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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 ‘화장’에서 여배우의 성기 노출 장면을 사전 논의 없이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영화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아내(김호정)와 젊은 여성(김규리) 사이에서 방황하는 중년 남성(안성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에서 김호정이 화장실에서 성기를 드러낸 장면은 5일 부산국제영화제 시사 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호정은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상에는 성기 노출 장면이 없어서 처음엔 상반신만 찍었는데 감독의 요청에 따라 영화적 완성도를 위해 흔쾌히 허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이름은 주요 포털의 상위권에 올랐다. 일부 누리꾼은 “여배우로서 민감할 수 있는 노출이 촬영현장에서 급작스럽게 결정되는 것은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영화를 상당 부분 촬영한 상황에서 거장 감독이 노출을 요구할 경우 거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연기자가 동의한 사항을 관객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반박도 있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영화계에는 ‘갑’과 ‘을’이 있다. 최고 갑은 전체 스크린의 95%를 차지하는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다. 하루 평균 2, 3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상황(지난해 기준 907편)에서 스크린 확보는 흥행의 최고 변수다. 또 다른 갑은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같은 대기업 투자 배급사. 이들이 유통하는 큰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스크린 잡기가 유리하다. 국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명량’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한 작품으로 개봉 후 한 달간 상영 점유율이 30∼40%였다. 반면 제작사나 중소형 배급사는 을이다. 특히 중소형 배급사가 유통하는 소규모 영화라면 상영 자체를 보장받기 쉽지 않다. 관객이 드문 이른 아침이나 자정에만 다른 영화와 퐁당퐁당 번갈아 올리다가(교차상영) 얼마 지나지 않아 극장에서 사라지기 일쑤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취향에 따라 영화를 골라 보는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문제가 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교차상영 등에 대한 개선안이 포함된 ‘영화 상영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발표하고 3대 영화관 대표들과 ‘공정 환경 조성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영화관의 ‘갑질’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을의 반응은 싸늘하다. 영화제작가협회와 중소배급사의 모임인 한국영화배급사협회는 이번 협약이 “피해 당사자인 중소규모 배급사, 제작사의 의견을 무시한 채 대기업 투자배급사와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이 합의한 내용”이라는 성명을 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표준계약서에서 내세운 게 교차상영 금지인데 세부 내용을 보면 사전 합의 시 여전히 교차상영이 가능하다. 영화관이 사전에 이 조건을 요구할 때 거부할 수 있는 배급사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반박했다. 일부 협약 내용과 표준계약서의 조항은 을에게 오히려 더 불리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배장수 제작가협회 이사는 “무료 입장권 조항의 경우 제작사의 수익이 줄기 때문에 2011년 표준계약서에는 ‘무료 입장 불가’로 해놓고선 이번에는 ‘전체 관객 수의 5% 이하’로 완화했다. 결국 멀티플렉스에만 유리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2011년 표준계약서가 유명무실했던 상황에서 새 표준계약서는 실효성을 확보하고 공정성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조차 정부의 발표 내용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눈치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이번 표준계약서는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상생정책이 생색내기용에 그치지 않으려면 을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오디션 프로그램의 묘미는 평가다. ‘슈퍼스타K(슈스케) 6’를 보며 다시 한 번 느꼈다. 출연자들의 가창력, 남다른 곡 해석력에 감탄하는 것 못지않게 그들의 외모와 집안 배경, 행동거지 등과 합격의 상관관계를 지켜보는 일은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오디션 프로는 좋은 면접 교재다. 물론 중요한 건 실력이지만(이보게, 그걸 누가 모르나) 비슷한 실력이라면 영리한 전략과 좋은 태도를 가진 참가자가 유리하다.○ 눈길 끌었다면 절반은 성공 면접의 첫 관문은 눈길 끌기다. 면접 초반 주목받았다면 최종 합격할 확률이 높다. ‘슈스케6’의 유력한 톱10 후보인 곽진언, 미카, 브라이언 박, 이예지, 이준희, 임도혁, 재스퍼 조는 제작진이 가장 신경 써서 통과자를 골라 편집하는 1회에 출연했다. 예선 때부터 이들은 화면 밖 심사위원(제작진)의 눈에 들었다. 만일 면접 초반 심사위원에게 질문세례를 받는다면, 좋은 징조니 너무 ‘쫄지’ 말자.○ 동방예의지국의 면접 예절 그렇다고 과신은 금물이다. 속으론 자신만만해도 겉으로는 ‘예의상’ 긴장한 척해줘야 한다. 3회에 등장한 ‘천안 자뻑남’은 대표사례. 짝다리를 짚고 노래했던 그는 예선은 통과했지만 심사위원들은 불쾌한 표정이었다. 당시 브라이언은 “건방져 보였다. 겸손함을 배우라”는 조언을, 이승철은 “저런 설정 성공한 거 못 봤다”는 악담을 했다. 그는 결국 슈퍼위크 초반에 탈락했다. ○ 면접 재수생을 위한 팁 이왕이면 어린 게 좋다. 조금 부족해도 어린 참가자에겐 “발전 가능성이 있다” 같은 칭찬을 던지지 않던가. 그러니 오늘 도전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면접 재수생이라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윤종신은 재도전자인 훈남 의경에게 “확 달라지거나 확 나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스토리는 스펙, 스펙이 스토리 흔히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남다른 스토리는 집안, 외모, 학벌 못지않은 스펙이다. 전남 함평군 출신 여고생 밴드나 삼선 슬리퍼로 포인트를 준 고교생 그룹은 개성을 살려 성공한 사례다. 물론 좋은 스펙은 그 자체로 좋은 이야깃거리다. 가수 조하문의 꽃미남 아들 재스퍼 조는 매 회 등장한다. 좋은 학벌의 그룹 ‘리다’ ‘하유’와 ‘이대 탕웨이’ ‘부천 아이유’ 같은 미모의 참가자들은 “가르치면 될 것 같다”는 주관적인 평가를 받으며 최종 예선을 통과했다(슈퍼위크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결국 평범한 참가자라면 ‘반전’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 특출한 실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게, 원래 세상은 공평치 않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신혼부부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그린 임찬상 감독의 이 영화는 원작의 캐릭터나 구성, 에피소드를 상당 부분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20세기와 21세기 결혼생활이 다르듯 달라진 것들도 있다. 주인공 영민과 미영 커플은 박중훈-고(故) 최진실에서 조정석-신민아로 바뀌었다. 당시 박중훈과 최진실이 24, 22세였는데 조정석과 신민아는 34, 30세다. 만혼 트렌드가 배우 나이에도 반영된 셈이다.○ 목소리 커진 아내, 귀여워진 남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내의 목소리 데시벨. 전업주부 최진실은 남편 사진에 대고 화풀이하는 소심한 아내였다. 유일한 대화 상대는 집주인 아줌마. 일탈이랍시고 홀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 최진실은 처음 담배를 접하고 “남자들은 이런 쓴 걸 왜 피우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시간제 미술학원 강사인 신민아에겐 직장 동료와 수다 떨 친구가 있다. 그는 남편에게 “소변 볼 때 변기 뚜껑 올려라” 같은 잔소리를 퍼붓는다. 남편 캐릭터는 더 귀여워졌다. 출판사 직원이자 작가인 박중훈은 아내더러 “남편 고생하는 줄 모르고 집에서 퍼질러 있다”고 소리 지르는 마초였다. 반면 시인을 꿈꾸는 사회복지사 조정석은 아내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아실현에 매진하는 철부지에 가깝다. ○ 마스크 끼고 콘돔 사던 그 남자, 지금은? 신혼 첫날밤은 원작 초반부에서 비중 있게 다룬 에피소드다. 박중훈은 민망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콘돔을 사러 약국에 가지만 말을 못 꺼내 ‘콘택 600’을 산다. 결혼 전까지 “키스도 허락하지 않던” 최진실은 남편과 한 이불 덮는 것도 무서워한다. 그러나 2014년 영화에선 신혼여행 에피소드가 사라졌다. 그 대신 초반부를 채우는 것은 형형색색 쫄쫄이 사각 팬티에 가려진 조정석의 엉덩이다.(큰 기대는 하지 말자. 15세 이상 관람가)○ ‘결혼 위기 유발자들’의 진화 부부 관계를 흔드는 위기 유발자들도 바뀌었다. 최진실의 열등감을 자극하던 박중훈의 문단 선배 미스 최(김보연)는 뿔테 안경을 쓴 대찬 커리어우먼. 반면 신민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조정석의 ‘불알친구’ 승희(윤정희)는 성공한 여성임에도 나긋나긋한 콧소리를 내며 여성성을 감추지 않는다. 박중훈은 최진실의 전 직장 상사 임 과장(송영창)을 아내의 옛 남자로 오해한다. 2014년에는 신민아의 직장 동료 준수(서강준)가 나온다. 꽃미남에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이 연하남 때문에 ‘키 작고 차도 없는’ 조정석의 질투심은 폭발한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 최진실은 “시댁엔 쇠고기 세 근을 가져가면서 처가에는 빈손으로 가는” 남편이, 신민아는 “시댁에는 30만 원 하면서 처가에는 10만 원 주는” 남편이 밉다. 집안일이 아내에게 몰리는 것도 여전하다. 최진실처럼 매일 남편의 구두를 닦진 않지만 신민아 역시 “결혼을 한 건지 입양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남편의 오줌 줄기가 약해지는 건 공통된 관심사. 다만 해결책은 ‘현미 식초’에서 ‘바르는 비아그라’로 진화했다. 리메이크작을 제작한 필름모멘텀의 신영일 프로듀서는 “원작에 대한 오마주(존경)의 뜻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훼손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최대한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소설과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초능력이 독심술이다. 그만큼 타인의 생각과 기분을 읽어내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시간 여행 능력과 함께 갖고 싶은 능력 1위에 올랐다. 사실 이 능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른바 육감이다. 직관을 통해 타인의 의중을 파악하고 상대의 행동이나 표정을 힌트 삼아 숨은 뜻을 읽기도 한다.(소개팅 상대의 눈썹 움직임이나 다리 꼬는 자세를 호감의 증거로 해석하지 않나.)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행동과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마음 읽기 능력의 한계와 오류에 대해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상당부분 육감을 과신한다. 실제로 연인을 대상으로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실제를 비교한 실험 결과는 흥미롭다. 연인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 자질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애인이 어떻게 답할지를 예측했는데 5지 선다형 문제에서 약 44% 일치했다. 아무 생각 없이 찍을 확률(5분의 1·20%)보단 높지만 상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수준(82%)에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다. 저자는 우리 뇌가 자주 일으키는 착각을 설명하고 이를 통한 잘못된 마음 읽기가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준 사례를 들려준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대피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이들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어리석다’며 비판했지만, 사실 이들 중에는 자동차가 없거나 가족수가 많아서 다른 장소로 대피하기 어려웠던 이가 많았다. 상황과 맥락을 모르고 자신의 시각으로만 타인의 행동을 해석해 사태의 원인을 오인한 것이다. 이 책에서 독심술 비법을 배우려고 해선 안 된다. 우리가 저지르는 많은 오류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함, 혹은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란 관념이 섣부른 육감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과신에서 나온다는 저자의 진단을 배워야 한다. 원제 ‘Mindwise’.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이들은 한때 영화와 드라마계의 ‘미운 오리새끼’였다. 익숙한 얼굴의 아이돌 가수 혹은 모델이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해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연기력 논란이 따라다녔고 어김없이 출신 성분(?)이 부각되곤 했다. 그러나 현재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과 모델테이너(모델 출신 엔터테이너)는 영화와 드라마계의 주류다. 지상파 방송사의 연기자 공채가 사라지고, 정극 연기 대신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이 설 자리는 더 넓어지고 있다. 》○ 인지도가 최대 장점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주연 중에선 아이돌 출신이 아닌 배우를 찾는 게 더 어렵다. KBS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에릭은 신화, MBC 월화 ‘야경꾼일지’의 정윤호는 동방신기, MBC 수목 ‘내 생애 봄날’의 최수영은 소녀시대, SBS 수목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크리스탈은 f(x) 멤버다. 영화 ‘타짜-신의 손’에서는 빅뱅의 탑, ‘해무’에서는 JYJ의 박유천이 주연으로 등장했다. 유진이나 성유리 같은 1세대 아이돌들이 그룹 해체 후 연기자로 전향한 것과 달리 요즘 연기돌은 기획사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자를 염두에 두고 연기교육을 받는다. 연기돌의 최대 장점은 인지도다. 케이팝 한류 덕에 이들의 출연작은 해외 판권 판매나 투자에 유리하고 작품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 영화 ‘타짜-신의 손’을 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임성규 팀장은 “연기돌은 일거수일투족 관심을 받기 때문에 작품 홍보가 수월한 편”이라고 전했다. 일부 ‘팬심’ 깊은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드라마와 영화 흥행을 위해 지하철이나 전광판 광고를 직접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성이 흥행을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강력한 팬덤이 작품의 완성도에 걸림돌이 될 때도 있다. 드라마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우리 오빠 비중이 너무 작다”며 대본 수정을 요구하거나 상대 배우를 비난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임시완 박형식 한선화 같은 연기돌을 지도한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연기돌은 연습생 시절부터 강도 높은 경쟁에 익숙해 근성이나 노력이 남다른 게 장점”이라면서 “하지만 큰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익숙하다 보니 과장된 연기를 할 때가 많고 디테일한 감정 연기에 서툰 편”이라고 분석했다. ○ PPL에도 유리 영화 ‘기술자들’의 김우빈, ‘패션왕’의 안재현, ‘마담뺑덕’의 이솜 등 올 하반기 개봉 영화 중에는 모델 출신 연기자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많다. 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성준, MBC 주말드라마 ‘마마’의 홍종현도 요즘 각광받는 모델테이너다. 모델 출신 연기자의 역사는 길다. 차승원 이정재 조인성 공효진 강동원 공유 주지훈이 모두 모델 출신들이다. 한때 “키가 너무 커서 다른 배우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며 홀대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대중문화계에선 가장 주목받는 그룹이 됐다. 매니지먼트 회사인 나무엑터스와 HB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델 에이전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한다. 모델테이너의 강점은 비주얼이다. 조각 미남보다 개성과 체격을 중시하는 요즘 대중문화계의 분위기도 모델 출신의 부상에 한몫했다.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은 “결국 연기란 몸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절반”이라면서 “요즘은 발성보다 자연스러움이 강조되면서 모델 출신들이 더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간접광고가 중요해지면서 ‘옷걸이’ 좋은 모델 출신의 입지는 더 강화됐다. 김형석 SBS 드라마 국장은 “모델 출신 배우가 입고 나오는 옷이나 사용한 상품은 PPL에도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연기력 면에서는 ‘과함’으로 지적받는 연기돌과 달리 모델테이너들은 ‘모자람’이 문제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모델들은 런웨이에서 절제를 요구받다 보니 처음에는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를 어색해한다. 정확한 발음이나 표현력 강화 훈련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의 최고 수혜자는 유연석(30·사진)이 아닐까. 유연석은 지난해 히트작 ‘응사’ 종영 이후 대중문화계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최근에는 영화 ‘제보자’와 ‘은밀한 유혹’ ‘상의원’ 3편을 내리 촬영했고, 이후 tvN 인기 예능 ‘꽃보다 청춘(꽃청춘)’을 찍으러 응사 친구들인 손호준, 바로와 함께 라오스에 다녀왔다. 의류부터 여성용품까지 요즘 그가 등장하는 CF만 9개다. 다음 달 2일 제보자 개봉을 앞둔 그를 18일 만났다. 2005년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유연석은 내부 고발자 연구원 심민호로 나온다. ―응사 이후 9개월 만에 예능과 영화로 돌아왔다. “2, 3달에 한 편씩 새 영화를 찍으며 지냈다. 촬영이 겹치다 보니 나중에는 3편을 한꺼번에 찍은 적도 있다. 나로선 7월 초 ‘꽃청춘’ 촬영 간 게 거의 1년 만에 맛보는 휴가였다. 물론 카메라가 옆에서 돌고 있었지만.” ―왜 그렇게 달렸나. “기회가 왔는데 일부러 안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전에는 하고 싶어도 못했던 작품이 많았는데…. 지금은 어렵지만 그만큼 다 해내면 보람이 더 클 것 같다.” ―제보자를 비롯해 차기작의 장르가 다양하다. 응사의 ‘칠봉이’ 이미지를 벗으려고 멜로는 일부러 피했나. “아니. 왜 그 좋은 이미지를 벗나. 악역만 하다가 어떻게 얻은 이미지인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맞다. 주변에서는 칠봉이 느낌을 살려서 멜로로 가자고 했지만 너무 똑같은 건 싫었다. 그래도 이번에 새로 촬영 들어가는 영화(‘그날의 분위기’)는 멜로다.” ―꽃청춘에선 다른 멤버 챙기는 엄마 캐릭터다. 나영석 PD가 “역대 출연자 중 최고의 여행 전문가”라고 하더라. “배낭여행을 좀 해봤다. 가족과도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을 간다. 게다가 오지랖이 넓은 성격이라 이것저것 잘 챙긴다. 2남 중 둘째인데, 집에서는 딸 역할을 하는 편이다. 어릴 때 어머니 옆에서 빵 만들기나 과일 깎는 일을 했다.” ―다들 너무 벗고 나오던데, 몸에 자신 있다는 뜻인가. “더워서 그랬는데 속옷 차림이 그대로 공개될 줄은 몰랐다. 사실 응사 촬영 이후 몸매 관리를 안했기 때문에 일부러 노출할 상황은 아니었다.” ―꽃청춘에서 2003년 영화 ‘올드보이’ 데뷔 때 50만 원 받았던 얘기도 했다. 무명 기간이 길었다. “다른 꿈을 꿔 본 적이 없다. 꿈을 이뤄야겠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어려움도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다. 배우가 되겠다는 꿈은 절반 이상 이룬 것 같다. ‘꽃보다 할배’ 선배님들처럼 오랫동안 연기자로 활동하고 싶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조선시대에도 버선에 깔창을 넣나요? 깔창이 거슬려 드라마에 몰입할 수가 없네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의 주인공 정일우가 ‘깔창 의혹’에 휩싸였다. 키가 커 보이도록 신발이나 버선 속에 깔창을 깔고 나온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발바닥이 두꺼워 계단이 생겼다” “어느 순간부터 정일우의 키(184cm)가 들쑥날쑥하더니 조연인 김흥수(189cm)와 비슷해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깔창대군’이 나오는 ‘사기꾼 일지’라며 비아냥대는 이들도 있다. 이 드라마에는 정일우와 함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183cm)가 출연해 깔창 논란은 경쟁 배우의 팬들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노윤호의 팬들은 “두 사람의 키 차이는 1cm임에도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에선 정일우가 유노윤호를 내려다본다.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정일우를 비난한다. 정일우 팬들은 “별걸 가지고 다 발끈한다” “깔창 아니고 그냥 바짓단이 사선인 옷을 입어 그렇게 보인 것뿐”이라고 반박한다. 드라마의 홍보사는 “신발의 차이 때문에 두 배우의 키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정일우 측이 버선 속에는 깔창을 넣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여배우들이 성형 의혹에 시달리듯 남자 배우들에겐 깔창 논란이 따라다닌다. 유노윤호는 최근 TV 토크쇼에 나와 “드라마 ‘야왕’ 출연 당시 선배들이 다 키가 커서 깔창을 두 개 넣었는데, ‘걷는 게 이상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사극에서도 깔창은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다. 목화(木靴)나 버선 속에 3∼5cm 높이의 깔창을 까는 것으로 알려졌다. 퓨전사극 ‘해를 품은 달’에 출연했던 임시완은 “촬영 당시 버선발 장면이 많다 보니 나만의 버선 깔창을 제작해 신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조선시대에도 버선에 깔창을 넣나요? 깔창이 거슬려 드라마에 몰입할 수가 없네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의 주인공 정일우가 '깔창 의혹'에 휩싸였다. 키가 커 보이도록 신발이나 버선 속에 깔창을 깔고 나온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발바닥이 두꺼워 계단이 생겼다" "어느 순간부터 정일우의 키(184㎝)가 들쑥날쑥하더니 조연인 김흥수(189㎝)랑 비슷해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깔창대군'이 나오는 '사기꾼 일지'라며 비아냥대는 이들도 있다. 이 드라마에는 정일우와 함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183㎝)가 출연해 깔창 논란은 경쟁 배우의 팬들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노윤호의 팬들은 "두 사람의 키 차이는 1㎝임에도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에선 정일우가 유노윤호를 내려다본다.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정일우를 비난한다. 정일우 팬들은 "별걸 가지고 다 발끈 한다" "깔창 아니고 그냥 바짓단이 사선인 옷을 입어 그렇게 보인 것 뿐"이라고 반박한다. 드라마의 홍보사는 "신발의 차이 때문에 두 배우의 키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정일우가 버선 속에는 깔창을 넣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여배우들이 성형 의혹에 시달리듯 남자 배우들에겐 깔창 논란이 따라다닌다. 유노윤호는 최근 TV 토크쇼에 나와 "드라마 '야왕' 출연 당시 선배들이 다 키가 커서 깔창을 두개 넣었는데, '걷는 게 이상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사극에서도 깔창은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다. 목화(木靴)나 버선 속에 3~5㎝ 높이의 깔창을 까는 것으로 알려졌다. 퓨전사극 '해를 품은 달'에 출연했던 임시완은 "촬영 당시 버선발 장면이 많다보니 나만의 버선 깔창을 제작해 신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국내 최고(最古) 아동 영화가 중국에서 발견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16일 일제강점기 대표작인 최인규, 방한준 감독의 ‘수업료’(1940년·사진)를 언론에 공개했다. 영상자료원은 “‘수업료’는 현존하는 극영화 중에서 6번째로 오래된 작품이며 아동이 주연으로 등장한 영화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자료원은 올 6월 중국전영자료관에서 ‘수업료’의 35mm 프린트를 입수했으며 2개월간 복원을 거쳐 디지털 상영본을 완성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대사가 섞여 있는 이 영화는 행상을 떠난 부모와 연락이 끊겨 할머니와 사는 소년이 수업료를 내지 못해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수업료’는 다음 달 25, 30일 서울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일반에 공개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중국 시장은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모르겠어요. 중국에 대해서 너무 모르거든요.” 영화 ‘이별계약’(2013년)으로 중국에 진출한 오기환 감독은 최근 대중문화 인력의 중국행 러시를 다룬 본보의 ‘차이나 블랙홀’ 시리즈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 영화 한 편으로 1억9000만 위안(약 3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 감독과 달리 중국 진출에 성공적이지 못한 이들이 들려주는 경험기는 더욱 잔혹했다. “중국 쪽과 일을 시작하는데 사적인 인맥에 의지하는 게 전부였다.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중국 법도 모르고 언어도 서툴러 에이전시를 끼고 계약했다가 사기당한 이도 많다.” 중국 시장 진출을 돕는 일 못지않게 이미 진출한 이들이 시장에서 실익을 내도록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돈을 벌어도 번 게 아니다. 중국에서 세금 내고 돈을 가져오는 과정이 너무 복잡해 돈을 벌려면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한국인 작가와 연출자, 현지 배우와 스태프의 소통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중국어 분야의 전문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다.”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할수록 한류 인력들이 겪는 문제도 고차원 방정식이 되고 있지만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에선 관련 법규나 통계 같은 기초자료조차 얻기 힘들다. 중국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공하는 중국 콘텐츠 산업 통계는 2012년 자료들이다. 올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TV가 아닌 인터넷으로 우회해 중국에 진출했다. ‘외계인 같은 미신을 선전하는 내용’을 금지하는 중국 정부의 방송 규정 때문이었는데, 이 문구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정부 관계자가 아닌 업계 관계자의 도움을 얻어야 했다. 지난해 붐을 이뤘던 포맷 수출 관련 통계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수치 파악이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그 사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해외 포맷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새로운 포맷 수입 규제를 시행했다. ‘한류’를 꿈꾸는 수많은 업체가 “혼자 알아서” 중국에 진출했고 상당수는 “너무 몰라서” 실패를 겪었다. ‘차이나 드림’이 꿈에 그치지 않으려면 콘텐츠를 진흥하겠다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구가인·문화부 comedy9@donga.com}

《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중국에서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을 찾고 싶은 거예요.”(중국에 진출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PD) “중국은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닙니다. 외국인이 메이저로 커가는 것을 용인하지 않아요. 자칫하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어요.”(국내 방송사 콘텐츠수출 관계자) 한국 방송 인력의 중국 진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중국의 방송 시장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낮아 기회가 큰 만큼 위험도도 높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방송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6조∼7조 원)보다 3배가량 규모가 크다. 시장분석업체인 PwC가 실제로 집계한 규모도 20조 원대이며 두 기관 모두 앞으로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시장이 커진 만큼 러브콜의 통도 커졌다. 예전엔 ‘왕년의 스타’ 연출자나 영화감독을 고용하는 형식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핫’한 작가와 연출자, 심지어 제작 시스템을 통째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 작가 ‘홍자매’와 중국에 진출하는 본팩토리의 문석환 대표는 “중국 쪽에서 홍자매를 콕 찍어 연락해왔다. 중국에는 남성 작가의 선 굵은 작품이 많아선지 홍자매 특유의 발랄한 로코(로맨틱 코미디)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스타 드라마 PD인 신우철 PD와 함께 중국에서 사극을 제작하는 삼화네트워크의 안제현 대표도 “러브콜을 보내온 중국 쪽 제작사의 절반이 신 PD를 원했다”고 말했다. 요즘 중국으로 가는 드라마 제작사는 ‘제빵왕 김탁구’를 제작한 삼화, ‘해를 품은 달’의 팬엔터테인먼트, ‘별에서 온 그대’의 HB엔터테인먼트 등 모두 메이저급들이다. 삼화는 작가와 스태프 20여 명도 함께 중국에 갈 계획이다. 합작의 규모가 커질수록 중국에 진출하는 인력의 범위도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넓어지고 있어 “차이나 드림이 아니라 차이나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내 제작자들에게 중국의 ‘큰손’들은 반가운 존재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중국이 제시하는 연출료와 작가료가 국내보다 2∼3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능 제작사 대표는 “국내 예능 프로의 회당 제작비는 7000만∼1억 원이지만 중국은 7억∼8억 원이라 규모가 다르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MBC ‘나는 가수다’ 포맷을 수출한 후 중국 후난TV에서 자문 PD로 참여했던 김영희 PD는 “시장을 한국만으로 한정해서는 늘어나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유건식 KBS 드라마국 팀장도 “중국 시장 진출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시장이 열렸는데 새로 길을 개척하고 선점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본 작업 단계부터 존재하는 정부 검열을 비롯해 두 나라 간의 제작 시스템 차이에서 불거지는 문제는 적지 않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했다가 중간에 계약이 무산돼 돌아온 제작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합작이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인력이 제작에 참여했거나 공동 제작한 드라마나 프로그램 중 상당수는 중국 측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한 방송사의 포맷수출 담당자는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핵심 역량을 공유해야 하는 공동제작 방식은 피한다. 국내 인력이 중국에 기술이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건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강만석 박사는 “자국문화보호 정책이 강한 중국에서 공동제작은 한류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지나친 규제를 완화하고 우리의 창작역량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제2의 ‘별그대’는 없다. 중국에서 ‘별에서 온 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덕분이었다. 외계인이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중국의 방송 심의를 통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 드라마는 규제가 까다로운 TV 대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돼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방영되는 해외 드라마와 영화도 허가증을 받도록 하는 규정을 3일 발표했다. 편수도 전체 동영상의 30%로 제한했다. 온라인에서도 규제가 시작된 것. 국내 제작사들은 대안으로 공동 제작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방송사는 국내 스타 PD와 드라마 작가, 스태프까지 대륙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차이나 드림’이냐 ‘차이나 블랙홀’이냐. 방송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 17일 국내에서 처음 방영되는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중국에서도 ‘동시 상영’된다. 중국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쿠’와 ‘투더우’를 통해서다. 가수 비와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이 주연인 이 드라마의 인터넷 동영상 전송권은 회당 20만 달러(약 2억 원)에 판매됐다. 올 초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4만 달러)보다 5배나 껑충 뛴 액수다. 방송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온라인 규제가 “갈수록 비싸지는 한국 드라마의 판권 경쟁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 콘텐츠 수출을 담당하는 A 씨는 “드라마 제작사들은 중국에 비싸게 판권을 팔았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지금은 오히려 쉬쉬해야 할 때”라며 “괜히 중국 정부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 초에는 중국 미디어산업을 총괄하는 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방 위성방송에서 포맷을 수입한 프로그램은 연간 1편 이하로 편성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따라 포맷 수출 위주인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엔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 가’ ‘우리 결혼했어요’ ‘1박2일’ ‘불후의 명곡’ 등 10편이 넘는 예능 포맷이 중국에 판매됐지만 올해는 ‘런닝맨’ ‘슈퍼맨이 돌아왔다’ 정도에 그쳤다. 한 방송 관계자는 “중국은 TV 규제가 까다로워 인터넷이 유일한 숨통이었는데 내년부터 온라인 제한 조치까지 생겨 앞으로 콘텐츠 판매는 더 막막해졌다”고 토로했다. 규제 강화 속에서 대표적인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은 스타 연출가와 작가를 끼고 중국과 공동제작을 늘리고 있다. ‘해를 품은 달’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중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저장(浙江)미디어그룹과 150억 원 규모의 드라마 ‘킬미 힐미’를 공동제작해 내년 초 MBC와 중국에서 동시 방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성준 팬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드라마에는 중국 업체의 간접광고(PPL)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빵왕 김탁구’를 만든 삼화네트웍스도 중국 제작사와 손잡고 중국 고전 ‘봉신연의’를 소재로 한 사극을 준비 중이다.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의 신우철 PD가 연출을 맡는다. 신 PD뿐 아니라 국내 최정상급의 스타 작가와 PD들의 중국행은 증가세다. ‘주군의 태양’ ‘최고의 사랑’ 등으로 주가를 올린 드라마작가 ‘홍자매’(홍미란 홍정은)도 중국 시청자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를 내놓을 예정이다. ‘해품달’의 진수완 작가도 ‘킬미 힐미’로 중국에 진출한다. ‘별그대’의 장태유 PD는 얼마 전 SBS를 휴직하고 중국에서 영화를 제작 중이다. 장 PD는 “국내 유명 작가뿐 아니라 촬영, 미술, 의상 등 국내의 주요 스태프도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맷 수출에 제동이 걸린 예능계도 공동제작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다음 달 SBS와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와 투더우에서 동시 방송되는 ‘슈퍼주니어M의 게스트하우스’는 SBS와 국내 제작사 SM C&C, 중국 동영상 업체 ‘유쿠 투더우’가 공동 제작했다. 중국 업계도 한국 제작사와의 공동 제작에 적극적이다. 윤재식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부장은 “중국이 문화콘텐츠산업 성장 속도에 비해 제작 인력과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문화가 비슷한 한국의 제작인력과 앞선 시스템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7개월째 기관장이 공석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장 후보 재공모에 착수했다. 기존 후보자들 가운데 적임자가 없다는 청와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등도 최근 사장 재공모를 추진하면서 일부 공공기관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6일 3년 임기의 제6대 사장을 다시 공개모집하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6월 8∼26일 사장을 공모한 뒤 최종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인사검증을 진행했지만 지금까지 절차를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선정 절차를 밟겠다는 뜻이다. 앞서 1차 공모에는 항공 및 물류 전문가, 기업인, 국토교통부 출신 전직 관료 등 39명이 지원했고 공사 임추위는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후보 4명을 선정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 4명 중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지난달 청와대 공직후보자 인사 검증에 넘겨 박근혜 대통령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인재를 광범위하게 다시 찾아보자’는 취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재공모 절차는 1차 때보다 속도를 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3월 초 정창수 사장이 6·4 지방선거에 강원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뒤 7개월째 사장 자리가 비어 있다. 재공모에 지원하는 새 인물들을 대상으로 다시 심사를 하려면 적어도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의 사장 공석 상황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 외에도 몇몇 공공기관이 기관장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3월 말 김의석 위원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현재까지 6개월째 공석이다. 앞서 세 차례 공모가 있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무산됐다가 현재는 임추위의 추천을 받아 2배수로 최종 후보가 압축된 상태다. 이 자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게 돼 있지만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고 김종덕 장관이 취임하기까지 시간이 늘어지면서 기관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코바코 임추위도 7월 28일 사장 후보자들을 상대로 비공개 면접 심사를 진행했으나 모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재공모를 결정했다. 2월 이후 장기 수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도 원장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차 공모 당시인 7명보다 늘어난 11명이 지원해 면접 심사를 앞두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도 현재 세 번째 신임 이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홍수영 gaea@donga.com·구가인 기자}

잘생긴 얼굴 한쪽 볼에 왕뾰루지가 눈에 띄었다. 그는 “바쁜 데다 예민해져서 그렇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최근 일정이 빡빡하긴 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30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 돌아와선 줄곧 영화 ‘타짜-신의 손’(타짜2)을 홍보하고 있다. 빅뱅의 탑, 배우 최승현(27)은 3일 개봉한 ‘타짜2’에서 주연 함대길 역을 맡았다. 전작인 ‘포화 속으로’(2010년)나 ‘동창생’(2013년)과 달리 이번엔 좀 가벼운 캐릭터다. 그는 함대길에 대해 “콩가루 집안의 손기술을 물려받은, 단순하고 본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출연하기까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원작(허영만 화백의 만화)이 워낙 인기가 많았고 전작 ‘타짜’(2006년)는 완벽한 영화잖아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고민이 컸어요.” 그러나 타짜2의 강형철 감독을 만나고 시나리오에 “꽂힌” 후 생각을 돌렸다. “큰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 자체가 자극적”이라고도 했다. 특히 “어설펐던 대길의 변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 하우스에 입성한 대길이 달라지는 모습을 연기할 땐 정말 신나더라고요. 돈도 벌고, 여자도 만나고…. 의상도 70벌 정도 갈아입은 것 같은데 색깔도 휘황찬란해요. 저로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이었어요. 겸손하고 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저는 못 해본 거를 대길이는 하니까.” 화투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 배웠다. 하루 4시간씩 석 달가량 마술사로부터 손기술 과외를 받았다. 영화에서 보여준 밑장빼기, 한 손으로 섞기 같은 화투 기술은 이때 배운 것이다. 그는 “영화에서 1초간 등장하는 ‘박카스’ 2병에서 4병으로 늘리는 기술은 한 달간 배운 것”이라고 했다. 저녁이면 출연 배우들과 모여 화투를 쳤다. “오정세(서 실장) 고수희(송 마담) 선배는 진짜 타짜고요. (신)세경 씨도 많이 땄어요. 저는 감독님한테 화투 못 친다고 바보라며 놀림 받았는데 나중엔 영화에서 장동식(곽도원)이 함대길 이기는 수준으로 감독님을 이겼죠. 맥주 400잔 내기를 했는데 아직 300잔 남아있어요.” 빅뱅의 큰형인 그는 연기 분야에서도 “한번 시작했으니 끝을 보겠다”며 욕심을 냈다. 최근 몇몇 곳에서 작품 제안을 받았다는 그는 “시나리오의 한 글귀라도 ‘꽂히는’ 작품을 찾는다”고 했다. “제가 연기자로서 어느 지점까지 온 건진 모르겠어요. 다만, 아직 안 보여준 게 더 많다는 건 확실해요. 그런 자신감은 항상 있어요.”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 정착 이방인들 “선후배관계-회식자리 힘들어요”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 1부 (KBS1 6일 오후 10시 30분)올해로 한국생활 9년차, 케냐 출신 아델라이드는 유쾌한 성격의 아가씨다. “아프리카인은 멍청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그는 국내 명문여대를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한국사회의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특히 칼 같은 선후배 관계나 회식자리를 비롯한 한국의 직장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다. 독일 출신의 로미나는 5년 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 동양학을 전공했지만 친구 아버지가 부르는 트로트를 듣고는 그 매력에 빠졌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받고 이미자 콘서트에 초대가수로 선 후 본격적인 트로트 가수로 나섰지만 사람들은 그를 신기해할 뿐 마음을 열지 않는다. 아델라이드와 로미나처럼 한국 사회가 여전히 낯선 외국인들의 생생한 정착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6월 서울 이태원에 상담소를 설치하고 개인 면담을 통해 한국 정착을 꿈꾸는 외국인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배우이자 가수인 알렉스가 MC를 맡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트로트 여왕 김수희-김혜연-서지오▼광화문콘서트(채널A 6일 밤 12시 30분) 김수희, 김혜연, 서지오가 출연하는 ‘트로트 여왕’ 편을 방송한다. 김수희는 ‘애모’ ‘뒷자락’ 고(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김혜연은 ‘뱀이다’ ‘최고다 당신’과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서지오는 ‘하니하니’ ‘돌리도’와 SG 워너비의 ‘라라라’를 부른다. 세 사람이 함께 ‘서울대전대구부산’ ‘남행열차’ ‘목포의 눈물’ 등 트로트 메들리도 선보인다.}

홀로된 외손녀 돌보는 할아버지, 무뎌진 孝를 일깨우다내 인생의 혹 (MBC 8일 오전 9시 40분)판식(변희봉)의 집으로 외손녀 금지(갈소원)가 찾아온다. 딸이 죽고 사위가 재혼하면서 금지는 판식에게 맡겨졌다. 판식은 딸을 꼭 빼닮은 외손녀를 내칠 수도, 품을 수도 없어 머리가 아프다. 금지는 싹싹하고 공부도 잘해 시골학교에서 반장을 맡고, 이런 외손녀를 보며 판식의 마음도 점차 열린다. 그러던 중 판식은 장남 사업자금을 대주기 위해 집과 땅을 팔게 되고, 결국 금지와 함께 아들네 집 더부살이 신세가 된다. 하지만 성인이 된 금지(강혜정)는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을 알 게 된 후 할아버지를 떠나는데…. 할아버지와 손녀의 애증과 화해를 담은 추석 특집 단막극이다. 제작진은 “우리 사회에서 무뎌지고 편리화된 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빛나는 로맨스’의 공동연출을 맡은 정지인 PD가 메가폰을 잡고, 신인작가 임상춘 씨가 극본을 썼다. 변희봉과 강혜정, 아역 갈소원 외에도 송옥숙, 라미란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나온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15세 스승과 75세 제자의 IT수업▼띠동갑내기 과외하기(MBC 8일 오후 8시 40분) ‘띠동갑’인 어린 스승과 나이 많은 제자의 과외 수업을 그린 2부작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배우 김성령의 영어 울렁증을 해결하기 위해 가수 성시경이 영어 교사로 나선다.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인 개그맨 정준하는 가수 김희철에게 중국어를 배운다. 출연자 중 최고령인 75세의 배우 송재호를 위해 15세 진지희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수업을 펼친다.}

한가위 연휴 스크린 대전《험난했던 여름 스크린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추석 대전’이 찾아왔다. 올해는 대체휴일로 최대 5일까지 연휴가 이어져 충무로의 기대지수가 더욱 올라간 상태. 극장가엔 한가위 차례상다운 푸짐한 영화가 차려졌다. 하지만 올해 상차림은 약간 밍밍하다. 공들여 차린 이에겐 미안하지만 가짓수가 부족하지는 않으나 살짝 그 나물에 그 밥 같다. 정성도 모르고 투정만 일삼는 영화담당 정양환 구가인 기자가 젓가락 들고 깨작거려봤다.》 ▽정양환 기자=일단 한국 영화부터.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과 이재용 감독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3일 같이 개봉하네. ▽구가인 기자=‘타짜-신의 손’은 전편의 주인공 고니(조승우)는 나오지 않지만 꽤 볼거리가 많아. 빵빵한 출연진에 오락성도 꽤 갖췄고. ▽정=정말? 솔직히 난 실망했는데. 전작의 쫀쫀함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타짜보단 사기꾼만 난무해. 어디 그 실력으로 돈 따겠어. ▽구=에이, 감독이 다르잖아. 강 감독은 ‘과속스캔들’ ‘써니’로 쉽고 편안한 코미디에 강해. 이번에도 ‘촌스러운’ 매력을 잘 살렸어. 자동차 추격 도중 나미의 ‘빙글빙글’이 나오는 설정이 딱 그 성향을 드러내는 듯. ▽정=도박은 쪼는 게 묘미건만. 누가 딸지 알고 치는 도박판만큼 뻔한 전개가 거슬려. 다만 유해진과 곽도원은 정말 끝내주더라.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볼수록 놀라워. ▽구=신세경 이하늬도 나쁘지 않아. 남성 관객에겐 ‘흐뭇한’ 노출도 있고. 하지만 주인공인 ‘빅뱅’의 최승현은 어투 고민을 좀 해야겠어. 가난한 시골 배달원이 부잣집 도련님 같은 뉘앙스라니. 1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던 아귀(김윤석)도 아쉬웠어. 그 배우를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정=주연들의 출중한 외모가 몰입을 방해한 면도 있었어. 하지만 그 점에선 ‘두근두근…’이 갑이야. ▽구=‘백퍼(100%)’ 동감. 근데 원작인 김애란 소설의 산뜻한 분위기를 살리긴 버거웠나봐. 게다가 강동원 송혜교가 생계에 허덕이는 부모? 뭘 해도 한가락씩 했을 얼굴인데 설득력 제로. ▽정=그래도 욕심을 덜어낸 건 큰 미덕이야. 너무 웃기려고도 울리려고도 하질 않았어. 특히 강동원은 이제껏 본 중에 가장 자연스러워. 경상도 사투리 덕도 봤겠지만. 송혜교도 욕이 차지던데. 어차피 둘 생김새는 배우 사이에서도 튀잖아. ▽구=김갑수의 연기 내공을 보는 기쁨이 컸어. 짧지만 강력해. 아역 아름이(조성목) 얘길 안 할 수 없네. 애한테 미안하지만 연기가 너무 정제된 느낌. ▽정=첫 연기에 분장만 하루 너덧 시간씩 했다더라. 토닥토닥 해줄 수밖에. 젠장, 다 어른들 탓이야! ▽구=참, 4일에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도 개봉하죠. ▽정=주위에 물어보면 신작인데도 평이 항상 같은 감독이 둘 있어. “영화 어땠어?” 하면 “우디 앨런 영화잖아” 하고 “홍상수 영화잖아”. ▽구=그만큼 기본 퀄리티는 보장되잖아. 2011년 ‘다른 나라에서’부터 이어지는 외국어 시리즈랄까. 나름의 실험정신이 확실히 엿보이는데, 재미는 솔직히 별로. 홍 감독 예전 작품 같은 끈적끈적한 조소가 그리워. ▽정=외화 중엔 뤼크 베송 감독의 ‘루시’가 가장 눈에 띄는군. 21세기 판 ‘제5원소’(1997년)야. 스칼릿 조핸슨은 매력적인데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주제에 뭔가 가르치려 드는 분위기가 불편했어. 그래도 ‘최민식 장군’이 등장하셔서 반갑긴 하더라. ▽구=감독의 야심은 인정할 만해. 근데 표현방식이 좀 구닥다리 같아. 최민식의 비중은 꽤 큰데 연기는 평소답지 않게 좀 어색했어. ▽정=다들 영어 쓰는데 혼자 한국말 써서 그런가. 연기보단 연출 문제인 듯. ▽구=또 다른 외화로 ‘선샤인 온 리스’도 있어. 뮤지컬 영화라 전체적으로 흥겨워. 아는 노래도 아닌데 유쾌해. 다만 사전 지식이 없으면 생소한 건 마이너스. ▽정=난 뮤지컬보다는 스코틀랜드의 암울한 날씨를 닮은 사회적 시대적 배경이 와 닿던데? 전체적으로 올 추석 극장가는 뭔가 ‘38광땡’ 같은 패가 없는 느낌이야. TV에선 무슨 영화 해주나.정양환 ray@donga.com·구가인 기자}

역시 장나라다. 4일 끝나는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운널사)’가 초반의 시청률 부진을 떨치고 상승세를 이어가자 “뒷심은 장나라”라는 말이 나온다. 장혁 장나라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운널사’가 시작할 때만 해도 독특한 소재의 KBS2 ‘조선총잡이’(주연 이준기 남상미)나 노희경 작가의 SBS ‘괜찮아, 사랑이야’(조인성 공효진)에 밀려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첫 회 시청률은 3개 드라마 중 꼴찌인 6.6%였다(닐슨코리아 자료). 그러나 20부작인 운널사는 중반부인 8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며 ‘조선총잡이’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기 시작했다. 장나라는 예전에도 주연 배우로서 뒷심을 발휘해왔다. 지난해 KBS2 ‘학교2013’은 8%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는 17%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6년 만의 국내 복귀작이던 KBS2 ‘동안미녀’(2011년)의 시청률도 첫 회는 6.8%였으나 후반부에는 17%가 넘었다. 비결이 뭘까. 드라마 관계자들은 평범하고 착한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장나라만 한 배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작품에서 장나라가 맡은 역할들은 답답해 보일 만한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시청자가 이런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은 장나라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평범함’은 장나라의 최대 장점이다. 식모살이를 하는 여고생(‘명랑소녀 성공기’)부터 임시직 디자이너(‘동안미녀’) 계약직 교사(‘학교2013’) 계약직 로펌 사무원(‘운널사’)까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똑 떨어지는 커리어우먼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발랄하고 씩씩한 면이 강조됐던 초기작들에 비해 최근작들에선 소심함이 두드러진다. ‘굿캐스팅’의 저자인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안쓰러움이 과하면 ‘청승맞다’고 비난받을 수 있는데 장나라는 동정심을 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균형을 잘 잡는다”고 평가했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다. 이는 그가 로맨틱 코미디에 자주 캐스팅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널사 제작사인 페이지원 정재연 대표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여성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한데 장나라는 너무 도회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 연기력도 뛰어나다. 여성 시청자들이 ‘내 얘기 같다’며 공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의 연기를 잘 받아주는 것도 장나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로코가 뜨려면 남주인공이 튀어야 한다. 장나라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는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으나 남자 주인공을 멋있게 만들어 극을 살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화권 한류가 부각되는 것도 ‘로코 블루칩’으로서의 장나라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중국 한류는 남자 배우가 주도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 진출한 장나라는 중화권에서도 친숙한 배우다. 운널사의 중국 판권은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에 회당 12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의 3배로 한류 드라마 중 최고가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역시 장나라다. 4일 끝나는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운널사)'가 초반의 시청률 부진을 떨치고 상승세를 이어가자 "뒷심은 장나라"라는 말이 나온다. 장혁 장나라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운널사'가 시작할 때만 해도 독특한 소재의 KBS2 '조선 총잡이'(주연 이준기 남상미)나 노희경 작가의 SBS '괜찮아, 사랑이야'(조인성 공효진)에 밀려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첫 회 시청률은 3개 드라마 중 꼴찌인 6.6%였다(닐슨코리아 자료). 그러나 20부작인 운널사는 중반부인 6회부터 두자릿 수 시청률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며 '조선총잡이'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기 시작했다. 장나라는 예전에도 주연배우로서 뒷심을 발휘해왔다. 지난해 KBS2 '학교2013'은 8%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는 17%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6년만의 국내 복귀작이던 KBS2 '동안미녀'(2011년)의 시청률도 첫 회는 6.8%였으나 후반부에는 17%가 넘었다. 비결이 뭘까. 드라마 관계자들은 평범하고 착한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장나라 만한 배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작품에서 장나라가 맡은 역할들은 답답해 보일만한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시청자가 이런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은 장나라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평범함'은 장나라의 최대 장점이다. 식모살이를 하는 여고생('명량소녀 성공기')부터 임시직 디자이너('동안미녀') 계약직 교사('학교2013') 계약직 로펌 사무원('운널사')까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똑 떨어지는 커리어우먼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발랄하고 씩씩한 면이 강조됐던 초기작들에 비해 최근작들에선 소심함이 두드러진다. '굿캐스팅'의 저자인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안쓰러움이 과하면 '청승맞다'고 비난받을 수 있는 데 장나라는 동정심을 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균형을 잘 잡는다"고 평가했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다. 이는 그가 로맨틱 코미디에 자주 캐스팅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널사 제작사인 페이지원 정재연 대표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여성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한데 장나라는 너무 도회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 연기력도 뛰어나다. 여성 시청자들이 '내 얘기 같다'며 공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의 연기를 잘 받아주는 것도 장나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로코가 뜨려면 남주인공이 튀어야 한다. 장나라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는 다소 심심해보일 수 있으나 남자 주인공을 멋있게 만들어 극을 살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화권 한류가 부각되는 것도 '로코 블루칩'으로서의 장나라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중국 한류는 남자 배우가 주도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 진출한 장나라는 중화권에서도 친숙한 배우다. 운널사의 중국 판권은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에 회당 12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의 3배로 한류 드라마 중 최고가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