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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단독으로 선출한 국회 11개 상임위원회를 즉시 가동하고 ‘입법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정부 부처 관료와 공무원을 향해서도 엄포를 놨다. 12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불참한 것 등을 문제 삼으며 정부 관료들이 여당 보이콧에 동조할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것. 민주당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상임위 등 국회 회의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 청문회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일각에서는 관료들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동행명령권을 발동하는 등 초강경책들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여당 의원들도 없는데 각 부처 책임자들까지 안 오기 시작하면 상임위 회의가 야당 의원들끼리만 북 치고 장구 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상임위 입법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민주당 “업무보고 거부 시 가장 강력한 조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 부처에서 업무보고를 갑자기 취소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유를 들어보니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지시 사항이라서 거부한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제정신이냐”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성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노동부 환경부 기상청 등 거의 모든 부처가 거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해당 부처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 제도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며 “입법 청문회 또는 현안 질의 청문회를 통해 청문회를 하기로 하고 증인 채택을 하면 대상자들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증언감정법상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당내에서는 각 부처 장차관은 물론이고 각급 공무원들이 의원실 대상 업무보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봉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산업부 직원이 찾아와 예정돼 있던 의원실 대상 산업부 업무보고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로부터 진행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 지도부가 정부에 공식 요청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정부에서 판단하고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이 ‘당정 한 몸’을 강조하면서 상임위 대신 특위를 열고 관료들을 출석시키고 있는 만큼 관료들은 여야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 野 단독 상임위 잇따라 ‘장관 출석 요구’ 이날도 국회에선 여당 위원들의 불참 속 ‘반쪽 상임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맹성규 위원장은 다음 주 부처 현안보고를 예고하며 “(정부 측이 현안보고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증인 출석 요구 등 국회법에서 정해진 수단을 적극 활용해 위원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임위별로 부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출석 요구도 줄줄이 의결됐다. 국토위는 18일 전체회의에 국토교통부 장관과 산하기관 3곳 기관장에 대한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19일 부처 업무보고에 국무위원 및 정부위원의 출석을 요구하는 건을 의결했다. 법제사법위원회도 전날 전체회의에서 14일 업무보고에 법무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 총 6개 기관에 대한 출석 요구를 의결한 바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출석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에서는 김정원 사무처장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감사원장은 해외 출장 중이라 사무총장이 대신 참석한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단독으로 선출한 국회 11개 상임위원회를 즉시 가동하고 ‘입법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정부 부처 관료와 공무원을 향해서도 엄포를 놨다. 12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불참한 것 등을 문제 삼으며 정부 관료들이 여당 보이콧에 동조할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것.민주당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상임위 등 국회 회의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 청문회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일각에서는 관료들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동행명령권을 발동하는 등 초강경책들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여당 의원들도 없는데 각 부처 책임자들까지 안 오기 시작하면 상임위 회의가 야당 의원들끼리만 북 치고 장구 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상임위 입법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민주당 “업무보고 거부 시 가장 강력한 조치”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 부처에서 업무보고를 갑자기 취소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유를 들어보니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지시 사항이라서 거부한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제정신이냐”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성토했다.박 원내대표는 이어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노동부 환경부 기상청 등 거의 모든 부처가 거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해당 부처들을 일일이 거론했다.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 제도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며 “입법 청문회 또는 현안 질의 청문회를 통해 청문회를 하기로 하고 증인 채택을 하면 대상자들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증언감정법상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당내에서는 각 부처 장차관은 물론이고 각급 공무원들이 의원실 대상 업무보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봉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산업부 직원이 찾아와 예정돼 있던 의원실 대상 산업부 업무보고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로부터 진행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 지도부가 정부에 공식 요청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정부에서 판단하고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이 ‘당정 한 몸’을 강조하면서 상임위 대신 특위를 열고 관료들을 출석시키고 있는 만큼 관료들은 여야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野 단독 상임위 잇따라 ‘장관 출석 요구’이날도 국회에선 여당 위원들의 불참 속 ‘반쪽 상임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맹성규 위원장은 다음 주 부처 현안보고를 예고하며 “(정부 측이 현안보고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증인출석 요구 등 국회법에서 정해진 수단을 적극 확용해 위원장으로서의 특단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상임위별로 부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출석 요구도 줄줄이 의결됐다. 국토위는 18일 전체회의에 국토교통부 장관과 산하기관 3곳 기관장에 대한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19일 부처 업무보고에 국무위원 및 정부위원의 출석을 요구하는 건을 의결했다.법제사법위원회도 전날 전체회의에서 14일 업무보고에 법무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 총 6개 기관에 대한 출석 요구를 의결한 바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출석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에서는 김정원 사무처장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감사원장은 해외 출장 중이라 사무총장이 대신 참석한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4)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의 이혼 소송에서 노 관장의 재산 분할금 몫이 1조3808억 원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것을 두고 ‘노태우 비자금’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노 관장은 1심에서 제출하지 않았던 약속어음 300억 원(1992년 선경건설 명의 발행) 등을 증거로 제출했고,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근거로 당시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K는 “300억 원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사실이 없고, 퇴임 후에 그 액수만큼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300억 원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자금 조성 경위나 불법성 여부 등을 밝히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자금 실체, 그 돈의 성격은 무엇일까.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과정을 재확인하고, 법조계 인사들을 취재해 ‘노태우 비자금’의 2대 쟁점을 살펴봤다.》● “비자금이라면 노 관장에게 주는 게 맞나”1991년경 노 전 대통령이 300억 원의 자금을 갖고 있었다면 합법적인 자금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불법 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는 것이 법조계 다수의 의견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공약으로 재임 중에 대통령의 재산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이후인 이듬해 4월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전 재산이 5억2000만 원이라며 구체적인 내역까지 공개했다. 재산 목록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과 주식, 예금, 부동산 등이 있었다. 스스로 공개한 재산이 5억 원 정도에 불과한데 집권 4년 차에 전 재산의 60배 가까운 돈을 합법적으로 취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노 전 대통령은 거액의 비자금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1995년 10월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자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임 중에 매년 1000억 원씩 약 500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1700억 원이 남아있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단 한 푼도 국가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실제 비자금 규모는 8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수사와 기소를 거쳐 1997년 2628억 원의 추징이 확정됐고, 2013년 이를 완납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발간한 회고록에서도 “비자금 사건이 발생하자 보유 중이던 현금과 비자금을 빌려 간 기업에 대한 채권 내역을 제출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징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그는 2009년 동생 재우 씨와 조카 호준 씨를 상대로 비자금으로 설립한 회사를 내놓으라며 소송을 벌이는 등 친인척과의 소송전도 불사했다. 김옥숙 여사는 2013년 “친인척에게 차명으로 맡겼던 비자금을 국가가 환수해주면 미납 추징금 231억 원을 모두 납부하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SK의 약속어음 300억 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300억 원이 불법 자금인지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지만 “만약 노태우 측이 최종현으로부터 받은 약속어음과 보관 경위가 (이번 재판이 아닌 과거에) 대외적으로 공개됐다면 대한민국이 최종현을 상대로도 추심 소송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도 불법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 판결 이후 300억 원이 비자금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불법 비자금은 전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노 관장 측은 “불법 자금이라고 볼 증거가 전혀 없고, 실제로도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게 불법성이 있다면 상식적으로 노 전 대통령이 그런 불법적인 자금을 사돈(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맡겼겠느냐”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노 관장 측의 주장과 재판부의 판단대로 300억 원이 SK에 흘러갔다고 인정하더라도 ‘불법 비자금’일 수 있는 돈을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한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항소심 판단대로라면 노 관장 측이 불법 비자금을 증여세 없이 받은 다음 대규모 재산 증식의 원천으로 쓴 것이 정당화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에서 노태우 비자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비자금에 대한 추가 단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에 따라 상고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인정한 300억 원의 원천은 결국 불법 자금일 것”이라며 “300억 원을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법 해석’인지를 두고 상고심에서 쟁점이 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盧측 “SK 유입돼 성장에 기여”… SK측 “받지도 주지도 않았다”● “유입됐나, 안 됐나”… 전달 과정 명확한 증거 없어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판결을 내리면서 노 관장 측이 제출한 어음과 메모 등을 근거로 삼았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선경건설(현 SK에코플랜트) 명의의 50억 원짜리 약속어음 실물 4장과 사진 2장, 김 여사가 지인들에게 맡겨둔 비자금 내역을 1998년, 1999년 적었다는 메모다. 맨 위에 ‘1998년 4월 1일 현재’라고 적힌 메모에는 ‘선경-300억’이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약속어음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에선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번 이혼 소송 과정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노 관장 측은 “300억 원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 등으로 쓰여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SK 측은 재판 과정에서 300억 원을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고, 퇴임 후 그에 상당하는 돈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 드러나지 않았던 비자금이 29년 후 천문학적 재산 분할 분쟁의 씨앗이 된 것이다. 판결문을 읽어 보면 재판부도 입금증이나 계좌 추적 내역 등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노 전 대통령 자금이 유입됐다는 판단을 했다기보다는 양측의 주장 중 우위에 있다고 본 쪽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약속어음 발행 날짜는 1992년 12월 16일인데, 1991년경 이미 300억 원이 전달됐다고 판단하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 계좌 거래 내역 등을 통해 입증해야 하지만 전혀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증거를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는 인정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설령 300억 원이 전달됐다고 해도 이 자금이 1994년 대한텔레콤(현 SK㈜) 지분 인수 때까지 남아있었다는 입증도 전혀 없다”고 했다. SK 주장대로 비자금을 받은 대가로 ‘300억 원 약속어음’을 발행한 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쓸 자금을 약속한 것이 맞다면 재산 분할금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재판부 판단의 대전제가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약 2조 원 규모의 SK㈜ 주식 1297만5472주(지분 18.44%)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1심도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만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300억 원이 SK에 실제로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환수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미 추징금이 완납된 상태로, 추가로 추징하려면 이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소시효가 지나고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이 2021년 사망한 만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추가 수사나 추징, 과세 등이 어려운 시점에 노 관장 측이 비자금 관련 자료를 30년 만에 이혼소송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1995년 검찰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전모와 사용처가 100% 규명되지 않은 점이 ‘비자금 은닉’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시 검찰 수사는 노 전 대통령과 이현우 전 대통령경호실장, 대기업 총수들의 진술에 주로 의존해 이뤄졌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금융실명제법 시행 이전 거래들이라 무기명 수표가 많아 추적이 어려웠다”며 “기업 총수들까지 완강히 부인하는 경우 반박할 자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사팀 관계자 역시 “국민적 관심사가 엄청나서 수사를 빨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며 “일부 기업은 총수도 모른다고 해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당시 경기도의 행보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대북정책을 과감히 추진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었고, 실제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고인(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그러한 역할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 전 부지사의 판결문에는 이 대표와 관련해 이러한 내용이 적시됐다.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최소화했지만 대북송금 의혹의 최종 결재권자가 이 대표라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특히 이 전 부지사의 역할에 대해 “남북경제협력사업 등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해 기획·추진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직무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재량권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추진에 앞서 이 대표에게 보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대북사업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이 대표의 주장이 사실과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 ● 北 “이재명 방북땐 문재인보다 크게 행사 치를 것” 1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A4용지 364쪽 분량의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정부는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명단을 발표했는데 당시 서울시장 박원순, 강원도지사 최문순은 포함된 반면에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제외됐다”며 방북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청와대가 차기 대권 주자로 박원순 시장을 지목했다’는 취지의 보도도 나왔는데,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향후 대북사업 및 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원인”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방북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회 아태평화 국제대회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시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실장은 콘래드 호텔에서 경기도지사가 방북하면 자신이 담당할 것이라면서 “백두산에 갈 때도 최신형 헬리콥터, 차량을 준비하고 길거리 환영회도 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이 왔을 때보다 크게 행사를 치르겠다”고 약속했고, 이 전 부지사는 “좋다”고 화답했다. 재판부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북사업을 진행하며 이 대표와 2차례 통화했다는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모두 인정했다. 2019년 1월 쌍방울이 북한에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를 건넬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건네받은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한 내용이 판결문에 담겼다. 또 같은 해 7월 방북 비용 70만 달러가 처음 북측에 건네진 이후 이 전 부지사를 통해 김 전 회장이 “북한 사람들 초대해서 행사 잘 치르고, 저 역시 방북을 추진하겠다”고 이 대표에게 말했다는 진술도 담겼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신빙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히 방북 비용이 북측으로 흘러간 시점을 전후로 경기도 공문이 재차 발송된 점을 두고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중점적으로 추진한 정황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같은 해 5월 협력사업 점검을 위한 경기도 대표단 방북 요청을 시작으로 △쌀 10만 t 지원(6월) △태풍 피해 복구 협력(9월) △민족협력사업 회의(11월) 등을 명목으로 경기도가 아태위에 이 대표의 방북을 요청하는 공문을 4차례나 보냈다. 검찰은 방북 당사자이자 최종 결재권자인 이 대표가 본인의 방북 추진을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그해 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방북) 경비는 벌크 캐시(뭉칫돈) 한도가 있다”며 “재판 및 정치적인 문제로 강하게 (방북) 추진을 못했을 뿐 물밑에서는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왔다”고 한 부분도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法, 대북송금 800만 달러 모두 인정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구조에 대해서도 “쌍방울이 경기도의 대북사업 비용을 대납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스마트팜 사업비용과 관련해 2019년 1∼4월 총 500만 달러가 송 부실장에게 넘어간 사실관계를 인정했고,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도 쌍방울을 통해 송 부실장과 대남 공작원 리호남에게 전달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8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만 ‘조선노동당’으로 실제로 넘어갔다고 인정했다. “쌍방울이 계열사인 나노스 주가 조작 또는 대북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돈을 지급한 것”이라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가 상승은 2018년 4월인데 김 전 회장이 본격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게 된 시점은 2018년 12월 이후”라며 “그 전까지 대북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검토나 준비를 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쌍방울이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대신 지급한 후 북한 측과의 추가 논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지급이 아니라면 김 전 회장이 또다시 위험을 감수하고 3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북한에 지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사진)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북한에 대납한 게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7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정치자금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에 벌금 2억5000만 원을 선고하고 3억2595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1월∼2020년 1월 쌍방울에 대납하게 한 이 대표의 방북 비용과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가 불법 반출이었다고 인정했다. 특히 이 대표의 방북 비용 중 200만 달러는 금융 제재 대상인 조선노동당에 불법 지급됐다고 봤다.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쓰는 등 불법 정치자금 3억3400만 원(2억5900만 원은 뇌물에도 해당)을 받은 혐의 가운데 2억1800만 원(뇌물 1억760만 원)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됐다. 쌍방울 관계자에게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유죄로 판단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더욱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지사 방북 사례금”… 檢, 李 내주 기소 방침법원, 이화영에 징역 9년6월 선고“쌍방울 대납 800만달러중 394만달러스마트팜-李 방북비로 北에 밀반출”李 개입 여부엔 “사건과 무관” 유보“쌍방울 측이 북한에 보낸 200만 달러는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 법원은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검찰이 공소 사실에 적은 방북 비용 300만 달러보다는 적은 액수이지만, 이 대표 방북을 위해 쌍방울이 조선노동당에 외화를 건넸다는 의혹의 핵심 구조는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이 전 부지사가 재판에 넘겨진 지 약 20개월 만에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당시 경기도 대북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法 “공적 지위 이용해 北에 자금 지급” 검찰은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가 전부 북한에 반출됐다고 공소 사실에 적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이 중 스마트팜 사업 비용 164만 달러, 방북 비용 230만 달러 등 394만 달러가 불법 반출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함에도 자신의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기업을 무리하게 동원했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거액의 자금을 무모하게 지급하면서 외교·안보상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머지 금액은 ‘환치기’ 등 방식으로 전달돼 외국환관리법상 무죄로 판단했지만, 법조계에서는 돈이 모두 북한으로 건네졌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측의 ‘나노스 IR리포트’에 적힌 “사업이행금 1억 달러 지급” 등을 근거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주가 조작과 사업 확장을 위해 자체 대북사업을 추진하며 (800만 달러를) 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로지 주가 조작을 위해 거액을 유치하는 무모한 시도를 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이 전 부지사가 도지사(이 대표)에게 보고했는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김 전 회장 행동의 동기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당시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이 대표가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은 법정에서 “스마트팜뿐 아니라 방북 비용 대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설명을 여러 차례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檢 “결재권자는 李 대표” 추가 기소 방침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을 제공받고, 쌍방울이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도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이 전 부지사가 법인카드 사용 명세가 담긴 PC 등을 쌍방울이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취임하기 전 받은 자금과 킨텍스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의 뇌물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추가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조사했던 만큼, 별도의 추가 조사 없이 이르면 다음 주 이 대표를 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대북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인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유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수원지검은 선고 이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로 김 전 회장의 대납 동기는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남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북송금과 관련해 일부 무죄가 선고된 부분 등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검찰이 최근 활개를 치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폭(조직폭력배)’과 관련해 금융·사기 범죄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MZ 조폭들이 최근 세를 불리며 도심 한가운데서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서민 상대 범죄까지 저지르자, 검찰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6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시민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 구형, 자금 박탈 등 엄단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5일 지시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MZ 조폭들이 난투극을 벌이거나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올 4∼5월에만 4차례나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대검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서 경쟁 조폭 간 벌어진 난투극과 관련해 4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같은 달 부산 서면에서 20대 조직원 2명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도 부산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올 4월엔 수원 ‘남문파’와 ‘역전파’ 조직원들이 난투극을 벌여 6명을 구속, 19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대구지검에선 MZ 조폭이 유흥주점에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해 1명 구속, 5명 불구속 송치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12월 경찰청 조폭 집중단속 결과 검거된 1183명 중 30대 이하가 888명(75%)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은 MZ 조폭 범죄가 단순 폭력행위를 넘어 서민들을 상대로 한 금융·사기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검찰이 조폭 추종 세력으로 보고 있는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범인 신모 씨(29)도 8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오간 불법 도박 사이트의 총판이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MZ 조폭은 기존 조폭의 ‘또래 모임’ 문화에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더해져 단기간에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여러 조직을 규합한 뒤에는 온라인 도박, 주식리딩방(주식 종목 추천 채팅방) 사기 등 신종 범죄까지 손을 대는 게 MZ 조폭의 특징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흥가를 기반으로 정해진 활동 반경이 있던 기존 조폭과 달리 MZ 조폭은 규모와 실체, 활동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MZ 조폭의 금융·사기 범죄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이 피해자를 회유·협박해 합의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 높은 형을 구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위 조직원은 물론이고 배후 세력까지 철저히 밝혀내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MZ 조폭의 범죄 수익과 ‘돈줄’(범행 자금원)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 범죄는 법치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중대범죄”라며 “모든 역량을 집결해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최근 활개를 치고 있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폭(조직폭력배)’과 관련해 금융·사기범죄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MZ 조폭들이 최근 세를 불리며 도심 한가운데서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서민 상대 범죄까지 저지르자, 검찰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6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시민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 구형, 자금박탈하는 등 엄단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5일 지시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MZ 조폭들이 난투극을 벌이거나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올 4~5월에만 4차례나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대검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서 경쟁 조폭 간 벌어진 난투극과 관련해 4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같은 달 부산 서면에서 20대 조직원 2명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도 부산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올 4월엔 수원 ‘남문파’와 ‘역전파’ 조직원들이 난투극을 벌여 6명을 구속, 19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대구지검에선 MZ 조폭이 유흥주점에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해 1명 구속, 5명 불구속 송치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12월 경찰청 조폭 집중단속 결과 검거된 1183명 중 30대 이하가 888명(75%)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은 MZ 조폭 범죄가 단순 폭력행위를 넘어 서민들을 상대로 한 금융·사기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검찰이 조폭 추종세력으로 보고 있는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범인 신모 씨(29)도 8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오간 불법 도박 사이트의 총판이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검찰에 따르면 MZ 조폭은 기존 조폭의 ‘또래 모임’ 문화에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더해져 단기간에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여러 조직을 규합한 뒤에는 온라인 도박, 주식리딩방(주식 종목 추천 채팅방) 사기 등 신종범죄까지 손을 대는 게 MZ 조폭의 특징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흥가를 기반으로 정해진 활동반경이 있던 기존 조폭과 달리 MZ 조폭은 규모와 실체, 활동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검찰은 MZ 조폭의 금융·사기 범죄에 대해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이 피해자를 회유·협박해 합의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 높은 형으로 구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위 조직원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철저히 밝혀내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MZ 조폭의 범죄수익과 ‘돈줄(범행 자금원)’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 범죄는 법치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중대범죄”라며 “모든 역량을 집결해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인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김동혁 군 검찰단장이 사건 관련 기록이 없는 이른바 ‘깡통폰’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도 올 3월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면서 기존 휴대전화가 아닌 새 휴대전화를 제출한 바 있다. 공수처는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국방부 수뇌부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여부도 함께 수사 중이다.● 장관 참모들도 ‘깡통폰’ 제출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보좌관은 채 상병이 순직하고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8월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가 나서 조사 결과를 회수하고 혐의자를 대대장 2명으로 줄였던 시점이다. 실제 박 전 보좌관은 공수처가 올해 1월 국방부를 압수수색할 때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공수처는 박 전 보좌관이 기존 휴대전화를 훼손하고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단장도 지난해 통화기록 등 사건 관련 기록이 지워진 휴대전화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8월 자료들은 모두 삭제돼 있었다고 한다. 이 전 장관도 올 3월 주호주 대사로 출국하기 직전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면서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당시 이 전 장관 변호인은 “공직자들은 직에서 물러날 때 휴대전화를 바꾼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경과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들의 전화 수신·발신 내역과 시간대를 통신사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통화 녹취파일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는 휴대전화가 있어야 확보할 수 있다. 공수처는 국방부 수뇌부가 핵심 증거 삭제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스모킹건’ 삭제 가능성 공수처는 김 단장이 삭제한 자료들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공수처는 김 단장이 지난해 8월 2일 대통령실 지시를 받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이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조사 결과를 이첩하자 국방부 군 검찰단이 이를 회수해온 날이다. 공수처는 김 단장의 휴대전화에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녹취파일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 등 증거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의 이전 휴대전화에도 주요 증거가 담겨 있다는 게 공수처의 분석이다. 지난해 7월 31일 박 전 보좌관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하나”라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국가안보실 회의가 있었던 날이다. 공수처는 회의 후 대통령실과 박 전 보좌관이 긴밀히 소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이틀 뒤에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과 수차례 통화를 나눴다. 법조계에선 이들의 ‘깡통폰’ 제출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에서 증거인멸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새 휴대전화를 낸 것을 넘어 기존 휴대전화를 훼손하고, 특정 날짜 자료를 삭제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가 이뤄진다면 증거인멸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깡통폰 제출을 넘어 더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밝혀져야 체포 또는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보좌관은 동아일보에 “3년 가까이 사용해 성능상 교체 시기가 돼 교체한 것일 뿐”이라며 “(기존 휴대전화는) 훼손한 적 없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거치지 않고 김 여사 측과 직접 대면 조사를 조율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팀은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가 뇌물이나 청탁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혐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디올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핵심 참고인 조사를 모두 마친 뒤 대면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출석 시점 등을 김 여사 측과 직접 논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한다. 검찰은 최 씨가 선물을 건넨 자리에 배석한 유모, 정모 비서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참고인 신분인 이들이 조사를 거부하면 곧장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 씨가 검찰 조사에서 “뇌물이나 청탁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진술하면서 김 여사를 처벌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 씨는 “첫 번째 선물은 대통령 취임 축하의 의미이고 다른 세 번의 선물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22년 6월 샤넬 화장품과 향수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엔 책과 위스키, 8월에는 전기스탠드와 전통주, 9월에는 디올백을 김 여사 측에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씨가 청탁이 아니라고 하고, 단순 선물이라고 주장한다면 김 여사 혐의 구성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소속 조모 과장 등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절차 안내를 위한 단순 통화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을 부탁한 뒤 조 과장은 최 씨에게 전화해 “서초동(김 여사)으로부터 연락받았다. 절차를 밟으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후 국가보훈부는 미국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가 있는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도 함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검찰은 2021년 12월 김 여사가 제출한 서면진술서의 내용이 부족해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디올백 수수 혐의 입증에 실패할 경우 도이치모터스 수사도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체적 혐의를 중간 보고서에 적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국방부 조사본부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8명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판단했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지난해 7월) 18일 ‘수변에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 보아야 한다.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 구체적 수색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채 상병이 장화를 신고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물속에서 장화를 신어 채 상병이 급류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사본부는 또 “(임 전 사단장은) 19일 채 상병이 하천에서 무릎 높이까지 입수해 위험하게 수색 중인 걸 알았지만, (현장 관계자들에게) ‘훌륭하게 공보업무를 했다'고 칭찬하며 외적 군기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한 수색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외에도 △호우피해 복구 지원 요청을 늦게 전파한 혐의 △작전 전개를 재촉한 혐의 등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14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중간 보고를 위해 제출한 문건이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6명의 혐의를 적시했고, 2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1일 최종 발표에서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해 결과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관리관 측 변호인은 동아일보에 “조사본부에 (결과를 바꾸라고) 지시할 권한도 없으며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4일 대검찰청에서 이원석 검찰총장과 비공개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나 “진실을 파헤칠 때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열심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지난해 8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고 재검토를 맡았던 국방부 조사본부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의 지시를 해 채 상병을 위험하게 했다”는 등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총 6명에 대한 구체적 혐의를 적시한 중간검토 결과를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해 해당 내용을 뒤바꿔 총 2명에 대해서만 경찰 이첩이 되게한 혐의를 포착했다.4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13페이지 분량의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 관계자별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의 단서가 되는 정황 판단’에 따르면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총 8명의 혐의에 대해 판단한 내용을 적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조사본부가 작년 8월 14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재검토 과정 중 중간 보고를 위해 제출한 문건이다. 조사본부는 8명 중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6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의무를 다하지 않은 내용을 담았고, 2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란 의견을 담았다. 6명 중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2장 반을 할애해 혐의를 가장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18일 ‘수변에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 보야아 한다.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 구체적 수색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채 상병이 장화를 신고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또 “19일 채 상병이 벌방교회 앞 하천에서 무릎 높이까지 입수해 위험하게 수색 중인 걸 알았지만 ‘훌륭하게 공보업무를 했다’며 외적 군기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한 수색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외에도 △호우피해복구지원 요청을 늦게 전파한 혐의 △작전전개를 재촉한 혐의 △적색티 작업 지시 혐의 등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조사본부는 작년 8월 21일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혐의가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4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공수처는 그 사이 유 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해 조사본부의 결과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법무관리관실은 중간결과 보고서에 대해 회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조사본부 회의에서 유 관리관은 “인지통보서에 혐의자를 2명으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뜻을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15일 법무관리관실이 중간결과 보고서를 회신한 날 유 관리관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과 총 2통의 전화를 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유 관리관 변호인은 동아일보에 “조사본부가 의견을 요청한 내용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확실한 혐의자만 혐의를 적시해 이첩하는게 적절하다는 기존 판단을 그대로 회신했을 뿐”이라며 “유 관리관이 조사본부에 지시할 권한도 없으며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과 박 전 본부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대북송금과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불법 수사 의혹을 규명하도록 하는 이른바 ‘대북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검법’을 3일 발의하며 특검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소속 이성윤 의원은 이날 오전 ‘김성태 대북송금 관련 이화영·김성태에 대한 검찰의 허위 진술 강요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표적인 반윤(반윤석열) 검사 출신인 이 의원은 앞서 개원 첫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디올 명품백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포괄하는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대책단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강경파 친명(친이재명)계인 민형배 의원, 김기표 김동아 박균택 양부남 이건태 의원 등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이 속해 있다. 대북송금 특검법엔 김 전 회장 사건 관련 검찰의 부실 수사와 구형 거래 의혹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단은 “수원지검에서 진행된 김 전 회장에 대한 대북송금 사건 수사는 검찰권 남용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발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용 특검’이 아니냐는 지적에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위법·범법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이라면서 “방탄 특검으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을 넘어 상상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에 대해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형사사법 제도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형태의 특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사 대상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민주당 측에서 특검법안을 발의해서 검찰을 상대로 수사한다고 하는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부에 대한 압력이다. 사법 방해 특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과정에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태스크포스(TF)를 직접 방문해 이런 내용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올해 3∼4월 국방부 조사본부 TF 단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공수처는 수사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조사본부를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TF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해 8월 9일 재검토를 시작해 같은 달 21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TF는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혐의를 적용한 것보다 6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공수처는 현장 조사에서 TF 단원들에게 2명만 혐의를 적용한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들은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총 6명의 혐의를 특정해 이첩해야 한다는 중간 결과가 나왔지만, 최종 결과는 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식 참고인 조사가 아닌 일종의 면담 형식이어서 진술서는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국방부 수뇌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경찰 이첩은 물론이고 TF의 재검토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8월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조사본부 회의에서 “인지통보서에 혐의자를 2명으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뜻을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TF 내부 문서와 TF가 국방부와 주고받은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3일 김모 전 국방부 조사본부 TF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5일에 이어 2차 조사다. 동아일보는 유 법무관리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 시점으로 지목된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8일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였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13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신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8월 8일 오전에도 둘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방위에서 “8월 11일 전에는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 척하는 것이 될까 (전화를) 안 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전 장관도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된 통화를 한 것이 아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장관 측은 “당시 국회 휴가를 앞두고 국방위 운영에 관해 상의하고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방안 등 평소처럼 여러 국방 현안을 논의하려고 통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으로 논란이 처음 일었던 지난해 8월 초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였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이들은 국회에서 “통화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군사법원에서 받은 통신기록 조회에 따르면 대통령 격노가 있었다고 알려진 7월 31일부터 8월 9일까지 이 전 장관과 신 장관은 총 13통의 통화를 했다. 모두 신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은 내역이다. 통신기록에는 7월 28일~8월 9일에 이뤄진 통화만 공개됐다.신 장관은 이른바 ‘대통령 격노’ 다음 날인 8월 1일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2분 25초 간 통화를 했다. 또한 8월 4일 5통의 전화를 했는데 당시는 언론들이 “해병대 수사단의 경찰 이첩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되던 시기였다. 8월 7일에도 5통의 통화가 집중됐다. 이날엔 국방부 내부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8월 8일 오전 9시 34분에도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이날 오전 7시 56분 전화를 걸었다.이러한 통화 내역은 이들이 그간 내놨던 주장과는 배치된다. 신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방위에서 “8월 11일 전에는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척 하는 것이 될까 (전화를) 안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전 장관도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이 전 장관은 7월 30일에도 신 장관과 오후 4시 8분 4분 6초 간 통화했다. 이도 국회 발언과 어긋난다. 9월 4일 예결위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30일부터 31일 11시 56분까지 여당 국회의원과 통화한 적 있으십니까?”라고 물어본 질문에 이 전 장관은 “여당 의원과도 통화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채 해병 사건과 관련해서 대화나눈거 아니다”고 해명했다. 신 장관 측은 “당시 국회 휴가를 앞두고 국방위 운영에 관해 상의하고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방안 등 평소처럼 여러 국방 현안을 논의하려고 통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군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해병대 수사단 조사 자료 등을 회수할 때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단이 사건을 회수해왔고, 국방부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3차례 통화한 직후 국방부 수뇌부가 사건 회수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지시를 받은 국방부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회수에 개입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관여 안 했다”는 유재은, 검찰단장과 통화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2시 40분경 유 관리관이 김동혁 군 검찰단장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는 유 관리관과 김 단장의 첫 통화로 둘은 평소 연락을 하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통화 시점은 군 검찰단이 내부 회의를 막 시작하려던 시간대였다. 당시 군 검찰단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넘긴 사건을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수사단은 이날 오전 임모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조사 자료를 경북청에 이첩한 상태였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김 단장과의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 유 관리관이 경북청 노모 수사부장과 통화한 사실도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들이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관리관이 사건 회수에 상당 부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이다. 유 관리관과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는 그동안 사건 회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 관리관은 작년 9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건 회수 과정을 묻는 질의에 “검찰단이 판단한 사안”이라고 말했고, 이 전 장관도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통해 “귀국 후 사후 보고 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안”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임 전 사단장을 구하기 위해 사건을 회수해 왔다”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유 관리관과 이 전 장관이 이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단이 자체 판단으로 순수하게 사건을 회수해 왔다는 걸 강조해 책임을 피해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건 회수 결정 후 유재은-이시원 통화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국방부를 통해 사건 회수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은 이 전 장관의 우즈베키스탄 출장에 동행한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도 통화를 나눴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이 전 장관을 수행하는 박 전 보좌관을 통해 이첩 관련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낮 12시 7∼57분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고, 오후 7시 20분 군 검찰단이 사건을 회수해왔다.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는데, 당시 군 검찰단은 회의를 마치고 사건을 회수하기 위해 경북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유 관리관과 이 전 비서관이 통화를 나눈 건 이때가 처음이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과 이 전 비서관이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의) 통화 내용에 대해 유추하면서 억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관리관은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답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사진)과 3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이 전 장관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측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는 물론, 대통령실 관계자와 수십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0일 국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수사외압 의혹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나 문자, 메일을 받은 것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문제와 관련해서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같은 해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질문에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다”며 “(대통령국가)안보실 누구하고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를 심리 중인 군사법원에 제출된 휴대전화 통신기록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이 경찰에 이첩된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3차례에 걸쳐 18분가량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 18분 전인 오전 11시 49분경 조태용 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도 2분 40초간 통화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사퇴가 철회된 지난해 7월 31일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이 이 전 장관,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6차례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전 장관은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맡겨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지난해 8월 8일에도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의 국회 발언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증언감정법은 국회에서 선서를 한 증인이 위증을 했을 경우에만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다. ‘증인 선서’가 이뤄지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청문회와 달리 일반 상임위원회에서 나온 장관의 거짓말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수사외압 의혹의 주요 국면마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측과 통화한 기록이 나온 만큼, ‘외압이 없었다’는 이 전 장관 측 주장의 신빙성은 흔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 측은 “사단장을 빼라는 내용의 통화가 없었다는 취지지 통화를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표현이 정확하지 못했던 부분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통령과의 통화는 박 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 이전에 이뤄졌다”며 “박 대령에 대한 인사 조치 검토 지시는 수사 지시에 수반되는 당연한 지시로 대통령 통화와 무관하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 타고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 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모 상병 순직 사건으로 사퇴를 준비하던 중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직후 복귀 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받아 적었다는 이른바 ‘정종범 메모’ 작성 전후로 대통령실과 군 수뇌부가 통화한 기록도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직후 군 수뇌부가 텔레그램으로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과 임 전 사단장의 근무 여부를 확인한 내역도 나왔다.● ‘사퇴 준비’ 임성근, 대통령실 통화 후 복귀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까지 해병대사령부와 ‘사퇴 입장문’ 작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날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조사 결과를 이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임 전 사단장 후임 후보군까지 보고한 상태였다고 한다. 해병대는 31일 오전 11시 17분 임 전 사단장을 직무 배제하고 사령부 파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전 11시 54분 ‘02-800’으로 시작되는 대통령실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와 168초간 통화가 이뤄진 뒤 상황이 반전됐다. 통화 종료 직후 이 전 장관은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통해 김 사령관에게 전화해 임 전 사단장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11시엔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대통령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린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사퇴 입장문 작성을 조율했던 해병대 고위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철회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종범 메모’ 작성 때도 대통령실 전화대통령실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한 직후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이 당일에만 이 장관 측과 6차례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과 통화를 마치고 50분 후인 7월 31일 낮 12시 46분, 임 전 비서관은 박 전 보좌관에게 전화한 것을 시작으로 이 전 장관, 박 전 보좌관과 총 6차례 전화를 주고받았다.특히 이날 오후 2시경 이 전 장관이 참모들과 회의를 열었는데, 임 전 비서관이 오후 2시 7분 박 전 보좌관과 3분 7초간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정 전 부사령관은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 됨’ ‘사람에 대해서 조치·혐의는 안 됨’ 등 사건 처리 지침으로 보이는 이른바 ‘정종범 메모’를 작성했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해당 메모가 임 전 비서관과 통화 후 이 전 장관이 참모들에게 지시한 내용일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직후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통화 기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7~11분 이 전 장관과 첫 통화를 했는데, 통화 종료 17분 후 박 전 보좌관이 김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여부와 임 전 사단장의 근무 여부 등을 확인했다.이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4차례 통화뿐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8월 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8월 4~7일), 방문규 전 국무조정실장(8월 3일),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8월 4~7일) 등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 전 사단장은 동아일보에 “저도 말하고 싶은 것이 많다”면서도 “해병대사령부의 강력한 언론 대응 금지 지침에 입각해 현직 군인으로서 이를 명확히 준수해야 한다”고만 했다. 이 전 장관 변호를 맡은 김재훈 변호사는 “대통령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으며, 대통령실 그 누구로부터도 ‘사단장을 빼라’는 말을 들은 적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과 장관은 원래 수시로 통화를 한다”며 “무슨 내용으로 통화를 했는지 모르면서 채 상병 사건을 놓고 통화했다고 추론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로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약 5개월 만에 주범인 박 씨와 강모 씨(30)를 모두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만든 성착취물을 2차 유포한 20대 남성 박모 씨도 24일 구속 기소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회사를 설립하고 빼돌린 기술을 악용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는 27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안 전 부사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하고,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유출한 기밀자료를 이용해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너지IP는 미국의 이어폰·음향기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 LCC’(테키야)와 특허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가 테키야 보유 특허를 침해했다며 2022년 미국에서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와 이어폰 ‘갤럭시 버즈’에 적용한 ‘빅스비’ 등에서 테키야의 특허가 무단으로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이달 9일(현지 시간)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repugnant) 행위”라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미 법원은 판결을 내리면서 특허 침해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안 전 부사장 등이 삼성의 기밀을 시너지IP와 테키야에 빼돌린 뒤 이를 활용해 소송을 냈다고 본 것이다. 특히 미 법원은 유출 기술을 활용한 추가 소송을 앞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명시했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몰래 일본에 회사를 차리고 내부 기밀을 91회 유출해 구속 기소된 이른바 ‘특허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 전 부사장의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 1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하자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재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주는 등의 대가로 한국과 미국, 중국의 특허법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총 6억 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