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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30년 전기차 판매 50% 달성’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미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 16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를 9일 발간했다. 코트라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자동차 정책 공약을 네 개로 분류에 분석했다.보고서는 현행 ‘전기차 의무화’ 목표 이행에 대해 양당 후보 모두 회의적 시각을 지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0년 신차 판매 중 전기차가 50% 이상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리스 후보는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 구매를 강요하는) 의무명령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부품 수를 줄일 수 있다”며 “생산 인력도 유사하게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트라는 “수백만 명의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양당 대선 후보가 환경보호라는 당위성만으로 정책을 섣불리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전기차 보조금’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트럼트 후보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페지하고, 미집행된 예산도 철회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는 현행 IRA를 지지하고 있다. IRA 혜택을 노리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현대자동차그룹이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권에 놓였다.미국의 한 완성차 업체 재무관리자는 “IRA는 그해 생산‧판매한 배터리에 대해 1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의 보조금을 주는데 공장 하나가 보통 40GWh(기가와트시)이기에 조 단위의 보조금을 받는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들도 재무제표서 보조금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IRA 혜택을 미국 기업에만 한정하는 등의 방향으로 변경 가능성이 있다”며 “합작법인이 가장 이상적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단계별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자동차 환경 규제’에 대해 해리스 후보는 청정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전환해야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후보는 환경규제를 완화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 중국 정책’은 양당 후보가 모두 중국 전기차를 배제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전문가들은 기술력을 기르고 친환경 부품 개발로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트라는 “전기차 전환기 주요 화두는 차량 경량화를 통한 주행 효율성 향상”이라며 “배터리 케이스도 유리 섬유 플라스틱을 활용해 경량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주요 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한다. 총수들은 현지 경제협력 행사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넓히는 한편으로 주요 사업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총수들이 6∼9일로 예정된 ‘2024 아세안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다른 일정으로 이번 사절단에는 불참한다. 필리핀에서는 7일, 싱가포르에서는 8일 현지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각 사 사업 현황에 따라 총수들의 방문 국가는 달라질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모두 방문해 현지 파트너사 교류와 업무협약(MOU) 체결에 나선다. 필리핀에는 삼성전기 공장과 삼성전자 연구소·판매 법인이 있다. 싱가포르에는 삼성전자 동남아 총괄 법인이 있다. 정의선 회장은 싱가포르를 찾는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방문하고 사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1∼6월) 신차 등록대수는 15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대)과 비교해 106%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하고, 정기선 부회장은 필리핀을 방문한다. 한화오션은 싱가포르에 투자 자회사를 설립했고 5월엔 현지 해양플랜트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필리핀에서도 현지 특화 잠수함과 호위함 등 수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수비크 조선소를 통한 생산 능력을 갖고 있으며 현지 호위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아세안 지역은 미중 갈등 이래 한국의 새로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대중(對中) 수출액은 8.4% 감소했지만 싱가포르(46.9%)와 필리핀(7.6%)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 대상 수출액은 모두 증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75년간 이어 온 동업을 깨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씨’와 ‘장씨’ 가문이 이번엔 ‘영풍정밀’이란 회사를 두고 치열한 경영권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영풍정밀 주가는 7일 장중 15% 이상 오르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영풍정밀 주식은 코스닥 시장에서 3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영업일인 4일 대비 8.95% 오르며 7영업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15.23% 오른 1주당 3만6700원을 찍기도 했다. 9월 초만 해도 1주당 9000원대였던 영풍정밀의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이 회사가 고려아연 주식 1.8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정밀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고려아연 주식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영풍정밀 경영권은 지분 약 35%를 가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보유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 측(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영풍정밀 주식을 1주당 3만 원에 사겠다며 공개 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맞서 최 회장 측도 같은 가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만일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해 고려아연 주식(1.85%)을 품게 되면 이를 뺏긴 최 회장 측과의 고려아연 지분 격차는 3.70%까지 벌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 측은 이날 영풍정밀 주식을 대항 공개 매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이날 당장 공개 매수가를 올리진 않았지만 이번 주중에는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 연합 측 공개 매수 마감일은 14일이며, 최 회장 측은 21일이다. 영풍정밀 주식 최대 매수 수량은 영풍·MBK 연합 측은 전체 주식의 약 43%, 최 회장 측은 25%다. 주가가 과열되면서 양측은 매수가를 더 올려야 할지,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임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 매수에 투입하는 자기 자금 규모가 1조5000억 원이라고 신고했는데, 이날 이를 5000억 원으로 정정했다. 이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 측은 대규모 차입금으로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에서는 법원에서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8월 인천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자 완성차 브랜드들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정보를 교통 당국에 제공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국산·수입차 브랜드 6곳이 공단에 BMS 정보 제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이미 제공을 시작했고 포르셰는 이번 달, 볼보자동차는 다음 달부터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은 12월부터 공단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BMS는 전압, 온도 등을 점검해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이를 알리기도 한다. 결국 배터리가 안전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BMS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BMS 정보를 공단에 제공하는 브랜드 차량은 공단이 자체 개발한 ‘전자장치진단기’를 통해 공단 소속 검사소나 민간 검사소 등에서 배터리 점검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는 최초 등록을 마치고 4년 이후부터 2년마다 한 차례씩 정기 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한국GM, BMW, 테슬라 등이 이미 정보 제공에 나선 바 있다. 다른 완성차 회사들의 경우엔 일종의 영업 비밀인 배터리 제어 관련 데이터가 차량 검사 과정에서 유출될 것을 우려해 BMS 정보를 공단에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화재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퍼질 조짐이 보이자 정보 제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공단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나머지 수입차 브랜드의 BMS 정보 제공을 독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아직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은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의 누적 판매량이 지난달 기준 총 1032대를 기록하며 1000대 고지를 넘겼다고 6일 밝혔다. 일렉시티 FCEV는 현대차가 1998년 수소 관련 연구개발(R&D)에 뛰어든 뒤 2019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도심형 수소 버스다. 운영 효율이 뛰어나고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연료전지 시스템과 동급 최고 용량의 수소 탱크를 적용해 1회 충전에 최대 55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일렉시티 FCEV의 누적 판매 1000대를 기념해 이달 4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지역별 버스운송조합 이사장, 운수사 대표 등 40명을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열었다. 또 올 2월 국내 최대 육상 운송회사인 KD운송그룹과 2027년까지 총 1000대의 수도권 공항·광역·시내버스를 수소 버스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고려아연과 영풍이 주식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똑같이 맞추면서 두 회사의 경영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아직 어느 쪽도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가운데 향후 주요 변수로 꼽히는 ‘공개 매수가 추가 인상’, ‘국가핵심기술 지정’, ‘법정 공방’ 등으로 인해 균형추가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7일 오전 중 이사회를 개최한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주식의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 회장 측이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사회를 통해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풍-MBK 연합의 영풍정밀 주식 매수 예정 물량이 전체 지분의 최대 43%로 최 회장 측(25%)보다 높기 때문에 제리코파트너스 이사회를 통해 매수 예정 물량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7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사회에서 중요하고 긴급한 의사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불출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일가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변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양측 모두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를 3만 원으로 내걸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다. 최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측 모두 1주당 83만 원을 제시했지만, 장 고문 측의 공개매수 마감일(14일)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 종료일은 23일이다. 가격이 같다면 투자자들이 먼저 사주겠다는 영풍-MBK 연합 측의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이 자사가 보유한 이차전지 소재(전구체) 관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 달라고 지난달 정부에 신청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회사를 해외에 매각할 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국가핵심기술 판정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바 있다. 더불어 양쪽의 법정 공방 결과도 경영권 다툼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영풍정밀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MBK에 일방적 이익을 주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이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최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2일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관련 심문이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모비스 ‘2024 연구개발(R&D) 테크데이’ 행사가 열린 2일 경기 의왕시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 지난해 12월 개설 이후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된 연구동 한편에 폭이 좁고 길쭉한 알루미늄 패널 하나가 보였다. 전기차를 급속 충전할 때 배터리 열을 관리하는 ‘배터리셀 냉각용 진동형 히트파이프’다. 열전도율이 높은 이 장치를 배터리셀 사이사이에 배치하면 급속 충전 시 영상 60도까지 치솟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운전자가 조명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도 눈에 띄었다. 조명으로 바닥에 ‘좌회전 예정’이란 글자를 띄우는 방식이다. 보행자를 만났을 때 앞뒤 차량에 ‘사람이 길을 건너는 문양’을 만들어 위험을 알릴 수도 있다. 두 기술 모두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모빌리티 신기술 65개를 공개했다. 모두 2, 3년 안에 상용화될 기술들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기술 역량을 결집해 이런 연구개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기존 경기 용인과 의왕, 충남 서산 등으로 흩어져 있던 전동화 인력을 한데 모았다. 현재 이곳에선 650명이 근무한다.전동화 부품 시장은 완성차 부품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전방산업(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59조 원)의 약 20%인 12조 원을 전동화 사업에서 거뒀다. KB증권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이 2030년에는 69조 원으로 늘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현대모비스는 구동 시스템, 배터리 시스템, 전기차 전력 변환 시스템 등을 전동화 핵심 부품으로 지정하고 R&D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만 R&D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R&D 비용이다. 구동 시스템은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를 통합(3 in 1 구동 시스템)해 소형화,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배터리 시스템은 ‘배터리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기존 제조 단계에서 모듈 단계를 뛰어넘는 ‘셀투팩(Cell to Pack)’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안정성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차세대 통합충전제어장치(ICCU)를 개발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홈 가전’ 간의 연결성과 사용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완성차 업체들을 의왕 전동화 연구동에 초청해 영업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엔지니어링실장(상무)은 “일본 업체들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의 관계자가 의왕 전동화 연구동에 다녀갔다”며 “독일 업체들은 배터리 관련 부품에, 일본 업체 관계자들은 ICCU에 관심을 보여서 고객 맞춤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의왕=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을 운영하는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영풍(장씨 집안)·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자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결의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라며 관련 절차를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 최 회장 측 7% 내외 확보할까 고려아연은 2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대항공개매수란 회사의 경영권을 노리고 주식을 매집하는 공개매수에 대항해 같은 주식을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맞불 전략을 말한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은 대항공개매수 기간(4∼23일) 동안 주당 83만 원씩, 총 3조1000억 원을 들여 전체 주식의 18.0%(372만6591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주당 가격을 영풍·MBK보다 8만 원 높은 83만 원으로 책정했다. 관심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약 7%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중립을 지킬 것이 유력한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7.6%), 고려아연의 기존 자사주(2.4%) 등을 제외하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7%를 더 취득할 경우 영풍·MBK의 과반 주식 보유를 막을 수 있다. 현재 최 회장 측 고려아연 주식은 33.99%,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은 33.13%로 엇비슷하다. 만약 영풍·MBK 연합이 4일 다시 공개매수가를 인상하게 되면 공개매수 기간은 10일 더 늘어난다. 최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 18%로 설정한 것에 대해 “7∼8% 정도의 주식을 확실하게 매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간담회 내내 “영풍·MBK는 (고려아연에) 적합하지 않은 경영진이라고 확신한다”는 등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영풍 측 “자사주 가치 40% 이상 떨어질 것” 영풍·MBK 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동시에 주주 이익을 해치는 배임 행위를 막아 달라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영풍·MBK 연합 측은 “매입한 자사주는 취득 후 6개월간 매각이 불가능하다”며 “공개매수 종료 후 고려아연의 주가가 이전 가격(주당 55만 원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가치는 최소 4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실질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MBK 연합 측은 또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 한도는 5조8497억 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586억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외 투자 등으로 적립한 자금을 써야 하는데 이것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 의결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이 공개매수와 대항공개매수로 맞붙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4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은 영풍·MBK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종료일이다. 기존 주주들이 83만 원을 제시한 최 회장 편에 선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영풍·MBK 측이 또다시 가격을 높여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두 집안 ‘쩐의 전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영풍정밀 주식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의 지분을 확보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씨 일가는 PEF 운용사 제리코파트너스와 손잡고 2일부터 21일까지 총 20일간 영풍정밀 지분 공개 매수에 돌입한다. 주당 3만 원에 393만7500주(25%)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이 주관사로 나선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집안은 영풍정밀 지분 약 35%를 보유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일가가 보유한 지분 21%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다. 최 회장 측이 약 15%의 지분을 추가로 가져오면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앞서 영풍과 MBK는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주당 2만 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에는 공개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영풍정밀의 종가가 2만5300원으로 공개 매수가를 넘긴 상태다. 영풍정밀에 대한 영풍 측의 공개 매수가 4일 끝나는 상황에서 최씨 집안 측이 공개 매수가를 다시 5000원 올린 것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 입장에선 영풍정밀 경영권을 뺏겨 버리면 사실상 4%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넘겨 버리는 모양새”라며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앞두고 있는 고려아연에 앞서 일단 영풍정밀부터 대항 공개 매수를 해보자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중국 정부가 철강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각종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중국발 ‘저가 밀어내기’에 고통을 받던 한국 철강업계는 업황 반등의 계기가 될지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1일 국내 증권사 하나증권과 중국 철강 자문업체 마이스틸의 분석에 따르면 건축물에 주로 쓰이는 ‘철근’의 중국 내 유통 재고량은 지난달 27일 기준 441만 t이었다. 한 달 전에 비해 39% 감소했다. 주로 선박이나 건설업에 사용되는 ‘후판’, 자동차 차체에 쓰이는 ‘냉연’, 건축 구조물이나 차량에 적용되는 ‘열연’은 각각 한 달 전 대비 19%, 8%, 4%씩 재고량이 줄었다. 이 중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철근의 경우 재고량이 6개월 전인 올 3월 말과 비교해 68% 줄어들며 가장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철강 제품 재고량 감소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 달간 발표한 철강 구조조정 정책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올 6월에 새로운 철근 표준을 도입해 철강업체들에 기존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도록 요구했다. 그러면서 유예 기간은 고작 3개월만 줬다. 이 기간 이후에는 기존 철근을 판매할 수 없기에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재고를 털어냈다. 8월 중국 당국은 새 제철소 건설 계획을 제한하는 내용을 고시했다. 이전에는 기존 설비를 대체하는 새 설비를 허용했으나 이제는 이마저도 막는 것이다. 철강업계의 공급 과잉이 심각해지자 생산 설비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올해 목표인 5%대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최근 내놨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첫 주택 구입자의 최소 계약금 비율을 15%로 낮추고, 시중은행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지시했다. 중국 광저우도 주택 구입에 대한 자격 심사를 중단하고, 소유 주택 수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 철강업계가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량과 재고량은 글로벌 철강 경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과잉 생산한 물량을 자국 내에서 해소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밀어내 국내 철강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더군다나 5월 미국이 중국산 철강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0∼7.5%에서 25%로 연내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업체들의 밀어내기는 더 심해졌다. 이로 인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1억 t을 넘길 전망이다. 만약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으로 중국 철강 시장이 회복돼 재고가 줄면 중국 업체들의 밀어내기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국내 업체들의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내놓은 지 얼마 안 됐고, 철근 재고량 감소는 건설업 성수기로 인해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면서 “국내 건설경기 침체도 여전하기에 국내까지 온기가 전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업에 있어 기술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산업 전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거 기술에 안주하다 보면 지금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금세 도태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이나 유통업 등 그동안은 정보기술(IT)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졌던 업종의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더군다나 글로벌 환경 규제가 단계적으로 매년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혁신 기술의 연구·도입도 활발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전 산업군에서 AI 기술 적용 골머리SK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AI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22년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산업계에 AI 열풍이 불붙자 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적용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SK하이닉스는 올 8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내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SK하이닉스 1c D램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엔 AI가 탑재된 미래형 선박의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LNG 추진 벌크선을 인도한 바 있다. 이 선박은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해 선박의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비상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과일 품질 관리의 고도화를 돕는 ‘AI 선별 시스템’을 기반한 제품을 출시해오고 있다. 7월에는 ‘딥러닝’ 기반의 AI 선별 시스템으로 고른 ‘아삭한 복숭아’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상담 채널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PC·모바일 챗봇, 콜봇 등을 도입했다. 이 중 콜봇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대응 시나리오를 더욱 다양하게 늘려나가고 있다.친환경 기술혁신에 몰두하는 기업들 삼성전자는 친환경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50년 탄소중립을 통해 글로벌 기후 위기 극복 노력에 동참한다는 내용을 담은 ‘신환경경영전략’을 2022년 9월 세웠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계 주요 제조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93.4%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친환경차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EREV는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덕에 주행거리가 기존 전기차보다 길어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완충 시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하게 개발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약 30% 축소함으로써 동급 전기차 대비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판매 가격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화큐셀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미국에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다. 총 3조4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 지역에 있는 태양광 모듈 공장을 증설하고 카터스빌 지역에 잉곳, 웨이퍼, 셀, 모듈을 각각 3.3GW(기가와트)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한다. 또한 한화큐셀은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 ‘큐홈’ 시리즈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 ‘커맨드’를 유럽, 미국 중심으로 공급하며 주택용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HD현대는 암모니아 추진선 독자 기술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5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암모니아 연료의 독성가스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친환경 신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75년간 동업을 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이 27일에도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며 여론전에 나섰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발표했고, 고려아연 측은 장형진 영풍 고문의 배임 의혹을 지적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만약 공개매수가 끝나서 주요 주주가 되면 (공장이 있는) 울산에 내려가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의 발언은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집단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핵심 기술인력 등은 MBK에 인수될 경우 비철금속 제련 글로벌 1위인 고려아연의 기술이 결국 해외로 유출되고,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강 사장은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MBK가 26일 고려아연 주식 매수 가격을 주당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인상한 것과 관련해선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은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석포제련소를 살리기 위해 1분 1초를 아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풍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려 결국 금융기관 차입이 2.7배나 증가했다”며 “영풍은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37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장형진 영풍 고문 개인의 지시에 의해 배임적 성격의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20일 고려아연의 계열사 영풍정밀은 장 고문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비야디(BYD)와 지커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국내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중국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국산차 대비 가격이 현저히 싸다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소비자도 61%에 달해 BYD와 지커가 얼마나 가성비 높은 모델을 들고 오는지가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27일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신차 구매 의사가 있는 국내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답변은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1%는 구매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BYD나 지커처럼 중국 토종 브랜드만 대상으로 했고, 테슬라와 같이 중국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브랜드는 다른 나라인 경우는 배제하고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는 ‘배터리 안정성’이 31%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배터리 성능‧품질’을 꼽은 답변도 17%에 달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브랜드‧제조사’(17%)와 ‘애프터서비스‘(10%), ‘주행성능‧안정성’(10%) 등도 중국 전기차를 사지 않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하지만 중국 전기차 가격이 현저히 싼 경우에는 소비자 마음에 변동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에 팔든지 상관없이 중국차는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39%였고, 나머지 소비자들은 가격대에 따라 유동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산차와 거의 같은 가격(90~100%수준)일 경우 중국 전기차를 사겠다는 응답자가 8%에 그쳤으나, 국산차 대비 70~80% 수준이라면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29%로 늘었다. 국산차 대비 중국 전기차의 가격이 ‘50~60%’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구매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61%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가격 조건을 유일한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30대 그룹 전략·마케팅 담당 임원과 한국경영사학회 교수 70명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들의 헤리티지 활용도를 설문조사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은 헤리티지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초 ‘브랜드 헤리티지팀’을 신설했고, 울산에 헤리티지 전시관(사진)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창업자부터 내려오는 도전의 서사를 기업 이미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헤리티지팀은 현대차가 만든 첫 완성차인 포니의 콘셉트 차를 복원하고, 차량별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전기차는 포니 디자인을 모방했고, 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1세대 ‘각 그랜저’의 디자인을 녹여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모델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헤리티지에 주목하는 것은 명차 제작사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그만한 ‘하차감’을 제공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차감이란 주로 고급차에서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헤리티지를 이어 온다는 점은 완성차 제조사로서 쌓아온 수십 년간의 제작, 경영 노하우를 소비자들에게 은연중에 전달할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도 각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셰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헤리티지를 구축하는 전략을 활발히 펼친다. 올드카 모델의 디자인을 도입하거나 과거 차량을 복원해 전시하고, 액세서리와 같은 ‘굿즈’를 판매하는 등의 방식이다. 현대차는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브랜드 정체성을 새로 구축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판매량 기준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으로 올라섰다. 그러면서 브랜드 지향점을 기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포니를 자체 개발한 그 도전의 이미지를 전동화 전환 시기에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대차처럼 기업 성장의 또 다른 단계로 진입할 때 ‘리브랜딩’이 필요해진다”며 “리브랜딩은 서사가 될 수 있고 디자인이 될 수 있을 텐데, ‘나만의 헤리티지’가 주요 재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26일 찾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전시관 한편에는 ‘쏘나타 EV’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현대차는 1991년 11월에 이미 쏘나타를 연구용 전기차로 내놨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70km에 불과하고 배터리를 많이 장착하느라 실내가 비좁긴 해도 30여 년 전 만들어졌단 점을 감안하면 과거 일각에서 나오던 비아냥거림 ‘소나 타는 차’로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전기차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시기에 만들어진 이 투박한 쏘나타 EV는 현대차그룹의 헤리티지(유산)인 “이봐, 해봤어?” 정신이 집약된 대표 상품이다. “이봐, 해봤어?” 혹은 “임자, 해봤어?”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평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회사 임원들이 회의에 나타나 ‘이 사업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업은 저래서 안 된다’고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정 창업자는 묵묵히 듣다가 불쑥 “이봐, 해봤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도전해 볼 생각조차 안 하는 모습에 임원들의 이름이나 직급도 다 제쳐버리고 일침을 놔버린 것이다. 무리해 보였던 사업들도 정 창업자가 나서 끈덕지게 챙기자 기적처럼 성공 궤도에 오르는 일이 반복됐다. 이러한 정 창업자의 ‘이봐, 해봤어?’ 정신은 현대차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등장해 회사의 헤리티지로 자리 잡았다.● “미쳤다” 소리 들으며 만든 포니현대차가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승용차인 ‘포니’도 “이봐, 해봤어?” 정신 없이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1968년부터 포드의 소형 세단 ‘코티나’를 조립해 판매하던 현대차는 한국형 승용차 개발을 추진했으나 사내 반대에 부딪혔다. 신차를 만들 만한 기술력이 부족한 데다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야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 창업자는 포니 개발을 밀어붙였다. 이수일 전 현대차 기술연구소장은 “당시 연 4000대만 팔아도 연말에 맥주 파티를 할 정도였는데 갑자기 연산 5만6000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고 하니 제대로 된 사업 규모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심지어 ‘현대차가 저것 때문에 망할 것이다’, ‘미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현대차 엔지니어들은 차량 제작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 미쓰비시에서 수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연수를 끝내고 밤에 돌아와 오후 10시까지 그날의 보고서를 작성한 뒤, 일본어 공부도 한두 시간씩 하는 강행군이었다. 울산공장 전시관엔 엔지니어들이 노트에 빼곡하게 일본어 알파벳인 히라가나를 적으며 공부했던 기록도 남아 있다.힘들게 탄생한 포니는 1975년 12월 양산을 시작해 판매 첫해인 1976년 시장점유율 43%(1만726대)를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현대차는 이번 달 달성이 유력한 ‘누적 판매 1억 대’를 기념하기 위해 울산공장에서 행사를 준비 중인데 이 또한 포니가 없었다면 넘보기 힘들었을 성과다.● 1991년에 이미 개발했던 전기차 현대차의 “이봐, 해봤어?” 정신은 전기차 개발로도 이어졌다. 쏘나타 EV 실무 개발을 이끈 이성범 전 현대차 수석연구원은 1990년 1월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맨땅에 헤딩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완성차 전체 판매 대수의 2% 이상을 완전 무공해 자동차로 판매하라’는 의무 규정이 발표된 것을 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기차가 없다면 당시 한창 공을 들이던 미국 수출을 접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 수석연구원을 포함해 개발자 8명이 회사의 특명을 받고 울산에 모여 쏘나타 Y2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2년 만에 만들어냈다. 이 전 수석연구원은 “참고할 다른 전기 승용차도 마땅치 않아 전동 골프카트를 분해해 살피면서 제작했다”며 “쏘나타 EV에 전원을 연결했다가 갑자기 차에서 10∼20cm 불꽃이 치솟기도 하고, 거의 다 완성했는데 작동이 안 돼 다시 해체했다가 조립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주행시험장에서 시험 운전을 했는데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환호성을 내질렀다”며 “시행착오가 쌓여 현재의 전기차가 나온 것이기에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작정 유럽, 미국 찾아가 구한 반도체가장 최근 현대차의 “이봐, 해봤어?”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었던 사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2021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 대응이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자칫하면 차량 생산을 멈춰야 하는 위기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대차그룹 구매본부 임직원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전 세계가 ‘셧다운’돼 항공기 운항이 크게 줄었음에도 표를 구해 거의 매주 유럽, 미국 등지로 향했다. 만나주려는 사람이 없어 유럽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임원 집 앞으로 무작정 찾아간 적도 있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텅텅 빈 비행기에 혼자 앉아 출장을 갔다. 코로나 시국에 해외에 나가니 가족들이 걱정했던 기억도 난다”며 “호텔에 일종의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해외 차량용 반도체 직원들을 초청해 상황을 설명하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했다. 해외 경쟁사들이 발만 구르는 상황 속에서도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어떻게든 구해 큰 차질 없이 차량 생산을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 처음으로 생산량 기준 글로벌 3위에 오른 것도 당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관리를 전투적으로 해낸 덕이었다.현대차가 이 같은 헤리티지를 앞세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 활성화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현재 국내와 북미 시장에서 주로 팔리고 유럽에서는 존재감이 약하다. 100년가량 명성을 쌓아온 유럽 고급차 브랜드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는 수소차 생태계를 업계의 회의적 시각을 딛고 궤도에 올리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울산=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5년간 동업을 해온 영풍과 경영권 다툼 중인 고려아연이 자신들의 이차전지 원료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영풍과 손잡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회사를 해외로 매각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서를 전날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산업부에서 전문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내부 절차를 밟아 추후 판정 결과가 나오게 된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로 판정을 요청한 기술은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다. 전구체는 전기차 배터리의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전구체를 만들 때 니켈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가 전기차 주행거리를 크게 좌우한다. 이때 전구체 내 니켈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고려아연의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것이다. 고려아연이 갑자기 국가핵심기술 신청에 나선 것은 MBK의 경영권 취득 의욕을 꺾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고려아연이 외국 기업에 인수합병될 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국가핵심기술의 유출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인수합병에 대해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만약 분쟁 끝에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해외 기업에 매각하지 못할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MBK가 경영권을 가져가면 결국 다시 회사를 중국에 매각할 것이라 주장해 왔다. 이로 인해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MBK 측에서는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 장기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풍 측은 이날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맞대응했다.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최 회장이 중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회사에 출자하는 등 부적절한 투자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영풍 측 주장이다. 이에 따라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법정 싸움으로 확산하게 됐다. 고려아연의 계열사 영풍정밀도 20일 장현진 영풍 고문과 김광일 MBK 부회장 등 5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영풍이 MBK와 손을 잡는 과정에서 영풍이 갖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MBK와 공동 행사하기로 한 것이 회사에 손해를 미쳤다는 주장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비철금속 제련 글로벌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지면 결국 회사가 중국에 팔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는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이제중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기자의 눈으로 보면 그룹을 팔아먹기 굉장히 쉽다”며 “누구에게 팔아먹겠냐. 중국자본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국가적인 재앙”이라며 “우리는 (국가) 기간산업이다”라고 했다. 영풍이 13일 사모펀드(PEF) 운영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의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고려아연이 기자회견을 연 것은 처음이다. 1984년 입사해 부회장까지 오른 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하면서 이번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주장은 비철금속 제련의 글로벌 산업 구조를 근거로 삼았다. 비철금속 제련 시장에서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등인데 만약 고려아연이 매물로 나오면 분명 이 분야 강자인 중국에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MBK파트너스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우리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술을 지켜야 된다”고 지적했다. MBK는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MBK 측에서는 “일각에서는 우리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것 같이 호도하고 있다.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심지어 인수 후에는 중국에 매각될 것 같이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며 “장기간 투자하고 대한민국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려아연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이 깨진 원인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이 부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은 그동안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 폐기물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다”며 “이걸 막은 사람이 최윤범 현 고려아연 회장이고, 그때부터 장 고문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떠넘긴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이 2022년 영풍의 반대에도 유상증자로 한화에 지분을 준 것이 결별의 핵심 이유란 것이다. 영풍 측은 “‘자로사이트 케이크’라는 부산물에는 일부 아연 및 금속 성분이 남아 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일부 재처리를 제안했던 것”이라며 “협의 끝에 최종적으로 없었던 일로 했다”고 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75년 동업을 이어온 영풍(장씨 집안)과 고려아연(최씨 집안)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최씨 집안 쪽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영풍 측과 손잡은 사모펀드(PEF) 운영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이 이미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후진적 이사회부터 지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2일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입장문을 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고려아연 경영진은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도 경영을 해왔다”며 “주주들의 이익 관점에서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사외이사 전원의 합의로 반대한다”고 했다. 또한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사모펀드의 속성상 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보다는 핵심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측은 현 경영진의 사업적 능력을 강조하면서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고려아연은 “전 세계 제련소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이지만 고려아연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8∼10%”라며 “고려아연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세계 최고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영풍의 경우 사망사고와 중대재해 문제로 최근 대표이사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태”라며 “(영풍 사외이사 중 1인은) 기업의 경영과 전혀 무관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로 영풍의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영풍 측에서는 고려아연의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 꼬집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했으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600억 원 출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를 5800억 원에 인수한 것은 가당치도 않았다”며 “최윤범 회장은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원아시아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자금을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최씨 일가가 개인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2조 원 자금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이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율주행 등을 할 수 있는 차량에서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용을 각각 2027년과 2029년부터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23일 커넥티드 차량에서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사용 금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자율주행,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이른바 ‘스마트카’다. 미 정부는 중국산 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드 차량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이 해킹을 통해 커넥티드 차량을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미국인 운전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단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차량부터, 하드웨어는 2029년부터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상무부는 이에 대해 30일 동안 공개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규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와 한국 자동차 업계는 올 4월 미 정부에 커넥티드 차량 규제와 관련해 입장문을 전달한 바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내 회사의 유일한 전기차 생산시설인 체코 공장(HMMC)을 찾아 유럽 시장 전략을 점검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19일(현지 시간) 체코 노소비체의 현대차 체코 공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한 정 회장이 일정을 쪼개 현지 사업장을 방문한 것이다. 현대차는 체코 공장에서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한다. 유럽 시장의 올 1∼7월 전기차 산업 수요가 109만3808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칠 정도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그늘이 드리워진 상태다. 현대차는 체코에서 생산하는 ‘투싼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7∼12월) 유럽에 ‘캐스퍼 일렉트릭’을 투입해 전기차 선택지도 넓힌다. 또 독일에 있는 현대차그룹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슬로바키아 기아 공장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생산에 나서며 전동화 전환도 차질없이 진행한다. 정 회장은 “체코 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최근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 성장을 위한 변함없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