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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한 매실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실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서 매실은 가슴앓이를 없애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는 식품이다. 매실로 역병을 치료했다는 기록도 있다. 매실은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과일이다. 가정에서는 흔히 청이나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시중에도 매실을 활용한 음료나 주류가 출시돼 있다. 매실은 소화를 돕는 과일로 잘 알려져 있다. 신맛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불량을 해소하고 위장장애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매실에 들어 있는 피크르산은 해독 작용에 뛰어나 배탈과 식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다. 구연산이 풍부해 소화기 해독에 도움을 주며 장의 연동운동을 조절한다. 따라서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렸을 때 매실액을 물에 타 마시면 좋다. 또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위액 분비를 조절하고 위산 과다를 막는다. 매실에는 원활한 신진대사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유기산과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구연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매실에 미량 들어있는 피루브산과 피크르산 성분은 체내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유기산이 풍부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고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독소를 제거해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킨다. 따라서 회식이 잦은 직장인이 매실을 먹으면 간 기능이 회복되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매실은 음식·피·물의 독 등 ‘3독을 없앤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알칼리 식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혈액이 산성화돼 성인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현대인들의 체질 개선을 돕는다. 칼슘과 철분이 사과의 2배, 칼륨은 2.5배 이상 들어있어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무기질, 비타민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피부미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육과 씨앗에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소가 들어 있어서 섭취할 때 조심해야 한다. 특히 씨앗은 먹지 말아야 한다. 설탕이나 알코올에 넣고 숙성시키면 6개월 이후부터 아미그달린이 분해되고 1년 이상 지나면 괜찮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주의해야 한다. 청이나 장아찌, 절임 등 음식을 만들 때는 반드시 씨앗을 제거하고 과육만 잘라서 이용하는 게 좋다. 매실이 좋다고 매실청을 담가 자주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청의 특성상 당을 과다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실을 고를 때에는 표면에 흠집이 없는 것, 타원형이 잘 형성된 지름 4cm, 30g 정도의 크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은 선명하고 향을 맡았을 때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한 것을 고른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심장은 일생 한순간도 쉬지 않고 뛴다. 분당 60∼100회를 평균 심박수로 봤을 때 평생 20억 회 이상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신체의 엔진이다.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전체의 기능이 망가지는 것처럼 심장 질환은 심장 자체의 이상에 그치지 않고 각종 장기와 전신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다 보니 심장 질환은 지난 5년 연속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했다. 뇌졸중, 당뇨병보다 높은 순위다. ‘심장 질환’ 하면 흔히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주로 떠올리지만 심장의 방과 방 사이 문 역할을 하는 판막에 문제가 생기는 심장 판막 질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판막은 심장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혈액이 순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거나 한 번에 흐르는 혈액의 양과 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면 판막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심장에 존재하는 4개의 판막 중 흔히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위는 심장에서 산소를 머금은 피를 온몸으로 내보내는 대동맥판막이다. 대동맥판막이 점차 섬유화 되고 칼슘이 침착되면서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전체 심장 판막 질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0년 전 4600명에 불과했던 국내 환자 수가 2020년에는 1만6537명으로 불과 10년 만에 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구조적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선천성 대동맥판막 질환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동맥판막 질환은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던 판막에 후천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며 시작된다. 과거에는 류머티즘열 감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감염성 질환이 줄어들면서 류머티즘열 감염으로 인한 판막 질환은 거의 사라졌다. 요즘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 판막 질환이 점차 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여러 장기도 함께 늙어가듯이 심장 판막 역시 평생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면서 노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전 세계 80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다. 국내에서도 70세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한다. 중증의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국내 호발암보다 5년 생존율이 현저히 낮아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10년 생존율이 62%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빠른 인식과 진단이 성공적 치료에 결정적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들은 주로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실신, 피로감, 무기력감, 부종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이를 노화나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도 한다. 특히 가슴 통증, 호흡곤란, 부종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나 기흉, 흉막염 등 폐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슴이 조임 △갑갑하고 숨이 참 △갑자기 쓰러짐 △쉽게 피로해짐 △기운이 없고 어지러움 △발등과 발목의 부종 등의 증상은 심장 판막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만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인지하기 어려우나 청진이나 심초음파 검진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되기 때문에 의료진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서지원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일상에 지장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질수록 심부전, 최악의 경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따라서 평소와 달리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을 느끼고 피로하고 무기력한 증상이 이어진다면 이를 단순한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하라”고 강조했다.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심장 판막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노인들은 심초음파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치료 약물이 없어 노후화된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환자의 상태, 질환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개흉수술이나 타비 시술 중 하나를 시행한다.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가슴을 열어 심장을 멈추고 판막을 교체하는 방법이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넣어 기존 대동맥판막 부위에 인공 심장 판막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가슴을 열지 않고 최소 침습적으로 이뤄지는 타비 시술은 시술시간과 회복기간이 짧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개흉수술에 비해 현저히 작다. 비교적 최근에 도입됐지만 전통적으로 시행되던 수술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시술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패션부터 어록까지 유행시키면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윤여정은 70대 중반으로 세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그는 한 예능 방송에서 피부 관리법에 대해 밝힌 적이 있다. 사회자가 “피부가 좋아졌다”고 칭찬하자 그는 “레이저 관리를 받았다”며 솔직히 답했다. 윤여정은 “피부가 너무 나쁘다고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아서 피부과를 열심히 다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윤여정은 50대 이후부터 단골 피부과에서 20년 가까이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윤여정 씨는 메디컬 스킨케어를 받고 있다”며 “피부노화가 빨라지는 60대 이상은 과한 시술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부노화는 표피층과 진피층이 기능을 잃을 때 생긴다. 대개 20대 중반부터 시작되는데 30, 40대가 되면 콜라겐과 엘라스틴 양이 줄어 주름이 깊어진다. 또 모공이 커지거나 피부가 처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피부톤을 칙칙하게 만드는 기미·잡티·검버섯 등 색소 질환이 생긴다. 피부노화로 인한 흔적은 운동이나 마사지, 화장품만으로는 회복이 어렵다. 임 원장은 “피부결과 톤을 개선하기 위한 안티에이징(항노화) 요법은 다양하다”며 “개인의 피부 상태나 유형, 얼굴 형태에 맞는 맞춤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년층의 가장 큰 고민은 깊이 파인 주름이다. 주름을 펴기 위한 피부과 시술로는 △자극으로 콜라겐 형성을 돕는 시술 △고주파(서마지, 튠페이스, 트루스컬프, 인모드) 시술 △초음파(울세라, 슈링크, 더블로) 시술 등이 있다. 초음파는 진피층보다 더 깊이 있는 스마스층(SMAS)을 끌어당겨 피부 탄력을 높여준다. 이에 반해 고주파는 진피층을 타깃으로 타이트닝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술 방법이다. 주로 얼굴에 살이 적고 피부가 얇은 사람에게 권장된다. 이 밖에도 피부 타입에 따라 레이저리프팅, 보톡스, 실 시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임 원장은 “피부과 시술은 자주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특히 60대 이후라면 시술을 받고 1∼2주가량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피부를 칙칙하게 만드는 기미·잡티·검버섯 등도 고민 중 하나다. 또 진피층에 염증이 생기거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피부가 붉어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이런 색소 부위에 상처를 내고 딱지를 만들어 떨어뜨리는 치료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짙어진 색소를 조금씩 흐리게 만든다. 대신 검버섯과 같이 표피 각질이 피부에 쌓여 생기는 질환은 딱지를 만들어 떨어뜨리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간편해 보이는 시술이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은 있다. 임 원장은 “의료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의사의 오랜 경험과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자외선은 피부 탄력을 유지해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를 파괴해 피부 처짐과 주름, 모공을 유발한다. 또 멜라닌 색소를 늘려 기미, 잡티 등 피부 색소를 짙게 만든다. 외출하기 전 반드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스카프, 양산 등으로 자외선을 막아야 한다. 또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세포 활동이 활발한 시간대이기 때문에 반드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어금니가 조금 시려 자주 가는 동네 치과를 찾았다. 치아에 마모가 진행돼 크라운을 씌우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크라운은 원래 있던 치아를 대부분 삭제하고 그 위에 인공보조물을 씌우는 치료법이다. 당장 해야 하는 치료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기자는 의사에게 “꼭 필요한 치료라면 하시라”고 했다. 치아에 이상을 느껴도 치과에 가는 걸 최대한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제때 건강검진만 잘 하면 오히려 치과에 갈 일을 줄일 수 있다. 치과병원 최초로 검진시스템을 만든 경희대치과병원의 치과검진센터 오송희 교수에게 구강검진을 받아봤다. 오 교수는 치과에서는 희귀한 영상치의학과 전문의다. 전국에 치과 관련 영상의학과 전공자는 약 200여 명. 그중 오 교수처럼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영상검사와 분석을 하는 교수는 50명 남짓이다. 치아 관리를 잘 한다는 사람들도 대부분 스케일링이나 간단한 구강검진에만 의존한다. 하지만 구강검진의 대표적인 방법인 육안 검사는 치아의 외형 등을 관찰하며 질환을 의심할 뿐 치주질환, 우식증, 턱구조 장애 등 주요한 구강질환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종합검진센터는 잇몸과 치아, 악관절은 물론이고 근육, 뼈, 혀 등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치과검진방법을 개발해 자체적인 표준 검진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검진 영역은 △치아 및 치주 관련 기본검진 △턱관절 및 구강 내 질환 검진 △구강암 검진 △부정교합 및 동적인 구강기능 검사로 나눠진다. 구강검진은 환자 등록과 설문지 작성을 통해 기초적인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난 뒤 임상검사와 형광 분석검사 촬영, 영상촬영(파노라마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영상촬영 중 가장 대표적인 파노라마는 치주질환, 치아 우식증 등 대표적인 구강질환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구강질환 유무를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연령·생활·습성별로 검사항목을 세분해 개인 맞춤형 선별 정밀검사를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전문의에 의한 맞춤형 검진 결과로 상담을 진행하고 결과지는 직접 또는 이메일, 우편 등으로 환자에게 제공된다. 비용은 기본 검사만 했을 경우 10만 원대다. 치과종합검진은 당일 접수, 인터넷이나 전화 예약이 모두 가능하다. 검진은 40분∼1시간 정도 걸린다. 경희치과병원 종합검진센터 시스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치과검진 EMR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진단의 정확도와 편리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해당 시스템을 바탕으로 문진표 작성 시 전신 건강상태, 구강건강 인식도 및 습관 등 모든 설문을 전산화해 의료진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파악하고 진단결과를 여러 진료과가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다. 오 교수는 “많은 사람이 치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치과에 방문했을 때 치아가 상당히 손상된 경우가 많다”며 “이를 치료하는 비용과 시간 등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치아 상태가 좋을 때 미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오송희·최진영 교수팀은 엑스레이 영상검사가 다른 질환 진단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문도 발표한 바 있다. 1020명의 치아교정 환자의 엑스레이 영상검사 분석 결과가 치과적 질환 치료뿐 아니라 ‘뇌, 안면부의 심각한 의학적 질환 진단’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Nature Scientific Reports(SCIE, Impact Factor3.998)’ 저널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는 경희대치과병원의 교정치료 환자 중 남성 400명, 여성 620명 등 총 10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10세 미만 환자 101명, 10∼19세 428명, 20∼29세 303명, 30∼39세 89명, 40∼49세 53명과 50세 이상 46명 등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군의 다양한 영상검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에서 주요한 분석 자료로 활용된 치과 엑스레이인 파노라마, 3차원 콘빔씨티(CBCT·Cone Beam CT), 두부방사선 사진(Cephalometric X-ray)의 영상 이미지들이 주요한 의학적 질환의 진단 도구로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걸 입증했다. 치과 엑스레이 이미지 분석을 통해 악안면부에 생길 수 있는 낭, 양성 종양, 악성 종양 및 기타 골질환, 턱관절의 퇴행성골관절염, 림프절 석회화 등의 진단에 기여했다. 실제 오 교수는 환자에게 구강검사를 시행하다가 심각한 이상소견을 발견한 사례가 있다. 그는 “구강외과에 의뢰해 조직검사를 한 결과 환자는 구강암이었다”며 “다행히 조기 발견으로 지금은 임플란트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고 전했다. 진단이 어려운 구강 내 경조직 병소에 대한 검진법과 진단 표준화 가이드를 위한 연구도 진행했다.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경희의료원에 방문한 검진대상자 1만6800명 중 3가지 조건 △대구치(큰 어금니)와 소구치(작은 어금니)의 교합면 충치(치아우식) 의심 △인접면 충치 의심 △크랙(치아균열) 의심에 부합하는 153명에게 정량광형광검사(QLF)와 초저선량 정밀 교익 방사선 영상검사를 실시했다. 치아 297개를 평가한 결과 육안관찰을 통한 전통적인 치아 진단방법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교합면 충치 177개, 인접면 충치 91개, 치아균열 29개를 찾아냈다. 정량광형광검사를 통한 초기 교합면 치아 우식과 미세 치아균열 탐지율은 각각 91%와 83%였다. 특히 가장 눈여겨볼 만한 점은 초기 인접면 충치 진단 시 정량광형광검사와 초저선량 정밀 교익 방사선 영상검사를 병행해야 정확한 최종 탐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정도가 경미해 기본 진단법으로 진단하지 못했거나 관찰이 어려운 위치에 있어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치료와 발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량형광분석법과 초저선량 정밀 교익 방사선 영상검사에 기반한 최적화된 치아질환 검사법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아 건강검진은 20대에 사랑니 스크리닝을 위해 한 번, 치주질환이 시작되는 40대에 한 번은 꼭 받으라”고 권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카이안과 연구팀은 지난달 세계 3대 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백내장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인공수정체 공식의 정확성’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안축장(눈의 길이)에 따른 팬옵틱스 렌즈의 이론적 IOL(인공수정체) 공식의 정확도’를 연구한 것으로 환자의 눈 상태를 측정한 결과에 따라 적합한 공식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노화나 외상, 전신 질환, 눈 염증 등으로 발생하는 후천성 백내장이 대부분이다. 60세가 넘는 노인의 70% 이상이 백내장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노화와 밀접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보다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환자의 눈 상태와 생활패턴 등을 고려해 단초점 혹은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후 시력 장애 등을 개선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위해서는 인공수정체 도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한데 그중 눈의 안축장과 각막곡률 등을 측정해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예측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카이안과 의료진과 연구팀은 2018년에서 2020년까지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받은 2000여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전 환자의 검사 결과와 수술 후 환자 굴절력, 시력 등을 분석했다. 백내장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주요 검사 결과와 인공수정체 도수 예측 공식 등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전소희 원장은 “안축장이 평균보다 짧거나 길 때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를 찾아냈다”며 “환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공식을 선택하는 것이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형구 카이안과 원장은 “수술 전 안축장 길이를 고려한 인공수정체 공식을 적용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뒤 목표 시력의 평균 절대오차를 줄이고 수술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어 “앞으로도 다초점 백내장 수술 시 정확도와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대장암 초기 증상인 설사, 변비, 복부 통증, 체중 감소, 소화불량 등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스트레스 증상 정도로 여기기 쉽다. 이런 이유로 대장암 환자의 약 59%는 전이 단계에서 진단된다. 대장암은 초기 발견 시 5년 상대 생존율이 93.8%에 달한다. 하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19.5%로 떨어진다. 대장암은 현재 국내 암 사망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장암의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음주 등 다양하지만 약 15∼30%는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유전성 대장암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은 린치증후군(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다. 일반적인 대장암은 선종에서 암으로 진행하기까지 10∼15년이 걸리는 반면 유전성인 린치증후군은 약 3년 만에 급성으로 암으로 진행된다. 평생 대장암에 걸리는 비율도 약 80%에 이른다. 체세포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기 때문에 대장암뿐 아니라 비뇨생식기나 위 등에 악성 종양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린치증후군과 같은 유전성 대장암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 우리 몸에서 DNA를 복제하는 시스템에 결함이 생기면 DNA 염기서열이 짧아지거나 길어지는 돌연변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를 ‘MSI-H 유전자 변이’라고 한다. 이 유전자 변이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특히 소화기암에서 흔하게 발현된다. 린치증후군 환자의 90%는 이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으며 본인 세대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암 고위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불행으로 여길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로 활용돼 암을 조기 발견하거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MSI-H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대장암은 기존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제를 써 왔으나 치료 반응도 낮고 생존 기간도 짧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작년 8월부터 면역항암제가 국내 최초로 암종에 관계없이 MSI-H 유전자 변이가 있는 7개 고형암의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으면서 생존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은 MSI-H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위암과 직결장암 환자에서 기존보다 치료 반응률이 높고 치료 효과도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는 “MSI-H 유전자 변이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고위험 인자인 반면 면역항암제에 대한 좋은 치료 효과와 생존 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이성 대장암에서는 기존 항암 치료 대비 효과가 뛰어난 면역항암제 치료를 2차 이상 요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도 주요한 암종인 만큼 직계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스스로 암 고위험군으로 의심하고 MSI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예방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골다공증은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어 골절을 겪고 나서야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밀도는 20∼30대에 최대로 높은 수치를 보이다가 30대 이후부터 서서히 뼈의 양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뼈에 구멍이 생겨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골다공증 환자 대부분은 50세 이상의 중년 여성인데 폐경 여성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섭취된 칼슘을 뼈로 전달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뼈에 구멍이 많아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 골절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다시 뼈가 부러지는 재골절을 경험한다. 폐경 여성은 처음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한 1년 내 추가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나 높다. 골다공증 골절을 겪었다면 1년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가 부러지면 걷기 어렵다. 고관절 골절을 겪은 환자의 절반은 혼자서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고 오랜 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간병인이나 가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고령층은 고관절 골절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뼈가 부러져 입원할 경우 욕창, 폐렴, 요로감염, 다리 혈관이 막히는 하지정맥혈전 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폐혈관이 막히는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급작스럽게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고관절 골절을 겪은 환자 5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했으며 일반인에 비해 사망위험이 무려 3.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는 골절 위험이 특히 높은 환자들을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정의했다. 최근 12개월 내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을 겪거나 △골밀도 수치(T-score)가 -3.0 이하이거나 △과거 낙상으로 인한 부상 병력이 있는 환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골절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골절 예방을 위한 각별한 노력과 즉각적인 치료가 권고된다. 골다공증 치료는 추가적인 골 소실을 방지하고 질환의 진행과 골절을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둔다. 치료제는 작용 원리에 따라 ‘골 흡수 억제제’와 ‘골 형성 촉진제’로 나눌 수 있다. 골 흡수 억제제는 뼈의 파괴를 막는 원리다. 데노수맙과 비스포스포네이트가 대표적이다. 골 형성 촉진제는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의 수를 늘리고 생성 작용을 높이는 치료제다. 조골세포를 자극해 골 형성을 촉진하는 테리파라타이드가 대표적이다. 골 흡수 억제와 골 형성 촉진의 기전이 동시에 작용하는 로모소주맙도 있다. 로모소주맙은 한 달에 한 번, 1년 12회 주사로 골밀도 개선과 골절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준다. 작년 1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치료 주기에 따라 1일 1회, 1주 1회 복용하는 경구제, 3개월에 1회 투여하는 정맥주사제, 1개월에 1회, 6개월에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 등 치료 주기와 제형에 따른 구분도 가능하다. 칼슘과 비타민D는 필수적인 보충 약제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비타민D는 칼슘의 양을 유지하고 근육에도 작용해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낙상의 위험도 줄인다. 비타민D는 주로 피부에서 자외선에 의해 생성된다. 음식이나 약제로도 섭취할 수 있다. 김의순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골다공증 환자 대부분은 골절을 겪고 나서야 골다공증 진단을 받는데 이때부터 추가 골절을 막기 위한 신속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고령층은 욕실이나 주방 등 실내 낙상 사고에 주의하고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칼슘이 풍부한 우유, 치즈, 요구르트, 멸치 등의 섭취를 늘리고 햇볕을 적절히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빠르게 걷기 등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반대로 짠 음식, 탄산음료, 커피, 알코올 등 식음료나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상황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일반적으로 외과적 수술은 가장 최후의 치료법으로 여긴다. 진료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신 마취, 피부 절개 등 수술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환자의 치료에 더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과적 수술법은 환자에게 최소한의 상처만 남기면서 마취 상태를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진보해 왔다.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은 동전 크기의 여러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로, 복강경 수술은 배꼽 하나만 뚫어서 수술하는 단일공 수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 가운데 가장 진보된 것이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집도의에게 일반 복강경 수술 대비 최대 10배로 확대된 수술 시야와 안정적인 수술 공간을 제공한다. 자유로운 로봇팔의 관절 운동으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주변 장기 손상 및 출혈은 물론이고 수술 후 통증도 적어 일상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배꼽을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로봇수술은 흉터가 거의 없어 젊은 가임기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센터장 문혜성 산부인과 교수)는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를 도입해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술 500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빈치 SP는 단 2.5cm의 절개만으로도 좁고 깊은 곳에 있는 수술 부위까지 접근해 수술할 수 있다. 특히 다빈치 로봇수술 기기 최초로 카메라에 손목 기능이 추가돼 기구와 카메라가 수술 부위 근처에서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로봇 팔끼리 충돌할 일이 적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산부인과 영역 외에도 비뇨의학과에서 국내 최초로 방광절제 및 인공방광대치수술, 대장암, 전립선암 수술을 성공하면서 단일공 로봇수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고 있다.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의료진이 쌓아 온 다양한 수술 노하우와 최신 장비가 유기적으로 더해지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외과 등 다양한 임상과와 협업해 단일공 로봇수술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은 로봇수술뿐 아니라 ‘스마트 수술실’을 구축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각종 복강경 시스템, 소작기, 기복기 등 의료기기 제어와 영상 송출 등 일련의 작업을 네트워크상에서 통합해 한 자리에서 스마트 터치 패널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집도의와 수술 종류에 따라 의료기기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고 한 번의 터치로 설정 내용을 불러오는 프리셋 기능은 의료진과 환자별 맞춤형 수술 환경을 제공해 수술 전 준비시간을 줄이고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돕는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환자 의료기록 등 수술에 필요한 환자 정보를 별도 모니터가 아닌 수술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수술실 천장에 설치된 펜던트에 각종 모니터, 의료 장비를 설치해 의료진이 이동할 때 바닥에 걸릴 수 있는 각종 전선, 튜브 등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수술실 인원과 의료진의 동선을 최소화해 수술시간을 줄이고 수술실 내에서 의료진 이동 시 혹시나 있을 걸림 사고를 방지하며 불필요한 바닥 마찰, 먼지, 잡음, 오염을 최소화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이대서울병원과 같은 ‘스마트 수술실’을 도입한 일본 한 대학병원의 수술 사례 2500건을 조사한 결과 연간 8일 이상의 수술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의 한 병원도 수술실 수를 8개에서 7개로 줄였지만 연간 수술 건수는 오히려 시스템 도입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스마트 수술실은 기존 수술실에 비해 수술 참여 인원 및 의료진의 동선 최소화로 집도의가 수술에만 집중하며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벽면에 설치된 블루 글래스가 의료진이 장시간 수술에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은 “스마트 수술실은 환자 안전은 물론이고 치료 결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대서울병원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혁신적인 진료 시설과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려대의료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려대의료원의 위기 대처 능력은 어떤 의료기관보다 빛을 발했다. 대학병원 최초로 대구·경북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고 서울·경기에 3개의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다. 현재까지 SK하이닉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방역과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료진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백신과 혈장치료제 연구개발에 힘썼다. 국가방역 대책과 정책적 제언에 참여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애썼다. 고려대의료원은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미래와 가치투자에 힘쓴다. 국제보건사업, 사회공헌사업 등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마리안퍼스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국제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약속했다. 김영훈 의무부총장 임기 중에만 이미 기금 모금액이 200억 원을 넘었다. 안암·구로·안산병원 등 3개 병원 고려대의료원은 공간을 넘어 연구와 교육까지 이뤄지는 캠퍼스로 재편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시설과 인프라를 적극 확충하고 각 기관별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성화에 한창이다. 안암병원은 중증질환 중심의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스마트인텔리전트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신관의 1차 공사를 마치고 일부 오픈했다. 현재는 2차 공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완공은 2023년이다. 구로병원은 외래관을 증축하고 환자 중심의 스마트 진료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첨단의학 특성화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산병원은 외래 공간 확장과 리모델링 등 마스터플랜 실현을 통해 서해권을 대표하는 중증질환 전문치료병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의과대학은 전문성, 창의성, 윤리의식을 갖춘 미래보건의료 리더를 양성하고 창의적 연구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내실을 다진다. 2019년 착공한 청담캠퍼스와 정릉에 조성 중인 캠퍼스까지 완공되면 대한민국에 진료와 연구, 교육, 사회공헌이 조화를 이루는 초일류 의료기관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청담캠퍼스, 사회적 가치 선도하는 휴먼케어 행복발전소건축 공사가 한창인 고려대의료원 청담캠퍼스는 지하 5층∼지상 10층, 연면적 1400평으로 7월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청담캠퍼스를 미래 의학을 실현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청담캠퍼스에는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된다. 고려대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3월부터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 중인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영상검사 데이터 원격판독이 바로 청담캠퍼스 이미징센터(가칭)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국제의료기기 임상시험 지원센터(MedSH)도 들어선다. MedSH는 고려대의료원이 작년 9월 세계 종합병원 가운데 최초로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ISO14155)을 획득하면서 만든 조직이다. 5월부터 유럽시장 진출을 원하는 의료기기 업체는 반드시 새로운 의료기기법(MDR)에 따라 ISO14155 규격에 맞는 임상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고려대의료원이 인증을 받으면서 국내 임상시험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작년 6월 유럽 MDR 기준 ISO14155 기반 첫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개발한 의료기기는 최근 심평원으로부터 급여 인정을 받았다. 청담캠퍼스는 홈헬스케어 분야 연구기지 역할도 담당한다. 한국형 홈헬스케어 개발을 통한 고령사회의 사회적 문제인 돌봄 서비스를 질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지난해 9월 미국 최대 가정 요양 서비스 기업의 한국 지사인 ㈜바야다홈헬스케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의료원장 직속의 사회공헌사업단이다. 고려대의료원은 그동안 국가적 재난이 닥칠 때마다 의료기관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 실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섰다. 이제 사회공헌사업단을 통해 의료봉사, 국제보건사업, 통일보건의료사업, 국가재단대응 등 기존의 사회공헌사업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사회공헌사업단 산하 미래교육의학원(가칭)을 설립하고 다양하고 전문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영훈 의무부총장 및 의료원장은 “청담캠퍼스에서는 맞춤형 특화진료를 기반으로 하는 최첨단 헬스케어뿐 아니라 대학과 병원, 기업을 아우르는 융복합 연구, 사회공헌사업단을 필두로 하는 다양한 사회공헌사업 등을 펼칠 것”이라며 “내부 역량을 집중해 정밀 의료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메디사이언스파크, 감염병 위기서 인류 구할 최첨단 연구의 중심고려대의료원은 바이러스와 감염병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 연구 역량을 갖고 있다. 1976년 신증후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백신인 ‘한타박스’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메르스, 코로나19 등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각종 감염병 시기마다 고려대의료원의 의료진은 실력을 입증했다. 의료원은 이 기세를 몰아 서울 정릉에 미래 ‘K-바이오’를 이끌어갈 최첨단 연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메디사이언스파크가 들어설 서울 성북구의 약 2만4000m²(7150평)에 이르는 대지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자랑한다. 고려대를 비롯한 9개 대학과 병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5개의 연구기관이 인접해 있다.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라 불리는 이곳은 5200여 명의 박사급 연구 인력이 모여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지식단지다. 서울시는 이곳의 연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플랫폼인 ‘서울바이오허브’를 조성했다. 작년에는 홍릉강소연구특구로 지정되면서 향후 바이오메디컬 융복합 연구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의료원은 정릉의 메디사이언스파크 조성을 통해 바이오메디컬 연구, 산업, 교육의 전진기지이자 신약 개발의 요람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캠퍼스를 대표하는 시설은 백신 이노베이션센터다. 백신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와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플랫폼 등을 구축한 이곳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인류를 감염병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ABSL3, BSL3 등 최첨단 연구시설도 설치된다. 새로 신설된 의료정보학교실과 관련 연구시설도 들어선다. 빅데이터 역량도 키워갈 방침이다. 의료정보학교실에서는 의료 정보를 관리·가공해 원격의료, 가상병원 등 새로운 형태의 의료 서비스를 창출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더불어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해 효율적인 의료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김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의 5개 캠퍼스가 서로 협력하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면 2028년 고대 의대 100주년에는 세계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첨단 연구단지 조성 백신-신약 개발 집중” 김영훈 의무부총장·의료원장고려대의료원의 메디사이언스파크 완공이 얼마 안 남았다. 입주를 앞두고 김영훈 의무부총장(사진)의 마음도 분주하다. 김 의무부총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에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앞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백신주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사이언스파크는 어떤 곳인가. 메디사이언스파크(정릉캠퍼스)는 과거 고려대 보건과학대학이 있던 자리(7150평)에 들어서는 최첨단 연구기지다. 이 곳은 미래 K-바이오를 이끌 전문 인력과 최첨단 연구시설로 채워진다. 백신 등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백신이노베이션센터’, 의료 빅데이터를 다루는 ‘의료정보학교실’이 문을 열고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연구가 가능한 GMP 시설이 들어선다. 감염병을 대비하고 정밀의료·AI·빅데이터 등 미래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메디사이언스파크가 완공되면 어떤 기관들이 입주하나. 우선 집행부를 포함한 의료원 헤드쿼터(본부 부서)가 이동한다. 신약을 하나 개발하려면 효소 전문가, 항체 전문가, 단백질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출중한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메디사이언스파크를 대표하는 시설은 백신 이노베이션 센터다. 백신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와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성 연구 플랫폼 등을 구축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인류를 감염병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이 밖에 첨단기술융합학과와 대학원, 디지털헬스케어, 의료데이터 산업체, 신약 개발에 경험이 있는 바이오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은…. 메디사이언스파크를 바이오메디컬 연구, 산업, 교육의 전진기지이자 신약 개발의 요람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고려대의 융합연구 인프라와 연구 중심 임상테스트 베드인 안암·구로·안산병원, 그리고 홍릉 바이오의료클러스터가 시너지를 내면 메디사이언스파크는 세계 수준의 연구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우리는 백신 개발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백신을 개발했듯이 앞으로 고려대에서도 앞장서 백신 등 신약 개발을 할 계획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질환 자체로도 문제지만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대사증후군은 신진대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함께 동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매년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당뇨병 우려에 약 끊으면 오히려 위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최근 공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서 2018년 기준 당뇨병 환자 6명 중 5명, 고혈압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는 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도 늘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약 149만 명이던 환자는 2017년 188만 명, 지난해 약 220만 명까지 증가했다. 5년 사이 약 48% 늘어난 셈이다. 국내 치료제 시장도 확대됐다. 전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9625억 원에서 2016년 1조 원을 돌파해 지난해 1조6837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상지질혈증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각종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히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식생활 관리와 유산소 운동은 필수다.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주로 쓰인다. 스타틴은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주요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출시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스타틴과 신규 당뇨병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스타틴 계열 약제 중 하나인 로수바스타틴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대조군보다 신규 당뇨병 발생률이 더 높다는 내용이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2년부터 모든 스타틴 제제에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추가하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스타틴을 처방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을 겪은 환자의 경우 스타틴 효과를 고려했을 때 당뇨병 발생을 우려해 처방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을 겪지 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장기 복용 시 FDA 권고에 따라 당뇨병 발생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피타바스타틴 제제 국내외서 당뇨병 안전성 입증이런 가운데 당뇨병 발생률을 크게 낮춘 약제가 해외 여러 국가로부터 당뇨병 안전성을 공인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피타바스타틴(제품명 리바로)은 같은 스타틴 계열 약물이지만 당뇨병 발병 위험은 매우 낮다. 피타바스타틴 제제는 스타틴 제제 중 유일하게 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며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2014년 오다와라 마사토 도쿄대 의대 교수의 ‘J-PREDICT’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 제제가 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위약 대비 18% 낮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장기 사용 시 당뇨병 촉진 논란이 있는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물의 대안으로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대만 트라이-서비스 종합병원의 웨이 팅 리우 교수 연구팀의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임상을 통해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피타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군의 신규 당뇨병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각각 12.7%, 18.3%, 21.6%로 타 스타틴 대비 유의적으로 당뇨병 발생률이 낮음을 확인했다. 생존 곡선은 1.5년이 지난 후부터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해외에서도 피타바스타틴 제제의 당뇨병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 여러 학술적 근거에 힘입어 2016년 3월 영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까지 독일, 프랑스 등 21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공인했다. 지난해 말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레바논 등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 10개국에서 추가적으로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총 31개국이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관련 안전성을 공인했다. 각 나라에서는 의약품설명서에 ‘당뇨병 위험 징후 없음’ 문구를 삽입할 수 있는데 이는 스타틴 계열 중 유일하다. 피타바스타틴 제제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한심장학회 50주년 기념으로 시작된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 환자 등록사업에 등록된 한국인 급성심근경색 환자 2400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은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이 3%에 불과해 다른 스타틴 계열 약제들보다 유의적으로 낮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인들도 이 병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큰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질환의 일종이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는 뇌의 특정부분 신경세포들이 정상적인 노화 속도보다 빠르게 파괴돼 주로 몸이 떨리고 잘 걷지 못하는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1817년 영국 런던의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의사가 발견해 그의 이름을 딴 ‘파킨슨병’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65세 이상 100명당 1명 비율로 발병할 만큼 흔한 질환으로 국내에도 환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보통 50대 이후에 발생하지만 그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도 약 3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전에 조기 발병한 파킨슨병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고 질병의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파킨슨병하면 흔히 손떨림을 떠올린다. 대표적인 3대 증상으로 동작의 느려짐, 안정 시 떨림, 몸의 뻣뻣함이 있다. 이 밖에도 심한 변비나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도 파킨슨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불안, 우울, 환각이나 망상과 같은 정신 증상이나 인지 기능의 장애, 수면 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른손잡이였는데 지금은 어떤 손을 더 잘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균형 잡기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등 모호한 증상을 먼저 호소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뇌졸중, 오십견, 우울증이나 치매 등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는 사례도 흔하다. 파킨슨병은 환자의 다양한 증상과 여러 검사 결과를 참고해 진단이 이뤄진다.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혈액화학검사, 자율신경계검사 등 여러 검사가 활용된다. 대부분의 경우 도파민 약제 투여로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데 이러한 도파민 약제 투여로 인한 증상 호전의 유무가 파킨슨병을 확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지만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안태범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이라면 겁부터 내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의심이 되면 빨리 전문의 상담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진단 후 먼저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파킨슨병의 치료 약물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환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제제로는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가 있다. 이 외에도 도파민과 유사한 물질인 도파민 작용제, 도파민이 체내에서 오래 남아있게 해주는 도파민 분해 효소 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고 10여 년 후에 약으로 조절이 어렵고 증상이 심각한 일부 환자에게만 선택적으로 고려한다.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닌 증상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 장애가 주된 증상이므로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걷기, 체조, 스트레칭, 요가, 수영, 등산 등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하는 운동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3회 이상 1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이 좋으며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신의 체력에 맞춰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이다. 한번 당뇨병성 합병증이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85%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다. 합병증 위험이 높은데 특히 지난 10년간 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과 신장 질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가 심장과 신장 관리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언뜻 심장과 신장은 진료과가 달라 관련이 적어 보이지만 두 기관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신장은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의 약 20%를 공급받고 심장이 만든 혈류와 혈압에 의존한다. 심장은 신장이 조절하는 우리 몸속 수분과 염분에 의존하며 신장이 나빠지면 생기는 체액 과다, 요독 등이 심장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수치인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면 심장 질환 발생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심장과 신장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당뇨병 환자는 심장과 신장 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 당뇨병이 있으면 정상인보다 심장 질환 발생률이 2∼5배 높아진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5년만 지나도 환자 3명 중 2명에서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좌심실 기능 이상’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몸에 필요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초기에는 운동할 때만 호흡곤란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자다가 숨이 차서 깨기도 하고 말기에는 휴식을 취해도 숨이 가빠진다. 때로는 심각한 부정맥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졸도를 하기도 한다. 특히 5년 이내 절반의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당뇨병 초기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 합병증은 국내 당뇨병 환자의 3명 중 1명이 신장 기능 이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만성 콩팥병은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거나 집중력 저하, 식욕감소, 특히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심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말기신부전 직전이 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10년 신장 생존율은 약 40%에 불과하다. 악화되는 속도가 빠르고 말기신부전에 이르면 투석이나 이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장과 마찬가지로 초기부터 관리해야 한다. 최근 당뇨병 치료는 이러한 심장·신장 관련 합병증을 함께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이나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에서도 합병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혈당과 체중을 낮춘다. SGLT-2 억제제 중 다파글리플로진은 심장 질환 기왕력 유무와 상관없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을 줄이고 심부전 악화를 막는다. 신장 기능 유지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영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센터장은 “심장과 신장 합병증은 환자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어 초기부터 관리해야 한다”며 “최근 당뇨병 치료에서는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 심장과 신장에서 모두 이점을 확인한 치료제를 권고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약물요법에 더해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조절이 당뇨병 관리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 중 하나다. 자는 동안 숨이 막혀 ‘커억’거리다가 ‘푸’ 하고 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국내 성인의 15%, 만 40세 이상 성인 남성 27%, 여성 16.5%가 호소할 정도로 흔하다. 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상기도가 막혀 반복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데 잠잘 때 코골이 습관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셀프 진단 힘들어… 가족 등에 도움받아야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대개 한 시간에 다섯 번 이상 무호흡 증상을 호소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별다른 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나이 들고 피곤하거나 과음하면 코를 골 수 있다. 하지만 코골이가 심한 상태로 숨을 거칠게 쉬다가 호흡이 멈춰 조용했다가 다시 시끄럽게 호흡이 시작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단계다. 자각하기 어려워서 함께 자는 가족 등이 증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잘 때 목 안의 기도가 막히면서 생기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숨을 쉬려는 인체 반응 자체가 없어지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구분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대다수다. 심한 비만이거나 목젖이 심하게 늘어져 있을 때, 편도선과 혀가 커져 공기가 목구멍을 통해 기도로 넘어가기 힘들 때 생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낮에 심하게 졸린 증상을 호소하고 집중하지 못한다. 판단력이 떨어져 공격적인 성격으로 바뀌거나 불안감, 우울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질식에 따른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다. 수면 중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지고 체내 산소 공급마저 불규칙해져 치매, 심·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사망률까지 올라간다. 수면다원검사 통해 치료 방법 결정수면무호흡증의 중증도는 단순히 코를 고는 소리의 크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정부는 2018년 수면질환을 종합적으로 평가·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쓰이는 양압기 대여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수면다원검사는 통상 8시간 수면을 취하는 동안 환자의 뇌파, 안구운동, 근육 긴장도, 심전도, 호흡 양상, 혈액 속 산소 농도, 신체 움직임과 이상 행동 등을 측정한다. 수면질환의 원인과 치료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1차 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적정한 환자의 압력을 파악하는 2차 검사로 나뉜다. 둘 다 건보 적용이 된다. 건보 적용 전에는 한 번 검사하는 데 50만∼70만 원이 들었으나 보험 적용(본인 부담 20%) 후 11만∼14만 원 선으로 비용이 줄었다. 수면다원검사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양압기, 구강 내 장치 등 비수술 치료와 기도확장수술 등 수술적 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다. 수술은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부위가 분명할 때 고려해볼 수 있다. 구강 내 장치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형태로 입에 물고 자면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게 함으로써 상기도 개방성이 높아져 수면무호흡 증상이 개선된다. 보통 치과에서 제작·적용하는데 윗니와 아랫니 전체 본을 떠서 사용자의 상태에 맞춰 만든다.마스크 쓰고 자는 번거로움 감수해야병원에서 양압기 처방을 받은 환자는 업체에서 양압기를 대여할 수 있다. 마치 안과에서 시력검사 후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으면 안경점에서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양압기 착용”이라며 “좁아진 목구멍을 넓혀줘 무호흡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양압기는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AHI)가 성인 기준으로 15 이상 또는 AHI가 5 이상이며 산소포화도 85% 미만, 불면증, 낮 졸음, 인지기능 감소 등을 동반할 때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얼굴에 마스크처럼 착용해서 막힌 기도에 일정한 압력의 바람을 지속적으로 넣어줘 호흡을 원활하게 해주는 의료기기다. 양압기 대여료와 소모품인 마스크(1년에 1개)에 건보 급여가 되며 본인 부담은 20%다. 양압기를 빌리는 데 월 1만5000∼2만5000원, 마스크는 1만9000원이면 된다. 다만 환자에 따라서 양압기 사용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최초 90일 동안 일정 기준 이상 사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에 양압기 치료율은 100%에 달하지만 매일 마스크를 쓰고 자야 하는 번거로움과 양압기 압력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잠자며 무의식중 벗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흉부 통증, 구강 건조, 안구건조증 등 부작용으로 장기 사용률이 절반에 그치는 문제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 선택해야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양압기 제품은 레즈메드, 필립스, 로벤스타인, 피셔앤파이클 등이 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면 데이터를 원격으로 전송하는 기능이나 마스크 호스의 응결을 막는 가열흡수 기능, 폐쇄성 무호흡과 중추성 무호흡을 감별해주는 FOT(Forced Oscillation Technique) 등 양압기의 주요 기능은 비슷하다. 최현경 코슬립수면의원 센터장은 “환자마다 소음 등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양압기 마스크는 사용자가 구매해야 하는 소모품이다. 마스크 쿠션이 코 아래에 위치하는 나잘, 코 안에 착용하는 필로, 코와 입을 덮는 풀페이스 등 세 가지 타입이 있다. 마스크는 타사 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다. 다만 치료에 필수적인 공기압 등 주요 기능은 양압기와 마스크가 서로 다른 회사여도 문제가 없지만 자동화 기능은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기 소독도 중요해졌다. 로벤스타인 양압기를 수입하는 마동수 엘엠티코리아 대표는 “회수된 양압기는 다른 환자에게 다시 대여할 수 있다”며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꼼꼼한 소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 대표는 “양압기에 박테리아 필터를 사용했다면 재대여 시 교체하면 되고 사용하지 않았다면 인증된 곳에 보내 위생기준에 맞게 소독을 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내부를 모두 분해해 완벽하게 소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급여 적용으로 양압기 대여 건수가 많아지면서 무분별한 양압기 처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치료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의사의 전문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김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한다. 지금이 딱 햇김의 맛과 향이 가장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재래김은 식감이 부드러워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즐겨 찾는다. 돌김과 곱창김은 특유의 향이 있고 표면이 거칠어 씹는 맛이 좋다. 특히 곱창김은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김은 열에 강해 구워도 비타민C가 파괴되지 않는다. 김의 비타민C는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완화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김에 함유된 비타민U는 위장질환을 완화하고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김은 균형 잡힌 영양소로 구성된 음식이다. 김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시력 유지와 몸의 저항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비타민B1·B2·B6·B12도 풍부한데 신진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도 44%나 들어있다. 10종의 아미노산 중에 메티오닌 등 8개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하다.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칼슘, 규소, 철, 망간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도 거의 다 들어있다. 미네랄은 체내 물질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재료로 쓰인다. 김 양식은 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제일 역사가 길다. 조선 중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하동 지방의 한 노파가 섬진강 어구에서 조개를 잡다가 김이 많이 붙은 나무토막이 내려오는 것을 발견해 먹어보니 맛이 너무 좋아 그 뒤로 대나무나 소나무로 된 지주를 세워서 양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김 양식은 지주식과 부류식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지주식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대나무나 소나무로 지주를 만들고 김발을 설치해 양식한다. 지주식은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양식하는 방법이다. 썰물로 하루에 두 번 8시간 정도 김이 물 위로 나온다. 햇빛에 노출된 김은 자연스럽게 광합성을 하면서 파래를 제거하고 병충해에 강한 건강한 김으로 자란다. 지주식으로 채취되는 김은 부유식 김보다 윤기가 덜하고 거친 편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있고 소화도 잘된다. 부류식은 대량으로 김을 양식하는 방법이다. 바닷가에 가면 하얀 스티로폼이 줄줄이 떠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류물질을 바다에 띄우고 그 아래로 그물을 걸어 김이 자라게 하는 방법이 부류식이다. 김은 24시간 내내 바닷물 속에 잠겨 자란다. 부류식은 바다가 깊어도 양식을 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부류식 김은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7개월 동안 양식할 수 있다. 전통적인 지주식 양식으로는 매번 똑같은 김을 만들 수 없다. 자연이 주는 다른 환경 속에서 하루에 두 번 썰물로 인해 낮 4∼5시간, 밤 4시간 물 위로 노출된다. 낮에는 마른 빨래처럼 바싹 마르고 밀물이 차면 원상회복이 되고 밤에는 찬서리와 비바람 맞다가 밀물이 들어오면 잠겨서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김은 점점 거칠어지고 색깔도 검은색에서 갈색으로, 갈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해간다. 올해 첫 물김은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 김양식 어장에서 생산된 조생종 품종 잇바디돌김이다. 곱창처럼 길면서 구불구불하다 해서 ‘곱창김’이라고 부른다. 일반 돌김에 비해서 맛과 향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공기질 관리 또한 중요해졌다.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곳은 주방이다. 요즘처럼 환기가 어려울 때는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방에서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요리 매연’은 주방뿐 아니라 거실 등으로 퍼지면서 실내 공기질을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주방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우면 거실에 있는 공기청정기에 금세 빨간 불이 들어온다. 주방에서 발생한 요리 매연이 삽시간에 거실까지 퍼지고 조리 후에도 지속적으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 2019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환기설비 매뉴얼 제작 마련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주방에서 조리로 미세먼지 농도를 약 1500μg/m³로 높이면 거실 미세먼지 농도 역시 1000μg/m³까지 치솟았다. 요리가 중지된 시점부터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는 하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의 유지 기준인 35μg/m³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무려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요리 매연은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두통과 피로 등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유해물질이 이에 속한다.요리 매연-폐암 인과관계 연구 이어져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은 폐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수는 2019년 기준으로 10만 명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폐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환자의 85%는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이며 나머지 비흡연자 15%는 대부분 여성이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원인으로는 요리 매연이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먼지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역학조사에서는 요리를 자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다. 덴마크에는 초미세먼지가 5μg/m³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μg/m³ 상승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22% 오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리 매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됐다. 대한폐암학회연구위원회가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페암 환자 478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요리 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 되는 경우에 폐암 발생률이 각각 5.8배, 2.4배로 높았다.실내 미세먼지 해결책은 환기요리 매연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환기이다. 환경부는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여는 동시에 주방 레인지후드를 작동하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최소 30분 이상 레인지후드를 켜두라고 권장한다. 요리 시 기름 입자 등이 필터를 막아 기기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선뜻 문 열고 환기하기 쉽지 않다. 자연환기가 어려울 때는 창문을 열지 않고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청정환기 시스템’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집안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한다. 요리할 때 실내공기 관리를 위해서는 고기나 생선은 바싹 굽지 않고 부치거나 튀기는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되는 요리를 할 때는 뚜껑을 덮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조리 시간을 짧게 하고 기름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요리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77년 유엔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했다. 이후 세계 각계각층의 노력과 협력으로 여성의 인권과 노동권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고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질환은 여전히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류머티즘관절염은 5명 중 4명이 여성 환자일 정도로 여성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극심한 통증과 피로, 관절 변형 등 신체기능 장애를 불러올 뿐 아니라 우울감을 동반해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유발한다.젊은층에 빈발하는 류머티즘관절염류머티즘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의 지속적인 만성 염증으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뼈가 침식되는 증상인 골미란이 발생하고 결국에는 관절 파괴까지 이어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긴 질환이지만 대부분 관절 파괴는 발병 1∼2년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발병 후 2년 이내에서 약 60∼70% 골미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는 2016년 10만 명에서 2019년 12만 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녀 환자 비율은 1 대 4이며 여성 환자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노인에서 발병률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 류머티즘관절염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35∼50세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단절은 실제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다양한 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0% 이상의 류머티즘관절염 환자들이 발병 후 10년 이내에 정상적인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환자의 45%, 중증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 질환으로 정년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는 피로 증상으로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의 노동 생산성이 약 35배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되기도 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2017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환자의 약 30%가 노동 능력 손실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류머티즘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발의 여러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게 굳은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조 강직, 피로감 등이 있다. 치료 성과 개선된 JAK 억제제 도입에 주목 류머티즘관절염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염증을 조절해 통증을 줄이고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켜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메토트렉세이트 등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로 1차 치료를 하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합성 항류머티즘약제나 생물학적제제로 변경 또는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진 상태인 ‘관해’ 달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관해에 도달했지만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020년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국내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2379명의 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류머티즘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어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52.6%에 달했다. 생물학적제제와 경구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첫해에 관해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하는 환자의 비율은 56.5% 정도였다. 이에 학회는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통증을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이며 통증 해소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개선 측면에서는 경구 표적치료제인 JAK(Janus kinase) 억제제가 꾸준히 도입돼 임상 현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AK 억제제는 경구제로 투약 편의성이 높은 데다 임상 연구 결과 기존 치료제 대비 관해 도달과 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보험급여가 적용된 유파다시티닙(출시명 린버크)의 경우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항류머티즘약제뿐 아니라 생물학적제제 치료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서 이들 치료 요법보다 관해는 물론이고 통증, 조조강직, 피로 등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는 “류머티즘관절염은 극심한 통증과 신체기능 장애를 야기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여성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협적인 질환”이라며 “여성의 사회 활동이 매우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류머티즘관절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방문해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최근에는 주사제가 아닌 먹는 경구제이면서 생물학적제제 주사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들이 개발돼 더욱 많은 환자들이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치료를 할 수 있어 약제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허리와 골반뼈가 너무 아파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다.” “척추 통증만 해결돼도 항암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얼핏 보기엔 골절이나 사고로 뼈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 같지만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호소하는 고통이다. 조기 유방암 환자에겐 근육통이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지만 전이성 유방암 환자라면 뼈 통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극심한 뼈 통증은 암의 뼈 전이와 그로 인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뼈는 암 전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체 기관 중 하나다. 특히 전이를 겪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에서 약 65∼75%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환자는 뼈 형성과 흡수의 균형이 깨져서 정상적인 뼈 구조가 파괴된다. 뼈 전이와 관련된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뼈 전이가 된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뼈 전이 진단 1년 이내에 합병증을 겪는다. 뼈 전이 합병증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심한 경우 운동신경과 자율신경 마비로 이어져 항암치료에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라면 뼈 통증과 같은 시그널을 조기에 잘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 전이 합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뼈 통증’이다. 특별한 충격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병적 골절, 척수 압박 등도 있다. 척수 압박은 전이로 척수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신경 마비 증상이다. 특히 뼈 통증은 수 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증세가 심해지고 수면 중에도 통증이 거의 줄지 않아 환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주요 증상은 병적 골절이다. 갈비뼈, 척추, 골반, 엉덩이뼈 등에 주로 발생하는데 체중이 실리는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추가적인 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해외진료 지침에서는 뼈 전이 진단을 받은 전이성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에게 뼈 전이 합병증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뼈 전이 여부는 뼈 스캔, 방사선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알 수 있다. 전이성 암 환자에게 통증이나 골절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뼈 전이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치료로 약해진 뼈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칼슘·비타민을 섭취하는 게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뼈 전이 합병증의 발생을 막거나 지연하는 치료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호르몬 치료 등 항암 치료도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는 있지만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뼈의 파괴를 억제하는 졸레드론산, 데노수맙 등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표적치료제 데노수맙은 기존 치료제보다 합병증 관리에 더 효과적인 약제로 평가된다. 4주에 한 번 주사제로 투약한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되는 확률이 높다”며 “골격계 합병증은 전이암 환자들에게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히 전이된 위치가 척추, 골반 등 체중이 실리는 뼈인 경우 골절로 인한 합병증이 심하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11만7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생소한 이름의 파브리병은 신부전, 심부전, 부정맥, 비대심근병증, 뇌졸중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실제로 투석 중인 남성 환자 1000명 중 약 3명이 파브리병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심장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불명의 좌심실비대나 초기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로도 파브리병이 꼽히고 있다. 파브리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지만 대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어려울 뿐 아니라 희귀 유전질환이라 숨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파브리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 가족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A’라는 효소가 부족해지면서 당지질이 축적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다른 질환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전신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3∼10세 사이로 평균적으로 진단을 받기까지 15년 정도가 걸린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증상이 발현되며 파브리 발작이라고 하는 일시적인 통증과 마비, 저림 등의 만성통증이 나타난다. 발작과 통증은 발열, 운동, 피로, 스트레스와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원인이 불명확한 신부전,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파브리병으로 심장질환이 발생하는 경우 조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여러 합병증으로 일반인에 비해 기대수명이 남성은 16.5년, 여성은 4.6년 정도 짧다. 파브리병의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낮은 인지도와 증상적 특징도 있지만 환자가 질환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파브리병은 X 염색체를 통해 다음 세대에 유전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염려해 질환을 감추는 경우가 있다. 파브리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진단받은 환자의 가계도를 파악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진단받은 환자를 중심으로 평균 5명의 추가 가족 환자가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해외에서는 파브리병 환자 가족의 조기 진단 필요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리소좀축적질환 센터 4곳에서 파브리병이 발병한 74건의 가계도를 분석해 357명의 추가 환자를 발견했으며 멕시코에서는 파브리병 진단을 받은 12명의 가계도 분석 결과 24명을 추가로 진단했다. 파브리병이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녀 모두에게 유전 가능성이 있다. 여성 보인자는 60∼70%에서 증상이 발현되며 남성보다는 늦게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정욱진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파브리병은 조기 발견해 치료할수록 합병증 등이 거의 없이 좀 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조기에 치료할수록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효소대체 요법과 경구용 샤프론 요법이 있다. 효소대체 요법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긴 시간 주사를 맞아야 한다. 주사제가 꺼려질 경우 경구용 제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임상을 통해 효소대체 요법과 동등한 효과를 보였으며 병원 방문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교수는 “유전질환은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환자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다만 가족에게 알려서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돕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치료 방법이 다양해지고 치료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 본인과 가족, 다음 세대의 건강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크면서 제때 앉고, 서고, 걷지 못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대부분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거치지만 간혹 또래에 비해 느리다면 단순한 발달 지연이 아닌 희귀근육병일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은 온 몸의 근육이 점점 굳어버리는 희귀근육병이다. SMA는 사람마다 발병 연령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주로 영유아기에 발병하는 1형의 증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유아 발병 SMA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걷지 못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유아에게 SMA를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으로 △울음소리가 작거나 머리를 혼자 가누지 못 하거나 △젖을 빨거나 삼키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누울 때 개구리 다리 자세가 되거나 △호흡 곤란 등이 있다.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났다면 혼자 앉거나 걷지 못하는 지, 관절이 딱딱하게 굳지 않았는지, 척추측만증처럼 척추에 변형이 생기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SMA는 영유아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임에도 질환 자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 받기가 어렵다. 보호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아이의 병세가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단을 받거나 목숨을 잃을 때까지 병명조차 모른 채 지나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SMA를 포함한 루게릭병, 근이영양증 등 대부분의 근육병들이 근육이 서서히 퇴화하거나 발달하지 않는 등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희귀질환 전문이 아니라면 의사들조차 병을 정확히 진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근육병으로 진단을 받았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 SMA 진단을 받게 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SMA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한번 손상된 운동신경세포는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SMA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운동기능이 더 많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근육질환 전문의 혹은 희귀질환센터 등 병원을 빠르게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SMA는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SMA 치료제는 2016년 미국에서 개발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가 있다. 스핀라자는 운동신경세포의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SMN 단백질 양을 늘려 생존율을 높이고 운동기능을 개선한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부터 스핀라자 투여를 시작하면 약 90%가 정상 수준의 발달 지표를 달성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척수강 내에 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SMA 진단 이후 0일, 14일, 28일, 63일차에 총 4회를 투여하고 이후 4개월마다 유지 용량을 투여한다. 희귀·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제도의 적용을 받아 환자 본인부담금이 약가의 10%인 약 923만 원 수준이지만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적용하면 환자가 부담하는 실제 금액은 소득수준에 따라 연간 81만 원에서 584만 원 수준이다.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xioi)’도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구용으로 개발된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는 지난해 11월 식약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두 번째로 허가된 SMA 치료제가 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척수성 근위축증 의심 증상― 생후 6개월 이전□ 울음소리가 작다.□ 머리를 혼자 가누지 못한다.□ 젖을 빨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누울 때 개구리 다리 자세가 된다.□ 호흡 곤란을 겪는다.― 생후 6개월 이후□ 혼자서 앉거나 걷지 못한다.□ 관절이 딱딱하게 굳는다.□ 척추측만증 등 척추에 변형이 생긴다.}

차의과학대학 강남차병원(원장 차동현)이 산과 병원을 별도 분리해 ‘강남차여성병원’을 열고 15일 진료를 시작했다. 1984년 강남차병원을 개원한지 36년 만에 산과를 분리해 특화한 것이다. 기존 강남차병원 본원은 소화기암과 여성암 분야를 강화해 중증질환 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남차여성병원은 서울지하철 9호선 언주역 8번 출구 100m 지점에 건물을 신축해 이전했다. 산모와 아기의 감염을 최소화 하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산과, 부인과, 소아과, 소아외과, 내과, 소아성형, 재활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꾸렸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에 특화된 30명의 산과 교수진이 환자를 진료한다. 유전 진단을 강화해 태아 상태에서부터 집중 관리하는 신개념 산과 병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 건물에 88개의 병동과 26개의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8개의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OICU·Obstetrics Intensive Care Unit), 8개의 가족분만실을 갖췄으며 산모신생아 중심의 최신 스마트 의료시스템을 마련했다. 산과, 소아과, 신생아 집중치료실, 마취과 등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며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출생 순간부터 환아 상태에 따라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있게 수술실과 바로 연결돼 있다.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임신과 출산 과정의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도 구축했다. 이곳에는 고위험 산모를 전담하는 간호사가 상주한다. 심전도 기록기, 태아심음검사기, 초음파 기기 등을 구비하고 중앙 집중 관찰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하게 산모를 관리한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인테리어를 해 녹색건축 인증 받았으며 태아 상태부터 지능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태교학교를 운영해 새로운 출산 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차동현 강남차여성병원 원장은 “차병원은 지난 60년간 4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난 대한민국 출산의 1번지”라며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강남에 산모 병원을 연 것은 그 동안 받은 사랑을 산모와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재투자하고 산모 병원에 대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1960년 서울 초동에서 차산부인과로 개원한 차병원은 1984년 현재의 강남차병원 자리로 이전하며 강남시대를 열었다. 올해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차병원은 강남, 일산, 분당, 구미, 대구를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7개국에 68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마다 1만 명의 새 생명이 탄생하고 있다.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1986년 시험관아기 출산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초로 1988년 미성숙 난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유리화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해 난자 보관시대를 열었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로 복강경 기법을 도입했다, 아시아 최초로 난소 없는 여성의 임신 성공, 난자 내 정자 직접 주입법으로 출산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출산 문화를 선도해 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