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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진영 논설위원입니다.

ecolee@donga.com

취재분야

2026-02-24~2026-03-26
칼럼100%
  • [문학예술]남녀가 등을 대고 오토바이 탄 까닭

    여기 오토바이를 탄 남녀 사진이 있다. 가슴선 바로 아래로만 찍었는데 이상하게 뒤에 앉은 여자가 남자와 등을 대고 앉았다. 왜?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상표를 보는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원더브라.’ 원더브라를 했더니 등을 대고 거꾸로 앉아야 할 만큼 가슴이 커졌다는 뜻이다(사진①). 이 책에는 보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광고나 포스터, 예술작품 사진이 잔뜩 나온다. 저자는 웃기는 디자인 제작 기법으로 비주얼 펀(pun), 비주얼 패러디, 비주얼 패러독스 세 가지를 제시했다. 비주얼 펀이란 발음이 똑같은 말을 이용해 장난치는 방법이다. 포크가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그림은 제목이 ‘포클레인’, 땅콩(peanut)이 오줌(pee) 싸는 그림은 ‘peenut’이다. 비주얼 패러디로는 말버러 담배 광고 모델이 담배 대신 막대사탕을 물고 있는 츄파춥스 광고(사진②)를 예로 들었다. 비주얼 패러독스의 예는 흑인 여성이 백설공주 분장을 하고 나오는 니베아 광고다(사진③). 뿌리면 선탠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 광고다. 홍익대 교수인 저자는 앙리 베르그송의 웃음 철학부터 게슈탈트 심리학과 롤랑바르트의 기호학까지 온갖 이론을 동원해 웃음의 정의와 웃게 만드는 디자인 제작법을 망라했다. 디자인 연구자들에겐 유용할지 모르지만 과한 느낌이다. 저자가 말미에 인용했듯 ‘조크를 설명하려는 것보다 더 빨리 웃음을 죽이는 일은 없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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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SPACE’ 47년만에 ‘공간’ 품 떠난다

    1세대 대표 건축가 고 김수근(1931∼1986)이 창간한 국내 최고(最古)의 종합예술전문 월간 ‘SPACE’(사진)가 47년 만에 공간의 품을 떠난다. SPACE 발행사인 공간사는 21일 “CNB미디어(대표 황용철)가 최근 SPACE를 인수해 약 10억 원의 부채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CNB미디어는 2006년 12월부터 문화와 경제 전문 주간지 ‘CNB저널’을 발행해 왔으며 온라인 뉴스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7월에는 CNB갤러리를 개관해 운영 중이다. 1966년 11월 창간된 SPACE는 연간 발행 비용이 17억 원, 수입은 12억 원이다. 나머지 5억 원은 모기업인 공간건축이 지원해 왔으나 지난해 7월 공간건축이 경영난을 이유로 지원금을 끊은 이후 SPACE는 폐간 위기에 놓였다. 공간건축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올해 1월 2일 부도를 냈다. CNB미디어의 SPACE 인수로 다음 달 말 발간되는 5월호부터는 발행인이 이상림 공간사 대표에서 황용철 대표로 바뀌게 된다. SPACE 관계자는 “SPACE는 국내 잡지로는 최초로 미국 학술정보 제공기관인 톰슨 로이터의 예술 인문학 인용 색인(A&HCI)에 등재돼 세계적으로 학술적인 권위를 인정받았다. 새로운 발행인도 지금의 편집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때 25명에 이르던 SPACE 직원은 경영난을 겪으며 8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조만간 김수근이 설계해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물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사옥을 떠나 서대문구 연희동 CNB미디어 사옥에서 근무하게 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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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건축가 김석철의 내공이 담긴 동서고금 도시와 건축 탐험기

    1997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천년의 도시 천년의 건축’ 개정판이다. 천년이든 만인이든 건축가 김석철에게는 버거워 보이지 않는 스케일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제주 영화박물관, 경기 한샘 시화공장 설계뿐만 아니라 여의도와 한강부터 중국 취푸(曲阜)와 중동의 신도시까지 도시를 설계해온 그이기 때문이다. 동서와 고금을 가로지르는 시선으로 세계 곳곳에 남겨둔 작품들의 작업기, 그리고 세계 주요 도시와 건축 탐험기를 실었다. 수차례의 암수술로 식도와 위가 없는 몸으로도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설렌다’며 스케치북을 찾는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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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우더! 라우더!” 언어장벽 허문 K-rock

    13일 오후 3시 30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도심. 북미 최대의 음악 축제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SXSW) 둘째 날. 오스틴 컨벤션센터 3층 10C룸에서 콘퍼런스 ‘신생 음악 기업이 성장하는 시점’이 열렸다. 음악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의 데이브 헤인스 부사장은 “사운드클라우드 같은 기업은 신진 밴드가 대형 음반사와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를 홍보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인디 밴드의 힘 …‘구름’을 걷어낼까 이날 오스틴 도심의 기온은 24도까지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이날 밤 도심 클럽 ‘이지타이거’에서는 한국 밴드 6팀이 ‘스핀’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었다. 유튜브나 온라인의 도움 없는, 오프라인에서의 정면승부다. 클럽 ‘엘리시움’에서 전날 한국 음악인 7팀이 참여해 연 ‘케이팝의 밤’에서는 여성 그룹 f(x)의 현지 팬이 관객 상당수를 점했다. ‘스핀’은 로다운 30부터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구남), 노브레인, 더 긱스, 3호선 버터플라이, 갤럭시 익스프레스까지 오롯이 한국 록 밴드들의 무대다. 미국의 유력 음악 전문지인 ‘스핀’이 4일 연속 공연의 첫날을 통째로 한국 록을 조명하는 데 할애한 것이다. 문득 든 생각. ‘그들은 미국 땅에 스스로 홍보창구를 열 수 있을까.’ 오후 5시부터 컨벤션센터 4층 대연회장에서는 싱어송라이터 디벤드라 밴하트의 공연이 열렸다. 전자기타 한 대만 달랑 들고 혼자 나타난 그는 베네수엘라계 미국인답게 스페인어와 영어를 오가며 특유의 떨림이 강한 보컬을 들려줬다. 언어를 막론하고 그만의 매력으로 객석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컨벤션센터를 나서자 첫날과 마찬가지로 통째로 커다란 공연장이 된 도심의 햇살이 반겼다. 이날도 전 세계에서 날아온 수백 팀이 음악 관계자와 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뜨겁게 경쟁 중이었다. ‘한국 팀들도 언어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오후 8시. ‘이지 타이거’에서 마침내 ‘스핀’ 무대가 시작됐다. 한국 블루스 록의 자존심 로다운 30이 특유의 끈적하고 육중한 록 사운드를 풀어냈다. 전날보다는 관객 수가 적었지만 공연 자체에 대한 충성도는 더 높았다.○ “덩실덩실 움직여, 이것들아, 라이크 디스!!!” “나랑 미친 듯 놀자! 밤이 새도록 놀자!”(노브레인) “올 라이트!!!”(관객들) “우리가 너무 시끄럽나요?”(더 긱스) “노, 라우더(louder·더 크게)! 라우더!”(관객들) “(한국말로) 덩실덩실 움직여 봐, 이것들아. 라이크 디스(Like this)!!!”(구남) “예아(Yeah)!!!”(관객들) 무대 앞 백인 관객들은 한국 음악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잘도 따라했다. ‘바다 사나이’(노브레인)에 맞춰 손짓으로 파도를 만들었고 ‘난 어디로 가는 걸까’(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워∼ 워어우 워∼어어어어어’ 반복구를 목이 터져라 따라했다. 덩실덩실 춤을 추다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서울 서교동의 공연장을 지구 반 바퀴 너머로 옮겨놓은 듯했다. 구남의 뽕짝 리듬에, 3호선 버터플라이의 한국적 몽환성에,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반한 현지 관객들은 휴식시간마다 판매대를 찾아 한국 음반과 티셔츠를 구매했다. 미국 대학 밴드를 비롯해 새로운 음악인을 발굴해 조명하는 매체인 ‘칼리지 뮤직 저널(CMJ)’의 맷 맥도널드 부사장은 “한국 음악인은 언어장벽을 넘어 단시간에 관객과의 유대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세계의 음악인들 가운데서도 특출하다. 이건 ‘강남스타일’의 싸이나 록 밴드가 공통적으로 가진 매력이다”고 했다. 그는 “SXSW를 찾는 한국 밴드의 음악을 3년째 체크하고 있는데, 꾸밈없는 진정성과 열정이 그걸 가능케 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14일 오전 2시. 공연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격정적인 무대로 끝을 맺었다. 오스틴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고, 동아시아에서 날아온 음악의 폭우는 쏟아졌다.:: SXSW ::매년 3월에 미국 남부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South by Southwest Music Festival).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를 패러디해 따온 이름이다. 1987년 출범했으며 공연과 음악 견본시, 콘퍼런스를 아우르는 북미 최대 음악 전시장이자 세계 3대 음악 마켓 중 하나다. 90개 공연장에서 2000개가 넘는 음악 팀이 공연한다. 최근엔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와 정보기술(IT)로 영역을 넓혔다.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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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현대건축] 베스트 3위 선유도공원

    《 건축가 조성룡(69·사진)은 동아일보와 월간 ‘SPACE’가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 설문조사에서 상위 20위권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이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2002년, 정영선+조성룡)이 3위,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꿈마루(2011년, 조성룡+최춘웅)가 14위, 광주 동구 운림동 의재미술관(2001년, 조성룡+김종규)이 17위를 기록했다. 이 중 선유도공원은 정수장 시설물을, 꿈마루는 1세대 건축가 나상진의 클럽하우스 건물을 방문자센터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옛것을 새롭게 다듬어낸 선유도공원 리뷰를 통해 건축에서 기억 혹은 시간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새겨본다. 》대한제국 선포에 앞서 한성부를 찬란한 근대도시로 탈바꿈시키려 했던 고종은 야심 차게 두 가지 도시정비사업을 계획한다. 경운궁을 중심으로 방사상 도로체계를 구축하는 것(지금의 서울시청 앞 교차로)과 만보객이 즐길 만한 단란한 도심 공원(탑골공원)을 만드는 일이었다. 고종은 교차로와 공원, 이 두 요소야말로 근대 생활의 완벽한 표상이라 여겼다. 공원은 그렇게 처음 우리 도시의 품 안으로 생경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공원은 기형적으로 도구화되고야 만다. 공원이라는 알량한 명분과 이름하에 전통문화유산과 성역은 처참히 유린당했고, 때때로 공원은 애국과 반공 이데올로기를 위한 훈육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2002년 우리 곁을 찾은 선유도공원은 과거의 이 같은 기형적 생성과 변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시민공원이다. 수돗물을 공급하던 정수장으로 23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공간과 기억들이 조경가 정영선과 건축가 조성룡의 손에 건져져 새 생명을 얻은 것이다. 선유도공원은 쓸모를 다한 산업유산을 보전·활용했다는 역사성과 파괴된 도심생태계를 복원했다는 자연친화성, 그리고 한강 중간에 떠 있다는 드라마틱한 장소성까지 좀처럼 이루기 힘든 3박자를 고루 갖춘 셈이다. 그러니 흥행은 따로 말할 것도 없다. 2005년에는 주말 하루 평균 이용자가 4만 명이 넘는 통에 공원 보호 차원에서 부득이 입장정원제를 실시해 입장객을 하루 8700명(동시간대 최대 1000명)으로 제한해야 했다. 축적된 시간의 농밀한 흔적들 사이로 건축적 산책의 즐거움이 더해진 선유도공원은 문화적 공원을 갈망하던 대중을 촉발시켰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처럼 하나의 공원에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몰리는 현상은 역으로 공원이라는 일상적 장소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경험의 부재를 입증하는 것이다. 2005년 초여름 선유도공원에서 만난 건축가 조성룡과 정기용은 “이곳을 테마공원이나 유원지쯤으로 여기며 분주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한곳에 머물러 주변과 스스로를 돌아볼 뿐이라는 공원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공원이란 특정한 목적을 갖고 무언가를 둘러봐야 한다는 강박으로 오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선유도공원 같은 산업유산의 변용은 앞서 산업시대의 부흥과 쇠락을 경험했던 영국 독일 등지에서 먼저 일어났다. 화력발전소였던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주물제조공장이었던 르 마가쟁 국립현대미술관, 철강제련소였던 티센 랜드스케이프 공원 등이 산업시설의 중요한 변용 사례다. 선유도공원은 바로 이 낡은 것에 대한 재생, 산업유산에 대한 문화적 계승이라는 건축의 시대적 패러다임을 일반 대중에게 선보인 첫 국내 작품인 것이다. 최근 당인리발전소, KT&G 대구 연초제조창의 활용을 고민하는 것도 아닌 말로 모두 선유도공원의 성공 덕이다. 선유도공원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한 꿈마루 역시 정말 꿈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선유도공원은 이번 조사에서 거장 김수근의 대표작 경동교회를 누르고 3위를 차지하며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그 공적을 다시금 인정받았다. 특히 최고의 현대건축 20선 가운데 개별 건축물이 아닌 장소적 특성을 띤 것은 선유도공원이 유일하다. 그래서 선유도공원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역사적 성과를 두고 조경계에서는 아직도 그것이 건축인지 조경인지, 내 것인지 네 것인지를 따지며 선유도공원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그들만의 것으로 점유하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선유도공원의 진정성은 산업과 문화, 인공과 자연, 과거와 현재 사이의 두터웠던 경계를 넘나들며 통합해가는 장소성의 구축과 재생이 아니었던가? 고종이 탑골공원을 통해 근대도시의 이상을 꿈꾸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선유도공원을 통해 통섭과 융합이라는 이 시대 건축과 도시의 미래상을 그려가야 하는 것이다.박성진 ‘SPACE’ 편집팀장}

    • 20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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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자연 문건’ 공개 파문 유장호 前 매니저… 4주기 맞아 고인 추모하는 노래 작사

    ‘오랜 시간 많이 힘겨워했단 걸 몰랐었어…지친 너를 잡아주지 못했던 내가 미안했어…다시 돌아올 수 없는…그곳으로 그렇게 떠났지만 난 추억해 너를 기억해 잊지 않을게.’(노래 ‘3월 7일’ 중) 7일은 배우 장자연 씨가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되는 날이었다. 고인의 매니저로서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33)가 장 씨를 추모하는 노래를 지어 14일 공개한다. 유 대표는 9일 오후 기자와 만나 “14일 데뷔하는 소속 가수 H-호야와 K-호야의 노래 ‘3월 7일’의 가사를 남성그룹 원티드 멤버 전상환과 함께 지었다. 고인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3월 7일’은 발라드풍의 애절한 곡이다. 장 씨의 전 소속사인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지먼트 팀장으로 일했던 유 대표는 회사를 나와 2008년 9월 호야스포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는 “2009년 2월 장 씨가 찾아와 고충을 털어놓았는데 당시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게 후회된다. 시간을 그때로 돌릴 수 있다면 다른 선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씨는 2009년 3월 7일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당했다’는 문건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 대표는 장자연 문건을 공개해 더컨텐츠테인먼트의 전 대표 김모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에서 모욕죄가 인정돼 2011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받았다. 그는 “올해 초 김 전 대표가 날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모욕죄)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고인에 대한 나의 심정을 노래에 담았는데 언론 플레이로 비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거듭 밝혔다. 유 대표가 기획한 솔로가수 H-호야와 K-호야는 14일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연다. 노래 ‘3월 7일’은 타이틀곡이 아닌 앨범 수록곡이라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이제는 ‘장자연 사건의 관련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실력 있는 가수의 제작자로서 꿈을 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에 계속 담고 싶습니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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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불확실한 젊은 세대, 도시형 유목민 집이 딱이죠”

    《 그는 제 집이 없다. 20년간 14번 집을 옮겨 다녔다. 미국 뉴욕에서 10년간 공부하고 일하는 동안 8번, 2003년 귀국해 10년째 서울에 살면서 6번. 지금은 5층짜리 상가 건물의 옥탑방을 개조해 살고 있는데 또 새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앞으로도 집을 살 생각은 없다. 공간 디자인회사인 비안디자인의 안경두 대표(43·사진) 얘기다. “새로운 공간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도 한 호텔에서 하루 이상 머물지 않죠. 1, 2년에 한 번씩은 이사를 해요.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이도 1, 2년 단위로 학교를 옮겨 다니는 데 동의했어요.” 》안 대표가 27일 시작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내놓는 작품도 ‘도시 유목민(urban nomad)’이다. 혼자 사는 미혼 남성을 위한 집인데 72m²(6×12m)에 펼쳐 놓았던 공간이 3×7m, 높이 2.1m 박스 하나에 모두 담기는 조립식이다. 진득하게 한곳에 살지 않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딱 안 대표 같은 남자를 위한 스타일이다. “요즘 젊은 남자들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렵잖아요. 결혼과 직장 모든 면에서 미래가 불확실하죠. 집은 소유하는 것, 정착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은 이런 현실과 맞지 않아요. 어느 동네, 어떤 생활 패턴에도 맞도록 집은 융통성이 있고 가벼우며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그는 ‘가구란 벽에 붙여 두는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깬다. 벽면에 기대어 놓기 마련인 가구를 죄다 가운데 모아놓았다. 집성목으로 만든 컨테이너용 박스를 적당한 간격으로 세워 놓은 뒤 그 안에 벌집 모양의 골판지인 허니콘보드를 여러 개 쌓아 책상과 의자를 만들었다. 침실은 박스 위쪽에 킹 사이즈 해먹을 사방으로 팽팽하게 매어 놓아 마련했다. 그럼 벽은? 먹색 칠판 도장을 해놓았더니 훌륭한 인터페이스가 됐다. 빔 프로젝터 스크린으로 쓸 수도 있고, 분필로 메모를 하거나 작업용 자료들을 자유롭게 붙여 놓아도 된다. 이동식 집에 영구적인 장판을 깔 순 없는 법. 대신 미송나무로 만든 1×1m 팔레트 80장을 곳곳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생기도록 깔았다. 팔레트 아래쪽에 생기는 공간은 수납용이 된다. 공간의 가운데를 가구가 가로막고 있으면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모서리를 보고 공간의 물리적 크기를 인식합니다. 가구를 가운데 모아 놓으면 모서리 대신 가구 주변의 다양한 행위들에 주목하게 되죠. 팔레트의 높낮이까지 더해져 다이내믹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홍익대와 미국 예일대, 하버드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건축과 실내 디자인 작업을 병행해 온 안 대표는 2004년 비안디자인을 설립한 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와 SBS 신사옥, 홍익대 인근의 YG 사옥, 강남구 청담동 씨네시티 멀티플렉스 등의 실내 디자인을 맡았다.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는 안 대표 외에 김윤수 공간디자이너, 김경수 공간기획자, 홍희수 인테리어스타일리스트가 1인 가족부터 대가족까지 다양한 가족을 위한 새로운 실내 디자인을 선보인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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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농장… 해변… 파격 디자인의 구글 일터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린 농장, 벽돌을 쌓아올린 아늑한 오두막, 서핑보드가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해변…. 일반인들에겐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휴가지 혹은 테마공원 풍경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사는 구글 사원들에게 이곳은 매일 출근하는 일터다. 지난해 말 완공된 구글 텔아비브 사무실 모습이 디진(dezeen), 디자인붐 같은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 웹진에 게재돼 조회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 텔아비브 사무실은 텔아비브 중심부에 있는 일렉트라 타워의 8개 층에 8000m² 규모로 꾸며졌다. 스위스 디자인 회사 카멘친트 에볼루션이 이스라엘 현지 인테리어 업체와 협업으로 설계했다. 카멘친트 에볼루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새 사무실의 가장 큰 특징은 사무 공간의 절반을 사원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자갈이 깔린 시골길이나 숲속에 벤치가 놓여 있는 듯 꾸민 라운지, 인조 풀밭과 오렌지 나무가 보이는 시골 농장 등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을 나무 강철 카펫을 비롯한 여러 재료를 써서 연출했다. 통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보면 탁 트인 전경이 속을 시원하게 한다. 식당은 카페테리아와 고급 레스토랑을 포함해 3개, 8개 층 가운데 1개 층은 벤처 회사들을 위한 ‘구글 캠퍼스’로 활용한다. 구글 텔아비브 사무실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디진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댓글에 따르면 “전형적인 사무실 디자인의 틀을 깨고 재미라는 요소를 가미한 구글이 대단하다”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놓은 곳에서 일하면 기분 전환이 되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일부는 테마공원처럼 특정 장소를 인공 재료를 이용해 모방한 디자인에 대해 “키치적인 패스트푸드 설계”라고 비판하거나 “처음엔 즐겁겠지만 계속 일하다 보면 무덤덤해질 것”이라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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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현대건축] 1세대 거장 김중업-김수근의 대표작

    《 동아일보와 건축전문 월간 ‘SPACE’는 건축가와 학자 등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최고와 최악의 현대건축물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최고의 건축물로 135개, 최악의 건축물로 71개의 작품을 추천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들의 역사적 사회적 가치와 현재적 의미를 짚어보는 글을 격주로 싣는다.본보 5일자 A8면 도시 미관 해치는 공공건물… 최악 디자인 13곳이 정부발주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선정된 공간 사옥(1위·김수근·1977년)과 주한 프랑스대사관(2위·김중업·1962년), 그리고 경동교회(4위·김수근·1981년)는 한국의 현대 건축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걸작들이다. 지어진 지 이미 40∼50년이 지났지만 이들은 현재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20세기 한국 건축의 최고의 성과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건물은 김중업(1922∼1988)과 김수근(1931∼1986)이라는 걸출한 건축가들이 설계했다. 그들은 광복 이후 서구 근대건축과 처음 맞닥뜨린 건축가들이었고, 프랑스와 일본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개발시대 건축을 주도했다. 두 거장이 활동할 당시의 한국 사회는 치열한 동서 냉전과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런 여건 속에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그들은 다음 세대 건축가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될 토대를 놓게 된다. 즉 서구 건축을 선험적인 모델로 설정하고, 그것을 통해 한국적 지역성을 투영시키는 것이다. 덕분에 물적 기반이 신통치 않았던 여건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도는 근대적 제도에 걸맞은 물적 장치들을 건설해야만 했던 시대적 요구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물론 상반된 개성을 가진 두 건축가는 자주 충돌하기도 했다.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처럼 김중업은 그의 스승인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말년에 보여주었던 조형 의지에 집착했다. 전통 건축의 지붕선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것을 다양한 작품들로 현대화했다. 지금은 허물어지거나 변형돼 잘 식별되지 않지만 주한 프랑스대사관의 유연한 곡선 지붕들은 그런 건축가의 의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김수근 역시 일본에서 귀국한 후 비슷한 시도를 했지만 1970년대 이후 태도를 바꿔 전통 건축의 사랑방이나 마당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공간 사옥의 입구에 등장하는 빈 마당은 그가 지향했던 건축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동교회에서는 신을 향한 갈망을 상징적 형태로 표현하면서 한국 사찰에서 등장하는 외부공간을 적용시켰다. 이를 통해 새로운 종교 건축의 유형을 찾아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알 수 있듯 이들 거장이 타계한 지 25년이 지났지만 그들의 신화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마냥 반길 만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 건축가들은 그들의 틀 속에서 머무르며 그 변화를 선도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움을 통해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기보다는 변화를 뒤쫓으며 담아내기에 급급했다. ‘전위’의 DNA를 잃어버리면서 그들은 물적 환경의 창조자로서 건설의 전체 과정을 조율하는 전통적 지위를 상실했고 계속해서 주변화되고 상업화되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두 건축가가 우리에게 남긴 부정적인 유산도 큰 몫을 했다. 많은 건축가가 지적한 것처럼 김중업과 김수근의 건축 세계가 가지는 문제점은 그들이 발 딛고 있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 대한 인식의 결여에 있다. 그들은 전후의 낙후된 현실을 회피한 채 그 자리에 과거의 전통을 가져와서 이상화시켰다. 이로 인해 현실과 건축을 순환시키는 자율적인 생성 메커니즘이 구축되지 못했고 거기서 오늘날 한국 건축계가 직면한 여러 어려움이 불거졌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한국 건축계는 성찰의 시기를 맞고 있다. 떠들썩한 잔치가 끝나면서 분주함에 가려졌던 구조적 모순들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이즈음에 우리는 이들 세 건축물이 가지는 현재적 가치를 곱씹으면서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현대건축은 일상과 유리된 예술 작품이 아니고 도시로부터 고립된 기념비는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과거로 향했던 건축가들의 시선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로 향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건축은 이제 시대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두 거장이 남긴 50년의 틀을 깨고 한국 건축이 새로운 도약을 이루길 기대해 본다.정인하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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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체’ 개발한 한글디자이너 김태헌 소장

    “날씬한 알파벳 서체를 강요받는 한글에 제 옷을 입혀주고 싶었어요.” 한글디자이너 김태헌 글자연구소장(38)이 새로 만든 한글 서체 ‘공간’은 넙데데하다. 한국 자연 미인의 동그란 얼굴을 닮았다. 다음 달 대형 서체회사를 통해 판매되는 공간체는 자음과 모음이 정사각형의 공간 안에서 중력에 이끌리듯 자연스럽게 모이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철자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알파벳, 중앙에 뼈가 존재하는 한자와 달리 한글은 짜임새가 빈약하고 헐렁해 보이는 문자예요. 자음과 모음이 어떻게 결합되더라도 물리적으로 짱짱해 보이도록 글자를 설계했죠.” 4년간 고민 끝에 그가 생각해낸 것이 ‘중력’의 법칙이다. 자음과 모음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으려는 힘이 존재해야 균형 잡힌 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모아서 쓰는 조합형 문자입니다. 그래서 어디로 어떻게 모이느냐가 중요하죠. 글자 속에 중력이란 힘을 부여해 봤어요. 자음과 모음의 획들이 각각의 물리적인 성질이 있는데 이들이 정사각형이란 공간 안에서 중력이라는 힘만 부여되면 자연스레 모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글자의 질서이고, 질서가 가진 논리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죠.” 새로운 서체의 이름을 ‘공간’이라고 지은 이유도 글자를 끌어당기는 힘이란 획이 아닌 획을 둘러싼 공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파벳 서체는 쓰는 사람이 많으니 돈도 되고 만들기도 쉽다. 26개 알파벳을 대문자와 소문자 합쳐 52개만 디자인하면 된다. 알파벳 서체 개발이 활발한 이유다. 하지만 한글은 시장이 좁은 데다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는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야 하기 때문에 개발하기도 어렵다. 수학적으로는 1만 개가 넘고, 일반인들이 쓰는 글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2350개의 글자를 일일이 디자인해야 한다. 이번에 김 소장이 만든 서체는 가장 굵은 ‘볼드’부터 가장 얇은 ‘울트라 라이트’까지 5개 종류의 두께로 이뤄진 ‘자족(字族)’ 전체다. 영문과 기호, 숫자를 빼고 한글만 계산하더라도 2350×5=1만1750자가 된다. “한글이 불쌍했어요. 자기 나름의 개성이 있는데 옆집 아이(알파벳)가 입고 있는 맞지도 않는 옷을 강요당하는 듯해서요. 한글이라는 문자의 특성에 맞는 서체를 찾아주고 싶었습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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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물 최고와 최악’

    낮지만 답답하지 않은 천장, 좁지만 불편하지 않은 계단, 작지만 길을 잃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터를 닦고 41세에 짓기 시작해 47세에 완성한 ‘공간’ 사옥이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선정됐다. 반면 ‘아이아크 건축가들’의 유걸 공동대표가 원설계를 맡아 지난해 8월 완공한 서울시 신청사는 최악의 현대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 월간 ‘SPACE’는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광복 이후 지어진 현대건축물 가운데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건축물 5개, 최악의 건축물 3개를 추천했다.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소속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은 최고의 건축물로 추천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조사 결과 55명의 추천을 받은 공간 사옥이 최고의 현대건축 1위를 차지했다. 전숙희 와이즈건축 대표는 “시간의 결이 있는 건축물”, 이동훈 이화여대 건축학부 교수는 “한국 전통의 공간감과 재질감을 현대적인 어휘로 재해석해 냈다”라고 호평했다. 2위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이다.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의 전통 건축이 갖는 현대적 가능성을 잘 살렸다”라며 추천했다. 3위는 선유도공원, 4위 경동교회, 5위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이 선정됐다. 최악의 현대건축물 조사에서는 39명이 추천한 서울시 신청사가 1위를 기록했다. “주변과 조화되지 않고 외계의 건물 같다”, “일제마저도 특별한 공을 들인 서울의 심장부에 우리 스스로 큰 실수를 범했다”라는 혹평이 나왔다. 2위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3위는 서울 화신백화점을 헐고 지은 종로타워, 4위는 한강 위의 세빛둥둥섬, 5위는 서울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였다. 이번 설문에는 건축 관련 4개 단체(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 새건축사협의회)가 추천한 회원 80여 명과 건축 전문 사진작가 및 칼럼니스트가 참여했다. 동아일보는 6일자부터 격주로 최고 또는 최악으로 선정된 건축물을 소개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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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 미관 해치는 공공건물… 최악 디자인 13곳이 정부발주

    2000년대 한국 건축물에 대한 건축계의 평가는 인색한 편이다. 1970, 80년대 활약했던 1세대 거장들(김수근 김중업 이희태)에 이어 다양한 양식을 실험했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 이후 건축물은 자본의 논리에 밀려 진지한 탐구와 실험정신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동아일보와 건축전문 월간 ‘SPACE’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2000년대 이후 지어진 건축물이 최고와 최악의 순위 목록을 주도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아틀리에형 소형 설계사무소의 작품들이 최고 20위 목록을 휩쓴 데 반해 대형 설계사무소의 공공건축물들은 최악의 작품으로 많이 꼽혔다.○ 2000년대는 한국 건축의 황금기? 최고의 현대건축 20개 가운데 2000년 이후 완공된 작품은 모두 13개. 특히 건축가 조성룡(69)은 선유도공원 꿈마루 의재미술관 3개 작품을 20위권에 올려놓았다. 김수근과 김중업(각 2개)보다도 앞선 기록이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은 정수장시설물, 광진구 능동 꿈마루는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공원으로 개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준석 건축사사무소 나우 대표는 선유도공원에 대해 “지속가능한 대도시 속 생태환경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신창훈 운생동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는 꿈마루를 추천하며 “현존하는 건축물을 보존하고 시대성을 살려 리노베이션하는 것 또한 건축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젊은 건축가인 조민석(47)과 이소진(46)도 2000년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부상했다. 조민석의 다음스페이스닷원은 “상투적인 업무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혁신적 공간”(윤승현 건축사사무소 인터커드 대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소진의 서울 종로구 윤동주문학관은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떠날 때 여운을 남기는 등 건축이 해야 하는 본질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감동적 건축물”(김정인 서로아키텍츠 대표)로 평가됐다.○ 도시 미관 해치는 공공건축, 주거문화의 부재 최악의 건축 20개 가운데 정부가 발주한 건축물은 13개다. 특히 ‘디자인 서울’이라는 구호 속에 지어진 세빛둥둥섬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서울시 신청사와 함께 최악의 건축 목록 상위를 차지했다. 반포대교 남단 한강 위에 만든 세빛둥둥섬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시성 건축물의 전형” “자연재해 때 안전성도 우려된다”는 혹평을 달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해서는 “기억의 장소에 기억을 지워버리는 건축의 폭력” “외형적 화려함만을 추구한 건축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붕이 갓 모양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와 전통 건축요소를 어설프게 도입한 국립민속박물관 및 전주시청사는 “대표적인 시대착오적 건물” “전통이라는 키워드가 강박관념으로 이어져 빚어진 변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주거 형태는 아파트다. 그러나 공동주택 가운데는 타워팰리스가 유일하게 최악의 건축 9위에 이름을 올려 주거 건축문화의 부재를 드러냈다. 전문가 3명은 “획일성과 미적인 조악함으로 전 국토를 망쳤다”(김범준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고 비판하며 아파트 자체를 최악의 건축물로 꼽았다. 반면 재미 건축가 우규승이 설계한 88올림픽아파트는 “주거공간 배치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호평과 함께 5표를 얻어 최고의 건축 공동 21위를 차지했다.○ 가장 호평 받은 외국 건축가는 이타미준 최고의 건축 20위 가운데 미국 국적의 우규승이 설계한 환기미술관을 포함해 외국인이 설계한 작품은 6개. 특히 재일교포 2세 건축가인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은 포도호텔뿐만 아니라 방주교회(4명)와 핀크스미술관(2명)까지 제주도에 설계한 3개 작품을 모두 최고의 건축으로 추천받았다. 포르투갈 건축가인 알바로 시자의 경우 최고의 건축 16위에 꼽힌 경기 파주시 미메시스 미술관 외에 경기 안양시 미술관 알바로시자홀(2명)과 경기 용인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내 제2연구동 미지움(1명)이 최고의 건축으로 거론됐다. 기업의 사옥도 다수가 최고 혹은 최악의 건축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20위 목록에는 공간 사옥, 다음스페이스닷원, 광고회사 웰콤 사옥인 웰콤시티, 삼일빌딩, 어반하이브 등 5개의 사옥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설계회사 KPF가 설계한 종합 오피스타운인 서초 삼성타운도 5명의 추천을 받아 공동 21위를 기록했다. 반면 종로타워, 교보 광화문 사옥, 서울 강남 아이파크타워는 최악의 건축물로 꼽혔다. 세 건물 모두 외국 건축가가 설계에 참여했는데 해당 공간의 맥락을 무시하고 혼자 군림하려는 오만함이 보인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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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찬과 혹평 사이’ 이대ECC-예술의전당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힌 일부 작품은 최악의 건축물 목록에도 올랐다. 이화여대 ECC는 최고 순위 7위를 기록했지만 선정위원 2명은 이 작품을 최악의 건축물로 추천했다. 김찬중 THE_SYSTEM LAB 대표는 “편리함과 대중성, 브랜드 고양 효과까지 거둔 아주 드문 사례”라며 추천했다. 반면 “기존의 역사성과 캠퍼스의 맥락을 커다란 회칼로 크게 썰어놓은 듯하다”는 혹평도 나왔다. 최악의 건축물 2위에 오른 예술의전당은 “외부와 단절돼 소통이 불가능하고 권위주의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선정위원 2명은 “누려볼수록 여유 있고 행복한 공간”이라며 최고의 건축물로 추천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 순위에서 모두 공동 21위를 기록했다. 윤창기 종합건축사사무소 경암 대표를 포함한 5명은 “한국의 미적인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 있다”며 최고로 꼽았지만 박인수 파크이즈건축사사무소 대표 등 2명은 “전통건축의 요소를 직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건축의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건축물 18위에 오른 세운상가는 최고 순위에선 공동 35위를 기록했다. 안창모 경기대 대학원 건축설계학과 교수는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추구하던 큰 흐름의 연장선에서 파악해야 하며 서울의 도시구조를 개조하려는 광복 후 첫 시도“라고 역사적 의미를 평가했다. 심지어 최고의 건축물 1위로 꼽힌 공간 사옥에 유리로 붙여 지은 신사옥에 대해서는 “보기엔 좋으나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매우 고통스럽다”며 반대표가 나왔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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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션서울’ 이장섭 대표 “지역브랜딩의 생명은 세련미 아닌 고유함”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선유도코오롱디지털타워. 첨단 디자인이 돋보이는 406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살짝 놀라게 된다. 사과 상자가 높다랗게 쌓여 있고 쌀자루도 널브러져 있다. 논밭에 뒹굴어야 할 갈퀴도 한 자루 보여, 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형’을 진짜 농부로 착각할 지경이다. 도심 속 시골 분위기가 나는 이곳은 브랜드 컨설팅회사 ‘액션서울’이다. 요즘 디자인업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지역 활성화를 위한 브랜딩인데 이장섭 대표(35)는 지역 브랜딩 작업의 대표 주자다. 21일 찾은 액션서울 사무실에서는 강원 철원군 양지리 철새마을 브랜딩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산과 철새가 나는 모양을 모티브로 로고를 만들고, 산과 물을 형상화해 ‘쌀’이라는 글자를 디자인했다. 4월 시중에 나오는 철새마을 쌀 상품에 이 로고와 글자 디자인이 붙는다. “지역 브랜딩에서 중요한 것은 세련된 디자인이 아니라 고유한 디자인입니다. 다른 마을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특성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해요. 잘된 지역 브랜딩은 현지 주민들에게는 자부심을, 외부인들에게는 그 지역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하죠.” 철원군과 건축 조경 생태 지역 브랜딩 전문가들이 참여한 철새마을 커뮤니티 디자인 작업은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로 꼽힌다. 주민들은 철새를 소재로 한 캐릭터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주민들에게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시각적 전문가로서 도와줄 뿐이죠. 마을 주민들이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생각해야 외부 전문가들이 철수한 뒤에도 작업의 결과가 지속될 수 있거든요.” 이 대표는 2010년 8월 경북 봉화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부의 의뢰로 농산물 브랜드 ‘파머스 파티(Farmers Party)’를 만들면서 지역 브랜딩 작업을 처음 접했다. 농가는 파머스파티라는 상표를 붙인 뒤 이전보다 매출이 10배 늘었다고 한다. 9월 경남 산청에서 열리는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계기로 산청군 특산품의 브랜딩 작업도 하고 있다. 약초를 가미한 □ 인데, □는 아직 비밀이란다. “디자이너의 능력이 도심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디자인의 힘이 필요한 곳으로 고루 퍼져나갔으면 합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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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 보이는 집… 방 안에 방… 기존 건축문법 파괴한 日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집, 러시아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방 안에 방 안에 방이 들어앉은 집, 건물 전체가 책장만으로 이뤄진 도서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42·사진)의 작품은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이들에게 이렇게 되묻는 듯하다. 공간을 안팎으로 꼭 구분해야 해? 외벽은 한 겹이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 도서관에 책장만 있음 된 거 아냐? 안도 다다오나 이토 도요 같은 소수의 거장들이 주도하던 일본 건축계가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을 걷어치우고 물음표 가득한 작품을 내놓는 이 젊은 건축가 때문에 들썩이고 있다. 일본건축가협회 신인상(2004년)과 대상(2008년), 제13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2012년)을 휩쓴 그가 자신의 건축 과정을 소개한 건축 노트 ‘건축이 태어나는 순간’(디자인하우스) 한글 번역본을 냈다. 》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도쿄대에서 건축을 배우고 도쿄에서 작업해온 그는 책 출간을 계기로 본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홋카이도와 도쿄가 내 건축관을 만들었다”고 했다. “홋카이도의 산과 숲의 기억은 내 자연관의 근저(根底)가 됐다. 도쿄에 이사 온 다음 느낀 도쿄 거리의 복잡함, 그건 홋카이도 숲의 복잡함과 뭔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도쿄 도심에 지은 ‘도쿄 아파트먼트’(2006년)는 ‘홋카이도가 낳고 도쿄가 키웠다’는 그의 건축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박공지붕 집을 쌓아 올린 집합 주택인데 각 가구는 집 모양의 2, 3개 ‘방’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가구는 1층과 3층으로 ‘방’이 떨어져 있어 외부로 난 계단으로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녀야 한다. “산기슭과 정상에 하나씩 집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산을 오르내리는 행위를 통해 산, 즉 도시 전체를 자신의 집이라고 느끼게 된다.” 후지모토는 자신의 건축 작업이 ‘자연의 다양성을 재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반듯하게 각이 잡혀있지 않고 주변의 지형지물에 따라 이리저리 구부러진다. 자연에 녹아들고 타협하는 ‘약한 건축’, 전체 질서가 아니라 부분과 부분 사이의 작은 질서를 쌓아가는 ‘부분 건축’이다. 그는 문화예술 평론가인 야스다 요주로가 일본의 길에 대해 언급한 말을 인용해 약한 건축, 부분 건축이라는 개념을 설명했다. “로마의 길은 자연과 인공물의 온갖 장애를 넘어 일직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는 강하고 거대한 방식에 의해 생성된 것이다. 그에 비해 일본의 길은 산과 맞닥뜨릴 때마다 구부러지고 계곡과 만날 때마다 돌아간다. 구불구불 구부러지며 전진하는데 여기에는 로마의 길과 같은 강인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질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자연의 탄생 과정과 닮은 완만한 질서가 있다.” 후지모토의 건축관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얻은 답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본질’이었다. 건축의 본질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불황이었다. 건설경기가 얼어붙어 번듯한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배울 기회를 잃은 또래 건축가들은 홀로서기를 하며 건축 언어를 스스로 만들어내야 했다. “불경기니까 오히려 사회에 필요한 건축이란 무엇일까,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책장만으로 지어낸 무사시노 미술대 도서관(2009년)은 건물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한 작품이다. 책장이 벽처럼 소용돌이 모양으로 휘감아 들어가는데 외부 벽면부터 내부 벽체까지 몽땅 책장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건축의 본질을 무섭게 묻는 사건이었다. 후지모토는 당시 “건축가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건축이 필요하기나 한 걸까. 건축이 가능하기나 한 걸까 한동안 멍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건축이 사회에 본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자연과 인공물의 관계에 대해, 미래의 도시와 건축에 대해서도 깊게 고찰하게 됐다.” 후지모토는 현재 중국 상하이 현대미술관, 300m짜리 대만 타워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3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홋카이도와 도쿄의 자연과 인공에 발을 딛고 ‘건축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묻는 젊은 건축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이진영·노지현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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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1990년대, 한국현대건축의 황금기였다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 현대건축의 황금기를 1990년대로 본다. 1세대 건축가들이 져야 했던 거대 담론의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했기 때문. 저자는 차운기 김인철 임재용 변용의 작품을 통해 이 시기의 건축을 조명했다. 이 중 2004년 46세로 별세한 차운기 편이 눈길을 끈다. 중광 스님 주택, 예맥화랑 같은 곡선을 활용한 엥포르멜(informel) 작품을 남긴 이다. 저자는 ‘어머니가 아이 옷 짓듯, 암수가 살 냄새 섞어 새끼 만들듯 육적(肉積)인’ 건물을 만들어 내는 작가로 평가했다. 함께 출간된 2권은 이 시기에 지어진 건물 비평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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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이영혜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삶을 비추는 디자인’ ‘빛 L·I·G·H·T’ ‘The Clue-더할 나위 없는’ ‘圖可圖非常圖’(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道可道非常道를 패러디해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란 뜻으로 쓴 표현).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역대 전시 주제들이다. 최근 발표된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는 이 중 가장 파격적이고 ‘광주’적인 화두로 기억될 듯하다. ‘거시기, 머시기’, 국제적인 행사임을 감안해 영어로 ‘anything. something’, 한자로는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번역했다. 역대 주제어 가운데 가장 ‘거시기’한 ‘머시기’는 총감독을 맡은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발행인(60)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요즘 감각으로도 파격의 잡지 이름인 ‘행복이가득한집’을 26년 전에 지어냈던 이다. 1976년 ‘디자인’을 시작으로 ‘마이웨딩’ ‘럭셔리’ ‘멘즈 헬스’ 등 7개 월간지 20여만 부를 팔아 흑자를 내고 있는 잡지계의 거물이지만 요즘 그의 일정표에서 1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디자인비엔날레다. “예술이 질문이라면 디자인은 답이죠. 디자인이란 시장을 전제로 하는 작업이라는 뜻이에요. 디자인이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적이거나 보편적인 것(anything)에서 부가가치를 높여 창의적인 무엇(something)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디자인의 힘으로 ‘광주’적인 콘텐츠를 개발해 아무것도 아닌 걸로 별걸 만들어내는 체험을 선사할 겁니다.” 9월 6일∼11월 3일 열리는 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광주시의 핵심 전략산업인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디자인 제품, 광주시의 공공디자인, 광주의 패션산업체와 협업한 상품, 특산물을 브랜드화한 상품 등을 개발해 선보인다. 예산은 50억 원. 지식경제부와 광주시가 20억 원씩 40억 원을 내놓았고 25만 명으로 추산되는 관람객의 입장료 수입이 10억 원이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등을 개최해온 이 감독은 “공공 예산을 집행하는 업무는 처음이어서 조심스럽다. 관람객 35만 명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돈 안들이고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벤트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 중 화제가 될 만한 공공 프로젝트가 두 가지. 하나는 광주 택시운전사와 버스운전사의 유니폼 디자인을 공모한 뒤 관람객들의 ‘스티커 투표’를 거쳐 최종 작품을 선정해 광주시에 정식 유니폼으로 채택하도록 건의하는 작업이다. 다른 하나는 통일 후 사용할 국기 공모전이다. 흰 바탕에 푸른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와 태극기를 놓고 진보와 보수 단체가 대한민국 정체성 논쟁을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모로 화제가 될 듯하다. “요즘 디자인업계의 화두 중 하나가 소극적인(passive) 디자인이에요. 기술이나 재료를 최소화해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겨놓은 디자인을 뜻하는데 노인이나 가난한 나라 국민을 위한 휴대전화, 자연재해를 당한 이들을 위해 싸고 쉽게 지을 수 있는 대피소 디자인이 이에 해당하죠. 이런 착한 디자인 작업도 이번 행사에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는 이 감독에게 뜻 깊은 해였다.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맡아온 디자인비엔날레의 총감독으로 선임됐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희미하던 시절 창간한 월간디자인이 창간 36년 만에 처음 흑자를 냈다. 인쇄 매체의 부진 속에서도 2000년 이후 월간지와 단행본 부문에서 모두 흑자를 내는 비결이 뭘까. “집은 없어도 자동차는 몰아야 하는, 방 한 칸 없어도 비싼 구두는 신어야 하는 마니아들이 있어요. 지식이 준 배짱을 지닌 괴짜라고나 할까. 이런 좁은 시장에서 1등을 하려고 해요. 아무리 어려워도 1등은 살아남거든요. 세상 모든 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을 내는 거죠. 새로운 길을 만드는 건 힘들지만 무지 재밌어요.”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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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책의 고향’ 중국의 2000년 출판문화史

    유럽이 인쇄본의 요람기를 지나던 15세기 후반 명나라는 성인기에 도달해 있었다. 중국 명청시대 학술사와 사상사를 연구해온 저자가 춘추시대 책의 시작부터 송나라 인쇄 책의 등장을 거쳐 명나라 말기 대중적 보급에 이르기까지 2000년의 중국 책 문화사를 사본(寫本)의 시대와 인본(印本)의 시대로 나눠 살폈다. 학술서이면서도 ‘베스트셀러, 낙양의 지가를 높이다’ ‘시험의 천재 백거이’ ‘소동파와 무단 출판’ 같은 소제목이 보여주듯 흥미로운 일화가 많다. 일본에서 2002년 출판됐음을 감안해 ‘옮긴이의 말’에 이후 연구 성과를 친절하게 소개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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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적산가옥 행복한 결합… 도시의 나이테 살렸어요”

    《 대구 중구 삼덕동3가 골목에 한옥을 짓자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절을 짓는다더라.” “요정이 생긴다던데.” 하지만 완공된 한옥엔 뜻밖의 문패가 달렸다. ‘임재양 외과.’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 유방암 검진클리닉은 거듭 놀라움을 주는 건축물이다. 대로변 빌딩에 자리 잡는 일반 병원들과 달리 골목 안쪽에 숨어 있는데 문패마저 작다. 병원은 ‘ㄷ’자형 한옥이고, 맞은편 별관은 다다미를 깔아놓은 일본식 집이다. 열어놓은 문으로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고 마당이 보이고 하늘이 펼쳐진다. 그래서 병원이 아니라 집안에 있는 느낌이 든다. 》한옥 건축으로 유명한 조정구 구가도시건축 대표(47·사진)가 설계한 이 일식 별관이 딸린 한옥 병원은 지난해 말 대구시 건축상 일반분야 금상을 받았다.“1910년대 삼덕동1가를 중심으로 신작로가 생기면서 삼덕동엔 일본인들의 집단 주거지가 형성됐습니다. 지금도 한옥과 일제 강점기 행정기관의 사택으로 사용되던 집들이 남아있어요. 건축주가 사들인 터엔 한옥과 적산(敵産)가옥이 있었습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과 기억을 존중해 한옥이 있던 자리엔 한옥 병원을, 적산가옥 자리엔 일식 별관을 지었죠.”총면적 385.75m²인 임재양 외과는 1층짜리 한옥 병원과 2층 규모의 별관 건물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구조다. 병원에 들어서면 마당에 온실처럼 꾸며놓은 아트리움에서 접수하고→한옥에 올라서서 탈의실에서 진찰복으로 갈아입은 뒤→대청마루에서 순서를 기다리다→한옥 방에서 의사를 만난다.별관 1층엔 환자들이 묵어갈 수 있는 침실 2개와 거실 1개, 욕실이 있고 마당 쪽에 ‘엔가와’라는 일식 복도가 둘러져 있다. 2층엔 식이요법 강의와 요리 및 식사를 할 수 있는 주방이 있다.이곳에서는 병원에서 별관을, 별관에서 병원을 바라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기단이 낮은 별관 1층 다실에 앉아 엔가와 너머 마당과 한옥을 바라보면 나지막한 눈높이에 와닿는 소박한 한옥이 안정감을 준다. 병원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통유리 너머로 마당을 지나 별관의 엔가와-거실-방으로 켜를 이루며 깊어지는 공간으로 시선이 이동하는데 이 역시 마음의 평안을 준다. 임 원장은 “바람이 잘 통하고 가습기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해 나와 간호사들이 모두 느긋해졌다. 그래서 환자들에게도 너그러워지고, 환자들도 집 같은 대청마루에서 기다려서인지 대기시간이 길어져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적산가옥이라는 ‘네거티브’ 문화마저 그대로 살려낸 조 대표의 고집에 대해 일부에서는 “건축가는 고고학자가 아니다”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그는 “도시의 시간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는 2000년 11월부터 발품을 팔아 서울의 구석구석을 실측해온 ‘수요답사’에서 얻은 건축철학이다. 그의 우직한 답사 일정은 12년 넘게 이어져 최근 601회를 마쳤다.“대부분의 건축가는 이 시대의 언어와 기술로 건축을 새롭게 해석하려고 하지만 저는 달의 뒷면을 보는 사람입니다. 12년간 도시를 세밀하게 살피고 다녔더니 도시의 나이테를 본 느낌이에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것들을 촘촘한 체로 거르듯 가급적 많이 살려내고 싶어요.”스타 건축가들은 대개 건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을 드러내려고 한다. 하지만 조 대표는 건축의 주인공은 건축가가 아닌 건축주라고 했다. 2003년 서울 서대문구 한옥을 개조해 입주한 후부터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제가 살 집을 고치고 나니 너무 기뻤어요. 건축주의 기쁨은 설계자의 그것보다 10배는 더 크다는 걸 깨달았죠. 건축주에게 건물을 짓는다는 건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고, 이를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계획합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이런 작업에 개입해 건축주가 자신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이지요.”대구=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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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책걸상 디자인,벽 색깔 등 교실 설계 좋으면 성적 오른다

    책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는 “목수가 연장 탓을 하느냐”는 꾸중을 듣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계가 잘된 교실에서 공부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샐퍼드대 연구팀이 건축 전문 학술지 ‘건물과 환경’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 ‘교실 설계가 학생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조명, 책걸상 디자인, 벽과 바닥 색깔 등 교실 환경이 초등학생의 성적 변화량에 평균 25%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이 10점 올랐다면 이 중 2.5점은 교실 설계 덕분이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잉글랜드 서북부 지역인 블랙풀 소재 7개 초등학교 34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 751명을 대상으로 교실 설계 관련 변수 10가지와 학생들의 성적(읽기, 쓰기, 수학 등 3개 과목) 변화량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학생들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교실 설계 요소는 10가지 중 조명, 색, 연결성, 유연성, 복잡성, 선택성 등 6가지였다. 이 6가지 변수는 모두 합쳐 성적 변화량에 25%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 대상이 된 학생들은 2011년 6월에 받은 학년 말 성적이 1년 전의 학년 초 성적보다 평균 11점(―10∼34점) 올랐으므로 2.75점이 교실 설계 덕택에 오른 셈이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가장 중요한 설계 원칙은 ‘개성화’였다. 이에 해당하는 요소는 선택성(choice), 유연성(flexibility), 연결성(connection)이다. 선택성이 높은 교실이란 교실 가구와 설비가 용도에 맞게 설계돼 있고, 책상과 의자가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경우를 뜻한다. 유연성이 높은 교실은 교사들이 공간 배치를 통해 다양한 학습활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은 교실이다. 연결성이란 복도가 넓어 이동이 쉬운지, 학교 복도에 큰 그림 같은 랜드마크가 있어 길 찾기가 쉬운지 여부를 뜻하는 요소다. 이 밖에 교실 인테리어는 정돈돼 있으면서도 학생들의 주의를 적당히 끌고(복잡성·complexity) 교실 벽과 바닥, 가구의 색깔은 밝되 고학년은 따뜻한 색, 저학년은 시원한 색이 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색·colour). 또 한 방향 이상에서 자연광이 들어오고, 양질의 인공조명이 많이 설치돼 있으며, 창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을 때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조명·light).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피터 배럿 교수는 “좋은 교실 디자인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뚜렷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정책 입안자들과 교실 설계 및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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