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

소설희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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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h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사회일반38%
사건·범죄20%
검찰-법원판결20%
인사일반7%
사고3%
국회3%
미담3%
지방뉴스3%
보건3%
  • 베이징 랜드마크 32% ‘텅’… 가라앉는 中경제

    2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望京)의 랜드마크 상업용 건물 ‘왕징 소호’. 6개 동 중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타워1의 1층 매장 28개 중 9개가 폐업해 비어 있었다. 이곳의 공실률(32.1%)은 베이징의 2분기(4∼6월) 오피스 평균 공실률(18.3%)의 두 배에 육박한다. 미용실, 고급 수제 맥줏집, 타투 전문점, 남성의류 매장 등이 문을 닫았다. 폐점 점포 2곳은 이미 간판까지 떼어내 어떤 업종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커튼이 내려져 있고, 유리 벽면에는 점포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바로 옆 타워2·3의 상황도 비슷했다. 폐업한 미용실 옆 편의점 점원은 “미용실이 문을 닫은 지 한 달쯤 된 것 같다. 문을 닫는 가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코로나로 오가는 사람 자체가 없어 어려웠다”며 “올 초 ‘위드 코로나’ 이후 다니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돈을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징 소호’는 베이징을 대표하는 상업용 건물로 다임러벤츠,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가뜩이나 최근 중국에선 베이징의 오피스 공실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고 유명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세금을 체납하는 등 파산 직전이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이보다 더 심각했다. 지난 30∼40년간 ‘글로벌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3년에 걸친 ‘제로 코로나’ 정책의 휴유증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건설·부동산 시장은 부실이 쌓여 관련 기업들의 디폴트 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가 28일부터 자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식거래 인지세를 0.1%에서 0.05%로 내리기로 하면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 이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처럼 경기를 끌어올리려는 중국 당국의 안간힘에도 내수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인 헝다(에버그란데)도 이날 17개월 만에 주식 거래를 재개했지만 장 중 87%나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은 “미국 주도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조적으로 중국에서 고령화가 진행됐고 자본 효율성도 떨어져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이루기는 힘들다”고 말했다.‘3위안 아침밥’ 날마다 긴 줄… 리오프닝에도 지갑 안 여는 中 〈상〉 멈춰선 글로벌 성장 엔진제로 코로나로 위축된 소비심리부동산 경기 하락에 더 얼어붙어고용도 적신호… 청년실업률 급증베이징의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 난청샹(南城香). 이곳은 요즘 이른 아침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가게에서 최근 내놓은 3위안(약 550원)짜리 아침 메뉴를 먹기 위해서다. 죽과 국, 음료로 구성된 단출한 메뉴다. 베이징에만 100개가 넘는 매장을 둔 난청샹은 볶음밥과 양꼬치 등이 메인 메뉴이지만, 최근 경기 위축으로 3위안짜리 메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 음식점 업계에선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위축된 중국의 소비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느는 데 그쳐 시장 기대치(4.5%)를 크게 밑돌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로 마이너스 전환하는 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과도한 코로나 방역 정책과 부동산 경기 하락이 맞물려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극단적 방역 정책을 폈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막히면서 소비도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도 공급 과잉과 대출 제한 등의 규제로 가격이 떨어졌다. 중국 신규 주택 가격은 올 초 일시 반등했다가 6월(―0.06%)과 7월(―0.23%) 연속으로 떨어졌다. 향후 부동산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부동산 경기지수(상승 전망이 더 많으면 100 이상, 반대면 100 이하)는 지난해 1월(96.82) 100 아래로 떨어진 후 지난달 93.78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당분간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동력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42.5%까지 치솟아 빚을 내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여력이 현저히 줄었다. 부동산 호황기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부동산 대출도 올 3월 1.26%(전년 동월 대비) 느는 데 그쳤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개발권을 팔아 경기를 부양하던 지방정부가 재정난에 봉착해 과거처럼 대규모로 현금을 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위축으로 기업 이익이 줄면서 고용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청년실업률이 올 6월 21.3%로 역대 최고로 치솟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해당 통계의 공개를 중단했다. 최근에는 취업이 안 되면서 가사일을 돕는 대가로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사는 ‘전업 자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중국 가계 저축액은 132조2000억 위안(약 2경4253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올 상반기(1∼6월)에만 12조 위안(약 2201조 원)이 늘어 10년 만에 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구조의 혁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거나 소비·투자 위축에 대응할 강력한 카드를 내놓지 않는다면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 정부가 최악의 소비심리 지수를 제대로 읽지 못해 경제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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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中 투자 1% 줄면 한국 GDP 0.09% 감소”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줄어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도 함께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중국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2년 연속 1%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투자가 1%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0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전체 평균(ㅡ0.06%)보다 높은 수치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투자 감소에 따른 GDP 하락은 주로 아시아 지역과 개발도상국 등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GDP 대비 대중 수출 비중이 3% 이상으로 중국과의 무역 연계가 높은 국가들의 GDP 감소폭은 ㅡ0.15%로 다른 국가들(ㅡ0.03%)의 5배에 달했다.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과 성장 둔화는 한국 수출과 밀접히 연관된 글로벌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제조업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와 함께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성장 둔화가 제조업 경기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의 성장 동력이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글로벌 제조업의 개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러한 이유로 한은은 중국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4%, 2.2%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부동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1.2~1.3%, 1.9~2.0% 수준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한국이 성장률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4년 이후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수입 시장을 다변화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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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내년 성장률 또 낮춰… “中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한국은행이 중국 경제의 장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췄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전망(2.4%)보다 낮은 것으로 잠재 성장률(2%)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1.4%를 유지했다. 24일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0.1%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올 5월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2회 연속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낮춘 것은 내년에도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소비 위축으로 내수 시장이 쪼그라든 가운데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시차를 두고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내년 성장률을 낮춘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를 맞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의 재정 위기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할 때까지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전망한 내년 성장률은 정부·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4%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3%보다 낮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2.2%, 2.1%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2월(2.5%)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내렸지만 이번에는 기존 전망(1.4%)을 유지했다. 중국 경기 침체 등에도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발표에서 수출 회복 등을 근거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당분간 저금리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며 최근 증가하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주택 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 총재는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연 1∼2%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 경험을 못 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하셔야 한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5연속 동결했다. 가계부채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중국 리스크’를 계기로 경기 침체가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연내에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이날 한은이 내년 성장률을 낮추는 등 경기 하강 인식을 드러냈지만 주가는 올랐다. 엔비디아의 2분기(5∼7월·엔비디아의 회계연도는 전해 2월∼당해 1월) 깜짝 실적 발표에 따른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32.18포인트(1.28%) 상승한 2,537.6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18.87포인트(2.14%) 오른 901.74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긴축 종료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17.1원 급락한 1322.6원에 장을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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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채금리 16년만에 최고치… 고금리 장기화 우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에 부담을 갖는 국내 통화 당국이 당분간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4.35%까지 오른 뒤 4.339%로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10년물 실질금리 역시 2009년 이후 2%를 처음 넘어섰다. 다른 미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30년물은 4.47%까지 올라 2011년 이후 가장 높았고, 2년물도 4.99%까지 상승했다. 고금리 기조로 기존 국채의 매력도(가격)가 떨어지면서 금리가 오른 것이다. 채권의 가격과 금리(수익률)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계속 축소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세가 주식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6.5%,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13.5%였다. 올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가 확대되면 환율이 오를 수 있어 국내 통화 당국이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은 우리나라 시장금리에 부담을 줄 확률이 커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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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내서 주식 투자 20조… G2發 금융불안 속 과열

    최근 주식시장이 연일 하락하는 와중에도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연일 연중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 속에 은행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증시와 부동산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이중 악재’가 국내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빚투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계속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부채 관리의 골든타임을 놓쳐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5573억 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8190억 원 늘었고, 지난해 말(16조5186억 원)보다는 4조387억 원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기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빚투의 일종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10조6472억 원)과 코스닥시장(9조9100억 원) 잔액이 지난달 말보다 각각 5880억 원, 2310억 원 늘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쓰고 있다. 은행권에선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파킹통장(요구불예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00조4492억 원으로 한 달 새 23조4239억 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4조1424억 원 늘었다. 최근 불어닥친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은행 예치금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발 위기 등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빚투와 함께 증시 대기 자금이 늘고 있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코스피는 18일 2,504.50으로 마감해 일주일 새 86.76포인트(3.35%)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3.82% 떨어졌다. 이달 초 128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7일 장중 134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한 빚투를 방치하면 손실이 투자자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국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美中 리스크-고금리에도 ‘영끌-빚투’ 행렬… 가계빚 위기 ‘뇌관’ 빚내서 주식투자 20조 연중최대이차전지 등 테마주 투자 과열은행권 가계대출잔액 사상최대치주가 급락땐 경제전반 타격 우려 직장인 이모 씨(36)는 최근 초전도체 테마주가 연일 상한가로 치솟는 것을 보고 마이너스통장 자금 3000만 원으로 관련 4개 종목을 샀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발표하자 이 씨의 보유 종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당장 손실 폭이 커 팔기도 어려운데 마통 이자만 한 달에 20만 원 가까이 돼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에도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건 테마주 열풍이 아직도 거세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고 있지만 이차전지와 초전도체 등이 주도하는 장세에 올라타지 않으면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증시 부나방들을 부추기고 있다. ● 이차전지 테마주에 빚투 쏠림 국내 증시에서 빚투는 이차전지주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체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인 5개가 이차전지 관련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신용융자 잔액이 74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함께 이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는 포스코퓨처엠(4040억 원)이 2위였다. 에코프로비엠(3120억 원·4위), 엘앤에프(2910억 원·5위), 에코프로(2290억 원·7위) 등 이차전지 관련주 5개 종목의 잔액을 합치면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의 18%에 달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뜨거워진 빚투 열기가 증시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거래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을 때 반대매매가 쏟아져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인 만큼 빚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빚투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 금액은 743억 원으로 5월 말(476억 원), 6월 말(468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넉 달 연속 늘며 사상 최대치로 증가한 상황에서 테마주에 편승한 개인의 빚투 행렬이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하락 시 대출을 받아 투자한 개인의 손실이 커지고, 이것이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개인의 빚이 늘어나게 되면 이는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가 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긴축 기조,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한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좋지 않다”며 “과도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빚투는 가계는 물론이고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중국발 악재에 내년 1%대 전망도 중국발 부동산 위기는 이미 중화권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 가운데 중국·홍콩 펀드 설정액은 한 달 새 4448억 원 급감했다. 이 기간 중국·홍콩 펀드 수익률은 ―2.68%로, 이익을 낸 베트남(6.23%), 인도(5.46%), 러시아(5.27%) 등과는 대조적이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려면 중국 경제의 긍정적인 시그널이나 미 연준의 긴축 완화 시그널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한국은행이 이번 주에 발표할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개인들이 위험한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금융당국이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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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국유기업도 디폴트 위기… 亞증시 요동

    중국 부동산업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국유기업으로 확산되는 등 중국 경제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한국 경제에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중국발(發)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6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59% 급락했다. 일본 증시는 1.46%, 중국 증시는 0.82%, 홍콩 H지수는 1.47% 각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전날(15일) 미국 증시도 주요 지수가 1%대 하락하고 영국, 프랑스 증시도 떨어지는 등 주요 글로벌 증시가 모두 내렸다. 중국발 경기 충격 우려에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1.84%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전날보다 6.0원 오른 1336.9원에 마감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돈 영향이 컸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로 시장 예상치(4.5%)에 한참 못 미쳤다. 산업생산도 3.7% 상승(시장 예상치 4.6%)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부동산 기업 위안양(遠洋·시노오션)이 디폴트 위기에 몰려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실물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6일 단기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을 사들여 2970억 위안(약 54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루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6050억 위안(약 111조 원)을 풀었다. 하지만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경기 침체 모멘텀을 개선하려면 더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국 경제 위기와 관련해 “추가 외생변수가 장기화하고 그 폭이 커지면 우리도 마찬가지고 세계 각국이 경제 전망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中, 이틀간 165조원 투입 위기진화 안간힘… 韓 ‘금융-수출’ 비상 中 부동산-실물경제 위기 확산英경제기관 “中대책 계속 한발 늦어”IB들, 中성장률 전망 4%대로 낮춰중국 부동산 및 실물경제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中 성장 전망 4%대 하향, “내년엔 더 낮아” 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양상을 반영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은행 JP모건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 변수를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영국 바클레이스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내린 4.5%로 제시했다. 일본 미즈호증권 또한 올해 중국 성장률을 5.5%에서 5.0%로 낮췄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는 내년 중국 성장률로 각각 4.2%, 4.0%를 제시했다. 특히 민간 부동산 업체에 이어 국유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그룹까지 채무 변제에 실패하면서 업계에선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양그룹은 13일 만기였던 이자 2094만 달러(약 28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 상품의 잇따른 디폴트는 ‘부의 효과’(자산가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총 9020억 위안(약 165조 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한발 늦게 대책을 내놓자 시장은 정부가 손을 놨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률 등 불리한 통계의 발표를 돌연 중단하기로 한 것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서방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 문제를 과장해왔다”며 “결국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감소로 韓 성장률도 ‘빨간불’ 중국 부동산발 위기는 한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올 초만 해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로 하반기(7∼12월) 수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진이 길어지자 국내 실물경제 지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스크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 이탈, 환율 상승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 그간 경제 위기를 빨리 벗어났지만 중국이 불황에 빠지면 그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 경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기존의 경기 전망을 고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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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소득 늘었지만… 한국, 생산성은 OECD 33위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중 노동소득 비율은 늘었지만,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33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소득 중 가계에 분배된 임금 등을 뜻하는 피용자보수는 1029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77% 늘었다. 반면 기업 분배 몫인 영업잉여는 지난해 434조7000억 원으로 3.23% 줄었다. 이에 따라 요소비용국민소득(피용자보수+영업잉여)에서 피용자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인 피용자보수 비율은 68.7%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피용자보수 비율은 국민소득 중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주요국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의 ‘2023 대한민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 산업의 노동생산성 지수는 110.2(2015년=100)로 2021년(107.8) 대비 2.22% 상승했다. 하지만 OECD 국가별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지난해 49.4달러로 37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이는 OECD 평균(64.7달러)의 4분의 3 수준이다. 노동생산성은 노동자 1인이 일정 기간 산출하는 생산량 혹은 부가가치로, 경제 전반의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1위인 아일랜드(155.5달러)의 30% 수준으로, 독일(88.0달러) 미국(87.6달러) 핀란드(80.3달러) 일본(53.2달러) 등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보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나라는 그리스,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4개국이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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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틀간 165조원 투입 위기진화 안간힘… 韓 ‘금융-수출’ 비상

    중국 부동산 및 실물경제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中 성장 전망 4%대 하향, “내년엔 더 낮아”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양상을 반영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은행 JP모건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 변수를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영국 바클레이스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내린 4.5%로 제시했다. 일본 미즈호증권 또한 올해 중국 성장률을 5.5%에서 5.0%로 낮췄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는 내년 중국 성장률로 각각 4.2%, 4.0%를 제시했다. 특히 민간 부동산 업체에 이어 국유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그룹까지 채무 변제에 실패하면서 업계에선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양그룹은 13일 만기였던 이자 2094만 달러(약 28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 상품의 잇따른 디폴트는 ‘부의 효과’(자산가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총 9020억 위안(약 165조 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한발 늦게 대책을 내놓자 시장은 정부가 손을 놨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률 등 불리한 통계의 발표를 돌연 중단하기로 한 것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서방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 문제를 과장해왔다”며 “결국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감소로 韓 성장률도 ‘빨간불’중국 부동산발 위기는 한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올 초만 해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로 하반기(7∼12월) 수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진이 길어지자 국내 실물경제 지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스크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 이탈, 환율 상승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 그간 경제 위기를 빨리 벗어났지만 중국이 불황에 빠지면 그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 경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기존의 경기 전망을 고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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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전지 ‘주도주 4종목’ 보름새 시총 31조 증발

    2차전지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대표 주자인 에코프로 형제주와 포스코그룹주 등 4개 종목 시가총액이 보름 새 30조 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장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4개 종목의 시총은 142조6220억 원으로 집계됐다. 4개 종목의 주가가 장중 최고 수준을 보였던 지난달 26일(173조8580억 원)과 비교하면 31조2370억 원(17.9%)가량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시총은 14조 원가량, 에코프로 형제주 시총은 17조 원가량 줄었다. 2차전지 대표 종목들의 주가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14일과 지난달 26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각 8.4%, 22.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10.9%, 30.1% 급락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 현재의 흐름이 다른 테마주로 옮겨붙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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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3분기 실적 전망치, 31% 급감… ‘상저하고’ 빨간불

    증권업계가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3,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개선이 더딘 데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상장사 실적이 하반기(7∼12월)에는 개선될 것으로 본 증권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 상장사 69곳의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0조1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29조223억 원)보다 30.6% 급감했다. 이들의 올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도 31조2153억 원에서 24조1363억 원으로 22.7% 낮아졌다. 이는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초만 해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7조8158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2조8918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도 6477억 원에서 1조7507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해운, 철강,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세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 전망치는 운임비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연초 9144억 원에서 최근 2456억 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도 1조7378억 원에서 1조3126억 원으로 감소했고, LG디스플레이는 129억 원 이익에서 4715억 원 손실로 바뀌었다. 중국 수출 감소도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대중(對中) 수출은 25.9% 급감했다. 중국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하고, 고용도 위축되는 등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여파는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클 것”이라며 “기업들의 경기 둔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저점을 지나 반등을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내수 소비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다”며 하반기 2.0% 성장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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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 후불결제 연체율 1.4%P 뛰어 5.8%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빅테크 후불결제서비스(BNPL)’의 평균 연체율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으로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후불결제서비스 연체율은 각각 2.45%, 0.54%, 7.76%로 평균 5.8%로 집계됐다. 이는 올 3월 말 평균 연체율(4.4%)보다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후불결제서비스는 카카오페이 등이 물품 공급업체에 대금을 선지급하고, 소비자는 물품을 배송받은 후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금을 상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거래 이력이 적어 카드를 발급받기 힘든 학생이나 주부, 사회 초년생들이 많이 이용한다. 3사 중에선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토스의 연체율이 높았다. 6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223만 명을 넘은 토스의 후불결제서비스 연체율은 올 3월 말 5%에서 6월 말 7.76%로 2.7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 연체율은 0.51%에서 0.54%로 0.03%포인트 높아졌고, 네이버페이는 2.7%에서 2.5%로 0.2%포인트 낮아졌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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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다시 온다” 화장품-면세점-여행株 상승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10일 여행·면세점·화장품 관련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로 막힌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 만에 재개되면 관련 매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여행사 하나투어 주가는 전날보다 10% 오른 5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도 6.6% 오른 1만6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백화점 및 면세점 사업을 벌이는 롯데쇼핑(5.7%), 호텔신라(17.2%), 현대백화점(15.3%) 주가도 크게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쇼핑하는 품목이 화장품이라는 점에서 한국화장품(29.9%), 아모레퍼시픽(7.7%), 토니모리(29.9%)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신세계가 면세점 부문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올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인이 선호하는 11개국의 중국인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에서 한국 비중은 2019년 12.7%에서 올 6월 13.5%로 높아졌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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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들, 증거금률 높여 테마주 빚투 억제

    최근 2차전지, 초전도체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투자 위험이 커지자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높이는 등의 고객보호 조치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고객들이 다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편승하는 추격 매매를 막기 위해 매수·매도주문이 많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이달 초 중단했다. 이와 함께 이날부터 2차전지 테마주인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과 초전도체 테마주 대창 등의 증거금률을 기존 30%에서 40%로 높였다. 증거금률은 주식 거래대금 중 증권사에 먼저 내는 위탁보증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고객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억제할 수 있다. 일부 증권사는 증거금률을 100%까지 높였다. KB증권은 8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주요 2차전지주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올렸다. NH투자증권은 8일 초전도체주 서원에 이어 9일 2차전지주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7거래일 동안 주가가 217% 치솟은 초전도체주 덕성과 신성델타테크 등은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대신증권은 9일 홈페이지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주식매매 관련 유의사항 안내’ 공지를 띄워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 내에서 투자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반드시 상환 능력을 고려해 투자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고객들에게 당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주가 변동성에 대한 위험 노출을 제한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증거금률이나 신용·대출 가능 종목군에 대한 검토를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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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도 ‘빚투’ 과열… 신용융자 10조 돌파

    코스닥시장에서 2차전지 투자 열풍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달 들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시장에서는 빚투가 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코스피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5280억 원으로 집계돼 올 들어 최대였다. 앞서 1일 10조1260억 원, 2일 10조2490억 원, 3일 10조3160억 원, 4일 10조3830억 원, 7일 10조4640억 원 등으로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중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기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한다. 빚투 수요가 늘수록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가 커지게 된다. 코스피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9월 23일(10조280억 원)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반면 2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빚투 과열 양상을 보여온 코스닥시장은 진정되는 양상이다.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8일 9조9040억 원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10조 원을 밑돌았다. 최근 2차전지 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빚투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지난달 26일 장중 급락하는 등 2차전지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코스피가 코스닥 시장보다 많지만 올해는 2차전지 투자 열풍으로 이런 추세가 역전됐다. 이에 따라 올 3월 22일부터 7월 27일까지 약 4개월간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코스피보다 많았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친 잔액은 8일 20조4323억 원으로 올해 연중 최고치(4월 24일·20조4319억 원)를 뛰어넘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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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에도 수출보다 수입 더 줄어… 두달째 ‘불황형 흑자’

    올 상반기(1∼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전보다 9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약 7조6750억 원) 흑자로 전달에 이어 2개월째 흑자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24억4000만 달러(약 3조2122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248억7000만 달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 상품수지는 올 4월부터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6월 수입과 수출은 1년 전보다 각각 10.2%, 9.3% 줄었다. 엔데믹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올 상반기 서비스수지 적자는 11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9억3000만 달러)의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건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감소에 따른 상품수지 악화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수출은 3071억8000만 달러(통관 기준)로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반도체(―36.8%), 가전제품(―39.5%) 등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중 수출(―26.1%)도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213억9000만 달러 흑자에서 올 상반기 34억7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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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들, 이차전지 대신 삼성전자 사들여 순매수 1위에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차전지 대신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오후 4시 기준)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523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는 개인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5490억 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라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차전지주 매수를 줄이고 있다. 지난달 개인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4조5230억 원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선 3510억 원 순매수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 치솟았던 2차전지 주요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3% 떨어졌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10%, 17% 하락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말부터 2차전지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손실에 대비해 2차전지주 매수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 대신 기존 증시 주도주였던 삼성전자로 개인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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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부동산에 고개드는 ‘포모’ 투자… 부메랑 우려

    고금리에도 2차전지·초전도체 테마주, 아파트 청약 열풍 등 자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예·적금을 선호하지만 최근엔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자산시장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다. 투자 과열이 ‘빚투’(빚내서 투자)로 이어지면서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은 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주로 투자 열풍이 옮겨붙는 양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1, 2위 종목은 초전도체 관련주인 대창(5150만 주)과 서원(4510만 주)이었다. 두 종목의 7일 주가는 1일에 비해 각각 41%, 87%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 업체인 서남의 주가가 이달 들어 94% 뛰었다. 지난달 국내 한 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해 학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음에도 관련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포모 심리가 우선시되면서 시장의 투자 경고도 먹히지 않는 실정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7일부터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44개 종목에 대해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4개 종목이 공시 다음 날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특히 초전도체 관련주 덕성은 29.89%, 2차전지 관련주 LS네트웍스는 29.86% 올랐다. 지정 예고 이후 45∼100% 이상 주가가 오르는 등의 요건에 해당하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렇게 되면 신용융자 매수가 막히고,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주식을 얼마나 빈번하게 사고팔았는지를 보여주는 회전율은 올 1∼7월 120.5%로 지난해 같은 기간(93.4%)보다 크게 높아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일부 종목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00% 이상”이라며 “고수익을 좇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고금리에도 테마주 수요는 굉장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청약 시장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에서 일반분양을 진행한 13개 단지, 1334채에 9만198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경쟁률이 67.6 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청약 경쟁률(10.9 대 1)보다 6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에는 420채 모집에 4만1344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98.4 대 1에 달했다. 시세 차익을 노린 ‘무순위 청약’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다. 올 6월 말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에서는 무순위 청약으로 풀린 전용면적 59㎡ 한 채에 82만9804명, 계약 취소 물량으로 나온 84㎡ 한 채에 10만4924명 등 약 93만 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시세 대비 5억 원 정도 낮다는 기대감에 청약 홈페이지가 접속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한풀 꺾인 데다 수도권 내 신축 공급도 크게 늘지 않았다”며 “2021년 부동산 상승장 때의 기억이 현재 청약 기대감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투자 과열이 빚투로 이어지면서 고금리와 맞물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3188억 원으로 한 달 새 9830억 원이나 늘었다. 1일까지 19조 원대를 유지하다가 다시 20조 원을 넘어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 현재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가치나 초전도체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진 게 아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만으로 빚까지 내서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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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들, 포스코홀딩스 사고 삼성전자 팔았다

    올 들어 7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이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가장 많이 사고, 삼성전자 주식은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2, 3위 종목도 2차전지주(株)여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판 돈으로 2차전지 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NH투자증권이 올 1∼7월 자사(自社)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한 개인 계좌 1145만2962개(고객 수 157만1513명)를 분석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포스코홀딩스가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주가 순매수 2, 3위 종목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는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올 1∼7월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15.4%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대 수익률(16.1%)이 가장 높았고, 40대(14.8%)가 가장 낮았다. 주식을 얼마나 빈번하게 사고팔았는지를 보여주는 회전율은 120.5%로 지난해 같은 기간(93.4%)보다 크게 높아졌다. 올해 2차전지 투자 열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 투자자들의 회전율(137.8%)이 가장 높았고, 19세 미만(74.9%)이 가장 낮았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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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신용등급 강등에 亞증시 이틀째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장중 1300원 뚫기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이 2, 3일 양일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3일 낙폭은 하루 전보다 줄어드는 모습이 뚜렷했다. 각국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또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장중 한때 1300원을 돌파했다가 1299원으로 마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08포인트(0.42%) 하락한 2,605.39에 마쳤다. 하락 폭은 2일(1.90%)의 약 5분의 1에 그쳤다. 이날 기관(6701억 원)과 외국인(1560억 원)이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8114억 원 순매수하며 증시 추가 하락을 막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0.56포인트(1.16%) 상승해 920.32로 마감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또한 1.68% 하락한 3만2159.28엔에 마쳤다. 일본 증시 역시 이날 낙폭이 전일(2.30%)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이날 대만, 인도, 호주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오른 1299.1원에 마감했다. 앞서 마감한 2일(현지 시간) 미국 주식시장 또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8% 하락한 35,282.52로 마쳤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17% 떨어진 13,973.45로 마감했다. 각국 증시 하락을 촉발시킨 미 신용등급 하락을 둘러싼 논쟁도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일 미 국가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하며 국가채무 부담이 증가하는 대신 정치적 양극화에 따라 이를 조정할 역량은 약화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은 미 경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국가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은 상황을 “터무니없다”며 피치의 결정을 비판했다. 미 경제의 성장세가 나쁘지 않고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가 견고한 만큼 피치의 이번 결정이 미 금융시장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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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용등급 강등에 亞증시 이틀째 하락…원·달러 환율 1299원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이 2, 3일 양일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3일 낙폭은 하루 전보다 줄어드는 모습이 뚜렷했다. 각국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로 안전자산인 미 달러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또한 이틀 연속 상승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08포인트(0.42%) 하락한 2,605.39에 마쳤다. 하락 폭은 2일(1.90%)의 약 5분의 1에 그쳤다. 이날 기관(6701억 원)과 외국인(1560억 원)이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8114억 원 순매수하며 증시 추가 하락을 지지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10.56포인트(1.16%) 상승해 920.32로 마감했다.같은 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또한 1.68% 하락한 32,159.28에 마쳤다. 일본 증시 역시 이날 낙폭이 전일(2.30%)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이날 대만, 인도, 호주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오른 1299.1원에 마감했다. 다만 환율 상승 폭은 전날(14.7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앞서 마감한 2일(현지 시간) 미국 주식시장 또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8% 하락한 35,282.52로 마쳤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17% 떨어진 13,973.45로 마감했다.각국 증시 하락을 촉발시킨 미 신용등급 하락을 둘러싼 논쟁도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일 미 국가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하며 국가채무 부담 증가하는 대신 정치적 양극화에 따라 이를 조정할 역량은 약화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반면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은 미 경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국가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은 상황을 “터무니없다”며 피치의 결정을 비판했다. 미 경제의 성장세가 나쁘지 않고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가 견고한 만큼 피치의 이번 결정이 미 금융시장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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