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준

명민준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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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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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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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 사망

    경북 영천시에서 50대 남성이 주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범인 최윤종(22)의 차에 치여 중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은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28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27일) 오후 11시 22분경 영천시 금호읍의 한 주점에서 A 씨(55)가 옆 테이블 손님 B 씨(64) 등 남녀 3명과 자신의 일행인 C 씨(53·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을 여러 번 찔린 B 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3명은 흉기에 어깨와 팔, 손목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A 씨는 일행인 C 씨와 술자리를 갖던 중 말다툼을 벌였다. C 씨와 아는 사이인 B 씨가 둘 사이를 말리자 A 씨는 일단 주점 밖으로 나갔다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집에 가서 흉기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했다”며 “A 씨는 자신의 일행인 C 씨가 옆 테이블 손님들과 합석하자 기분이 나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또 서울 광진경찰서는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흉기로 위협한 20대 남성을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남성은 25일 오후 7시경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상점 업주와 손님 등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성이 환청 등의 증세를 호소하자 강제 입원 조치했다.한편 경기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 A 씨는 사건 발생 25일만인 28일 오후 9시 52분경 사망했다. A 씨는 차량 충격으로 뇌사상태에 빠져 연명 치료를 받아왔다. 이로써 최원종의 범행으로 인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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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 나빠” 50대男, 술자리 시비끝 흉기 휘둘러 1명 사망

    경북 영천시에서 50대 남성이 주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28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27일) 오후 11시 22분경 영천시 금호읍의 한 주점에서 A 씨(55)가 옆 테이블 손님 B 씨(64) 등 남녀 3명과 자신의 일행인 C 씨(53·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을 여러 번 찔린 B 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3명은 흉기에 어깨와 팔, 손목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A 씨는 일행인 C 씨와 술자리를 갖던 중 말다툼을 벌였다. C 씨와 아는 사이인 B 씨가 둘 사이를 말리자 A 씨는 일단 주점 밖으로 나갔다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집에 가서 흉기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했다”며 “A 씨는 자신의 일행인 C 씨가 옆 테이블 손님들과 합석하자 기분이 나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또 서울 광진경찰서는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흉기로 위협한 20대 남성을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남성은 25일 오후 7시경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상점 업주와 손님 등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성이 환청 등의 증세를 호소하자 강제 입원 조치했다. 영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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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모령 가요제 빛낼 끼 많은 참가자 찾아요

    대구 수성구는 26일 대구스타디움 서편 광장에서 고모령 가요제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수성문화원이 주최하고 주관하는 이번 가요제는 대상 500만 원 등 총상금 1200만 원을 수여한다. 축하무대에는 가수 박상철과 우연이, 강태풍, 나연 등이 초청돼 가요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수성구는 6월 1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한 달여 동안 참가 접수를 진행했다. 전국적인 높은 관심 속에 실력 있고 끼 넘치는 신청자 744명이 지원해 지난달 15일 수성문화원 강당에서 1, 2차의 치열한 예선을 거쳐 12명의 본선 무대 진출자를 최종 확정했다. 고모령 가요제는 가수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을 모티브로 수성구에 있는 고모령을 전국에 알리고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전국 규모의 가요제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고모령 가요제는 대중가요의 발전과 우수한 음악인을 발굴하는 수준 높은 대회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물론 앞으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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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50년 된 달성공원 동물원, 폭염에 지친 동물들 ‘헥헥’

    “무더위에 너무 애처롭네요.” 22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침팬지 우리 앞에서 만난 양지인 씨(35)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연신 “불쌍하다”고 했다. 우리 안에는 37년생 암컷 침팬지 ‘알렉스’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간혹 팔로 눈가를 비비면서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스는 최근 25년생 남편 ‘루디’와 강제로 사별해야 했다. 침팬지 부부는 이달 11일 오전 동반 탈출을 감행했다. 사육사가 우리를 청소하기 위해 뒷문을 연 순간 침팬지 부부가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포획 과정에서 알렉스는 사육사들의 유도에 따라 스스로 우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루디는 공원 일대를 누비다가 마취 총을 맞고서야 잡혔다.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듯했었던 한바탕 소동은 결국 비극적으로 끝났다. 루디가 마취 후 회복 과정에서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것이다. 최근 대구 낮 최고 기온이 일주일 이상 영상 34도를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폭염이 이어졌다. 다른 우리의 동물들도 더위에 지친 듯 그늘을 찾아 드러누워 있었다. 호랑이는 아예 스스로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동물원을 찾아온 한 아이가 아쉬운 듯 호랑이를 불러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코끼리 우리 안에서는 55년생 암컷 아시아코끼리 ‘코순이’가 몸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우리에 갇힌 동물이 무의식적으로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정신질환인 ‘정형행동’이었다. 한 관람객은 “그늘이라든지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설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대구의 유일한 동물원인데 부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1970년 문을 연 달성공원 동물원은 12만6576㎡ 면적에 현재 포유류 21종 95마리와 조류 53종 250마리 등 모두 74종 345마리가 살고 있다. 지어진 지 50년 이상 된 탓에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2020년 수성구 대구대공원에 새 동물원을 조성해 달성공원 동물들을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3일 시에 따르면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한창이다. 현재 78% 정도 완료된 상태. 대구시 민간공원팀 관계자는 “올해 말에 착공해 2026년 하반기 완공 후 즉시 동물들을 이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동물원은 현재 달성공원 부지의 3배 정도인 32만5296㎡ 면적에 조성될 예정이다. 따라서 동물들의 우리도 기존보다 훨씬 커져 사육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보다 전문화하고 현대화한 진료 시설도 세울 계획이다. 관람객들을 위한 놀이터와 피크닉장, 수중정원 등도 들어선다. 다만 동물원 이전까지는 아직 3년 이상 남은 만큼 동물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위숙 대구동물보호연대 대표는 “대구시가 이전 계획을 세운 상태라고 해도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지금 남아있는 동물들이라도 잘 보살피려면 노후화된 시설 가운데 일부라도 개선해야 하며 사육사 등 인력도 더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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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샐러리맨서 ‘AI 스마트팜’ 주인으로

    “로봇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마무리하는 스마트팜을 완성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김태훈 씨(47)는 21일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위치한 자신의 인공지능(AI) 스마트팜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 정보기술(IT) 개발자에서 대추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스마트팜 운영자로 변신한 김 씨는 10여 년간의 노력 끝에 AI를 접목한 첨단 농장을 구축했고, 매년 추가 투자를 통해 시설을 고도화하고 있다. 4520㎡(약 1370평) 규모로 조성된 스마트팜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통합제어시스템이 가동된다. 시간대별로 적절한 수분량을 공급하는 건 물론 비닐하우스 내 온도와 습도, 광량, 이산화탄소까지 자동으로 제어한다. 이날 방문한 스마트팜 곳곳에는 레일을 따라 각종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실내 온도가 적정 온도인 25도보다 높아지자 열 배출이 저절로 진행됐고, 비료도 정기적으로 공급됐다. AI 카메라를 활용해 로봇이 해충 퇴치가 필요한 곳을 찾아 이동하며 방제 작업도 실시했다. 곳곳에서 들리는 로봇과 기계 소리는 농장이 아니라 공장을 연상케 했다. 통합제어시스템은 컴퓨터는 물론 김 씨의 휴대전화로도 제어할 수 있다. 김 씨는 “로봇이 대부분의 작업을 맡는 스마트팜이 확산되면 인건비 등 비용이 대폭 줄고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죽은 나무를 친환경 비료로… ‘바이오 차’ 특허 따고 자급 이뤄 스마트팜, 스마트잡〈2〉 농-산촌에서 펼치는 제2인생봉화서 두릅 재배 신근영-동진 남매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김 씨는 2011년까지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IT 개발자였다. 하지만 업무는 계속 늘었고 출장이 잦아지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줄었다. 답답함을 느끼던 중 간호사인 아내가 귀농을 제안했다. 김 씨는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IT 활용 농장을 만들어 보자는 아내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했다. 아내와 자녀의 지지로 결심을 굳힌 김 씨는 공부부터 시작했다. 2011년 한국농수산대 과수학과에 입학해 2014년까지 기본을 익혔다. 산림청 등이 운영하는 교육 과정도 이수했다. 공부 시작 7년 만인 2018년에야 온실 건축을 시작했다. 첫 토마토 재배를 시작한 건 2020년이었다. 귀농 결심 후 약 10년 동안 준비에 매달린 것이다. 김 씨는 “그동안의 학습 내용과 여러 조언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재배 품목을 대추방울토마토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패 거듭하며 진화한 스마트팜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첫해 수확은 실패했다. 지식은 풍부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토마토황화잎말림 바이러스(TYLCV)까지 퍼지면서 3300㎡(약 1000평) 남짓한 땅에서 기르던 토마토를 대부분 폐기했다. 하지만 김 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성공 경험을 쌓아 나갔다. 김 씨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100% 활용한 스마트팜을 구상하고 있다. 로봇이 토마토를 직접 수확하고 운반해 출하까지 마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씨는 농촌진흥청과 자율주행 자동운반로봇 실증실험도 계획 중이다. 김 씨는 “사람은 한 번에 약 80kg의 수확물을 옮길 수 있지만 로봇은 한 번에 250kg까지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대비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온실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은 경험 때문이다. 김 씨는 “스마트팜은 비 피해를 입으면 센서 등이 망가지면서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이상 기후에 대비하는 설비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촌 성공 모델 만드는 남매 산촌에서 성공 모델을 만드는 청년들도 있다. 신근영 씨(28·여) 남매가 그 주인공이다. 대구의 한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던 근영 씨는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본가인 경북 영주로 내려왔다. 원격 수업을 듣던 중 저렴한 산지를 사서 농작물을 심으면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르바이트와 쇼핑몰 운영으로 모은 돈으로 경북 봉화군의 3300㎡(약 1000평) 규모 산지를 매입했다. 산지를 개간하려면 벌목부터 해야 했는데 전문 업체에 맡기려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근영 씨는 남동생 동진 씨(26)와 함께 전기톱 두 자루를 구입한 후 직접 벌목에 나섰다. 그런데 벌목한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돼 팔 수 없게 됐다. 고민하던 남매는 고사목 처리 기계를 직접 개발했고, 친환경 비료로 전환시키는 방법도 찾았다. 근영 씨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중 바이오매스(생물자원)와 숯의 합성어인 ‘바이오 차(Bio char)’에 대해 알게 됐다. 이를 고사목 처리 기계에 접목한 것”이라고 했다. 기계 제작은 10대 때부터 건설 현장에서 용접사로 일했던 동진 씨가 맡았고, 4차례 시도 끝에 ‘바이오 차 제작 기계’를 완성해 특허를 취득했다. 이어 지난해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에 산지 8만2000여 ㎡(약 2만4800평)를 구입해 개간에 나섰다. 벌목 후 고사목을 퇴비로 만들어 개간지에 뿌렸고, 올해는 두릅 재배를 시작해 첫 수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근영 씨는 “기존 임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익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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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서구 정압관리소, 주민 반대로 증설 무산 위기

    “옆 동네도 싫다는 시설을 하필 왜 우리 지역에 설치해야 합니까.” 18일 오후 7시경 대구 서구 상중이동 행정복지센터 3층 대회의실 . 한국가스공사가 서구 주민들을 상대로 연 대구열병합발전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 설명회에선 항의하는 주민들의 고함 소리가 연신 터져나왔다. 애초 공사 측은 건설 사업의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명회 시작 직후 참석한 주민 100여 명이 거세게 항의하는 바람에 파행을 빚었다. 결국 1시간 동안 개최하기로 했던 설명회는 30분 만에 끝났다. 한국가스공사가 추진 중인 서구 중리 정압관리소 증설 및 천연가스 배관 매립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난항이 예상된다. 21일 서구와 한국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달서구 성서 열병합발전소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중질유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천연가스를 공급하려면 가스 압력을 낮추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압관리소와 가스 배관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애초 한국가스공사는 성서 열병합발전소와 가까운 달서구 갈산동에 부지를 매입해 정압관리소 신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달서구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랐고 설계상으로도 부지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 대신 서구에 있는 기존 중리 정압관리소 시설을 증축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중리 정압관리소에서 성서 열병합발전소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지하에 약 8km 길이의 공급용 가스 배관을 매립하는 계획도 함께 세웠다. 서구 주민들은 안전성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구 지역 곳곳에는 중리 정압관리소 증설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9일 서구 주민들로 구성된 ‘중리 정압관리소 증설 반대추진위원회’는 동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 정모 씨(68)는 “과거 달서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가 떠오른다. 한번 터지면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데 왜 하필 서구에 증축하느냐”고 말했다. 대구 시민단체도 고압가스 배관이 도심 지하를 지나가는 사례는 해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 계획에 따르면 40기압의 고압가스 배관이 도심지를 지나가게 된다”며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의 경우 고압가스 배관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도심지 가스 배관은 2기압 이하로 설계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18일 주민설명회에서 “주기적인 순찰과 점검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중리 정압관리소는 1995년 준공 후 한 차례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며 “달서구 부지는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등 보안성 등에 문제가 있어 서구에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초의회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구의원들은 중리 정압관리소 증축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주민 호응은 아직 크지 않다. 주민 김모 씨(66)는 “주민 한 명도 동의할 수 없는 사업에 대해 서구나 구의회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지자체 등이 주도적으로 공사 측과 협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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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악기와 음향기기로 귀 호강하세요”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24∼26일 사흘 동안 대구 북구 엑스코 서관에서 대구 국제 악기 및 음향기기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악기와 음향기기, 기술 등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악기 박람회다. 올해는 미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참가 업체의 비중이 확대됐다. 클래식 악기, 국악·동양 악기, 전자 악기, 스피커 플레이어 믹서 등 음향기기, 방음부스 등 관련 국내외 업체 70곳이 200개 부스를 운영한다. 국내 최대 기타 제조사인 크래프터코리아와 세계 최대 악기 제조사인 야마하뮤직코리아도 참가한다. 한국바이올린제작가협회가 준비한 현악기 체험과 악기·음향기기 체험관, 갈대피리 제작 체험관, 기타 제작 체험관, 황금피크 뽑기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이상길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박람회는 악기산업을 활성화하고 예술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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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서 ‘단편영화’ 시네마천국 열린다

    대구단편영화제가 23일부터 28일까지 6일 동안 중구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CGV 대구아카데미 등에서 열린다. 올해 24회째를 맞은 이 영화제는 대구 지역 유일의 전국 규모 경쟁영화제로 40분 이내 단편영화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7시 CGV 대구아카데미에서 열리며 상영작 소개와 함께 ‘가제가제’, ‘호수’, ‘처음’ 등 3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영화제에는 경쟁 부문에 모두 845편이 출품됐으며 대구에서 제작한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경쟁 부문인 애플시네마에 모두 23편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경쟁작 36편, 애플시네마 10편이 본선에 올라 영화제 기간에 관객들과 만난다. 경쟁작 이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초청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장벽에 직면한 청년 문제를 담아내 주목받는 이다영 감독의 감독전과 영화상영관이 위협받는 시대 해법을 제시하는 ‘작은 영화관에 앉아서’ 등을 상영한다. 본선 진출작의 포스터를 디자이너와 시각예술가가 직접 제작해 전시하는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등 부대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특히 올해 신설한 특강 프로그램에는 유운성 영화평론가와 이완민 영화감독이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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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여행을 특가로”… 패키지-체험 상품 등, 온라인몰서 할인 판매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10월 17일까지 ‘경북 e누리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경북 e누리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주요 관광지와 체험시설, 숙박시설을 묶어 내놓은 패키지 관광상품이다. 경북도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경북여행몰과 쿠팡, G마켓, 11번가, 옥션, 네이버스토어, 카카오톡 스토어 등 7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종 경북 e누리 상품을 5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주요 여행상품으로는 국립칠곡숲체원과 예천 국립산림치유원,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울진 금강송에코리움, 덕구온천 등이 있다. 포항 요트 및 서핑 체험과 김천 카트랜드, 상주 상주보 수상레저 및 승마체험, 문경 관광사격장, 청도 군파크루지, 울진 해양레포츠센터 등 해양레저 및 액티비티 여행상품도 판매한다. 역사문화관광 여행상품으로는 경주 동궁과 월지·천마총·포석정, 안동 하회마을·도산서원·이육사문학관, 영주 소수서원 등이 있다. 울릉도 여행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여객선 승선권과 렌터카, 카페 이용권 등을 함께 묶은 울릉크루즈 패키지 상품도 함께 준비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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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칠성종합시장 ‘굿 페스티벌’ 17일부터 개최

    대구 칠성종합시장연합회는 17∼19일 북구 칠성종합시장에서 굿(Good)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행사는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리고,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를 주제로 칠성종합시장 네거리에 마련된 주무대를 중심으로 사흘 동안 펼쳐진다. 행사 첫날인 17일 오후 3시부터 상인가요제 예선과 초대가수 공연, 도전상인열전 퀴즈 대회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후 7시부터는 상인가요제 본선과 인기 가수 박미영, 서미오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둘째 날인 18일에는 시민가요제인 세븐스타 가요제 예선을 비롯해 보이는 라디오, 뮤지컬 갈라공연 등을 진행한다. 특히 이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얻은 가수 정미애가 특별공연에 나선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대망의 세븐스타 가요제 본선이 펼쳐지고 칠성종합시장 특화상품으로 개발한 수제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트로트 가수 김혜연 특별공연 등이 이어지며 피날레를 장식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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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눈, 온난화로 ‘之’자 이동… “예측불가 태풍 자주 올 것”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더 많은 수증기가 증발했다. 이는 태풍 주변에 자꾸 강한 구름, 강한 저기압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기존 예보 시스템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하는 예측 불가 태풍이 출현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한반도를 빠져나간 제6호 태풍 ‘카눈’의 특징에 대해 “온난화가 심각해질수록 카눈 같은 태풍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측 경로를 벗어나 ‘갈지자(之)’로 이동하다가 우리나라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한 카눈은 여러모로 ‘돌연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태풍과 이동 경로가 다른 것부터 급속한 세력 변화까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태풍의 출현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측 모두 비껴나갔다… ‘돌연변이’ 태풍 카눈은 1951년 태풍 경로 관측 이래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태풍이다. 카눈의 진행 경로가 기존 역대 다른 태풍들과 달랐던 이유는, 태풍을 이끌어줄 강력한 바람(지향류)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보통 여름 태풍이 올 때는 태풍을 끌어당기는 지향류가 있어서 그 방향으로 이동했고 예측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반도 주변 바다 상공에 있는 공기덩어리(기단)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면서 카눈이 길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당초 동해를 살짝 비껴갈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한반도를 관통했다. 카눈의 태풍 강도 역시 예상보다 급격히 약화됐다. 경남 통영 인근 상륙을 시점으로 당초 ‘강’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중’이었고, 내륙에서는 수도권에 오기도 전에 ‘태풍의 눈’이 와해될 정도로 약화됐다. 기상청은 “카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본 규슈의 지형, 우리나라 소백산맥과 태백산맥 등 험한 산지와 마찰해 세력이 빠르게 약화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카눈처럼 예측 불가능한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원태 전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온난화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가 뜨거워지면 태풍 예측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도 증가한다. 이는 태풍의 세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인명-재산피해 이어져 대피 인원만 1만5000명 카눈에 의한 피해도 이어졌다. 카눈은 11일 새벽까지 16시간가량 한반도를 훑으면서 이틀간 속초 402.8mm, 삼척 궁촌 387mm, 고성 대진 342.5mm, 양양 하조대 305mm 등 ‘물폭탄’을 뿌렸다. 10일 대구 군위군에서는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대구 달성군에서도 60대 남성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다 하천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전국에서는 공공시설 196건, 사유시설 183건에 피해가 발생했다. 공공시설은 △도로·침수 유실 70건 △토사 유출 6건 △제방 유실 10건, 사유시설은 △주택 침수 30건 △상가 침수 16건 등의 피해가 났다. 경남, 전남 등에서 농작물 침수 또는 낙과 피해를 본 면적은 1158ha(헥타르)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290ha)의 4배와 맞먹는 크기다. 일시 대피한 인원은 전국 126개 시군구에서 1만5883명에 이른다. 전국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34곳도 피해를 입었다. 강원이 14개교로 가장 많았는데, 5곳은 교사동이 물에 잠겼고 3곳은 옹벽이 파손되거나 토사가 덮쳤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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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탈출했다 마취총 맞은 침팬지 하늘나라로

    대구의 한 동물원에서 침팬지 2마리가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마리 모두 포획됐지만 이 가운데 1마리는 마취총을 맞고 회복하지 못하고 폐사했다.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8시 50분경 침팬지 두 마리가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을 탈출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전 9시 30분경 암컷 침팬지 ‘알렉스’를 포획했고, 10시 40분경 수컷 침팬지 ‘루디’를 마취총으로 제압한 뒤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루디는 올해 스물 다섯살이다.‘알렉스’는 포획 당시 달성공원 사육사들의 유도에 따라 우리로 무사히 들어갔다. 하지만 수컷 ‘루디’는 주택가인 달성토성 서쪽 외곽으로 이동했고, 결국 마취총 세 발을 발사한 끝에 포획됐다. 이 과정에서 놀란 관람객 10명이 대피하기도 했다.‘루디’는 동물병원으로 즉시 옮겨져 응급조치와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사로 폐사했다. 동물원 측은 침팬지 폐사 상황을 환경부에 보고한 뒤 폐사체를 처리할 방침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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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위 제방 터져 ‘마을 물바다’… 창원선 맨홀뚜껑 솟구쳐 버스 뚫어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지고 하천이 불어나더니 금세 물바다가 됐어요.”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마을 곳곳이 물바다가 된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허탈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아침부터 제6호 태풍 ‘카눈’이 물폭탄을 쏟아부으면서 지역 하천인 남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다 급기야 제방이 터진 것이다.● 대구서 1명 사망, 1명 실종지난달 집중호우 피해가 채 가시지 않은 영남 지역을 태풍이 할퀴고 지나가면서 지역에는 인명 및 시설 피해가 이어졌다. 제방이 터지고 남천이 범람하면서 농경지와 축사 곳곳이 침수되고 일부 마을이 고립됐는데 이 과정에서 사망자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0일 낮 12시 반경 효령면 병천교 아래 남천에서 물에 떠 있는 A 씨(67)를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농로를 이동하던 60대 남성이 배수로에 빠진 뒤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10일 오후 1시 48분경 함께 있던 아내의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70여 명을 투입해 남성을 수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로 옆으로 산에서 내려온 물이 들어가는 배수관이 있는데 사람이 빠질 정도로 구멍이 크다”며 “휠체어가 넘어지면서 배수관으로 추락해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맨홀 뚜껑 솟구치며 버스 관통도로의 맨홀 뚜껑이 불어난 물에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솟구치며 버스 바닥을 관통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5분경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에서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바닥으로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와 버스를 관통했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 5, 6명과 기사가 탑승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천연기념물 357호로 지정된 수령 400년의 경북 구미시 선산읍 반송(盤松·키가 작고 가지가 옆으로 퍼진 소나무)도 태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경 반송 일부가 꺾였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일단 더 쓰러지지 않도록 조치를 한 뒤 접근을 차단했다. 이 나무는 높이 13.1m, 둘레 4.05m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충북 보은군에선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 이날 시간당 60mm 넘는 폭우가 쏟아진 창원에선 시민을 구하려던 경찰이 급류에 함께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9시 3분경 창원시 성산구의 한 사거리에서 60대 여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들이닥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인근에서 차량 통제를 하던 경찰관 2명이 이를 목격하고 구조를 위해 달려갔지만, 물살이 강한 탓에 이들도 약 100m를 함께 떠내려갔다. 다행히 물 흐름이 약해진 틈을 타 경찰들이 여성을 구조했다. 울산과 부산에서도 강풍과 폭우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4시 40분경 동구 방어진순환도로에선 가로 3m, 세로 4m 크기의 바위가 야산에서 굴러떨어졌다. 다행히 당시 지나던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산사태-침수 한달만에 태풍 덮쳐… 예천 주민 대피, 오송은 제방 쌓아 지난달 예천 15명-오송 14명 숨져“지금도 악몽” 다행히 큰 피해 없어“지금 농경지에 계신 주민들은 즉시 노인회관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10일 오후 1시경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노인회관. 박우락 이장(62)은 마이크에 대고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 마을은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실종자 2명이 발생했는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이장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이곳으로 대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밭을 살피러 갔을 수 있다”며 방송을 마친 후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며 마을 곳곳을 살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지 한 달도 안 돼 제6호 태풍 카눈을 맞은 마을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날 마을 곳곳에 장대비가 내렸고 강풍이 불면서 일부 나무들이 바람에 꺾일 듯 휘어졌다. 주민들은 이미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인회관으로 피신한 마을 주민 유경호 씨(70)는 “지난달 산사태 때문에 지금도 비가 내리는 악몽을 꾼다”며 몸서리를 쳤다. 마을 주민 윤혜식 씨(82·여)는 “산사태를 겪은 후 산에서 작은 소리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란다. 겁이 나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폭우 때 사망자 15명, 실종자 2명이 발생한 예천에는 이날 오후 5시까지 129mm의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지난달 폭우 때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충북 청주시 오송읍 주민들도 강풍과 비 때문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청주시는 태풍이 접근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범람했던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에서 전날(9일)부터 이틀 동안 대대적인 임시제방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모래주머니를 촘촘하게 쌓은 뒤 파란색 방수포를 덮었다. 그럼에도 10일 미호강 수위가 오르자 사고가 났던 궁평2지하차도 양방향을 통제했다. 지하차도 인근에서 만난 오송읍 주민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까 봐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하다. 당국이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고 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대구·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구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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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군위 제방 터져 ‘마을 물바다’…창원선 맨홀뚜껑 솟구쳐 버스 뚫어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지고 하천이 불어나더니 금세 물바다가 됐어요.”10일 대구시 군위군 효령면. 마을 곳곳이 물바다가 된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허탈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아침부터 제6호 태풍 ‘카눈’이 물폭탄을 쏟아부으면서 지역 하천인 남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다 급기야 제방이 터진 것이다.● 대구서 1명 사망, 1명 실종지난달 집중호우 피해가 채 가시지 않은 영남 지역을 태풍이 할퀴고 지나가면서 지역에는 인명 및 시설피해가 이어졌다. 제방이 터지고 남천이 범람하면서 농경지와 축사 곳곳이 침수되고 일부 마을이 고립됐는데 이 과정에서 사망자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0일 낮 12시 반경 효령면 병천교 아래 남천에서 물에 떠 있는 A 씨(67)를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농로를 이동하던 60대 남성이 배수로에 빠진 뒤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10일 오후 1시 48분경 함께 있던 아내의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70여명을 투입해 남성을 수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로 옆으로 산에서 내려온 물이 들어가는 배수관이 있는데 사람이 빠질 정도로 구멍이 크다”며 “휠체어가 넘어지면서 배수관으로 추락해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맨홀 뚜껑 솟구치며 버스 관통도로의 맨홀 뚜껑이 불어난 물에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솟구치며 버스 바닥을 관통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5분경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에서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바닥으로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와 버스를 관통했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 5, 6명과 기사가 탑승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천연기념물 357호로 지정된 수령 400년의 경북 구미 선산읍 반송(盤松·키가 작고 가지가 옆으로 퍼진 소나무)도 태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경 반송 일부가 꺾였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일단 더 쓰러지지 않도록 조치를 완료한 뒤 접근을 차단했다. 이 나무는 높이 13.1m, 둘레 4.05m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충북 보은군에선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이날 시간당 60㎜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남 창원에선 시민을 구하려던 경찰이 급류에 함께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9시 3분경 성산구의 한 사거리에서 60대 여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들이닥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인근에서 차량 통제를 하던 경찰관 2명이 이를 목격하고 구조를 위해 달려 갔지만, 물살이 강한 탓에 이들도 약 100m를 함께 떠내려갔다. 다행히 물 흐름이 약해진 틈을 타 경찰들이 여성을 구조했다.울산과 부산에서도 강풍과 폭우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4시 40분경 동구 방어진순환도로에선 가로 3m, 세로 4m 크기의 바위가 야산에서 굴러떨어졌다. 다행히 당시 지나던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구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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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충북 주민들 “한달전 산사태-침수 상처 아물지도 않았는데…”

    “지금 농경지에 계신 주민들은 즉시 노인회관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10일 오후 1시경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노인회관. 박우락 이장(62)은 마이크에 대고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 마을은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실종자 2명이 발생했는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이장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이곳으로 대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밭을 살피러 갔을 수 있다”며 방송을 마친 후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며 마을 곳곳을 살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지 한 달도 안 돼 제6호 태풍 카눈을 맞은 마을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날 마을 곳곳에 장대비가 내렸고 강풍이 불면서 일부 나무들이 바람에 꺾일 듯 휘어졌다. 주민들은 이미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인회관으로 피신한 마을 주민 유경호 씨(70)는 “지난달 산사태 때문에 지금도 비가 내리는 악몽을 꾼다”며 몸서리를 쳤다. 마을 주민 윤혜식 씨(82·여)는 “산사태를 겪은 후 산에서 작은 소리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란다. 겁이 나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 달 폭우 때 사망자 15명, 실종자 2명이 발생한 예천에는 이날 오후 5시까지 165.5mm의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지난달 폭우 때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충북 청주시 오송급 주민들도 강풍과 비 때문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청주시는 태풍이 접근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범람했던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에서 전날(9일)부터 이틀 동안 대대적인 임시제방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모래주머니를 촘촘하게 쌓은 뒤 파란색 방수포를 덮었다. 그럼에도 10일 미호강 수위가 오르자 사고가 났던 궁평2지하차도 양방향을 통제했다. 지하차도 인근에서 만난 오송읍 주민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까봐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하다. 당국이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고 했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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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속40m 강풍 - 600mm 물폭탄’ 태풍 오늘 한반도 관통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면 남해안에서 경남 통영, 충북 청주, 서울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빠져나가며 비바람을 뿌릴 전망이다. 이같이 한반도 내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은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3시경 경남과 전남 중간의 남해안에 진입해 오전 9시경 통영 서쪽 30㎞ 부근에 강도 ‘강’(태풍 중심부 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을 유지한 채 상륙한다. 이후 북쪽으로 올라와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쪽 40㎞에 도착할 전망이다. 카눈이 상륙하기 하루 전인 9일부터 전국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제주, 경남·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카눈은 기존 태풍의 이동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게 이동한다. 이 때문에 10일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 영남에는 최대 400㎜의 ‘물 폭탄’이 쏟아지겠다. 지붕이 날아가고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력인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도 불겠다. 지난달 장마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은 이번 태풍으로 재차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중대본 “행정기관-기업, 오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기업들, 재택근무 등 공지나서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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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시 통영→15시 청주→21시 서울… 한반도 전체가 ‘위험 지역’

    10일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약 40km,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약 60km, 오후 9시 서울 동남쪽 약 40km…. 제6호 태풍 카눈은 10일 경남으로 상륙한 뒤 천천히 수도권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맥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사선으로 가로지르듯 넘은 태풍은 이전에는 본 적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반도 전체가 태풍 위험 영역에 들어 강풍(최대 초속 40m, 시속 144km)과 폭우(100∼600mm)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강풍 반경(반지름) 340km, 지름 680km로 한반도 동서 최대 폭(540km)을 덮는다. 특히 카눈이 뿌릴 ‘물폭탄’으로 곳곳에서 산사태, 침수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 제주 항공기 운항 중단 산사태 경보 ‘심각’카눈 상륙을 하루 앞둔 9일 제주와 부산 등 남부 지방의 하늘길 바닷길은 모두 막혔다. 이날 오후 6시경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항과 전남 목포, 완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 10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을 비롯한 10개 해수욕장은 출입이 통제됐다. 과거 수해,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다시 공포에 떨었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주민 최병두 씨(64)는 “제발 태풍이 곱게 지나가면 좋겠다. 불안해서 집에 못 있을 것 같아 다른 곳으로 대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해안가에 해일이 들이닥치며 18명이 숨진 창원시는 9일부터 당시 피해 지역 일대에 2m, 폭 200m 규모의 차수벽을 가동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와 침수됐던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상가는 가게 입구에 차수벽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40)는 “2020년 태풍 마이삭 때 베란다 창문 2장이 깨져 집에 비바람이 들이쳤다. 또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은 9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갖추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림청은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남부 시속 96km 강풍 강원 영동-남부 물폭탄카눈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강원 영동 지역은 10일까지 최대 600mm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과 전남은 각각 최대 400mm, 300mm의 비가 예상된다. 영동 지역은 시간당 최대 100mm, 그외 지역에는 40∼60mm의 매우 거센 비가 내리겠다. 보통 시간당 30mm가 ‘폭우’의 기준인데 2, 3배의 강도인 것이다. 강풍 피해도 우려된다. 경남과 전남 해안은 순간 풍속이 최대 초속 40m(시속 144k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리는 차를 뒤집고 열차를 탈선시킬 수준이다. 강원 영동과 호남, 영남 내륙 등 남부에는 초속 25∼35m(시속 90∼125km), 서울 등 수도권에도 초속 15∼25m(시속 55∼90km)의 강풍이 예상된다. 초속 25m 안팎의 바람에선 주택 지붕이 날아갈 수 있고 차를 일반적인 속도로 운전하기 어렵다. 태풍의 첫 상륙 지점인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에서는 9일 오후 5시에 이미 ‘지붕이 날아갈 수준’인 초속 26m(시속 96km)의 강풍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카눈이 뜨거운 남해안을 지나오면서 세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 2도 높은 29도다. 태풍의 원동력인 열에너지를 공급하기 좋다. 다만 상륙 후에는 지형과의 마찰 등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에서 ‘중’으로, 수도권을 지나면 ‘약’ 수준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강도 ‘중’도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를 넘어뜨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비를 당부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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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속40m 강풍 - 600mm 물폭탄’ 태풍 오늘 한반도 관통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면 남해안에서 경남 통영, 충북 청주, 서울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빠져나가며 비바람을 뿌릴 전망이다. 이같이 한반도 내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은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3시경 경남과 전남 중간의 남해안에 진입해 오전 9시경 통영 서쪽 30㎞ 부근에 강도 ‘강’(태풍 중심부 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을 유지한 채 상륙한다. 이후 북쪽으로 올라와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쪽 40㎞에 도착할 전망이다. 카눈이 상륙하기 하루 전인 9일부터 전국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제주, 경남·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카눈은 기존 태풍의 이동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게 이동한다. 이 때문에 10일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 영남에는 최대 400㎜의 ‘물 폭탄’이 쏟아지겠다. 지붕이 날아가고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력인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도 불겠다. 지난달 장마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은 이번 태풍으로 재차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9시 통영→15시 청주→21시 서울… 한반도 전체가 ‘위험 지역’ 관측 사상 첫 남북관통 태풍뜨거운 남해 지나며 세력 더 강해져강원 영동 시간당 최대 100mm 폭우올 장마 수해지역은 산사태 우려도10일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약 40km,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약 60km, 오후 9시 서울 동남쪽 약 40km…. 제6호 태풍 카눈은 10일 경남으로 상륙한 뒤 천천히 수도권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맥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사선으로 가로지르듯 넘은 태풍은 이전에는 본 적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반도 전체가 태풍 위험 영역에 들어 강풍(최대 초속 40m, 시속 144km)과 폭우(100∼600mm)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강풍 반경(반지름) 340km, 지름 680km로 한반도 동서 최대 폭(540km)을 덮는다. 특히 카눈이 뿌릴 ‘물폭탄’으로 곳곳에서 산사태, 침수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 제주 항공기 운항 중단… 산사태 경보 ‘심각’카눈 상륙을 하루 앞둔 9일 제주와 부산 등 남부 지방의 하늘길 바닷길은 모두 막혔다. 이날 오후 6시경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항과 전남 목포, 완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 10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을 비롯한 10개 해수욕장은 출입이 통제됐다. 과거 수해,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다시 공포에 떨었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주민 최병두 씨(64)는 “제발 태풍이 곱게 지나가면 좋겠다. 불안해서 집에 못 있을 것 같아 다른 곳으로 대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해안가에 해일이 들이닥치며 18명이 숨진 창원시는 9일부터 당시 피해 지역 일대에 2m, 폭 200m 규모의 차수벽을 가동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와 침수됐던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상가는 가게 입구에 차수벽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40)는 “2020년 태풍 마이삭 때 베란다 창문 2장이 깨져 집에 비바람이 들이쳤다. 또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은 9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갖추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림청은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남부 시속 96km 강풍… 강원 영동-남부 물폭탄카눈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강원 영동 지역은 10일까지 최대 600mm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과 전남은 각각 최대 400mm, 300mm의 비가 예상된다. 영동 지역은 시간당 최대 100mm, 그외 지역에는 40∼60mm의 매우 거센 비가 내리겠다. 보통 시간당 30mm가 ‘폭우’의 기준인데 2, 3배의 강도인 것이다. 강풍 피해도 우려된다. 경남과 전남 해안은 순간 풍속이 최대 초속 40m(시속 144k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리는 차를 뒤집고 열차를 탈선시킬 수준이다. 강원 영동과 호남, 영남 내륙 등 남부에는 초속 25∼35m(시속 90∼125km), 서울 등 수도권에도 초속 15∼25m(시속 55∼90km)의 강풍이 예상된다. 초속 25m 안팎의 바람에선 주택 지붕이 날아갈 수 있고 차를 일반적인 속도로 운전하기 어렵다. 태풍의 첫 상륙 지점인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에서는 9일 오후 5시에 이미 ‘지붕이 날아갈 수준’인 초속 26m(시속 96km)의 강풍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카눈이 뜨거운 남해안을 지나오면서 세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 2도 높은 29도다. 태풍의 원동력인 열에너지를 공급하기 좋다. 다만 상륙 후에는 지형과의 마찰 등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에서 ‘중’으로, 수도권을 지나면 ‘약’ 수준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강도 ‘중’도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를 넘어뜨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비를 당부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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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경북 안동에 들어선다

    경북도는 보건복지부의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안동에 조성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캠퍼스는 백신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과 훈련을 맡는다. 정부의 백신 치료제 주권 확립,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등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이 목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2월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한국을 단독 선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설립 지역을 공모했고 이번에 안동을 최종 선정한 것이다. 안동은 백신과 특용작물, 헴프(대마)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풍산읍 경북바이오일반산업단지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등 연구개발기관과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같은 임상시료생산시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선도기업이 집적해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자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차세대 바이러스 벡터 등 신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또 안동대 백신생명공학과는 산학 연계를 통한 백신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도 내년부터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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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 테러” “초등교 칼부림”… 살인 예고 글 수위 높아져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일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7일까지 경찰이 수사 중인 ‘살인 예고’ 글이 1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검찰의 엄정 대응 기조에도 청소년층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살인 예고’ 글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경찰이 파악한 ‘살인 예고’ 글은 194건이고 작성자 65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34명(52.3%)은 10대였는데,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이른바 ‘촉법 소년’도 포함됐다. 글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7일 0시 18분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김해공항에서 폭탄 터뜨리고 잭나이프(칼)를 들고 가서 다 죽일 것”이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테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대구·제주 국제공항에서도 테러 예고와 비슷한 글이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울산에선 초등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고 글을 올려 학교가 하루 문을 닫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원에서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2)의 신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살인”“테러” 예고 글 모두 194건… 붙잡힌 범인 52%가 10대 모방 심리-인터넷 익명성 결합검경 “구속수사”에도 갈수록 확산실제 범죄 행위 자극할 위험성… 전문가 “예방교육-처벌 강화 필요”법원, 살인예고 글 쓴 2명 구속무차별 흉기 난동을 모방한 ‘살인 예고’ 글이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글은 테러까지 언급하는 등 수위가 과격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 심리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이 결합되면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방 교육과 처벌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층에서 번지는 살인 예고 경찰과 검찰은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면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온라인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은 계속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9일 대구공항에 폭탄테러를 할 예정이다. 차로 밀고 들어가서 흉기로 사람들 다 찔러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폭발물 처리팀을 투입하고 군, 국가정보원 등과 함께 대구국제공항 내에서 수색을 실시했으나 특별한 테러 의심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A팀 선수들을 겨냥해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 남성은 6일 스포츠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경북 구미에서 컵대회를 치르고 있는 A팀 선수단을 해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남성은 경북 포항에서 체포됐다. 경찰 집계 결과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7일 오후 6시까지 17일간 ‘살인 예고’ 글은 총 194건 게시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65명을 검거했고, 나머지 129건의 작성자도 추적 중이다. 문제는 검거된 65명 중 절반이 넘는 34명(52.3%)이 10대로 밝혀지는 등 ‘살인 예고’ 글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격히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하는 일명 ‘촉법소년’도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단순 장난과 호기심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는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타인을 공격하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터넷 문화와 모방 심리가 강한 10대가 만나 새로운 청소년들의 일탈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년원 갈 범죄로 인식돼야” ‘살인 예고’ 글이 위험한 이유는 실제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자극제’가 될 수 있어서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은 “누군가 장난으로 올린 무분별한 살인 예고 글이 모방 범죄 욕구를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적극적으로 (살인 예고 글이) 문제가 있다고 교육하고, 문제가 될 경우 소년원을 갈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는 걸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7일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스쿨벨은 새 유형의 청소년 범죄가 발생할 경우 교사, 학부모에게 신속하게 알려 자녀를 교육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엄벌주의’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찰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피의자에게 살인예비 혐의까지 적용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24일 한 모바일게임 채팅방에서 “B 씨를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며 흉기 사진을 함께 올린 30대 남성을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살인 예고’ 글을 쓰고 실행하지 않은 작성자에게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한 것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처음이다. 한편 법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혜화역과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올린 30대 남성 왕모 씨와 최모 씨(40)에 대해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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