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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이따 건너자.”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초등학교 후문 앞. 중학교 3학년 유모 군(15)이 하굣길 친구들과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멈칫했다.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사각형 모양의 ‘보행자용 도로전광표지(VMS)’에 ‘차량 위험’이란 글자가 떴기 때문이다. VMS는 상황에 따라 ‘충돌 위험’, ‘차량 주의’ 등의 내용도 알려준다. 이 횡단보도는 폭이 좁아 신호등을 만들기 어려운 곳인데, 차량 통행이 많아 자녀를 둔 주민들의 우려가 컸다. 유 군은 “신호등이 없어 건널 때마다 긴장됐는데 위험을 알려주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위험 경고 유 군과 친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VMS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의 일부다. 행정안전부가 ‘취약계층·시설 등 안전사고 예방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은 스쿨존 내 불법 주행을 단속하고 사고위험을 신속히 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기능은 ‘보행자 안전관리’다. 스쿨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신속히 탐지해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경고해 준다. 예를 들어 이륜차나 개인형이동장치(PM)가 보행자 도로를 주행하거나 보행자가 공을 잡기 위해 도로로 갑자기 뛰어드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탐지해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 이날 기자가 1시간가량 지켜본 VMS 화면은 도로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었다. 평상시에는 ‘어린이보호구역’이란 글자가 떠 있었다. 그러다 차량과 보행자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차량 위험’ 또는 ‘차량 주의’ 문구가 나타났다. ‘차량 위험’은 보행자의 인지 반응 시간(3초)을 고려해 충돌 예상 시간 4.5초 전에 뜨게 설정돼 있다. ‘차량 주의’는 충돌 예상 시간 5.5초 전에 나타난다. 시범 설치 지역 중 한 곳인 서초초교 앞 교차로는 서초대로 73길과 강남대로 61길이 교차하는 곳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만, 보행자 신호등이 없는 좁은 횡단보도로만 이뤄져 있다.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까지 있어 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곳에선 평일 등교시간(오전 8∼9시) 하루 최대 161건의 일시정지 위반이 발생했고, 하교시간(오후 2∼3시)에는 하루 최대 683건의 무단횡단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초초교에 자녀를 보낸다는 학부모 남모 씨(46)는 “강남역이 근처다 보니 차량 통행이 많아 항상 걱정이 많았다. 이제라도 AI 시스템이 도입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VMS는 보행자뿐 아니라 차량 운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스쿨존 한쪽에는 운전자를 위한 차량용 VMS가 별도로 설치됐다. 운전자가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화면을 통해 ‘보행자 위험’, ‘보행자 주의’ 등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하면 ‘무단횡단 위험’이란 문구가 뜨기도 한다. ● CCTV 한 대로 경찰·지자체 단속 정보 제공 스쿨존 AI 안전관리 시스템은 향후 반칙운전 단속에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교통단속은 경찰과 지자체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과속, 신호 위반, 정지선 위반 등을 담당하는 CCTV를 관리한다. 또 지자체는 CCTV를 활용한 주정차 위반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AI 안전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통합 단속이 가능해진다. 행안부 관계자는 “AI 프로그램이 설치된 CCTV는 모든 불법 행위를 자유자재로 포착해 경찰과 지자체에 각각 보고할 수 있다”며 “아직 단속에 도입하진 않았지만 시범 운영을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실제 단속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안전관리 시스템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통합관제센터로 해당 사실을 통보하는 역할도 한다. 이 내용은 119안전센터로도 즉각 전송돼 보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이지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안전관리 시스템은 기존의 단편적 시설 개선이나 처벌 강화 방식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이라며 “앞으로 ‘저비용 고효율’로 어린이 교통안전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앞으로도 스쿨존 AI 안전관리 시스템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를 더욱 확대해 어린이가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시정지 의무’ 스쿨존 횡단보도, 15분간 차량 41대 안 지켰다 보행자 없어도 ‘우선멈춤’ 1대 그쳐법시행 직후보다 위반 늘어지난해 7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자동차 운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설치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해야 한다. 과거에는 보행자가 없으면 멈추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위반 시 운전자에게 승용차 기준으로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법 시행 후 1년 4개월이 지났는데 실제로는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을까. 평일인 이달 2일 오후 4시경 동아일보 기자가 서울 서초구 서초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지켜본 결과 15분 동안 차량 41대가 신호등 없는 스쿨존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반면 일시정지 의무를 지킨 차량은 2대에 불과했는데 그중 1대는 보행자를 보고 멈췄다. 보행자가 없어도 정차한 차량은 1대에 불과했다. 일시정지는 스쿨존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올 8월 일시정지를 지킨 차량 수는 지난해 8월보다 5.7% 감소했다. 일시정지 규정이 유명무실한 건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일시정지는 자동차의 바퀴 4개가 완전히 멈추는 걸 의미한다”면서도 “정확히 몇 초 동안 멈춰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도 “속도를 거의 멈춘 듯한 상태에서 다시 높이는 차량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스쿨존 인공지능(AI) 안전관리시스템’을 활용한 단속이 시작되면 ‘스쿨존 일시정지’ 규정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이 탑재된 카메라가 기존에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판단하기 때문에 사람의 눈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시정지 위반 여부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AI를 활용해 스쿨존부터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되는 경우 높은 범칙금을 물리면 ‘일시정지’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충남도연맹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충남 예산군 전농 충남도연맹 사무실과 전농 사무국장 A 씨의 자택, 부여군 여성농민회 사무국장 B 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국은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된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와 자통의 전국 규모 하부조직 ‘이사회’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들 충청 지역책 3명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 당국은 재판을 받고 있는 ‘자통’의 구성원 김모 씨가 지난해 6월 북한 문화교류국에 보고한 대북 보고문에 전농 충남도연맹 등 충청 지역 농민단체 8곳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씨는 보고문에서 이 단체들에 대해 “(자통 산하 조직인) 이사회와 새끼 회사들, 전국회를 통해 장악 개척하고 있는 단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농 측은 이날 “북한과 관련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며 반발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정보도 청구 기사를 최장 30일 동안 차단할 수 있게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방식”이란 의견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30일 김 의장에게 전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표명 결정문’에서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우려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조정이 신청됐다는 이유만으로 선제적으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는 사전 허가·검열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 법안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 6월 대표 발의한 것으로 언론중재위원회가 정정보도 청구 등 조정 신청을 접수한 기사에 대해 30일 내에서 접근 차단 등 임시조치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13명과 무소속 김홍걸 이성만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정부가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었던 전세사기 범죄 합동 단속을 무기한 이어가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하고 충실한 피해 회복을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1991년생 작가 최지수 씨가 쓴 책 ‘전세지옥’을 언급하며 “하루하루 절약하며 모은 전세보증금을 한순간에 잃은 피해자의 현실을 알 수 있었다”며 “미래 세대에게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주는 전세사기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은 범죄수익추적 전담팀을 편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직적 전세사기 범행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원 장관은 “피해자들이 필요한 지원을 하루빨리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결정 등에 소요되는 행정절차를 과감히 단축하겠다”고 했다. 특히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지적된 다가구주택에 대한 구제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피해자가 다수인 범죄의 경우 전체 피해 금액을 합산해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전세사기 1765건을 적발해 5568명을 검거하고 481명을 구속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지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졸업}

정부가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었던 전세사기 범죄 합동 단속을 무기한 이어가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하고 충실한 피해 회복을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한 장관은 이날 1991년생 작가 최지수 씨가 쓴 책 ‘전세지옥’을 언급하며 “하루하루 절약하며 모은 전세 보증금을 한순간에 잃은 피해자의 현실을 알 수 있었다”며 “미래 세대에게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주는 전세사기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은 범죄수익추적 전담팀을 편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직적 전세사기 범행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국토부는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원 장관은 “피해자들이 필요한 지원을 하루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결정 등에 소요되는 행정절차를 과감히 단축하겠다”고 했다. 특히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지적된 다가구 주택에 대한 구제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피해자가 다수인 범죄의 경우 전체 피해 금액을 합산해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전세사기 1765건을 적발해 5568명을 검거하고 481명을 구속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지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졸업}

경찰이 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남현희 씨(42)와의 결혼을 발표했다가 사기 의혹 논란에 휩싸인 전청조 씨(27)를 31일 오후 체포했다. 남 씨는 이날 전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3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52분경 경기 김포시에 있는 전 씨의 친척 집에서 사기와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전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또 전 씨가 살고 있는 송파구 시그니엘과 전 씨 어머니의 김포 자택을 압수수색해 증거물을 확보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앞서 “전 씨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이 전 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씨는 현재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가로채는 등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이 외에도 전 씨는 중학생인 남 씨의 조카를 골프채 등으로 때린 혐의(아동학대범죄처벌 특례법 위반), 남 씨 어머니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스토킹 처벌법 위반 및 주거침입) 등을 받고 있다. 한편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남 씨는 지난달 30일 “전청조의 엄마라는 사람이 수십 통의 전화와 카카오톡·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신고했다. 남 씨는 또 31일 오후 경찰에 전 씨와 전 씨의 어머니를 각각 사기 및 스토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전 씨가 남 씨와 교제하던 중 30대 남성에게 혼인을 빙자해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서울 중부경찰서에는 전 씨가 남 씨와 만날 당시 30대 남성에게 접근해 혼인 빙자 사기를 벌였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남성은 결혼하자고 접근한 전 씨에게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성남=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이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에 자진 출석해 결백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권 씨와 배우 이선균 씨(48) 등이 연루된 이번 마약류 투약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추가로 수사선상에 오른 연예인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권 씨 측 변호인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권 씨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경찰에 자진출석 의향서를 제출하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진실 규명으로 억울함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모발 및 소변 검사에도 적극 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관계자는 “권 씨 측이 자진출석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이번주는 이미 계획한 보강수사 일정이 있는 상태”라며 “변호인 측과 출석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경찰이 권 씨의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한 통신기록 압수수색 영장은 최근 인천지법에서 기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각 사유는 ‘범죄사실 소명 부족’으로 알려졌다.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간담회에서 ‘이 사건으로 수사받는 연예인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이 씨와 권 씨, 유흥업소 여종업원 A 씨,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현직 의사, 유흥업소 종업원 등 총 5명을 마약 투약 및 제공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재벌가 3세, 작곡가, 가수 지망생 등 5명은 내사 중이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24일 오후 1시경 경기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적재 불량이 의심되는 4.5t 흰색 트럭이 들어서자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차량 적재함 부근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이 사진은 한국도로공사(도공) 서울영업소 사무실로 실시간 전송됐다. 근무자인 유재순 주임은 사진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적재물이 제대로 결박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불량을 확인한 유 주임은 ‘고발 버튼’을 눌러 내부 시스템망에 위반 사실을 등록했다. AI 카메라가 이미 차량번호를 확보했기 때문에 별도의 신분 확인이나 차량번호 입력은 필요없다. 유 주임은 “AI 카메라를 통해 원스톱 적발 및 등록이 가능해졌다”며 “이곳에서만 매달 평균 200여 대의 적재 불량 차량을 적발해 경찰에 넘긴다”고 말했다. 도공은 올 5월부터 AI 카메라로 화물차 적재물이 제대로 실렸는지 확인하는 ‘AI 적재 불량 판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AI는 적재함 문이 개방돼 있거나, 짐을 감싸는 덮개가 없는 위험 화물차의 사진 약 300만 장을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적재 불량 의심 차량을 자동 분류하고 있다.● AI 카메라 도입 후 단속 실적 2.4배로 증가 기존에는 사람 눈으로 일일이 모든 차량을 확인해 적재 불량을 잡아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의심스럽다고 분류한 차량만 사람이 들여다보고 적재 불량 여부를 판별한다. 실제로 AI 시스템은 5∼7월 19개 영업소, 48개 차로에서 적재 불량 의심 차량 94만 대를 분류해냈다. 도공 관계자는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불량 적재 차량 적발에 드는 인력이 98.5% 절감된다”고 했다. AI가 사람보다 꼼꼼하게 잡아내다 보니 적발 실적도 늘었다. AI 시스템을 도입한 19개 영업소는 올해 3863건을 적발한 후 경찰에 제보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34건)의 2.4배로 늘어난 것이다. 정확도도 크게 높아졌다. 도공이 경찰에 통보한 차량 중 실제 과태료가 부과된 비율은 지난해 5∼7월 40.8%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2.1%가 됐다. 다만 도공은 트럭의 적재 불량을 현장에서 단속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AI 카메라가 적재 불량을 잡아내더라도 바로 시정하는 대신 모아서 주기적으로 경찰에 제보하고 있다. 도공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적재 불량을 적발하더라도 해당 차량이 계속 도로를 달리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낙하물 사고 등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속도로 파손 탐지에도 AI 활용 AI 카메라는 고속도로 파손을 찾아내는 것에도 활용된다. 도공은 2020년 AI 카메라가 장착된 ‘포장파손 자동탐지장비’를 도입했다. 승합차 전면부에 달려 있는 AI 카메라가 도로 표면을 비추면서 도로가 파인 ‘포트 홀’을 감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포트 홀 사진을 학습한 AI 카메라는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리면서 3개 차로의 도로 파손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본보 기자는 24일 AI 자동탐지장비가 장착된 도공 차량에 동승했다. 차량이 경기 용인시 남사진위 나들목(IC)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데 10여 분 만에 ‘도로 파임이 발견됐습니다’라는 안내음과 함께 화면에 실제 포트 홀 사진이 떴다. ‘5개 차로 중 2차로에 위치해 있다’, ‘가로 28cm, 세로 28cm 크기’ 등 상세한 정보도 제공됐다. 이 내용은 곧장 도공 본사 서버로 전송됐다. 이날 남사진위 나들목과 안성 나들목을 왕복하는 약 30분 동안 AI 카메라는 4개의 도로 파임을 잡아냈다. 도공은 앞으로도 AI 등을 적극 활용하며 장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도공은 올해 도로 포장 파손을 탐지하는 차량 후면부에 ‘라인 스캔 카메라’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응력완화줄눈 점검을 위해서다. 여름철 열기에 콘크리트가 솟아오르는 걸 막기 위해 도로를 5∼10cm 간격으로 띄어 놓은 게 응력완화줄눈이다. 이 간격이 줄어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라인 스캔 카메라를 통해 탐지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준상 도공 정보통신기술(ICT)융합연구실 연구위원은 “첨단 기술을 장착한 탐지 차량이 더 많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 도로의 포장 상태를 등급화해 시급한 도로부터 보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속도로 안전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비행 드론이 도로 점검… 위급땐 “대피하세요” 안내도 도로公, 드론 1대 시범운영 중차 막혀도 이동-점검에 지장 없고사람 손 안닿는 교량점검도 가능 최근 통영대전고속도로 상공에는 드론이 지상 40∼60m에서 매일 9시간씩 날아다닌다. 이 드론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한국도로공사(도공)에서 띄운 것으로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며 비행한다. 그러다 교통사고나 화재 등의 상황이 생기면 관제실에 즉각 전달한다. 또 드론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시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도 한다. 도공은 ‘자율비행드론’ 1대를 시범도입했다. 시범운영 지역에선 고속도로 관리 및 비상 상황 대처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도공 직원들이 차를 타고 직접 순찰했다. 문제는 차가 막힐 경우 곳곳을 이동하며 살피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특정 구간만 비추고 있어 구석구석 살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드론은 다양한 지역을 이동하며 자세히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영봉 도공 차장은 “지금은 드론 영상을 사람이 보고 대처해야 하지만 내년 말 도입 예정인 기술을 활용하면 위급 상황에 드론이 알아서 알람까지 보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드론은 고속도로 교량 점검에도 활용된다. 61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드론’이 전국 교량의 안전을 점검 중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사람 손이 닿기 힘든 곳도 촬영해 점검할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탑재돼 사진을 찍은 위치 정보까지 기록된다. 이를 활용하면 촬영한 사진을 3차원 디지털 화면으로 재구성해 전체 교량의 안전을 살필 수 있다. 도공은 지난해 교량 36개를 드론으로 점검했는데 점검 시간이 개당 평균 51시간 18분 소요됐다. 드론이 아닌 사람이 할 때 평균 60시간 18분이 걸렸던 걸 감안하면 약 15%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여기에 드론은 0.2㎜에 불과한 미세 균열까지 잡아낼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약 10% 많은 손상 부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윤기덕 도공 차장은 “드론을 활용하며 교통통제 없이 정확하게 균열을 체크할 수 있다”며 “한 번에 두 대가 동시에 자율주행으로 비행하며 효율을 더 높이는 기술을 연내에 개발해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정부가 26일 경찰 고위직 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조지호 경찰청 차장을 유임시켰다. 이를 두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김 청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진동 서울서부지검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빠른 시일 내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한 만큼 이르면 다음 달에 기소 여부가 결정되면 이에 따라 김 청장이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수사기관에서 비위 관련으로 조사·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내부에선 불기소 처분을 받을 경우 김 청장이 사표를 내고 경찰을 떠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말했다. 기소될 경우에도 현 보직에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쪽으로든 거취가 결정될 경우 후임으론 조 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날 발표된 인사에서 김수환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은 경찰대학장에, 김희중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은 인천경찰청장에 내정됐다. 행안부 경찰국장에 이호영 울산경찰청장,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에 박현수 치안감(국정상황실 파견)이 내정되는 등 치안감 24명에 대한 전보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인사]경찰청〈치안정감 전보〉 △경찰대학장 김수환 △인천경찰청장 김희중 〈치안감 전보〉 ▽본청 △대변인 오문교 △기획조정관 황창선 △범죄예방대응국장 김병수 △생활안전교통〃 김학관 △치안정보〃 박현수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최현석 △〃 수사국장 김봉식 △〃 안보수사국장 이승협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이호영 △중앙경찰학교장 김준철 △경찰수사연구원장 이형세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이문수 △수사〃 배대희 △생활안전〃 이상률 △광주경찰청장 한창훈 △대전〃 윤승영 △울산〃 오부명 △경기북부〃 김도형 △강원〃 김준영 △충북〃 정상진 △전북〃 임병숙 △전남〃 박정보 △경남〃 김병우 △제주〃 이충호 〈경무관 전보〉 ▽본청 △국제협력관 김동권 △치안상황관리관 김성희 △치안정보심의관 유승렬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심의관 김광식 △〃 과학수사심의관 김원태 △〃 안보수사심의관 송영호 ▽경찰대학 △교무처장 손장목 ▽서울경찰청 △경무부장 정병권 △경비〃 임정주 △치안정보〃 김보준 △범죄예방대응〃 고평기 △생활안전교통〃 김종철 △강서경찰서장 마경석 △송파〃 하원호 ▽부산경찰청 △공공안전부장 김항곤 △생활안전〃 김동욱 △해운대경찰서장 정성수 ▽대구경찰청 △공공안전부장 김홍근 △수사〃 정성학 △수성경찰서장 김소년 ▽인천경찰청 △인천국제공항경찰단장 박우현 △인천남동경찰서장 김용종 ▽광주경찰청 △수사부장 곽순기 △생활안전〃 박경수 ▽대전경찰청 △생활안전부장 이종원 ▽울산경찰청 △수사부장 백동흠 △세종경찰청장 한형우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 최익수 △생활안전〃 김주원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정부가 ‘주최자 없는 행사’의 인파 관리 매뉴얼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9일 참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최자 없는 자발적 행사에 적용할 인파사고 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국회에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참사 이후 올 4월경부터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주최자가 없는 경우’를 포함한 인파 안전관리 매뉴얼 초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 일선 경찰서에 배포하지 못하고, 인파사고 우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일일이 공문을 보내 안전조치를 당부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재난안전관리법상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주체가 모호해 매뉴얼을 배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의 상위 기관인 행정안전부의 매뉴얼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 개정을 추진했지만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이 여야 정쟁 속에서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에는 지난해 11월 주최·주관이 없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하지만 여야가 특별법 제정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며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법안은 지난달 20일에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을 넘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특별법 제정이 우선이라는 야당과 개정안 처리를 먼저 해야 한다는 여당의 견해차 때문에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고 말했다.‘완료’했다는 안전과제 8건 아직 ‘추진’중… “보여주기식” 지적 [이태원 참사 1년]인파 매뉴얼 아직 없어국회도 이태원 관련 법 처리 손놓아46개 법안중 본회의 통과 단 1건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국가 안전 시스템 개편 역시 진행이 더디긴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정부가 발표한 ‘국가 안전 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의 이행률은 21일 기준으로 21.6%에 불과했다. 97건의 대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완료’는 13건(13.4%), ‘완료 후 계속 추진’은 8건(8.2%)에 그친 것이다. 또 ‘완료 후 계속 추진’으로 분류된 대책 8건은 실제로는 완료와 거리가 먼 상태였다. 예를 들어 소방청이 내놓은 ‘보고체계 및 상황전파 개선’ 과제에 대해 행안부는 “차세대 119통합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면서도 ‘완료 후 계속 추진’으로 분류했다. ‘적극행정 면책 활성화’ 역시 핵심인 법안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홍보 영상을 제작 송출했다면서 ‘완료 후 계속 추진’으로 분류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1년을 앞두고 급하게 ‘완료’ 딱지만 붙인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현장 작동 여부를 지속 점검해야 할 과제는 완료 및 계속으로 분류했다”고 해명했다. 국회도 이태원 참사 관련 법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 처리 실태를 전수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이후 발의된 개정안 중 이태원 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법안 46개 중 본회의를 통과한 건 단 1건에 불과했다. 앞서 상임위에서 대안반영 폐기된 법안 19건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26개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지자체 폐쇄회로(CC)TV를 국가재난관리 정보통신 체계와 연계하도록 한 법안은 발의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사회재난에 ‘다중운집 인파사고’를 추가하는 법안도 여야가 각각 발의했지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지윤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졸업장원영 인턴기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예정}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자양동의 한 주차장. 눈앞에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 ‘라이더로그’를 장착한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겉 모습만 보면 다른 전동킥보드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인상은 30분가량 주행한 후 완전히 바뀌었다. 라이더로그는 모빌리티 안전관리서비스 스타트업 ‘별따러가자’가 개발한 안전관리시스템이다. 탑재한 AI 모션센서로 이동장치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라이더로그를 부착한 전동킥보드에 충격이 발생하면 AI가 사고 여부를 판단해 본사에 알리는 식이다. 기자는 주행 중 테스트를 위해 전동킥보드를 한 차례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러자 라이더로그는 사고가 났는지 묻는 메시지를 기자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송했다. 답하지 않고 90초가량 지나자 관제실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AI가 ‘보고를 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급한 상황’으로 인지한 것이다. 라이더로그 관제실 관계자는 “전동킥보드에 충격이 감지된 순간부터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사고 대처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로 이륜차 안전운행 정도 판단 주행을 마치고 관제실을 방문하니 모니터에 기자가 전동킥보드로 움직인 경로가 그대로 나와 있었다. 구간별로 주행 속도도 기록돼 있었다. 급가속 및 급감속, 급회전 및 과속 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도를 달리는지 차도를 달리는지도 기록된다. 라이더로그 관계자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모션센서를 통해 AI가 보도블록 위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떨림을 인식한다”며 “이를 통해 블랙박스로는 알기 어려운 주행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규정한 위험 주행이 발생했는지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로그 같은 AI 모빌리티 안전관리시스템과 모션센서 기술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다. 하지만 조만간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다양한 개인형이동장치(PM)와 이륜차 위험운전 관리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운전 습관을 파악하고, 얼마나 개선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이륜차 사고가 많은 지역과 구간의 사고 방지 시설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본부장은 “이륜차 운전자 중에는 반칙주행이 일상화된 라이더들이 상당수 있는데 AI 모션센서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주행 이력을 점검하고 안내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484명으로 2021년(459건)보다 5.4% 늘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735명으로 전년(2916명) 대비 6.2%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륜차 반칙 운전은 단속이 어렵다 보니 사고가 줄지 않는다”며 “AI 폐쇄회로(CC)TV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AI 모션센서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전주행 이력 보증용으로 활용 가능” AI 모빌리티 안전관리시스템은 향후 운전자의 안전주행 이력을 보증하는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주행 이력을 평가해 안전운전 마일리지를 주고 이를 보험료 납부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일정 마일리지가 쌓이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특히 이륜차는 보험료가 일반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영세 라이더가 많다 보니 보험에 가입한 이가 많지 않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의 보험가입률은 51.8%로 일반 자동차(96.4%)보다 한참 낮았다. 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는 “라이더로그를 이용해 안전주행 이력을 쌓으면 보험료를 최고 10% 할인해 주는 방안을 금융회사와 논의 중”이라며 “대출 금리 혜택 등을 주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의 경우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안전운전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며 “첨단 기술을 활용하며 이륜차에도 적용하면 중장기적으로 안전운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세계 각국은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행 중 정면을 주시하면서 헬멧 선글라스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선글라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독일과 홍콩 기업들이 이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독일 BMW는 올 7월 베를린에서 열린 ‘BMW 모토라드 데이’에서 ‘커넥티드 라이드 스마트 글라스’로 불리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스마트 선글라스를 공개했다. 운전자의 선글라스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필요한 화면을 선글라스에 띄우는 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글라스에 띄울 수 있다. 오토바이 핸들을 통한 주행 중 스마트폰 조작도 가능하다. BMW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주행 중 스마트폰을 조작하느라 전방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자유롭게 선글라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홍콩 기업 블루캡 역시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헬멧 선글라스에 띄우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특수 선글라스 ‘블루캡 모토’를 선보였다. 이 선글라스의 오른쪽 렌즈에선 내비게이션에 뜨는 각종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블루캡 측은 쌀알 크기만 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안경 다리 부분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운전자가 전방만 주시하면 이륜차 안전 운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장치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MW의 스마트 선글라스는 주행 중 핸들 바를 통한 화면 바꾸기 기술이 최신 오토바이 모델에만 적용된다. 또 배터리 지속 시간이 10시간에 불과한 점도 한계다. 대당 가격도 750달러(약 101만 원)로 높은 편이다. 블루캡 모토 역시 소매가가 399달러(약 54만 원)다.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가격과 범용성을 넓혀야 오토바이 라이더들에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자동차 업계도 해당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륜차 스마트 선글라스는 현재 국내 기업의 기술력으로 구현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어려운 건 아니지만 선글라스에 내비게이션 화면 등이 투사되면 보행자 사고 등 돌발 상황 시 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기술적 보완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순차적으로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 조직을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늘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생과 사회적 약자 배려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날 강력 범죄 대응을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흉악범죄의 고리를 끊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과 같이 약자를 상대로 하는 범죄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서 일상에서 범죄의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경찰의 날 기념식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강력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방검장구, 저위험권총 등 신형 장구를 신속히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출범 후 실시된 △공안직 수준 기본급 인상 △복수직급제 등을 언급하며 “경찰의 봉사와 헌신에 걸맞은 지원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찰은 “치안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조직개편 후속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에서만 500명 이상의 내근 직원을 현장 근무로 조정하는 등 치안 활동과 관련된 인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저위험권총 지급, 경찰관 면책권 도입 등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저위험권총의 경우 낙하 충격에 약하다는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동남아 북한식당에서 현지 공작원에게 포섭돼 7년간 의약품 등 2070만 원 상당의 물품과 미화를 건넨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식당에 건넨 지원품 일부가 북한에 ‘충성자금’ 명목으로 건너가 활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 북한 식당 여직원에 포섭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2016년부터 미얀마와 라오스의 북한식당에 출입하며 식당 운영에 필요한 물품과 의약품, 마약류 등을 제공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A 씨(52)를 검찰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국가보안법, 마약류관리법,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IT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업체 대표인 A 씨는 최근까지 7년 동안 미얀마와 라오스 소재 북한식당에 출입하며 북한의 대남 공작 조직인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의 요청을 받고 물품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식당은 북한식당 청류관의 해외 분점으로 정찰총국이 공작에 활용한 곳이다. 식당 부사장은 청류관 해외 대표다. 경찰 조사 결과 식당 여직원이 처음 A 씨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초기에는 음식 등 생필품을 지원했지만 나중에는 공연 물품이나 공연복, 달러 등 북한식당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약품과 향정신성의약품 등 마약류까지 건넸다고 한다. A 씨가 7년 동안 식당 측에 건넨 미화는 4800달러(약 650만 원), 물품은 207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달러 일부는 ‘충성자금’ 명목으로 북한에 보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련계했다는 건 비밀” 2016년 11월경 미얀마를 찾았던 A 씨는 단순한 호기심에 북한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식당에서 여직원과 가까워지면서 라오스 등으로 식당이 이전할 때도 계속 방문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국이 금지됐던 2020, 2021년을 제외하고 올 2월까지 7년 동안 거의 매달 식당에 출입했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북한 인사들과 교류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A 씨는 주변에 “내가 북한식당의 작은 사장”이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경찰은 A 씨가 북한 기념일인 조선노동당 창건일에 꽃다발을 들고 식당을 찾아가거나, 북한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식당에 머문 사실 등도 파악했다. 북한식당의 이른바 ‘충성자금’ 조달이 차질을 빚는 상황 등 내부 사정까지 알게 된 A 씨에게 식당 부사장은 점차 높은 수준의 지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식당 부사장이 미얀마 정부로부터 의뢰받은 임무를 전달해 A 씨가 ‘미얀마 정부 반대 세력의 인터넷 사이트 차단’ 방안 실행을 검토하기도 했다. 식당 부사장은 A 씨가 국내로 돌아온 후에도 메신저와 국제전화 등으로 소통하면서 ‘채팅기록 삭제’, ‘련계(연계)했다는 건 비밀’, ‘북남관계가 좋지 않으니 호칭 변경해라’ 등의 보안 유지 지시를 내렸다. A 씨가 국내에서 탈북자 단체에 접근하는 등 북한 출신 인사들에게 접촉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는데 경찰은 이 역시 북한 지령을 받고 접근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올 4월 서울 주거지에서 붙잡힌 A 씨는 4차례 조사를 받았는데 북한식당 여성 종업원과의 관계만 인정하고 다른 혐의 내용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가 대부분 확보됐고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며 “해외 북한식당이 대남공작 활동의 거점 기지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동남아 북한식당에서 현지 공작원에게 포섭돼 7년간 의약품 등 2070만 원 상당의 물품과 미화를 건넨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식당에 건넨 지원품 일부가 북한에 ‘충성자금’ 명목으로 건너가 활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에 포섭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2016년부터 미얀마와 라오스의 북한식당에 출입하며 식당 운영에 필요한 물품과 의약품, 마약류 등을 제공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A 씨(52)를 검찰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국가보안법, 마약류관리법,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정부와 공공기관에 IT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업체 대표인 A 씨는 최근까지 7년 동안 미얀마와 라오스 소재 북한식당에 출입하며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공작 조직인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물품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식당은 북한식당 청류관의 해외 분점으로 정찰총국이 공작에 활용한 곳이다. 식당 부사장은 청류관 해외 대표다.경찰 조사 결과 식당 여직원이 처음 A 씨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초기에는 음식 등 생필품을 지원했지만 나중에는 공연 물품이나 공연복, 달러 등 북한식당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약품과 향정신성의약품 등 마약류까지 건넸다고 한다.A 씨가 7년 동안 식당 측에 건넨 미화는 4800달러(약 650만 원), 물품은 207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달러와 지원품 일부는 ‘충성자금’ 명목으로 북한에 보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련계했다는 건 비밀”2016년 11월경 미얀마를 찾았던 A 씨는 단순한 호기심에 북한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식당에서 여직원과 가까워지면서 라오스 등으로 식당이 이전할 때도 계속 방문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국이 금지됐던 2020, 2021년을 제외하고 올 2월까지 7년 동안 거의 매달 식당에 출입했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북한 인사들과 교류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A 씨는 주변에 “내가 북한식당의 작은 사장”이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경찰은 A 씨가 북한 기념일인 조선노동당 창건일에 꽃다발 들고 식당을 찾아가거나, 북한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식당에 머문 사실 등도 파악했다.북한식당의 이른바 ‘충성자금’ 조달이 차질을 빚는 상황 등 내부 사정까지 알게 된 A 씨에게 식당 부사장은 점차 높은 수준의 지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식당 부사장이 미얀마 정부로부터 의뢰받은 임무를 전달해 A 씨가 ‘미얀마 정부 반대 세력의 인터넷 사이트 차단’ 방안 실행을 검토하기도 했다. 식당 부사장은 A 씨가 국내로 돌아온 후에도 메신저와 국제전화 등으로 소통하면서 ‘채팅기록 삭제’, ‘련계(연계)했다는 건 비밀’, ‘북남관계가 좋지 않으니 호칭 변경해라’ 등의 보안 유지 지시를 내렸다.A 씨가 국내에서 탈북자 단체에 접근하는 등 북한 출신 인사들에게 접촉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는데 경찰은 이 역시 북한 지령을 받고 접근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올 4월 서울 주거지에서 붙잡힌 A 씨는 4차례 조사를 받았는데 북한식당 여성 종업원과의 관계만 인정하고 다른 혐의 내용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가 대부분 확보됐고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며 “해외 북한식당이 대남공작 활동의 거점 기지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를 경찰이 금지할 수 있게 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집회 자유를 침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이 17일 공포·시행됐다고 밝혔다. 집시법 12조는 ‘주요 도로’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했는데 ‘주요 도로’가 어딘지 명시한 시행령을 2014년 이후 9년 만에 고친 것이다. 경찰은 개정 시행령에서 용산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를 둘러싼 이태원로와 서빙고로 등 11개 도로를 주요 도로에 추가했다. 경찰은 그동안 집시법에 ‘대통령 관저로부터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항이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인근 집회를 금지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집무실을 관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시위를 허가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 때문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통령실 인근 도로 집회 금지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개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10일 “시행령 개악은 주요 관공서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법으로 안 되니 시행령으로 제한하려는 것 아니냐. 대통령 눈치 보기라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행령에 새로 포함된 주요 도로에서 열겠다는 집회 시위에 대해 금지 통고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주요 도로의 경우에도 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에 따라 집회 시위를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현재까지 집계된 전세보증금 피해액만 190억 원대에 달하는 경기 수원시 대규모 전세사기와 관련해 경찰이 임대사업자 등 피의자 9명을 입건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6일 오전 국가수사본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원 전세사기와 관련해 임대인 3명과 공인중개사 4명, 중개보조원 2명을 입건했다”며 “현재까지 고소인은 134명이며 피해 보증금 규모는 190억 원대”라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에 빌라와 오피스텔 816채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정모 씨 부부는 만기가 돌아온 전셋집에 대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돌연 잠적했다. 정 씨 부부와 관련해 접수된 사기 혐의 고소장은 134건이고 지역별 피해 규모는 수원 약 160억 원, 화성 약 20억 원이다.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정 씨 부부 관련 피해는 총 408건이다. 경찰은 정 씨 부부와 이들의 아들 등 3명을 출국금지하고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정 씨 일가의 전세피해 주택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정 씨 부부는 지난달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지속적 금리 인상과 전세가 하락으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재임대까지 어려워지면서 (전세금을 돌려줄) 방법을 더 이상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지난달 1일 오전 8시 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시 남부. 교민 김성한 씨(35)는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진입하자 한 손으로 운전하던 운전대를 두 손으로 잡더니 자세를 고쳐 앉았다. 반년 전 스쿨존에서 꼬리 물기를 하다가 신호 위반으로 적발돼 한국 돈으로 40만 원 넘는 벌금을 물었다고 했다. 김 씨는 “일단 스쿨존에 들어가면 최대한 소극적으로 안전운전하는 게 상책”이라며 “까딱하면 엄청난 벌금을 물 수 있다”고 했다.● ‘압도적 벌금’ 택한 호주 NSW주 동아일보 기자는 올 8월 29일부터 나흘 동안 시드니 시내를 포함해 NSW주 스쿨존 4곳을 둘러봤다. 그런데 스쿨존 내 차량들의 운행 속도가 현저하게 낮았다. 과속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차량은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출근시간인 오전 8시 반∼9시에도 모두 제한속도 시속 40km를 준수했다. NSW주는 오전 8시 반과 오후 2시 반부터 각각 1시간 반 동안 스쿨존을 운영한다. 호주 시민들은 스쿨존에서 과속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벌금이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드니 남부 마스코트의 사립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케빈 가펠 씨는 “호주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쿨존에서 다칠 거란 걱정은 거의 안 한다. 오히려 운전하다가 스쿨존에서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을 더 걱정한다”고 했다. NSW주는 호주 내에서도 무거운 벌금과 엄격한 법 집행으로 유명하다. NSW주 당국은 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위반하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등 규정을 위반한 차량에 차종과 운전면허 등급 등에 따라 196∼4000호주달러(약 17만∼344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차량의 운행속도 등에 따라 벌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벌점 역시 높다. NSW주 스쿨존에서 제한속도 등 규정을 위반하면 차량 운행속도 등에 비례해 최소 2점, 최대 7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NSW주에선 3년간 벌점 13점 이상을 받으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스쿨존에서 2, 3회만 규정을 어겨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것이다. 시드니대에서 교통물류연구학을 가르치는 스티븐 그리브스 교수는 “의무교육 12시간을 받아야 하는 등 면허 재취득 절차도 까다롭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벌금만큼이나 높은 벌점을 두려워한다”며 “운전자들이 알아서 조심하는 이른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당장 기술적으로 완벽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NSW주처럼 압도적인 벌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NSW주의 엄정한 법 집행은 인명 사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NSW주에서 2013∼2022년 10년간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총 4건에 그쳤다. 한국에서 최근 5년 동안 스쿨존 내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린이가 모두 17명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교통 전문가인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호주 NSW주처럼) 스쿨존 내에서 차량 속도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제한속도가 호주보다 낮은 시속 30km인 만큼 규정을 운전자들이 준수하기만 하면 사고 위험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보행자 안전 시설도 검토NSW주는 높은 벌금 외에도 학교 여건에 맞는 시설로 스쿨존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NSW주의 도로교통 안전시스템 책임자인 다이애나 자고라 씨는 “스쿨존에서 학생들을 위해 안전한 건널목을 제공하는 건 주정부의 당연한 의무”라며 “다만 방호울타리 등 단일한 시설로는 모든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학교별 여건에 맞게 안전한 보행자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교통량 등에 따라 교량 건설과 횡단보도 지하화를 포함한 다양한 맞춤형 대책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민간에서도 추가적인 스쿨존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온다. NWS주 일부 학교에선 스쿨존 운영 시간에 한해 학교 주변 도로에 ‘드롭(픽업) 존’을 마련해 학부모 차량의 임시 주정차를 허용하는데 이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리브스 교수는 “NSW주의 경우 안전을 더 확보하려면 방호울타리 설치와 함께 스쿨존에 한해 도로를 좁고 구불거리게 만들어 차량들이 원천적으로 속도를 내는 것을 막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시드니=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올 6월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국내 대형병원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첨단 의료 로봇 기술 관련 파일 1만여 건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연구원 A 씨를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5∼2020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지속적으로 의료용 로봇 관련 기술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기술은 약 60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의 65%가 A 씨 사례처럼 중국으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동안 경찰이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 범죄는 총 78건으로 검거자 수는 총 255명이었다. 유출 국가별로는 중국이 51건(65.4%)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8건(10.3%), 대만과 일본이 각 5건(6.4%)으로 뒤를 이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한국에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신호 위반, 과속 등을 단속하는 무인단속 장비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스쿨존 교통사고 건수는 거의 줄지 않아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쿨존 내 무인단속 장비는 2021년 4525대에서 지난해 8423대로 불과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반면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21년 523건(사망 2명, 부상 563명)이었는데 지난해는 514건(사망 3명, 부상 529명)이었다. 부상자는 다소 줄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늘었다. 전체적인 사고 건수도 큰 차이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장비가 크게 늘었음에도 사고 건수가 거의 변하지 않은 건 무인장비 단속 중심의 안전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무인단속 장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부산시는 도로의 경사도, 폭, 차량 주행속도 등 스쿨존별 교통상황을 고려해 위험도를 점수화하고 이에 맞는 안전펜스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또 필요한 경우 기존 무단횡단 방지용 방호울타리보다 강도가 높은 차량용 방호울타리(SB1급)를 설치하기로 했다. SB1급 방호울타리는 쏘나타 차량이 시속 45km 속도로 45도 각도에서 돌진해도 인명을 보호할 수 있다. 스쿨존에 차량용 방호울타리 적용 방침을 밝힌 건 전국에서 최초다. 부산시가 방호울타리 보강 방침을 정한 건 올 4월 28일 부산 영도구 스쿨존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고 때문이다. 당시 비탈길에서 무게 1.7t짜리 원통형 자재가 초등학생 3명과 학부모 1명을 덮쳤는데 무단횡단 방지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화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10세 여아가 사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단횡단 방지용 방호울타리는 강도가 낮아 안전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고 말했다. 시는 스쿨존별로 위험 등급을 A∼D등급으로 나눠 위험도가 높은 A, B등급의 경우 자동차 방호용 안전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C등급은 자동차 방호용과 무단횡단 방지용 안전펜스를 섞어서 설치하고, D등급은 현행대로 무단횡단 방지용만 설치한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