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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구청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대구 중구의회 배태숙 부의장에게 의회가 30일 출석정지 결정을 내렸다. 중구의회는 7일 제291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배 부의장에 대한 징계요구의 건을 상정해 이 같은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앞서 감사원은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배 부의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지역의 한 디자인 업체 대표인 배 부의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기까지 중구와 수의계약을 맺고 각종 구정 홍보물을 납품해왔다. 하지만 배 부의장은 지난해 구의원에 당선됨에 따라 중구와 더 이상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게 됐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등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은 연관성이 있는 공공기관과의 물품, 용역, 공사 등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 부의장은 다른 디자인 업체와 대표자 명의로 입찰에 참가해 홍보물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의원 당선 후인 지난해 9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유령회사를 통해 중구와 8건, 1680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부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겸직하고 있는 회사의 수의계약 논란과 관련된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수의계약 매출분에 대해서는 기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무차별 흉기 난동을 모방한 ‘살인 예고’ 글이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글은 테러까지 언급하는 등 수위가 과격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 심리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이 결합되면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방 교육과 처벌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층에서 번지는 살인 예고경찰과 검찰은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온라인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은 계속 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9일 대구공항에 폭탄테러를 할 예정이다. 차로 밀고 들어가서 흉기로 사람들 다 찔러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폭발물 처리팀을 투입하고 군, 국정원 등과 함께 대구국제공항 내에서 수색을 실시했으나 특별한 테러 의심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프로배구 남자부 A팀 선수들을 겨냥해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 남성은 6일 스포츠 관련 온라인사이트에 구미에서 컵대회를 치르고 있는 A팀 선수단을 해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남성은 포항에서 체포됐다. KOVO는 경기장 출입 보안 강화를 위해 컵 대회가 열리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 금속탐지기 2대를 설치했다.경찰 집계 결과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7일 오후 6시까지 17일간 ‘살인 예고’ 글은 총 194건 게시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65명을 검거했고, 나머지 129건의 작성자도 추적 중이다.문제는 검거된 65명 중 절반이 넘는 34명이 10대로 밝혀지는 등 ‘살인 예고’ 글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격히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하는 일명 ‘촉법소년’도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단순 장난과 호기심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프로파일러로 활동하는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타인을 공격하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터넷 문화와 모방 심리가 강한 10대가 만나 새로운 청소년들의 일탈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년원 갈 범죄로 인식돼야”‘살인 예고’ 글이 위험한 이유는 실제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자극제’가 될 수 있어서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은 “누군가 장난으로 올린 무분별한 살인 예고 글이 모방범죄 욕구를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적극적으로 (살인 예고 글이) 문제가 있다고 교육하고, 문제가 될 경우 소년원을 갈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는 걸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7일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스쿨벨은 새 유형의 청소년 범죄가 발생할 경우 교사, 학부모에게 신속하게 알려 자녀를 교육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엄벌주의’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경찰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피의자에게 살인 예비 혐의까지 적용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24일 한 모바일게임 채팅방에서 “A 씨를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며 흉기 사진을 함께 올린 30대 남성을 살인 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살인 예고’ 글을 쓰고 실제 실행하지 않은 작성자에게 살인 예비 혐의를 적용한 것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처음이다.한편 법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혜화역과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올린 30대 남성 왕모 씨와 최모 씨(40)에 대해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말(29, 30일) 동안 최소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온열질환 사망자가 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논밭에서 활동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는 “고령층은 논밭일을 삼가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밀린 밭일 나섰다 사망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9, 30일 이틀 동안 경북 지역에서만 고령자 6명이 폭염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오후 2시 9분경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비슷한 시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선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이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오전 8시경 밭에 가다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두 남성 모두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문경에선 전날에도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여성(81)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지난주 끝난 기록적 장마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밭에 나섰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지역에서도 밀양시와 남해군에서 29일 폭염에 농사일을 하던 남성(51)과 여성(82)이 숨졌다. 충남 서천군에서도 같은 날 90세 여성이 밭일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발견 당시 체온이 41.1도에 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충북 제천시와 전북 군산시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상청 등 관계기관 긴급 점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음팩 껴안고 사투 벌이는 쪽방촌취약계층이 밀집한 서울 도심 쪽방촌 주민도 폭염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 들어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제대로 틀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30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선 주민 김태연 씨(79)가 서울시 및 자치구가 설치한 ‘쿨링포그’(물을 안개처럼 뿜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 앞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은 못 틀고 밖에 나와서 이거(쿨링포그)라도 쐬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며 “같이 사는 남편은 거동이 불편해 방에서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도 상당수가 골목으로 나와 쿨링포그에 몸을 맡긴 채 간신히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주민 이모 씨(68)는 “끼니도 (사회복지법인 등이 지원하는) 무료 도시락으로 충당하는 마당에 (에어컨) 전기요금까지 낼 형편이 못 된다. 방 안이 야외보다 더 덥다”고 했다. 일부 쪽방촌 주민들은 얼음팩을 사서 껴안고 있기도 했다. 정부는 고령 농업인, 홀몸노인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 근로자를 폭염 3대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야외활동 자제 및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때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쉬우니 수분을 의식적으로 많이 보충해야 한다”며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는 걸 피하고 어지럼증과 무기력증이 생길 경우 시원한 곳으로 대피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이번주 내내 낮 35도 안팎 ‘불볕더위’… 열대야도 기승 전국 가끔 소나기 내리겠지만습도 더해 체감온도 더 오를 듯이번 주 내내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예고됐다. 가끔 소나기가 내리지만 열기를 식혀주기보다 오히려 습도를 더해 ‘한증막’ 더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상청은 “당분간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여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겠다”며 “35도 내외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주중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3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은 각각 22∼27도, 30∼35도로 예보됐다. 서울 춘천 강릉 청주 대구 안동 등 전국 곳곳의 최고기온이 35도, 그 외 지역도 대부분 33∼34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예보된 소나기는 체감온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31일 경기 동부,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에 5∼40mm 수준의 소나기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보통 비가 내리면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지며 오히려 습도가 높아져 숨 막히는 무더위가 된다. 실제 27일 강원 철원은 소나기가 내리기 전 기온(32도)이 비가 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25도까지 떨어졌다. 대신 습도는 60%에서 70∼90%로 급격히 올랐다. 여름철에 습도가 10%포인트 오를 때 체감온도는 약 1도씩 오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그치고 해가 다시 나면 기온은 급격히 올라가고 습도는 그대로 유지돼 더욱 무덥게 느껴진다”며 “‘소나기의 역설’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안정한 대기 탓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불어날 수 있다”며 물놀이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주 내내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예상된다. 도심지역은 도시 열섬 효과로, 해안지역은 내륙에 비해 높은 습도 등으로 열대야가 심화될 수 있다. 기상청은 주말(다음 달 5, 6일)은 물론이고 다음 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남해=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말(29, 30일) 동안 최소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온열질환 사망자가 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논밭에서 활동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부는 “고령층은 논밭일을 삼가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장마 끝나고 밀린 밭일 나섰다 사망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9, 30일 이틀 동안 경북 지역에서만 고령자 6명이 폭염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오후 2시 9분경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비슷한 시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선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이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오전 8시경 밭에 가다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두 남성 모두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문경에선 전날에도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여성(81)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지난 주 끝난 기록적 장마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밭에 나섰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지역에서도 밀양시와 남해군에서 29일 폭염에 농사일을 하던 남성(51)과 여성(82)이 숨졌다. 충남 서천군에서도 같은 날 90세 여성이 밭일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발견 당시 체온이 41.1도에 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충북 제천시와 전북 군산시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상청 등 관계기관 긴급 점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음팩 껴안고 사투 벌이는 쪽방촌 취약계층이 밀집한 서울 도심 쪽방촌 주민도 폭염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 들어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제대로 틀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30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선 주민 김태연 씨(79)가 서울시·자치구가 설치한한 ‘쿨링포그(물을 안개처럼 뿜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 앞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은 못 틀고 밖에 나와서 이거(쿨링포그)라도 쐬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며 “같이 사는 남편은 거동이 불편해 방에서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도 상당수가 골목으로 나와 쿨링포그에 몸을 맡긴 채 간신히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주민 이모 씨(68)는 “끼니도 (사회복지법인 등이 지원하는) 무료 도시락으로 충당하는 마당에 (에어컨) 전기요금까지 낼 형편이 못 된다. 방 안이 야외보다 더 덥다”고 했다. 일부 쪽방촌 주민들은 얼음팩을 사서 껴안고 있기도 했다. 정부는 고령 농업인과 독거노인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를 폭염 3대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야외활동 자제 및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때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쉬우니 수분을 의식적으로 많이 보충해야 한다”며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는 걸 피하고 어지럼증과 무기력증이 생길 경우 시원한 곳으로 대피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남해=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경북 포항시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시 노스쇼어 리버프론트 파크 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포항 무궁화길’을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27일 현지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을 비롯한 대표단과 피츠버그 광역 한인회, 한국전 참전용사회, 피츠버그 지역 연합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포항시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포항 무궁화길을 조성했다. 포항 무궁화길은 기념공원 내 약 50m 구간에 무궁화나무를 심은 길이다. 포항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피츠버그 광역 한인회의 위탁사업으로 추진됐다. 제이크 폴락(Jake Pawlak) 피츠버그시 부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포항 무궁화길 조성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7월 27일을 포항의 날로 선포했다. 포항 무궁화길이 조성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9년 서부 펜실베니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서 9년 동안의 모금 활동을 걸쳐 건립했다. 6·25전쟁 당시 미군 참전자 178만 명 가운데 서부 펜실베니아에서 40만 명이 참전했다. 이는 미국 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준공식에 참석한 잭 로젠버거(Jack Rosenberger) 서부 펜실베니아 참전용사회장은 “대한민국이 70년 전 전쟁의 아픔을 딛고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가슴 뿌듯하고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와 무궁화길을 조성해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 무궁화길 조성을 계기로 포항과 피츠버그 두 도시 간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민간 교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우리는 남자 여자 아이들까지 나와서 필요하다면 몽둥이와 돌멩이를 들고서라도 싸울 것입니다.”(이승만 전 대통령) “딘,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개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진 한미 두 전직 대통령 동상 뒤에 각각 새겨진 문구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1950년 6·25전쟁 발발 당일 당시 존 무초 주한 미국대사에게 한 말이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발언도 같은 날 당시 딘 애치슨 국무장관으로부터 북한군 침공 소식을 듣고 한 말이라고 한다. 이날 오전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에선 정전협정 체결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승만, 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동상 제작을 추진해 온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추진모임) 관계자들도 자리를 지켰다. 참석자 500여 명은 높이 4.2m인 두 동상을 감싼 흰 천이 동시에 벗겨지자 박수를 쳤다. 2016년 결성된 추진모임은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 조각가에게 의뢰해 이승만, 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을 만들었다.칠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휴가철을 맞아 계곡을 찾은 대학생 3명이 물놀이를 하던 중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27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2분경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 팔공산 국립공원 동산계곡에서 20대 대학생 A 씨 등 친구 4명이 물에 빠졌다. 이들 가운데 A 씨가 물에서 빠져나와 신고했고, 나머지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방학을 맞아 계곡을 찾은 이들은 큰 바위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미끄럼 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4명이 한꺼번에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물에 빠졌는데, 소용돌이 현상인 와류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산계곡은 지역민들이 휴가철에 자주 찾는 피서지다. 특히 사고가 난 지점은 일명 ‘천연 워터슬라이드’라 불리며 피서객들이 미끄럼 놀이를 자주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장마로 수심이 깊어진 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사고 전날 야간에는 군위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될 만큼 많은 비가 내린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살펴본 결과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물살이 매우 강한 상태였다. 주민들 말로도 평소보다 물이 많이 깊어진 상황이어서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며 “A 씨가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동아일보 사회부에는 20여 명의 전국팀 기자들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전국팀 전용칼럼 <동서남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온 대표 컨텐츠 입니다. 이제 좁은 지면을 벗어나 더 자주, 자유롭게 생생한 지역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등 뉴스의 이면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불과 몇 년 전까지도 6·25 전쟁 때 사용하던 수통을 썼던 군대인데…. 뭘 기대하겠어요.” 이달 19일 오전 10시 반경 경북 예천군 석관천 옆 모래밭. 한 50대 주민이 씁쓸한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군대는 똑같다. 저것 보라. 여전히 장병 안전은 뒷전인 게 우리나라 군대”라며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주민의 시선은 석관천을 향해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20)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곳이었다. ● 14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채 상병 15일 예천 등 경북 북부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산사태 등이 발생해 주민 여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해병대는 18일부터 장병 1200여 명과 상륙장갑차 등을 투입해 대대적인 실종자 수색을 실시했는데 이틀째 날 채 상병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기자는 이날 채 상병이 살아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 14시간 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채 상병을 찾은 곳은 실종 지점에서 무려 5.8㎞나 떨어져 있었다. 수마(水魔)가 일으킨 물살은 그만큼 거셌다. 채 상병의 사망이 확인된 후 오전에 들었던 주민의 넋두리가 계속 떠올랐다. 실제로 현장에서 본 해병대원들의 작업복장은 안전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해병대를 대표하는 빨간색 체육복 상의에 하의는 전투복, 장화가 전부였다. 구명조끼는 고사하고, 서로 묶어 떠내려가는 것을 막을 로프도 없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이 말 그대로 맨몸으로 물 속에 들어갔던 것이다. 반면 석관천 물살은 한눈에 봐도 거세 보였다. 상류에서 내려 온 나무 한그루가 성인 남자가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속도로 떠내려갈 정도였다.● 15년 전에도 그랬다 기자도 15년 전 군 생활을 할 당시 대민 지원을 나갔던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장병들의 안전을 누구도 책임지는 것 같지 않았다. 당시 홍수 피해를 입은 농가에 복구 작업을 하러 갔는데, 장화도 신지 못한 상태에서 가축 분뇨와 토사가 뒤엉킨 곳에 발을 담궜다. 피부병에 걸려 다리가 벌겋게 부어올랐는데 가려워서 긁다 생긴 상처가 아직 흉터로 남아 있다. 며칠 후 채 상병이 사고를 당하기 전 상관이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채 상병과 같은 부대원의 모친이라고 밝힌 여성은 기자에게 “사고 당시 아들도 현장에 있었는데, 한 지휘관이 부대 상관에게 ‘수심이 깊다’는 보고를 했음에도 작업이 강행됐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비를 털어서라도 직접 구명조끼를 구입해 현장에 있는 해병대원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해병대 측은 작업에 투입한 장병들에게 안전장치 대신 ‘실종자 발견 시 14박 15일의 포상 휴가를 주겠다’며 수색을 독려했다고 한다. 가장 혈기왕성한 나이에 군인이란 이유로 외출을 통제받는 장병들에게 포상휴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달콤한 보상이다. 물이 가득 불었고 물살까지 거셌던 하천에선 실종자 수색 작업 전반에 걸쳐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은 군 당국이 두고두고 돌이켜야 할 대목이다. 눈물로 아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채 상병의 부모도 당국에 대책 마련을 당부하는 편지글을 남겼다. 채 상병 부모는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규정과 수칙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 또 안전한 임무수행 환경과 장비들을 갖추는 등 강고한 대책을 마련하길 부탁한다”고 했다. 문득 생각나 27일 전화해 보니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재 오래된 수통은 대대적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수통 내부를 닦아 쓸 수 있는 형태의 신형 수통을 보급하고 있다”고 했다. 교체속도가 더뎌 ‘바뀌지 않는 군’의 상징이었던 수통도 이처럼 변하고 있다. 이제는 생명과 직결된 장병들의 안전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할 때다. 갓 스무살을 넘긴 젊은이의 희생이 이번에도 헛되게 지나간다면 너무 애통할 것 같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서구 롯데백화점 상인점이 최근 지역 외식 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인점과 대구점 등 대구지역 전체 식음료 매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상승했다. 특히 상인점은 올해 상반기 식음료 부문 매출액이 2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인점이 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각종 식음료점 매장을 잇달아 유치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주변 매장과 비교할 때 주차 편의 등 접근성이 좋고 쇼핑 환경이 쾌적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인점은 올해 4월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일본 오사카(大阪) 명물 디저트로 유명한 ‘오지상 치즈 케이크’를 입점시켰다. 이달에는 프랑스식 디저트인 피낭시에 등으로 인기가 높은 ‘보정당’이 입점했다. 보정당은 대구 동구 반야월에 본점을 두고 있다. 다른 지역에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피낭시에와 함께 대표 메뉴에 이름을 올린 앞산샌드는 지난해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달 22일에는 ‘부케(Bouquet) 레스토랑’이 새로 문을 열었다. 중구 교동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특제 향신료로 24시간 이상 숙성시킨 부채살 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다. 상인점은 다음 달 경남 거제의 유명 카페 ‘온더선셋’의 대표 제품인 유자약과를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9월에는 7층 식당가에 부산 해운대의 인기 중화요리 전문점인 ‘메이친’이 개점한다. 박찬욱 롯데백화점 상인점장은 “유명 디저트 맛집이나 식당이 들어오면서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명성이 높은 식음료 매장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인천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에선 3세 여아가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중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25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 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이달 중순경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B 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전날 오전 6시경 “아이가 구토를 한다”며 119에 신고했는데, 병원에 이송된 B 군을 살펴본 의료진은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B 군은 두개골과 허벅지가 골절됐고, 뇌출혈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안고 흔들긴 했지만 왜 골절되고 사망했는지는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아내도 “아이가 왜 다쳤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한편 대구 달성경찰서는 21일 오후 달성군 화원읍의 한 아파트 어린이집에서 C 양(3)이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이다. 당시 C 양은 낮잠을 자던 중이었는데, 50분가량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이후 C 양이 호흡하지 않는 걸 담당 교사가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C 양 입 주변에는 토사물이 흘러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가 집중호우 피해 지역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한다. 먼저 도와 경북신용보증재단은 호우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금융지원을 실시한다. 경북 소상공인 이자 지원 사업인 ‘경북버팀금융’과 연계해 업체당 최대 7000만 원까지 저금리의 재해중소기업 특례보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영주 문경 예천 봉화지역 업체는 보증료 부담도 연간 0.1%(일반 0.5%)까지 낮아진다. 특례보증 신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재해 중소기업 확인증’ 또는 ‘피해 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 경북신용보증재단에 하면 된다. 자세한 금융지원 상담은 경북신용보증재단 영주지점과 문경지점에서 받을 수 있다. 경북경제진흥원도 재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업체당 최대 5억 원까지 연간 3%의 이차보전(저금리 대출 지원)을 지원한다. 피해 지역 시군 및 읍면동에서 재해 중소기업 확인증을 발급받아 경북경제진흥원 ‘지펀드’에 접수시키면 된다. 경북농업기술원은 피해 농가를 도와 신속한 영농 복구를 위해 농업기계 현장지원팀을 운영한다. 피해가 큰 예천을 시작으로 25일부터 1차 유실 및 침수 피해 농경지 복구 작업을 실시한다. 다음 달 초부터는 안전 영농 활동을 위한 농경지 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25, 26일 진행하는 1차 농업기계 현장 복구 지원은 시군농업기술센터 전문가 38명이 참여한다. 2차는 다음 달 초 영주 문경 봉화 등에서 다른 시도 농업전문가 5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도는 특별재난지역 주민들에게 주택 신축이나 재건축 등 재해 복구에 필요한 분할, 경계복원, 지적현황 등 지적 측량 수수료를 2년간 감면한다. 주거용 주택과 창고, 농축산 상업시설 등은 100%, 그 외는 50%를 감면해준다. 해당 주민들은 관할 지자체에서 피해 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재민과 수해 복구 지원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해병대전우회 경북연합회 등은 23일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날 작업에는 해병대전우회 경북연합회원 60명을 비롯해 대구연합회원 30명, 울산연합회원 10명 등 모두 100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피해 농가와 농경지 복구에 힘을 보탰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 공무원 300여 명은 24∼26일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를 찾아 봉사 활동에 나섰다. 이 마을은 대형 중장비나 차량의 접근이 어려워 복구 작업이 힘든 상황이다. 시는 매일 100명씩 현장에 투입해 주민들을 돕는다. 홍 시장은 사흘간 복구 작업에 모두 참여했다. 앞서 시는 17일 생필품 구입 등을 위한 재해구호기금 2억 원을 경북도에 긴급 지원했다. 수해 복구 작업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공공시설 응급 복구율은 평균 63.7%다. 도로와 교량 84.4%, 하천 41.7%, 상하수도 92.8%, 기타 62.7%의 복구율을 보인다. 이날 오전 기준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493건과 하천 569건, 상하수도 83건, 문화재 50건 등 1247건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 440건, 공장 4건, 축사 69건, 가축 폐사 11만8024마리, 농작물·농경지·시설물 3821.6ha, 수산 시설 17건 등이다. 호우로 일시 대피했다가 귀가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은 764가구 1101명이다. 인명 피해는 사망 25명, 실종 2명이며, 예천에서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리기 전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상관이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채 상병과 같은 부대원의 어머니 A 씨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제 아들이 현장에 있었는데, 투입 전 부대 상관에게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작업이 강행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채 상병의 동료들은 사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채 상병이 급류에 떠내려가며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는 걸 아들도 봤다고 한다. 부대원들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작업환경도 열악했다. 아들이 A 씨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고가 난 경북 예천군 석관천의 물살은 매우 강했고, 발을 내딛을 때 마다 바닥 곳곳에 깊은 웅덩이가 있었다고 한다. 온통 흙탕물이어서 물 아래 뭐가 있는지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병들에게 지급된 것은 삽과 끌개 뿐이었고 안전장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A 씨는 “아들 얘기를 듣고 나니 현재 사회복지사로 월급 250만 원 정도 받는 저라도 사비로 구명조끼를 구입해 대원들에게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정부와 정치권이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불안감을 헤아려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채 상병은 19일 오전 9시 3분경 예천군 석관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실종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 8분경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정부는 채 상병에 대해 국가 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서훈했다. 보국훈장 광복장은 병사가 받을 수 있는 훈장 중 가장 훈격이 높다. 또 채 상병 유해는 22일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당초 채 상병의 집과 가까운 국립임실호국원을 안장지로 고려했지만 “양지바른 묘역에 아들을 묻어달라”는 유족 요청을 반영해 대전현충원을 안장지로 확정했다. 국가보훈부는 “안장식이 거행되는 22일 세종 국가보훈부 본부를 포함한 전국 지방보훈관서와 국립묘지 등에 조기를 게양한다. 순직 군인 사례로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하자 20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고사성어를 올렸다. 과하지욕은 ‘가랑이 사이로 기어 지나가다 큰 일을 하기위해 굴욕을 참고 인내한다’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개국공신 한신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젊은 시절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며 치욕을 견딘 일에서 유래했다. 홍 시장은 20일 오후 10시경 이 사자성어를 올렸다 8시간 가량 지난 21일 오전 6시경 즈음 돌연 삭제했다. 정치권과 대구시 안팎에서는 홍시장이 ‘수해 중 골프’와 해명 논란으로 국민의힘이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에 반발하는 메시지를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시장은 수해 우려가 심했던 15일 골프를 친 뒤 논란이 불거지자 ‘쉬는 날 운동하는 건 자유다’라고 언급했는데 이 후 여론이 일자 19일 사과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아들아. 도대체 어디 있는거니?”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 A 일병의 어머니는 19일 경북 예천군 석관천 사고 현장을 찾아 오열했다. A 일병의 아버지도 “비가 많이 내려 물살이 이렇게 센데 구명조끼가 얼마나 한다고 그걸 안 입힐 수가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해병대 1사단 소속인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3분경 석관천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렸다.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 들어가 탐지봉으로 바닥을 찌르며 실종자를 찾던 중이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해병대원 3명이 물에 빠졌는데, 둘은 헤엄쳐 탈출했지만 A 일병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석관천은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비로 유속이 매우 빠른 상태였다. A 일병이 물에 빠지자 동료 대원들은 급히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수색에 나섰다. 해병대 1사단은 18일부터 장병 1200여 명과 상륙장갑차 등을 투입해 예천군 각 하천변에서 대대적 실종자 수색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1사단은 A 일병이 실종된 후 다른 실종자 수색 작업은 일시 중단한 채 A 일병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소속 상륙기동 헬기인 마린온 2대와 소형 고무보트 등 가용 장비를 모두 투입했다. 수색이 한창이던 낮 12시 10분경과 낮 12시 26분경에는 사고지점으로부터 6.4㎞ 떨어진 하류지점에서 A 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수면에서 목격됐다. 하지만 다시 급류에 떠내려가 동료 대원들을 안타깝게 했다. 구조당국은 “당시 교량 위에 있던 대원들이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인양 보트가 접근하기 전 다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구조 당국이 야간 수색을 이어가며 총력을 기울인 끝에 A 일병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예천군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A 일병 실종을 두고 해병대원들의 수색 장비 부실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성인 남성이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병대 측은 소형 고무 보트로 수색작업에 나선 이들에게만 구명조끼를 지급했다. 심도섭 대한안전연합 서울중앙본부장은 “타인을 구조하거나 실종자를 수색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건 가장 기본”이라며 “장마기간에는 하천 바닥의 변화가 많고 물 속 웅덩이도 많아지기 때문에 구명조끼 등을 갖추고 수색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미지급한 건 현장 지휘관 등의 판단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누가 어떤 지침을 내린 것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아들아. 도대체 어디 있는거니?”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 A 일병의 어머니는 19일 경북 예천군 석관천 사고 현장을 찾아 오열했다. A 일병의 아버지도 “비가 많이 내려 물살이 이렇게 센데 구명조끼가 얼마나 한다고 그걸 안 입힐 수가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해병대 1사단 소속인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3분경 석관천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렸다.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 들어가 탐지봉으로 바닥을 찌르며 실종자를 찾던 중이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해병대원 3명이 물에 빠졌는데, 둘은 헤엄쳐 탈출했지만 A 일병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석관천은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비로 유속이 매우 빠른 상태였다. A 일병이 물에 빠지자 동료 대원들은 급히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수색에 나섰다. 해병대 1사단은 18일부터 장병 1200여 명과 상륙장갑차 등을 투입해 예천군 각 하천변에서 대대적 실종자 수색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1사단은 A 일병이 실종된 후 다른 실종자 수색 작업은 일시 중단한 채 A 일병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소속 상륙기동 헬기인 마린온 2대와 소형 고무보트 등 가용 장비를 모두 투입했다. 수색이 한창이던 낮 12시 10분경과 낮 12시 26분경에는 사고지점으로부터 6.4㎞ 떨어진 하류지점에서 A 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수면에서 목격됐다. 하지만 다시 급류에 떠내려가 동료 대원들을 안타깝게 했다. 구조당국은 “당시 교량 위에 있던 대원들이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인양 보트가 접근하기 전 다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구조 당국이 야간 수색을 이어가며 총력을 기울인 끝에 A 일병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예천군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A 일병 실종을 두고 해병대원들의 수색 장비 부실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성인 남성이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병대 측은 소형 고무 보트로 수색작업에 나선 이들에게만 구명조끼를 지급했다. 심도섭 대한안전연합 서울중앙본부장은 “타인을 구조하거나 실종자를 수색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건 가장 기본”이라며 “장마기간에는 하천 바닥의 변화가 많고 물 속 웅덩이도 많아지기 때문에 구명조끼 등을 갖추고 수색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미지급한 건 현장 지휘관 등의 판단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누가 어떤 지침을 내린 것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잠시도 수색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8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선 경찰특공대와 자원봉사자의 실종자 합동 수색이 진행됐다. 흘러내린 토사로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현장을 지켜보던 경북경찰청 특공대 변우정 전술1팀장은 “이렇게 힘든 수색 현장은 처음”이라면서도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보 기자는 이날 오전 자원봉사에 동참해 경북경찰청 특공대원 11명 등과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수색이 진행된 백석리는 15일 새벽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자 4명, 실종자 1명이 발생한 곳이다. ● 탐지봉 수천 번 찌르며 실종자 수색 백석리 곳곳은 흘러내린 토사로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곳곳에 쏟아져 내린 바위 때문에 덤프트럭 등 중장비 진입도 어렵다고 했다. 장화를 신었지만 거대한 펄밭으로 변한 마을은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힘겨웠다. 두세 걸음 걷고 나면 가쁜 숨이 나왔다. 산비탈을 오르거나 과수원을 통과할 땐 포복 자세로 기어야 했다. 수색을 시작한 지 채 5분도 안 돼 온몸은 땀으로 뒤덮였다. 비옷은 금세 진흙으로 뒤덮였지만 변 팀장 말대로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니 발길을 멈출 수 없었다. 백석리의 마지막 실종자는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병근 씨(69)였다. 산사태로 장 씨 부부가 살던 집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장 씨 부인은 자택으로부터 약 20m 떨어진 지점에서 매몰돼 16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기자는 거센 빗속에서 경찰과 함께 실종자 집 인근 곳곳을 철제 탐지봉으로 찌르며 혹시 모를 흔적을 찾았다. 탐지봉에 뭔가가 느껴지면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추며 수색했다. 탐지봉 찌르기를 계속하자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한 특공대원은 “투입된 대원들이 오늘만 수천 번씩 땅을 찔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50분경 경북경찰청 탐지견 ‘보이카’가 비에 흠뻑 젖은 채 코를 킁킁댔다. 실종자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남성용 작업복 상의가 발견된 것.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옷이 발견된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추가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 작업에 동참한 김대근 경사는 “연일 비가 내린 탓에 훈련을 잘 받은 탐지견도 주변 냄새를 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장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3시 35분경 집터로부터 약 1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 해병대 등 투입해 시신 3구 수습구조 당국은 이날 백석리뿐 아니라 효자면과 은풍면, 감천면 등 실종자가 남은 곳에서 전방위로 수색을 진행했다. 소방대원과 경찰, 해병대와 자원봉사자 등 2000명 가까운 인력과 장갑차 3대 등 장비 83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해병대의 수륙양용 장갑차도 이날부터 예천군 풍양면 삼강주막 일대 수색에 동원됐다. 해병대는 보트 8대도 투입해 수중 및 수면 수색을 병행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예천군에서 실종자 3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장 씨 외에도 해병대가 오전 10시 반경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폭우에 실종됐던 6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낮 12시 10분경 감천면 진평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경찰이 70대 여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경찰 구조견이 숨진 여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로써 집중호우로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2명이 됐고 남은 실종자는 8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예천=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잠시도 수색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18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선 경찰특공대와 자원봉사자의 실종자 합동 수색이 진행됐다. 흘러내린 토사로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현장을 지켜보던 경북경찰청 특공대 변우정 전술1팀장은 “이렇게 힘든 수색 현장은 처음”이라면서도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본보 기자는 이날 오전 자원봉사에 동참해 경북경찰청 특공대원 11명 등과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수색이 진행된 백석리는 15일 새벽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자 4명, 실종자 1명이 발생한 곳이다. ● 탐지봉 수천 번 찌르며 실종자 수색백석리 곳곳은 흘러내린 토사로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했다. 곳곳에 쏟아져 내린 바위 때문에 덤프트럭 등 중장비 진입도 어렵다고 했다.장화를 신었지만 거대한 펄밭으로 변한 마을은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힘겨웠다. 두세 걸음 걷고 나면 가쁜 숨이 나왔다. 산비탈을 오르거나 과수원을 통과할 땐 포복 자세로 기어야 했다. 수색을 시작한 지 채 5분도 안 돼 온몸은 땀으로 뒤덮였다. 비옷은 금새 진흙으로 뒤덮였지만 변 팀장 말대로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니 발길을 멈출 수 없었다.백석리의 마지막 실종자는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병근 씨였다. 산사태로 장장 씨 부부가 살던 집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장 씨 아내는 자택으로부터 약 20m 떨어진 지점에서 매몰돼 16일 시신으로 발견됐다.기자는 거센 비 속에서 경찰과 함께 실종자 집 인근 곳곳을 철제 탐지봉으로 찌르며 혹시 모를 흔적을 찾았다. 탐지봉에 뭔가가 느껴지면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추며 수색했다. 탐지봉 찌르기를 계속하자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한 특공대원은 “투입된 대원들이 오늘만 수천번씩 땅을 찔렀을 것”이라고 말했다.오전 10시 50분경 경북경찰청 탐지견 ‘보이카’가 비에 흠뻑 젖은 채 코를 킁킁댔다. 실종자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남성용 작업복 상의가 발견된 것.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옷이 발견된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추가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 작업에 동참한 김대근 경사는 “연일 비가 내린 탓에 훈련을 잘 받은 탐지견도 주변 냄새를 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장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3시 35분경 집터로부터 약 1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 해병대 등 투입해 시신 3구 수습구조 당국은 이날 백석리 뿐 아니라 효자면과 은풍면, 감천면 등 실종자가 남은 곳에서 전방위인 수색을 진행했다.소방대원과 경찰, 해병대와 자원봉사자 등 2000여 명 가까운 인력과 장갑차 3대 등 장비 83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해병대의 수륙양용 장갑차도 이날부터 예천군 풍양면 삼강주막 일대 수색에 동원됐다. 해병대는 보트 8대도 투입해 수중 및 수면 수색을 병행했다.구조 당국은 이날 예천군에서 실종자 3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장 씨 외에도 해병대가 오전 10시 반경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폭우에 실종됐던 6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낮 12시 10분경 감천면 진평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경찰이 70대 여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경찰 구조견이 숨진 여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로서 집중호우로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2명이 됐고 남은 실종자는 8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예천=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엄마 얼굴이라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요. 하루만 더 기다려 주세요.” 경북 예천군 산사태로 아내를 잃은 신모 씨(70)는 미국에 거주하는 큰아들의 말을 전화기로 듣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큰아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입관을 미뤄 달라고 부탁한 것. 신 씨는 17일로 예정됐던 입관식을 아들의 바람대로 하루 늦췄다. 신 씨는 빈소가 차려진 예천군 권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들도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예천군 상리면 백석리에 사는 신 씨 부부는 동네에서 금실 좋은 부부로 유명했다. 신 씨가 지방공무원으로 일하다 10년 전 퇴직해 귀촌했는데, 농사일은 신 씨가 도맡아 하며 아내를 아꼈다고 한다. 하지만 기록적 폭우로 15일 새벽 산사태가 일어나며 아내가 토사에 매몰됐다. 얼마 안 돼 구급대원에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신 씨는 토사에 휩쓸려 집 밖으로 튕겨 나가며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신 씨는 “아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에 도착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곧바로 고개를 젓더라”라며 “내가 가고 아내가 살았어야 하는데 원통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집중호우로 경북에서만 이날까지 1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가운데,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전해지고 있다. 15일 오전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에선 70대 노부부가 차를 몰고 가다 내성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된 A 씨(70)와 남편 B 씨(73)는 마을 근처에 사는 여동생 집을 찾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당시 폭우가 심해 여동생이 운전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산리 경로당에서 만난 이웃 주민 한천리 씨(85)는 “밤에 운전하지 말고 마을 안쪽 길로 걸어왔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종된 70대 노부부의 휴대전화만 발견돼 자녀들이 눈물짓는 일도 생겼다. 15일 새벽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에선 집중호우로 쏟아진 흙더미에 C 씨(74)와 부인 D 씨(78)가 매몰됐다. C 씨는 16일 오전 7시경 자택 인근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집 안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D 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집 주변 흙더미에서 부부의 휴대전화를 찾아 가족에게 전달했다. 자녀들은 “어머니 시신은 못 찾았는데 휴대전화만 돌아왔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선 20대 딸과 그를 구하려던 60대 아버지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5일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을 덮치면서 아버지 김모 씨(67)와 첫째 딸(25)이 숨지고 어머니 정모 씨(58)는 구조된 것. 남편과 큰딸을 잃은 정 씨는 17일 오전 발인식을 마치고 “남편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딸을 구하러 갔는데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안타까워했다.예천=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우리 마을은 예전부터 ‘산태골’이라고 불렀다.”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주민은 예로부터 골짜기가 깊고 가팔라 산사태 우려가 큰 동네여서 ‘산태골’로 불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석리에선 15일 일어난 산사태로 4명이 숨졌고, 사흘째인 이날까지 실종자 1명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백석리는 정부의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 마을 10곳 중 1곳만 취약지역 지정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예천·봉화군과 영주·문경시 등의 10개 마을에서 산사태로 인한 사망·실종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온 곳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단 1곳뿐이었다. 백석리 주민 A 씨는 “정부 지정이라도 받았으면 최소한의 관리라도 됐을 텐데, 사실상 방치되다가 이번 재난이 일어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산간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모래 성분이 많은 마사토가 많아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로 이어지기 쉽다. 또 경사지에 논밭을 개간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나무가 없어 흙의 응집력이 떨어진다. 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세 가지 요건을 다 갖췄음에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산림청은 인력 부족 등의 현실적 문제를 거론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산림 100만여 곳 중 매년 약 1만8000곳에 대해 산림 기초조사를 하고 있다. 약 55년이 걸려야 전국 산림을 모두 조사할 수 있는 것. 기초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 국유림관리소 등을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산사태 위험지역 조사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산사태 취약지역 실효성 높여야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현행법에 따라 연 2회씩 점검이 진행된다. 하지만 주민들이 지정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북 산사태 마을 중 유일하게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던 풍기읍 삼가리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취약지역 지정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 삼가리 주민은 “외지 사람들이 오면 주민들이 대번에 아는데 정부에서 점검했다는 말을 못 들어봤다”며 “마을 뒷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곳 중에 인위적 개발로 지형이 급변해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의 사고 지역 마을 대부분이 대피방송과 안내문자를 접했지만 실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측해 대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엽 대구대 산림자원과 교수는 “취약지역에 대해선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위험 신호가 갔을 때 대피할 수 있는 대피시설 경로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의식은 단기간에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등이 홍보와 계도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대피 훈련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의 한 공무원은 “예측 불가능한 기상 이변이 많아지면서 산사태 취약지역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세밀한 지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우리 마을은 예전부터 ‘산태골’이라고 불렀다.”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주민은 예로부터 골짜기가 깊고 가팔라 산사태 우려가 큰 동네여서 ‘산태골’이라고 불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석리에선 15일 일어난 산사태로 4명이 숨졌고, 사흘째인 이날까지 실종자 1명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백석리는 정부의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 마을 10곳 중 1곳만 취약지역 지정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로 예천·봉화군과 영주·문경시 등의 10개 마을에서 산사태로 인한 사망·실종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온 곳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단 1곳뿐이었다. 백석리 주민 A 씨는 “정부 지정이라도 받았으면 최소한의 관리라도 됐을 텐데, 사실상 방치되다가 이번 재난이 일어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경북 산간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모래 성분이 많은 마사토가 많아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로 이어지기 쉽다. 또 경사지에 논밭을 개간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나무가 없어 흙의 응집력이 떨어진다.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세 가지 요건을 다 갖췄음에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산림청은 인력 부족 등의 현실적 문제를 거론한다.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산림 100만여 곳 중 매년 약 1만8000곳에 대해 산림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약 55년이 걸려야 전국 산림을 모두 조사할 수 있는 것. 기초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 국유림관리소 등을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산사태 위험지역 조사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산사태 취약지역 실효성 높여야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현행법에 따라 연 2회씩 점검이 진행된다. 《하지만 주민들이 지정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경북 산사태 마을 중 유일하게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던 풍기읍 삼가리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취약지역 지정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한 삼가리 주민은 “외지 사람들이 오면 주민들이 대번에 아는데 정부에서 점검했다는 말을 못 들어봤다”며 “마을 뒷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 목소리도 들어봐야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곳 중에 인위적 개발로 지형이 급변해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의 사고 지역 마을 대부분이 대피방송과 안내문자를 접했지만 실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측해 대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엽 대구대 산림자원과 교수는 “취약지역에 대해선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위험신호가 갔을 때 대피할 수 있는 대피시설 경로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의식은 단기간에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등이 홍보와 계도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대피훈련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기후 변화로 집중 호우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의 한 공무원은 “예측 불가능한 기상 이변이 많아지면서 산사태 취약지역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세밀한 지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