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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는 20∼25cm의 원통 모양으로 입에서 삼킨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는 통로다. 초기 식도암은 95%까지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암이 뒤늦게 발견될 경우 수술이나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가 쉽지 않고 예후 역시 좋지 않다. 식도암 발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60∼70대에 많이 걸린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는 사람은 식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뜨거운 차나 국물을 즐겨 마시거나, 채소나 과일 섭취 부족, 부식성 식도염 등도 식도암의 위험인자다. 식도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식도 협착이 진행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식도암에 걸리면 식도가 좁아져 식사하기가 불편해진다.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발생하는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처음에는 단단한 음식을 먹을 때만 증상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러운 음식, 물이나 음료수까지 삼키기 힘들어진다. 암이 식도 내강을 막으면 삼켰던 음식물이 다시 입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 이렇게 올라온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만성 기침이나 흡인성 폐렴 등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소, 쉰 목소리, 구토, 토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과 증상을 느꼈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대부분의 장기가 외벽에 장막이 둘러싸인 반면 식도는 장막이 없어 암이 발생하면 비교적 쉽게 식도 외벽을 뚫고 주변 장기와 식도 점막 아래 림프관·혈관을 타고 전이가 된다. 2021년 국가 암 통계에 따르면 원격전이 단계에서 식도암의 5년 생존율은 6.6%로 매우 낮다. 국소 단계에서 발견되더라도 60%의 환자에서만 수술이 가능했다. 또 수술한 환자의 70∼80%는 전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항암치료를 한다. 전이성 식도암의 1차 치료는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큰 단점이 있다.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식도암은 수십 년간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외에 치료 방법이 없었다”며 “이마저도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식도암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며 “우리나라 식도암 환자의 95%를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은 음주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흡연과 음주를 모두 하는 경우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100배 증가하는 만큼 되도록 금연과 절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도암 의심증상 자가 진단1.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목의 통증이 있다.2.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사래가 들리거나 목 중간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다.3. 목구멍에 계속 무엇인가 걸려 있는 기분이다.4. 크기가 큰 음식을 먹을 때 앞가슴이나 등쪽에 통증이 느껴진다.5. 최근 체중 감소가 두드러진다.6. 쉰 목소리가 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남편 윤모 씨(39)에 대한 가스라이팅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은해는 2019년 5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빠뜨려 숨지게 하려 했던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에도 윤 씨는 “은해야, 너가 나 밀었잖아”라고 했으나 이은해가 “내가 오빠를 왜 밀어? 술 취했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자신이 취했다며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한다.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영화 ‘가스등’에서 아내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이 가스등을 어둡게 한 뒤, 아내가 어둡다고 할 때마다 “당신이 잘못 본 거다” “왜 엉뚱한 소릴 하느냐”며 핀잔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적 학대의 한 유형으로 친구·연인·가족 등 친밀한 관계는 물론 학교나 직장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가해자는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스라이팅을 하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정찬승 마음드림 원장은 “가스라이팅 학대 과정은 처음에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점차 상대를 고립시키면서 이뤄진다”며 “피해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가해자 생각에 동조하며 의지하게 되면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은해와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머리채를 잡히는 등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윤 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이은해는 “내가 있잖아, 술 먹으면 제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막 대하거나 막 괴롭히거나 그래” “오빠를 무시하고 막 그래서 그렇게 행동한 게 아니라 그냥 그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씨와 찍은 사진에 이은해는 ‘넌 벗어날 수 없어’란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윤 씨는 사망 5개월 전인 2019년 1월엔 조현수에게 문자를 보내 “은해에게 쓰레기란 말 안 듣고 싶다. 존중 받고 싶다” “무시당하고 막말을 듣는 게 힘들다”고까지 밝혔으나, 결국 이은해의 심리적 조종과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했단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은 나르시시즘(자기애)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자기애적 성격이 강한 사람은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 원장은 “자기애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를 부정하기 위한 방어 행위”라며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지배력을 발휘했을 때 커다란 정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멈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불안에 취약하다”며 “소외되고 버려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불안이 클수록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쉽다”고 말했다. 가스라이팅을 오랜 기간 당하면 우울증을 겪게 된다. 정 원장은 “정서적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도 절실”하다고 말했다.가스라이팅 판단법1. 왠지 몰라도 결국 항상 상대방의 방식대로 일이 진행된다.2. 상대에게 “너는 너무 예민해” “이게 네가 무시당하는 이유야” “비난받아도 참아야지” “나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어. 너 혼자 상상한 것이겠지” 등의 말을 들은 적 있다.3.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변명한다.4. 상대방을 만나기 전 잘못한 일이 없는지 자주 변명한다.5. 상대가 윽박지를까 봐 거짓말을 하게 된다.6. 상대를 알기 전보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삶을 즐기지 못하게 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2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는 심장질환이다. 심장질환은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된 원인이다. 혈관의 빠른 수축, 혈전 등으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줄어들어 심장 괴사가 일어난다.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한 이유다. 심근경색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게 자세히 알아봤다. ―심근경색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혀서 심장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심장 근육이 기능을 소실해 심장 마비, 쇼크가 오기도 하고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혈관이 막히는 직접적인 원인은 혈관 안에 노폐물이 쌓이는 동맥경화 때문이다. 혈관이 찢어지거나 터지면서 갑자기 혈전이 달라붙어서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당뇨병, 고지혈증, 혈압, 흡연, 스트레스와 같이 심근경색증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선행 인자나 위험 요소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만큼 조기에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심근경색증 환자 10명 중 3명은 병원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급사한다. 나머지 70% 환자만이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평상시에 멀쩡했다’ 혹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려졌다’고 얘기한다. 분명 선행되는 증상이 있지만 인지하기가 어렵다.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 가장 주요한 증상이고 고령 환자에서는 숨이 가쁜 증상, 식은땀, 어지러움, 구토, 혈압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다양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나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나. “갑자기 흉통이 느껴진다면 환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떻게든 빨리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진다.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진료 지침상에는 흉통이 발생하고 나서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것을 권장한다. 병원을 갈 때는 본인이 운전해서 오기보다는 대중교통이나 구급차를 이용한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쇼크나 심장마비가 와서 의식을 잃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흉통 발생 후 30분 이내에 도착하면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30분 이내에 도착하면 대부분 살릴 수 있다. 후유증도 적다. 빨리 치료한 환자들을 심장 초음파로 추적 검사해 보면 대부분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이전에 심근경색증을 앓았다는 것뿐이지, 치료만 빨리 하면 심장 기능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환자가 흉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심지어 하루 종일 아팠는데 참다가 다음 날 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연세가 많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흉통의 강도가 조금 약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오래 참다가 병원에 오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 심장의 괴사 정도가 심해서 회복이 어렵다.” ―병원에 도착하면 어떤 검사를 진행하는가. “심근경색은 심전도만 찍어 봐도 거의 대부분 알 수 있다. 물론 엑스레이나 혈액 검사, 피 검사 등 보조적인 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그런 검사들은 시간이 좀 걸린다. 반면 심전도는 짧게는 1분 내외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심전도 검사를 가장 먼저 진행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심장 초음파를 하기도 한다.” ―심근경색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스텐트 시술이다. 팔 또는 다리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접근한다.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혈관 벽에 볼펜 스프링같이 생긴 스텐트를 붙여 피가 지나가는 통로를 확보하는 시술이다. 스텐트 시술은 합병증과 시술 후유증이 적은 편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고령층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으며 최신 스텐트는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이 방출되도록 만들어져 재발률을 낮추고 약물 치료 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스텐트 시술 후 주의할 점이 있나. “시술 후에는 스텐트에 이물질이나 혈전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제 계열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 약은 하루도 빠지지 말고 챙겨 먹어야 한다. 일례로 스텐트 시술을 받았던 60대 환자가 이비인후과 수술을 하기 위해 전문의와 상담도 하지 않고 약을 끊었던 경우가 있었다.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를 했는데 갑자기 환자 혈압이 떨어져서 심전도를 확인해보니 스텐트가 막힌 심근경색증 소견이 나타났다. 다행히 바로 조치를 취해 회복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일반적으로 수술을 하면 항응고제 복용을 일주일 정도 중단하는데, 스텐트 시술을 한 환자들은 예외다.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에는 수술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심근경색 예방법도 궁금하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혈압 조절이다. 혈압 조절은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끝으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 심근경색은 재발 시 생존 확률이 점점 낮아진다. 이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환자 스스로가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유방암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그때부터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환자와 의사가 서로 믿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면 결과도 좋아집니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6·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상연구를 하는 유방암 비수술 분야 명의다. 유방암 치료는 수술 분야와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 비수술 분야로 나뉜다. 임 교수는 항암제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본보가 50여 명의 국내 유방암 명의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자 절반이 넘는 의사들이 비수술 분야에서 임 교수를 선택했을 정도로 실력과 인품을 겸비했다. 임 교수를 만나 최신 유방암 항암제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유방암에서 항암제 치료는 언제 하나.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인 1기, 2기 암은 수술이 주된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암, 잠복암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암세포가 많이 퍼진 4기 암은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항암제 치료가 주된 치료법이 된다. 수술 후에 암 전이나 재발이 발생했을 때도 항암제 치료를 한다.” ―유방암도 종류가 있나. “다양한 유방암은 ‘면역조직화학염색’이라는 조직 검사로 구별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 수용체인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용체, 암을 키우는 성장인자인 HER2 수용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유방암 종류가 결정된다. 호르몬 수용체 유방암과 HER2 유방암으로 구분해서 항암제 치료를 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HER2 수용체 세 가지가 모두 없다면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분류한다.” ―최근 다양한 항암제가 출시되고 있다. 효과는 어떤가. “호르몬 수용체 유방암은 내분비 요법과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면 생존 기간을 상당히 연장할 수 있다. HER2 유방암은 20년 전만 해도 항암제만으로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HER2 억제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효과가 좋아졌다. 항암제, 표적치료제를 함께 투여하거나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결합한 새로운 이중 항체, 항암제 복합제를 사용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다. 치료할 수 있는 표적이 없다. 현재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 항암제를 사용한다. 항암제의 경우 초기 반응은 좋지만 지속 기간이 짧다. 그래서 생존 기간도 짧다. 최근에는 이런 환자들에게 면역치료제와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유방암은 뼈 전이가 흔한 암이라는 말이 있다. “유방암 환자 가운데는 체중을 지탱하는 뼈에 전이가 생기기도 한다. 전이로 인해 뼈의 밀도나 강도가 약해지거나 뼈가 녹으면서 골절이 될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약제도 있다. 항암제와 같이 사용하면 골절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방사선 치료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항암제 치료로 뼈 건강이 나빠지기도 하나. “여성호르몬은 뼈의 골밀도를 유지해 주고, 뼈를 건강하게 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이다. 유방암 환자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항암 치료를 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다. 환자 중에는 폐경 후에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오랫동안 복용했거나 난소 기능 억제제와 타목시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복용해 뼈의 밀도가 약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비타민D와 칼슘을 충분히 보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함께 투여한다.” ―유방암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유방암은 오래 치료해야 한다’는 말은 거꾸로 생각해 보면 ‘유방암 환자는 오래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기 유방암에서 사용하는 보조적 항암제는 3∼6개월로 치료 기간이 정해져 있다. 항암제 치료를 하는 동안은 상당히 힘들지만, 치료를 받고 난 뒤에는 재발 걱정이 줄어든다. 그리고 전이성 유방암은 기간을 정해 놓고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게 아니다. 일생 동안 항암제 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을 하면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 긴 시간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서 삶을 잘 유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환자들을 볼 겁니다. 한 분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한원식 교수(52)는 지금까지 1만2000여 명의 유방암 수술을 한 명의다. 수술 건수만 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 본보가 50여 명의 유방암 명의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자 절반에 가까운 의사들이 한 교수를 선택했을 정도다. 그를 만나 국내 유방암 치료의 현황 및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국내 유방암 환자가 최근 어느 정도 늘어나고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만여 명이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유방암을 제외한 다른 암들은 발생 숫자가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추세다. 유방암은 세계적으로도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한국에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고 하던데. “이제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젊은 사람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외국처럼 유방암 환자 연령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서구적인 생활 습관 때문이다. 예전엔 40대 후반 유방암 환자가 제일 많았다면 10년 뒤에는 아마 60대 환자들이 제일 많을 것 같다. 장년층도 조심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유방암에 걸리면 암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부가 그렇다. 유방암은 아형, 즉 종류가 많다. 호르몬 양성, 삼중음성암 등이 있다. 호르몬 양성암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자라고 예후가 좋지만 젊은 사람들은 호르몬 양성이라도 나쁘다는 특징이 있다. 삼중음성암은 아직도 난치 유방암이며, 나이에 관계없이 예후가 나쁘다.” ―유방암 조직 제거를 위해 흉터 없이 치료하는 ‘맘모톰’을 사용한다는데 안전할까. “맘모톰은 기본적으로 치료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진단 도구다. 조직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이다. 그 사용처를 조금 확대시켜 양성 병변을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양성 병변을 제거한다고 해서 암이 예방되거나 치료되지는 않는다.” ―최근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 트렌드가 있나. “최근 들어 유방암 수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종양을 떼어내는 ‘근치적 절제’를 많이 했다. 즉, 유방과 림프절을 다 없애는 수술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치료 성적이 비슷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유방을 많이 안 자르고 부작용을 줄이는 게 요즘 유방암 수술법이다. 유방의 모양을 잘 살려서 양쪽이 대칭되고 함몰되지 않게 한다. 그런 것을 요즘은 ‘유방성형수술’이라고 한다. 성형외과와 협진도 많이 한다. 미용도 살리고 기능도 살리는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유방 확대술을 받을 때 사용하는 재료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지 않다. 유방확대수술과 유방암 발병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유방확대수술에 쓰이는 보형물 중에 유방암이 아니고 악성 림프종 가능성을 높이는 그런 재질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그런 재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방암 조기 진단법은…. “유방촬영술이 있다. 매년 한 번씩 찍으면 생존율이 더 높아진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입증된 조기진단법이다. 자가진단법은 아직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이 발견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 자가진단을 잘하기 위해선 세 손가락의 손끝으로 가슴을 누르듯이 만진다. 만질 때 유두에서부터 바깥쪽으로 해서 유방 전체를 다 만져봐야 한다. 반대쪽과 다르게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느껴지면 일단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식생활 또는 운동법이 있다면…. “환자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유방암 예방에 좋거나 나쁜 음식의 근거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비만하면 안 된다. 적게 먹고 운동 많이 하고 이런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술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한 한 줄이거나 피하라고 말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날이 따뜻해지면서 활짝 핀 꽃들로 거리가 색색의 옷을 입었다. 봄꽃은 눈을 기쁘게 해주고 향긋한 꽃내음은 코를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잘 덖음(물기가 조금 있는 재료를 냄비나 솥에 넣어 열로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것)한 꽃차는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덖음 꽃차는 맛과 향이 깊고 뛰어나다. 뜨거운 물로 우림을 하면 꽃잎을 활짝 펴서 아름다운 꽃의 자태를 감상하며 마실 수 있다. 봄은 꽃을 채취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차로 마시기 좋은 대표적인 봄꽃은 목련, 매화, 생강꽃 등이다. 목련차는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코 막힘과 축농증, 비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에 좋다. 매화차는 소화를 원활하게 하고 갈증을 해소해준다. 심신 안정과 숙취 완화,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기침과 구토를 멎게 하고 기미·주근깨 등을 방지한다. 향은 그윽하고 향기로우며 시원한 맛이 난다. 설탕이나 꿀 등에 재워 먹거나 물에 타서 먹기도 한다. 생강꽃차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열을 식히는 해열작용을 한다. 혈액 순환에도 효과가 있다. 손발이 저리고 시리거나 어깨가 아프고 뻐근할 때 마시면 좋다. 꽃을 채취할 때는 오염원이 없는 청정지역에서 해야 한다. 도로변, 논두렁, 밭두렁은 채취를 금한다. 과수원 근처나 솔잎혹파리 방제 구역 등 농약이나 제초제 노출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도 채취하지 않는다. 꽃차는 꽃봉오리가 약간 열리기 시작한 것이 가장 좋다. 완전히 개화한 꽃은 맛도 향도 덜하지만 꽃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화분과 꽃잎이 많이 떨어져 나와 차로 만들었을 때 색이 맑지 않다. 이슬을 머금고 있는 새벽시간이나 저녁시간의 꽃은 향이 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꽃은 솎아내듯이 따고 한 가지에서 많은 양의 꽃을 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꽃차는 익히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는 ‘덖음’을 해서 만들어진다. 덖음은 꽃의 풍미를 더해주고 독성을 중화시킨다. 덖음을 할 때는 꽃의 종류에 따라 열에 강한지, 취약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에 강하면 고온에서, 취약하면 낮은 온도에서 덖음을 한다. 대부분의 꽃차는 다듬기, 열로 건조, 저온 또는 고온에서의 덖음, 찌기, 데치기, 비비기 등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보관을 위해 남은 수분을 제거하고 프라이팬의 뚜껑을 열고 닫아 향매김을 한다. 향매김으로 좋은 맛과 향은 가두고 쓴맛, 떫은맛, 풋내 등 좋지 않은 맛과 향은 날려버린다. 꽃차를 마실 때는 우리기 전에 먼저 꽃잎의 모양을 감상하고 차가 우려지는 동안 꽃잎의 변화를 관찰한다. 차가 다 우러나면 꽃차의 색을 음미하며 눈으로 충분히 즐긴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동안 코로 꽃차의 그윽한 향취를 느끼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혀끝으로 꽃차를 느끼고 입속에 차를 머금고 천천히 굴려본다. 꽃차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게 좋다. 꽃차 재료 2g에 100도의 끓는 물을 50mL 내외로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낸다. 다시 끓는 물 250mL를 넣고 대략 5∼7분 정도 우려낸 후 마신다. 윤슬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 회장은 “꽃차를 우려낼 때는 정수기 물보다 철분이나 마그네슘이 적게 함유된 미네랄 생수를 끓여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조언했다. 칼슘이나 망간 등 광물질이 함유된 물은 침전물이 생겨 차가 혼탁해진다. 염소가 많이 녹아 있어도 차의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진다. 꽃차는 열과 습기에 취약하다. 햇빛에 두면 꽃의 색깔이 엷어지므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 공기에도 쉽게 탈색이 되므로 뚜껑을 잘 닫아서 밀폐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열을 가해서 향도 다시 살려주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장소제공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도움말 윤슬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 회장}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1200∼150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건강한 소변은 밝은 노란색을 띠고 혼탁하지 않다. 만약 소변에 붉은 끼가 보이거나 거품이 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방광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방광암은 소변을 만들어 배출하는 요로계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이다. 환자 대부분이 혈뇨를 경험한다. 간헐적으로 짧게 반복되다 사라지기도 해서 평소 소변 색깔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혈뇨와 더불어 드물게 잦은 배뇨 혹은 배뇨 전 하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적 요인과 흡연이다. 페인트, 염료, 가죽, 석유 등 화학물질에 노출이 많은 직업도 방광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방광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2018년 국내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에게 발생한 암 중 방광암은 10번째를 차지했으며 2015년부터 발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환자의 13.5%는 전이가 이뤄진 상태로 방광암 진단을 받는다. 원격 전이가 진행된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6%에 불과하다. 방광암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치료 방법을 정하는 데 있어 암세포가 방광의 배뇨근에 침범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방광암은 크게 배뇨근을 침범하지 않은 비근육침습 방광암과 배뇨근을 침범한 근육침습 방광암으로 나뉜다. 비근육침습 방광암은 재발의 가능성은 높지만 전이 가능성이 낮다. 요도를 통해 종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방광을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암 세포가 배뇨근까지 침범했다면 전이 가능성이 높아 암의 전이 여부를 면밀히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근육침습 방광암은 방광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 적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전이 방광암 치료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1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늘어나거나 치료 후 재발하면 면역항암요법이나 다른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지난해 1차 항암화학치료 후 ‘유지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가 국내에 도입됐다. 유지요법은 치료 후 재발까지 기다리지 않고 1차 항암화학치료로 종양이 안정화되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다. 종양이 악화될 가능성을 줄여 환자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다. 서호경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 교수는 “그동안 전이 방광암의 경우 1차 치료 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전이 방광암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방광암은 흡연이 발병에 주된 원인이므로 금연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혈뇨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코노미스트 임팩트가 150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백서 ‘아태지역의 의료기술 생태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성공 강화’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방해물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80%는 ‘인재 채용’이 의료기술 스타트업의 중대한 해결 과제라고 꼽았으며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관련 제도의 부재(80%)도 아태지역 전체에 걸쳐 ‘성장의 장애물’로 지적됐다. 한국의 의료기술 스타트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재 확보의 어려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관련 제도의 부재에 공감했다. 단지 우리나라는 정부, 산업, 혁신 기술 회사들과의 파트너십 또는 협력에 더 크게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의료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메드트로닉이 최근 아태지역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솔루션 개발과 상용화 기회를 제공하는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를 개최했다. 46개국 323개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한국 기업을 포함해 최종 5개 스타트업이 선정됐다.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총괄사장이자 챌린지의 심사를 맡았던 이희열 총괄사장을 만나 한국 의료기술 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성장을 위한 조건을 들어봤다.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MAIC)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이번 챌린지의 모태가 된 콘퍼런스가 있다. 2018년 메드트로닉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에서 KOTRA와 함께 개최했던 ‘메드트로닉 아시아 혁신 콘퍼런스’가 그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에 업계 1위인 메드트로닉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몇백 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들을 초청했다. 그중 몇몇 회사와는 실제로 비즈니스가 성사되기도 했다. 메드트로닉이 라이선스를 받아 해외에 판매를 해주는 회사도 있고 함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협의 중인 회사도 있다. 이때 축적된 좋은 경험이 MAIC의 초석이 됐다. 이번에는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개최했고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의료기술 회사에 기회를 열었다. ―진행 결과는 어떠했나. 메드트로닉은 전문가와 함께 25개 회사를 선정한 후 자사의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제공했다. 그렇게 선발된 상위 10개 기업에 비즈니스 개발과 멘토십을 제공했다. 최종 비즈니스 사례 평가를 거쳐 5개 회사를 최종 우승 기업으로 선정했다. 메디씽큐(MediThinQ)라는 한국 스타트업도 5개 최종 우승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챌린지에 참여한 323개 스타트업 중 한국 회사는 아쉽게도 4% 정도에 그쳤다. 아태지역 의료 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저조한 참가율이다. ―메드트로닉과 같이 큰 기업에서 스타트업과 협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 한 회사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독일의 바이오텍에서 개발한 것을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지원하고 함께 세상에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메드트로닉도 9만 명이 넘는 직원들 가운데 연구원은 1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혁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이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 곳곳에 분포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협업은 필수적이다. 이번에 최종 우승 기업이 선보인 기술과 솔루션을 보면서 메드트로닉이 만든다면 개발하는 데 약 7∼8년의 시간과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많은 과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타트업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면 훨씬 짧은 시간과 적은 자원으로 좋은 결과를 선보일 수 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든지 나올 수 있고 혁신적인 제품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 후에 거쳐야 하는 임상과 허가, 급여 등재, 상용화 과정은 규모 있는 회사와 협업할 때 훨씬 효율적이다. 메드트로닉만 해도 단계별 마일스톤을 책임지는 부서가 있고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한 전문 인력이 풍부하다. 의료기기의 경우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메드트로닉은 디자인을 전담하는 부서도 따로 있다.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상용화 전 과정에서 메드트로닉이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글로벌 의료 기술 선도기업으로서 업계에 협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메드트로닉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기회를 먼저 열었지만 이 같은 협업 노력을 업계 2위, 3위 기업들도 함께한다면 의료기술 업계 전반에 협업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협업을 리스크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 모든 협력에는 득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득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선정된 기업이 매출 100억 원을 낸다고 가정해보자. 100억 원 규모의 시장에 속한 환자만이 그 기술을 통한 의료 혜택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메드트로닉과 협업하면 전 세계 시장에 솔루션을 출시, 유통, 판매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의 시장 규모를 대폭 키울 수 있다. 한 회사에서 개발부터 상용화, 판매까지 진행하면 좋겠지만 모든 것을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런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도 메드트로닉 같은 기업과 협력하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또 다른 회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이후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독자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물론 협력에는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메드트로닉도 다양한 기술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논의한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관련 협업을 위해 구글과 같은 굴지의 IT기업과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우리 아이디어를 빼앗기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비밀 유지 계약 체결 등 협력이 가능한 환경이 법적으로 잘 조성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를 협력의 파트너로서 신뢰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기술 시장 환경은 여타의 아태지역이나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어떠한가. 전반적인 의료 환경은 우수하다. 그러나 산업적 관점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크다. IT, 전자, 반도체 등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와 비교하면 헬스케어 산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신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신약이나 신제품을 배출한 나라를 얘기할 때 한국은 거론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안타깝다. ―의료기술 산업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나라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싸우려면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해외 국가가 기업을 어떻게 지원해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와 비교해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은 기업과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가 지원도 적극적이다. 일례로 10년 전쯤 다국적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공장 부지를 물색하던 중 싱가포르가 후보지에 올랐다. 여러 후보지 중 결국 싱가포르로 최종 결정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해당 부지는 주변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공장을 건설하려면 지하철역을 옮겨야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청회를 개최해 적극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했고 당시 회사는 필요한 서류만 준비하면 됐다. 이는 단적인 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1000억 원의 시설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얼마나 적극적인지 잘 보여준다. 한국이 바이오와 의료기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양질의 스타트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계,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도 필요하다. 메드트로닉이 이번에 개최한 MAIC와 같은 챌린지가 협력에 물꼬를 텄으면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이번에 발표된 5개 최종 우승 기업에는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최대 20만 달러 규모의 파일럿 기회를 제공한다. 파일럿 기회 안에는 다양한 방식의 협력이 포함돼 있다. 우승 기업이 희망한다면 메드트로닉이 보유한 연구 시설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에 6월 개관을 목표로 공사 중인 ‘디지털 메드트로닉 혁신 센터’도 이용 가능할 것이다. 해당 시설은 상용 가능한 최신 기술을 육성할 수 있도록 체험형 교육과 협업 공간을 제공하는 아시아 최초이자 메드트로닉 최초의 인프라다. 이러한 협력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신뢰도 두터워지고 산업 내 협력의 환경이 조성되리라 생각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www.donga.com)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유방암이다. 이후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의 순으로 해당 분야 명의를 소개한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 대표적인 여성 암은 최근 10년 동안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9년 암 등록 통계분석을 보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여성 암은 갑상샘암(3만676명)이다. 유방암은 2만4933명으로 5위다. 특히 과거 중장년층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던 유방암의 발병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구식 식습관과 늦어지는 결혼 연령, 저출산, 고령 출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방암 증가세를 고려해 본보 기자들이 대학병원 교수 또는 개원의로 진료 중인 유방암 명의 50여 명에게 직접 물었다.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이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가 누구냐고. 5명 이상씩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18명의 명의를 추천받았다. 그중 수술과 비수술 분야에서 각각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위 5위 명의를 소개한다.○ 유방암 수술 명의들 수술 분야에선 총 65명이 추천을 받았다. 2000년대에 명의로 이름을 날렸던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52)는 최다 추천(19명)을 받았다. 현재 대한암협회 회장인 노동영 교수의 직속 제자다. 한 교수는 유방외과 의사이자 종양학자로서 유방암 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해 왔다. 한국인의 유방암 특성을 반영한 검사법을 개발해 진단의 폭을 넓혔다는 평이다. 이정언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1)는 두 번째로 많은 추천(17명)을 받았다. 이 교수는 여성이 대부분인 유방암 환자의 마음까지 돌보며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노우철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60)는 2009년부터 9년간 국내 3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를 주도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호르몬 치료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교수다. 공동 4위는 김석원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3·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장), 이은숙 국립암센터 외과 교수(60),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45)다. 김 교수는 작아서 잘 만져지지 않는 유방암 종양을 찾아내는 데 용이한 수술법으로 조기 유방암 퇴치에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유방암 수술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생존에 주안점을 둔 공격적인 수술이 주로 이뤄졌지만, 이 교수는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국내에 안착시켰다. 유방 절제술과 동시에 재건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며 유방암 환자들의 궁금증과 질문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다음 추천이 많았던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9)는 늘 새벽에 출근해 연구실로 향하는 교수다.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인 정준 강남세브란스 유방외과 교수(56)는 유방암 치료의 거목이던 고(故) 이희대 교수와 함께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샘 절제술’을 도입했다.○ 유방암 비수술 명의들 유방암 비수술 치료는 항암제, 방사선 등으로 이뤄진다. 초기 단계보다는 비교적 암이 많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6)는 가장 많은 추천(25명)을 받았다. 임 교수는 유방암 국제 임상시험과 바이오마커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국내 의학계의 국제적 위상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로 많은 추천(18명)을 받은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3)는 국내외 학계가 주목한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특히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의 유방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박경화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0)는 유방암 항암제와 표적 치료제에 대한 내성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네 번째로 추천이 많았던 임영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64)는 국내 임상 연구의 수준을 높인 주역 중 한 명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 치료하는 정밀 의료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공동 5위는 박인혜 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47), 손주혁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4)다. 박 교수는 조기·전이성 유방암 분야의 떠오르는 항암치료 전문가다. 병원 내 유전체 클리닉과 유전체 기반 종양 다학제 클리닉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유방암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국적 및 국내 제약사들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말기 암 환자에게도 치료 선택권을 주는 기회가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은 척추전문병원이다. 척추관협착증 등 노인성 척추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300여 명, 연평균 7만여 명의 환자가 아픈 허리와 다리를 이끌고 전국에서 이곳을 찾아온다. 병원을 찾는 환자 80% 이상이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70∼80대 환자가 주를 이룬다. 20여 년간 노인 척추질환 연구… 고령자 척추수술 전문 척추 건강은 고령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하지만 척추 질환은 다른 질병처럼 치료가 쉽지 않아 어르신을 힘들게 한다. 척추관협착증만 해도 광범위한 절제와 전신마취는 물론이고 통증, 수혈, 장기 입원 등 어르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 과잉 치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일반적으로 요통 환자의 10∼20%만이 수술이 필요하고 대부분은 비(非)수술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며 “꼬부랑 허리를 가진 초고령 환자도 칼을 안 대고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대학병원조차 기피하는 고령자 척추수술을 한다. 1999년 신정형외과로 문을 열고 ‘노인척추연구소’를 개설해 20여 년간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등 노인성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전념했다. 고령 환자들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해 초기 환자들에게는 신경성형술, 선택적신경차단술, 미세내시경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 시도한다. 이러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미세현미경감압술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을 시행한다. 신 원장이 이 분야를 특화한 배경에는 스승의 영향이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지도 교수가 노인 척추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코스투익 박사였다. 이곳에서 노인 척추를 전공한 신 원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고령자에게 맞는 시술법을 국내에 소개했다. 그의 시술법은 4가지 원칙으로 요약된다. 부분마취, 최소 절개, 무(無)수혈, 단기 입원이다. 노인 수술의 관건은 수술로부터의 손상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째고 마취 시간과 통증을 줄여야 하며 침상에서 빨리 벗어나 재활을 받도록 해야 한다. 당시 침상 안정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법인 척추성형술을 1999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도 신 원장이다. 척추압박골절의 척추성형술이란 골다공증이나 낙상으로 인해 짜부라진 척추 뼈에 풍선을 불어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풍선을 통해 골시멘트를 주입함으로써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방법이다. 흔히 척추관협착증에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약제를 주사하거나 경막외 공간에 스테로이드를 놓는다.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몸이 붓거나 혈당이 올라가고 뼈가 물러질 수 있어 1년에 2∼3회 정도만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효과가 없거나 다리 쪽으로 방사통, 마비, 저림증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절개 부위를 줄이고 부분마취로 진행해 1시간 안에 수술이 끝난다. 3∼5배율의 수술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수술하므로 정밀도가 높다.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이 적은 이점이 있다. 일주일이면 퇴원해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신의료기술 빠르게 도입하고 전문가 협진 신 원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킨 일측접근 미세감압술(UBF)도 선보였다. UBF는 협착 부위의 우측 또는 좌측의 한 방향으로 접근해 척추관을 깨뜨려 반대편까지 양쪽을 감압하는 방법이다. 그만큼 정상조직을 손상하지 않고 수술하는 장점이 있다. 수술 부위는 평균 1.5cm 정도에 불과하다. 회복이 빨라 운동 부족에 의한 여러 합병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신 원장은 “어르신은 체력이 약하고 다른 내과적 질환을 동반해 치료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선입견”이라며 “나이에 맞는 적합한 치료를 하면 편안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신의료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관절센터, 혈관영상의학센터, 재활의학센터, 내과 센터와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25명의 전문의가 긴밀하게 협진한다. 방문 당일 기본 진료는 물론 검사, 결과 상담, 약 처방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검사와 진료 서비스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내과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복합적으로 앓는 고령 환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체계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병동에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도입으로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 곁에 머물지 않아도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입원 환자를 직접 돌본다. 보호자는 간병비가 건강보험에 적용돼 간병비 부담이 적고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므로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의료 사각지대 해소하고 사회 소외계층 돌봄 활동 2015년부터 한 TV방송 ‘엄마의 봄날’에 출연해 퇴행성 척추·관절질환 환자들에게 의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 12월엔 방송에 소개된 감동적인 사연을 엄선한 책 ‘엄마의 봄날’을 펴내기도 했다. 신 원장은 “인체의 기둥인 척추와 관절도 퇴행 과정을 겪는다”며 “어르신 대부분이 극심한 통증과 방사통, 저림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척추 전문병원이 많지 않다”며 “이마저 도시에 몰려 있어 농어촌 산간벽지 어르신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사1촌 결연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1월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자매 마을의 건강 증진을 위한 무료 진료, 독감예방백신 무료접종, 각종 마을 행사 등을 지원해왔으며 2005년에는 강원 횡성군 서원면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또 2007년부터 자매결연 지역인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지역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9년에는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스포츠선수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장애인 직장 운동 경기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선수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며 사회 소외 계층의 고용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쑥은 이른 봄에 볼 수 있다. 산이나 들에 막 돋아난 어린잎이 맛이 좋다. 예로부터 오래 묵힐수록 좋은 약이 된다는 약재가 쑥이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봄에 채취한 쑥을 말려 오래 보관해 뒀다가 쓰면 좋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쑥은 효능을 인정받아왔다. 비타민A, B, C, E 등을 골고루 함유한 천연 종합 비타민제다. 봄에는 신체 활동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많이 필요로 한다.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식욕 부진, 피로 등 춘곤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쑥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B군을 섭취하면 피로를 쉽게 풀 수 있다. 특히 비타민B1은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없애고 비타민B2는 눈의 피로를 해소한다.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대사에 꼭 필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체내의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우리 몸은 들쑥날쑥한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쑥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C도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C는 체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조들은 쑥을 여성 하복부 질환에 사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쑥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르면서 ‘애엽은 맛이 쓰고 성질이 따듯해 오장의 좋지 않은 기운과 풍습을 다스려 장기 기능을 강화한다’고 소개했다. 생리통이나 산후복통 등 부인과 질환은 아랫배가 차가울 때 잘 발생한다. 이때 쑥을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된다. 쑥은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 쑥에 들어있는 시네올 성분은 쑥, 월계수잎, 로즈메리 등 특유의 향을 내는 데 관여하는 휘발성 기름(정유)이다. 살균력이 강해서 장내에 있는 유해균을 없애는 데 기여한다. 게다가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위 건강을 증진시키고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쑥을 고를 때는 너무 길게 자란 것은 피한다. 줄기가 억세고 쓴맛이 강할 수 있다. 요리를 해도 뻣뻣하기 때문에 무침이나 국으로 끓여 먹으려면 하얀 솜털이 나 있는 어린 것을 고른다. 이른 봄날 응달에서 자란 부드러운 쑥잎이 맛과 향이 향긋하고 진해서 좋다. 줄기가 많이 자란 것은 튀김용이나 약쑥으로 사용하면 좋다. 쑥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온도를 1∼5도 가량으로 3일 동안 유지하면서 보관한다. 초봄에 막 자란 쑥을 따서 삶고 냉동실에 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어린 쑥의 밑동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씻어서 이용하거나 완전 건조 대신 수분이 남아있게 말려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잘 자란 것을 햇볕에 말려 건조한 곳에 뒀다가 필요할 때 끓여 먹으면 된다. 쑥은 독한 맛이 있어 삶은 후 하룻밤쯤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게 좋고 말려 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개피떡이나 쑥버무리는 쑥의 산성을 중화하고 영양적으로 상호 보완할 수 있다. 쑥을 튀김으로 할 때는 기름 온도를 조금 낮추고 천천히 튀기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택치료 환자도 늘고 있다. 개인 차가 있지만 대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증상 발현 후 3∼5일이 지나면 크게 불편한 증상들은 완화된다. 슬기로운 재택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열이 날 때는… 물을 자주 마시고 2가지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고열 증상은 대부분 2∼3일 후 해소되기 때문에 해열제를 복용하며 지켜봐야 한다.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때에는… 목 부위가 부어오르면 목소리가 변하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숨소리 등을 녹음하면 비대면이나 대면 진료 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 곤란과 코 벌렁거림, 흉부 함몰(가라앉음), 꺽꺽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응급처치 요청을 해야 한다.귀에 통증이 있거나 코피가 날 때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대부분 심한 인후통(목구멍이 아픈 통증)을 겪는다. 코막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땐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코막힘이 심하다면 염증이나 코 안이 부어서 코피가 날 수도 있다. 이때는 간단한 처치로 지혈을 하고 비대면 진료로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을 받는다. 분무용 외용제를 사용해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배가 아프거나 구토 혹은 설사를 할 때는… 배가 아픈 부위가 배꼽 또는 명치 부근이고 복부가 부드럽게 만져진다면 장염일 가능성이 있다.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필요시 약 처방을 받는다.대면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38도 이상의 발열이 72시간 이상 계속되거나 경련, 호흡곤란, 식이 섭취와 소변량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 때, 심한 가슴통증이나 복통, 의식불명이 일어날 때에는 신속한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 확진자 건강관리 방법 오미크론 감염 초기에는 목이 간지럽거나 콧물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폐를 공격했던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은 코나 목구멍을 공격하기 때문에 가래와 마른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감염 초기에는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체중 감소와 같은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도 치료의 일환이다. 건강한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체중과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고 체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 중에서도 추천하는 것은 닭고기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회복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목에 가래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닭고기는 닭죽이나 삼계탕 등 여러 가지 조리법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단 튀김류는 자극적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라지차와 오미자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오미자는 폐와 신장을 보호하고 기침과 피곤함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오미자 껍질에 있는 사과산과 주석산은 신맛을 내기 때문에 침샘 분비를 촉진하고 입맛을 되살려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감염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입맛은 점차 돌아오지만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 쉽다. 이때 합곡혈과 족삼리혈을 지압하면 좋다. 합곡혈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움푹 패인 곳으로 손등을 바라봤을 때 두 번째 손허리뼈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10초 정도 강하게 눌러주는 것을 5회 정도 반복하면 대장질환 개선과 장운동 촉진에 도움이 된다. 족삼리혈은 무릎 바깥쪽 8cm 정도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위치한다. 5초간 엄지로 3회 정도 지압하면 소화불량과 가스 배출에 효과적이다. 이찬한 빛울림 한의원 원장은 “약국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은교산은 인후통에 효과가 좋다”며 “열이나 몸살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인삼패독산이나 갈근탕을 함께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수면장애, 피로, 우울 등 특이증상이 나타난다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한의원에서 맞춤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령 인구가 늘면서 노년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혈액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혈액질환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거나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쉬워 평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하고 기존 진단받은 질환이 다른 질환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혈액질환으로 골수증식성종양이 있다. 적혈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혈액 내 혈소판이 너무 많아져 나타나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 이와 반대로 혈액세포 감소로 골수가 섬유화되는 ‘골수섬유화증’이 여기에 속한다. 골수증식성종양은 어떤 혈액세포가 증식되는지에 따라 각각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은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져 혈액이 진해지고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적혈구가 비장에 축적돼 비장이 비대해지고 두통, 갈비뼈 아래 좌측 부분의 팽만감, 전신 가려움이나 어지러움, 얼굴 붉어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혈전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 향후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소판이 정상 수치보다 많이 만들어지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소판이 과도하게 만들어진 경우에도 혈액이 끈끈해져서 혈전의 위험이 높아진다. 두 질환 모두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 반면에 골수섬유화증은 혈액 세포를 과도하게 만들어내던 골수가 점차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섬유 조직으로 바뀌는 질환이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본태성혈소판증가증에서 진행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섬유화가 진행된 골수는 혈액 세포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적혈구 부족으로 인한 빈혈, 혈소판 부족으로 인한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야간 발한,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신체가 점차 쇠약해진다. 고위험군에서는 기대수명도 매우 짧아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의 느린 진행과는 차이가 크다. 피로, 조기포만감, 복부 불편감, 활동성 감소, 집중력 문제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지만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착각해 진단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환자가 증상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치의와의 상담하에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돼 보다 근본적으로 골수섬유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박진희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진행이 느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만성 질환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하지만 위중성이 높은 골수섬유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증상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주간 확진자수는 주말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영향으로 주 초반까지는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주말 초입까지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그러나 주말이자 휴일인 20일 신규 확진자수가 지난주와 비교해서도 감소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날 33만4708명은 일주일 전인 13일 35만182명보다도 1만5474명 적다. 19일 38만1545명도 일주일 전인 12일 38만3655명보다 2201명 적었다. 일요일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주 전보다 적게 집계된 것은 1월 2일 3830명에서 1월 9일 3370명으로 감소한 이후 10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 구간을 통과하면서 감소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유행 추이에 대해 “정점을 지나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개원가에서는 감소세가 좀 더 일찍 감지됐다. 신광철 미래이비인후과 원장(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화요일, 수요일부터 확진자가 확연히 줄었다”며 “전 주에는 10명 중 8명이 양성이었다면 지금은 신속항원검사 양성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확진자 감소율도 올라갔던 기울기와 비슷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인구 밀도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올라간 만큼 감소세도 가파르게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독감 양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행 감소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정부가 방역을 추가로 완화하고 있고 오미크론의 하위계통 BA.2(스텔스 오미크론)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또 확진자 비율만큼 중환자와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의 BA.2 검출률은 26.3%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됐다가 최근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모두 BA.2가 확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료계는 확진자 정점 이후에 나타날 중증환자·사망자 증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 위중증·사망자 정점은 확진자 정점 2∼3주 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정점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하루 평균 1650∼2150명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다음주 병상 대란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7.6%지만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4.7%로 수도권(64.6%)보다 10%포인트 높다. 비수도권은 병상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데다 확보 규모도 적어 수도권보다 일찍 병상 대란이 본격화할 수 있다. 병상 대란을 막을 대안도 딱히 없다. 정부는 21일부터 증세가 호전된 코로나19 환자는 권고 없이 중증 병상에서 퇴실 조치하기로 했다. ‘호전’의 기준은 기계호흡 산소량이 분당 5L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 등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퇴실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삭감하며 환자가 거부했을 때는 본인부담금을 매긴다”고 밝혔다. 병원 측의 소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여지를 뒀다. 의료계는 환자를 퇴실시켜 일반 병상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퇴원하면서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전 세계가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특히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 맞춰 고려대 안암병원이 초일류병원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첨단 융복합기술을 총집합한 혁신적인 의료 기술과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장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초협진 진료로 환자 중심 의료 실현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구하는 초일류병원으로의 첫걸음은 초협진 진료다. 기존 진료의 체질을 개선하고 다학제 진료를 한 단계 발전시킨 새로운 개념의 진료 방식이다. 환자 진단부터 치료, 추적 관찰, 주기적인 환자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통합한다.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치료의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진다. 환자의 내원 횟수는 줄어들고 검사 대기시간도 짧아진다. 사후관리와 원격진료까지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환자 중심 의료의 실현이다. 초협진 진료는 빠른 시일에 병원 전체에 확산될 예정이다. 이미 국제진료센터에서 외국인 환자 진료를 통해 체계를 정립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활용을 확대해 미래의학과의 거리를 좁힌다는 것.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병원 경영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환자는 안전하고 맞춤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는 체계적이고 안전한 진료환경이 지원되고 불필요한 작업을 없애 업무효율을 높인다. 병원은 초협진 진료의 기반을 닦기 위해 상호존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여러 진료과와 지원부서, 많은 직종이 함께 일하는 병원 특성상 모든 구성원 간의 이해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캠페인을 통해 긍정적인 병원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초협진 진료와 함께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진하는 것은 글로벌 외과 허브로의 도약이다. 난치성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해외에서도 찾는 수준 높은 병원으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이미 세계 정상급의 의료진과 최신 로봇수술기기 도입 등 뛰어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 많은 환자들이 장기이식과 암 치료 등 고난도 수술을 위해 안암병원을 찾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로 여는 미래의학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구하는 미래의학은 철저하게 환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 핵심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있다. 최근 완성한 모바일 앱은 병원 진료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 편의를 돕는다. 병원은 환자 관리를 위한 교대 근무표 작성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수기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기반의 근무표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수액 투여 관리와 모니터링 기능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모바일 차트를 통해 의사가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은 의무기록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류에 의한 의료사고를 방지한다. 의료진 간 수술 진행 현황도 실시간 공유한다. 최근에는 항암제 조제로봇과 주사제 자동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항암제와 주사제에 대해 처방 후 이뤄지는 모든 조제과정이 자동화돼 조제 및 투약오류 등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이 밖에 고려대 안암병원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지능형 안내시스템을 실현하고 의료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구현해 환자의 이용 편의를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다. 현재 건축 중인 신관에 스마트 호스피탈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각 분야 최고의 기업들과 함께 모색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신관이 완성되면 미래 병원의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의료서비스 확대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세계 최대의 의료 IT학회인 북미의료정보경영학회(HIMSS)의 병원 의료시스템 디지털화 평가에서 308점(400점 만점)을 받으며 세계 3위를 차지했다. HIMSS의 병원의료시스템 디지털화 평가는 디지털헬스지표(DHI)로 나타내며 디지털 의료의 진행 상황을 측정한다. 국내 의료기관 중에서 HIMSS DHI평가를 받은 것은 고려대 안암병원이 처음이다. 특히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다른 시스템과 제약이 없는 호환성 부분에서 탁월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윤 원장은 “HIMSS DHI 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병원이 디지털포메이션에 대한 노력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확대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017년 2개의 국가기반 전략 정밀의료사업인 ‘암 정밀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개발 사업단’을 모두 수주하는 쾌거를 이뤄냈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3월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정보시스템인 P-HIS을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또 ‘2021년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 사업’에 선정돼 클라우드 기반에서 표준화된 진료정보의 빅데이터 구축에 앞장섰다. P-HIS는 개인 건강정보의 대용량화, 정밀의료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연구자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받아 의학 연구에도 활용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집약된 연구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질환에 정밀의료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약, 신의료기기, 신수술법 개발,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에도 이용해 치료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윤 원장은 “정밀의료서비스 플랫폼의 활용도는 무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병원정보시스템의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환자들은 더욱 정밀하고 진일보한 의료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신관 그랜드오픈 초읽기 돌입 2017년부터 이어진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신축이 2023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미 일부 구간 완공에 따라 2020년 환자들에게 부분적으로 외래 공간을 공개했다. 신관은 기공 당시 첨단 인프라를 통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융복합 연구의 테스트 장으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로 ‘최첨단 융복합의학센터’라는 명칭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병원은 기존 본관의 리모델링도 계획 중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기존 옥외주차장 부지의 공원화와 편의시설 확대로 지역주민들과 공간을 공유할 예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냉이는 쌉쌀한 풀내음과 은은한 흙내가 특징인 산채류로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3월 잎이 시들기 전에 뿌리째 캔다. 이른 봄 야생에서 나오는 냉이가 향과 맛이 가장 좋다. 우리나라는 들판이나 논둑, 밭 어디에서나 냉이를 볼 수 있다. 냉이는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딱딱한 땅속을 비집고 나오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자칫 식욕이 떨어지기 쉬운 이른 봄에 냉이 나물과 냉이된장국은 입맛을 돋워주고 춘곤증을 예방해 준다.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서 기력 회복에 좋다. 채소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100g당 4.70g으로 높은 편이다. 칼슘, 칼륨, 철 등 무기질도 많아 지혈과 산후 출혈 등에 처방하는 약재로도 사용된다. 잎에는 베타카로틴, 뿌리에는 콜린 성분이 들어 있어서 간경화, 간염 등 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A와 B1,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다만 비타민 K가 많아 항응고제를 먹고 있는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냉이는 무침, 국, 전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잎과 줄기, 뿌리까지 모두 먹을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다. 냉잇국은 조개나 마른 새우를 넣고 고추장이나 된장을 풀어서 끓인다. 이른 봄에 캔 냉이로 국을 끓일 때는 냉이 뿌리를 넣고 끓여야 더 맛이 좋은데 이는 냉이가 겨우내 대부분 영양소를 뿌리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나물류는 흔히 고추장으로 무치지만 냉이는 된장으로 무쳐도 잘 어울린다. 냉이 김치와 장아찌 등 반찬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밀가루 즙에 섞어서 지지거나 튀겨도 된다. 다이어트 식단에서는 밥이나 죽에 넣어 별미로 먹어도 좋다. 또한 냉이밥을 짓거나 비빔밥에 넣고 부침개에 넣기도 한다. 냉이는 시들거나 누런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뿌리나 잎에 흙이 남아있기 쉬워 잔뿌리 제거와 흐르는 물에 씻는 과정을 신경 써서 해줘야 한다. 흐르는 물로 냉이 뿌리에 있는 흙을 제거한 뒤 잔뿌리를 칼로 긁어내면 좋다. 냉이는 바로 캐거나 구입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은데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흙 묻은 상태에서 키친타올로 잘 싸서 비닐 팩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풍미와 영양은 다소 감소하지만 데친 것을 썰어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찌개에 넣어도 향미를 느낄 수 있다. 냉이를 고를 때는 잎과 줄기가 작고 부드럽고 어린 것이 맛있다. 냉이 특유의 향을 내는 뿌리는 너무 단단하지 않고 잔털이 적은 것을 골라야 한다. 신선한 냉이는 뿌리가 곧고 희며 잘랐을 때 단면에 수분감이 느껴진다. 잎은 선명하고 진한 녹색이며 시든 것이 없고 모양이 바른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새해에는 종식될 거란 기대가 무색하게 연초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훌쩍 넘어가는 등 유행이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학업이나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접촉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혹시라도 코로나에 확진될 경우 가족이나 업무 등에 피해를 줄까봐 불안감을 갖고 지낸다. 어르신들은 사랑하는 자녀들을 예전에 비해 자주 못 만나다보니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감염병 유행이 지속되는 한 심리적인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코로나가 드리운 마음의 그림자를 지워나가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정서적인 지지가 큰 힘… 확진자 비난 금물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는 적었기 때문에 소수의 확진자들에 대해서 일종의 낙인효과가 발생했었다. 확진됐거나 격리된 사람들을 멀리하려는 일종의 차별적인 행태가 존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누가 어떤 문제로 확진됐는지 추적이 어려워 확진자의 동선 자체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와 가족, 동료, 친구들이 확진되거나 격리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확진된 경우라면 스스로 자책해서는 안 되며 타인이 확진됐을 때도 무탈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게 중요하다.과도한 불안 버리고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과도한 불안감 때문에 정보를 마구잡이로 수집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감염병의 정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을 해소할 만한 정보 탐닉의 대상이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에 집중됐었다. 그러다가 백신이 도입됐을 때는 백신 접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에 몰두하는 양상이 나타났고 최근에는 폭증하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정보를 숙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까지 매몰되다보면 오히려 불안감이 증폭되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 과도한 불안감은 내려놓고 내가 통제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부분에 집중해보자. 객관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의 건강도 지킬 수 있고 무섭게 번지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도 충분히 통제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몸은 멀리해도 마음은 가까이우리가 할 것은 물리적 거리두기이지 정서적 거리두기가 아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감염병 전파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밀접·밀집·밀폐 장소를 피하는 것이고 정서적 거리두기는 사람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를 교류의 가장 큰 수단으로 여겼던 우리의 정서를 고려하면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정서적 거리두기가 같이 진행된 측면이 있다. 또 코로나 장기화로 오랜 기간 우울감과 불안을 겪으면서 물리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정서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로 사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과의 정서적 거리는 오히려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은 연락에 소홀했더라도 이제부터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나 메신저, SNS를 통해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눠보자. 멀리 있어도 감정이 통하고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에 따뜻함과 안정감이 차오를 것이다.몸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 활발히 움직이자예전처럼 여러 사람들의 기운을 받으며 다 같이 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집에서라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홈트레이닝이 많이 나와 있다. 무료로 공개하는 홈트레이닝 영상들도 있어서 나에게 맞는 걸 찾아 손쉽게 따라해 볼 수 있다. 물론 코로나라고 집에서만 운동하라는 법은 없다. 마스크를 잘 쓰면서 집 주변을 산책해도 되고 가볍게 뛰어도 좋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중에서 코로나 감염이 두려워 밖에 나가기를 극도로 꺼리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 가는 것은 위험하지만 밀폐되지 않은 개방된 공간에서는 운동 중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개인위생을 준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낮다. 실내든 실외든 물리적으로 활동을 해야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운동은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나 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준다. 생각을 전환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한데 이럴 때 몸을 움직여야 한다. 간혹 우울감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안에서부터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울감이 해소돼야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부터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체력이 많이 떨어져 운동을 시작할 때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복식호흡부터 해보자. 숨을 천천히 5초 동안 들이켰다가 다시 5초 동안 내쉰다. 복식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보면 긴장이 완화되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우리는 원팀’… 각자의 역할과 일상에 최선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나 혼자만 애쓰고 있지 않다. 세계적인 대재난으로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료와 보건 종사자들은 환자를 치료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다. 병원이나 직장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오염물을 처리하고 엘리베이터 버튼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수시로 닦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직원들은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자영업자들은 누구보다 힘들게 이 시기를 견디고 있다. 늘어난 배송 업무로 격무에 시달리는 택배기사와 배달 업무 종사자들은 우리가 보다 편안하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려면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주어진 일들에 집중하며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전에 신종플루 팬데믹도 잘 극복했듯이 우리 모두는 코로나 상황도 무사히 이겨낼 것이다. 현재 우리가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어려움들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팬데믹에서 우리 모두를 지켜줄 정신적인 백신이 될 것이다.우울증 의심되면 전문가 상담 적극 활용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를 합해 만든 신조어)와 우울증은 엄연히 다르다. 코로나 블루는 우리가 코로나 상황에서 겪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주요 우울장애는 이 스트레스가 지속돼서 병적인 상태로 진입한 것을 뜻한다. 따라서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불안은 줄이고 신체 활동은 늘리는 등 앞서 말한 대처법들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적인 측면에서 우울증이 진행된 것은 아닌지 판단해 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이 나면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장기화된 코로나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이 의심될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자연스럽다. 따라서 상담이 필요할 때는 부담 갖지 말고 내원해 전문의와 함께 개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귓속에서 소음이 들리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7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명의 국내 성인 기준 유병률은 20.7%정도이며 매년 3%씩 증가하고 있다. 이명은 청각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비인후과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와 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박혜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진세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김종구 교수 연구팀은 노년층의 이명과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79세 이하 5129명을 대상으로 이명과 정신건강, 삶의 질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대상군은 정도에 따라 정상, 경도 이명, 심한 만성 이명 등으로 분류했다. 정신건강은 우울감, 심리적 고통, 자살 사고 3개 항목을 평가했고 삶의 질은 EQ-5D 조사표에 따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의 5개 항목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사고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저하 위험도 높았다.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과 비교해 운동능력 저하가 1.8배, 자기관리능력 저하가 2.1배, 일상 활동 제한이 2배, 통증 및 불편감이 1.9배, 불안 및 우울감이 2.1배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용제 교수는 “이명과 우울증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이 노인의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은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져 생체 리듬이 파괴될 수 있고 이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명 치료와 함께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선진국에선 기부가 사회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기부와 부(富)의 사회 환원에 대해 “자신의 부는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할 것이며 자녀에게 물려줄 것은 유산이 아니라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돈을 버는 법)”이라고 말했다. 기부 문화는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사회적 존경을 받는 만큼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한몫한다. 빌 게이츠 등 억만장자들은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캠페인으로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공익재단이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철도와 운송, 석유 사업에 투자해 큰돈을 번 뒤 인생의 후반부를 사회사업에 바쳤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돈이 귀한 것은 그것을 옳게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며 옳게 얻은 것을 옳게 쓰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5만 원이 310억 원으로… 인류애 보여준 고려대의료원고려대의료원이 2019년 1월 기금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필란트로피는 ‘사랑한다’는 뜻의 고대그리스어 필로(Philo)와 ‘사람’을 의미하는 엔트로피(Enthropy)가 합쳐진 단어로 ‘인류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고려대의료원은 기금사업본부를 만든 첫해 186억 원을 기부 받았다. 본격적인 모금을 시작하고 3년 만인 작년에는 310억 원 모금을 달성했다. 310억 원 모금의 주요 원동력은 ‘65캠페인’이었다. 일제강점기 유교 문화로 여성이 남성 의사에게 진료 받는 것이 불가능했던 시절 우석 김종익 선생은 결핵에 걸린 딸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야 했다. 그렇게 딸을 잃은 아버지는 당시 거금이었던 65만 원을 여자의학전문학교를 세우는 데에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65만 원은 로제타홀 여사가 여자 의사 양성을 위해 설립한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로 승격시킨 소중한 씨앗이 됐다. 민족자본 최초의 의학교육기관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는 지금의 고려대 의과대학으로 발전했고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며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인들을 양성해냈다. 65만 원이 만든 기적이었다. 기금사업본부의 김신곤 본부장(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은 “일제강점기의 생명사랑은 강습소에서 시작됐다”며 “고려대의료원은 그 정신을 이어받아 ‘Again, 65만 원의 기적’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Again 65 캠페인’ 정신 잇는 모금 행렬고려대의료원에 고운 한복을 입은 한종섭 씨가 방문했다. 한 씨는 안암동에서 반평생 동안 거주해온 지역주민이다. 한 씨는 1951년 1·4후퇴 당시 가족을 잃고 평양에서 대구로 내려와 피란민 수용소에서 지냈다. 수용소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피란 오기 전 익혔던 방직 기술로 생계를 이어가며 용두동 실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만 했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틈도 없이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어느덧 자란 6남매는 각자의 가정을 만들었다. 홀로 남은 한 씨는 가슴 한켠에 담아 놨던 소망을 이루고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안암동 건물을 처분해 의료원에 기부금을 보냈다. 한 씨는 “예전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병원이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Again 65 캠페인’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으로 설립되는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다각도 연구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도 소중한 기부를 통해 캠페인에 동참했다. 문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K바이오를 선도할 최첨단 연구기지를 준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의료원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가족과 고려대 의과대학 90학번 동기회는 모교 의료원에 2억 원을 기부했다. 임 교수의 배우자인 신은희 씨(고려대 간호 90학번) 등 유가족과 고려대 의대 90학번 동기회는 발전 기금으로 의료원에 각각 1억 원을 전달했다. 고려대 의대 90학번 동기회는 “임 교수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아 기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의료원에서 정년을 마치고 퇴직하는 직원이 마지막 월급을 의료원에 기부하고, 청소 일을 하시던 분이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0만 원을 주고 가시기도 한다”며 “기부자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들으면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메디사이언스 파크 건립해 생명사랑 정신 실천 11월 11일은 고려대의료원이 정한 ‘필란트로피 데이’다. 필란트로피 데이는 ‘하나 하나가 만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하나가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됐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기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꿈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생명사랑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의료원은 향후 2028년까지 2000억 원을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총 650여억 원을 기부 받아 목표액의 약 30%를 달성했다. 기부금은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의료사각지대와 메디사이언스 파크 건립을 위해 쓰이고 있다.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는 미래 감염병 시대에 대응하고자 조성된 최첨단 헬스케어 융합 플랫폼이다. 백신과 신약 개발 등 감염병 관련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을 수행하고 ABSL3, BSL3 등 연구시설이 조성된다. 동화그룹 승명호 회장의 기부로 만들어지는 ‘동화바이오관’은 우수의약품 제조 GMP시설과 32개의 신약개발 연구소,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해 협업한다. 기부금 중 교실지정기금은 교수진의 선진의료 연수지원, 연구를 위한 장비 구입, 차세대 의사 양성을 위한 장학금 등에 사용된다. 고려대의료원은 투명하고 모범적인 운영으로 의료계 기부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기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적인 기부자 관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부자 예우와 환자 기부에도 신경을 써 기부 선순환을 유도하고 유산 기부 등 기부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기부 활동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김 의무부총장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기부자들의 염원을 담아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인류사회 기여를 위한 기부 활동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정밀 의료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고 적합한 치료를 찾는 시대가 왔다. 여러 암종 중에서도 특히 다양한 아형이 존재하는 유방암은 이제 개인의 유전자 변이에 따른 종양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진다. 병이 진행되면 유방과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유두(젖꼭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것은 유방암의 일종인 파제트병의 증상일 수 있다. 암이 더 진행되면 유방의 피부가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 움푹 파일 수 있다. 유두가 함몰되기도 한다.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질 수도 있는데, 이는 피부 밑의 림프관이 암세포에 의해 막혔기 때문이다. 암이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되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한다. 진행성·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뇌, 폐, 간, 뼈 등으로 전이가 된 상태다. 조기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인 것에 비해 전이성 유방암은 생존율이 22%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기대 수명은 보통 2년 미만이다. 하지만 간이나 뇌 등 핵심 장기로 전이될 경우 기대 수명은 6개월 이하로 줄어든다. 특히 유방암 환자에게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반되는 경우 치료 예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방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배우 앤젤리나 졸리에 의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BRCA 유전자 변이는 유전성 유방암의 주요 원인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 정도로 추정되는 젊은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BRCA1/2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은 4배 이상 더 높다. 유방암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에는 PIK3CA도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가 동반되는 경우 사망 위험은 44%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음성(HER2-)인 유방암 환자의 40%에서 나타난다. HR+/HER2- 유방암이 전체 환자의 약 73%를 차지하는 아형임을 고려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HR+/HER2- 유방암 치료에서 내분비요법은 필수다. 따라서 내분비요법에 대한 내성은 유방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CDK4/6 억제제의 등장으로 치료효과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PIK3CA 돌연변이를 동반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여전히 효과가 높지 않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흔하게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PIK3CA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도 출시됐다.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완치가 어려운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환자의 유전자 변이와 종양 특성을 고려해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증상을 완화하고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라며 “그동안 PIK3CA 유전자 변이가 동반된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는데 다행히 치료제가 작년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도 처방되고 있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