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김윤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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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보 국제부 김윤진 기자입니다.

kyj@donga.com

취재분야

2024-05-17~2024-06-16
국제일반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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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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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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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세 총리가 VR게임을? ‘2억명 20대 유권자’에 구애 나선 인싸 정치인

    정치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인플루언서 총리’라 불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일부터 시작되는 인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너무 소셜미디어에만 매달린다는 지적도 나온다.모디 총리 측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대 게이머, 인터넷 개인방송 BJ 등 7명의 청년들과 소통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모디 총리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 등을 배우고 VR(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모디 총리와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한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왔다. 2014년 처음 총리가 된 총선 때도 X(옛 트위터)에서 40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모디 열풍을 일으켰다. 구글 광고투명성센터에 따르면 BJP는 올해도 정치광고에 4억7000만 루피(약 7억5000만 원)를 지출했는데, 대부분 소셜미디어에 투입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BJP는 모디 총리가 유권자 이름을 부르며 투표를 독려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권자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인도는 선거에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유독 큰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총선은 29세 이하 유권자가 2억 명이 넘어 전체 유권자의 약 20%에 이른다. 인도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7억 명이 넘으며, 2022년 기준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용량)의 21%가 인도에서 나왔다.모디 총리는 2014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도 최초의 소셜미디어 총리”라 불렀을 정도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왔다. 정보기술(IT)매체 레스트오브월드는 “많은 이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사회가 어떻게 정치 구조를 재창조하는지 간과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 분야에서 앞서 우위를 점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너무 소셜미디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언론 노출 등은 피하면서 소셜미디어로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비판이다. 지난달 BJP는 “모디 총리가 인도 유학생 귀국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시 중단시켰다”는 거짓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영국 BBC방송은 17일 “많은 인도 청년들이 이를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며 “모디 총리는 사람들이 거짓을 진실이라 믿도록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꼬집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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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2009년생부터 평생 담배구입 금지 추진

    영국 정부가 ‘흡연 없는 세대’를 만들겠다며 추진하는 금연법안이 의회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해마다 담배를 살 수 있는 연령을 높여 2009년 출생자부터는 성인이 되더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리시 수낵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집권 보수당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이 나와 최종 관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하원은 16일 ‘담배와 전자담배 법안’에 관한 1차 표결에서 전체 650석 중 찬성 383표, 반대 67표로 해당 법안을 심사의 다음 단계로 넘겼다. 현재 영국에서는 매년 8만 명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관련 보건·사회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은 연 30억 파운드(약 5조1000억 원)에 이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당 정책에 대해 “수낵 총리가 지지율 반전을 위해 꾀하는 정책 변화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당 내에서도 “과도한 흡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이날 “‘경찰국가’를 넘어선 ‘유모국가(nanny state)’가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기의 행동에 일일이 개입하는 유모처럼 국가가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려 든다는 의미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시가 애호가였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배출한 보수당이 담배를 금지하려 한다니 미친 일”이라고 가세했다. 실제 이날 표결에서도 보수당 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163명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했다. 이를 감안할 때 이 법안이 하원의 최종 표결이나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수낵 정권은 이에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는 연령 기준을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현재 담배를 살 수 있는 성인 흡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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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09년생 이하 평생 담배 금지법’ 하원 통과… “개인의 자유 침해” 반발

    영국에서 2009년 출생자가 18세 성인이 되는 2027년부터 이들은 물론 그 이후 출생자들이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의회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영국을 단계적으로 ‘비흡연 사회’로 만들겠다는 리시 수낵 정부의 구상에 대해 집권 보수당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이 나와 최종 관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하원은 16일 ‘담배와 전자담배 법안’에 관한 1차 표결에서 전체 650석 중 찬성 383표, 반대 67표로 해당 법안을 심사의 다음 단계로 넘겼다.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출생자와 그 이후 세대에게 평생 담배 및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현재 담배를 살 수 있는 성인 흡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현재 영국에서는 매년 8만 명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관련 보건·사회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 또한 연 30억 파운드(약 5조1000억 원)다. 수낵 정권은 “이 법안이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보수당 내에서도 “과도한 흡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이날 “국민들은 무엇을 즐길지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며 “‘경찰국가’를 넘어선 ‘유모국가(nanny state)’가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기의 행동에 일일이 개입하는 유모처럼 국가가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려 든다는 의미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시가 애호가였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배출한 보수당이 담배를 금지하려 한다니 미친 일”이라고 가세했다.실제 이날 표결에서도 보수당 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163명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했다.이를 감안할 때 이 법안이 하원의 최종 표결이나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수낵 정권은 이에 평생 담배를 구입할 수 없는 연령 기준을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이 법은 원래 2022년 뉴질랜드가 먼저 추진했다. 당시 뉴질랜드는 2008년 이후 출생자의 흡연을 제한하는 법안을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출범한 우파 성향의 크리스토퍼 럭슨 정권이 법안을 폐기해 시행되지 못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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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325조’ LVMH 회장, 자녀 승계작업 속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24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추정 자산 2330억 달러(약 325조 원)로 1위에 오른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5·사진)이 자녀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 “루이뷔통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을 소유한 LVMH그룹 이사회에 아르노 회장의 자녀들이 잇따라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수석 부사장인 셋째 알렉상드르(32)와 LVMH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넷째 프레데리크(29)가 이사로 선임된다. 프레데리크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와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앞서 장녀 델핀 디오르 CEO(49)와 둘째 앙투안 LVMH 부회장(47)도 30세 이전에 이사로 선임됐다. LVMH 관계자는 FT에 “루이뷔통 시계 부문 디렉터인 막내 장(26)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는 2022년 LVMH 지배구조를 개편한 뒤 가족지주회사의 지분을 20%씩 보유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친구였던 미디어 재벌 장뤼크 라가르데르가 갑작스레 숨진 뒤 그의 아들이 기업을 매각하는 걸 보고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LVMH 관계자를 인용해 “(자녀들이) 사업을 안팎으로 잘 파악하면 더 나은 주주가 될 것이라는 게 아르노 회장의 신념”이라고 했다. LVMH그룹의 시가총액은 4000억 유로(약 592조 원)를 넘으며 전 세계 상장사 중 18위다. 글로벌자산관리사 GAM의 플라비오 세레다 펀드매니저는 “LVMH의 세계 명품시장 점유율은 현 24%에서 몇 년 내로 30%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아르노 회장이 가족 승계에 눈이 멀어(blind) 유능한 외부 관리자가 아닌 자녀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아르노 일가가 잘못된 길을 가면 프랑스 주식 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며 “한 가족의 재산보다 훨씬 많은 것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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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리스크’에… 獨 숄츠, 벤츠CEO 등과 방중-협력 논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약 1년 6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기조가 변함없는 데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서로를 겨냥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며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독일 등 개별 유럽 국가들이 경제 회복의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창(李强) 총리의 초청으로 14일 중국을 찾은 숄츠 총리는 15일 ‘경제 수도’ 상하이를 방문했다. 16일에는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리 총리와 회담한다. 이번 방중에는 독일 자동차기업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화학기업 바스프(BASF), 기술기업 지멘스 등의 경영자 12명이 동행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월 중국산 전기차 제조업체 등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규모 독일 기업 대표단의 동행은 이번 방중이 경제 관계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독일뿐 아니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 회복의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다음 달 프랑스를 방문하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WSJ는 “더딘 경제 회복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하는) 러시아에 대한 불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유럽을 중국으로 이끌고 있다”며 “일부 유럽 국가들은 더 큰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중국을 두고 왜 미국을 따라야 하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 경제가 극도로 위축된 중국 역시 유럽과의 관계 개선은 중요하다. 다만 이번 숄츠 총리의 방중으로 EU의 기존 정책 기조가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이미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동참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미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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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으로 태어난 최고령 샴쌍둥이 63세로 숨져

    샴쌍둥이 자매로 태어나 샴쌍둥이 남매로 살아간 조지 샤펠과 로리 샤펠 남매(사진)가 향년 63세로 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라이벤스페르거 장례식장에 게시된 부고에 따르면 샤펠 남매는 7일 펜실베이니아대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샴쌍둥이는 몸의 일부분이 붙은 채 태어난 결합쌍생아를 말한다.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샤펠 남매처럼 두개골이 융합돼 태어나는 것은 가장 희귀한 경우로 전체 샴쌍둥이의 2∼6%에 불과하다. 이들은 뇌와 주요 혈관의 30%를 공유하고 머리 아래로는 분리돼 있었다. 샤펠 남매는 육체적으로 함께였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았다. 조지는 수년간 컨트리 가수로 활동한 반면 로리는 대학을 졸업한 뒤 병원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샤워 커튼을 사이에 두고 한 명씩 샤워하는 등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했다. 로리는 1997년 다큐멘터리에서 “붙어있는 사람들도 사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61년 9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리딩에서 태어나 62년 202일을 산 샤펠 남매는 여성으로 태어난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로 기록됐다. 자매로 태어났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이 2007년 남성으로 성전환을 하면서 샤펠 남매는 세계 최초로 성별이 다른 샴쌍둥이가 됐다. 역대 최고령 샴쌍둥이는 2002년 68세로 사망한 미국의 로니, 도니 갈리언 형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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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복 같은 육상복, 美 여성대표팀 유니폼 논란

    “미국 육상연맹이 신체 노출에 따른 ‘왁싱’ 비용을 지원하길 바란다.” 7월에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 여성 육상선수들의 경기복이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맞닥뜨렸다. 미 육상 전문 매체 시티우스는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육상 대표팀이 착용할 나이키 경기복을 공개했다. 문제는 여성 선수의 경기복이다. 공개된 운동복은 다리를 따라 골반 위까지 깊게 드러내는 ‘하이컷 수영복’ 형태라 속옷조차 가리기 어려워 보인다. 전 장거리 미 국가대표인 로런 플레시먼은 인스타그램에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옷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좋다면 남성들도 입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티우스의 소셜미디어에도 비판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장대높이뛰기 선수 케이티 문은 “당연한 우려”라면서 “경기복 선택은 선수의 자유”라고 밝혔다. 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20가지 이상의 상하 조합이 가능하며, 원하면 남성복도 입을 수 있다”며 “나는 달라붙지 않는 속옷 형태의 하의를 선호한다. 포대 자루를 입든, 수영복을 입든 선수가 원하는 의상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복을 제작한 나이키 측은 “선수들은 원하는 경기복을 골라 입을 수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나이키 측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짧은 속바지 형태만 제공했지만, 이번엔 여러 선택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기복들은 15일부터 진행되는 미 올림픽위원회 온라인 회담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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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만 수영복? “왁싱비용 대라”…美 육상팀 복장 논란

    “미국 육상연맹이 신체 노출에 따른 ‘왁싱’ 비용을 지원하길 바란다.”7월에 열리는 프랑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 여성 육상선수들의 경기복이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맞닥뜨렸다. 미 육상전문매체 시티우스는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육상 대표팀이 착용할 나이키 경기복을 공개했다. 문제는 여성용 경기복이다. 공개된 운동복은 골반부터 다리 전체가 훤히 드러나는 형태라 속옷조차 가리기 어려워 보인다.선수 측은 불만을 표명하고 나섰다. 전 장거리 미 국가대표인 로런 플레시먼은 인스타그램에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옷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좋다면 남성들도 입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티우스의 소셜미디어에도 비판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장대높이뛰기 선수 케이트 문은 “당연한 우려”라면서 “경기복 선택은 선수의 자유”라고 밝혔다. 케이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20가지 이상의 상하 조합이 가능하며, 원하면 남성복도 입을 수 있다”며 “나는 달라붙지 않는 속옷 형태의 하의를 선호한다. 포대 자루를 입든 수영복을 입든 선수가 원하는 의상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최근 스포츠 계에선 신체 노출 의상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2021년 노르웨이 여성 비치핸드볼 선수단은 비키니 착용 규정에 항의해 유럽선수권대회에 반바지를 입고 출전해 벌금을 받았다. 같은 해 도쿄올림픽에선 독일 여성 기계체조 대표팀은 전신 수트를 입고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뉴질랜드 체조협회는 이달 반바지나 레깅스 등을 착용할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바꾸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경기복을 제작한 나이키 측은 “선수들은 원하는 경기복을 골라 입을 수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나이키 측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때는 짧은 속바지 형태만 제공했지만, 이번엔 여러 선택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기복들은 15일부터 진행되는 미 올림픽위원회 온라인 회담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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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령’ 62세 샴쌍둥이 사망…자매로 태어나 남매로 떠났다

    샴쌍둥이 자매로 태어나 샴쌍둥이 남매로 살아간 조지 샤펠과 로리 샤펠 남매가 향년 62세로 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라이벤스페르거 장례식장에 게시된 부고에 따르면 샤펠 남매는 7일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샴쌍둥이는 몸의 일부분이 붙은 채 태어난 결합쌍생아를 이르는 말이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샤펠 남매처럼 두개골이 융합돼 태어나는 것은 가장 희귀한 경우로 전체 샴쌍둥이의 2~6%에 불과하다. 이들은 뇌와 주요 혈관의 30%를 공유했다. 샤펠 남매는 육체적으로 함께였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았다. 조지 샤펠은 수년간 컨트리 가수로 활동한 반면 로리 샤펠은 대학을 졸업한 뒤 병원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각자의 침실을 사용하고 서로 다른 시간에 샤워를 할 정도로 사생활을 존중했다.1961년 9월 18일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리딩에서 태어나 62년 202일을 살았던 샤펠 남매는 여성으로 태어난 세계 최고령 샴쌍둥이로 기록됐다. 자매로 태어났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이 2007년 남성으로 성전환을 하면서 샤펠 남매는 세계 최초로 성별이 다른 샴쌍둥이가 됐다. 역대 최고령 샴쌍둥이는 2002년 68세로 사망한 미국의 로니·도니 갈리온 형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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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빨리 더 쉽게 난민 추방” EU 새 난민법 통과…좌우파 모두 반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난민을 ‘더 빨리, 더 쉽게’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신(新)이민·난민 협정을 10일(현지 시간) 채택했다.유럽의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민자 배분과 난민 신청 절차 등을 규정한 이민·난민 협정을 가결했다. 새 협정에 따르면 난민 수용에 있어 EU 회원국 간 ‘연대 메커니즘’이 도입된다. 난민 유입이 일부 국가에 집중될 경우 다른 회원국에 난민을 배분할 수 있고,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EU 외부로 인도하는 것도 쉬워졌다. 난민 1명당 2만 유로(약 2900만 원)를 내거나 본국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해난민을 본국에 돌려보내는 것이 가능하고, ‘안전한’ 제3국가로 인도할 수도 있다.난민이 EU 회원국에 들어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도 까다로워졌다. 난민은 유럽 도착 7일 이내에 신분 확인 등 강화된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문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대상도 기존 14세 이상에서 6세 이상으로 넓어졌다. “수용 가능성이 낮은” 난민 신청자의 경우 최대 12주 내에 절차를 마치는 패스트트랙이 적용된다. 모로코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난민 승인율이 20% 미만인 국가 출신의 난민이 해당된다. 이들은 영토로 들어가지 못하고 국경 내 시설에 머물러야 하며, 신청이 거부될 경우 12주 이내에 본국으로 송환된다. 사실상 난민의 ‘추방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전 유럽인들의 가장 주요한 문제 중 하나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유럽을 위한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EU는 시리아 내전 발발 후 2015년부터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몰려들자 기존 ‘더블린 조약’을 대체할 새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97년 발효된 더블린 조약은 난민이 처음 입국해 자격 심사를 진행한 최초 도착 국가에 모든 책임을 부여했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EU 남쪽에 위치한 국가들에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집중되면서 이들 국가가 부담을 떠맡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약 38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EU로 들어왔으며 올해에만 현재까지 4만6000여명이 불법적인 경로로 EU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법안에 대해서는 유럽 내 극우파와 좌파가 모두 반발했다. 반(反)난민 정책을 고수하는 유럽 내 극우파, 중동계 난민이 많이 몰려드는 동유럽 등은 새 협정이 불법 이민자를 ‘유럽으로 초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협정이 발효돼도 폴란드를 보호할 방법을 찾겠다”며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폴란드는 난민 분배에서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좌파 세력과 국제 인권단체에서는 난민 권리를 보호하고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엠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EU에 망명을 신청하는 모든 단계에서 고통이 급증할 것”이라며 유럽의 망명법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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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최고법원 “기후위기 안 막으면 인권 침해”…정부 ‘온실 가스 감축 의무’ 첫 인정

    “각국 정부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인권 침해다.”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9일(현지 시간) 스위스 환경단체 ‘기후 보호를 위한 노인 여성’ 회원들이 스위스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제 법원에서 기후위기 관련 소송에 내린 첫 판결이자,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정부의 의무를 밝힌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64세 이상 스위스 여성 2400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키지 않아 생명권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폭염이 더 덥고 흔해지면서 고령 여성의 사망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이날 법원은 ‘사생활과 가족생활을 존중받을 권리’를 규정한 유럽인권조약 제8조가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권리를 포함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기후위기가 삶, 건강, 웰빙과 삶의 질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국가가 효과적으로 보호할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며 “스위스 정부가 충분한 노력을 취하지 않았다”는 이 환경단체의 주장을 수용했다.국제 변호사단체 ‘클라이언트 어스’ 소속 베셀리나 뉴먼은 CNN에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럽인권재판소는 이날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소홀해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한 다른 두 건의 소송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유럽 32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포르투갈 청소년 6명에 대해서는 “포르투갈 외 국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기에 처한 프랑스 북부 소도시 그랑드생트의 전 시장이 프랑스 정부에 제기한 소송도 그가 프랑스를 떠났기 때문에 제소 권한이 없다고 봤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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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 놓치면 100년 기다려” 美 뒤흔든 개기일식 뭐기에

    7년 만에 북미를 지나는 개기일식에 미국이 들썩이고 있다.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놓여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올해 개기일식은 8일(현지 시간) 멕시코 서해안부에서 시작해 텍사스~메인주에 이르는 미국 13여 개 주를 거쳐 캐나다 온타리오주까지 북미 대륙을 가로질러 진행된다.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검은 태양’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개기일식 경로로 타 지역에서만 500만 명이 찾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버몬트주 제이피크 리조트의 매니저는 미 CBS 방송에 4년 전부터 예약이 시작돼 인근 숙박시설 모두 방문객이 몰려들었다며 “주변에서 말하길, 사람들의 ‘흥분’은 진짜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1년 전 예약이 80건에 그쳤던 리조트는 일식 당일 800개 객실의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개기일식은 생애 한 번도 보기 어려운 현상으로 꼽힌다. 태양과 달, 지구의 상대적인 위치가 같은 곳에서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 개기일식이 돌아오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은 375년으로 알려져 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주는 1925년 이후 약 100년 만에 개기일식을 보게 됐다.이번 개기일식은 2017년보다 많은 지역에서 더 오래 관측된다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7년 전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경로의 너비는 62마일~71마일(약 100km~114km)였으나 올해는 108마일~122마일(174km~196km)에 이른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만 약 3160만 명이다.CBS는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을 인용해 이번 개기일식이 약 60억 달러(8조1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리먼은 수십 년에 한 번 있는 일인데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관광업 등에 지출이 폭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개기일식을 기념하는 프로모션에 나섰다. 세계적인 도넛 체인점 크리스피크림은 과자 브랜드 오레오와 협업해 ‘개기일식 도넛’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과자업체 프리토레이 북미지부는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약 4분 30초 동안 한정판 ‘개기일식 썬칩’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기획했다.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는 지역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최적의 관측 장소’로 꼽은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일대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시는 해당 지역서 45년 만에 관측되는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당일 10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추산했다. 미 뉴욕주는 안전상의 이유로 개기일식 기간 중 관내 교도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수감자 6명이 소송을 걸기도 했다.희귀한 이벤트를 앞두고 미국에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개기일식을 11차례 관찰한 마이클 자일러는 로이터에 “개기일식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 광경에 넋을 잃게 된다”며 “인생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예일대 천문학과 프리얌바다 나타라잔 교수는 미 뉴욕타임스에 “인류가 두 발로 서서 밤하늘을 보게 된 순간부터 천문학적 현상은 항상 경외(敬畏·공경하면서 두려워함)의 원천이었다”며 “격변하는 시대에 집단적인 경외를 경험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매일의 소음과 혼란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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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1면에 푸바오 기사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대형 사진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대표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면을 장식했다. 이날 WSJ는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Adorable)’이라는 제목으로 푸바오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제목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땄다. 중국 쓰촨성 워룽의 선수핑 기지에서 4일 촬영된 사진으로, 푸바오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서 있었다. WSJ는 “중국에서 보낸 판다 한 쌍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푸바오가 3일 한국에서 중국으로 날아왔다”며 한국 팬들이 환송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는 귀여운 외형과 행동, ‘푸바오 할부지’로 불리는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와의 애착 관계 등이 널리 알려져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밖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는 생후 48개월 전에 중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협약’에 따라 태어난 지 1354일 만인 3일 중국에 보내졌다.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선수핑 기지 측은 귀국 초기 한국식 사육 방식에 따라 푸바오를 돌본 뒤 차차 중국식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중 공개까지는 빠르면 한두 달, 길게는 7∼8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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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푸바오, WSJ 1면 장식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대형 사진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대표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면을 장식했다.이날 WSJ는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Adorable)’이라는 제목으로 푸바오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제목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땄다. 중국 쓰촨성 워룽의 선수핑 기지에서 4일 촬영된 사진으로, 푸바오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서 있었다.WSJ은 “중국에서 보낸 판다 한 쌍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푸바오가 3일 한국에서 중국으로 날아왔다”며 한국 팬들이 환송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는 귀여운 외형과 행동, ‘푸바오 할부지’로 불리는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와의 애착 관계 등이 널리 알려져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밖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는 생후 48개월 전에 중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협약’에 따라 태어난 지 1354일 만인 3일 중국에 보내졌다.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선수핑 기지 측은 귀국 초기 한국식 사육 방식에 따라 푸바오를 돌본 뒤 차차 중국식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중 공개까지는 빠르면 한두 달, 길게는 7~8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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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은 소련이 만들어낸 가짜영웅”…美 정보기관 문건 공개

    김일성 북한 주석이 소련이 만들어낸 ‘가짜 영웅’이라는 내용을 담은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1952년 미 국무부 정보기관이 작성한 기밀 문건 ‘국가정보조사집 한반도 편’을 최근 기밀 해제해 일반에 공개했다. 보고서는 ‘김성주’라는 마적 두목 출신 중국공산당원이 소련의 선전을 통해 “일본군에 맞선 애국자이자 민족 영웅 ‘김일성’으로 추앙을 받게됐다”고 설명했다.보고서에 따르면 김성주는 1931년 김일성이라는 가명을 받고 만주와 조선 북부 게릴라 부대를 이끌었다. 잔인하고 거친 성격의 김성주는 백두산에서 활동했던 실제 ‘김일성 장군’의 명성을 이용해 부대를 지휘했다. 보고서는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뛰어난 전술로 유명했던 실제 김일성은 일본군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오시프 스탈린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45년 김성주에게 “사라진 김일성을 가장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CIA는 이보다 앞서 1949년 기밀문서을 통해서도 김 주석이 실제로는 김성주라고 밝힌 바 있으나, 당시는 한국에서 떠도는 내용을 담은 수준이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김일성 가짜설’을 한국 내의 소문이라고 기록한 과거 문건과 달리 이번에는 신상정보를 상세히 기록하고 미 정보기관의 공식 자료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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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불법이민자들, 군대 만들수도” 또 음모론

    “중국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내에서 군대를 만들 수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연일 불법 이민 의제를 앞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최근 급증한 미국 내 중국인 불법 이민자가 미국 내에서 군대를 조직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그는 불법 이민자를 ‘동물(animal)’로 칭하고, 불법 이민자의 급증이 미국 내 ‘피바다(bloodbath)’를 야기한다는 자극적 발언을 연일 이어오고 있다.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에 호소하려는 선거 전략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보수 성향 라디오 ‘휴 휴잇’쇼에 출연해 ‘최근 미국으로 몰려드는 중국 이민자들이 무엇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 군대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대부분은 젊고 건강한 남성”이라며 “3만 명 이상이다. 상당히 많은 숫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중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만들었지만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자신이 임기 동안 미 해군이 쓸 선박 수를 늘리려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 계획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아예 중국공산당이 중국 불법 이민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일 또 다른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 출연해 “최근 18개월 동안 4만6200명의 중국인이 미국으로 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렇게 많은 중국인 이민자가 단기간에 미국에 몰려드는 것이 우연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중국공산당은 누가 중국을 떠나는지에 대한 엄청난 통제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경 당국은 2023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월경한 중국인 3만7000명을 체포했다. 2년 전보다 50배 증가한 수치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일대에서도 중국인 이민자의 수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이민자 수를 추월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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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1.4조원’ 브라질 20세 상속녀,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2004년 7월 태어난 브라질 상속녀 리비아 보이그트(20·사진)가 올해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등극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포브스는 10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보유한 사람을 억만장자로 분류한다. 보이그트는 중남미 전기장비 제조업체 WEG의 공동 창업자인 할아버지 베르너 히카르두로부터 이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보이그트는 11억 달러(약 1조4850억 원)에 해당하는 WEG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다. CNN브라질 등은 그가 태어난 날부터 매일 76만 헤알(약 2억 원)을 벌어들인 격이라고 진단했다. WEG는 2022년 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전 세계 10개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보이그트의 언니 도라(26) 또한 보이그트와 같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두 자매 모두 전 세계 33세 이하 억만장자 25명 안에 포함됐다. 포브스는 “세계적으로 부(富)의 대물림이 활발해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젊은 억만장자 25명 중 상속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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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만 원짜리 소총-생계형 대원… ‘저비용 고효율’ 테러 특화된 ‘IS-K’ [글로벌 포커스]

    “비용 효율적인(cost-effective) 공격에 특화된 단체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저질러 137명을 숨지게 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K(호라산)’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최근 평가다. 2015년 설립된 신생 조직인 IS-K는 짧은 연혁에도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테러, 올 1월 이란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장례식장 테러에 이어 모스크바 테러까지 자행하며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평가대로 IS-K가 다른 테러 조직과 확연하게 다른 점은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사상자를 낳는 테러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대원도 주로 중앙아시아 저개발국 주민을 포섭한다. 케르만 테러의 주동자 및 폭탄 제조자, 모스크바 테러의 용의자는 모두 중앙아시아 내에서도 최빈국으로 꼽히는 타지키스탄 출신이다.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4명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 또한 비교적 저렴한 ‘AK-47’ 소총이다. 제조국, 구매 경로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파키스탄에서는 148달러(약 20만 원)를 주고 살 수 있다고 미 비영리 군사전문기관 ‘글로벌파이낸셜인테그리티(GFI)’가 추산했다. 불과 20만 원짜리 무기에 137명이 희생된 셈이다. IS-K가 행동 반경을 확장하면 서유럽, 미국, 아시아 등에서도 대형 테러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과 서남아시아 등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쿠릴라 사령관은 지난달 미 상원 청문회에서 “IS-K가 6개월 안에 미국과 서방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졌다”고 경고했다.● 30세 지도자가 이끄는 테러 조직 IS-K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활약했던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에서 이탈한 대원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한때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맹위를 떨쳤던 IS에 충성을 맹세했고 2015년 1월 지부인 IS-K를 출범시켰다. IS-K의 또 다른 명칭 ‘호라산’은 이란 북동부,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일대를 일컫는 지명에서 유래했다. 페르시아어로 ‘태양의 땅’ ‘해가 뜨는 곳’ 등을 뜻한다. 현 지도자 샤하브 알 무하지르는 1994년생으로 2020년부터 IS-K를 이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사나울라 가파리. 카불대에서 공학을 공부한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2015∼2016년경 IS에 합류하며 극단주의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무하지르는 2019년 미군에 사살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IS 산하 아프가니스탄인 특공대도 지휘했다. 바그다디 사망 후 IS는 물론 IS-K의 세력도 위축됐지만 그는 2020년 4월 26세 젊은 나이에 IS-K 수장이 됐다. 부인도 IS-K 고위 간부의 딸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추산에 의하면 2015년 창설 당시 약 2000명이던 대원 수는 올해 3배 이상인 6500명 수준으로 불었다. 실탄도 넉넉하다. 유엔 등에 따르면 이들의 활동 자금은 납치 밀수 강탈 등 범죄 수익, 아프리카 소말리아 등 다른 IS 지부로부터 받는 정기적 지원 등에서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잇따른 테러로 두각을 나타낸 이들에게 IS 지도부도 지원을 몰아주고 있다. 소말리아 IS 지부가 가상화폐 탈취 등을 통해 IS-K에 정기적으로 돈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아프간 안보 공백이 확장 발판 많은 전문가들은 IS-K의 세력이 확장되고, 이들의 잔혹함이 전 세계에 알려진 계기로 2021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및 탈레반 집권을 꼽는다. 당시 이들은 미군 철수 11일 후인 같은 해 8월 26일 미군 및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의 탈출로 극도로 혼잡했던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아프간 땅을 떠나기 바쁜 미군, 막 집권 세력이 된 탈레반은 모두 IS-K의 테러를 막을 여력이 없었다. 이로 인해 미군 13명과 170여 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집권으로 아프가니스탄 내 안보 공백이 생겼을 때 각종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급진성과 폭력성으로 경쟁했다. 카불 공항 테러로 잔혹함을 입증한 IS-K가 그 과정에서 일종의 승자가 됐다”고 평했다. 특히 집권 전 테러를 종종 자행했던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테러 반대’를 천명한 점 등도 이들이 활개칠 토양을 만들어줬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과거 탈레반이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테러를 활용했는데 IS-K가 이를 답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S-K 공격은 아프가니스탄 밖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파키스탄 바자우르, 올 1월 이란 케르만, 3월 모스크바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모(母)조직인 IS는 한때 시리아 이라크 등을 아우르는 광대한 땅을 점령하며 스스로 ‘국가’를 자처했다. 반면 IS-K는 탈레반의 존재로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세력이 될 수 없는 만큼 ‘영역 확대’보다 ‘테러 공격’으로 존재감과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 미국의 대테러 전문가 사라 하르무치 박사는 자유유럽방송에 “IS-K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공격 능력, 대원과 자원을 모집하는 능력 등에서 다른 극단주의 단체를 능가한다”고 분석했다.● 낙후된 중앙아시아 출신 포섭 중앙아시아 저개발국 대원을 적극 포섭한다는 점도 IS-K의 특징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원 대부분은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태어났다. 이들이 IS-K에 투신하는 이유로는 중앙아시아의 고질적 경제난, 독재자의 장기 집권 및 부정부패 등에 따른 누적된 불만 등이 꼽힌다. 타지키스탄은 2023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180달러(약 159만 원)로 세계 167위에 불과하다.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인 샴시딘 파리두니(26)는 불과 50만 루블(약 740만 원)을 약속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다른 중앙아시아 출신 대원들 또한 대부분 ‘생계형’이다. 튀르키예(터키)에 존재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는 IS-K의 주요 영입 대상이다. 역시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우호적인 비자 제도를 보유했다. 언어에서도 비슷한 면이 많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IS-K가 최근 튀르키예에서 인력과 물자를 대거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IS-K는 텔레그램과 다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다양한 언어로 선전을 퍼뜨리며 적극적인 모집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이 1월 공개한 보고서에도 IS-K는 최근 탈레반 정권에 환멸을 느낀 전사들과 다른 외국 대원들을 유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더 확장된 모집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우려… 한국도 안전지대 아냐 잇따른 테러로 자신감을 얻은 IS-K가 추가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당장 올 7월 프랑스 파리 올림픽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IS-K에 자극받은 다른 테러 단체가 선명성 경쟁을 위해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 주요국의 보안담당 고위 관리는 워싱턴포스트(WP)에 “모스크바 테러가 규모 확장, 국제 사회의 인정을 추구하는 극단주의 조직에 새 자극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세계 주요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이라는 ‘2개의 전쟁’ 장기화, 미중 패권 갈등, 자국 경제난 등에 대처하기 바쁘다는 점도 극단주의 조직의 추가 테러를 우려하게 만든다. 한국 또한 이들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 연구원은 “한국에도 무슬림 노동자의 유입이 늘고 있다. 일부 지역사회에서 무슬림을 향한 차별 기조가 감지된다”며 이것이 언제든 극단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 역시 “중동의 불안정이 커지면 미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같은 동맹국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이 분쟁 전선에 함께 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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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 이주’ 스탈린, ‘체첸 초토화’ 푸틴… “무슬림 탄압에 종교가 저항 수단”[글로벌 포커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K(호라산)’의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로 이슬람과 러시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양측은 제정 러시아의 남진(南進) 정책에 따른 오스만튀르크 제국과의 영토 및 종교 갈등,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이슬람 탄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첸 분리독립 시도 진압 등으로 오랫동안 극한 대립을 해왔다. ‘유일신’ 이슬람 신앙과 사회주의 ‘무신론’ 간의 세계관 차이 또한 상당하다. 역사, 종교, 사상적 갈등에 따른 양측 대립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제정 러시아는 19세기 후반 오스만튀르크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현재의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영토를 넓혔다. 러시아가 이슬람이 뿌리 내린 중앙아시아에 기독교 분파인 러시아 정교까지 전파하려 하자 영토 및 종교 갈등이 가속화했다. 1922∼1952년 스탈린의 공포 통치는 이슬람권 전반의 반(反)러시아 감정을 고조시켰다. 당시 소련 인구의 약 4분의 1이 무슬림이었지만 스탈린은 자신보다 알라신을 숭배하는 이들을 독재의 방해 요인으로 여기고 잔혹하게 탄압했다. 스탈린은 무슬림이 많은 캅카스의 체첸 주민 40만 명을 1944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당시 최소 10만 명이 객사했다. 이슬람 사원(모스크) 철거, 이슬람 신학교 폐쇄, 무슬림 성직자 숙청 등도 단행했다. 또한 중앙아시아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이른바 ‘스탄’ 국가 5곳으로 쪼갰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10년간 점령한 것도 이슬람권의 분노를 키웠다. 소련 붕괴 후 중앙아시아 일대에는 경제난, 이념적 공백 속에 급진적인 이슬람 원리주의가 발호했다. 특히 가난한 젊은이들이 이에 매료됐다. 모스크바 테러 용의자 4명이 타지키스탄 출신이라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세진 한양대 러시아학과 교수는 “중앙아시아 내 이슬람은 단순한 종교를 넘어 러시아에 대한 저항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1999년 말 집권한 푸틴 대통령도 무슬림을 탄압했다. 당시 그는 체첸의 분리독립 시도를 잔혹하게 탄압하며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사실상 폐허로 만들었다. 분노한 체첸 반군은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 2004년엔 체첸 인근 북(北)오세티야 초등학교 인질 사건 등 대형 테러로 끈질기게 저항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IS-K의 모(母)조직 IS를 사실상 몰락시키는 데 기여하면서 양측은 철천지원수가 됐다. 시아파 국가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2011년 내전 발발 후 IS 등 수니파 세력을 탄압했다.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노린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의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자국군과 무기를 대거 지원했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서는 다종교 정책을 내세우며 변화를 과시해왔다. 2015년 9월 모스크바에 세계 최대의 모스크가 들어섰고, 2020년 ‘러시아 민족 통합의 날’(11월 4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탁상에 성경과 꾸란, 토라(유대교 율법)를 모두 올려놓은 모습을 공개했다. 하지만 두 세력 간 해묵은 갈등이 지난달 모스크바 테러로 다시 터져나오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푸틴 정권이 테러 직후 일부 용의자의 귀를 자르고 신체를 고문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슬람권의 추가 분노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러시아가 최근 중동에서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에 반감을 가진 이슬람 무장세력이 결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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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런 美재무장관 “中, 불공정한 경제 관행 추구” 비판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일(현지 시간) 중국이 제조업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으로 초저가 제품을 양산하는 “불공정한 관행”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했다.옐런 장관은 이날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행사에서 “중국은 외국 기업에 장벽을 부과하고 미국 기업에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불공정한 경제 관행을 추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제품의 과한 공급이 세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내수 부진에 직면한 중국은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초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는 “과잉 생산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지만 더욱 심해졌고, 새로운 부문에서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지원과 ‘과잉 생산’을 두고 미중 양국 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주력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해외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중국은 이들이 자국의 비효율적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화살을 밖으로 돌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에 기반해 경제를 개혁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반(反)중국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생산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산업이 성장하는 데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9일까지 중국에 머무르는 옐런 장관은 남은 일정에서 중국 고위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란포안 재정부장(장관) 등을 만나기로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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