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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은 척추전문병원이다. 척추관협착증 등 노인성 척추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300여 명, 연평균 7만여 명의 환자가 아픈 허리와 다리를 이끌고 전국에서 이곳을 찾아온다. 병원을 찾는 환자 80% 이상이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70∼80대 환자가 주를 이룬다. 20여 년간 노인 척추질환 연구… 고령자 척추수술 전문 척추 건강은 고령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하지만 척추 질환은 다른 질병처럼 치료가 쉽지 않아 어르신을 힘들게 한다. 척추관협착증만 해도 광범위한 절제와 전신마취는 물론이고 통증, 수혈, 장기 입원 등 어르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 과잉 치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일반적으로 요통 환자의 10∼20%만이 수술이 필요하고 대부분은 비(非)수술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며 “꼬부랑 허리를 가진 초고령 환자도 칼을 안 대고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대학병원조차 기피하는 고령자 척추수술을 한다. 1999년 신정형외과로 문을 열고 ‘노인척추연구소’를 개설해 20여 년간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등 노인성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전념했다. 고령 환자들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해 초기 환자들에게는 신경성형술, 선택적신경차단술, 미세내시경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 시도한다. 이러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미세현미경감압술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을 시행한다. 신 원장이 이 분야를 특화한 배경에는 스승의 영향이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지도 교수가 노인 척추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코스투익 박사였다. 이곳에서 노인 척추를 전공한 신 원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고령자에게 맞는 시술법을 국내에 소개했다. 그의 시술법은 4가지 원칙으로 요약된다. 부분마취, 최소 절개, 무(無)수혈, 단기 입원이다. 노인 수술의 관건은 수술로부터의 손상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째고 마취 시간과 통증을 줄여야 하며 침상에서 빨리 벗어나 재활을 받도록 해야 한다. 당시 침상 안정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법인 척추성형술을 1999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도 신 원장이다. 척추압박골절의 척추성형술이란 골다공증이나 낙상으로 인해 짜부라진 척추 뼈에 풍선을 불어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풍선을 통해 골시멘트를 주입함으로써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방법이다. 흔히 척추관협착증에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약제를 주사하거나 경막외 공간에 스테로이드를 놓는다.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몸이 붓거나 혈당이 올라가고 뼈가 물러질 수 있어 1년에 2∼3회 정도만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효과가 없거나 다리 쪽으로 방사통, 마비, 저림증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절개 부위를 줄이고 부분마취로 진행해 1시간 안에 수술이 끝난다. 3∼5배율의 수술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수술하므로 정밀도가 높다.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이 적은 이점이 있다. 일주일이면 퇴원해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신의료기술 빠르게 도입하고 전문가 협진 신 원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킨 일측접근 미세감압술(UBF)도 선보였다. UBF는 협착 부위의 우측 또는 좌측의 한 방향으로 접근해 척추관을 깨뜨려 반대편까지 양쪽을 감압하는 방법이다. 그만큼 정상조직을 손상하지 않고 수술하는 장점이 있다. 수술 부위는 평균 1.5cm 정도에 불과하다. 회복이 빨라 운동 부족에 의한 여러 합병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신 원장은 “어르신은 체력이 약하고 다른 내과적 질환을 동반해 치료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선입견”이라며 “나이에 맞는 적합한 치료를 하면 편안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신의료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관절센터, 혈관영상의학센터, 재활의학센터, 내과 센터와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25명의 전문의가 긴밀하게 협진한다. 방문 당일 기본 진료는 물론 검사, 결과 상담, 약 처방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검사와 진료 서비스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내과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복합적으로 앓는 고령 환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체계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병동에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도입으로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 곁에 머물지 않아도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입원 환자를 직접 돌본다. 보호자는 간병비가 건강보험에 적용돼 간병비 부담이 적고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므로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의료 사각지대 해소하고 사회 소외계층 돌봄 활동 2015년부터 한 TV방송 ‘엄마의 봄날’에 출연해 퇴행성 척추·관절질환 환자들에게 의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 12월엔 방송에 소개된 감동적인 사연을 엄선한 책 ‘엄마의 봄날’을 펴내기도 했다. 신 원장은 “인체의 기둥인 척추와 관절도 퇴행 과정을 겪는다”며 “어르신 대부분이 극심한 통증과 방사통, 저림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척추 전문병원이 많지 않다”며 “이마저 도시에 몰려 있어 농어촌 산간벽지 어르신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사1촌 결연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1월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자매 마을의 건강 증진을 위한 무료 진료, 독감예방백신 무료접종, 각종 마을 행사 등을 지원해왔으며 2005년에는 강원 횡성군 서원면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또 2007년부터 자매결연 지역인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지역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9년에는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스포츠선수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장애인 직장 운동 경기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선수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며 사회 소외 계층의 고용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쑥은 이른 봄에 볼 수 있다. 산이나 들에 막 돋아난 어린잎이 맛이 좋다. 예로부터 오래 묵힐수록 좋은 약이 된다는 약재가 쑥이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봄에 채취한 쑥을 말려 오래 보관해 뒀다가 쓰면 좋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쑥은 효능을 인정받아왔다. 비타민A, B, C, E 등을 골고루 함유한 천연 종합 비타민제다. 봄에는 신체 활동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많이 필요로 한다.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식욕 부진, 피로 등 춘곤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쑥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B군을 섭취하면 피로를 쉽게 풀 수 있다. 특히 비타민B1은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없애고 비타민B2는 눈의 피로를 해소한다.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대사에 꼭 필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체내의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우리 몸은 들쑥날쑥한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쑥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C도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C는 체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조들은 쑥을 여성 하복부 질환에 사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쑥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르면서 ‘애엽은 맛이 쓰고 성질이 따듯해 오장의 좋지 않은 기운과 풍습을 다스려 장기 기능을 강화한다’고 소개했다. 생리통이나 산후복통 등 부인과 질환은 아랫배가 차가울 때 잘 발생한다. 이때 쑥을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된다. 쑥은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 쑥에 들어있는 시네올 성분은 쑥, 월계수잎, 로즈메리 등 특유의 향을 내는 데 관여하는 휘발성 기름(정유)이다. 살균력이 강해서 장내에 있는 유해균을 없애는 데 기여한다. 게다가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위 건강을 증진시키고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쑥을 고를 때는 너무 길게 자란 것은 피한다. 줄기가 억세고 쓴맛이 강할 수 있다. 요리를 해도 뻣뻣하기 때문에 무침이나 국으로 끓여 먹으려면 하얀 솜털이 나 있는 어린 것을 고른다. 이른 봄날 응달에서 자란 부드러운 쑥잎이 맛과 향이 향긋하고 진해서 좋다. 줄기가 많이 자란 것은 튀김용이나 약쑥으로 사용하면 좋다. 쑥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온도를 1∼5도 가량으로 3일 동안 유지하면서 보관한다. 초봄에 막 자란 쑥을 따서 삶고 냉동실에 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어린 쑥의 밑동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씻어서 이용하거나 완전 건조 대신 수분이 남아있게 말려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잘 자란 것을 햇볕에 말려 건조한 곳에 뒀다가 필요할 때 끓여 먹으면 된다. 쑥은 독한 맛이 있어 삶은 후 하룻밤쯤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게 좋고 말려 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개피떡이나 쑥버무리는 쑥의 산성을 중화하고 영양적으로 상호 보완할 수 있다. 쑥을 튀김으로 할 때는 기름 온도를 조금 낮추고 천천히 튀기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택치료 환자도 늘고 있다. 개인 차가 있지만 대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증상 발현 후 3∼5일이 지나면 크게 불편한 증상들은 완화된다. 슬기로운 재택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열이 날 때는… 물을 자주 마시고 2가지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고열 증상은 대부분 2∼3일 후 해소되기 때문에 해열제를 복용하며 지켜봐야 한다.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때에는… 목 부위가 부어오르면 목소리가 변하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숨소리 등을 녹음하면 비대면이나 대면 진료 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 곤란과 코 벌렁거림, 흉부 함몰(가라앉음), 꺽꺽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응급처치 요청을 해야 한다.귀에 통증이 있거나 코피가 날 때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대부분 심한 인후통(목구멍이 아픈 통증)을 겪는다. 코막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땐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코막힘이 심하다면 염증이나 코 안이 부어서 코피가 날 수도 있다. 이때는 간단한 처치로 지혈을 하고 비대면 진료로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을 받는다. 분무용 외용제를 사용해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배가 아프거나 구토 혹은 설사를 할 때는… 배가 아픈 부위가 배꼽 또는 명치 부근이고 복부가 부드럽게 만져진다면 장염일 가능성이 있다.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필요시 약 처방을 받는다.대면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38도 이상의 발열이 72시간 이상 계속되거나 경련, 호흡곤란, 식이 섭취와 소변량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 때, 심한 가슴통증이나 복통, 의식불명이 일어날 때에는 신속한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 확진자 건강관리 방법 오미크론 감염 초기에는 목이 간지럽거나 콧물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폐를 공격했던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은 코나 목구멍을 공격하기 때문에 가래와 마른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감염 초기에는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체중 감소와 같은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도 치료의 일환이다. 건강한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체중과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고 체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 중에서도 추천하는 것은 닭고기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회복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목에 가래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닭고기는 닭죽이나 삼계탕 등 여러 가지 조리법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단 튀김류는 자극적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라지차와 오미자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오미자는 폐와 신장을 보호하고 기침과 피곤함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오미자 껍질에 있는 사과산과 주석산은 신맛을 내기 때문에 침샘 분비를 촉진하고 입맛을 되살려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감염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입맛은 점차 돌아오지만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 쉽다. 이때 합곡혈과 족삼리혈을 지압하면 좋다. 합곡혈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움푹 패인 곳으로 손등을 바라봤을 때 두 번째 손허리뼈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10초 정도 강하게 눌러주는 것을 5회 정도 반복하면 대장질환 개선과 장운동 촉진에 도움이 된다. 족삼리혈은 무릎 바깥쪽 8cm 정도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위치한다. 5초간 엄지로 3회 정도 지압하면 소화불량과 가스 배출에 효과적이다. 이찬한 빛울림 한의원 원장은 “약국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은교산은 인후통에 효과가 좋다”며 “열이나 몸살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인삼패독산이나 갈근탕을 함께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수면장애, 피로, 우울 등 특이증상이 나타난다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한의원에서 맞춤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령 인구가 늘면서 노년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혈액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혈액질환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거나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쉬워 평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하고 기존 진단받은 질환이 다른 질환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혈액질환으로 골수증식성종양이 있다. 적혈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혈액 내 혈소판이 너무 많아져 나타나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 이와 반대로 혈액세포 감소로 골수가 섬유화되는 ‘골수섬유화증’이 여기에 속한다. 골수증식성종양은 어떤 혈액세포가 증식되는지에 따라 각각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은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져 혈액이 진해지고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적혈구가 비장에 축적돼 비장이 비대해지고 두통, 갈비뼈 아래 좌측 부분의 팽만감, 전신 가려움이나 어지러움, 얼굴 붉어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혈전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 향후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소판이 정상 수치보다 많이 만들어지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소판이 과도하게 만들어진 경우에도 혈액이 끈끈해져서 혈전의 위험이 높아진다. 두 질환 모두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 반면에 골수섬유화증은 혈액 세포를 과도하게 만들어내던 골수가 점차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섬유 조직으로 바뀌는 질환이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본태성혈소판증가증에서 진행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섬유화가 진행된 골수는 혈액 세포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적혈구 부족으로 인한 빈혈, 혈소판 부족으로 인한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야간 발한,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신체가 점차 쇠약해진다. 고위험군에서는 기대수명도 매우 짧아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의 느린 진행과는 차이가 크다. 피로, 조기포만감, 복부 불편감, 활동성 감소, 집중력 문제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지만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착각해 진단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환자가 증상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치의와의 상담하에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돼 보다 근본적으로 골수섬유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박진희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진행이 느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만성 질환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하지만 위중성이 높은 골수섬유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증상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주간 확진자수는 주말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영향으로 주 초반까지는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주말 초입까지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그러나 주말이자 휴일인 20일 신규 확진자수가 지난주와 비교해서도 감소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날 33만4708명은 일주일 전인 13일 35만182명보다도 1만5474명 적다. 19일 38만1545명도 일주일 전인 12일 38만3655명보다 2201명 적었다. 일요일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주 전보다 적게 집계된 것은 1월 2일 3830명에서 1월 9일 3370명으로 감소한 이후 10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 구간을 통과하면서 감소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유행 추이에 대해 “정점을 지나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개원가에서는 감소세가 좀 더 일찍 감지됐다. 신광철 미래이비인후과 원장(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화요일, 수요일부터 확진자가 확연히 줄었다”며 “전 주에는 10명 중 8명이 양성이었다면 지금은 신속항원검사 양성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확진자 감소율도 올라갔던 기울기와 비슷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인구 밀도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올라간 만큼 감소세도 가파르게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독감 양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행 감소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정부가 방역을 추가로 완화하고 있고 오미크론의 하위계통 BA.2(스텔스 오미크론)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또 확진자 비율만큼 중환자와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의 BA.2 검출률은 26.3%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됐다가 최근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모두 BA.2가 확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료계는 확진자 정점 이후에 나타날 중증환자·사망자 증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 위중증·사망자 정점은 확진자 정점 2∼3주 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정점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하루 평균 1650∼2150명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다음주 병상 대란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7.6%지만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4.7%로 수도권(64.6%)보다 10%포인트 높다. 비수도권은 병상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데다 확보 규모도 적어 수도권보다 일찍 병상 대란이 본격화할 수 있다. 병상 대란을 막을 대안도 딱히 없다. 정부는 21일부터 증세가 호전된 코로나19 환자는 권고 없이 중증 병상에서 퇴실 조치하기로 했다. ‘호전’의 기준은 기계호흡 산소량이 분당 5L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 등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퇴실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삭감하며 환자가 거부했을 때는 본인부담금을 매긴다”고 밝혔다. 병원 측의 소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여지를 뒀다. 의료계는 환자를 퇴실시켜 일반 병상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퇴원하면서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전 세계가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특히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 맞춰 고려대 안암병원이 초일류병원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첨단 융복합기술을 총집합한 혁신적인 의료 기술과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장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초협진 진료로 환자 중심 의료 실현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구하는 초일류병원으로의 첫걸음은 초협진 진료다. 기존 진료의 체질을 개선하고 다학제 진료를 한 단계 발전시킨 새로운 개념의 진료 방식이다. 환자 진단부터 치료, 추적 관찰, 주기적인 환자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통합한다.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치료의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진다. 환자의 내원 횟수는 줄어들고 검사 대기시간도 짧아진다. 사후관리와 원격진료까지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환자 중심 의료의 실현이다. 초협진 진료는 빠른 시일에 병원 전체에 확산될 예정이다. 이미 국제진료센터에서 외국인 환자 진료를 통해 체계를 정립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활용을 확대해 미래의학과의 거리를 좁힌다는 것.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병원 경영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환자는 안전하고 맞춤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는 체계적이고 안전한 진료환경이 지원되고 불필요한 작업을 없애 업무효율을 높인다. 병원은 초협진 진료의 기반을 닦기 위해 상호존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여러 진료과와 지원부서, 많은 직종이 함께 일하는 병원 특성상 모든 구성원 간의 이해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캠페인을 통해 긍정적인 병원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초협진 진료와 함께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진하는 것은 글로벌 외과 허브로의 도약이다. 난치성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해외에서도 찾는 수준 높은 병원으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이미 세계 정상급의 의료진과 최신 로봇수술기기 도입 등 뛰어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 많은 환자들이 장기이식과 암 치료 등 고난도 수술을 위해 안암병원을 찾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로 여는 미래의학 고려대 안암병원이 추구하는 미래의학은 철저하게 환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 핵심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있다. 최근 완성한 모바일 앱은 병원 진료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 편의를 돕는다. 병원은 환자 관리를 위한 교대 근무표 작성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수기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기반의 근무표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수액 투여 관리와 모니터링 기능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모바일 차트를 통해 의사가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은 의무기록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류에 의한 의료사고를 방지한다. 의료진 간 수술 진행 현황도 실시간 공유한다. 최근에는 항암제 조제로봇과 주사제 자동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항암제와 주사제에 대해 처방 후 이뤄지는 모든 조제과정이 자동화돼 조제 및 투약오류 등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이 밖에 고려대 안암병원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지능형 안내시스템을 실현하고 의료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구현해 환자의 이용 편의를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다. 현재 건축 중인 신관에 스마트 호스피탈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각 분야 최고의 기업들과 함께 모색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신관이 완성되면 미래 병원의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의료서비스 확대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세계 최대의 의료 IT학회인 북미의료정보경영학회(HIMSS)의 병원 의료시스템 디지털화 평가에서 308점(400점 만점)을 받으며 세계 3위를 차지했다. HIMSS의 병원의료시스템 디지털화 평가는 디지털헬스지표(DHI)로 나타내며 디지털 의료의 진행 상황을 측정한다. 국내 의료기관 중에서 HIMSS DHI평가를 받은 것은 고려대 안암병원이 처음이다. 특히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다른 시스템과 제약이 없는 호환성 부분에서 탁월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윤 원장은 “HIMSS DHI 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병원이 디지털포메이션에 대한 노력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확대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017년 2개의 국가기반 전략 정밀의료사업인 ‘암 정밀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개발 사업단’을 모두 수주하는 쾌거를 이뤄냈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3월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정보시스템인 P-HIS을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또 ‘2021년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 사업’에 선정돼 클라우드 기반에서 표준화된 진료정보의 빅데이터 구축에 앞장섰다. P-HIS는 개인 건강정보의 대용량화, 정밀의료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연구자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받아 의학 연구에도 활용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집약된 연구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질환에 정밀의료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약, 신의료기기, 신수술법 개발,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에도 이용해 치료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윤 원장은 “정밀의료서비스 플랫폼의 활용도는 무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병원정보시스템의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환자들은 더욱 정밀하고 진일보한 의료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신관 그랜드오픈 초읽기 돌입 2017년부터 이어진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신축이 2023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미 일부 구간 완공에 따라 2020년 환자들에게 부분적으로 외래 공간을 공개했다. 신관은 기공 당시 첨단 인프라를 통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융복합 연구의 테스트 장으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로 ‘최첨단 융복합의학센터’라는 명칭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병원은 기존 본관의 리모델링도 계획 중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기존 옥외주차장 부지의 공원화와 편의시설 확대로 지역주민들과 공간을 공유할 예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냉이는 쌉쌀한 풀내음과 은은한 흙내가 특징인 산채류로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3월 잎이 시들기 전에 뿌리째 캔다. 이른 봄 야생에서 나오는 냉이가 향과 맛이 가장 좋다. 우리나라는 들판이나 논둑, 밭 어디에서나 냉이를 볼 수 있다. 냉이는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딱딱한 땅속을 비집고 나오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자칫 식욕이 떨어지기 쉬운 이른 봄에 냉이 나물과 냉이된장국은 입맛을 돋워주고 춘곤증을 예방해 준다.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서 기력 회복에 좋다. 채소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100g당 4.70g으로 높은 편이다. 칼슘, 칼륨, 철 등 무기질도 많아 지혈과 산후 출혈 등에 처방하는 약재로도 사용된다. 잎에는 베타카로틴, 뿌리에는 콜린 성분이 들어 있어서 간경화, 간염 등 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A와 B1,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다만 비타민 K가 많아 항응고제를 먹고 있는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냉이는 무침, 국, 전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잎과 줄기, 뿌리까지 모두 먹을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다. 냉잇국은 조개나 마른 새우를 넣고 고추장이나 된장을 풀어서 끓인다. 이른 봄에 캔 냉이로 국을 끓일 때는 냉이 뿌리를 넣고 끓여야 더 맛이 좋은데 이는 냉이가 겨우내 대부분 영양소를 뿌리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나물류는 흔히 고추장으로 무치지만 냉이는 된장으로 무쳐도 잘 어울린다. 냉이 김치와 장아찌 등 반찬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밀가루 즙에 섞어서 지지거나 튀겨도 된다. 다이어트 식단에서는 밥이나 죽에 넣어 별미로 먹어도 좋다. 또한 냉이밥을 짓거나 비빔밥에 넣고 부침개에 넣기도 한다. 냉이는 시들거나 누런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뿌리나 잎에 흙이 남아있기 쉬워 잔뿌리 제거와 흐르는 물에 씻는 과정을 신경 써서 해줘야 한다. 흐르는 물로 냉이 뿌리에 있는 흙을 제거한 뒤 잔뿌리를 칼로 긁어내면 좋다. 냉이는 바로 캐거나 구입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은데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흙 묻은 상태에서 키친타올로 잘 싸서 비닐 팩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풍미와 영양은 다소 감소하지만 데친 것을 썰어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찌개에 넣어도 향미를 느낄 수 있다. 냉이를 고를 때는 잎과 줄기가 작고 부드럽고 어린 것이 맛있다. 냉이 특유의 향을 내는 뿌리는 너무 단단하지 않고 잔털이 적은 것을 골라야 한다. 신선한 냉이는 뿌리가 곧고 희며 잘랐을 때 단면에 수분감이 느껴진다. 잎은 선명하고 진한 녹색이며 시든 것이 없고 모양이 바른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새해에는 종식될 거란 기대가 무색하게 연초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훌쩍 넘어가는 등 유행이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학업이나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접촉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혹시라도 코로나에 확진될 경우 가족이나 업무 등에 피해를 줄까봐 불안감을 갖고 지낸다. 어르신들은 사랑하는 자녀들을 예전에 비해 자주 못 만나다보니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감염병 유행이 지속되는 한 심리적인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코로나가 드리운 마음의 그림자를 지워나가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정서적인 지지가 큰 힘… 확진자 비난 금물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는 적었기 때문에 소수의 확진자들에 대해서 일종의 낙인효과가 발생했었다. 확진됐거나 격리된 사람들을 멀리하려는 일종의 차별적인 행태가 존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누가 어떤 문제로 확진됐는지 추적이 어려워 확진자의 동선 자체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와 가족, 동료, 친구들이 확진되거나 격리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확진된 경우라면 스스로 자책해서는 안 되며 타인이 확진됐을 때도 무탈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게 중요하다.과도한 불안 버리고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과도한 불안감 때문에 정보를 마구잡이로 수집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감염병의 정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을 해소할 만한 정보 탐닉의 대상이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에 집중됐었다. 그러다가 백신이 도입됐을 때는 백신 접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에 몰두하는 양상이 나타났고 최근에는 폭증하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정보를 숙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까지 매몰되다보면 오히려 불안감이 증폭되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 과도한 불안감은 내려놓고 내가 통제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부분에 집중해보자. 객관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의 건강도 지킬 수 있고 무섭게 번지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도 충분히 통제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몸은 멀리해도 마음은 가까이우리가 할 것은 물리적 거리두기이지 정서적 거리두기가 아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감염병 전파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밀접·밀집·밀폐 장소를 피하는 것이고 정서적 거리두기는 사람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를 교류의 가장 큰 수단으로 여겼던 우리의 정서를 고려하면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정서적 거리두기가 같이 진행된 측면이 있다. 또 코로나 장기화로 오랜 기간 우울감과 불안을 겪으면서 물리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정서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로 사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과의 정서적 거리는 오히려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은 연락에 소홀했더라도 이제부터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나 메신저, SNS를 통해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눠보자. 멀리 있어도 감정이 통하고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에 따뜻함과 안정감이 차오를 것이다.몸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 활발히 움직이자예전처럼 여러 사람들의 기운을 받으며 다 같이 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집에서라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홈트레이닝이 많이 나와 있다. 무료로 공개하는 홈트레이닝 영상들도 있어서 나에게 맞는 걸 찾아 손쉽게 따라해 볼 수 있다. 물론 코로나라고 집에서만 운동하라는 법은 없다. 마스크를 잘 쓰면서 집 주변을 산책해도 되고 가볍게 뛰어도 좋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중에서 코로나 감염이 두려워 밖에 나가기를 극도로 꺼리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 가는 것은 위험하지만 밀폐되지 않은 개방된 공간에서는 운동 중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개인위생을 준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낮다. 실내든 실외든 물리적으로 활동을 해야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운동은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나 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준다. 생각을 전환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한데 이럴 때 몸을 움직여야 한다. 간혹 우울감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안에서부터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울감이 해소돼야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부터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체력이 많이 떨어져 운동을 시작할 때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복식호흡부터 해보자. 숨을 천천히 5초 동안 들이켰다가 다시 5초 동안 내쉰다. 복식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보면 긴장이 완화되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우리는 원팀’… 각자의 역할과 일상에 최선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나 혼자만 애쓰고 있지 않다. 세계적인 대재난으로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료와 보건 종사자들은 환자를 치료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다. 병원이나 직장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오염물을 처리하고 엘리베이터 버튼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수시로 닦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직원들은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자영업자들은 누구보다 힘들게 이 시기를 견디고 있다. 늘어난 배송 업무로 격무에 시달리는 택배기사와 배달 업무 종사자들은 우리가 보다 편안하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려면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주어진 일들에 집중하며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전에 신종플루 팬데믹도 잘 극복했듯이 우리 모두는 코로나 상황도 무사히 이겨낼 것이다. 현재 우리가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어려움들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팬데믹에서 우리 모두를 지켜줄 정신적인 백신이 될 것이다.우울증 의심되면 전문가 상담 적극 활용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를 합해 만든 신조어)와 우울증은 엄연히 다르다. 코로나 블루는 우리가 코로나 상황에서 겪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주요 우울장애는 이 스트레스가 지속돼서 병적인 상태로 진입한 것을 뜻한다. 따라서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불안은 줄이고 신체 활동은 늘리는 등 앞서 말한 대처법들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적인 측면에서 우울증이 진행된 것은 아닌지 판단해 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이 나면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장기화된 코로나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이 의심될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자연스럽다. 따라서 상담이 필요할 때는 부담 갖지 말고 내원해 전문의와 함께 개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귓속에서 소음이 들리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7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명의 국내 성인 기준 유병률은 20.7%정도이며 매년 3%씩 증가하고 있다. 이명은 청각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비인후과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와 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박혜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진세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김종구 교수 연구팀은 노년층의 이명과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79세 이하 5129명을 대상으로 이명과 정신건강, 삶의 질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대상군은 정도에 따라 정상, 경도 이명, 심한 만성 이명 등으로 분류했다. 정신건강은 우울감, 심리적 고통, 자살 사고 3개 항목을 평가했고 삶의 질은 EQ-5D 조사표에 따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의 5개 항목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사고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저하 위험도 높았다.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과 비교해 운동능력 저하가 1.8배, 자기관리능력 저하가 2.1배, 일상 활동 제한이 2배, 통증 및 불편감이 1.9배, 불안 및 우울감이 2.1배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용제 교수는 “이명과 우울증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이 노인의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은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져 생체 리듬이 파괴될 수 있고 이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명 치료와 함께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선진국에선 기부가 사회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기부와 부(富)의 사회 환원에 대해 “자신의 부는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할 것이며 자녀에게 물려줄 것은 유산이 아니라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돈을 버는 법)”이라고 말했다. 기부 문화는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사회적 존경을 받는 만큼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한몫한다. 빌 게이츠 등 억만장자들은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캠페인으로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공익재단이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철도와 운송, 석유 사업에 투자해 큰돈을 번 뒤 인생의 후반부를 사회사업에 바쳤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돈이 귀한 것은 그것을 옳게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며 옳게 얻은 것을 옳게 쓰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5만 원이 310억 원으로… 인류애 보여준 고려대의료원고려대의료원이 2019년 1월 기금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필란트로피는 ‘사랑한다’는 뜻의 고대그리스어 필로(Philo)와 ‘사람’을 의미하는 엔트로피(Enthropy)가 합쳐진 단어로 ‘인류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고려대의료원은 기금사업본부를 만든 첫해 186억 원을 기부 받았다. 본격적인 모금을 시작하고 3년 만인 작년에는 310억 원 모금을 달성했다. 310억 원 모금의 주요 원동력은 ‘65캠페인’이었다. 일제강점기 유교 문화로 여성이 남성 의사에게 진료 받는 것이 불가능했던 시절 우석 김종익 선생은 결핵에 걸린 딸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야 했다. 그렇게 딸을 잃은 아버지는 당시 거금이었던 65만 원을 여자의학전문학교를 세우는 데에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65만 원은 로제타홀 여사가 여자 의사 양성을 위해 설립한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로 승격시킨 소중한 씨앗이 됐다. 민족자본 최초의 의학교육기관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는 지금의 고려대 의과대학으로 발전했고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며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인들을 양성해냈다. 65만 원이 만든 기적이었다. 기금사업본부의 김신곤 본부장(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은 “일제강점기의 생명사랑은 강습소에서 시작됐다”며 “고려대의료원은 그 정신을 이어받아 ‘Again, 65만 원의 기적’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Again 65 캠페인’ 정신 잇는 모금 행렬고려대의료원에 고운 한복을 입은 한종섭 씨가 방문했다. 한 씨는 안암동에서 반평생 동안 거주해온 지역주민이다. 한 씨는 1951년 1·4후퇴 당시 가족을 잃고 평양에서 대구로 내려와 피란민 수용소에서 지냈다. 수용소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피란 오기 전 익혔던 방직 기술로 생계를 이어가며 용두동 실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만 했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틈도 없이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어느덧 자란 6남매는 각자의 가정을 만들었다. 홀로 남은 한 씨는 가슴 한켠에 담아 놨던 소망을 이루고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안암동 건물을 처분해 의료원에 기부금을 보냈다. 한 씨는 “예전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병원이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Again 65 캠페인’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으로 설립되는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다각도 연구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도 소중한 기부를 통해 캠페인에 동참했다. 문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K바이오를 선도할 최첨단 연구기지를 준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의료원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가족과 고려대 의과대학 90학번 동기회는 모교 의료원에 2억 원을 기부했다. 임 교수의 배우자인 신은희 씨(고려대 간호 90학번) 등 유가족과 고려대 의대 90학번 동기회는 발전 기금으로 의료원에 각각 1억 원을 전달했다. 고려대 의대 90학번 동기회는 “임 교수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아 기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의료원에서 정년을 마치고 퇴직하는 직원이 마지막 월급을 의료원에 기부하고, 청소 일을 하시던 분이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0만 원을 주고 가시기도 한다”며 “기부자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들으면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메디사이언스 파크 건립해 생명사랑 정신 실천 11월 11일은 고려대의료원이 정한 ‘필란트로피 데이’다. 필란트로피 데이는 ‘하나 하나가 만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하나가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됐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기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꿈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생명사랑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의료원은 향후 2028년까지 2000억 원을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총 650여억 원을 기부 받아 목표액의 약 30%를 달성했다. 기부금은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의료사각지대와 메디사이언스 파크 건립을 위해 쓰이고 있다.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는 미래 감염병 시대에 대응하고자 조성된 최첨단 헬스케어 융합 플랫폼이다. 백신과 신약 개발 등 감염병 관련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을 수행하고 ABSL3, BSL3 등 연구시설이 조성된다. 동화그룹 승명호 회장의 기부로 만들어지는 ‘동화바이오관’은 우수의약품 제조 GMP시설과 32개의 신약개발 연구소,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해 협업한다. 기부금 중 교실지정기금은 교수진의 선진의료 연수지원, 연구를 위한 장비 구입, 차세대 의사 양성을 위한 장학금 등에 사용된다. 고려대의료원은 투명하고 모범적인 운영으로 의료계 기부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기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적인 기부자 관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부자 예우와 환자 기부에도 신경을 써 기부 선순환을 유도하고 유산 기부 등 기부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기부 활동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김 의무부총장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기부자들의 염원을 담아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인류사회 기여를 위한 기부 활동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정밀 의료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고 적합한 치료를 찾는 시대가 왔다. 여러 암종 중에서도 특히 다양한 아형이 존재하는 유방암은 이제 개인의 유전자 변이에 따른 종양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진다. 병이 진행되면 유방과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유두(젖꼭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것은 유방암의 일종인 파제트병의 증상일 수 있다. 암이 더 진행되면 유방의 피부가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 움푹 파일 수 있다. 유두가 함몰되기도 한다.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질 수도 있는데, 이는 피부 밑의 림프관이 암세포에 의해 막혔기 때문이다. 암이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되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한다. 진행성·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뇌, 폐, 간, 뼈 등으로 전이가 된 상태다. 조기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인 것에 비해 전이성 유방암은 생존율이 22%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기대 수명은 보통 2년 미만이다. 하지만 간이나 뇌 등 핵심 장기로 전이될 경우 기대 수명은 6개월 이하로 줄어든다. 특히 유방암 환자에게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반되는 경우 치료 예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방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배우 앤젤리나 졸리에 의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BRCA 유전자 변이는 유전성 유방암의 주요 원인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 정도로 추정되는 젊은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BRCA1/2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은 4배 이상 더 높다. 유방암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에는 PIK3CA도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가 동반되는 경우 사망 위험은 44%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음성(HER2-)인 유방암 환자의 40%에서 나타난다. HR+/HER2- 유방암이 전체 환자의 약 73%를 차지하는 아형임을 고려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HR+/HER2- 유방암 치료에서 내분비요법은 필수다. 따라서 내분비요법에 대한 내성은 유방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CDK4/6 억제제의 등장으로 치료효과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PIK3CA 돌연변이를 동반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여전히 효과가 높지 않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흔하게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PIK3CA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도 출시됐다.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완치가 어려운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환자의 유전자 변이와 종양 특성을 고려해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증상을 완화하고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라며 “그동안 PIK3CA 유전자 변이가 동반된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는데 다행히 치료제가 작년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도 처방되고 있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더덕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 ‘산에서 나는 고기’로 통한다. 더덕은 자연산과 재배한 더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 더덕은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다고 해서 ‘사삼’이라고도 불린다. 생김새는 인삼이나 산 도라지와 비슷하지만 맛에는 차이가 있다. 자연산은 재배한 것보다 향이 강하고 약효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아 재배 더덕이 널리 사용된다. 더덕의 어린잎은 삶아서 나물이나 쌈으로 먹고 뿌리는 장아찌, 생채, 구이, 누름적, 정과, 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특히 검은깨, 고추장과 궁합이 잘 맞는다. 더덕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부족한 편인데 검은깨가 이를 보충해 주고 고추장은 더덕의 쓴맛을 완화해줘 먹기 좋게 해준다. 더덕은 칼륨,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고기와 함께 섭취하면 고기의 산성 성분을 중화시켜준다. 다량의 사포닌이 함유돼 있어 혈관질환과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풍부한 사포닌, 칼슘, 철분은 피로 해소에 좋고 가슴 통증을 동반한 기침이나 가래, 천식, 고혈압, 콜레스테롤 제거, 염증 치료와 피부 해독, 자양강장기능 등에 효과가 있다. 더덕의 주된 성분 중 하나인 이눌린은 혈당 조절을 돕는 천연 인슐린으로 불린다. 더덕의 잎에는 페놀류,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있어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더덕을 고를 때는 뿌리가 희고 굵으며 몸 전체가 곧게 쭉 뻗은 것을 선택한다. 표면 주름은 깊지 않고 잔가지가 많지 않은 것이 좋다. 지나치게 울퉁불퉁하거나 몸체가 짤막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하며 향이 진한 것이 좋은 더덕이다. 잘랐을 때 하얀 즙액이 많이 나올수록 좋다. 내부에 심이 없이 부드럽고 머리 부분은 1cm 이하로 짧은 것을 골라야 한다. 더덕을 손질하기 위해서는 먼저 흙을 깨끗이 씻어낸 후 칼집을 내어 외피를 벗겨낸다. 이때 껍질째 불에 살짝 구우면 쉽게 벗길 수 있다. 채칼은 속살까지 도려낼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로로 칼집을 길게 내준 후에 과일을 깎듯이 돌려가며 깎으면 조금 더 쉽게 껍질을 제거할 수 있다. 더덕의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더덕을 요리하기 전엔 물에 담가 오래 불리지 않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 꺼내면 쓴맛은 줄어들면서 사포닌 성분은 보호할 수 있다. 더덕은 섬유질이 질긴 특성이 있으므로 밀대로 두드리거나 밀면 섬유질이 연해져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월 28일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희귀질환은 전 세계에 7000여 개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질환별 환자의 희소성과 정보부족 등으로 진단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진단 후에도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희귀질환 중 하나인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은 호흡 곤란, 피로, 가슴 통증, 부종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ATTR-CM은 유전형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으로 구분된다. 유전형 ATTR-CM은 가족력이 있거나 50세 이상의 연령 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상형 ATTR-CM은 65세 이상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단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생존기간은 유전형의 경우 26∼62개월, 정상형의 경우 43∼67개월로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환자 관리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고령층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증상이 대부분이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ATTR-CM의 원인은 트렌스티레틴이라는 단백질 때문이다. 유전적 돌연변이나 노화로 인해 혈액 내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 단백질인 트렌스티레틴이 불안정해지고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뭉쳐서 아밀로이드를 형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아밀로이드는 혈류를 통해 이동하며 신체 기관에 쌓이는데 심장에 쌓일 경우 심근이나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경직되며 궁극적으로 심부전을 유발하게 된다. ATTR-CM은 유병률이 알려져 있지 않은 희귀질환이지만 치료제는 있다. 타파미디스는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급여 적용은 받지 못한 상태다.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회장)는 “희귀질환은 대개 완치가 어렵고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제가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긴 하지만 타파미디스와 같은 치료제는 고가의 약을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 문제도 비용 효과와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바탕으로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회장 김재학)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희귀질환 극복의 꿈, 실현을 위한 정책과 제도의 현실’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강 의원 주최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주관하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후원하는 행사다. 올해 시행되는 ‘제2차 희귀질환 종합관리계획’ 발표를 앞두고 지난 5년간의 희귀질환 종합관리계획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 의원은 “매년 2월 마지막날인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기념해 환자와 전문가, 정부 관계자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토론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책토론회에는 최영현 한국복지대학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전은석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종혁 중앙대학 약학대학 교수가 발제에 나선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서울대의대 묵인희 교수 연구팀(이승재 교수, 안규식 박사과정)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WAM)를 이용한 ‘백질 노화 역전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을 18일 발표했다. 기존 뇌의 회춘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신경세포의 사멸이 주된 기전으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회백질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정상 뇌 노화과정에서 축삭(신경세포에서 뻗어나온 긴 돌기)의 손상이 나타나는 백질과 소세포의 역할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다.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의 분포가 늘어나 동시에 백질 안의 수초 찌꺼기도 많아지는데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기능이 떨어져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면 뇌 백질이 손상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 노화와 백질 손상에 대한 고찰을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CSF1R(군단 자극 인자 1 수용체)를 노령의 쥐에게 사용한 결과, 인지 기능과 시냅스 기능이 모두 어린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초기화시키거나 자체의 기능을 호전시켜 백질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가설은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묵 교수(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서울대 치매융합연구센터장)는 “기존 연구들은 회백질의 노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백질의 노화에 초점을 맞춰 뇌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글로벌 학술 출판사인 ELSEVIER의 ‘Ageing Research Reviews’ 최근호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뇌전증은 한때 간질로 불려 정신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치료가 가능한 신경계질환임을 강조한다. 국내에는 한 해 30만∼40만 명의 뇌전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령화 영향으로 노년층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지나친 흥분상태를 나타내면서 뇌기능이 마비되는 병으로 주요 증상은 발작이다.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수히 많으며 연령별로 그 원인도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뇌전증의 원인으로는 유전, 분만 중 뇌손상, 뇌염·수막염 후유증, 뇌 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 뇌종양, 뇌졸중, 뇌혈관 기형 등이다. 발작은 크게 부분 발작과 전신 발작으로 구분하며 몸의 다양한 부위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부분 발작은 의식 유무에 따라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으로 나뉜다. 단순부분발작은 의식이 있지만 한쪽 얼굴, 팔다리 등이 자기 뜻처럼 통제되지 않는 운동 감각 증상을 동반한다. 반면 복합부분발작은 의식 장애를 보이며 멍하게 있거나 입맛을 다시는 등의 행동을 반복한다. 전신 발작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거나 멍하게 앞을 바라보는 소발작, 빠르고 순간적인 근육의 수축으로 깜짝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근육간대경련발작, 순간적인 의식소실과 함께 전신의 근육에서 힘이 빠지는 무긴장 발작 등을 포함한다. 뇌전증 발작은 전신이 뻣뻣해지고 떨거나 침을 흘리기도 하고 갑자기 대답을 잘 못 하거나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아주 짧게 움찔하는 행동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별다른 유발요인 없이 뇌전증 발작이 2번 이상 반복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 원인을 찾기 위해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문혜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확실한 발작이 있던 경우가 아니면 환자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며 “주변 사람들에 의해 반복되는 이상 행동, 의식 변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운동 증상 등이 관찰되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행히 뇌전증 발작은 항경련제 복용을 통해 억제할 수 있다.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현재 20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2∼3세대 약제는 복용 방식이 편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문 교수는 “뇌전증을 단기간의 약물치료나 한 번의 수술로 완전히 치료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면 상당수의 환자가 발작 없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와 더불어 철저한 생활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뇌전증 환자는 술을 멀리 해야 한다. 알코올은 항경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그 자체로 발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뇌전증 환자가 감기에 걸렸다면 일반 종합감기약을 바로 복용하지 말고 담당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성분에도 항경련제와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으며 항히스타민제를 많이 먹으면 발작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뇌전증 환자 가족은 발작 시 대처법을 알아둬야 한다. 일단 발작이 발생했을 때 곧장 응급실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발작 증상은 몇 분 이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우선 뇌전증 환자가 발작을 보이면 당황하지 말고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힌 후 몸을 조이는 벨트나 넥타이 등을 느슨하게 한다. 특히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입에 이물질이 있다면 반드시 단단한 기구를 사용해 빼내야 한다. 손가락을 이용하면 다칠 수 있다. 상비약은 흡인성 폐렴이나 기도폐색을 일으킬 수 있어 입으로 투여해선 절대 안 된다. 만일 하루에도 수차례 이상 발작이 반복되거나 의식 회복 없이 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팔청춘은 옛말, 이제는 ‘오팔청춘’의 시대다. 오팔세대(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fe)로 대표되는 요즘 5060세대는 과거와 달리 취미나 여가활동 등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고 젊은 층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글로벌 눈 건강 전문기업인 존슨앤드존슨 비젼 안과사업부는 오팔세대 백내장 환자들이 선명한 시력으로 활기찬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백내장 최신 치료 정보를 전하는 ‘보다 캠페인’을 시작하고 혁신 제품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비젼 안과사업부의 성종현 대표를 만났다. 홍은심 의학기자= 존슨앤드존슨 비젼 안과사업부는 어떤 곳인가. 성종현 존슨앤드존슨 비젼 안과사업부 대표= 백내장 수술, 라식과 같은 굴절 수술, 안구건조증 진단 및 치료 관련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백내장 관련 의료기기 분야다.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백내장은 보통 60∼7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40∼50대에서도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은 국내에서 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질환인 만큼 환자에게 좋은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 기자= ‘보다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성 대표= 젊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팔세대를 대상으로 한 백내장 질환 인식 캠페인이다. 선명한 시력을 통해 ‘소중한 일상부터 특별한 순간까지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캠페인으로 오팔세대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광고 중이며 안과 병원에 포스터 등의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백내장 관련 최신 정보와 선명한 시력 확보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할 예정이다. 홍 기자= 작년 출시된 제품으로 프리미엄 인공수정체 ‘테크니스 시너지’가 있다. 성 대표= 테크니스 시너지는 백내장 치료와 노안 교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백내장 수술용 인공수정체다. 작년 중순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임상 4만7000케이스를 누적하며 좋은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평균 시거리는 약 33cm, 여성은 약 30cm 정도이다. 테크니스 시너지는 33cm 근거리에 최적화돼 있어 팔을 편하게 굽힌 채 스마트폰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기존의 다초점렌즈 기술과 연속초점렌즈 기술이 결합된 것으로 시력 개선에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테크니스 시너지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거나 바느질과 같은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여가 시간에 SNS를 이용하거나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도 테크니스 시너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홍 기자= 올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도 있나. 성 대표= ‘테크니스 아이핸스’에 난시 교정 기능이 더해진 ‘테크니스 아이핸스 토릭’이 4월 정도에 출시될 예정이다. 테크니스 아이핸스는 원거리 시력과 함께 약 66cm 정도의 생활형 중간거리 시력까지 개선해 식탁 위 음식, 마트의 가격표, 신문 등을 돋보기 없이 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테크니스 아이핸스는 망막 질환, 녹내장 등 다른 안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인데 이제 난시 보유 환자들도 치료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여러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백내장 등의 눈 질환으로 인해 시력이 저하될 경우 인지 능력이 나빠지고 나아가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존슨앤드존슨 비젼 안과사업부는 고령층의 건강 상태 개선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제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인공수정체 외에도 백내장 수술 장비인 ‘베리타스’라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6월 출시 예정으로 국내 일부 병원에 시범 도입 중인데 수술 시 환자 안정성 및 효과 측면에서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다. 홍 기자= 백내장 수술 후 부작용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인공수정체 선택시 고려할 점이 있을까. 성 대표= 의료진과 면밀히 상담하여 본인의 눈 상태에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가격이 높다고 좋은 제품이 아니다. 본인의 눈 상태와 평소 생활 패턴과 맞아야 부작용 등으로 인한 수술 불만족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5060세대들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서 치료 정보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병의원에 방문해 본인이 원하는 인공수정체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홍 기자= 인공수정체 삽입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력이 떨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없나? 성 대표= 인공수정체는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아주 중요하다. 아주 오래 사용할 경우, 유리창이 그러하듯 선명도가 낮아질 수 있다. 존슨앤드존슨 비젼의 테크니스 인공수정체는 레이저로 하나하나 깎는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고 장기적으로 선명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테크니스 시너지와 테크니스 아이핸스는 모두 21년 역사를 지닌 테크니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홍 기자= 의료진을 위한 교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성 대표= 존슨앤드존슨 비젼 본사에 안 전문가를 위한 ‘존슨앤드존슨 비젼 교육센터’를 개관했다. 강연을 듣는 트레이닝 센터가 있고 인공 눈과 실제 장비를 활용해 모의 수술을 해 볼 수 있는 실습실이 있다. 실제로 전공의나 면허증을 취득한 뒤 다양한 장비 체험과 수술 연습을 희망하는 의사들이 많이 찾아온다. 3월에도 망막 및 백내장 수술 관련 시뮬레이터를 들여올 계획으로 안(眼) 전문가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4차 접종이 시작됐다. 현재 방역당국은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차 접종의 전 국민 확대에 대해 “백신을 계속 맞게 되면 다른 질병에 대한 저항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도 “4차 접종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일반 고령자에 대한 접종은 현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3월부터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및 종사자 중 3차 접종을 마친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위험 환자들이 대다수인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입원환자는 물론 의료진을 포함한 병원 종사자들도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은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예방 가능한 중증·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4차 접종에 대한 요양병원 의료진들의 거부감도 있다. 고위험시설에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코로나 초기 선제적인 접종을 강요당했지만 더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증환자들을 치료하는 감염병 전담병원 소속 의료진도 4차 접종 대상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양병원 의료진만 추가 접종토록 한 부분에 반감이 상당하다. 일부에서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시점에서 4차 접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복적인 백신 접종에 의한 안전성 문제도 있다. 1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4차 접종 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모든 접종은 발열이나 근육통 등 일부 이상반응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접종을 반복한다고 해서 이상반응이 더 커지는가에 대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진이 직접 나서서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을 포함한 모든 부스터샷 접종을 전면 중단하라는 국민 참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를 비롯해 관계공무원을 대상으로 직권남용, 질병청 대상 명예훼손 고소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신광철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공보부회장(미래이비인후과)은 “4차 부스터샷은 반대”라며 “백신에 들어있던 항원과 몸에 생긴 항체에 다시 접종한 백신의 항원과 새로 만들어진 항체가 달라붙어 심한 면역 반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공보부회장은 “변이에 맞는 새로운 백신이 나온 것이 아니라면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계속해서 접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건강기상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삼치는 겨울철이면 수심이 깊은 남쪽 바다로 내려와 생활하다가 봄이 되면 연안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부드럽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삼치는 청정해역 전남의 거문도와 나로도 근해가 주(主)어장이다. 특히 전남 여수 거문도 일대 바다에서 몸을 만들면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고흥 나로도는 삼치하면 첫손에 꼽힌다. 이곳 사람들은 삼치를 ‘초어’라고 부른다. 삼치에서 신맛이 나기 때문이다. 1803년 김려가 지은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나로도가 삼치의 본거지로 언급된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로도항에 삼치 파시가 열렸다. 그 덕분에 전기와 수도시설이 들어설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1970년대를 거쳐 80년대까지 나로도항은 삼치 배들로 넘쳐났다. 삼치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식성 탓에 그물에 올라온 삼치는 모두 상자에 담겨 일본으로 실려 갔다. 구이로 먹는 일반 삼치는 길이가 30∼50cm 정도지만 나로도에선 삼치 축에도 끼지 못한다. 큰 것은 길이가 1m가 넘는 것도 있다. 무게도 5kg은 돼야 삼치라는 이름으로 식탁에 오른다. 삼치는 빠른 속도로 유영을 하다가 전갱이·갈치·멸치 등을 잡아먹는다. 나로도에서는 재래식 어업 방식인 채낚기로 삼치를 잡는다. 먹성이 대단한 삼치는 미끼를 달고 배가 달리면 덥썩 미끼를 물어버린다. 삼치가 올해는 풍년이다. 나로도 수협 위판장에 가보면 갓 잡아 올린 삼치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요즈음에 다도해에서 잡히는 삼치는 크기가 유달리 크다고 해서 ‘뚝삼치’라고도 불린다. 국내 최대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도 하루만에 480t의 삼치가 경매에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치는 맛이 부드럽고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으로 좋다. 지방함량이 높은 편이지만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뇌졸중,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방산 외에도 비타민D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튼튼한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단백질, 레티놀, 니아신, 비타민A·B1·B2·B6·E, 아연, 엽산, 인, 철분, 칼륨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우수하다. 특히 임신 중에 필요한 것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비린내도 없어 임신부에게 아주 좋다. 삼치에는 뇌 건강에 좋은 DHA가 100g당 1288mg 함유됐다. 고등어 못지않게 삼치도 두뇌 발달과 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을 돕는다. 삼치는 고단백 생선으로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삼치는 주로 숙성시켜 회로 먹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도 그만이지만 김이나 묵은지에 싸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삼치와 소주 한잔, 맥주 한잔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삼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에는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있다. 퓨린은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서 요산의 찌꺼기가 만들어지는데 과다 축적되면 통풍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그 자체로도 퓨린이 많아 급성통풍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주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알코올 자체가 요산의 배출을 막기 때문에 삼치를 먹을 땐 술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향기를 맡고 특정 기억이 떠올랐거나 기분 좋아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향기는 후각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 영향을 준다. 입춘(立春)이 지나고 천천히 봄이 오고 있지만 싱그러운 봄 향기를 느끼는 것도 조심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다. 기분전환을 위해 다양한 아로마 향기로 일상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수천 년간 사랑받은 약용식물의 치유효과 아로마세러피(향기요법)는 향이 있는 식물을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후각은 다른 감각과 달리 뇌와 직접 연결돼 있다. 향기를 맡으면 향기분자가 후각수용체와 결합해 전기신호 형태로 뇌의 편도체와 해마에 전달된다. 편도체는 감정표현을 담당하며 해마는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다. 향기를 맡으면 추억이 되살아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후각수용체는 코는 물론 피부, 위장, 심장 등에도 존재한다. 향기가 우리 몸 곳곳에 전달돼 치유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다. 아로마세러피는 의술이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사용돼 왔다. 유래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문헌에 따르면 이집트인들은 미라의 방부처리, 종교의식과 여인들의 화장수에 향을 이용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도 향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세를 거치면서 향은 치료 수단으로 사용됐다. 아로마세러피는 국내에서도 이미 수천 년 동안 사용해왔다. 한 번씩은 먹어봤을 한약, 탕약들도 어찌 보면 아로마세러피의 일종이다. 한약재는 몸의 질병을 치유하거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약용 성질이 있는 식물을 이용한다. 한약과 아로마는 같은 약용식물에서 얻어지지만 추출 방식에 차이가 있다. 아로마는 식물의 꽃과 가지, 잎, 뿌리, 과일과 씨앗 등에서 증류를 하거나 냉·압착해서 추출한 약용 성질이 있는 휘발성 물질이다. 이렇게 약용 성질을 품고 있고 추출이 가능한 식물은 전체 식물의 10%에 불과하다. 아주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각종 바이러스와 진균, 박테리아를 이겨내야 한다. 초식동물의 공격을 물리쳐야 하고 경쟁 식물의 발아를 막아야 한다. 또한 곤충을 유혹해 화분을 퍼뜨리기도 해야 한다. 이렇게 식물을 강하게 만드는 성분을 추출해 사람에게도 이로운 약제로 쓰거나 세러피로 활용한다.진통·류마티즘 개선… 다양한 허브의 효능 ‘역병의사’라고도 불리는 중세시대 의사는 뾰족한 가면을 쓴 기괴한 모습이다. 코로나19와도 비교되는 흑사병은 당시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당시에 공기를 통해 균이 감염된다고 믿었고 감염 후 사망자 수를 세어보고 부검을 맡았던 의사들은 새부리처럼 생긴 마스크 안에 허브를 넣어 호흡하는 방식으로 마스크 안 공기를 정화했다. 마스크 끝에 넣은 약 55가지의 허브 중 몇 가지는 지금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아로마다. 페퍼민트, 타임, 클로브, 미르, 로즈메리 등 일부는 프랑스에서 의사와 약사의 처방전에도 쓰인다. 페퍼민트는 고대 이집트, 로마시대 때부터 약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진통, 가려움증, 소독, 장내 가스 제거, 소화불량에 매우 효과적이다. 코가 막혔을 때 페퍼민트의 향을 맡으면 코가 뻥 뚫리기도 한다. 또 얼음과 같은 차가운 느낌을 줘 열이 있을 때 쿨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통이나 편두통이 있을 때는 머리의 가장 윗부분에 찍어 바르거나 뒷목의 근육에 발라 청량감을 줄 수 있다. 근육의 경련이 있을 때는 페퍼민트를 바르고 흡수시켜주면 시원하면서 경련이 잦아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천식이나 감기증상을 완화시키고 호흡을 도와준다. 14세기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애용하던 화장수는 ‘헝가리워터’다. 당시 70세였던 엘리자베스여왕은 여러 질병에 시달렸고 수도원의 수도사가 만들어 바친 화장수를 사용했다. 화장수는 수족마비, 통풍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고 그 효과는 아주 놀라웠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헝가리워터를 온몸에 바르기도 하고 입욕제, 화장품으로도 사용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헝가리워터를 사용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병이 나았을 뿐만 아니라 더 아름다워져서 72세에 폴란드의 국왕으로부터 청혼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때 폴란드 국왕의 나이는 40대였다. 당시 사용한 헝가리워터의 주재료는 로즈메리, 시더우드다. 오늘날에는 더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헝가리워터를 만들고 있다. 로즈메리오일은 관절염과 류머티즘을 일으키는 관절에 효과가 매우 좋다.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순환이 잘 안 돼 생기는 수족냉증 개선 효과가 있고 기관지염이나 부비강염, 천식 등에도 사용한다. 저혈압이라면 혈압을 올려주고 이뇨작용을 도와 부종형 비만에 사용할 수 있다. 간 보호의 성질이 있고 담즙 분비를 촉진해준다. 요리에 사용하기에도 좋은 재료이다. 샴푸에도 로즈메리추출물이 사용된다. 로즈메리는 머리카락의 성장을 돕고 조기 탈모를 막아준다. 안전하고 쉬운 아로마 활용법 아로마오일은 잘 사용하면 약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작은 병에 담겨 있는 에센셜오일은 100% 퓨어, 즉 고농축된 오일이다. 따라서 에센셜오일을 활용할 때는 식물오일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써야 안전하며 음용하는 것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가장 쉽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아로마 활용법을 소개한다.인헤일러 간편하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아로마스틱이다. 스틱 안에 아로마오일을 흡수하는 필터가 있다. 필터에 필요한 오일을 몇 가지 떨어뜨려 호흡하면 된다. 주로 유칼랍투스, 페퍼민트, 티트리 등 호흡기세러피, 신경을 완화해주고 감정을 다스려주는 감정세러피, 집중력을 높여주는 세러피에 유용하게 쓰인다.반신욕 림프순환, 혈액순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아로마를 몇 방울 욕조에 떨어뜨려 반신욕을 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용도별로 아로마 블렌딩이 돼 있는 제품들도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 용도에 따라 주 1∼2회 정도 아로마 반신욕을 하는 것이 좋다.디퓨저 아로마오일 전용 전기 발향기를 사용해 은은하게 공기 정화를 하는 것도 쉽게 아로마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목적에 따라 항균, 항바이러스, 면역강화, 긴장이완, 악취제거 등 다양하게 블렌딩한 아로마를 사용하면 된다. 단, 오랜 시간 연속적으로 발향하거나 너무 자주 발향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불면증 불면증이 있다면 아로마오일을 활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라벤더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발레리안, 패티그레인, 바질, 레몬밤, 네롤리 등의 블렌딩 오일은 예민해진 신경을 부드럽게 완화시켜주고 스트레스 해소를 도와 깊은 잠에 빠질 수 있게 해준다. 도움말 장은경 에스쁘리덤 본부장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자궁근종은 자궁벽 내 근육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35세 이상 여성 약 20%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30∼40세에 많이 발생한다. 월경과다증, 월경곤란증, 비정상 자궁출혈, 복부종괴, 빈뇨, 방광 등 주변 장기 압박으로 인한 증상이 발생한다. 근종이 자궁 내강을 누르거나 나팔관을 막으면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양도 많아져서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50%나 된다. 특히 산부인과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지 않는 젊은층이나 미혼 여성들은 어느 날 갑자기 만져지는 복부 종괴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임신이 늦거나 하지 않는 여성이 많아진 것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경이 빨라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초음파 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임신 계획이 있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마친 뒤 자궁근종을 진단받으면 자궁절제술을 하는 게 근본 치료였다. 그러나 최근 결혼 및 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가임기 여성에게서 자궁근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자궁과 난소의 가임력을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근종이 빠른 속도로 자라거나 크기가 커서 다른 장기를 누르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또 근종으로 인한 출혈이 있는 경우, 난임과 연관성이 의심될 때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는 일시적으로 근종의 크기를 줄여줄 수 있다. ‘하이푸’는 열로 종양을 태우는 방식이다. 근종이 가까이 위치한 경우 자궁내막에 열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너무 클 때는 하이푸로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이런 하이푸 치료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진료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하이푸 시술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로봇수술로 자궁근종을 제거하기도 한다. 8mm의 구멍을 3개 정도 뚫어 로봇 팔을 넣어 진행한다. 최소 침습 수술로 10배까지 확대되는 3D 고해상 화면을 통해 병변을 면밀히 보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할 수 있다. 근종을 잘게 잘라 배꼽을 통해 근종을 밖으로 빼낸다. 로봇수술은 손 떨림을 잡아줘 보다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종양을 제거하고 봉합할 때 가장 용이하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로봇수술 도입 전에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했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미혼 여성이나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은 자궁 수술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자궁근종이 자궁 내강을 심하게 눌러서 임신이 어렵거나 월경과다인 경우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수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