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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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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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은 보호” 폭격 비판… 이 “병원에 하마스 지휘소” 맞서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티시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는 행동이 없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티시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 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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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병원 보호 받아야” vs 이스라엘 “병원, 하마스 지휘소로 사용”

    “교전 중지는 ‘몇 시간’ 단위가 아닌 ‘며칠’ 단위로 해야 한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우리에겐 (전쟁을 멈출) ‘스톱워치’가 없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 병원 폭격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폭격과 전력 공급 중단 등으로 미숙아와 환자가 대거 숨진 사태에 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못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에 이어 인근 란시티 병원 또한 하마스의 지휘소 등으로 이용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병원을 침범하지 않는 행동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 측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환자와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가 란시티 병원 지하를 작전 수행용 지휘소로 사용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억류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맞섰다. 그는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폭탄 등 무기류와 오토바이 등도 공개했다.휴전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5일 휴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 또한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이 ‘몇 시간’이 아닌 ‘수 일’ 단위로 교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주민 또한 (하마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테러범(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며 공격을 멈출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의회를 점령하고 의사당 연단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이 돌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아직 의회 점령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의회는 물론이고 헌병대 본부 또한 점령했다고 14일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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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15일 회담서 군사 대화창구 재개 합의할 듯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美-中 군사소통 재개땐 美 대만해협 출격시 中과 정기 소통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중국과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의 중동 미군 주둔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게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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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정상회담서 ‘핵탄두-드론에 AI 사용금지’ 합의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무기를 규제할 국제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전쟁의 양상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자율살상무기체계(LAWS·Lethal Autonomous Weapons)’에 대한 양국의 첫 군비 통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각종 추락 사고를 이유로 2019년부터 규제해 온 미국 보잉 항공기에 대한 제재를 풀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다만 경제안보, 대만 등을 둘러싼 양국의 시각 차이 또한 여전하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긴장을 완화하더라도 핵심 산업의 중국 의존도 완화 등 ‘디리스킹(위험완화)’ 전략은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또한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 미중 정상, 첫 AI 군축 논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인기(드론) 같은 자율 무기, 핵탄두의 제어 및 배치 등에서의 AI 사용을 금하는 약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간 미국 등 서방에선 AI를 장착한 무기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AI가 스스로 판단해 공격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것을 허용하면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양국이 치열하게 대립 중인 분쟁 지역에서 발생하는 우발적 충돌이 자칫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핵무기에 AI가 장착되는 것을 무제한 허용하면 핵전쟁의 위기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옛 소련의 잠수함이 미 군함의 움직임을 오판해 핵 어뢰를 발사하려 했다가 발사 직전 가까스로 중단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1984년 소련이 레이더 오작동으로 미 핵미사일 발사에 핵 보복으로 대응하려다 중단한 것 같은 위기의 순간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미국은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강조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전술·작전 수준에 이르기까지 실수나 오판이 없도록 의사소통 복원이 필요하다”며 양국 갈등 후 중단된 미중 국방장관의 소통 재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中, 보잉 규제 해제 관심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보잉 ‘737 맥스’ 항공기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과거 보잉은 중국 주요 항공사에 140대의 ‘737 맥스’ 항공기를 팔기로 했다. 중국은 각국에서 이 기종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양국 갈등 또한 격화하자 2019년부터 해당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했다. 이미 미국산 대두의 수입 규제를 해제한 중국이 보잉 항공기의 인도까지 재개하려는 것은 이 조치가 실행되면 미국 또한 현재 검토 중인 대(對)중국 고율 관세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12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전 미 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정을 추진했지만 백악관이 반대해 회담 후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 역시 미국이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규제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얻어내려 한다고 평했다. 또한 시 주석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공개 약속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또한 같은 해 11월 미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좀비 마약’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양국 워킹그룹 출범도 논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처하는 방안 또한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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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가 병원 연료공급 막아” vs “이軍 공습 탓”… 피해 책임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 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총 300L의 연료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 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의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 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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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시티 병원 공격-운영 여부 놓고 진실 공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의 민간인 희생 책임을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과 의료 기능 마비로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에 대한 연료 제공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위기가 인질 석방 협상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을 우려했다. 또 양국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놓고도 충돌했다.● ‘병원 무력화’ 책임 공방에 인질 협상 중단논란의 중심은 환자 650명, 의료진 500명, 난민 2500명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병원 등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이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는 미숙아를 포함해 환자들이 잇달아 숨지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전기 가동용 연료 지원을 놓고는 말이 완전히 엇갈린다.이스라엘군은 12일 성명에서 “긴급 의료 지원 목적으로 알시파 병원 근처에 연료 총 300L가 든 연료통들을 뒀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연료 수령을 막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미국 NBC 방송에 “어젯밤(11일) 필요한 연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말했다.하마스는 “연료 제공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물, 음식, 전기도 없이 갇혀 있는 환자들 고통을 얕잡아 본 것”이라며 “그 정도 연료로는 발전기를 30분 돌리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알시파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말이 다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 기능이 마비돼 환자들이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모든 병원 운영이 이날 중단됐다. 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시파 병원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모든 것이 작동한다”고 말했다.알시파 병원 갈등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하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날 27개 회원국 대표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후 통치계획 두고 미-이 충돌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 계획과 인질 석방 협상을 두고 충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인 리더십 아래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궁극적으로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세력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가자지구 계획 4대 원칙을 밝혔다. 이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거듭 밝힌 “가자지구 안보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를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그러자 네나탸후 총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는 비무장화 돼야 하고 급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조직 중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세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지구 통치 세력으로 지지하는 PA는 불가하다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다만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통치를 원하지 않지만 PA가 다시 통치한다면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동부 2개 도시에 있는 무기고와 지휘통제소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후 세 번째 공습이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혔다. 레바논 뉴스채널 알마야딘은 13일 시리아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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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드론-핵무기에 AI 사용금지’ 합의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무기를 규제할 국제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전쟁의 양상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자율살상무기체계(LAWS·Lethal Autonomous Weapons)’에 대한 양국의 첫 군비 통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각종 추락 사고를 이유로 2019년부터 규제해 온 미국 보잉 항공기에 대한 제재를 풀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다만 경제안보, 대만 등을 둘러싼 양국의 시각 차이 또한 여전하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긴장을 완화하더라도 핵심 산업의 중국 의존도 완화 등 ‘디리스킹(탈·脫위험)’ 전략은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또한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 미중 정상, 첫 AI 군축 논의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인기(드론) 같은 자율 무기, 핵탄두의 제어 및 배치 등에서의 AI 사용을 금하는 약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간 미국 등 서방에선 AI를 장착한 무기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AI가 스스로 판단해 공격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것을 허용하면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 양국이 치열하게 대립 중인 분쟁 지역에서 발생하는 우발적 충돌이 자칫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핵무기에 AI가 장착되는 것을 무제한 허용하면 핵전쟁의 위기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옛 소련의 잠수함이 미 군함의 움직임을 오판해 핵 어뢰를 발사하려 했다가 발사 직전 가까스로 중단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1984년 소련이 레이더 오작동으로 미 핵미사일 발사에 핵 보복으로 대응하려다 중단한 것 같은 위기의 순간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미국은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강조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 CBS 방송에서 “전술·작전 수준에 이르기까지 실수나 오판이 없도록 의사소통 복원이 필요하다”며 양국 갈등 후 중단된 미중 국방장관의 소통 재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中, 보잉 규제 해제 관심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보잉 ‘737 맥스’ 항공기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과거 보잉은 중국 주요 항공사에 140대의 ‘737 맥스’ 항공기를 팔기로 했다. 중국은 각국에서 이 기종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양국 갈등 또한 격화하자 2019년부터 해당 기종의 운항 및 인도를 금했다. 이미 미국산 대두의 수입 규제를 해제한 중국이 보잉 항공기의 인도까지 재개하려는 것은 이 조치가 실행되면 미국 또한 현재 검토 중인 대(對)중국 고율 관세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다만 12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전 미 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정을 추진했지만 백악관이 반대해 회담 후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 역시 미국이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규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얻어내려 한다고 평했다.또한 시 주석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공개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또한 같은 해 11월 미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좀비 마약’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양국 워킹그룹 출범도 논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처하는 방안 또한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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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매일 출근” 37%뿐… 재택근무로 빈 건물 늘자 아파트로 리모델링[글로벌 현장을 가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중심가. ‘2024년 봄 오픈’이라는 간판을 내건 8층 건물은 새 단장에 한창이었다. 백악관부터 듀폰서클까지 이어진 워싱턴 핵심 상업지구인 골든 트라이앵글 한가운데 있는 이 건물은 원래 평화봉사단의 본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한 평화봉사단은 1966년부터 1981년까지 2000여 명의 단원을 한국에 보내 영어를 가르치고 결핵 퇴치 사업을 벌이는 등 한국의 교육·보건 분야 지원 사업을 벌인 기관이다.》 당초 이 건물은 2020년 평화봉사단이 이주한 뒤 연방 서비스관리국(GSA)이 새로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주가 취소됐다. 결국 이 건물은 163가구의 도심형 주택을 공급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로 리모델링 중이다. 재택근무가 크게 늘면서 미국 대도시들은 도심 공동(空洞)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 정부와 주요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출근일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은 출근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수그러든 지 오래지만 주요 대도시 사무실 절반 이상이 여전히 비어 있는 상황이다. 결국 주요 도시들은 도심 유휴 공간을 채우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빈 건물을 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도심 재편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부 대도시는 도심 공동화로 매출이 줄어든 가게들이 앞다퉈 철수하고 범죄가 급증하면서 남아 있던 기업들마저 철수하는 ‘붕괴의 악순환’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도심 아파트 전환에 4조 원 지원 워싱턴 당국은 지난해 도심지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2500채의 새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국은 상업용 빌딩의 아파트 개조를 확대하기 위해 20년간 최대 680만 달러(약 90억 원)의 재산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세제 혜택을 최대 4100만 달러(약 538억 원)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국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면서까지 도심지 아파트 개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후 계약이 종료된 뒤 새 입주자를 찾지 못한 건물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회사 CBRE에 따르면 현재 워싱턴 도심지 상업용 건물의 공실률은 21%. 미국 수도 워싱턴의 건물 5채 중 1채가 입주자를 찾지 못해 비어 있다는 얘기다. 2018년까지 12% 안팎이었던 공실률은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 15% 수준으로 오른 뒤 계속 상승하고 있다. CBRE는 5일 보고서에서 “대규모 사무실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공실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당국도 ‘적응형 사무실 재사용 태스크포스(FT)’를 구성해 올해 초 세제 혜택과 규제 개선 패키지를 내놨다. 또 13㎢ 규모의 건물을 도심형 주택으로 개조해 10년 내 2만 채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건물 인가를 바꿀 때 부과하는 비용을 없앴다. 필라델피아는 상업용 건물을 개조한 아파트에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백악관도 지난달 27일 주택 공급 및 실행 계획을 통해 상업용 건물을 도심형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에 매년 30억 달러(약 4조 원)의 지역 사회 개발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대도시 사무실 출근율 50% 이하 미국 주요 도시들이 도심 중심가 건물의 아파트 전환을 앞다퉈 허용하고 있는 것은 재택근무 확산으로 늘어난 상업용 건물들의 공실률이 당분간 줄어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가 7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출근일은 3.5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30% 줄었다. 전제 근로자 중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는 비율은 37%에 그쳤으며 56% 이상이 여전히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결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문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나 대기업일수록 재택근무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 일자리가 많은 미 대도시의 중심가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미 상업용 건물 보안 관리업체 캐슬시스템스가 조사한 1일 기준 미국 10대 도시 주간 평균 사무실 출근율은 샌프란시스코가 41.9%로 가장 낮았다. 이어 새너제이와 필라델피아가 각각 42.5%, 워싱턴 47%, 로스앤젤레스 48.2%, 뉴욕 48.9% 순이었다.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은 출근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1년에만 맨해튼을 떠나 뉴저지 교외 지역인 허드슨밸리로 이주한 주민만 약 3만 명. 대도시 주민의 교외 이주 붐이 한창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등이 직원들에게 일주일 최소 3일 이상 출근하도록 했지만 직원들은 재택근무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백악관도 올 8월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이 직원들의 출근일 확대를 지시하는 등 연방 정부 부처들도 재택근무 축소 조치에 나섰다. 연방 공무원 노조 역시 재택근무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도심 이탈→도심 붕괴’ 악순환 일각에선 근로자들의 도심 이탈이 도심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국이 상업용 건물의 아파트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거용으로 리모델링이 어렵거나 상업성이 떨어지는 건물들이 적지 않은 만큼 도심 슬럼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과 함께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재택근무 확산으로 건물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노숙인과 범죄가 급증하면서 쇼핑몰 등 소매업체들이 잇달아 매장 이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자 범죄가 더 늘어나 당국이 오히려 기업들에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심 붕괴 악순환은 1970년대 제조업 일자리가 디트로이트를 떠났을 때처럼 핵심 산업의 중대 변화를 통해 발생한다”며 “경제학자들은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붕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도심 공동화는 교통망 등 인프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워싱턴 메트로는 2025년부터 전철 운행을 줄이고 일부 역을 폐쇄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승객 수가 40%가량 줄어들고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메트로 버스 또한 가장 붐비는 일부를 제외한 모든 노선을 단축할 예정이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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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도적 교전중단을” 이 “인질 석방없는 하마스와 휴전 거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줄곧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했으며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에도 한목소리를 냈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한 달을 맞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 명에 육박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맹목적인 이스라엘 지원에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 소형폭탄 사용 등 민간인 피해 최소화 대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또한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해 지상전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하마스 또한 이란과 수시로 전황을 논의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 美 “교전 일시 중단” vs 네타냐후 거부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의 인도적 교전 중단에 진전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스라엘이 이날 가자지구 주민의 대피를 위해 일시적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허용한 조치 등을 거론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현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인도적 교전 중단을 거듭 압박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형폭탄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말부터 가자지구 내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1t가량의 항공 폭탄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실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한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직후 별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일시 휴전안은 거부한다”며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일시적 휴전(ceasefire)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에 따라 가자지구 또는 이스라엘 전역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으로, 인질 석방이나 민간인 대피 지역에서만 일시적으로 공격을 멈추는 일시적 교전 중단(pause)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럼에도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직후 나온 것이라 사실상 미국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퇴짜를 놨다”고 평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또한 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쟁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고위 간부 예히야 신와르를 찾아내 반드시 제거하겠다”고 전의를 드러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이 신와르에게 먼저 도달한다면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며 신와르 색출에 가자 주민 또한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 헤즈볼라 “모든 선택지 고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3일 전쟁 발발 후 첫 공개 연설에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며 참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먼저 시작한 만큼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것도 오직 미국”이라며 일단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뜻도 비쳤다. NYT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무기 소진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차원에서 ‘통제된 전투’만 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니예와 하메네이의 만남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쟁 발발 후 하니예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과는 수차례 만났으나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권 전체의 분노는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집트 등 4개국 외교장관은 4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블링컨 장관과 회동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다만 미국은 아랍권의 ‘즉각 휴전’ 요구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 전쟁 범죄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네타냐후 총리)는 더 이상 대화 상대가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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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헬기-中전투기, 남중국해서 두차례 충돌 위기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캐나다 헬리콥터가 충돌 직전까지 갔다. 최근 몇 년 새 외교 갈등이 고조된 양국 관계가 군사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우리 군 헬기 위를 지나가면서 상당한 난기류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3일 다른 중국 전투기가 캐나다군 헬기 바로 앞에서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를 발사해 헬기가 급히 방향을 틀어야 했다고도 밝혔다. 블레어 장관은 “이 같은 (중국 전투기의) 기동은 관련된 모든 병력의 안전을 불필요한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며 당시 중국 전투기의 행위를 ‘상당히 위험(unsafe)’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캐나다가 중국 공역(空域)에 무단 진입해 대응했을 뿐이라며 (캐나다군의) 도발 행위와 과장된 선전을 중단하라고 맞섰다. 장샤오강(張曉剛)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입장문에서 “최근 캐나다 오타와 호위함 함재 헬기가 두 차례 연속으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행을 해 중국 시사(西沙)군도(파라셀제도의 중국 명칭·필리핀 명칭 ‘호앙사’) 공역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방문한 미국 국무부 대(對)중국 외교 책임자는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위협에 우려를 표명했다.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중국조정관 겸 부차관보는 3일 베이징에서 훙량(洪亮) 중국 외교부 국경해양사(司) 사장(국장급)과 만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보이는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를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보급선을 저지하고 미 군용기에 초근접 비행한 일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대만해협과 함께 양국 군사 관계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 소통 채널을 구축했다. 미중 소통 채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국은 4∼7일 기후협상특사 회담, 6일에는 핵 군축 회담을 갖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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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문병기]미국의 ‘제3시대’ 선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에 ‘미국 힘의 근원(The Sources of American Power)’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기고문은 76년 전 ‘X’라는 미스터리의 인물이 같은 매체에 보내 당시 ‘아티클 X’로 불렸던 ‘소련 행동의 근원(The Sources of Soviet Conduct)’을 참고했다. 훗날 미국의 주소련 대리 대사 조지 케넌이 국무부에 보낸 비밀 전문으로 밝혀진 이 글은 옛 소련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봉쇄 정책을 주장해 미소 냉전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글에서 “미국은 이제 ‘제3시대’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선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리더십을 두고 미소가 맞섰던 냉전 시기,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올라선 탈(脫)냉전 시기에 이어 ‘상호 의존과 초(超)국가적 도전 속 새로운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즉,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저물고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며 서로에게 적응해야 하는 ‘다극 체제’가 열렸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 글이 11∼17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의 의도를 명확히 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 설리번 보좌관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미중 경쟁이 소련 붕괴와 같은 변혁적 최종 상태로 끝나길 기대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정학적 경쟁의 프리즘으로만 세계를 보고 남반구 국가(글로벌 사우스)들을 대리경쟁의 장으로 삼으려는 유혹을 피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반도체 등 수출 규제엔 “좁은 범위의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상호 연결된 세계 경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쇄 정책을 통한 중국 붕괴를 추진하지 않고,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다자안보협력체를 확장하지 않으며, 수출 규제의 무분별한 확대를 통한 미중 경제 디커플링(분리)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미국판 ‘3불(不) 원칙’을 내놓은 셈이다. 중국에 서슬 퍼렇던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두고 워싱턴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라고 분석했다.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커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편적 관세 10% 부과, 중국산 제품 단계적 수입 금지 등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들고나오자 불필요한 대중 선명성 경쟁 대신 미중 관계 안정화라는 현실적 목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취지다. 설리번 보좌관은 “최근 중국이 관계 안정화의 가치를 인식하는 듯한 고무적인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의 변화 징후를 해빙 무드의 배경으로 꼽았다. 중국 또한 미중 군 장성급 회담에 이어 남중국해 충돌 방지를 위한 해양 실무회담, 핵 군축 회담까지 응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소통을 복원하고 있다. 최근 중국 주재 서방 기업들의 투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리창(李強) 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는 물론이고 최근 미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외교부장까지 나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부동산 부실 등 중국 경제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와 제재 철회 등 비현실적 목표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언제 다시 긴장이 치솟을지 모르지만 미중이 관계 안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한국에도 반가운 일이다. 비대칭적이던 관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날이 섰던 한중 관계 또한 상호 존중의 새 균형을 찾고 안정화에 접어들길 기대해본다.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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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도적 교전 중단” 압박…이스라엘 “인질 석방없는 일시휴전 거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줄곧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했으며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에도 한 목소리를 냈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한 달을 맞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 명에 육박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맹목적인 이스라엘 지원에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 소형폭탄 사용 등 민간인 피해 최소화 대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또한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해 지상전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하마스 또한 이란과 수시로 전황을 논의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 美 “교전 일시 중단” VS 네타냐후 거부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의 인도적 교전 중단에 진전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스라엘이 이날 가자지구 주민의 대피를 위해 일시적으로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을 허용한 조치 등을 거론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현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인도적 교전 중단을 거듭 압박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형폭탄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말부터 가자지구 내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1t 가량의 항공 폭탄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실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한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직후 별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일시 휴전안은 거부한다”며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일시적 휴전(ceasefire)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에 따라 가자지구 또는 이스라엘 전역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으로, 인질 석방이나 민간인 대피 지역에서만 일시적으로 공격을 멈추는 일시적 교전 중단(pause)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럼에도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직후 나온 것이라 사실상 미국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도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퇴짜를 놨다”고 평했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또한 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쟁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고위 간부 야히야 신와르를 찾아내 반드시 제거하겠다”고 전의를 드러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이 신와르에게 먼저 도달한다면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며 신와르 색출에 가자 주민 또한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 헤즈볼라 “모든 선택지 고려”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3일 전쟁 발발 후 첫 공개 연설에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며 참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먼저 시작한 만큼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것도 오직 미국”이라며 일단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뜻도 비쳤다. NYT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무기 소진과 사기를 떨어트리는 차원에서 ‘통제된 전투’만 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니예와 하메네이의 만남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쟁 발발 후 하니예는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교장관과는 수차례 만났으나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권 전체의 분노는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집트 4개국 외교장관은 4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블링컨 장관과 회동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다만 미국은 아랍권의 ‘즉각 휴전’ 요구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준다는 이유에서다.같은 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 전쟁 범죄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네타냐후 총리)는 더 이상 대화 상대가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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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캐나다, 남중국해서 전투기-헬기 충돌 직전까지…군사 갈등 우려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캐나다 헬리콥터가 충돌 직전까지 갔다. 최근 몇 년 새 외교 갈등이 고조된 양국 관계가 군사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우리 군 헬기 위를 지나가면서 상당한 난기류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3일 다른 중국 전투기가 캐나다군 헬기 바로 앞에서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를 발사해 헬기가 급히 방향을 틀어야 했다고도 밝혔다. 블레어 장관은 “이 같은 (중국 전투기의) 기동은 관련된 모든 병력의 안전을 불필요한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며 당시 중국 전투기 행위를 ‘상당히 위험(unsafe)’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중국 국방부는 캐나다가 중국 공역(空域)에 무단 진입해 대응했을 뿐이라며 (캐나다군의)도발 행위와 과장된 선전을 중단하라고 맞섰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소셜미디어(SNS) 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입장문에서 “최근 캐나다 오타와 호위함 함재 헬기가 두 차례 연속으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행을 해 중국 시사(西沙·파라셀 군도 중국 명칭. 필리핀 명칭은 ‘호앙사’) 공역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을 방문한 미국 국무부 대(對)중국 외교 책임자는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위협에 우려를 표명했다.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중국 조정관 겸 부차관보는 3일 베이징에서 훙량 중국 외교부 국경해양사(司) 사장(국장급)과 만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보이는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를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보급선을 저지하고 미 군용기에 초근접 비행한 일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미를 앞두고 대만해협과 함께 양국 군사 관계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남중국해 문제 논의를 위한 별도 소통 채널을 구축했다. 미중 소통 채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국은 4~7일 기후협상특사 회담, 6일에는 핵 군축회담을 각각 갖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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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재선 시 ‘한국의 中 견제 역할 확대’, 트럼프 당선 땐 ‘방위비 증액 압박’ [글로벌 포커스]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이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이냐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외교 전략이 ‘리셋’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전략경쟁이 전방위로 확산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 등 ‘2개의 전쟁’으로 글로벌 안보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변수는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의 가장 큰 차이는 동맹에 대한 인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국을 미 주도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미 최대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재선 시 미중 경쟁에서 한국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위협하며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을 주장한 트럼프 1기 당시의 요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하고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관료들이 대거 참여해 차기 정부 국정과제를 제시한 ‘프로젝트 2025’ 보고서는 “비용 분담(burden-sharing)을 미 국방 전략의 핵심부로 삼아야 한다.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이 중국 억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국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로, 중국의 대만 침공 등에 대비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최대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기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최근 한미연구소(ICAS) 대담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축한 토대 위에서 세워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對)중국 정책에선 2기 바이든 행정부가 ‘디리스킹(탈위험)’ 전략에 따라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사실상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본격화되면서 교역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박탈은 물론이고 전자제품과 철강, 의약품 등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는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큰 한국 기업에는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 보편적 기본관세’ 등 강력한 보호무역 장벽 구축을 예고해 한미 교역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시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백지화를 공언한 만큼 미국에 관련 투자를 한 국내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는 내년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장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비호하는 신냉전 구도 속에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대선 유세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북-미가 대화 재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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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6일 워싱턴서 핵군축 회담”… 오바마 행정부 이후 처음

    미국과 중국이 핵 군축 회담에 합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17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군사 분야 소통 재개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양국이 6일 워싱턴에서 말로리 스튜어트 미 국무부 군비통제검증이행 차관보와 쑨샤오보(孫曉波) 중국 외교부 군축국장이 핵 군비 통제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SJ는 “이번 회담은 핵 군축을 위한 공식 협상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이 중국 핵전력 상황과 정책 등을 파악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양국의 핵 군축 회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협상에 중국이 참여할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거부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전제조건 없는 다자 핵 군축 회담을 제안하며 중국의 참여를 요구해 왔다. 중국이 핵무기를 급격히 늘리면서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도 핵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탄두 500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이를 1500기 늘리는 등 핵 증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회담이 미중 군사 소통 채널 복원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21년 11월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안정’을 위한 논의 시작을 검토하기로 합의했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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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부장관에 ‘아시아 차르’ 캠벨 지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사진)을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1일 지명했다. 대표적인 아시아 정책통인 그는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을 지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외교정책의 중심을 기존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긴다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등을 입안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백악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담은 올 4월 워싱턴 선언, 넉 달 후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주도하는 등 한미 관계에도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그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이동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 중심이 백악관에서 국무부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최근 미 싱크탱크 인사들이 참여한 만찬에서 “부장관이 되면 인도태평양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상원 인준이 필요한 국무부 부장관 자리는 올 7월 웬디 셔먼 전 부장관이 퇴임한 후 지금까지 공석이었다. 캠벨의 아내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겸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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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시티 진입 눈앞”… 美-이 ‘포스트 하마스’ 구상 착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인 가자시티 진격을 눈앞에 뒀다. 이르면 2일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진입하면 하마스 측과 고강도 시가전을 벌이겠지만 이 지역을 장악하면 7일 전쟁 발발 이후 상당한 전과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야 캠프를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공습하며 사상자가 늘고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가자시티 진격 눈앞”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작전 지휘관인 이치크 코헨 준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병력은 가자지구 깊숙한 곳,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도 “지상군과 공군의 합동 작전으로 하마스 최전선 방어선을 깨뜨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를 향한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공군의 사전 폭격으로 하마스 저항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밖에 주둔한 부대를 찾아 “하마스 땅굴을 공격해 테러범들을 땅굴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 포탄, 미사일 등을 1만 발 이상 투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사자도 이날까지 16명이 나왔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대가는 불가피하다. 끝까지 싸울 것이고 목표에 따라 (공격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민간인 살상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틀 연속 자발리야 난민 캠프 일대를 비롯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자발리야에서 적어도 민간인 19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8796명, 이 중 어린이는 3648명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난민 캠프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난민촌 폭격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휴전 아닌 교전 중지 필요” 전날 휴전은 아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 전투 중단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힌 미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날 미 미네소타주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랍비라고 밝힌 한 유대계 시민이 ‘당장 휴전(ceasefire)을 촉구해 달라’고 외치자 “교전 일시 중지(pause)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구금된 인질들을 빼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시민이 경비에게 끌려 나가면서 ‘당장 휴전하라’고 재차 외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인에게도, 무슬림에게도 매우 복잡하다. 나는 ‘두 개의 국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다.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2단계 목표 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포스트 하마스’ 구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통치해 온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 어떻게 새 통치·안보체제를 확립할지를 뜻한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사우디아라비아군을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초기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6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패한 뒤 하마스와의 내전에서 패해 쫓겨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다시 장악할 때까지 평화유지군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평화유지군에 미군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직접 지배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튀르키예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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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진입 눈앞…바이든 “교전 중지 필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 가자시티 진격을 눈앞에 뒀다. 이르면 2일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자지구 땅굴 파괴에 박차를 가하며 고강도 시가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아 캠프를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공습하며 사상자가 늘고 국제사회 비판 여론이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투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가자시티 진격 눈앞”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작전 지휘관인 이치크 코헨 준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병력은 가자지구 깊숙한 곳,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도 “지상군과 공군 합동 작전으로 하마스 방어 전선을 깨뜨렸다”고 말했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밖에 주둔한 부대를 찾아 “하마스 땅굴을 공격해 테러범들을 땅굴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하마스 기습 공격을 받은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 포탄, 미사일 등을 1만 발 이상 투하했다. 하마스는 죽거나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밝혔다.지난달 27일 제한적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가자지구 최대도시 가자시티를 향한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공군의 사전 폭격으로 하마스 저항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 전사자도 이날까지 16명이 나왔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대가는 불가피하다. 끝까지 싸울 것이고 목표에 따라 (공격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과도한 민간인 살상이라는 국제사회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틀 연속 자발리아 난민 캠프 일대를 비롯해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자발리아에서 적어도 민간인 19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8796명, 이 중 어린이는 3648명이라고 밝혔다.프랑스 정부는 이날 “난민 캠프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틀 연속 난민촌 폭격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휴전 아닌 교전 중지 필요”전날 휴전은 아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 전투 중단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힌 미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갔다. 이날 미 미네소타주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한 유대계 시민이 ‘랍비로서 당장 휴전(ceasefire)를 촉구해 달라’고 외치자 “교전 일시 중지(pause)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구금된 인질들을 빼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시민이 경비에 끌려나가면서 ‘당장 휴전하라’고 외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인에게도, 무슬림에게도 매우 복잡하다. 나는 ‘두 개의 국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다.‘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2단계 목표 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포스트 하마스’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언급한 전쟁 3단계는 가자지구 새 통치·안보체제 확립을 뜻한다.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사우디아라비아군을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초기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6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패한 뒤 하마스와의 내전에서 패해 쫓겨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다시 장악할 때까지 평화유지군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평화유지군에 미군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직접 지배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튀르키예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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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난민촌 공습 최소 50명 사망… 美 “전투중단 검토할 때”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규모 난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휴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에겐 중요한 공격 작전이었다. 하마스 군 사령관과 다수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며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휴전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도 “인도주의적 일시 전투 중단(humanitarian pauses)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재차 급파하기로 했다. 미국의 개입과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25일 만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자와 중상자에 대한 가자지구 밖 피란길도 열렸다.● 이 “필요한 공격” vs 주변국 “민간인 학살”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 캠프 주택가에 F-16 전투기에서 미사일 7, 8발 가량이 투하됐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50명이 숨졌고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폭격 주변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는 약 11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캠프 8곳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 “필요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400여 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했으며 다수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민간 건물들을 장악해 은신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 지휘관이 은신한 지하터널 주변 빈 공간을 타격했으나 터널이 붕괴해 인근 건물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난민 캠프 내 군 지휘관의 존재를 부인하며 “민간인, 어린이, 여성을 학살한 끔찍한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주변 중동 국가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는 “이번 공격은 민간인을 향한 학살이며 (카타르 등의) 중재 시도를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도 “무차별 공격은 돌이키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 구출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투 중단을 검토할 때다. 이는 양측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태 진화를 위해 3일 블링컨 장관을 다시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전쟁 발발 후 지난달 11일, 16일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영국, 캐나다 등도 일시 휴전을 촉구했다. ● 전쟁 격화 속 처음 열린 ‘외부 피란길’하마스는 1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발리아 대학살로 외국 여권 소지자 3명을 포함해 7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는 않아 반(反)이스라엘 여론 확산을 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로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인과 중상 환자에 한해 이집트로 떠날 수 있도록 이날 오후 라파 국경검문소가 개방됐다. 가자지구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등 400명과 환자 90여 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구호 차량의 통행은 이뤄졌지만 사람이 빠져나온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 이스라엘, 하마스 간 이번 합의를 중재했다. 다만 이는 미국 등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한 일시 휴전’과는 다르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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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이스라엘 지원 딜레마… 무슬림 이어 청년 표심도 이탈

    “지금 당장 휴전하라(Cease-fire now)!”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지원 예산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발언을 시작하자 방청석의 한 여성이 ‘이스라엘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는 팻말을 들고 일어나 이같이 외쳤다. 이스라엘 지원을 둘러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치인으로 꼽히면서도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고조되면서 이슬람교도는 물론이고 핵심 지지 기반인 청년층의 표심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중동전쟁이 내년 대선 격전지 표심에 영향을 줄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슬림, 바이든에 ‘지지 철회’ 통첩 미 집권 민주당 이슬람교도 당원 단체인 전국무슬림민주협의회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휴전 최후통첩’이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10월 31일 오후 5시까지 하마스와 휴전에 나서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지지를 보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가자지구가 붉은색으로 물들면 내년 대선 주요 격전지도 붉은색(공화당)으로 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계 이슬람교도들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표명을 우려스럽게 지켜봤다. 지난달 25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와 대규모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한 것에 대해 “전쟁을 치르는 대가”라고 발언하자 사과를 촉구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지난달 23∼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랍계 미국인 중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7.4%에 그쳤다. 2020년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59%의 지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아랍계 미국인은 345만 명으로 전체 미국 인구의 1% 정도다. 하지만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대선 격전지들은 대표적으로 아랍계 비중이 높은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 아랍계 미국인 21만 명 중 14만 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5만여 표 차로 미시간주에서 승리한 것을 감안하면 무슬림 표심이 이탈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청년층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미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찬성하는 가운데 35세 미만에서 지지율이 21%로 뚝 떨어졌다. 민주당 최대 계파 ‘의회진보코커스’ 수장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이 “미국은 러시아와 이스라엘에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정면 비판하는 등 당내 이견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이스라엘 단체 기부금 최다 수혜”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연일 압박하는 등 아랍계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휴전 반대 등 전쟁의 주요 국면마다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 스스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라고 밝힐 정도인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며 친이스라엘 단체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받은 의원이라고 보도했다.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과 자금을 쥐고 있는 미국계 유대인들도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유대계 미국인은 약 7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를 차지한다. 유대계 미국인 싱크탱크 유대인유권자연구소(JEI)는 6월 조사에서 응답자 72%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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