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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행정관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토지 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19일 대통령경호처 A 과장(4급)이 2017년 9월경 3기 신도시인 경기 광명시에 가족들과 공동으로 413m² 규모의 전답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A 과장의 형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다. 경호처가 자체 조사를 거쳐 즉각 A 과장을 대기 발령하고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수사 자료를 넘기기로 한 것도 A 과장과 누나, LH 직원인 형의 부인 등 가족 4명이 함께 땅을 사는 과정에서 LH 내부 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공직자 토지 거래 2차 전수조사에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3명과 지방 공기업 직원 5명 등 28명이 신도시 지구나 인접 지역에서 토지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돼 이 가운데 23명을 합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이로써 앞서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을 합쳐 합조단이 수사 의뢰한 공무원은 43명으로 늘어났다.○ 광명 신도시 땅 산 경호처 과장 친형은 LH 직원 청와대는 이날 경호처가 직원 본인과 직계존비속 3458명에 대해 별도의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A 과장의 부동산 보유 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이를 확인한 16일 바로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그는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합수본에 관련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투기) 의심 사례”라고 밝혔다. A 과장은 2002년부터 경호처에서 근무해 왔다. 합수본에 수사를 위한 자료를 넘기면서도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A 과장이 조사 전에 자진 신고한 점 등을 감안해 합수본에서 판단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호처 외에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직원 37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공적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심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다만 비서실 소속 환경정리 담당업무 기능직 공무원과 정부 부처 파견근무 중인 행정 요원 모친, 국가안보실 소속 파견 근무 중인 행정관의 부친 등 3명이 신도시와 인근에서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합수본에 관계 사안을 수사 참고자료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자체 공무원 등 23명 수사 의뢰 합조단은 이날 3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 내 개발 업무 담당 공무원과 지방 공기업 직원 8653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전수조사에서 가족 간 증여로 확인된 5명을 제외하고 투기로 의심되는 지자체 공무원 18명과 지방 공기업 직원 5명 등 23명에 대해 합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수사 의뢰된 공무원 가운데 지자체 직원은 광명시 소속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산시 4명, 시흥시 3명, 하남시 1명이었다. 지방 공기업은 부천도공 2명, 경기도공 과천도공 안산도공이 1명씩이었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총 32필지로 농지가 19필지로 가장 많았다. 1인이 여러 필지를 보유하거나 다수가 토지를 공유로 매입하는 사례도 있었다. 합조단은 이들 외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127명의 명단도 합수본에 통보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발본색원하라는 국민적 기대와는 딴판으로 찔끔찔끔 중간보고하듯 발표하는 모양새가 왠지 군색하다”고 비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지현·전주영 기자}
3기 신도시와 인접 지역에서 투기가 의심되는 토지 거래를 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23명이 추가로 적발됐다. 청와대에서도 대통령경호처 A 과장(4급)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다니는 친형의 부인 등 가족 3명과 함께 2017년 경기 광명신도시 내 토지 413m²를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합동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3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업무 담당 공무원 및 지방 공기업 직원 8653명을 조사한 결과 토지를 거래한 28명 중 투기가 의심되는 23명을 확인했다”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도 이날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행정관 이하 전 직원과 배우자, 직계가족 및 대통령경호처 직원과 직계존비속 7172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A 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했고 합수본에 관련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기) 의심 사례”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 공직자는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고, 부동산 신규 취득 시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LH 불씨’를 꺼보자고 매일 되는 대로 아무말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논평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형준 기자}

청와대가 직원들을 대상을 신도시 토기거래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19일 대통령경호처 A 과장(4급)이 3기 신도시인 경기 광명시에 가족들과 공동으로 413㎡ 규모의 전답을 보유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A 과장의 형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다. 경호처가 자체조사를 거쳐 즉각 A 과장을 대기발령하고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 자료를 넘기기로 한 것도 A 과장과 누나, LH 직원인 형의 부인 등 가족 4명이 함께 땅을 사는 과정에서 LH 내부 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없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공직자 토지거래 2차 전수조사에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3명과 지방공기업 직원 5명 등 28명이 신도시 지구나 인접 지역에서 토지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돼 이 가운데 23명을 합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이로써 앞서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선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을 합쳐 합조단이 수사 의뢰한 공무원은 43명으로 늘어났다. ●광명신도시 땅 산 경호처 과장 친형은 LH 직원청와대는 이날 경호처가 직원 본인과 직계 존·비속 3458명에 대해 별도의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A 과장의 부동산 보유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A 과장은 2017년 9월경 3기 신도시인 광명의 토지 413㎡를 가족 4명과 공동 명의로 구입했다. 경호처는 이를 확인한 16일 바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그는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과 위법성 여부의 판단을 위해서 합수본에 관련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과장은 2002년부터 경호처에서 근무해 왔다. 합수본에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A 과장이 조사 전에 자진 신고한 점 등을 감안해 합수본에서 판단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LH 직원인 형은 제외한 채 A 과장과 형수, 누나 등 가족 4명 명의로 경기 광명시 소재 전답을 매입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의문이 나온다. 경호처 외에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직원 중에서는 투기 의심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다만 비서실 소속 환경정리 담당업무 기능직 공무원과 정부부처 파견 근무 중인 행정요원 모친, 국가안보실 소속 파견 근무 중인 행정관 부친 등 3명이 신도시와 인근에서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적 정보를 이용한 투기로는 판단되지 않았다”며 “합수본에 관계 사안을 수사참고자료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자체 공무원 등 23명 수사의뢰합조단은 이날 3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 내 개발업무 담당공무원과 지방공기업 직원 8653명을 조사한 2차 전수조사에서 가족 간 증여로 확인된 5명을 제외하고 투기로 의심되는 지자체 공무원 18명과 지방공기업 직원 5명 등 23명에 대해 합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된 공무원 가운데 지자체 직원은 광명시 소속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산시 4명, 시흥시 3명, 하남시 1명이었다. 지방공기업은 부천도공 2명, 경기도공·과천도공·안산도공이 각 1명씩이었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총 32필지로 농지가 19필지로 가장 많았다. 1인이 여러 필지를 보유하거나, 다수가 토지를 공유로 매입하는 사례도 있었다. 합조단은 이들 외에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127명의 명단도 합수본에 통보하기로 했다. 합수본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자체·지방공기업 직원들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해서도 합수본에서 토지거래내역 정보 등을 활용해 조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발본색원하라는 국민적 기대와는 딴판으로 찔끔찔끔 중간보고하듯 발표하는 모양새가 왠지 군색하다”며 “청와대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성역없는 수사를 철저히 실시하라”고 비판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한일관계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매우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도 굳건한 토대가 되는 만큼 양국 관계의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0분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두 장관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의지를 평가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올해 1월 출범 이후부터 줄곧 중국 견제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해 왔다.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한국에 도착한 17일에도 미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 간 관계 및 동맹들 간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일관계보다 더 중요한 관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해법을 “한국이 먼저 가져오지 않으면 관계 개선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여성 성착취가 심각한 인권 침해임을 우리가 오랫동안 얘기해왔다”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2일 LH 의혹이 제기된 지 14일 만의 첫 대국민 사과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직접 10차례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 적폐’에 ‘촛불정신’까지 거론했음에도 오히려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가 다음 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도 고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엄중히 인식하며 더욱 자세를 가다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자 한다”며 “공직자들의 부동산 부패를 막는 데서부터 시작해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쟁적으로 강수를 두며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청와대 대상 전수조사는 물론이고 특별검사(특검)와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LH 특검을 수용하면서 전수조사 대상 확대와 국조 실시를 요구하고 나선 것. 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국조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앞으로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특검 논의, 국조 논의 등이 동시에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 전수조사 기관 선정은 야당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혜령 기자}
경찰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기초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기 광명시청과 포천시청 등 7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와 지역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 6일 만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5일 오전 10시부터 광명시청과 시흥시의회, 피의자의 주거지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도 같은 시간 포천시청과 시 공무원의 주거지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6일 한 시민단체가 시흥시 기초의원을 부동산 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진행됐다. 경찰은 시흥시 의원과 딸, 광명시 6급 공무원, 포천시 5급 공무원 등을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이 중 1명은 출국 금지했다. 앞서 경찰이 9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LH 직원 13명 가운데 일부는 휴대전화 속 증거를 없애려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기기는 초기화돼 데이터가 지워졌다고 한다. 형제인 전·현직 LH 직원이 함께 3기 신도시에 투기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2019년 3기 신도시 지역에서 토지를 매입한 LH 전북지역본부 직원 A 씨의 형이 2017년 같은 지역에서 땅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전직 LH 직원인 형은 A 씨의 아내 등과 이 토지를 매입했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가 LH 직원 등의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한 15일 관련 제보는 70건이 들어왔다. 대검찰청은 ‘부동산 투기 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적폐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지민구 warum@donga.com / 전주=박영민 / 황형준 기자}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면서 정부 책임론이 커지자 현 정부 출범 초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던 적폐 청산 프레임과 촛불정신까지 다시 꺼내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적폐’라는 단어만 5차례 썼다. 2일 LH 의혹이 불거진 뒤 이날까지 10번째 LH 관련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야권에선 다음 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심상치 않자 책임 소재를 흐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또는 “사과는 없이 또 남 탓”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벌어진 투기 행위를 이전 정부부터 구조적인 문제로 벌어진 적폐로 규정하면서 정부 책임론을 비켜가고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文 “부동산 적폐 청산하라는 게 국민 요구”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뤄왔으나 ‘부동산 적폐’의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일부 LH 직원의 투기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은 사건 자체의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요구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통해 자산 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불공정의 뿌리가 돼온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 달라”며 “정부가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지만 우리 정치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며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당적 과제”라며 “그 시작은 공직자들의 부동산 부패를 막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도 했다. “불법 투기를 감독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등 부정한 투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근본적 제도 개혁에 함께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 여당뿐 아니라 야당까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대통령이 정치권에 해결을 주문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시한부 유임’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나 야당이 요구해 온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與 “기초의원까지 전수조사” 부동산 투기 관련 국회의원 전수조사와 특검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인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참에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장, 시도의원, 기초의원까지 모두 조사하자”며 “서울·부산시장 등 이번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와 직계가족에 대한 부동산도 전수조사할 것을 국민의힘에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세간에서는 부동산 비리가 국민의힘 쪽에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며 “설마 그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전수조사를 피하는 건 아니라 믿고 싶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부동산 관련 공직자들의 이해충돌방지법 추진과 관련해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교직자와 언론들도 차제에 이 운동에 동참하도록 권유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며 대상 확대를 거론하고 나섰다.○ 野 “또 남 탓” 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해야 할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고 또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입시비리 의혹에는 ‘입시제도 탓’을 하더니 이번에도 ‘제도 탓’이다. 제도가 없어 문 정권 부동산 투기 게이트가 터졌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LH 투기 사건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내 잘못이 없으니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은 이미 국회 전수조사를 위한 의원 102명의 찬성, 동의 절차를 마쳤다”며 “민주당 의원 전원의 ‘정보공개 동의 서명부’와 함께 진짜 검증대로 나오라. 청와대와 지방 공적 주체들까지 포함한 모든 방편의 조사와 수사가 신속히 가능하도록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의원만 조사하자는 것이지만, 우리는 조사 대상을 대폭 넓혀서 전수조사를 확실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혜령·유성열 기자}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면서 정부 책임론이 커지자 현 정부 출범 초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던 적폐청산 프레임과 촛불정신까지 다시 꺼내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적폐’라는 단어만 5차례 썼다. 2일 LH 의혹이 불거진 뒤 이날까지 10번째 LH 관련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야권에선 다음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심상치 않자 책임 소재를 흐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또는 “사과는 없이 또 남 탓”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벌어진 투기행위를 이전 정부부터 구조적인 문제로 벌어진 적폐로 규정하면서 정부 책임론을 비껴가고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 文 “부동산 적폐 청산하라는 게 국민 요구”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뤄왔으나 ‘부동산 적폐’의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일부 LH 직원의 투기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은 사건 자체의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요구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통해 자산 불평등이 날로 심화시키고 불공정의 뿌리가 돼온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 달라”며 “정부가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지만 우리 정치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며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당적 과제”라며 “그 시작은 공직자들의 부동산 부패를 막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도 했다. “불법 투기를 감독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등 부정한 투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근본적 제도 개혁에 함께 나서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 여당뿐 아니라 야당까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대통령이 정치권에 해결을 주문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시한부 유임’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나 야당이 요구해온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與 “기초의원까지 전수조사”부동산 투기 관련 국회의원 전수조사와 특검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인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참에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지자체장, 광역시도의원, 기초의원까지 모두 조사하자”며 “서울·부산시장 등 이번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와 직계가족에 대한 부동산도 전수조사할 것을 국민의힘에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세간에서는 부동산 비리가 국민의힘 쪽에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며 “설마 그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전수조사를 피하는 건 아니라 믿고 싶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부동산 관련 공직자들의 이해충돌방지법 추진과 관련해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교직자와 언론들도 차제에 이 운동에 동참하도록 권유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며 대상 확대를 거론하고 나섰다.● 野 “또 남 탓” 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해야 할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고 또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입시비리 의혹에는 ‘입시제도 탓’을 하더니 이번에도 ‘제도 탓’이다. 제도가 없어 문 정권 부동산 투기 게이트가 터졌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LH 투기사건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내 잘못이 없으니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은 이미 국회 전수조사를 위한 의원 102명의 찬성, 동의 절차를 마쳤다”며 “민주당 의원 전원의 ‘정보공개 동의 서명부’와 함께 진짜 검증대로 나오라. 청와대와 지방공적주체들까지 포함한 모든 방편의 조사와 수사가 신속히 가능하도록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의도는 ‘물타기’로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것이지만, 우리도 전수조사를 기피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의원만 조사하자는 것이지만, 우리는 조사 대상을 대폭 넓혀서 전수조사를 확실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하지만 교체시기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변 장관이 주도한 2·4부동산대책 입법 작업이 마무리되는 게 먼저라는 뜻을 밝혔다. 전날 발표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에 대해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다음 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자 문 대통령이 ‘시한부 유임’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변 장관이 사의를 밝히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4부동산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투기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공급 대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기초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시한부 장관’이 된 변 장관은 이달 말 부동산대책 입법이 마무리되고 2차 신규 공공택지 선정이 끝난 이후인 다음 달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진회의에서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의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공직자와 LH 임직원 가족 친인척을 포함해 차명거래 여부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부동산 적폐’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합조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며 “특검을 정식으로 당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특검을 수용하고 야당과 즉시 협의할 것”이라고 즉각 호응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검은 시간 끌기”라고 반발하면서 “검찰과 감사원을 즉각 수사에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유성열 기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남 양산 사저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좀처럼 개인적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문 대통령이 본인과 가족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저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의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남 김해)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라며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거주 목적으로 경남 양산에 땅을 샀고, 경호동 건설 절차 등이 진행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선을 넘었다고 보고, 직접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직접 글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 등은 문 대통령 사저와 관련해 “농사를 짓겠다며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농지를 매입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땅의 사용 용도를 바꾼 것”이라며 “이게 바로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혐오하던 부동산 투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글에 대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일에는 저렇게 화를 내는데 국민의 분노는 왜 공감하지 못하는가”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불법 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국토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 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두고 ‘좀스럽다’고 짜증을 낸다. 실망이다”라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2·4부동산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장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여권에서 변 장관 경질론이 커지는데도 변 장관이 주도한 2·4부동산대책이 표류할 것을 우려해 경질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인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다음 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결국 ‘시한부 유임’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정쩡한 경질’을 택했으나 사의는 수용한 만큼 ‘변창흠표 부동산대책’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기 73일 만에 卞 사의… 급한 불 끈 문 대통령 청와대에 따르면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이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29일 임기를 시작한 지 73일 만이다. 당초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변 장관을 쉽게 경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문 대통령이 투기 의혹 사태가 터진 뒤에도 공공주택 공급론자인 변 장관이 주도한 2·4대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 하지만 11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두고 국민적 분노가 커지자 교체의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 조사 결과 총 20건의 투기 의심 사례 중 11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시절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고 변 장관 해임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가 거세진 것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당 대표 임기 마지막 날인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뒤 문 대통령을 만나 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11일 변 장관에 대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향후 대선 행보가 이번 보궐선거 승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 교체는 보궐선거 전? 후?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교체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4대책 관련 기초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면서도 “시기를 딱 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2·4대책 관련 예산안과 부수 법안은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공공 주도의 부동산 공급 후보 지역을 발표하고 다음 달에는 15만 호 신규 공공택지 입지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변 장관 교체 시기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4·7보궐선거 전인지, 이후인지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여기에는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끄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찰 고위 인사안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사의 수용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행여 정권에 불길이 번질까 봐 변 장관 혼자 책임을 지라는 ‘꼬리 자르기’는 아니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는 이 사태에 대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사과와 함께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2·4부동산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장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여권에서 변 장관 경질론이 커지는데도 변 장관이 주도한 2·4부동산대책이 표류할 것을 우려해 경질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인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다음달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결국 ‘시한부 유임’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정쩡한 경질’을 택했으나 사의는 수용한 만큼 ‘변창흠표 부동산대책’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卞 사의 수용으로 급한 불 끈 문 대통령청와대에 따르면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이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사의 표명 여부에 대해 “아직 없다”며 “LH 사태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최대한 대안을 만들고, 근본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초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변 장관을 쉽게 경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문 대통령이 투기 의혹 사태가 터진 뒤에도 공공주택 공급론자인 변 장관이 주도한 2·4대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 하지만 11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두고 “변죽만 울린 수박겉핥기”라는 국민적 분노가 커지자 어쩔 수 없이 교체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 조사 결과 총 20건의 투기 의심 사례 중 11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시절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고 변 장관 해임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가 거세진 것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위원장은 당 대표 임기 마지막 날인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다. 대통령에게 국무위원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11일 변 장관에 대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향후 대선 행보가 이번 보궐선거 승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 국토부 장관 교체는 보궐선거 전? 후?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교체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4대책 관련 기초 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면서도 “시기를 딱 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2·4대책 관련 예산안과 부수 법안은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공공 주도의 부동산 공급 후보지역을 발표하고 다음달 중에는 15만호 신규 공공택지 입지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변 장관 교체 시기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4·7보궐선거 전인지, 이후인지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여기에는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끄는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도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찰 고위 인사안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사의 수용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행여 정권에 불길이 번질까봐 변 장관 혼자 책임지라는 ‘꼬리자르기’는 아니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는 이 사태에 대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사과와 함께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의 공정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공직자와 LH 임직원 가족 친인척을 포함해 차명 거래 여부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나서 이번 사태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특별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날 발표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놓고 “변죽만 울린 수박겉핥기”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다음달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자 당청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어제(11일) LH 투기의혹 1차 조사결과는 시작일 뿐이다. 지금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투기 전모를 다 드러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끝까지 수사해야 한다. 명운을 걸고 수사해야 한다”며 “나아가 부정한 투기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도 신속히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합조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며 “특검을 정식으로 당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즉각 호응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을 수용하고 야당과 즉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검은 시간 끌기”라고 반발하면서 “검찰과 감사원을 즉각 수사에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 발족에 몇 달이 걸린다”며 “우선 가용한 걸 모두 하고 그것이 부족하면 특검을 해야지 특검을 하자고 시간 끌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2016년 ‘부산 엘시티 특검’을 합의해놓고 4년이나 끈 것처럼 시간을 끌 속셈이라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공직자 탈을 쓴 부동산 투기꾼들이 숨을 시간을 주지 말고 계좌 추적, 압수수색에 검찰, 감사원까지 전격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북한과의 종전선언에 앞서 미국 및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종전선언이 안보에 미칠 영향을 따져본 뒤 가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선(先)종전선언, 후(後)비핵화’를 추진해 온 정부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블링컨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정책 청문회에서 ‘70년이 지난 뒤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때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한국, 일본 같은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의 안보 증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미국 자체의 안보 자산이 고려됐는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종전선언을 마중물 삼아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최근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직전인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이 비핵화나 평화협정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다양한 소통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또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핵합의(JCPOA)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풀어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란 측은 그동안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동결 자금을 신속히 풀어주면 한국 선박의 억류 해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월 4일 기름 유출에 따른 해양 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황형준 기자}
청와대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가족 368명의 토지 거래 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해당 지역에서 의심스러운 거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전 직원 및 가족들의 해당 지역 토지 거래 유무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엿새 만에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11일 브리핑에서 “투기로 의심할 만한 거래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행정관 이하 전 직원과 배우자 및 직계가족 3714명의 토지 거래 기록도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직원들의 동의서를 받아 토지 거래 전산망에 주민등록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 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기준과 범위는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했다고 한다. 경기 광명·시흥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대상 지역 6곳과 100만 m² 이상 택지 2곳(경기 과천, 안산 장상) 등 8곳에 대해 지정 5년 전인 2013년 12월 이후의 거래 기록을 모두 조사한 것. 주택의 경우에도 주택 부속 토지가 있어 함께 조사했지만 모두 정상 거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은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에 주택을 구입한 거래 기록이 2건 있으나, 모두 사업지구 외의 정상적 거래였다”며 “현재 실제로 거주하는 아파트이자 (공직자) 재산 등록도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본인과 배우자, 직계가족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던 만큼 익명이나 차명 거래까지 확인할 수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그것(익명, 차명 거래)을 알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기 행위가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벌어졌던 데다 변 장관이 LH 직원을 감싸는 듯한 발언까지 해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일각에서까지 변 장관 경질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청은 일단 당장 경질이 이뤄질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변 장관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변 장관이 내놓은 2·4 부동산 공급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한 것은 당장 경질을 고려하진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변 장관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일단 상황을 확인해 본 다음 성역 없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지 다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질 문제는 정부의 합동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변 장관의 관리 소홀 등 책임이 드러나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도 “장관이 물러나면 2·4공급대책 등의 추진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민주당 김태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질을) 논의한 바가 없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이 아주 철저하게 이번 투기 의혹과 관련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강도로 처벌한다는 분명한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누구 하나가 직을 버리고 사퇴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발본색원하고 이 기회에 시스템 개선도 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책임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 장관을 경질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 장관 재직 시절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LH 임직원들의 투기 행위가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지 않느냐”며 “말실수를 한 것 빼곤 변 장관이 아직 책임져야 할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4·7 보궐선거에 미칠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가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변 장관은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새샘 기자}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 지난달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1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했다는 이 발언을 놓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 실장이 문 대통령의 이 말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및 공소청 설치에 대해 “박 장관에게 속도조절 당부를 한 것”이라고 밝히자 김 원내대표가 부랴부랴 가로막은 것. 이후 유 실장은 “속도조절이라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지만 본인의 해석이었는지 실제 어떤 말이 있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2인자’의 말을 여당 원내대표가 아니라고 반박하자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야당에서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해석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여당 원내대표의 추궁에 문 대통령 의중을 숨긴 것이라면 불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에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경찰에 넘기는 식으로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했지만 정권 출범 뒤에는 검찰의 수사권 중 일부만 경찰에 넘기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 결과 현행대로 검찰에 부패범죄 등 6대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은 남겨 놓은 것이다. 검찰의 집단 반발과 ‘여소야대’였던 20대 국회의 여야 협의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궤도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중수청 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같은 별도의 수사기관을 만들자는 것이어서 문 대통령의 당초 구상과 차이가 있다. 상황도 달라졌다. 한 검찰 간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올해부터 연말까지 검찰, 경찰, 법원이 연동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개편에 예산 105억 원이 들어가고 있는데 중수청 법안이 통과되면 이 예산을 그대로 날리는 것”이라고 혀를 찼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중수청 설치는 내년에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를 명분 삼아 사퇴하고 나서야 문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국회에서 논란이 된 지 10여 일 만에야 처음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8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하라”고 밝혔다. 중수청 설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실상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수청을 추진하려는 여당의 체면은 살리면서도 검찰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지금에라도 중수청에 대한 방향을 언급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수청 논란에 대해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더 분명한 메시지로 중수청 논란에 대해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다. 황형준 정치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감사원이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해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감사원은 이날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각종 계획 수립 실태’ 감사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에너지 전환 로드맵 분야 등 3개 분야 6개 사항에 대해 위법하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선 상위 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 변경 없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변경한 것이 절차적 하자가 없는지, 공론화위원회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의 축소를 권고할 수 있는지 등을 감사했지만 감사원은 위법하다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움직임에 반대하며 올 7월 24일 2년 임기 만료를 142일 앞둔 4일 중도 사퇴했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약 1년, 4·7보궐선거가 약 한 달 남은 시점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표 제출 1시간여 만에 사의를 수용했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1층 현관 앞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면서 “저는 오늘 총장직을 사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윤 총장은 또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시적으로 정계 진출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발언은 ‘향후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구고검을 방문한 3일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비판했던 윤 총장은 4일 오전 휴가를 내고 사퇴 입장문을 직접 작성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검찰내부망에 올린 퇴임 글을 통해 “작년에 부당한 지휘권 발동과 징계 사태 속에서도 직을 지켰다.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면서 “그토록 어렵게 지켜왔던 검찰총장 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윤 총장이 사퇴를 발표한 지 1시간 15분 만에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후임 임명도 법에 정해진 관련 절차를 밟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어 약 45분 뒤에 문 대통령이 지난달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검사 출신의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간 중재 역할을 하려 했던 신 수석이 취임 2개월 만에 윤 총장과 같은 날 물러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출신의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여당은 윤 총장을 정치인으로 지칭하면서 강하게 비판한 반면 야당은 윤 총장의 사퇴를 반겼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사퇴마저도 ‘정치적 쇼’로 기획해 ‘정치검찰의 끝판왕’으로 남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지금까지 잘 싸워줬다”며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황형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의를 밝힌 지 1시간 15분 만에 즉각 사의를 수용했다.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상이다”라는 불과 26자짜리 짧은 한 문장만 발표했다. 윤 총장이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이어진 1년 6개월간의 ‘불편한 동거’가 결국 파국으로 끝난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발표 직후 “법무부에 (윤 총장의) 사표가 접수됐고 사표 수리와 관련된 절차는 앞으로 행정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리를 위한 정식 절차가 진행되기도 전에 청와대가 기다렸다는 듯이 문 대통령의 사의 수용 사실을 공개한 셈. 문 대통령이 기수를 뛰어넘어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전격 발탁하면서 인연을 맺어 온 두 사람이 등을 돌리며 완전히 갈라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좌천돼 대구고검 검사로 근무하던 윤 총장을 문 대통령이 영입하려 하면서 시작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내세워 2년간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 나갔다. 문 대통령은 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우리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수사를 계기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지칭하며 윤 총장과의 갈등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파국을 막진 못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