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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의 각오는 남달랐다. 16일 브라질 쿠이아바 마투그로수연방대 경기장에서 열린 비공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은 “러시아전에서 이기는 게 나의 각오”라며 “팀 훈련이 끝나도 남아서 추가로 슈팅 훈련을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방에 혼자 있을 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밝혔다. 한때 수비 가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박주영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 킥이 좋은 선수가 많아서 내가 전담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동안 훈련도 많이 했고 좋은 상황이 생기면 득점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손흥민(레버쿠젠)은 “러시아전 준비를 죽기 살기로 하겠다. 반드시 러시아전에서 반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쿠이아바의 날씨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덥지는 않다. 미국 마이애미 등에서 이미 적응훈련을 했다. 러시아 역시 준비를 해왔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팀이 날씨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교한 프리킥이 강점인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세트피스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트피스는 차는 사람이 잘 차고 받는 사람도 잘 받아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비수 이용(울산)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냈다. 하지만 안 좋은 점을 드러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알제리와 벨기에는 생각 안 하고 오직 러시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은 “러시아는 조직력이 강하고 볼을 쉽게 처리한다. 강하게 압박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솔직히 부모님도 생각 안 난다. 오직 월드컵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을 날리는 포효.’ 골을 넣는 순간 국가대표팀 유니폼 상의를 유난히 잡아당기며 포효했다. 주먹을 하늘로 치켜올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기 전에 자국 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에게도 월드컵은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메시가 8년 만에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다. 메시는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F조 경기에서 후반 20분 결승골을 넣었다. 메시는 촘촘한 밀집수비를 펼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전반 3분 만에 메시의 프리킥에 이은 상대 자책골로 첫 골을 얻은 아르헨티나는 후반 40분 베다드 이비셰비치에게 골을 내주었지만 2-1로 이겼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차지했고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2011∼2012 시즌 50골, 2012∼2013 시즌 46골을 넣으며 2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그러나 메시는 유독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월드컵 데뷔 무대였던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메시가 월드컵과 국가대표팀에서 잇달아 부진하자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은 “메시는 국가대표팀에만 들어서면 프로무대에서만큼 열성적으로 뛰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팬들의 메시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을 넘어 분노로까지 이어졌다. 일부 팬은 “메시에게는 애국심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이유로는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처럼 그를 뒷받침하는 도우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궤로 등 특급 공격수들이 함께 포진해 있어 메시에 대한 집중 견제가 풀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메시로서는 그만큼 활동공간이 넓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이날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명성만큼 화려하지 못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효율적인 수비에 막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런 와중에 메시는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팀의 활로를 뚫었다. 다득점을 하지는 못했지만 메시는 자신이 왜 팀에 필요한 선수이며 세계 최고의 선수인가를 보여주는 한 방을 터뜨렸다. 메시는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라 긴장되고 초조했다. 우리 팀에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보였지만 그래도 1승을 거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다 함께 리듬을!’ 음악적인 슬로건을 내세운 2014 브라질 월드컵이 13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삼바의 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시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경우 당시 세계 인구의 46.4%인 32억 명이 시청했다. 이는 호텔과 식당 등에서 시청한 인구 및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시청한 인구를 제외한 것이다. 남극 대륙과 북극권에서도 시청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중계권료와 각종 수입을 합쳐 4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개막 하루 전인 12일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첫 현지 훈련을 하며 월드컵 출전 결의를 다졌다. 홍 감독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월드컵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포스두이구아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아리랑 위성이 촬영한 한국전 경기장 ▼이곳에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홍명보호는 18일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와 1차전을 시작으로,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알제리와 2차전을,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벨기에와 3차전을 치른다. ▼ 1차전: 러시아전 판타나우 경기장 ▼6월 18일(수) 오전 7시브라질 쿠이아바에 있다. 18일 오전 7시 한국과 러시아의 H조 경기가 열린다. 3만9859명을 수용할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면 수용 규모를 축소하고 축구 경기 외에 각종 박람회, 전시회 등을 여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칠레-호주, 나이지리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일본-콜롬비아의 경기도 열린다. ▼ 2차전: 알제리전 베이라히우 경기장 ▼6월 23일(월) 오전 4시포르투알레그리 지역의 그림 같은 구아이바 강가에 있다. 23일 오전 4시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열린다. 4만2991명을 수용할 수 있다. 1969년 문을 열었으며 브라질리그 인테르나시오나우의 홈구장이다. 프랑스-온두라스, 호주-네덜란드,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치른다. 이번 월드컵 경기장 중 가장 남쪽에 있어 다른 경기장보다 서늘한 편이다. ▼ 3차전: 벨기에전 코린치앙스 경기장 ▼6월 27일(금) 오전 5시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상파울루 동부의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6만1606명을 수용할 수 있다. 브라질 인기 구단 코린치앙스의 전용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은 27일 오전 5시 이곳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우루과이-잉글랜드, 네덜란드-칠레의 경기도 열린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이란이 아시아를 대표해 2014브라질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목표는 어느 정도일까. 일본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아시아 최강으로 자처하고 있다. 일본은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그리스와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됐다. 일본으로선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선 조 추첨이 끝난 직후 알베르토 차케로니(61)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4강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차케로니 감독의 지휘 아래 세밀한 패스 능력을 다듬어 왔다. 일본은 B조에서 5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일본은 이후 평가전에서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2-2 무)와 벨기에(3-2 승) 를 상대로 대등하거나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가가와 신지(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혼다 게이스케(28·AC 밀란)가 일본 축구를 이끌고 있다. ‘사커루’로 불리는 호주 축구대표팀은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진운이 나쁘다. 유럽의 강호 스페인과 네덜란드, 남미의 강호 칠레와 B조에 속했다. 전패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1974 서독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한 호주는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일궈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32년 만에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때 첫 16강 진출에도 성공했다. 2006년부터는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타 골키퍼 마크 슈워처(42)가 최근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예전에 비해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중동 축구의 맹주 이란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에 도전한다. 이란은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다. 통산 4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이란은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통과 및 16강 진출은 어려워 보인다. 이란은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유럽 예선 돌풍의 주역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함께 조별리그 F조에 속했다.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하는 1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바드 네쿠남(34)이 핵심 선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축구의 제전’ 2014 브라질 월드컵이 13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7월 14일까지 총 64경기가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각 대륙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이 8개조로 나뉘어 27일까지 조별 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 2위가 16강전에 진출해 토너먼트를 펼친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은 올해로 20회를 맞는 월드컵 역사상 773번째 경기다. 이 경기에서 월드컵 통산 2209번째 골이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옛 유고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함에 따라 역대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수는 총 77개국이 됐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는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독일 등이 꼽히고 있다. 브라질은 통산 6회, 이탈리아는 통산 5회 우승에 도전한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함께 H조에 속한 한국은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개최국 1차전 불패 행진은 이번에도 이어질까.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이 13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 19회의 월드컵 동안 개최국은 1차전에서 패한 적이 없다. 1930년 제1회 월드컵에서 우루과이가 페루를 1-0으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직전 대회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남아공이 멕시코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월드컵 개최를 둘러싼 국민의 열망과 국가적인 지원, 시차와 기온 등 주변 환경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홈 이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비롯한 막강한 공격진과 철벽 수비진까지 갖췄다. 브라질은 최근 A매치 9연승을 달리며 쾌속 질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는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터진 골은 총 2208골. 월드컵 2209번째 골은 브라질 선수의 발끝에서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과 맞붙게 될 크로아티아는 ‘동유럽의 브라질’로 불린다.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고 정밀한 패스게임을 펼친다. 크로아티아는 마리오 만주키치를 공격 선봉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만주키치는 유럽 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4골을 넣었고 고비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도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노련한 키 플레이어다. 크로아티아는 유럽 예선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으나 주축 선수들이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등 큰 무대에서 활동하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라 언제든 강팀을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 ‘축구황제’ 펠레는 이번 개막전을 앞두고 “수비가 강한 브라질이 2-0으로 이길 것”이라고 예언했다. 펠레의 예언은 번번이 빗나가 ‘펠레의 저주’라는 말까지 생겼다. 역대 개최국 불패의 징크스가 펠레의 저주를 뚫고 살아남을 것인지 궁금하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명예회복을 벼르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사진)가 최종 평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아르헨티나는 8일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2분 리카르도 알바레스의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13분에 교체 투입된 메시는 후반 30분 추가골을 넣었다. 앙헬 디마리아가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띄운 공을 세르히오 아궤로가 머리로 떨구었고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던 메시가 이를 왼발로 차 넣었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Ballon d'or)’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속 차지했다. 2011∼2012시즌(50골), 2012∼2013시즌(46골) 등 2시즌 연속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도 차지했다. 메시는 프리메라리가에서 2004-2005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10시즌 동안 276경기 243골(평균 0.88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월드컵 본선 8경기에서 1골에 그쳤고 예선에서도 35경기 14골(평균 0.4골)에 머물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2차전에서 5-0으로 앞선 후반 43분에 한 골을 넣은 것이 메시가 월드컵에서 넣은 골의 전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메시가 그동안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펄펄 날면서도 월드컵에서는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프리메라리가에서의 소속팀 바르셀로나에는 메시를 도와줄 특급 도우미들이 즐비했던 반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는 그를 도와줄 선수가 적었다는 지적도 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패스의 귀재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호흡을 맞추며 그림 같은 골을 많이 넣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이니에스타와 같은 도우미가 없었다. 그동안 메시가 대표팀에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날 평가전에서 디마리아, 아궤로와 함께 만든 골은 메시가 이번 대표팀에서 예전보다는 동료들과 손발이 잘 맞고 있음을 보여줬다.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가 특별하다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메시가 편하게 뛸 수 있도록 동료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6일까지 약 290만 장의 티켓이 판매됐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6일 밝혔다. AP통신은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 중인 FIF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번 월드컵에는 총 372만225개의 좌석이 준비됐다. 이 중 각종 중계석 등을 제외하고 총 298만 장을 팔 예정이었다. 전 세계에서 1100만 건의 티켓 구입 요청이 있었다고 FIFA 측은 전했다. 티켓의 60%인 178만여 장을 브라질 국내 팬들이 구입했다. 미국 팬들이 두 번째로 많은 19만7000장을 구입했다. 한편 개막을 1주일도 채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경기장들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릴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의 경우 당초 개막전에 6만8000명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관중석 마무리 공사가 끝나지 않아 6만1000명 정도가 입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참을성 없는 팬들은 자국 팀인 브라질 선수들에게 야유를 하기 시작했다. 홈팬들은 경기 시작 20분이 넘도록 골을 넣지 못하자 노골적인 조롱을 보냈다. 전반 26분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넘어졌다. 골을 원하는 관중의 요구에 부담이 커져가는 상황. 네이마르가 침착하게 날린 프리킥은 골대 왼쪽 상단 모서리로 빨려 들어갔다. 첫 골이 터지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네이마르는 이후 여러 차례 경기 도중 관중석을 향해 자국 팀을 응원해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관중은 이에 화답했다. 브라질은 4일 브라질 고이아스 고이아니아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4-0으로 이겼다. 네이마르는 직접 첫 골을 뽑은 데 이어 후반 1분 헐크에게 그림 같은 발뒤꿈치 패스로 어시스트했다. 브라질은 전반 40분 다니 아우베스의 골과 후반 28분 윌리앙의 추가골을 더해 완승했다. 이날 경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기대주로 떠오른 네이마르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준 경기였다. 네이마르는 이날 자신의 A매치 31번째 골(48경기)을 넣었다.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거침없는 득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돋보인 건 그가 관중을 대하는 태도였다. 약 3개월 만에 호흡을 맞춘 브라질은 이날 초반 고전했고 3만여 관중의 야유에 시달렸다. 경기 후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은 “경기 초반 25분까지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더 큰 상대를 만났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마르는 “팬들에게 계속해서 참을성을 가져 달라고 요청해야 했다”고 했다. 네이마르는 관중의 압박 속에서도 차분하게 첫 골을 넣어 분위기를 반전시킨 데 이어 홈 관중에게 팀을 격려해 달라고 제스처를 보낼 만큼 여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나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 날마다 훈련을 통해 조금씩 체력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 17세 111일로 잉글랜드 대표팀 최연소 기록을 124년 만에 갈아 치웠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천재’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메시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은 모두 다른 대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부담감 속에 월드컵에서는 부진했다. 이들이 아직까지 펠레와 마라도나의 반열에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다. 22세에 불과하지만 브라질 대표팀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네이마르 역시 그 부담감이 덜하지 않다. 더군다나 세계에서 유별난 광적인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브라질로서는 다름 아닌 홈팬들의 기대감이 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공개석상에서 “브라질은 부담감 때문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우승을 향한 광적인 기대뿐만 아니라 한편에서는 경제난 속에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국민의 반감도 섞여 있어 브라질 대표팀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도 일부 시민이 브라질 대표팀 버스를 두드리며 시위를 했고 대표팀 버스에는 월드컵을 반대하는 스티커가 여러 장 붙었다. 월드컵 반대 시위대는 주목을 받기 위해 브라질 대표팀을 집중적으로 따라다닌다. 이런 심리적 부담 속에서 네이마르는 오히려 관중을 리드하는 모습으로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충분함을 보였다. 브라질리그에서 2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넣으며 주목받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펠레의 후계자’로 공인 받기를 원한다. 그의 활약 속에 우승 후보 브라질은 최근 A매치 8연승 속에 29득점 2실점이라는 가공할 전력을 발휘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집념의 40여 년이었다. 대를 이어 아들과 함께 이룬 꿈의 결과물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영어사전을 받아들고 신기해하던 소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우겠다며 사전을 한 장 한 장 태워 그 재를 마셨던 소년의 꿈이 영글었다. 72세 치과의사가 역시 치과의사인 40대 아들과 함께 치의학사전을 펴냈다. 부자가 함께 치의학사전을 펴낸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현역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태 박사는 아들 이창규 박사(44)와 함께 ‘이치의학사전’(도서출판 세계)을 펴냈다. 2180페이지에 16만여 단어를 수록했다. 영어 한국어 한자로 단어를 표기했다. 치의학사전 앞에 부자의 성을 딴 ‘이(李)’를 붙여 책 제목을 달았다. 이 박사는 단어카드를 일일이 손으로 작성했다. 진료시간 틈틈이 작성하기도 하고 퇴근 후 집에서는 엎드려 작업을 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했던 부부 동반 여행에도 빠지면서까지 매달린 작업이었다. 행여 힘들여 작업한 단어카드를 분실할까 봐 이를 복사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원, 자신의 집, 경기 김포에 있는 자신의 농장 등 3군데에 분산 보관했다. 조선시대에 국가문서인 실록(實錄)을 전국의 사고(史庫)에 분산 보관했던 일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신중했다. 손으로 원고 작업을 마친 뒤 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 입력 전담 직원을 고용했다. 1, 2년 일하다가 떠나간 직원만 6명에 이르렀다. 그 사이 치과계의 새로운 흐름 속에 계속 생겨난 단어들을 정리하느라 작업량은 늘어만 갔다. 그러자 아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치의학 및 의학 용어가 주로 실려 있지만 한의학, 약학, 생물학, 물리학을 비롯해 치의학과 관련된 역사 철학 문학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단어들도 실었다. 또 용어 설명이 다음 줄로 넘어갈 때 용어나 단어가 중간에서 꺾이지 않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이재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장(53)은 이번 사전에 대해 “기존 사전들에 비해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최초의 한국어 치의학사전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부터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이뤄낸 의미 있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우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봉사 정신이 없었다면 이런 사전을 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욱 홍보이사(49)는 “내년이면 우리나라에 서양 치과 의술이 도입된 지 100년이 된다. 이러한 때에 큰 사전이 나왔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긴 작업을 끝마친 뒤의 느낌은 후련하지만은 않은 듯했다. “홀가분하고 뿌듯할 줄 알았더니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해야 할 뒷일이 또 생겼어요.” 이 박사는 사전이 나오자마자 사전의 보완 작업에 눈길을 주고 있다. 알파벳 순서대로 수록된 단어들을 가나다 순서대로도 찾아볼 수 있도록 새로운 한글 인덱스를 덧붙일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을 마치려면 또 2, 3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예상이다. 그가 치의학사전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낀 것은 1960년대 초 서울대 치대에 다니던 시절부터였다. “교수님들이 일본과 독일의 원서를 요약해 주셨는데 우리는 그것을 받아쓰기 바빴다. 책방에 돌아다녀도 과학사전이 안 보였다. 1964, 65년경 미국에서 발간된 원서를 보기 시작했는데 단어에 막혀 진도가 안 나갔다. 그때 치의학사전이 없는 게 원통했다.” 그러나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사전을 펴내기로 결심한 것은 1970년대 중반쯤이었다. 그는 1976년 서울대에서 치과보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전 3년간 준비해 박사학위를 받을 때 ‘치과보철기공학’이라는 책을 냈다. 미군들이 쓰는 치과 매뉴얼을 참고한 뒤 이를 번역 보강해 각종 자료와 사진을 넣고 펴낸 책이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한옥을 팔아 출판 비용을 댔다. 전국의 치대생이 몇 명 되지 않는 시절이어서 책을 낸다고 해도 팔리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결혼해서 자녀까지 있는 상황에서 돈 안 되는 일을 하자 주변에서는 “미쳤다”고도 했다. “젊었을 때였죠. 열정이 있던 때였습니다. 돈은 없다가도 생기지만 이런 일은 시간이 지나가면 다시는 못할 거 같더군요. 그 대신 이후로 집사람한테 꼼짝 못했지. 하지만 그 돈 가지고 딴짓한 건 아니니까….” 책을 펴내는 과정에서 치과용어 중에 우리말이 매우 적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예를 들면 치과에서 쓰이는 금속 광택제 중에 ‘루주(rouge)’라는 게 있어요. 산화철이 들어 있는 적색 분말인데 이 용어를 처음 듣는 직원은 입술에 바르는 루주인 줄 착각하고는 하지요. 이런 간단한 단어들도 설명하는 게 힘들더군요.” 이런 과정에서 느낀 한국어 치의학사전의 필요성이 그가 이후 약 40년간 사전 작업에 매달릴 수 있었던 밑바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전부터 사전에 대한 꿈을 은근히 키워 왔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사전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고 있다. 수십 년이 되어 너덜너덜해진 사전도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포켓 영어사전’을 받아들고는 새로운 세계를 접한 듯한 경이로움에 젖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사전을 정복하려면 태워서 먹으면 된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사전을 태운 뒤 그 재를 마시기도 했다. 사전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일찍부터 큰 영감을 주었다. 사실상 사전 편찬은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온 필생의 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박사는 1982년 1차로 ‘치과의학사전’을 발간했지만 내실 있는 사전 편찬을 위해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 사전을 스스로 절판 조치하고 시중에 있던 사전도 거두어들였다. 아들 이창규 박사는 임플란트 분야를 비롯해 치과계의 최신 용어를 정리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께서 사전 편찬을 위해 단어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집에는 항상 아버지가 만든 단어장이 ABC 순서대로 쌓여 있었다. 치대생(경희대)이 되면서부터 아버지께서 치의학사전을 위해 단어장을 만드는 것을 거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나 같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표현하면서 “끝까지 사전 작업을 마치신 데 대해 아들로서 후학으로서 존경스럽다. 앞으로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거나 사전 증보판을 내는 것은 아들인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을 편찬할 때 이 박사와 이창규 박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다른 아들들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환경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학박사인 큰아들 이일규 씨(46)는 바이러스와 관련된 용어들을 정리했다. 이번 사전을 펴낸 출판사 대표인 막내아들 이영웅 씨(42)는 책의 편집과 출간 마무리 작업을 맡았다. 사실상 온 가족이 이번 사전에 매달린 셈이다. 이병태 박사는 사전 작업을 하면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2001년 남북치의학교류협회 창립 공동대표가 되어 이후 2010년까지 69차례에 걸쳐 북한에 가서 진료봉사활동을 펼쳤다. 1990년부터는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를 방문해 진료봉사활동 및 각종 시설 지원을 했다. 그는 1997년부터 옌볜조선족자치주 제2인민병원 명예원장을 맡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산악활동을 자주 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산에 관심이 많아 북한산 일대를 누볐다. 대학 시절에는 서울대 치대 산악회에 들어가 전국의 산을 다녔다. 물자가 부족한 때여서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군화를 다듬어 등산화 대신 신고 다녔다. 그래도 노란 스타킹을 신고 멋을 부리던 낭만적인 시절이었다. 그는 이즈음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에 올랐던 일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큰 배를 타고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던 일, 짙은 안개를 헤치고 오른 산 정상 낭떠러지에서 겪은 아찔했던 순간 등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인생의 불확실성을 향해 가는 듯한 도전이요 모험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1980년대에는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했다. 동아방송이 진행하던 교통캠페인 현장을 지나가다 좋은 목소리와 입담이 담당 PD의 눈에 띄어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후 MBC, KBS 라디오에서 ‘안녕하십니까 이병태입니다’ ‘가로수를 누비며’ 등의 진행자로도 활약하며 MC 송해 씨(89)와 친분을 맺었다. 송 씨는 요즘도 그의 치과의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는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 도중 어느 출연자가 송 씨에게 한 입 먹으라며 배를 건넸는데 이를 베어 먹다가 앞니가 뒤로 젖혀져 치료해 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1994년 아픈 시기를 겪었다. 당시 서울대 치대 산악회 재학생 및 졸업생 회원과 함께 미국 요세미티 등반에 등반대장으로 나섰는데 이때 대원 두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당시의 아픔과 관련해 “음식도 들어가지 않고 소변도 나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일은 그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로 남았고 이후 그가 방송 출연 등을 그만두고 사회봉사활동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그는 평생 산을 좋아해 산과 관련된 글도 많이 썼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인 ‘산서(山書)’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사전 편찬 작업과 등산은 닮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꾸준함과 인내다. 그는 가훈을 ‘끊임없이’로 정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한발 한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큰일을 이룰 수 있는 기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결국 치의학사전은 그가 일생을 통해 오른 인생의 산이었다. 그것은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의 산물이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16분간의 침묵, 그리고 이어진 응원. 28일 튀니지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응원단 ‘붉은 악마’의 월드컵 응원전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경기장에는 개그맨 윤형빈과 이종격투기 선수 서두원 등이 부른 브라질 월드컵 응원가 ‘외쳐라 대한민국’도 울려 퍼졌다. 이 노래는 올해 공개된 월드컵 응원가 8개 곡 중 하나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유명한 문구를 선보였던 붉은 악마는 이날 관중과 함께 1만 개 가까운 좌석에 걸쳐서 ‘We are Korea(우리는 대한민국이다)’라는 카드섹션을 펼쳤다. 이는 월드컵에 9회 출전하는 대한민국의 위업과 자부심을 표현한 문구다. 이와 함께 국민이 하나 되어 세월호 참사 등의 국난을 극복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붉은 악마는 이날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가슴으로 아픔을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SEWOL 14 04 16’이라는 대형 문구를 걸기도 했다. 응원 참가자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붉은 악마 측은 세월호 실종자 16명과 연계해 경기 초반 16분간 응원 구호를 자제하고 침묵 응원을 이어가는 등 경건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붉은 악마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47개 단체의 연합체다. 1997년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이래 대표팀 응원의 구심점이 되어 왔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전국 81곳에서 동시에 100만 명 이상이 길거리 응원을 벌이는 진기록이 펼쳐졌다. 이러한 길거리 응원의 시작은 1997년 10월 카자흐스탄 방문경기 응원으로 알려졌다. 외국에까지 가기 힘들었던 붉은 악마 수십 명이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고 서울 광화문의 대형 전광판 화면 앞에서 응원을 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반우용 붉은 악마 회장(41)은 “유럽지역 응원단이 다소 개인적인 응원을 펼치는 데 비해 한국과 일본 등은 조직적인 응원을 펼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붉은 악마는 소비자 심리학까지 연구한 뒤 한국이 공을 잡았을 때는 빠르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느리게 응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 회장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한국에서 120명의 붉은 악마 응원단이 직접 건너가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교민들의 경우 러시아를 상대로 첫 경기가 열리는 쿠이아바에서는 2000명, 알제리를 상대로 하는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4000명, 벨기에를 상대로 한 상파울루에서는 1만 명 정도가 응원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317만8856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1930년 1회 월드컵 이후 본선 772경기에 총 3407만837명의 관중이 들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이 52경기 358만7538명의 관중을 기록해 역대 최다 관중 대회로 남아있다. 경기 평균 6만8991명이다. 단일 경기 역대 최다 관중은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우루과이의 결승전에서 세운 17만3850명이다. 한때 20만 명을 수용했던 마라카낭 경기장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안전을 위해 7만3531명으로 수용 규모를 줄였다. 최소 관중 경기는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의 칠레와 프랑스 경기로 2000명이 관람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부터 TV 중계가 시작되었으며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는 32억 명이 경기를 시청했다. 전 세계 인구의 46%에 해당한다. 이는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본 시청자와 모바일 인터넷 등으로 시청한 수를 제외한 것이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무서운 벨기에, 현란한 루카쿠▼21세 신예… 양발 사용 해트트릭… 룩셈부르크전 5대1 완승 이끌어브라질 월드컵 H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만날 벨기에의 ‘젊은 피’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사진)의 위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루카쿠는 27일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평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벨기에의 5-1 대승을 주도했다. 루카쿠는 전반 3분 미드필드에서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패스한 볼을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골키퍼를 살짝 제치고 왼발로 골을 넣고 20분 뒤 문전 혼전 속에서 몸에 맞고 공중으로 뜬 볼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다시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9분에는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로 돌파한 후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왼발로 골을 마무리했다. 룩셈부르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로 벨기에(12위)에 한참 떨어진 팀이었지만 루카쿠의 거침없는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191cm, 94kg의 육중한 체구에도 순발력과 볼 컨트롤이 좋았다. 페널티지역 밖에서 어슬렁거리다가도 기회를 포착하면 순식간에 파고들어 슈팅을 날렸다. 원래는 왼발잡이인데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사용했다. 루카쿠는 최근 막을 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5골로 득점 9위에 오른 골잡이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로선 루카쿠를 막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단한 러시아, 칼날 아직 무뎌▼슬로바키아전 포백 수비 안정… 교체 출전 케르자코프 결승골홍명보호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상대 러시아가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적으로 수비는 안정됐지만 공격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68)이 이끄는 러시아는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교체 멤버로 들어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후반 37분 터뜨린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을 전방에 세웠고,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 올레크 샤토프(제니트)를 2선에 배치했다. 포백으로는 바실리 베레주츠키,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이상 CSKA 모스크바), 안드레이 예셴코(안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섰다. 러시아는 볼 점유율을 높이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펼쳤다. 카펠로 감독은 경기 후 “수비는 만족이지만 공격은 불만”이라고 말했다. 카펠로 감독은 “공격에서는 더 향상돼야 할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주에 강도 높은 훈련을 했기에 이번 경기에서 컨디션이 절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경기장 늑장 공사와 월드컵 반대 시위에 이어 주제가에 대한 불만까지….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이번에는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26일 브라질 팬들이 최근 발표된 ‘우리는 하나(Ole Ola)’라는 주제가에 실망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주제가 ‘와카와카’를 다시 사용하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팬들의 불만은 왜 쿠바계 미국 래퍼인 핏불, 푸에르토리코계 미국 가수인 제니퍼 로페즈가 주제가를 부르느냐는 것이다. 이 주제가는 핏불과 로페즈 외에도 브라질 가수 클라우디아 레이치가 함께 불렀다. 그러나 주제가 대부분이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불리고 레이치가 참여하는 끝부분 일부만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로 불린다는 점도 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편 월드컵 기간 중에 대회 반대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는 대회 기간에 파업이나 시위가 벌어지면 군병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밝혔다. 특히 브라질 경찰이 대회 기간 중 파업을 일으킬 경우 대회 안전관리에 큰 구멍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10개 주에서 경찰 파업이 일어났다. 또한 12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치를 아레나 지 상파울루를 비롯해 여러 경기장이 아직도 공사 중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윤덕여 감독(53)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베트남 호찌민의 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태국과의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박은선(서울시청·사진)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한국은 같은 2연승을 기록한 중국과 승점(6)이 같지만 골득실(한국 +16, 중국 +10)에서 앞서 조 1위를 지켰다. 한국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조 2위를 확보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5위 안에 들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도 주어진다. 한국은 4강에 진출하면서 2003년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박은선의 크로스를 받은 지소연이 헤딩 선제골을 넣었고 박은선이 전반 12분, 후반 2분, 39분 골을 넣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박지성은 천재성이 아닌 성실함을 내세운 ‘보통 사람들의 영웅’이었다. 그의 발은 평발이다. 평발은 보통 발보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 경기를 마치고 나면 퉁퉁 붓기도 했다. 20세가 되었을 때 의사로부터 “평발이니 되도록 뛰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쉬지 않고 달렸다. 그의 별명은 ‘산소 탱크’ ‘두개의 심장’이었다. 중고교 시절 그의 체격은 왜소했다. 게다가 특별한 장기도 없었다. 대학팀에서도 불러주는 곳이 없었다. 명지대에 가까스로 입학했다. 그는 “나의 조건은 보잘것없었지만 정신력 하나로 버텼다”고 했다. 이런 정신력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했고 이때 길러진 체력이 훗날 그가 대성하는 밑바탕이 됐다. 명지대 시절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나섰던 그는 허 감독의 눈에 띄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사실상 그를 발굴한 허 감독은 “축구 지능과 센스가 발달한 선수였다.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코칭스태프들에게도 가감 없이 의견을 전달하는 한편 경기장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더이상 바랄 것 없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끝내고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했을 때도 초창기에는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동료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묵묵히 훈련과 경기에 임했고 서서히 팀에서의 비중을 높여 갔다. 에인트호번에서 맹활약하는 그를 기려 팬들은 그를 위한 응원가 ‘위숭 빠레’(박지성의 네덜란드식 발음)를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훗날 에인트호번은 그를 ‘구단 100년을 대표하는 선수’로 선정했다. 박지성은 늘 동료들을 배려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장을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헌신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였던 리오 퍼디낸드는 박지성이 퀸스파크 레인저스로 옮길 때 “그는 위대한 봉사자였다. 언제나 동료들을 위해 뛰었다”고 기렸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아 성실성과 배려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팀의 구심점이 됐다. 그의 은퇴설이 불거질 즈음인 4일 에인트호번의 홈구장 필립스스타디온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44분 박지성이 교체돼 벤치로 들어가자 홈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에는 ‘위숭 빠레’가 울려 퍼졌다. 국내 팬들도 14일 그의 은퇴 소식을 듣고 ‘영원한 레전드’ ‘근면 성실함의 대명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일제히 아쉬움과 격려를 표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의 가장 훌륭한 선수가 떠났다”고 그의 활약에 경의를 표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박지성 은퇴’ 홍명보팀 반응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앞으로 박지성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 본인의 노력도 많았겠지만 국민들의 성원도 많았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국민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한국 축구를 위해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고생 많았다.” ▽손흥민(레버쿠젠)=“너무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길지는 않았지만 대표팀에서 같이 공을 찰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축구 선수로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향해 가는 것을 응원해주고 싶고 한 명의 팬으로서 아쉬움이 크다.” ▽이청용(볼턴)=“지성이 형의 팬으로서, 후배로서 안타깝다. 지성이 형의 플레이를 더이상 보지 못해서 아쉽다. 대표팀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이 많다.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성이 형이 은퇴하기 이른 나이지만 무릎 때문에 은퇴하는 게 안타깝다. 앞으로 지성이 형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다.” ▽김보경(카디프시티·박지성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들었던 선수)=“개인적으로 지성이 형을 보내줄 준비가 안 됐는데 은퇴한다니 안타깝다. 지금까지 경기를 하면서 만났던 선수 중에서 리더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부드러운 면도 많고 농담도 잘한다. 공과 사가 확실한 선수였다.” ▽허정무 월드컵 선수단장(대한축구협회 부회장)=“아쉽다. 2, 3년은 더 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다. 본인의 뜻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고 많은 수고를 한 것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와 칭찬을 하고 싶다. 앞으로 선수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서울은 7일 일본 가와사키 도도로키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축구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윤일록의 결승골로 3-2로 이겼다. 서울은 에스쿠데로를 최전방에 세우고 윤일록과 고요한을 좌우 공격에 가담시켰다. 가와사키는 오쿠보와 고바야시를 투톱으로 내세워 맞섰다. 가와사키는 홈팀의 이점을 살려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서울을 압박했다. 가와사키는 후반 4분 오쿠보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면서 올린 크로스를 고바야시가 헤딩 슛으로 연결해 첫 골을 뽑았다. 서울은 2분 뒤 에스쿠데로가 동점골을 뽑았다. 하지만 서울은 후반 15분 수비수 차두리가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해 1-2로 뒤졌다. 그러나 서울은 후반 38분 김치우가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2-2 동점을 만든 뒤 후반 추가시간 윤일록이 결승골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윤일록은 상대 수비의 공을 빼앗아 빠른 스피드로 치고 나가며 상대 수비수들을 제친 뒤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만든 후 역전골을 성공시켰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선 축구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 JS파운데이션 상임이사는 30일 박지성이 7월 국내에서 자선 경기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펠레(74·브라질)인가 마라도나(54·아르헨티나)인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논쟁이다. 이에 대해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의 축구담당 칼럼니스트 존 브루윈은 19일 자신의 칼럼을 통해 월드컵 최고의 스타 20명을 선정하면서 1위에 펠레, 2위에 마라도나, 3위에 요한 크루이프(67·네덜란드)를 올렸다. 4위는 헝가리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푸스카스, 5위는 지네딘 지단(42·프랑스)이었다. 펠레는 월드컵에서 총 3회 우승(1958, 1962, 1970년)을 차지했지만 마라도나는 1회 우승(1986년)에 그쳤다. 월드컵 우승 횟수로만 치면 펠레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마라도나가 1986년 보여준 활약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라는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브루윈은 “펠레는 드리블 슈팅 프리킥 등 모든 기술에 있어서 다른 천재들을 압도한다”며 펠레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브루윈은 “결함 있는 천재의 이미지를 지닌 마라도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며 “펠레와 마라도나에 대한 논쟁은 아마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우리가 알던 러시아와 다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상대인 러시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홍 감독은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달 초 러시아와 아르메니아의 경기를 봤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세밀한 패스를 많이 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축구에 대해 흔히 힘과 높이를 이용한 북유럽 혹은 동유럽 스타일을 떠올리는데 최근 러시아 팀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러시아의 이런 특징에 따라 세밀한 패스를 위주로 하는 팀과의 평가전을 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논의 중이었던 우크라이나와의 최종 평가전이 현지의 불안한 정세로 무산되자 브라질 입국 직전인 6월 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조율을 하고 있다. 홍 감독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보다는 패싱플레이가 좋은 가나와의 평가전이 더 도움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 감독은 러시아 전력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가 거의 완벽하게 전력을 분석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용하는 분석 시스템을 이용했다. 러시아 선수들의 시간대별 움직임 등을 몇십 쪽에 걸쳐 정리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홍 감독은 5월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치른 뒤 발표할 예정이었던 최종엔트리 23명의 명단 발표를 5월 9일경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조기에 포지션을 확정해 훈련의 집중도와 심리적 안정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감독은 “23명 중 두 명 정도만 아직 확정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1명을 더 고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멀티 플레이 능력이 있는 선수를 선발해 필요에 따라 다른 포지션으로 번갈아 기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느 누가 발탁되더라도 그동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선수일 것이라며 깜짝 발탁은 하지 않을 뜻을 비쳤다. 최근 부상을 당했던 박주영(왓포드)은 이변이 없는 한 대표팀에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병원과 재활센터를 오가고 있다. 조만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박주영 본인이 공개적으로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박주영이 잉글랜드에 돌아갔다 (대표팀 소집 때까지) 되돌아오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국내에서 계속 훈련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승규(울산)와 정성룡(수원)이 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골키퍼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몇 경기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