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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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미국/북미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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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EU11%
국제정치7%
교통7%
일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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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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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총격 애도문 썼다… “공감못해” 비난에 美대학 사과

    최근 벌어진 미국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애도문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작성한 미 밴더빌트대 측이 거센 비판에 공식 사과했다. 18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남부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학 사무국은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는 글을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13일 발생한 미시간주립대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이 학교 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범인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 애도문은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캠퍼스도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평범하게 시작한다. 문제는 이메일 말미에 ‘오픈AI 챗GPT에서 인용됨’이라는 문구가 달려 있었던 것. 피바디 단과대 사무국이 챗GPT를 통해 이 글을 작성한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메일을 받은 학생들은 대학 측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학생 마사 체슨은 “학교가 비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지 못한 것 같아 실망했다”며 “공동체를 위해 이메일을 보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의무감에 보낸 것 같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 대학 졸업생 레이스 케이엇은 학교 신문에 “공동체와 포용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조차 컴퓨터에 맡기는 것은 뒤틀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측은 “AI 기술을 잘못된 곳에 사용했다”고 사과했다. 니콜 조지프 부학장은 “메일에서 시사한 포용성의 메시지를 믿지만, 슬픔의 시기에 챗GPT로 소통하려 한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배치된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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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릴 도와줘 감사” 튀르키예 9살 소년, 한글로 메시지

    “지진 이후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훗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돼서 당신의 나라를 방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9살 소년이 유엔기념공원 등 한국의 여러 기관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16일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후세인 카간이 보내온 인스타그램 메세지를 공개했다. 자신을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9살 소년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지진 이후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며 “고맙다는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이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나도) 자라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나중에 우리나라에 휴가를 오면 우리 집에 손님으로 대접하겠다”도 덧붙였다. 후세인 군은 이 메시지를 튀르키예어뿐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해 보냈다. 후세인 군은 한국에서 파견된 긴급구호대의 현지 활동사진과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도 함께 보내왔다. 6·25전쟁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의 모습과, 한국 긴급구호대가 이번 지진 현장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을 나란히 그린 그림이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고 답장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12일 만인 18일(현지 시간) 사망자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관계자는 “19일 밤 대부분의 수색과 구조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점차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현실을 고려해 생존자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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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신 집권’ 꿈꾸는 에르도안, 대지진 책임론에 대선가도 흔들[글로벌 포커스]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69)이 2003년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에르도안 정권의 부실 대응은 물론이고 경제난, 반대파 탄압 등 장기 집권 폐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오래전부터 사실상 종신 집권을 노리던 그는 지진 전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대선 1차 투표를 5월 14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6개 야당은 반(反)에르도안의 구심점이 될 단독 후보를 좀처럼 추대하지 못했다. 이에 그는 선거를 앞당겨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고 선거운동 기간 또한 단축하려 했다. 1차 투표에서 손쉽게 과반을 확보해 아예 2차 투표조차 실시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꼼수’였다. 하지만 지진으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그가 지진 당일 울부짖는 피해자들 앞에서 “이런 재난에 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책임 회피로 일관하자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의 무분별한 건축 규제 완화 등이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더딘 복구 작업 등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5월 대선이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려우며, 제때 치러지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튀르키예의 정정 불안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갈등,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 등으로 이미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더 큰 격랑에 빠뜨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진으로 흥하고 지진으로 위기 에르도안은 1954년 북서부 리제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최대 도시 이스탄불로 이주했고 한때 길거리에서 사탕, 생수, 빵 등을 팔았다. 젊은 시절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후 정계에 입문했다. 1994∼1998년 이스탄불 시장을 지냈다. 1999년 세속주의 국가에서 과도한 이슬람 사상으로 대중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4개월 복역한 경력도 있다. 1999년 이스탄불과 가까운 서부 해안 도시 이즈미르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최소 1만7000명이 숨졌다. 에르도안은 이때 뷜렌트 에제비트 당시 총리의 부실 대응, 부패 등을 질타하며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고 미 외교매체 포린폴리시(FP)가 진단했다. 이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고 2001년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을 창당했다. 에르도안은 2003년 내각책임제 국가였던 튀르키예의 총리에 올랐다. 당시 3146억 달러(약 409조 원)였던 국내총생산(GDP)을 2013년 9578억 달러(약 1245조 원)로 세 배로 늘렸다. 고성장을 바탕으로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미국 등 서방 또한 이때는 그를 ‘이슬람 문화와 시장 경제를 융합한 지도자’로 호평했다. 그는 2011년 3선 총리가 됐다. 당 대표의 4선을 금지한 정의개발당 당규로 추가 집권이 가로막히자 당시 의회가 선출했으며 원로급 정치인의 명예직 정도로 여겨졌던 대통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통령 선출 과정을 직선제로 바꿨고, 2014년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3선 총리 시절부터 히잡 착용,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 금지, 주류 판매 규제 등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폈다.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지 않다” “여자라면 아이 셋은 낳아야 한다” 등 시대착오적인 발언도 일삼았다. 이에 서구 문물에 익숙해진 도시 엘리트, 건국 당시 케말을 도와 정교분리와 세속주의를 주도한 군부와의 갈등이 커졌다. 2016년 에르도안을 몰아내기 위한 쿠데타가 발생했지만 몇몇 군인만으로는 이미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그와 대적할 수 없었다. 그는 사회 안정을 명목으로 의회 해산권, 국가 비상사태 선포권, 장관 단독 임면권 등을 보유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다. 사회 곳곳의 반대파, 쿠르드족 등 소수민족도 잔혹하게 탄압했다. 2017년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내각책임제를 폐지하고 아예 대통령중심제로 개헌했다. 이를 통해 2018년 대통령제하의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확고한 1인 지배 체제를 굳힌 것이다. 사실상의 ‘셀프 개헌’ 당시 그는 중임을 가능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추가로 5년을 더 재임할 수 있도록 했다. 즉, 2018년 대통령으로 뽑힌 에르도안이 올해 중임에 성공하고 임기 종료 직전인 2028년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다시 뽑히면 79세인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에르도안은 반대파 탄압, 장기 집권 시도 등을 비판하는 서방 주요국과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는 독일 사회가 금기로 여기는 ‘나치’ 등을 들먹였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뇌사 상태 아니냐”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런 그를 두고 오스만튀르크 제국을 통치하던 술탄 못지않은 현대판 전제 군주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의 별명이 ‘21세기 술탄’인 이유다.● 최악 대지진, 고조되는 책임론 에르도안의 지지 기반은 농촌,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 지역인 남부, 경제적으로 낙후된 동부 산악지대 등이다. 이는 튀르키예의 근현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오스만튀르크는 1453년 동로마를 멸망시킨 후 약 500년간 중동, 중유럽, 북아프리카에 걸친 제국을 건설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 편에 섰다 영토 대부분을 잃자 케말을 포함한 청년 장교들이 쿠데타로 만든 공화제 국가가 오늘날의 튀르키예다. 케말은 오스만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강력한 서구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히잡 금지, 여성참정권 부여, 라틴알파벳 사용 등을 속속 도입했다. 케말 사후 그의 정교 분리 노선을 계승한 군부는 세속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대립했다. 문제는 세속주의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데 있다. 자본가, 대도시 엘리트, 서부는 근대화 혜택을 누렸지만 저소득층과 남동부는 소외됐다. 이에 그는 저소득층을 위해 생필품인 빵과 차 가격은 생산 원가 이하로 낮추도록 압박했다. 반면 자동차, 고급 가전제품 등 사치품에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식으로 전형적인 대중영합(포퓰리즘) 정책을 폈다. 건설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1999년 이즈미르 대지진 후 당시 정권은 내진 대비 규정을 강화했다. 에르도안은 2018년 5월 규제를 지키지 않은 건축물이라도 소정의 벌금만 내면 다시 건축 허가를 내주는 ‘사면 정책’을 실시했다. 한 달 후 치러지는 대선을 위한 표심 잡기용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10개 주에서만 10만 건 이상의 사면이 승인됐다. 에르도안 정권은 사면 정책 도입 후 1년 반 동안 740만 건의 신규 건축도 허가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당국이 지진 피해 예방을 위해 거둬들인 소위 ‘지진세’ 용처를 놓고도 비판이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 리라(약 6조 원)를 걷었다. BBC는 에르도안 정권이 이 지진세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이 쿠데타 이후 자신에게 반기를 든 군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이번 지진 후 구조 및 복구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진 현장에서 군의 역할을 대신하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에는 재난 대처 경험이 적고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인물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리라 급락-고물가 등 경제난도 심각 에르도안 정권의 부실한 경제 성적표 또한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3∼2012년 10년간 튀르키예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5.7%였다. 그가 부적절한 경제 정책을 남발하면서 장기 집권 시도를 본격화하자 성장률이 하락해 2019년에는 0.8%로 뚝 떨어졌다. 2013년 9578억 달러였던 GDP 또한 2021년 8190억 달러(약 1065조 원)로 떨어졌다. 사실상 10여 년간 경제가 후퇴한 것이다. 고물가, 리라 하락 등도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5%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와중에 경제 원리를 도외시한 그의 통화 정책이 물가 상승과 화폐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에르도안은 집권 내내 “고금리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과 농민이 기준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해 포퓰리즘 정책을 편 것이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통화량이 줄어 물가가 내리고 통화 가치가 오른다는 현대 경제학의 정설 따윈 안중에도 없다. 중앙은행 총재 또한 밥 먹듯 갈아 치웠다. 그는 집권 후 총 6명의 중앙은행 수장을 임명했다. 그의 금리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내쳐진 무라트 우이살 전 총재, 나지 아으발 전 총재의 임기는 각각 16개월, 4개월에 불과했다. 2021년 3월 취임한 샤하프 카브지오을루 총재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지도 알 수 없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권력자가 좌우하는 통화 정책과 금융 체계를 신뢰할 수 없으니 해외 자본이 떠난다. 이로 인해 리라 가치가 더 떨어지고 수입 물가 또한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덩달아 높아진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kg당 8∼10리라였던 토마토 가격은 지진 전날인 5일 기준 25리라까지 올랐다. 지진으로 인한 물자 부족, 물류 대란을 감안하면 각종 식자재와 생필품 가격 또한 더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 “재집권 가능” vs “예전과 달라” 이런 상황에서 그는 대선에서 다시 승리할 수 있을까. 전망은 엇갈린다. “변변한 야권 주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진으로 인한 민심 악화에도 그가 승리할 것”이란 주장과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맞선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 피해 지역 10개 주 중 아디야만 등 6개 주는 2018년 대선 당시 에르도안에게 70% 이상의 지지율로 몰표를 안긴 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지진 대응을 비판할 순 있어도 야권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영국 컨설팅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앤서니 스키너 중동부문 국장은 13일 AFP통신에 “끔찍한 재난으로 대중의 분노가 새로운 화약을 공급받았다”고 진단했다.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분노가 과거와 다른 차원이라는 의미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이번 지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오직 에르도안이라며 “20년이나 집권하면서 지진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5년 전 대선에 도전했던 집권인민당의 무하렘 인제 대표 또한 지진 피해를 본 카라만마라슈를 방문해 “군대, 경찰, 수프, 담요, 국가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에르도안 정권의 복구 작업 속도, 야권이 단일 대선후보를 얼마나 빨리 선출할 수 있느냐 등이 5월 튀르키예 대선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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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년 앙숙’ 그리스도 튀르키예 도움 손길… 지진 속 ‘해빙’

    튀르키예(터키), 시리아와 갈등을 빚어온 주변 국가들이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손을 내밀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에 처한 두 나라에 인도주의적 차원의 구호활동을 지원하면서 각종 외교적 현안을 해결할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 ‘앙숙’ 단교국들, 지진에 손 내밀어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교장관과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교장관은 15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경 개방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회복할 의향이 있으며 관련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1993년 튀르키예가 아르메니아와 전쟁 중이던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자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아르메니아는 또 1915년 오스만 제국(구 튀르키예)이 자국민 150만여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제1차 세계대전 중 사망자였을 뿐”이라는 튀르키예와 대립해 왔다. 이랬던 두 나라가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30여 년 만에 국경 검문소를 개방한 것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르메니아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우정의 손길을 건넸다”며 “인도주의적 분야의 협력이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중해 천연가스 개발권과 에게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튀르키예와 대립해 온 그리스도 대규모 구조대원을 파견했다. 12일에는 그리스의 니코스 덴디아스 외교장관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고 아나돌루 튀르키예 국영통신이 전했다. 두 나라는 오스만 제국이 그리스를 식민 지배한 이후 ‘500년 앙숙 관계’로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튀르키예와 갈등을 이어오다 지난해 8월에야 외교관계를 복원한 이스라엘도 이번 지진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항공 직항편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은 (이번 지진에서) 처음으로 튀르키예를 지원한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선을 그어 왔던 아랍 국가들의 변화도 감지된다. 2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2011년 시리아 정부의 자국 내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비판하며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하지만 시리아와 단교 상태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14일 피해 지역인 알레포에 의약품을 보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도 15일 내전 후 처음으로 시리아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과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 “지진 계기로 관계 개선” 각국 셈법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손을 내밀고 있는 주변국들의 행보에는 인도주의적 동기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경우 정부 부채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동지중해에 세계 최장 해저가스관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선 튀르키예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와 안보를 러시아에 의존해 온 아르메니아는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데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튀르키예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스라엘은 오랜 앙숙인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선 이란과 중동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튀르키예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를 지원하려는 것 또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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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한국이 전쟁 극복했듯 지진 이겨낼것”

    “한국이 6·25전쟁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듯 튀르키예도 이번 지진을 이겨낼 겁니다.” 14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주한 튀르키예(터키) 대사관에서 만난 무라트 타메르 대사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반드시 빠른 복구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내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국민들이 달려와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국내외의 지원이 지진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타메르 대사는 지난해 말 한국에 부임했고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한국에 오기 전 쿠웨이트 대사,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 등을 지냈다. 지진 후 윤 대통령이 직접 대사관을 방문하고 한국 사회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놀랐다며 “한국 국민, 정부, 국회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전쟁 영화에서 보던 폭탄이 휩쓸고 간 장면을 실제 상황으로 보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특히 이번 지진의 진앙 가지안테프를 비롯한 주요 피해 지역이 풍부한 문화 유산을 보유한 곳이라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유네스코는 2015년 튀르키예 도시 중 최초로 가지안테프를 ‘미식 도시’로 지정했다. 이 외에 하타이는 튀르키예 정교회의 첫 발생지, 샨르우르파는 최초의 인류가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곳이라며 이 도시들이 과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에서는 1000원이 큰돈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생존자들에게는 그 돈으로 마실 물을 구매하는 등 생존과 직결된다”며 “기부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비누 물티슈 기저귀 생리대 같은 위생용품, 구호 텐트 이불 침낭 같은 방한용품의 지원 또한 절실하다고 했다. 최근 일각에서 기부를 가로채는 곳이 있다고도 들었다며 “공신력 있는 유명 국제 구호단체가 아니라면 꼭 대사관 공식 소셜미디어, 전화 등을 통해 대사관 계좌 및 물류센터 주소가 맞는지 확인하고 대사관에 직접 기부해 달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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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 사각지대’ 된 시리아… 반군이 구호물품 거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시리아 내 사망자 수가 최소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지만 피해 지역은 ‘구호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한때 시리아 정부가 반군 점령 지역으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전달되는 통로를 막았다면 이번에는 반군 내 강경파가 정부의 구호물품을 거부하고 나섰다. 2011년부터 12년 넘게 지속돼 온 시리아 내전이 생사에 기로에 선 사람들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리아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북서부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 시간) “이번 지진으로 인한 시리아 사망자가 9300명(정부 통제 지역 4800명, 반군 장악 지역 4500명)에 이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발표한 사망자 수 4574명의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사망자의 거의 절반은 반군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유엔의 인도주의·긴급구호 대변인은 시리아 반군 내 최대 파벌이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후신으로 알려진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승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구호품 수송이 보류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10일 반군 장악 지역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HTS 소식통은 “시리아 정부가 우리를 돕고 있다고 선전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반군이 장악한 피해 지역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현재 시리아 북서부와 튀르키예 국경 사이 ‘바브알하와’ 한 곳뿐이다. 이곳도 지진 직후 도로가 파괴돼 봉쇄됐다가 겨우 복구됐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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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탈-총격전에 치안 불안… 외국구조대 작업중단 사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9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피해 지역에서 약탈, 총격전 등 폭력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해 가뜩이나 고난에 처한 생존자와 구조 대원을 위협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6일 지진 발생 직후부터 구조 활동을 벌였던 이스라엘 구조대가 신변 위협을 우려해 튀르키예를 떠나기로 했다. 하루 전 주요 피해 지역인 남부 하타이 등에서 구조 활동에 나선 독일과 오스트리아 구조대 또한 치안 악화를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현재 튀르키예 곳곳에서는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빈번하다. 구호단체 직원을 사칭해 트럭 6대분의 식량을 가로채려 한 사건도 발생했다. 현금인출기(ATM)가 부서진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주민은 지진 발생 직후 며칠간 구호 물품이 전혀 도착하지 않아 생필품을 훔쳤다며 약탈을 정당화했다. 음식, 물, 아기용품 등이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논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1일 “약탈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날까지 최소 98명이 약탈 혐의로 체포됐다고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전했다. 카타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2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튀르키예 2만4617명, 시리아 4500명 이상이다. 양국의 부상자 또한 8만5000명을 넘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사망자 수가 지금의 2배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사망자가 5만 명을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구조 골든타임(72시간)을 한참 넘긴 와중에도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잇따랐다. 12일 남동부 아디야만에서는 건물에 갇혔던 두 자매가 153시간 만에 생환했다. 이날 하타이에서도 85세 여성이 152시간 만에 구조됐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도 11일 하루에만 65세 여성과 17세 남성, 51세 여성 등 3명을 구했다. 이날 기준 우리 구호대가 구조한 생존자는 총 8명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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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사망자 2만4000명 넘어서…약탈·파벌충돌 등 혼란 지속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8000명을 넘어섰다. 구조 골든 타임(72시간)을 한참 넘긴 시점이지만 생존자 구조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5일째인 11일(현지 시간) 사망자는 튀르키예의 사망자가 2만4617명, 시리아의 사망자는 3575명으로 집계됐다. 양국의 부상자는 8만5000명에 달한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영국 스카이뉴스에 “사망자 수가 이 보다 2배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사망자가 5만 명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진 발생 후 100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기적적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아나돌루에 따르면 하타이 지역에서는 건물 잔해에서 인기척을 감지한 구조대가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지진 발생 140시간 만에 구조했다. 임산부와 그녀의 가족도 같은 지역에서 구조됐다. 안타키야에서도 2개월 된 아기가 구조되는 등 생환 소식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도 11일 하루에만 65세 여성과 17세 남성, 51세 여성 등 3명을 구조했다. 지금까지 우리 구호대가 구조한 생존자는 총 8명이다. 하지만 지진 피해 지역에서 약탈과 지역 파벌들 간 충돌 등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총격사태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에 11일 독일 구조대와 오스트리아군이 구조작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튀르키예군이 개입하고 나서야 오스트리아군은 작업을 재개했다. 독일 구조대 역시 튀르키예 당국이 상황을 안정시킨 뒤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약탈범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11일 최소 48명이 약탈혐의로 체포됐다고 아나돌루 통신은 전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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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前 獨총리, ‘난민 수용 공로’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

    집권 중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69·사진)가 8일(현지 시간) 2022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던 2015, 2016년 약 12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도 야무수크로에서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유네스코 평화상을 받았다. 1989년 유네스코가 코트디부아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매년 세계 평화 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기관, 단체 등에 수여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역대 수상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인권 보호는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누구도 이유 없이 고국을 떠나지 않는다. 전 세계가 난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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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 지났다”지만… 5세 소녀 73시간만에 구조

    6일(현지 시간) 새벽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3일 만에 사망자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거의 7만 명에 다다랐다. 지진 발생 73시간 만에 구조된 5세 소녀의 소식도 들려왔지만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나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지진으로 육로, 하늘길, 바닷길 곳곳이 막히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만7513명이다. 몇 시간 만에 사망자가 수천 명씩 증가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사망자가 1만4351명까지 늘어났으며, 시리아에서도 최소 3162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두 곳의 부상자를 합치면 최소 6만8000명으로 7만 명에 육박한다. 서방 국가와 국제 단체는 물론이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총성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까지 전 세계가 한마음으로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피해 지역까지 닿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공항과 항만을 이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 다리 등도 무너져 남동부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호물품은 차치하고 구조대원들의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희망의 불씨가 희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사망자 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8500명 사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 명 넘는 목숨이 희생될 확률도 14%나 된다고 예측했다. 국제 구조 전문가 데이비드 루이스는 뉴욕타임스(NYT)에 “어떤 생존자는 지진 발생 20여 일 후에도 발견되지만 이는 온도, 식수, 음식량, 갇힌 방식 등 조건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앙인 가지안테프 등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은 한밤중에 발생해 안전한 곳을 찾을 시간도 없었기에, 건물 붕괴 당시 운 좋게 위층이나 지붕으로부터 지켜줄 빈 공간이 있었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은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5∼7일 차에 수색 및 구조 시도를 중단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중동지부는 “생필품은 물론이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모자란다. 얼마 뒤면 시신을 적절히 수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며 간곡하게 지원을 호소했다고 BBC는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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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유네스코 평화상…난민 120만명 받아들인 공로

    집권 중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59)가 8일(현지 시간) 2022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던 2015, 2016년 약 12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수도 야무수크로에서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유네스코 평화상을 수상했다. 1989년 유네스코가 코트디부아르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매년 세계 평화 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기관, 단체 등이 수상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역대 수상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인권 보호는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누구도 이유 없이 고국을 떠나지 않는다. 전 세계가 난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화는 약자가 아니라 강자의 무기”라며 세계 각지의 분쟁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호소했다. 상금 15만 달러(약 1억9000만 원)는 현지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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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골든타임’ 임박…사망자수, 동일본 대지진 넘어설수도

    6일(현지 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3일 만에 사망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거의 6만 명에 다다랐다. 지진 발생 60여 시간 만에 구조된 사례도 나오고 있지만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지진으로 육로, 하늘길, 바닷길이 모두 막히면서 실제 구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미 CNN에 따르면 9일 오전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만6035명이다. 몇 시간 만에 사망자가 수천 명씩 증가하고 있는 터키는 사망자가 1만2873명까지 늘어났으며, 시리아에서도 최소 3162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두 곳의 부상자를 합치면 최소 5만8087명으로 6만 명에 육박한다. 서방국가와 국제단체는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까지 전 세계가 한 마음으로 구조를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지역까지 닿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공항과 항만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고 도로, 다리 등도 무너져 남동부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호물품은 차치하고 구조대원들의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진 수색구조 전문가 로디 코루아는 뉴욕타임스(NYT)에 “보통 지진 발생 후 3일까지가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치명적인 외상까지 있으면 골든타임은 1시간 이내에 불과하다. 국제 구조 전문가 데이비드 루이스는 “어떤 생존자는 지진 발생 20여일 후에도 발견되지만 이는 온도, 식수, 음식량, 갇힌 방식 등 조건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지안테프 등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은 한밤 중에 발생해 안전한 곳을 찾을 시간도 없었기에, 건물 붕괴 당시 운 좋게 윗층이나 지붕으로부터 지켜줄 빈 공간이 있었길 바라는 수밖엔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엔은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5~7일차에 수색 및 구조 시도를 중단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중동지부는 “생필품은 물론이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모자르다. 얼마 뒤면 시신을 적절히 수습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며 간곡하게 지원을 호소했다고 BBC는 전했다. 당초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가 2만 여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한 것을 넘어서, 8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 명 이상의 사망할 확률도 14%나 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망자 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8500명 사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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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집권 에르도안, 대선앞 ‘지진 변수’

    튀르키예(터키)를 강타한 강진으로 5월 대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사진)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해 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 경제난 등으로 내내 비판받았다. 빠른 피해 수습이 그의 추가 집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 주에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5월 초 비상사태가 끝나면 대선이 치러진다. 1차 투표는 5월 14일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14일 후 결선을 실시한다. 하타이, 가지안테프 등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는 에르도안 정권이 20년 내내 추진한 ‘건설 붐’이 일었던 곳이다. 사후 조사에서 이 기간 중 건설된 건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밝혀지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정권이 1999년 서부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지진세’ 명목의 세금까지 거뒀음에도 이번 지진을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도 비판 여론을 더한다. 그가 집권 내내 자신에게 반대하는 많은 비영리단체와 시민단체를 없앤 것 또한 구조와 복구를 더디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장기 집권으로 당장 대항할 만한 야권 인사가 없는 상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진 대응에 정치적 명운이 달렸음을 아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신속한 대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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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에 시신 계속 밀려와”… 5700채 붕괴, 구조중 또 와르르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규모 7.8 지진 발생 이틀째인 7일(현지 시간) 사망자가 5100명을 넘었다고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이날도 진앙에서 가까운 튀르키예 동부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계속된 데다 무너진 건물 수천 채의 잔해에 깔린 사람이 아직도 많아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비상관리국은 전날 새벽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현지 시간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 기준 튀르키예에서 3549명, 시리아에서 1622명 등 모두 517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하루 새 사망자가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부상자는 튀르키예에서 2만1103명, 시리아에서 3649명으로 집계됐다. 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이 많은 데다 눈비 같은 악천후까지 겹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튀르키예 당국은 7일 오전 기준 건물 5775동이 붕괴된 것으로 파악했다. 여진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11분 튀르키예 동부에서 규모 5.7 지진이 발생하는 등 첫 지진 이후 약 30시간 동안 규모 6.0을 넘는 지진 4차례를 비롯해 규모 4.0 이상 여진이 130차례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 폭증 가능성을 우려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6일 AFP통신에 “지진 발생 일주일간 사상자가 상당히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망자가 8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집계된 사망자는 약 2600명으로 8배로까지 늘어난다면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물가에 따른 경제난과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이번 대지진으로 더 큰 고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7층 건물 10초만에 붕괴 영상 올라생존자들은 추위-여진 공포에 떨어2200년 된 가지안테프 古城도 훼손 “신이시여, 우리가 무엇을 했기에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튀르키예(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를 강타한 지진 피해를 직격으로 받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6일(현지 시간) 가족과 함께 겨우 탈출한 무함마드 하이 카두르 씨는 이렇게 되뇌었다.카두르 씨는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축구장 크기의 건물 일대가 전멸했다. 주위는 사람들의 울음소리뿐이었다”며 “(내전) 공습 당시 같은 피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이들리브주의 한 의사는 “50구 넘는 시신이 병원 복도에 쌓였다. 대부분 아이들이었다”면서 “계속해서 또 다른 시신이 들어왔다”고 NYT에 밝혔다. 규모 7.8, 7.5의 강진과 7일까지 이어진 총 130여 차례의 여진은 건물들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영국 스카이뉴스가 공개한 현장 영상에서는 진앙인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샨르우르파주 할릴리예 7층 건물이 굉음과 함께 10초 만에 붕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동부 말라티아에서는 현장 생중계를 하던 튀르키예 방송 취재진 너머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송출됐다. 일부에서는 여진으로 건물 일부가 내려앉아 구조하던 사람들을 덮치면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지진이 부른 정전과 영하 5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잇단 여진 때문에 컴컴한 거리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대다수는 두꺼운 옷가지 하나 챙기지 못하거나 신발조차 없었다. 6일 밤 튀르키예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무너진 건물 목재로 피운 모닥불 주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 몸을 녹이는 경우가 많았다.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거나 장비가 부족해 수색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 사는 남성은 7일 “어머니가 어제부터 24시간째 (잔해 속에) 갇혀 있다. 아침에 구조대가 온다고 했지만 소식도 없다. (구조) 시스템이 열악하다”며 울먹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튀르키예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남부 하타이 거리는 잔해에 묻힌 가족 친지 이름들을 부르는 울부짖음과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정전은 물론이고 전화나 인터넷 연결도 수시로 끊어졌다. 도심 도로는 빠져나가려는 차량과 지인, 친척들을 구하려고 들어오는 차량으로 마비됐다. 하타이에 사는 안바울 안디옥교회 목사는 “(3층짜리) 100년 된 교회 건물 2, 3층이 무너졌다”며 “거센 비가 내렸지만 여진이 두려워 동틀 때까지 교회 밖에서 기다렸다”고 전했다. 문화재도 다수 훼손됐다. 가지안테프 랜드마크인 2200년 역사의 가지안테프 성도 성벽과 망루 등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800년 가까이 온전하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시리아 알레포 성채도 일부 훼손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7일 대국민 연설에서 지진 피해를 심하게 입은 남동부 10개 지역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적어도 8000명이 구조됐으며 5만3000여 명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스탄불=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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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서 숨진 아르헨 산악인, 42년만에 집으로

    20대 초반의 아르헨티나인 자매가 안데스 산맥의 ‘세로 메르세다리오’ 산 빙벽을 3분의 2지점까지 올랐던 1981년 3월 그날,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맑았다. 이 산은 해발 6720m로 안데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 중 하나다. 등산 5일째이던 그날 밤, 언니는 다른 쪽 빙하 벽을 오르던 동생 마르타 에밀리아 알타미라노(당시 20세)가 짧은 비명과 함께 수백 m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주변이 어두워 동생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언니 코리나는 마르타가 살기 어려울 것으로 직감했다. 코리나와 동생의 남자 친구는 마르타를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져 다음 날이 돼서야 마르타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인 크레바스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틀 뒤 전문가들과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땐 주변이 모두 눈으로 덮여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마르타의 가족과 남자 친구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시신을 수습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스무 살에 산속에서 숨을 거둔 마르타는 4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이 1일 전했다. 인근을 등반하던 산악인들이 지난달 24일 빙하에 갇힌 여성 시신을 발견했고, 코리나 등 가족들이 시신과 소지품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마르타의 인상착의와 일치했다고 한다. 최종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도 진행 중이다. 언니 코리나는 “닫혔던 상처가 다시 열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마르타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고 이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며 “지난 40여 년간 3월이 올 때마다 큰 슬픔을 느꼈는데 이젠 동생이 영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유전자 검사 등 모든 절차를 마치면 마르타의 시신을 고향인 아르헨티나 북부 도시 투쿠만으로 옮겨 부모,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코리나는 “산을 사랑했던 동생은 만약 자신이 산에서 죽게 되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이나 (자신이) 떨어진 지점에 뿌려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동생이 고향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나면 다시 세로 메르세다리오에 와서 유해를 뿌려줄 겁니다. 이 산은 이미 동생의 집이라고 생각해요.”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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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TR “中 온라인 플랫폼은 세계최대 짝퉁시장”

    미국 정부가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짝퉁 유통처’로 지목하고 나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상표 위조와 저작권 침해 등으로 ‘악명 높은 시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시장 조사 결과가 담긴 이번 보고서에는 온라인 시장 39곳과 18개국의 오프라인 시장 33곳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중국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USTR는 이번 보고서 소개문에서부터 중국의 ‘위챗 전자상거래’를 대표적인 위조 상품 플랫폼으로 지목했다.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바이두 왕판, DH게이트, 핀두오두오, 타오바오 등도 뒤이어 언급했다. 또 중국 내 오프라인 시장 7곳이 위조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지원한다고 꼬집는 등 노골적으로 중국 시장을 비판했다. USTR는 본문에도 “중국은 이번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위조상품 시장이었다”며 “중국 제품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2021년 압수한 모든 위조·해적판 제품 총 소매가의 75%나 차지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완화화면서 위조 제품이 더 풀릴 것”이라며 중국 당국에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USTR는 지난해 2월 발표에서도 중국의 위챗 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심각한 상표권 침해가 이뤄진다고 지목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우리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매우 중시해 왔다. 미국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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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박해 탓 헐값 매각”… 피카소 걸작 반환 소송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장한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걸작 ‘다림질하는 여인’(1904년)을 돌려 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반환 소송은 유대계 독일인 카를 아들러의 유족들이 청구했다. 1938년 나치 정권의 박해를 받아 떠돌던 아들러가 이 작품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던 터라 거래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다. 바짝 마른 여인이 퀭한 얼굴로 힘겹게 다림질을 하는 이 유화 작품은 피카소가 주로 어두운 청록색을 사용한 ‘청색 시대’ 대표작으로 꼽힌다. 시장가격이 최대 2억 달러(약 246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에 따르면 성공한 사업가였던 아들러는 1916년 독일 유명 화상 저스틴 탄하우저에게서 이 작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나치의 유대인 박해가 본격화하자 가족과 독일을 떠난 뒤 재산을 거의 소진한 아들러는 1938년 탄하우저에게 작품을 되팔았다. 가격은 1552달러,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만2000달러(약 3941만 원)에 불과하다. 유족들은 1932년 당시 이 작품을 1만4000달러에 내놨다는 증명서를 근거로 들며 비정상 거래라고 주장했다. 구겐하임 측은 이 작품을 탄하우저 측에게서 기증받은 1970년대 아들러 아들에게 연락을 취했을 때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었다며 정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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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간서 발견된 반 다이크 작품 38억에 낙찰

    2000년대 초 미국 뉴욕주 소도시 킨더훅의 헛간에서 새똥이 잔뜩 묻은 채로 발견됐던 그림이 26일(현지 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10만 달러(약 38억 원)에 낙찰됐다고 CNN 등이 30일 보도했다. 이 작품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1599∼1641)의 작품이라는 판정을 받고 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하얀 수염을 가슴팍까지 늘어뜨린 남성 노인의 나신을 그린 이 작품의 제목은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사진)이다. 이번 낙찰 전까지 미국의 미술 수집가 앨버트 로버츠 씨가 소장하고 있었다. 로버츠 씨는 2002년 이 그림을 단돈 600달러(약 74만 원)에 사들였다. 그는 구입 후 본격적으로 작품의 유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술 전문가들로부터 반 다이크가 네덜란드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조수로 일하던 시절 그린 작품이라는 감정을 받아냈다. 킨더훅에는 네덜란드 이민자 후손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 그림이 어떻게 해서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는지, 왜 킨더훅 헛간에서 새똥을 뒤집어쓰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버츠 씨가 2021년 세상을 떠나면서 후손들이 그림을 경매에 내놨고 이번에 낙찰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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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이슬람사원 자폭 테러… 최소 32명 사망

    파키스탄 북서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30일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2명이 숨지고 14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현지 매체 지오뉴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치안당국 관계자는 이날 오후 페샤와르 지역의 한 모스크에서 예배 도중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져 최소 32명이 숨지는 등 1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괴한들이 예배자들의 맨 앞줄에 있다가 자폭 테러를 했다고 전했다. 400∼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 사원에서는 사건 당시 300여 명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폭발 충격으로 사원 지붕 등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많은 시신이 폭발 현장에서 수습됐다. 건물 잔해에 갇힌 생명을 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직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적지 않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자신들이 범행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TTP 사령관인 사르바카프 모흐만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샤와르 경찰에 복수하기 위해 테러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사원은 지역 경찰청과 대(對)테러 본부 인근에 위치해 있어 평소 경찰관들이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은 사상자 대다수가 경찰이라고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된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이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활동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정부와의 휴전을 중단한 이후 테러 공세를 강화해왔다. 테러가 발생한 페샤와르는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도시다. 페샤와르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이슬람 사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6명의 신도가 사망하고 6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예배 공간을 표적으로 한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 종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테러 발생 이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보안 경보를 발령했으며 주요 건물 및 지점에 저격수를 배치했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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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코로나 비상사태 해제 여부 이르면 오늘 발표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해 발령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3년 만에 해제할지를 이르면 30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27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전 세계 감염자 증가, 새 변이 출현 가능성 등이 비상사태 해제 요건을 충족시키는지 논의했다. 이번 회의 결과는 권고 의견 형식으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전달돼 30일경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해제되면 각국 방역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WHO 웹사이트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27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은 1년 전 사망자가 매주 7만 명 이상 나왔을 때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감염 확산세를 거론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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