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HMM을 인수하려면 줄잡아 7조 원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인수 후보들 중 누가 그 돈을 댈 수 있나요?”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HMM 본입찰(23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견그룹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면서 경쟁이 뜨거워졌지만 매각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한계 때문에 시장에선 유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반면 KDB산업은행(산은)은 여전히 연내 매각을 목표로 ‘속도전’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HMM 안팎에서 “누가 인수하든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란 우려까지 내놓는 배경이다.● 자금력 한계 뚜렷한 인수 도전자들 16일 해운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HMM 인수 비용은 5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금액 2조 원을 웃도는 올해 M&A 시장의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합산 지분 3억9900만 주(지분 57.9%)를 주당 1만5000원에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약 6조 원이 든다. 통상 인수가의 20∼30%로 책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1조2000억∼1조8000억 원까지 더하면 비용은 7조 원을 훌쩍 넘어간다. 인수 후보 기업들의 ‘의지’만큼은 경쟁이 치열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의 HMM 인수에 대해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며 명분론을 지폈다. 동원그룹도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HMM을 인수하는 건 꿈의 정점”이라고 밝히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자금 동원력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이 인수주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팬오션의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4조9000억 원이다. 현금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1조8000억 원이지만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1조3000억 원이어서 팬오션의 수중에는 5000억 원밖에 없는 셈이다.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며 1600억 원가량을 마련했다. 동향기업인 호반그룹의 물밑 지원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인수금액과의 차이가 워낙 크다. 하림그룹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PEF) JKL과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는 등 외부 자금을 통해 비용 충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도 다르지 않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3조1000억 원이다. 유동부채를 뺀 순유동자산은 9000억 원 수준이다. 자금 마련을 위해 동원그룹은 해외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 전환사채 발행으로 50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채를 제외한 순유동자산 1조5000억 원을 보유한 LX인터내셔널은 자금 마련 계획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쯤이면 M&A를 위한 파이낸싱 후보와 규모가 어느 정도 소문이 나야 하는데 예상보다 너무 조용하다”고 전했다.● HMM 안팎에선 ‘유찰 가능성’ 솔솔 HMM 안팎에선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포함되지 않은 1조6800억 원의 영구전환사채(CB) 해결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유찰 가능성을 높인다. 산은 등이 CB를 주식으로 바꾸면 HMM을 인수한 기업의 총지분이 57.9%에서 30%대로 낮아지게 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HMM지부(HMM육상노동조합)는 14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21일 산은 앞에서 ‘졸속 매각 반대’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조합원이 약 800명으로 HMM 전체 육상 직원 중 조합 가입 대상자 1026명의 80% 가까이가 가입한 노조다. 결의대회 예상 참여 인원은 400여 명이다. 이기호 HMM지부장은 “이렇게 적은 자기자본(순자산)을 가진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10조 원이 넘는 HMM 유동자산을 자기 수익으로 만드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1조 원에서 4조 원대 안팎의 자금력을 가진 새우(인수 후보 기업)가 고래(HMM)를 삼키려는 형국”이라며 “가능하다면 해상 물류에 이미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대기업이 인수해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HMM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해진 일정대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유찰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본입찰을 진행하고 연내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기존 계획대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카카오페이가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인 나이스정보통신으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대주주인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카카오페이가 추진해온 해외 인수·합병(M&A)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겹악재 속에 카카오그룹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16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카카오페이와 나이스정보통신 각 법인 및 가맹점 계약 등 업무 담당자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카카오페이가 부담해야 할 가맹점 모집 비용을 나이스정보통신이 대신 낸 것으로 보고 있다.사법 리스크의 영향으로 M&A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카카오페이에 겹악재가 찾아온 모양새다. 카카오페이는 올 4월부터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Siebert)로부터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14일 공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지분 51%를 두 차례에 걸쳐 1038억 원에 취득하기로 하고 5월 1차 거래로 지분 19.9%를 확보했다. 내년 중 2차 거래를 앞두고 모기업인 카카오의 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거래 이행과 관련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불법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사건으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구속 기소된 데 이어 김 센터장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양종희 차기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15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제14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17일 열리는 KB금융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6일 기준 KB금융 지분 8.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9월 양 후보자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KB금융처럼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이면서 최고 경영자를 선임하는 안건의 경우 수책위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판단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 반대표를 던질 경우 양 내정자의 선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국민연금이 양 내정자의 회장 선임에 찬성하면서 KB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은 이변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외국인 주주의 비중이 70%를 넘어서는데, 이들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보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라스 루이스(Glass Lewis)는 양 내정자에 대한 회장 선임 안건을 찬성하라고 KB금융 주주들에게 권고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금융당국은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위기설 진화에 나섰지만 대부업을 포함한 전 업권 가계대출이 올해 3분기(7∼9월)에만 6조 원 넘게 늘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중채무자도 1년 새 3만 명 넘게 증가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총량은 물론이고 질까지 악화하면서 다중채무자 등 취약 대출자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3분기 반등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NICE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신용정보원 대출 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 업권 가계대출 총액은 1848조2661억 원으로 6월 말(1842조443억 원)보다 6조2218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1875조95억 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줄다가 올해 3분기 다시 반등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8일 ‘최근 가계부채 관련 주요 이슈 Q&A’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작년 2분기(4∼6월)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가계대출 총량이 감소했고,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0%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정부 들어 주택시장 안정과 대출규제 안착 등의 효과로 카드 사태 이후 18년 만에 처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고, 가계부채 총량도 3분기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가계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도 늘고 있다. 9월 말 기준 전 업권 연체자 수는 59만5676명으로 석 달 새 1만1206명 늘었다. 1년 전(50만3175명)과 비교하면 18.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은행 연체자 수는 13만4048명으로 작년 9월(8만8021명)보다 52.3% 급증했다. ● 다중채무자·소액 대출 연체자↑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으로 꼽히는 다중채무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는 9월 말 기준 역대 최대인 453만6469명으로 1년 전(450만5064명)보다 3만 명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5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사람들은 약 5만 명 늘면서 더 빠른 증가 속도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30% 이상이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낮은 20, 30대 청년층이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말 기준 시중 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로 집계됐다. 1년 만에 0.9%포인트 상승해 2015년 8월(3.1%)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액인 카드 대출조차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 대출자가 많아진 것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대출자는 경제 전체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양적·질적인 관리가 모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가계부채가 쌓이는 이유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이 생활비 충당이나 대출 상환을 위해 빚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자율을 내리기보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당국이 기관·외국인과 개인 간 차이가 있었던 공매도 거래 조건의 일원화를 검토한다. 공매도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정은 이르면 이달 내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고 내년 상반기(1∼6월) 관련 입법과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달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최소 담보 비율이나 상환 기간을 정해 놓는 등 기관·외국인과 개인의 공매도 거래 조건을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시 빌린 주식의 120% 이상의 담보가 필요하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105%의 담보 비율이 적용된다. 상환 기간 역시 개인은 90일이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사실상 제한이 없는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담보 비율 및 상환 기간 일원화, 서킷 브레이커(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제도) 등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거래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자가의 의견도 수렴한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을 만나 공매도 한시적 중지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전산 시스템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에도 예외 조항으로 인해 공매도가 줄고 있지 않다며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LP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와 연동돼 있는 만큼 이들을 추가 금지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에는 신중한 모습이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도수치료에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1조1000억 원으로 전체 실손보험금 지급액의 1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확한 치료 기준이 없어 보험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2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도수치료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도수치료에 지급된 보험금은 1조1430억 원으로 전체 실손보험금 지급액(10조9300억 원)의 10.5%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6500억 원이 지급됐다. 도수치료는 근골격계질환 등을 대상으로 숙련도와 전문성을 가진 시술자의 손을 이용해 신체 기능 향상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는 명확한 치료 기준이 없는 데다 의료기관의 처방에 따라 치료 시간이나 비용이 다른 탓에 소비자 민원과 보험사기 수사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도수치료 평균 금액은 10만7027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올랐는데, 최고 금액(60만 원)이 중간 금액(10만 원)보다 6배 많을 정도로 편차가 크다. 특히 소규모인 의원급으로 갈수록 금액이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문가 진단 및 도수치료 비용·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통원 1회당 보장 한도를 설정하거나 부담보·보장제한 특약 신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이끄는 이들의 공통점은 인도계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인력의 6% 남짓을 차지하는 이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도 경제성장의 밑바탕으로 자리 잡은 뜨거운 교육열이 있다. 인도에서는 교육이 극심한 빈부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5위를 기록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7위에 불과하다. ‘0’의 개념을 발명한 국가답게 지식을 쌓아온 역사가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은 “인도는 과거 한국처럼 빈부 격차를 뚫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역사적으로 수학, 철학, 과학 등 암기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공과대(IIT)는 핵심 엘리트 양성소로 꼽힌다. IIT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국가적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본떠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현재 인도 전역에 23개가 분포돼 있다. 2850만여 명의 고교생 중 졸업시험 상위 25%만이 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최종 합격생은 1만6000명뿐이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교육받은 인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을 IIT 출신들이 창업했을 정도다. 피차이 CEO와 크리슈나 CEO 역시 IIT를 졸업했다. 인도계는 이민자 집단 내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의 75%가 대학 학사 이상의 학력 보유자다. 아시아계 미국인 중 교육 수준이 가장 높다. 이러한 교육열을 바탕으로 정계에서도 인도 출신 인사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다. 최초의 비백인계 영국 총리가 된 수낵 총리는 명문 사립고를 나와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역시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도 혈통이다. 하지만 과도한 교육열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학원가로 유명한 인도의 도시 코타에서는 올해에만 25명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0년간 목숨을 끊은 학생은 100명을 넘어선다. 코타가 위치한 라자스탄주 정부는 14세 이하 학생의 학원 입학을 장려하지 않고 시험 결과를 비공개하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을 식별하는 경찰 팀이 꾸려지기도 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AI가 금융에 미칠 영향과 변화는… 저출생 시대에 한국의 미래 산업으로 인공지능(AI)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AI 기술과 금융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2023 동아뉴센테니얼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AI 기술 및 금융산업과 관련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AI 기술 혁신이 금융 분야에 미칠 영향과 변화된 모습을 조망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인구 감소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한국은 생산성 향상이 절박한데 그 해결책은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에 있습니다.” 9일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서 기조 강연에 나선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의장은 “한국이 미래 성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솅커 의장은 “수많은 기업과 산업,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온갖 종류의 AI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미래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창출의 답은 AI 기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일자리 뺏는다는 우려는 공상”이날 솅커 의장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노동 파괴자’가 아닌, 생산성을 높여주는 조력자라고 설명했다. 최근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공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솅커 의장은 “AI가 일자리를 늘릴 순 있어도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건설현장에 거대 중장비가 도입된 덕분에 사람들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회계에 엑셀이 사용되면서 업무 효율이 높아진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 적용으로 획기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금융산업을 꼽았다. 솅커 의장은 “AI가 가장 큰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분야는 금융”이라며 “금융산업은 AI 도입을 통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등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다른 산업보다 높다”고 말했다. 향후 양자컴퓨터가 개발될 경우 금융분야에서 생성형 AI의 정확도는 더 높아지고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알고리즘 투자나 위험 관리, 신용 평가 등 금융 전 분야에 걸쳐 AI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에서는 알고리즘에 따라 로봇이 직접 투자하는 ‘로보 어드바이저’나 AI가 개인 맞춤형 지수를 만들어 주는 ‘다이렉트 인덱싱’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자금세탁 방지나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신용평가 등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관계 인사들도 금융 분야에서 AI 활용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축사에서 “로보 어드바이저와 자산 관리, 자금세탁 방지, 이상 거래 탐지, 챗봇 서비스, 자동화 거래 등 AI가 금융혁신을 가져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I가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신뢰도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금융혁신과 성장의 계기를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여야가 힘을 합쳐 AI와 금융산업이 함께 어우러질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초거대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AI 활용도가 국가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금융분야에서 AI 활용은 금융회사의 경쟁력 제고와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금융 등 우리나라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금융업 AI 시장 규모 2032년에 123억 달러금융권은 AI 기술이 금융시장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 센터장은 “AI 도입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 매출의 2.8∼4.7%가 늘어나는 생산성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AI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으로 2000억∼3400억 달러의 추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서치 기업인 프레시덴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생성형 AI의 시장 규모는 올해 9억4749만 달러(약 1조2427억 원)에서 2032년 123억3787만 달러(약 16조1823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I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더불어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정확도가 100%에 이를 수 없기 때문에 오류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솅커 의장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결과물은 단조롭고 왜곡될 수 있다”며 “독점적 정보나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우리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과정에서 1000억 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이 발생해 관련 거래를 전면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우리은행은 6월 자체 리스크 관리 실태 점검을 한 결과 ELS 상품 관련 파생 거래에서 평가손실 962억 원이 발생한 사실을 발견해 6월 말 결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 트레이딩부는 해당 사실을 인지해 담당 딜러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헤지(위험 분산) 전략을 실행했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7월 이후 청산 목적의 헤지 거래 외 주식파생상품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관련 직원 징계를 위한 인사협의회도 이루어진다. 우리은행은 “은행과 증권사 간 투자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이기 때문에 고객 손실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정부가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서자 손해보험업계도 상생금융에 동참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가 최대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의 인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손보사들은 인하 폭과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예년 자동차보험료 조정 시기보다 1∼2개월가량 당겨진 것으로,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이 정해질 경우 내년 1월 책임개시일부터 인하된 보험료가 적용된다.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9조1440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3조5399억 원 급증한 수치다. 보험업계는 ‘역대급’ 실적에도 은행권과 달리 한화생명과 삼성 계열사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별다른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포함한 6개 금융업권 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이익에 걸맞게 금융협회가 중심이 되어 금융권의 한 단계 발전된 사회적 역할을 이끌어 달라”며 적극적인 상생금융을 주문한 바 있다. 조만간 발표될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은 1.5∼2.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손해율이 안정적이고 이익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조정이 이루어지도록 각 사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금융당국이 잇따른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제기된 상호금융권과 여신전문업권에 대해 직접 제재를 추진한다. 올해 8월 100억 원대의 배임 사건이 적발된 롯데카드 등 여신전문업권을 대상으로 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상호금융권의 횡령·배임 사고를 직접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금융업법 개정안을 건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전사고를 저지른 임직원에 대한 직접 제재가 명문화된다면 사고 적발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 개정 시 금감원의 검사 권한이 없는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나머지 상호금융에 적용될 전망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내부통제 미비와 복잡한 관리·감독 체계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과 각 상호중앙금융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전사고 규모는 511억4300만 원에 달했다. 금감원의 직접 제재를 받는 타 업권과 달리 상호금융권은 중앙회가 개별 조합을 감독·검사한 뒤 고발 조치까지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징계 수위가 낮거나 고발 조치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올 6월 감봉 조치를 받은 직원이 2억 원대의 금액을 횡령한 사실이 추가로 발견된 바 있다. 금감원은 법 개정과 함께 상호금융권의 금융사고에 대한 징계 및 조치 수위도 높일 방침이다. 금전사고 발생 시 중앙회가 무조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도록 하고 사고를 냈던 임직원이 복귀할 경우 금전을 다루는 업무를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지도가 내려진 상태다. 롯데카드 배임 사건을 계기로 여신전문업권의 내부통제 개선방안도 마련된다. 금감원은 이달 중 여신전문업권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이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업권 공통 사항과 함께 여신전문업권의 특성을 반영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어 타 금융업권과 업무가 다른 만큼 캐피털사의 자동차 금융 등 업권 특성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이 공모했던 롯데카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휴·협력업체와 업무 시 관리 방안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 보험, 증권사, 저축은행과 달리 현행 여전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사 임직원이 횡령, 배임을 저질러도 금융당국이 직접 이들을 제재할 근거가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이 개정된다면 금감원 제재가 효과적으로 진행돼 금융사고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신전문업권의 경우 타 업권보다 고객 대면 채널이 적은 등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업권별로 차별화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한국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한도 제한으로 30조 원 규모의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국방부가 시중은행의 금융지원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섰다. 향후 대규모 해외사업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법 개정을 통해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폴란드 방산수출 금융 지원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정부와 5대 은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기업과 폴란드 정부의 2차 무기 수출 계약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의 금융회사가 차관단을 구성해 돈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앞서 국내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8월 폴란드 정부와 17조 원 규모의 1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1∼6월) 30조 원 규모의 2차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특정 대출자에 대해 자기자본의 40% 이상을 대출할 수 없다는 수은의 신용공여 한도에 부딪혀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 수은의 자기자본은 18조4000억 원으로 현재 폴란드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수출금융은 1조360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2차 계약 규모의 80% 수준의 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은의 자기자본 한도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방산 수출을) 더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35조 원으로 높이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수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이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우선 법적 기반을 만들어 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에 이어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총선용 카드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앞두고 현행 공매도 제도에 불만이 큰 ‘개미투자자’ 표심을 사로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간사 송언석 의원이 같은 당 원내대변인인 장동혁 의원에게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앞서 1일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불법 공매도는 주가 조작에 준해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사실을 적발한 데 이어 특별조사단까지 꾸리면서 공매도 잠정 중단을 정부에 요구할 명분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를 저울질해왔던 정부는 한시적 금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직적 불법 공매도 적발에… 與 ‘개미’ 표심잡기 나서 공매도 한시 금지 검토이르면 다음주 당정대서 논의“국내 금융시장 신뢰 훼손” 지적도금융위 “전면 금지 확정 안돼” 여당이 공매도 금지를 고려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고려한 조치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먼저 판 다음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으로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BNP파리바, HSBC 등 글로벌 IB가 장기간 관행적으로 저질러 온 불법 공매도 행위를 처음 적발했다고 발표한 이후 공매도 금지 여론에 불이 붙었다. 금감원은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된 2021년 5월 이후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의 거래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매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개인투자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공매도를 3∼6개월 정도 전면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질의에 “원점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제도 개선을 해 보겠다”고 답했다.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선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금감원을 통해 명백한 불법 행위가 발견된 만큼 공매도 한시적 중단을 검토해달라고 정부와 대통령실에 요청한 상태”라며 “이르면 다음 주 당정대 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인 김기현 당 대표가 직접 해당 사안을 챙길 정도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공매도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만 공매도를 금지하면 오히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에서도 공매도 금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영풍제지처럼 보통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르면 공매도가 들어오기 마련인데, 공매도가 금지되면 오히려 주가조작이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며 “불법 공매도에 대해선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지만 공매도 자체를 없애는 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는 “공매도 전면 금지 추진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매도 전면 금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송 의원은 “언론사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와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 의원에게 정보 공유 차원에서 보낸 것이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갑질’ ‘독과점’ 등 은행을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 회장을 불러 서민들의 금융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이 1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는 등 은행권은 추가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즈음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을 포함한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전부터 계획했던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시기와 안건은 조율 중”이라며 “현안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주별 상생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금리로 서민들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벌어들인 누적 이자이익은 3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민생 타운홀’ 형식의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금리 부담을 호소하자 “우리나라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다.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은행 수익의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게 하는 등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이날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1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개인사업자 고객 30만 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경영 컨설팅 등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날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어 상생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지난번 발표했던 상생금융 약속을 지키는 것에 더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좋은 방안들을 찾아서 이른 시일 안에 실질적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 신한은행도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은행권의 금융지원 방안이 잇달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보장 금액을 최대 100만 원까지 올리는 등 과열되는 독감보험 경쟁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2일 금융감독원은 14개 손해보험사 임직원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전날 주요 손보사 담당 임원과 간담회를 실시한 데 이어 이날도 독감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에 대한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독감보험은 종합보험이나 건강보험에 특약이나 플랜 형식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2020년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출시할 당시 독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면 연 1회에 한해 최대 20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5개 손보사가 보장 금액을 50만 원 이상으로 운영하는 등 판매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화손해보험은 보장 금액을 100만 원까지 올리기도 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법규를 어기고 실제 비용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 금액을 확대하거나 비응급까지 보장하는 등 판매 경쟁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 가입자가 초과 이익을 얻으려고 과도한 의료행위를 받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절판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등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김범수 금감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은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과도한 보장 한도 증액과 관련한 손보사의 내부통제 운영 실태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당국의 권고에 보험업계는 보장 한도를 낮추고 있다. 전날 한화손보와 삼성화재는 독감보험 보장 금액을 각각 100만 원, 5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인하했다. 현대해상도 최대 50만 원인 보장 한도를 4일부터 20만 원으로 낮출 계획이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황모 씨는 2019년 A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을 상환하고 B은행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신용 위험이 낮은 담보대출로 갈아탔는데도 개인신용평가회사(CB사) 신용평점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그는 재평가를 요구했지만 즉각적인 신용평점 인상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저축은행에서 받은 연 18.5% 금리 대출 등 최근 3년 내 상환한 고금리 대출 이력 3건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신용평가관리 관련 금융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은 황 씨처럼 저축은행, 대부업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경우 신용평점에 부정적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대출을 상환했더라도 신용평점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최장 3년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또 최근에 대출을 많이 받았거나 신용거래정보가 부족한 경우에도 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다. 금감원은 CB사마다 활용하는 신용정보의 범위 및 평가 기준이 다르다는 점, 연체금액이 10만 원 이상이 된 후에는 5영업일 이내에 상환해도 연체정보가 금융권에 공유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상적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중이라도 연체가 예상되거나 연체가 30일 이하인 경우 신속채무조정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자 지난해 주춤했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에서 외국인에게 내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다시 불어나 2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 대상 주담대의 절반 이상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큰손’인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부동산 침체 위기 속에서도 중국인들은 국내 부동산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주담대 2조3000억 원 돌파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의 외국인 대상 주담대 잔액은 2조30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조2313억 원) 대비 3.3% 증가했다. 4개 은행의 외국인 대상 주담대는 2019년 2조455억 원에서 2020년 2조2340억 원, 2021년 2조2915억 원 등 점차 증가하다 지난해 소폭 하락한 뒤 올해 들어 반등했다.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대상 주담대가 전체의 57.9%(1조3338억 원)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5월 처음 발표한 ‘외국인 주택·토지 보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인 총 4만7912명(지분 보유자 포함)이 국내 주택 총 4만4889채를 보유 중이다. 이는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 8만3512채 중 53.8%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4개 은행의 중국인 대상 주담대 실행 건수가 1만1940건임을 고려했을 때 중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의 약 4분의 1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통해 구입한 셈이다. 외국인 대상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이 주택 거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집계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건수는 2만1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173건)과 비슷하다. 특히 국내 부동산 큰손인 중국인의 올해 투자는 9059건으로 전년(8985건) 대비 늘었고, 8월 이후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기 부동산 연체율도 ‘비상’문제는 고금리 장기화로 외국인 대출자들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대상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2021년 연 2.97%에서 올해 6월 말 연 4.40%로 상승했다. 외국인 주담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연체율은 0.09%에서 0.18%로 치솟았다. 아직은 연체율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출을 받아 투기성 주택 거래를 했다 연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국내 금융기관과 세입자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국에서 금융 조달이 가능한 외국인들은 국내 부동산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의 일부 지역은 외국인이 1년 이상 거주해야만 주택을 매입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런 제한이 없다”며 “상호주의에 따라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제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에 주소지를 두지 않은 외국인이 주택을 매수할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해 인적사항을 신고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하나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820억 원으로, 9월(682조3294억 원) 대비 3조4526억 원 늘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공매도 거래를 전수 조사한다. 31일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2021년 5월 이후의 거래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종목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조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특정 기간의 공매도 거래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주식 공매도 잔고액을 대량 보유한 글로벌 IB로는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JP모건 등 10여 곳이 있다. 금감원은 조사 과정에서 공매도 거래의 실질 투자 주체인 최종 투자자의 공매도 악용 개연성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악재성 정보가 공개되기 전 대량 공매도가 일어나거나 시세조종성 공매도 혐의 등이 포착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해외 기관투자가가 국내 주식을 공매도하는 경우 글로벌 IB와 매도 스와프 거래를 체결하고 해당 IB는 이를 헤지(위험 분산)하기 위해 시장에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다.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신속한 조사를 위해 6일 공매도 특별조사단이 신설된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을 20명 규모의 부서 단위로 확대했다. 앞서 금감원은 BNP파리바, HSBC 등 글로벌 IB가 장기간 관행적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지속한 사실을 처음 적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자행된 관행적 불법 행위에 대해 전수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 한편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글로벌 IB의 자체 시스템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2차전지 등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로 꼽혔던 분야의 신사업을 추가한 상장사 중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회사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허위 신사업을 부정거래에 이용하기도 했다.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메타버스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신재생에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증시에서 화제가 된 7개 테마 업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회사는 285개사였다. 이 중 2차전지(125개사)를 추가한 회사가 가장 많았다. 메타버스와 가상화폐·NFT의 경우 관련주가 급등하던 2021년 말과 2022년 초에 사업 목적 추가가 집중됐다. 특히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7개 테마 업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233개사 중 129개사(55%)는 관련 사업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 또 추가한 테마 업종이 많을수록 사업 추진 비율이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업 추진 내역이 존재하는 104곳 중에서도 해당 사업과 관련한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47개사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다른 사업 부문과 구분해 관리할 정도로 유의미한 매출을 내는 곳은 4개사뿐이었다. 금감원은 “투자자는 관련 공시를 통해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한 후 투자를 결정하고 정기 보고서를 통해 실제 사업 추진 여부 등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밝혔다. 현장 민심을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예대마진 등에 따른 과도한 지대 추구 논란이 제기된 은행권의 독과점 문제를 겨냥했다는 해석과 함께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다양한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은행의 종노릇’ 발언은 24일 소상공인 단체들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의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상환에 애로가 심각하다”며 “대출이자 탕감, 원금 납부유예 등 과감한 금융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경제 위기 당시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으로 은행들을 구했던 적이 있다”며 “은행들도 국민들을 위해 더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은행에 부담금을 부과해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과점 체제인 은행권을 겨냥해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현장 행보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벽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줘서 국민들의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말했다.“은행, 외환위기때 세금으로 소생… 국민 위해 더 역할해야” 대통령실, 예대마진 축소 등 기대尹, 각의서 ‘과도한 이자장사’ 지적은행권은 “뭘 더 내놔야 하나” 당혹‘은행 횡재세 법안’ 국회 계류중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 문제로 고충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이같이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대통령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는 것. 비록 소상공인의 말을 빌리는 형식을 취했지만, 은행권의 과도한 이익 추구 문제는 윤 대통령이 평소에도 지닌 문제의식이라고 참모들은 전했다. ● 은행 ‘횡재세’ 도입 재점화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서 은행 횡재세 논의를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무게가 실렸다. 은행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부담금으로 출연하는 이른바 ‘은행 횡재세 법안’은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대표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횡재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은행권이 과도한 이자 장사로 거둔 초과이익의 환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횡재세 등 은행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해 우리나라 특성에 맞춰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 이익과 관련한 국민 고통을 인지하고 여러 노력을 해왔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국의 정책들을 눈여겨보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이 전한 ‘은행 종노릇’ 발언에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3.76%), KB금융(―2.67%), 신한지주(―2.57%), 우리금융지주(―1.41%) 등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 상생금융 협조했던 은행권 ‘당황’ 횡재세와 별도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서민금융 정책에는 추진력이 실릴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연간 서민금융 정책 자금을 당초 10조 원에서 1조 원 이상 확대해 사상 최대 규모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햇살론 상품의 통합 운영, 최저 신용자 대상 대출상품 출시 등이 담긴 ‘정책 서민금융 효율화 방안’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예대마진 축소 등 은행권의 자발적인 ‘역할론’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위기를 겪는 은행들을 국민 세금인 ‘공적 자금’으로 살려줬다”며 “은행도 국민을 위해 더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이자수익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고 상생금융에 적극 협조했는데도 정부가 또다시 ‘은행 때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 원리금 상환 유예 등에 이어 상생금융에까지 참여했는데 정부의 이 같은 강경한 기조가 납득이 안 간다”며 “은행권 입장에선 ‘무엇을 또 내놓아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은행의 금리 산정 방식을 압박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시장 가격 체계를 왜곡시키는 면이 있다”며 “원활한 채무조정, 저금리 대환대출 활성화 등의 방식으로 정책금융을 보완하는 방안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일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