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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쑥한 흰색 한국 선수단복을 입은 허재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53)은 “감회가 새롭다. 선수 때 생각이 저절로 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난 허 감독의 곁에는 똑같은 정장 차림을 한 두 아들이 있었다. 허웅(25·국군체육부대)과 허훈(23·KT)이 농구 대표팀으로 아버지와 함께 결전에 나선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1000명이 넘는 한국 선수단에 부자(父子) 동반 출전은 이들 삼부자가 유일하다. 이들 외에 가족이 함께 나서는 선수들로는 쌍둥이 형제인 복싱 대표 임현철과 임현석, 부부 선수인 레슬링 대표 공병민 이신혜가 있다. 허 감독은 “국제종합대회에서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은 정말 크다. 12명의 대표 선수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갖고 코트에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복을 입고 선수 대표 선서를 했던 그는 현역 시절 3회 연속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6년 서울 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1990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에 이어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지도자로는 이번이 첫 아시아경기다. 한국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허 감독은 “선수 때 못 이룬 금메달 꿈을 이루는 동시에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피는 못 속이는 듯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아버지로부터 강한 근성과 타고난 운동 감각을 물려받은 포워드 허웅과 가드 허훈도 한배를 탄 만큼 힘차게 노를 젓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남북 통일농구 출전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평양에도 다녀온 두 선수는 “대표팀에선 감독과 선수일 뿐이다. 다만 몇 분을 뛰더라도 제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웅은 과감한 돌파와 함께 폭발적인 3점슛이 강점이다. 허훈은 리딩 가드로 경기를 조율하거나 빠른 발과 끈끈한 수비로 대표팀에 투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선수는 이정현 박찬희 김선형 등이 상대 수비에 막히거나 경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투입되는 조커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농구협회 한 관계자는 “이종현 김종규 오세근 등 빅맨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허웅이나 허훈 같은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경기 예선 A조에 속한 한국은 대회 개막(18일) 전인 15일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허 감독은 “이란과 4강전을 치를 것 같다. 라틀리프를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이 잘 받쳐줘야 한다.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들을 고르게 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진천선수촌에서 70일 넘게 합숙 중인 농구 대표팀은 8일 KT, 10일 LG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12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22·한국체대)이 또 다시 달갑지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는 전 세계 랭킹 1위로 올해 윔블던 챔피언인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와의 맞대결을 포기해 아쉬움이 컸다. 세계 랭킹 23위 정현은 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10위 조코비치와의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로저스컵 단식 1회전을 기권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에 앞서 “정현이 허리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돼 미르자 바시치가 대신 나서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올해 1월 호주 오픈 16강전 이후 7개월 만에 성사되는 줄 알았던 정현과 조코비치의 리턴 매치는 무산됐다. 당시 정현은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조코비치를 3-0으로 꺾은 여세를 몰아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조코비치가 지난달 윔블던 정상에 서면서 두 선수의 세 번째 맞대결은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나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됐다. 정현은 앞서 조코비치와 2차례 맞붙어 1승 1패로 맞섰었다. 정확한 부상 이유와 몸상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현은 올해 호주오픈에서 발바닥에 심한 물집이 생겨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5월에는 오른쪽 발목을 다쳐 두 달 반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이 기간 프랑스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대회까지 포기하며 재활에 매달린 뒤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지난달 애틀랜타오픈 8강, 시티오픈 16강 등의 성적을 거둬 기대감을 높였다. 당시 정현은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 돌아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등 부상으로 우려를 낳게 됐다. 정현은 다음주 신시내티 마스터스에 이어 27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출전을 앞두고 있다. 한 스포츠의학 전문가는 “장기간 투어를 돌다보면 이런저런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심각한 상황이기 보다는 일시적인 통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정현에게 기권승을 거둔 로저 페데러(스위스)는 정현을 향해 “투어 생활은 누구에게나 고단하다. 스케줄 관리와 몸만들기를 연간 단위로 치밀하게 짜야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근 서브 동작 교정 등으로 몸에 무리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니스 감독 출신인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은 “선수 본인이 제일 힘들겠지만 잔 부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멘털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플레이가 많이 뛰는 스타일로 변한 것도 이유가된다. 더욱 완벽한 몸관리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아버지는 나흘째 양말을 갈아 신지 않았다. 그래야 딸의 행운을 지킬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어느덧 양말에선 악취가 풍기게 됐지만 그토록 기다렸던 기쁨의 순간을 함께 맞은 부녀의 얼굴에는 달콤한 승리의 향기만이 퍼졌다. 6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올해 LPGA투어에 뛰어든 조지아 홀(22·잉글랜드)은 자신의 이름까지 연호해 가며 열띤 응원을 보낸 홈팬 앞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선두로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의 후원을 받고 있는 폰아농 펫람(태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잉글랜드 선수로는 2004년 캐런 스터플스 이후 14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홀은 2014년 프로 데뷔 후 타이틀을 메이저 무대에서 장식했다. 이번 대회에서 홀은 평소 자신의 캐디를 맡았던 남자 친구를 대신해 아버지 웨인과 호흡을 맞췄다. 한때 핸디캡 2의 골프 실력을 지닌 고수였던 아버지는 잉글랜드의 골프 전설 닉 팔도가 우승한 1996년 마스터스 기간인 4월 12일에 태어난 딸의 이름을 이 대회가 열리는 미국 주명인 ‘조지아’라고 지었다. 당시 팔도는 6타 차 열세를 딛고 극적인 역전우승을 기록했다 7세 때 딸에게 골프를 처음 가르친 것도 아버지였다. 미장공으로 일하며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골프 클럽을 팔아가며 딸의 출전 경비를 대기도 했다. 어머니는 미용사로 일했다. 힘겨워도 언젠가 웃을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이들 부녀는 우승 상금으로 49만 달러(약 5억5000만 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67타의 뛰어난 스코어를 기록한 딸이 좋은 흐름을 지키고 싶다며 양말을 바꿔 신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자 아버지는 4라운드 내내 같은 양말을 신었다. 홀이 유일하게 나흘 연속 60대 스코어를 적은 것을 보면 그 효과는 확실히 있었던 셈이다. 홀은 1996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톰 리먼에게 받은 조언으로 3번 아이언을 적절히 활용해 벙커를 피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지난달 프로암대회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리먼으로부터 ‘페어웨이에 집중하라’는 문자메시지도 받았다. 유소연은 3번홀에서 티샷을 왼쪽 깊은 벙커에 빠뜨리면서 트리플 보기를 해 3위(13언더파)로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영원(22·NH농협은행)이 춘천오픈 테니스대회 정상에 올랐다. 안동여고 시절 최고 유망주로 꼽힌 그가 오픈 대회 단식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영원은 5일 강원 춘천 송암스포츠파크 테니스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준우승자인 안유진(한국체대)에 2-1(1-6, 6-2,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영원은 “지난해까지 성적이 나빠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주 영월오픈 복식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홀가분해졌다”며 웃었다. 그는 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NH농협은행 관계자분, 선생님,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 먼 길 달려오신 어머니께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1세트를 1-6으로 내줄 때만해도 정영원의 우승은 힘들 줄 알았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컨디션이 떨어진데다 우승 부담감에 시달려 실수를 쏟아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영원은 2세트 들어 스트로크의 완급과 공격적인 네트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세트 스코어 1-1로 앞서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안정을 되찾은 그는 3세트 4-4에서 강력한 서브와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내리 2게임을 따내 승리를 결정지었다. 정영원은 “처음 오픈대회 정상에 올라 매우 기쁘고 지난해까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지난주 영월오픈 복식에 이어 이번 대회 단식 우승으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오늘 우승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NH농협은행 관계자분들과 선생님 그리고 동료들에게 고맙고 특히 먼 길을 달려오신 어머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영원은 2013년 자신의 주니어 마지막 대회였던 국내 최고 권위의 장호배에서 우승하며 주위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 하지만 성인 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2016년 실업연맹전에서 한 차례 단식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었다. 테니스부 감독 출신인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예전보다 승부 근성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해졌다. 팀에서 어느새 고참급으로 올라서면서 후배들도 잘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NH농협은행 감독은 “체력 문제가 약점이었는데 팀에서 전문 트레이너를 활용해 근력과 풋워크 강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받으면서 뒷심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남지성(세종시청)이 간판스타 정현의 친형인 정홍(국군체육부대)을 2-0(7-6, 6-1)으로 꺾고 우승했다. 남지성은 지난주 영월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한여름 코트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정구는 국제무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때는 금메달 7개를 독식하기도 했다.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세계 최강 한국 정구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외국 정구 대표팀의 방한이 늘고 있다. 이번 아시아경기 개최국인 인도네시아 대표팀 14명이 지난달 입국해 인천시체육회 정구부와 보름 동안 합동 훈련을 가졌다. 이달 초에는 필리핀 정구 대표팀 12명이 한국을 찾아 16일까지 골든블루, 순천시청, 순창군청 등 실업팀들과 마무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몽골 대표팀도 6일 도착해 열흘 동안 국내에 머물 계획이다. 이 국가들은 대한정구협회가 지난 5년 동안 실시하고 있는 정구 저개발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순창군청 홍정현 감독은 “정구 저변이 열악한 국가의 대표선수들을 국내로 초청해 한국 대표팀과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교류전과 장비 지원 등으로 실력 향상을 유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경기 은메달리스트를 배출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대표팀 조바이 마마월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네트 플레이와 다양한 서브를 익힐 수 있었다. 한국은 개인 위주인 일본과 달리 단체 위주의 훈련을 강조해 팀워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시아경기에 걸린 금메달 5개 가운데 남녀 단식과 여자 복식 등에서 3개 이상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을 마친 뒤 1일 귀국했다. 유영동 대표팀 코치(NH농협은행)는 “시멘트처럼 딱딱한 낯선 코트와 무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하게 된 점이 수확이었다”고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근 한 프로농구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한 해외 출장길에 신장 측정 도구를 갖고 다녔다.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국내 리그 신장 제한 규정(장신 200cm 이하, 단신 186cm 이하)에 맞는 선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감독은 “선수들에게 키 좀 재자고 했더니 어이없어 하더라. 창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인삼공사)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테리코 화이트(SK)는 신장 초과로 국내 무대를 떠났다. 해외 토픽에까지 소개될 만큼 논란을 빚은 신장 제한 규정이 전면 수정될 예정이다. 최근 프로농구 운영과 규칙, 심판 등을 총괄하는 한국농구연맹(KBL) 경기본부장에 선임된 김동광 전무(64·사진)는 “농구에서 키 제한은 말이 안 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1∼2cm 차이로 뛸 수 없다는 건 해괴한 룰”이라며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무는 “신장 상한선은 풀어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단신에 해당하는 186cm 이하 규정은 국내 선수 보호와 함께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외국인 선수가 흥행에 도움 되는 측면이 있어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신장 제한은 폐지돼야 한다. 그래야 팀 상황에 맞춘 선발이 가능해진다. 한편 외국인 센터 두 명을 동시에 출전시키지 못하게 하는 등 선수 기용에 대한 제약은 도입될 만하다”고 주장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TV 해설위원 활동 당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 김 전무의 KBL 복귀는 경기이사로 3년을 일했던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인삼공사(전신 SBS 포함)와 삼성 감독을 각각 두 번씩이나 지낸 그는 KBL 임원도 두 번째로 맡는 진기록을 남겼다. 김 전무는 “심판 업무까지 관장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 내가 감독으로 일할 때는 심판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웃음). 다양한 경험을 살려 감독, 심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은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선수 811명을 포함한 104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대규모 선수단을 이끌게 된 김성조 단장(60·한국체대 총장·사진)은 “우리 선수들이 폭염에도 마무리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이 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것”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김 단장은 이번 아시아경기가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강조했다. “남북 공동 입장과 여자농구, 조정, 카누에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됐다. 한국 선수단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게 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아시아경기에서 남북 공동 입장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성사된다. 김 단장은 “동서 화합의 계기가 된 1988 서울 올림픽이 30주년을 맞았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남북 교류에 물꼬를 텄다. 아시아경기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경기에서 양궁, 펜싱, 태권도 등 효자 종목을 앞세워 금메달 65개 이상을 따내 6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 단장은 “200개 내외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대진 등에 따라 메달 색깔은 달라질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이 몇 년 전부터 스포츠청을 신설하며 엘리트 스포츠를 집중 육성해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아경기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교통 체증, 열악한 경기장 시설 등이 악재로 떠올랐다. 김 단장은 “종목별로 사전 현지 훈련 등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 대회 기간 아시아경기 최초로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해 선수들에게 먹거리와 편하게 쉴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15년 한국체대 총장에 부임한 김 단장은 현재 대한체육회 부회장이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단장을 지냈다. 이번에 83명을 한국 대표팀 선수로 파견하는 한국체대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이후 한국이 딴 전체 금메달 가운데 31%인 189개를 획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셔틀콕이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수능’을 치른다. 강경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30일 중국 난징에서 개막하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9일 출국했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이 아시아경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국제무대다. 인도네시아는 배드민턴을 국기로 여기며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중국 역시 배드민턴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고 난징 기온은 최근 35도 안팎까지 치솟아 자카르타 현지 환경에 미리 적응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게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 설명이다. 한국 선수단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다. 여자 단식 간판스타 성지현과 여자 복식 기대주 이소희-신승찬, 남자 복식 정의석-김덕영이 출전한다. 강경진 대표팀 감독은 “선택과 집중이다. 아시아경기 메달 후보 위주로 파견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아시아경기 여자 단체전에서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은 2002년 부산과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최근 세대교체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세계선수권에서 컨디션과 자신감을 끌어올린다면 아시아경기에서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셔틀콕이 다음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수능시험을 치른다. 강경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30일 중국 난징에서 개막하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9일 출국했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이 아시아경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국제무대다. 인도네시아는 배드민턴을 국기로 여기며 자국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중국 역시 배드민턴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고 난징 기온은 최근 35도 안팎까지 치솟아 자카르타 현지 환경에 미리 적응하는데 안성맞춤이라는 게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 설명이다. 한국 선수단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다. 여자단식 간판스타 성지현과 여자 복식 기대주 이소희-신승찬, 남자 복식 정의석-김덕영이 출전한다. 강경진 대표팀 감독은 “선택과 집중이다. 아시아경기에서 메달 후보 위주로 파견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아시아경기 여자 단체전에서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은 2002년 부산과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최근 세대교체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세계선수권에서 컨디션과 자신감을 끌어올린다면 아시아경기에서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인천시체육회 여자 정구부가 어려운 팀 사정에도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인천시체육회는 27일 충북 영동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 여자일반부 단체전(2복식 1단식) 결승에서 전남도청을 2-1로 눌렀다. 이로써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인천시체육회는 2012년 팀 창단 후 6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인천시체육회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선수가 6명에 불과해 8명 내외인 다른 팀보다 부족하다. 이에 따라 자칫 부상자라도 나오면 단체전 엔트리 구성도 쉽지 않다. 6명 선수 가운데 4명은 다른 팀에서 이적해 온 외인부대지만 인천시체육회는 탄탄한 팀워크와 투혼으로 값진 우승을 엮어냈다. 인천시체육회는 결승에서 김미림과 전하연은 첫 번째 복식에서 전남도청 정아름과 유희라를 5-2로 먼저 꺾었다. 두 번째 단식을 내준 인천시체육회는 마지막 복식에서 정현경과 박다솜이 전남도청 정상희와 박지연을 5-3으로 누르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매치포인트를 강력한 스매싱으로 장식해 우승에 마침표를 찍은 박다솜은 “대표 상비군으로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 팀에 합류해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3-3 갔을 때 지는 줄 알았는데 정말 짜릿했다”고 기뻐했다. 올 1월 인천시체육회 코치에서 사령탑으로 승격한 서규재 감독은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인천에 설립된 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들의 도움으로 비디오 분석을 통한 선수 근력과 체력을 강화한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영동=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이천시청이 제56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에서 6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벼랑 끝에 놓인 팀을 살린 이천시청 김형준(27)이 기적 같은 역전승의 주역이었다. 이천시청은 27일 충북 영동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단체전(2복식 1단식) 결승에서 사상 첫 이 대회 우승을 노린 음성군청을 2-1로 눌렀다. 이로써 이천시청은 김형준이 신인 때였던 2012년 이후 패권을 되찾았다. 이날 이천시청은 첫 번째 복식에서 이현권과 이요한이 패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두 번째 단식에서 나선 김형준은 음성군청 박환에게 게임 스코어 3-0으로 이기다 3-3으로 추격을 허용한 뒤 마지막 게임에선 3-6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 한 포인트만 더 내주면 팀이 결승에서 패하는 위기에서 김형준은 절묘한 쇼트를 앞세워 내리 5포인트를 따내 8-6으로 단식 승리를 마무리했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이천시청은 세 번째 복식에서 배환성과 지용민이 5-0 완승을 거둬 1시간 40분 만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실내 코트에서 결승을 치렀어도 폭염과 높은 습도 속에서 김형준은 경기 후 탈진 상태에 빠졌다. 그래도 김형준은 “경기 도중 진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해 겨울올림픽을 치른 강원 평창 출신인 김형준은 횡성고와 강원대를 거쳐 2012년 이천시청에 입단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선 국가대표로 출전해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딴 기대주다. 다음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그는 국내 정구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쉬움을 달래게 됐다. 2015년 같은 정구 선수 출신인 박미영과 결혼한 김형준은 올해 1월 첫 아이(딸)를 얻었다. 김형준은 “경기 전 아기 사진을 보고 영상통화도 했다. 가족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웃었다. 영동=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두 달 반 만에 코트에 돌아온 정현(22·한국체대)의 표정은 밝았다. 이런 자신감이 복귀전 승리로 연결됐다. 세계 랭킹 23위 정현은 2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애틀랜타오픈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65위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1시간 32분 만에 2-0(6-4, 7-6)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정현은 5월 8일 마드리드오픈 1회전에서 패한 뒤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었다. 프랑스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를 포기한 대신 국내에서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했다. 상승세를 탈 만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전례를 감안해 길게 내다본 것이다. 7주 가까이 정현의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을 주도한 홍정기 차의과대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은 “정현은 만성 발목 불안정성 증세를 갖고 있어 근력 및 파워 유지, 근신경 제어 훈련을 수행했다”며 “60% 수준이던 발목 근력과 반응 속도가 거의 10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하루 2시간씩 발목 근력 운동과 발목근신경 제어 운동 등에만 집중했다. 단순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과정을 견뎌냈다. 또 한국체대에서 테니스를 치면서 심폐기능 향상에도 매달렸다. 정현은 “공백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코트에 나섰다. 다시 이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반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게 목표다. 시즌 초반 보였던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컨디션 회복과 함께 롱런의 발판을 마련한 정현은 ATP투어가 집계하는 위기관리지수(under pressure) 부문에서 247.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기거나 타이브레이크 상황 등 경기 도중 긴박한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비교하는 이 부문 1위를 통해 정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238.7점)은 7위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천시청과 음성군청이 제56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 남자일반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이천시청은 26일 충북 영동에서 열린 남자일반부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달성군청을 2-1로 눌렀다. 이천시청은 첫 번째 복식에서 배환성과 지용민이 이긴 뒤 단식을 내줬으나 두 번째 복식에서 이현권과 이요한이 승리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음성군청은 복식에서 이종우와 송민호, 박환과 신현준이 이긴 데 힘입어 문경시청을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여자일반부에서는 인천시체육회와 전남도청이 결승에 진출했다. 인천시체육회는 김미림과 전하연, 정현경과 박다솜이 복식에서 활약해 문경시청을 2-1로 물리쳤다. 전남도청은 사하구청의 추격을 2-1로 따돌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기록은 좋지만 80점 정도예요. 투어 생활을 하면서 언니들에게 배우는 점이 굉장히 많아요. 100점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주말골퍼 사이에 “공 잘 치는데 겸손하기까지 하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에 해당된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를 평정한 10대 골퍼 최혜진(19·롯데·사진)도 이런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1학기’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에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고교 시절 프로 대회에서 2승을 올리며 ‘천재 소녀’로 이름을 날린 최혜진. 최근 상반기 17개 대회 일정을 마감한 KLPGA투어에서 그는 주요 부문 1위 자리를 휩쓸어 신인이란 타이틀이 무색하다.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나섰으며 대상, 상금(5억7700만 원), 평균 타수(69.77타)에서도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 부문에서 2위 한진선(879점)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선두(1571점) 독주 체제를 굳혔다. 2006년 신지애가 신인으로 주요 상을 휩쓸었는데 당시에는 전체 시즌 규모가 16개 대회였다. 전체 대회가 29개로 늘어난 현재 최혜진의 활약은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게 KLPGA투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혜진은 “신인으로 첫 정규시즌 전반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후반기엔 자신감을 갖고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평균 퍼팅 수가 30.08개로 28위다. 드라이버 비거리 3위(259야드), 그린적중률 1위(81.4%) 등 다른 부문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할 만한 수치다. 정작 최혜진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버디 기회가 왔을 때 더 집중력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진을 지도하고 있는 김대섭 프로는 “어드레스 때 왼쪽 어깨가 올라가는 부분을 바로잡았다. 퍼팅을 놓칠 때 보면 공이 컵 주위에서 살짝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의욕이 많다 보니 몸이나 눈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크게 교정할 데가 없다”고 분석했다. 최혜진은 앞으로 2주 동안 국내 대회가 없어도 쉴 틈이 없다.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 김해에서 진행되는 롯데골프단 합동 훈련에 참가한다. 전반기 5승을 합작한 롯데골프단은 최혜진을 비롯해 이소영(2승), 김지현(1승) 등 소속 선수들을 소집해 실전 연습라운드와 웨이트트레이닝, 멘털 강연 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28일에는 영국으로 출국해 다음 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찬사까지 들었던 그는 올해도 LPGA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 없이 톱10 2회를 포함해 모두 50위 이내에 들었다. 세계 랭킹이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9위인 최혜진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방에 붙여둔 ‘세계 1위,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그에게 폭염 속 원기 회복 노하우를 물었더니 “어리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자면 그게 보약”이라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제56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가 24일 충북 영동군민정구장에서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1962년 강원도 춘천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대한정구협회가 주관하는 22개 대회 가운데 최고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에는 남녀 초중고와 일반부, 동호인부에 걸쳐 160여개 팀, 1500여 명이 출전해 17개 세부 종목에서 국내 정구 최강을 가린다. 엘리트부와 동호인부가 함께 하는 통합형 대회로 치른다. 남자일반부에서는 올해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와 회장기 대회에서 우승한 달성군청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천시청도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정상을 넘본다. 주인식 감독이 이끄는 문경시청은 여자 일반부에서 시즌 3관왕에 도전한다. 앞서 문경시청은 동아일보기 대회와 실업연맹전 정상에 올랐다. 문경시청 임유림은 단식 기대주이며 복식에선 이지선 김유진이 호흡을 맞춘다. 인천시체육회는 여자일반부 다크호스로 꼽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1번홀(파4)로 이동할 때 리더보드 맨 위에는 ‘타이거’라는 이름이 새겨졌다. 마지막 날이면 늘 입는 빨간색 티셔츠 차림을 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단독 선두에 나섰다. 경쟁자들을 줄줄이 무너뜨리는 ‘우즈 공포증’이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26·이탈리아)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구름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 함성에도 흔들리지 않은 끝에 이탈리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세계 랭킹 15위 몰리나리는 23일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카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제147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4라운드에서 후반에만 버디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를 기록했다. 3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한 몰리나리는 험난한 자연과의 싸움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인내심을 바탕으로 파에 집중하는 전략과 함께 이틀 연속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잰더 쇼플리, 저스틴 로즈, 로리 매킬로이, 케빈 키스너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쳤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골프 대회에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춘 그는 우승 상금 189만 달러(약 21억4600만 원)를 받았다. 몰리나리는 2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71년 만에 이탈리아에 PGA투어 우승을 안기며 이 대회를 주최한 타이거 우즈 재단을 대표하는 우즈에게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앞서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의 상승세를 유지한 몰리나리는 “우즈와 함께 치면 팬이 많고 시끄러워 부담이 크다. 오늘은 성공적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겨울올림픽 개최지였던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난 몰리나리는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일곱 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한 살 위 형인 에도아르도와 형제 골퍼로 활약하며 2009년 골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첫 우승컵을 안겼다. 형도 유러피안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뒀다. 반면 우즈의 컴백쇼는 미완성으로 남았다. 2008년 US오픈에서 14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10년 동안 메이저 무관에 허덕이고 있는 우즈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6위(5언더파)로 마쳤다. 선두로 나선 직후 연이은 3번 아이언 실수로 두 홀에서 3타를 잃은 게 뼈아팠다. 11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깊은 러프에 빠지고 3m 보기 퍼트마저 놓쳐 더블보기를 했다. 12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떨어지면서 3온 2퍼트로 한 타를 더 잃었다. 우즈가 38분 만에 선두에서 밀려나 우승의 꿈을 날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호랑이가 예전 입맛을 되찾기 위해 입술을 핥았다”는 AFP통신의 보도처럼 이번 대회를 통해 우즈는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네 차례 허리 수술로 2016년과 지난해 메이저 대회에 출전조차 못 했던 그가 메이저 대회 톱 10에 든 것은 2013년 브리티시오픈(공동 6위) 이후 5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오버파의 스코어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린재킷을 입었던 2006년 마스터스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11세 딸, 9세 아들과 포옹을 한 우즈는 “수없이 많은 우승을 했지만 아이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17만2000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카누스티에서 열린 대회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우즈가 흥행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챔피언 조던 스피스는 5타를 잃고 공동 9위(4언더파)로 마감했다.※ 우즈가 브리티시오픈서 거둔 성과● 최종 성적 공동 6위 마감. 메이저 대회 톱10은 2013년 브리티시오픈(공동 6위) 이후 5년 만● 세계 랭킹 71위에서 50위로 상승. 톱50 진입은 2015년 1월 25일 이후 처음● 1∼4라운드 노오버파 라운드. 2006년 마스터스 이후 12년 만● 메이저 대회 마지막 라운드 중간 선두. 2011년 마스터스 이후 처음● 1∼3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 75%(1위). 4라운드 퍼팅 수 28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효자 종목 한국 정구가 아시아경기 금빛 행진을 위한 마지막 리허설을 갖는다, 한국 정구대표팀은 다음 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20일 적응 훈련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지도자 4명과 남자 선수 5명, 여자 선수 6명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8월 1일까지 덥고 습한 날씨, 경기장 분위기, 음식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한국 정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복식이 폐지돼 5개 종목을 치른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처장은 “남녀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진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전 종목 석권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남자 단식 김진웅(28·수원시청), 여자 단식 김지연(24·DGB대구은행)이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여자단체전에는 김지연을 비롯해 김영혜(22), 문혜경(21), 백설(21·이상 NH농협은행), 유예슬(24·DGB대구은행)이 나선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3관왕 출신인 유영동 대표팀 코치는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무더위에도 인도네시아 날씨에 맞춰 야외 훈련을 실시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5년 8월. 박인비(30)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 출전을 포기했다. 17년째 동고동락한 반려견 ‘세미’의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2018년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인비는 반려견 전용 펜션을 숙소로 썼다. 반려견 ‘리오’를 배려한 결정이었다. 당시 박인비는 KLPGA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뒤 리오와 기쁨을 나눴다. ‘골프 여제’ 박인비의 반려견 사랑은 유별나다. 박인비는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99년 아버지에게서 우승 선물로 세미를 받은 뒤 20년째 반려견과 각별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코커스패니얼과 진돗개 잡종견인 세미는 박인비의 2001년 미국 유학길에도 동행했다. “낯선 땅에서 외롭고 힘들 때마다 세미가 큰힘이 됐어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귀국한 박인비에게 남편 남기협 씨는 골든 레트리버 리오를 선물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세미가 세상을 떠난 뒤 리오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잠시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박인비는 몸무게가 37kg인 리오와 경기 수원의 애완견 수영장에 다니거나 바다 여행과 캠핑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투어 생활을 하느라 떨어져 있을 때는 영상통화까지 한다. 박인비는 “리오는 성격이 순하고 애교도 많다. 인내심도 강하다”며 “리오가 대형견이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려 신경 쓴다”고 말했다.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박인비는 최근 2년 연속 동물자유연대에 유기동물을 위한 사료 10t을 기부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2001년 출범 후 역대 최대 규모 개인 기부”라고 밝혔다. 박인비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큰 힐링과 기쁨을 느낀다. 작게나마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인비가 기부한 사료는 반려동물복지센터와 전국 6개 사설보호소에 전달돼 유기견 보호에 활용될 예정이다. 박인비는 10년 넘게 전 세계 난치병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가입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새로운 IOC 위원 후보 9명을 선출했다. 한국인 후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IOC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개인 자격 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2명, 국제경기연맹(IF) 자격 2명 등 9명의 새 IOC 위원 후보를 뽑았다. 이들은 10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IOC 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집행위원회를 통과한 후보를 총회에서 탈락시킨 사례는 없다. 개인 자격 후보에는 다이나 구드지네비추테(리투아니아), 펠리시테 르웨마리카(르완다), 카밀로 페레스 로페스 모레이라(파라과이), 조반니 말라고(이탈리아), 사미라 아스가리(아프가니스탄)가 뽑혔다. NOC 자격으로는 윌리엄 프레더릭 블릭 우간다 올림픽위원회 회장과 지겔 우겐 왕추크 부탄 올림픽위원회 회장이 포함됐다. 또 와타나베 모리나리 국제체조연맹 회장(일본)과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브라질)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스포츠 및 IOC 관련 분야에서 일해 온 인물들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양성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개인 자격 후보 중 여성 3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농구 선수 출신인 아프가니스탄의 아스가리는 24세 여성으로 2014년부터 IOC 선수동반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아프가니스탄 여성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IOC 위원은 97명에서 106명으로 늘게 됐다. IOC 위원 최대 정원은 115명이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IOC 위원 사퇴로 한국의 IOC 위원은 선수위원으로 활동 중인 유승민 위원(36) 한 명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 위원의 임기는 2024년까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아시아경기 효자 종목인 남자골프에서 태극마크를 달기는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된다. 다음 달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는 지난달까지 6차례 선발전(24라운드)을 거쳐 살아남은 4명만이 대표에 뽑혔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같은 팀 소속 4명이 나란히 대표선수에 선발됐다. 한국체대 장승보(4학년), 최호영(3학년), 오승택(2학년), 김동민(1학년)이 그 주인공이다. 철저하게 대회 성적으로만 뽑히는 아시아경기 골프 대표가 단일팀 선수로만 짜여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표팀 맏형 장승보는 “가깝게 지내던 선후배끼리 거리감 없이 좋은 분위기 속에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며 웃었다. 최호영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서로 의지하다보니 골프 팀워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체대 박영민 교수는 “겨울에 단체로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오랜 기간 준비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한국 남자 골프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2회 연속 금메달 2개(단체전, 개인전)를 휩쓸었다. 하지만 안방(인천)에서 열린 2014년 대회 때는 개인, 단체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다. 골프 대표 선수들은 8년 만의 금메달 싹쓸이를 노리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아시아경기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연습라운드, 샷 연습 등이 진행되고 야간엔 체력 훈련 프로그램까지 소화한다. 20일까지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티샷 정확도와 웨지샷 위주로 훈련하고 있는 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대회 코스 적응 훈련에도 나선다.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대회 장소를 시기를 달리해 3차례나 찾는 스케줄을 마련했을 만큼 코스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동민은 “전장이 짧은 대신 좁아서 정확도가 요구된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고 파5홀에서는 과감하게 이글을 노려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아시아경기는 지난해 아시아투어 인도네시아오픈이 열린 곳에서 개최된다. 당시 20위를 차지한 문도엽 프로에게 야디지북 등 다양한 정보를 입수해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 선수들은 선발 과정에서 5개 프로대회에 참가했다. 선수들은 300야드 가까운 장타에 정교한 샷 감각을 앞세워 톱10에 들 정도로 안정된 실력을 과시했다. 오승택은 “프로 선배들과 대회를 많이 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 등 배운 것도 많다”고 말했다.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부회장은 “수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프로대회에서 중압감을 견뎌낸 선수들이라 큰 무대에서 평소 실력을 잘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경태, 강성훈, 김민휘는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발판으로 해외 투어에 진출해 필드 스타가 됐다. 4명의 대표 선수들은 선배들의 꽃길을 꿈꾸며 폭염 아래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