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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소 3연임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1인 독재’ 시대를 열었다.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전원을 모두 자신에 충성하는 최측근으로 채우면서 40여 년간 유지돼 온 집단지도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데다 ‘시진핑 핵심 지위 수호’를 국가 헌법보다 위상이 높은 공산당 당장(党章·당헌) 넣으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 주석은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 다음날인 23일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발표된 7인의 상무위원 명단 가운데 첫 번째(서열 1위)로 이름을 올려 최소 5년 집권연장을 확정했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에서 총리로 지명될 서열 2위에 자신의 최측근인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를 임명했다.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한 서열 5위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6위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 7위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도 시 주석의 최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이다. 상무위원에 잔류한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4위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과 견제 관계에 있는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리커창(李克强·67) 총리와 왕양(汪洋·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전날 공개된 당 중앙위원 205명에서 탈락해 최고지도부에서 퇴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은퇴 시점인 68세가 되지 않았음에도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강제 축출된 셈이다. 특히 한때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로 꼽혔던 공청단 출신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는 23일 상무위원회 진입은 고사하고 24명으로 구성된 핵심 권력 정치국 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시진핑 3기에 시 주석 권력을 견제할 세력이 의 견제 세력이 전멸한 셈이다. 중국공산당은 22일 공개한 당장 수정 결의문에서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 등 내용을 삽입하는 것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견지와 강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시 주석 1인 권력 집중을 뜻하는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시진핑 1강(强)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이제 모두 시진핑에 복종해야만 한다”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권력을 독점한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한국에도 ‘미국 편을 들지 말라’는 강압적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아시아 기축 통화로 꼽히는 일본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역외 시장 기준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면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나라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으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원화 가치 하락, 무역 적자 확대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0.06엔을 기록하며 199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50엔 선을 넘었다. ‘버블(거품)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NHK는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일본과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미국 간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신흥시장 전문가인 짐 오닐 채텀하우스 의장은 최근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 아시아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위안화 환율은 19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2744위안으로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279위안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 추락 여파로 일본의 올 상반기(4∼9월) 무역수지가 11조75억 엔(약 105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엔-위안화 가치 동반추락, 글로벌 펀드 亞이탈 우려 아시아 외환위기 경고등 日경제 체질 약화 환율 방어 어려워경기둔화 中도 환율 하락 지속 전망, 달러당 160엔-7.30위안 넘을 수도한국 수출품 가격 경쟁력 약화, 무역적자 확대 등 타격 불가피 중국 위안화(달러당 7위안)에 이어 일본 엔화 환율까지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서면서 당분간 일본, 중국 통화의 가치 하락에 제동이 걸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는 지난해 12월 말 대비 30.3%나 하락했고 위안화 가치도 14.5%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 “달러당 160엔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엔화는 한때 일본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세계 최대 규모의 대외 순자산을 등에 업고 대표 안전 자산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1255조 엔(약 1경1968조 원)에 달하는 국가 부채, 무역 적자, 경제 체질 약화에 따른 초저금리 유지 등으로 주요국 가운데 통화 가치가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일본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 개입은 시간 벌기에 불과할 뿐 연말까지 160엔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거품 경제 붕괴 때인 1990년 4월 160엔을 기록했다가 일본은행(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펴면서 147엔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투기에 따른 과도한 변동은 용인할 수 없다. 긴장감을 갖고 동향을 지켜본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엔화 약세로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도 위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함께 적자에 빠지는 ‘쌍둥이 적자’ 위험이 있다”며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휩쓸릴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8월 물가상승률은 2.8%로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호주 커먼웰스 은행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당분간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 지속될 것이다. 달러당 7.30위안을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 아시아 자본 유출로 韓도 휘청일 위험엔화와 위안화의 동반 추락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양대 경제대국의 통화 가치 급락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펀드 투자금이 아시아에서 이탈해 한국 경제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원화 자산을 팔아 달러화로 바꾼 뒤 자국이나 다른 나라로 빼가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도 있다. 1998년에도 달러당 엔화 환율이 147엔 선까지 올라 아시아 외환위기를 가속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이 “아시아 통화 가치 하락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 건 이 점을 짚은 것이다.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내려가면 기계 자동차 등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위안화 가치 하락이 중국의 구매력을 떨어뜨릴 경우 화장품 등 한국 제품 소비가 줄 수도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원화 가치도 하락할 것”이라며 “한국의 대일·대중 수출이 함께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공산당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공산당은 지난 40여 년 동안 나름의 절차에 따라 권력을 이양하고 승계했다. 27년간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 폐해를 절감한 공산당은 덩샤오핑(鄧小平)부터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習近平)에 이르기까지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지명해 권력 승계를 안정화함)’이라는 세계사에서 보기 드문 제도를 실천했다.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들이 권력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5년을 이끌 차기 상무위 윤곽이 드러나면서 중국이 그동안 이뤄낸 정치개혁 성과는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내외신 기자들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상무위는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홍콩과 대만을 비롯한 서방 언론 분석을 살펴보면 차기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제외한 6명 모두 ‘시진핑의 ○○○’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열 1위 총서기는 시 주석이 3연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열 2위 총리에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였을 때 비서장을 맡았고 지금도 ‘시진핑 비서’로 불리는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3위는 시 주석 핵심 정책인 ‘중국몽(中國夢)’ 등을 설계해 ‘시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王호寧) 중앙서기처 서기, 4위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였을 당시 지역신문 저장일보에 게재한 칼럼 초고를 쓴 ‘시의 필사(筆士)’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가 물망에 오른다. 서열 5위에는 시 주석 정적(政敵) 숙청에 앞장선 ‘시의 칼’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6위는 ‘시 주석 칭화대 룸메이트’인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 7위 상무 부총리에는 시 주석 일정을 관리하는 ‘시의 그림자’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이 임명될 수 있다. 상무위 구성원이 이처럼 모두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으로 채워지게 되면 권력 분점을 위해 만들어진 상무위가 ‘시진핑을 위한’ 보좌기구 내지 거수기구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22일 막을 내리는, 중국공산당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곳곳에서 노골적인 ‘시진핑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외신기자들이 모인 기자회견장에서도 서슴지 않고 “시 주석은 우리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 “14억 중국 인민 마음속 걸출한 영수(領袖)”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지금 중국공산당이 주목해야 할 것은 시진핑이 아니라 ‘반(反)시진핑’일지 모른다. 당 대회 기간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반독재’ ‘반핵산(PCR검사)’이라고 적힌 중국 주요 도시의 화장실 낙서 사진이 퍼졌다. 수도 베이징에 ‘시진핑 파면’이라고 쓴 플래카드가 걸린 사건은 충격적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베이징대 학생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DNA를 지닌 베이징대생들이 조금씩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래카드를 내건 사람을 과거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선 사람에 비유해 ‘제2의 탱크맨’이라고 부른다. 물은 섭씨 99도까지는 잠잠해 보이지만 마지막 1도가 더해지면 펄펄 끓어 냄비 뚜껑을 뒤집는다.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상무위가 그 1도가 될지 모를 일이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 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이르면 올해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미군에서 제기됐다. 미국은 대만과 공동으로 무기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침공 대비 차원인지 주목된다.○ 미 “올해나 내년 침공 가능성 배제 못해”20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전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토론회에서 “지난 20년간 중국인은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모든 일을 이행해 왔다”면서 “2027년이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올해나 내년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3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끝낼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길데이 총장은 2027년보다 더 빨리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2027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중국이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인 그해까지 전투력을 현대화한다는 목표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또 2027년은 올해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이 확실시되는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하는 21차 당대회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2027년 전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은 16일 20차 당대회 개막 업무보고에서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 부흥”을 위한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대회에 참석한 대표들에게 제출된 보고서는 “조국의 완전한 통일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수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장기 목표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기 전에 대만 통일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단기 목표로서 대만 통일 의지는 “군사 역량 운용의 일상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국지(局地)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는 보고서 내용에서도 읽힌다. 전면전과 달리 한정된 지역에서 일어나는 전쟁인 국지전은 중국이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상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에 이는 국가 대 국가의 전면전이 아니라 영토 내 국지전이자 내정 관련 사안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기 제공보다 더 빠른 선택지 고려”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대만과 미국 무기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공동 생산 무기로는 휴대형 방공시스템, 탄약 등이 유력시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이 중국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무기체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해 공동 생산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미 정부가 무기 공동 생산이 아니라 판매한다면 개발, 생산, 인도까지 최장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대만의 국방력을 높이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는 얘기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9일 “미국은 대만에 방위 전력 인도를 가능한 한 빨리 실행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기 공동 개발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한 무기 제공이 대만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날 “미국은 대만의 충분한 자위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무기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사실상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아시아 기축 통화로 꼽히는 일본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역외 시장 기준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면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나라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으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원화 가치 하락, 무역 적자 확대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0.06엔을 기록하며 199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50엔 선을 넘었다. ‘버블(거품)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NHK는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렸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위안화 환율은 19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2744위안으로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279위안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 추락 여파로 일본의 올 상반기(4~9월) 무역수지가 11조75억 엔(105조 원) 적자였다고 일본 재무성이 발표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신흥시장 전문가인 짐 오닐 채텀하우스 의장은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참석하는 기업인 수가 계속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에서 기업을 통한 부(富)의 증대보다 공산주의 이론을 확산시키는 작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는 해석이다. 또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강조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수단을 규제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대회에 참석한 기업인 수가 시 주석이 취임한 2012년 18차 당대회 때 34명에서 2017년 19차 당대회 때 27명, 이번 20차 당대회에는 18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기업 부문에서 당원수가 160만 명 이상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FT는 “앞으로 중국에서 민영 기업들의 쇠락을 예고하는 장면”이라며 “시 주석이 지난 몇 년 간 기업가들의 정치적 접근을 공산당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2020년 10월 중국 최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은 중국 금융당국의 업무 행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마윈은 시 주석의 분노를 산 것으로 전해졌고 중국 당국의 온갖 제재에 시달렸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기업 공개(IPO)로 주목받던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을 포기했고, 이후 독과점 위반으로 약 3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이 사건 이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오던 마윈 회장은 돌연 종적을 감췄고 지금까지도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시 주석은 빈부 격차 해소와 부의 불평등 완화를 강조하며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살자는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해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이 같은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교육,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을 규제하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앞세우면서 많은 기업들과 부자들이 ‘로빈 후드’식 세금 징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자들의 돈을 강제로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지금까지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금이 줄면서 그 대안으로 그 동안 없던 새로운 세금 항목들을 만들어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SCMP는 대표적인 것 신설 세금 항목으로 자본이익세와 상속세 등을 꼽았다. 이외 재산세나 소득세 부과 비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

중국공산당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22일 폐막을 앞두고 7인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상무위원회)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책사로 그의 대표 정책 ‘중국몽’을 설계한 왕후닝(王호寧·67) 중앙서기처 서기의 부상이 예고됐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공산당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서열 5위인 왕 서기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계로 분류되는 왕후닝은 중국공산당 최고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시진핑 사상’ 및 2049년까지 중국을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드는 ‘중국몽’ 등 시 주석 정책의 근간이 되는 이론 체계의 틀을 만들었다. 상하이 출신인 왕 서기는 푸단대 국제정치학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을 비판하는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6인의 상무위원 전원이 시 주석의 측근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과 대만 언론들은 서열 2위 총리에 ‘시진핑의 비서’로 불리는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 4위 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였을 때 저장일보에 게재한 칼럼의 초고를 썼던 ‘시의 필사’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 왕 서기의 후임인 5위에 시 주석의 정적 숙청에 앞장선 ‘시의 칼’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현재 자오러지가 맡고 있는 6위는 시 주석의 칭화대 룸메이트였던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 7위 상무 부총리에 시 주석의 일정관리를 맡은 ‘시의 그림자’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을 ‘인민영수’로 부르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당대회 기간 중 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잇따라 시 주석을 인민영수로 불렀다고 보도했다. 1949년 중국 정부 수립 뒤 ‘영수’라는 칭호를 받은 지도자는 27년간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 뿐이다. 군 수뇌부는 철저한 전쟁 준비와 전투력 강화를 통해 시 주석의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나섰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18일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부대 대표단 토론회에 참석해 “매시간 전쟁 준비를 통해 국가주권, 안보, 발전이익을 단호히 지켜야 한다. 시진핑 강군사상을 깊이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3일 공개되는 차기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리커창(李克强·67) 총리가 완전히 퇴진할 수 있다고 홍콩 유력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긴장 관계에 있는 파벌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간 리 총리의 입지가 많이 약화됐지만 그나마 시 주석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새 총리로 시 주석의 최측근이 기용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이 경우 7명으로 구성된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멤버 대부분이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최소 3연임의 장기집권을 확정할 뿐 아니라 권력을 독점함으로써 마오쩌둥 사후 덩샤오핑이 독재로 인한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든 집단지도체제가 40여 년 만에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리커창 퇴진-習 측근 리창 총리설1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공산당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서열 2위 총리에 충성파를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가 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로 있을 때 비서장으로 일하며 보좌관 역할을 했던 최측근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따른 상하이 봉쇄로 큰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리창이 총리가 된다면 중국공산당이 시 주석에게 장악됐다는 증거가 된다. SCMP는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리커창 총리가 완전히 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에 따라 상무위원 교체 폭이 커지면서 7명 가운데 4명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초 리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도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은퇴가 예상된 인물은 68세(중국공산당 고위직 은퇴 기준 나이)가 지난 리잔수(栗戰書·72) 전국인대 상무위원장과 68세가 된 한정(韓正) 부총리였다. SCMP는 “다른 한 명은 확실치 않지만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도 퇴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왕양도 리 총리처럼 공청단 출신이다.○ 시자쥔 최고지도부 대거 입성 가능성SCMP는 새로 상무위원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리창 외에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과 천민얼(陳敏爾·62) 충칭시 당서기, 리시(李希·66) 광둥성 당서기 등을 꼽았다. 4명이 퇴진한 뒤 새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은 대부분 시 주석 측근들이다. ‘시 주석의 그림자’로 평가받는 딩쉐샹은 시 주석의 국내외 순방을 포함한 일정 관리를 맡으며 사실상 비서실장 노릇을 해 왔다. 천민얼은 시 주석의 2002∼2007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부터 측근이다. 리시도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공청단 출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측근으로 ‘리틀 후’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는 상무위원 진입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SCMP는 “후춘화의 상무위원회 진입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현 상무위원 중 공청단 출신 리커창과 왕양이 퇴진하고, 후춘화도 진입하지 못한다면 차기 상무위원회는 시자쥔 판이 될 공산이 커졌다. 당대회에서는 노골적인 ‘시진핑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당대회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장에서 톈페이옌(田培炎)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시 주석은 곧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라며 “시 주석은 중국 인민 모두가 열망하는 ‘인민 영수(領袖)’”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상황에 대해 “온라인에서 최근 중국이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3일 공개되는 차기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리커창(李克强·67) 총리가 완전히 퇴진할 수 있다고 홍콩 유력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긴장 관계에 있는 파벌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간 리 총리의 입지가 많이 약화됐지만 그나마 시 주석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새 총리로 시 주석의 최측근이 기용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이 경우 7명으로 구성된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멤버 대부분이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최소 3연임의 장기집권을 확정할 뿐 아니라 권력을 독점함으로써 마오쩌둥 사후 덩샤오핑이 독재로 인한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든 집단지도체제가 40여 년 만에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리커창 퇴진-習 측근 리창 총리설 1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공산당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서열 2위 총리에 충성파를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가 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로 있을 때 비서장으로 일하며 보좌관 역할을 했던 최측근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따른 상하이 봉쇄로 큰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리창이 총리가 된다면 중국공산당이 시 주석에게 장악됐다는 증거가 된다. SCMP는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리커창 총리가 완전히 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에 따라 상무위원 교체 폭이 커지면서 7명 가운데 4명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초 리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도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은퇴가 예상된 인물은 68세(중국공산당 고위직 은퇴 기준 나이)가 지난 리잔수(栗戰書·72)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68세가 된 한정(韓正) 부총리였다. SCMP는 “다른 한 명은 확실치 않지만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도 퇴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왕양도 리 총리처럼 공청단 출신이다. ● 시자쥔 최고지도부 대거 입성 가능성SCMP는 새로 상무위원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리창 외에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과 천민얼(陳敏爾·62) 충칭시 당서기, 리시(李希·66) 광둥성 당서기 등을 꼽았다. 4명이 퇴진한 뒤 새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은 대부분 시 주석 측근들이다. ‘시 주석의 그림자’로 평가 받는 딩쉐샹은 시 주석의 국내외 순방을 포함한 일정 관리를 맡으며 사실상 비서실장 노릇을 해 왔다. 천민얼은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당서기시절부터 측근이다. 리시도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공청단 출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측근으로 ‘리틀 후’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는 상무위원 진입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SCMP는 “후춘화의 상무위원회 진입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현 상무위원 중 공청단 출신 리커창과 왕양이 퇴진하고, 후춘화도 진입 못한다면 차기 상무위원회는 시자쥔 판이 될 공산이 커졌다. 당 대회에서는 노골적인 ‘시진핑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당대회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장에서 톈페이엔(田培炎)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시 주석은 곧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라며 “시 주석은 중국 인민 모두가 열망하는 ‘인민 영수(領袖)’”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상황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최근 중국이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공산당 총서기 겸직)의 장기집권(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16일 개막해 22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낯 뜨거운 ‘시진핑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외국 기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기자회견장에서조차도 ‘시진핑 사상’과 시 주석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찬사가 계속되고 있다. 당대회 이틀째인 17일 내외신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샤오페이(肖培) 중앙기율위원회 부서기 겸 국가감독위원회 부주임, 쉬치팡(徐啓方) 중앙조직부 부부장, 톈페이엔(田培炎)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논의의 핵심이 될 ‘두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와 ‘두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두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가리킨다. ‘두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두 개념 모두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하고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 주석으로 권력 집중이 당연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시 주석 찬양을 이어갔다. 톈 부주임은 “역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대마다 그 시대에 맞는 걸출한 인물이 있어야 한다”면서 “시 주석은 곧 우리의 위대한 시대가 낳은 걸출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과 같은 걸출한 인물은 시대 발전의 대세를 정확히 판단하고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통찰할 수 있다”면서 “또 역사적 과업과 미래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여러 토론회에서도 시 주석에 대해 “중국에는 비범하고 훌륭한 시 주석이 있다”, “시 주석이 전체 당과 인민의 지도자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낀다”는 등의 시 주석 찬양이 이어졌다. 톈 부주임은 또 “시 주석은 높은 정치적 지혜와 강한 역사적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그는 중국 인민 모두가 열망하는 ‘인민 영수(領袖)’”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에 대해 ‘인민 영수’ 칭호를 부여할지 여부는 이번 당대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는 기자회견장에서 공식적으로 시 주석을 인민 영수라고 불렀다는 점에서 ‘시 주석=인민 영수’는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역사상 ‘영수’ 칭호를 받은 사람은 27년 간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毛澤東) 한 사람 뿐이다. 홍콩 밍보는 18일 “이번 당대회 기간 중 각 종 기자회견에서 자연스럽게 시 주석에 대해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20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을 습관처럼 ‘인민 영수’라고 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공산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방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서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며 “시진핑의 중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전면적인 통제의 시대(Era of Total Control)’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 연설이 중국의 권위주의화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NYT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 말할 수 있는 정보를 거의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시 주석의 이번 당대회 연설은 중국이 자유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신(新)시대’를 39번이나 외쳤지만 일부 중국인들에게는 암울한 시대다. 중국은 단일 이데올로기와 단일 지도자를 숭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요한 핵심 기술의 난관 돌파전에서 결연히 승리하겠다”고 밝히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차단에 맞서 ‘반도체 투쟁’을 선언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집권 3기에 미중 간 첨단기술 패권 경쟁 격화를 예고했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 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략의 수요를 지향점으로 삼아 원천 과학기술 난관 돌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7일 “시 주석이 첨단 과학기술 발전으로 (미국과의) 핵심 산업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며 “전 세계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의 연설은 중국의 첨단기술 능력을 억제하고 대만 군사 활동을 억지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도전에서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대회 개최 직전인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규제 확대를 거론하며 “향후 10년간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인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이 이달 초 발표한 고강도 반도체 수출 차단 정책에 따라 중국 내 미국 반도체 인력들이 줄줄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시진핑, 美 반도체 규제에 “결연히 승리”… 패권경쟁 격화 예고 美에 ‘반도체 투쟁’ 선언 習 “과학기술 자립-자강 가속화”… 中 자체 첨단 반도체 개발 강조전문가 “美-中 충돌 전방위 확산… 향후 5년 가장 위험한 시기될수도”中 반도체 8월 생산량 최대폭 감소… 애플 구매 보류-美인력도 대거 이탈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 자강 실현을 가속화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의 난관 돌파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 국가 전략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당대회 직전인 1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상위 외교전략 문서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겨냥해 “핵심 기술의 담장을 높이겠다”고 선언하자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핵심 기술의 중국 수출을 막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맞서 시 주석은 중국 자체적인 첨단 반도체 개발을 패권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중 충돌이 전방위적으로 격화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집권 3기인) 향후 5년간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中, 8월 반도체 생산량 전년 대비 25% 감소실제 시 주석은 업무보고에서 “과학기술 혁신 시스템을 개선하고 혁신을 국가 현대화 건설 과정의 핵심 지위에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공산당의 일당통치로 ‘중국식 현대화’를 이뤄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시 주석이 중국 자체 첨단 반도체 개발을 위한 혁신을 중국식 현대화의 핵심 요소로 내세운 셈이다. 시 주석의 업무보고에는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 특히 외부 세력의 위협과 억제, 봉쇄, 극한 압박에 직면했다”는 대목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위협(訛詐)’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시 주석이 기술과 혁신을 강조한 것은 글로벌 기술 강국이 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SCMP는 “중국은 앞으로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미국이 규제하는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며 과학과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미국 없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바이든 대통령의 첨단 기술 배제를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앨프리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시 주석은 세계 질서를 바꾸고 싶어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미중 충돌이 격화될 것이며 (미중 간) 긴장감이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기 위해 201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3429억 위안(약 68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이 펀드의 고위 관계자 7명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숙청됐다. 올해 1∼8월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량은 2181억 개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특히 8월 생산량은 24.7% 감소했다. 중국 당국이 반도체 생산량을 월별로 집계한 1997년 이후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애플, 中 국영기업 반도체 구매 계획 보류애플이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TMC)로부터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구매하기로 했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달 초 발표한 반도체 수출 통제 대상에 YMTC 등 중국 기업 31곳이 포함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르면 올해 중 YMTC를 탑재한 뒤 아이폰에 필요한 낸드플래시의 40%를 YTMC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중국 내 미국 반도체 인력들의 중국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 ‘미국인(US persons)’이 중국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거나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덱스터 로버츠 선임연구원은 “핵심 기술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시 주석의 요구는 과학기술 혁신이 핵심 요소”라며 “하지만 이는 미국 주도의 제재로 인해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7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선전 등 주요 도시의 화장실에 등장한 ‘반(反)시진핑’ 문구를 찍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반독재, 반핵산(PCR검사)’ 문구, 당대회가 개막하는 16일 베이징 도심에서 자동차 경적 등을 울리며 시위하자는 문구 등이 촬영됐다. 이 문구는 베이징 대학가인 하이뎬구 쓰퉁차오(四通橋)에 13일 내걸렸던 대형 현수막에 쓰인 글과 유사하다. 당대회 개막을 3일 앞둔 당시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라’ ‘핵산 말고 밥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SNS에서 퍼진 화장실 낙서가 13일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현수막 사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을 철저히 틀어막는 방법으로 여론 통제에 나섰다. 쓰퉁차오 주변은 “행인보다 공안(경찰)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계가 삼엄하다. 13일 현수막 사건 이후 사복 공안들이 이곳에 대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베이징대의 모든 출입구에도 공안 차량이 배치돼 24시간 드나드는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이 베이징대 학생이었다는 점에서 당국이 이번에도 대학가 여론을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완전히 통제됐다. 진입을 위해서는 깐깐한 신분 확인 및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광장 주변에 있는 마오쩌둥 기념관도 관람이 불가능하다. 외국인은 톈안먼 광장 입장이 불가능하다. 시 주석 집권 10년의 성과를 자랑하는 전시회도 일반인의 관람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당국이 허용한 극소수 단체와 기관의 관람만 가능하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공산당은 20차 당대회를 홍보한다면서 톈안먼 광장 주변에 거대한 꽃 장식을 해 놓았지만 정작 일반인은 아무 관심이 없고 접근도 어렵다며 “20대(二十大·20차 당대회를 가리키는 말)’라는 말이 통제와 억압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18일로 예정됐던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하루 전인 17일 갑자기 연기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성장률을 포함해 9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도시 지역 고정자산 투자 관련 등 이번 주 예정된 발표를 모두 연기했다.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을 경우 시 주석의 3연임 발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고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인한 경제 둔화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을 3.3%로 전망해 왔다. 이는 올해 성장률 목표 5.5%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16일 당대회 개막일 업무보고에서 제로 코로나 완화 가능성을 거론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방역 완화가 최소 내년 2분기(4∼6월)까지는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로 꼽히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에 방역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부동산 침체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업무보고가 “해외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기에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제러미 마크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치솟는 청년실업률과 부동산 침체, 금융 시스템 위기 관련 정책을 내놓겠다는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7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선전 등 주요 도시의 화장실에 등장한 ‘반(反)시진핑’ 문구를 찍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반독재, 반핵산(PCR검사)’ 문구, 당 대회가 개막하는 16일 베이징 도심에서 자동차 경적 등을 울리며 시위하자는 문구 등이 촬영됐다. 이 문구는 베이징 대학가인 하이뎬구 쓰퉁차오(四通橋)에 13일 내걸렸던 대형 현수막에 쓰인 글과 유사하다. 당 대회 개막을 3일 앞둔 당시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라’ ‘핵산 말고 밥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SNS에서 퍼진 화장실 낙서가 13일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현수막 사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을 철저히 틀어막는 방법으로 여론 통제에 나섰다. 쓰퉁차오 주변은 “행인보다 공안(경찰)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계가 삼엄하다. 13일 현수막 사건 이후 사복 공안들이 이곳에 대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베이징대의 모든 출입구에도 공안 차량이 배치돼 24시간 드나드는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이 베이징대 학생이었다는 점에서 당국이 이번에도 대학가 여론을 상당히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완전히 통제됐다. 진입을 위해서는 깐깐한 신분 확인 및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광장 주변에 있는 마오쩌둥 기념관도 관람이 불가능하다. 외국인은 텐안먼 광장 입장이 불가능하다. 시 주석 집권 10년의 성과를 자랑하는 전시회에도 일반인의 관람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당국이 허용한 극소수 단체와 기관의 관람만 가능하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공산당은 20차 당대회를 홍보한다면서 톈안먼 광장 주변에 거대한 꽃 장식을 해 놓았지만 정작 일반인은 아무 관심이 없고 접근도 어렵다며 “20대(二十大·20차 당대회를 가리키는 말)’라는 말이 통제와 억압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요한 핵심 기술의 난관 돌파전에서 결연히 승리하겠다”고 밝히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차단에 맞서 ‘반도체 투쟁’을 선언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집권 3기에 미중 간 첨단기술 패권 경쟁 격화를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 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략의 수요를 발전 방향으로 삼아 원천 과학기술 난관 돌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7일 “시 주석이 첨단 과학기술 발전으로 (미국과) 핵심 산업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며 “전 세계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의 연설은 중국의 첨단기술 능력을 억제하고 대만 군사활동을 억지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도전에서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대회 개최 직전인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규제 확대를 거론하며 “향후 10년간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인 중국과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이 이달 초 발표한 고강도 반도체 수출 차단 정책에 따라 중국 내 미국 반도체 인력들이 줄줄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개막한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중화민족 부흥’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향후 5년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강화”를 지시했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가리킨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을 “민족 부흥”과 연결시키며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중화민족이 21세기 중반 미국을 제친다’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식 현대화’와 대만 통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최소 5년 집권 연장과 권력 집중도 필요하다는 논리로 3연임과 장기 집권을 예고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지금부터 중국공산당의 중심 임무는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해 두 번째 100년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100년’은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을 가리킨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공산당이 영도(지도)하는 사회주의 현대화이며,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의 현대화”라고 했다. 모두 시 주석이 내세운 개념이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기본적인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이 매우 결정적인 시기”라고 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집중통일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집중통일영도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정착된 ‘집단지도체제’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시 주석 1인으로의 권력 집중을 뜻한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과 관련해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국의 완전한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대회 폐막일인 22일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고 23일 차기 총리 등 상무위원(최고지도부) 7명과 정치국 위원(권력 핵심부) 25명이 공개된다.시진핑, 권력독점 선언 “집중통일영도로 중국식 현대화”習 “대만 통일 반드시 실현”“공동부유 통해 중국식 현대화 달성…핵심기술 공방전 결연히 승리해야”군사력 강화-전략적 억지력 강조…대만 유사시 美개입 차단 의도대만 “물러서지 않을것” 즉각 응수 “(대만 통일 때)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절대 약속하지 않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평화통일의 앞날을 쟁취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이라고 말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모든 필요한 조치의 옵션을 남겨둘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조국의 완전한 (대만) 통일은 반드시 실현해야 하고 또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 2300명의 참석자는 시 주석이 “통일”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를 쏟아냈다. 시 주석이 최소 5년 집권 연장을 밝힌 업무보고에서 임기 내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미국에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주한미군을 동원해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한국도 군사 충돌 위험의 파장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習, 美와 반도체 패권 경쟁 “승리하겠다” 시 주석은 “국가 통일은 민족 부흥 역사의 바퀴가 힘차게 앞으로 굴러가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식 현대화와 이를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자신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할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시 주석이 대만 통일도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한 것이라며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삼은 셈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 국무원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22년 만에 펴낸 ‘대만 백서’에 나온 내용과 비슷하지만 시 주석이 직접 무력 침공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미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은 시 주석이 3번째 집권이 끝나는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하라는 지시를 중국군에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시 주석은 무력 통일에 대해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대만과 밀착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미국에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실전화한 군사훈련을 심도 있게 추진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강력한 전략적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막을 수 있도록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날 즉시 성명을 내고 “대만은 주권과 자유,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 주석은 “관건적 핵심 기술 공방전에서 결연히 승리해야 한다”며 “중국인의 밥그릇은 반드시 자신의 손 안에 확실히 쥐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해 과학기술을 자립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중화민족 부흥 내세워 권력 독점 정당화 시 주석은 이날 1시간 44분 동안 약 1만4000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5년 전 집권 2기를 시작한 제19차 당대회 때 3시간 반, 3만2000여 자의 연설에서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시 주석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반중 전선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국내 민심 이반 등을 우려해서인지 ‘안전(安全·50차례)’과 ‘온정(穩定·10차례)’이라는 단어를 총 60차례 사용했다. 그는 “국가안보는 민족 부흥의 근간이며, 사회 안정은 국력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화’라는 단어도 50차례 사용했다. 이날 시 주석이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중국식 현대화’였다. 특히 시 주석은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목표를 위해 자신을 중심으로 한 중국공산당의 “영도(지도)”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현대화의 이유로 내세운 “중화민족의 부흥”은 17차례 등장했다. 서방이 중국 사회주의의 폐쇄성과 통제,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있지만 ‘중화민족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중국몽’을 위해 공산당 일당 독재를 포기할 뜻이 없다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제시한 경제 구호인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 실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부유는 표면상 발전의 수혜를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분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를 강조하면서 “민영 경제 발전을 흔들림 없이 장려, 지원,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동부유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소비재 영역 등에서 민간기업의 활동 범위를 대폭 넓혀준 개혁개방 40여 년 역사와 달리 민영기업에 대한 통제 강화를 의미한다. 특히 시 주석은 “지금부터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중심 임무”라며 이를 위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 1인에 대한 권력 집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덩샤오핑이 권력 분점을 위해 만든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자신을 중심(center)으로 내걸며 야망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부동산 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그동안 중국 증시에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기점으로 중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업체의 20%는 최근 시세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집값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지난달 중국 부동산 업계의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국영 개발업체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선분양을 통해 아파트 등 주택 매수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먼저 받고 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대출이 어려워지고 분양대금 수입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부동산 업계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중국에서 당 대회가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암울함이 중국 투자자들의 마음을 죄고 있다”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9월 한 달 동안 5% 넘게 하락했다.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1년 이래로 당 대회를 앞두고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에만 외국인투자가들이 8억7500만 달러(약 1조2622억 원)어치의 중국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6일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무대 중앙인 주석단에 오른 41명 중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96세 장쩌민(江澤民·사진) 전 국가주석은 없었다. 백발의 후진타오(胡錦濤·80) 전 주석은 시 주석 바로 옆에 앉았다. 전날 발표된 주석단 46명 명단에 장 전 주석이 포함되면서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불참한 것이다.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정적 그룹으로 분류되는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의 대부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장 전 주석 주변 인물들을 대거 숙청했다. 장 전 주석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3연임과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행보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 전 주석 외에도 주석단에 포함된 주룽지(朱鎔基·93) 전 총리, 우방궈(吳邦國·81)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뤄간(羅干·87) 전 중앙정치법률위원회 서기도 불참했다. 모두 상하이방에 속한다. 주석단에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王岐山·74) 국가부주석이 포함돼 주목된다. 그는 최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가 13일 귀국했다. 중국의 방역 조치에 따라 격리 중이어서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당 정치국 위원(25명)이 아닌 그가 주석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 차기 지도부 합류설과 함께 시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당대회 주석단에 오를 경우 차기 정치국 위원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시 주석이 맡고 있는 당 총서기와 2인자 국무원 총리 등 최고지도부(상무위원회) 인선은 공식적으로는 당대회 폐막(22일) 이후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공개된다. 22일 폐막일에 선출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약 200명) 명단을 통해 누가 상무위원회에 진입할지 짐작할 수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부동산 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그동안 중국 증시에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기점으로 중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업체의 20%는 최근 시세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집값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지난달 중국 부동산 업계의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국영 개발업체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선분양을 통해 아파트 등 주택 매수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먼저 받고 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대출이 어려워지고 분양대금 수입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부동산 업계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에서 당대회가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암울함이 중국 투자자들의 마음을 죄고 있다”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9월 한 달 동안 5% 넘게 하락했다.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1년 이래로 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그 동안 중국공산당 당대회 때는 새로운 개발 계획이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나왔기 때문에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미국이나 대만 문제도 강경 일변도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8억7500만 달러(약 1조2622억 원)어치 중국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16일 개막한다. 시 주석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3연임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공고한 1인 집중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27년간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毛澤東)과 비슷한 지위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철저한 감시와 통제, 검열을 통해 불만을 억누르고 있다. 앞서 13일 베이징 서부 하이뎬구의 고가도로에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라’는 현수막이 걸리는 사건이 발생하자 베이징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당초 당 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톈안먼(天安門) 광장 주변 경비만 철저히 하다 14일부터는 베이징 시내 전체에 공안들이 배치됐다. 외국인들이 몰려 사는 지역에도 순찰이 강화되면서 분위기가 삼엄해지고 있다.○ ‘차차기 최고지도자’ 이번에도 지명 안 할까경직된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이번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은 마오쩌둥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각종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마오쩌둥 이후 집권한 덩샤오핑(鄧小平)이 종신 집권의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한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지명해 권력 승계를 안정화하는 것)’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을지 주목된다. 2017년 19차 당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격대지정을 하지 않을 경우 시 주석은 마오쩌둥처럼 종신 집권을 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 주석이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받게 될지도 주목된다. ‘영수’ 칭호는 중국공산당 101년 역사에서 마오쩌둥만 유일하게 받았다. 영국 BBC는 “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 처음으로 영수 칭호가 부활한다면 중국은 다시 전체주의 시대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되는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19차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말이 당장에 삽입됐다. 이를 줄인 ‘시진핑 사상’이란 표현이 이번에 삽입되면 ‘마오쩌둥 사상’에 이어 지도자의 이름이 바로 사상이 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 시 주석 측근들 서열 2∼7위 장악 가능성덩샤오핑이 최고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했던 집단지도체제가 제대로 구성될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는 7인으로 구성돼 권력을 나눠 갖는다. 하지만 이미 19차 당 대회부터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 측근으로 채워지면서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도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 측근 일색이 된다면 시 주석의 보좌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열 2위’인 총리에 누가 오를지에 관심이 모인다. 총리 후보로 시 주석 측근인 왕양(汪洋·67)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견제 세력으로 분류되는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5년 뒤 퇴임할 왕양이 후춘화에 비해 후계 문제에 덜 위협적이어서 시 주석이 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후 부총리는 시 주석과 다른 정치적 계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후 부총리가 총리에 임명될 경우 ‘포스트 시진핑’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권력 집중에 최소한의 제동 장치가 마련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16일 시작된 이번 당 대회는 22일 폐막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막 다음 날 열리는 20기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상무위원 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