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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성 신임 통일부 차관(사진)은 통일부 내 대표적 정책통이자 남북회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천 차관은 1986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인도협력국장, 대변인, 통일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2006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으로 근무했고, 통일부로 돌아와서는 회담기획부장으로 일하면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수의 남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2014년 10월 당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한을 방문했을 때도 우리 측 대표로 참석했다. 천 차관은 인사 문제로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는 2014년 2월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되면서 순탄하게 승진 코스를 밟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8일 만에 돌연 내정이 철회된 뒤 통일부로 복귀해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청와대는 “통일부의 필수 핵심 요원으로 가장 중요한 인재여서 돌려보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웠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청와대 내 강경파와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했다. 지난해 7월 행정고시 후배인 김형석 차관이 부임하자 자리에서 물러난 뒤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으로 일하다 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새 정부가 남북회담 경험이 풍부한 천 차관을 다시 기용한 것은 최근 북한과의 민간교류 재개 등 추후 남북 교류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꼼꼼하고 매끄러운 일처리 솜씨에 정무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온화한 성품으로 선후배의 신망도 두텁다. △서울(53) △영등포고 △서울대 공법학과 △행정고시 30회 △통일부 대변인·통일정책실장·남북회담본부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정부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의 대북 접촉 신청을 31일 승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다른 민간교류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원칙에 따라 승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남측위는 북측과 6·15공동선언 17주년 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대북접촉을 신청했다. 남측위는 2월 정부 승인 없이 중국 선양(瀋陽)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평양이나 개성에서 6·15남북공동행사를 열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남측위는 북한과 팩스나 이메일을 통해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 장소나 날짜가 정해지면 남측위는 다시 방북 신청을 해야 한다. 정부가 이를 허용하면 2008년 이후 9년 만에 6·15 공동행사가 다시 열리게 돼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이는 상징이 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방북 신청이 들어오면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6·15공동선언 기념일을 계기로 민간 주도로 남북을 오가며 공동행사가 열렸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금강산 행사를 마지막으로 남북 공동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국가보훈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따뜻한 보훈’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피우진 보훈처장(사진) 부임 이후 처음 치르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 행사는 ‘나라를 위한 고귀한 희생, 하나 되는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전국적으로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추모하고 그들의 애국정신을 국민통합 정신으로 승화시키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국무위원과 고위공직자 등 사회 각계각층이 국가유공자를 초청하고 6·25전쟁 참전 유공자 위로연을 여는 한편 보훈병원 입원환자와 보훈요양원 입소자 등 보훈가족 1만여 명을 위문할 예정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에서도 보훈가족 1만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개·보수, 전기안전서비스, 건강검진 등 20억 원 상당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친다.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은 다음 달 6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하고, 전국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주관으로 지방 추념식도 개최한다. 현충일 당일 오전 10시 정각에는 전국적으로 1분 동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한다. 이 시간에는 전국 주요 도로에서 차량 운행이 일시 정지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을 방문했던 탈북민 A 씨(60)가 29일 오전 북-중 국경 지역에서 실종됐다. 최근 북한 국가보위성이 외부 개입에 의한 간첩 사건 조작에 혈안인 가운데 A 씨가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시 싼허(三合) 진 두만강 인근에서 사라졌다. 그와 동행했던 중국 현지인 택시 운전사는 “A 씨가 오전 7시 30분경 한 목적지에서 내린 후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했으나 2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며 “불길한 예감이 들어 찾아봤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은 오전 7시부터 연락이 두절되자 “중국에 여러 번 나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오후 3시경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A 씨의 국내 가족으로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부친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확인했다. 이어 “주선양(瀋陽) 총영사관은 동 신고 접수 즉시 중국 측 관계 당국에 관련 사항을 전달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2011년 한국에 정착했으며 가족이 모두 남쪽에 살고 있어 자진 입북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그는 북한 지인과 몰래 만나기 위해 국경에 나갔는데 이날 새벽 여러 명의 북한 남성이 사건 현장 근처의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경고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G7 정상들은 2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타오르미나 시에서 폐막한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G7 정상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대북 제재 결의안을 즉각 전면적으로 준수하고 모든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G7 정상회의에 앞서 양자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집단을 찾아내 제재하는 등 대북 제재 확대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3주 연속 미사일 발사를 계속 하며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 출범 닷새째인 1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뒤 타격 목표가 미국 하와이와 알래스카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21일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 미사일을 지상형으로 개량한 중거리 ‘북극성-2형’ 미사일을 발사했고 27일에는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3차례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가 모두 다른 것은 김정은이 미사일 종류의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윤완준 zeitung@donga.com·주성하 기자}

북한 김정은이 국방과학원에서 개발한 ‘반항공(지대공) 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지난해에 나타났던 요격유도무기체계의 일부 결함도 완벽하게 극복되고 명중 정확도도 높아졌다”며 “합격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도와 달리 노동신문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정은의 표정은 과거 미사일 발사 때마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것과는 전혀 달라 눈길을 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오후 북한 조선중앙TV가 미사일 발사 참관 장면을 소개했을 때는 김정은이 활짝 웃고 있었다는 점이다. 활짝 웃는 모습이 있는데도 노동신문이 굳이 심각한 표정의 사진을 게재한 셈이다. 노동신문 사진에선 김정은이 쌍안경을 든 채 무언가 걱정거리가 있는 듯한 표정으로 정면을 주시하고 있다.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은 뒷짐을 진 채 무겁게 아래를 주시했고,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도 두 손을 모은 채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또 이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다른 고위 간부들도 불안과 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역시 선전물로 간주하는 북한은 김정은의 사진을 매우 엄격한 검열을 거쳐 매체에 공개한다. 이런 북한이 어두운 표정의 김정은과 측근의 사진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이날 미사일이 제대로 발사되지 않았거나 목표를 인지하지 못하는 등 중대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정은이 참관한 미사일은 러시아의 S-300과 중국의 FT-2000 미사일을 모방한 것으로 보이는 KN-06이다. 사거리는 최대 15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대공 미사일 시험사격은 지난해 4월 최초로 이뤄진 뒤 이번이 두 번째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정부가 26일 대북 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이달 초 제출한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승인했다.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승인한 것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앞으로 북한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말라리아 공동방역을 위한 방북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달 10일경 단체 관계자들의 첫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함경북도 수해 복구 때에도 중국을 거쳐 식품과 건설자재, 신발 등을 북한에 지원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통일부는 “민간 교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현재 접수된 다른 민간단체 20여 곳의 대북 접촉 신청도 순차적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23일 제출한 대북 접촉 신청이 주목된다. 이 단체는 “6·15 행사는 북한에서, 8·15 행사는 서울에서 열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방북을 승인하면 2008년 이후 중단돼 온 6·15 남북 공동행사가 9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파블로프의 개’로 유명한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크렘린 혁명정부에 불려갔다. 깜짝 등장한 ‘혁명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레닌은 그에게 연구 성과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레닌은 400쪽의 보고서를 단 하루 만에 다 읽고 이튿날 파블로프를 불렀다. 그는 매우 감격한 표정으로 “이로써 혁명의 미래가 보장됐다”고 말했다. 레닌은 대중에게 박혀있는 제정 러시아의 전통과 사고방식을 개조하고 사회주의 사고를 세뇌하기 위한 심리 조종 기술을 손에 쥔 것이다. 파블로프에겐 이후 온갖 특혜가 베풀어졌다. 레닌이 죽고 이오시프 스탈린이 집권한 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줄줄이 체포된 스탈린의 혁명 동지들이 공개 재판장에서 완전히 조작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변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를 반역자나 살인자라고 자인하며 사형시켜 달라고 애원했다. 6·25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53년에는 포로가 된 미군 고위 장교들과 병사들이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미국을 비난하며 고국에 가길 거절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놀란 미국은 심리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공산주의 국가에서 실행된 심리 조작 기술을 분석한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소련이 죄수의 의식을 무너뜨린 뒤 거짓을 진실로 믿게 만드는 정교한 단계별 세뇌 과정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이 내용들은 일본의 유명 심리학자 오카다 다카시의 대표 저서 ‘심리 조작의 비밀’에 나오는 것이다. 다카시는 일본 ‘옴진리교’나 미국의 ‘인민사원’ 등 컬트 종교(교주가 광적인 사람들에게서 숭배받는 소수 사이비 종교)와 테러리스트를 집중 연구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CIA 보고서, 중국에서 체포돼 사상 개조를 받은 서방인 수십 명을 면담해 작성된 미국 정신과 의사 로버트 제이 리프턴의 저서 ‘사상개조와 전체주의의 심리학’을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 “전체주의나 파시즘, 컬트 종교는 지극히 비슷한 특성을 지녔다.” 이 셋의 공통점은 소속원의 심리를 조작해 집단 최면 상태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다카시는 사상 개조를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8가지 요소와 심리 조작의 5대 원리를 정리해 발표했다. 8대 요소엔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지도자에 대한 신비감을 만들며, 자아비판과 타인에 대한 비판을 강요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한 소속원에겐 ‘해방’ ‘인민’ ‘제국주의’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주입하며, 이념을 위해선 자기를 서슴없이 바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생존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각인시킨다. 5대 원리에는 정보 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되게 하며, 뇌를 지치게 해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 동시에 자기 판단을 불허하고 의존 상태를 유지시킨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런 요소와 원리를 대입해보면 북한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왜 쥐꼬리만 한 배급을 줘 굶주린 인민을 ‘100일 전투’나 ‘200일 전투’에 쉬지 않고 내모는지, 왜 생활총화와 각종 강연회로 정신없이 들볶는지, 북한 TV에서 김정은 찬양가가 고성으로 쉴 새 없이 나오는 이유는 뭔지 등이 납득된다. 또 3대 세습 김씨 일가가 왜 운명적 공동체를 쉼 없이 강조하면서도 숙청을 끊임없이 일삼고 있는지, 왜 북한은 개방이란 단어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지 등 수많은 의문도 한꺼번에 풀린다. 남쪽 탈북민 사회에서 나이 들어 온 사람일수록 특정 정파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거나 또는 맹렬한 적의를 불태우게 되는지도 이해가 가능하다. 세상을 보는 가치관이 ‘적’ 아니면 ‘아군’으로만 나누도록 오랫동안 세뇌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선전 담당 부서엔 세계 최고의 심리 조작 전문가들이 있을 것 같다. 김정은이 물려받는 통치술 중에는 옛 소련과 중국에서 물려받고 북한 나름의 경험까지 합쳐 집대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정교한 심리 조작과 집단 최면에 관한 기법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김정은은 스스로가 강력한 최면에 걸려있는지도 모른다. 북에서 대학을 나와 남에서 15년 넘게 북한을 관찰한 필자는 안타깝지만 이런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다. “북한은 심리 조작으로 집단 최면에 걸린 사회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남북 교류는 활성화될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북한 사람이 갑자기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거든 ‘심리 조작과 집단 최면’이란 단어를 떠올리길 권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좋은 교육과 가정을 가진 평범한 이웃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테러리스트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북한의 집단 최면은 어떻게 깨야 할까. 이에 대한 다카시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대화하고 논쟁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만나는 수밖에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고민을 거듭하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정책실장 인선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장관 후보자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가장 관심이 높은 자리는 법무부 장관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임명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비(非)검찰 출신 장관 기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우윤근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 박영수 전 특별검사, 정연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검찰 출신, 여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적합한 인사를 찾기 쉽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경제라인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 금융위원장 인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순수 민간 출신보다는 중량감 있는 관료 출신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의 한 축인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러시아 특사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연구위원장을 지낸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경남 양산 출신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대외부총장,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5선의 이미경 전 의원이 깜짝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그동안 육군 중심의 안보체계에 대한 개혁을 고려해 공군과 해군 출신 인사가 우선 고려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해군사관학교 27기),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해사 32기),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공군사관학교 24기)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호남 인사들이 청와대, 내각 인사에서 약진한 것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작업을 맡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는 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이름이 올라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 김용익 전 의원,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거론된다.유근형 noel@donga.com·주성하 / 세종=박민우 기자}
22일 국회를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국회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와 만나 대북정책,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북핵 외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정 실장은 임명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향후 통일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직간접으로 제시했다. 정 실장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을 만나 “국가안보실에서 국방 개혁, 사드 문제, 한미 동맹을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정 실장은 “사드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해서 철저히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도입 과정의 절차적 문제점들은 결국 국회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이 문제를 풀어가는 단계마다 국회와 상당히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드 배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길 것을 요구했고, 안보실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해 국회 비준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또 국방 개혁과 관련해서 “국방 개혁의 가장 큰 목적은 우리 방위력 강화”이며 “방산비리가 (방위력 강화에) 하나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또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는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머지않아 방산비리에 대한 대대적 사정이 진행될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정 실장은 한일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선 “문희상 일본 특사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국내에서 상당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일본 측에 전달했는데, 그 문제에 대해 일본도 상당한 공감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대화를 추진하되 국제사회의 압박 기조를 존중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23일 대북 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대북 접촉을 승인하면 그동안 위축돼 온 남북 민간 교류가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 실장은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모색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 실장은 “너무 앞서 간다”고 답했다. 정부는 우선 판문점 통신망 복원과 민간단체의 대북 교류를 통해 전면 단절된 남북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중단된 남북 간 통신선을 복원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역시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속내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남북 간 문화·스포츠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다음 달 24∼30일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선수권대회에 34명으로 구성된 시범단을 파견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체육 교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zsh75@donga.com·김예윤 기자}
새 정부가 대북 유화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임명을 계기로 압박·제재 위주의 대북 정책에서 대화·교류로 방향타를 돌리는 모양새다. 전날 임명된 정 실장은 22일 국회를 방문해 “남북대화를 현 단계에서 바로 재개할 순 없지만 연락통신망, 판문점에서의 핫라인 이런 것은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점차적으로 실무급 차원에서부터의 대화를 한번 시도해봐야 할 것”이라며 “인적 교류라든지 사회·문화·스포츠 교류 같은 것은 대북제재 체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 공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전날 취임 직후 “남북관계를 당장 복원은 못 하겠지만, 대화가 단절된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부도 호흡을 맞췄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새 정부는 현재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민간 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지원 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남북 접경지역 말라리아 방역 사업을 위해 2일 통일부에 신청한 대북 접촉 신청이 23일 승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북 접촉 신청서를 낸 ‘어린이어깨동무’ 등 10여 개 단체도 차례로 북한 접촉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단체의 대북 교류는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은 정부의 남북 교류 재개 신호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대북 민간 교류 검토는 시기상조”라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온 정부 발표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필리핀 유명 관광지 세부에서 우리 국민이 총기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20일 오후 4시 30분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시 소재 자택에서 우리 국민이 총기에 의해 피살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40대 남성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피해자 집에서 나는 악취를 맡은 이웃 주민이 창문을 통해 내부를 살펴보다 사망자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시점은 2, 3일 전으로 추정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사망 원인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세부분관은 사건을 인지한 즉시 담당 영사와 코리안 데스크 담당관을 함께 현장에 파견해 필리핀 경찰의 검시 및 사건 현장 1차 조사에 직접 참여했다. 정확한 현장 감식 등을 위해 한국 경찰청 감식전문가 3명도 현장에 파견한다. 이번 사건이 타살로 최종 결론나면 올해 필리핀에서 한국 국민이 피살된 첫 번째 사건이 된다.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 국민 사망자는 2015년 11명, 2016년 9명이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탈북 대학생들이 호국 영령들의 애국정신을 배우기 위해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에 동참했다.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NAUH) 소속 탈북 대학생들은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강원 백석산과 수리봉 일대에서 유해 발굴에 돌입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백석산 지구 전투’와 ‘피의 능선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다. 이 지역에서 지난해 유해 90구, 유품 약 9900점이 발견됐다. 이번 행사에는 탈북 대학생 23명과 이화여대 1기 학군사관후보생(ROTC) 등 남북 대학생 45명이 함께했다. 특히 국군포로의 가족인 탈북 대학생도 일행에 포함됐다. 지성호 나우 대표는 “호국 영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배워 보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탈북 대학생들은 오늘날의 풍요한 민주주의가 고귀한 피로 지켜진 것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나우는 올해 탈북민 해병대 캠프 체험 등 탈북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가치를 공유한 통일의 역군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한시적 사업으로 시작됐으며, 2007년 국방부 직할 기관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돼 지금까지 국군 전사자 유해 9500여 구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121구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15일 “새 총리는 의전 또는 방탄총리가 아니라 강한 책임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총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 신분이라) 지금은 법적으로 국무위원 제청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일정한 협의를 하겠다고 하신다면 응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4, 25일 실시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특위는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5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으로 구성되고, 위원장은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맡는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29일 또는 31일 본회의에서 표결한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 등 현안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부는 이날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서 후보자는 본인 및 배우자, 자녀 명의로 총 35억381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병역은 1975년 6월에 입대해 이듬해 1월 ‘가사 사정’을 이유로 일병으로 전역했다. 국정원은 “서 후보자에게 형이 한 명 있으나 신체에 장애가 있어서 서 후보자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주성하 기자}
북한 매체들이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일제히 자세하게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진행’이라는 제목하에 “남조선에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등 4개 문장으로 보도했다. 2012년 당시 북한 매체들이 “남조선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1개 문장으로만 보도한 것과 대비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첫 통화에서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 문제를 놓고 향후 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한일 관계에 위안부 문제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부각된다면 양국 관계는 다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국민 정서’를 전면에 내세우며 결과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한일관계와 관련해 ‘역사 문제의 진정한 반성과 실용적 우호 협력의 동시 추진’을 내걸었다. 특히 ‘12·28 위안부 합의 재협상 등을 통해 피해자들이 인정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 도출’을 세부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28일에 체결된 위안부 합의문에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명시된 만큼 일본은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과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위안부 재협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이날 통화에서 “(위안부 합의를) 책임을 갖고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그(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북핵 대응 등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위안부 합의를 놓고 양국의 감정싸움이 고조된다면 지난해 11월 체결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한일 간의 다른 협력 관계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가능한 한 조기에 개최해 문 대통령을 일본에서 맞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본 방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성사되면 위안부 합의 재협상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인 11일 북한 매체들이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진행’이라는 제목 하에 “남조선에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졌다”며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 국민의당 후보 안철수,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 바른정당 후보 유승민, 정의당 후보 심상정 등 13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북한 매체의 보도는 4개 문장으로 이뤄졌다. 2012년 당시에는 “남조선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1개 문장으로만 보도한 것과 대비된다. 앞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당선되었다”며 “이로써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진 9년간의 보수정권에 종지부가 찍히었다”고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을 지명하면서 대대적인 국정원 개혁을 예고했다. 10일 서 후보자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일문일답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근절하는 건 어제오늘의 숙제가 아니다”며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을 반드시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해외안보정보원 개편 등 국정원 개혁 속도 낼 듯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폐지하고 대북한 및 해외, 안보 및 테러를 담당하도록 해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고, 대공 수사권은 경찰 산하 안보수사국을 신설해 이관하겠다고 공약했다.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피해를 본 문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서 후보자가 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서 후보자에 대해 “국정원에 대한 애정이 크고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만큼 합리적인 개혁을 할 것”이란 평가를 하면서도 국정원 조직의 대폭 축소, 인사 물갈이 등 칼바람이 불 것이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 후보자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치로부터 떼어놓을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가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키맨’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 후보자는 2000년 6월, 2007년 10월 이뤄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기획하고 실무 협상을 주도한 ‘대북통’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28년간 근무했던 국정원을 떠났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원 수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 후보자에 대해 “외교라인과 호흡을 맞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 후보자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 여부와 관련해 “남북 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할 물꼬를 틀 수 있고, 최소한 한반도에 군사적인 긴장을 매우 낮출 수 있는 등 조건이 성숙하면 평양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두 번의 대선 함께 치러 서 후보자는 2000년 6·15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특사 역할을 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수행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이는 등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비밀 접촉의 핵심 멤버였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만난 사람으로 꼽힐 정도로, 서 후보자는 햇볕정책 시기에 공식·비공식 대북 접촉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정원 3차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을 역임하면서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 사전 협상을 주도했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으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던 문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일했다.○ 외교안보라인 누가 거론되나 2012년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 대통령의 선대위 ‘미래캠프’ 산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선대위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과의 호흡을 강조한 만큼 외교부·국방부 장관,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 후속 인사도 주목된다. 외교부 장관으로는 정의용 선대위 국민아그레망단장, 김기정 연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외교안보수석 후보로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박선원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백군기 전 3군사령관(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인사 중에선 정승조 전 합참의장도 거론된다. △서울(63) △서울대 교육학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석사, 동국대 북한학 박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 국정원 대북전략실장, 국정원 3차장 △현 이화여대 북한학과 초빙교수우경임 woohaha@donga.com·주성하·손효주 기자}

이제 나의 중요 관심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제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옮겨 올지다. 통일부 출입기자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일하는 처지에서 청와대가 이곳으로 옮겨 오면 당장 매일 출근길 검문검색부터 까다로워질 게 뻔하다. 대통령 교체로 내 삶에 변화가 있음을 직접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청와대 이전은 오래전부터 대통령 후보의 단골 공약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끝내 옮기지는 못했다.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은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를 만들어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모두 없던 일이 됐다. 경호와 교통체증, 민원인 불편, 예산 등 여러 이유에서였다. 경호나 교통체증 등의 문제에 더해 정부청사가 안보 측면에서도 약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처음 정부청사에 와서 22층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볼 때 “북한 포탄 날아오기 딱 좋은 위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북한이 장사정포와 방사포 사거리를 기를 쓰고 60km로 늘린 것은 서울을 타격하기 위해서다. 개성 송악산 뒤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 부대가 서울을 향해 최대 사거리로 쏘면 대략 광화문까지 포탄이 도달한다. 정부청사는 중요도를 따지면 당연히 북한의 1차 집중 타격 대상에 포함된다. 더 문제는 정부청사가 하필이면 북한산과 북악산을 넘어온 북한 포탄의 예상 낙하지점의 맨 앞에 있는 고층 빌딩이라는 점이다. 따로 목표를 정하지 않고 서울 도심을 향해 포를 마구 쏘더라도 포탄을 맞을 가능성이 가장 큰 지점이란 뜻이다. 포탄은 요격도 할 수 없다. 나아가 포탄뿐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과 폭탄 공격에도 아주 취약하다. 반면 현 청와대는 북악산이 방패처럼 막고 있어 북한의 포·미사일 공격에 안전하다. 이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청사에 둔다는 것은 북한의 포문 앞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내맡기는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혹시라도 북한이 어느 순간 이성을 잃고 서울을 공격하게 된다면 자칫 청와대 벙커(위기관리센터)에 들어가 비상대책회의를 열 틈조차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전쟁이 일어날 일이 없다고 확신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래서 정부청사 내에서도 북쪽 벽에 붙은 자리에 앉아 일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첫 타격에 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통령 집무실은 정말 만에 하나 일어날 만한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에선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100% 장담할 수는 없다. 한 번 옮겨 온 대통령 집무실은 문 대통령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 써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청사로 집무실 이전 공약을 내걸며 “365일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 취지엔 충분히 공감하고,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기면 그 나름의 장점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광화문에서 14년 일한 경험에 비춰 볼 때 광장 옆에 살면 오히려 귀를 더 닫게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광화문광장에서 다양한 집회가 수시로 열리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리지도 않고 귀만 어지러울 때가 잦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 매일 소음에 익숙해지다 보니 밖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귀를 꽉 닫고 내 일에 집중하는 습관이 저도 모르게 생겨났다.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려는 곳이 정부청사 본관일지, 그 옆 별관일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청사에서 길 건너 빤히 내려다보이는 경복궁 안의 고궁박물관도 이전 후보지로 거론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경호를 하기에는 최악의 장소로 보인다. 정부청사 별관에 상주한 외교부 직원들은 대통령이 그곳으로 오면 건물을 통째로 빼서 이사 가야 한다는 소문에 벌써부터 뒤숭숭하다. 집무실이 본관으로 온다면 2개 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방을 빼 봐야 집무실 만들 자리도 나지 않는 통일부보다는 정부청사의 반을 사용하는 행정자치부가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행자부는 종종 타 부서 공무원들의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 부처 지방 이전 때 ‘칼자루를’ 잡고 다른 부처는 다 지방에 내려보내면서, 정작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는 자기들만 남았다는 것이다. 누가 방을 빼야 하든, 일단 광화문을 벗어날 공무원들은 지긋지긋한 소음과 출입 불편에서 해방됐음을 그나마 작은 위안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북한의 제1순위 공격 목표에서 벗어난 것은 덤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최근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북-중 교역의 상징인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마저 잠정 폐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다. 중국의 대북 압박 정책의 하나로 보인다. 방송은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압록강철교 폐쇄가 이르면 이달 중에도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폐쇄의 명분은 낡은 철교가 위험해 새로 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잇는 압록강철교는 북-중 간 무역거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다리다. 하지만 1943년 건설된 탓에 노후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철교에서 교통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상대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은 최근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 검사도 기존 선택검사에서 전수검사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통관 절차에 걸리는 시간도 훨씬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의 조치로) 중국의 북한 무역 주재원들과 단둥을 드나드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