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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문 대통령의 거듭된 만류에도 사의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수석은 사의 표명 뒤 함께 일하는 참모들에게 “나는 자세를 변치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신 수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됐다. 신 수석이 임명 40여 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배경으로는 검찰 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꼽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검찰 인사를 두고 검찰과 법무부의 견해가 달랐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이견이 있었다”며 “신 수석이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해 조율이 진행되는 중에 인사가 발표돼 버리니 사의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신 수석의 사의를 공식 시인한 것이다. 박 장관은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등 검사장 4명에 대한 인사를 전격 발표하는 과정에서 신 수석의 의견을 배제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장관이 주장을 관철하는 절차가 의지대로 진행됐고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다”고 했다. 결국 신 수석은 박 장관이 검찰 인사를 강행하자 주변에 “(박 장관과) 같이 일하지 못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 수석은 7일 인사 직후에 이어 설 연휴 이후인 15, 16일경에도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신 수석이 사의를 몇 차례 표시했고 그때마다 문 대통령이 만류했다. (하지만 사의를 굽히지 않고)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17일 저녁에도 신 수석을 만나 사의 표명 철회를 설득했지만 신 수석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신 수석이 설 연휴 이후 재차 사의를 표명한 뒤 주변에 “자세를 변치 않는다”고 한 건 결국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 수석과 가까운 한 법조계 인사는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누가 안 되려고 노력해 왔는데 사의를 표명한 것을 보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의를) 돌이키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사의를 거듭 반려하고 있어 신 수석이 직을 즉각 내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배석준 기자}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불렸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간신히 수습했던 청와대가 이제는 ‘민정수석 사의 파문’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핵심 측근인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재직 40여 일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사의 표명의 배경은 검찰 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다.○ 박범계, 신현수 만류에도 인사 발표 강행 17일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박 장관과 윤 검찰총장은 2일과 5일 두 차례 만나 검찰 인사안을 논의했다. 윤 총장은 7월 임기 만료 전 마지막 인사인 만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틀 뒤 일요일인 7일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알리지 않고 인사 발표 약 1시간 전 언론에 인사 발표를 예고했다. 이에 대검은 법무부가 인사를 발표한다는 사실을 신 수석에게 알렸고, 신 수석은 “무슨 소리냐. 그런 일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신 수석에게도 인사 발표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것이다. 신 수석이 즉시 법무부에 인사 발표를 늦추라고 했지만 법무부는 따르지 않았다. 검찰과 청와대 안팎에서 “박 장관이 신 수석과 상의 없이 문 대통령에게 직보해 인사안을 재가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청와대는 구체적인 재가 과정에 대해 “의사 결정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신 수석은 주변에 “박 장관과 같이 일 못 하겠다”고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인 신 수석이 취임하자 검찰 후배들도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 기대를 아는 신 수석이 이런 상황을 못 견딘 것 아니냐”고 했다. 법무부의 인사 발표 이후 신 수석은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수석의 격분과 사의 표명 사실을 알게 된 박 장관도 부랴부랴 청와대로 신 수석을 찾아갔다. 박 장관은 9일 국무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에서 신 수석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사법시험 33회, 신 수석은 26회다. 박 장관이 신 수석을 제치고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검찰 인사를 협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있어 신 수석과 이 비서관은 뜻이 같았다”고 부인했다. ○ 신현수 “박범계 장관과 같이 일 못 하겠다” 신 수석이 사의를 굽히지 않으면서 당분간 파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반려에도 신 수석은 주변에 “나는 자세를 변치 않는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이 ‘제 책임이 크다’라고 하더라”며 “사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현 상태가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 수석과 가까운 한 법조계 인사는 “신 수석이 16일 공식 사표를 냈고, ‘입장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사표가 수리됐다는 말까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청와대 참모는 “유영민 비서실장이 신 수석이 공식적으로 사표를 낸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이날 이례적으로 신 수석의 사의 표명과 문 대통령의 만류 사실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일종의 ‘달래기’라는 분석이 있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 이유를 공개해 “신 수석의 불만을 이해한다”는 제스처이자, 사의를 접게 하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은 “결국 박 장관이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신 수석보다 법조계 후배인 박 장관이 너무했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신 수석이 7월까지가 임기인 윤 총장의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법무부와 검찰 간 중재 역할을 맡은 뒤 민정수석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효목 tree624@donga.com·황형준·배석준 기자}

신현수, 민정수석 취임 한달여만에 사의 표명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사진)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주도로 진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본인의 의견이 배제된 데 따른 항의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참모가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퇴 의사를 표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6일 “신 수석이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 주위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며 “다만 문 대통령이 신 민정수석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신 수석은 15일 문 대통령의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과 16일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박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두 차례 회동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던 윤 총장의 요구를 사실상 묵살했다. 두 사람의 두 번째 회동 이틀 뒤인 7일 법무부는 일요일임에도 이례적으로 검사장 4명에 대한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신 민정수석이 윤 총장 의사를 반영해 이 지검장 교체를 주장해왔으나 이런 요구가 묵살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申 민정수석 임명 한달여 만에 사의7일 檢간부 인사 발표 나오자 불만‘박범계-이광철에 경고성’ 분석도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임명된 지 한 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기 말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수석이 지난달 1일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임명됐을 때만 해도 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신 민정수석이 검찰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합리적인 검찰개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신 수석이 최근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항의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 등 국정 운영 동력을 이어 나가는 데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16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수석은 7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가 난 뒤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신 수석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과 같은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검찰 인사에서도 보다 전향적인 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의견 반영이 잘 안 돼 주위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는 신 수석 사의 표명 여부에 대해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검찰 안팎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상관인 신 민정수석을 건너뛰고 박 장관과 인사를 주도하면서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와 윤 총장 간 갈등 봉합에 의지를 보였던 신 수석이 임명 후 첫 고위급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패싱’을 당하자 사퇴라는 충격 요법으로 박 장관과 이 비서관 등에게 경고를 날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 비서관의 사퇴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캠프 시절부터 신뢰가 깊은 관계”라고 했다. 신 수석을 둘러싼 이상 기류는 7일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하면서 감지됐다. 이날 인사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이동을 하는 등 이른바 ‘추미애·박범계 라인’이 요직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신 수석은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는 신 수석이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며 이번 인사에 불만을 표시한 만큼 향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신 수석의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박효목 tree624@donga.com·황형준 기자}

신현수, 민정수석 취임 한달여만에 사의 표명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사진)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주도로 진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본인의 의견이 배제된 데 따른 항의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참모가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퇴 의사를 표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6일 “신 수석이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 주위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며 “다만 문 대통령이 신 민정수석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신 수석은 15일 문 대통령의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과 16일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박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두 차례 회동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던 윤 총장의 요구를 사실상 묵살했다. 두 사람의 두 번째 회동 이틀 뒤인 7일 법무부는 일요일임에도 이례적으로 검사장 4명에 대한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신 민정수석이 윤 총장 의사를 반영해 이 지검장 교체를 주장해왔으나 이런 요구가 묵살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간이 합심해 1분기까지 90만 개 이상의 직접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98만2000명 줄어드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한파가 닥치자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일자리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고용 불안 해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비상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달라”며 “일자리 기회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우선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더욱 과감한 투자 지원과 규제 혁신으로 기업·민자·공공투자 110조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해 민간의 고용 여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또 “민간의 고용 유지를 전방위로 지원하겠다”며 “고용 충격이 큰 업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조만간 편성될 4차 재난지원금 (일자리)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에게는 디지털 일자리 등 신규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는 노력과 함께 청년 추가고용장려금을 지원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 이어 이틀째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용 추경에 직접 고용 증가와 고용 유지 등을 위한 예산을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과거 추경에서 썼던 고용 유지와 장려 관련 대책들을 중심으로 현재 대책들을 추리고 있다”며 “정부 안이 확정되면 당과 논의해 일자리 대책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만큼 정부는 우선 올해 직접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을 통해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일자리 103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15만 개로 예상해 만든 수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일자리 감소폭이 예상보다 큰 만큼 직접일자리를 더 늘려 고용 위축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고용시장의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에도 대책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확대해 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도록 유도하겠다는 것. 고용유지지원금은 근로자 1인당 하루 6만6000원씩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 기업이 감원 대신 휴직을 택하게끔 하는 제도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청년고용 활성화와 여성일자리 확대 방안을 뼈대로 한 청년·여성일자리 대책도 다음 달 중 발표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앞으로 논의될 4차 재난지원금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도 고용위기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포함시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며 특단의 고용안정대책을 반영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고용 위기상황임이 고용통계로도 확인됐다. 특히 고용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역대급 고용위기 국면에서 계획하고 예정했던 고용대책을 넘어서는 추가 대책을 비상한 각오로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고용 한파가 몰아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충분한 일자리예산’ 확보를 주문한 만큼 이번 추경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줄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일자리 예산의 조기 집행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정부는 고용 상황의 어려움을 엄중히 인식하고, 일자리 예산을 조기 집행하며 고용 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온전한 고용 회복은 결국 민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는 민간 기업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외교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한일관계 개선을 꼽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가 임기 말 한일관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15일 “문 대통령의 3·1절 경축사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한일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7월 도쿄 올림픽이 열릴 경우 2018년 평창 올림픽 때처럼 다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으로 이어질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한일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3·1절 기념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로 진전된 메시지를 담을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난해 3·1절 기념사보다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또 한일 간에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되는 것은 그것대로 또 해 나가야 되는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들도 사안별로 분리해 서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거사와 한일 현안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법을 밝힌 것. 따라서 이번 3·1절 기념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방향을 담은 문 대통령의 구상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점도 청와대는 고려하고 있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내가 알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문 대통령과의 (각각) 통화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문 대통령이 내놓을 3·1절 기념사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배상을 명령한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과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위안부 피해자 판결을 모두 부정하면서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해법을 협의하려 했으나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판결이 나오면서 방일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해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되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황형준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라인’으로 평가받는 김영식 대통령법무비서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불발과 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 등이 김 비서관의 사의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최근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2019년 5월 임명된 김 비서관은 진보 성향의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김 대법원장은 두 모임의 회장 출신이다. 이 때문에 최근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듯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 대법원장 논란과 김 비서관의 사의를 연결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비서관이 청와대와 사법부의 가교 역할을 해온 만큼 추 전 장관의 윤 총장 징계청구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비서관이 윤 총장 징계의 효력을 정지한 법원 판단을 예상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 다만 여권 관계자는 “김 비서관이 1년 9개월째 재직하면서 피로감이 쌓인 데다 본인 사정으로 (관련 사건 발생) 전부터 공직을 떠나려고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비서관은 청와대에 들어올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천지법 부장판사이었던 김 비서관은 2018년 12월 돌연 사표를 냈고 법원 안팎에서는 같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김형연 당시 법무비서관의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자 그는 연구회 게시판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2월 법관 퇴직 후 법무법인 지평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3개월 만인 그해 5월 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3개월 경력 세탁’을 거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청와대는 올해 1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체제 출범에 맞춰 소폭의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 내부 의견이 나오면서 관련 비서관 자리를 새로 만들고 중복되는 일부 기능은 통폐합하는 식으로 개편하겠다는 것. 조직개편과 함께 김 비서관 등 일부 인사에 대한 교체 수요가 생긴 만큼 조만간 청와대가 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관련 의혹이 불거졌던 2019년 당시 청와대가 “적법한 행사”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 달라”며 검찰과 야당을 맹비난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던 것과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원칙적으로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필요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2018년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청와대와 환경부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아 친정부 인사로 교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청와대는 적극 반박에 나섰다. 2019년 2월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문제가 블랙리스트라는 것으로 비화되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할 말은 해야겠다”며 “환경부 장관이 일부 산하 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이도록 한 것도 적법한 감독권 행사”라고 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절차”라고도 주장했다. 김 전 대변인은 또 의혹을 제기한 야당을 향해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며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이번 환경부의 산하 기관 인사는 대상이 다르다. 블랙리스트란 ‘먹칠’을 삼가 달라”고 반박한 바 있다. 여당도 이날 짧은 공식 입장만 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의 선택적 기소와 법원의 판결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향후 항소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최종 결과를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없다더니, 체크리스트를 가장한 내로남불 유전자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정부는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한 위기 극복 방안을 강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특히 정치권이 정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4차 재난지원금 및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 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맞붙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사실상 두 사람의 체면을 모두 살려준 것. 여권 관계자는 “실기하지 않는 충분한 대책은 이 대표의 손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 범위를 강조한 것은 홍 부총리의 손을 각각 들어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고, 또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내부에서조차 홍 부총리 사퇴론이 불거지자 홍 부총리를 감싸면서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당정은 곧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본격적인 이견 좁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에 대해 “3월을 넘기지 않고 도와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 역시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심해지는 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과 사각지대에 대한 보강 지원 등을 점검하고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9조3000억 원의 피해 지원 대책(3차 재난지원금) 집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집행에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했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추가 지원’과 ‘보강 지원’에 대해 4차 재난지원금 검토 방침을 공식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추경의 규모 등을 놓고 여당과 기재부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 변수다. 이 대표는 “3차 지원금도 언론은 5조 원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9조3000억 원을 편성했다”며 “이번에도 그런 정신으로,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날 예정됐던 당정 협의도 재난지원금, 손실보상제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 세종=구특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정부는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한 위기 극복 방안을 강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특히 정치권이 정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과제”라며 이 같이 밝혔다. 4차 재난지원금 및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 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맞붙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사실상 두 사람의 체면을 모두 살려준 것. 여권 관계자는 “실기하지 않는 충분한 대책은 이 대표의 손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 범위를 강조한 것은 홍 부총리의 손을 각각 들어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정부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고, 또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홍 부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내부에서조차 홍 부총리 사퇴론이 불거지자 홍 부총리를 감싸면서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 지표 성과에 대해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비상 경제체제를 가동하며 전례 없는 정책적 수단으로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한 결과”라며 홍 부총리를 추켜세웠다. 이런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당정은 곧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본격적인 이견 좁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에 대해 “3월을 넘기지 않고 도와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국민께 약속했고, 당정 협의를 서두르겠다”고 했다. 다만 추경의 규모 등을 놓고 여당과 기재부의 생각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 변수다. 이 대표는 “3차 지원금도 언론은 5조 원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9조 3000억 원을 편성했다”며 “이번에도 그런 정신으로,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최대한 큰 규모로 추경을 편성하자는 주장이지만,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기재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당정 협의도 재난지원금, 손실보상제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김명수 대법원장 논란에 대해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 사안에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부에 타격은 없는지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사법부 내부에서 거취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청와대는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얘기했을 뿐 정치권과 교감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김 대법원장이 거취를 걸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북한 원자력발전소 논란을 일으킨 야권이 판사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김 대법원장 논란이 불거지자 전선을 옮기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역시 겉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대법원장을 향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재선 의원은 “본인의 입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되지 않았느냐”며 “사법부를 넘어 정부 전체에 타격이 될 수 있을 만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좀 더 점잖게 사표 수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말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탄핵하는 국회를 지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공개적으로는 김 대법원장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만을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타성적인 잘못된 비난”이라면서 “난폭 운전자 처벌을 운전자 길들이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논란에 대해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 사안에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부에 타격은 없는지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사법부 내부에서 거취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청와대는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얘기했을 뿐 정치권과 교감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김 대법원장이 거취를 걸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북한 원자력발전소 논란으로 헛발질을 한 야권이 판사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김 대법원장 논란이 불거지자 전선을 옮기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역시 겉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대법원장을 향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재선 의원은 “본인의 입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되지 않았느냐”며 “사법부를 넘어 정부 전체에 타격이 될 수 있을 만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좀 더 점잖게 사표 수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말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탄핵하는 국회를 지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공개적으로는 김 대법원장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만을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타성적인 잘못된 비난”이라면서 “난폭 운전자 처벌을 운전자 길들이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방문해 “앞으로 소통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유 실장이 기자실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기자들과의 소통 늘리고 싶어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동행한 정만호 국민소통수석도 “대통령도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춘추관에) 오려고 했다가 안 되고, 그런 계획을 기자들이 알고 있는지 물어볼 정도로 기자들과의 접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춘추관에 한 달에 한 번은 와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두 번은 안 되나”라며 “지금 횟수를 정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여건이 될 때 번개로 자주 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실장은 취임 일성으로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리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력을 높이고, 통합과 조정을 통해 생산성 있는,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내부 회의에서 “공유와 소통 활성화가 보안과 코로나19 때문에 핑계거리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유 실장은 LG전자 평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기업인 출신이다. LG CNS 부사장을 거쳐 포스코ICT 총괄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지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 비서실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변에 “유 비서실장에게 내가 붙인 별명이 ‘밤의 총리’다. 국무위원들 간 삼삼오오, 전체 모임 등을 자주 주선했다”며 “친화력이나 일을 해결해 가는 능력이 굉장히 시원시원한 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이렇게 공감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서로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만남”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꼭 직접 만나서 협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직접 대화하게 된다면 한미 양 국민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4, 5월경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는 대북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선 바이든 행정부와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을 의식한 듯 “코드가 잘 맞는 대화를 나눴다. 통화 중에 세 차례나 웃음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같은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거론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직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바쁘진 않다”고 하면서 웃음이 터졌다. 또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언급하며 “전례 없는 도전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 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며 “더 많은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한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통화에서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다만 미 백악관은 한미 통화 내용을 발표하면서 “조속한”이라는 표현 없이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25분부터 32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한미가 역내 평화 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재확인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 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 인권과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한미동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강조된 것. 청와대는 “두 정상이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이렇게 공감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가 “두 정상이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공감했다”고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서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꼭 직접 만나서 협의하길 기대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직접 대화하게 된다면 한미 양 국민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변수이지만 일각에서는 4, 5월경 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는 대북 정책에서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 바이든 행정부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을 의식한 듯 “코드가 잘 맞는 대화를 나눴다. 한미 정상통화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같은 가톨릭신자라는 점이 거론됐고 “통화 중에 세 차례나 웃음이 나왔다”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직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못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바쁘진 않다”고 하면서 웃음이 터졌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언급하며 “전례 없는 도전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며 “더 많은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연 하이라이트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언급이었다. “저의 평가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윤 총장 정직 2개월 징계안을 재가했던 문 대통령의 말이 맞느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검찰의 조직문화나 수사관행을 고치라”며 윤 총장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나타낸 문 대통령의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온도 차가 컸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윤석열 때리기’에 앞장섰던 여권 인사들은 머쓱해졌다. ‘청와대 2인자’였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조차 문 대통령의 회견 나흘 전인 지난달 14일 윤 총장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최재형 감사원장을 한데 묶어 “전광훈, 윤석열, 그리고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한 터였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 발언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윤 총장에게 포탄을 퍼부은 것에 대해 일종의 ‘사격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24일 법원이 윤 총장 징계안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을 내린 뒤부터 이미 여권 인사들은 “청와대가 이제 윤 총장을 그냥 놔둬야 한다”며 “월성 원전 1호기 수사를 하든 말든, 칼춤을 추든 말든 내버려두고 국정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후임 법무부 장관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지명하는 등 두 차례 개각과 함께 대통령비서실장과 민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국정 쇄신이 이뤄지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추 전 장관과 각을 세우면서 야권 대선 주자로 부각됐던 윤 총장도 정작 추 전 장관이 교체되자 야권 지지자들의 시야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추-윤 갈등이 사그라지고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 잠룡들은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뜨거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권의 포탄을 맞으며 존재감을 키웠던 윤 총장이 전장(戰場)을 벗어나자 야권 대선 주자의 신기루가 벗겨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애당초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야권 주자로 부각된 윤 총장을 향해 총공세에 나섰던 추 전 장관 등 여권 인사들은 풍차를 향해 돌진하던 ‘돈키호테’와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윤 총장과 통화했다”며 “윤 총장이 ‘자기를 문 대통령이 임명했는데 어떻게 야당 정치인을 할 수 있냐’고 하더라”며 윤 총장의 야당행(行)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윤 총장이 향후 정치권에 입문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를 키운 것은 ‘우리 편 수사는 안 된다’는 여권의 ‘내로남불’과 ‘편 가르기’였다. 민주당이 이번엔 법원을 타깃으로 삼아 판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한다. 피아를 구분하는 적대적 사고방식만 앞세우다간 최재형 원장에 이어 ‘제3, 제4의 윤석열’이 생길지도 모른다.황형준 정치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도 없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원전 의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와 백악관을 오갔던 정 후보자는 “미국에도 USB메모리를 제공했다”고 했다. USB메모리에 담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미국과 공유했고, 그 안에는 원전 내용이 없었다는 의미다.○ 정의용 “볼턴에게도 USB 제공” 정 후보자는 북한 원전 건설 제공 의혹과 관련해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것을 검토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또 USB메모리에 담긴 내용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협력, 낙후된 북한 수력·화력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슈퍼그리드망 확충 등 아주 대략적 내용이 포함됐다”며 “원전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정 후보자는 “판문점 회담이 끝난 직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에 동일한 내용의 USB메모리를 제공하고,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취지가 뭔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 후보자의 카운터파트는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다. 만약 원전 관련 내용이 USB메모리 안에 담겨 있었다면 당시 백악관 내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던 볼턴 전 보좌관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정 후보자는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도 우리가 제공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아이패드로 북측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 모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 발전을 돕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취지다. 다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USB메모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절대 공개해선 안 된다”며 “외교상 기밀문서이고 정상회담 장소에서 건네진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기록물로 가지 않아 열람도 안 되는 것”이라고 ‘공개 불가’ 방침을 밝혔다. 정 후보자도 USB메모리와 관련해 “내용은 언젠간 공개될 거라 본다”면서도 “지금 공개하는 건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연이은 총력 해명에도 남은 의혹 정 후보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원전 관련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북한 원전 문건이 청와대에 전달됐는지 여부다. 청와대와 산업부 모두 “논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산업부 공무원이 왜 관련 문건을 비밀리에 황급히 삭제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 문건에 담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외부와 협업한 정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 관련 전직 중앙부처 공무원은 “산업부가 공개한 문건 첫 장에 적힌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는 문구는 보통 외부 관계자와 회의할 때 오도되지 않도록 자주 쓰는 문구”라고 주장했다. 또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북한 전력 문제가 왜 거론됐는지도 관심사다. 만성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상황을 감안해 북한 지역 내 기존 발전소 등 전력 설비 협력 방안이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야당은 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 퍼주기’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 세종=구특교 기자}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메모리)에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도 없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원전 의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와 백악관을 오갔던 정 후보자는 “미국에도 USB메모리를 제공했다”고 했다. USB메모리에 담긴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미국과 공유했고, 그 안에는 원전 내용도 없었다는 의미다.● 정의용 “볼턴에게도 USB 제공”정 후보자는 북한 원전 건설 제공 의혹과 관련해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 원전 건설 제공) 이것을 검토한다는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또 USB메모리에 담긴 내용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협력, 낙후된 북한 수력·화력 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슈퍼그리드망 확충 등 아주 대략적 내용이 포함됐다”며 “원전은 전혀 포함이 안 돼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정 후보자는 “판문점 회담이 끝난 직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에 동일한 내용의 USB(메모리)를 제공하고, ‘신 한반도 경제구상’의 취지가 뭔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 후보자의 카운터 파트는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만약 원전 관련 내용이 USB메모리 안에 담겨 있었다면 당시 백악관 내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혔던 볼턴 전 보좌관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정 후보자는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도 우리가 제공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아이패드로 북측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 모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 발전을 돕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취지다. 다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USB메모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절대 공개해선 안 된다”며 “외교상 기밀문서이고 정상회담 장소에서 건네진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기록물로 가지 않아 열람도 안 되는 것”이라고 ‘공개 불가’ 방침을 밝혔다. 정 후보자도 USB메모리와 관련해 “내용은 언젠간 공개될거라 본다”면서도 “지금 공개를 하는 건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산업부 문건’ 공개에도 남은 의혹정 후보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원전 관련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핵심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북한 원전 문건이 청와대에 전달됐는지 여부다. 청와대와 산업부 모두 “논의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산업부 공무원이 왜 관련 문건을 비밀리에 황급히 삭제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 문건에 담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외부와 협업한 정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 관련 전직 중앙부처 공무원은 “산업부가 공개한 문건 첫 장에 적힌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쓴 문구는 보통 외부 관계자와 회의할 때 오도되지 않도록 자주 쓰는 문구”라며 “산업부 공무원 이외의 누군가에게 자료를 보여주고 의견 수렴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북한 전력 문제가 왜 거론 됐는지도 관심사다. 만성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상황을 감안해 북한 지역 내 기존 발전소 등 전력 설비 협력 방안이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야당은 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 퍼주기’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