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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카카오가 운영하는 QR체크인, 포털, 지도 서비스 등에서 1시간 넘게 오류가 발생한 것은 해외에서의 ‘트래픽(데이터 전송량) 가로채기’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로 전달돼야 할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정부와 카카오는 외부 세력의 의도적인 공격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3일 오전 11시 20분경부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QR체크인 서비스, 포털 ‘다음’의 뉴스 서비스와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맵’ 등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일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1시경 모든 서비스를 복구했다. 당시 카카오는 “외부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오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카카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분석한 결과 해외 인터넷서비스제공사(ISP) 등 외부의 개입 탓에 발생한 문제라는 결론이 나왔다. 카카오 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 일부 이용자가 보낸 인터넷주소(IP) 등의 신호가 카카오 서버에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고 중간에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탓에 오류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이용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이를 ‘트래픽 가로채기’ ‘트래픽 하이재킹(납치)’ 등으로 부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3일 “해외에 있는 외부 네트워크 지점에서 장애가 발생해 카카오가 받아야 할 트래픽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IT 업계에 따르면 원인은 크게 2가지다. 트래픽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ISP가 실수를 했거나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공격 행위를 한 경우다. ISP의 과실로 발생한 대표적 사례는 2018년 11월 구글 검색 서비스 등에서 74분간 발생한 접속 장애다. 나이지리아의 소규모 ISP 업체가 네트워크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인터넷 접속 경로를 잘못 설정해 구글 데이터센터로 가야 할 트래픽을 대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에는 나이지리아 업체가 실수를 인정하면서 쉽게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문제는 특정 단체나 기업, 국가기관 등이 의도적으로 ‘트래픽 가로채기’를 실행해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경우다. 이용자들의 인터넷 접속정보를 알아내 사이버 공격 등에 악용할 우려도 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 로스텔레콤, 중국 차이나텔레콤 등 통신사가 미국 내에서 오가는 트래픽을 가로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아직 의도적 공격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한 사례는 없다. 카카오는 트래픽 가로채기의 피해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도 정확한 사고 위치와 경위를 추가 조사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들여다보고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래픽 가로채기(하이재킹)특정 디지털 서비스와 이용자는 인터넷주소(IP) 등 고유한 정보를 통해 인터넷서비스업체(ISP)를 거쳐 연결되는데, 제3자가 이러한 고유 정보를 입력해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중간에 가로채는 것.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 신임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인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사진)이 회사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만 받기로 했다. 남궁 센터장은 10일 사내 게시판에 “카카오 (차기) 대표이사로서 배수진을 쳤다”며 “주가 회복 전까지 법정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만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916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2300만 원이다. 남궁 센터장은 2020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로 재직할 때 13억6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러한 방안은 남궁 대표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직접 논의해 결정한 뒤 발표한 것이라고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회와 주주, 임직원들에게 신뢰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책임 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 센터장은 과거 CJ인터넷, 위메이드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도 총 수십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입했다.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일반투자자와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카카오 주가는 액면분할 및 성장 기대감으로 지난해 6월 17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사태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8만7300원이다. 지난해 5월 카카오가 직원 2506명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 가격(11만4040원)보다도 낮아지자 회사 직원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남궁 센터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해 앞으로 카카오 CEO로서 인센티브 형태의 스톡옵션을 받더라도 행사 가격을 15만 원 이상으로 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남궁 센터장은 “경영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공유하기 위해 주가를 제시한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도움과 지지로 회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글로벌 데이트 연결 애플리케이션(앱) 틴더가 이용자의 연령과 거주 지역에 따라 최대 5배 넘게 차이 나는 요금을 받는 등 차별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소비자 단체 등은 “틴더의 가격 책정 시스템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9일 “국제소비자기구, 비영리단체 모질라재단과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틴더는 이용자마다 다른 요금을 받는 등 차별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한국 미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브라질 인도 등 6개 국가의 틴더 유료 서비스(틴더 플러스) 이용자 528명이 참여했다. 국제소비자기구와 모질라재단은 틴더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개별 특성에 따라 다른 요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국에서도 최고 이용료가 22.36달러로 최저 가격보다 4.3배 많았고 개인별로 달리 적용되는 이용료 종류가 26개에 달했다. 네덜란드에선 틴더 플러스의 1개월 요금제의 최고 가격이 25.95달러(약 3만1031원)로 최저 이용료(4.45달러)보다 5.8배 높았다. 가격 차에 영향을 준 요인 중 하나는 연령대였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틴더는 6개 국가에서 30대 이상의 이용자에게는 10, 20대보다 평균 1.7배 높은 이용료를 책정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30대 이상 이용자가 틴더 플러스를 쓰려면 평균 18달러(약 2만1650원) 이상을 결제해야 한다. 반면 18∼29세 가입자는 절반 수준인 9.03달러만 냈다. 틴더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기준을 이용약관 등에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국제소비자기구는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기업의 비합리적인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앞으로 5년간 5000억 원을 투자해 1만 명을 직접 채용하는 등 2만 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는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확대 사업인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청년 고용 촉진 사업으로, 앞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KT 등 6개 기업이 17만9000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김 총리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일자리 창출 및 디지털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카카오의 채용연계형 인턴 등을 통해 입사한 신입사원 등 청년들과의 간담회도 가졌다. 카카오는 이날 행사에서 계열사들과 함께 2027년까지 1만 명의 청년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현재 조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캠퍼스를 일반 청년들에게도 개방해 2024년부터 3년간 연 2000명씩 총 6000명의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100개 창업 지원을 목표로 하고 기업별로 최대 40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총 5000억 원을 투자한다. 행사에 참석한 김 총리는 “카카오가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포용적 성장을 더 고민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상생 경영의 모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우리 사회를 위한 서비스를 신나게 만들 수 있도록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차원에서 채용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청년 창업’도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폐나 기관지 등 호흡기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인체의 다른 부분에도 손상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이 뇌, 심장, 장기, 감각기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미세먼지 관련 질환의 치료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 손상 유발하는 미세먼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세먼지(PM2.5)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은 11만9873명으로 추산된다.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뇌졸중, 폐암, 허혈성심질환 등의 질병으로 사망한 사례를 종합한 수치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은 광범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가 뇌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세먼지 노출 탓에 심장과 위장 등에서 만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앞서 2016년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은 영국과 멕시코에 거주하다가 숨진 37명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등에 들어 있는 금속 물질이 다량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 들어온 금속 물질이 체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호흡 등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은 이러한 해외 사례 등에 착안해 미세먼지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뇌는 다른 신체기관과 다르게 오염 물질이 내부에 침투할 경우 스스로 배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정확한 미세먼지의 영향을 알아야 대처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우선 미세먼지와 유사한 탄소 나노 재료를 다양한 형태의 입자로 제조해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실험을 했다. 세포는 점처럼 이뤄진 탄소 재료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다가 경유 차량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과 비슷한 3차원 형태의 입자가 전해지자 과도한 신경 물질을 분비했다. 14일 이상 노출되자 신경세포가 아예 사멸하는 등 인체에 좋지 않은 반응도 나타났다. 뇌 신경세포가 사멸하면 기억을 잃거나 인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연구진은 3차원 탄소 입자가 치매 환자에게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뭉침 현상이 3차원 탄소 입자에 노출됐을 때 더 활발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KIST는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브레인칩’과 쥐를 이용한 미세먼지 영향 연구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신경세포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더라도 과민 반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물질을 찾는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홍남 KIST 뇌과학창의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미세먼지가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연구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위장 등 장기 질환의 원인 미세먼지는 심장, 위장 등의 장기와 감각기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전국 7개 도시에서 2015년부터 2년여간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65세 이상 연령 집단에서 심혈관계 질환이나 허혈성심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세먼지가 들어간 장기 조직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세먼지가 들어간 뒤부터 대장, 비장, 간 등에서 이상 징후가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2주째부터는 장기 조직의 염증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은 장기 조직의 민감도는 일반 비교 대상보다 100배 이상 높았다. 미세먼지가 염증 반응을 증폭시켜 대장 및 여러 장기 조직 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어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미세먼지가 후각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찾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제브라피시’를 사흘간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뒤 관찰하자 염증 관련 유전자가 증가하고 신경세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부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신체에 미치는 각종 요인을 찾아 분석이 끝나면 관계 부처와 협력해 맞춤형 치료 방안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 주식을 장내에서 1조 원 이상 취득해 주요 주주 자리에 올랐다. 중동 지역 펀드가 한국 대형 게임사에 대규모로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오일머니’의 레이더망에 한국 기업들이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은 4일 PIF가 자사 지분 5.02%를 보유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PIF는 3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이러한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시했다. PIF는 지난달 25~27일 장내에서 넥슨 주식을 8억8300만 달러(약 1조600억 원)어치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매입 목적은 ‘순수 투자’로 명시했다. PIF는 넥슨과 사전 협의 없이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NXC로, 관계사 보유 지분을 합치면 47.4%다. 넥슨 관계자는 “PIF의 지분 매입이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선 중동 자금이 국내 게임사에 유입된 것을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국내 게임사의 개발력과 지식재산권(IP)을 노리고 투자한 적은 있었지만 중동 펀드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사례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PIF가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의 성장세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PIF는 지난해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보유한 SNK 지분 33.3%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른 일본 게임 개발사인 캡콤의 지분도 5.05% 확보했다. 미국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EA) 등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PIF는 글로벌 e스포츠 게임단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것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PIF를 이끄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e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우디는 석유 에너지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한국 게임사인 넥슨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운영하는 QR체크인, 포털, 지도 서비스 등에서 3일 낮 1시간 넘게 오류 현상이 발생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경부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QR체크인 서비스, 포털 ‘다음’의 뉴스 서비스와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 맵’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장애 현상은 전국에서 발생했지만 일부 이용자가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오후 1시경 모든 서비스를 정상화시켰다고 밝혔다. 오류 원인에 대해선 “디도스 공격 등은 아니고 외부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오류 발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비스 사업자에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하는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신개정안)에 따라 카카오에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상장을 앞둔 기업 45곳에서 임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1400만 주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모빌리티, 전자상거래, 인공지능(AI), 제약·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한 테크기업이다. 인재 유치와 동기 부여를 위해 스톡옵션을 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등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불합리하게 행사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내 주식시장 데뷔를 준비 중인 상장예비 기업 45곳에서 임원 230명이 보유한 스톡옵션 물량은 총 1423만850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개 기업의 경우 전체 주식에서 임원 소유 스톡옵션이 차지하는 지분이 5% 이상이었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으로 얻은 회사 주식을 동시에 처분해 논란이 되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해왔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특히 올해 상반기(1∼6월)부터 이른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포함한 대형 테크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대규모 스톡옵션을 제공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운 테크기업들이 상장한 뒤 임직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팔 경우 카카오페이와 같은 논란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차량 공유 플랫폼 업체인 쏘카는 지난달 6일 이미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쏘카는 거래소에 임원 13명이 회사 지분 2%에 해당하는 스톡옵션 69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쏘카 관계자는 “상장 후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형 테크기업 중에선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태다. 케이뱅크 임원 10명은 지난해 총 175만 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스톡옵션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IPO를 준비하고 있는 일부 스타트업은 임직원과 투자자들의 반발을 달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 업체인 컬리(마켓컬리)는 지난달 12일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임원들은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임원보다는 일반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는 취지였다.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는 모든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도 기업의 성장을 위해 스톡옵션 제도는 필요하지만 경영진의 주식 처분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의 보완책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고위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사태처럼 직원들과 투자자를 자극하는 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합리적인 ‘룰’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혜가 끝나며 빅테크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가 이어지고 사업이 안착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러한 고성장세에도 월가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선 글로벌 규제 강화 흐름이 올해 빅테크들의 실적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1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753억 달러(약 91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예상치(723억 달러)를 웃돈 것이다. 순이익은 206억 달러로 2020년 4분기보다 35.5% 늘었다. 사업 부문 중에선 인터넷 광고 매출 부문의 성장세가 가장 컸다. 인터넷 광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 6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도 2576억 달러로 2020년 대비 41.1%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파벳의 지난해 매출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카드사인 비자(VISA)의 실적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연간 순이익은 760억 달러로 전년(403억 달러) 대비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주식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알파벳의 실적 상승은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의 의존도가 빠르게 커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알파벳에 앞서 MS와 애플도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MS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20년 4분기 대비 20% 증가한 517억 달러(약 63조 원)였다. 순이익은 18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21억 달러로 2020년 4분기 대비 32%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WSJ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등이 원격근무 체계를 도입하면서 클라우드 기술, 서비스를 판매하는 MS는 큰 수혜를 본 기업 중 한 곳”이라고 했다. 애플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1239억 달러(약 150조 원), 순이익은 20.1% 증가한 346억 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낸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 1분기(1∼3월)에는 공급망 문제도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선 주요국의 규제 강화 기조와 글로벌 경쟁 기업의 사업 확대 흐름이 올해 빅테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빅테크들의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연내 미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아마존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플랫폼에 먼저 노출할 수 없다. 구글, 애플 등이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의 ‘인앱결제’(앱 안에서의 결제) 시스템도 중점 규제 대상이다. 구글과 애플은 인앱결제 정책으로 최대 30%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한국 정부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했고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은 더 적은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제3자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비슷한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의 성장도 빅테크들에는 위협 요인이다. WSJ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틱톡이 성장해 유튜브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구글의 수익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네이버가 지난해 연 매출이 6조 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검색 등 기존 주력 사업 외에 커머스(전자상거래), 핀테크, 콘텐츠 등 신산업 부문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 연봉 인상 경쟁의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7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6조81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연 매출이 6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일본 관계사인 라인을 마지막으로 연결 실적에 포함시킨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보다 9.1% 증가한 1조32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4분기(10∼12월)에는 1조9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1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어났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검색 분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 확연했다.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4개 분야 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51.7%였다. 검색 사업의 매출 비중이 연간 기준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신사업 중에선 콘텐츠 부문이 지난해 6929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하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에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추가하며 매출이 발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계열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에 3975억 원을 출자한다는 내용도 공시했다.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결제액이 지난해 4분기에만 10조9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에 힘입어 핀테크 부문 매출(9790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다. 전자상거래(1조4751억 원)와 클라우드(3800억 원) 사업도 2020년 대비 각각 35% 이상 성장했다. 실적 발표에도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3.19%(1만 원) 하락한 30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 약세 현상에 더해 네이버의 수익성 악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9.4%로 2020년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5조4921억 원으로 2020년 대비 34.3% 늘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직원들에 대한 임금과 보상을 강화하면서 인건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도 네이버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네이버 측은 “매출 성장에 초점을 두고 당분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인력 채용과 개발 관련 투자를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긴박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늦지 않은 시점에 (신사업 부문 안정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네이버는 고도화한 기술 경쟁력과 국내외 유력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국내 최초의 초대규모 인공지능(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는 기존 AI 기술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언어 모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전용 데이터 언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KAIST 등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실 세계와 디지털 공간을 연결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이용자들이 현실과 디지털 공간에서 격차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인 ‘아크버스’를 공개했다. 네이버랩스는 경기 성남시에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 두 번째 사옥에서 자율주행 로봇 등이 움직이는 ‘스마트 빌딩’을 구현할 예정이다. 네이버랩스의 아크버스 플랫폼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활용해 도시 단위의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사업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전자상거래 솔루션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일본 시장에서 시범 출시하고 판매자 모집을 하고 있다. 일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쇼핑몰 구축과 관리에 들이는 비용을 덜고 상품 개발과 사업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스토어’와 비슷한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미 경기 군포시와 용인시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의 물류총괄대행(풀필먼트) 시설을 열었다. 이곳에선 네이버의 AI 기술인 ‘클로바 포캐스트’를 활용해 물류 수요를 미리 예측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도 최첨단 물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통신 3사와 일부 계열사가 설 명절 전 협력사에 1900억 원 이상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네트워크 유지·관리 업체와 전국 통신 서비스 대리점 등이 대상이다. SK텔레콤은 23일 “SK브로드밴드, SK스토아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함께 대금 850억여 원을 설 연휴 전에 조기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00여 개 중소 협력사와 270여 개 대리점에 28일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 등 5개 계열사와 함께 협력사에 756억 원의 대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2000여 개 중소 협력사에 납품 대금 300억 원을 설 연휴 전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통신 3사는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년 전부터 명절 연휴에 앞서 납품 대금 등을 예정보다 빠르게 지급하는 방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전에도 통신 3사와 계열사는 총 394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중소 협력사의 경우 명절 연휴를 앞두고 인건비 등의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에 대금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전달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금융사와 함께 협력업체의 대출 금리를 인하해 주는 상품 등을 제공 중이다. KT도 KT DS 등 계열사와 협력업체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펀드를 운용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수수료 인상, 골목상권 침해, ‘주식 먹튀’ 논란 등이 잇따르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가 대표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3명도 물러난다. 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연임 예정이었던 여민수 공동대표는 3월까지만 업무를 수행한다. 또 다른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주식 대량 매도 논란으로 10일 자진 사퇴한 상태다. 이로써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중심으로 새롭게 경영의 틀을 짜게 됐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의 ‘복심’으로 꼽힌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직에서도 조기 사퇴하기로 했다. 장기주 경영기획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부사장(CBO)도 곧 물러난다. 함께 주식을 팔았던 신원근 부사장 등 5명의 임원은 재신임 절차를 밟으면서 매각한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고 경영 쇄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카카오 김범수 “신뢰 잃어”… 경영진 매각주식 다시 사들인다경영진 물갈이로 신뢰회복 나서 “불과 50여 일 만에 다시 ‘뉴리더십’을 말하게 돼 착잡한 마음입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은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새 단독 대표로 결정한 뒤 사내 공지글로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연이어 내놓은 대책에도 사회적 비판이 잦아들지 않자 전면 쇄신 의지를 밝히며 머리를 숙인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카카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자회사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수익화 전략에서 시작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채 ‘땜질식 처방’을 반복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윤리경영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사업을 이어가면서 사회적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회사 상장 한 달여 만에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동시에 대규모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을 제지하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류영준 대표가 이미 카카오 본사 대표로 내정된 상태였지만 김 의장 등 최고위급 경영진도 시간 외 대량주식매매(블록딜) 결정을 공시로 뒤늦게 확인할 정도였다. 이후 대응은 더 큰 문제가 됐다. 4일 열린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에서도 블록딜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임직원들까지 등을 돌렸다. 카카오 측은 뒤늦게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에게 시세 차익의 사회 환원이나 주식 재매입 등을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가 10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 신분에서 자진 사퇴하면서도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3월까지 유지하고 나머지 임원 7명의 처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점도 비판을 받았다. 내부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지난해 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카카오페이 먹튀를 철저히 조사하고 예방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도 나섰다. 20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스톡옵션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의 압박도 심해졌다. 그러는 사이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졌다. 올해 들어 20일까지 카카오 주가는 18.0% 하락했다. 지난해 6월 23일 고점(16만9500원) 대비로는 45.5% 급락해 반 토막이 났다. 연이은 상장으로 시가총액 100조 원을 훌쩍 넘었던 카카오그룹 전체 시총도 80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카카오 사정에 밝은 IT 업계 관계자는 “불이 났을 때 초동 대응에 실패해 집을 다 태운 뒤 불을 끄고 있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에 카카오는 김 의장이 책임을 지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원톱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남궁 센터장은 과거 한게임 시절부터 김 의장과 호흡을 맞춘 ‘복심’으로 꼽힌다. 가장 신뢰하는 측근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긴 셈이다.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의사 결정을 위해 확대 개편한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의 센터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겸직하기로 했다. 남궁 센터장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미래 혁신 먹거리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김 대표가 계열사 간 조율을 총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의장은 “과거보다 규모가 커지고 공동체(계열사)도 늘어난 만큼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이 더 중요해졌다”고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계열사 중심의 자율적인 경영 방침을 포기한 셈이다. 카카오는 기존 대기업과 다르게 스타트업처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의사 결정 구조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을 핵심 경영 가치로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오르는 등 대기업 수준으로 성장하자 스타트업식 경영 문화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방안으로 “미래지향적 혁신 사업을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남궁 센터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디지털로 혁신하려 했던 도전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포함한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 카카오의 사업을 재편하고 개척하겠다”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인공지능(AI)센터가 2년 6개월 간 악성댓글(악플)과 혐오 발언을 유형별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셋’을 외부에 공개한다.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개발자가 데이터셋을 자유롭게 활용해 혐오 표현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다. 스마일게이트는 20일 “최근 혐오 표현이 디지털 공간에서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셋을 별도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셋은 조만간 스마일게이트 AI 센터 ‘깃허브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와 스타트업 ‘언더스코어’는 2019년 1월부터 2021년 7월 초까지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양한 게시글을 대상으로 혐오 표현을 수집했다. 수집한 데이터는 총 55만여 개로 이 중 1만 개를 추려 데이터셋으로 묶었다. 데이터셋에 포함된 혐오 표현은 여성 남성 성소수자 인종 연령 지역 종교 등 8개 대상으로 분류했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는 “사회적으로 차별과 억압을 받은 소수자 집단의 정체성을 대상으로 공격을 일삼는 표현을 혐오 발언으로 정의한다”고 구체적인 기준과 예시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동양인은 수학을 잘할 것’이라는 표현은 인종 혐오 표현으로 걸러질 수 있다. 특정 학생 집단을 비하하는 ‘급식충’도 연령 비하 표현으로 규정해 제한한다. 다만 이용자가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낮추면서 쓰는 표현은 혐오 발언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AI 센터가 구축한 악성댓글 및 혐오 발언 데이터셋이 다양한 디지털 영역에서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이나 비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챗봇), 대규모 여론조사 등이다. 데이터셋을 활용해 AI 기반 혐오 표현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센터는 앞으로 연구개발(R&D)을 통해 혐오 표현 데이터셋을 추가할 예정이다. 디지털 서비스 안에서 더 정교하게 혐오 표현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 센터장은 “디지털 서비스 안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더 안전하게 활용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하며 데이터셋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 결과와 노력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연산과 저장 기능을 통합해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가 2028년까지 402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AI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협업에 나서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제2회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어 이러한 내용이 담긴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정부와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반도체’ 기술이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가 저장 기능으로만 쓰였다면 PIM은 연산작업도 처리할 수 있어 ‘신개념 반도체’로도 불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을 맡은 프로세서 칩(CPU) 사이에 오가는 정보가 점차 늘면서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를 PIM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PIM 반도체 설계 연구센터도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학생들이 PIM을 포함해 AI 반도체 기술을 학부 과정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3개 대학을 선정해 융합전공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SW) 분야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ICT 연구센터 1곳도 추가로 신설한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정부와 대기업의 ‘폭탄투자’가 이뤄져야 AI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 등의 주요국 기업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전남 여수시 금호석유화학의 제2에너지 열병합발전소에는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실험하는 ‘선행 연구실’(파일럿 테스트룸)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처음으로 구축한 시설이다. 석유화학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화학 촉매 소재를 통과하면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초미세먼지(PM2.5)를 구성하는 입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질산·황산염(58.3%)이다. 화석연료의 연소나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구성 물질이 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이러한 미세먼지 구성 물질을 없애는 연구개발(R&D)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화학 촉매 활용해 오염물질 걸러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실증 연구를 진행해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온 배기가스 속 질소산화물의 90% 이상을 화학 촉매 소재가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보다 30도 낮은 190도 환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 촉매 기술을 적용했다. 더 낮은 온도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면 가스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 발생량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헌필 KIST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온도 환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선행 연구를 마무리하면 내년부터는 석유화학 공장 등에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등은 2020년 9월부터 1년간 경남 하동군에 있는 5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에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동시에 감축할 수 있는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기의 1000분의 1가량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오염물질을 습식 촉매를 활용해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걸러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습식 촉매가 1분간 경유(디젤) 자동차 6000대가 배출하는 양의 대규모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화력발전소에서 활용하던 기존 대기오염물질 저감 장비보다 미세먼지를 70%가량 더 감축할 수 있었다. 김학준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증 연구 결과를 종합해 폐기물 소각시설, 시멘트 제조시설, 발전소 등에 상용화해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민관 협력으로 저감기술 개발… 해외 수출까지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초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장소인 산업·발전시설에 적용하기 위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 연구개발을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첨단 선행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만큼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과기정통부와 출연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대형 선박 엔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비교적 저온 상태에서 걸러주는 기술이다. 독일 일본 등의 유력 기업에서 10년 가까이 도전해도 개발에 실패한 기술을 국내에선 1년 만에 성공해 현장에 적용했다. 저감 기술을 적용한 선박 엔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90% 줄었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대형 선박 엔진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시장이 2026년 기준으로 46억 달러(약 5조4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전 세계적으로 대형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개발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의 활용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기술을 이전 받은 HSD엔진(옛 두산엔진)은 지난해까지 2조8000억 원어치의 엔진 290기를 수출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제철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고효율 집진 설비도 세계 최초로 실증 연구에 성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실험을 위해 활용한 이 설비는 길이 15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고효율 집진 설비는 길이가 길수록 더 깊은 곳에서 오염물질을 흡입할 수 있어 미세먼지 저감 효율이 커진다. 설비의 폭 등을 좁혀 전체 설치면적은 기존보다 40%, 운영비용은 30% 줄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철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85%가량 저감할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자료를 계속 축적해 본격적인 사업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방부와 협업해 군용 특수차량에 별도 개발한 매연 저감 장치를 장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증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1년 10개월간 군용 특수차량 160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미세먼지 발생량이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군용 특수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를 대규모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통신 3사가 출고가 30만 원 안팎의 아동용 스마트폰을 일제히 공개했다. 통신사별로 학습, 분실 방지, 자녀 보호 기능 등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14일 “삼성전자 갤럭시 ‘엑스커버5’ 기반의 롱텀에볼루션(LTE) 아동용 스마트폰 ‘젬(ZEM) 꾸러기 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엑스커버는 거친 사용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갤럭스 스마트폰 모델이다. 출고가는 29만9200원으로 5.3인치 화면을 갖췄다. 공식 출시일은 21일이다. SK텔레콤은 ‘학습용 아동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스마트폰에는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영어 도서 207권을 넣은 애플리케이션(앱)과 수학 연산 실력을 키우기 위한 서비스 등이 담겨 아동들이 1년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앱 장터에선 내려 받을 수 없는 영어 회화, 단어 문제 풀이 앱 등도 설치돼 있다. KT도 14일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캐릭터를 적용한 아동 전용 스마트폰 ‘신비 키즈폰2’를 출시했다. KT의 아동용 스마트폰은 이날부터 온라인과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고가는 29만7000원으로 LTE뿐만 아니라 5세대(5G) 요금제로도 이용할 수 있다. 5G 기준으로 월 요금은 2만8000~3만8000원이다. KT는 “물기와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수, 방진 기능(IP68)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파손 가능성을 낮추는 전용 케이스와 분실 방지를 위한 목걸이 등도 이용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키즈폰 위드 리틀카카오프렌즈’의 판매를 14일부터 시작했다.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제품이다. 출고가는 32만2000원으로 5G 기준으로 월 요금제는 2만9000~4만5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아동용 스마트폰을 5번째 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신형 아동용 스마트폰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자녀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들이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태그’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지니고 있지 않아도 부모들은 가방이나 소지품에 부착한 스마트태그를 통해 별도 앱으로 위치를 알 수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계열사 임직원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주식시장 상장 후 최대 2년 내에는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인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의 ‘주식 먹튀’ 논란과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기업가치 하락 관련 비판을 고려한 조치다. 카카오는 13일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를 통해 “전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했고 즉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CAC는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을 조율하기 위해 최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CAC가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포함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상장 후 2년간 팔 수 없다. CEO가 아닌 임원도 상장 후 1년 내 주식 처분을 금지한다. 경영진 여러 명이 한꺼번에 주식을 파는 것도 금지 행위로 규정했다. 상장 계열사의 임원이 주식을 처분하려면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CAC와 각 회사의 투자설명(IR) 담당 부서에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상장을 추진 중이었던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상장 여부와 방식도 CAC가 직접 검토하기로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자회사 상장을 재검토하고 임직원들의 자사 주식 매도를 제한한 것은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악화된 신뢰를 조기에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의사결정을 그룹 차원에서 조율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조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카카오는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공동체의 상장과 관련해서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그동안 카카오는 자회사의 경쟁적 기업공개(IPO) 추진으로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장 재검토 등의 조치는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가 주도했다. 카카오는 10일 이사회를 거쳐 기존 ‘공동체 컨센서스 센터’를 ‘CAC’로 변경하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공동체 컨센서스 센터가 카카오 각 계열사의 업무를 취합하고 공유하는 사무국 역할에 그쳤다면 CAC는 카카오 전체 사업 전략과 정책 등을 조율하고 계열사 경영진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골목상권 침해, 플랫폼 수수료 인상, 경영진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주식매매) 등 지난해부터 계속 불거진 사회적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상생안과 사회공헌 사업도 CAC를 중심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지난해 5년간 3000억 원의 상생 기금을 마련해 소상공인 등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 등 최고위급 경영진을 중심으로 CAC의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은 CAC와 별도로 남궁훈 센터장이 이끄는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에서 주도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CAC는 기존 사업과 윤리경영을 책임지고,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두 개의 큰 축을 이뤄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른 네이버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추가 인적 쇄신에 나섰다. 13일 네이버파이낸셜은 “박상진 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50)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며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가 10월 말까지였던 최인혁 현 대표는 업무 인계 후 물러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한 도의적 관리 책임을 지고 지난해 6월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선 자진 사퇴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유지해 왔다. 네이버의 대외협력, 정책 업무 등을 총괄한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도 보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채 CCO는 네이버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을 추진하는 별도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이번 인선으로 한성숙 현 CEO와 2017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C레벨’(최고위) 경영진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5월 직원 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사실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밝혀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로,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로 각각 내정하면서 쇄신을 준비해 왔다. 최 CEO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C레벨에 집중돼 있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르의 전설’ 게임 운영사인 위메이드가 자사가 발행한 가상화폐(위믹스) 약 1600억 원어치를 예고 없이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영향으로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치와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식 가격이 동시에 급락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900억 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대량 매도가 발생하면서 테크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 주가는 전날보다 8.84%(1만3400원) 하락한 13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465억 원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19일 고점(23만7000원) 대비해선 43.7% 떨어졌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치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기준으로 연초 1만2000원 선을 유지하다가 10일 6000원까지 하락했다. 주가와 가상화폐 가치가 하락한 것은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위믹스를 처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대규모 거래에 공시 의무가 없다. 위믹스 처분 사실을 몰랐던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의혹을 제기했고, 매도가 사실로 드러나자 회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블록딜과 위메이드의 위믹스 처분을 비교하며 “주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게임업계에선 위메이드가 매각한 위믹스 처분액이 16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위믹스를 처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가상화폐 백서의 기준에 따라 보유한 위믹스의 일부를 처분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믹스 발행량(총 10억 개)의 최대 74%를 가상화폐 등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을 위해 쓸 수 있다고 백서에 명시한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고자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유 자산을 매도해 현금을 마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메이드는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확보한 ‘디지털 재화’를 가상화폐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투자자들은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규모 처분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블록딜 사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의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