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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출근 시간대 하차 승객이 몰려 가장 혼잡도가 높은 역은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퇴근 시간대는 서울 동작구 사당역이다. 동아일보가 개발한 ‘출퇴근 계산기’에는 지하철 열차의 혼잡도만 포함돼 있지만 역의 혼잡도 역시 체감비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교통 데이터 34억 건을 분석한 결과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가산디지털단지역에는 하루 평균 2만9273명이 하차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 시내 역 중 가장 많았다. 역삼역(2만8902명), 강남역(2만8302명), 여의도역(2만7107명), 선릉역(2만631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에는 사당역(1만5308명)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하차했다. 신림역(1만3602명), 잠실역(1만2645명), 강남역(1만52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2, 9호선 등 일부 노선에선 역 자체가 혼잡한 곳이 많아 주민 삶의 질을 저해하고 있다”며 “지하철, 버스뿐만 아니라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까지 다각적으로 연계하며 이용객을 분산시켜 혼잡도를 낮추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디자인: 김수진 기자▽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2시간만 늦게 출근해도 출근 체감비용이 이렇게 줄어든다고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금융업계 종사자 김모 씨(27)는 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서울대입구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강남구 역삼역 인근 직장으로 출근한다. 매일 오전 8시 반경 집을 나서는 김 씨는 ‘정시 출근자’다. 김 씨는 “회사까지 30분밖에 안 걸리지만 항상 인파로 가득 찬 지옥철을 타고 가는 게 고역”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출퇴근 계산기’로 산출해 본 김 씨의 출근 체감비용은 월 31만 원이었다. 반면 같은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안모 씨(24)는 사정이 다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안 씨는 출퇴근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유연 출근자’라 남들보다 2시간가량 늦게 출근한다. 오전 10시 25분경 집에서 나와 봉천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직장이 있는 역삼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김 씨보다 약 1km 먼 곳에 살고 도착지와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데 출발 시간이 늦어 출근 체감비용은 24만 원으로 산출됐다. 정시 출근자인 김 씨가 유연 출근자인 안 씨보다 연간 84만 원의 체감비용을 더 부담하는 셈이다. 정시 출근자와 유연 출근자의 출근 체감비용 차이는 혼잡도가 심한 지역일수록 컸다. 예를 들어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 사는 유모 씨(55)가 풍무역에서 오전 7시경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까지 출근시간대에 출근하는 경우 교통비는 월 10만4000원이지만 체감비용은 월 113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 씨가 오전 9시 이후 출근할 경우 체감비용은 월 65만 원으로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췄을 뿐인데 체감비용이 연 576만 원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출근 1시간 늦춘 워킹맘, 月13만원 절감… “유연근무 효과” 교통 인프라 열악한 혼잡 지역도출근시간 자율제로 삶의 질 향상아이 직접 챙기며 육아비도 아껴 “수도권 유연-재택근무 확대 필요” 동아일보가 대한교통학회, 교통데이터 분석업체 유아이네트웍스와 함께 개발한 ‘출퇴근 계산기’는 언제 출근하느냐에 따라 체감비용이 다르게 산출된다. 이는 혼잡도로 인한 불편을 체감비용으로 환산해 더하기 때문이다.● 출근 1시간 늦추니 체감비용 연 156만 원 줄어출근 시간에 따른 체감비용 차이는 같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으로 출근하는 두 ‘워킹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광화문 인근으로 출근하는 금융회사 직원 안모 씨(41)는 오전 7시에 일어나 자녀의 유치원 등원을 준비한다. 안 씨는 “자녀를 유치원에 등원시켜 줄 베이비시터가 오면 집에서 나올 수 있다”며 “만원버스를 타고 경의중앙역 도농역으로 이동했다가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종각역 인근 회사까지 총 1시간 반가량 걸린다”고 했다. 지옥철과 만원버스를 모두 경험하는 안 씨의 출근 체감비용은 월 76만 원. 베이비시터에게 주는 월 40만 원은 별도다. 반면 서울 구로구 대림역 인근 집에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모 씨(38)는 3년째 유연근무제를 이용 중이다. 오전 8시에 일어나 베이비시터 도움 없이 직접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킨다. 이후 9시 10분경 집에서 나와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오전 10시 직장에 도착한다. 김 씨는 “아이도 보내고 덜 혼잡한 시간대에 출근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 씨가 늦게 오는 대신 남편이 정시 퇴근해 아이를 데려온다. 김 씨가 정시 출근했다면 출근 체감비용은 월 46만 원에 달했겠지만, 유연근무제 덕분에 33만 원으로 줄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156만 원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연근무제 확대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여성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감소 시대에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 열악해도 삶의 질 유지 가능”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회사가 적고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동북권은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이 혼잡하기로 유명하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박모 씨(31)는 지하철 1호선 방학역 인근에서 광화문 직장까지 55분 걸려 이동한다. 남들과 비슷한 시간에 정시 출근할 경우 월 50만 원의 체감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다행히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어 체감비용이 월 31만 원으로 줄었다. 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유연근무자인 경우 교통 인프라가 다소 열악한 지역에 살아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 혼잡으로 실신하는 사람까지 나타나는 상황인 만큼 유연근무제를 대폭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8월 실시한 ‘유연근로시간제 활용 현황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근로자의 만족도는 73.3%에 달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박신형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혼잡도는 통근자 피로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교통수단을 개선하려는 정책 외에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확산 등 차량 통행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추진해야 수도권 통근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디자인: 김수진 기자▽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3000억 원대 새마을금포 펀드 출자금을 유치해 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캐피털업체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 전 M캐피털 부사장(44)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27억8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최 부사장의 청탁을 받고 출자를 진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로 기소된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 최모 차장(43)에 대해선 징역 5년과 벌금 1억5000만 원, 추징금 1억8900여만 원이 선고됐다.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인 최 부사장은 2019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최 차장 등에게 청탁해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중앙회 펀드 자금을 S자산운용사에 유치하도록 알선하고 그 대가로 약 31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최 차장은 2020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최 부사장으로부터 제공받은 법인카드로 약 1억6000만 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재판부는 두 사람과 박 회장의 친분을 지적하며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영향력이라는 배경으로 일반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도 쉽게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감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국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전문가들은 “철도 신설뿐 아니라 버스전용차로 확대 등 교통 정책을 다각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016년 OECD 자료에 따르면 회원국 평균 통근시간은 28분이었지만 한국은 두 배 이상인 58분이었다. 중국(47분), 일본(40분), 미국(21분)도 한국보다 적게 걸렸다. 또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올 6월 발표한 ‘2022년 대도시권 광역교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도시권에서 광역지자체를 오가는 경우 출퇴근에 소요된 시간은 하루 평균 출근 56.5분, 퇴근 59.4분으로 합치면 약 116분이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광역 출퇴근 시간이 하루 약 120분에 달했다. 통근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수십만 원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기연구원이 2017년 경기도민 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기도민은 출퇴근 시간을 평균 30분 줄일 수 있다면 월 33만 원, 연간 4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김포골드라인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혼잡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둘 다 수도권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철도는 단기간에 건설할 수 없고, 한번 건설하면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확충에 한계가 있다”며 “광역버스 지원 예산을 늘리고 버스전용차로를 과감하게 확대해 정시성을 확보하면 지하철 이용객을 분산시키며 출퇴근 시간과 혼잡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신도시를 건설할 때 교통망 구축에 선제적으로 예산을 지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시철도 사업을 추진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예산을 측정하다 보니 승객이 얼마 못 타는 2량짜리 김포골드라인 사례가 나타난 것”이라며 “국민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수도권 대중교통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셀카봉요? 딸이랑 영상통화 하려고 들고 타는 거예요.” 매일 경기 남양주시 집에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하모 씨(37)는 오전 7시경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출근한다. 하 씨는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20분가량인데 상당 구간이 만원 지하철”이라며 “특히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옴짝달싹 못 할 때 주로 잠에서 깬 유치원생 딸이 전화를 건다. 못 받으면 섭섭해할까 봐 셀카봉을 들고 천장을 보며 통화한다”고 했다. 하 씨는 동아일보 ‘출퇴근 계산기’에서 출근 체감비용이 월 106만 원, 연 1272만 원으로 산출됐다.● 하남→광화문 월 49만 원, 김포→광화문 월 80만 원출퇴근 계산기로 분석한 결과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 거리가 비슷하더라도 △서북권(고양·김포시) △동북권(남양주·구리시) △서남권(부천·광명시) △동남권(하남·성남시) 등 권역에 따라 체감비용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로 출근하는 경우 같은 경기 남부권이더라도 동남권인지 서남권인지에 따라 체감 출근 비용이 많게는 연간 500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강남구 역삼1동으로 출근할 경우 서남권인 광명은 출근 체감비용이 월 77만 원이었지만 동남권인 하남은 월 66만 원이었고, 성남은 월 31만 원에 불과했다. 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성남시 분당구와 수원시 등 경기 동남권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개발되다 보니 신분당선 등 교통 인프라가 다른 경기 지역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네 권역 중에서 김포 주민은 광화문과 강남으로 이동할 때 모두 가장 높은 체감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다.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김포 주민은 평균적으로 월 80만 원의 출근 체감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에서 거리가 비슷한 부천(69만 원), 광명(73만 원)보다 높다. 동남권에 있는 하남(49만 원)과도 차이가 컸다.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최대 290%로 숨쉬기조차 힘든 김포골드라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전 7시에 집에서 나와 김포골드라인 장기역에서 공항철도, 2호선으로 갈아타고 오전 8시 50분경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회사에 도착한다는 서모 씨(45)는 “3개월 전쯤 내 뒤에 서 있던 여성 승객이 호흡 곤란을 겪어 역무원이 출동한 걸 직접 본 적 있다”고 했다.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김포를 보면 현재 수도권 교통 문제에서 혼잡도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서울서도 경기보다 출퇴근 비용 더 들기도 행정구역으로는 서울이지만 출퇴근 비용이 경기 지역보다 높은 곳도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29)는 오전 9시까지 강남구 강남역 인근 회사에 도착해야 하는데 매일 4호선과 3호선, 2호선을 갈아타며 ‘지옥철’을 경험한다. 박 씨의 출근 체감비용은 월 70만 원. 구리에서 출근하는 같은 회사 팀장 박모 씨(43)보다 월 5만 원을 더 부담하고 있었다. 박 씨는 “생일 선물로 받았던 빵이 지하철 인파에 끼여 부서졌을 때 서러워 눈물이 났다”며 “체감비용까지 들은 후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강모 씨(29) 역시 강남까지 출근 체감비용이 86만 원으로 나타나 구리(65만 원)보다 21만 원 높았다. 김 교수는 “서울 북부권에선 경기 지역보다 출퇴근 여건이 나쁜 것으로 나타나는 지역이 적지 않다”며 “서울 내 심각한 교통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 출퇴근 체감비용은 얼마일까[출퇴근 계산기]출퇴근 체감비용평균 근로자 급여를 바탕으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과 혼잡도로 인한 불편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체감상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지 보여 준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매일 아침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홍모 씨(33). 홍 씨는 오전 7시 40분경 집에서 나와 10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 3호선 지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교대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후 역삼역에 하차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8시 45분경이다. 같은 경기 지역이지만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 사는 유모 씨(55)는 오전 7시 반경 집에서 나와 5분 거리의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지하철을 탄다.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고 서울 강남구 언주역 인근 회사에 도착하면 출근 시간인 9시경이 된다. 유 씨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혼잡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출근과 동시에 녹초가 된다”고 했다. 같은 경기 서북권에서 강남구로 출근하면서 홍 씨는 교통비로 편도 1700원, 월 6만8000원을 내고 유 씨는 편도 1900원, 월 7만6000원을 지출한다. 그러면 교통비 외에 출근에 걸리는 시간과 혼잡에 따른 불편으로 지출하는 체감비용은 얼마나 될까. 동아일보가 대한교통학회, 교통데이터 분석 업체 유아이네트웍스와 함께 개발한 ‘출퇴근 계산기’에 따르면 홍 씨는 교통비 외에 월 73만 원, 유 씨는 월 113만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씨가 홍 씨보다 연간 480만 원의 체감비용을 더 부담하는 셈이다. 올 들어 김포골드라인에서 실신 사태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출퇴근 혼잡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졌지만 누가 얼마나 불편을 부담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동아일보는 대한교통학회 등과 함께 교통 빅데이터 약 1500만 건을 활용해 출퇴근 시간과 혼잡도를 반영한 인터랙티브 체감비용 계산기를 만들었다. 과거 출퇴근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한 연구는 있었지만, 혼잡도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체감비용을 산출한 건 처음이다. 출퇴근 계산기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출근하는 경우에도 체감비용은 천차만별이었다. 서대문구 독립문역 인근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 내려 광화문으로 걸어서 출근하는 직장인 송모 씨(29)의 체감비용은 월 11만 원이었다. 반면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지하철 2호선으로 을지로4가역에 간 뒤 5호선으로 갈아타 광화문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지모 씨(28)의 체감비용은 월 43만 원이었다. 출퇴근 계산기 모델링을 맡은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연간 4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지하철 2호선의 혼잡도 때문”이라고 했다. 체감비용을 들은 지 씨는 “막연하게 출근길이 혼잡하다는 생각만 했는데 비용으로 듣고 나니 이 정도면 이사까지 고민해야 할 수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내 출퇴근 체감비용은 얼마일까[출퇴근 계산기]출퇴근 체감비용평균 근로자 급여를 바탕으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과 혼잡도로 인한 불편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체감상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지 보여 준다. 출퇴근 소요시간-혼잡도 고려… 1500만건 분석 [나의 출퇴근 체감비용은]‘출퇴근 계산기’ 어떻게 만들었나 동아일보 취재팀은 소요 시간과 대중교통 혼잡도를 비용으로 환산해 수도권 직장인들의 출퇴근 체감비용을 산출할 수 있는 ‘출퇴근 계산기’를 대한교통학회, 교통 데이터 분석업체 유아이네트웍스와 함께 개발했다. 출퇴근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한 연구는 있었지만, 혼잡도까지 함께 고려해 출퇴근 체감비용을 종합적으로 산출한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취재팀과 교통학회는 먼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2017년 발표한 통행 시간 가치를 참고했다. KDI는 통근 시간이 줄면 그만큼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는 전제로 1시간 통행 시간 가치를 1만7260∼2만2775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평균 근로자 급여를 참고한 액수로 도로 및 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 등에 활용된다. 취재팀은 또 혼잡도가 체감 이동 시간을 늘린다는 2012년 경기연구원 발표를 참고해 교통학회와 함께 자체 ‘출퇴근 비용 측정 모델’을 만들었다. 시간 비용과 혼잡 비용을 합쳐 체감비용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티머니 등 교통카드 업체로부터 수도권 승객들의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를 받아 1년 중 가장 편향이 적은 9월의 수요일 데이터 약 1500만 건을 입력했다. 다만 출퇴근 계산기에서 산출된 체감비용에는 지하철이나 버스요금 등 교통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평균적인 근로자가 체감상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 특별취재팀▽기획·취재 :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이채완 최원영 기자▽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빈티지 옷 100g을 2900원에 팝니다.” 23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옷 가게.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옷을 구경하는 손님들로 붐볐다. ‘100g에 2900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저울에 외투 1벌과 겨울 치마 2개를 올려놓자 1.12kg으로 측정돼 3만2480원에 살 수 있었다. 옷 1벌당 1만 원에 불과해 통상 10만 원이 넘는 겨울옷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최근 의류·신발 가격이 31년 만에 최고 폭으로 상승하는 등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자 옷을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 이른바 ‘킬로숍’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사장인 황재민 씨(37)는 “주로 20, 30대 청년들이 니트나 코트, 재킷처럼 일반 가격으로 사면 비싼 옷을 저렴하게 구매해 가는 편”이라며 “평일엔 20∼30명, 주말엔 2배 넘는 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5000원 균일가’ 창고형 옷 가게도 인기최근 식재료비 인상으로 외식비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 여파는 의류 판매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을 기록했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측정한 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103.9)에 비하면 약 8.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8.3% 올랐던 1992년 5월 이후 3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서는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게들이 ‘핫 플레이스’(인기 있는 장소)로 떠올랐다. 23일 킬로숍에서 옷을 사 간 오숙영 씨는 “친구에게 전해 듣고 경기 수원에서 찾아왔다”며 “겨울옷은 여름옷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싼데 저렴하게 팔아 여러 벌 사서 한 철 입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옷 한 벌을 5000원 등 균일가로 저렴하게 파는 옷 가게나 창고형 옷 가게도 인기다. 이날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지하 옷 가게에선 티셔츠와 바지를 각각 5900원 균일가에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옷을 구입한 김서은 씨(26)는 “근처 브랜드 옷 가게는 바지 한 벌에 6만 원이라 비싸서 안 샀는데 여기서는 바지와 티셔츠까지 두 벌이나 샀다”며 “요즘 옷뿐만 아니라 음식값도 비싸서 생활비 지출이 큰데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에서 창고형 옷 가게를 운영하는 강대현 씨(52)는 “동대문시장에서 가져온 옷을 7000원에서 2만 원 사이에 판매하는데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온라인 쇼핑몰의 반값에 팔다 보니 서울이나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 전문가 “실용적 소비 당분간 이어질 것”전문가들은 MZ세대의 이런 소비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비나 생필품 등 필수 영역의 물가가 계속 올라가니 부차적인 영역에서라도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고물가로 인한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실용적 소비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패션과 관련한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젊은층은 오래 입을 수 있는 비싼 옷보다 트렌드에 맞는 저렴한 옷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킬로숍 같은 가게는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 황의조 선수(31·사진)의 사생활 영상 등을 유포하고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구속된 여성이 황 선수의 친형수로 밝혀졌다. 22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 선수의 사생활 폭로 게시글을 온라인에 올리고 협박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및 강요·협박)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황 선수의 친형수로 그동안 황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올해 6월 자신을 황 선수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황 선수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발생했다. 글쓴이는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황 선수가 수십 명의 여성을 가스라이팅해 수집한 영상과 사진이 있다. 휴대전화에 여성의 동의하에 찍은 것인지 몰카인지 알 수 없는 영상도 다수 존재한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선수 측은 “지난해 11월 해외 소속팀 숙소 생활 중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사생활 관련 사진을 유포하겠다’란 협박을 받았다”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황 선수는 협박범이 친형수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협박범 A 씨가 황 선수의 가족이란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알게 된 황 선수는 A 씨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수사에서 “휴대전화를 해킹당했다. 다른 누군가가 유포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해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황 선수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황 선수의 휴대전화 여러 대를 압수수색했고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출된 영상에 등장하는 피해자 측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잠시 황 선수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는 없으며 계속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황 선수 측은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는 여성의 요청으로 (황 선수가) 삭제했고, 이후에도 장기간 교제를 이어 오며 상호 인식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황 선수가 삭제했다고 주장한 영상이 A 씨에게 유출된 경위 등도 수사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최근 1년간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어디가 바닥인지도 몰라 당분간 매입 안 합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보석상 사이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천연 다이아몬드 매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이다. 성분은 동일한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나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수요가 줄어든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은 하락세다. 21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최고점은 158이었고, 이달 21일에는 107이었다. 2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셈이다. 서울 대표 보석 상가인 종로3가 일대의 보석상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석상 고윤오 씨(49)는 “예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게 지금은 800만 원대에 팔린다”며 “경기까지 안 좋아지면서 판매가 더 안 돼 더 이상 (다이아몬드) 재고를 쌓아두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석 매입 전문센터의 이모 씨(50)는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1000만 원에 팔았던 천연 다이아몬드 예물이 지금은 500만 원 수준인데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집에 보관하던 천연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 했던 시민 대부분은 그냥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경기 동두천시에서 왔다는 A 씨(75)는 “다이아몬드 반지 3개를 팔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내려서 그냥 돌아가려 한다”며 “샀을 때 가격의 3분의 1도 안 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보석상들이 다이아몬드 매입을 잘 안 하려는 이유 중에는 고객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천연 다이아몬드로 속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보석상 서모 씨(37)는 “고유번호로 천연 다아이몬드를 감정하긴 하지만 랩그론 다이아몬드 성분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기 때문에 고유번호가 위조될 경우 사기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최근 1년간 다이아몬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있어 당분간 매입 안 합니다.”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나서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보석상 사이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매입을 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 10~20% 수준에서 거래된다. 워낙 가격이 저렴해 찾는 고객이 많아지자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21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 100을 기준으로 최고점은 158이었고, 이달 21일 최저점에 근접한 107로 나타났다. 2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는 셈이다. 서울 내 대표적 보석 상가인 종로3가 일대의 보석상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석상 고윤오 씨(49)는 “예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게 지금은 800만 원대에 팔린다”며 “경기까지 안 좋아져 판매가 안 돼 더 이상 (다이아몬드) 재고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석매입전문센터의 이모 씨(50)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1000만 원에 팔았던 천연 다이아몬드 예물이 지금은 500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천연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던 시민들은 헛걸음만 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동두천에서 왔다는 A 씨(75)는 “다이아몬드 반지 3개를 팔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내려가서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며 “샀을 때의 가격에 비해 3분의 1도 안 돼 파는 게 손해 같다”고 했다. 박모 씨(49)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한꺼번에 팔려고 왔는데 다이아몬드는 가격을 너무 안 쳐줘서 못 팔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천연 다이아몬드로 속인 랩그론 다이아몬드 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석상 서모 씨(37)는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기계로 고유번호 등을 확인해 천연인지 랩그론인지 구분할 수 있다”며 “자연에서 얼린 얼음과 냉동고에서 얼린 얼음이 성분이 똑같은 것처럼 천연, 랩그론 다이아몬드 역시 물질 자체가 똑같기 때문에 고유번호 등이 위조될 경우 사기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고가의 외제차를 운전하는 이들만 몰래 따라가 주거지 등에서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일당이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서울 광진경찰서는 A 씨(37) 등 7명을 올 9월부터 순차적으로 검거해 5명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2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 씨 일당은 9월 18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 1억3000만 원과 명품 시계와 팔찌, 가방 등 6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가 외제차 운전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미행한 후 살고 있는 곳을 알아냈다. 이후 아파트 복도 천장에 몰래카메라가 들어있는 가짜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자택 출입문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 피해자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A 씨 일당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차량 위치정보와 출입문 비밀번호 등을 공유하면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일당은 A 씨의 처남과 매부 등 가족 사이였거나 사회에서 만난 선후배 등 지인이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가 접수된 이후 범행 발생 전후 약 2주간의 폐쇄회로(CC)TV 300여 대를 분석해 A 씨 일당의 이동 동선과 공모 정황을 확인했다. 9월 25일 최초로 1명을 붙잡았고 7일까지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A 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목적에 대해 “생계형 범죄”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A 씨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대포폰 등을 분석해 추가 피해자 7명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출입문 현관 주변 등에 평소와 다른 부착물이 설치돼 있거나, 카메라 설치 등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행정안전부는 19일 오후 전산망 정상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실제로는 18일 오전 9시부터 서비스가 재개됐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시간은 하루 조금 넘는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무인민원발급기와 금융서비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18, 19일에도 상당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0일 오전부터 민원 서류 발급을 위해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추가 장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50대 남성은 “민원 서류 발급이 재개됐다고 들었는데 지방세 납세증명서 발급이 여전히 안 된다”면서 “온라인으로 발급을 시도해 보려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전날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5분 넘게 성적증명서 발급을 시도하다 ‘통신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반복되자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청 무인민원발급기 화면에는 ‘현재 전산 오류로 인해 부동산 등기부등본, 교육제증명, 토지이용계획서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와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무인민원발급기는 ‘점검 중’이라며 아예 화면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정상화됐는데 일부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민원 서비스 복구 사실을 모른 채 화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필수적인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오차율이 높아 신분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금융회사가 적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행안부와 연동된 금융결제원 시스템에서 오차율이 20% 안팎으로 치솟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19일 정오를 기점으로 오차율이 평소처럼 0%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업무 차질도 19일 정오 무렵부터 정상화됐다. 행안부는 19일 오후 5시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밀렸던 서류 발급 업무가 20일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애 발생 당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모 씨(77)는 “온라인으로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 동사무소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또 서류를 못 받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민원 서류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국민들 사이에선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이 벌어지면 전산망 마비 책임이 정부에 있고, 손해가 전산망 마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행정안전부는 “18일 오전부터 정부 행정전산망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 사이트가 정상화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무인민원발급기와 금융서비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18, 19일에도 상당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0일 오전부터 민원 서류 발급을 위해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추가 장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50대 남성은 민원 “서류 발급이 재개됐다고 들었는데 지방세납세증명서 발급이 여전히 안 된다”며 “온라인으로 발급을 시도해 보려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전날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5분 넘게 성적증명서 발급을 시도하다 ‘통신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반복되자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청 무인 민원발급기 화면에는 ‘현재 전산 오류로 인해 부동산 등기부등본, 교육제증명, 토지이용 계획서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와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무인 민원발급기는 ‘점검 중’이라며 아예 화면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정상화됐는데 일부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민원 서비스 복구 사실을 모른 채 화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금융권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할 때 필수적인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오차율이 높아 신분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행안부와 연동된 금융결제원 시스템에서 오차율이 20% 안팎으로 치솟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19일 정오를 기점으로 오차율이 평소처럼 0%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업무 차질도 19일 정오 무렵부터 정상화됐다.행안부는 19일 오후 5시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밀렸던 서류 발급 업무가 20일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애 발생 당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모 씨(77)는 “온라인으로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 동사무소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또 서류를 못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민원 서류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국민들 사이에선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이 벌어지면 전산망 마비 책임이 정부에 있고, 손해가 전산망 마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전광판 이벤트에서 성범죄를 예고하는 메시지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4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설치된 전광판에 성범죄를 직접 언급하며 “나 한국 여자 다 XX할 거야”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이를 영어로 번역한 메시지(I‘m going to XXXX every women in Korea)도 함께 올라왔다. 해당 이벤트는 전광판 앞 QR코드를 찍어 지나가는 시민 누구나 올릴 수 있다. 한 화면에 6개의 메시지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이어서 다른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오면 앞서 노출된 메시지는 화면에서 밀려나 사라지도록 운영된다. 당시 거리에서 근무하던 안전 용역 사원이 이 메시지를 발견하고 다른 메시지를 보내 밀어냈다. 하지만 그사이 다른 시민들이 해당 문구를 먼저 확인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렸고, 백화점 고객의 소리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백화점 측은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기 전 비속어 등 60만 개 금칙어를 설정했지만 특정 단어가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관이 되지 않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작성자를 파악 중”이라며 “해당 글 게시자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추가 금칙어를 넣어 전광판 시스템을 업데이트 했지만 이벤트 재개 여부는 검토 중이다. 현재는 애니메이션 광고로 대체됐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칼날 부분이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찔렸더니 많이 아팠어요.”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김모 군(9)은 최근 초등학생과 중학생 사이에서 유행인 ‘당근 칼’을 “몇 번 사용해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하교하는 초등학교 학생 중엔 당근 칼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칼 모형의 장난감이 유행하면서 학부모와 교육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근 칼은 플라스틱 재질의 칼 모형 완구다. 칼 부분 모양이 당근과 비슷해 당근 칼로 불린다. 잭나이프처럼 접이식 칼집 부분에 연결된 플라스틱 칼날을 손목 반동으로 접고 피는 방식으로 조작한다. 가격은 890원부터 5000원대 등 재질과 모양에 따라 다양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2만3000곳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 틱톡이나 유튜브 등에서 당근 칼을 조작하는 영상이 조회수 20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 ‘당근 칼’을 입력하자 ‘당근 멋지게 피는 법’ 등의 영상이 줄줄이 검색됐다. 당근 칼로 서로를 찌르는 ‘찌르기 놀이’를 촬영한 영상은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섰다.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선 ‘칼부림 범죄’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초등교사 현모 씨(29)는 “지난주 금요일 쉬는 시간에 남학생들끼리 당근 칼로 칼싸움하다가 주변 친구들과 부딪혀 눈을 크게 다칠 뻔했다”며 “이러다 실제 칼을 가지고 놀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김미선 씨(57)는 “당근 칼이 유행이라길래 하나 사줬는데 반에서 애들끼리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논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실제 칼에 대한 거부감이 무뎌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교육청과 학교들은 당근 칼 소지 금지를 안내했다. 15일 울산시교육청은 “당근 칼이 폭력적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이를 소지하거나 사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학교 측에 주문했다. 충남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 등도 “칼부림 모방 놀이문화가 생명 경시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놀이문화를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흉기 모양의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폭력의 모방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모형이더라도 장난감 칼을 갖고 놀다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유리 인턴기자 경인교육대 초등교육과 졸업}

“사회에 나가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진정한 갱생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 16일 소년수 10명은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를 때 교육부 파견 감독관 앞에서 시험을 봐야 했다. 소년수들에게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내년에 수능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영우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사회에 나가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진정한 갱생이라고 생각합니다.”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16일 소년수 10명은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를 때 교육부 파견 감독관 앞에서 시험을 봐야 했다.소년수들은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한 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에 돌입했다. 교육은 연세대학교 학생 네 명의 자원을 받았다. 소년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율학습 등을 병행하며 공부한다. 소년수들에게 수능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을 맡고 있는 김병곤 교도관(34) 역시 “학생들이 서로 발표를 하겠다고 서로 경쟁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고 말했다.교도관들은 소년수들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오히려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년수들은 피해자, 가족, 지인 등에게 주기적으로 반성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내년에는 수능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수능을 치른 사례는 있었지만 교도소에 수능장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능반을 만든 전례도 없었다. 김교장은 “수능반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아이들도 수능반에 들어가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지금보다 정원을 4~5명 정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영우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진정하세요.” 11일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송파구 지하철 잠실역.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주먹을 휘두르던 노숙인의 손목을 잡았다. 잠실역을 순찰하던 역무원들이 역사 안에서 자던 노숙인을 깨워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노숙인이 반발하며 충돌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복장의 이 남성은 노숙인의 양쪽 손목을 잡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제지했다. 노숙인이 “이거 놓으라”고 소리치자 춤추듯 손목을 잡고 뛰면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복장의 남성이 노숙인을 제지했고 경찰이 출동해 노숙인을 강제 퇴거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안다”며 “해당 남성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성이 노숙인을 제지하는 영상과 사진은 X(옛 트위터)에 ‘스파이더맨 목격담’으로 올라와 12일 오후 기준으로 조회수 440만 회를 넘어섰다. 본인이 영상 속 주인공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12일 오전 1시 반경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와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이 신고했고, 경찰이 오기까지 10여 분 걸린다고 해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했다. 또 “지켜보다 장난 삼아 ‘가봐야겠죠?’라고 했더니 시민들이 가보라고 해 머릿속이 하얘진 채로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머리카락 길이가 짧다’는 이유로 2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공분한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4일 0시 10분경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자신을 “남성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20대 남성 A 씨가 만취 상태에서 또래인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B 씨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편의점 의자까지 동원해 폭행을 이어갔는데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이 폭행으로 B 씨는 인대 손상 등의 부상을 입었고 귀 부위를 다쳤다. 말리던 50대 남성도 어깨와 얼굴에 골절상을 입었다.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구속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만취해 일부 행위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여성 혐오 때문에 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단순히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분노한 여성들은 ‘머리가 짧다고 맞아야 하나’ 등의 문구와 함께 자신의 짧은 머리 사진을 올리는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숏컷 챌린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를 놓고 일부 남성들이 “페미니스트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편의점 폭행 사건 이후 재확산되면서 12일 기준으로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를 단 약 1만 건의 동참 게시물이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왔다. 챌린지에 동참한 직장인 김아연 씨(28)는 12일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여자답지 못하다’ ‘남자 같다’는 말을 3년째 수시로 듣고 있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아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유나래 씨(26)는 “숏컷(쇼트커트) 스타일인데 면접관으로부터 ‘왜 그렇게 남자처럼 하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에 불쾌했는데 편의점 폭행 사건을 보며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 참여했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한 무차별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사회적으로 성별에 따른 차별이 어느 정도 일상화돼 있는지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진주=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김지윤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졸업}

“진정하세요.”11일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송파구 지하철 잠실역.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주먹을 휘두르던 노숙자의 손목을 잡았다. 잠실역을 순찰하던 역무원들이 역사 안에서 자던 노숙자를 깨워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노숙자가 반발하며 충돌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복장의 이 남성은 노숙자의 양쪽 손목을 잡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제지했다. 노숙자가 “이거 놓으라”고 소리치자 춤추듯 손목을 잡고 뛰면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복장의 남성이 노숙자를 제지했고 경찰이 출동해 노숙자를 강제 퇴거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안다”며 “해당 남성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남성이 노숙자를 제지하는 영상과 사진은 X(옛 트위터)에 ‘스파이더맨 목격담’으로 올라와 12일 오후 기준으로 조회수 440만 회를 넘어섰다.본인이 영상 속 주인공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12일 오전 1시 반경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와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이 신고했고, 경찰이 오기까지 10여 분 걸린다고 해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했다. 또 “지켜보다 장난삼아 ‘가봐야겠죠?’라고 했더니 시민들이 가보라고 해 머리 속이 하얘진 채로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