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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후판 등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을 놓고 국내 조선사와 철강업체들 간 줄다리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이나 석탄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조선사들은 과도한 인상률을 적용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올해 상반기(1∼6월) 선박용 후판을 포함한 철강 제품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t당 10만 원 이상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제품 가격 협상은 통상 1년에 두 차례 이뤄진다. 올해는 인상 여부를 놓고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상반기 적용할 가격 협상이 지연됐다. 가격이 결정되면 조선사들은 이전 거래된 제품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승 폭에 따라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박용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인 제품을 말한다. 통상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사가 공시한 후판 가격은 2020년 t당 평균 68만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4만 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이달 중순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t당 140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1년여 만에 2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후판 가격 강세는 재료인 철광석과 생산 공정에 필요한 석탄 가격이 올라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해 22.5%, 제철용 유연탄은 47.4% 올랐다. 철강업체는 제품 원료 가격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철강업체들은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자동차업체와 협상을 벌여 철강 제품 가격을 t당 평균 약 15만 원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근거로 조선사들도 이와 비슷한 인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선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판 가격을 급격히 올리면 실적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조선사들은 통상 선박을 수주할 때 후판 등 자재 가격을 계약 시점 기준으로 계산한다. 2년여의 선박 건조 기간 동안 후판 가격이 올라도 선박 가격에 반영하기 힘들다. 후판 가격 인상분만큼 비용을 떠안는 구조라는 얘기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달 후판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 후판 가격 인상분을 공사손실충당금에 반영하면 회계상 영업손실이 4조400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한 충당금 8900억 원을 책정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1조3848억 원까지 불어났다. 국내 조선사들의 후판 수요는 약 430만 t으로 추정되는데, 후판 가격이 t당 10만 원 오르면 약 43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여기에 협력사들이 후판을 이용해 제작한 제품의 납품가도 오르는 만큼 협력사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된다.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포스코가 9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철강업계 실적이 고공행진을 한 만큼 올해는 후판 가격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내놓고 있다. 후판 가격 상승은 조선업체는 물론이고 후방 협력업체들에도 동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최근 조선 3사가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하고 있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흐름을 살펴보더라도 인상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을 점검하기 위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사진)은 20일 주요 계열사 전체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현대제뉴인 손동연 부회장 등 10개사 대표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인한 대외 환경의 변화가 연초 수립한 경영계획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중공업 안팎에서는 경영계획이 수립된 지 4개월 만에 사장단 회의가 소집된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권 회장은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다”며 “회사별로 ‘워스트(최악)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를 대표하는 독일 포르셰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의 신모델 2종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신형 마칸은 최근 자동차 업계를 휩쓸고 있는 전동화, 디지털화에서 벗어나 운전 본연의 즐거움을 느끼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하는 마칸은 2014년 처음 등장한 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포르셰의 입문용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포르셰는 전 세계에 30만1915대를 판매하며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 중 마칸은 8만8362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포르셰를 대표하는 차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마칸 라인업 중 ‘마칸 S’와 ‘마칸 GTS’ 두 종을 국내에 들여왔다.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부분 변경이 이루어진 모델이다. 회사 측은 출력과 서스펜션, 디자인 등을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마칸 GTS는 마칸 S의 사양에 스포츠 시트, 서라운드 뷰 등 주행 편의를 위한 기능들이 추가된 모델이다. 지난달 30일 신형 마칸 GTS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 남양주시까지 약 55km 구간을 시승했다. 마칸의 실내는 소박한 편이다. 대시보드 상단에 자리 잡은 시계를 비롯해 계기판 등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10.9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간결했지만, 대형 스크린을 장착한 최근 신차와 비교하면 작고 불편했다. 전장(앞뒤 길이)은 4725mm, 휠베이스(차량 앞바퀴와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는 2805mm로 제네시스 GV70(전장 4715mm, 휠베이스 2875mm)와 비슷한 크기의 차량이지만, 실내는 다소 좁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렁크 용량은 488L.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인테리어, 실내 크기에 대한 감상은 순식간에 잊혀졌다. 2.9L 바이터보 엔진이 장착된 마칸 GTS는 최고 출력이 이전 모델보다 69마력 높아진 449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4.3초다. 높은 출력을 갖춘 차량임에도 뒷좌석에 앉았던 필자는 큰 소음이나 흔들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이 견고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도심 주행에도 적합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칸 GTS는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다. 핸들 옆 다이얼을 돌려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을 밟자 굉음과 함께 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차량 변속을 반복해 봤으나, 운전자나 동승자에게 피로감이 전해지지는 않았다. 포르쉐코리아 측은 차량이 주행 상황이나 도로 상태에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됐고, 진동이 전해지는 수준을 조절하는 기능이 강화돼 가속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칸 GTS의 가격은 1억1450만 원부터 시작된다. 마칸 S는 9560만 원. 마칸 GTS의 경우 총 13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21인치 휠이 기본 장착된다. 연비는 마칸 GTS는 L당 7.6km, 마칸 S는 L당 7.8km다. 가솔린 모델로만 판매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2022 월드 IT쇼’에 참가했다고 20일 밝혔다. 2022월드 IT쇼는 2008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 ICT 관련 전시회다.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들의 연결성을 극대화한 ‘팀삼성 라이프’를 소개했다. 갤럭시S22 등 모바일 IT 기기와 네오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 TV, 비스포크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만들어내는 일상을 구현했다. 소비자 5325명의 사연을 바탕으로 4개의 테마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관람객들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몄다.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식물재배기 LG 틔운 등 새로운 가전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가전을 구매할 때는 없던 새로운 기능을 사후 업그레이드로 추가할 수 있는 ‘LG업(UP)가전’ 체험 존도 조성했다. LG전자의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상업용 로봇들도 소개된다. 기아는 전기차 EV6 GT라인과 상반기(1∼6월) 출시 예정인 신형 니로EV를 전시하고, V2L(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하는 기능) 등을 활용해 누릴 수 있는 전기차 시대의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볼보자동차코리아(볼보)가 새로 내놓은 순수 전기자동차 ‘C40 리차지’(사진)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전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특화 서비스 등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C40 리차지는 볼보가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한 첫 번째 차량이다. 차량 뒷부분이 날렵한 디자인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을 완성했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해 초도 물량 1500대가 5일 만에 전부 팔렸으며, 이달부터 출고가 진행되고 있다. 개별소비세 3.5% 적용 시 6391만 원이다. 올해 기준 전기차 구입 보조금의 절반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이다. C40 리차지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로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디지털 패키지가 꼽힌다. 볼보는 300억 원을 투자해 내비게이션 티맵을 운영하고 있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수입차 중 한국 소비자를 위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최초 사례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티맵을 포함해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이 C40 리차지를 포함한 볼보 차량에 기본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수입차의 고질병’으로 꼽혔던 내비게이션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어 기반 음성 명령이 보다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했다. 볼보는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용을 위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는 5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플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서도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볼보는 ‘볼보 카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다양한 원격 컨트롤을 지원하고 있다. 차에 타지 않고도 배터리 충전 상태를 확인하거나, 탑승 전 적정 온도를 설정하는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무선 통신을 통해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OTA(Over-The-Air) 서비스도 제공된다. 기본 소프트웨어와 안전 시스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성능 개선도 이뤄진다. 볼보는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데이터를 15년 동안 무상 지원할 예정이다. 볼보는 “안전한 차를 넘어 가장 스마트한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상공간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자율운항 선박의 디지털 시운전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와 경기 성남시의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에서 스마트여객선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 똑같은 공간을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이를 통해 원격으로 실시간 제어를 하거나 사고 예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에 가상현실에 재연한 선박은 현재 건조 중인 스마트여객선이다. 이 선박은 자율운항, 전기추진, 원격관제 솔루션 등이 적용된다. 한국조선해양은 가상현실 속 선박으로 출항,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운항의 전 과정을 시험했다. 사이버 시운전은 다양한 조건을 설정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대비 기간과 비용이 최대 30% 절감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대상으로 가상 시운전에 나서 엔진, 연료공급, 전력 및 제어 시스템을 점검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선박들의 기관 점검에 머물렀던 단계를 넘어 자율운항 등 항해의 안전성을 함께 점검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가상 시운전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기아가 중고 전기자동차 거래와 중고차 구독 서비스 등으로 특화된 인증 중고차 사업 운영 방안을 내놨다. 최대 한 달간 중고차를 체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기아는 ‘구입 후 5년, 주행거리 10만 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에 대해서만 판매하는 구체적인 인증 중고차 사업 방안을 18일 발표했다.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진행하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기아는 정밀 진단, 내외관 개선, 200여 개 항목의 품질 인증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취급한다는 계획이다. 신뢰도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의 거래 신뢰도를 높여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7만1785대를 팔았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2만2768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고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2960대로 2020년의 7949대보다 63.0% 늘었다. 중고 전기차는 객관적인 성능 평가나 가격 산정 기준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모호한 편이다. 더구나 개인 간 거래 비중이 64.3%를 차지한다. 개인 간 거래는 사업자 거래에 비해 향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의 객관적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차량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대해 잔여 수명과 안전성을 측정한 뒤, 향후 최저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전기차만을 위한 품질 검사 및 인증 체계를 개발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우선 들어설 인증 중고차 전용시설 ‘리컨디셔닝 센터’(가칭)도 눈에 띄는 계획 중 하나다. 중고차의 성능을 진단하고 상품화와 품질 인증 등을 담당하게 될 시설이다. 전기차 전용 작업장과 상품화 전담 조직 등도 이곳에 위치할 것이라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중고차 구독 서비스도 도입한다. 현재 신차만으로 운용되는 구독서비스 ‘기아 플렉스’에서 계약이 끝나 반환된 차량을 점검한 뒤 구독서비스에 재투입하는 것이다. 구독서비스 이용자들은 향후 신차와 중고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중고차를 구독하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출고 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기아는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시장 점유율을 올해 1.9%, 2023년 2.6%, 2024년 3.7%로 제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2024년 점유율 상한선을 5.1%로 제시해 양사 점유율은 2024년 9%를 넘지 않게 된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길이 열렸다. 하지만 중고차 업계가 중기부에 사업조정 신청을 하면서 사업 범위와 물량 등을 놓고 여전히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기아는 “정부의 사업조정 결과가 나온 후 사업계획과 상생방안을 더욱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오토쇼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본 혼다를 제친 소감을 묻자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변화와 스피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변화시키려 한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자 “내부적으로 변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변화의 과정에 있다”며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 되고 30점이나 40점”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올라간 데 대해서도 “창업주가 ‘현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 대교 등을 일구셨고 당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바꿔 나간다기보다는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이런 일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또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회사에서도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와서 규제 완화에 대한 새 정부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자율주행 등 세세한 부분을 말씀드렸고, (우리 말씀을) 많이 들어주셔서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정부든지 우린 항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해왔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한결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부든지 저희가 하기에 달렸다”며 “안 풀리는 부분 있으면 안타깝지만 다른 쪽으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사업에 대해선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에 조금 에러(오류)가 있어 수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하는 목표가 있어 달성하는 데 딜레이(지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추진에 대해선 “지배구조 개편은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며 “사업적 변화가 많은 만큼 신사업을 보면서 하는 게 좋다고 보며, 페이스에 맞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뉴욕오토쇼는 1900년 시작돼 올해로 120회를 맞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세계 올해의 전기차’와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도 선정되며 6개 부문 중 3개를 휩쓸었다. 심사위원단은 아이오닉5에 대해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2022년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앞서 기아 전기차 EV6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만큼,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로부터 ‘파괴적 혁신가’로 지명되는 등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 ‘퍼스트 무버(개척자)’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아이오닉5가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최종 후보로 경합을 벌인 기아 EV6, 포드 머스탱 마하-E를 제쳤다. 아울러 ‘2022 세계 올해의 전기차’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선정되며 6개 부문 중 3개에서 수상에 성공했다. ‘월드카 어워즈’는 2004년 출범해 2005년부터 수상작을 낸 상이다. 현재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33개국의 자동차 전문기자 102명이 무기명 투표를 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까지는 단 한대의 차량도 입상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2020년 기아 텔루라이드가 ‘올해의 차’, 기아 소울 EV가 ‘세계 도심형 차’로 선정되며 수상 실적을 냈고, 2년 만인 올해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한편 나머지 3개 부문의 경우 벤츠 EQS가 ‘세계 럭셔리 자동차’, 도요타 야리스 크로스가 ‘세계 도심형 차’에, 아우디 e-트론 GT가 ‘세계 고성능 차’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아이오닉5에 대해 “복고풍이면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유연한 실내공간이 적절히 조화돼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며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현대차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와 EV6를 앞세워 최근 연이은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이오닉5는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EV6는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아일랜드 등에서 최고의 차로 꼽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게임 체인저’로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GMP’를 적용한 차량을 앞세워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과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소비자와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정의선 회장의 역할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시대 ‘패스트 팔로어’(추격자)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두 같은 출발선상에 있는 만큼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전기차용 신기술 적용을 직접 결정하며 미래형 전기차 개발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정 회장의 결단에 따라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18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아울러 전기차에 걸맞는 혁신적 디자인을 주문한 결과, EV6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외관에 대한 시장의 호평도 이어졌다. 정 회장의 행보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정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선지자)’ 1호로 선정했다. 뉴스위크가 올해 처음 제정한 이 상은 앞으로 30년 이상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리더 1명에게만 수여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25만2719대를 팔며 세계 5위권에 진입했다. 올해에는 아이오닉5와 EV6, 제네시스 GV60 등 다양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다. 아울러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6,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도 라인업에 추가된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1~3월)에만 전기차 7만6801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실적을 냈다. 이를 통해 2030년 307만 대의 전기차를 팔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억 달러(약 372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것으로, 현지 전기차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는 현대차 미국법인이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 친환경차 생산 공정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새로 생산하게 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0월, GV70은 12월부터 생산돼 내년 상반기(1∼6월)부터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 본부장도 이날 뉴욕 오토쇼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앨라배마 주정부는 “우리의 친구 현대차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미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미국의 친환경차 제조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바이 아메리칸’은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할 때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55%인 이 비율을 2029년까지 75%로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주력 전기차는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친환경 차랑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1∼3월) 미국에서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4만4339대의 친환경차를 팔며 1년 전보다 213.6%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지난달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8%인 53만 대를 전기차로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 발표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신공장 투자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추가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1760억 원)를 들여 전기차 생산 설비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을 제외하면 구체적인 투자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라인 확보가 늦어지면서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전기차 공장을 추가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제3의 지역에 전기차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달 24일 시승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번째 전기차 세단 ‘더 뉴 EQS’는 야심이 뚝뚝 묻어나는 차였다. 벤츠는 내연기관차 시대를 열었지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는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벤츠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등에 400억 유로(약 54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지난해 내놨다. 전기차 시대에도 고급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겠다는 벤츠의 목표에 따라 EQS에는 첨단 기술력이 대거 적용됐다. EQS에 탑승하면 먼저 거대한 크기의 MBUX 하이퍼스크린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일체형으로 제작된 길이 141cm의 화면이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곡선형 디자인이 차량 실내 공간과 어우러지며 ‘미래 모빌리티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운전석에서는 디지털 계기판, 조수석에서는 차량 제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위치한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에는 내비게이션이나 후방 카메라, 공조시스템 등이 표시된다. 운전자의 성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인포테인먼트에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제로 레이어’ 기술도 눈에 띈다. 사용 빈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앱)이 목록 위쪽에 자동 배치되고, 외부 기온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자동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또한 차량 내외부 상황을 분석해 자동으로 실내 공기를 제어하고 정화하는 ‘에너자이징 에어컨트롤 플러스’도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해준다. EQS는 전장(앞뒤 길이) 5225mm, 휠베이스(차량 앞바퀴와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 3210mm를 자랑하는 거대한 차량이다. S클래스 내연기관 차량인 S350(전장 5180mm, 휠베이스 3106mm)보다 크다. 그만큼 뒷좌석 공간이 넓고 쾌적한 편이다. 바닥도 전기차답게 거의 평평한 편이며 등받이 자동조절, 스마트폰 무선 충전 설비 등도 갖춰져 있다. 차량을 움직이자 묵직한 느낌이 났다. 107.8kWh(킬로와트시)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차체 무게는 2.6t에 이른다. 최대 출력 245kW의 싱글모터가 장착됐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제로백)은 6.2초다. 최근 두 개의 모터를 단 전기차가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출력은 다소 아쉽다는 느낌이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78km로 제시돼 있다. 다만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배터리 소모 상태를 최적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실제로는 500km 이상도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속도나 도로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을 자동 조절해주는 기능도 탑재돼 있어 뒷좌석 승차감을 더욱 편하게 만들어준다. EQS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츠 S클래스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주변의 S클래스, 쿠페형 세단 CLS를 보유한 소비자들과 함께 시승하며 소감을 물어봤다. S클래스를 보유한 A 씨(62)는 “내외관에 중후한 맛이 덜하다. 모든 걸 전자 패널로 제어해야 해 조작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CLS를 보유한 B 씨(37)는 “쿠페형 디자인인 만큼 역동적이다. 다만 AMG 같은 고성능 모델을 대체하기에는 살짝 부족해 보인다”고 평했다. 이는 EQS가 벤츠의 첫 번째 전기차 세단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보다 전기차의 기능에 역점을 뒀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가격은 △EQS 450+ 1억5700만 원 △EQS 450+AMG 1억6900만 원 △EQS 450+ AMG 론칭 에디션 1억8100만 원.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연식변경 모델인 ‘2022 코나’(사진)를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2022 코나는 소비자들이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했던 사양들을 기본 탑재로 바꿔 상품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2022 코나는 가장 기본 트림인 스마트에 버튼시동과 스마트키 원격시동, 인조가죽 시트, 전방 주차거리 경고 기능, 조향 기능이 연동된 후방모니터 등을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 모던 트림에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 조향 연동 후방모니터 등 내비게이션 패키지가 기본 적용됐다. 또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지능형 안전 기술과 앞좌석 통풍시트 등 편의 사양이 더해진 ‘모던 초이스’ 트림이 추가됐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는 10.25인치 클러스터가 기본 탑재된다. 2022 코나의 가격은 △가솔린 2.0 2144만∼2707만 원 △가솔린 1.6 터보 2213만∼2775만 원 △하이브리드 2558만∼3056만 원 △N라인(가솔린1.6 터보) 2815만∼2873만 원이다. 이전 모델보다 59만∼197만 원 인상됐다. 복합연비는 가솔린 모델이 L당 11.6∼13.6km, 하이브리드 모델이 L당 17.4∼19.3km다. 회사 측은 “추가 구매해야 했던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대폭 적용돼 이전보다 저렴해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글로비스는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공동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우드사이드와 호주에서 생산된 LNG를 동북아시아 등에 운송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위해 LNG 운반선을 발주했다. 선박 인도가 예정된 2024년부터 기본 10년과 옵션 5년 등 최장 15년간 운송사업을 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우드사이드와 계약한 아시아의 첫 번째 선사다. 우드사이드는 LNG와 원유 생산 및 시추 탐사 전문 에너지기업으로, 전 세계 LNG 공급량의 5%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차선 중심의 해운 포트폴리오를 가스 운송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수소 운송사업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우드사이드는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컨소시엄 ‘하이넷’에 출자한 유일한 해외 수소 공급업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는 8년 만에 중형 세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최저 가격을 전작보다 약 600만 원 높은 6150만 원으로 책정했다. 회사 측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양한 편의 장치를 추가해 고사양 모델로 재탄생시켰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C클래스가 (준대형 세단인) E클래스 금액을 받는다”며 급격한 차 값 인상을 체감한다는 반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카플레이션(자동차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공급난 속에 상대적으로 고가인 고급차와 전기차 위주로 생산하면서 저렴한 자동차가 아예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산업동향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도체 공급난, 소재 가격 급등으로 각국의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며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로 유가가 오르면서 물류비용 증가 등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올해 3월에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 가격이 올랐다며 차량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국내에서는 모델3 롱레인지를 350만 원 인상했으며, 모델Y는 롱레인지(310만 원 인상)와 퍼포먼스(440만 원 인상) 모델의 판매가가 올랐다. 부분변경이나 편의사양 추가 없이도 지난해 초 대비 약 20% 오른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가격 할인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상 효과를 내고 있다. 저렴한 자동차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은 대당 이익률이 낮은 소형 세단이나 해치백 대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고급 브랜드 차량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미국 GM 등은 가장 작은 차급인 A세그먼트와 B세그먼트 차량을 단종시키고 이 분야 신차를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 규제에 대응해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하이브리드차량과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도 자동차 가격 인상을 자극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5년 발효 예정인 유로7 환경기준은 최신 내연기관차도 충족하기 어렵다”며 “대부분의 차종에서 파워트레인 전동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의 SUV GV70의 경우 전기차 모델은 7332만 원(개별소비세 3.5%,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이지만 내연기관차는 4904만 원부터 판매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당 평균 재료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기 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18.2%, 기아는 11.1% 올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1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미국행은 올해만 세 번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자 그나마 선전 중인 ‘북미 시장’에 온전히 힘을 싣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룹 임원들과 함께 뉴욕 등 북미 지역을 방문한다. 정 회장은 13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뉴욕 오토쇼 2022’ 현장을 찾아 미국 소비자 동향을 직접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판매망을 점검하고 현지 협력사 관계자 등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오토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작년과 재작년에는 열리지 않았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자 외신 기자들이 많은 뉴욕을 신차 공개의 주요 무대로 활용해왔다. 정 회장도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7, 2018년 뉴욕 오토쇼를 직접 관람했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오토쇼에서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기아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의 부분변경 모델,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기아의 소형 SUV ‘디 올뉴 기아니로’(신형 니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도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정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2월에도 한 차례 미국을 찾았다. 정 회장이 미국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실적을 거의 ‘나홀로’ 견인하다시피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5년 만에 일본 혼다를 제치고 미국 내 판매량 5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현대차의 미국 내 1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들었다. 다소 아쉽긴 하지만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14.7%), 미국 제너럴모터스(―20.3%), 혼다(―23.2%)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는 생산 지연의 타격이 덜한 편이다. 미국 내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량 공급이 비교적 원활하다는 뜻도 된다.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21개 차종에 대해 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그 외 다수 기관으로부터의 수상 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시장에 힘을 더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판매 목표로 현대차 423만 대, 기아 315만 대 등 약 738만 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보다 10.6% 높은 수치다. 미국에서의 선방에도 1분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들었다. 반도체와 와이어링 하네스(전기 배선 시스템) 등 부품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전 세계적 경제 제재 조치 때문에 현대차의 지난달 러시아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현대차의 3월 판매량은 작년 3월과 비교해 51.3%가 줄어 반 토막이 났다. 신흥 시장으로 꼽히던 인도 시장 판매량도 14.8% 감소하면서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 대수가 줄었음에도 신차 평균 가격이 4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고가 자동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구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9.0% 감소한 173만4581대로 집계됐다. 최근 5년 평균 판매량인 182만2000대의 약 95% 수준이다. 국산차 판매 대수는 142만4990대로 1년 전보다 11.1% 뒷걸음질쳤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30만9591대로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신차 판매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출고가 지연된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0년 세제 감면 효과로 판매량이 반짝 상승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판매액은 76조6000억 원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1.8%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4417만 원으로 사상 첫 4000만 원을 돌파했다. 평균 차량 가격이 4억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인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의 판매 대수는 1년 전 1234대에서 25% 증가한 1542대였다. 역시 최다 기록이다. 대형 SUV가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로 나타났다. 대형 SUV는 승용차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차급이다. 신차 출시 효과와 차박, 캠핑 등 국내 여행 수요 확대로 판매량이 1년 전보다 5.4% 늘었다. 세단과 중형급 SUV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아울러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은 판매 모델이 많아지면서 전체 신차 판매 대수도 1년 전보다 43.1% 늘었다.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9%까지 올랐다. 경유차는 판매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판매량이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곧바로 반등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4% 줄었으며, 기아도 11.7% 감소했다. 수입차 역시 등록대수가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량용 부품 수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아 차를 주문해도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한 판매량을 수익성으로 메우고자 고가 차량 중심의 판매 전략을 구사하거나 판매 단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아도 판매 단가가 높은 RV(레저용 차량)를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여기에 철강 제품, 리튬과 같은 배터리 재료 등의 가격이 오르는 것도 소비자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판매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이 고가 자동차 중심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데다 차량 가격까지 올라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9.0% 감소한 173만4581대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판매량인 182만2000대의 약 90% 수준이다. 국산차 판매 대수는 142만4990대로 1년 전보다 11.1% 뒷걸음질쳤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30만9591대로 2.3% 늘며 연간 기준 최다 판매량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신차 판매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출고가 지연된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0년 세제 감면 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로 역대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했던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신차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판매액은 76조6000억 원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1.8%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돌파하며 4420만 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차량 가격 4억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인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의 판매 대수는 1년 전 1234대에서 25% 증가한 1542대였다.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대형SUV가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로 나타났다. 대형SUV는 승용차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차급이다. 신차 출시 효과와 차박, 캠핑 등 국내 여행 수요 확대로 판매량이 1년 전보다 5.4% 늘었다. 반면 세단과 중형급 SUV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아울러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은 판매 모델 확대에 힘입어 신차 판매 대수가 1년 전보다 43.1% 늘었다.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9%까지 올랐다. 경유차는 판매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판매량이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곧바로 반등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4% 줄었으며, 기아도 11.7% 감소했다. 수입차 역시 등록대수가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량용 부품 수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만큼, 차를 주문해도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한 판매량을 수익성으로 메우고자 고가 차량 중심 판매 전략을 구사하거나, 판매 단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기아도 판매 단가가 높은 RV(레저용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철강 제품, 리튬과 같은 배터리 재료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판매 가격을 높여나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자동차 폐기물로 만든 티셔츠와 바지,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로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재활용)의 합성어로, 디자인 등을 가미해 단순 재활용품 이상의 가치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자동차 폐기물을 패션 아이템으로 재정의한 ‘리스타일 프로젝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 자동차 시트 등에서 나온 폐가죽을 활용한 제품을, 2020년에는 자동차 폐기물을 활용한 장신구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패션 편집 브랜드 분더샵, 레클레어와도 협업했다. 이를 통해 일반 자동차 폐기물과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의상 12종을 선보였다. 에어백,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에 쓰이는 친환경 소재인 페트병 원사 등도 함께 썼다. 기아는 최근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 올 뉴 기아 니로’ 판매와 맞춰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와 함께 신발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차량 부품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가 적용된 신발이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수거해 수리하고 재활용해 기부하거나 업사이클링해 재판매하는 그린무브공작소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환경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BMW는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옷걸이를 만들거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소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공장 근로자들의 유니폼을 가방 등 새로운 패션 용품으로 가공하고 있다. 독일 아우디는 차량 및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3차원(3D) 프린터 출력용 소재로 재가공해 사용하고 있다. 독일 벤츠도 패션 잡지 보그와 협업해 에어백 소재를 재활용한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지난해 9월부터 중고차를 새 차 수준으로 개조하는 ‘중고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 스타트업 마이셀은 버려지는 버섯 균사체를 이용해 동물성 가죽을 대체할 ‘비건(식물성) 가죽’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리고 이를 차량 소재로 쓰는 복합재료나 직물로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020년 독립했다. 독립할 당시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자동차용 재료 시장은 전무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물론 네트워크까지 지원하면서 안정적 연구 기반이 마련됐고, 내년 제품 양산을 앞두고 있다. #2. 중견기업 이앤알은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와 친환경 재생가죽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약 20년의 업력을 가진 이 회사는 가죽을 가공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모아 ‘보통 가죽’ 수준의 촉감과 물성을 갖춘 상품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앞서 이 회사에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 2호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하기도 했다. 이번 MOU로 자동차용 친환경 가죽 개발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친환경’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트렌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를 구성하는 내외장재도 경쟁적으로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있다. 독일 BMW는 최근 선보인 전기차 iX에 대당 60kg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최근 소개된 콘셉트카에는 금속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 로고를 레이저로 각인 처리하기도 했다.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2025년까지 신차에 들어가는 소재의 25%를 재활용된 재료나 바이오 물질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친환경 소재 활용과 천연 가죽 대체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지침에 따라 2019년부터 대표 차종인 모델3 내부에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독일 포르셰는 2020년 첫 전기차를 발표하며 천연가죽이 사용되지 않은 ‘레더프리’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 카의 시트나 실내 인테리어에는 천연 가죽이 아닌 이탈리아 소재 업체 알칸타라의 제품이 쓰이기도 한다.○ 생태계를 키워 친환경 구현하려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마이셀에 대한 투자, 이앤알과의 협업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활동들이다. 특히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친환경 밸류체인’을 구축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형태의 넷 포지티브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성진 마이셀 대표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 관계가 ‘원가 구조’에 최적화됐다면 지금은 ‘친환경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협업의 목적이 단순히 원가를 절감(완성차 업체)하고 안정적 납품 물량을 확보(협력사)하는 게 아니라 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협력사 간 관계가 보다 수평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김호진 이앤알 대표는 “대기업과 대등하게 기술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고, 필요한 건 당당히 요구했다”며 “이앤알이 현대차그룹에 ‘갑질했다’고 해도 될 정도”라며 웃었다.○ 전기차 폐배터리도 재활용한다 현대차그룹은 대표적 친환경차인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새 제품 대비 성능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사용할 수 없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470만 대였다. 2040년에는 12배에 가까운 54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제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의 재활용’과 ‘폐배터리 완전 해체 후 소재 재활용’ 두 가지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ESS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오랜 기간 추가 사용이 가능하고,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귀금속들은 타 산업에도 활용도가 커서다. 기아는 색상, 소재, 페인트 등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이브’란 이름의 연구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폐어망을 활용한 나일론 소재, 재활용 플라스틱과 이를 기반으로 생산된 원사 등이 차량에 사용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곳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소재 부품 중 2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차량과 부품 구조를 단순화해 차량이 쉽게 해체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차량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가치’를 추구하면서 차량 가격이 다소 비싸지는 데 대한 부담은 있다. 다만 최근 달라진 소비자들의 성향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드러내는 ‘미닝 아웃’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는 완성차업체는 물론이고 소재와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환경에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쌍용차 새 주인 찾기 2라운드가 시작됐다. 쌍방울그룹을 포함해 약 3∼4곳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전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본 잠식에 빠진 쌍용차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수대금과 신차 개발 등으로 조 단위 자금을 쏟아부어야 해 자금 조달력 측면에서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치고 나간 쌍방울, 3∼4곳 “인수의향” 3일 재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임원을 포함해 10여 명으로 구성된 쌍용차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과 컨소시엄 구성안을 짜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를 제조하는 계열사 광림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광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884억 원으로 쌍방울그룹 전체 매출 약 6000억 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광림은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특장차 생산과 개조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작 기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처럼 부품 수급난으로 완성차의 출고 적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선 쌍용차 인수 효과가 더 커진다는 게 쌍방울 측 설명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인수하자’는 분위기”라며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나머지는 내가 걱정할 테니 인수를 성사시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TF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 계약이 해지된 뒤 매각주간사회사인 EY한영에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이 쌍방울을 포함해 서너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M&A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데드라인인 10월 15일이 기한이다. 매각 절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이달 내에는 새 주인이 나타나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지난해 9월 쌍용차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던 11곳이 모두 후보로 재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유력 후보로 꼽혔던 SM그룹은 쌍용차 인수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다. ○ ‘3000억 원+알파(α)’ 필요…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은 누가 쌍용차의 인수대금으로 5000억 원 이상 보장해 줄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3048억 원의 인수대금으로 쌍용차 인수를 시도하다가 낮은 변제율(1.75%)을 제시받은 상거래채권단의 강한 반발을 샀다. 3000억 원으로는 쌍용차 인수가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거래채권단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인수가 가능한데, 이들은 인수대금으로 5000억 원 이상이 제시돼야 자신들이 가진 회생채권 변제율이 50%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도 자금 조달력에 물음표가 달려 있다. 쌍방울은 지난해 6월 약 1000억 원을 마련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중견 건설사 성정에 밀렸다. 쌍방울그룹 측은 이때 확보한 1000억 원 외에 추가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쌍용차가 원하는 수준과는 갭이 너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KDB산업은행 채권 등 우선 변제 의무가 있는 3000억 원에 신차 개발 투입비용 등을 포함해 경영 정상화까지 1조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 261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2017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쌍용차의 3월 자동차 판매량이 8596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2% 늘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당장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자체의 매력이 낮아 투자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라며 “에디슨모터스처럼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무모한 시도만 재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에디슨모터스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가처분신청(계약해제 효력정지 등)의 심문 기일은 15일로 확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해제 귀책사유가 에디슨모터스 측에 있어 시장은 쌍용차의 재매각 절차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며 “인수대금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야 할 쌍용차 입장에선 가장 덩치가 큰 업체와 수의 계약을 맺은 이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수의계약 후 공개입찰)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