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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색으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색에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색이 주는 감정은 다양하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행복을 주는 색으로 일상을 칠해보자. ‘컬러세러피’는 색이 심리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 자신감 회복, 우울감 치유 등의 역할을 하는 색은 삶의 에너지를 채우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우리는 평소 좋아하는 색의 옷을 입고 편안함을 주는 색으로 공간을 꾸미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색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김민경 한국케엠케색채연구소 대표는 “주황색, 초록색, 노란색, 핑크색은 따뜻하고 달콤한 느낌을 주는 색”이라며 “여기에 흰색이 어우러지면 시야가 편해지면서 부드러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황색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편안하면서도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하다면 초록색을 선택하는 게 좋다. 노란색은 자존감을 높여준다.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겐 분홍색을 추천한다. 김 대표는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아쿠아그린 등 흰색과 초록색이 들어간 작은 소품을 책상 위에 올려두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색채 전문가인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필수품인 마스크가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도형과 단어, 색채로 표현한 작품으로 IADA Award Post-Mask 2021 국제초대전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작품에서 도형마다 색을 입혀 의미를 부여했다. 그린 컬러는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가며 늘 같을 수 없는 우리의 환경을 나타냈다. 이 밖에 옐로는 미래의 희망이자 회상을, 핑크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세균, 퍼플은 각종 변이 바이러스, 바탕의 블루는 공기, 화이트는 백신을 각각 의미한다. 김 대표는 “작품에서 ‘마스크 프리덤’(Mask Freedom)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로드맵을 만들며 활기찬 일상과 행복한 세상이 다가오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다음 달 중순부터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더나, 얀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도입된 코로나19 백신이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이나 2월 초쯤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구체적인 접종 일정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접종 대상자는 백신 부작용 우려 때문에 아예 접종을 하지 않은 미접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노바백스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등과 달리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다. 예방 효과도 다른 백신들보다 낮지 않다. 노바백스는 작년 6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3상에서 전체 90.4%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예방률은 94∼95%다.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허중연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물었다. ―현재 노바백스는 1차와 2차 기본접종에 대해서만 허가가 났다.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가 넘는다. 노바백스 백신 접종은 미접종자가 우선되나. 노바백스 백신은 재조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합성항원 백신이다.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알려지면서 미접종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은 미접종자와 1차 접종 후 이상반응 때문에 2차 접종을 안 한 사람이 대상이 될 것이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을 소아·청소년 등에 당장 접종할 순 없다. 이번 식약처 허가가 일단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것이고 교차접종 허용 여부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화이자, 모더나 교차접종 괜찮은가. 교차접종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부족하다. 일부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차접종 안전성에 대해서도 아직은 명확히 말하기가 어렵다.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예방 효과가 있나. 이것도 아직 자료가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자연면역에 한계가 있고 델타 대비 위중증·치명률이 낮더라도 일부는 중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백신접종은 필요하다. 우리가 항체를 말할 때 흔히 중화항체를 측정한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체내에서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항체가 만들어진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입자 표면에 결합해 감염성을 중화하고 감염을 방어하는 능력을 가진다. 항체의 효과가 떨어졌다고 할 때 대개 이 중화항체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예방 효과는 중화항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성 면역반응에도 있다. 중화항체를 생산하고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면 중화항체에 의한 바이러스 중화 능력은 감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면역체계인 세포성 면역은 유지될 수 있다. 돌파감염이 있어도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이유다. 백신으로 1차 예방이 어려운 바이러스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플루엔자다. 독감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백신을 권장하는 이유는 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노바백스 백신이 기존의 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에도 쓰이는 전통적인 방식이라 안전성이 크다는 평가가 있다. 항원을 만든다고 하면 유전자 형태나 단백질 형태로 만들게 된다. mRNA(메신저리보핵산, 화이자·모더나 백신)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단백질 형태로 항원을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었다. 기술적으로는 유전자 형태보다 합성항원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그래서 개발되는 데 더 오래 걸렸다. 합성항원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을 선별해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식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체내 주입해 항체를 생성한다. 반면에 mRNA 백신은 핵산 염기서열을 암호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mRNA가 워낙 불안정해 체내에 들어가서 항원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백신의 접종량을 보면 노바백스가 5μg(마이크로그램)을 주사한다고 했을 때 화이자, 모더나는 각각 30μg, 100μg을 주사한다. 체내에서 항원이 되기 전에 소실되는 양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mRNA 백신은 코로나19에 처음 상용화된 제품이라 시간이 흐른 뒤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합성항원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임상 중인 50개의 합성항원 백신 중 심근염이나 혈전 같은 이상반응을 일으킨 사례는 없었다. mRNA나 벡터 방식 백신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오한과 같은 부작용도 적었다. 하지만 합성항원 백신이라고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노바백스 백신도 안전성 데이터가 더 추가돼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에 안전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인가. 노바백스 백신이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백신의 형태인 것은 맞지만 새로 출시된 만큼 안전성 확인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지 화이자나 모더나보다는 안전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mRNA 백신이 젊은 연령층에서 심근염이나 심낭염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선은 안전한 연령에서 시작해서 조만간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면 연령층을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두통은 전체 인구 중 9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겪는 흔한 질환이다. 대한두통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은 주 1∼3회 두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두통이 시작되면 병원보다는 가까운 약국을 찾아 그때그때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급급하다. 그러나 실제로 두통약(진통제) 복용 방법을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두통약 복용시점 잘 모르고 소극적 대처 대한두통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두통약 복용시점을 ‘두통이 시작되고 나서 1시간 이내’로 알고 있는 직장인은 14.5%에 불과했으며, 66.4%는 참다가 심해지면 두통약을 복용했다. 19.1%는 아예 두통약을 복용하지 않는 등 두통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치료에 대한 인식 역시 낮았다. 두통은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점점 잦아지고 강도도 강해진다. 진통제 복용 시점도 통증 발생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약물 과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상비약을 준비해두고 복용법에 대해서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평소 심한 정도의 만성 통증을 겪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되거나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두통 또는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스트레스-과로 등 두통 유발 원인은 다양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과로,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두통은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눈다. 일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두통 환자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 등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긴장형 두통을 비롯해 ‘쿵쾅쿵쾅 울린다’ ‘깨질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되는 편두통,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발두통 등을 포함한다. 대개 일차성 두통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차성 두통이라도 혈관 확장이나 염증에 의한 편두통은 일반 의약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초기 편두통은 이부프로펜 계열의 진통제를 쓰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통증의 시기가 잦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험한 두통은 이차성 두통이다. 일반적으로 일차성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이차성 두통은 그렇지 않다.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감염성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 특정 물질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때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이 갑자기 생기거나 어린이, 중년 성인, 암환자, 항응고제나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 임신부에게 새롭게 두통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또 기침, 운동, 성행위 시 갑자기 두통이 발생한 경우나 누웠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악화하는 두통도 의심해야 한다. △두통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거나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구역·구토나 의식 소실, 뇌전증 발작이 두통과 동반된 경우 △두통이 발생한 반대쪽 신체에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 경우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된 경우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도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다.소염진통제-해열진통제로 구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크게 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구분된다. 해열진통제의 대표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는 없지만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진통제다. 두통 등 생활 통증이나 단순 발열을 가라앉히는 데 쓰인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약 중에서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이 대표적인 해열진통제다. 소염진통제의 소염은 말 그대로 ‘염증을 없앤다’는 의미다. 따라서 염증이 동반된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되며 진통과 염증 완화가 동시에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다. 아스피린, 애드빌, 이지엔6가 대표적인 소염진통제다. 두 종류의 진통제 중 공복에 복용이 가능한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염 및 위궤양 발생 연관성 조사에서 위염 발생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해열진통제의 주요 성분이 간에서 분해되는 만큼 약을 먹으면 금방 피로감을 느끼고 간 질환이 있을 경우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부프로펜 성분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에 비해 작용 시간이 길고 간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긴장성 두통에 효과적이다. 소염진통제는 공복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소염진통제가 통증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이 효소가 위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이 약해져 위장관에 문제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후 30분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관상동맥 수술을 받기 전이나 받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질환 치료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복용 전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독수리약국)는 “진통제는 1회 용량, 1일 최대 용량이 정해져 있다”며 “이를 초과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절염, 추간판탈출증 등으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물 중복의 위험도 있어 사전에 약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발목을 살짝 삐거나 접질리면(발목염좌) 병원에 가지 않아도 대체로 며칠이면 부기가 빠지면서 낫는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게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별것 아닌 발목염좌라도 초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발목이 계속 꺾이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90% 이상의 발목염좌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는 순간 발목 바깥쪽에 있는 3개의 인대(전거비인대, 종비인대, 후거비인대)가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발목 인대는 늘어난 채로 장기간 방치되면 발목뼈를 충분히 지탱하지 못한다. 그러면 발목 자세가 조금만 틀어져도 계속 접질리게 된다. 이를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라고 한다. 발목을 삔 적이 있는 사람의 30% 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경험한다. 발목을 접질리고 나서 3∼6개월이 지났는데도 평지나 약간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발목이 자주 꺾이거나 발목에 힘이 빠지고 상·하·좌·우로 돌릴 때 시큰하거나 뻐근하다면, 또는 삐었던 발만으로는 땅바닥을 딛고 서 있기 어렵다면 발목 불안정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걸을 때 복사뼈 근처에서 ‘딸깍딸깍’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발목 인대가 손상될 정도로 접질리면 인대가 회복될 때까지 4∼6주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목 외부에 생긴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사라지면 바로 다시 걷고 뛰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인대는 발목 안에서 점점 늘어난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낫지 않고 지속되면 발목의 가장 위쪽 뼈인 복사뼈와 정강이뼈 사이의 연골이 반복적으로 마찰돼 손상을 입는다. 이는 발목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발목 불안정증은 발목의 운동범위, 발의 딛는 힘, 발목관절이 휜 정도 등을 의사의 진찰과 X선 촬영 등을 통해 다치지 않은 쪽과 비교해 진단한다. 추가로 발목 인대 파열 여부나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했는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면 초음파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은 운동치료와 온찜질을 석달 정도 하면 상당수 회복된다. 운동법은 다리를 뻗고 앉아서 손으로 발목과 발가락을 잡고 발목을 4∼5회 앞뒤로 당기기, 동일한 자세로 발목을 천천히 10회 돌려주기, 양쪽 발바닥을 땅바닥에 대고 앉아서 양손으로 발목을 잡은 뒤 엉덩이를 들어서 발목 자극하기 등이 있다. 운동치료로 좋아지지 않거나 증상이 6개월 이상 이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 두 번째는 발목 주변의 연부조직을 약간 잘라내서 다친 인대에 덧대는 인대 재건술이다. 최기원 고려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은 생각보다 흔한데 병이 진행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처음 염좌가 생겼을 때 철저히 치료해서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한약이 쓰고 먹기 번거롭다는 것은 옛말이다. 한방 목캔디로 불리며 기관지염 환자에게 인기가 높은 ‘청인유쾌환’, 한약을 진액으로 추출해 만든 가루형 과립제와 간편한 캡슐 한약까지 경희대한방병원은 한약물연구소와 공동탕전실을 운영하며 한방 대중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로운 특화 전략으로 한의학의 미래를 그리는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을 만났다. △홍은심 의학기자=한약물연구소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한약의 제형을 개발해 새로운 형태의 복용약을 만든다. 달이고 끓이던 기존 한약을 분말이나 캡슐 형태로 만들어 환자가 복용하기 편하게 한다. 제형 개발은 한약의 표준화,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시도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다음은 신약 연구와 한방의 산업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홍 기자=한약의 제형이 바뀌면 효능이나 효과가 감소하지 않을까. △정 병원장=한약물연구소는 오랜 경희대 한방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시설을 갖추고 성분 분석과 동물실험,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있다. 현재 과립이나 캡슐, 캔디, 젤리 같은 제형 변화가 기존 한약의 약효와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 중이다. 물론 환자에 따라서는 여전히 따뜻한 액체 형태의 한약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 △홍 기자=새로운 형태의 한약 제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정 병원장=제형 개발은 환자들이 좀 더 편하고 간편하게 한약을 복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처음 시도하는 만큼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약재가 많이 들어가는 한약을 복용하기 편한 알약 형태로 만들려고 하니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한 번에 10알 이상씩 복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알약을 먹어야 하는 것도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약을 캡슐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약재를 넣을 수 없다. 약효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약재의 가짓 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입안에서 천천히 녹으면서 약효를 내는 트로키제를 만들었더니 여름에 더울 때는 상온에서 바스러지는 일도 있었다.(웃음) △홍 기자=다음 목표는 신약 개발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정 병원장=캔디 형태의 청인유쾌환을 구상한 해가 1996년이고 상용화된 지는 벌써 10여 년이 훌쩍 넘었다. 한방 분야에서 캔디 형태로 한약을 만든 건 기침에 효과가 있는 ‘청인유쾌환’이 최초였다. 제과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제조 과정 하나하나를 익히면서 계절에 따른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공한 제품이다. 이 덕분에 아이들도 쉽고 간편하게 한약을 접할 수 있게 됐다. 항암 치료 등으로 입이 마르는 암 환자를 위한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은 ‘한방 가그린’도 개발했다. 효과가 꽤 좋다. 또 젤리 제제의 한약은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도 쉽게 복용할 수 있다. 신약 개발은 전에 없던 새로운 약재를 개발한다기보다 신약의 형태로 갈 수 있는 제제를 연구하고 개발한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가령 녹용을 지금처럼 꼭 달여서 먹는 게 아니라 한약을 복용할 때 녹용 캡슐 하나를 톡 넣어 먹는 방법이다. 한방 시장이 아직은 현대의학처럼 넓지 않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홍 기자=그런가 하면 경희대한방병원에서 운영하는 공동탕전실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곳인가. △정 병원장=탕전실은 한약을 만드는 곳이다. 전국에 수많은 한의원이 있지만 모두 탕전실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약재 검증과 더불어 시설도 필요하고 한약 냄새에 대한 민원도 많기 때문에 일반 한의원에서 갖추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 공동탕전에 관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하나의 공동탕전실을 많은 한의원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경희대한방병원 공동탕전실은 대학한방병원(동의대, 부산대 등)을 포함해 현재 전국 160여개 한의원이 이용하고 있다. 사업 목표는 1000개 한의원과 공동탕전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다. 공동탕전실에서 만드는 한약의 효능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이미 안팎으로 유명하다. 경희대 한방이 쌓아온 전통과 노하우의 결정체를 우리만 쓰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한의원도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공동탕전 사업이 지닌 진정한 의미다. 한약물연구소의 오랜 실험과 임상 논문을 통해 성공하고 검증된 우수한 약재들을 사용한다. 과립제, 환제, 캡슐제, 트로키제, 젤리제 등 전국 일선 한의사의 처방을 각각의 제형에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홍 기자=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으로서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정 병원장=한약물연구소와 공동탕전 사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경희대 한의대와 한방병원 구성원들의 시너지가 모인 플랫폼이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환자들의 질환 양상과 요구도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당연히 한의도 처방을 비롯해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 경희대한방병원은 21세기에 맞는 한방병원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기존 의료분과 중심에서 질환 중심으로 변화하고자 한다. 환자들이 한방병원에 내원했을 때 어느 분과로 가야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류머티즘, 비만, 노인질환, 한방 미용 등 특정 장소에서 질환을 중심으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바로 연결하는 형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꼬막은 한겨울에 가장 맛있다. 여름부터 영양을 비축하고 살을 찌워 추운 겨울이 되면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꼬막의 종류는 크게 참꼬막, 피꼬막, 새꼬막으로 나뉘는데 껍질에 파인 골의 개수에 따라 구분한다. 참꼬막은 달달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깊은 골이 약 21개 나 있다. 양식을 할 수 없어 직접 손으로 채취해야 한다. 최소 5년에서 10년 동안 자란 자연산 참꼬막은 생산량이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피꼬막은 다른 꼬막에 비해 크기가 큰 편이며 입을 열면 붉은빛이 돈다. 이는 피가 아닌 내장 성분이다. 피꼬막은 골이 41개 정도인데 덩치도 다른 꼬막보다 두 배 정도 크고 털도 붙어 있다. 큰 크기 덕에 주로 고급 식재료로 쓰여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새꼬막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꼬막이다. 일반 해산물 식당에서 찐 형태로 많이 나온다. 약 31골로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꼬막은 특히 씹었을 때 올라오는 달큰하면서도 비릿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 이 맛은 꼬막의 체액에 들어있는 헤모글로빈 성분 때문이다. 속살이 붉은색을 띠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꼬막은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겨울철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 체온 저하로 질병을 앓기 쉬울 때 비타민 성분이 풍부한 꼬막을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꼬막에는 철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빈혈에 좋다. 겨울철에는 원기회복제로도 훌륭한 기능을 한다. 특히 꼬막의 전체 영양 성분 중 약 14%를 차지하는 풍부한 단백질은 성장기 어린이나 뼈가 약한 노년층에게도 좋다. 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는 타우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베타인, 항산화·항노화에 도움을 주는 셀레늄 등 영양소가 알차게 들어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 꼬막은 회로 먹어도 좋고 살짝 데치기만 해도 훌륭한 요리가 된다. 다만 입이 벌어질 때까지 과하게 삶으면 식감이 질겨지고 특유의 맛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익히는 정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꼬막은 요리하기 전 먼저 깨끗이 씻은 후 해감(조개류가 흙이나 찌꺼기 등을 뱉어내게 하는 것)을 해야 한다. 이때 가위나 쇠숟가락 등을 함께 넣어주면 금방 이물질을 토해내는데 이는 꼬막이 금속 성분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해감을 마쳤으면 물을 80∼90도까지 끓인 후, 해감한 꼬막을 넣어 2∼3분 정도 저어준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뒤 1∼2분 후 꼬막을 꺼내면 된다. 알맞게 익은 꼬막에 간장, 고추장, 파 등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얹어 먹으면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대한한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코로나19 후유증, 백신 후유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의 온라인 플랫폼과 전화로 진료를 의뢰한 환자는 전국에 있는 500여 곳의 코로나19 사전교육을 받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접수센터를 개소하고 누적 접속 건수만 11만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한의계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방역 및 관리, 치료에 참여하기를 요청했으나 번번이 특정 직역의 반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진료에 한의사 참여 여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한의 진료에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한의협은 8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재택치료 환자들이 무상으로 한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홍 회장은 “코로나 치료에 아직 검증된 약 없이 대증치료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약이든 한약이든 활용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며 “유사질환에 사용하는 안전한 한약들로 후유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 초기에는 청폐배독탕을 기본 처방으로 발열, 오한, 기침, 인후통 등이 주 증상일 때는 형방패독산 등이 사용된다. 설사,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곽향정기산, 발열, 인후통, 흉통 등과 호흡기 증상이 주증상이면 마행감석탕 등이 처방된다. 코로나19와 백신 후유증에는 구미강활탕, 연교패독산 등이 처방된다. 홍 회장은 “코로나19 한약은 위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며 “백신 후유증과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는 10일분의 한약을, 코로나19 확진자는 5일씩 처방되는 한약을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협은 이 같은 내용으로 국내와 해외의 임상 자료들을 취합해 20일 국회 공천회도 열 예정이다. “한약, 간질환 치료하고 간 해독 도와”한약의 오해와 진실 한의계는 질병 치료에 한약과 양약을 비교하는 것보다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상호보완해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양약은 특정 성분으로 제조돼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급성 질환, 바이러스, 세균성 질환, 통증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서는 약물에 대한 의존성과 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암이나 면역 관련 질환을 치료할 때 양약의 타깃요법은 암 세포뿐 아니라 정상조직이 손상되는(모발이나 손발톱 빠짐 등) 약물 부작용도 발생한다. 반면 한약은 자연물의 성미를 최대한 살려 여러 종류의 약제를 혼합해 제조하기 때문에 양약보다는 효과가 더디고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대신 생약 각각의 성분이 상호보완적이며 부작용이 적다. 한약은 몸속에서 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오장육부의 기능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이 스스로 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질환 치료보다 건강한 체질 개선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즉, 한약은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데 적합한 치료제다.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과 면역계 질환에 효과적이다. ○양약복용 시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약효가 작용하는 용량은 한약·양약 모두 안전하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암치료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한·양방 협진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처방받은 약에 따라 상호보완이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한의사 또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의 경우 한약과 함께 복용할 시 1∼2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소염제 등은 함께 복용 시 위장에 무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식후 30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의원마다 처방이 제각각이다? 한약은 표준화된 변증과 귀납을 통해 각기 다른 처방을 한다. 같은 감기라도 사람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 같지 않으므로 나타나는 증상과 기간에 따라 한의사가 적합한 처방을 선택한다. 나아가 기본적으로 호소하는 증상 이외에 기타 증상들을 함께 유추해 약재를 가감하는 합방(기존 처방끼리 더하는 것)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개인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최신 의료기술 도입과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기존의 처방을 발전시켜 운용하는 한의원도 많은데 이는 다양한 질병치료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이다. ○한약을 복용하면 간에 부작용이 생긴다? 한국 한의학연구원과 10개 한의대부속병원 임상연구를 보면 입원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2년 9개월간 한약을 복용한 결과 99.4%인 995명에겐 간에 전혀 영향이 없었고 0.6%인 6명에게만 간 기능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6명도 외부 기타요인으로 인해 발생됐거나 자체 회복이 가능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임상논문들도 한약이 간을 손상하기보다 오히려 간염이나 간질환 등을 치료하고 간 해독을 돕는다는 내용이 다수다. 이런 오해가 생긴 또 다른 원인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재의 사용과 비전문가들에 의한 잘못된 복용과 남용때문이다. ○농약 검출 때문에 한약을 믿고 복용할 수 없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와 한의원에서 취급하는 약재는 품질과 안전성 기준이 서로 다르다. 한의원은 의료기관으로써 엄격한 보건의료법 적용하에 관리되며 보건소 허가시설(탕전원)에서만 조제를 요청할 수 있다. 또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한약은 선별부터 세척, 중금속 테스트까지 식품의약안전처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약용 한약재를 사용하여 제조되므로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다? 과학은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얻어진 지식의 체계’다. 한의학은 이미 5000년의 역사를 거쳐 검증된 지식체계다. 신약의 경우 그 과정이 길어야 10년이다. 심지어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아주 짧은 기간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부작용이 발견돼 회수되는 약들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해 한약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검증을 거친 치료제다. 배가 차서 설사를 자주하거나 생리불순이 있는 사람은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이나 침, 뜸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차가워서 생긴 문제를 따뜻하게 해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정신적 피로가 과도하게 쌓이면 위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 질환이 발생한다. 원래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부정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경성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질병 개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같은 질환을 ‘간비불화(肝胃不和)’나 ‘간기범위(肝氣犯胃, 간기가 위의 기능에 영향을 줌)’와 같은 변증 개념으로 치료를 해오고 있었다. 지금도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약초들이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일부는 생약제제나 신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움말이마성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광덕안정한의원 강동길동점 대표원장)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목을 접질린다. 발목을 ‘삐끗’하는 것은 순간이지만 고통은 오래간다. 이렇게 ‘발을 삐다’ ‘발을 접질리다’와 같은 말로 표현되는 것이 ‘발목염좌’다. 발목 인대가 살짝 늘어난 정도의 가벼운 발목염좌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상된 발목 인대를 초기에 치료해 주지 않으면 발목 인대에 변형이 생길 수 있고 만성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 주는 인대가 늘어났거나 찢어진 경우를 말한다. 일부가 아닌 전체가 끊어지는 경우에는 파열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발목염좌는 일반적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고 발목을 구성하는 인대가 늘어났거나 찢어져 손상된 것이다. 염좌의 종류는 인대의 손상 부위별로 나눌 수 있다. 내측 인대염좌와 외측 인대염좌로 분류할 수 있는데 외측 인대 손상이 가장 많다. 이는 발목을 안쪽으로 접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목이 바깥쪽으로 접질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발목 내측(내복사뼈 부위)의 인대만 손상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 대부분 내측의 인대들은 외측의 인대들이 손상될 때 함께 다친다. 염좌는 인대의 손상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 파열 없이 주변 조직만 손상된 경우다. 2도 염좌는 인대의 부분 파열이 일어난 상태,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것을 말한다. 주로 운동 경기 중에 발생하지만 더러는 땅에 발을 헛디디거나 수렁에 빠져서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의 정도나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1, 2도 염좌는 보통 보존적인 치료를, 3도 염좌의 경우 수술을 진행한다. 염좌 이후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대나 뼈가 다칠 때 주위 혈관도 같이 손상돼 혈액이나 조직액이 혈관 밖으로 나와서 발생한다. 사고를 당했을 때 환자들은 발목이 ‘획’ 도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목 관절 부위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나 느낌을 받기도 한다. 걷기가 어려워지면서 발목이 붓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다친 발목은 처음부터 붓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어올라서 하루 정도 지나야 붓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목염좌의 진단은 손상 부위가 부었는지 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대 조직을 눌렀을 때 통증 유무를 확인한다. 이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해당 부위에 골절 및 탈골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추가로 초음파 검사를 한다. 이때 인대, 관절, 근육의 손상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근골격계 정밀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로 인대 손상의 정도와 파열 여부를 파악한다. 최기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염좌 급성기에는 PRICE(Protection·보호, Rest·휴식, ICE·냉,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며 “이후 치료에서는 MEAT(Mobility·움직임, Exercise·운동, Analgesics·진통제, Treatment·치료) 원칙에 따른 치료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상 정도에 따라 발목염좌의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발목 인대를 구성하는 섬유의 일부가 미세하게 찢어진 1도 염좌는 하루 정도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과격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발목 보호대를 2주 정도 착용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발목 외측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진 상태인 2도 염좌는 발목이 붓고 피멍이 생기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필요에 따라 부목으로 고정해 부기를 가라앉히고 발목 보호대를 착용한다. 이 밖에 발목 외측 근력 운동, 평형감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3도 염좌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만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때는 신체활동을 자제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4∼6주 깁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인대가 끊어져서 발목이 심하게 불안정하거나 혹은 직업상의 이유나 활동성이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끊어진 인대를 수술로 재건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발목은 평소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선수의 경우 발목관절에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발목 인대가 손상됐을 때는 손상 부위가 완전히 치료된 뒤 발목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서 발목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신발을 고를 때도 주의한다.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할 때에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신발끈을 꽉 조여 주면 발목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식도암은 식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식도는 인두와 위를 연결하는 기관으로 음식물이 위장으로 넘어가는 통로다. 식도암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은 중간 식도에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이다. 또 하나는 하부 식도에 발생하는 선암이다. 최근에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늘어나면서 선암의 발생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뜨거운 음료 즐기면 식도암 위험 높아져 식도암은 젊은 연령층에 비해 50∼70대의 고령층에서 위험도가 높다. 또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일부 통계에 의하면 식도암 발생률 남녀 비는 15 대 1이다. 식도암은 식도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상황이 만들어질 때 발병할 수 있다. 흡연, 과음, 소금에 절인 음식을 자주 먹거나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식도에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도 원인이 된다. 또 양잿물로 인한 식도 손상과 협착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어서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된다. 뜨거운 음식을 삼키면 식도가 화상을 입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음식을 뜨겁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경우 식도에 염증이 생겼다 낫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암세포로 바뀔 위험을 키운다. 실제로 60도 이상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식도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외의 연구팀이 40∼75세 성인 약 5만 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60도 이상 차를 70mL 마시는 사람은 60도 이하 차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병 위험이 90% 더 높았다. 특히 차가 끓은 뒤 2분이 채 지나기 전에 마시는 사람은 식도암 발병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뜨거운 음식으로는 국물 음식, 차, 커피 등이 있다. 보통 음식점 찌개는 60∼70도, 뜨거운 차나 커피는 67∼70도 정도다. 식도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이 나온 뒤 약 3∼5분 정도는 식혔다가 먹거나 조금씩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도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50∼71세 49만6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역류성 식도염과 후두암·식도암 사이의 관계를 16년 동안 추적 연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24%가 역류성 식도염 병력이 있었다. 조사기간 동안 931명의 환자가 식도선암, 876명의 환자가 후두 편평세포암, 301명의 환자가 식도 편평세포암에 걸렸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후두암과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2배 정도 더 높았다. 연구팀은 역류한 위산으로 식도 조직이 손상되고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식도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후두와 식도에 생기는 암의 17%가 역류성 식도염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조기 발견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 식도는 장막 없이 4개 층으로만 이뤄져 있어 다른 장기보다 전이가 쉽다. 식도암이 예후가 안 좋은 이유다. 증상도 거의 없어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치료는 병변 제거를 우선으로 한다. 내시경 시술,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 등이 있다. 식도암 수술은 암 병변을 절제한 뒤 남아 있는 식도를 위나 대장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심장과 폐 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에서 주로 진행하며 가슴과 복부를 열고 진행되는 광범위한 수술인 만큼 수술시간이 길고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특히 식사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장재영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조기 위암에 사용하던 내시경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대장암과 식도암까지 치료 범위를 넓혀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내시경을 통해 삽입한 특수 전기 칼로 암 병변을 도려내는 방법으로 시술시간은 평균 1시간 이내”라고 설명했다. 내시경 시술은 상처나 흉터가 남지 않고 재발이나 합병증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내시경 시술을 모든 식도암에 적용할 수는 없다. 점막층에 국한된 표재성 식도암으로 이 중에서도 림프절에 전이가 전혀 없는 조기 식도암이어야 한다. 장 교수는 “길고 좁은 원통 구조인 식도는 위나 대장에 비해 벽이 얇고 주요 장기가 인접해 있어 자칫 잘못하다간 출혈, 천공 등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사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1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CAR-T 치료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혈액암의 일종인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은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른 공격형 림프종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1년 이내 사망할 수 있다. 다행히 80∼90%의 환자는 진단 후 처음 진행하는 치료를 통해 부분 관해 이상의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문제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하는 환자다. 실제로 10∼15%의 환자는 1차 치료에 불응하고 20∼25%는 재발을 경험한다. 이런 환자에게 사용해볼 수 있는 방법이 CAR-T(킴리아) 치료제다.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에게 관련 내용을 들어봤다. ―CAR-T 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나. 세브란스병원의 CAR-T 치료는 혈액내과에서 담당하게 된다. 혈액내과의 림프종, 백혈병, 다발골수종 등 다양한 악성혈액 질환에 대한 조혈모세포이식 경험이 풍부한 7명의 교수진과 전임의, 전공의, 전담 간호사와 코디네이터가 CAR-T 치료를 담당한다. 환자 말초혈액 채취와 이송 등을 담당할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진과 성분헌혈실·세포치료센터의 담당 직원도 있다. 향후 혈액내과에서는 림프종, 다발골수종과 관련해 CAR-T 치료와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백혈병 등 다른 혈액질환에 대해서도 다양한 세포치료 관련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허가 전부터 킴리아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었다. 센터 오픈으로 세브란스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킴리아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환자 중 2회 이상 전신치료 후 불응성 또는 재발성을 보인 환자에게 승인된 치료제다. 그동안 알려진 치료제로는 치료 성적이 좋지 않아 대부분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환자의 경우 1차 치료로 R-CHOP 항암치료 후 재발할 경우 구제항암치료를 진행한다. 젊은 환자는 추가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또 재발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었다. 일부 젊은 환자에서는 조직형이 일치하는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몸에 주입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지만 치사율이 30∼40%로 매우 높고 기증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실패한 뒤에는 현실적으로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는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 비교적 항암제에 민감하고 치료가 잘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기대수명은 6개월에 불과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킴리아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긴 것이고 일부 환자들에서 완치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브란스병원의 CAR-T 치료센터 개소로 국내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CAR-T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의 우리나라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악성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 세포인 림프구가 성숙하는 장소인 림프절에 원발성으로 생기는 암으로 혈액암 중 가장 흔하다. 악성 림프종은 조직학적으로 호지킨림프종(5%)과 비호지킨림프종(95%)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비호지킨림프종은 B림프구에서 생기는 B세포형(80%)과 T림프구에서 생기는 T세포형(20%)으로 나뉘며 가장 흔한 B세포형 종류로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 있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은 비호지킨림프종의 약 45%를 차지하며 질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공격형 림프종으로 분류돼 진단 후 바로 적절한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장기간 생존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전체 림프종 환자 약 6000명 중 45%가 해당된다. 주요 증상은 침범 부위에 따라 목이나 서혜부 등 신체 일부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통증은 없는 경우가 많다. △6개월간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10% 이상 감소 △특별한 원인 없이 38.6도 이상의 열이 지속 △잠잘 때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나는 땀(야간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나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CAR-T 센터에서 킴리아 치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은 어떠한 과정을 거치나. 현재 국내에서 허가 받은 킴리아는 재발 또는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의 3차 치료 및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허가 사항에 해당하는 환자만 투약이 가능하다. CAR-T 치료제의 생산 과정은 백혈구 성분 채집술이라고 하는 혈액 내 백혈구 여과 과정을 통해 환자의 정맥에서 채취한 T세포를 포함한 백혈구를 제조시설로 운반한다. 특이 항원을 발현하는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을 한 후 배양과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쳐 CAR-T 제제를 만든다. 만들어진 CAR-T 제제를 세브란스병원의 CAR-T 센터와 같은 치료 기관으로 보내면 해당 환자에게 적절한 항암치료 후에 주입된다. ―킴리아 치료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전체 반응률은 53%였다. 그중 39.1%의 환자가 완전관해(치료 후 암이 있다는 증거가 없어진 경우)에 도달했다. 또 부분 관해를 보인 환자의 54%는 나중에 완전관해로 전환됐다고 보고됐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발표된 암 치료 지침인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재발 또는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환자의 3차 치료로 매우 높은 근거 수준으로 CAR-T 치료제를 표준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약물 이상반응은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과 신경독성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합병증은 적절한 치료로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CAR-T 치료제의 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말초혈액의 T 세포 채취를 통한 CAR-T 생산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일부 환자의 경우는 CAR-T 생산에 실패해 투약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 CAR-T 생산을 위해서는 4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 기간 동안 기저질환이 많이 진행돼 환자의 전신상태가 악화되면 투약이 어려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할 것은…. 재발, 불응 환자들이 최상의 CAR-T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의료진이 힘쓰겠다. 부디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 임해주길 바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가격도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는 산삼 못지않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무에는 비타민A, 비타민C, 식이섬유, 디아스타제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다. 특히 소화를 돕는 효소 디아스타제가 풍부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많은 한국인의 소화를 돕는 ‘천연 소화제’로 불린다.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의 소화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때 무를 곁들이면 훌륭한 소화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는 소화효소다.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장 기능을 활성화한다. 아밀라아제는 열에 약하므로 소화 촉진 효과를 원한다면 익히지 않은 무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에는 식이섬유도 많다. 제6의 영양소라고 불리는 식이섬유는 장 기능을 활성화하고 콜레스테롤의 흡수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무는 낮은 온도에서 자라기 때문에 달콤한 맛과 매운맛이 증가한다. 무의 매운맛은 이소피아시아네이트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항균, 항암 효과가 있는 항산화 성분으로 염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침을 자주 하거나 가래가 생길 때 이를 가라앉히는 데 무가 효과적이다. 무에 포함된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이다. 노화 방지와 스트레스 완화, 피부 면역력 향상을 통한 피부염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수용성인 비타민C는 체내에 필요량 이상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의 줄기와 잎 부분인 무청에는 비타민 A, C, E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눈 건강, 항산화, 혈액순환 촉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철분과 엽산, 칼슘 등의 영양은 무보다 무청에 더 많이 들어 있다. 무청을 기름에 볶으면 베타카로틴과 비타민E, 식이섬유의 흡수율이 높아진다. 무청을 잘 말려 시래기로 만들면 일 년 내내 시래기를 활용한 시래기 밥, 시래기된장국, 시래기 생선조림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는 잎이 푸르고 단단하며 잔뿌리가 많지 않은 것이 좋다. 뿌리 쪽이 통통하며 잎 쪽은 파란 무가 맛이 좋다. 무는 크고 묵직해서 통째로 들고 손질하려면 힘이 들기 때문에 쓸 부분만 토막을 낸 뒤 사용하고 나머지는 흙이 묻은 채 보관하는 것이 좋다. 흙이 묻어 있는 채로 신문지에 싸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장소에 저장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무 활용 레시피: 뭇국, 무 무침뭇국재료: 무 150g, 대파,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들기름 1작은술, 생강즙 약간, 쌀뜨물 4컵, 들깨가루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 무는 사방 2.5cm 크기로 납작하게 썰어 소금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뺀다.[2] 냄비에 국간장과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무와 생강즙을 넣어 무가 투명해지도록 볶는다.[3] 쌀뜨물을 붓고 끓여 무가 익으면서 국물이 우러나면 대파를 굵게 채 썰어 넣고 들깨가루를 넣어 끓인다.[4] 소금으로 간을 해서 완성한다. * 뭇국을 끓일 때는 들기름에 볶아 무의 아린 맛을 없애야 깔끔한 국물 맛이 우러난다. 생강즙을 넣으면 무에서 감칠맛이 많이 우러난다.무 무침재료: 무 200g, 다시마 우린 물 50mL, 깨소금,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만드는 법[1] 무는 0.6∼0.8cm 두께로 도톰하게 채 썬다. [2] 두꺼운 팬이나 냄비에 무와 다시마 우린 물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무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한 불에 뭉근히 끓인다. [3] 무가 익으면 깨소금과 참기름, 소금으로 간하고 뒤적인 뒤 불에서 내려 한 김 식힌다.* 무를 도톰하게 채 썰면 푹 끓여 익혀도 모양이 뭉그러지지 않아 깔끔하다. 제철 맞은 무의 단맛을 깔끔하게 살리기 위해 자극적인 조미료는 되도록 피한다. 그 대신 다시마 우린 물을 활용해 은은하고 깊은 맛을 낸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OPD는 흡연이나 실내외 먼지 또는 가스 등으로 기도와 폐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기관지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공기가 잘 이동하지 않아 숨이 차는 ‘기류제한’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염증 때문에 기도가 손상돼 만성기관지염, 만성세기관지염이 발생하거나 폐 조직이 파괴돼 폐기종이 생길 수 있다. 질환 진행을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기 치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종합적으로 COPD 관리 환경이 미흡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일 큰 이유로 진단 환경이 미흡하다는 점을 꼽는다. 이전부터 관련 학계에서는 COPD 진단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1차 의료기관의 실정에 맞는 체계적인 지원과 국가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을 지속적으로 제기 중이다. COPD 진단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폐기능검사’ 폐기능검사는 호흡기 질환의 조기 진단과 질환 관리에 있어 필수 요소다. 40세 이상의 성인이 흡연 등 원인에 노출된 이력이 있고 호흡곤란, 기침, 가래를 만성적으로 호소하는 경우 COPD를 의심해야 한다.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폐기능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류제한 지표인 노력성폐활량(FVC)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을 측정하는데 FEV1/FVC 비율이 0.7 이하로 나타나면 COPD로 진단한다. 무엇보다 국내 COPD 흡입제 급여 인정 기준에는 FEV1의 일정 수치가 명시돼 있어 해당 데이터가 없으면 환자들이 보험급여를 인정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폐기능검사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활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개원가에서 폐기능검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COPD로 예상되는 환자 수 300만 명 중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검사는 반드시 의사 혹은 임상병리 기사가 진행해야 하는데 1인 개원의가 혼자 운영하거나 간호사 혹은 간호조무사가 주로 근무하는 병원이 많은 국내 환경상 폐기능검사를 자주 시행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COPD 환자의 75%는 상급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며 “개원가에서는 COPD 진료와 진단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서 양질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본인부담금 때문에 검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환자도 많아 진단 자체를 피하게 되는 상황도 적잖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COPD에 대한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해 왔다. 첫째는 COPD,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만성질환관리 사업 대상에 포함해 관련 인력 및 교육, 그리고 환자들의 검사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것, 둘째는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역할을 의료 현장에 지우기보다 국가 차원에서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1차 의료기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성질환관리 사업 질병군 확대에 대한 검토는 2019년부터 거론되고 있는 의제이나 본격적인 사업 시행은 요원한 상태다.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당시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발표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 계획에서 올해 4분기까지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대상 질환군을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관련 일정이 지연됐다”며 “연내에 시범사업 확대 계획을 보고하고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유 교수는 “COPD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자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로 지연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가속도를 붙여 시행됐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만약 계획대로 연내에 만성질환관리제가 시행이 된다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1차 의료기관 호흡기질환 진료능력 향상 프로그램(개원의 교육)에 힘쓸 예정”이라며 “1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의 지속적인 시행과 흡입제 치료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어 사업 결과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유 교수는 하루빨리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D를 개원가에서 현실적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환경을 생각했을 때 국가 검진에 폐기능검사를 포함하는 것이 국민 건강관리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COPD를 제때 진단·치료하면 급성 악화가 줄어 결국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유 교수는 “정부에서도 관련 방안에 대한 언급이 몇 차례 있긴 했으나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계획이 나온 적은 없었다”며 “폐기능검사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낮은 만큼 국가건강검진 체계에 포함시키면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COPD로 인한 사회적 의료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심장은 1분에 약 60∼100회 범위 안에서 규칙적으로 뛴다. 이 범주보다 느리게 뛰면 ‘서맥(徐脈)’, 빨리 뛰면 빈맥‘(頻脈)’이라고 하며, 이 같이 모든 형태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통칭해 ‘부정맥(不整脈)’이라고 한다. 심장박동은 너무 빨라도 문제고 느려도 문제다. 심장 근육은 전기 신호를 통해 수축하는데 부정맥은 이러한 전기 신호 체계에 변화나 이상이 생기면서 나타난다. 부정맥이 있으면 일상생활 중 갑자기 두근두근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하지만 대부분은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병원에 가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되거나 신체활동을 많이 해서 생기는 일반적인 두근거림과 갑자기 생기는 두근거림은 다르다. 갑자기 생긴 두근거림은 부정맥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실신, 돌연사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빈맥성 부정맥은 ‘심방세동 부정맥’이다. 심방세동 부정맥은 뇌졸중 발생 원인의 30%를 차지한다. 두근거림 증상이 시작됐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서맥성 부정맥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러움과 실신이다. 심장의 움직임이 불규칙해지는 주된 원인은 노화다.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과 수면무호흡증, 과도한 음주와 비만, 폐 기능 저하, 갑상선 기능 저하 등도 원인이 된다. 부정맥은 60∼65세를 기준으로 유병률이 크게 증가한다. 심부전, 심근경색증, 심장판막 이상, 심근병증 등 심장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심장기능과 구조가 정상인 경우에서 1차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질환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빈맥성 부정맥이나 서맥성 부정맥과 달리 정상 심장기능과 구조에서 발생하는 심방·심실 조기수축 등 생명유지와 크게 상관없는 부정맥은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부정맥은 증상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여러 가지다. 크게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과 ‘심장 내 기기 삽입술’이 있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맥이 빠르게 발현되는 부위를 찾아낸 후 고주파 전극으로 태워서 인자를 제거한다. 이런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심방세동 같은 난치성 부정맥도 상당수는 약제와 시술로 정상맥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방세동을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한 경우 예후가 좋다고 해도 복용하던 약을 모두 끊기는 어렵다”며 “시술 후에도 평생 금주를 하는 등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정맥 환자는 과음, 과로, 비만을 피해야 한다. 격한 운동도 부정맥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비만,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부정맥 발생률이 높다.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는 정기적인 진료와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치솟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현재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997명이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면 코로나19뿐 아니라 일반 환자의 진료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생존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극으로 치닫고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80%를 돌파한 10월 말만 해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여겨졌다.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에 비교적 선방한 나라이므로 국민들도 일상 회복과 감염병 통제의 병행이 가능하리라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는 위드 코로나 45일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 복귀를 결정했다. 현실은 믿기 힘들 정도다. 하루 7000명이 넘는 확진자 수는 연일 우상향 중이고 사망자는 하루 100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일까. 관련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정부의 ‘백신접종 효과’ 예측 실패 정부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 관리 방향을 ‘확진자 억제’에서 ‘중증·사망자 발생 억제’로 바꿨다. 방역 담당자들은 “백신을 맞으면 사망과 중증 진행 위험이 낮아진다” “확진자가 다소 늘어도 의료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은 달랐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쏟아져 의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예방 접종률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9월과 10월 50대 이상 중증 환자가 감소했다. 정부는 이 시기의 중증화율을 기준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병상 확충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거리 두기 완화와 함께 미접종 50대 이상의 중증 환자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백신접종을 완료한 고위험군의 돌파감염 중증 환자도 발생했다. 델타 변이로 백신의 효과 감소도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 단계적 일상 회복 직전에 준비된 중환자실은 890여 개였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20일 3800여 개 병상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위중증 환자 증가로 중환자 병상은 이미 꽉 찼다. 이에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들은 16일 국립대병원장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이미 확보된 병상 외에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비상행동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의료 역량을 초과하는 수준의 확진자 발생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효능은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월 말 고령층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의 면역력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그런데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 등을 통해 이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전 일상 회복 조치부터 시작했고, 결국 고령자가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환자가 급증하고 의료 체계에 위기를 초래했다. 정부도 오판을 인정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9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신 효과가 6개월은 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3개월부터 효과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도 8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자의 중증화율이 당초 가정한 1.6%보다 다소 높은 2∼2.5%로 나타났다”며 백신접종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병상·의료진 부족… 의료자원 분배 실패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지적하듯 병상 확보 실패는 치명적이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급성기 병상 기준)는 7.1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7개)의 거의 2배다. ‘병상 과잉’이 문제인 나라인데 왜 감염병만 닥치면 병상을 구하지 못해 대기하다 숨지는 환자가 연이어 나오는 걸까. 병상과 의료진 등 의료자원 분배에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와 병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중이다. 코로나 위중증 환자 치료 여력이 있는 대형 민간병원들은 정부의 지원 부족을,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민간병원들의 비협조를 탓한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발생, 예상보다 급격한 고령자들의 백신 효과 저하 등 예측 가능한 변수를 염두에 두지 않은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민간병원들 역시 병상을 내놓는 데 소극적이었던 부분은 있다. 코로나 격리 중환자실 병상 한 개당 정부가 지급하는 손실보상금은 기존 병상 단가의 10배에 달한다. 적어도 병상에 있어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병원 측의 주장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병원들은 병상만 내놓으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감염병 병실에 맞는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 또 인력 충원 없이 병원들에 병상 확보만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원활한 병상 순환에 실패한 점도 문제다. 중증 환자로 병원에 배정됐지만 중한 처치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환자도 있고 더 이상 전파력이 없는데도 환자가 원한다는 이유로 중환자 병상에서 계속 버티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정부는 16일 꼭 필요한 환자만 중환자 병상에 머물도록 손실보상금을 재원일수에 따라 차감하고 20일 이상 중환자실 입원 시 환자가 치료비를 부담하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현장에선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환자가 고령이다 보니 증상 발현 20일이 지났는데도 인공호흡기를 낀 분들이 있다”며 “이런 환자에게 퇴원하라고 하면 환자는 갈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도리어 갈등만 키운 의료진 지원 방식도 화를 키웠다. 정부는 코로나 환자를 간호해 본 경험이 없는 파견 간호사들이 월 900만 원을 받고, 그 절반의 임금을 받고도 중증도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기존 숙련된 간호사들을 그대로 방치했다. 전체 병상 절반을 코로나 환자를 위한 격리병상(205병상)으로 운용하는 서울의료원의 경우 올해 의사 24명, 간호사 183명이 병원을 떠났다. 파견 인력에 대한 충분한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인력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소외시킨 무신경한 지원 정책이 현장 의료진 이탈을 부추긴 건 명백한 실책이다. 재택치료는 사실상 재택방치… 중환자 키운 재택치료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거나 재택치료를 받으며 병상 대기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재택치료를 위해서 보건소에서는 재택치료 키트를 집으로 보낸다. 체온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해열제 등이 필수 품목이지만 누락돼 다시 받아야 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재택치료의 허점이 계속 드러나자 정부는 8일 재택치료 개선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의료계는 권고안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정부에 전달했으나 개선안에는 이송체계 확대 방안만 일부 담겼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특히 정부의 모니터링 방향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 방식으로는 중환자 수를 줄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염호기 위원장은 “최근 임상 현장을 보면 노인이라도 발열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고 산소포화도에 문제가 없는데 갑자기 중증이 되는 환자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염 위원장은 “산소포화도나 발열 체크만으로는 증상 악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도 “방역당국은 급증하는 확진자에 대해 고위험군 구별 없이 재택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재택치료는 감염자가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자가검사로 확인하고 하루에 1, 2회 의료진 비대면 상담만 하는 것으로 실제 치료는 없다”고 주장했다. 확진자들은 재택치료가 아니라 ‘재택 방치’되고 있다는 것. 천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의 특성상 초기에 수액주사 등 조기 대응만 웬만큼 해줘도 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재택치료 전에 투여할 경구치료제 도입을 최대한 앞당기고 항체치료제 투여와 관련해서는 생활치료시설이나 외래진료 주사센터, 전담병원에서 대상자를 확대해 조기 투여함으로써 입원율과 사망률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도 “집에 있다가 산소포화도가 94% 이하가 돼야 입원 할 수 있다는 것은 중증환자를 집에서 양산하겠다는 것”이라며 “그 상태면 이미 폐렴이 심해서 중증 환자가 되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전문가 주장… 국민은 혼란 일부에선 방역 실패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갈등을 조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엇갈리는 전문가 집단의 주장과 들쑥날쑥한 대국민 메시지다. 현재 코로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 교수는 중증 환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한 의료진에 대해 “현장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모른다는 의료진은 현재 상급병원에서 코로나 중환자를 보는 의사다. 그는 또 병상 문제를 언급하자 “그럼 병상이 부족한데 어떻게 할까요”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초창기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 상황을 활발하게 올리며 주목을 받은 교수다. 김우주 교수는 “전문가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로 말해야 한다”며 “전문 의료인이 SNS에 본인 힘들다고 올리고 백신접종을 ‘간곡히’ 부탁한다는 등 감정에 호소하는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백신접종에 대해서는 “백신의 부작용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자녀를 둔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이런 경우 전문가라면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전달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설득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서 접종만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사망자도 없고 중증환자 비율도 낮은 소아청소년에게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학교로 찾아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자칫 확진자가 늘어나는 게 학생들 때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 부스터샷 등 고위험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어린 학생들에게 지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에 구충제로 사용되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와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을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실험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이로써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 중증환자용 치료법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변이가 매우 심하며, 발열 기침 등 초기 증상이 독감과 유사해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구별하기 어렵다. 이는 중증으로 가기 전 선제 대응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유발된 폐렴에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을 처방한다. 항바이러스제로는 렘데시비르를 처방하고 있지만 효능에 확신이 없고 내성과 부작용의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코로나19의 핵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마스터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CP-COV03, 덱사메타손과 병용에 효능 2.1배↑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 오상기)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해 코로나19 감염 햄스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효력시험에서 코로나19 경구치료제 ‘CP-COV03’와 항염증제 ‘덱사메타손’을 경구제로 함께 투약한 치료 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보다 2.1배 높다고 발표했다. 덱사메타손과 항바이러스제 병용으로 코로나19 치료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실험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바이오는 실험 결과를 공개하고 의료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용으로 처방되는 약물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렘데시비르와 함께 투약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로 유일하게 허가된 약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료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고 예일대 연구 결과 약물내성으로 인한 코로나19 돌연변이가 보고된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사실상 전무해 의료현장에서는 유일하게 승인된 렘데시비르나 항염증제 덱사메타손 등 극소수 약물을 임시방편으로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세계 과학계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덱사메타손과 최적의 조합을 이룰 항바이러스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6월 영국 옥스퍼드대의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치료에 좋은 약이지만 사망 예방에 더욱 효과를 발휘하려면 항바이러스제와의 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진도 작년 10월 세계적 과학저널인 랜싯을 통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치료에 필수적인 약이지만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야말로 ‘마법의 탄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CP-COV03가 임상 단계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이 병용 요법은 의료현장에서 중증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스테로이드계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면역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약화한 면역 대신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내줄 병용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며 “덱사메타손과 병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짝이 CP-COV03”라고 말했다. 변이 잡는 숙주표적 항바이러스제 CP-COV03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염두에 두고 CP-COV03를 개발했다. 변이가 심한 RNA바이러스가 촉발한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접근 방식이나 제약계의 관행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따라서 현대바이오는 기존 약물을 개량해 약효가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 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하고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첨단 약물전달체(DDS) 기술로 CP-COV03를 개발했다. CP-COV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를 표적 삼는 여러 주요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오미크론, 델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현대바이오의 설명이다. 현대바이오 CTO(최고기술책임자)인 김경일 박사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러스 표적 기전이어서 바이러스의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CP-COV03는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명 과학저널인 PLOS지는 2일 니클로사마이드가 알파에서 델타까지 코로나19의 각종 변이에도 강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덴마크의 유니온제약과 유럽 주요 대학 공동 연구진의 인간 세포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4월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의 영국(알파), 남아공(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네반 크로건 교수는 작년 4월 사이언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숙주표적 항바이러스제는 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작고 광범위한 치료에 쓰일 수 있다”며 “(그런 항바이러스제가 나오면) 코로나22든 24든 어떤 바이러스 질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도 “CP-COV03는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그 변종들을 치료할 수 있는 코로나19 계열의 범용 약물”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승리로 이끌 것”현대바이오는 CP-COV03를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 범용할 수 있는 ‘멀티 타깃’ 약물임을 단계적으로 입증해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끄는 최고 항바이러스제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 CP-COV03의 임상2상 단계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을 병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이 약물의 범용성을 1차적으로 입증하겠다는 의미라고 현대바이오는 밝혔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독감치료제로 별도 승인을 받기 전이라도 의료 현장에서 두 질환의 유사증상자에게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대 유행에 따른 트윈데믹 우려는 물론이고 의료대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P-COV03가 독감 임상을 마치면 니클로사마이드의 범용적 항바이러스 효능이 인체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공식 입증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CP-COV03는 숙주 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이 있다”며 “21세기 바이러스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극시키겠다”고 말했다.내년 상반기 긴급사용 승인 목표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1상을 마치는 대로 보건당국에 임상2상을 신청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을 종료하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임상2상 계획을 협의하는 등 2상 준비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9월 바그다드대 의대 등 이라크-카타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어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CP-COV03의 임상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이라크대 의대의 임상에서는 니클로사마이드를 투약한 실험군의 환자 입원 기간이 7일에서 5일로 줄었고 환자 치유율도 50%나 상승했다. 진 박사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인체에 대한 효능은 바그다드대 임상에서 이미 입증됐지만 생체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숙제였다”며 “우리는 전달체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 이용률을 최대 40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임상2상 통과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가 출시될 경우 누구나 경제적인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타미플루처럼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에 구충제로 사용되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와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을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실험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이로써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 중증환자용 치료법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코로나19로 유발된 폐렴에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을 처방한다. 항바이러스제로는 렘데시비르를 처방하고 있지만 효능에 확신이 없고 내성과 부작용의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코로나19의 핵심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마스터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덱사메타손과 병용에 효능 2.1배↑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해 코로나19 감염 햄스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효력시험에서 코로나19 경구치료제 ‘CP-COV03’와 항염증제 ‘덱사메타손’을 경구제로 함께 투약한 치료 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보다 2.1배 높다고 발표했다. 덱사메타손과 항바이러스제 병용으로 코로나19 치료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실험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바이오는 실험 결과를 공개하고 의료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사실상 전무해 의료현장에서는 유일하게 승인된 렘데시비르나 항염증제 덱사메타손 등 극소수 약물을 임시방편으로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세계 과학계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덱사메타손과 최적의 조합을 이룰 항바이러스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6월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치료에 좋은 약이지만 사망 예방에 더욱 효과를 발휘하려면 항바이러스제와 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진도 작년 10월 세계적 과학저널인 랜싯(Lancet)을 통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치료에 필수적인 약이지만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야말로 ‘마법의 탄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CP-COV03가 임상 단계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이 병용 요법은 의료현장에서 중증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스테로이드계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면역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약화한 면역 대신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내줄 병용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며 “덱사메타손과 병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짝이 CP-COV03”라고 말했다. ●숙주표적 항바이러스제로 변이에도 효능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염두에 두고 CP-COV03를 개발했다. 변이가 심한 RNA바이러스가 촉발한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접근 방식이나 제약계의 관행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따라서 현대바이오는 기존 약물을 개량해 약효가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 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하고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첨단 약물전달체(DDS) 기술로 CP-COV03를 개발했다. CP-COV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를 표적 삼는 여러 주요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오미크론, 델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현대바이오의 설명이다. 현대바이오 CTO(최고기술책임자)인 김경일 박사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러스 표적 기전이어서 바이러스의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CP-COV03는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명 과학저널인 PLOS지는 2일 니클로사마이드가 알파에서 델타까지 코로나19의 각종 변이에도 강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덴마크의 유니온제약과 유럽 주요 대학 공동 연구진의 인간 세포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4월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의 영국(알파), 남아공(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승리로”…내년 상반기 긴급사용 승인 목표 현대바이오는 CP-COV03를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 범용할 수 있는 ‘멀티 타깃’ 약물임을 단계적으로 입증해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끄는 최고 항바이러스제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 CP-COV03의 임상2상 단계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을 병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이 약물의 범용성을 1차적으로 입증하겠다는 의미라고 현대바이오는 밝혔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독감치료제로 별도 승인을 받기 전이라도 의료 현장에서 두 질환의 유사증상자에게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대 유행에 따른 트윈데믹 우려는 물론이고 의료대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P-COV03가 독감 임상을 마치면 니클로사마이드의 범용적 항바이러스 효능이 인체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공식 입증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CP-COV03는 숙주 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이 있다”며 “21세기 바이러스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극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1상을 마치는 대로 보건당국에 임상2상을 신청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을 종료하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임상2상 계획을 협의하는 등 2상 준비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9월 바그다드대 의대 등 이라크-카타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어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CP-COV03의 임상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이라크대 의대의 임상에서는 니클로사마이드를 투약한 실험군의 환자 입원 기간이 7일에서 5일로 줄었고 환자 치유율도 50%나 상승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가 출시될 경우 누구나 경제적인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타미플루처럼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할 방침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와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가 8개 기업의 27개 제품을 고령친화우수식품(이하 우수식품)으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섭취, 영양보충, 소화·흡수 등을 돕기 위해 물성, 형태, 성분 등을 조정해 제조·가공하고 고령자의 사용성을 높인 제품을 말한다. 우수식품으로 지정된 제품들은 품질, 안전, 편의성, 조작성 측면에서 고령자 배려 요소가 적정 기준을 충족했다.식품산업의 활성화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급성장하는 고령친화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 고령친화제품의 범위를 의료기기, 거주시설,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으로 한정해 관련 제도와 정책 연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고령자를 위한 식품 개발과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고령친화산업 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고령친화제품의 범위에 식품을 추가하고 우수식품 지정제도 시행을 위해 전담 지원기관 역할을 수행할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지정 등 지정제도 운영을 준비해 왔다. 지원센터는 고령친화우수식품 지정제도 운영규정 마련을 위해 기존 고령친화우수제품(용구·용품 등) 지정제도를 운영하던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고령친화 KS 인증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과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했다. 관련 업계와 기관 전문가들과 활발한 자문 회의 개최 등을 통해 우수식품 지정을 위한 사전요건, 지정심사 기준, 사후관리 등에 대한 사항을 제정했다.포화증기-과열증기 가열법 등 적용 우수식품 지정은 관련 법령에 따라 생산업체와 판매사 지정신청 접수와 심사 등을 거쳐 공고했다. 6월 초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식품 기업들이 우수식품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신청 및 심사 절차, 컨설팅·분석 비용 기업 지원에 관한 제도 안내·홍보 등 기업설명회를 실시했다. 지원센터를 통해 물성(경도·점도) 측정을 위한 공인시험분석, 사용성 평가 비용과 컨설팅 지원 등 우수식품 지정신청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했다. 이번 우수식품으로 지정된 제품들은 ‘포화증기 및 과열증기 가열법’ 등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들로 음료류부터 연화반찬, 영양 균형식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제도 기반을 마련한 시행 초기로 연 1회 지정심사를 진행했지만 내년에는 연 4회로 지정심사를 확대해 보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수식품 품질단계 3단계로 구분 우수식품으로 지정받은 제품은 관련 법령에 따라 우수제품 표시도형을 사용할 수 있으며 품질 단계를 함께 표시할 수 있다. 우수식품 품질단계는 3단계로 경도점도 특성에 따라 ‘치아 섭취’ ‘잇몸 섭취’ ‘혀로 섭취’로 구분하고 있으며 기업체 의견수렴, 전문가 자문회의 및 보건복지부 협의 등을 바탕으로 품질단계 표시도형을 선정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이번 고령친화우수식품 지정으로 고령자를 위한 영양섭취와 소화·흡수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우수식품 지정을 위한 지원과 함께 소비자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현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우수식품 지정 제도 운영을 통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고령친화식품을 육성·관리해 기업에서는 우수식품의 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올해 지정된 제품의 홍보 및 실증사업 참여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고령친화우수식품 활성화 및 우수제품 제공 인프라를 구축해 고령자가 안전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고령친화우수식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동기획 : 동아일보·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 진흥원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장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살아있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배변활동이 원활해지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살아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암 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일부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알려진 부작용 중에는 소화기 증상이 있다.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구역, 구토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뒤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균혈증), 장 허혈, 심내막염 등도 보고된 적이 있다”며 “이전에 없던 증상이 발생하면 먹는 것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좀 더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암 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전립선암과 대장암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급성췌장염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에서 심내막염, 패혈증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이 보고된 적도 있다”며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해 느슨해진 점막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자는 아니지만 노인과 유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부작용의 발생률이 일반 성인보다 다소 높다. 노인에서는 패혈증, 간농양 등이 보고된 사례들도 있다. 살아있는 미생물이 포함돼 있는 세균이기 때문에 수술로 소장을 일부 제거했거나 선천적으로 장이 짧은 ‘단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유산균(락토바실러스)이 장내 세균총 변화를 일으켜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는 균혈증을 일으킨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우리 몸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 작용기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최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한계점이 있어 현재로서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치료에 보조요법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사균체를 이용한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균의 경우 면역저하 상태에서 생균이 가지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 몸은 어느 곳이든 혹이 생길 수 있는데 난소도 그렇다. 이를 난소 혹 또는 난소낭종이라고 한다. 난소낭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자궁초음파와 혈액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난소낭종 파열이나 난소가 꼬이는 염전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심한 복통이 갑작스럽게 생기며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난소낭종 파열은 응급수술이 필요해 되도록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난소낭종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가족력, 초경과 폐경 나이, 자궁내막증, 불임, 비만, 당뇨병, 고령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한다. 젊은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난소낭종의 상당 부분은 배란과 관련된 생리적인 물혹인 경우가 많다. 낭종의 크기가 작고 낭종 내부의 초음파 음영이 나쁘지 않으며 관련된 불편한 증상이 없는 경우는 대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한 달에 한 번씩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난소에 일시적인 낭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난포 낭’이라고 하며 이 낭종은 생리주기에 따라 흡수돼 소멸된다. 난소낭종은 초음파를 포함한 이미지 검사상 종양의 크기가 작고 환자가 호소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양성 종양일 경우 수술적 치료보다는 경과를 관찰해 볼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수술하기 어려운 내과적 문제가 있거나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약물적 치료를 먼저 해볼 수 있다. 응급수술이 필요한 난소낭종 염전 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난소 양성 낭종이 크거나 △크기가 작아도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추적 관찰 때 크기가 점점 커질 때 등이다. 자궁내막종, 섬유종, 성숙기형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양성 종양이다. 난소의 악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난소암 또는 난소 종양의 가족력이 있거나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다면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BRCA 유전자 이상은 임신·출산 계획이 끝나면 예방적 차원에서 난소 나팔관 적출술을 할 수 있다. 혈우병,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등 혈액응고 질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난소낭종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현재 임신을 시도하는 중이 아니라면 배란 방지를 위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난소낭종 파열로 인한 혈복강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난소의 종괴는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커지거나 난종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소암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복수가 차거나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가 있는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기은영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평소 자신의 신체의 변화나 증상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며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여성일지라도 건강검진 시 자궁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시행한다면 난소낭종 또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은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9년 주요 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은 백내장 수술, 제왕절개 수술, 일반 척추 수술, 치핵 수술에 이어 한국인이 많이 받은 수술 5위에 올랐다. 담낭에 담석이 생기는 등 담낭 관련 질환을 진단받으면 담낭을 꼭 절제해야 할까.답즙 돌처럼 굳어 발생하는 ‘담석증’ 담낭(쓸개)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분비하며 소화를 돕는다. 담낭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담석증이다. 담석은 담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담낭이나 담관에 생기는 질환이다. 담즙에 콜레스테롤 등이 과도하게 포함되면 담낭이나 담관 안에서 담석이 만들어지고 이 담석이 담낭 경부나 담낭관으로 이동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킨다. 담낭담석의 약 70%는 무증상이지만 담낭암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어 예방 차원에서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피부를 통해 관을 삽입해 담석만 제거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과 위험이 있어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특히 담석의 특성상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절제술이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담석 환자의 60∼70%는 무증상으로 대부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된다”며 “수술은 필요 없고 음식 조절과 가벼운 운동 등 규칙적인 일상생활만으로도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 담석이라도 거대담석(2.5cm 이상 담석), 도제담낭(담낭 벽의 석회화), 용종 동반, 췌담관 합류 지점에 위치한 경우에는 악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 수술이 필요하다. 40대 여성, 비만자 등에게 많이 발견 담석은 40대 여성, 비만자, 가임기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최근에는 고콜레스테롤 등 식습관의 변화로 20, 30대에서도 담석 환자가 늘고 있으며 10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담낭담석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복통, 황달, 발열 등 다양하다. 평소 자주 체하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식했을 때 간헐적인 명치 통증, 소화불량이 느껴지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내시경과 함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해야 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급성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1시간 이상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오른쪽 위 복부 통증이 반복되면 복부 초음파를 통해 담석 유무를 확인한다. 복부 초음파로 담낭 질환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법(MRI 촬영)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통증으로 담석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담낭담석으로 진단받았을 때 수술을 고려하는 상황은 △평소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담석 크기가 클 경우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담낭에 용종이 동반된 경우 등이다. 수술은 개복 담낭절제술과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담낭담석 환자들의 표준 치료가 된다. 근래에는 2mm 미세 복강경, 단일공 복강경 등 흉터와 통증을 줄이고 개수와 투관침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복강경 수술이 진화하고 있다. 2mm 미세술은 투관침을 오른쪽 위 복부에 2, 3개 삽입하고 2mm 수술기구를 사용해 흉터를 최소화한다. 또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이들 수술법은 젊은 미혼 여성에게서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담석은 담낭 외 담관에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소화기내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다. 신속한 소화기내과의 내시경 담도 담석 해결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해 환자의 조기 퇴원을 유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무작정 참거나 방치할 경우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담관을 막아 담낭염을 발생시키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치명적인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수술 후 과식 금물… 지방 많은 음식도 피해야 담낭절제술 이후 묽은 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으나 1개월 이후 대부분의 불편감은 사라진다. 수술 후 과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담낭담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필수다. 가능하면 매 끼 밥과 3, 4가지 반찬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콜레스테롤 음식은 달걀 노른자, 새우, 오징어, 조개, 순대, 돼지고기 기름, 닭 껍질 등이다. 증상이 없는 담석 보유자라면 평소보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석 유발 원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고단백 저지방 식이로 담석을 예방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