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장윤정 차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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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사람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yunjung@donga.com

취재분야

2026-05-26~2026-06-25
칼럼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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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3%
  • 2700여 참가자들 “파괴시대 혁신 솔루션 찾았다”

     “질문이 쏟아져 답변할 시간이 모자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젊은 청중의 에너지에 오히려 내가 큰 자극을 받았다.”(대니얼 핑크 박사)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 행사 이틀째인 8일에도 파괴 시대에 혁신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는 청중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 행사장을 가득 메운 27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열정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혁신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조직이 워낙 커서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가?” “‘리더는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떤 뜻인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동아비즈니스포럼은 이 같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국내 최고의 국제 경영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참가자들은 해외 연사들의 통찰력과 생생한 사례가 곁들여진 강연을 통해 혁신을 위한 방법론을 배우고 지적 자극을 받았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초청 연사 등 모든 면에서 동아비즈니스포럼이 매년 진화하고 있다. 청중의 뜨거운 열기에 놀랐다. 그만큼 ‘혁신’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작가인 핑크 박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2시간씩 업무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실험에 몰입하다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서는 직원의 자율성을 일깨워야 한다”며 “변화와 진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묻는 편지를 매일 나 자신에게 쓴다”고 밝혔다.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는 “최고의 경영사상가인 톰 피터스 박사부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혁신전략가인 네이선 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까지 다양한 경영 대가들이 소개한 생생한 사례를 접하며 혁신의 해법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은 ‘럭셔리 세션’과 ‘제2회 한중 CEO 포럼’ 등 알찬 세션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올해 처음 열린 럭셔리 세션에서는 이타마르 시몬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서 럭셔리 업계의 최신 트렌드 및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김영 신세계인터내셔날 관리팀 파트장은 “국내 럭셔리 시장 환경에 맞는 포럼이 없어 새로운 지식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이번 포럼을 통해 명품 소비자들의 변화상과 최신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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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V는 미래경영의 핵심화두”

     “미래경영의 화두는 사회에 대한 공헌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품질 경쟁력, 가격 경쟁력을 추구해 왔지만 21세기는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조동성 인천대 총장) 동아일보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2014년 제정한 ‘CSV 포터상’의 제3회 시상식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 토파즈홀에서 개최됐다. CSV란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을 의미한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까지 추구해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금오공고, 롯데면세점,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LG생활건강, 에코준컴퍼니,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바스프 등 11개 기업 및 기관이 수상했다. 3회 연속으로 상을 받은 서울 강동구, CJ㈜, KT, 한국전력공사는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탈북청소년들이 다니는 셋넷 학교를 비롯해 쉐어앤케어, 충남 논산시, 필츠코리아, 해양관리공단은 그동안 벌인 CSV 활동을 인정받아 본상과는 별도로 마련된 챌린저상을 수상했다. 포터 교수는 이날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이 CSV 분야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CSV 포터상이 더 적극적으로 CSV 전략을 추진하도록 기업들에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수상 기업들이 CSV 실천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최초의 오픈소스형 캐릭터 나눔사업인 ‘탱키 패밀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KT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 인천 옹진군 백령도 등 섬지역의 교육 및 의료 인프라 등을 개선한 ‘기가 스토리’를 공개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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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V 포터상]“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화학 솔루션 제공에 주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화학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바스프의 노력이 알려지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친환경 해안제방 엘라스토코스트로 CSV(공유가치창출) 포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로 또다시 포터상의 주인공이 된 한국바스프의 임재영 사장(사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수상의 영광을 안은 비타민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은 생산 공정에서 남는 발효 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재탄생시킨 혁신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화학(we create chemistry for a sustainable future)’을 핵심 기업전략으로 내세울 정도로 바스프는 공유가치창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 임 사장은 그 배경과 관련해 “화학기술은 인류의 삶 곳곳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기술 발전이나 사용의 편리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와 자원 절약 및 건강을 위해 활용되는 제품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스프를 비롯한 많은 화학기업들의 화두가 바로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성이고, 이를 위한 친환경 화학 솔루션이 핵심 사업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바스프의 솔루션 중에는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고성능 건축용 단열재 등이 있다. 보다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가는 자동차, 더 따뜻한 집을 만들려는 친환경 솔루션이다. 임 사장은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성장과 생존은 단순한 경제적 수치에만 의존해서는 불가능하다”며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과거의 사회 기여활동이었다면, CSV는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경영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바스프의 경우, 전 세계에서 CSV에 관심을 가지고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은 ‘바스프 아시아 퍼시픽 어워드’에서 톱3에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바스프에게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적 성공,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모두 함께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인류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수자원 활용 솔루션, 자원 효율적 농업 기술, 스마트 에너지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를 설정하고 글로벌 화학기업으로서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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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V 포터상]지속가능 행복도시 ‘강동구’… 환경오염 최소화 ‘에코준컴퍼니’… 맞춤형 인재배출 ‘금오공고’…

       ‘지속가능 행복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온 서울 강동구가 제3회 ‘CSV 포터상’ 지방자치단체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싼 임차료 때문에 사무실이나 가게를 찾아 전전해야하는 청년사업가들을 위해 점포 리모델링 비용, 임차보증금 등을 지원하는 ‘엔젤공방’ 사업을 벌이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동구는 길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제공하는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 장난감 공유 활동 등을 펼쳐온 데 이어 올해 다목적 모임 공간으로 주방설비를 갖춘 ‘암사공동체 마당’을 개설하는 등 공유가치창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사업들을 반기마다 구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지속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중소기업 부문에서 상을 받은 에코준컴퍼니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그린 디자인’ 제품을 통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키고, 기후변화 및 환경 파괴로 인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그린컵, 재생용지로 만든 명함꽂이, 불량으로 판명돼 버려진 에어백 원단을 재사용한 리사이클 가방을 만들어내는 등 에코준컴퍼니는 제품 생산에서 공정, 유통에 이르기까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아울러 취약계층 및 장애인을 고용하는가 하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식수 지원 캠페인과 말라리아 치료제 보급에 지원하고 있다.  1972년 개교한 금오공업고등학교는 마이스터 고등학교로서 정밀기계, 공정 자동화 등과 관련한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어 비영리법인 부문에서 상의 주인공이 됐다. 금오공고는 입학 때부터 진로 선택 길잡이인 ‘7트랙’을 제시해 학생들의 목표 설정을 돕고 기능영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2013∼2016년 4년 연속 경북 기능경기대회 종합우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기부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쉐어앤케어, 전통식품인 젓갈을 활용해 지역젓갈축제를 개최하는 등 관광 활성화에 힘쓴 충남 논산시, 청소년들의 해양체험을 지원해 온 해양환경관리공단, 국제공인 안전인증 제도를 운영하며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한 필츠코리아, 탈북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돕는 셋넷학교가 제3회 CSV 포터상 챌린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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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SV 포터상]버려지는 잔여물서 새 가치 창출… ‘환경-자원-가치’ 모두 잡다

     지난해 창립 150년을 맞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화학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한국바스프의 핵심 이념은 ‘기업의 이익이 안전, 보건 및 환경보다 우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제쳐두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한국바스프는 위와 같은 이념을 공고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고 있다. 한국바스프가 올해 제3회 CSV 포터상 창조성·혁신성 부문의 주인공이 된 것은 이런 점에서 보면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버려지던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바꿔” 한국바스프가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단순히 사회적 공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 사료화’ 비즈니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바스프의 비타민 B2는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생산 뒤에 잔여물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환경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바스프는 조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이 잔여물을 다시 활용할 방안은 없는지 고민했다. 3년간 수십 번의 실험을 통해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이 사료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한국바스프는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더 나아가 국내 2위의 축산전문기업과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 공급 계약도 맺었다. 높은 영양성분을 함유한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이 사료 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계약이 성공적으로 성사된 것.  이제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은 버려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치 있는 제품으로서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새로운 축산사료 비즈니스로 바스프는 수익(올해 예상 매출 4억 원)도 거둘 수 있게 됐다. 발상의 전환으로 버려지던 잔여물에서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하는 등 일종의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개발한 셈이다.  육묘상처리제 파종 동시 처리 기술도 한국바스프의 힘을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육묘상처리제(모를 기르는 상자에 처리하는 약제)는 볍씨에 해를 미치는 문제 등으로 인해 벼농사 중 가장 바쁜 이앙기에 살포되었다. 하지만 바스프가 개발한 육묘상처리제는 긴 약효 유효기간, 벼에 대한 안정성으로 파종 시 동시에 살포할 수 있게 개발됐다. 더 나아가 바스프는 특별히 개발된 기계를 통해 육묘상처리제의 살포도 자동화시켰다. 파종과 동시에 자동으로 농약 살포가 이뤄지도록 한 이 기술은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줬으며 농민들의 건강 증진에도 기여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2016년에만 약 318억 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이 기술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5000ha에 시범 보급됐으며 점차 확대돼 2020년에는 경북도 내 벼 재배면적 50%(5만 ha)에 적용될 예정이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판매 성과를 올리는 동시에 고령화와 노동력 문제 해결에까지 기여하는 이 같은 방식이 바로 한국바스프만의 CSV 전략이다. 한국바스프는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인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기업과 사회, 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학의 힘으로 환경에 기여, ‘2025 전략’ 개시  한국바스프의 CSV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2050년 90억 명에 육박하는 전 세계 인구로 인해 현재 3배에 달하는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스프는 이러한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화학의 힘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류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2025 전략’을 수립했다. 2025 전략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수립했고, 각 국가별로 지역사회 커뮤니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바스프 역시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수원R&D센터와 예산 공장을 신설하는 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 국내 화학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임직원들이 여수지역 환경안전 전문가 및 의료계, 교육계 등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환경안전협의회’를 구성해 2003년부터 매 분기마다 의견을 교환하고 개선책을 모색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량을 가볍게 만들 소재를 연구하고. 2차전지액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동종의 기존 자동차보다 훨씬 낮게 줄인 ‘아이플로 콘셉트카’를 선보임으로써 자동차 산업에서도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가치 있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감에 힘쓸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 계속적으로 CSV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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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성과냐 사람이냐… 인재 키우기가 리더십 성패 갈라

     리더에게는 담당해야 할 두 개의 박스가 있다. 성과박스와 역량박스다. 성과박스 밖에는 그 성과를 가능케 하는 스킬, 몰입, 신뢰, 책임감, 팀워크 등을 포함하는 역량박스가 놓여 있다. 따라서 성과가 커지려면 밖의 역량박스도 함께 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 문제 앞에서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일은 후순위로 밀리기 십상이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의 비장한 독백처럼 리더에게는 ‘성과냐, 사람이냐’가 마치 양자택일이 불가피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성과는 사람을 통해 완성된다. 일 따로, 사람 따로가 아니라 같이 돌아가는 두 개의 바퀴다. 보고서가 부실한 경우 과연 보고서만의 문제일까, 보고서 작성 역량의 문제인가. 직원이 의사 결정에 머뭇거리는 경우, 이번 케이스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해당 직원의 의사 결정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까.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로만 보지만 그러다 보면 해당 이슈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성과와 사람은 함께 가야 한다.  그렇다면 인재 육성을 일상화하기 위해 어떻게 코칭을 할 것인가. 코칭에는 두 가지 종류의 시간이 필요하다.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즉,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슈퍼 전략’이다. 일단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고객정보가 많을수록 영업에 유리하듯 구성원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리더십의 기반이 단단해진다. 특히 다음 4가지 영역에 대한 지식을 구축하면 유용하다. 첫째, 현재 업무를 어떻게 느끼는가. 역량과 부합하는가. 충분히 도전적인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둘째, 고유한 강점은 무엇인가. 더 발휘하고 싶은 스킬이 있나. 셋째, 조직 내 성장 비전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비전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인가. 넷째, 조직 내에서 어떤 사람과 ‘케미(궁합)’가 잘 맞는가.  이 외에도 질문 리스트를 만들다 보면 의외로 구성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놀라게 될 것이다. 모아야 할 것은 업무 결과만이 아니라 팩트 너머 ‘사람에 대한 지식’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시간은 대화를 위한 시간이다. 바쁜 리더의 일정에서 구성원과의 면담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면담은 리더가 주는 선물이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함으로써 그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자리 잡을 때 더욱 빛나는 선물이 된다. 구글에서 좋은 관리자의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시행한 ‘산소 프로젝트’는 주기적인 일대일 면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폿 코칭’도 훌륭하다. 영업하러 나가는 직원에게 그냥 “수고해”가 아니라 “오늘은 어디로 가나” “어떤 전략이 있나”를 물어보는 등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시간을 활용해 구체성을 가지고 대화하라. 그러려면 구성원에게 던지는 시선이 깊어져야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사실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슈만이 아니라 이슈를 소유한 사람의 ‘측면’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좋은 리더가 되는 비법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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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BR/Managing Yourself]회사 밖 사람과 어울려라… 공부모임도 효과적

     정보기술(IT) 기업의 홍보를 대행해 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2001년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객사들이 도산하면서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건강은 나빠지고 판단력도 흐려졌다. 어느새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의심하게 됐다. 글로벌 로펌의 파트너인 셰릴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기존 법률 업무에 더해서 여러 가지 리더 역할을 겸하게 되며 극심한 피로 상태에 빠진 그녀는 “마치 마라톤에서 전력 질주하는 것처럼, 내 몸이 흥분 상태에서 쉬지 않고 질주하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위 사례처럼 과중한 업무와 마감에 쫓기는 관리자들은 가끔씩 한계에 직면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완전히 지친 상태를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직장인 건강관리회사인 ‘컴사이크’가 2013년 북미지역에서 직장인 5100명을 조사한 결과, 62%의 직장인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자율성 상실과 엄청난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은 고혈압,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 등 수많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불러온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업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허무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세계적 경영 전문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11월호는 번아웃 증후군의 구체적인 증상과 극복 전략을 제시했다. 본보가 발행하는 HBR 한글판에 실린 해당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탈진은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피로감으로 효율적인 업무 능력을 손상시킨다.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강화한다. 주 7일, 하루 24시간 밤낮으로 일하기를 요구하는 조직 문화와 마감 시한에 대한 압박이 주로 탈진을 야기하는데 과도한 업무량 역시 하나의 원인이다. 탈진 상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이고 과거에 즐거웠던 업무조차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냉소주의는 ‘비인격화’라고도 하는데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나 프로젝트, 동료, 고객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소외감이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끼며 심지어 냉담해지기도 한다. 이는 과중한 업무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갈등이나 불공정한 상황,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었을 때에도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비능률은 무능력감, 성취감 결여, 생산성 감소와 관련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며 특별한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하거나 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증상을 보인다.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이 3가지 증상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증상이 다른 증상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자기 관리에 집중하라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고 회복할 수 있을까. 회사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개인들도 몇 가지 전략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 자기 관리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일에서 벗어나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다시금 집중력이 생긴다. 좋은 수면 습관과 영양 상태, 운동, 사회생활, 평정심과 행복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명상이나 글쓰기, 자연을 즐기는 것 등을 추천할 만하다. 물론 휴식이나 재충전이 개개인을 지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아무리 명상을 즐겨도 사무실로 복귀하면 여전히 감당하지 못할 업무량, 해결할 수 없는 갈등과 맞닥뜨려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필자는 관점을 바꿔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 중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맡고 있는 임무를 다른 이에게 위임할 수 있는가?’,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직무 조정이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현재의 직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면 아예 관점을 바꿔 더 큰 변화를 모색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사고가 나서 한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다쳤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던 한 직장인은 “거기서 탈출하라”는 아내의 대답에서 방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동을 줄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밤늦게 고객으로부터 이메일이 오더라도 곧바로 답장하지 않는 등 나름의 원칙을 세워 스트레스를 줄였다. 물론 이렇게 대처하면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지키게 한다는 걸 고객들에게 설득하면서 문제를 돌파했다. 마지막으로 냉소주의와 비효율성에서 비롯된 번아웃 증후군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호작용,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전문성 개발이다. 당신의 정체성을 찾고 학습기회를 제공해줄 코치와 멘토를 찾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바버라는 최고경영자(CEO) 자문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경쟁 관계가 없는 기업들의 CEO가 참여하는 작은 모임”이라며 “한 달에 하루 훌륭한 강사를 초청해 공부도 하고 서로 조언도 하며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번아웃 증후군을 일으킬 만한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면 당신 조직의 다른 사람들도 유사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러 직원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문제점을 도출하며 해결책을 찾아본다면 구성원의 자율성과 참여도가 향상될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종종 극복하지 못할 문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원인과 증상을 이해하고 앞서 소개한 4가지 전략을 실천하면 번아웃 상황에서 회복이 가능하며 더 큰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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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파괴가 최고 혁신… 기업 생존비결 찾는다

     “기존 통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파괴시대, 창조적 혁신을 위한 솔루션은 무엇인가?” 올해로 6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최고의 경영전문 포럼,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이 ‘파괴시대의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in Disruption Era)’을 주제로 12월 7, 8일 이틀간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슬람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도발, 우크라이나 사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정치·안보 질서가 흔들리고 세계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글로벌 기업들도 한순간에 몰락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존 경영학 지식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의 시대에 유일한 생존 대안은 혁신이다. 창조적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세계적인 경영석학들이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집결한다. ○ 파괴시대에 기억해야 할 혁신 키워드 동아비즈니스포럼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 열린 첫 회 행사를 통해 ‘공유가치 창출(CSV)’ 개념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등 주요 경영 어젠다를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한국의 대표적 경영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석학들과 청중이 깊이 있는 토론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경영학 수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 초청된 최고의 경영사상가들 역시 기업들이 경영 현장에서 마주하는 난제(難題)들을 풀어갈 강력한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20세기 3대 경영서’ 중 하나로 선정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 톰 피터스 박사가 기조강연에 나선다. 그는 미래 경영환경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기존 질서와 관행을 파괴하고 과감한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경영자가 ‘최고파괴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피터스 박사는 또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의 발달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에 맞서 기업들이 어떤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해야 할지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우리는 톰 피터스의 세계 안에서 살고 있다”고 표현할 만큼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꼽히는 그는 “기업의 기본적인 ‘신진대사’가 완전히 변해야 할 때”라며 “모든 것을 다시 상상하라(Re-Imagine)”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기조강연 이후 조동성 인천대 총장, 김동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함께 파괴적 혁신의 실행 방안 등을 집중 토론한다.  “21세기는 자영업자, 독립계약자, 임시직 종사자 등이 세상을 이끌 것”이라고 설파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의 저자 대니얼 핑크 박사도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연단에 선다. 그는 ‘파는 것이 인간이다’ ‘드라이브’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전 세계 경영사상가들의 순위를 평가하는 사이트 ‘싱커스50(thinkers50.com)’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비즈니스 사상가’에 이름을 올린 미래학자다. “혁신이란 단순히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해 온 핑크 박사는 이번 강연을 통해 미래 사회의 변화 양상을 진단하고 혁신 조직을 이끌기 위한 대안을 설명한다. 또 저서 ‘절대가치’를 통해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 소비자 선택이론의 권위자 이타마르 시몬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 최근 참신한 혁신이론을 발표하면서 경영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급부상한 ‘이노베이터 메소드’의 저자 네이선 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디자인 중심 혁신’이라는 개념을 창시한 로베르토 베르간티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 교수도 강연과 토론 세션에 참여한다.○ 한중 CEO도 머리 맞댄다 동아일보, 채널A가 중국의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CKGSB)과 함께 주최하는 ‘2016 한중 CEO포럼’에서도 파괴시대에 한중 양국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 행사에는 셰타오(謝濤) 화이자신 대표, 천샹위(陳湘宇) iDreamsky 대표 등 중국의 유력 기업인이 대거 참석해 한국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토론한다. 화이자신은 중국 최대 오프라인 마케팅 서비스 업체로 인터넷 광고업체 인수 이후 온라인 광고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 행사에는 샹빙(項兵) CKGSB 총장, 장웨이닝(張維寧) CKGSB 교수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샹 총장은 ‘창조적 파괴와 혁신시대, 한중 공동성장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CKGSB는 홍콩의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경영학 전문 교육기관으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등 중국 재계의 핵심 리더들 간에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팬엔터테인먼트 박영석 회장, 알리페이코리아 정원식 대표,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 등 한국 기업인들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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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영웅과 제국]제 땅 지키기보다 ‘울타리 밖’ 세상을 보라

     로물루스는 사비니족을 동맹자로 받아들이면서 명실상부한 로마의 주인이 됐다. 그는 정복욕과 투지가 넘치는 타고난 전사였지만 로마의 지도가가 된 후에는 마법사의 지팡이처럼 끝이 구부러진 지팡이를 들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를 장군이나 대장이 아니라 예언자로 대우했다. 예언자와 지팡이는 정복자의 이미지에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리더가 조직과 구성원을 미래로 이끄는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물루스의 예언자 행세도 이해할 법하다. 어떤 방식으로 예언의 권위를 얻든 결국 미래라는 동굴 속으로 구성원을 데리고 갈 수 있어야 리더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거대한 제국을 일군 영웅들의 리더십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영웅과 제국’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DBR 212호에 실린 고대 로마의 창건자 로물루스의 사례가 현대 경영자들에게 주는 교훈을 요약해 소개한다.○ 불안한 리더십 예언자를 연상시키는 지팡이를 들고 로마 팔라티노 언덕을 어슬렁거리면서 장년의 로물루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형제 같았던 레무스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까. 아니면 레무스의 죽음을 초래한 권력 다툼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되씹었을까.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로물루스의 땅에는 정착 경로가 다른 세 개의 부족이 있었다. 각 부족에는 혈연과 지연이 섞여 있는 ‘형제단’과 같은 10개 이상의 공동체가 있었으며 주민들은 어떤 형식이든 거주지역과 종족, 지위를 서로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를 하고 다녔다. 그것은 아직 이 세계가 섞이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로물루스는 불안했다. 언덕 밖의 세계는 정복과 약탈이 더욱 왕성해지고 있었다. 눈 아래 보이는 세계는 자신의 지배를 받고는 있지만 허술하고 불안했다. 지배에는 명령에 의한 지배와 협박에 의한 지배 두 종류가 있다. 명령에 의한 지배는 명령에 복종하고, 지배자를 자신의 리더로 인정하는 영역이다. 협박에 의한 지배는 상대의 무력에 대한 두려움에 적당히 굴종하는 단계다. 명령복종자를 단합시키려면 공동의 목표를 제공해야 한다. 협박굴종자에게 충성심을 알게 하려면 자신들의 리더가 제시하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던져줘야 한다. 하지만 그의 땅에 있는 군중은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로마인들이 약탈한 아내들의 ‘아버지와 오빠’들인 사비니족만 봐도 그랬다. 로물루스와 극적인 타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로물루스에게 복종했다기보다는 공동 통치에 동의한 것뿐이었다. 로물루스가 처한 상황은 고구려의 건국자 주몽이 처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초기 고구려에도 5개의 지배부족이 있었다. 나중에 계루부가 왕위를 독점하지만 그 전에는 계루부와 소노부가 번갈아 왕을 배출했고 신전도 각자 따로 소유하고 있었다. 로물루스의 시대도 이와 같았다. 팔라티노 언덕과 사비니족의 퀴리날레 언덕. 이 두 언덕에서 민회도 제각각 열렸고 사제들도 따로 보유했다. 이렇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로물루스는 예언자이자 현명한 재판관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5년간의 공동 통치 기간에 사비니족의 수장인 타티우스와 단 한 번의 의견 충돌도 빚지 않았다. 타티우스가 현명했다면 긴장했어야 했다. 두 마리의 맹수가 다툼 없이 지낸다는 것은 한 마리가 완전히 겁을 먹었거나 결정적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로물루스가 전자일리는 없었다. ○ 보이지 않는 세계로 권력 확장 어느 날 사비니족 사람이 인접 도시에서 온 사절단을 약탈하고 살해했다. 범인들은 타티우스의 친족과 하인이었다. 로물루스가 그들을 처벌하려고 하자 타티우스가 저지했다. 로물루스는 타티우스에게 굴복하는 척하다가 살해당한 사절단의 친척들을 끌어들여 그를 살해했다. 타티우스를 제거함으로써 사비니족은 공동 통치자에서 물러나 협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 후 로물루스는 다시 전사로 변신했다. 로물루스는 테베레 강을 따라 북쪽에 위치한 강변도시인 피데나에를 공격해 함락시켰다. 이어 카메리아를 정복하고 또다시 로마인을 이주시켰다. 로물루스는 식민지를 세울 때 독특하고 잔인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정복지의 주민을 죽여 원주민의 수를 이주시킬 로마인 수의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다. 뒤늦게 출발한 로마가 맹렬하게 성장하고 그들의 성공이 탁월한 식민도시 운영 능력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로마의 핵심적 성장 비결에 이런 방식 역시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피데나에나 카메리아 모두 약탈로 이름난 도시였다. 하지만 이 도시의 리더들은 밖을 털어서 안을 채우기에만 바빴다. 동물의 본능 중 하나는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그 안을 지키는 것이다. 울타리 밖의 세계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동물은 인간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소수다. 로물루스는 다른 리더들과 달랐다. 다른 강한 자들이 힘자랑에 여념이 없을 때 울타리 밖의 세계를 바라보며 자신의 세계를 통합하고 확장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통치에 대한 걱정을 바깥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로 확장시키고 추진 방법을 고민했다. 이것의 그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것이다. 임용한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 yhkmyy@hanmail.net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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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Special Report]린다힐 하버드大 교수 “리더는 혁신의 설계자… 조직의 천재성 끌어내야”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조직을 바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거나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직 개편이 혁신을 불러오기는커녕 도리어 그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조직에 혼란을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혁신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30년 가까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몸담아온 세계적인 석학이자 ‘보스의 탄생’, ‘혁신의 설계자’의 저자인 린다 힐 교수(사진)는 조직 개편 자체보다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의성이 생명인 애니메이션 회사부터 자동차, 럭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에서는 남다른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천재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설계자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11호에 실린 힐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조직 개편이 때때로 회사의 가치를 파괴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조직이 슬럼프에 빠져 있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도전이 필요할 때 조직 개편 등으로 조직을 흔들어 줘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너무 잦다 보면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사실이다. 변화가 계속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현재의 조직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쓰게 된다. 게다가 경영 환경은 시시각각 바뀌어 정답이라고 생각한 조직 구조가 사실은 적합하지 않은 사례도 왕왕 있다. 동료인 에이미 에드먼드슨 하버드대 교수가 저술한 ‘티밍(Teaming)’이란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져 준다. 과거 고전적 조직이론에 따르면 팀을 적절하게 설계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러나 이제는 팀을 구성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기존의 고정된 팀이 해결하기 쉽지 않은 임무들이 출현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팀’이 아니라 ‘티밍’이라는 게 에드먼드슨의 지적이다. 프로젝트에 맞는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한데 모았다가 일이 끝나면 이를 쪼개 다시 다른 그룹과 합치는 식의 티밍을 일상화해서 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효율적인 조직 개편을 위해서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회사가 실행하고자 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맞춰 조직을 디자인해야 한다. 전략과 조직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만약 당신이 새로운 전략으로 옮겨 간다면 조직의 디자인도 바꿔야 한다. 이미 현재의 조직은 새로운 전략에 맞지 않는 ‘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했다. 이렇게 조직을 개편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양한 사업 부서를 독립된 형태로 가져가기 위한 까닭이 클 것이다. 이로써 검색 엔진은 검색 엔진으로서의 전략에 맞는 조직을, 자동차 공유 사업부는 그에 맞는 조직으로 움직이게 된다.” ―당신은 ‘혁신의 설계자’에서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들을 연구했다. 이 조직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이 조직들은 크게 3가지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일단 ‘창조적 마찰’이 첫째다. 창조적 마찰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서로 경합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능력이다. 보통 해결책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 갑론을박의 토론을 지렛대 삼아 창출된다. 따라서 건강하고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영역을 만들어내야 한다. 예컨대 애니메이션 영화사 픽사(Pixar)는 ‘일일 점검회의’를 만들어 제작 담당자들이 모여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창조적 민첩성’도 중요한 요소다. 경쟁을 거쳐 특정 대안이 떠올랐다면 각각을 실험하고 재빨리 피드백해서 조정해 나가야 한다. 혁신에는 불가피하게 시행착오가 따를 수 있는데 창조적 민첩성은 이를 교정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은 ‘창조적 통합’이다. 보통 혁신적인 해결책은 완전히 새로운 한 가지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마찰과 창조적 민첩성을 통해 찾아낸 여러 아이디어를 잘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따라서 인내가 필요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결합하고, 새롭게 진화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굉장히 명확하고도 투명한 규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충돌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구성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다.  “아시아 회사들도 창조적 갈등을 원하지만 그것이 꼭 실리콘밸리 방식일 필요는 없다. 한 아시아권 최고경영자(CEO)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비행기를 애용한다고 밝혔다. 비행기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나란히 앉아서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무실과 달리 위계를 뛰어넘어 동료처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도의 정보기술 업체인 HCL의 최고경영자(CEO) 비니트 나야르는 직원들이 토론을 하고 의견을 밝히게 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 포털을 만들었는데 3년이 지나자 서서히 직원들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리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혁신조직 리더들에게는 어떠한 특성이 있는가.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는 일반적인 ‘훌륭한 리더’와는 달랐다. 이들은 ‘나를 따르라’고 구성원들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협업함으로써 혁신적인 결과물을 생산하게 만든다. 가장 혁신적인 작업은 결국 협업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고 조직원들의 협업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집중한다.”  ―당신이 말하는 ‘설계자형’ 리더십이 최근 들어 더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지독한 현실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지속적인 혁신이 더 이상 ‘나를 따르라’고 이끌어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사무실에 이미 앉아 있으며, 앞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는 단순히 리더를 따르기보다는 일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며 협업하기를 원한다. 개개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를 모아 혁신으로 나아갈 길을 설계해 가는 리더가 절실한 셈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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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BR 경영의 지혜]페북 ‘좋아요’ 늘면 정말로 매출이 늘어날까?

     요즘 마케팅 담당자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 개수가 늘어나는 것을 마케팅 성공의 증표로 여긴다. ‘좋아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브랜드들도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를 늘리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좋아요’가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량화한 일관성 있는 연구 결과는 없었다. 이에 최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다섯 건의 실험을 통해 어떤 브랜드에 ‘좋아요’를 클릭한 사람은 그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좋아요’를 클릭하는 행위가 그의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코카콜라, 펩시, 버츠비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대상으로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폈다.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가 그저 호감을 나타내는 지표에 불과한지, 아니면 클릭을 함으로써 호감과 구매가능성이 높아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한 실험에서는 어떤 브랜드 광고에 ‘좋아요’를 눌러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람들과 그런 요청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에 비슷한 수준의 호감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실험에서는 특정 브랜드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에게서 친구의 e메일 주소를 받아 친구 일부에게는 소셜미디어를 언급하지 않은 채 ‘당신의 친구가 그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나머지에게는 친구가 페이스북에서 그 브랜드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이 언급되지 않은 메시지를 받은 집단이 해당 브랜드에 무료 샘플을 더 많이 요청하는 등 더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좋아요’를 클릭하는 행위가 형식적인 행위로 비치면서 소셜미디어 바깥에 자리한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 제품에 호감을 표시하는 행위가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같은 실험 결과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좋아요’가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부가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예컨대 소셜미디어 커뮤니티의 가입 절차를 더 까다롭게 만들면 ‘좋아요’가 가지는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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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Special Report]백지선 감독 “선수 개성을 존중하면 멋진 게임 나옵니다”

     겨울올림픽 여자 종목의 꽃이 피겨스케이팅이라면 남자 종목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아이스하키다. 선수들의 격렬한 몸싸움과 스피드 넘치는 움직임은 관중을 압도한다.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입장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바로 아이스하키다. 좁은 링크에서 펼쳐지는 속도전, 거친 플레이가 특징인 아이스하키에서 신장과 체격 같은 ‘타고난 조건’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 때문에 한국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은 철저히 변방에 머물렀다.  하지만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올해 4월 열린 2016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선전을 펼치며 세계 아이스하키의 강호 16개 팀만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에 사상 최초로 출전할 기회에 바짝 다가선 바 있다. 비록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한 골 차로 패하며 출전권을 눈앞에서 아깝게 놓쳤지만 세계선수권 디비전 1A에서 34년 만에 일본을 꺾으며 아이스하키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 같은 선전의 한가운데는 백지선 감독(49)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 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캐나다 교포로 지미 팩(Jimmy Paek)으로도 불리는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최초의 동양계 선수로 1991년과 1992년, 2년 연속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NHL의 신화적 존재다. 이제 그는 한국 대표팀을 진두지휘하며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10호에 실린 백 감독과의 인터뷰를 요약해 소개한다.  ―2년 전 한국 국가대표팀에 부임했을 때, 팀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했나. 당시 세계선수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3부 리그로 강등당한 상황이었는데 팀을 바꾸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했는가. “하나를 꼭 집어 잘못됐다기보다는 조직이 하키에만 집중할 수 있게 운영되지 않은 듯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일단 라커룸에 태극기를 걸고, 모든 장비와 유니폼을 ‘각’을 잡아 정리하도록 했다. 지원 스태프도 늘렸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하면 바로 링크로 나가 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고 싶었다.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에는 짧은 거리라도 반드시 정장에 넥타이를 하도록 했다. 선수들 스스로 국가대표팀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규율도 강조했다. 코트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등 생활이 흐트러지면 코트 안에서도 플레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 어떤 전략이 주효했나. “1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이기고 있다 2-3으로 아깝게 역전패를 당했다. 더 큰 위기는 주전선수 테스트위드가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폴란드전에서는 선수들의 조합을 모두 바꿨다. 특히 공격라인에 스위프트-신상훈-조민호 선수를 나란히 세웠다. 단 한 번도 실전에서 나란히 서지 않은 데다 3명 다 신장이 작은 편이라 예상하기 힘든 조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팀이 쉽게 점칠 수 없는 조합이기에 더 강력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스위프트(3골), 조민호(3어시스트), 신상훈 선수(2어시스트)가 맹활약을 펼쳐 폴란드를 4-1로 제압했다. 그리고 그 다음 일본전에서는 다들 저 세 명의 선수가 또다시 나란히 설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다시 한 번 선수 조합을 바꿨다. 상대방의 예상을 무너뜨리는 의외의 조합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평창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좋은 성과를 위해 외국인 귀화선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신은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아는데…. “귀화선수를 몇 명이나 둬야 하느냐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마음 같아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뽑고 싶다. 문제는 우리가 다른 국가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외국인 귀화선수들은 우리의 플레이 수준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더 나은 팀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세계적인 기류 역시 귀화선수를 중용하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탈리아는 올림픽에서 대표 선수 전원을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으로 채웠고, 일본도 과거 나가노 올림픽 대표팀 당시 귀화선수를 적극 영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우리는 미국, 캐나다 대표팀이 아니라 한국 대표팀이다.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그들을 키워야 하고 올림픽 이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팀에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지, 또 동시에 한국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고민하고 있다.” ―강압적인 스타일의 감독은 아니라고 알려졌는데, 코칭 스타일이 궁금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나는 선수들을 공평하게 대하려고 하지, 똑같이 대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모든 선수의 성격과 특성이 저마다 다르다. 좀 더 혹독하게 다그치고 훈련을 시켜야 움직이는 선수가 있고 칭찬을 하며 부드럽게 지도하는 것이 통하는 스타일이 있다. 각각의 선수에게 다른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눈다.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선수들에게 ‘오늘 기분은 어때’, ‘요새 가족들하고 사이는 어때’, ‘여자친구는 잘 만나고 있나’,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키나’ 등 사적인 질문을 수시로 하는 편이다. 그런 대화를 통해 그 선수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다가가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의 요체는 ‘존중(respect)’이다. 팀 멤버들 서로에 대한 존중, 국가대표팀에 대한 존중 말이다. 사실 팀원들의 사이가 항상 가깝고 좋을 수는 없다. 23명의 팀 구성원이 다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함께 팀으로 나서면 코치나 선수들 모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리더라면 이렇게 상호간의 존중을 이끌어내는 데 힘써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평창에서 엄청난 강팀들을 만날 것이다. 그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경기를 통해 감동을 준다면 하키 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박세리 선수의 쾌거 이후에 여자 골프 붐이 일어났듯 말이다. 평창에서 정말 멋진 게임을 펼쳐 그런 성공신화를 만들고 싶다. 붐이 일어나면 자연스레 좋은 체격과 우수한 운동신경을 가진 어린이들이 하키를 시작할 것이고 하키 링크 역시 늘어날 것이다. 더 나아가 코치와 하키 팀이 늘어나고 하키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면 아마 우리 국가대표팀도 더 이상 외국인 귀화선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 세대들이 열정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또 코치로서 같은 열정을 불태우며 어린 선수를 육성해야 이뤄낼 수 있는 공동의 목표이자 꿈이 될 것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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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프리존법 통과시켜 위기의 지역경제 살려야”

     “우리나라에서 기존 사업가들을 벌벌 떨게 할 청년 사업가가 나오려면 혁신 아이디어를 꽁꽁 묶어 두고 있는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은 규제프리존특별법 통과입니다.” 허남식 지역발전위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가장 두려운 경쟁 상대는 ‘지금 이 순간 차고에서 무언가를 개발하고 있을 창업자’”라고 답했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사례를 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 해운 등 기존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산업군이 쇠퇴하고 있는 현재 미래 산업의 씨앗을 뿌리려면 드론, 자율주행차, 유전자의약 등 전국 14개 도의 지역전략산업 27개에 맞춤형 특례를 제공하는 규제프리존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04년부터 10년간 부산시장을 지내다 올해 6월부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허 위원장은 “울산, 거제, 군산시 등 조선업체가 밀집해 구조조정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나 지진 때문에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경주시 일대 등 지역경제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규제프리존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 내년부터 예산이 적용된다면 지역경제에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위원장은 부산시장 시절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사례를 털어놓기도 했다. 1986년 문을 연 노후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아시아 최대의 요트 휴양지로 만들려고 했다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 인근에 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제에 가로막혀 호텔을 지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부산 기장군 일대 366만여 m² 규모의 ‘동부산관광단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려는 계획도 규제에 발이 묶이는 바람에 수년간 난항을 겪고 있다. 허 위원장은 “탄력적인 규제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해외 경쟁국을 따라잡으려면 우리나라도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역발전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지역발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만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 해소도 허 위원장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는 “2014년 지역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지금까지 약 64조 원의 예산을 투자했다”며 “그 결과 2013∼2015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균소득 격차가 639만 원에서 577만 원으로 9.7% 줄었고 앞으로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성과를 담은 ‘2016 지역희망박람회’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4개 정부 부처와 17개 시도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그는 “지자체를 연계해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지역행복생활권 사업’, 소외된 취약 지역을 지원하는 ‘새뜰마을 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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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서 도태될라”… 한국 ‘규제프리존’ 시급하다

     # 독일 화학·제약업체인 바이엘은 이달 18일 세계 최대 종자회사인 미국 몬산토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액은 660억 달러(약 74조 원). 최대 규모의 ‘공룡 농업기업’이 등장하면서 세계 종자시장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는 세계적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종자산업을 위해 합병을 발표하기도 했다. 통합 회사의 기업가치는 1300억 달러(약 143조 원)나 된다. 올해 2월엔 중국 국영기업인 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종자기업인 신젠타를 사들였다. 치열한 인수합병(M&A)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식량·종자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이다. # 미 연방항공청은 2년 동안의 논의 끝에 상업용 드론 운행 규정을 지난달 29일 공표했다. 일본은 지난해 말 도쿄 인근 지바 시를 드론 특구로 지정하며 3년 안에 드론 택배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드론 택배에 대한 규제 자체가 없다. 일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농생명, 드론, 무인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신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에 한국의 움직임은 더디다. 지역별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여야 간 정책에 휩쓸리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관련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쟁국들에 신성장산업 주도권을 완전히 내줄 뿐만 아니라 석·박사급 두뇌 유출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력은 충분한데…” 애타는 지자체 지난달 10일 비수도권 지역의 14개 시도 지사들이 국회에 집결했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발목을 잡힌 규제프리존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연 것이다. 간담회를 주최한 허남식 지역발전위원장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법안”이라며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시도지사들도 규제프리존 법안이 통과되면 해외 투자 유치가 원활해지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장이 과장만은 아니다.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는 이미 미 햄프턴그레인스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지의 11개 회사를 유치했다. 햄프턴그레인스는 농장을 운영하며 쌀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한 단백질 셰이크를 만들어 팔거나 전 세계에 곡물을 수출하는 회사다. 그동안 중국산 쌀을 재료로 썼지만 중국 내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익산 클러스터를 찾은 것이다. 국내 4대 쌀 생산지 중 한 곳인 호남평야를 끼고 있다는 입지적 매력에다 지원센터가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것이 주효했다. 지원센터는 규제프리존 법안이 통과되면 외국 기업을 더 많이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지현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 기획운영부장은 “외국 업체들도 규제프리존 법안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법안이 통과돼 특허 출원 과정이 간소화되고 세제 혜택 등이 도입되면 더 많은 업체가 익산 클러스터를 선택하고, 농·생명산업 발전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전자의약·바이오산업은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시밀러 약품인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는 등 한국 의약계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전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2014년 1237조 원에서 2020년 1560조 원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황우석 트라우마’로 인한 그물망 규제가 걸림돌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검사 승인, 개발 후의 허가심사 등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해 실기(失期)하는 경우가 많다. 대전 대덕특구 내에 위치한 바이오기업 A사 대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유전자 관련 규제가 강화돼 앞선 기술을 개발해도 검체 사용 승인, 허가 등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며 “규제프리존인 대전이라도 규제가 완화되면 유전자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 ‘두뇌 유출’도 우려 일각에선 현재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허송세월하다가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각축전에서 완전히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공개한 한국 미국 EU 일본 중국 등 5개국의 기술력에 관한 ‘2014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한국이 미래 먹을거리로 선정해 육성 중인 국가전략기술 120가지 가운데 1위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체 기술수준도 세계 최고인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78.4에 불과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1년 5개월 정도면 추월당할 수준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기술 개발을 이끌 이공계 인재들이 한국을 등지는 ‘두뇌 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윤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주력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창출마저도 지연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정부의 규제프리존 정책이 신속하게 법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박민혁 인턴기자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우종현 인턴기자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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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숙박 NO, 음식 NO… 대관령목장서 팔 수 있는건 컵라면뿐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불과 7.5km 남짓 떨어진 대관령 일대의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연간 68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평창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하지만 ‘올림픽 특수’를 앞두고도 두 목장의 표정은 밝지 않다. 대관령 일대가 촘촘한 규제로 묶여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에게 컵라면만 제공할 뿐 음식을 조리해 판매할 수 없다는 게 대표적이다. 또 전망대와 트레킹코스 등은 운영할 수 있지만 캠핑 등 숙박과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스위스가 알프스 융프라우에 산악열차를 건설해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본이 고야(高野) 산에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하늘목장 최재돈 목장장은 “산악열차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개발할 수 있는데도 규제에 묶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관령을 ‘아시아의 융프라우’로” 강원도 대관령 지역은 백두대간보호법, 산지관리법, 산림휴양법, 국유림법, 초지법, 산림보호법, 환경영향평가법 등 무려 7개 법령에 의해 전체 산지(1만3786km²)의 86%가 규제에 묶여 있다. 예를 들어 ‘상수원 보호구역 내 음식조리 및 판매 불가’ 조항에 따라 음식을 조리해 판매할 수 없다. ‘백두대간 보호지역 내 민간궤도시설 설치 불가’ 조항에 따라 산악열차도 운영할 수 없다. 산장은 물론이고 화장실, 비 가림 시설도 짓기가 쉽지 않다. 규제를 풀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규제프리존 법안)에는 완충구역 내 산악열차, 숙박시설, 전망대, 휴게음식점, 클럽하우스 설치 등을 허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관령 일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되 일부 지역만 규제를 풀어 관광객을 유인할 시설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박용식 강원도청 균형발전과장은 “규제프리존 대상 면적은 30km²로 전체 산지면적의 0.2%에 불과하고, 자연 훼손의 우려도 크지 않다”며 “규제프리존 법안이 통과된다면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산악관광을 키워나가 대관령을 ‘아시아의 융프라우’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관령 일대를 눈여겨본 민간 업체들은 일찌감치 강원도와 협의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 삼양목장은 곤돌라 글램핑 등에 296억 원을, 하늘목장은 산악열차 등에 75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명비발디파크도 1000억 원대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먼지만 쌓이는 ‘규제프리존 특별법’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법안이 통과될 기미가 없어 이 같은 투자계획들이 무용지물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2016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규제프리존 계획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지방자치단체들과 기업들은 기대가 컸다.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는 강원도만 아니라 해양관광을 앞세운 부산, 친환경자동차를 강조한 울산 등 전국 14개 시도는 특화된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획기적인 규제 완화 정책에 지자체들은 반색했고, 야당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19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했고,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사드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여야 간 이견이 없고, 정치적인 쟁점도 없는 법안마저 표류를 거듭하면서 한국 경제가 신성장동력을 찾을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산악열차 등 관광시설을 완공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프리존을 토대로 농생명 산업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육성하려던 정부 및 지자체의 계획도 타격을 입게 됐다. 조선업 등 한국의 전통 주력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8월 울산(4.0%), 경남(3.7%)의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2%포인트, 1.6%포인트씩 높아지는 등 제조업 불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민규 일본 돗쿄(獨協)대 교수는 “일본이 ‘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위기감 속에 지자체, 민간기업, 중앙정부가 함께 뛰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한쪽이 뛰려고 하면 다른 쪽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관광, 의료, 농업과 농생명 과학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장재웅 기자·박민혁 인턴기자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우종현 인턴기자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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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자동차 개발해도 시험운행 못하는 한국

    일본은 2020년까지 고속도로에 자율주행차 전용 차로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았다. 세계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관련 기술의 공동 개발에 나서자 일본 정부는 각종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일본뿐 아니다. 미국의 자동차산업 거점 도시인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 주는 자동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시간주립대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기술을 완성하기 위한 공간인 ‘M시티’를 지난해 열었다. 또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인자동차를 판매할 근거 법안도 마련 중이다. 미시간 주가 규제를 대폭 풀자 세계 자동차회사들도 디트로이트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 한국은 올 2월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을 허용했지만 운행 가능 지역이 많지 않다. 자율주행차를 임시 운행하려면 고장감지장치, 경고장치, 운행기록장치 등을 탑재해야 하는 등 허가 요건도 까다롭다. 핸들 없이 버튼으로만 작동하는 구글 버블카의 경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한국에서 임시 주행조차 할 수 없다. 무인 자율주행차는 한국 도로에서 시험 운행도 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차가 임시 운행을 할 때도 운전자를 포함한 2인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는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회사가 무인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해도 임시운행 테스트를 하려면 미국 애리조나 주까지 가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충남 서산에 자율주행차 시험장 등 첨단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10월 완공을 목표로 민간 주행시험장을 짓는 과정에서 규제의 벽에 부닥쳤다. 도시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짓는 가건물들에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소방시설 설치 등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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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6개 항목 깐깐한 점검… 6성급 호텔이 인정한 품질

    1936개. 한국 시몬스가 제품을 내기에 앞서 자체로 체크하는 항목의 숫자다. 가령 매트리스 내장재는 영하 20∼120도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제대로 기능을 유지하는지를 실험해 성능을 파악한다. 매트리스는 하루 평균 뒤척임 횟수(약 30회)를 기준으로 8년을 사용할 경우를 가정한 뒤 평균 10만 번 이상의 탄성 테스트를 실시한다. 성인 두 사람의 몸무게를 합한 120kg의 롤러를 팔각형으로 깎아 10만 번 이상을 굴려본 뒤 매트리스 표면에 흠집이 생기거나 쿠션감이 떨어지면 바로 폐기된다. 이 모든 까다로운 제품 테스트가 이뤄지는 곳은 2007년 세워진 경기 이천시 시몬스 수면연구 연구개발(R&D)센터다. 이현자 시몬스 수면연구 R&D센터장은 “총 1936개에 달하는 검사 항목을 적용해 스프링, 원단, 내장재 등을 꼼꼼히 따진다”며 “일일이 손으로 점검된 매트리스에는 최종 생산자의 이름이 적힌 라벨이 부착돼 팔린다”고 말했다. 매트리스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의 상징인 셈이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는 경기 침체인 상황에서도 얼마 전 최상위급 매트리스 컬렉션인 ‘뷰티레스트 블랙’을 한국에 론칭하고 럭셔리 브랜드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런 공격적 행보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품질 검증이 끝났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미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매트리스는 글로벌 침대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 시몬스가 자체 생산한다.○ 6성급 호텔들도 한국 시몬스 선택 수면연구 R&D센터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수면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시몬스의 의지가 집약된 현장이다. 국내 최초로 인체 특성과 매트리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침대 박사’ 이현자 센터장을 비롯한 연구진이 이곳에서 제품 테스트는 물론이고 수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사용자의 체형에 따라 포켓스프링을 다르게 배치하는 한국 시몬스의 차별화된 기술인 ‘조닝(zoning)’, 50여 종의 내장재를 다르게 조합하는 기술인 ‘레이어링(layering)’이 이 센터에서 탄생했다. 포켓스프링 속에 또 하나의 포켓스프링을 심어 몸을 이중으로 받쳐주는 ‘더블-포켓스프링’ 기술도 마찬가지다. 수면연구 R&D센터는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와 10개월여의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에 1차적으로 접촉되는 침구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올해 초 ‘침실 셀프케어 매뉴얼’을 선보였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일어난 직후 침구를 바로 정리하지 말고 1시간 이후에 정리해야 한다. 땀 등 수분이 날아간 뒤 정리해야 세균 번식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3층 이하의 가정은 실내 오염 농도가 더 높으니 침구류 세탁 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침실 위생과 관련한 실질적인 팁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시몬스는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시몬스는 침대 원자재에 대해서도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스프링은 포스코에서 공급받은 최고급 스프링 경강선만 사용한다. 또 직물 기술이 뛰어난 이탈리아 업체 이탈펠트로가 제작한 고밀도 특수 포켓 커버로 이 스프링을 씌운다.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침대 프레임에도 국가가 권장하는 환경기준(E1)보다 한 단계 높은 E0 단계의 자재를 사용한다. 시몬스가 한국에서 자체 생산한 모든 매트리스가 이런 노력 덕분에 국가공인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유해물질 방출량이 친환경 기준을 충족시킬 만큼 건강한 수면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런 품질 경쟁력 덕분인지 국내 특급호텔 중 시몬스를 선택하는 곳이 많다. 포시즌스호텔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입성하며 투숙객을 위한 맞춤형 침대 ‘포시즌스 베드’ 제작을 시몬스에 맡겼다. 내년 초에 오픈할 예정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6성급 호텔 ‘시그니엘’도 시몬스를 택했다. 이 밖에도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W서울 워커힐 등 서울 시내 대표적인 6성급 호텔과 프리미엄 호텔의 70% 이상이 시몬스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게 시몬스의 자랑이다.○ 제품에 ‘감성’을 입힌다 시몬스는 기술력만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 만족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심박수, 체압, 수면 습관 등을 센서로 측정해 매트리스를 추천했던 ‘슬립 맵’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면에 대한 개개인의 감성과 취향까지 고려해 매트리스를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반응을 기본수치로 활용하되 매트리스에 눕는 순간 사용자가 느끼는 편안함까지 수치화했다. 기준은 크게 4가지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계량화한 ‘진동 방지값(Move free)’, 매트리스의 단단한 정도를 나타내는 경도(Firmness), 친환경 소재 적용률(Eco-friendly), 매트리스 원단 촉감의 부드러움 정도(Touch). 60여 종의 매트리스가 모두 이 4가지 기준으로 평가받은 점수가 매겨져 있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안한 느낌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딱딱하지만 촉감은 부드러운 매트리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뷰티레스트 ‘헨리’ 모델이 추천된다. 헨리의 진동 방지값은 9, 경도는 9, 친환경소재 적용률은 10, 터치는 10이다. 평소 땀을 많이 흘려서 부드럽기보다는 다소 까슬까슬한 감촉을 선호한다면 진동 방지값 7, 경도 8, 친환경 10, 터치 6인 ‘시트러스’가 추천된다. 시몬스 관계자는 “바쁜 일상에 지치다 보니 잠만큼은 편하게 자겠다며 침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시몬스 침대가 수면의 질을 따지는 사람들에게 ‘머스트-해브(must have)’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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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멀리 본 스포츠마케팅’ 눈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딴 ‘골프 여제’ 박인비(28) 덕분에 KB금융의 스포츠 마케팅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박인비와 KB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인비는 2008년 만 19세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해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슬럼프에 빠졌다가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슬럼프에서 회복한 박인비를 후원할 회사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그때 손을 내민 곳이 바로 KB다. 2013년 5월 KB와 후원계약을 맺은 박인비는 그해 ‘시즌 6승’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져 2014년 3승, 2015년 5승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리우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골프 종목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올림픽 4위라는 눈부신 성적을 낸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도 2010년부터 KB의 후원을 받아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후원하는 선수들의 생일에 수제 케이크와 축하카드, 건강식품을 보내거나 평소 전화나 메신저로 수시로 소통한다. 윤 회장은 리우 올림픽 직전 올해 부상에 시달렸던 박인비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를 즐겨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KB 관계자는 “선수들의 선전으로 KB가 스포츠 마케팅 ‘명가’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예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발굴해 이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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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Innovator’s Insight]김지만 풀러스대표 “아직도 車를 사나요? 이렇게 묻는 세상 곧 옵니다”

    공유경제의 바람을 타고 ‘자동차=소유물’의 등식이 깨져가고 있다. 차량 소유자와 승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우버(Uber)’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국내에도 차량 공유 업체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출퇴근 시간대에 카풀을 이용하려는 운전자와 고객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빠르게 연결해주는 업체 ‘풀러스’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번도 어려운 창업을 두 번이나 해내며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김지만 풀러스 대표(40)와의 인터뷰(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6호) 내용을 요약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에 이어 또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는데…. “현재의 상태(status quo)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내가 차를 한 번 탈 때 비용이 얼마가 드는 것일까?’ ‘몇 명을 모아서 한 차를 타고 간다면 얼마만큼 이득을 보는 것일까?’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주차장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와 운전자 혼자 타고 다니는 차가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30분, 1시간 단위로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 쓰게 해주는 쏘카로 첫 번째 문제를 풀었다면 풀러스를 창업해 이제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다.” ―풀러스 창업 후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단순히 홍보를 떠나 철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쏘카의 경우 대중이 참여해 투자 자금을 공급하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 ‘8퍼센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여러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자동차 대수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려는 카 셰어링(공유) 업체 쏘카의 비전과 인터넷을 매개체로 개개인이 푼돈을 모아 투자금을 만들어내는 8퍼센트의 철학이 서로 통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go)’ 열풍이 분 가운데 풀러스가 7월 13일, 15일 라이더를 모집해 판교에서 속초를 다녀오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포켓몬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속초를 함께 다녀옴으로써 택시를 타는 것과 전혀 다른 ‘카풀’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3일 직접 운전을 했는데 가는 내내 처음 보는 사람들이 포켓몬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세 ‘형, 동생’이 됐다.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택시와는 차별화되는 플러스 서비스의 가치라고 본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공유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나처럼 관련 규제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국내 실정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면 불법이다. 쏘카의 경우에도 그 때문에 차량을 매입해서 카 셰어링 서비스를 한다. 아무리 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해도, 개인의 차를 이용해서 카 셰어링을 하는 게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풀러스의 경우 법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어 서비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느낀다. 해외에서는 우버 같은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정부에서도 많이 노력 중인데 다양한 공유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 ―무인 자동차가 현실화하고 있는데 카 셰어링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보는가. “무인 자동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를 필요할 때만 빌려 타려는 수요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와 같은 정보기술(IT) 기반의 셰어링 업체들이 더욱 각광받을 수 있다. 무인 자동차가 운행을 해서 수익을 거두려면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일 당장 무인 자동차가 운행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언제 어디에 차량을 배치해야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운영할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반면 우리와 같은 회사들은 교통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게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분리되어 있듯이, 무인차도 제조사와 차량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달라질 수 있다.” ―최종적인 목표는…? “10년 후쯤 되면 우리 딸이 ‘옛날에는 차를 샀다면서?’라고 물어올 정도로 차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분명히 그런 세상이 올 것이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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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로 혼잡… 주인님, 출근 서두르세요”

    《 “폭우로 길이 막힙니다. 30분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외출 중이시죠?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니 공기청정기 가동을 추천드립니다.” 똑똑한 비서의 조언이 아니다. 첨단 정보기술(IT)과 건축기술로 만들어질 ‘스마트홈’이 알려주는 정보다. 먼 외국의 얘기도 아니다. 스마트홈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년에 입주할 아파트부터 제공할 서비스 청사진이다. 》  LH는 교통 상황이나 날씨 등과 관련한 자료를 분석한 뒤 아파트 입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 정보를 자체적으로 만들고 실행하는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전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같은 첨단 시스템 구축 기술을 무기로 삼아 한국형 신도시를 수출하는 ‘K(한국형)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LH는 2007년부터 분양주택에 가스, 조명, 난방 등을 통합 관리하는 홈 네트워크를 도입해 택배 도착 알림, 조명 온·오프, 에너지 사용량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특히 임대주택의 경우 수도,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조회해 홀몸노인의 위급 상황이 우려되면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LH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홈 네트워크와 통신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시킬 계획이다. 홈 네트워크와 통신사의 플랫폼이 연동되면 입주민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조명, 난방은 물론이고 무선 센서가 내장된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기기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예컨대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집에 들어가기 전에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거나, 폭염이 한창일 때 미리 에어컨을 가동시킬 수 있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홈이 먼저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 줄 수도 있다. 교통정보를 분석해 스마트폰 알람 시간을 당기거나, 외출한 입주민에게 동파 방지를 위한 보일러 가동을 추천하는 식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 원을 돌파했으며 2019년까지 2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6월에는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LH 아파트에 LG전자의 태양광, 전력저장장치(ESS) 등의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기본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ESS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만든 전력을 받아 저장해 뒀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전력 저장고’다. LH 관계자는 “아파트 내 기존 비상발전기를 대체하는 ESS가 설치되면 공사비를 줄일 수 있고, 입주자의 전기요금 부담도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H는 현재 건설 중인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과 미디어촌에 지능형 스마트홈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곳을 이용할 해외 선수단과 미디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신도시 수출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신도시 수출은 수주금액 규모가 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분야다. 박상우 LH 사장은 “K스마트시티 사업은 LH의 미래생존 전략”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스마트시티 수출시장을 발 빠르게 선도하겠다”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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