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이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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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진영 논설위원입니다.

ecolee@donga.com

취재분야

2026-02-24~2026-03-26
칼럼100%
  • 국제적 디자인 행사 잇달아

    가을을 맞아 국제적인 디자인 관련 행사가 줄줄이 열린다. 디자인의 기초인 글꼴을 다루는 타이포그래피 축제 ‘타이포잔치 2013’이 30일 서울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슈퍼텍스트’. 안삼열, 김기조, 이호, 카를 나브로, 존 모건 등 세계적인 글꼴 디자이너 58개 팀이 참가해 폐막일인 10월 11일까지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 달 14일과 28일 오후 2시에는 미술·디자인 비평가 임근준과 디자이너 김형진이 나와 관객과 함께 전시를 감상하고 대화를 나누는 행사를 갖는다. 한글날 전야인 10월 8일 오후 7시부터는 한글과 관련한 복합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다. 다음 달 11일∼10월 20일 충북 청주시 상당로 옛 연초제조창에서는 제8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60개국 3000여 팀이 60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도예가인 신상호와 영국의 루시 리,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해 주목받은 포르투갈의 조안나 바스콘셀로스, 동판을 두드리거나 용접해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 온 일본의 하시모토 마사유키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밖에 배우 하정우, 구혜선, 유준상, 최민수 등 스타들의 그림과 공예품을 전시하는 ‘스타 크래프트(star craft)’ 코너도 마련됐다. 제5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비슷한 시기인 다음 달 6일∼11월 3일 열린다.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버스승강장, 광주 맛집의 식기, 택시운전사 유니폼, 농산품 관련 디자인 등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전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건축가 구마 겐고와 디자이너 폴 스미스, 비비언 웨스트우드 등 20개국 358개 팀이 참여해 6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지역 출신으로 명예홍보대사를 맡은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도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우진 씨와 협업해 무등산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전시한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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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선진국’ 네덜란드 최신 건축-디자인 한눈에

    고색창연한 붉은 벽돌 건물 옆에 뜬금없는 대형 욕조? 지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옆에 공중으로 붕 띄워 놓은 욕조 모양의 흰색 신관이 증축되자 세계 디자인계는 시끄러워졌다. 그 미학적 완성도에 대한 찬사와 함께 1895년 지어진 구관과 어울리지 않는 조형미라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유리벽의 서울시 신청사가 완공됐을 때 “석조 건물의 구청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영국 디자인 전문 잡지 ‘디진’은 증축된 이 미술관에 대해 “욕조를 닮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의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네덜란드의 최신 건축과 디자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네덜란드에서 온 새로운 메시지: 네덜란드 건축/디자인전’이 14일 개막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기획전으로 10월 30일까지 서울 중구 수하동의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10년간 완성된 건축물의 사진과 디자인 작품이 12점씩 나온다. 건축물 12점은 모두 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한 작품들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최근 완공한 ‘크레머 미술관’은 창고로 쓰던 3층 벽돌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건물을 1.5m 밑으로 지하화하고 2층은 잘라 들어올린 뒤 철골구조의 유리로 마감하는 등 현란한 리모델링 기술을 보여준다. 유명 설계회사인 MVRDV는 특정 지역의 수십 년 된 농가들을 일일이 계측해 평균값으로 지은 유리농장, 3층 집 옥상에 파란색으로 지어 올린 네덜란드식 옥탑방을 선보인다. 디자인 작품 12점 중에는 ‘속삭이는 의자’가 인상적이다. 50m 길이의 두루마리 종이를 둥그렇게 휘도록 설치한 뒤 종이 양쪽 끝에 의자를 놓아두었다. 관람객들은 의자에 앉아 종이에 대고 서로 속삭여봄으로써 작은 소리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다. 월∼금요일엔 오전 11시∼오후 8시(수요일은 오후 9시), 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 개관한다. 일요일은 휴관, 광복절과 개천절엔 개관한다. 무료.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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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이야? 요새야? 아파트가 둘러싸도 굴복않는 단독주택

    서울 서초구 방배동 주택가에 25년 넘게 살아온 H 씨. 어느 해인가부터 동네 집들이 하나둘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바뀌더니 2006년엔 집 앞 관악산 조망을 가리는 15층짜리 아파트 5개동이 올라왔다. 이후 옆집엔 4층 빌라가 들어섰다. 이사를 가려고도 했지만 정든 집터를 떠나기는 싫었다. 그는 건축가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주변의 시선과 소란에 방해받지 않고 단독주택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H 씨의 고민은 아파트와 상업시설의 위협을 받는 주택가에 사는 이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였다. 조남호 솔토건축 대표(51)가 제시한 해결책은 집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집 주위로 2층 높이의 흰색 화강석 벽을 두르는 것이었다. 최근 찾아간 ‘방배큐브’는 말 그대로 네모난 요새처럼 보였다. 밖에서보다는 안에서 봤을 때 더 근사한 집이다. 연면적 590.81m²의 3층 규모로 동남향인데 주변에 고층 아파트와 빌라가 있음에도 혼자만 푹 꺼져 있는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비결은 주변 용지와의 레벨 차이와 건물 1층을 벽 없이 기둥만으로 구성한 필로티 방식에 있다. 원래 터가 경사진 곳에 있어 옆쪽 아파트와 8m의 높이 차가 있는 데다 1층 기둥으로 2, 3층을 들어올린 덕분에 고층 건물에 가리지 않아 볕이 잘 든다. 1층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맞은편 아파트 쪽으로 대지선까지 나무 덱을 덧대어 공간이 시원하게 확장돼 보인다. 2층 높이의 흰색 벽은 주위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고, 군데군데 크고 작은 네모로 뚫어 놓은 개구부로는 집안의 중정과 이웃집의 정원이 이어져 그림처럼 시야로 들어온다. 특히 동쪽에 2개 층을 연결해 크게 뚫어 놓은 개구부가 큐브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조 대표는 “여름 더위가 혹독해져 남쪽 창이 부담이 된다. 그래서 동쪽으로 큰 창을 냈다”고 했다. 집주인 H 씨는 “처음엔 벽을 쌓는다고 해서 참호 같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곳곳에 뚫어 놓은 공간으로 남의 정원을 내 것처럼 감상하고, 동쪽 창으로는 일출을 볼 수 있어 좋다. 화강석 벽도 햇볕이 내리쬘 때와 비 올 때 모두 표정이 달라 벽 자체가 조각품 같다”고 만족해했다. 실내 공간 구성도 여느 집과는 다르다. 대개는 거실이 중심이 되지만 방배큐브 2층엔 식당을 중심으로 방과 부엌, 거실이 배치돼 있다. 안주인이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 식탁인 점을 감안한 설계다. 점차 위태로워지는 주택가에서 큐브형 집이 보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안에 있을 땐 아늑하고 좋았지만 대문 밖을 나서니 이웃과 교류할 여지를 주지 않는 방배큐브의 흰 벽은 소통의 벽으로 느껴졌다. 그나마 도심에 남은 주택가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집주인인 H 씨 생각도 그랬다. 그는 “10년, 20년 후 여기가 어찌 될지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이 집을 카페나 갤러리로 바꿔 쓸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조 대표는 나중에 용도에 따라 집을 쉽게 개조할 수 있도록 구조체와 사이 벽을 분리했다. 집을 크게 구획하는 주요 벽은 철근콘크리트로 쌓았지만, 사이의 세부 벽들은 목재를 활용한 건식 벽이어서 쉽게 해체할 수 있다. 1층도 기둥과 창고를 빼면 대부분 주차장과 덱으로 비워 놓았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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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이너 황지해 “한땀 한땀 어머니 바느질처럼… 한국의 풀로 한국美 수놓았죠”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37). 정원 디자이너라는 직업만큼이나 그의 이름은 국내에선 낯설다. 하지만 정원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 그는 ‘첼시의 여왕’으로 불린다. 무명의 유학 준비생이던 그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박람회 ‘첼시 플라워 쇼’에서 2011, 2012년 연속 1등상을 받았다. 다음 달 24일 프랑스 동부 도시 롱르소니에에서는 그가 순천만을 테마로 설계한 정원 ‘뻘: 순천만, 어머니의 손바느질’이 800m² 규모로 개장한다. 지난해 네덜란드 국제원예박람회에 출품한 작품이다. 롱르소니에 시가 대지와 재시공 비용을 제공했고, 순천시와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시공 비용을 부담했다.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잠시 귀국한 황 작가는 “정원 디자이너로서 작품이 전시 후 버려지지 않고 영구 보존된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했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에 가보세요. 가족들을 위해 어머니가 정성 들여 바느질하듯 자연이 한 땀 한 땀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한국 식재로 표현했죠. 질경이 쑥 오이풀 창포 엉겅퀴 뱀딸기 꼬리조팝나무….” 황 작가가 보여준 사진을 보니 순천만의 독특한 풍경이 정원에 그대로 담겼다. 바늘과 실 모양의 커다란 조형물, 그리고 동력을 사용해 서서히 열리고 닫히며 알에서 깨어나는 꽃을 상징하는 한국관도 인상적이다. 황 작가는 한국적인 주제를 들풀 같은 토종식물을 주로 써서 표현해낸다. 꾸밈없는 원시성이 돋보인다. 2011년 소형 정원(20m²) 부문 1등상 수상작인 ‘해우소: 마음 비우기’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이렇다. “화장실을 테마로 제출했더니 처음엔 다들 농담이냐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우리가 버리는 것이 흙을 살찌우고, 그 흙에서 자란 식물이 사람을 살찌우는, 생명의 순환이라는 우리 선조들의 철학이 세계인의 마음을 흔드는 큰 울림이 되더군요.” 이듬해엔 비무장지대를 주제로 한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정원’을 출품해 대형 정원(200m²) 부문 1등상과 함께 800점이 넘는 전체 출품작 중 1등상을 차지했다. 현지 언론은 “올해 여왕이 만나게 될 가장 독창적인 정원이다” “잡초가 보물로 변신했다”며 놀라워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DMZ예요. 6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적 감성에 자연의 재생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정원의 본질이 담겨 있는 곳이죠.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탄생하는 그 역설의 공간을 그곳에서 자라는 희귀종과 군번줄, 이산가족들의 편지 등을 이용해 정원으로 꾸몄습니다.” ‘DMZ 금지된 정원’은 현재 런던 플레저가든으로 옮겨져 있다. 내년까지 전시된 후 영구 보존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황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쌈지공원 조성, 가로디자인, 조경 등 환경미술을 10년 넘게 해오다 정원 디자인으로 활동 영역을 좁혔다. 작업의 스케일이 커진 만큼 노동의 강도도 세지고, 비용도 많이 든다. “정원은 시간예술이에요. 개화시기에 맞춰서 빨리 심어야 식재가 제자리를 잡고 물도 줄 수 있죠. 머리카락 심듯 맨손으로 몇만 개를 심는 일은 그야말로 중노동입니다. 매니큐어를 발라보는 게 소원일 정도예요.” ‘해우소: 마음 비우기’의 제작비 3억8000만 원은 자비로 충당했고, ‘DMZ 금지된 정원’의 제작비(8억 원) 절반은 후원을 받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프로젝트의 후원자 찾기는 무척 버거운 일이다. “그래도 무생물로 작업할 때 느꼈던 한계나 갈증을 풀과 나무로 작업할 때는 못 느껴요. 어릴 적에도 어머니의 텃밭이 좋았어요. 제 영혼의 양식이죠. 번잡스럽던 마음이 정원 일을 할 땐 고요해지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아요. 사람의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게으른 정원을 좋아합니다. 바람에 날아온 씨앗이 멋대로 자라나 만들어진 표정,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효과, 이건 사람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거죠.” 황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려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에 가면 된다. 박람회장 동천 갯벌 공연장 주변에 그가 만들어놓은 정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이 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갯지렁이 다니는 길’ 주변 숲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인 붉은머리 오목눈이가 둥지를 틀고 새끼 4마리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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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광주U대회 남북한 단일기 모습은?

    국내외 디자이너 80명이 통일 한국의 국기를 디자인해 선보인다.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사무국은 9월 6일 개막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한 동시 입장 기원 국기 디자인’을 선보인다고 1일 발표했다. 외국인 디자이너 10명을 포함해 디자이너 80명이 통일 한국에 어울리는 국기를 디자인해 전시하면 관람객들이 마음에 드는 국기에 투표한다. 행사가 끝나면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에 투표 결과와 함께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달해 2015년 광주대회에서 남북한 대표단이 입장할 때 새 국기를 들도록 제안할 계획이다. 이영혜 총감독(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발행인)은 “흰색 바탕에 푸른색으로 한반도를 그려 넣은 한반도기는 울릉도와 독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고, 디자인도 초라해 보인다”며 “국기 디자인전은 통일 한국에 걸맞은 국기에 대해 고민해보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장광효 카루소 대표, 우영미 솔리드옴므 대표,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광주 택시운전사들의 유니폼도 디자인해 전시한다. 사무국은 하복 춘추복 동복 유니폼을 디자인해 전시한 뒤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디자인을 정식 유니폼으로 채택하도록 광주시에 건의할 예정이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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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진영]대박 내고도 쪽박 두드리는 드라마

    한국 드라마(한드)는 세계적인 문화 상품이다. 한드의 본방송이 끝나면 48시간 내에 영어 자막이 있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다. 3, 4일 후엔 20여 개 언어의 자막이 달려 유통된다. 한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미국 사이트 ‘드라마피버’를 클릭해보라. ‘I hear your voice’(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Gu family book’(구가의 서) 같은 인기 드라마가 한국과 큰 시차 없이 올라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82%(1억6700만 달러·약 1875억 원)가 드라마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드의 위상은 B급 상품이다. 강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장이 중국 시장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학력과 소득이 높은 사람은 미국과 일본 드라마, 중간쯤 되는 시청자는 중국과 홍콩 드라마, 낮은 이들이 한국과 대만 드라마를 좋아한다. 중국인들도 “막장이야 막장(狗血아狗血)”이라고 욕하면서 한드를 본단다. 유럽 시장을 연구한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너무 완벽한 미드와 달리 한드는 감정이입이 쉽도록 비어 있는 콘텐츠여서 인기”라고 분석했다. 유럽 팬들은 한드의 상투적인 설정을 찾아내 ‘한국 드라마의 십계명’을 만든다. 남주인공은 예외 없이 부자고 성격이 나쁘다, 주인공이 죽는 경우 꼭 암으로 죽는다, 어떤 복잡한 문제라도 한번 엉겨서 싸우고 나면 풀린다…. 요즘은 B급 드라마 시장에서도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 한드는 글로벌 상품이지만 제작 과정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다. 한드의 후진적 제작 관행은 신문의 사회면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두 자릿수 시청률의 드라마 주인공이 출연료를 받으려고 소송을 한다. ‘적도의 남자’는 막판에 편집 테이프를 제때 못 넘겨 방송 시간을 못 채우는 사고를 냈다. ‘스파이 명월’의 주인공 한예슬은 방송 펑크를 내놓고 피해 보상도 없이 넘어갔다. 김종학 PD가 ‘신의’를 남기고 자살하자 다들 “신의는 망한 드라마가 아닌데…”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어디서 펑크가 났는지 아무도 모른단다. 자본금이 1억 원도 안 되는 많은 신생 제작사가 기본 계약서도 없이 50억 원이 넘는 돈으로 ‘묻지 마’ 제작을 하면서 ‘드라마는 성공, 경영은 실패’라는 전례를 되풀이하고 있다. 시장 실패의 징후는 2004년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성공한 후부터 감지됐음에도 정부는 드라마의 거장이 죽고서야 대책을 내놨다. 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출연료 미지급 문제, 쪽대본 제작 관행, 수익배분을 둘러싼 제작사와 방송사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핵심이 빠졌다. 제작비 급등의 직접적 원인인 배우와 작가의 몸값에 대한 언급이 없다. 10년 전 이영애가 ‘대장금’에서 받은 회당 출연료가 600만 원인데 지금은 10배를 줘야 한다. 전체 제작비에서 스타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이나 일본의 5배다. 특A급 작가의 회당 원고료도 2000년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정부는 연기자 및 작가 협회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도 하는데 출연료 합리화는 왜 못하나. 정부의 발표에는 드라마 제작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도 빠져 있다. 미국 드라마 제작자들은 일정표와 예산서 작성 소프트웨어로 제작 전반을 관리한다. 배우별로 언제 출연하고, 어떤 장비가 얼마나 사용되는지, 일별 촬영 분량과 연기된 분량은 얼마인지가 통계로 나온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에서 일정 및 예산 관리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는 건 믿기 힘든 얘기다. 제작 현장에서 일정과 예산 관리에 쓸 만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정부가 할 만한 일이다. 30일 발표한 표준계약서 제정에서 그친다면 ‘드라마는 대박 나고, 제작사는 쪽박 찬다’는 내용이 해외 팬들의 ‘한드 십계명’에 추가될지도 모른다.이진영 문화부 차장 ecolee@donga.com}

    •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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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멘디니 “사랑 증오 욕망에서도 영감 얻어… 色은 직관으로 선택”

    수수한 단발머리 여성 모양의 와인 오프너 ‘안나 G’로 친숙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82)가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외관 디자인 개발과 조명회사 라문과의 회의를 위해 31일 한국을 찾는다.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 같은 건축물뿐만 아니라 가구와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여온 거장이다. 2010년엔 라문에서 스탠드 조명 ‘아물레또’를 내놓았다. 외손자의 꿈이 이뤄지길 기원하며 만든 램프다. 세 개의 동그라미와 직선만으로 구성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아물레또 역시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멘디니는 방한에 앞선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동물과 식물, 물건, 도시, 가게, 예술작품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은 물론이고 사랑이나 증오 같은 사람들의 다양한 심리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사람들이 가진 문제들, 욕망, 철학, 사랑과 미움, 의례 같은 것들에서도….” ―아물레또를 포함해 디자인 제품들의 색감이 독특하다. “직관적으로 색을 선택한다. 핑크, 엷은 파랑, 라벤더, 오렌지를 좋아한다. 이탈리아 회화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미래파에 이르기까지 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디자인 방법론에 대해 ‘기능이 아닌 이미지를 기반으로 디자인하라. 기능은 설명하기 모호하게 만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좋은 디자인이 되려면 기능성과 유용성을 충족해야 한다. 내 삶에는 어떠한 디자인 허세도 허용하지 않는다. 좋은 디자인을 하려면 내가 지닌 것, 연구한 것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디자인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나. “특별한 취미는 없다. 읽고 조금 걷고,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려고,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애쓴다.” ―서울에 대한 인상은…. “에너지 가득한, 새것과 옛것이 공존하는 거대한 도시다. 삼성 리움 미술관과 고궁 건축물을 좋아한다. 이번에 한국에 가면 8월 6일 떠나기 전까지 한강변의 현대 건축물들을 둘러볼 생각이다.” ―한때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성공적이진 않은 듯하다. “정부 주도의 문화 프로젝트는 관료주의가 큰 문제다.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도 공공기관이 주도해 그런 문제를 겪지 않았나 싶다. 정부나 경영자에겐 문화 역사 기술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조언자가 필요하다.” ―이탈리아가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지금처럼 거장이 됐을까. “이탈리아인으로서 내 나라의 논리와 전통을 따르는 데 항상 흥미를 느낀다.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한국의 위대한 역사와 전통에 충실했을 것이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려면…. “디자이너를 직업이 아닌 소명(mission)으로 여겨야 한다. 돈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겸손한 태도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험하라. 내가 최고일 거라고 생각하는 순간 끝이다. 난 늘 완벽하지 않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래서 학교에서 강의도 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잘못된 것을 전달할까 봐.”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한 현역이다. 비결은…. “매일 규칙적으로 정신 운동과 신체 운동을 한다. 요가도 하고. 채식주의자인데 적게 먹는다. 그리고 일찍 잔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하지만 행복을 느끼기엔 세상이 너무 폭력적이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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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자 원장 “중국정원이 크고 화려하다면 한국정원은 꾸밈없고 소박”

    “한국의 전통 정원은 꾸민 듯 꾸밈이 없고, 중국은 크고 화려하지요.” 동북아시아 조경 전문가인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61)이 최근 중국 칭화대 출판사에서 ‘중한고전원림개람’을 냈다. 2010년 국내에서 출간했던 ‘조선시대 정원’과 ‘중국의 정원’을 엮은 책으로 박 원장이 중국어로 낸 다섯 번째 책이다. “동양의 전통 정원은 도교의 신선사상을 기본으로 하지만 스타일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뜰에 자연을 큰 규모로 재현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의 정원은 정자를 중심으로 주변의 자연 풍경을 경관 구성의 일부로 차경(借景)하는 자연 순응형이지요. 일본은 (식물과 물이 없는) 고산수(枯山水) 정원처럼 자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전통이 있고요.” 박 원장은 3국의 대표 정원으로 전남 담양군의 조선시대 정원인 명옥헌 원림, 중국 쑤저우(蘇州)의 류위안(留園), 일본 교토 시 석정(石庭)인 료안사 정원을 꼽았다. 명옥헌은 정자와 원림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지금은 빨간 배롱나무(목백일홍) 꽃이 한창 피어 있다. 담양군은 명옥헌, 소쇄원, 식영정 등 조선시대 가사문학이 낳은 누정(樓亭) 경관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신청하기로 하고 박 원장에게 기초 연구를 맡긴 상태다. 또 박 원장은 내년에 경주시와 함께 포석정에서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복원해 개최하기로 했다. 흐르는 물에 띄운 술잔이 자기 앞에 오는 동안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를 마시는 신라시대의 놀이 문화다. “한국은 경주 안압지 같은 뛰어난 정원이 있음에도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없어 아쉽습니다. 서울 청계천이나 광화문광장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더라면 좋았을 겁니다. 광화문광장에 가면 온통 뙤약볕이라 머물고 싶은 생각이 나질 않잖아요.”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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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뫼비우스’ 찬반시사, 87% “상영 지지”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홍릉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이색적인 시사회가 열렸다. 두 번 연속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국내 개봉이 불가능해진 김기덕 감독(53)의 ‘뫼비우스’에 대해 제작사인 김기덕필름이 영화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공개 시사회 후 즉석에서 국내 상영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것. 총 135석 규모의 시사회장에는 107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93명이 국내 개봉에 찬성했고, 11명이 반대, 3명은 기권했다. 이날 상영된 80여 분 분량의 필름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2차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린 1차 삭제본이었다. 김기덕필름은 이 중 꿈속에서 모자(母子)가 성관계를 갖는 장면, 남자의 잘린 성기가 보이는 장면 등 2분이 넘는 분량을 삭제한 뒤 영등위에 세 번째 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결과는 다음 달 초 나올 예정이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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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한상영 논란 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 받아

    2번 연속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국내 개봉이 불가능해진 김기덕 감독(53·사진)의 ‘뫼비우스’가 제70회 베니스영화제 공식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다음 달 28일 개막하는 베니스영화제의 사무국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 감독의 19번째 영화 ‘뫼비우스’를 비롯해 이번 행사의 초청작들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피에타’로 이 영화제의 최고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2000년 ‘섬’으로 이 영화제에 처음 초청된 후 이듬해 ‘수취인불명’으로 두 번째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2004년에는 ‘빈 집’으로 감독상을 받았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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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협회 "언론중재법 개정안 즉각 폐기해야"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는 24일 인터넷 신문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이 들어올 경우 이 사실을 해당 기사에 바로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해 “과잉 규제”라며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8일 국회에 제출한 이 개정안에 따르면 인터넷 신문이 정정·반론·추후보도 청구를 받거나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조정신청을 받은 경우 해당 기사 말미에 ‘정정보도 청구중’ 또는 ‘반론보도 조정중’의 표시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협회는 이날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개정안은 언론보도의 사실관계를 다투는 절차 없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의 일방적 청구나 조정신청에 따라 알림표시를 강제하고 있다”며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신문의 정당한 보도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또 “알림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진실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언론에 징벌을 내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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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시청자, 고학력 고소득일수록 ‘미드’, 저학력 저소득일수록 ‘한드’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국인들은 미국과 일본 드라마를, 낮은 이들은 한국과 대만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인 한국드라마(한드) 팬들은 한국 시청자들처럼 “막장이다”라고 욕하면서도 한드를 즐겨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KBS 방송문화연구 최신호에 논문 ‘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를 발표했다. 베이징에 사는 20∼50대 393명을 대상으로 중국 TV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본 중국 미국 홍콩 한국 대만 일본 드라마 각 20편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고 댓글 2만 개를 분석해 쓴 논문이다. 연구 결과 가장 좋아하는 수입 드라마로 응답자들의 47.6%가 미국드라마(미드)를 꼽았다. 이어 홍콩(31.8%) 한국(28.2%) 대만(15.8%) 일본(10.2%) 드라마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연구팀은 이들의 드라마 소비 취향을 학력과 소득 수준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했다. 학력과 소득 수준이 모두 높은 이들은 ‘이성적이고 경쾌한 감성’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속하는 드라마는 미드인 ‘빅뱅이론’ ‘프렌즈’ ‘CSI’ ‘섹스앤드더시티’,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 ‘호타루의 빛’ 등이다. 응답자들은 미드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스토리의 의외성,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들었다. 반대로 학력과 소득 수준이 낮은 시청자들은 ‘비논리적, 감정 과잉 분출의 감성’ 드라마 취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 따르면 “비논리적 상황 속에 감정의 과잉 분출을 간접 체험하면서 대리만족을 얻는” 한드 시청자들이다. 한드에 대해 시청자들은 “막장이다”(‘천 번의 입맞춤’) “한국은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느냐”(‘조강지처클럽’) “한드를 보는 데는 머리가 필요 없다. 머리를 쓴다 해도 이야기 전개 과정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청담동 앨리스’)는 댓글을 남겼다. 학력은 낮지만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에서는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감성’ 드라마 취향이 발견됐다. 이들은 한드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대해 “고부 간 갈등을 현실에서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얻었다”, 동성애를 다룬 가족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해선 “보통 가정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평범하기 때문에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드라마가 재현하는 현실 사이에서 공명하며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고 위로받는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소득은 적고 학력이 높은 사람들은 ‘로맨틱 트렌디 감성’의 드라마 취향으로 한드 ‘시티헌터’와 일드 ‘꽃보다 남자’ ‘고쿠센’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하지 않으나 스토리의 개연성은 높아 시청자들이 ‘나에게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까’라고 상상하면서 본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국인들의 전체 수입 드라마 소비에서 한드 소비가 차지하는 위상, 한류 드라마가 중국인들의 어떤 취향에 소구하는가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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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종이 접어 산자락에 살포시… 장욱진화백 ‘호작도’가 꿈틀대는듯

    장욱진미술관은 ‘전통 미술의 현대화’를 이룬 1세대 서양화가 장욱진(1917∼1990) 그림을 닮았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계명산을 배경으로 개울물가에 자리한 미술관은 흰 종이를 이리저리 접어 산자락에 펼쳐 놓은 듯 미니멀한 디자인의 건물이다. “나는 심플하다”고 선언하며 단순한 선 몇 개로 소박한 풍경을 즐겨 그리던 고인의 작품 속 시골집 같다. 화가의 ‘호작도(虎鵲圖)’를 떠올리며 미술관을 보면 뒷산에서 목을 축이러 물가로 내려온 호랑이를 닮은 것도 같다. “장욱진의 그림에서 출발했어요. 그가 그린 집, 사람, 동물, 나무, 해 그림은 어린아이가 그린 것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조형적 구성이 치밀하죠. 저희도 단순한 선으로 공간감이 느껴지는 미술관을 설계하고 싶었어요.”(최성희 최-페레이라건축 소장) “(한국 전통 건축처럼) 이건 내 건물, 하고 선을 긋지 않고 풍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디자인은 모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욱진은 현대 화가잖아요. 그의 그림은 마르크 샤갈의 그림과 닮았어요.”(로랑 페레이라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미술관을 함께 설계한 부부 건축가인 최 소장과 페레이라 교수는 “‘이게 디자인이다’라고 과시하지 않는, 모뉴먼트(기념비)가 되지 않는 설계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다. 장욱진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총면적 1851.58m²) 규모로 양주시가 국비와 시비 76억 원을 들여 지은 시립 미술관이다. 양주시는 유족들이 고인의 작품 232점을 기증하면 내년 4월 개관할 예정이다. 최근 완공된 미술관을 부부 건축가와 함께 둘러봤다. 철근콘크리트에 흰색 폴리카보네이트 패널로 외벽을 마감한 미술관의 외관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다 달라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전경을 보려면 인근 청련사에 올라 멀리 내려다봐야 한다. 직각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부정형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예측 불가능한 공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진다. 안쪽 벽면의 크기와 높이도 모두 다르다. 다양한 크기의 그림을 전시하기에 좋을 듯하다. 중정으로 낸 창 말고도 벽면 곳곳에 창을 크게 내어 주변의 풍광을 안으로 끌어들인 것도 여느 미술관과 다른 점이다. 1, 2층을 터놓은 공간에서 2층 계단으로 오르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까와는 다른 눈높이에서 벽면이 눈에 들어온다. 2층에 오르면 뾰족지붕 아래 아늑한 다락방 같은 공간들이 숨어있다 모습을 드러낸다. 장욱진 화백의 동심적 상상력을 떠오르게 하는 공간 구성이다. 이 밖에 강의실 2개와 수장고, 카페, 사무실과 회의실이 있다. 공간을 잘게 쪼개놓아 건물의 덩치는 커 보이지 않지만 내부 공간이 좁지는 않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의 장 누벨 설계사무소에 근무하던 페레이라 교수는 장 누벨의 서울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2005년부터 서울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최 소장과는 2005년 서울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공모전을 함께 준비하면서 가까워졌고 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설계사무소 ‘최-페레이라 건축’을 세워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선 ‘페 선생’으로 불리는 페레이라 교수는 국내 대학 교직 경력도 8년이 넘는다. 그는 “예전엔 학생들이 ‘copy, obey, memorize(베끼고, 복종하고, 외우기)’만 했는데 요즘은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또 “한국엔 좋은 건축가가 많음에도 건축물이 못생긴(ugly) 것은 미스터리”라며 좋은 제도가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어쨌든 전 공공 미술관을 설계했어요. 그것으로 제 서울 생활은 이미 해피엔딩입니다.”양주=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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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한 개집들… 역시 뭔가 달라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애견을 위해 설계한 작품을 선보여 화제다. ‘개를 위한 건축’(architecturefordogs.com) 사이트에는 스타 건축가들이 설계한 개집 등 작품 13개가 올라와 있다. 만드는 법을 설명한 동영상도 있다. 참여 건축가들은 대부분 일본인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 올해 수상자인 이토 도요오는 ‘시바를 위한 움직이는 집’을 설계했다. 비가 와도, 늙어 힘이 빠져도 밖에 나가길 좋아하는 개를 위한 작품인데 유모차처럼 생겼다. 나무 바구니 위에 푹신한 쿠션을 깔고 차양을 달았다. 강아지가 타고 내리기 쉽도록 바닥을 낮게 설계했다. 2010년 프리츠커 상을 받은 세지마 가즈요는 흰 털이 보송보송 난 비숑프리제를 닮은 집을 설계했다. 섬유판을 가늘게 잘라 동그랗게 묶은 뒤 이를 촘촘히 연결하고 위에 니트 소재로 강아지 털처럼 북실북실하게 커버를 만들어 씌웠다. 독일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는 푸들을 위한 화장대를 선보였다. 어느 학자가 동물을 상대로 실험해 발표한 논문이 계기가 됐다. 실험 결과 원숭이와 돌고래, 쥐, 코끼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본 반면에 개는 못 알아봤다. 이 학자는 개가 시각보다는 후각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지만 애견가들은 개가 거울 속 제 모습도 못 알아볼 만큼 멍청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리치치는 이 의견에 동조하는 뜻에서 거울 달린 화장대를 만들었다. 미사와 하루카가 테리어를 위해 지은 집은 따라 만들기가 가장 쉬워 보인다. 두꺼운 종이를 고깔 모양으로 접어 천장에 달아놓고 ‘개집’이라고 부르면 끝이다. 네덜란드 건축회사 MVRDV는 흔들의자처럼 흔들리는 개집을, 일본 도라푸 건축은 테리어가 주인의 체취가 가득 밴 옷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주인의 낡은 티셔츠로 만든 해먹을 선보였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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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총괄담당관 김정렬 △홍보협력담당관 성종원 △방송정책기획과장 양한열 △방송시장조사과장 김성규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 반상권 △방송기반총괄과장 김동철 △방송통신위원회 김영관 △국민대통합위원회 파견 박노익}

    • 201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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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진영]엄마 같은 팬덤

    월드스타 비의 전역식은 이름값에 비해 조촐했다. 그는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홍보원 앞에 나타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짧은 소감만 남기고 떠났다. 팬미팅도 인터뷰도 없었다. ‘LTE급 퇴장’이라는 말이 나왔다. 밤새 비를 맞으며 비를 기다리던 국내외 팬들 700여 명(경찰 집계·팬클럽 ‘구름’은 800명으로 추산)은 1분 남짓의 짧은 만남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비의 ‘조촐한 전역식’은 소속사와 팬카페 임원들의 회동 결과물이다. 이들은 전역을 앞두고 가진 상견례에서 그의 ‘부적절한’ 복무 태도로 여론이 좋지 않으니 전역식은 하되 조용히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요즘 케이팝 팬들은 스타를 따라다니기만 하는 게 아니다. 가수의 활동 방향을 정하는 데 관여하고 홍보에 참여하며 케이팝 산업을 지탱하는 힘으로 존중받는다. 그래서 ‘빠순이’가 아니라 ‘팬덤(팬 집단과 그 문화)’이라고 불린다. 팬덤은 더이상 10대의 일탈적 하위문화가 아니다. 소수의 ‘빠순이’ 출신 대학원생들이 연구했던 팬덤을 이제는 역량 있는 학자들이 파고들어 팬덤이 능동적인 문화 실천이자 중요한 문화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팬덤의 위상 변화는 ‘이모팬’ ‘삼촌팬’이라는 주류 세대가 팬덤에 합류하는 시기와 겹친다. 스타를 ‘오빠’가 아니라 ‘우래기(우리 아기)’라고 부르는, 경제력과 사회 경험이 있는 고령의 팬층이 합류하면서 팬덤도 달라졌다. 이들의 구매력은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이 80만인데, 앨범 판매량은 10만 장”이라는 식의 조롱을 허락하지 않는다. 법적 분쟁이 있을 땐 법률 자문에 응해주고, 스타와 관련된 온갖 소식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스페인어로 번역해 인터넷에 올린다. 계층별로 소비하는 문화상품이 달라진다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이론으로는 아이돌에 열광하는 중산층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학자들은 고급문화 소비자가 저급문화도 고루 즐긴다는 ‘옴니보어(omnivore·잡식동물)’ 이론으로 이모·삼촌팬 현상을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팬덤의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팬질’이 엄마를 닮아간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우래기의 노래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음원 사이트의 순위 집계 방식을 스터디한 뒤 음반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우래기 신곡을 주위에 휴대전화 벨소리로 선물한다. 복잡한 입시 정보를 꿰고 앉아 아이의 성적을 관리하는 엄마 같다. TV에 우래기가 ‘남의 애기’보다 밉게 나오면 항의의 뜻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우래기의 각종 기념일이면 선물을 준비하고, 아이 학교에 간식 돌리듯 드라마 촬영장에 밥차를 보낸다. 우래기 이름으로 자원봉사하고, 헌혈하고, 통 크게 우래기 이름을 딴 숲을 해외에 조성한다. 자녀의 봉사활동 스펙을 관리하는 엄마 같지 않은가.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팀은 논문 ‘스타를 관리하는 팬덤, 팬덤을 관리하는 산업’에서 팬덤의 문화 실천을 ‘가족 프로젝트’라고 했다. 스타를 생산하는 기획사는 ‘아빠’, 이를 육성 관리하는 팬덤은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는 한국 중산층 ‘엄마’ 같다는 분석이다. 팬덤을 엄마로 놓고 보면 서태지가 불쑥 재혼 소식을 발표했을 때 “우리 생각은 안 해주나”라며 화내던 일부 팬들이 이해가 간다. 빠순이 시절보다 위상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팬덤은 자신들의 활동을 ‘팬질’이라 부르며 여전히 부끄럽게 여긴다. “그 열정을 생산적인 일에 쏟아보라” “극성스럽다” “배타적이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자녀를 일류 대학에 보내놓고도 내 아이만을 위한 이기적이고 맹목적인 치맛바람을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엄마 같다. 케이팝 한류의 동력인 팬덤이 스스로도 떳떳한 문화행위가 되려면 한국 팬덤 특유의 ‘모성애’를 극복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이진영 문화부 차장 ecolee@donga.com}

    •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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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독서캠페인’ 관련 반론보도

    본보는 6월 12일자 A13면 “수상한 독서캠페인…‘단 한 번의 연애’ 등 22권 변종 사재기 의혹” 제하의 기사에서 도서요약 전문업체 북코스모스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얼리버드 캠페인’에 대해 사재기 감시기구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가 ‘변종 사재기’라고 판단하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코스모스(최종옥 대표)는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로부터 현재 얼리버드 캠페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토 중이며, 센터는 과태료 부과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았고, 본사는 얼리버드 캠페인이 법률 위반이 아니라는 법적 검토를 받은 바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의한 것입니다.}

    • 201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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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건축디자인 교과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르코르뷔지에, 헤릿 토마스 리트벨트, 알바르 알토, 장 프루베, 아르네 야콥센. 이들은 모두 20세기 근대 건축의 거장이자 인테리어 용품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남긴 건축가들이다. 신간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건축디자인 교과서’(다빈치)는 7인의 거장이 남긴 40여 개 건축물의 밖은 물론 실내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짚어 가며 거장의 디자인 노하우를 설명해 놓았다. 이들이 디자인한 인테리어 용품은 건축물만큼 파격적이다. 프랑스의 르코르뷔지에는 여성적인 로코코 양식이 유행하던 시기에 스틸파이프를 이용한 탁자나 긴 의자 등 기능을 중시한 단순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미국 건축가 라이트는 벽이 아닌 가구를 활용해 공간을 나누었다. 예를 들어 그가 디자인한 ‘하이백 체어’는 높은 등받이가 식탁을 칸막이처럼 둘러싸며 식사 장소를 만들어 낸다. 이 밖에 알루미늄 패널 벽에 동그란 구멍을 촘촘히 뚫어 사생활 침해를 받지 않으면서 빛은 받아들이는 장 프루베의 프랑스 낭시 주택, 직각으로 만나는 창을 모두 열면 방의 모서리가 사라져 시야가 탁 트이는 리트벨트의 슈뢰더 하우스 등 유용하고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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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리듬과 폭력적 풍경 사이에서 방황하는 타팰이여!

    《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양식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공동주택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삼우, SIA, SOM·2002년)가 최악의 건축물 9위로 ‘BEST & WORST 20’ 목록에 올랐다. “왜곡되고 폐쇄적인 주거 문화의 상징이다”(조준배 앤드건축) “그들만의 건축물로 한국 사회의 계층화를 심화하는 데 한몫했다”(이기옥 필립종합건축)는 혹평이 나왔다. 최악의 건축물로 아파트 자체를 꼽은 전문가들도 있었다. “몰개성과 미적인 조악함으로 전 국토를 망쳤다”(김범준 공간종합건축)는 것이다. 반면 재미 건축가 우규승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년)는 최고의 건축물 공동 21위에 올랐다. “천편일률적인 공동주택의 환경 속에서 대안적 배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혁신적 작품”(강병국 동우건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는 건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로 유명한 건축가나 특별한 모양의 대형 건축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건축 담론 속에 일상을 담는 주거건축이 중심이 되는 예는 많지 않다. 그래서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최고의 현대 건축 21위에 오른 것은 한국 공동주택의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아파트는 부챗살 모양의 단지계획으로 동의 간격이 좁은 곳이 있고, 평면계획에서 복층을 도입해 동선이 길어지고 전용면적에 비해 주방이 작아 거주성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다. 하지만 풍부한 녹지와 어우러져 도시와 자연의 축을 함께 고려한 단지계획은 도시 맥락과 소통하는 주택단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공간 구성으로 변화하는 도시 일상을 유연하게 담아내고 있다. 반면 10여 년의 시차를 두고 건설된 타워팰리스는 차별화된 고급 커뮤니티를 지향했으나 도시 맥락과의 괴리를 낳아 다소 폭력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그 단지만의 차별성을 단절이나 차단으로 오독(誤讀)해 가로(街路)의 흐름에 불편한 리듬을 주고 있다. 공동주택은 건축뿐만 아니라 도시사회학이나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이는 공동주택이 건축적 미학만으로 아우를 수 없는 사회 정치 행정적 요소를 포함하며, 다양한 이익집단들 간에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동주택 프로젝트를 이끄는 집단은 주로 상업적 성공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건축 분야에서 할 수 있는 거주성에 관한 의사결정의 범위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까다로운 법규와 각종 심의 과정을 포함해 요구 조건은 많지만 설계비는 적은 편이다. 그동안 많은 건축가들이 공동주택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발주처 요구사항에 맞는 주거설계 기술을 보유한 일부 설계회사들이 공동주택 프로젝트에 주로 참여해 왔다. 이들은 발주처가 요구하는 분양성에 중점을 두어 설계한다. 사람들은 분양 받을지를 판단할 때 광고물이나 본보기집의 상업적 이미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선분양 후시공으로 공급되는 한국 주택시장에서 입주 전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건축 요소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시간적 맥락은 고려되지 않는 것이다. 요즘 대두되는 층간 소음 문제를 보자. 주로 콘크리트로 지어지는 공동주택은 한 개의 동이 일체화된 구조다. 한 가구의 생활 진동이 다른 곳으로 전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위아래층 사이에는 시공비 절감을 위해 최소 두께의 슬래브가 있을 뿐이다. 대규모 단지의 긴 담장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돌아서 가야 하는 불편함도 생긴다. 도시는 다양한 기능의 세포들로 조직된 유기체와 같은데 모세혈관과 같은 골목길들이 거대세포에 의해 끊어지고 뭉개져 있는 격이다. 담장을 두른 주거단지에 사는 사람들이나 지척의 거리를 둘러 가야 하는 사람들이나 불필요한 긴장 속에 산다.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시공비를 줄이고 대규모 단지 개발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동안 우리는 비대해진 도시세포로 균형을 잃은 환경 탓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모두 도시 일상의 크고 작은 공간적 맥락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일들이다. 공동주택 건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나 도시맥락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국가적 이벤트의 기념비적 요소와 참가 선수들의 거주성이, 타워팰리스는 고급 주거문화의 새로운 상징성과 차별성이 중요했을 것이다. 둘 다 계획 당시에는 시대를 내다본 혁신적인 주거단지를 지향했다. 두 공동주택 단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시환경의 리듬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의 유무에 있다. 시대가 달라져도 공동주택의 특성상 일정한 밀도로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점은 달라질 수 없다. 사람들이 시대에 따라 다른 가치관을 가질지라도 그들의 일상은 공유된 도시맥락에서 펼쳐진다. 공동주택 건축에서 개별 단지의 거주 만족도를 넘어 도시 일상과 시공간적 맥락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 한국의 현대건축 BEST & WORST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100인. (가나다순)가참희 강병국 강예린 강진구 강희성 고미석 곽희수 권문성 권영숙 김동일 김범준 김성우 김수미 김원식 김원영 김자영 김재관 김정동 김정임 김주원 김준성 김찬중 김태만 김태철 김혁준 김현섭 김형수 김호정 김회훈 김훈 남궁선 남호현 문훈 박길룡 박성진 박용성 박윤석 박인수 박제유 박창현 배병길 서현 손진 손택균 신성우 신창훈 신춘규 심영규 심재현 안우성 안창모 양수인 오신욱 오영욱 우대성 유이화 유주헌 윤승현 윤준환 윤창기 이광표 이기옥 이길임 이동훈 이민 이상림 이성관 이옥화 이우종 이은석 이정수 이정훈 이종환 이중원 이진오 이충기 임수영 임수현 임재용 임형남 장윤규 전봉희 전숙희 전진삼 정다영 정수진 정인하 정현아 정현화 조남호 조원용 조재모 조준배 최동규 최준석 한은주 함성호 황두진 황일인 황철호한은주 SPACE 편집장}

    • 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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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세계인이 말하는 “내가 한류에 빠진 이유”

    한류 현상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의도하지 않은 성공’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위해 제작된 가요와 드라마가, 그것도 중화 문화권이라는 거대 시장이 받쳐주는 홍콩이나 탄탄한 국내 시장이 지원하는 일본 대중문화를 제치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먼저 ‘어떻게’의 문제. 서구의 한류 현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계화’와 ‘디지털’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는 한국에서 드라마의 본 방송이 끝난 후 48시간 내에 인터넷에 영어 자막이 올라오고, 3∼4일 후엔 20개 언어를 넘는 자막이 달려 유통되는 현상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의 한류 팬들이 불법을 감수하고 재능 기부를 한 덕분이다. 다음은 ‘왜’에 답할 차례. 저자가 제시한 해석 중에는 △도도한 할리우드 스타와 달리 한류 스타는 스타와 ‘셀럽’(celebrity·명사)의 중간쯤 되는 친근한 존재들이고 △너무 완벽해서 식상한 미국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쉽도록 비어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학술서임에도 이 책이 술술 읽히는 이유는 서구 한류 팬들의 ‘간증’을 생생히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자가 프랑스 보르도대학에서 13년간 교편을 잡으며 현지 팬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엔 멜로드라마가 사라진 지 오래여서 최루성 멜로에 대한 면역이 없다. 그래서 현지 팬들은 “한국 멜로를 보고 나면 며칠간 정상 활동이 불가능하다” “탈수의 위험이 있으니 물병을 준비하고 봐야 한다” 같은 경험담과 조언을 주고받는다고. 저자는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노작을 내놓았다. 올해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부임했다.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20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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