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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폴란드 남동부 프셰미실 중앙역의 5번 승강장.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두 딸을 데리고 고국을 떠났던 우크라이나 여성 타티야나 베레미첸코 씨(40)가 귀국 열차에 올랐다. 그는 딸들에게 안전한 거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잠시 폴란드로 왔지만 고국으로 가 러시아군과 싸우겠다며 “고향과 남편을 지키겠다”고 항전 의지를 다졌다. 남부 오데사 주민 이리나 오렐 씨(50) 또한 최근 손주들을 데리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다가 귀환했다. 러시아가 오데사, 마리우폴 등을 집중적으로 폭격하면서 이웃들을 돌봐야겠다는 신념으로 귀국했다. 그는 “여성도 싸울 수 있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폴란드 국경지대에는 두 사람처럼 “귀국해 전투에 참가하겠다”는 여성이 줄을 잇고 있다. 우크라이나 밖에 있던 여성들도 발벗고 나섰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마리야 할리카 씨는 며칠 전 수도 키이우로 향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진격을 위해 포위망을 좁혀오는 지금이 시민들을 대피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대피를 돕기 위해 나섰다. 그는 “폭격 위협에 시달리며 지쳐가는 친구들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했다.동부 도네츠크 최전선에서 싸우다 끝내 목숨을 잃은 12자녀의 어머니 올가 세미디아노바 씨(48)의 안타까운 사연도 공개됐다.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그는 3일 러시아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다. 이후에도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유가족은 아직까지도 그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 군복무를 해온 그는 자녀 중 절반인 6명을 입양했다. 정부로부터 ‘영웅 어머니(Mother heroine)’란 칭호도 받았다.신아형기자 abro@donga.com}

러시아 국영 방송 ‘채널1’ 뉴스 생방송 중 스튜디오에 들어와 ‘전쟁 반대(No War)’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다 체포된 채널1 편집자 마리나 옵샨니코바 씨(44)가 3만 루블(약 34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15일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가 가능한 허위사실 유포죄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옵샨니코바 씨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14시간 넘도록 경찰 신문을 받았다. 이틀 동안 잠도 못 잤다. 변호인 접견을 거부당했고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금지됐다”며 “(시위는) 나의 반전(反戰) 메시지이고, 혼자 결정한 것이다. 나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옵샨니코바 씨는 14일 저녁 뉴스 도중 스튜디오로 들어와 앵커 뒤에서 ‘전쟁을 멈춰라. 프로파간다를 믿지 않는다’고 적힌 종이를 펼쳐 들었다. 러시아 국영 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AFP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옵샨니코바 씨에 대해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허위사실 유포죄를 추가 적용해 최대 15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 입장에 반대되는 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을 4일 통과시켰다. 옵샨니코바 씨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대사관 보호나 망명 등 그를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다음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안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 뉴스 생방송 중 스튜디오에 들어와 ‘전쟁 반대(No War)‘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다 체포된 채널1 편집자 마리나 옵샤니코바 씨(44)가 3만 루블(약 34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15일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가 가능한 허위사실 유포죄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옵샤니코바 씨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14시간 넘도록 경찰 신문을 받았다. 이틀 동안 잠도 못 잤다. 변호인 접견을 거부당했고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금지됐다”며 “(시위는) 나의 반전(反戰) 메시지이고, 혼자 결정한 것이다. 나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옵샤니코바 씨는 14일 저녁 뉴스 도중 스튜디오로 들어와 앵커 뒤에서 ‘전쟁을 멈춰라. 프로파간다를 믿지 않는다’고 적힌 종이를 펼쳐 들었다. 러시아 국영 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AFP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옵샤니코바 씨에 대해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허위사실 유포죄를 추가 적용해 최대 15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 입장에 반대되는 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을 4일 통과시켰다. 옵샤니코바 씨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대사관 보호나 망명 등 그를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다음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안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1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미 최고위 인사 13명을 상대로 입국 금지 및 계좌 동결의 제재를 가하자 백악관이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일가를 제재했고 유럽연합(EU) 역시 고급차 등 사치품의 러시아 수출을 제한하며 ‘맞불 제재’를 가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제재 대상자 중) 누구도 러시아를 여행할 계획이 없고 러시아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대통령의 이름을 잘못 표기한 점도 꼬집으며 “러시아가 대통령의 부친을 제재한 셈”이라고 조롱했다. 러시아가 표기한 ‘조지프 로비네트 바이든’은 2002년 별세한 대통령의 부친 이름이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조지프 로비네트 바이든 주니어’로 적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 부부와 자녀를 상대로 자산 동결 및 입국 금지의 제재를 가했다. EU 역시 고급차, 보석 등을 러시아로 수출할 수 없도록 하고 러시아산 철강의 수입 또한 금했다. EU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축구단 ‘첼시’를 소유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 러시아 신흥 재벌(올리가르히)도 제재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주(51·사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0)을 향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국 국장(59) 또한 머스크를 ‘애송이’라 불렀다. 머스크 창업주는 1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푸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며 “우크라이나를 걸겠다”고 썼다. 그는 푸틴이란 이름은 러시아어로,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어로 적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트위터 계정 또한 태그한 후 “이 싸움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로고진 국장은 “작은 악마야, 넌 여전히 애송이고 약골이다. 나와 대결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머스크 창업주는 다시 트위터에 “당신의 싸움꾼을 정하라”며 푸틴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로고진 국장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머스크 창업주는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도왔다. 특히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대부분의 통신 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를 위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도 지원했다. ‘전쟁광 푸틴 대통령을 지구 바깥 목성으로 보내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 또한 “머스크 창업주가 푸틴 대통령을 목성으로 보내 버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머스크를 응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주(51)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0)을 향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국 국장(59) 또한 머스크를 ‘애송이’라 불렀다. 머스크 창업주는 1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푸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며 “우크라이나를 걸겠다”고 썼다. 그는 푸틴이란 이름은 러시아어로,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어로 적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트위터 계정 또한 태그하며 “이 싸움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로고진 국장은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화책 ‘신부와 일꾼 발다 이야기’의 구절을 인용해 “작은 악마야, 넌 여전히 애송이고 약골이다. 나와 대결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머스크 창업주는 다시 트위터에 ‘당신의 싸움꾼을 정하라’며 푸틴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로고진 국장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머스크 창업주는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도왔다. 특히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대부분의 통신 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를 위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도 지원했다. ‘전쟁광 푸틴 대통령을 지구 바깐 목성으로 보내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미하일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또한 “머스크 창업주가 푸틴 대통령을 목성으로 보내버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머스크를 응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숙소를 제공하겠다는 시민이 4만 명을 넘었다고 BBC 등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13일 ‘우크라이나에게 집을(Homes for Ukraine)’이라는 후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거처를 제공하는 국민에게 월 350파운드(약 57만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후원 홈페이지 개설 5시간 만에 4만380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14일 이 홈페이지는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접속 오류를 겪기도 했다. 북아일랜드 첫 지원자로 나선 마크, 맨디 듀렐 부부는 “우리에겐 집이 있고 반려견 한 마리와 지내고 있다. 남는 공간을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놔두는 건 이기적인 짓”이라고 말했다. 영국 유명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부부 또한 후원 프로그램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그는 13일 스카이뉴스에 “기록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집을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내주겠다고 나섰다. 나 역시도 함께할 것”이라며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집 제공자와 프로그램 수혜자 전과 기록 조회 등을 거친 뒤 18일부터 집 배정에 나설 방침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은 28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구체적인 휴전 논의를 시작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또한 협상 지속 사실을 밝혀 양국이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대계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예루살렘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서방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양측이 화상 협상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공개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선임고문은 13일 벨라루스 매체 ‘벨타’에 조만간 러시아와 4차 회담을 할 예정이라며 “휴전과 휴전의 방식, 러시아군 철군을 비롯한 수많은 협상 안건이 마련돼 있다. 러시아와 모든 사안을 논의했고 이를 법적 형식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인접국 벨라루스에서 1차 회담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3차례 만나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내 친러 세력이 점령한 지역의 독립, 휴전 등을 두고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만 협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당장 침공을 멈출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2일 푸틴 대통령과 75분간 통화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한다”는 판에 박힌 주장만 거듭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회담 후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연일 강경 제재를 쏟아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끊고 보드카, 캐비아(철갑상어 알) 등 러시아산 사치품의 수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함께 러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러시아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관계에서 다른 나라와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는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면 앞으로 해당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일 근거가 생긴다. 또 캐비아 등 러시아산 해산물, 보드카, 다이아몬드 등의 수입도 중단하고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 또한 막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절반을 구성하는 나라들과 함께 이를 시행하면 이미 서방의 제재로 심하게 고통 받는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며 자유세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 역시 이날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가족,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등을 제재했다. 이 명단에는 러시아 VTB은행 이사진 10명, 하원의원 12명 등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미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을 탄압하며 제재에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푸틴 정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폭력적 게시물을 임시 허용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형사 처벌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미 빅테크 기업의 임원을 협박하는 등 다방면으로 정보 통제 작업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가 총선을 실시했던 지난해 9월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구글 임원의 집에 연방보안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24시간 안에 ‘스마트보팅’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스마트보팅은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층이 야당을 돕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임원이 호텔로 거처를 옮겼지만 요원들은 호텔 방까지 찾아와 “빨리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이 앱은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우크라이나 북부 소도시 이르핀에서 전쟁을 취재하던 미국 언론인이 13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동료 한 명도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외국 언론인, 특히 미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르핀 당국에 따르면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NYT) 소속 기자로 활동했던 브렌트 르노 씨(51)가 취재활동 도중 목에 러시아군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이르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곳이다. 키이우 경찰서장은 숨진 르노 씨의 미국 여권 사진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과거 NYT 기자증,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체 담요에 덮인 그의 시신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보여주려던 국제 언론인까지 살해했다”고 밝혔다. 미국 퓰리처재단에 따르면 르노 씨와 그의 형 크레이그 르노는 ‘형제 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분쟁지역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해 아이티 대지진 현장, 멕시코의 마약 전쟁 등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르노 씨와 함께 있다가 부상당한 동료 후아인 씨는 당시 이들이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촬영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누군가의 차를 얻어 타고 검문소로 향한 뒤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았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생자가 미국 사회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폭력적 게시물을 임시 허용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형사 처벌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중대범죄 수사 기관인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러시아 국민에게 살인과 폭력을 불법적으로 촉구한 혐의로 미국 회사 메타 직원들에 대한 형사 사건 수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검찰은 메타플랫폼을 “극단주의 집단”이라고 칭하며 메타플랫폼의 러시아 활동을 중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러시아는 4일 자국 내 페이스북을 전면 차단한 데 이어 이날 인스타그램 사용도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10일 로이터통신은 메타플랫폼 내부 이메일 자료를 인용해 “메타플랫폼이 몇몇 국가 사용자들에 한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개입한 러시아인을 비판하는 폭력적인 표현 사용을 일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푸틴 대통령에게 죽음을’과 같이 침공 작전에 연루된 정치인들에 대한 폭력성 발언은 검열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메타플랫폼은 혐오표현 규정에 따라 ‘타인을 침묵시키거나 해를 끼칠 수 있는 폭력 등 위협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임원들을 추적해 협박을 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공 전 미리 정보 접근을 통제하는 작업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구글 고위급 임원의 집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찾아와 ‘24시간 내 ’스마트 보팅‘이란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이 임원은 곧바로 호텔로 거처를 옮겼지만 요원들은 호텔 방까지 찾아와 ‘시간이 없다’며 경고했다고 한다. 당시 푸틴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전 야당 대표 지지자들이 총선에서 집권여당을 이길 확률이 높은 후보를 선별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인 ‘스마트 보팅’은 요원들의 협박 이후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지난해부터 내부 반대 세력을 없애기 위해 푸틴이 벌여온 활동들이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그가 권력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신아형기자 abro@donga.com}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 삼척으로 확산된 산불이 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진·삼척 산불을 포함해 최근 동해안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이 역대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 오후 11시 현재 울진·삼척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이 1만9993㏊(울진 1만8484ha, 삼척 1509ha)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의도 면적(290ha)의 69배 규모에 달한다. 피해 면적은 하루 만에 760ha(여의도 면적의 2.6배)나 늘었다. 최근 진화된 강릉·동해 산불 4000ha(강릉 1900ha, 동해 2100ha)를 합칠 경우 동해안 지역의 산불 피해 지역은 2만3993ha가 된다. 이는 서울의 약 40%에 이르는 면적으로 역대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보다 199ha 더 많은 것이다. 더구나 울진·삼척 산불의 경우 아직 진화율이 75%에 불과해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진·삼척에는 10일 오후 10시 현재 건조경보도 발령돼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도 수령 200년 이상의 금강송 8만5000여 그루가 분포된 금강송 군락지 보호를 위해 야간에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동해안 산불 복구비용 역시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던 2000년 동해안 산불 당시의 1671억 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7.9%를 기록했다. 1월 물가 상승률(7.5%)을 또 다시 갱신한 했다. 15, 16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천연가스, 식료품 등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CPI 상승률이 7.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1%에 불과했던 CPI 상승률은 지속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7%대를 기록하다 이제는 8%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이 같은 급속한 물가 상승은 이달 FOMC의 금리 인상률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거세지면서 연준이 보다 강력한 긴축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인도주의 통로’ 개설에 합의한 북동부 수미에서 8일 오전(현지 시간)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날 시민들이 버스에 타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외국인 학생 등 민간인들이 수미에서 서부 폴타바로 대피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와의 합의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수미와 수도 키이우, 남부 마리우폴 등 5개 도시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개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이 합의를 어기고 대피 통로를 포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마리우폴에 민간인 30만 명이 인질로 잡혀 있고 7일 어린이 1명이 탈수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7일까지 양측이 합의한 대피 통로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침공 이후 키이우 대통령집무실에서 처음 촬영한 연설 영상에서 “시민과 어린이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한 남부 마리우폴 대피 통로에 러시아군이 탱크를 배치하고 다연장 로켓포와 지뢰를 설치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태워야 할 버스들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키이우에 남겠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미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이 9명이 숨졌다. 6일에는 북서부 이르핀에서는 피란길 일가족 4명이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서쪽 마카리우의 빵 공장은 러시아군 폭격으로 13명이 숨졌다. 키이우 당국은 “전기와 물, 음식, 의료 지원 없이 5일 넘게 고립된 시민들이 러시아군 공격 위험에 직면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탱크와 로켓포 같은 무기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대피 통로를 놓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수도 키이우 대통령 집무실에서 촬영해 페이스북에 띄운 연설 영상에서 “시민과 어린이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한 남부 마리우폴 대피 통로에 러시아군이 탱크를 배치하고 다연장 로켓포와 지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태워야 할 버스들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 이날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키이우에 남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포위망을 좁혀오면서 키이우 외곽에서 민간인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 북서부 이르핀에서는 피란길 일가족 4명이 러시아군 총에 맞아 숨졌다. 서쪽 마카리우의 빵 공장은 러시아군 폭격으로 13명이 숨졌다. 영국 BBC는 러시아군이 대피하는 민간인을 일부러 공격해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르핀에서는 주민 약 2000명이 비공식 경로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격과 공습으로 전기와 수도, 가스가 끊긴 주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키이우 당국은 “전기와 물, 음식, 의료 지원 없이 5일 넘게 고립된 시민들이 러시아군 공격 위험에 직면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은 7일 “우크라이나 주민 수십만 명이구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핵 연구시설을 폭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러시아는 이 폭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익 극단주의 세력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는 6일(현지 시간) “러시아 테러부대가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에 수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은 (방사성 물질 유출로 인한) 환경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핵물리학 연구기관으로 실험용 소형 원자로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원자로 내 핵연료량이 일반 발전용 원자로의 20~33% 수준이어서 방사능 오염 위험은 낮은 편이다. 다만 공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정보가 부족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SBU와 네오나치 세력인 아조프 부대가 하르키우 물리기술연구소 폭파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자작극을 벌인 뒤 러시아에게 덮어씌우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침공 직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을 때도 “우크라이나 극단주의자들의 핵시설 사보타주(의도적 파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변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4일 점령한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은 통신이 일부 차단돼 안전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라페알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일부 통신망과 인터넷을 차단해 현장 상황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IAEA에 따르면 기존 직원들은 근무 중이지만 원자로 6기의 기술 운영을 비롯해 모든 발전소 관리는 러시아군 지휘관이 통제하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나는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두려워할 권리가 없다.” 3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4)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도 살아 있는 인간일 뿐이다. 인간이 자신과 자녀의 목숨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깎지 못한 수염에 수척한 얼굴로 국방색 군복 티셔츠를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맞서 결사 항전하는 국민에 대해 “우리 국민은 특별하고 비범하다. 일주일 만에 적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강하고 단호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도피한 정부 고위관리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해야만 한다. 전 세계가 푸틴과 대화해야 한다. 전쟁을 멈출 다른 방법이 없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푸틴과 협상해야겠지만 타협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넘기는 것”이라며 대화가 곧 굴복을 뜻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 대다수가 내 딸과 비슷한 18∼19세 청년”이라며 “정장 입은 사람들 때문에 군복 입은 이들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른 동유럽 국가를 침공하고 새로운 ‘베를린 장벽’을 세울 수 있다”며 서방 지도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했다. 특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과의 직접 충돌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소총을 든 군인들이 서있고 창문들은 모래주머니들로 가려져 있었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열정적으로 그의 주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나는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두려워할 권리가 없다.” 3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4)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도 살아 있는 인간일 뿐이다. 인간이 자신과 자녀의 목숨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깎지 못한 수염에 수척한 얼굴로 국방색 군복 티셔츠를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맞서 결사 항전하는 국민에 대해 “우리 국민은 특별하고 비범하다. 일주일 만에 적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강하고 단호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도피한 정부 고위관리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해야만 한다. 전 세계가 푸틴과 대화해야 한다. 전쟁을 멈출 다른 방법이 없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푸틴과 협상해야겠지만 타협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대화가 곧 굴복을 뜻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 대다수가 내 딸과 비슷한 18~19세 청년”이라며 “정장 입은 사람들 때문에 군복 입은 이들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다른 동유럽 국가를 침공하고 새로운 ‘베를린 장벽’을 세울 수 있다”며 서방 지도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했다. 특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과의 직접 충돌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소총을 든 군인들이 서있고 창문들은 모래주머니들로 가려져 있었다. 또 언제든 내부에서 바깥으로 발포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었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열정적으로 그의 주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붉은색이나 형광색 ‘X’자 표시(사진)가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시민들은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 목표를 쉽게 알아보기 위해 새긴 것으로 보고 해당 표시를 발견하는 즉시 가리는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의 고층 건물, 주거용 건물 옥상, 가스배관 등에 X자가 등장했다. 몇몇은 과녁 모양과 유사하게 십자 위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키이우시 당국은 “고층 건물 주민들은 옥상에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하면 즉시 흙 등을 이용해 덮어 달라”고 당부했다. 집 화장실에서 숨어 지낸다는 시민 아나스타샤 루소 씨는 “성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표시를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키이우에 바짝 근접하자 시민들은 결사항전 태세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을 상징하는 노란색 완장을 팔에 두른 시민들은 진입로마다 미로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모래주머니더미, 쇠와 나무, 낡은 타이어 등으로 만든 장벽을 직접 설치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미 CNN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도시의 총기 상점들 앞에는 무기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몇 시간 동안 줄을 섰다. 민병대에 지원한 시민 로치슬라브 자보로드니 씨(26)는 “총알받이가 될 수도 있지만 고향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항전 의지와 함께 두려움도 키이우를 덮쳤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탈출하기 위해 중앙역으로 몰려들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시민들은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무차별 폭격하는 것을 보고 러시아의 포악성을 과소평가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러시아가 병원, 유치원 등에도 닥치는 대로 공격을 가하면서 키이우 최대 어린이병원인 ‘오크마치’의 어린이 응급환자들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여섯 살 소녀 데린카는 생명유지 장치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폭격 위험에도 소아 중환자실이 있는 지상 병동에 남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붉은색이나 형광색 ‘X’자 표식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시민들은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 목표를 쉽게 알아보기 위해 새긴 것으로 보고 해당 표식을 발견하는 즉시 가리는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의 고층 건물, 주거용 건물 옥상, 가스 배관 등에 X자가 등장했다. 몇몇은 과녁 모양과 유사하게 십자 위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키이우시 당국은 “고층 건물 주민들은 옥상에 표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하면 즉시 흙 등을 이용해 덮어 달라”고 당부했다. 집 화장실에서 숨어 지낸다는 시민 아나스타샤 루소씨는 “성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표시를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키이우에 바짝 근접하자 시민들은 결사항전 태세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을 상징하는 노란색 완장을 팔에 두른 시민들은 진입로마다 미로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모래주머니 더미, 쇠와 나무, 낡은 타이어 등으로 만든 장벽을 직접 설치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미 CNN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도시의 총기 상점들 앞에는 무기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몇 시간 동안 줄을 섰다. 민병대에 지원한 시민 로치슬라브 자보로드니 씨(26)는 “총알받이가 될 수도 있지만 고향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항전 의지와 함께 두려움도 키이우를 덮쳤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탈출하기 위해 중앙역으로 몰려들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시민들은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무차별 폭격하는 결 보고 러시아의 포악성을 과소평가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러시아가 병원, 유치원 등에도 닥치는 대로 공격을 가하면서 키이우 최대 어린이병원 ‘오크마치’의 어린이 응급환자들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여섯 살 소녀 데린카는 생명유지 장치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폭격 위험에도 소아 중환자실이 있는 지상 병동에 남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