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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곤충은 벌이라고 한다. 요즘 봄꽃의 개화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순차적으로 피어야 할 꽃들이 한꺼번에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진다. 몇 달간 꿀을 모으며 살아가던 꿀벌들에겐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미국에서 최근 10년간 꿀벌의 개체 수가 40%가량 감소했다. 영국에서도 2010년 이후 45% 정도의 꿀벌이 사라졌다. 꿀벌은 식물의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하는데, 꿀벌이 생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면 인류도 생존할 수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의 화분 매개 작용에 따라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경기 포천시 소흘읍 광릉의 국립수목원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왼편에 있는 벌집 모양의 앙증맞은 이색 건축물이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에게 숲과 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는 키즈 아카데미인 ‘숲이 오래’다. “벌이 멸종하면 식물들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지구의 산소 공급과 먹거리 제공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생물종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벌집형 매스와 건축 디자인 원리를 선택했습니다.” ‘숲이 오래’의 건축설계를 맡은 지음플러스 김성훈 소장(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은 프랑스 유학 후 유럽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온 도시환경 건축 전문가다. 그는 자연과 생태, 건축이 공존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을 수목원 키즈 아카데미 설계에 적용했다. 원래 부지에 있던 낙우송과 전나무 등을 옮기거나 베어내지 않고 건축물을 배치하는 방법을 고민했던 것. 그래서 하나의 큰 건물보다는, 육각형 모양의 벌집 형태로 방을 여러 개 만드는 설계를 했다. “기존에 있던 나무도 살리고, 육각형 벌집 구조를 통해 생태계에서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는 벌을 상징하고 싶었습니다. 기존의 정사각형 직사각형 공간이 아닌 다양한 육각형 모듈들의 공간에서 아이들이 생태적 상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숲이 오래’는 ‘숲이 아이들에게 오라고 손짓한다’는 뜻이다. 오래된 나무를 그대로 살려 벌집 모양으로 지은 건물은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숲속 트리 하우스(tree house)처럼 보인다. 외부는 친환경 탄화목(그을려 나뭇결이 드러나는 목재)으로 마감해 주변 나무와 어울리도록 했다. 옆에 있는 계곡을 고려해 건물의 아랫부분은 필로티 구조로 만들었고, 층고가 다른 필로티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조성됐다. 또 건물 뒤편에는 원래 있던 아름드리나무의 그늘과 벌집 형태의 건물 구조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야외 테라스 무대 공간이 탄생했다. 지붕의 경사면을 통해 빗물을 받아들여서 재활용하는 ‘레인가든’은 벌집형 물홈통, 빗물 저금통으로 아이들이 물의 소중함을 재밌는 놀이로 배울 수 있게 한 시설이다. 건물 앞에는 지오돔과 오감체험 텃밭 ‘키친가든’, 곤충호텔을 곳곳에 배치해 식물과 곤충의 서식과 삶을 관찰하고 볼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는 영국 런던예술대(UAL) 출신 공간디자이너 장소율 씨(32·우진아이디)가 맡았다. 벌집 모양의 육각형 테이블, 천장에 매달린 숲처럼 생긴 구조물을 헤치며 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 향기로운 편백나무 조각에 빠져 놀 수 있는 욕조, 나이테를 형상화한 테이블 등이 숲속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낸다. 나무 무늬 프린트를 한 포스코 강판으로 마무리한 벽면은 칠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장 씨는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로 마스크가 일상화돼 버린 상황이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일”이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작은 화면이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 버렸는데, 나무와 숲, 생물과 같은 자연을 아이들의 삶의 공간에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천=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곤충은 벌이라고 한다. 요즘 봄꽃의 개화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순차적으로 피어야 할 꽃들이 한꺼번에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진다. 몇 달간 꿀을 모으며 살아갔던 꿀벌들에겐 꿀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미국에서 최근 10년간 꿀벌의 개체 수가 40%가량 감소했다. 영국도 2010년 이후 45% 정도의 꿀벌이 사라졌다. 꿀벌은 식물의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하는데, 꿀벌이 생태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면 인류도 생존할 수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의 70%가 꿀벌의 화분 매개 작용에 따라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경기 포천시 소홀읍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왼쪽 편에 벌집모양의 앙증맞은 목조 건축물이 지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5~6세 유아들을 위한 환경생태 교육을 위한 키즈 아카데미인 ‘숲이 오래’다. 숲과 자연, 생태계와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삶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한 숲교실이다. “벌이 멸종되면 식물들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지구의 산소공급과 먹거리 제공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렇듯 생물 종 다양성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벌집형 매스와 건축 디자인 원리를 선택했습니다.” ‘숲이 오래’의 건축설계를 맡은 지음플러스 김성훈 소장(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은 프랑스 유학 후 유럽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온 도시환경 건축 전문가다. 그는 이 건물의 설계에서 자연과 생태, 건축이 공존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의 개념을 활용했다. 원래 부지에 있던 낙우송과 전나무 등 3그루의 오래된 나무를 이전하거나 베어내지 않고 건축물을 배치하는 방법을 고민했던 것. 주변의 계곡과 연못,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어울리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 하나의 큰 건물보다는, 육각형 모양의 벌집형태로 방을 여러개 만들었다. “기존에 있던 나무도 살리고, 육각형의 벌집구조를 통해 생태계에서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는 벌을 상징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기존의 정사각형 직사각형 공간이 아닌 다양한 육각형 모듈들의 공간에서 아이들이 활동하면서 생태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숲이 오래’는 숲을 오래 보존하자는 뜻이지만, “숲이 아이들에게 오라고 손짓한다”는 뜻의 이중적 의미도 담고 있다. 건물과 외부 야외 공간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재밌게 숲과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한 교육과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오래된 나무를 그대로 살려 벌집 모양으로 지은 건물은 마치 숲 속에 있는 트리 하우스(Tree House)처럼 보인다. 외부는 친환경 탄화목(그을려 나뭇결이 드러나는 목재)으로 마감해 주변 나무와 어울리도록 했다. 건물 주변의 있는 계곡을 고려해 건물의 밑부분은 필로티 구조로 만들어 침수를 방지했다. 자연스럽게 벌집 모양 건물의 높이와 층고가 다르게 설계됐고, 기둥 및 필로티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조성됐다. 또한 건물 뒤편에는 원래 있던 아름드리 나무의 그늘과 벌집형태의 건물 구조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야외 테라스 무대 공간이 탄생했다. 이곳은 자연 속에서 열린 교실이나 공연 무대로 사용된다. 지붕의 경사면을 통해 빗물을 받아들여서 재활용하는 레인가든은 벌집형 물홈통, 빗물 저금통으로 아이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재밌는 놀이로 배울 수 있도록 한 장치다. 건물 앞에 만들어진 지오돔과 텃밭에는 아이들이 식물을 직접 가꾸며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오감체험 텃밭인 ‘키친가든’이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옥상정원과 곤충의 서식과 삶은 관찰하고 볼 수 있는 폴리네이트 가든, 곤충호텔 등이 조성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우진아이디가 시공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장소율 공간디자이너(32·미인터내셔널)는 연세대 대학원 공간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영국 런던예술대(UAL)에서 유학했다. 벌집모양의 육각형 테이블, 천정에 매달려 있는 숲처럼 생긴 구조물을 헤쳐가며 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 구슬모양의 편백나무 조각에 푹 빠져 놀 수 있는 향기로운 공간, 나이테를 형상화한 테이블 등 실내 인테리어도 숲 속에 온 듯하다. 벽면은 나무 무늬로 고해상 프린트를 한 포스코(POSCO)의 강판으로 마무리해 칠판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가 빛났다. 장 씨는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로 마스크가 일상화 돼버린 일상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일”이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작은 모니터 공간이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 버렸는데, 아이들의 삶에 공간에 나무와 숲, 여러 생물들과 같은 풍부한 자연을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숲이 오래’ 개원식에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익 산림청 산림복지국장, 최영태 국립수목원 원장, 배준규 국립수목원 실장, 이병로 광릉숲친구들 이사장, 윤양수 포스코C&C 대표이사, 장순희 이호건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한정 의원은 축사에서 “광릉숲둘레길에 점점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시설이 지어진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익 산림청 국장은 “전국의 수목원과 지방자치단체에도 어린이들에게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교육과 체험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는 사업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디즈니 성’의 모델은 어딜까? 바로 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몽생미셸 수도원이 결합돼 있는 모습이다. ‘새로운 백조의 성’이란 뜻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그야말로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독일 바이에른 왕국 루트비히 2세가 자신이 좋아했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백조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낭만적인 중세 느낌의 성을 지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전남 담양은 지금 죽순의 계절이다. 새로 난 죽순이 하루 30~40cm씩 자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상은 멈춰버렸지만, 대나무 숲속에서는 매일 어른 팔뚝만 한 죽순이 쑥쑥 올라온다. 죽순의 생명력은 놀랍기만 하다.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 나오는 어린 줄기다. 4월 맹종죽부터 시작해 5월 말~6월 중순에는 분죽, 6월 중순에서 말까지는 왕죽의 죽순이 나온다. 대나무는 죽순이 나오고 약 40일 만에 키가 다 커버린다. 짧으면 10m, 길게는 20m까지 다 자란 이후에는 두꺼워진다. 대나무 죽순은 하루에 1m씩 자라기도 한다. “죽순에 모자를 걸어놨는데 다음 날 가보니 손이 안 닿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질 정도다. ●담양 삼다리 대나무숲 ‘죽순회’ 담양에는 유명한 대나무숲이 많다. 31만 ㎡의 공간에 울창한 대나무숲이 조성돼 있는 죽녹원은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으며 영화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한국대나무박물관 뒤편 대나무품종원 산책로에도 한국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대나무 품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담양에는 동네 뒷산에도 원시림 같은 대숲이 있는 곳이 많다. 대숲에 이는 시원한 바람소리를 듣고, 푸른 댓잎을 통과한 햇살의 따스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조용한 길이 많다. 그중에서도 국가중요농업유산 4호로 지정된 담양 삼다리 대나무숲은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천연숲길이다. 댓잎에 맺힌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야생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찻집 겸 펜션인 ‘명가혜’(061-381-6015)를 운영하고 있는 국근섭 씨(62)를 만났다. 그는 대숲 속에서 판소리를 하고, 감성무를 추는 예인(藝人)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죽순을 캐고, 물에 삶고, 저장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3년간의 연구 끝에 죽순껍질을 덖고 비벼서 만든 ‘죽신황금차’를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투명한 찻잔에 마셔보니 황금색 빛깔에 구수한 향이 일품이었다. 국 씨는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요리”라며 ‘죽순회’를 가져왔다. 집 뒷산에서 오늘 따온 죽순을 다듬고 삶은 죽순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싱싱한 죽순의 담백한 기운이 온몸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연한 죽순 내부에는 수많은 마디가 있다. 대나무가 다 컸을 때의 마디 수와 똑같다고 한다. 국 씨는 “평생 자랄 수 있는 마디를 이미 모두 갖추고 있는 죽순은 강한 생명의 기운이자 최고의 다이어트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죽순회에 죽향막걸리 한잔, 그리고 주인장의 판소리 한 대목까지 곁들이니 이것이 남도 풍류여행의 참맛이 아니겠는가. ●가사문학과 정자문화의 본향, 담양담양은 대나무숲과 함께 조선시대 정자 문화의 본향이다. 영산강 상류 광주호 인근 가사문학면에 있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면앙정 등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지었던 조선 선비들의 이름난 정자를 찾는 여행도 가볼 만하다. 소쇄원 입구에도 대나무숲이 사람을 맞는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의 작가 김훈은 담양의 대숲을 ‘악기의 숲, 무기의 숲’이라고 표현했다. 대나무는 피리를 만들기도 하고, 활과 화살, 창과 같은 무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안락한 휴식과 음악을 주는 대숲은 나라가 어려울 때 의병들의 무기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소쇄원은 ‘은자(隱者)’의 정원이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1503~1557)는 기묘사화(1519) 이후 스승인 정암 조광조의 죽음을 보고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이곳에 은거했다고 한다. 소쇄원은 계곡과 폭포를 최대한 자연 그대로 살렸다. 덧붙인 건물과 나무, 돌다리 하나하나에는 선비의 철학이 담겼다. 우선 ‘소쇄(瀟灑)’는 깨끗하게 씻는다는 뜻, 주인의 공간인 ‘제월(霽月)당’, 사랑채인 ‘광풍(光風)각’은 ‘비가 갠 뒤 하늘에 뜨는 맑은 달과 상쾌한 바람’이란 뜻이다. 육체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씻고 닦는 정원이다. 소쇄원 입구에는 ‘대봉대(待鳳臺)’라는 정자가 있다. 주변에는 봉황이 앉는 벽오동나무와 봉황이 먹는 열매인 죽실이 열리는 대나무밭이 있다. 또한 봉황이 마시는 맑은 샘물인 ‘예천(醴泉)’도 있다. 봉황은 스승 조광조가 꿈꾸었던 왕도정치를 펼칠 왕을 상징하는 새다. 담양에서 향토사 전문서점 ‘이목구심서’를 운영하고 있는 전고필 씨는 “소쇄원은 ‘직유’가 아닌 ‘은유’의 공간”이라며 “직접 대놓고 ‘우리가 혁명하겠다’고 말로 하는 대신, 왕도정치를 펼칠 지도자를 기다리는 은자로서의 철학을 건축에 심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월당에는 하서 김인후(1510~1560)가 쓴 ‘소쇄원 48영시(詠詩)’가 걸려 있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의 친구이자 사돈인 김인후는 소쇄원에 정신적, 영적인 의미를 부여한 성리학자다. 소쇄원에는 송순, 정철, 고경명, 기대승, 임억령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모여들었다. 훗날 이들을 ‘소쇄원 시단(詩壇)’이라고 불렀다. 마치 유럽이 카페를 중심으로 철학과 시가 꽃피었던 것처럼, 소쇄원을 중심으로 당대 문학과 사상이 꽃피고 무르익었다. 소쇄원의 정자문화는 영산강 상류의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고 확장된다. 식영정(息影亭)은 직역하면 ‘그림자도 쉬어가는 정자’인데, 그림자가 없는 신선처럼 ‘그림자마저 끊어버리고 살겠다’는 도교적 공간이기도 하다. 식영정의 뒷산은 별뫼라고 불렸는데, 한자로 하면 성산(星山)이다. 송강 정철은 이 주변의 풍광을 노래한 ‘식영정 20영(詠)’을 토대로 가사 ‘성산별곡’을 지었다. 환벽당(環碧堂)은 말 그대로 ‘푸르름이 고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정자’다. 요즘 환벽당은 온통 초록으로 뒤덮여 있다. 환벽당 아래에 있는 조대(釣臺)와 용소(龍沼)는 이 정자를 지은 사촌(沙村) 김윤제가 어린 정철을 처음 만난 곳이라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당시 14살의 정철은 귀양살이하던 아버지를 따라 담양에 내려와 살고 있었는데, 때마침 김윤제가 환벽당에서 낮잠을 자다가 꿈에 용소에서 청룡 한마리가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꿈을 깬 후 용소로 내려가 보니 용모가 비범한 소년이 멱을 감고 있었다고 한다. 김윤제는 정철에게 학문과 시를 가르쳤고, 27세로 관계에 진출할 때까지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었다고 한다. 면앙정(俛仰亭)은 송순(1493~1583)이 직접 짓고 호로 삼은 정자다. 정면 세 칸의 팔작지붕의 정자로, 주변의 탁 트인 풍광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자 뒤편에는 곧게 서 있는 아름드리 상수리나무의 자태가 빼어나다. 정자에는 송순의 ‘면앙정 삼언가’가 판각돼 있다. ‘면유지(俛有地) 앙유천(仰有天) 정기중(亭其中)’(땅을 굽어보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그 가운데 정자를 짓는다)이란 말로 시작되는데, 앞의 세 글자를 따서 ‘면앙정’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송순이 면앙정에서 지은 시조도 유명하다.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 지어내니/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세 칸 건물 중에 사람이 한 칸을 쓰고, 나머지 두 칸은 툭 터서 달과 바람, 온 강산의 경치를 끌어들인다는 건축의 원리다. 담양의 향토사학자 전고필 씨는 “이 시조에는 조선의 모든 정자와 정원에 적용되는 ‘차경(借景)’의 원리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영산강의 상류지역인 식영정과 환벽당, 소쇄원 앞으로 흐르는 천은 자미탄(紫薇灘)이라 불렸다. 조선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대의 석학들이 자연과 교감하고 후학을 가르친 조선선비들의 살롱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현재 이곳은 ‘가사문학면’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정자 앞으로 흐르던 자미탄 주변의 유서깊은 명소들은 광주댐이 세워지면서 수몰됐다. 그러나 광주호는 새롭게 생태공원이자 인문학 호수로 조성돼 탐방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비오는 날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에 바라본 영산강물은 마음 속까지 고요하게 만들었다. ● 가볼 만한 곳붉은 벽돌로 지어진 ‘담빛예술창고’는 옛 양곡창고였던 ‘남송창고’를 카페와 미술 갤러리로 개조한 곳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 이곳의 명물은 높이 4m, 넓이 2.6m 크기의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 무려 700여 개의 대나무 파이프로 제작된 이 오르간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특별 연주회가 열린다(061-383-8240).담양읍에 있는 ‘해동문화예술촌’(옛 해동주조장)은 전통 막걸리를 빚던 주조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061-383-8246). 이 곳에서는 전국의 다양한 막걸리와 술 제조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현대미술 작가들의 기획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전남 담양은 지금 죽순의 계절이다. 새로 난 죽순이 하루 30∼40cm씩 자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상은 멈춰버렸지만, 대나무 숲속에서는 매일 어른 팔뚝만 한 죽순이 쑥쑥 올라온다. 죽순의 생명력은 놀랍기만 하다.죽순은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 나오는 어린 줄기다. 4월 맹종죽부터 시작해 5월 말∼6월 중순에는 분죽, 6월 중순에서 말까지는 왕죽의 죽순이 나온다. 대나무는 죽순이 나오고 약 40일 만에 키가 다 커버린다. 짧으면 10m, 길게는 20m까지 다 자란 이후에는 두꺼워진다. 대나무 죽순은 하루에 1m씩 자라기도 한다. “죽순에 모자를 걸어놨는데 다음 날 가보니 손이 안 닿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질 정도다.》○ 담양 삼다리 대나무숲 ‘죽순회’ 담양에는 유명한 대나무숲이 많다. 31만 m²의 공간에 울창한 대나무숲이 조성돼 있는 죽녹원은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으며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한국대나무박물관 뒤편 대나무품종원 산책로에도 한국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대나무 품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담양에는 동네 뒷산에도 원시림 같은 대숲이 있는 곳이 많다. 대숲에 이는 시원한 바람소리를 듣고, 푸른 댓잎을 통과한 햇살의 따스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조용한 길이 많다. 그중에서도 국가중요농업유산 4호로 지정된 담양 삼다리 대나무숲은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천연숲길이다. 댓잎에 맺힌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야생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찻집 겸 펜션인 ‘명가혜’(061-381-6015)를 운영하고 있는 국근섭 씨(62)를 만났다. 그는 대숲 속에서 판소리를 하고, 감성무를 추는 예인(藝人)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죽순을 캐고, 물에 삶고, 저장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3년간의 연구 끝에 죽순껍질을 덖고 비벼서 만든 ‘죽신황금차’를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투명한 찻잔에 마셔보니 황금색 빛깔에 구수한 향이 일품이었다. 국 씨는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요리”라며 ‘죽순회’를 가져왔다. 집 뒷산에서 오늘 따온 죽순을 다듬고 삶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싱싱한 죽순의 담백한 기운이 온몸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연한 죽순 내부에는 수많은 마디가 있다. 대나무가 다 컸을 때의 마디 수와 똑같다고 한다. 국 씨는 “평생 자랄 수 있는 마디를 이미 모두 갖추고 있는 죽순은 강한 생명의 기운이자 최고의 다이어트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죽순회에 죽향막걸리 한잔, 그리고 주인장의 판소리 한 대목까지 곁들이니 이것이 남도 풍류여행의 참맛이 아니겠는가.○가사문학과 정자문화의 본향, 담양 담양은 대나무숲과 함께 조선시대 정자 문화의 본향이다. 영산강 상류 광주호 인근 가사문학면에 있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면앙정 등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지었던 조선 선비들의 이름난 정자를 찾는 여행도 가볼 만하다. 소쇄원 입구에도 대나무숲이 사람을 맞는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의 작가 김훈은 담양의 대숲을 ‘악기의 숲, 무기의 숲’이라고 표현했다. 대나무는 피리를 만들기도 하고, 활과 화살, 창과 같은 무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안락한 휴식과 음악을 주는 대숲은 나라가 어려울 때 의병들의 무기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소쇄원은 ‘은자(隱者)’의 정원이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1503∼1557)는 기묘사화(1519년) 이후 스승인 정암 조광조의 죽음을 보고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이곳에 은거했다고 한다. 소쇄원은 계곡과 폭포를 최대한 자연 그대로 살렸다. 덧붙인 건물과 나무, 돌다리 하나하나에는 선비의 철학이 담겼다. 우선 ‘소쇄(瀟灑)’는 깨끗하게 씻는다는 뜻, 주인의 공간인 ‘제월(霽月)당’, 사랑채인 ‘광풍(光風)각’은 ‘비가 갠 뒤 하늘에 뜨는 맑은 달과 상쾌한 바람’이란 뜻이다. 육체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씻고 닦는 정원이다. 소쇄원 입구에는 ‘대봉대(待鳳臺)’라는 정자가 있다. 주변에는 봉황이 앉는 벽오동나무와 봉황이 먹는 열매인 죽실이 열리는 대나무밭이 있다. 또한 봉황이 마시는 맑은 샘물인 ‘예천(醴泉)’도 있다. 봉황은 스승 조광조가 꿈꾸었던 왕도정치를 펼칠 왕을 상징하는 새다. 담양에서 향토사 전문서점 ‘이목구심서’를 운영하고 있는 전고필 씨는 “소쇄원은 ‘직유’가 아닌 ‘은유’의 공간”이라며 “직접 대놓고 ‘우리가 혁명하겠다’고 말로 하는 대신, 왕도정치를 펼칠 지도자를 기다리는 은자로서의 철학을 건축에 심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월당에는 하서 김인후(1510∼1560)가 쓴 ‘소쇄원 48영시(詠詩)’가 걸려 있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의 친구이자 사돈인 김인후는 소쇄원에 정신적, 영적인 의미를 부여한 성리학자다. 소쇄원에는 송순, 정철, 고경명, 기대승, 임억령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모여들었다. 훗날 이들을 ‘소쇄원 시단(詩壇)’이라고 불렀다. 마치 유럽이 카페를 중심으로 철학과 시가 꽃피었던 것처럼, 소쇄원을 중심으로 당대 문학과 사상이 꽃피고 무르익었다. 소쇄원의 정자문화는 영산강 상류의 물줄기(자미탄, 창계천, 광주호)를 따라 이어지고 확장된다. 식영정(息影亭)은 직역하면 ‘그림자도 쉬어가는 정자’인데, 그림자가 없는 신선처럼 ‘그림자마저 끊어버리고 살겠다’는 도교적 공간이기도 하다. 식영정의 뒷산은 별뫼라고 불렸는데, 한자로 하면 성산(星山)이다. 송강 정철은 이 주변의 풍광을 노래한 ‘식영정 20영(詠)’을 토대로 가사 ‘성산별곡’을 지었다. 환벽당(環碧堂)은 말 그대로 ‘푸르름이 고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정자’다. 요즘 환벽당은 온통 초록으로 뒤덮여 있다. 환벽당 아래에 있는 조대(釣臺)와 용소(龍沼)는 이 정자를 지은 사촌(沙村) 김윤제가 어린 정철을 처음 만난 곳이라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면앙정(면仰亭)은 송순(1493∼1583)이 직접 짓고 호로 삼은 정자다. 정면 세 칸의 팔작지붕의 정자로, 주변의 탁 트인 풍광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자 뒤편에는 곧게 서 있는 아름드리 상수리나무의 자태가 빼어나다. 정자에는 송순의 ‘면앙정 삼언가’가 판각돼 있다. ‘면유지(면有地) 앙유천(仰有天) 정기중(亭其中)’(땅을 굽어보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그 가운데 정자를 짓는다)이란 말로 시작되는데, 앞의 세 글자를 따서 ‘면앙정’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송순이 면앙정에서 지은 시조도 유명하다.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 지어내니/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세 칸 건물 중에 사람이 한 칸을 쓰고, 나머지 두 칸은 툭 터서 달과 바람, 온 강산의 경치를 끌어들인다는 건축의 원리다. 담양의 향토사학자 전고필 씨는 “이 시조에는 조선의 모든 정자와 정원에 적용되는 ‘차경(借景)’의 원리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글·사진 담양=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가볼 만한 곳붉은 벽돌로 지어진 ‘담빛예술창고’는 옛 양곡창고였던 ‘남송창고’를 카페와 미술 갤러리로 개조한 곳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 이곳의 명물은 높이 4m, 너비 2.6m 크기의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 무려 700여 개의 대나무 파이프로 제작된 이 오르간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특별 연주회가 열린다. 담양읍에 있는 ‘해동문화예술촌’(옛 해동주조장)은 전통 막걸리를 빚던 주조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제일테크노스가 석박사급 인력을 영입하는 등 기업 부설 연구소를 획기적으로 확충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제일테크노스는 1971년부터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각종 건축, 빌딩용 데크(DECK) 플레이트를 생산 시공해 온 업계 선도 기업이다. 국내 건축시장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시공되고 있는 철근일체형 ‘NT 데크’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신기술 지정 제품인 ‘CAP 데크’와 ‘KEM 데크’, ‘HI 데크’ 등을 생산 시공하여 국내 건축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제일테크노스의 데크 제품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인 평택PJT, 탕정PJT, 베트남 하노이공장, SK하이닉스 이천PJT 등에 제작 시공됐다. 국내 최대 SOC 사업인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비롯해 타워팰리스, 하이페리온 등 국내 유수 건축물에도 시공 및 적용됐다. 회사 보유 기술 중 ‘NRC 공법’은 업계 선도 기술로 평가된다. 주요 골조 부재를 공장에서 선조립해 현장 시공을 단순화하는 공법으로, 전통적인 철근콘크리트(RC)와 철골(S)의 장점은 모으고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의 단점은 보완한 공법이다. NRC 공법은 RC보다 공사 기간을 평균 40% 이상 단축시켜 현장 인력 감축 효과도 크다. 경기 평택 모곡동 지식산업센터 신축 골조공사, 인천 남청라, 경남 창원 등 대형 물류센터에 해당 공법이 적용됐다. 또한 제일테크노스는 1990년부터 조선용 기자재 생산라인을 대단위로 구축해 물류 시스템, 전처리 도장, 소조 및 가공 등의 조선 기자재 제작 전문 공장을 운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대형 조선사에 공급하여 국내 조선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일테크노스 나주영 회장은 “최근 원자재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경영시스템과 기업문화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 회장은 노사 간 상생을 중요시해 매년 노사한마음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으며 현재 민선 초대 포항시체육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는 말년에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정원을 가꾸고 수련을 키웠다. 이곳에서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차이를 탐구하며 화폭을 채워 나갔다. 물에 비친 흰 구름과 나무, 꽃 그림자는 어디가 하늘이고, 물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봄의 푸릇푸릇함, 비가 내리는 새벽….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다 보면 작가의 깊은 내면세계와 만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Josun Palace, a Luxury Collection Hotel, Seoul Gangnam)을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공식 개관했다.조선 팰리스는 서울 강남의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입지를 살려 어느 곳에서도 서울의 스펙터클한 뷰를 즐길 수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초기 조선호텔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난 100여 년의 헤리티지를 계승해 최상급의 독자브랜드로 개발한 첫 호텔이다. 》 서울 도심에서 조선의 헤리티지를 담으면서도 가장 이국적인 곳 커튼월(통유리)로 모던한 느낌을 낸 센터필드와는 대조적으로 호텔은 아르데코 스타일을 기본으로 다양한 색감과 디테일한 요소들을 통해 럭셔리한 조선 팰리스의 미(美)를 느낄 수 있다. 조선 팰리스는 호스피탤리티 업계의 신진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욍베르&푸아예가 디자인했다. 호텔 메인 입구인 웰컴 로비는 호텔에서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만큼 4m에 이르는 압도적 스케일의 팰리스 게이트가 가장 눈에 띈다. 24층 이상의 고층부에는 서울의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는 총 254개의 객실과 수영장 및 피트니스 시설인 조선 웰니스 클럽이 자리했다. 호텔 곳곳에는 메탈과 크리스털 유리의 대비로 투명한 세련미를 담아냈다. 이런 디자인은 조선 팰리스가 선별한 5곳의 고메 컬렉션에서도 섬세하게 어우러졌다. 파인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 코리안 컨템포러리 ’이타닉 가든‘, 광둥식 파인 다이닝 ’더 그레이트 홍연‘, ’1914 라운지앤바‘, ’조선델리 더 부티크‘ 모두 스펙터클한 뷰를 감상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이국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됐다. 한식 계절 식재료에서 시작해 프랑스 등 다양한 조리법을 가미해 새로운 파인 다이닝으로 탄생한 ’이타닉 가든‘은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다. 셰프의 조리 과정을 함께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12석 규모의 카운터석을 비롯해 도심의 시티뷰를 바라보며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는 2인 윈도석도 마련됐다. 24층에서 압도적인 공간감을 자랑하는 1914 라운지앤바는 조선호텔이 쌓아온 헤리티지와 조선 팰리스가 이어갈 가치까지 100년의 역사가 담긴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의 마천루를 품은 객실은 동선 하나하나를 고려해 여행자에게 여유로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인 프레떼의 최상위 라인인 안드레아(Andrea)가 객실과 욕실의 모든 리넨류에 적용됐으며 전 객실에는 ’시몬스‘의 뷰티레스트 컬렉션 중 ’더 원‘ 라인이 준비됐다. 니치 향수 바이레도(BYREDO)의 르 슈맹(Le Chemin)이 기본 어메니티로 비치돼 만족감을 더한다. 호텔 내 400여 아트워크에서 마주하는 ’현대 한국의 황금기‘조선 팰리스 곳곳에는 ’현대 한국의 황금기‘라는 콘셉트 아래 국내외 컨템포러리 아트 4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웰컴 로비에서 처음 만나는 대니얼 아셤의 작품 ’Blue Eroded Moses‘를 비롯해 다층적인 아름다움의 순간을 포착한 칸디다 회퍼의 ’B¤hm Chapel‘, 화려한 번영을 느낄 수 있는 요한 크레텐의 ’Glory‘, 강인한 꽃의 힘을 담은 장미셸 오토니엘의 ’Chrysantheme‘과 조지프 스타시케베츠의 ’Lespinasse‘ 등으로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김지원, 이정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호텔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한채양 대표이사는 “조선 팰리스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이는 최상급 호텔로 최고를 위한 궁극의 호스피탤리티를 경험할 수 있는 호텔이자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생 메리 성당의 가운데에 있는 ‘스트라빈스키 분수’. 러시아 현대 작곡가인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 ‘봄의 제전’을 기리는 분수다. 불새, 높은음자리표, 코끼리, 사이렌 등 16개 조각품은 강렬한 색채로 존재감을 자랑한다. 음악을 움직이는 미술로 표현한 ‘키네틱아트’로 화창한 날 햇빛에 부서지는 물줄기는 파리의 봄날을 한층 다채롭게 수놓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계곡물 위에 놓인 돌다리를 이리저리 건너 숲속으로 들어간다. 너삼밭 너머 화전민 마을을 지나고, 보부상이 다니던 길을 걷다 보니 소나무 숲이 나타났다. 마치 대나무 숲처럼 키 큰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금강송(金剛松)의 바다. 온몸이 굽고 뒤틀린 ‘남산의 소나무’만 보고 살아온 이의 눈에는 20~30m 높이로 쭉쭉 뻗어 올라간 금강소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수백 년 묵은 소나무에서는 5배 이상 쏟아진다는 피톤치드의 향연!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가슴 깊숙이 숨을 들이쉬어 본다. 온 산에 가득한 솔 향의 맑은 기운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세포 하나하나까지 스며들었다. ● 수백 년 살아 온 명품 소나무를 찾아서2010년 산림청이 조성한 1호 숲길인 경북 울진군 소광리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이 8일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11월 30일까지 개방되는 이 숲길은 총 7개 구간(79.4km)으로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답게 수령 30~5000년 된 금강송 160여만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1년에 7개월만 열리고 나머지 5개월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의 천국으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13일 오전 9시 동양화가 백범영 교수(용인대)와 함께 ‘대왕소나무’를 볼 수 있는 4구간의 출발점에 섰다. 마을 주민인 장수봉 숲해설가(69)는 계곡을 건너 숲길을 걸으며 금강소나무뿐 아니라 굴참나무, 토종 자작나무부터 야생화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화전민과 보부상 이야기부터 태백산맥 깊은 숲속에서 호랑이를 만났던 추억, 1968년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까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약 2시간의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안일왕산(安逸王山·819m) 정상에서 수령 800년이 넘은 ‘대왕소나무’를 만났다. 부족국가 시대 강원 삼척 지역에 있던 실직국의 안일왕이 도피해 와서 세웠다는 산성 부근에서 자라고 있는 신송(神松)이다. 대왕소나무의 한쪽은 수백 년간의 태풍과 비바람에 가지가 많이 꺾였지만, 붉은색 몸체에서 뿜어내는 기운은 여전히 힘차고 신령스러웠다. 금강소나무는 표면이 붉고 단단하다. 붉은색 표피는 시간이 흐를수록 딱딱해지며, 밑둥치부터 회색 비늘이 생기다가 육각형의 거북 등딱지 모양으로 변한다. 소광리 주민들이 마련해준 산채나물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또 다른 명품 소나무를 찾아갔다. 금강소나무숲길 가족탐방로에서 ‘오백년소나무’를 만났다. 조선 성종 때 태어나 수령 530년이 넘은 나무다. 가슴 높이 지름이 96㎝로 성인 두 명이 팔 벌려 껴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정도다. 조용필이 부른 민요 ‘한오백년’의 꿈을 가뿐하게 뛰어넘은 이 소나무는 가지 위에 또 다른 생명을 넉넉하게 품었다. 오백년소나무의 가지 위에 새가 물어다 놓은 도토리가 싹을 틔워 갈참나무가 자라는 모습은 자연의 위대한 공생을 느끼게 한다. ‘미인송(美人松)’은 울진 금강소나무를 대표하는 잘생긴 소나무였다. 수령 350년에 높이가 35m, 하늘로만 곧게 뻗은 소나무다. 금강소나무는 중간의 가지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옹이를 수피로 덮어서 곧게 자라난다. 가지가 많으면 눈이 쌓여 부러질 위험도 크고, 키도 높이 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인송처럼 나무의 모양이 이등변삼각형처럼 날렵한 금강소나무는 궁궐의 기둥에 쓸 수 있는 최고의 소나무로 꼽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내 눈길을 끈 것은 ‘못난이 소나무’였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처럼, 재목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령 530년이 넘도록 살아남은 소나무다. 이 소나무는 중간에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비틀어지고, 휘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런데 쭉쭉 뻗은 미인송에 비해 왠지 정감이 가서, 백범영 교수와 함께 스케치북과 펜을 꺼내서 바위 위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니 높은 비탈길의 중턱에서 자라고 있는 이 소나무는 마치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였다. 머리와 가슴, 팔이 있고, 한쪽으로 치우친 엉덩이부터 훤칠한 다리까지 완벽한 S라인 몸매였다. 게다가 아랫부분은 우아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것이 패션모델을 연상케 했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이 나무야말로 진정한 미인송이 아닐까? 집 근처에 있다면 가까이서 늘 지켜보고 싶은 나무였다. ● 조선 왕실이 보호하던 금강소나무 숲금강소나무는 속살이 특유의 정결한 황금색을 띠고 있어 황장목(黃腸木)으로도 불린다. 수백 년간 송진이 뭉쳐서 생기는 황금색 심재(心材)는 수분이 적어서 잘 썩지 않고, 뒤틀리지 않게 버티는 힘도 좋다. 일반 소나무의 나이테 간격이 5~10mm라면 금강송은 1mm 남짓으로 촘촘하다. 그만큼 재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가격도 일반 목재의 15배에 이른다. 조선 시대에도 금강소나무는 궁궐을 짓거나 임금이나 왕세자의 관(棺)을 만들 때 많이 쓰였기 때문에 왕실에서 특별히 보호했다. 금강송은 백두대간을 따라 금강산, 강릉, 삼척, 울진, 봉화 일대에 분포하는데, 조선 숙종 때부터 금강소나무림을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해 관리했다. 소광리의 대광천 상류에 있는 ‘황장봉계표석’에는 일반인이 출입해 벌채를 하면 ‘곤장 100대의 중형에 처한다’고 적혀 있다.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탔을 때도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166본이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쓰였다. 산림청은 2001년 경복궁 근정전 보수공사에 소나무 226본, 2005년 낙산사 원통보전용 소나무 36본, 2007년 광화문 복원용 소나무 26본을 공급한 바 있다. 대왕소나무에서 조령성황사로 넘어오는 ‘샛재’ 고개 능선에는 지름이 80~90cm에 이르는 금강소나무에 노란 페인트칠로 번호를 새겨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숭례문 화재사고와 같이 국가문화재가 불에 타 소실될 경우 대체재로 쓰기 위해 국가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샛재’ 고개는 보부상들이 넘던 십이령 고개(울진 8개, 봉화 4개) 중의 하나다. 바지게꾼으로 불리는 그들은 울진에서 해산물을 잔뜩 지고 130리 산길을 걸었다. 그리고 봉화에서 농산물로 바꿔 다시 울진으로 돌아오는 고된 여로를 숙명처럼 여기고 살았다. 간고등어, 소금 등 80kg가량의 짐을 실은 바지게를 지는 보부상들은 주막집에서도 등짐을 못 내려놓고 짤막한 작대기에 기대 쉬기 때문에 ‘선질꾼’, ‘바지게꾼’이라고 불렸다. 샛재에서 내려가는 길에서 장수봉 해설사는 ‘십이령 바지게꾼의 소리’ 한 대목을 들려주었다. 울음이 터질 듯 보부상의 애환을 담은 그의 목소리가 숲길에 우렁우렁 울려 퍼졌다. “미역 소금 어물지고 춘양장을 언제가노~ 대마 담배 콩을 지고 울진장을 언제가노~ 가노가노 언제가노 열두고개 언제가노~” ●여행 정보=예약은 금강소나무 숲길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문의전화. 각 구간 하루에 최대 80명까지 예약. 숲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코스마다 2~5시간 정도의 숲길을 걷는다. 각 구간 시작점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한 탐방객들은 점심에 숲길에서 현지 마을 주민들이 마련해 주는 자연식 도시락을 먹는다. 1구간은 ‘찬물내기’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4구간은 ‘대왕소나무’ 아래에서 현지 나물과 밥으로 구성한 자연식 도시락을 먹는다. 1인당 7000원.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계곡물 위에 놓인 돌다리를 이리저리 건너 숲속으로 들어간다. 너삼밭 너머 화전민 마을을 지나고, 보부상이 다니던 길을 걷다 보니 소나무 숲이 나타났다. 마치 대나무 숲처럼 키 큰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금강송(金剛松)의 바다. 온몸이 굽고 뒤틀린 ‘남산의 소나무’만 보고 살아온 이의 눈에는 20∼30m 높이로 쭉쭉 뻗어 올라간 금강소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수백 년 묵은 소나무에서는 5배 이상 쏟아진다는 피톤치드의 향연!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가슴 깊숙이 숨을 들이쉬어 본다. 온 산에 가득한 솔 향의 맑은 기운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세포 하나하나까지 스며들었다.》○ 수백 년 살아 온 명품 소나무를 찾아서 2010년 산림청이 조성한 1호 숲길인 경북 울진군 소광리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이 8일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11월 30일까지 개방되는 이 숲길은 총 7개 구간(79.4km)으로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답게 수령 30∼5000년 된 금강송 160여만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1년에 7개월만 열리고 나머지 5개월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의 천국으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13일 오전 9시 한국화가 백범영 교수(용인대 회화과)와 함께 ‘대왕소나무’를 볼 수 있는 4구간의 출발점에 섰다. 마을 주민인 장수봉 숲해설가(69)는 계곡을 건너 숲길을 걸으며 금강소나무뿐 아니라 굴참나무, 토종 자작나무부터 야생화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화전민과 보부상 이야기부터 태백산맥 깊은 숲속에서 호랑이를 만났던 추억, 1968년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까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약 2시간의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안일왕산(安逸王山·819m) 정상에서 수령 600년이 넘은 ‘대왕소나무’를 만났다. 부족국가 시대 강원 삼척 지역에 있던 실직국의 안일왕이 도피해 와서 세웠다는 산성 부근에서 자라고 있는 신송(神松)이다. 대왕소나무의 한쪽은 수백 년간의 태풍과 비바람에 가지가 많이 꺾였지만, 붉은색 몸체에서 뿜어내는 기운은 여전히 힘차고 신령스러웠다. 금강소나무는 표면이 붉고 단단하다. 붉은색 표피는 시간이 흐를수록 딱딱해지며, 밑둥치부터 회색 비늘이 생기다가 육각형의 거북 등딱지 모양으로 변한다. 소광리 주민들이 마련해준 산채나물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또 다른 명품 소나무를 찾아갔다. 금강소나무숲길 가족탐방로에서 ‘오백년소나무’를 만났다. 조선 성종 때 태어나 수령 530년이 넘은 나무다. 가슴 높이 지름이 96cm로 성인 두 명이 팔 벌려 껴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정도다. 조용필이 부른 민요 ‘한오백년’의 꿈을 가뿐하게 뛰어넘은 이 소나무는 가지 위에 또 다른 생명을 넉넉하게 품었다. 오백년소나무의 가지 위에 새가 물어다 놓은 도토리가 싹을 틔워 갈참나무가 자라는 모습은 자연의 위대한 공생을 느끼게 한다. ‘미인송(美人松)’은 울진 금강소나무를 대표하는 잘생긴 소나무였다. 수령 350년에 높이가 35m, 하늘로만 곧게 뻗은 소나무다. 금강소나무는 중간의 가지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옹이를 수피로 덮어서 곧게 자라난다. 가지가 많으면 눈이 쌓여 부러질 위험도 크고, 키도 높이 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인송처럼 나무의 모양이 이등변삼각형처럼 날렵한 금강소나무는 궁궐의 기둥에 쓸 수 있는 최고의 소나무로 꼽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내 눈길을 끈 것은 ‘못난이 소나무’였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처럼, 재목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령 530년이 넘도록 살아남은 소나무다. 이 소나무는 중간에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비틀어지고, 휘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런데 쭉쭉 뻗은 미인송에 비해 왠지 정감이 가서, 백범영 교수와 함께 스케치북과 펜을 꺼내서 바위 위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니 높은 비탈길의 중턱에서 자라고 있는 이 소나무는 마치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였다. 머리와 가슴, 팔이 있고, 한쪽으로 치우친 엉덩이부터 훤칠한 다리까지 완벽한 S라인 몸매였다. 게다가 아랫부분은 우아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것이 패션모델을 연상케 했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이 나무야말로 진정한 미인송이 아닐까? 집 근처에 있다면 가까이서 늘 지켜보고 싶은 나무였다. ○ 조선 왕실이 보호하던 금강소나무 숲 금강소나무는 속살이 특유의 정결한 황금색을 띠고 있어 황장목(黃腸木)으로도 불린다. 수백 년간 송진이 뭉쳐서 생기는 황금색 심재(心材)는 수분이 적어서 잘 썩지 않고, 뒤틀리지 않게 버티는 힘도 좋다. 일반 소나무의 나이테 간격이 5∼10mm라면 금강송은 1mm 남짓으로 촘촘하다. 그만큼 재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가격도 일반 목재의 15배에 이른다. 조선 시대에도 금강소나무는 궁궐을 짓거나 임금이나 왕세자의 관(棺)을 만들 때 많이 쓰였기 때문에 왕실에서 특별히 보호했다. 금강송은 백두대간을 따라 금강산, 강릉, 삼척, 울진, 봉화 일대에 분포하는데, 조선 숙종 때부터 금강소나무림을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해 관리했다. 소광리의 대광천 상류에 있는 ‘황장봉계표석’에는 일반인이 출입해 벌채를 하면 ‘곤장 100대의 중형에 처한다’고 적혀 있다.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탔을 때도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166본이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쓰였다. 산림청은 2001년 경복궁 근정전 보수공사에 소나무 226본, 2005년 낙산사 원통보전용 소나무 36본, 2007년 광화문 복원용 소나무 26본을 공급한 바 있다. 대왕소나무에서 조령성황사로 넘어오는 ‘샛재’ 고개 능선에는 지름이 80∼90cm에 이르는 금강소나무에 노란 페인트칠로 번호를 새겨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숭례문 화재사고와 같이 국가문화재가 불에 타 소실될 경우 대체재로 쓰기 위해 국가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샛재’ 고개는 보부상들이 넘던 십이령 고개(울진 8개, 봉화 4개) 중의 하나다. 바지게꾼으로 불리는 그들은 울진에서 해산물을 잔뜩 지고 130리 산길을 걸었다. 그리고 봉화에서 농산물로 바꿔 다시 울진으로 돌아오는 고된 여로를 숙명처럼 여기고 살았다. 간고등어, 소금 등 80kg가량의 짐을 실은 바지게를 지는 보부상들은 주막집에서도 등짐을 못 내려놓고 짤막한 작대기에 기대 쉬기 때문에 ‘선질꾼’ ‘바지게꾼’이라고 불렸다. 샛재에서 내려가는 길에서 장수봉 해설사는 ‘십이령 바지게꾼의 소리’ 한 대목을 들려주었다. 울음이 터질 듯 보부상의 애환을 담은 그의 목소리가 숲길에 우렁우렁 울려 퍼졌다. “미역 소금 어물지고 춘양장을 언제가노∼ 대마 담배 콩을 지고 울진장을 언제가노∼ 가노가노 언제가노 열두고개 언제가노∼” 글·사진 울진=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여행 정보예약은 금강소나무 숲길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문의전화. 각 구간 하루에 최대 80명까지 예약. 숲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코스마다 2∼5시간 정도의 숲길을 걷는다. 각 구간 시작점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한 탐방객들은 점심에 숲길에서 현지 마을 주민들이 마련해 주는 자연식 도시락을 먹는다. 1구간은 ‘찬물내기’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4구간은 ‘대왕소나무’ 아래에서 현지 나물과 밥으로 구성한 자연식 도시락을 먹는다. 1인당 7000원.}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 2주년을 기념하여 청정라거-테라의 첫 번째 스페셜 한정판을 선보였다. 이번 스마일리 한정판은 대한민국에 청정 웃음을 선사하고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첫 번째 스페셜 한정판인 만큼 협업 브랜드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소를 통해 세상에 행복을 전파한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기획됐다. 테라 본연의 청량감과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스마일리 특유의 감성을 담아 대한민국에 행복과 웃음의 순간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한정판은 행복과 웃음의 순간을 전달한다는 출시 의도에 맞게 기존 제품 대비 파격적으로 인하된 가격(355mL 14.5%, 500mL 15.9% 인하)으로 만날 수 있다. 테라×스마일리 한정판은 테라의 초록색과 스마일리의 노랑, 핑크 등 원색적인 색감이 대조를 이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또 청정한 웃음이 대한민국에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테라의 강력한 리얼 탄산 기포를 다양한 스마일리 로고들을 이용해 표현했다. 소주류 최초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셔에이슬’도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강제소환됐다. 지난해 10월 오리온 ‘아이셔’와 손잡고 한정 출시한 ‘아이셔에이슬’은 출시 한 달 만에 1년 치 판매 물량이 완판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28일 전국에 재출시된 ‘아이셔에이슬’은 하이트진로가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인 과일 리큐어 제품으로 상큼한 레몬 맛에 강력한 짜릿함을 더했다. 또 알코올 도수 12도로 기존 과일 리큐어 제품보다 1도 낮아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셔츠 주머니 속으로 마스크를 접어 넣었을 뿐인데, 내 심장이 심쿵심쿵. ―서울 중구에서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남프랑스 코트다쥐르 해안에 있는 에즈는 독수리의 둥지처럼 자리 잡고 있어 ‘독수리 둥지 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곳에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세 번째 부분을 완성했다. 좁은 골목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면 선인장과 꽃들이 피어 있는 에즈 열대 식물원을 만난다. 길쭉한 허리선을 자랑하는 여인들의 나무 조각상은 지중해 에메랄드빛 물결, 주홍빛 지붕과 함께 우아한 풍경을 선사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불상은 부처의 불심(佛心)을 담고 있다. 불교인들은 부처님의 형상인 불상을 지극히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수행으로 삼는다. 불상을 지극히 바라보고 내재된 부처님의 진리를 진정으로 이해하면 그 형상에 집착하는 마음도 비울 수 있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사나 박물관에서만 주로 볼 수 있는 불상의 아름다움을 도심의 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린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2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리는 ‘불상전-불가사의한 미소, 불상에서 부처의 자비를 만나다’ 전시회다. 이 전시회에서는 한국 불교의 불상의 전통을 잇고 현대적 감각을 살린 작품들이 출품된다. 아시아의 불교 문화권에서 불상의 표현 양식은 조금씩 다르다. 불심을 담아 부처의 형상을 만드는 것은 지극한 마음의 표현이다. 이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국의 문화와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전됐다. 삼국시대부터 비롯된 우리나라의 불상은 불가사의하고 천진한 미소를 담고 있어 전통 조각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대 인도에서 비롯된 불상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2000여 년에 이르며 우리나라의 주요한 전통문화로서 맥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 속에서 불상은 당시의 시대성과 문화를 품고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번 무우수갤러리에서는 이렇게 20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서 이어가는 한국 현대불상의 두 거장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상배 작가는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초대 대상 작가인 권정학 작가,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보살상을 조성한 권정환 작가 등 현대 불교조각의 대가이자 불교조각의 맥을 잇는 권씨 집안의 조카다. 외가인 권씨 가문의 불상 작업을 접해 온 그는 오늘날 시대에 맞는 감성을 불상에 담아내고 있다. 이상배 작가의 돌조각에서 나타나는 세련된 조각술과 함께 부드럽게 흘러가는 불상과 보살상의 미소를 통해서 부처의 모습을 새롭게 찾아보게 된다. 이진형 작가는 석암 스님, 석정 스님 아래서 처음 불상 조각을 배웠지만, 고산 스님의 충고를 받고 예술성을 추구하는 작업에 몰두하여 1995년 인사동 공평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독자적 세계를 구축했다. 대전시 제6호 불상조각장으로 인증받으며 개인전 직후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여진미술관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대별 불상을 섭렵하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에 매달렸고, 우리나라 전통의 불상 조각을 계승해왔다. ‘반가사유상’, ‘수월관음’ 등의 작품에서 전통적인 불상의 아름다움과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두 작가의 작업은 시대성을 추구하지만 전통의 맥을 잇고 있으며, 전통을 추구하지만 시대성이 내재돼 있다고 평가된다. 무우수갤러리 조수연 대표는 “불상은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전통문화의 일부분”이라며 “평소 사찰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불상을 도심의 갤러리에서, 전통과 현대의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불상을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태극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기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한국사람들이 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40년 간 살아온 프랑스인 사업가 피에르 코엔아크닌 씨(62).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피에르 바’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여권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확히 40년 전 오늘은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한 날”이라고 말했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한국의 ‘단군신화’부터 태극기, 한강, 골프와 운전룰까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한 시각으로 그동안 겪어온 한국의 문화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한국에 40년 동안 살아온 유럽인으로 그는 한국을 ‘뷰티 & 패러독스’의 나라라고 설명했다. 유태계 프랑스인인 그는 2017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세계유대인올림픽 ‘마카비아(Maccabiah)’에서 유일한 ‘한국 유대인 대표선수’로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입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카비아는 전세계 유대인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여 47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는 대회. 그는 마카비아 조직위원회에 문의 후 “한국에 오래 살았다면 한국 대표로 참가해도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태권도 공인 2단인 그는 유대교 올림픽에서 달리기, 골프, 스쿼시 종목 등에 참가해 왔다. 그는 “서양인의 외모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유대교올림픽에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했다는 것은 매우 뜻깊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기’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한국의 태극기는 ‘완전한 자유(freedom)’의 상징이다. 자유란 산 속에서 홀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매 순간 순간, 매 초마다 ‘중도(中道)’를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당신을 필요하고, 당신도 나를 필요로 한다. 음(陰)과 양(陽),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태극기는 그런 의미에서 원더풀하다. 믿을 수 없게 아름답다. 태극기 안에 모든 원리가 다 들어 있다. 한국인들은 이 아름다운 태극기의 뜻을 어렴풋하게 알면서도, 더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스스로의 아름다운 문화를 잘 모른다.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긴다고 겉으로는 말하면서도, 사실상은 외국문화를 동경해왔다.” 유태계인 코엔아크닌 씨는 1981년 4월27일 서울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무역담당 직원으로 한국에 처음 도착했다. 당시 나이는 23세.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이었다. 이후 40년 간 한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프랑스 패션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도왔고, 와인, 시가, 화장품, 기계, IT산업 등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그는 현재 남산 자락에서 쿠바산 시가와 프랑스 내츄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피에르 바도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해 ‘더 서울 라이브’라는 책에 한국의 단군신화에 대한 글을 썼다. 그가 평소 연구해오던 ‘뷰티 & 패러독스’의 나라 한국에 대한 첫 장이다. ―단군신화에서 주목한 점은 무엇인가. “모든 나라의 개국신화나 전설에는 2가지 유형이 있다. ‘동굴’(Cave)에서 시작된 나라가 있고, ‘하늘’에서 나온 스토리가 있는 나라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대부분 동굴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하늘에서 왔다. 단군신화에는 하늘에 사는 환인, 환웅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홍익인간·弘益人間) 땅으로 내려왔다. 동굴에서 나온 부족은 원래 자연을 지배하고, 길을닦고, 도시와 교량을 건설하고, 상업을 관리하고, 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하늘에서 나온 부족의 사명은 영적(Spiritual)인 것이다. 그들은 하늘로부터 받은 복을 나누고,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두 부족은 음과 양처럼 서로 돕고,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 하늘에서 나온 한국은 특별한 나라다. 안 좋은 기운을 잡고, 좋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언빌리버블한 힘을 갖고 있는 나라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다. 더욱 특별한 것은 한국의 경우 아버지는 하늘에서 왔고, 어머니인 곰은 동굴에서 왔다. 하늘에서 온 아버지와 동굴에서 나온 어머니가 나라를 세운 것이다. 음양이 잘 조화된 한국은 선택받은 나라다. 한국은 경제력 뿐 아니라 문화적, 영적으로도 아름다운 미션을 가진 나라다.” 그는 한국 음식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발효’라고 말했다. 그는 발효는 우주를 운행하는 ‘신의 작용’(Act of God)이라고 말했다. “우주는 발효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생명의 탄생도 발효가 없으면 안된다. 난자를 찾아가는 정자의 여행도 우주의 궤도에서 혜성과 같다. 인간 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 생물계도 생명탄생에서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발효에는 균과 바이러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가 고생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면 인류는 더욱 강해진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진보, 변화, 발전의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한다. 한국음식은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홀리스틱(holistic·전체적인, 치유의) 푸드이자 영적인(Spiritual) 음식이다. 한국음식은 우주와 하늘의 에너지와 땅의 기운이 연결되는 매우 파워풀한 음식이다. 물론 발효음식은 전세계 어디에도 있다. 프랑스에도 발효음식인 치즈가 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정도가 다르다. 다른 나라에 발효음식이 1~3정도 있다면, 한국은 5정도 레벨이다. 얼마나 많은 양, 어느 정도의 발효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서양의 음식문화는 수직적인 반면, 한국의 음식문화는 수평적이다.” ―한국의 음식문화가 수평적이라는 뜻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에피타이저와 메인요리, 디저트가 개인별로 1인 분씩 순서대로 나온다. 반면 한국에서는 모든 메인요리와 반찬을 한꺼번에 놓고 함께 나눠먹는다. 이스라엘도 반찬을 한꺼번에 놓고 나눠먹는 문화는 한국과 똑같다. ‘수평적 음식문화’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공통점이다. ‘수평적인 음식문화’는 식사시간에 배만 채울 뿐 아니라 감정을 함께 나누고, 정(情)을 경험하게 된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보다는 ‘나는 먹는다, 고로 존재한다(I eat, therefore I am)’가 더 맞는 말이다. 모든 것은 음식에 달려 있다. 음식이 존재를 규정한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당신의 몸과 생각, 태도, 개인과 사회, 국가의 철학이 달라진다.” ―한국에서 40년간 살면서 가장 재밌거나 인상깊게 느낀 점은. “가장 재밌는 것은 ‘로컬룰’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은 전통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외국문화도 잘 받아들인다. 그런데 외국문화를 받아들일 때는 한국 스타일로 변형시키는 걸 좋아한다. 골프를 칠 때도 ‘코리안 룰’ ‘로컬룰’을 잘 지켜야 한다. 골프장에서 숲속이나 헤저드, 러프에 공이 들어갔을 때 리커버리 샷을 치는 것은 골프에서 매우 중요하고 가장 재밌는 순간이다. 그런데 한국의 골프장에서는 숲 속에 공이 들어가면, 대부분 그냥 페어웨이에 공을 꺼내놓고 치라고 한다.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빨리 쳐야 하니까’ 그렇다. 운전에도 로컬룰이 있다. 국제운전룰에 따르면 비상깜빡이는 ‘엔진 이상’과 같은 매우 긴급한 상황일 때 눌러야 하는 버튼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비상깜빡이를 켜서 고맙다는 표시를 한다.” ―40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지금 한국은 어떻게 달라졌나. “처음 왔을 때 파리의 센 강보다 훨씬 넓은 한강을 보고 놀랐다. 한국은 도시 안에 멋진 산과 언덕이 즐비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지난 40년간 한국의 하드웨어는 엄청나게 발전했다. 경제적 수치 뿐 아니라 음악, 영화, 올림픽, 축구, 야구, 골프 등 문화와 스포츠 분야에서도 몰라보게 성장했다. 그러나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따지자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르클레지오도 ‘빛나-서울 하늘 아래’에서 한국과 도시의 근본적인 사회의 모습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은 자기 문화의 아름다움과 소중함, 위대함을 잘 모르고 생활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한강과 센강의 다른 점은? “국토 전체로 보자면 강물은 우리 몸에서 혈관, 핏줄에 해당한다. 한국은 커다란 것을 숭배하는 나라다. 도시에 흐르는 강도 큰 것을 선호한다. 한강의 다리는 ‘대교’라고 불린다. 반면 프랑스나 유럽의 도시들은 도심에 흐르는 강폭이 비교적 좁아 걸어서 건널 수 있다. 물론 하류에 가면 센강도 강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의 센강은 5분이면 걸어서 건너는 폭이 좁은 강이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는 폭이 좁은 수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강과 도시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한국을 ‘뷰티 & 패러독스’의 나라로 설명하는 이유는. “이 제목으로 한국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한국은 공동체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나라이다. 아름다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숨기는 경우도 많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 이야기는 대표적이다. 동굴에서 마늘과 쑥을 먹고 버티다가 호랑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인간이 된 것은 곰이다. 그런데 5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그림이나 도자기, 문학 속에는 곰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반면 산신 할아버지 옆에는 늘 호랑이가 나온다. 호랑이는 한국 국토의 70%인 산의 정령으로 받아들여진다. 왜 패배한 호랑이는 수없이 많은 작품과 이야기 속에 나오는데, 승자인 곰은 안나오는가. 곰은 엄마다. 그런데 왜 엄마를 안 그리고, 안 보여주는 것일까. 이것이 ‘뷰티 & 패러독스’의 나라 한국이다. 호랑이는 졌는데도, 수천년 동안 곰보다 더 숭배돼 왔다. 단군신화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패러독스가 있다.” 그는 1993년부터 중앙대에서 마케팅과 홍보(PR)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그의 강의는 글로벌 기업들의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모토’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다. 나이키의 ‘Just Do it’, 조니워커의 ‘Keep Walking’, 아디다스의 ‘Impossible is Nothing’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과 자주 이야기하는 내 인생의 모토는? “나이키의 ‘Just Do it’이다. 나의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냥 해’. 심플하다. 나이키의 로고는 한번 밑으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간다. 한번 넘어지고, 고통을 겪더라도 그걸 극복하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탈무드에도 나오는 이야기다. 창피하더라도 넘어진 걸 깨끗이 인정하다. 그리고 털고 일어나, 그냥 그걸 하는(Just Do it) 것이다. 젊은이나 어른이나, 프로페셔널에게도 필요한 모토다. 두 번째로 학생들과 나누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조니 워커의 ‘Keep Walking’이다. 돈을 좀 벌었다고, 사업이 망했다고 달라지는 사람이 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계속해서, 내가 하던 길을 걸어가야 한다. MBA에서 강의할 때 비즈니스 원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사람의 인성과 태도, 휴머니티에 달려 있다. 기술이나 지식은 학교나 학원에서 트레이닝 받으면 된다. 단 한번의 화를 참지 못해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 친구 앞에서 사소한 말다툼으로 단 한번 화를 냈을 뿐인데, 관계가 영원히 끝나버리기도 한다. 사업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와 고객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는 남산 소월로에 위스키와 커피, 와인과 함께 시가를 즐길 수 있는 ‘피에르 시가 바(Cigar Bar)’를 운영하고 있다. 1995년부터 쿠바산 시가를 직수입해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바다. 그는 끝을 커터로 자른 후 토치로 불을 붙인 후 20분~1시간가량 즐기는 시가는 충분한 여유를 갖고 즐기는 친교의 문화라고 설명했다. ―시가의 좋은 점? “시가는 ‘솔루션 메이킹’ 도구이기도 하다. 19세기말 독일 비스마르크 수상은 ‘만약 전쟁을 앞두고 다른 나라의 왕이나 대사를 만났을 때, 시가를 권해도 거절한다면 90%는 전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시가를 함께 피운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시가를 함께 고르고, 바라보고, 냄새맡고, 커팅하고, 불을 붙이고, 피우는 과정은 모두 부드러운 멜로디처럼 진행된다. 담배(Cigarette)처럼 꺼내자마자 바로 라이터로 불을 붙여서 재빨리 피우는 것과는 달리, 시가는 모든 것이 천천히 진행된다. 시가를 피울 때는 당신이 어떻게 말하는지, 어떻게 손을 가지런하게 두는 지, 소파에 앉는 자세까지 차분하게 만든다. 자세가 우아해지면 나오는 말도 부드럽고 우아할 수 밖에 없다. 좀더 우호적이고, 외교적인 언어가 나온다. 말은 무기다. 잘못 쓰면 전쟁이 나온다. 잘 쓰면 평화가 생겨난다. 시가는 엑설런트한 ‘솔루션 메이킹’ 도구다.” ―시가와 와인의 비슷한 점? “와인이나 시가는 그냥 즐기기만 해도 좋다. 그런데 이해하고 설명하고 싶다면 테이스팅도 하고, 아로마도 맡아보고 이성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와인이나 시가는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려면 특별한 제스처도 필요하다. 오프닝하고, 잡아 당기고, 냄새 맡고, 색깔을 보고, 마셔보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보는 프로토콜이 있다. 푸드, 시가, 와인, 음악은 ‘머리와 가슴 사이의 예술’이다. 이성과 감성, 소울과 스피릿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다. 내 삶에서 이런 종류의 매개체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대화를 쉽게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으니까. 사람에 따라서는 좀더 이성적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좀더 감성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나의 비즈니스는 패션부터 기계까지 수많은 종류다. 나는 스토리텔러로 살고 싶었다.” 그가 사랑하는 또하나의 소품은 스쿠터다. 서울시내에서 이동할 때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지오 350’이다. 지방을 갈 때는 좀더 큰 ‘타이거 1200’ 오토바이를 타고 간다. “오토바이는 제게 매우 중요합니다. 오토바이는 프리덤(자유)입니다. 중력을 거스르는(anti-gravity) 도구죠. 프리덤을 추구하는 제 라이프 스타일에서 제 1의 자산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에서 모터 바이크를 탔어요. 을지로 오토바이 골목에서 저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바이크를 타고 많이 갔습니다. 자유는 내게도, 상대방에게도 의무를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유는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연결할 수도 있고, 토론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의 긴장들은 다소 극단적입니다. 때로는 갑질과 구속의 형태로 나타나죠. 스팅의 노래 중에 ‘만일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자유롭게 하라(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라는 구절이 있어요. 사랑한다면, 자유를 보장해줘야 합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Keep walking) 말이죠.”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삼성SDS의 AICC(AI Contact Center)가 차세대 콘택트센터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AICC는 자연어 이해(NLU), 음성 인식(STT), 텍스트 분석(TA) 등 AI 기술 기반 가상 상담, 상담 지원, 상담 분석 기능을 적용하여 업무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콘택트센터 솔루션이다. 삼성SDS의 자연어 이해 기술은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대화의 의도를 이해하고 상담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이 기술은 MS MARCO, 코쿼드 1.0 및 2.0 등 국내외 AI 기계독해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먼저 AICC로 문의 사항이 접수되면 AI 상담원(챗봇 또는 음성봇)이 문의 응대, 가입 심사, 서비스 신청 접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기술지원 요청과 같이 어려운 문의는 전문 상담사에게 자동 연결되고, AI가 대화를 해석하여 상황에 맞는 최적의 답변이나 콘텐츠를 자동 추천해 준다. 삼성SDS의 AICC를 도입하면 △상담사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 50% 이상 절감 △AI의 고객 문의 유형 실시간 분류 및 답변 추천을 통한 상담 시간 20% 절감 △대화 내용 분석을 통한 신규 상품 기획 및 마케팅 활용 등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삼성SDS의 AICC가 보험사에 적용되면 AI가 한 달에 수만 건의 보험 완전판매 모니터링 통화 업무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통화 품질 모니터링 심사 업무도 수행하여 보험심사 시간이 건당 40분에서 3분으로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등 상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 실제 삼성SDS의 AICC가 적용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의 경우 AI가 대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하여 상담사에게 제품 정보와 상담 가이드를 제공하고, 프로모션 정보도 자동으로 추천하고 있다. 삼성SDS 홍혜진 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AICC는 AI가 간단한 상담 업무를 처리하고, 상담사가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콘택트센터의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삼성생명이 올 들어 고객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 관련 외부 의견을 업무에 반영하는 자문기구를 3년째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8년 4월 고객과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에 대해 외부 목소리를 직접 듣고 업무에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외부 전문가들이 회사와 소비자 간 이견이 있는 민원 건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4월 26일로 출범 3년을 맞이한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는 그동안 29차례 위원회를 개최해 총 106건의 사안(분쟁 94건, 자문 12건)을 심의했다. 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은 100% 업무에 반영해왔으며, 특히 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53건(94건 대비 56%)은 위원회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이후 ‘고객을 위한 변화와 도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이처럼 고객의 시각을 회사의 시스템에 반영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4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이래 지속적으로 운영해오던 고객패널의 규모를 올해 700명에서 800명으로 늘렸다. 패널들은 1월 ‘고객 제공 서비스 인지도 및 효용도 조사’를 시작으로 매달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설문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설문 결과는 해당 부서로 전달되어 서비스 개선 및 상품 개발에 반영된다. 실제 4월 초 전면 개편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의 경우 고객 관점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반영해 사용빈도가 높은 서비스를 메인 상단에 배치하고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고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도 고객 상황에 맞춰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 같은 고객중심 경영으로 2020년 삼성생명의 민원 건수가 전년 대비 26.2% 감소했다고 삼성생명이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위원회 출범 3년을 맞아 고객의 시각에서 고객과 상생하기 위한 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태극기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기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한국 사람들이 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40년간 살아온 프랑스인 사업가 피에르 코엔아크닌 씨(63).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피에르 바’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여권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확히 40년 전 오늘은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한 날”이라고 말했다. 유대계인 코엔아크닌 씨는 1981년 4월 27일 서울 주한 프랑스대사관 무역담당 직원으로 한국에 왔다. 당시 나이는 23세.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대신해 한국에 온 것이었다. 이후 40년간 한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프랑스 패션기업들의 한국 진출을 도왔고,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와인 시가 화장품 기계 등 무역업에 종사했다. 현재 남산 자락에서 쿠바산 시가와 프랑스 내추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피에르 바’도 운영 중이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태권도 공인 2단인 그는 2017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세계유대인올림픽 ‘마카비아(Maccabiah)’에서 유일한 한국 대표선수로 태극기를 들고 입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카비아는 전 세계 유대인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여 47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는 대회. 그는 마카비아 조직위원회에 문의해 “한국에 오래 살았다면 한국 대표로 참가해도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총 3번 달리기, 골프, 스쿼시 종목 등에 참가해 온 그는 “서양인의 외모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유대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는 것은 매우 뜻깊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국기 안에 들어 있는 태극 문양은 ‘완전한 자유’의 상징입니다. 자유란 산속에서 홀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매 순간에 ‘중도(中道)’를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너와 나,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태극기는 그런 의미에서 믿을 수 없게 원더풀한 상징입니다.” 그는 최근 월간지 ‘더 서울 라이브’에 한국의 단군 신화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다. 모든 나라의 개국 신화와 전설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동굴’에서 시작된 나라와 ‘하늘’에서 나온 스토리가 있는 나라로 구분된다는 것. 코엔아크닌 씨는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동굴에서 시작된 전설이 있는데, 한국의 단군 신화는 하늘에 사는 환인, 환웅이 동굴의 곰과 결혼해 나라를 세웠다”며 “한국은 하늘에서 나온 ‘영적(Spiritual)’인 나라로서, 국제사회에 많은 정신적, 문화적 도움을 줄 아름다운 미션을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요르단의 사해(死海·Dead Sea)의 노을. 성서의 주요 무대인 사해는 그야말로 명상의 바다, 고요의 바다다. 해수면보다 400m 낮은 지점에 위치해 있어서 소금 농도가 일반 바닷물의 10배가량 높아 어떠한 생물도 살지 못한다. 염도가 높아 몸이 물 위에 ‘둥둥 뜨는 체험’도 가능하다. 물 위에 떠서 신문이나 책을 읽으며 찍는 인증샷은 필수. 균형만 잘 잡으면 누구나 찍을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