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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기자가 청와대를 담당하고 있을 때 대통령경제수석이었던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62)을 처음 만났다. 기자도 청와대를 떠나고 박 회장도 경제수석을 그만둔 지가 오래지만 '사진'이라는 공통분모 덕에 몇 달에 한 번씩은 그를 만난다.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는 화제가 있다. 바로 '꽃 사진' 이야기다. 사진을 업으로 삼고 있는 기자에게 그는 자신 있게 꽃 얘기를 한다. 다른 사진이면 몰라도 꽃 사진은 그가 기자보다 한참 고수다. 그가 말하는 꽃 촬영기를 알아듣기 위해서는 꽃과 식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 보통 사람 수준의 꽃 이름만 알고 있는 기자에게 끝도 없이 나오는 꽃 이름과 그 생김새를 매치시키는 건 쉽지 않다. 그만큼 박 회장은 꽃에 대해 '박학다식'하다. 꽃 이야기를 들으면서 꽃과 전혀 연관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정통 경제관료가 '왜 꽃에 필이 꽂혔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생겼다. 박 회장은 북한어린이들에게 풍진예방주사를 지원하기 위해 '꽃이 사랑이다'는 기금 마련 사진전(12~25일·서울 인사동 나우 갤러리·02-725-2930)을 열고 있다. 그에게 사진을 통한 꽃과의 인연에 대해 물어봤다. 많고 많은 사물 중에 왜 하필 꽃을 찍느냐는 질문을 하자 '옛날 얘기'를 꺼냈다. 부산이 고향인 박 회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친이 해외출장을 다녀오시면서 '장난감 카메라'를 사오셨습니다. 그걸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꽃과 식물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어요. 동래원예고등학교에 가면 식물원에 꽃들이 잘 정리돼 있어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찍으려면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초상권이 없는 꽃은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잖아요. 예쁘면서 어떤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꽃을 어려서부터 찍기 시작한 게 오늘까지 온 것 같습니다. 중학교 들어가서는 라이카, 미놀타 등 선친 카메라로 꽃을 찍었는데 고3(경기고) 때와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서 행시공부를 할 때를 제외하곤 꽃 사진 찍기를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박 회장의 꽃 사진 경력은 근 50년이 넘는 셈이니 꽃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것이다. 중학교 때 이미 고가인 라이카를 만졌으니 지금도 꽤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을 걸로 짐작하고 어떤 카메라로 꽃을 찍느냐고 물었다. 2003년에 산 소니DSCF828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생소한 기종이었다. 게다가 박 회장의 카메라는 와이드부터 망원까지 한 렌즈에 들어간, 28-200mm 줌렌즈가 보디에 붙어있는 렌즈 일체형이었다. "꽃 사진을 찍으려면 몸을 많이 굽히고 어떨 때는 볼을 땅바닥에 대야할 때도 있는데, 이 카메라만 유일하게 렌즈를 돌릴 수 있어 키 높이가 2, 3cm밖에 안 되는 작은 꽃을 찍을 때 아주 유용합니다." '꽃이 사랑이다' 사진전 오프닝에는 한국경제를 주름잡던 60, 70대의 전직 경제 관료들이 많이 찾아왔다. 기자 짐작에 그들은 사진으로 제2인생을 풍요롭게 꾸려가고 있는 박 회장을 부러워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혹시 전직 관료들이 박 회장의 '사진인생'을 부러워하지는 않던가요?" "부러워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 가르쳐 달라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사진을 어디서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서 뭘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그래서 다른 데에 알아보라고 합니다.(웃음)" 사진전을 주제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사진으로 밥벌이 하는 사람도 아니고, 더더구나 프로는 더욱 아니기에 내가 찍은 꽃 사진은 볼품없는 사진에 불과하다"라며 애써 '실력'을 감춘다. 그러면서도 올해 11월경 은행연합회장에서 물러나 또다시 '백수'가 되면 시베리아나 몽골의 들판을 뒤덮고 있는 야생화와 한국의 '큰나무'들을 찍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다. 끝이 안 보이는 벌판에 지천으로 널린 야생화를 찍고 싶다는 바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자에게는 클로즈 위주의 꽃 사진으로는 채울 수 없었던 '작가적 의도'를 마음껏 구현해보고 싶다는 또 다른 도전의 의미로 들렸다. '꽃이 사랑이다' 전시회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전부 북한어린이들의 풍진예방주사 지원에 쓰인다. 전시회에는 한국에서 찍은 50여 점의 꽃 사진이 걸려있다. 액자 사진도 구입할 수 있지만 꽃 사진이 2000장과 5000장이 저장된 USB를 각각 20만 원과 50만 원에 사서 그 안에 들어있는 꽃 사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이하다. 그가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북한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박 회장의 사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예방 백신은 가톨릭교회 봉사단체인 '독일 카리타스'와 '사단법인 봄'을 통해 지원한다. 인도적 지원일지라도 북한은 한국이 관여하는 것을 꺼리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백신의 도착과 지원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독일 카리타스와 손을 잡았다고 한다. 박 회장의 첫 번째 사진전 '꽃이 희망이다'의 수익금도 두 단체를 통해 북한에 지원돼 북한 어린이 300만 명을 예방접종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은행연합회관 회장실에서 1시간 넘게 진행한 인터뷰 말미에 '꽃을 통해 들은 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당히 어렵게 답했다. '난 체'를 꺼려하는 그답게 에둘러서 말하는 통에 몇 번을 묻고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그가 왜 꽃 사진을 찍고 전시하고 북한 어린이들을 도와주는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 장난감 카메라로 꽃을 찍을 때 소년 박병원은 '같은 꽃은 다 같다'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런데 이순을 넘긴 박병원은 "같은 꽃일지라도 각각의 이름을 따로 붙여줘야 할 만큼 다름을 알게 됐고, 꽃 하나하나의 특성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박 회장은 "꽃은 세상에 많고, 초상권이 없어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기에 꽃을 찍는다"고 했지만 속내는 다른 듯하다. 다른 꽃은 물론이려니와 같은 꽃들조차 간절하게 말하는, '나의 존재를 알아 달라'는 수많은 꽃의 요청에 응하느라 사진기를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사진은 사진가의 존재이유를 증명하기도 하지만 피사체의 존재이유도 증명함을 그와의 만남을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내 아들 ○○이는 지금 재수 중이다. 목표는 서울 안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 한낱 바람에 그칠 수도 있지만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 뜻을 이룰 수도 있다. ○○이는 정시모집에 응시하지도 않고 작년 말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이는 지역에 관계없이 원서를 쓸 수 있는 성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중2 여름방학 때부터 공부대신 '세상 알기'에 들어간 탓에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만 해야 하는 재수생활은 무척 힘든 결정이었다. 6번 썼던 수시 모집에 모조리 낙방한 후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재수와 군대라는 두개의 선택지를 내놓았다. 재수를 하려면 기숙학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못 박았다. 시내에 있는 재수학원에 보낼 경우 우리 아이에게는 '재수를 빙자한 유흥'을 묵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바로 군대를 갈 경우 '동대문 원단 상가'에 취직해 자신이 쓰는 모든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고 했다. 대학에 안 갈 거라면 일찍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게 시간 허비를 막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것이든 힘든 선택이라 아이는 보름 동안 고민했다. 재수 기숙학원 모집 광고가 신문에 비칠 때 아이와 우리 부부는 마주 앉았다. "뭐 할 거야?" "재수할게요." "왜?" "대학 가서 사람들에게 인기 좋은 걸 더 크게 쓰고 싶어서요." 아내는 다그쳤다. "너 정말이지. 기숙학원 들어갔다가 못한다고 나오면 그땐 사람도 아니다. 재수를 하고 싶어도 형편이 안돼 재수를 못하는 친구들도 얼마나 많은지 알지. 네 학원비 대기 위해서 집도 내놨어." "들어가서 열심히 할게요." 목소리가 결의에 차 있는 게 아니어서 찜찜했지만,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록 놀기는 했지만 대학 입시에 낙방해 실패의 쓴맛을 보고 앞으로 헤쳐 갈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음을 조금은 눈치 챈 아이를 보는 마음은 안쓰러웠다. "재수하는 게 후회스럽지는 않으냐"는 물음에 담담하게 "다 제 탓인데요. 노느라고 공부 안했으니까 시험 못 본 건 당연하죠"라고 대답하는 아이를 보며 '이놈이 속을 차린 거야, 아니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거야'라는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였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소질을 찾는 노력을 나도 저도 하지 않았다. 학교를 파한 후 바로 학원을 순례하며 공부에 짓눌린 도시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자연과 벗할 수 있는 시골의 대안학교에서 아이를 키우고도 싶었지만 '아빠와 함께 사는 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라는 아내의 지적도 맞는 말이어서 여느 가정처럼 '아이와 밀당'하며 초중고 12년을 보냈다.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은 한국사회에 '순응'한 채 살아 온 아비 어미가 아이를 위해 과감하게 '틀'을 벗어던지려는 시도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무엇이든지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를 권하는 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대학 졸업장이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어떤 준비도 없이 세상에 나간다는 것 역시 아이에게는 힘든 일일 것 같아 '공부하라고' 읍소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다. 아이는 내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나름대로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갖춰 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내내 평행선을 달렸고 그 결과가 '군대 대신 재수'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작년의 13만 명보다 더 많은 재수생들이 대학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시 반영 비율이 높아진 이른바 '좋은 대학'들이 많아지고 의치예과의 정원이 늘어 공부에만 집중하는 재수생들이 유리할 거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우리 아이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귀 기울이는 재수생 부모도 많을 테지만 재수를 통해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만 배워도 좋겠다는 나 같은 부모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졸업식에 참석하러 한 달 만에 집에 온 아이가 "난생 처음 공부를 하며 코피를 흘렸다"며 좋아할 때 "코 후벼서 그런 거 아냐"라고 놀렸지만 아이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서울' 한 명 없는 졸업식에 반 아이들은 한 명의 불참자도 없이 모두 참석했다. '쿨'하게 서로의 진로를 묻고 '잘해'라고 격려했다. 또 사회로 바로 나가는 아이들에게는 '돈 많이 벌라'는 덕담도 건넸다.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과 재수를 선택한 아이들을 표정으로는 구분할 수 없었다. 31년 전 대학진학에 실패한 같은 반 아이들이 뿜어내는 '한숨'을 기억하고 있고, 아예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은 친구들이 걸려 찜찜했던 나의 경험과 확연히 달랐다. 재수는 고3과는 '같지만 다르다'. 좌절과 실패를 맛본 아이들이 스스로 던지는 주사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 또한 조마조마하다. 부모뿐만 아니라 형제자매, 친가 외가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삼촌 이모 고모를 합하면 재수생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만 줄잡아 수백만 명이다. 밝은 졸업식을 보며 나는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맞게 될 미래를 염려만 했지,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고 내 기준만으로 선택지를 제시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조마조마한 마음을 버릴 수야 없겠지만 '믿음'도 가져보자고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적어도 부모의 믿음은 아이들이 1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간에 우리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살아갈 그들을 지탱하는 '큰 바위 얼굴'이 될 수 있기에 말이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17일 종영되는 tvN의 '꽃보다 누나' 신드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꽃보다 누나'는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등 4명의 중견 여배우와 그들의 여행을 안내하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짐꾼' 이승기의 10일 간의 크로아티아 여행이 기본 줄거리다. 그러나 이 프로에는 여성의 비밀을 이해할 만한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여행 패션' '숙소와 화장실에 민감한 여자들' '성당의 눈물' '쇼핑' '고데기' 등이 여성의 비밀을 푸는 아이템들이다. 그런데 모든 장면이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건 아닌 것 같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크다. 여성들 중에는 공감을 느낀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남성들, 특히 30대 이상 연령층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는 반응도 꽤 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정일 박사는 "이 프로를 봤던 20~50대의 여성들은 4명의 여배우들이 어떻게 '여행의 일상'을 보내는지, 또 여행을 통해 어떻게 변하는지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봤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 "성공 일변도, 경쟁 일변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일상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여성들의 보편적인 심리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시청률에 따르면 40대 여성 시청률이 8.23%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30대 여성 6.38%였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40대 3.75%, 30대 2.52%로 여성 시청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 박사는 "남성이라도 예민한 감수성과 감정을 가졌다면 이 프로에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봤을 것 같다"고 했지만 박영주 우석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성은 대체로 이성적으로 사고하려는 경향이 있고, 정서가 여성에 비해 주로 우뇌에 분포돼 있어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들을 다룬 이 프로의 내용에 공감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성과 남성의 다른 반응을 살펴보자. "터키 공항에서 꽃보다 누나와 같은 상황을 겪었어요. 내가 경험한 상황이 사람만 바뀌었지 첫 회 때 그대로 재현되니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봤죠. 미혼 생활을 즐기는 편인데 여행에 대한 정보도 있고 볼 것도 많아 아주 만족했어요." 홍보우먼 임명숙 차장(49) 얘기다. 반면 매주 금요일 밤 집에 들어가면 50대의 어머니와 20대 후반의 여동생이 하도 열심히 보길래 따라봤다는 30대 홍보맨 하병훈 대리는 "여배우들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갖고 봤어요. 별로 웃기지도 않았어요. 나중에는 여자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안 하면 장가 못 간다는 아버지 말씀에 찔려서 보긴 했지만 별 재미는 느끼지 못했어요."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풍광과 아드리아 해의 정경을 두고도 여자와 남자의 반응은 같지 않았다. 하 대리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영상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기자도 하 대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임 차장은 기자가 크로아티아 여행 상품을 출시한 여행사가 있다고 하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자들은 배우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공감했지만 남자들은 여자들의 '평범한' 행동을 '유별난' 행동으로 이해했다. 윤여정 씨가 고장난 고데기 때문에 멘붕에 빠졌던 게 대표적이다. . "머리를 매만진 후 하루를 시작하는 윤여정 씨에게 고데기가 없어 갈기 머리를 남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고데기는 정말 중요한 물건인 거죠"라고 임 차장은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한다. 하지만 하 대리는 "고데기가 고장 났으면 모자로 머리를 감출 수도 있는데 너무 연연해한다"라고 했다. 패션전문가인 액티브 코칭(Active Coaching) 연구소 김경화 이사는 윤여정의 패션에 대해 "시크한 이미지의 블랙 코트에 데님, 블랙 미들 부츠에서부터 경쾌한 여행 느낌을 살려주는 스트라이프 티셔츠까지 그 어떤 것도 그녀가 입으면 그대로 베스트 트래블 룩이 됐다. 또래 여성들은 자극을 받고, 질투도 하며, 용기를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윤여정의 영향력은 또래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20대 여대생 이지원 씨는 "윤여정의 당당함과 똑똑함에 끌렸고", 30대 홍보우먼 오희진 씨는 "패션 아이템 매칭이 좋아 윤여정 씨의 체형 결점이 커버됐다"고 평했다.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좋아 이 프로를 봤던 여성도 상당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반면 하 대리와 기자는 숙소가 나쁘다고 불평하고 화장실을 중히 여기는 그에게 전적으로 공감하기 힘들었다. 하 대리는 "여행이란 게 고생하는 맛도 있는 것인데 왜 그리 숙소에 집착하느냐"고 고개를 갸웃했다. 기자는 윤여정 씨가 며칠 만에 '일 보기'에 성공한 후 "쌍둥이를 낳았다"라고 하는 데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민감해 장소가 바뀌면 변비에 걸린다는 상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윤여정 씨의 '일 보기'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느꼈다. 남자들 눈에는 원색의 패딩만 입고 나오는 김자옥의 패션이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김 이사는 "'언제나 소녀이고 싶은 긍정 아이콘, 둘째 누나'라는 프로그램 속 그녀의 콘셉트에 딱 맞게 김자옥의 패션은 밝고 명랑하다. 핑크, 옐로 등 화려한 원색이 주는 발랄함이 자그마한 그녀를 더욱 여성스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 준다"고 극찬한다. 여배우들 전부가 울었지만 이승기는 그런 배우들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던 자그레브 대성당의 눈물에는 어떤 코드가 숨겨져 있는 걸까. 김 박사와 박 교수는 "여배우들은 다른 여자들에 비해 감수성이 뛰어나고 감정적인데 자그레브 대성당의 분위기에 압도돼 '신성(神性)에 안기고픈'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남에게 보여주는 삶 속에 숨어있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본연'과 마주치게 돼 울컥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매우 어려운 분석인데 간단히 얘기하면 '꾸밈'을 버리고 '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얘기 같다. 김 박사는 여기에다 "정서적인 반응은 복합적이지만 여성들은 이런데 익숙해져 있기에 여배우들을 보며 여성 시청자들도 많은 공감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그레브 대성당의 눈물에는 공감하지 못했던 남성들도 "기쁘고 행복해야 해"라는 관광객의 말에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선글라스까지 꼈던 이미연의 눈물에는 많이들 공감했다. 김정일 박사는 "한국 사람들은 각박한 환경과 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탓에 행복이란 말을 들으면 울컥해집니다. 남성보다도 여성들이 더 그런 경우가 많지요." 박영주 교수는 "미디어는 가능하면 남성과 여성의 코드를 균형적으로 배분해 여성과 남성을 이어주는 '라포(RAPPORT:심리학에서 두 사람 이상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조화로운 일치감)'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일 박사는 남성들도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중 한 방법으로 '기다림'을 권유했다. 이승기가 구두를 쇼핑하는 김자옥을 20여 분간 기다려준 것처럼 여성을 위해 기다려 보는 것도 여성을 알게 만드는 괜찮은 방법이라는 것이다.이종승 전문기자(콘텐츠기획본부) urisesang@donga.com}

1983년 10월 9일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묘지에서 취재 중 순직한 동아일보 사진부 이중현 부장의 30주기 추모식이 9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열렸다. 고인은 1973년 동아일보에 사진부 기자로 입사해 34세의 짧은 생을 취재 현장에서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기자정신은 후배들에게 귀감으로 남았다. 당시 사진부장 송호창 씨는 추모사에서 “출장을 보낸 이중현 기자가 사진을 아직도 마감하지 않고 있다”며 고인의 순직을 애통해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최영훈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이지은 동아일보 노조위원장, 김정근 한국사진기자협회장 및 동아일보 전현직 기자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보성교우회(회장 김태성)는 2013년 제20회 자랑스러운 보성인상 수상자로 한국일보 편집국장 및 주필을 지낸 임철순 한국일보 논설고문(왼쪽 사진), 한국경영학회의 회장 및 서울대 경영대 학장을 지낸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 교수(오른쪽 사진) 등 2명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0월 10일(목)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교우회 정기총회와 함께 열린다.}

싱글몰트 위스키 생산업체 발베니는 최대 44년 숙성한 원액으로 만든 ‘발베니 TUN 1401-BATCH2’를 선보였다. 이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소량만 한정판매되고 국내에는 90병만 출시됐다. 값은 한 병에 88만 원.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니콘이미징코리아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프로 사진가를 위한 DSLR 카메라 D4를 선보였다. D4는 니콘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돼 초당 11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카메라 감도(ISO)가 100부터 1만2800까지 지원된다. 회사 측은 야간이나 공연장, 극장 내부 등 어두운 상황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 어린이가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휠라(FILA) 키즈 매장에서 스키 고글을 써보고 있다. 휠라 키즈는 스키시즌이 끝날 때까지 스키복과 스키용품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상의가 28만∼38만 원, 하의가 22만∼24만 원.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유니레버 푸드솔루션스 코리아는 CJ프레시웨이와 함께 30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오렌지스푼 레스토랑에서 ‘음식물 낭비 줄이기 캠페인’을 열었다. 요리사 복장의 모델들이 주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지구가 살아난다는 주제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건강한 막걸리 맛보세요!’ 배상면주가는 8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인공첨가물인 아스파탐을 넣지 않은 ‘느린마을 막걸리’를 선보였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페르노리카코리아가 10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기념해 대회 공식 샴페인인 ‘뮘 코르동 루주’의 병을 감싸는 ‘F1 재킷’을 19일 선보였다. F1 재킷은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샴페인의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세종시 민간아파트 특별분양 합동설명회에서 자리를 가득 메운 공무원 1000여 명이 관계자의 분양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올 하반기 세종시에서는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극동건설 등이 총 6700여 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부영그룹이 설립한 공익 재단법인 우정교육문화재단은 25일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4개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 18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우정교육문화재단 윤형섭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4개국 대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동태포 휴가’ 팻말이 내걸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동태포 전문매장들. 이 매장들이 지난달 31일부터 휴가에 들어가 시장 안이 썰렁하게 변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2500만 원짜리 대형 참다랑어가 나타났다. 2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이춘복 참치집에서 요리사들이 길이 270cm, 무게 350kg에 이르는 참다랑어를 선보이고 있다. 이 초대형 참다랑어는 제주도 앞바다에서 주낙으로 잡았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린나이코리아가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스마트 보일러’ 홍보행사를 열었다. 이 보일러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크기이며 보일러 스스로 난방과 온수를 조절하는 ‘스마트 컨트롤’ 기능이 들어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4일 오전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지진대피 훈련에 참가한 레인보우 외국인학교 학생들이 서울 서초구의 한 공원에 모여 방독면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말빚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며 자신의 책을 절판하라고 했던 법정 스님의 책이 28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물류창고에 가득 쌓여 있다. 스님의 책 11종을 출간한 샘터사는 스님이 만든 사회단체 ‘맑고 향기롭게’와 협의해 책이 필요한 단체나 기관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샘터사를 비롯한 여러 출판사에서 회수한 법정 스님 책은 50만 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