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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인간 빅터는 겉으로 보기엔 30대지만 실제론 250세다. 50대부터 심장병을 앓았지만 인공심장으로 극복하고 당뇨병도 100년쯤 인공췌장을 이식받아 완치됐다. 이처럼 기계의 힘을 빌려 인간이 무한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트랜스휴머니즘’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한 번 이식 받으면 교체할 필요 없는 인공 심장은 다른 이의 심장을 이식받을 때 생길 수 있는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이 없다. 미국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는 병사들이 168시간 동안 자지 않아도 멀쩡한 약물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인간이 영생으로 행복할까. 발전만을 좇는 첨단의학은 인간성을 잃을 수 있고 윤리적인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저자는 간과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답을 해야 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기에, 그 답은 언제나 어려운 숙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3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방송 사업허가 재승인 의결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보류했다. 당시 방통위 주변에서는 채널A가 과락 없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초과 달성했음에도 재승인이 보류된 건 정치적 목적 등에 따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데 재승인 보류 5일 뒤 MBC가 ‘채널A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을 보도했다. 그리고 보도 직후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하며 이 사건에 엮인 한동훈 검사장을 쫓아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권 변호사가 6일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쫓아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방통위 측이 MBC의 ‘채널A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 취재 정황을 알고 채널A 재승인을 보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대해 방통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한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MBC 보도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석연치 않은 채널A 재승인 보류 채널A는 올해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종편 TV조선과 보도채널 YTN, 연합뉴스TV와 함께 재승인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채널A는 1000점 만점 중 662.95점을 받아 기준점 650점을 넘었다. 함께 심사를 받은 언론사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였다. 하지만 방통위는 3월 26일 YTN, 연합뉴스TV의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채널A 재승인 의결은 하지 않았다. ‘650점 이상 사업자에 대해서는 재승인 의결을 한다’고 규정된 방통위의 ‘방송사업자 재승인 사전 기본계획’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당시 TV조선도 재승인 의결이 보류됐지만 채널A와 사정이 달랐다. TV조선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항목에서 과락이 됐다. 규정상 추가 심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의결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방통위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채널A의 공적책임·공정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널A는 공적책임·공정성 등의 분야에서 109.6점을 받아 과락 기준인 105점을 넘었다. 또 방통위는 추가 심사 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가 다음 날 채널A는 청문 대상이 아니며 ‘추후 재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일부 설명을 변경했다. 방통위가 채널A의 재승인 보류를 결정한 3월 26일은 채널A 이모 전 기자에게 접근했던 이른바 ‘제보자 X’ 지모 씨가 이 전 기자와 연락을 끊은 지 3일이 지난 시점이다. 지 씨는 MBC에 채널A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을 처음 제보했다. 앞서 3월 22일 오후 5시경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당 최강욱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황 최고위원은 한때 지 씨의 변호인이었다. 지 씨는 약 30분 뒤 이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부숴봅시다! 윤석렬 개검들!!”이라고 썼다. ○ 방통위, 채널A 재승인 의결 한 차례 더 미뤄 3월 31일 MBC가 채널A 신라젠 취재 의혹을 보도한 직후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 권 변호사는 이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한동훈 검사장의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쫓아내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윤 총장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당시 MBC가 한 검사장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고 ‘A 검사장’으로 보도했기 때문에 방통위 측이 MBC의 채널A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 취재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MBC 보도 전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MBC의 채널A 관련 취재 사실이 공유됐었기 때문에 방통위에도 MBC 보도 전 그 사실이 알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MBC 보도 후에) 그게 한 검사장이란 건 다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방통위는 4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채널A 재승인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한 상임위원이 회의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재승인 의결을 또 미뤘다. 그리고 4월 20일 재승인을 의결했다. 재승인 심사를 마친 뒤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만성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는 스물여섯 청년. 난치병이지만 겉으로는 비장애인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장애인인 듯 장애인이 아닌, 경계인인 저자가 어떤 삶을 살고 무엇을 느끼는지 담담히 적었다. 두 번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던 2014년 7월 크론병 진단을 받은 저자는 아플 걸 알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은, 영락없는 청년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기대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에 그에게 ‘청년’이라는 것은 하나의 ‘과제’다. 군복무를 면제받자 주변으로부터 ‘신의 아들’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낫지 않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과연 ‘결백’한지 묻는다. 실제 환자의 유튜브에는 관심 없지만 투렛증후군(틱 장애)을 과장한 유튜브엔 구독자 40만 명이 몰린 것처럼, 장애인의 진짜 일상보다 그저 ‘다른’ 모습에만 흥미를 갖는 것은 아닌지.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권경애 변호사(55·사법연수원 33기)가 MBC의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 첫 보도 직후인 올 3월 31일 오후 9시경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59·30기)으로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꼭 쫓아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6일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 20분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MBC 보도에서 한 검사장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과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까지 공개한 권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또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3월 31일 오후 9시가 맞다.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했다. “MBC의 보도 몇 시간 전에 ‘한 검사장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페이스북)을 그만두라’는 (한 위원장의) 호소 전화를 받았다”며 5일 새벽 페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글의 오류를 권 변호사가 일부 인정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6일 오전 11시 58분 입장문을 내 “3월 31일 오후 9시 9분경 권 변호사와 (23분간) 통화했다. 통화 내용은 MBC 보도와는 관련 없다”며 휴대전화 통화목록 캡처 화면을 함께 공개했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의 입장문이 공개된 직후인 오후 3시 38분경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 검사장 얘기는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권 변호사가 페북에 올린 것처럼 쫓아내야 한다고 이런 말은 한 적 없다. 윤 총장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또 “MBC가 (한 검사장을) 익명으로 보도했지만 한 검사장이란 건 다 알고 있었다”면서 “MBC의 보도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의도적이고,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2001년 권 변호사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 시민단체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회원이었던 권 변호사는 올 5월 두 단체의 회원에서 탈퇴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정성택 기자}

올 3월 31일 오후 9시 9분경.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59·사법연수원 30기)은 연수원 3년 후배인 권경애 변호사(55·사법연수원 33기)에게 전화를 먼저 걸었다. 통화시점에 대해 논란 끝에 양측은 의견이 일치했지만 23분 동안의 전화 통화 내용을 놓고 두 명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6일 “한 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한 위원장은 그 직후 “검찰의 강압 수사를 얘기하다가 한 검사장 얘기를 했을 수 있다. 쫓아내야 한다는 얘기는 안 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 권, 입장문 통해 구체적 대화내용 공개 권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20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이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권 변호사=촛불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냐. 윤석열은 임기가 보장된 거고. 윤석열 장모는 수사하면 되지 않느냐. ▽한 위원장=장모나 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윤석열 총장의 부인)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 ▽권 변호사=한동훈 등등은 다 지방으로 쫓아내지 않았냐. ▽한 위원장=부산 가서도 저러고 있다.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 ▽권 변호사=수사 참여할 때 검사가 좋아 보일 리가 있나.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한 위원장=곧 알게 돼. MBC는 전화 통화 약 1시간 전 신라젠 로비 의혹을 취재하던 채널A 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 A 검사장과 통화했다는 녹취록을 보도했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MBC가 ‘A 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근무지인)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썼다.○ 한 “쫓아내야 한다고는 안 해” 한 위원장은 6일 오전 11시 58분 방송통신위원장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 권 변호사와 통화했다”며 통화기록을 공개했다. 그는 또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권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MBC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권 변호사가 입장문을 낸 직후인 6일 오후 3시 38분경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통화 중에) 한 검사장의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쫓아내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윤 총장 얘기는 안 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MBC가 익명으로 보도했는데 어떻게 (보도 대상이) 한 검사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한 검사장이란 건 다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올 3월 26일 또는 27일에 권 변호사 전화가 왔는데 (내가) 못 받았다. 3월 31일에 집에 들어가면서 통화목록을 쭉 보다가 전화해줘야 할 사람은 전화를 했고 권 변호사도 그렇게 그날 전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권, MBC 보도 전후 시점 정정 권 변호사는 5일 새벽 “MBC 보도 몇 시간 전에 ‘한 검사장을 반드시 내쫓을 거고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는 페북 글을 올렸다가 관련 글을 지웠다. 이 글에서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 매주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가 글을 지웠지만, 캡처본이 법조계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한 위원장이 MBC 보도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권 변호사는 6일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제가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3월 31일 오후 9시경이 맞다”고 정정했다. MBC 보도 전이 아니라 이후에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야근 중에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했다”며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저녁에 권 변호사가 실수했다고 죄송하다고 문자가 왔다. 죄송하다고 하는데, 뭐가 죄송하냐고 묻긴 그렇고, 통화기록만 확인하면 됐을 텐데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정성택 기자}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공정한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행위자로 부적절하다.” 유의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63)는 최근 언론시민단체인 미디어연대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규약규정집에 의하면 다른 일반 노동조합의 목적과 다르게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정치위원회까지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방송의 공정성은 정치적으로 특정 색채가 강한 집단들 간 노사협약 등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한 주체의 힘만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영방송 거버넌스(공동의 노력)가 필요하다. 유 교수는 “그동안 공영방송 거버넌스의 주요 행위자가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외부에 있었다면 지금은 방송사 내부의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막강한 공영방송 거버넌스 행위자로 부상했다. 언론노조가 자신과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 정부에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비례대표 선임에도 언론노조와 동조 세력의 추천이 작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출연해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최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서 KBS의 조 전 장관 관련 보도를 비판했다. 지난달 18일에는 한동훈 검사장과 관련해 KBS 메인 뉴스에서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을 보도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박근혜 정부 시절 공영방송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을 주도했던 당시의 언론노조 간부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영방송의 편향성 논란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상호 유대감을 갖고 있는 과거 노동조합 간부(현 경영진)와 후배인 현 노조 간부가 방송 공정성을 위해 맺는 노사협약이 진실성, 불편부당성, 다양성 등을 핵심 요소로 하는 공정성 개념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또 유 교수는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자신의 행동만이 양심적이어서 다른 목소리를 용인하지 않는 집단이 득세하는 사회일수록 획일적 가치관만이 강조되는 전체주의적 사회로 발전하게 된다. (특정 이념이나 진영으로 치우칠 경우) 논쟁적 사안, 균형성이나 다원성이 중시돼야 할 방송 보도가 특정한 방향성을 띤 형태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 결과 공영방송의 권력 감시 기능은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공영방송의 공정성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사진부터 특정 노사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봤다. 유 교수는 “이사진을 구성할 때 어느 정당이든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하거나 지역 및 직능 대표를 일정 비율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백제 시대 최대 불교사원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의 녹유(녹색 기름) 기와 등 국내 녹유 문화재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익산박물관은 4일부터 미륵사지 녹유 막새(처마 끝에 놓는 기와)를 비롯해 국보 125호 녹유 뼈항아리, 보물 453호 녹유 잔과 받침 등 2007점을 전시한다. 녹유의 제작법도 소개한다. 녹유는 한국 역사에 등장하는 첫 유약으로 백제는 6세기부터 도자기와 기와 등에 녹유를 바르기 시작했다. 백제에서는 녹유를 통해 부처의 정토 세계를 나타내려고 했다는 해석도 있다. 11월 22일까지.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전통무예 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30일 지정됐다. 활쏘기는 무용총 수렵도를 비롯한 고구려 고분벽화와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등장하는 등 오랜 역사를 지녔다. 문화재청은 이날 “활쏘기가 활과 화살의 제작법이 전승되고 있고 활을 다루는 마음가짐과 기술 규범 등 문화가 갖춰져 있으며, 우리나라 무예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활 화살 활터 등 유형문화재도 풍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형문화재 지정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돼 있음을 감안해 활쏘기로 결정했다. 다만 활쏘기가 전국 각지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활동이자 문화이기 때문에 씨름,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 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그때 생각하니 얼굴이 또 빨개지네.”(박지현·24) “첫 데이트 신청을 할 때 왜 그렇게 우물쭈물했을까.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서민재·27) ‘시그널하우스’에서의 한 달을 회상하면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때 했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생각에 잠긴다. 6개월이 지났지만 감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달 15일 종방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3’의 여성 입주자 박지현 서민재 이가흔(24) 천안나(26)의 얘기다. “방송을 보니 다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는 이들을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은 출연 후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을 정도가 됐다. 박지현이 일주일 전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0만 명이 넘었다. 서민재 이가흔 천인우 등 일부 출연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팬 페이지도 생겼다. 하트시그널3은 TV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에서 10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시즌 1, 2에 이어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하트시그널이 시즌마다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짜인 각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입주자들의 오만 가지 감정에 시청자도 공감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당돌하게 표현하면서도 테이블 밑으로는 초조하게 손톱을 뜯는 이가흔이나, 마음이 돌아섰음을 담담하게 말하고 뒤돌아서서 오열하는 박지현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울고 웃었다. “처음 출연을 결정했을 땐 호기심 정도였다. 지금 나에게 하트시그널은 감정 그 자체다. 설레기도, 불안하기도 했다. 즐거웠고 따뜻했고 화도 났다. 최근 방영되는 걸 보니 시그널하우스에 있는 것처럼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났다.”(박지현) 입주자들의 데이트는 숱한 화제를 낳았다. 박지현과 김강열이 택시에서 핫팩을 사이에 두고 손깍지를 낀 장면은 ‘핫팩시그널’이라는 이름이 붙어 수많은 ‘짤’로 재탄생했다. “놀이공원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찍은 순간을 기점으로 강열 오빠를 향한 감정이 재미에서 설렘으로 바뀌었다. 그 후 택시 안에서는 오빠와 저의 감정이 전부로 느껴졌다. ‘시청자가 이걸 보고 있다’란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시그널하우스에서 가장 ‘심쿵’했던 순간이다.”(박지현) 첫눈에 호감을 가졌던 천인우에게 직진하는 이가흔의 말도 화제였다. 천인우에게 “성숙한 게 좋아? 난 뭐든지 될 수 있어”라거나, 자신에게 베푸는 호의가 “친절이냐, 의도냐”는 천인우의 질문에 “의도지. 난 아무에게나 친절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가흔의 과감함에 시청자들도 전율했다. “‘오빠를 무너뜨리겠어’,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 말은 아니었다. 평소 솔직하게 말하는 습관이 나왔다. 그렇게 솔직하고 대담하게 비칠 줄 전혀 몰랐다.”(이가흔) 입주자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가 이들의 말과 행동에 재밌는 해석을 달기도 했다. 천안나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데이트에서 핫팩을 주려는 정의동에게 ‘손 어는 것도 추억이지’라며 핫팩을 받지 않아 ‘손어추’라는 별명도 얻었다. “의동 오빠에게 철벽을 친 것으로 화제가 됐더라(웃음). 오빠가 사전 답사까지 하며 코스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았던 데이트라 모든 게 추억이라는 뜻으로 한 이야기였는데…. 그날 오빠의 마음이 커진 게 눈빛에서 느껴져서 오히려 가장 설렜던 데이트였다.”(천안나) 사랑한 날보다 사랑할 날들이 더 많은 이들 네 명은 시그널하우스에서 보낸 시간을 토대로 더 용감하게 사랑하고 싶단다. “시그널하우스에 들어오기 전엔 이성에게서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았다. 답이 안 나오면 나와 맞지 않겠다고 속단했다. 나와 반대 성향의 사람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고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박지현) “‘직진녀’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평소의 저는 더 표현하고 용기를 내는 편이다. 처음 임한결 오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내가 너무 우물쭈물하더라. 좀 더 솔직하고 확실하게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맘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무슨 뜻이지?’라고 헷갈리지 않게 말이다.”(서민재) “‘일단 넌 내 마음을 받아’ 식으로 불도저처럼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주위 환경,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이가흔) “내가 원하는 성격의 사람을 만나도 서로 노력을 통해 맞춰나가야 한다는 걸 느꼈다.”(천안나)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시즌4는 언제? 한여름의 하트시그널 담고 싶어”이진민 제작본부장-박철환PD“내년에는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하트시그널 시즌4를 제작하고 싶습니다.”하트시그널3의 제작을 맡은 박철환 제작팀장(PD)은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1일 열린 종영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스페셜 방송에서 박지현과 김강열의 여름 그림이 예뻤다. 계절의 변화는 계절보다 더 많은 것이 바뀌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시즌3 출연자 논란에 대해 박 팀장과 이진민 제작본부장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끝까지 응원해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하트시그널이 시즌3까지 거치면서 50, 60대까지 시청자 층이 넓어졌고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애의 ‘과정’에 주목하는 프로그램의 차별성과 함께 사랑은 보편적으로 세계에서 통하는 소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폭우로 인해 부산 경남 일대에서 큰 피해가 났지만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관련 보도에 미흡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23일 부산 일대 폭우 피해는 이미 오후 8시부터 심각해졌지만 KBS 1TV는 23일 오후 10시 이후 ‘다큐 인사이트’ ‘더 라이브’를 예정대로 내보냈고 오후 11시 40분 시작한 ‘KBS 뉴스라인’에서 20여 분 동안 부산 지역 폭우 상황을 전하는 데 그쳤다. 특히 밤 12시를 넘기며 폭우 피해가 광범위해진 상황에서도 24일 0시 10분부터 음악 프로그램 ‘올댓뮤직’을 1시간가량 방송해 시청자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KBS는 ‘올댓뮤직’이 끝난 오전 1시에야 ‘뉴스특보’를 25분 내보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폭우 피해 상황에 대한 보도가 미흡했다며 질타하는 글이 24일 연이어 올라왔다. “(23일) 저녁부터 난리인데 전 국민 TV 수신료 받으면서 뉴스특보 없이 천하태평이다”, “수신료의 가치를 전혀 못하는데 왜 강제 징수하나” 등 항의 글이 잇따랐다. 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수신료 인상의 근거로 재난방송 서비스의 중요성을 든 바 있다. KBS 측은 “23일 오후 9시 20분부터 하단 자막 방송을 내보냈고 오후 10시 20분부터 각 지역별 특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자막 방송도 내보냈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자본금을 부당하게 충당한 혐의로 기소된 매일방송(MBN) 경영진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MBN 법인에는 벌금 2억 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MBN 이유상 부회장(74)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류호길 대표(63)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200시간, 류 대표에게는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각각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67)의 아들 장승준 MBN 대표(39)에게는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 등은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최소 자본금 3000억 원을 채우려고 은행에서 약 550억 원을 차명으로 대출받아 회사 자금에 보태 임직원 명의로 회사 주식을 사게 한 뒤 이를 숨기기 위해 회계 부정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심의 유죄 취지 판결에 따라 MBN에 대해 행정처분의 제재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방송법 18조에 따르면 방송사업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방송 승인을 받았을 경우 △승인 취소 △6개월 이내 업무 또는 광고 정지 △승인 유효기간 단축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정성택 기자}

폭우로 인해 부산 경남 일대에서 큰 피해가 났지만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관련 보도에 소홀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23일 부산 일대 폭우 피해는 이미 오후 8시부터 심각해졌지만 KBS 1TV는 23일 오후 10시 이후 ‘다큐 인사이트’, ‘더 라이브’를 예정대로 내보냈고 오후 11시 40분 시작한 ‘KBS 뉴스라인’에서 20여분 동안 부산 지역 폭우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특히 자정을 넘기며 부산 시내 도로 지하철 아파트 곳곳이 침수되고 사망 속보까지 전해졌지만 24일 0시 10분부터 음악 프로그램 ‘올댓뮤직’을 1시간 가량 방송했다. KBS는 ‘올댓뮤직’이 끝난 오전 1시에야 ‘뉴스특보’를 25분 내보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폭우 피해 상황에 대한 보도가 미흡했다며 질타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청원인 이모 씨는 23일 ‘부산에서는 수신료 받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 부산에 비가 와서 거의 모든 도로가 침수되고 건물로 비가 다 들어차는데 뉴스에서 한두 꼭지 하다가 만다. 수신료의 가치를 전혀 못 느끼는데 왜 강제징수하나”고 항의했다. 또 24일에는 “(23일) 저녁부터 난리인데 전 국민 TV 수신료 받으면서 뉴스특보 없이 천하태평이다. 부산 시민들이 커뮤니티에 사진 올리고 한참 뒤에야 기사 내는 거 보니 속터진다” “이렇게 큰 물난리에 사망자도 나왔는데 정규편성 기다려서 보거나 새벽방송 유튜브 찾아서 다시보기 해야 하나”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온라인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엔 “자정에 음악프로를 정규방송 하다니 KBS는 재난방송 운운하며 수신료 받아 뭐하고 있나”며 항의가 이어졌다. 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수신료 인상을 포함한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수신료 인상의 근거로 재난방송 서비스의 중요성을 들었다. 양 사장은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국가 기간 방송”을 강조했다. 하지만 KBS가 지난해 4월 속초 고성 산불 사태 때 안이하게 대응한 데 이어 이번 부산 폭우에도 재난주관방송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수신료 징수 자체에 대한 불만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KBS 측은 “23일 오후 9시 20분부터 하단 자막 방송을 내보냈고 오후 10시 20분부터 화면 우측 상단에 각 지역별 특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자막 방송도 내보냈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자본금을 부당하게 충당한 혐의로 기소된 매일방송(MBN) 경영진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MBN 이유상 부회장(74)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류호길 대표(63)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200시간, 류 대표에게는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각각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67)의 아들 장승준 MBN 대표(39)에게는 벌금 1500만 원을, MBN 법인에는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의 중요사항을 거짓 기재하는 등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등은 2011년 종편 출범을 앞두고, 자본금 최소 요건인 3000억 원을 채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 549억9400만 원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뒤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유죄 판결에 따라 MBN에 대해 행정처분의 제재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방송법 18조에 따르면 방송사업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방송 승인을 받았을 경우 △승인 취소 △6개월 이내 업무 또는 광고 정지 △승인 유효기간 단축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은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KBS 등 공영방송의 수신료 인상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상파 수익구조가 한 해 700억 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며 “지상파 중간광고를 신설하고 KBS 수신료를 올린 뒤 KBS 광고 매출을 타 방송으로 옮기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그렇다”며 “근본적으로 공영방송 재원 구조를 다시 생각할 상황이 왔다”고 답했다. 이날 KBS 출신의 정필모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다른 여당 의원들도 수신료 인상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현재 중간광고 허용 등 규제 완화만 갖고 지상파의 재원 문제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신료 인상의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공영방송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1일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 비중을 전체 재원의 46%에서 70%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만한 인력 구조와 경영 문제가 제기되는 KBS는 광고 수입 감소 등으로 지난해 759억 원의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2018년 양승동 사장 취임 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KBS 보도가 공정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공정성을 잃은 공영방송에 수신료를 올려줄 가치가 있는가”라면서 “(KBS 뉴스는) 확인하지도 않은 내용을 보도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매달 2만 원에 해당하는 수신료를 받는다. 그만큼 낼 가치가 있어서다”라며 “하지만 (우리) 국민이 수신료를 내겠는가, 넷플릭스를 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정희용 의원도 “KBS는 올 3월 ‘역사저널 그날’에서 30대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를 집중 조명했다. 대중의 시선에서 김일성이 독립운동을 이끈 젊은 위인처럼 비칠 수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을 지적했다. 수신료는 KBS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방통위가 의견서를 붙여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상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고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해 “우리 민족인 북한에 총을 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노영희 변호사(52)가 진행을 맡고 있는 YTN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노 변호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은 그만두기로 했다. 추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앞서 이날 노 변호사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백선엽 장군의 안장 관련하여 했던 발언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해당 방송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이의신청)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5)가 자신의 목소리로 만트라(티베트 불교에서 ‘진리의 말’을 일컬음)를 녹음한 앨범 ‘이너 월드(Inner World)’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14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이너 월드’는 뉴에이지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월드 앨범 차트에서는 8위에 올랐다. 11개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배경음악과 함께 자비, 용기, 치유, 지혜, 정화(淨化), 어린이, 인간애 등을 주제로 한 만트라가 달라이 라마의 육성으로 담겨 있다. 앨범의 3번째 트랙 자비는 달라이 라마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의 85세 생일인 6일 발매된 이 앨범은 그의 제자이자 뉴질랜드 출신 음악가 주넬 쿠닌이 제안해 제작됐다. 평소 달라이 라마의 육성 녹음을 찾아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는 쿠닌(36)은 음악이 담긴 그의 육성 콘텐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 측은 처음에는 앨범 제작을 거절했다. 쿠닌은 포기하지 않고 2015년 달라이 라마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다시 부탁했고 이 노력이 받아들여져 이후 5년의 작업 끝에 앨범이 나오게 됐다. 달라이 라마는 “내 인생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음악은 내가 닿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앨범 제작에 응했다. 평소 달라이 라마는 “음악은 우리의 차이를 초월할 수 있게 해주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인류의 타고난 본성인 따뜻한 마음을 되돌려준다”며 음악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에 찬사를 보냈다. 만트라 외에 담긴 수록곡 ‘Ama La’는 인도계 영국인 음악가 아누슈카 샹카르(39)가 인도의 전통 현악기인 시타르로 연주했다. 그의 아버지는 비틀스에게 인도음악을 가르친 전설적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카르다. 이번 앨범에는 호주 출신의 티베트 불교 비구니인 로비나 컬틴(76)이 각각의 만트라를 해석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을 적은 글 등을 담은 소책자도 들어있다. 이번 앨범 판매 수익금은 달라이 라마와 미국 에머리대가 함께 만든 국제교육프로그램 ‘사회성·감성과 윤리학습프로그램(SEEL)’ 및 명상과학연구기관인 ‘정신과 생활연구소’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70∼80년 전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가 되었던 그들 중에 일본군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려고 따라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은 아직도 감당하기 힘든 가혹한 고통을 받고 있다. 기록되지 못한 아시아의 성노예 피해 여성들을 찾기 위해 저자는 25년간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누볐다. 이를 통해 만난 21명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사진과 글로 적었다. 그들은 성병 후유증으로 아기를 가질 수 없거나 일본군이 팔뚝에 새긴 일본식 이름이 선명히 남아 있어 과거의 기억과 고통을 지우고 싶어도 지우지 못한다. 종이 표지에는 그들의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책을 덮고 다시 한번 그 이름들을 손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이네스, 황유량, 셍아, 김복득, 친다, 페덴시아, 왕즈펑, 프란시스카, 하상숙, 바리, 루시아, 런란어, 카르민다, 박차순, 마리아, 라우린다, 미나, 웨이사오란, 이수단, 이탕, 파우스트.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이렇게 적나라한 부부 얘기가 방송에 나와도 돼요?” “방송과 개인 채널의 경계가 무너졌죠.” “충격의 연속. 시청자들은 무엇이든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겁니다.” 2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스튜디오에서 채널A의 새 예능 프로그램 ‘애로부부’의 첫 녹화를 마친 출연자들이 쏟아낸 반응은 뜨거웠다. 채널A와 스카이티브이(skyTV)가 공동 제작하는 애로부부는 뜨거운 ‘에로’는 사라지고 ‘웬수’와 사는 ‘애로(隘路)’만 남은 부부들을 위한 ‘앞담화 토크쇼’다. 미혼이지만 ‘사랑의 프로 상담가’ 최화정, 그의 단짝이자 결혼 18년 차 주부 홍진경, 결혼과 이혼이라면 산전수전 다 거친 이상아, 결혼 2년 차 개그맨 이용진, 부부 심리를 꿰뚫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진병원 원장이 ‘애로 있는’ 부부의 사연에 솔직하고 화끈하게 참견하는 애로부부 클럽 멤버로 참여한다. 이날 배우자의 바람 행각 때문에 이혼을 고려 중인 의뢰자의 사연을 영상으로 지켜본 멤버들은 ‘내용이 이렇게 파격적이어도 괜찮나’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MC를 맡은 최화정은 “바람피우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실제 사연이 저 정도인데도 이혼하지 않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런데 패널들은 ‘저건 약과’라는 반응도 보여서 흥미로웠다”며 “시청자분들도 볼수록 다음 회가 기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아는 “비슷한 주제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사연을 듣고 서로 토론하는 장르는 처음이어서 신선하다”고 했다. 애로부부에서 ‘사연 많은’ 이상아의 마음속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은 홍진경은 “20년 가까이 아내로, 엄마로 지낸 내 이야기는 방송에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사연을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네’ 위로도 받고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부부 생활의 조언을 해 달라는 질문에 멤버들은 홍진경의 답변에 공감했다.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관계라는, 언제나 나갈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해요. ‘애기 엄마니까 이혼하면 안 돼’ 하는 마음에 결혼과 동시에 그 문이 닫힌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지죠. 남편한테 언제든지 문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열린 문을 보고 살아가면 부부 갈등도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아요.” 양 원장은 “이혼할 수 없다는 한계의 설정이 관계를 경직시키는 면이 분명히 있다”며 “내려놓으니 이해심이 더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부부 싸움이라는 말도 부부 갈등이라는 말과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단어가 실제 관계와 의미를 규정합니다. 부부 간의 크고 작은 대립을 모두 싸움으로 치환해 버리면 건강한 부부 생활에 지장을 줍니다.” 이들은 녹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부부란 무엇인지 떠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진은 “부부는 ‘영혼의 라이벌’이다. 서로가 위해주는 마음에서 이기려고 하는 행복 경쟁”이라고 말해 신혼 2년 차의 달달함을 보여줬다. 다퉜을 때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에 그가 “냉랭한 상태가 싫어서 무조건 말을 먼저 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하자 다른 멤버들은 “‘뭐를 잘못했는지 아느냐’고 아내가 쏘아붙이지 않는 건 먼저 말을 거는 그 마음을 헤아리는 건데 서로 맞아야 가능한 일”이라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1회는 이달 말 채널A와 skyTV의 종합 드라마·오락 채널 SKY에서 동시에 방영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걸그룹 AOA의 리더 지민(본명 신지민·29)이 5일 팀에서 탈퇴하고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동료 멤버였던 민아(본명 권민아·27)가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AOA로 활동하면서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이틀 만이다. 지난해 5월 AOA를 탈퇴해 배우로 활동 중인 민아는 “AOA 탈퇴 정말 하기 싫었는데 날 싫어하는 사람 하나(지민) 때문에 10년을 괴롭힘 당하고 참았다가 결국 포기했다”고 적었다. “나 괴롭힌 언니는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난 매일이 눈 뜨는 게 고통”이라고 털어놓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신체 일부분의 상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민아는 또 “아빠가 췌장암 말기 선고받고 아빠가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 언니한테 또 혼날까 봐… (중략) 더 볼 수 있었는데 못 보고 아빠 눈 감을 때 삐 소리 듣고 보냈다. (중략) 대기실에서 한 번 우니까 분위기 흐려진다며, 나 때문에 눈치 봐야 하냐며… 아직도 그 기억 지우지 못한다”고 했다. 지민은 이에 대해 “소설”이라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썼다가 민아의 폭로가 이어지자 지웠다. 결국 지민은 4일 새벽 민아를 찾아가 사과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같이 지내는 동안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팀을 이끌기에 부족하고 잘못했다. 후회와 죄책감이 든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민아가 “(지민이)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해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민이 AOA에서 탈퇴하고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사과했다. 아이돌 그룹의 팀 내 괴롭힘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7월 걸그룹 티아라의 화영이 탈퇴하면서 ‘왕따 논란’이 일었다. 혼성 그룹 샵은 여성 멤버 이지혜와 서지영이 갈등을 겪다가 2002년 해체됐다. 아이돌 가수들은 보통 이른 청소년기부터 연습생 생활을 한 후 데뷔한다. 적게는 4명, 많게는 10여 명이 같이 연습하고 숙소 생활도 함께한다. 친했던 사람들끼리 멤버를 구성하는 것도 아니고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보니 왕따나 괴롭힘이 발생할 여지가 매우 크다. 게다가 이 시기가 정서적으로 예민한 나이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는 더 크고 아프게 남을 수밖에 없다. 소속사의 세심한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현재 많은 연예기획사가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단순히 투자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감과 진심을 담아 소통해야 한다. 민아는 “에프엔씨(소속사)에도 다 얘기했다. 수면제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지민 언니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귀담아들어 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그룹을 내세운 K팝은 한류의 대표 브랜드다. 전 세계 팬들이 국내 아이돌 그룹을 눈여겨보고 있다. 왕따와 괴롭힘으로 얼룩진 국내 아이돌계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K팝도 세계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정성택 문화부 기자 neon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명뿐 아니라 경제, 정치체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두려움은 분노로 이어지고 희생양을 만들어 나와 너를 나눈다. 요즘 미국과 중국이 그렇다. 이러한 시대에 세계시민주의 의미를 되새긴다. 모두가 세계의 시민이라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인류 보편의 가치다. 세계시민주의의 전통은 로마의 정치학자 키케로와 스토아주의 철학자,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거쳐 현대 인권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민주의는 ‘고귀하지만 결함이 있는 이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구호(救護)와 같은 물질적인 원조의 의무를 간과했다는 것. 인지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비롯해 동물처럼 인간과 다른 존재도 포용하지 못했다. 세계시민주의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을 끌어안아야 한다. 자유와 평등을 포함하는 정치적 권리만큼 경제·사회적인 권리도 중요하기에,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함께 그 의무를 지녀야 한다고 당부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