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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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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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7~2026-02-06
여행34%
경제일반27%
문화 일반20%
음악7%
환경3%
종교3%
교육3%
기타3%
  • 골목골목 기발한 작품들의 아우성… 다 같이 돌자 예술 한 바퀴

    호랑가시나무 잎사귀는 어찌나 뾰족한지 손을 대면 찔릴 정도다. 호랑이가 등을 긁는 데 쓰인다고 해서 ‘호랑가시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이 나무의 영어 이름은 ‘홀리(Holly)’다. 기독교에서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는 예수의 면류관, 빨간 열매는 예수의 피를 의미하는 성스러운 나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호랑가시나무의 초록색 잎과 빨간 열매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Hollywood), 할리스 커피(Hollys Coffee) 이름도 호랑가시나무숲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양림동 마을에는 유서 깊은 ‘호랑가시나무 언덕’이 있다. 높이 6m 이상에 수령 400년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광주시 기념물 제17호)가 명물이다. 100여 년 전 이곳을 찾은 우일선(로버트 윌슨) 선교사가 심은 흑호두나무, 은단풍나무 등 아름드리 거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양림동은 100여 년 전 미국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병원, 학교, 음악, 미술 등 최초의 근대 문화를 전파한 지역으로 ‘광주의 개화 1번지’로 통한다. 광주의 근대 역사 문화가 본격 시작된 양림동은 호젓한 골목길을 걸으며 예술가의 작업실과 카페를 구경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마침 요즘엔 광주 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제1회 양림골목 비엔날레’도 열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양림동 골목 올해 시작한 ‘양림골목 비엔날레’는 양림동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되는 축제다. 양림동에 거주하는 작가와 상인들이 직접 만든 이 축제는 카페와 음식점, 거리에서도 전시를 연다. 거리를 걷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에 여기저기서 피식 웃음이 터진다. 1914년 지어진 오웬기념각은 유진 벨과 함께 양림동에 첫 교회를 설립한 오웬(클레멘트 오언) 선교사를 기려 동료들이 세운 것이다. 이 건물에서 광주의 첫 오페라, 첫 독창회, 첫 연극 공연이 열렸고 첫 시민단체(YMCA)가 태동했으니 개화기 광주 신문화의 요람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렇듯 일찍부터 서양 근대 문물을 접한 양림동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한 공간으로 ‘광주의 몽마르트’로 불린다. 음악가 정율성과 정추, 시인 김현승, 화가 배동신이 자란 곳이며 소설가 황석영이 ‘장길산’을 썼다. 남도의 화려한 상류층 기와집인 ‘이장우 가옥’ ‘최승효 가옥’과 영국식 선교사 사택 건물, 버려진 물품으로 주민들이 ‘정크 아트’ 예술품을 만들어낸 펭귄골목까지…. 양림동은 두 발로 걸어 다녀야 제맛이다. 양림동 문화기획자 정헌기 아트주 대표는 “광주의 근대에서 최초의 것은 대부분 양림동에서 출발한다”며 “양림동의 정신은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다양성”이라고 말한다. 양림동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가장 힙한 명소는 ‘이이남 스튜디오’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통유리창으로 쏟아질 듯 회오리치는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불러들인다. 제약회사 사옥으로 쓰였던 건물을 개축한 이 스튜디오에서는 전통 회화를 움직이는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그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유리 천장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에는 ‘다시 태어나는 빛―피에타’ 작품이 설치돼 있고, 루프톱에서 조망할 수 있는 짙푸른 무등산의 풍경이 근사하다.여행자 라운지인 ‘10년 후 그라운드’는 유치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건물.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여행 정보를 얻고, 미술 작품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걸려 있는 김창덕 작가의 ‘윤회매(輪廻梅)’ 작품이 눈길을 끈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였던 이덕무(1741∼1793)가 밀랍(벌집)으로 만들었다는 윤회매를 재현한 도자화다. 윤회매는 벌이 꽃에서 채취한 꿀로 밀랍을 만들고, 그 밀랍으로 다시 매화를 만들었으니 ‘돌고 도는 윤회’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림동 한옥 카페 ‘윤회매 문화관’에서는 백자에 꽂혀 있는 윤회매를 바라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양림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양화가 한희원(66)은 양림동의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한희원 미술관 벽에는 재개발로 무너진 주택가에서 주워온 격자 창틀을 액자로 삼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창틀에 그려진 밤하늘 별이 빛나는 풍경화의 이름은 ‘남광주역을 떠나는 막차’다. 갤러리 내부에는 광주천에서 철거된 ‘뽕뽕다리’(공사장에서 쓰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를 주워와 만든 테이블도 놓여 있어 미소를 자아낸다. 카페 ‘힐사이드 양림’ 건물 외벽에는 고양이 작가로 알려진 최순임 작가의 ‘꿈의 여행’ 조각 작품이 붙어 있다. 최 작가는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해 키우면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나를 치유해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양림동에는 내부에 바위 모서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진짜 동굴이 있는 카페도 있다. 양림역사문화마을 입구에 있는 ‘Cave’다. 일제강점기 당시 미국의 공습으로부터 대피하기 위해 건설한 방공호다. 동굴카페 옆에는 미술관도 곧 개장할 예정이다. ○‘생명’과 ‘죽음’을 묵상하는 비엔날레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언덕에는 수선화, 튤립과 같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원요한 목사의 사택을 개조한 건물의 한쪽은 작가들이 상주하는 창작소, 다른 쪽은 게스트하우스로 꾸몄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후 새벽에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넘어 양림산 둘레길을 산책했다. 양림동에서 청년기를 보낸 다형 김현승 시인(1913∼1975)의 ‘가을의 기도’ 시비를 지나 숲속으로 난 오솔길을 산책하다 보면 의료 봉사와 교육에 헌신했던 선교사 23인의 묘역이 나타난다. 이 묘역에서 ‘유진 벨’과 ‘서서평’의 이름을 발견했다.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1868∼1925)은 광주제중원(현 광주기독병원) 개원에 산파 역할을 한 선교사다. 유진 벨 이후로 4대째 126년간 이어지는 후손들은 3·1만세운동, 6·25전쟁 참전 등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조선의 성녀(聖女)’ ‘나환자들의 어머니’로 불린 서서평(1880∼1934)은 독일 출신 미국인 선교사 엘리자베트 셰핑의 한국 이름. 1912년 32세 때 조선에 건너와 평생 한센병 환자들과 가난한 여성들을 위해 살다 간 여인이다.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를 비롯해 수많은 아픈 이들을 살렸던 선교사들이 세운 제중원이 있던 양림동 골목 비엔날레의 이번 전시 주제도 ‘생명’이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 설치된 작품 주제는 ‘당신의 ㅅㅈㅅㅈ’이다. ‘시간, 죽음, 슬픔, 장례식’이란 4개 단어의 초성으로,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78)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인류의 새로운 문화예술 주제로 꼽은 4개의 키워드다. 타인과의 단절과 고독, 방어막 없는 죽음, 울어주는 이 없는 장례식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생명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양림동의 화가들 ‘무등산 작가’로 불리는 이강하(1953∼2008)도 양림동의 대표적인 화가. ‘이강하 미술관’에서는 광주 비엔날레 연계 프로그램으로 남도 풍경과 무등산, 영산강을 그린 이강하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무등산의 봄 풍경에 전통적인 단청 문양, 여성의 누드가 결합된 그의 그림은 초현실적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양림동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20여 년 동안 수채화만을 그려온 한부철 작가의 작업실도 만난다. 한옥의 문살을 본뜬 철제 대문과 아담한 정원이 예쁜 작업실이다. 한 작가가 요즘 그리는 ‘담다’ 시리즈에는 장독대에 놓인 정화수 위로 꽃잎이 흩날린다.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고향의 자연으로부터 위로받는 마음을 담은 수채화다.글 ·사진 광주=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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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의 개화 1번지’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양림동[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호랑가시나무 잎사귀는 어찌나 뾰족한지 손을 대면 찔릴 정도다. 호랑이가 등을 긁는 데 쓰인다고 해서 ‘호랑가시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이 나무의 영어 이름은 ‘홀리(Holly)’다. 기독교에서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는 예수의 면류관, 빨간 열매는 예수의 피를 의미하는 성스러운 나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호랑가시나무의 초록색 잎과 빨간 열매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Hollywood), 할리스 커피(Hollys Coffee) 이름도 호랑가시나무숲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양림동 마을에는 유서 깊은 ‘호랑가시나무 언덕’이 있다. 높이 6m 이상에 수령 400년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광주시 기념물 제17호)가 명물이다. 100여 년 전 이곳을 찾은 우일선(로버트 윌슨) 선교사가 심은 흑호두나무, 은단풍나무 등 아름드리 거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양림동은 100여 년 전 미국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병원, 학교, 음악, 미술 등 최초의 근대 문화를 전파한 지역으로 ‘광주의 개화 1번지’로 통한다. 광주의 전통과 근대, 최첨단 아트까지 볼 수 있는 양림동은 호젓한 골목길을 걸으며 예술가의 작업실과 카페를 구경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마침 요즘엔 광주 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제1회 양림골목 비엔날레’도 열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양림동 골목올해 시작한 ‘양림골목 비엔날레’는 양림동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되는 축제다. 양림동에 거주하는 작가와 상인들이 직접 만든 이 축제는 카페와 음식점, 거리에서도 전시를 연다. 거리를 걷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에 여기저기서 피식 웃음이 터진다. 1914년 지어진 오웬기념각은 유진 벨과 함께 양림동에 첫 교회를 설립한 오웬(클레멘트 오언) 선교사를 기려 동료들이 세운 것이다. 이 건물에서 광주의 첫 오페라, 첫 독창회, 첫 연극 공연이 열렸고 첫 시민단체(YMCA)가 태동했으니 개화기 광주 신문화의 요람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렇듯 일찍부터 서양 근대 문물을 접한 양림동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한 공간으로 ‘광주의 몽마르트’로 불린다. 음악가 정율성과 정추, 시인 김현승, 화가 배동신이 자란 곳이며 소설가 황석영이 ‘장길산’을 썼다. 남도의 화려한 상류층 기와집인 ‘이장우 가옥’ ‘최승효 가옥’과 선교사들이 머물렀던 사택, 선교사들이 지은 기독교병원(옛 제중병원), 정율성 업적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정율성 거리, 주민들이 폐품을 모아 예술 작품으로 꾸며낸 펭귄마을까지…. 근대와 현대의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양림동은 두 발로 걸어 다녀야 제맛이다. 양림동 문화기획자 정헌기 아트주 대표는 “광주의 근대에서 최초의 것은 대부분 양림동에서 출발한다”며 “양림동의 정신은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다양성”이라고 말한다. 양림동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가장 힙한 명소는 ‘이이남 스튜디오’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통유리창으로 쏟아질 듯 회오리치는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불러들인다. 제약회사 사옥으로 쓰였던 건물을 개축한 이 스튜디오에서는 전통 회화를 움직이는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그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유리 천장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에는 ‘다시 태어나는 빛―피에타’ 작품이 설치돼 있고, 루프톱에서 조망할 수 있는 짙푸른 무등산의 풍경이 근사하다. 여행자 라운지인 ‘10년 후 그라운드’는 유치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건물.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여행 정보를 얻고, 미술 작품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걸려 있는 다음(茶¤) 김창덕 작가의 ‘윤회매(輪廻梅)’ 작품이 눈길을 끈다., 윤회매 작품조선 정조 때 실학자였던 이덕무(1741~1793)가 밀랍(벌집)으로 만들었다는 윤회매를 재현한 도자화다. 윤회매는 벌이 꽃에서 채취한 꿀로 밀랍을 만들고, 그 밀랍으로 다시 매화를 만들었으니 ‘돌고 도는 윤회’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림동 한옥 카페 ‘윤회매 문화관’에서는 백자에 꽂혀 있는 윤회매를 바라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양림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양화가 한희원(66)은 양림동의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한희원 미술관 벽에는 재개발로 무너진 주택가에서 주워온 격자 창틀을 액자로 삼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창틀에 그려진 밤하늘 별이 빛나는 풍경화의 이름은 ‘남광주역을 떠나는 막차’다. 갤러리 내부에는 광주천에서 철거된 ‘뽕뽕다리’(공사장에서 쓰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를 주워와 만든 테이블도 놓여 있어 미소를 자아낸다. 카페 ‘힐사이드 양림’ 건물 외벽에는 고양이 작가로 알려진 최순임 작가의 ‘꿈의 여행’ 조각 작품이 붙어 있다. 최 작가는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해 키우면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나를 치유해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양림동에는 내부에 바위 모서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진짜 동굴이 있는 카페도 있다. 양림역사문화마을 입구에 있는 ‘Cave’다. 일제강점기 당시 미국의 공습으로부터 대피하기 위해 건설한 방공호다. 동굴카페 옆에는 미술관도 곧 개장할 예정이다. ● ‘생명’과 ‘죽음’을 묵상하는 비엔날레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언덕에는 수선화, 튤립과 같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호남신학대학의 유수마 목사 사택은 호랑가시나무 창작소로 리모델링돼 예술가들이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고, 원요한 목사 사택은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 선교사들이 자동차 차고로 썼던 공간은 전시장으로 리모델링 돼 광주비엔날레 연계 프로그램이 전시되기도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후 새벽에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넘어 양림산 둘레길을 산책했다. 양림동에서 청년기를 보낸 다형 김현승 시인(1913~1975)의 ‘가을의 기도’ 시비를 지나 숲속으로 난 오솔길을 산책하다 보면 의료 봉사와 교육에 헌신했던 선교사 23인의 묘역이 나타난다. 이 묘역에서 ‘유진 벨’과 ‘서서평’의 이름을 발견했다.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1868~1925)은 광주제중원(현 광주기독병원) 개원에 산파 역할을 한 선교사다. 유진 벨 이후로 4대째 126년간 이어지는 후손들은 3·1만세운동, 6·25전쟁 참전 등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조선의 성녀(聖女)’ ‘나환자들의 어머니’로 불린 서서평(1880~1934)은 독일 출신 미국인 선교사 엘리자베트 셰핑의 한국 이름. 1912년 32세 때 조선에 건너와 평생 한센병 환자들과 가난한 여성들을 위해 살다 간 여인이다.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를 비롯해 수많은 아픈 이들을 살렸던 선교사들이 세운 제중원이 있던 양림동 골목 비엔날레의 이번 전시 주제도 ‘생명’이다. 태국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가 자신의 할아버지의 죽음과 제주 4·3사건, 최근의 미얀마 사태까지 연결한 미술 작품 ‘죽음을 위한 노래’는 깊은 바닷속 거북이의 울음소리의 애도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리는 ‘당신의 ㅅㅈㅅㅈ’도 흥미롭다. ‘시간, 죽음, 슬픔, 장례식’이란 4개 단어의 초성으로,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78)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인류의 새로운 문화예술 주제로 꼽은 4개의 키워드다. 타인과의 단절과 고독, 방어막 없는 죽음, 울어주는 이 없는 장례식이 현실화된 상황을 어떻게 예술이 위로해줄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 양림동의 화가들‘무등산 작가’로 불리는 이강하(1953~2008)도 양림동의 대표적인 화가. ‘이강하 미술관’에서는 광주 비엔날레 연계 프로그램으로 남도 풍경과 무등산, 영산강을 그린 이강하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무등산의 봄 풍경에 전통적인 단청 문양, 여성의 누드가 결합된 그의 그림은 초현실적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양림동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20여 년 동안 수채화만을 그려온 한부철 작가(51)의 작업실도 만난다. 한옥의 문살을 본뜬 철제 대문과 아담한 정원이 예쁜 작업실이다. 한 작가가 요즘 그리는 ‘담다’ 시리즈에는 장독대에 놓인 정화수 위로 꽃잎이 흩날린다.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고향의 자연으로부터 위로받는 마음을 담은 수채화다.갤러리 겸 카페인 ‘양지바른’(YANGJIBAREN)‘은 뉴욕과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엘리 지 양(Ellie Ji Yang)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자신의 팝아트 작품을 비롯해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이 함께 전시되는 아트샵이자 갤러리다. 빈티지 포스터와 패브릭, 리빙 아이템도 전시 및 판매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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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예가의 물레선생님’으로 불리는 장인…윤상현만의 달항아리

    도예작가 윤상현의 개인전 ‘기억의 방식’이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백석동 에이라운지(A-Lounge)에서 열린다. 도자를 주재료로 물레로 작업하는 윤 작가는 ‘도예가의 물레선생님’으로 불리울만큼 테크닉에 매우 능한 작가로 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항아리와 매병 등 물레작업으로 이뤄진 도자기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모토로 지난 35년간 갈고닦은 작업의 모든 재능을 작품에 선보인다. 윤 작가의 달항아리는 방탄소년단의 RM이 구입한 권대섭의 달항아리의 기법과 동일한 제작방법으로 공예가의 기본적인 태도에 충실한 작품이다. 윤 작가는 “작가에게 형태를 만드는 일은 마음에 들여놓은 형상이 실제에 존재할 때 비로소 마무리된다”고 말한다. 2020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기획전시 ‘공예유람’과 2015년 ‘공예트랜드페어’주제관 감독을 지낸 전시기획자 박경린은 전시서문에서 “코발트와 동 성분을 배합해 나온 푸른빛의 유약은 윤상현 작가만이 가지는 결정유로 유명하다”며 “자기의 표면에 발라진 독특한 유약은 불과 만나 변하며 심연처럼 깊고, 하늘을 품은 맑은 물처럼 겹겹의 층을 이루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관람객을 인도한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2016년 개관이후 주로 순수 미술작품을 소개해왔던 에이라운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공예전시다. 요즘 크게 붐이 일고 있는 공예작품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한 전시회다. 에이라운지 이승민대표는 “그가 만든 생활자기는 공예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처음 보는 순간 대단한 내공이 느껴져서 저절로 팬이 된다. 실용적인 공예품이 그의 손에서 조형적인 오브제로 탄생되어 예술가의 정신이 발휘된다”고 밝혔다. 윤상현 작가는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과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NID융합기술대학원 디자인박사를 수료했다. 환경도예가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 TOKO갤러리에서 초대전, 중국 경덕진 도자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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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소리가 오페라 같다면?…오지윤 명창이 선보이는 이 공연

    판소리와 오페라가 결합된 ‘판페라’를 개척하며 판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온 명창 오지윤(56)이 가족의 달을 맞이해 ‘오지윤의 판페라 & 팝 콘서트 <심청>’을 연다. 8일 오후 5시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한 명의 소리꾼으로 끌어가는 공연이 아닌, 성악 기반의 크로스오버 보컬들과 함께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이번 공연은 한국판페라단 국악단과 밴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더욱 풍성한 소리를 들려준다.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서양음악을 넘나드는 판페라 창시지 ‘명창 오지윤’의 우리의 소리를 바탕으로 사랑과 마음을 전하는 공연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오지윤 명창은 제2회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한양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을 공부했다. 오 명창은 판소리 눈대목(두드러지거나 흥미 있는 대목)을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편곡해 부르는 ‘판페라(판소리+오페라)’ 장르를 만들어 판소리의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공연을 펼쳐왔다. 이번 공연은 1부 서곡, 상여소리, 행선전야, 모녀상봉, 심봉사 눈뜨는 대목, 2부는 동백아가씨+꿈, 인당, 상사화, 장부가, 사랑은 영원히 등의 노래로 꾸며진다. 출연진은 소리꾼 오지윤을 비롯해 테너 민현기, 바리톤 박정민, 사회자 박재희, 연주는 한국판페라단 국악단, 밴드,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R석 5만원, S석 3만원.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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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샤름엘셰이크

    이집트 시나이 반도는 홍해의 중간에 삐죽 튀어나와 있다. 모세가 유대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할 때 걸었던 길이다. 시나이 반도 남단에 위치한 샤름엘셰이크는 이집트 최고의 휴양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도 있다. 홍해만 건넜을 뿐인데 샤름엘셰이크는 이집트 본토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기대’와 달리 홍해(Red Sea)는 붉지 않다. 투명한 물빛이 에메랄드 보석 같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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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자를 닮은… 푸른눈의 새하얀 고양이[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강원도 양구에서 백자를 만드는 도예가 부부의 작업실에는 흰색 고양이가 산다. 새하얀 털에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진주’다. 청화백자의 흰색과 푸른색이 오묘하게 살아 있는 고양이에게 옮겨간 듯한 모양새다. 도예가 부부의 인스타그램에서 스타로 떠오른 고양이 진주는 작업실 창가에 진열돼 있는 백자 작품들 사이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는 걸 좋아한다. 진주는 크고 작은 백자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걸어다니면서도 한번도 깨뜨린 적이 없다. 말 그대로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는다. 김덕호-이인화 도예가 부부는 2015년 강원 양구군 방산면에 있는 양구백자박물관 백자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부임하면서 강원도로 이주했다.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도자를 전공한 부부 도예가인 두 사람은 양구 백토(白土)의 매력에 푹 빠져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온 것이다. 두 사람은 양구 백토만큼이나 양구라는 지역에 매료됐다. 하늘을 빼곡히 수놓은 은하수, 봄이 되면 하천에서 들려오는 얼음 깨지는 소리, 비 온 뒤 산자락에서 피어오르는 멋진 물안개까지 매 순간의 경험들은 작업의 또 다른 양분이 된다. 연구소에서 생활하던 부부는 양구 박수근미술관 부근의 예술인촌에 직접 집을 지었다. 1층엔 작업실과 가마가 있고, 2층에는 주거공간과 거실 겸 전시실이다. 박공 구조의 높은 천장과 사방으로 열린 창은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거실의 유리창 주변은 새하얗고 투명한 부부의 백자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이 곳에서 쓰이는 밥그릇과 찻잔, 접시 등 생활 속에 쓰이는 모든 기물이 부부의 작품이다. 이케아에서 샀다는 부엌 가구의 손잡이도 흰색 도자기로 직접 구워서 붙였고, 심지어 고양이 진주의 밥그릇도 백자로 구운 자기다. 다음은 김덕호 도예가와 일문일답. ―집이 작업장이자 전시장이자 살림공간으로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공예가는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기술자이자 장인이기도 하다. 공예는 전시용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실생활에 쓰이는 용품이다. 항상 현실에 한 발자국을 얹고 있는 예술가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갤러리에 전시를 하다보면 작품을 구매한 고객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곳에 살면서 내가 만든 그릇을 써보고, 손님들도 만져보고 체험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이러한 피드백이 작품 제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강원 양구는 백토의 고장이다. 양구 백토는 400여 년 전 조선 왕실 도자를 만들던 주요 재료로, 방산면 일대에 다량 매장돼 있다. 경기도 이천, 광주에 조선 왕실이나 귀족들이 쓰던 백자를 생산하는 관요(官窯)에서는 최고급 품질의 흙인 ‘양구 백토’를 가져다 썼다. 조선시대 500호에 지나지 않는 양구 주민들은 백토를 캐기 위한 부역에 시달린 나머지 “납품하는 양을 줄여달라”는 소명을 여러차례 올렸을 정도였다. 부부는 같은 재료, 같은 기법을 쓰지만 서로 다른 성향으로 백자를 표현해낸다. 서로 다른 색상의 점토를 다양한 순서로 겹쳐 줄무늬 같은 문양을 만들어내는 ‘연리(連理)기법’으로 만든 흙을 물레로 성형하는 과정은 같다. 그러나 김덕호 작가는 표면을 다양한 방법으로 잘라내 내부에 퇴적돼 있는 연리의 흔적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인화 작가는 기벽의 일부분을 극도로 얇게 깎아 연리된 백자토의 투광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각각 하고 있다. ―‘연리’ 기법은 무슨 뜻인가. “뿌리가 다른 두 그루 나무가 하나의 몸처럼 합쳐져 자라는 것을 ‘연리지(連理枝)’ 나무라고 한다. 이처럼 두가지 색깔의 흙을 합쳐서 물레를 쳐서 자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사실 두가지 흙을 합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흙이 서로 성질이 다르고,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나중에 가마 안에서 구울 때 깨지거나 금이갈 수가 있다. 두가지 흙을 붙이면 필연적으로 기포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진공작업을 하는 과정에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보니 매력을 많이 느꼈다. 이인화 작가(아내)의 작업은 백자의 투광성을 주제로 한다. 같은 흰색이라도 다른 흙을 쓴다면, 빛을 비춰봤을 때 투광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나는 두가지가 겹으로 쌓인 흙을 면을 쳐서 내부의 레이어(층)를 다시 드러나게 하는 작업을 한다. 원래는 수평적인 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연리인데, 면을 치게 되면 종적인 움직임이 더 나타난다. 이런 영감을 받은 것은 2014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청화백자 전시회였다. 외국에 나가 있는 청화백자를 일일이 빌려와서 개최한 엄청난 전시회였다. 그 때 보고 청화백자도 컬러나 획의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을 내 작업에 접목시켜보고 싶었다. 붓 대신 청색 흙을 붓이라고 생각하고, 추상적인 모습으로 표현해낸 것이다. 두가지 색을 처음에는 두겹, 그걸 다시 잘라 붙이면 네겹, 다시 붙이면 여덟겹이 된다. 그게 256겹이 되면 물레에 붙인 다음에 물레를 차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로 올라가게 된다. 그 다음에 표면을 깎아내게 되면, 그 안에 겹쳐져 있는 흙의 모습들이 좀더 재밌게 나타나는 것이다.” ―자기에 나타나는 물결 모양의 무늬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양구백자박물관 뒤편에 맑고 깨끗한 수입천이 흐른다. 겨울에 수입천이 녹았다가 얼었다가를 반복하게 되면 한천에 있는 얼음에 결이 생긴다. 깨진 곳이 있다가 다시 얼기도 하고, 또 갑자기 얼게 되면 기포가 들어가기도 한다. 그렇게 결이 생긴 얼음 모양이 흙이 연리되서 도자기가 되는 모습하고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들은 작가노트를 쓴다. 겨울철 수입천의 맑고 투명한 얼음을 보면서, 흰색과 흰색이 어우러짐에도 결이 생기는 도자기 작업에 관련된 생각과 글도 자연스럽게 쓰게 됐다. 도자기의 가장 클래식한 색깔은 청색과 흰색이다. 그리고 양구에 와서 가장 많이 보게 된 것이 밤하늘이다. 방산 백자박물관 근처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방산’이라는 지명 자체가 ‘사방에 산이 둘러 싸고 있다’고 해서 방산이다. 해도 빨리 지고, 저녁이 엄청 길다. 우리가 왔을 때 우주쇼처럼 별똥별 떨어지는 날도 많았다.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아서 까만색 작업도 하게 됐다. 그래서 흰색, 푸른색에 이어 검은색을 주제로 한 연리작업도 많이 하고 있다. 양구라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런 작업을 강요했다. 연리작업은 그런 식으로 계속 풀고 있다.” ―도예가가 된 계기는. “대학에서 디자인, 공예를 전반적으로 배웠다. 제대 후 잠깐 아르바이트로 축제행사 기획하는 걸 했었는데, 그 때 도예가 선생님들을 인터뷰하게 됐다. 그 때 도예가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으로 어떻게 사시는지도 궁금했는데, 다들 ‘어떻게든 먹고 사니까, 그냥 하면된다’고 하셨다. 양구백자연구소에서 학교 행사가 있다고 교수님들이 와보라고 해서 한번 와봤는데 작업환경이 서울이랑 많이 달랐다. 서울에서는 20~30평 공간을 4~5명이 나눠서 쓰는데, 여기는 80평 정도 공간을 단독으로 쓸 수 있었다. 우린 부부니까 함께 와서 작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6월에 왔다가 8월에 정착하게 됐다. 굉장히 급하게 진행됐다.” 백자토는 대표적인 도자기 재료 중 하나다. 1300℃를 웃도는 고온에 견디며 유리질화(도자기 태토가 유리질로 되는 것)하여 뛰어난 백색도와 강도, 투광도를 갖게 되는 것이 도자기 기술이 정점이었다. 백자는 조선의 청렴결백과 단순함, 절제의 상징이기도 했다. 고도의 정제된 재료와 기술로만 완성시킬 수 있는 백자의 아름다운 물성, 그리고 조선백자의 단순미는 부부의 작업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백색의 광맥에서 채굴한 덩어리, 산처럼 쌓아놓은 도석에 수천수만 번의 손길을 더해 불순물을 걷어내고, 이를 방아로 잘게 부수어 고운 입자로 만든 뒤, 맑은 수입천 물을 섞어 백토로 가공하기까지의 조선시대 행해진 제작 방식의 무수한 시간적 기술적 층위를 알게 된 이상 작업의 어느 과정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었다. ―양구백토는 어떤 점에서 좋은가. “한국은 최고급 도자문화를 가꿔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도자문화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양구백토의 경우 굉장히 많은 기록이 남아 있어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승정원 일기 등에 보면 양구백토 품질에 대해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고, 백색이 뛰어나다’는 우수성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그걸 연구하다보니 양구 백토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했다. 광주, 이천에 있던 관요도 양구 백토의 공급이 뒷받침 돼야 가능했던 것이다. 양구 백성들이 ‘백토 캐는 부역을 줄여달라’고 상소를 올리면, 관요에서 ‘양구 흙이 좋은데, 그 백토가 없어 힘들다’고 또 요청하는 줄다리기를 벌였던 것이다. 양구백토는 진주백토랑 섞어서 쓰기도 했다. 지금도 양구 백토를 현대작가들에게 나눠준 다음, 결과물을 양구백자박물관에서 계속 수집하고 있다.” 글·그림·사진 양구=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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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테리어]LED월로 구현한 커피농장의 하늘엔 특★함이 총총…

    ㈜스타벅스커피코리아(대표이사 송호섭)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퇴계로 스테이트타워남산 빌딩 1층에 스타벅스 ‘별다방’을 오픈했다. 점포명은 말 그대로 ‘별다방’이다. ‘별다방’은 국내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일컫는 애칭이다. 지명 혹은 건물명을 활용하지 않은 애칭 형태의 명칭을 점포명으로 채택한 것은 국내에서는 첫 사례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는 지명 위주의 점포명을 달아 왔다. 올해로 한국 진출 22주년을 맞아 한국 고객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의미를 담아 ‘별다방’이라는 점포명으로 결정했다. ‘별다방’은 그동안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소개해 왔던 추억을 모두 담아내면서도 친환경, 평등한 채용 등 지속 가능성의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매장이다.별다방은 지역 특성을 살려 한국 전통 문양 기와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집에서 벽난로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즐기는 듯한 홈카페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밭의 풍경처럼 커피농장 역시 푸른 커피나무들이 여러 겹으로 드넓게 심어져 있는데, 이러한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을 별다방의 창가 파티션 디자인에 접목했다. 오후의 직사광선이 길게 들어오는 창가에 앉게 되면 곡선으로 겹쳐진 파티션 디자인을 즐길 수 있다.매장 인테리어는 커피꽃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전반적으로 자연적이고 밝은 톤을 사용했다. 전체적인 벽면은 흙을 눌러 다진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수작업으로 핸드페인팅을 했으며, 오렌지와 금빛 톤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해 따뜻하고 밝은 매장 분위기를 연출했다.별다방에는 중앙에 거실처럼 넓은 리저브바가 있고, 그 앞쪽으로 고객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큰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계단식 좌석이 있어 잠시 앉아 커피와 따뜻한 푸드를 즐길 수 있고, 대형 디지털 아트월 너머 매장 뒤쪽으로는 안락하고 따뜻한 벽난로가 있는 내 방 같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아울러 스타벅스 하면 사이렌을 빼놓을 수 없는데, 사이렌 인어 비늘과 기와 디자인의 곡선 형태를 접목하여 매장 바깥쪽 상부의 물결치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특히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디지털 아트월을 매장 내에 적용했다. 가로 8m, 세로 4m의 발광다이오드(LED) 월이 매장 가운데 설치돼 스타벅스와 관련한 영상을 구현한다. 첫 번째 아트월은 일러스트레이터 이규태 작가와 협업한 작품으로, ‘스타벅스 하시엔다 알사시아 커피 농장’의 낮부터 밤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풍경과 비 오는 날의 풍경 등의 영상으로 고객들에게 따스한 감성과 위로를 전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이렌오더 전용 픽업 공간을 적용해 매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상품을 빠르게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친환경 관련 매장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매장 내 센서 설치를 통해 고객이 10분 동안 해당 공간에 없을 경우 움직임을 감지해 조명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또한 채광에 따라 내부 밝기를 조절하는 시스템 등을 갖춰 전기료 절감 효과를 준다.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콘셉트인 ‘평등한 채용’과 관련해서도 상징적인 매장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별다방’ 근무 파트너는 스타벅스가 진행하고 있는 취약계층 채용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채용된 장애인 바리스타와 중장년 바리스타 등 다양하게 구성된다. 향후에도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이 재입사하는 리턴맘 바리스타, 취약계층 청년지원 바리스타로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스타벅스 송호섭 대표이사는 “‘별다방’은 단순히 점포명만 특별한 매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고객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담긴 특별한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스타벅스 별다방 개점을 기념해 ‘사케라또 아포가토’ ‘콩고물 블랙 밀크 티’ ‘별궁 오미자 유스베리 티’ 등 음료 7종을 전국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새롭게 출시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P.HS0 {style-name:"바탕글";font-family:"굴림"; font-size:10.0pt; color:#000000; font-weight:"normal"; font-style:"normal";margin-left:0.0pt; margin-right:0.0pt; margin-top:0.0pt; margin-bottom:0.0pt; text-align:justify; line-height:16.0pt; text-indent:0.0pt; letter-spacing:0.0pt;}}

    •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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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대 제10대 총장에 전호환 임명

    전호환 국가교육회의 고등직업교육개혁전문위원장이 28일 동명대 10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4년. 전 총장은 이날 서의택 학교법인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부산대 총장을 지낸 그는 동명대 총장 내정 후 실험대학인 두잉(Do-ing)대학을 통한 동명대의 교육중심 대학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부산대 총장 때 대학이 성장 동력이 돼 지역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대학 주도 성장론을 강조해 왔다. 그는 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도 맡고 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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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스 산업 뛰어든 울산, 올 1114명 고용창출 효과”

    “울산의 숙원인 전시컨벤션센터가 드디어 문을 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울산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유에코·사진)’가 29일 오후 3시에 개관한다. 울주군 삼남면 고속철도(KTX) 울산역 인근에 들어선 유에코는 4만3000m²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만2000m² 규모로 건립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컨벤션센터가 없어 그동안 대규모 국제행사는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앞으로 이곳에서 개최할 다양한 행사들이 코로나에 지친 시민과 기업들에 위로와 희망을 주고, 울산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 “먼저 울산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개성 있는 외관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세계적 문화유산이자 국보(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의 고래 그림과 주변 지층을 웅장하면서도 예술적인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내부의 8000m² 규모 전시장은 기둥이 없어 분할이 용이해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습니다.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홀과 12개의 중소회의실을 활용해 이벤트, 세미나, 회의 개최가 가능합니다. ‘유에코(UECO)’라는 약칭은 울산의 U와 전시회(Exhibition), 컨벤션(COnvent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생태도시 울산을 상징하는 ‘ECO’ 글자도 겹쳐 있습니다.” ―울산시가 마이스 산업에 주력하기 시작한 이유는…. “울산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제조업의 심장’으로서 산업관광 기반과 콘텐츠가 그 어느 도시보다 잘 갖춰져 있습니다. 조선, 자동차 등 기존 주력 산업과 함께 수소 산업 등 울산 장기 미래 발전을 위한 ‘9개 성장다리’ 사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구대암각화와 태화강 국가정원, 영남알프스와 간절곶 등 자연·문화·역사·관광자원도 풍부합니다. 울산의 다양한 산업과 함께 상승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시회, 컨벤션을 포괄하는 마이스(MICE) 산업입니다. 마이스 산업은 관광 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도시 홍보 및 마케팅 효과도 큽니다.” ―국내 마이스 산업 중 울산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점은…. “기존 산업 인프라와 함께 수소 그린모빌리티 국제자유특구와 수소 시범도시 조성 사업 등 혁신산업 기반은 타 도시와 차별화할 수 있는 특성입니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KTX 역세권에 있고, 동남권에서 유일하게 경제자유구역 내에 위치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의 입지도 강점입니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 개관이 2030세대의 화두인 고용 문제에 끼치는 영향은…. “국제회의 기획, 전시 주최 분야, 여행업, 호텔숙박업, 요식업 등 다양한 신규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2021년 전시회 21건, 컨벤션 18건이 개최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3179억 원에 이르고, 1114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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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술 적용해 복잡-다양한 업무 신속처리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S의 업무자동화 솔루션 ‘브리티(Brity) RPA’를 도입해 전국 79개 지점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했다. 직원들이 메신저 형태의 RPA봇 대화창에 업무를 입력하면, Brity RPA봇이 대화 내용을 인지하고 업무를 수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금융상품 매매 거래내역 확인, 우편물 검수, 우리사주계좌 매매 제한 등 100여 개 업무를 자동화해 7만 시간 이상을 절감했다. 삼성SDS(대표 황성우)의 ‘Brity RPA’는 자연어 이해(NLU), 챗봇(Brity Assistant), 딥러닝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텍스트 분석(TA) 등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업무까지 수행하는 업무 자동화 솔루션이다. 특히 Brity RPA는 동시에 여러 개의 자동화 프로세스가 실행 가능한 헤드리스 봇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업무 처리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업무 수행 방식을 분석해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을 추천하는 RPD(Robotic Process Discovery), PC에서 업무 수행 화면을 녹화해 프로세스를 자동 생성해주는 스텝 레코더 등 비전문가도 쉽고 빠르게 RPA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시스템 운영자의 승인 없이도 사용자가 개인 PC에서 자동화 프로세스를 직접 스케줄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어텐디드 봇(Attended Bot) 기능을 선보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RPA를 출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60일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Brity RPA는 지난해 5월 GS(Good Software) 1등급을 취득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최초로 정보기술(IT) 리서치·컨설팅 기업 가트너의 매직 쿼드런트(MQ)에 등재됐다. 현재 100여 개 기업, 대학, 금융 및 공공기관에서 Brity RPA를 제조, 물류, 고객서비스, 영업, 구매, 재무, 인사 등의 업무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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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프로골프협회 부회장에 채정석 변호사 임명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최근 법무법인 웅빈의 채정석(65) 대표변호사를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이번에 임명된 채정석 부회장은 사법시험과 행정고시를 모두 합격한 후,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 등 주요검찰청 검사 및 부장검사,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등을 역임했고,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법무실장 사장을 지낸 법률전문가이자, 싱글 핸디캡의 실력파 골퍼이기도 하다. 특히 채부회장은 로펌운영 이외에도 저작권연구소를 설립하여 문화·스포츠저작권 관련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현재 여자골프에 비하여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국내 남자프로골프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현 구자철 회장의 강력한 지원군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한국프로골프협회 구자철회장은 “법률전문가이자 기업가인 채정석 부회장의 영입으로 프로골프협회의 운영 및 관리와 대외적 활동, 다양한 사업추진 등에 있어서 든든한 법률적 지원과 활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채부회장은 “골프 애호가로서 구자철회장님을 보좌하면서 그동안 품어왔던 관심과 애정을 펼쳐 한국남자프로골프의 진흥과 협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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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과 공헌에 감사”…6·25 참전용사에 ‘평화의 마스크 보내기’ 운동

    전세계의 6.25참전 노병들과 그 후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 마스크 보내기 운동이 펼쳐진다.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김희선 공동회장), (사)우리민족교류협회(송기학 이사장), 국회재단법인 3.1운동 UN/유네스코등재기념재단(김영진 이사장) 등 3개단체 협의회 범국민운동본부는 6.25 한국전쟁 70주년 특별기획사업 일환으로 평화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마스크 모금 활동을 담당할 본부장 및 부본부장 임명식이 진행됐다. 이날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김희선 공동회장과 3.1운동UN/유네스코등재 기념재단 김영진 이사장이 참석해 1명의 본부장과 7명의 부본부장을 임명했다. 본부장에 임명된 정지훈 사트너 대표이사는 2020년 대구 코로나 사태 당시 마스크 2만장과 방역용 라텍스 장갑 5만장을 대구 수성구청에 기부하고, 서울교육청에 교육복지취약아동 지원용 마스크 2만8000장을 기부하는 등 코로나 관련 기부에 앞장 서 왔다. 또한 최상근 (주)모세 총괄본부장, 김승근 대영상사 대표, 김문휘 동호섬유 대표, 유재학(주)태경 대표이사, 강석현 (주)태경 전무, 김주홍 (주)현성메디 대표이사, 이용필 (주)중앙에어클린 대표가 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김희선 공동회장은 “6·25전쟁 당시 22개 참전국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참전용사가 보여준 희생과 공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코로나19 방역마스크를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영진 이사장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유엔 참전국 노병들에게 빚진 사랑을 보답하기 위한 사업에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본부장과 부본부장들이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격려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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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해야 부자 되냐고? “인생의 선택에 따라 부의 크기 달라진다”

    “인생의 수많은 선택에 따라 부의 크기가 달라진단다.” 부동산을 거쳐 주식, 가상화폐까지 투자 열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바야흐로 주식 인구 천만 시대다. 집값 급등에 좌절한 젊은이들은 주식에서 ‘대박의 꿈’을 좇기도 한다. 인생이 투자 그 자체일진대, 제대로 공부해가며 긴 호흡으로 나서기보다 지나친 조급함으로 더 큰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팬데믹에 장기 경제불황이 함께 겹치면서 일자리가 흔들리고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돈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한국 중산층의 ‘내 집 마련 후 은퇴 소득 준비’라는 일반적인 노후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금융정책으로 저금리가 굳어지며 투자하지 않으면 자식에게 가난을 대물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신간 ‘부의 계단’(매일경제신문사)은 냉혹한 투자의 세계를 30년 가까이 경험한 금융전문가 아빠들이 현명한 인생 투자에 대한 지식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원장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빼어난 이코노미스트들인 두 저자는 마치 코치의 레슨처럼 투자의 정석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짚어준다. 저자는 ‘우리 자식이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베푸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금융지식과 부의 계단을 오르는 법을 알려준다. 또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냐고 묻는 자식에게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도록 인생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들만 세심하게 담았다. 덕분에 사회 초년생은 물론 평생의 투자 철학과 습관을 만들고 안정된 노후를 준비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 두고두고 다시 보는 책이 탄생했다. 이 책은 금융 키워드 17개로 배우는 최소한의 투자 상식과 실전 투자 전략, 생애 주기별 투자 지침, 부의 원칙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투자자 아빠와 딸의 진솔한 대화와 아빠가 자식에게 전하는 편지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대화에 빠져들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요즘같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경제 구조의 대전환기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가짜 정보에 휘둘리며 투자 테크닉을 따라 하기보다 경제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고 삶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책에서 알려주는 5단계의 커리큘럼을 따라 차례대로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부의 고지에 오를 것이다. 김동환 유튜브 ‘삼프로TV’ 대표는 “지난 몇 년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부자와 빈자의 대오를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지금이 부자가 될 결정적 시기다. 부자의 경로는 모든 이에게 반복되지 않기에 우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저자인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 원장은 재경부, 금융위에서 자산운용, 보험, 은행, 국제금융 정책 및 운영을 했으며, 세계은행과 OECD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금융 및 투자시장 현안을 다뤘다. 2017년부터 3년간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으로 55조 원을 운용하는 성공적인 실전 성과를 통해 생생한 투자 현장을 경험했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2030이나, 준비 없이 발을 들였지만 투자시장의 원리가 궁금한 4050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3년 전부터 이 책을 준비해왔다. 금융전문가이자 아빠로서 지난 30년간 체험한 투자시장의 작동 원리와 행복으로 가득한 부를 얻는 방법을 진솔하게 담았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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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프란치스코 교황 폰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는 자주색 모자를 쓴 주교님들이 스마트폰을 꺼내게 만든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장할 때면 엄숙한 성당 곳곳에서도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급기야 각국에서 온 주교와 추기경까지도 교황의 모습을 촬영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2014년 바티칸에서 열린 염수정 추기경 서임식 미사에서 취재하던 기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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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계의 예던길 따라 한 폭의 그림 속으로[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1501~1570)은 평생 ‘물러남’의 미학을 추구했다. 대과 급제 후 평생 140차례 벼슬이 주어졌지만 사직상소를 올리고 나아가지 않은 것이 79차례다. 나아간 61차례마저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의 호인 ‘퇴계(退溪)’는 ‘시내로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는 고향인 안동의 낙동강변에 도산서당을 짓고 자연을 벗삼아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길러내 ‘착한사람이 많아지는(善人多)’ 세상을 만드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삼았다. 이러한 퇴계 선생의 유지를 이어받고 있는 도산서원선비수련원에서 2박3일간 숙박하며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과 함께 따뜻한 사람 향기로 가득찬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 걸었다.●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예던길 퇴계는 도산서원에서 15km 가량 떨어진 청량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다. 스스로 ‘청량산인(淸凉山人)’이라 칭할 정도였다. 15세 때 숙부와 함께 오른 것을 시작으로 평생 6차례 청량산에 오른 것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그는 청량산에서 책을 읽고, 가는 길에 수많은 시를 남겼다. 퇴계가 마지막으로 청량산에 오른 것은 63세 되던 1564년 4월 14일. 퇴계의 가장 가까운 벗이었던 벽오 이문량(1498~1581)과 손자 안도를 비롯해 10여 명의 지인들이 함께 하는 산행이었다. 새벽부터 밥을 먹고 출발한 퇴계는 현재의 안동 도산면 원천리 내살미마을인 천사(川沙)에 도착했다. 안개 낀 산 봉우리에 물결은 출렁이고, 새벽 하늘은 곧 동이 트려 붉게 물들고 있다. 그런데 친구인 벽오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퇴계는 친구가 기다려도 오지 않자, 나귀의 고삐를 잡고 먼저 출발하면서 유명한 시를 남긴다. ‘나 먼저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先入畵圖中)!’ ‘예던길’은 퇴계가 청량산에 가던 낙동강변 4~5km 구간의 길이다. 숲 속 오솔길과 은빛 물결 주변에 펼쳐지는 학소대, 농암종택, 고산정의 수려한 풍경은 퇴계가 ‘그림 속(畵圖中)’으로 들어간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한 폭의 동양화를 방불케한다. ‘산(山)태극, 수(水)태극’이란 말처럼 산이 굽이치는 형세에 따라 물도 S자로 굽이친다. 퇴계는 나귀를 타고 미천을 건너면서 읊은 시에서 ‘맑고 맑은 여울(淸淸灘)과 높고 높은 산(高高山)’이 끊임없이 ‘사라졌다 다시 보이네(隱復見)’라며 지형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풍경을 표현했다. 예던길의 단천교 앞에는 ‘녀던길’이라고 새겨진 돌이 있다. 퇴계가 지은 유일한 한글 시조인 ‘도산십이곡’ 중 아홉 번째 곡에 “고인을 못 뵈어도 녀뎐길 앞에 있네/녀던길 앞에 있으니 아니가고 어쩔고”에서 따온 말이다. ‘녀던길’은 옛 성현이 가던 길이라는 뜻이다. 독일 하이델베르그에는 칸트, 괴테, 헤겔이 걸으며 사색하던 ‘철학자의 길’이 있다. 조선의 선비들이 청량산을 오르내리며 사색하던 ‘예던길’도 그에 못지 않은 인문학 여행지인 셈이다. 예던길을 걷다보면 강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네모난 바위를 만난다. 퇴계가 ‘경암(景巖)’이란 시에서 읊은 바위다. 그는 거센 물결 속에서도 천년동안 변함없이 가운데 서 있는 바위를 보며 시류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들의 ‘부평초’ 같은 삶을 되돌아본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벼슬을 지키려 하고, 권력을 좇는 먼지 속 세상에서도 한 가운데 중심을 잡는 바위같은 존재를 묵상하는 시다. ‘독서여유산(讀書如遊山)’. 청량산 입구에 세워져 있는 시비에서 퇴계는 자연 속을 거니는 ‘유산(遊山)’이 독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산을 거닐며 얕고 깊음, 근원을 배우고, 피어오르는 구름을 보며 묘함을 깨닫고, 오르고 내려옴을 성찰한다. 그에게 산과 자연은 그에게 바로 학교이고 도서관이며, 학문의 전당이었던 것이다. ●새벽에 걷는 퇴계 명상길도산서원선비수련원의 아침은 5시반에 ‘퇴계명상길’ 산책으로 시작된다. 새벽 산책 코스는 퇴계가 머물렀던 한서암에서부터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도산서원까지 가는 왕복 1.5km 남짓한 산길이다. 이슬을 머금은 새벽공기가 감도는 초록빛 세상에는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퇴계 선생이 지은 시조 ‘도산십이곡’을 나지막하게 읊조리며 걷다보니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도산서원을 포함한 9개 서원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원은 조선시대 존경스러운 유학자를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설립한 사학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서원이 사후에 지어지는 것과 달리, 도산서원은 퇴계 선생이 생전에 직접 설계하고, 머무르며, 제자들을 10년 동안 가르쳤던 도산서당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도산서당은 방 한 칸, 부엌 한 칸, 마루 한 칸의 소박한 건물이다. 담장은 곳곳이 뚫려 있고, 나무를 엉성하게 얽은 사립문이 손님을 맞는다. 도산서당의 현판은 퇴계 선생이 직접 썼다. 세로로 기둥에 달린 현판 글씨가 무척 작고, 유머러스하다. ‘산(山)’자는 그림으로 표현됐고, ‘서(書)’ 자에는 새가 그려져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모이를 찾는 새처럼 부지런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그려넣었을까. 이 곳에서 60대의 대유학자였던 퇴계 선생은 아무리 어린 제자라도 사립문 밖까지 나와 배웅했다고 한다. 퇴계 선생의 사후에 세워진 전교당에 있는 현판 ‘도산서원’은 당대 명필인 한석봉이 썼다. 전교당 뒤편에는 퇴계와 제자 월천 조목의 위패가 모셔진 사당인 상덕사(尙德祠)가 있다. 기자도 유건과 제복을 입고 사당 안에 들어가서 ‘퇴도 이선생(退陶 李先生)’이라고 씌여져 있는 퇴계 선생의 위패에 향을 올리고 인사를 드리는 알묘(謁廟)를 했다. 도산서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선비가 은둔하며 수양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군자는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처럼 앞에는 낙동강 물과 수려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천원권 지폐 뒤쪽에 새겨진 겸재 정선의 그림에 나오는 선경이다. 이 곳에는 퇴계 선생이 잠시 쉬며 사색하던 ‘천광운영대(天光雲影臺)’가 있다. 날씨가 좋을 때면 ‘하늘, 빛, 구름’의 ‘그림자’가 강물에 비쳐 함께 배회하는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는 곳이다. 김병일 원장은 “물이 맑고 깨끗할 때는 천, 광, 운이 물속에 잘 비치지만, 바람이 불거나 먹구름이 가리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사람도 나쁜 마음, 사악한 생각을 하면 착한 본성은 가려지기 때문에, 선한 생각으로 마음을 닦아 착한 본성이 드러나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선비의 마음수양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후손에게 전해진 퇴계의 정신과 인간미 퇴계가 대학자를 넘어 성현(聖賢)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남녀, 신분 차이를 넘어 모든 생명과 인간에 대한 존중을 실천한 삶 때문이다. 퇴계 종택과 퇴계가 태어난 태실, 묘소 등 도산서원 주변을 걷다보면 꼿꼿한 선비로만 알았던 퇴계가 사실은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어른이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퇴계의 묘소 밑에는 맏며느리(봉화 금씨)의 무덤이 있어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퇴계는 요즘말로 하면 ‘츤데레(겉으로는 무뚝뚝해보이지만 사실은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시아버지였다. 퇴계는 가족들에게 수많은 편지를 남겼다. 그 중에서 며느리가 생일에 버선이나 옷을 선물해서 보내면, 한양에서 조정에서 일하던 퇴계가 고마움을 표하는 편지와 함께 참비, 바늘 등을 사서 답례품으로 보낸다는 내용이 많다. 또한 퇴계는 평소 병약했던 맏며느리를 위해 전국의 유명한 약수터에 보내거나 사물탕, 반총산 등 약재를 손수 지어 보내 치료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퇴계의 장례기간 중에 세상을 떠난 맏며느리는 이렇게 마음을 써주었던 시아버지 밑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또다른 이야기는 퇴계의 증손자의 비극에 관한 사연이다. 퇴계의 맏손자(이안도)가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맏손부 권씨 부인이 아들과 딸을 연년생으로 낳았다. 그런데 불행하게 산모인 맏손부가 젖이 부족했고, 갓 낳은 딸에게 우선 젖을 줄 수 밖에 없다보니 아들에게 젖을 주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서 도산에 있는 할아버지 퇴계 선생께 유모를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딸을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학덕이라는 여종이 젖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덕이를 서울로 데려가겠다고 편지를 한 것이었다. 그러나 퇴계는 여종을 보내면 그녀가 낳은 아이는 어떻게 되겠느냐며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남의 아이를 죽여 내 자식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며, 이는 네가 배운 성인의 가르침에도 어긋나지 않느냐는 것이 이유였다. 몇 달 후 집안의 대를 이어야할 맏증손자는 죽고 말았다. 결국 양자를 들이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지만, 퇴계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분고하와 상관없이 모든 생명은 한결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가르친 것이다. 퇴계 종택에 들어섰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김병일 원장과 함께 종택의 대문에 들어서자 퇴계 16대 종손인 이근필(90) 옹이 서둘러 두루마기를 입고 마중을 나왔다. 방 안에서 서로 큰절로 인사를 한 종손은 매실차를 놓고 30여 분 동안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이야기를 나눴다. 도산서원선비수련원에서 체험하는 어린 학생들이 찾아와도 종손 어르신의 ‘공경의 무릎꿇기’ 자세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늘 손님을 맞으실 때의 자세를 보고 몸에 자연스럽게 배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아흔살의 나이인 그는 요즘도 신문의 서평을 꼼꼼히 읽으며, 최신 경제경영서까지 주문해 읽고 있었다. 그에게 집 안에서 내려오는 퇴계 선생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무엇이냐고 묻자 “남과 다툴 때 절대 이기려 하지 마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자식들에게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에겐 꼭 이길 것을 요구하는 요즘의 세태와는 사뭇 다른 말이이었다. 도산서원선비수련원을 설립한 그는 ‘남의 허물은 덮어주고 착한 것은 드러내자’는 ‘은악양선(隱惡揚善)’ 운동을 제창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마친 후 종손은 집안 구석구석을 보여준 뒤 대문 앞까지 배웅하며 깊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그는 떠나는 기자에게 자신이 직접 붓글씨로 ‘조복(造福)’이라고 쓴 글귀를 선물로 주었다. 그는 “구복(求福)이나 기복(祈福)은 미신의 영역이지만, ‘조복’은 스스로의 힘으로 복을 만들어낸다는 진취적인 생각”이라며 ‘조복’이란 단어를 젊은이들에게 널리 알려달라고 했다. ● ‘광야’의 저항시인 이육사의 고향퇴계는 제자들에게 늘 배움과 실천을 함께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가르쳤다.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나 싸우는 견위수명(見危授命)이 바로 선비정신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퇴계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하계마을에는 구한말 의병활동과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한 독립유공자 25명이나 나왔다. 마을 입구에는 이들의 행적을 기록한 ‘독립운동기적비’가 세워져 있다. 고개너머 원촌마을은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의 고향이다. 이육사문학관에서는 퇴계의 14대 후손인 이육사 시인의 친필원고와 베이징 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 독립운동가로서 치열했던 삶을 볼 수 있다. 원촌마을에서 만난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81) 여사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 여사는 “1943년 일경에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이육사 시인이 베이징 감옥으로 이송될 때 청량리역에서 아버지를 뵀다”며 “당시 나는 네 살이었는데 얼굴에 짚으로 만든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 무서웠고 놀라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원촌마을 뒷산인 윷판대에 오르면 이육사 시인이 대표작인 ‘광야’의 시상을 떠올렸다는 전망대가 있다.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선조의 만류에도 말년에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퇴계는 69세에 임금에게 일시적인 귀향을 허락받는다. 노구를 이끌고 서울 경복궁에서 경북 안동까지 총 700리에 이르는 귀향길을 거쳐 14일 만에 안동에 도착한다. 귀향 후 1년9개월만에 세상을 떠나셨으니 마지막 귀향길이었던 셈이다. 퇴계의 귀향길은 지난 2019년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이 ‘제1회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 행사’를 개최한 후로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불리며 인문학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경복궁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총 5개 광역 지자체를 거쳐가는 총 270여㎞의 대장정은 하루 평균 20㎞씩 꼬박 13박 14일간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된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는 지난 15일 경복궁에서 출발했으며, 강남 봉은사, 양평, 여주, 충주, 단양, 죽령을 거쳐 28일 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맛집=안동에서는 제사 음식을 고추장 대신 간장에 비벼먹는 풍습이 있다. 안동 월영교 앞에 있는 ‘헛제사밥 까치구멍집’에서는 놋그릇에 6가지 나물, 탕국, 전, 김치, 안동식혜가 어우러진 헛제사밥 한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 ‘청포도’ 시인 이육사의 고향인 안동 도산면에는 ‘264 청포도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가 있다. ‘264’는 이육사 시인의 수인번호.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청포도 품종 ‘청수’를 이용해 만드는 화이트 와인은 ‘광야’ ‘절정’ ‘꽃’ 3종류가 있으며, 상큼한 과일향과 산미가 조화를 이룬다. 글·사진 안동=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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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향 깃든 靑山에 한 걸음 들어서니 나도 ‘녀던길’ 따라가네

    《조선의 성리학자였던 퇴계 이황(1501∼1570)은 ‘물러남’의 미학을 추구했다. 평생 140차례 벼슬이 주어졌지만 사직상소를 올리고 나아가지 않은 것이 79차례였고, 나아간 61차례마저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의 호인 ‘퇴계(退溪)’는 시냇가로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는 고향인 경북 안동에 도산서당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길러내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善人多) 세상’을 만드는 것을 평생 꿈꿨다. 이러한 퇴계 선생의 유지를 이어받고 있는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서 2박 3일간 숙박하며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76)과함께 따뜻한 사람 향기로 가득 찬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 걸었다.》 ○ 퇴계의 ‘예던길’ 따라 그림 속으로 퇴계는 도산서원에서 15km가량 떨어진 청량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다. 스스로 ‘청량산인(淸凉山人)’이라 칭할 정도였다. 15세 때 숙부와 처음 오른 것으로 시작해 모두 6차례 청량산을 찾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퇴계가 마지막으로 청량산에 오른 것은 63세 되던 1564년. 새벽부터 밥을 먹고 출발한 퇴계는 현재의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내살미마을인 천사(川沙)에 도착했다. 안개 낀 산봉우리에 물결은 출렁이고, 새벽하늘은 곧 동이 트려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인 벽오 이문량(1498∼1581)이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그때 퇴계는 나귀를 몰고 출발하면서 유명한 시를 남긴다. ‘나 먼저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先入畵圖中)!’ ‘예던길’은 퇴계가 청량산에 가던 낙동강변 4∼5km 구간의 길이다. 은빛 물결 주변에 펼쳐지는 학소대, 농암종택, 고산정의 수려한 풍경은 퇴계의 ‘그림 속(畵圖中)’이란 표현처럼 한 폭의 동양화를 방불케 한다. ‘산(山)태극, 수(水)태극’이란 말처럼 산이 굽이치는 형세에 따라 물도 S자로 굽이친다. 단천교 앞에는 ‘녀던길’이 새겨진 돌이 있다. 퇴계가 지은 시조 ‘도산십이곡’에 나오는 ‘녀던길’은 옛 성현이 가던 길이라는 뜻이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칸트, 괴테, 헤겔이 걸으며 사색하던 ‘철학자의 길’에 비견되는 이 길은 조선의 선비들이 거닐며 사색하던 인문학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예던길을 걷다 보면 강 한가운데에 서 있는 바위를 만난다. 퇴계가 ‘경암(景巖)’이란 시로 읊은 바위다. 그는 거센 물결 속에서도 천년 동안 변함없는 바위를 보며, 시류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들의 ‘부평초’ 같은 인생을 성찰한다. ○새벽에 걷는 퇴계 명상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아침은 오전 5시 반 ‘퇴계명상길’ 산책으로 시작한다. 퇴계 선생의 집이 있던 한서암에서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도산서원까지 오가는 1.5km 남짓한 산길이다. 이슬을 머금은 새벽 공기가 감도는 초록빛 세상에는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퇴계의 ‘도산십이곡’을 낮게 읊조리며 걷다 보니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2019년 도산서원을 포함한 9개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다른 서원들이 대부분 학자의 사후에 지어진 것과 달리, 이곳엔 퇴계가 직접 설계해 짓고 10여 년간 제자들을 가르쳤던 도산서당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도산서당은 방 한 칸, 부엌 한 칸, 마루 한 칸의 소박한 건물이다. 담장은 곳곳이 뚫려 있고, 나무를 엉성하게 얽은 사립문이 손님을 맞는다. 현판은 퇴계가 직접 썼다. 세로로 기둥에 달린 현판 글씨가 무척 작고, 유머러스하다. ‘산(山)’ 자는 뾰족뾰족한 그림으로 표현됐고, ‘서(書)’ 자에는 새가 그려져 있다. 이곳에서 60대의 퇴계 선생은 아무리 어린 제자라도 사립문 밖까지 나와 배웅했다고 한다. 군자는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처럼 도산서당 앞에는 낙동강 물과 수려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1000원권 지폐 뒤쪽에 새겨진 겸재 정선의 그림에 나오는 선경이다. 이곳에는 퇴계가 사색하던 ‘천광운영대(天光雲影臺)’가 있다. 날씨가 좋을 때면 하늘, 빛, 구름의 그림자가 강물에 비쳐 배회하며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는 곳이다. 김병일 원장은 “물이 맑고 깨끗할 때는 천, 광, 운이 물속에 잘 비치지만, 바람이 불거나 먹구름이 가리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사람도 나쁜 마음, 사악한 생각을 하면 착한 본성이 가려지기 때문에, 마음을 닦아 착한 본성이 드러나게 하는 선비의 마음 수양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후손에게 전해진 퇴계의 인간미 퇴계가 대학자를 넘어 성현(聖賢)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남녀, 신분 차별을 넘어서 모든 생명과 인간에 대한 존중을 실천한 삶 때문이다. 퇴계 종택과 태실, 묘소 등을 찾다보면 엄하기만 할 줄 알았던 퇴계의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퇴계의 묘소 밑에는 맏며느리의 무덤이 있다.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퇴계는 한양에서 벼슬살이할 때도 며느리가 버선, 옷을 지어서 보내면 반드시 편지와 함께 참빗, 바늘 등을 답례품으로 보냈다고 한다. 또한 평소 병약했던 맏며느리를 위해 약재를 손수 지어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다정다감했던 시아버지 밑에 자신을 꼭 묻어달라고 며느리가 유언을 했다고 한다. 한번은 서울에 살던 맏손자 며느리가 젖이 부족해 돌이 갓 지난 증손자가 시름시름 앓았다. 손자는 퇴계에게 편지를 보내 시골집에서 아기를 막 출산한 여종을 유모로 보내 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퇴계가 “남의 자식을 죽여 내 자식을 살리는 것은 불가하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대를 이을 맏증손자는 목숨을 잃었지만, 퇴계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사실을 손자에게 가르친 것이다. 퇴계 종택을 찾았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김 원장과 함께 들어서자 퇴계 16대 종손인 이근필 옹(90)이 서둘러 두루마기를 입고 마중을 나왔다. 큰절로 인사를 한 뒤 그는 매실차를 놓고 30분 동안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이야기를 나눴다. 젊은 학생들이 방문해도 어르신의 ‘공경의 무릎 꿇기’ 자세는 늘 변함이 없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증조부, 조부, 아버지께서 손님을 맞으실 때 자세를 보면서 몸에 밴 것”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기자에게 그는 직접 붓글씨로 쓴 ‘조복(造福)’ 글귀를 주었다. 그는 “구복(求福)이나 기복(祈福)과 달리 스스로의 힘으로 ‘복을 만들어 낸다’는 진취적인 ‘조복’이란 단어를 젊은이들에게 널리 알려 달라”고 했다. ‘지행합일’의 정신을 가르쳤던 퇴계의 후손들이 사는 하계마을에서는 구한말 의병활동과 일제강점기 독립유공자가 25명이나 나왔다. 고개 너머 원촌마을은 퇴계의 14대 후손인 시인 이육사(1904∼1944)의 고향이다. 이육사문학관에서 만난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81)는 중국 베이징 감옥에서 순국했던 아버지가 1943년 청량리역에서 압송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 여사는 “얼굴에 짚으로 만든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끌려가시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원촌마을 뒷산인 윷판대에 오르면 이육사 시인이 ‘광야’의 시상을 떠올렸다는 전망대가 있다. 글·사진 안동=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맛집 안동에서는 제사 음식을 고추장 대신 간장에 비벼 먹는 풍습이 있다. 안동 월영교 앞에 있는 ‘헛제사밥 까치구멍집’에서는 놋그릇에 6가지 나물, 탕국, 전, 안동식혜가 어우러진 헛제삿밥 한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 ‘청포도’ 시인 이육사의 고향인 안동 도산면에는 ‘264 청포도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가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청포도 품종 ‘청수’를 이용해 만드는 와인은 ‘광야’ ‘절정’ ‘꽃’ 등 3종류가 있으며, 상큼한 과일향과 산미가 조화를 이룬다.}

    •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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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ch&]LG전자 家電-車 핵심 부품은 모터(Motor)

    LG전자 모터, 축적의 시간만 59년LG전자는 59년 전인 1962년 선풍기용 모터를 시작으로모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98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버터 기술 기반의 ‘DD모터(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개발해 세탁기에 탑재했다. 모터 기술을 축적하기 위해 경남 창원에 모터를 생산하는 전용라인을 따로 둘 정도로 모터 없이는 LG전자 생활가전을 설명할 수 없다.‘가전은 LG’ 초석은 모터 ‘가전은 역시 LG’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LG 생활가전이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하는 데 ‘모터’가 효자 역할을 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까지 모두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LG전자의 차별화된 모터 기술은 강력한 성능과 수명을 갖출 뿐 아니라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다.‘세계 최강’ 모터 기술, 이젠 전기차 파워트레인! LG전자는 올 7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동력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등이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합작법인은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대량생산체계를 조기에 갖춰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일 예정이다.자동차 부품 ‘3각 편대’ 펼친다LG전자가 미래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전장사업을 키우며 연이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올 7월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LG전자 전장사업은 전기차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 등 3각 편대를 주축으로 본격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전승훈 기자raphy@donga.com}

    •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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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ch&]연간 누적 이용자 2000만 명… 타사 고객도 이용 가능한 ‘U+프로야구’

    LG유플러스가 ‘U+프로야구’에 4대 기능을 신설해 올 시즌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다시 한번 사로잡는다.U+프로야구는 2018년에 이미 연간 누적 이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선 국내 대표 야구 플랫폼 서비스다. 모바일 앱을 통해 KBO 실시간 중계, 각 구단의 경기 일정, 주요 선수 정보, 인기 하이라이트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KBO 경기 5개 실시간 동시 시청 △포지션별 영상 △홈 밀착영상 △경기장 줌인(8K) △주요 장면 다시 보기 등 ‘집관(집에서 관람)’에 최적화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U+프로야구 인기의 원천은 LG유플러스 야구서비스실 직원 6명의 손끝에서 매년 새롭게 탄생하는 기능과 콘텐츠에서 나온다. 올해도 4대 서비스가 새롭게 적용됐다. △실시간 스트라이크존 △야매 중계 △친구 채팅 △친구 초대가 핵심이다.야구서비스실 김성훈 선임은 특히 ‘실시간 스트라이크존’ 서비스에 공을 들였다고 말한다. 김 선임은 “열성 팬들은 스트라이크인 것 같은데 볼이라 하면 화가 날 때가 있다. 실제 중계 영상 화면 위에 스트라이크존을 바로 띄워줘 판정에 대한 불만을 줄이고, 보다 즐겁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사회인 야구팀 20년 경력의 최형진 책임은 주목할 만한 콘텐츠로 ‘야매 중계’를 꼽는다. 이는 ‘야구 매니아가 중계하는 방송’의 줄임말로 야구 광팬인 개그맨들이 나와 쉬운 용어로 해설해주는 것이 골자다. 최 책임은 “야구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전문용어를 당연히 여기고 있었다. 꾸준히 새로운 야구 팬들을 유입시켜 생태계를 확대하고자 야구 초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중계를 기획했다”고 밝혔다.올해는 지인과 온라인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소셜 기능도 강화됐다. 신설된 ‘친구 채팅’은 지인들과 함께 야구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프라이빗 채팅방’이다. 떨어져 있는 친구, 가족과 동반 관람을 하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지인들에게 앱을 손쉽게 알릴 수 있는 ‘친구 초대’도 신설했다. 앱 마켓에 들어가고, 서비스명을 검색해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기능이다.LG유플러스는 향후에도 콘텐츠 차별화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잠가도 음성 중계를 들을 수 있는 ‘백그라운드 모드’는 택시 기사들을 비롯한 운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요약본을 원하는 ‘라이트 유저’들은 KBO 리뷰 프로그램 ‘베이스볼S’의 이용률이 높다. 엄주식 LG유플러스 야구서비스실장은 “U+프로야구의 양적, 질적 기능 강화를 통해 고객들의 ‘방구석 응원’에 더욱 생동감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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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베네치아 뱃사공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해가 지면 분홍색 가로등이 들어온다. 노을에 붉게 물든 바다에 핑크빛 등불이 켜질 즈음이면, 뱃사공이 노를 젓는 곤돌라를 타야 한다. 곤돌라는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난 좁은 수로 사이로 조용히 흘러다닌다. 리알토 다리와 탄식의 다리, 바람둥이 시인 카사노바의 스토리가 숨겨진 건물…. 베네치아에선 물길이 골목이 된다. 뱃사공이 불러주는 노래는 라이브 영화 배경음악(BGM)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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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퐁 뒤 가르

    멀리서 보면 영화 필름처럼 보이는 ‘퐁 뒤 가르(Pont du Gard)’는 고대 로마의 수도교다. 1세기 전반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3층 건축물이다. 로마인들이 골족을 점령하고 세운 도시에서 쓸 용수가 부족하자 50km 밖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해 건축한 수로다. 2000년 전 로마인들의 경이로운 축조기술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퐁 뒤 가르 밑 계곡에서는 관광객들이 강물에서 수영을 즐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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