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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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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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트위터 인수 플랜B 있다” vs 트위터, ‘포이즌 필’ 발동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51)가 트위터 이사회의 저지를 받자 8200만 명이 넘는 자신의 트위터 추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M&A를 반대하는 트위터 이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인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매체 포스브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대한 “플랜 B도 있다”고 밝히며 인수를 추진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트위터 지분 9.2%를 소유한 최대 주주인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인 로버트 졸릭은 트위터에 글을 올린 적도 없고, 회사 지분도 없다’는 트윗을 올리며 이사회를 비판했다. 졸릭이 미 국무부 부장관, 세계은행 총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쟁쟁한 경력을 지녔지만 정작 트위터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며 비꼰 것이다. 회사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은 트위터 이사회가 회사 일을 좌지우지 하는 것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대 주주인 자신의 이익은 다른 주주의 이익과도 일치하지만 이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길 원하느냐’는 누리꾼의 설문을 리트윗하며 “도와줘서 고맙다”는 댓글도 달았다. ‘트위터가 현재의 형태로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위터 인수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언론 자유를 위한 포괄적인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고 광범위하게 포용하는 공개 플랫폼을 갖는 것이 문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15일 트위터 지분 100%를 주당 54.20달러(약 6만6500원), 총 430억 달러(약 52조8000억 원)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위터 이사회는 ‘포이즌 필(Poison Pill)’로 맞섰다.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기존 주주는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트위터 주가는 15일 미 뉴욕증시에서 45.08달러를 마쳤다. 머스크의 트위터 M&A 시도로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뗀 공동창업자 잭 도시(46)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도시는 머스크의 행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관련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난 이미 트위터를 떠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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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끝나니, 로봇과 취업 경쟁하라고?[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로봇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전 세계 노동 시장은 큰 파도를 만난 것처럼 출렁거렸다. 팬데믹 초기에는 가게와 사무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해고자가 급증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실업률이 떨어졌다. 오히려 ‘대사직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가 열리면서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 높은 임금을 찾거나, 삶의 쉼표를 찍기 위해 사표를 내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다. 생사를 좌우하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경험이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듯하다. 팬데믹 초기, 전 세계 회사들은 폐업의 위협에 시달렸는데 생존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자동화’였다. 병원과 슈퍼마켓에는 바닥 청소 겸 소독 로봇이 등장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화이트캐슬은 요리 과정에서 음식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햄버거 요리 로봇’을 도입했다. 로봇이 만족스러웠는지, 감자튀김 제조도 자동화시켰다. 영국의 한 전국 레스토랑 체인은 로봇식 주방 기술을 제공하는 신생 회사를 사버렸다. 미국의 일부 맥도날드 점포는 드라이브스루에서 고객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음성 시스템을 실험 중이다. 일본의 대형 유통체인 패밀리마트와 로손은 매장에 ‘모델T’(Model-T)라는 로봇을 배치했다. 자동차 업체 포드가 1920년대 조립 라인의 생산 방식을 개척하고 내놓은 자동차 ‘모델T’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키 2m가 조금 넘는 모델T 로봇은 사람과 유사하게 생겼다. 두 팔의 끝에 달린 세 개의 손가락은 병 음료 등 식품을 들어 선반에 옮긴다. 매장 직원은 사무실 안쪽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과 특수 장갑을 착용해 로봇을 조종한다.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 마이크, 헤드폰으로 손님들과 소통도 할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동안 동유럽 근로자가 떠나면서 농업용 로봇에 대한 영국 농장들의 관심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농가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스타트업 ‘스몰 로봇 컴퍼니’ 등이 개발한 로봇이다. 이는 화학 살충제 사용을 줄이면서 밭의 잡초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들이 밭을 돌면서 식물들을 분석한다. 이후 잡초가 잠식하는 곳을 정확히 찾아내고, 전기 충격으로 잡초를 제거한다. 과일, 채소 수확 로봇도 등장했다. 로봇은 AI로 가장 잘 익은 과일을 식별하는데, 토마토처럼 손상되기 쉬운 대상도 정교하게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로봇은 테스트 단계를 밟고 있다. 코로나19가 막 퍼질 당시에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직원과 손님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시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무증상이지만 확진된 직원의 활동으로 사무실이나 가게가 오랜 기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 자동화 확대, 로봇 구독까지 등장 그런데, 최근 팬데믹이 끝날 조짐에도 로봇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미국 첨단자동화협회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로봇 주문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협회는 “역대 최고치인 4만 대에 육박했다. 올해도 증가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으로 공장과 창고 같은 영역에서 자동화 속도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창고 소매점, 건설현장까지 로봇이 녹아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소기업이나 작은 업체들이 값비싼 로봇을 들여올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등장한 ‘로봇 구독 서비스’ 덕분이다. 포르믹테크놀로지와 로벡스, 리오스 같은 기업들이 구독 모델로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로봇을 설치하고 유지·보수해주면서 고객에게 정액 요금을 받는다. 장비 운영과 관련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정액 요금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다. 대개 노동자 시급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말 미 조지아주(州)에 있는 플라스틱 제조사 ‘톰슨 플라스틱’ 사례를 소개했다. 톰슨은 소형 특수목적용 차량의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데, 부품을 열 성형 기계에서 꺼내 컨베이어벨트에 올리는 작업을 로봇이 담당한다. 이전에는 직원이 직접 부품을 꺼내 결함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톰슨은 89대의 사출성형 기계 중 27대에 로봇 장치를 설치했는데, 향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스티브 다이어 톰슨 CEO는 “1대당 12만5000달러(약 1억5400만 원)에 달하는 로봇을 직접 구매할 여력은 안 되지만, 구독을 하면 인건비보다 덜 든다”고 했다. 그는 “로봇 1대당 시간당 10~12달러를 내는데, 과거 직원을 쓸 때는 부가급여를 포함해 시간당 15~18달러를 줬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자동화 구독 트렌드는 이제 막 시작됐다.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과 비슷한 성장세를 누린다면, 로봇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사라진 로봇포비아(Robotphobia) 미국 기업들은 과거 로봇 등 자동화기기를 도입하려고 할 때마다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진보 정당이나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제조업에서 자동화 필요성이 시급해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제조업의 부활’을 내세우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제조를 자국 내에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병목 현상을 체감하면서 공급망 재편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블룸버그는 “팬데믹은 미국이 주요 기술과 부품을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며 “해양 물류비용은 팬데믹 이전 대비 4배 늘었고, 항구에서의 만성적인 물류적체는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월 “기업들은 생산과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기업들이 ‘리쇼어링’(공장 등 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해도, 일 할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내 1140만 개의 일자리가 공석이었다. 2년 전보다 470만 개나 늘었다. 구인난으로 로봇 도입 등 자동화가 급해진 것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러한 분위기를 가속화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화라는 세계 경제의 기존 틀을 바꿀 수 있다고 11일(현지 시간) 분석했다. WTO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서로 다른 블록으로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 제재로 각국이 러시아와 에너지나 원자재 무역을 끊으면서 기존 교역망이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WTO는 “주요 경제권이 상품 생산과 무역에서 더 높은 수준의 자급자족을 달성하려고 하면서 지정학적인 요인에 따라 세계 경제권이 디커플링(분리)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등 주요 국가가 자국 내에 제조업 능력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MZ세대(밀레니얼, 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로봇에 대한 분위기가 바뀐 것도 한 몫 했다. 블룸버그는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 세대는 로봇 기술에 주눅 들지 않는다”며 “로봇을 경쟁상대로 보기 보단, 사람이 하기 싫은 하찮은 일을 로봇이 하는 게 맞다고 여긴다”고 했다. ● 빠르고, 강해진 공장 로봇들 일부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주로 글로벌 이커머스 회사들이다.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유통센터에서 2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는데, 더 민첩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거듭하고 있다. 물류 이외의 배송 등에도 로봇 도입을 준비 중이다. 아마존은 과거 물류센터 직원들이 하루 20㎞ 넘게 걸어야 하는 근무환경이 문제가 되면서 로봇개발업체 키바시스템즈(현 아마존 로보틱스)를 7억7500만 달러(약 9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무인운반로봇 ‘키바’를 센터에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키바는 축구장 14개 크기의 물류센터에서 2m 높이의 선반을 시속 4.8㎞ 속도로 쉴 새 없이 나른다. 배송하는 직원에게 물건을 전달하고, 다음 전달에 적합한 최적의 위치를 계산해 다시 움직인다. 거대한 팔 모양의 로봇 ‘로보스토’도 있다. 최대 6t을 들어 올리는 이 로봇은 3층 높이의 컨베이어벨트로 물건을 들어올리기를 반복한다. 아마존은 로봇 도입으로 물류창고의 효율성이 5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 알리바바의 로봇 기술도 만만찮다. 지난해 11월 초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기간에 알리바바는 주문 받은 상품을 대략 10분 만에 발송했다. 약 100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거래액이 터졌지만, 배송 지연은 거의 없었다. 알리바바가 이 같은 물류 효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밤샘 작업에도 지칠 줄 모르는 로봇의 역할이 컸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들이 활용하거나 개발 중인 로봇으로는 ‘피킹 로봇’과 ‘패킹 로봇’, ‘딜리버리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이 있다. 피킹 로봇은 상품을 차량에 싣거나 내리는 상하차 작업과 분류, 검수 작업을 하고, 패킹 로봇은 상품 포장을 담당한다. 최근 기업들은 상품을 고객 집 앞에 운반하는 딜리버리 로봇과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금까지는 인간 수준의 시각적 인식과 손재주를 필요로 하는 적재 작업을 로봇이 수행할 수 없어서 대규모로 인력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확실히 바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유아기’ 넘긴 인간형 로봇 흔히 로봇이라고 하면 단순히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르는 ‘쇠뭉치’를 떠올리는데, 인간을 본뜬 로봇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로봇청소기처럼 기어 다니거나, 바퀴에만 의지해 이동하지 않는다. 팔, 다리에 관절을 장착한 로봇이 사람, 동물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견 ‘스팟’(Spot)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하던 미국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2020년 인수했다. 스팟은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춤을 춰 관심을 모았는데, 건설 현장 등 안전과 관련된 분야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스팟은 키 84㎝, 몸길이 110㎝로, 360도·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했다. 사족보행을 하는 강아지 형태라 키 큰 로봇이 가기 어려운 험지를 자유롭게 접근한다. 이러한 장점을 인정받아 미 뉴욕소방청(FDNY)이 스팟 2대를 구매했다고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구매 가격은 대당 7만5000달러(약 8300만 원)로 알려졌다. 미 소방당국은 기존에 미국 중장기 제조사 캐터필러의 로봇 ‘슈퍼드로이드’를 구입해서 실제 사고 현장에서 써왔는데, 계단이나 잔해에서 움직이지 못해 드론보다 활용도가 적었다. 바네사 깁슨 뉴욕 브롱크스 자치구 의장은 “1월 뉴욕 브롱크스 화재 현장에서 스팟이 있었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화재는 200명이 넘는 소방관이 투입됐지만 진압되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사고로 19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 사람의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일본 소니는 사람의 자세와 동작을 흉내 내는 휴머노이드 로봇 ‘EVAL-03’을 지난달 18일 공개했다. 이 로봇은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의 자세와 동작을 즉각적으로 해석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동작을 따라한다. 30㎝ 키의 EVAL-03은 26개 관절을 가지고 있다. 발바닥에는 무게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의 격렬한 움직임에도 사람 모양의 로봇이 빠르게 동작을 따라하는데, 이 과정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내년에 사람을 닮은 로봇 ‘옵티머스 버전1’의 생산 계획을 내놓았다. 이 로봇은 사람이 하기 위험하거나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 정교해지고, 똑똑해지고 영국 로봇 회사 엔지니어드아츠는 얼굴에 표정을 지으며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를 지난해 말 공개했는데, 놀라고 웃는 표정이 사람과 매우 비슷해 섬뜩한 느낌까지 불러일으킨다. 2004년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아이 로봇’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로봇 산업의 발전 속도만 놓고 보면, 아이 로봇의 현실화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듯하다. 인간과 유사한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 똑똑한 두뇌의 인공지능(AI) 등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악셀 크리거 미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STAR)은 올해 초 인간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은 채 돼지의 장을 실로 꿰매 이어붙이는 수술을 성공시켰다. 로봇은 인공지능과 영상 시스템을 활용해 돼지 배에 구멍을 내 장문합 복강경 수술을 진행했다. 이는 실과 바늘로 장기의 두 부분을 연결하는 수술인데, 장을 연결하는 장문합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정확성이 요구된다. 수술 중 바늘로 잘못 찔러 장 누출이 발생하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쉬워 보일 수 있다. 로봇이 인간처럼 손을 떨지 않고 반복 동작을 무난히 할 것 같아서다. 문제는 따로 있다. 장기가 뼈처럼 단단하지 않고 물렁물렁하기 때문에 매 순간 판단이 필요하다. 크리거 교수는 “STAR는 최소한의 인간 개입으로 수술 계획을 짜고 조정해 실행까지 하는 최초의 로봇”이라며 “정밀한 수술까지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수천 대의 의료 로봇들이 인공관절이나 치과용 임플란트, 뇌수술 등에 활용되고 있었는데, 생명이 걸린 아주 정교한 수술까지 성공시킬 정도로 고도화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9년 38조 원 수준이던 로봇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4년 149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로봇, 내 일자리 뺏을까? 유통 및 물류, 건설, 의료, 금융, 정보기술(IT) 등 로봇이 각 산업 곳곳을 파고들면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은 수년 째 이어져왔다. NYT는 1969년 ‘로봇은 낮은 비용으로 더럽고 힘든 작업을 수행한다’는 기사로 로봇의 일자리 위협을 전했다. 1980년 ‘로봇이 당신의 일 뒤에 있다, 신기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2017년 말에는 ‘로봇이 우리 아이들의 직업을 빼앗을 것인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NYT는 2017년 기사에서 “AI는 아이가 20대가 될 때까지 수많은 직업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며 “뉴욕의 방사선 전문의는 연 47만 달러(약 5억8000만 원)를 벌고 있는데, 인공지능이 능력이 향상되면서 직업이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2017년 당시 AI는 사람이 하면 45분 걸리는 MRI(자기공명영상) 분석을 15초 만에 끝냈다. NYT는 로봇이 인간 외과 의사를 넘어서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대량의 문서를 검토하는 변호사의 일도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통신 등 일부 언론사들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이미 기사를 작성하고 있어서 기자의 직업도 위태롭다고 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2016년 인공지능 ‘켄쇼’를 도입하고 600명이 넘던 주식 매매 트레이더 중 598명을 해고했다. NYT는 “로봇이 월스트리트를 침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개발한 대니얼 내들러 켄쇼테크놀로지 창업자는 “연봉 50만 달러(약 6억1300만원)의 애널리스트가 40시간에 걸쳐 해야 할 일을 켄쇼는 몇 분 안에 처리한다”고 했다. 로봇의 기술 수준이 발전하면서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직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의 발달에도 흔들리지 않을 직업으로 미용사와 교정치료 전문가를 꼽았다. 가장 위험한 직업으로는 문서정리, 금속 및 플라스틱 모형제작자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생산이나 공정 관련 직업과 사무행정직이 자동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는 문서정리, 도박장직원, 촬영감독, 수력발전소 기술자 등 인공지능이 쉽게 범주화할 수 있는 직업들이다. 반면,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와 사회·의료 관련 전문직 등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용사, 사회 및 지역사회 서비스 관리자, 산부인과 의사, 결혼 및 가족 치료사, 소아과를 제외한 안과의사 등이 그 예다.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 중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자동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한 호텔 체인은 2015년 최초의 로봇 호텔을 열어 기네스북에 등재됐는데, 평가가 좋지 못했다. 호텔의 로봇은 체크인을 해주고, 짐을 받아 보관하며, 칵테일까지 만들어줬다. 고객의 방 청소를 하는 것도, 로비에서 환대의 춤도 추는 것도 로봇이 담당했다.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댄서들은 쉽게 넘어졌고, 짐을 나를 로봇은 계단을 오르지 못했다. 사람이 코를 고는 것을, 대화로 착각해 고객을 깨우기를 반복했다. 고객과 원활히 소통하고, 교감해야 하는 섬세한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듯하다. 결국 호텔은 243개의 로봇 중 절반 이상을 해고했다. 재취업은 못할 것 같다. ● “로봇과 자동화, 오히려 일자리 늘릴 수 있다” 당장 수년 내에 여러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과 달리 로봇의 직업 대체는 더뎌 보인다. 이 기사를 로봇이 아닌 기자가 작성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변호사도 아직 인기 직종 중 하나다. 최근 로봇의 일자리 위협이 과장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월 말 기사에서 “전 세계가 인공지능 혁명의 한 가운데 있지만, 선진국의 고용률은 사상 최고로 상승했다. 로봇 사용이 많은 한국과 일본의 실업률도 낮았다”고 전했다. 2년 간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늘렸지만, 자동화로 실업률이 늘었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도 했다. 공장 자동화로 반복 작업을 하는 직업이 줄고 있다는 사실도 찾지 못했다. 팬데믹으로 자동화가 늘었을 수 있지만, 이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022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의 ‘인공지능 경제학’ 세션에서 “로봇 자동화가 일부 노동자를 대체해도 디자이너, 통합관리자 등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결합해 기계가 스스로 실수를 이해하고 수정하며 우선순위까지 정하는 ‘머신지능’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고객서비스 업무를 인공지능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인공지능을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동화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필립 아기온 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화가 오히려 고용을 증가시킨다”는 역발상을 제시했다. 자동화가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이 채용을 더 늘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선순환으로 회사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진출하거나, 더 노동 집약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증명하는 또 다른 연구가 있다. 아다치 다이스케 오르후스대 조교수 팀은 1978년부터 2017년 사이 일본 제조업 기업들을 들여다본 결과, 직원 1000명 당 로봇 1대가 늘어나면 회사의 고용이 2.2%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IT 연구진도 핀란드 기업들에서 로봇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고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웹 스탠포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기 자동화가 클수록 고용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AI가 일련의 일을 대신하겠지만 모든 것을 대체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 로봇보다 덜 똑똑하고, 더 비싼 사람 쓰기 로봇의 전면적인 일자리 침투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은 일정 영역에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규모 고용이 걸리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많은 영역에서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고용도 굉장히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압박에 의해 필수 인력보다 사람을 더 뽑는 비(非)경영적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마존은 최근 영국 북부 지역의 달링턴 마을에 창고를 열었는데, 1300명의 정규직을 고용했다. 최근에는 500명을 추가로 뽑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지역은 최근 몇 년 간 수많은 지역 상점이 문을 닫은 것에 대해 아마존에 책임을 물었고, 아마존은 고용 등 투자로 해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WSJ은 ”정부 관리들은 투자 압박이 아마존 경영진에 있었고, 회사의 투자로 전자상거래 업체(아마존)에 대한 태도가 누그러졌다“고 했다. 아마존은 현재 5만5000명 이상의 영국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도입이 필수가 된 것도 로봇의 전면 도입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로봇이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직장인 생활에 배우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자들이 수많은 변수를 AI에 주입시키고 있지만, 끊임없이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대처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구간에서 탈출한 말이나, 비상 착륙하는 경비행기 등이 도로에 등장했을 때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처리하지만(피하지만), 기계는 고군분투할 수 있다. 눈이 내려 차선 표시가 부분적으로 가렸을 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해 자율주행차가 충돌을 피할 수 없을 때 임신부와 어린 아이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같은 윤리적 과제도 있다. ● “‘로(봇) 대리’도, ‘직원’도 협업 준비해야” 로봇의 개발 수준이 높아지고, 구독 서비스와 대량 생산 등으로 비용이 낮아지면서 기업에서 로봇과 AI의 역할이 계속 커질 것은 명확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로봇과 사람의 협업 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기업은 로봇과 직원의 협업을 대비한 교육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줄리 샤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로봇은 정의된 작업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과 일하는 로봇은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사람과 협력하고, 직원이 필요로 하는 것을 예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로봇이 ‘직원’처럼 일하려면, 사람과 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자연어 명령을 사용해 로봇을 학습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현재 개발 중이다. 직원들의 디지털 기술 교육도 필요하다.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하는 아마존은 실제로 직원들의 기술 교육 훈련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무거운 물건은 로봇이 옮기지만, 로봇을 조작하고, 고객한테 제품을 최종 전달하는 것은 사람이다. 이러한 연결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 하려면 이를 다룰 수 있는 직원들의 역량 역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2025년까지 디지털 기술 교육훈련에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은 아니지만, 독일 자동차 제조사 BMW도 임직원에게 AI 기술의 기초를 교육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가 지난해 100여 개 국가의 CEO 50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6%가 ”자동화와 기술 교육(디지털 투자)을 통해 직원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답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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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국 물가 수십년來 최고치… 加-뉴질랜드 등 잇단 ‘빅스텝’

    세계 주요국들도 고(高)물가 대응을 위해 잇따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3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고 외신이 전했다. 캐나다의 빅스텝은 2000년 5월 이후 약 22년 만이다. 뉴질랜드도 전날 22년 만에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음 달 0.5%포인트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주요국의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물가상승률은 수십 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이 8.5%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영국은 7%로 30년 만에, 독일은 7.3%로 40년 만에, 프랑스와 스페인은 각각 4.5%와 9.8%로 3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도 각각 31년, 32년 만에 최고치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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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트위터 모든 지분 53조원에 사겠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사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착수했다고 14일 미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된 머스크가 M&A에 성공한다면 표현의 자유 강화, 구독료 변경, 광고 폐지 등 트위터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M&A 제안서에서 트위터 지분 100%를 주당 54.20달러(약 6만6500원)에 현금으로 인수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총 430억 달러(약 52조8000억 원) 규모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합병이 현실화되면 여러 서비스 변화와 더불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소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해온 머스크는 일부 표현을 제한하는 트위터 방침에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제안서에서도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한 사회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트위터에) 투자한 현재 형태로는 이러한 사회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트위터는 개인 기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내 제안은 최선이자 최종적인 것으로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주주 지위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측은 “머스크의 인수 제안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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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주주’ 일론 머스크, 52조에 트위터 인수 나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착수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된 머스크가 M&A에 나서면서 트위터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M&A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M&A 금액으로 트위터 1주당 54.20달러(약 6만6500원)씩, 총 430억 달러(약 52조8000억 원)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트위터 사랑은 남다르다. 평소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는 머스크는 자신의 테슬라 지분 10%를 팔아야 하는지 같은 돌발 설문을 올리기도 했다. SEC가 이달 4일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에 해당하는 7348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자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째로 사버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가 7일 최대 주주 머스크가 이사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이틀 만에 번복하면서 트위터 M&A 가능성이 제기됐다. M&A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상충 문제를 피하려고 머스크가 말을 바꿨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도 “머스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이사회 표결을 비롯해 재정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때 잠재적인 이해 상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트위터 사업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쏟아낸 머스크를 볼 때 M&A가 이뤄지면 트위터 서비스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 블루’ 구독) 가격은 월 2달러(약 2500원) 이하가 돼야 하고 12개월 치를 선불해야 한다. 계정이 스캠(사기)에 사용됐을 때는 환불 없이 정지된다”고 올렸다. 지난해 6월 트위터가 내놓은 첫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는 트윗 취소, 광고 제거, 인기 기사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월 구독을 갱신하는 모델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선보였다. 트위터 블루 구독료는 월 2.99달러(약 3700원). 머스크는 가상자산인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플랫폼 광고를 없애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생존하기 위해 광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트위터) 정책을 좌우할 기업들 힘이 커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로 출근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 건물을 노숙자 쉼터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깜짝 설문조사’를 9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도 재택근무를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로 비는 사무실을 노숙자에게 제공하자는 의견이었다. 24시간도 안 돼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만 명 넘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도 “좋은 생각”이라는 트윗을 남겼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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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에 블록체인 기술 전수한 美전문가, 징역 5년3개월 선고

    북한을 방문해 강연 등으로 가상자산 관련 기술을 알려준 미국인 전문가에게 징역 5년3개월형이 선고됐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가상자산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39)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미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리피스는 비영리 단체인 이더리움재단에서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연구했다. 그는 2019년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평양 블록체인·암호화폐 회의’에 강연자로 참석한 뒤 미국에 돌아와 체포됐다. 당시 미 국무부는 그리피스는에게 북한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그리피스는 이를 무시하고 평양행을 선택했다. 검찰은 그리피스가 회의에서 강연한 블록체인 관련 내용이 북한의 돈세탁과 제재회피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리피스는 대북제재법인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으로 기소됐다. 이는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에 상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법 위반자에게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피스는 유죄를 인정해 형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피스는 2년형을 요구했지만, 케빈 카스텔 연방판사는 검찰이 요구한 최저 5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100만 달러 미만의 벌금을 제안했는데, 카스텔 판사는 그리피스에게 10만 달러(약 1억2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미 법원은 그리피스가 북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전수해 북한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도록 지원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피스는 2007년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항목 내용을 수정한 익명 사용자들의 신원을 밝혀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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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남기 “성장률 전망치 하향… 물가는 더 오를 것”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말 제시한 3.1%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제약받는 건 너무 당연하다”며 “성장률은 전망치보다는 낮고 인플레이션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물가 상승률은 2.2%였다. 홍 부총리는 또 “원-달러 환율은 지금이 거의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도 환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3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해 이미 정부가 승인한 360억 원 외에 추가 지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용산 이전에 따른 비용은 ‘496억 원 플러스알파(+α)’”라며 “알파가 얼마가 될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세계 무역 성장세가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WTO는 연간 세계무역전망보고서 공개를 하루 앞두고 내놓은 우크라이나전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을 2.4%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0월 WTO가 예상한 4.7%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세계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도 0.7∼1.3%포인트 낮아진 3.1∼3.7%로 예상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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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 핵실험’ 尹정부 출범 전후 유력… 이달엔 미사일 발사 가능성

    북한의 7차 핵실험 ‘디데이’가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 직전 또는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 당국이 판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진행 중인 각종 정황을 종합하면 준비를 마무리하는 데 한 달가량은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다만 북한이 이달 중에도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등을 전후해 미사일 발사 등 핵실험에 앞서 ‘징검다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北 핵실험 다음 달 초중순 유력 11일 복수의 정부 핵심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풍계리에서 북한 핵실험 징후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만큼 정찰 자산을 동원해 그 일대 감시 수위를 높이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알려진 대로 북한이 복구에 힘을 쏟는 곳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이미 3번 갱도 내 새로운 통로를 내기 위해 굴착하는 등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018년 5월 외신을 초청해 보여준 풍계리 ‘폭파쇼’ 당시 무너진 3번 갱도 입구 쪽이 아닌 지름길인 ‘옆구리’를 뚫는 방식으로 복구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핵실험이 이달 중순이면 가능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 핵심 당국자는 “핵실험장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핵실험에 나설 경우) 다음 달 초중순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3번 갱도의 높이가 낮아 공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또 당국자는 “새로 입구가 건설되고 굴착 등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최근 포착된 공사 흔적 등을 냉정하게 분석해 종합하면 최소 한 달은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이 갱도 복구 완료 직후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수십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의 위력을 지닌 소형 전술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 이달 중 국지 도발 가능성 정부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역시 신형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하는 데 기술적 문제가 있어 보여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핵심 당국자는 “신포조선소에서 최근까지 신형 잠수함의 정체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초 2019년 7월 북한 관영매체에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 신형 잠수함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우리 정보당국은 건조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봤지만 이후 추가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나타나는 이상 활동들은 구형 SLBM 발사를 위한 활동이거나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당장 핵실험이나 신형 SLBM 도발은 아니더라도 탄도미사일이나 국지 도발 등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고 있다. 남측 정권교체기에 맞춰 계속 긴장감을 유지시킬 목적으로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장 현장 등도 철저하게 우리 정보 자산을 기만할 목적으로 위장했다면 핵실험이 이달 안에 전격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북한은 대남(對南) 긴장 조성 행위도 이어가고 있다. 11일 NK뉴스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자산인 고급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을 철거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초 금강산 관광지구 안에 있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을 철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추가로 나타난 움직임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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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 참여 안 하기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최대 주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미 CNBC 등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대신 ‘유료 서비스 개편’ ‘가상자산 결제 도입’ ‘본사 노숙자 쉼터 개조’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머스크가 이사직을 시작하기로 한 9일 오전, 이사직을 맡지 않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앞서 아그라왈 CEO는 7일 회사 지분 9.2%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된 머스크가 이사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틀 만에 번복된 것이다. 머스크는 이사직을 맡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이사회 표결을 비롯해 재정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때 잠재적인 이해 상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아그라왈 CEO는 “머스크는 여전히 트위터 최대 주주다. 회사는 여전히 그의 동참에 열려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벌써부터 트위터와 관련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 블루 구독) 가격은 월 2달러(약 2500원) 이하가 돼야 하고 12개월 치를 선불해야 한다. 계정이 스캠(사기)에 사용됐을 때는 환불 없이 정지된다”고 올렸다. 지난해 6월 트위터가 내놓은 첫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는 트윗 취소, 광고 제거, 인기 기사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월 구독을 갱신하는 모델로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선보인다. 트위터 블루 구독료는 월 2.99달러(약 3700원). 머스크는 가상자산인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플랫폼 광고를 없애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트위터가 생존하기 위해 광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트위터) 정책을 좌우할 기업들 힘이 커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로 출근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 건물을 노숙자 쉼터로 전환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깜짝 설문조사’를 9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도 재택근무를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로 비는 사무실을 노숙자에게 제공하자는 의견이었다. 24시간도 안 돼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만 명 넘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도 “좋은 생각”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머스크는 평소 농담 섞인 트윗을 많이 남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그의 SNS 활동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다만 이번에는 “이(노숙자 쉼터) 문제에 진지하다”며 농담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김성모기자 mo@donga.com}

    •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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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근무 중단? 차라리 떠난다…코로나 후 사무실 다시 붐빌까[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 ‘붐비는 사무실의 귀환’ 최근 미국, 유럽의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 중순부터 회사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했다. 기업들은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고용하는 정책도 없애고 있다.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전 직원에게 백신접종을 요구하는 방침을 연초에 폐기했다. 2년 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직원들은 빠르게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1월 재택근무 권고 지침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도 회사로 직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달 15일 미국 신용카드 업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를 시작으로 씨티그룹(21일)과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달 4일), 애플(11일) 등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요청했다. 과거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재택근무가 화두였던 것처럼 ‘출근’ 역시 뜨거운 관심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붐비는 사무실의 귀환’이라는 기사로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쳐다보거나, 수다를 떨고, (음식을) 후루룩하고, 헐떡거리거나 바스락거리고, 안절부절 못하는 직원들에게 둘러싸이는 물리적 현실에 다시 익숙해져야한다”며 잠시 잊고 살았던 평상시 사무실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출근 시 바지를 입는 것은 필수사항이라고도 했다. 직원들이 그동안 얼굴이나, 상체만 보이는 화상회의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다.● “김 대리 이 과장, 잠깐 시간 되나?” 직원들은 곧바로 닥칠 각종 대면 회의와 회식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 출퇴근 과정도 기나긴 여정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일까. 미국의 직장인들도 여전히 재택근무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가 1월 재택근무 중인 현지 직장인 58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자의 78%가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1년 전(64%)에 비해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직원들이 방역 등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재택근무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 중 61%는 ‘스스로 선택해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 폐쇄 때문에 사무실에 가지 못하는 비중은 38%였다. 펜데믹 초기와 정반대의 결과다. 펜데믹 초기에는 64%가 직장폐쇄 때문에 회사에 나가지 않았고, 36%만이 본인이 원해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퓨리서치는 “사무실이 문을 열어도 사람들은 집에서 일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재택근무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다”고 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코노미스트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간 미국, 프랑스, 폴란드 등 9개 주요 국가에서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직원들이 재택 등을 포함한 원격근무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직원들이 통근 시간 절약 같은 생산성과는 상관없는 다른 이유 때문에 자신의 생산성에 대해 과신하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직원들의 이러한 자기평가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탈’을 ‘일상화’하자고?” 일부 기업의 임원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 간 협업은 필수”라며 “재택근무는 일탈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던 때에 신입 사원들이 전원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일을 배워야 할 때 화상회의로 ‘일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며 우려했다. “일이 무슨 장난이야?”라는 상사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재택근무는 직원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직원들의 창의적 협업을 가로막는다”고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의 장점을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며 “대면 접촉 없는 근무 방식은 글로벌 기업인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밖에 없다”고 했다. 사람들의 비대면 활동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넷플릭스가 재택근무를 비판하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로 직장 상사들은 자의든, 타의든(CEO가 원했을 수도 있으니까) 사무실을 선호한다. 증거가 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1위 기업용 메신저 기업 슬랙은 “조사 결과 원격으로 일하는 임원 중 75%는 일주일에 3일 이상 사무실에 있기를 원했다. 일반 직원(34%)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회사가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 역시 객관적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거물들이 사무실을 좋아하는 이유’로 공간이 부여하는 지위를 들었다. 카펫이 깔린 더 높은 층의 멋진 방과 회의실에서의 큰 의자 등을 줌(화상회의 플랫폼)에서는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지위는 여럿이 있을 때 두드러져 보일 것이다.● “덜 열심히 일할 직원 뽑기” 애플의 일부 직원들은 팀 쿡 CEO에게 공개 서한을 보낼 정도로 사무실 복귀에 반발하고 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다른 회사의 직원들도 비슷한 마음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한 대기업의 익명 사내 게시판에는 재택근무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댓글에 재택근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 직원은 회사 측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렸는데, 전산오류로 이 직원이 최고인사책임자라는 사실이 확인돼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그렇게 원하는데, 재택근무를 병행할 수는 없을까. 재택근무의 생산성과 관련한 몇몇 연구들이 있었다. 미 시카고대와 영국 에섹스대 연구진은 아시아 IT 기업들의 온라인 접속 데이터를 통해 주어진 업무와 직원들이 일한 시간, 처리된 작업의 수 등을 추적했다. 이를 코로나19 전, 후의 수치를 비교한 결과, 직원들의 노동 시간은 30% 늘었지만, 생산량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업무의 속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 중국 연구팀은 IT 기업 바이두 기술자 139명이 작업한 코드의 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20명 이상의 팀원들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협업이 필요한 업무에서는 효율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미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엠마 해링턴은 미국의 한 대형 온라인 소매업체 콜센터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현장 작업자가 재택근무로 이동했을 때 업무량(시간당 통화량)이 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생산성의 증거로 볼 수 있다. 다만, 원격 근무자는 현장 직원과 비교해 승진 비율은 떨어졌다. 일을 잘 해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승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채용이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전면적인 재택근무는 ‘덜 열심히 일할 직원’을 뽑을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고용된 사람들은 이전에 현장근무로 뽑힌 사람들보다 생산성이 18%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헤링턴은 “원격근무가 잠재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직원을 끌어들였다는 증거”라고 했다. 재택근무의 장점만을 노리는 이들의 지원이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 일에 대한 태도 변화…“플랜B 없이도 떠난다” 기업들도 고민이 많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된 미국은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기업의 임금 인상 압박이 상당하다. 물가 상승에 맞춰 월급의 올려달라는 요구가 강해졌다.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9% 올라 1982년 이후 가장 가파른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공급망 병목 현상,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 등이 물가를 끌어올렸고 그 여파로 인건비가 상승했다. 이후 인건비 상승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다시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실질 소득은 수개월 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기업들이 인건비를 올리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월급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미 연봉 분석 기업 페이스케일은 올해 미국 기업 92%가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85%보다 늘어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대사직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다. 직원들이 “돈은 됐고, 일단 그만두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미국 전체 퇴직자는 610만 명으로 전월보다 약 5만 명 늘었다. 이중 자발적 퇴직자는 440만 명에 달한다. 미국의 자발적 퇴직자는 지난해 11월 450만 명으로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2월에도 비슷한 숫자가 집계된 것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대사직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약 300만 명이 노동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소매업과 제조업, 정부 소속 교육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모로 기업들이 직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은 올해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10K)에서 재택근무 등 변화하는 근무 환경과 이에 따른 인재 유출을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보고서에 “현재와 미래의 근무 환경에 대한 변화가 직원의 요구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다른 회사에 비해 불리한 것으로 인식되면 직원을 고용하고 유지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CNBC는 “이는 팬데믹이 발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대기업들이 직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킬 방법과 그 위험성에 대해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를 중단시키면 사표를 내버릴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코로나19와 ‘욜로 이코노미’ 직원들은 왜 ‘플랜B’도 없이 회사를 관둘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긴 스트레스 탓이다. 재택근무는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해줬지만, 일과 가정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고, 이에 대한 압박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WSJ은 “‘MZ세대’(밀레니얼, Z세대) 중 특히 저축해 놓은 돈이 있어 일을 잠시 쉬어도 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일을 그만두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여기에 “방역 스트레스까지 겹쳐 번아웃(소진)을 느낀 젊은 직장인들도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도 됐다.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하면서 삶의 중요한 가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특히 일에 몰두해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마스크를 거치지 않은 상쾌한 공기, 가족들과의 해외여행,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 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간절하게 떠올리게 했다. ‘당장 내일 죽을지 모르는데 성공이 무슨 의미냐’고 말할지 모른다. NYT는 ‘욜로 이코노미’(YOLO·You Only Live Once)라는 글을 지난해 게재했다. 젊은이들이 회사를 관두고 “내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외치는 욜로의 삶을 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데는 아이러니하게 정부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의 영향도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는 방역 정책 등으로 자영업자 등이 타격을 입자 돈을 풀기 시작했다. 사회안전망 강화를 목적으로 이뤄진 재정 확대는 사람들의 계좌를 뚱뚱하게 만들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진 대신, 기업들의 주가가 뛰었고,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당장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도 불어난 자산을 가지고 재충전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사람들이 재산이 늘어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 우울한 ‘포모증후군’(FOMO·Fearing of Missing Out)의 확산 반대로, 돈 때문에 그만두는 이들도 생겨났다. ‘내 집 마련’을 못한 이들의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자산 증식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이다. 퇴직자의 다수는 구인난인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월급을 더 주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투자 자금이 넘쳐나면서 창업으로 눈길을 돌린 이들도 꽤 있다. 야후뉴스는 지난해 8월 설문에서 미국 퇴사자의 3분의 1 가량이 스타트업 창업을 계획하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 제품 평가사이트가 18세 이상 미국 직장인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32%가 창업하기 위해 퇴사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높은 퇴사 이유는 ‘더 나은 처우를 위해’(44%)였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선망의 직업으로 꼽히던 공무원의 인기 추락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국가직 공무원 경쟁률은 29.2 대 1을 기록했다. 2011년 93 대 1을 기록한 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다 30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30 대 1 이하로 내려간 것은 1992년(19.3 대 1) 이후 처음이다. 현직 공무원과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공무원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적은 보수, 악성 민원에 따른 고충 및 많은 업무량, 경직된 조직 문화 때문이다. 특히 MZ세대는 낮은 임금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높은 집값 때문에 결혼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실제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 소유자(투자자)는 1384만 명으로 전년 대비 50.6% 늘었다. 국내 주식 투자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기업 내에서는 ‘젊은 애들이 일은 안 하고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거래하기 위해)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MZ세대는 “열심히 일해서 성과급을 받아도, 승진해서 월급이 올라도 집을 살 수 없다”고 항변한다. 이러한 경제 흐름은 포모증후군을 확산시켰다. ‘매진 임박’, ‘한정 판매’ 등 제품의 공급량을 조절해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에서 비롯된 포모증후군은 자신이 소외되는 것에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를 뜻한다.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이 오르는 강세장에서 나만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조급함이 생겨나는 것이다. 최근 한 설문 업체의 조사 결과 20, 30대의 약 17%가 이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키우는 플랫폼들 팬데믹 이후 일의 형태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업무량에 따른 제대로 된 보상 등이 부각되면서 ‘긱 이코노미’ 시장이 커졌다. 이는 기업들이 정규직이 아닌 임시직 형태의 고용을 늘리는 경제현상을 뜻한다. 쉽게 말해 ‘프리랜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긱’은 과거 미국에서 여러 재즈바를 돌며 잠깐씩 공연을 해주는 연주자를 ‘긱’이라고 불렀던 데서 비롯됐다. 몇 년 전만해도 우버 같은 승차 공유 업체나 배달 업체의 근로자를 중심으로 긱 이코노미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술 등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직장을 관둔 직원들이 전문성을 살려서 프리랜서처럼 일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긱 이코노미와 관련해 중개 플랫폼 ‘파이버’(Fiverr)의 성장이 2020년 주목을 받았다. 2019년 6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파이버는 그래픽 디자인, 디지털 마케팅, 영상 제작 등 기술자들을 일반 회사들과 연결해주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적게는 5달러부터 많게는 수백 달러까지 지급되는데, 파이버는 최근 고숙련 기술자를 연결하는 ‘파이버 프로’도 도입했다. 파이버는 직접 심사를 거쳐 전문가들을 선정한다. 파이버의 장점은 비용 절약이다. 정규직으로 사람을 뽑지 않고도 기술자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예산과 목표일, 작업계획서 등을 제공하고 비용을 서로 조율해 효율적으로 작업을 마칠 수 있다. 2020년 말 파이버의 활성 이용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미국에는 6800만 명의 ‘긱 워커’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크몽, 탤런트뱅크, 숨고 등 파이버와 유사한 플랫폼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전공이나 취미를 살려 ‘N잡’(2개 이상의 직업)을 뛰려는 MZ세대까지 몰리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소상공인과 기업들의 아웃소싱(외주)을 돕는 크몽은 디자인, IT 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번역 등 10여 개 영역 500여 개 카테고리에서 총 33만 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몽에 등록한 전문 인력만 20만 명이 넘는다. 가격은 만 원대부터 수천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크몽은 코로나19 이후 사업(거래액)이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중소기업을 위한 인력 매칭에 강점을 갖고 있는 탤런트뱅크 역시 지난해 상반기(1~6월) 요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탤런트뱅크는 대기업 팀장이나 중소기업 임원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선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인증해 연결시켜주고 있는 전문가는 약 3500명으로 알려졌다. 인테리어 등 홈·리빙 분야에 주력하는 숨고도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거래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 ‘공채의 종말’ 국내 긱 이코노미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술이 발달하고, 업무가 세분화될수록 특화된 영역에 맞는 기술자들을 쓰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한 번에 사람을 뽑아 쓰는 ‘정기 공채’를 없애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이미 2020년부터 대규모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업부서에서 사람이 필요할 때, 인재를 직접 선발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개발자가 회사의 핵심인 IT 기업들은 대부분 공채가 아닌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프로젝트나, 특정 업무에 따라 사람을 일시적으로 뽑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비용이나 효율적인 면에서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람을 많이 뽑는 것보다 누구를 뽑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공채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긱 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2019년 284조 원에서 2021년 398조 원, 2023년(추정) 521조 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 인재들과의 타협점 찾기 ‘대사직의 시대’를 맞은 해외 주요 기업들은 당분간 직원들과 타협점을 찾는데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IT 업계에서 개발자를 두고 연봉 인상 경쟁을 펼쳤던 것처럼 해외에서도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 달래기’의 일환으로 재택근무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재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퇴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게 하고 있다. 최근 MS가 임직원 3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하이브리드 근무자 비중은 2020년 31%에서 지난해 38%로 상승했다. 자라드 스파타로 MS 부사장은 “수많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동료와의 관계 등 하이브리드 근무가 많은 숙제를 던지고 있다”고 우려도 내비쳤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다양한 근무 방식을 인재를 뽑는 ‘무기’로 활용한 스타트업도 있다. 국내 여행 관련 스타트업인 마이리얼트립은 사업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사전에 동료들에게 이를 공유만 하면 된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업 초기 좋은 인재를 데려오고 싶었는데, 금전적인 보상이 어려워 원격 근무 같은 근무 방식과 복지 등을 앞세워 인재들을 끌어 모았다”고 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지난해 ‘전면 온라인 업무’를 선언하면서 본사 사무실까지 없애버렸다.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온라인 근무 규범 같은 ‘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팬데믹 이후 많은 직원이 온라인으로 회의 등 일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규칙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타 울리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모두가 재택근무를 할 때는 그나마 나았는데, 이제는 재택과 비재택 근무가 뒤섞이고 있다”며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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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우치의 경고 “올가을 美서 코로나 재확산될 수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은 올가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등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 전환을 기대하는 가운데 미국 대표적인 감염병 권위자가 이런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6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현재 미국의 면역 수준을 고려할 때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나 다른 변이로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향후 몇 주간 확진자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에) 충분한 집단면역이 형성돼 많은 사람이 입원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이 영국 등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뒤따르고 있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실내 방역 규제를 대거 해제했으며 백신 면역 효과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이를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좋은 여건으로 꼽았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퍼졌던 2020년, 2021년 가을과 마찬가지로 올가을도 코로나19가 다시 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을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확진자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며 “식품의약국(FDA)과 자문위원회가 만나서 전략을 짜고 국립보건원(NIH)이 최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뭐가 될지 결정하기 위해 연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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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45%’ 바이든, 백악관 찾은 오바마에 “옛날이 좋았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을 찾아 자신이 집권할 당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보험 정책 ‘오바마케어’를 계승한 ‘전 국민 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국면 전환용 카드로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다시 찾은 것은 2017년 퇴임 후 처음이다. 이날 먼저 연단에 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좋았던 옛 시절이 생각난다”며 “ACA는 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바마케어’가 가장 맞는 말”이라고 전임자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대혼란, 40년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 잦아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이날 로이터통신 조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은 45%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건강보험에 대해 이야기하자”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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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통령” 농담 건넨 오바마에…바이든 “좋았던 시절 생각나” 화답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을 찾아 자신의 집권 당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보험 정책 ‘오바마케어’를 계승한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국면전환용 카드로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다시 찾은 것은 2017년 퇴임 후 처음이다. 이날 먼저 연단에 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좋았던 옛 시절이 생각난다”며 “ACA는 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바마케어’가 가장 맞는 말”이라고 전임자를 치켜세웠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의 관계가 정치적 동반자가 아닌 ‘진짜 친구’(actual friends)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대혼란, 40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 잦아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이날 로이터통신 조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은 45%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에 “건강보험을 이야기하자”며 답변을 회피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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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출막힌 러 LNG 헐값매입 추진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대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자회사 페트로차이나 등 대형 국영기업이 앞장서서 러시아산 LNG 현물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는 방안을 공급업체와 논의하고 있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계 주요 LNG 수입업체는 국제사회의 제재 및 평판 손상을 우려해 러시아산 LNG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 일부 수입업체는 러시아산 가스를 산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기업을 통해 LNG 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수입업자들은 이미 지난 몇 주간 러시아산 LNG를 활발히 구매했다. 이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LNG 현물 시장에서 러시아산 LNG는 시세보다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산 LNG를 대폭 할인해 구매하면 중국의 냉방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가스 가격이 오르기 전 LNG 비축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계산에 따른 행동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 기업의 이런 행보를 불만의 눈초리로 보는 기색이 역력하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인도 등 러시아와 교역을 이어가는 기업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역시 최근 한 달간 러시아 원유를 1300만 배럴이나 사들였다. 미국과 유럽이 강하게 비판했지만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인도는 원유를 헐값에 구매할 기회라며 개의치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달리프 싱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정부 관계자와 만나 “우리는 인도가 에너지 등 러시아산 수입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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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채굴 1900만개 돌파… 200만개 남았다

    총 발행 개수가 2100만 개로 정해진 가상화폐 비트코인 채굴량(생산량)이 1900만 개를 넘어섰다고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일 비트코인 채굴업체 ‘SBI 크립토’가 1900만 번째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이로써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은 200만 개 이하가 됐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2008년에 선보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자산이다. 비트코인은 국가 화폐를 발행, 관리하는 중앙은행을 대신해 이용자들이 비트코인 전체 거래를 약 10분에 한 번씩 기록한다. 기록이 제대로 됐는지 입증하고 가장 먼저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푼 사람에게 그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한다. 이를 채굴이라 부른다. 블록체인은 10분마다 생기는 거래 기록(블록)을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2009년 시작됐다. 비트코인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채굴업자 수에 따라 수학 연산 난이도가 바뀌도록 설계돼 있다. 복잡한 연산을 풀기 위해 컴퓨터 수백 대를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채굴업자들은 채굴 보상 및 거래 수수료 등을 받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 같은 조정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가상자산 업계는 비트코인 채굴 완료 시점을 214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시점 이후 비트코인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전체 채굴이 끝나면 기록해야 할 동기가 사라져 비트코인 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비트코인 희소성이 커져 가격이 상승해 수수료 기반 수익만으로도 채굴업자가 존재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견해도 있다. 해외에서는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을 국가별 전력 사용량과 비교하면 세계 27위 수준이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앞선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는 이달부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신문과 소셜미디어에 비트코인의 생성 방식을 비판하는 광고를 실을 예정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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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궈룽 살아온듯, AI로 되살린 ‘마지막 콘서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산하 텐센트미디어랩이 홍콩 영화배우이자 가수 장궈룽(張國榮·1956∼2003)의 생전 콘서트를 고화질(4K 해상도)로 복원해 방송했다. 2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미디어랩은 장궈룽의 마지막 콘서트인 2000년 ‘레슬리 청 패션 투어’ 영상 화질을 대폭 개선해 그의 기일(忌日)인 1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텐센트비디오 등에서 공개했다. 텐센트미디어랩 측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당시 콘서트 영상 화질을 6배 더 선명하게 했다고 밝혔다. 콘서트장 어두운 조명 아래 흐릿하게 보이던 장궈룽의 얼굴과 머리카락 등을 AI가 더욱 또렷하게 만든 것이다. 이날 영상 조회수는 3시간 만에 1740만 회를 기록했다. 가수로 데뷔한 장궈룽은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패왕별희’ ‘해피투게더’를 비롯해 숱한 히트작을 남겼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그는 2003년 4월 1일 홍콩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의 팬들은 매년 4월 1일 홍콩을 비롯해 각지에서 그를 추모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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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으로 우려되는 ‘공유지 비극’[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포성 커지자 재무장 나선 선진국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군비를 늘리고 있다. 이웃 국가에서 일어나는 참상을 보고, ‘무기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내년 국가안보 예산을 올해 7820억 달러(약 953조4144억 원)보다 4%가량 늘어난 8134억 달러(약 991조6973억 원)로 편성했다. 이중 국방부 예산은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7730억 달러(약 942조2097억 원)인데, 1459억 달러(약 177조7500억 원)를 F-35 전투기와 B-21 폭격기 구입 등에 쓸 방침이다. 미 행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3.5% 줄인 긴축 예산으로 편성하면서도 국방 관련 예산은 늘린 것이다. 중국 재정부도 지난달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7.1% 늘린 1조4504억5000만 위안(약 277조1085억 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2014년 12.2%를 정점으로 2015년 10.1%, 2016년 7.6%, 2017년 7.0%, 2018년 8.1%, 2019년 7.5%, 2020년 6.6% 등 매년 하향세를 보이다가 지난해(6.8%) 증가세로 돌아섰다. ‘강대강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잠자던 독일’마저 깨웠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국으로서 반성과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군비 강화를 자제해왔다. 그런데, 전쟁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독일은 최근 F-35 전투기 35대 구매 계약을 거의 마무리했고, 탄도미사일 방어망 구매도 타진 중이다. 또 올해 국방비를 1000억 유로(약 134조1790억 원)로 늘리고,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인 연간 방위비 지출 비중도 2024년까지 2%로 올리기로 했다. 이외에 덴마크, 스웨덴, 이탈리아 등이 국방 예산을 GDP의 2%까지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스웨덴의 경우 1980년대 초반 GDP 대비 3% 수준이었던 국방비 지출을 1% 수준까지 낮췄는데, 다시 이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생각지도 못한 우려해외에서는 뜻밖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군비 경쟁이 기후 변화와 환경 개선에 대한 각국의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쟁이 기후 변화와 관련된 행동을 탈선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군대는 매우 에너지 집약적”이라며 국방비 예산의 증가는 탄소를 직접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를 의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가마다 쉬쉬하고 있지만, 군대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줄곧 있었다. 영국 가디언은 영국 국방부가 자국 군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 300만 t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100만 t에 이른다고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GR) 단체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평균 크기의 자동차 600만 대가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에 맞먹는 규모다. 미국 정부 역시 자국 군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5600만 t이라고 밝히지만, SGR은 그 양을 2억500만 t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브라운대 왓슨 국제 및 공공문제연구소는 2017년 미 국방부의 온실 가스 배출량이 스웨덴과 덴마크, 포르투갈 등의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을 더한 것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군수 산업의 첨단화 속에도 기름을 먹는 전차나 항공모함, 전투기는 여전히 핵심적이다. 테슬라의 등장 이후 전기차가 우리에게 익숙해졌지만, ‘전기 탱크’나 ‘전기 전투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각국 정부는 2015년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있는데, 군수 시설은 각국 정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상태다. 가뜩이나 국방 분야가 사각지대로 꼽혀 왔는데, 이번 전쟁으로 ‘구멍’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세계화는 끝났다”이번 전쟁으로 ‘탈세계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세계화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쟁은 수면 아래서 진행되던 탈세계화를 물 밖으로 꺼내버렸다. 각국이 마스크 대신 ‘방패’를 손에 쥐게 만든 것이다. 대놓고 “우크라 전쟁으로 세계화가 끝났다”고 비관하는 전문가도 있다. 연 10조 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30년 간 이어진 세계화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했다. 그는 주주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냉전 이후 유지되던 세계 질서를 뒤엎었다”며 “팬데믹 위에 겹겹이 쌓인 전쟁의 정치·경제·사회적 영향이 수십 년간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전쟁 이후 경제의 중심축이 ‘세계화’에서 ‘온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탈세계화는 환경 문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먼저 자원 공급의 병목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병목 현상이 생기면 공장이 멈추니 환경에 좋은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맞다. 그런데, 전기 자동차, 풍력발전기 부품 공장 같은 친환경 산업까지 정지시키는 것이 문제다. 이미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병목 현상으로 친환경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이 ‘넷제로’(Net-zero, 탄소 배출량이 흡수량과 같거나 적어 순 배출이 0인 상태)에 도달하려면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이 10배, 충전소는 31배로 늘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친환경 발전소 역시 3배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중요 원재료 생산량이 500% 증가해야 하는데, 병목 현상으로 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차가워지는 국제정세, 뜨거워지는 지구탈세계화로 각국의 협력이 차가워지면 펜데믹이 끝나도 공급 병목 현상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친환경 산업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가 중국, 러시아 같은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자원 부국’들의 갈등이 커질수록 공급망 관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비(非) 동맹 국가로부터는 아예 원하는 자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코발트, 리튬, 니켈, 네오디뮴 같은 희토류로 만들어지는데, 이중 핵심 재료인 리튬(호주, 칠레, 중국)과 코발트(콩고민주공화국, 러시아, 호주)가 상위 3개국에서 전체 물량의 80%가 생산되고 있다. 전기차 내부를 채우는 구리 역시 칠레와 페루, 중국의 생산량이 절반이나 된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니켈 값이 폭등하기도 했는데, 니켈의 주요 생산지가 인도네시아(30%)와 필리핀(13%), 러시아(11%)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미사일’보다 ‘러시아 니켈’이 더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재생가능 에너지의 설비 수요가 늘어날수록 배터리나 모터, 전선 등에 사용되는 광물 자원의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스트는 “107m짜리 탄소섬유 재질의 해상 풍력 발전기(할리에이드-X) 터빈에는 희귀금속 소재의 자석이 100개가 넘게 들어간다. 구리선도 그 길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입된다”고 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관인 우드맥킨지는 2040년 리튬 수요가 2020년의 12.5배인 375만 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물 자원의 편향된 공급은 이전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탈세계화 분위기가 강해질수록 각국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이 여러 대륙에 걸쳐있음에도 석유를 두고 벌어진 패권다툼이 얼마나 살벌했는지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형편없는 재정 지원”탈세계화로 환경 분야에서 글로벌 공조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환경 문제만큼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한 분야가 없다. 일부 국가만 노력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소비의 60%는 중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기타 개발도상국들이다. 선진국들끼리 아무리 애를 써도 이들의 참여 없이는 화석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IEA는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50년 석유 수요가 2020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들은 그나마 개발도상국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면서 참여를 독려해왔는데, 최근 이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올해 예산안 1조5000억 달러(약 1830조7500억 원)에는 10억 달러(약 1조2200억 원)의 기후 원조가 포함돼 있다. 기존에 언급됐던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NYT는 최근 보도에서 “백악관이 요청한 금액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까지 매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114억 달러(약 13조9100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부분 빈곤 국가에서 가속화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자금이다. 주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데 쓰인다. 이 때문에 유엔 ‘지속가능한 에너지 부문’ 특별대표를 지낸 레이철 카이트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학장은 미 의회의 예산안을 두고 “형편없는 수준, 누구 코에 붙이냐”고 꼬집었다. 전 세계 기후 재정에서 ‘축’ 역할을 기대했던 미국에 실망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유지의 비극’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공유지의 비극은 목동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워 양들에게 풀을 배부르게 뜯게 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 공유지인 목초지가 황폐해지다 못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는 개념이다. 당장의 성장이 급한 개발도상국이 목동처럼 화석 연료를 사용하다가 지구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한 환경 활동가는 “미국이 재정 약속을 다시 한 번 지키지 않으면, 이들 국가가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이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 정부 대신 나서는 글로벌 ‘큰 손’들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을 휩쓴 ESG 투자(환경·사회·지배구조)를 떠올릴 수도 있다. ‘큰 손’들이 정부 대신 지원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세계 ESG 투자 규모는 2014년 21조4000억 달러에서 2020년 6월 말 기준 35조30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올해는 41조 달러, 2030년에는 130조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단위가 ‘경’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와 관련된 채권 발행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규모는 2018년 1530억 달러에서 지난해 1조29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2018년 1조 원에 불과했던 국내 ESG 채권 발행 규모도 2021년 87조 원으로 급증했다. 펀드, 채권 이외에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ESG 투자가 금융 시장에서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힘을 발휘할 만큼 덩치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논란도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금융판 그린 워싱’(친환경 위장 전략)이다. 친환경에 투자하는 것처럼 포장이 되어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지원 받아야 할 친환경 산업으로 돈이 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는 “매일 2개의 새로운 ESG 펀드가 출시되고 있는데, 그린 워싱이 동반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가 전 세계 상위 20개의 ESG 펀드를 뜯어본 결과, 펀드들은 평균 17개의 화석 연료 생산 업체에 투자하고 있었다. 미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같은 업체다. 한 펀드는 중국의 탄광 회사까지 보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성을 위해 환경 개선에 역행하는 회사들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외에 도박이나 술, 담배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었다.● “허풍 가득한 포트폴리오”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줄곧 있었다. 국내에는 90여 개의 ESG 주식형 펀드가 있는데, 해당 상품의 3분의 2 가량이 삼성전자를 20% 넘게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SK하이닉스나 카카오,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대부분 구성돼 ‘무늬만 ESG 펀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스피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국내 ESG펀드 순자산은 약 8조 원 규모다. ESG 투자의 효과성도 논란의 대상이다. 글로벌 상장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꼼꼼하게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환경과 관련된 부분을 상장 회사의 자발적인 보고에 맡기는 현재의 시스템을 문제로 꼽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이와 관련해 통제하지 않는 상장 기업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4~3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석유화학, 유틸리티, 시멘트 회사 등 5%의 회사가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녹색 투자’는 해답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ESG 투자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도 있다. 친환경 산업에만 투자를 집중하다보면 ‘더러운 자산’이 감시망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각국의 연기금, 기관 투자자들이 석탄 회사의 투자를 철회하고 자산을 매각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나 민간 기업에서 해당 자산을 매입할 것이다.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길지 모른다. 기관 투자자가 자산을 팔아 치웠지만, 결과적으로 탄광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회사의 수익성을 요구하는 개인 주주들에 못 이겨 생산량을 줄이지 못할 수도 있다. 수익성과 지구의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 애플처럼 글로벌 기업이 나서야정부보다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들은 ‘톱다운 방식’으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다. 애플은 제조 공급망과 제품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75%를 직접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5%는 2억 달러(약 2400억 원)의 복원 기금을 활용해 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 ‘애플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따라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공급망 업체는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후방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ESG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애플은 자사의 기술력을 제품 재활용에도 활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직접 개발한 로봇 ‘데이지’로 시간당 200개의 아이폰을 분해하고 있다. 폐기된 아이폰에서 배터리와 카메라, 나사, 회로판 등을 떼어내 부품별로 분류한다. 이와 함께 금이나 은, 알루미늄, 코발트, 팔라듐 등의 소재도 다시 나눠서 새 아이폰 제작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아이폰 10만 개당 금 2파운드(약 0.9㎏)와 은 16.5파운드(약 7.5㎏), 알루미늄 2t을 추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품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애플은 재활용 공정에서 추출한 알루미늄을 새 제품처럼 재가공하는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 “우리는 오늘만 살지 않는다” ‘펩시콜라’로 잘 알려진 미국 식음료 제조업체 펩시코도 눈여겨볼만하다. 달고 짠 가공식품을 팔던 펩시코는 2000년대 중반부터 ESG를 비즈니스에 녹이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건강을 신경 쓰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펩시코를 이끈 인드라 누이 전 CEO는 ‘목적 있는 성과’(PwP)라는 프로그램으로 회사를 바꿔나갔다. 우수한 재무적 성과(재무 지속가능성)와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인간 지속가능성), 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제한하기(환경 지속가능성) 등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이었다. 펩시코는 매출에서 건강에 좋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2006년 38%에서 2017년 절반까지 늘렸다. 같은 기간 물 사용량은 25%로 줄였다. PwP를 실시한 이후 펩시코의 순매출액은 80% 성장했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플라스틱’이다. 환경운동연합의 ‘전 세계 쓰레기 브랜드조사’에서 펩시코는 코카콜라에 이어 두 번째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올랐다. 펩시코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원료 50%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펩시코의 이 프로젝트는 기업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준다. 산업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ESG 추구와 수익성이 상극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은 매년 더해질 것 같다. 환경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ESG를 ‘의무방어’가 아닌, ‘선제공격’ 전략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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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을 잃은 ‘다이하드’… 스크린 떠난다

    ‘다이하드’ ‘식스센스’ 같은 영화로 잘 알려진 미국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67·사진)가 실어증(失語症)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윌리스의 전 부인 영화배우 데미 무어와 현 부인인 모델 에마 헤밍 윌리스, 그리고 다섯 자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윌리스의 가족은 “브루스가 건강 문제를 겪었고 최근 실어증 진단을 받아 인지 능력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가족으로서 이 일을 같이 헤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어증은 주로 왼쪽 뇌 부위 이상으로 언어기능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질병이다. 언어 처리 과정의 장애로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의 실어증이 얼마나 심하고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실어증은 일반적으로 뇌졸중이나 머리 부상 때문에 생기지만 느리게 자라는 뇌종양이나 퇴행성 질환 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말을 더듬었던 윌리스는 고등학교 때 말더듬 습관을 고치기 위해 연극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0년대 TV 드라마 ‘블루문 특급’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연기 인생 전환점이자 출세작은 존 맥티어넌 감독의 ‘다이하드’(1988년)다. 이 영화로 그는 단번에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떠올랐다. 5편까지 제작된 다이하드 시리즈에서 윌리스는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die hard)’ 뉴욕 경찰 존 매클레인을 연기해 인간미 물씬 나는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130편 넘는 영화에 출연한 윌리스는 ‘아마겟돈’ ‘제5원소’ ‘식스센스’ ‘씬시티’를 비롯한 많은 영화를 흥행시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골든글로브상 에미상 등을 받았고 2006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새겼다. 윌리스의 가족은 “여러분에게 브루스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소식을 공유한다. 브루스가 항상 ‘인생을 즐겨라’라고 말했듯이 우리는 그것(인생을 즐기는 일)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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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스 윌리스, 실어증으로 은퇴…가족들 “함께 헤쳐나갈 것”

    ‘다이하드’ ‘식스센스’ 같은 영화로 잘 알려진 미국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67·사진)가 실어증(失語症)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윌리스의 전 부인 영화배우 데미 무어와 현 부인인 모델 에마 헤밍 윌리스, 그리고 다섯 자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윌리스의 가족은 “브루스가 건강 문제를 겪었고 최근 실어증 진단을 받아 인지 능력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가족으로서 이 일을 같이 헤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어증은 주로 왼쪽 뇌 부위 이상으로 언어기능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질병이다. 언어 처리 과정의 장애로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의 실어증이 얼마나 심하고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실어증은 일반적으로 뇌졸중이나 머리 부상 때문에 생기지만 느리게 자라는 뇌종양이나 퇴행성 질환 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말을 더듬었던 윌리스는 고등학교 때 말더듬 습관을 고치기 위해 연극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0년대 TV 드라마 ‘블루문 특급’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연기 인생 전환점이자 출세작은 존 맥티어넌 감독의 ‘다이하드’(1988)다. 이 영화로 그는 단번에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떠올랐다. 5편까지 제작된 다이하드 시리즈에서 윌리스는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die hard)’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을 연기해 인간미 물씬 나는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130편 넘는 영화에 출연한 윌리스는 ‘아마겟돈’ ‘제5원소’ ‘식스센스’ ‘신시티’를 비롯한 많은 영화를 흥행시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골든글로브상 에미상 등을 받았고 2006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새겼다. 윌리스의 가족은 “여러분에게 브루스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소식을 공유한다. 브루스가 항상 ‘인생을 즐겨라’라고 말했듯이 우리는 그것(인생을 즐기는 일)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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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리화학자 마틴 포프 별세, OLED 탄생의 기반 마련

    휴대전화와 TV 등에 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탄생의 기반을 마련한 미국 물리화학자 마틴 포프 박사(사진)가 27일(현지 시간)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향년 104세로 숨을 거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폴란드 출신 유대인 이민자 2세인 포프 박사는 1918년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시립대(CUNY) 졸업 후 뉴욕대에서 연구 활동에 임했다. 1950년대 말부터 실리콘과 달리 휘어지는 소재인 안트라센과 테트라센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1963년 전기를 이용해 안트라센에서 빛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내용을 담은 논문 ‘유기결정체의 전기장 발광’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고품질 디스플레이의 뿌리가 된 기념비적인 연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프 박사는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의 연구를 기반으로 전도성(傳導性) 고분자를 발명한 앨런 히거와 시라카와 히데키 등은 200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포프 박사는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06년 영국 학술원이 매년 가장 뛰어난 화학자에게 주는 데이비 메달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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