0.60%·이하 보통주 기준)였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주 제안이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그해 11월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중립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법률 세무 등 실무적 부분을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인적 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은 분할 후 신설된 법인들의 지분을 원래 지분대로 나눠 갖는다. 이 회장 일가와 삼성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도 양쪽 회사 지분을 18.3%씩 갖게 된다. 삼성전자는 전체 발행 주식의 12.9%에 달하는 자사주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없다. 인적 분할 후 지주회사는 분할된 사업회사의 지분 12.9%를, 사업회사는 자사주 12.9%를 보유하게 된다. 현행법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가지도록 하고 있다.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의 지분 7.1%를 더 사야 하는데 이 돈이 20조 원을 상회한다.○ 지주사 전환 실익도, 현실성도 없어 국회에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도 악재다. 해당 법안들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분할할 때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거나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막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현재 12.9%인 자사주를 활용하지 못하면 지주회사는 사업회사 지분 20%를 통째 사야 한다. 60조 원 이상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지분 기준을 20%에서 30%로 높여야 한다는 대선 공약이 현실화하면 이 규모는 더 불어날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행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보험업법도 난관으로 꼽힌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지분을 총 8.87%(삼성생명 7.55%, 삼성화재 1.32%) 갖고 있다. 금융회사가 가진 비금융 계열회사 지분이 5%가 넘을 경우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지 못하면 나머지 3.87%는 팔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는다. 가뜩이나 특수관계인 지분이 20%가 채 되지 않는데 이를 더 낮추는 것은 삼성에 큰 부담이다.○ 사업구조 어떻게 가나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보통주 1798만1686주, 우선주 322만9693주)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다. 27일 종가 기준 45조 원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최고기록인 37조 원(2013년)보다도 20% 이상 많은 초대형 규모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아예 ‘제로(0)’로 만들면서 지주사 전환을 둘러싼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와 무관하게 스스로 지주회사 전환으로 가는 길을 끊었다는 것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삼성으로서는 당분간 엎드리면서 기존 상태 유지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긁어 부스럼을 내지 않겠다는 ‘복지부동’ 태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미래를 위해 투자할 재원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결국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전환 검토가 백지화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현행 지배구조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는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소각 소식에 전날보다 2.43% 오른 2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시가총액도 306조 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상장사로선 처음으로 30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이후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6.84% 하락한 1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SDS도 6.48% 떨어졌다. 삼성SDS는 유가증권시장 최초로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됐다.이샘물 evey@donga.com·서동일·신민기 기자}

    •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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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I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인수… 지분 83.5% 사들여 100% 보유

    OCI가 26일 이사회를 열고 일본 화학 기업인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 자회사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OCI는 지난해 10월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지분 16.5%를 265억 원에 사들였다. OCI는 이번 결정으로 나머지 지분 83.5%를 약 1990억 원에 인수하게 됐다. 2009년 설립된 도쿠야마 말레이시아는 연간 폴리실리콘 2만 t을 생산할 수 있다. OCI는 말레이시아 생산 제품이 중국과 미국 등에 수출할 때 규제가 적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의 대형 수력발전소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받아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이우현 OCI 사장은 “태양광 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할 글로벌 생산기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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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화학업종 호황에 함박웃음

    ● 수출 급증에 즐겁고1분기 석유제품 1억1778만 배럴 사상최대올해 1분기(1∼3월) 경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사들(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이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이 총 1억1778만2000배럴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의 1억1064만 배럴보다 6.5%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전 분기로 범위를 넓히면 역대 4번째로 많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1분기에 74억5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6.0% 늘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 단가가 배럴당 평균 63.3달러로 높아진 덕분이다. 지난해 1분기 수출 단가는 배럴당 평균 40.6달러였다. 분기 수출액이 70억 달러를 넘은 것은 2015년 3분기(7∼9월)의 74억8000만 달러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분기 국내 주요 수출품목 순위에서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에 이어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는 8위였다. 대(對)중국 수출이 전체의 18%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중국 경유 수출은 전년 동기의 2배로 늘었다. 중국 정부가 연료유 환경 규제를 강화해 저유황 고품질 경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억대 연봉에 신나고기업 평균연봉 분석… ‘억대’ 절반이 화학국내 500대 기업 중 억대 평균 연봉을 주는 곳의 절반은 에너지·화학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기업 334곳의 직원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 이상인 곳은 12개사였다. 여천NCC가 1억199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화토탈(1억1500만 원), GS칼텍스(1억1310만 원), 대한유화(1억1200만 원)가 2∼4위를 차지했다. 에쓰오일(1억1080만 원)과 SK이노베이션(1억100만 원)은 각각 6위, 11위였다. 그 외 억대 연봉 기업은 코리안리재보험(1억1100만 원·5위), 신한금융지주(1억1000만 원·7위), 삼성전자(1억700만 원·8위), SK텔레콤(1억200만 원·9위) 등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들의 직원 평균 연봉은 7400만 원이었다. 지난해 7250만 원보다 150만 원(2.0%)이 올랐다. 업종별 평균 연봉은 증권(8920만 원)이 가장 높았고 유통(3740만 원)이 가장 낮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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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수 부회장 “풍선처럼 스스로 뜰수있게 현실 안주말고 체질 강화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직원 모임에서 ‘풍선론’을 제시하며 사업 체질 강화를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풍선이 하늘에 떠 있으려면 공기가 가득 차 있는 팽팽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팽팽함을 좌우하는 공기의 양은 실제로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온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언제든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힘으로 언제든지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은 1분기(1∼3월)에 6조4867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6년 만의 최대치인 7969억 원이다. 박 부회장은 “실적이 조금 나아졌다고 자만한거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바이오 등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연구개발(R&D)에 조 단위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언제나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강한 체질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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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닉스-이노 ‘역대급’ 실적… SK, 양날개 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1∼3월) ‘역대급 실적’으로 SK그룹의 양대 캐시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39%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부문이 지금까지 주력 사업이던 석유 부문을 뛰어넘으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기대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이 6조2895억 원, 영업이익은 2조4676억 원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339% 늘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기록은 각각 5조3600억 원(지난해 4분기·10∼12월)과 1조6700억 원(2014년 4분기)이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률로 39%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1분기의 33%를 뛰어넘는 창사 이래 최고치다. 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되기 전인 2004년 2분기에 영업이익률 40%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당시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금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7%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61%나 늘어났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른 덕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각각 5%, 3% 줄었지만 평균 판매가격은 24%, 15% 올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 제품인 DDR3 4Gb(기가비트)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75달러(3월 31일 기준)로 9개월 전 1.25달러에 비해 1.5달러(120%)나 뛰었다. 낸드플래시(3.56달러)도 올 들어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48%), SK하이닉스(25%), 미국 마이크론(19%) 등 ‘빅3’가 92%를 독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상반기(1∼6월) 5조 원, 연간으로는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스마트폰의 듀얼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지원을 위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데이터센터 설립이 늘어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수요가 20% 정도 늘겠지만 공급 업체들은 3차원(3D) 낸드 투자 부담에 따라 생산을 늘릴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로부터 분리된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필요한 실탄 여유도 갖게 됐다. 1분기에 법인세 등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8987억 원이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실적 발표 후 열린 화상회의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4조872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370억 원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SK이노, 화학영업익 6년새 3배로 SK그룹 계열사 중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 11조3871억 원, 영업이익 1조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19%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건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3개 분기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특히 화학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며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화학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4547억 원)은 석유사업(4539억 원)을 뛰어넘으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화학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0년 3873억 원에서 지난해 1조2323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 윤활유사업까지 합한 비(非)석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5496억 원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으로 포트폴리오가 진화하며 회사의 신성장동력이 된 셈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분기 성과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가 예측 및 운영 최적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 및 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고 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이샘물 기자}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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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불균형 완화하려면 소득별 지원 안심소득제가 기본소득제보다 효과적

    국민 모두에게 동일한 최저 생활비를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보다 소득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는 ‘안심소득제’가 소득불균형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심소득제의 소득불균등 완화 효과 및 소요 예산 추정’ 보고서를 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소득재분배를 위해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경연이 제안한 안심소득제는 기준소득에서 실제소득을 뺀 나머지 금액의 40%를 지원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는 4인 가구는 기준소득(5000만 원)에서 실제소득(0원)을 뺀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2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한경연은 안심소득제를 실시하면 소득불평등 측정 지표인 지니계수가 0.332(2015년 기준)에서 0.250으로 0.08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면 같은 가구의 지니계수가 0.285로 0.047포인트만 하락한다. 안심소득제 시행에 필요한 지원예산 규모는 연간 37조3026억 원, 각종 사회수혜금 절약분을 감안한 순 예산은 24조8529억 원으로 분석됐다. 기본소득제로 똑같은 효과를 내려면 순 예산 143조2168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한경연은 추정했다. 이는 2015년 보건·복지·고용 분야 정부 전체 예산 120조4000억 원의 1.2배에 달하는 규모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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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호황때 과감히 사업재편”… 메이저 화학사들 인수합병 바람

    글로벌 화학업계의 대형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화학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을 때 미리 사업 재편을 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특수화학기업 랑세스는 미국 화학사 켐추라 인수에 필요한 공식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켐추라는 난연(難燃)제 및 윤활유 첨가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업체다. 기업 가치는 24억 유로(약 2조9280억 원)에 이른다. 랑세스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이번 M&A를 계기로 글로벌 첨가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됐다. 랑세스는 켐추라를 품에 안으면서 2020년까지 연간 약 1억 유로(약 1220억 원) 규모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엑손모빌은 싱가포르에 있는 주롱아로마틱스코퍼레이션(JAC)의 정유·화학 복합시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JAC는 2014년 총 24억 달러(약 2조7360억 원)를 투자해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분해시설과 석유화학시설을 지었다. 이후 중국에 파라자일렌(PX) 등을 공급하다 2015년 9월 파산했다. 엑손모빌은 싱가포르에 연간생산 100만 t 규모의 자사 최대 PX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JAC 생산시설을 인수하면 엑손모빌의 PX 생산능력은 180만 t으로 확대된다. 석유제품 생산도 250만 t 늘릴 수 있다. 글로벌 M&A가 활발해진 시기는 2014년 유가가 급락한 이후 안정적 ‘저유가 시대’가 열린 2015년부터다. 남장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료 가격에 영향을 주는 유가가 2015년부터 낮게 유지된 반면, 제품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화학기업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반짝 효과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2015년 12월 합병을 발표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국영업체인 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 인수 발표(2월), 독일 화학업체 바이엘의 미국 종자회사 몬산토 인수 발표(9월) 등이 이어졌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면 더 잘하는 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불황기를 대비해 호황기에 과감하게 사업 재편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맞고 있다. LG화학은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6년 만에 최대치인 7969억 원이었다.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도 화학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M&A 시도는 잇달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미국 액시올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했다. 최근에는 JAC 인수에 참여했으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국 BP의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50%)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2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다우케미컬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게 그나마 성공 사례로 남았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기업들이나 국내 기업들이나 (M&A에 있어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밀리다보니 인수에서 실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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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황금연휴 中企엔 ‘그림의 떡’

    5월 초 징검다리 연휴 기간 대다수 대기업의 사무직 근로자들은 최장 11일의 ‘황금연휴’를 누린다. 반면 상당수 중소기업은 사무직과 생산직 할 것 없이 달력의 ‘빨간 날’까지 일터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주 중소제조업체 250개 사를 조사해 내놓은 ‘2017년 임시휴무 계획’에 따르면 5월 2일과 4일, 8일 중 하루 이상 휴무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절반 수준인 54%에 머물렀다. 중소기업의 30.4%는 휴무 계획이 전혀 없었고, 15.6%는 아직 휴무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5월 초에는 근로자의 날(5월 1일), 부처님오신날(3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이 있다. 공휴일 사이 낀 날에 휴무가 주어지면 근로자들은 4월 29일부터 대통령선거일(9일)까지 최장 11일간 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휴무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납품기일 준수’(33.3%), ‘가동 중단으로 인한 생산량·매출액 타격’(29.2%) 등을 이유로 들었다. 휴무일은커녕 공휴일마저 못 쉬는 중소기업도 많았다. 중소기업의 34.1%는 5월 1일 근무한다고 답했고, 3일 23.7%, 5일 11.1%가 평소처럼 근무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선거일로 임시공휴일인 9일에 쉬겠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49.6%로 절반에 못 미쳤다. 반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5월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 기회를 갖도록 임직원들에게 공동 연차와 권장 휴무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분위기다. 효성과 한화케미칼은 5월 2, 4일에 전 임직원이 공동 연차를 내고 업무를 쉬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5월 4일 공동 연차를 실시한다. LG전자와 한화테크윈은 다음 달 2, 4일을, LG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2, 4, 8일을 권장 휴무일로 지정했다. 포스코는 4일을 권장 휴무일로 정하고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연차를 내고 휴가를 쓰도록 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그룹, 현대중공업그룹도 회사 차원의 휴일은 없지만 직원들이 연차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도 별도의 공동 연차 없이 개인적으로 연차를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도 생산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처럼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곳은 연휴에도 임직원들이 교대로 계속 근무해야 한다. 효성 등 공동 연차를 쓰는 기업도 평소처럼 교대 생산을 계속한다. 이 때문에 생산직은 공동 연차를 별도로 시행하거나 임시 휴무를 하지는 못한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들이 납품기한 연장 등의 방법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함께 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민지 jmj@donga.com·이샘물 기자}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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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30대 그룹 중 20곳 시총 늘어

    국내 30대 그룹 3곳 중 2곳은 최근 1년간 시가총액(시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176개사의 시총(21일 종가 기준)을 지난해 1월과 비교한 결과 20곳의 시총이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상장 계열사가 없는 부영과 주식 거래가 정지된 대우조선해양은 제외됐다.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미래에셋으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 효과를 봤다. 미래에셋 시총은 100.6% 급증했다. 두산은 구조조정 효과로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1986% 폭증한 데다 두산밥캣 상장 등으로 시총이 84.4% 불어났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끝에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총이 각각 69.9%, 56.3% 늘었다. 이어 삼성(33.8%), SK(30.1%), LS(29.5%), 대우건설(27.0%), 대림(25.9%), 에쓰오일(22.1%), 한국타이어(21.8%), GS(17.0%), 롯데(14.0%) 등도 시총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조사 대상이 된 3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총 969조9142억 원으로 지난해(817조315억 원)에 비해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0.4%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이 같은 선전은 실적 호전 덕이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조25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18조1527억 원) 늘었고 매출액 역시 4.2%(61조2511억 원) 늘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시총이 무려 50.5%나 급증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시총 증가액(106조2472억 원)은 30대 그룹 전체 시총 증가액의 69.5%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경제주평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가 견고한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과잉설비 축소로 이익구조가 개선되며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유로존도 실업률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도 올해 2월 실업률(2.8%)이 1994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시장도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수출 회복이 관건인 가운데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 덕분에 직간접적으로 생긴 일자리는 모두 408만 개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날 ‘수출의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2624만 명 중 약 15.5%를 수출산업이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이 현재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혜정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앞으로도 수출에 의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한국이 주요국 수출시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대응책과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샘물 evey@donga.com·이은택 기자}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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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속의 이 한줄]창업형 인재 원한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 당신의 앞을 막는 두려움의 물살에 휩쓸리기보다는 그 물결을 타는 법을 배워서 예전엔 가능하리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어떨까?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오프라 윈프리·북하우스·2014년) 》 얼마 전 창업보육 업무를 하는 분을 만나 “한국에서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부모들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하고, 유명한 기업에서 일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가정에서부터 체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수 인재들이 ‘말 잘 듣는 효자, 효녀’로서 새로운 도전을 기피하고 익숙한 길만 걷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자녀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며 불안정한 길을 걷길 원하는 부모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모험을 감수하는 젊은이들이 적은 사회는 불행하다. 새로운 발상, 새로운 시도 없이는 새로운 돌파구와 혁신이 탄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 오프라 윈프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제시한다. 남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꿈을 위해 발걸음을 내디딜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념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에서는 “난관에 부닥치고 넘어지기도 할 것이며, 당신더러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나약해지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두려움이 치솟거나 의심스러운 마음이 생겨나 당신을 비틀거리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그와 동시에 저자는 “하지만 포기한다면 그 결과는 더 끔찍하다”며 이렇게 강조한다. “때때로 당신은 끔찍한 고착 상태에 몇 년씩 갇혀 있게 될지도 모르며, 너무나 많은 날들을 후회에 몸부림치며 살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더라면 과연 내 삶은 어땠을까’ 하고 언제나 궁금해하며 살지 모른다.” 이 책은 저자가 “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뒤 오래도록 곰곰이 생각하며 정리해온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품은 가장 멋진 꿈을 추구할 용기를 낸다면 삶의 가장 진한 보상을 받고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걸 나는 확실히 알고 있다”고 조언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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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에너지-GS글로벌 印尼 석탄광사업 진출

    GS그룹 에너지 계열사들이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사업에 나란히 진출한다. GS에너지와 GS글로벌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주(보르네오 섬)의 ‘BSSR석탄광’ 지분 14.74%를 약 4500만 달러(약 54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GS에너지가 9.74%, GS글로벌이 5.00%를 인수한다. 두 회사는 이 탄광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석탄 물량에 대해 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아시아 시장에 산업용과 발전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GS에너지는 인도네시아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 내 민간발전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정유·화학, 전력·집단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 개발 사업에서 석탄광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게 됐다. GS글로벌은 기존 석탄 트레이딩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에서는 에너지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GS에너지와 트레이딩 자회사 GS글로벌이 힘을 합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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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 1분기 매출, 사상 첫 6조원 돌파

    LG화학은 1분기(1∼3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4867억 원, 796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1%, 74.1% 증가한 수치다. 분기 매출액이 6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8313억 원) 이래 최대치다. 기초 소재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기초 소재 부문은 시황 호조로 제품 마진이 높게 유지돼 매출 4조4953억 원, 영업이익 7337억 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또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흑자(293억 원)로 전환했다. 생명과학 부문(206억 원)과 자회사 팜한농(504억 원)의 수익성도 증가하는 등 다른 사업 부문 실적도 개선됐다. LG화학은 “2분기(4∼6월)에도 기초 소재 부문의 양호한 시황이 지속돼 각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증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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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현 SK사장, 美법인 방문 현장경영

    장동현 SK㈜ 사장이 현장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장 사장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에 있는 SK바이오팜의 미국법인 ‘LSI(Life Science Inc.)’를 방문했다. SK바이오팜은 SK㈜의 100% 자회사다. 이번 미국행은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의 임상 진행 상황을 점검하려는 목적이다. 올해 초 취임한 장 사장의 현장 방문은 지난달 경북 영주 SK머티리얼즈 공장 이후 두 번째다. 2007년 개발하기 시작한 뇌전증 신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최근 임상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LSI 주도로 18개국에서 안정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르면 올해 말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뇌전증 신약 상업화는 SK㈜ 출범 이후 최고 성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글로벌 종합제약사’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SK바이오팜의 조정우 대표와 서배스천 보리엘로 최고마케팅책임자(COO) 등을 만나 신약 판매 전략과 글로벌 시장 진입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바이오팜은 22∼28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 ‘AAN(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에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장 사장은 SK㈜ 창립 기념일을 하루 앞둔 19일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혁신을 재차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 전문 지주회사라는 비전 아래 올해를 ‘딥 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안정적 성장 속에서 혁신을 가속화하자”고 당부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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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공헌 Together/삼성전자]“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한다” 삼성전자 ‘미래인재 육성-사회현안 해결’ 나서

    삼성전자는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밝고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왔다. 199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을 창단하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철학이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는 2004년 ‘나눔 경영’을 선포하고 사회공헌 활동의 전문화, 체계화를 추진해 왔다. 2010년에는 사회공헌의 범위와 대상을 전 세계로 넓혔다. 2012년부터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업 역량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임직원 봉사팀을 조직하고 있다. 재정적인 기부와 노력 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가 지닌 핵심 역량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온 것이다. 특히 임직원의 재능과 사업역량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인 ‘미래 인재 육성’과 ‘사회 현안 해결’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래 인재 육성 위한 사회공헌 삼성전자는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이 창조적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청소년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SW 교육은 초중고교생들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쉽고 재미있게 SW를 가르치는 데 초점을 둔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 운영 5년차를 맞아 더욱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새로운 교육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제시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점점 복잡해져서 분절된 지식으로는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전국의 교사, 교수 등 교육 전문가들이 모인 미래 교사단을 통해 학년, 수업 시수, 수업 형태 등 기존의 틀을 깬 다양한 교육 혁신 실험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양한 과목의 지식을 융합하고 SW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업 등 미래 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시범 수업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한다. 아울러 일반 학교에서도 미래 교육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교육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SW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상상을 SW로 구현하고 겨루는 장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와 2015년 제1회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는 제2회 대회를 열었다. SW에 관심 있는 전국 초중고교생은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대회에서는 학생들에게 매년 공통 주제가 제시된다. ‘우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진행된 제2회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2294개 팀, 6125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감안해 IT 융합 관련 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단순 기부 중심에서 탈피해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스마트스쿨’을 도입했다. 이는 IT 혜택을 지역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삼성 스마트스쿨 시스템은 태블릿(갤럭시 노트 시리즈), 전자 칠판, 삼성 스마트스쿨 솔루션, 무선 네트워크 등으로 이뤄진 최첨단 교실 수업 운영을 위한 시스템이다. IT를 바탕으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해 학생별 수준과 적성에 맞는 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게 하는 데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스쿨은 학생과 교사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교사의 스마트기기 활용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30시간 교사 연수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고려대 사범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스마트스쿨을 적용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인지능력 개발 관련 연구를 병행했다. 2012∼2015년 4년간 전국 스마트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은 스마트스쿨이 지원되지 않은 학교 학생들보다 학습 동기, 사고력, 교사의 혁신 노력, 학생 수업 참여의 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전문성과 사업 역량 활용 삼성전자는 사회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목적으로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업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을 2013년 시작했다. 우리 주변의 불편함과 사회 현안을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뒤 직접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대상에 제한이 없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멘토는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을 돕는다. 우수한 솔루션은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실행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나눔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실천할 대학생 봉사단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Volunteer Membership)’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에서 대학생 200여 명을 선발하고 있다. 봉사단으로 선발되면 1년 동안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월 1회 정기봉사를 직접 기획해 실행하고, 사회 현안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올해 2월에도 전국 64개 대학에서 200명을 선발했다.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은 12월까지 11개월간 삼성전자 임직원인 ‘지도 선배’와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수 봉사단원은 해외 봉사에 참여할 기회도 얻게 된다. 지도 선배들은 대학생 봉사단이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발굴 및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또 대학생 봉사단의 진로, 직업에 대한 멘토링도 진행한다. 대학생 봉사단이 직접 사회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 방법을 고안해 실행하는 창의 봉사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학생 봉사단에서 제시한 사회문제 해결 솔루션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보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는 2010년부터 매년 임직원들이 개인 연차를 사용해 1주일간 해외에서 지역별 맞춤형 봉사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처음으로 세네갈에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했다. 이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 등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총 1300명의 임직원이 34개국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임직원 봉사단은 지난해 8∼11월 6개국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총 180여 명의 봉사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을 방문했다. 임직원 봉사단은 현지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IT, SW 교육을 실시하고 PC 등 IT 교육 시설 개선 작업도 실시했다. 지역 사회 주민들이 꼭 필요한 지원을 파악해 현지 맞춤형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페루 케냐 코트디부아르 등 7개국에 250명의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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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K에어항공 투자로 저비용항공 진출

    한화그룹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뛰어든다. 한화는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K에어항공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고 12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를 총 16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K에어항공은 충북 청주에 기반을 둔 신생 LCC다. 지난달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와 A320 항공기 8대에 관한 주문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K에어항공은 앞으로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동북아 지역을 잇는 국제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충북과 중국, 대만, 일본을 잇는 저비용 항공 사업 모델이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다는 판단에서다.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을 쌓아 왔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가 LCC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에서는 한진그룹(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대기업이 경쟁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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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병합발전 활용 미세먼지-온실가스 절감을”

    국내에서 부쩍 심각해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단 에너지 열병합발전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변화센터 주최로 열린 ‘열병합발전의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국가 에너지믹스에서의 역할’ 세미나에서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열병합발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편익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송전탑 건설에 따른 보상 비용 등 사회적인 갈등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병합발전은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하는 것보다 전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는 열병합발전이 2050년까지 35Gt(기가톤)의 온실가스를 저감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열병합발전을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유럽 국가의 지원책을 소개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10개국은 열병합발전 설비에 대한 조세 감면을, 핀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등 5개국은 투자 보조를 해 주고 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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