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

이상환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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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상환 기자입니다.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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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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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상태서 밟혔다”… 길고양이 죽음 원인 밝힌 동물 부검

    경찰은 올 6월 경북 포항시 한동대 일대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학대 끝에 죽인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체포했다. 하지만 체포된 A 씨는 범행을 인정하지 않은 채 묵비권을 행사했다.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그가 범행 현장을 드나드는 모습은 담겨 있었지만 고양이를 죽이는 장면은 없었다. A 씨가 ‘고양이 사체를 발견하고 훼손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경우 반박할 근거가 없었던 경찰은 궁리 끝에 농림축산검역본부(검역본부)에 사체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살아있는 상태에서 학대를 당한 끝에 죽었다’는 회신을 받고 추궁한 끝에 A 씨가 고양이들을 발로 밟는 등 엽기적으로 학대해 죽인 사실을 밝혀냈다. 21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근 동물 학대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동물 사체 부검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2017년 49건이었던 부검 건수는 지난해 228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1∼8월 기준으로 235건에 달한다. 부검은 폭력 등 동물 학대가 있었는지 판단할 때 중요한 근거가 된다. 검역본부에서 동물 부검을 담당하는 이경현 연구원은 “털이 있는 동물들은 겉만 보면 출혈이나 찔린 흔적 등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보니 부검이 사인 규명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올 7월 대구 남구에선 다수의 고양이를 집에 가둬 놓고 방치해 죽게 한 20대 여성 B 씨가 붙잡혔다. 그러나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얼마나 고양이를 방치했는지, 총 몇 마리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검역본부는 부검을 통해 고양이가 총 17마리 있었고, 4월부터 방치된 고양이들이 극도의 배고픔 속에서 동족을 해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부검이 묻힐 뻔한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이다. 동물 부검의 유용성을 확인한 서울경찰청은 올 6월 “동물 사체 부검을 적극 의뢰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하지만 전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에서 동물을 부검하는 곳은 검역본부 질병진단과뿐인데, 담당 수의사는 2명에 불과하다. 독성 검사의 경우 장비가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검역본부는 본부 내 동물 부검을 전담하는 ‘수의법의학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최민경 정책팀장은 “동물 학대는 늘고 있는데, 국내는 동물 부검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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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래 고양이 짓밟아 죽이다 덜미…억울한 죽음 밝혀내는 ‘동물 부검’ [사건 Zoom In]

    21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법정에 선 피고인 A 씨. 법원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절도, 재물손괴 등 7개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경북 포항시 한동대 일대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학대하고 잔혹하게 죽인 혐의로 올 6월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검거 이후에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줄곧 묵비권을 행사했다. 범행 현장 인근 차량 블랙박스나 폐쇄회로(CC)TV에는 그가 범행 현장을 드나드는 모습은 찍혀 있었지만, 고양이를 죽이는 장면은 없었다. 하지만 재판에서 ‘동물 부검’ 결과를 제시하자 A 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부검 결과 A 씨는 주로 고양이들을 발로 밟아 죽게 한 이후에도 사체에 학대를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동물 학대 범죄가 늘어나면서 동물 부검에 대한 중요성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A 씨 사건처럼 동물 부검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경찰도 동물 학대 수사에 동물 부검을 적극적으로 의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국에서 동물 부검을 담당하는 인원은 2명뿐이라 인력 및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부검으로 밝혀낸 동물들의 안타까운 죽음범행 시기지역 사건 개요2021년 6월경남 경주시경주의 농장에서 공기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된 진돗개 한 마리. 범인은 “개가 위협해 쐈다”고 답변했지만, 부검 통해 개가 땅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총을 쐈다는 사실 드러남. 2022년 6월대구시고양이 17마리를 먹이도 주지 않은 채 방치한 집주인. 부검을 통해 굶어 죽은 고양이 숫자와 서로 갉아먹은 흔적 발견. 2022년 7월경북 포항시새끼 고양이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 범행 부인했지만, 부검 통해 살아있는 상태에서 발로 밟아 죽였다는 사실 밝혀내. ●고양이 연쇄 살해범 자백 끌어낸 동물 부검 동물 부검을 통해 A 씨의 범행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건 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 이경현 연구원이다. 이 연구원은 경찰로부터 노끈으로 목이 매달린 채 죽어있는 고양이의 사인(死因)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부검 결과 고양이는 외부 충격 등으로 먼저 사망한 뒤 목이 매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동물들은 털로 뒤덮여 있어 외관상으로는 출혈, 찔린 흔적 등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며 “부검 후에 진짜 사인을 찾는 일이 많다”고 했다.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범행 도구’ 윤곽도 부검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원은 죽은 고양이 체중과 내부 장기 손상 정도를 봤을 때 거대한 둔기가 사용된 건 아니라고 봤다. 경찰이 A 씨의 집에서 수거한 증거품 가운데 범행 도구로 의심 가는 물건이 있었지만, 고양이의 혈흔이나 털 등 범행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검역본부는 “꼬리를 잡아 몸을 못 움직이게 한 뒤 신발을 신은 채 발로 머리를 밟아 죽인 걸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A 씨는 경찰이 부검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추궁하자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고 한다. 이 연구원은 “동물 학대 장소 대부분은 CCTV나 블랙박스 영상에 찍히지 않는 사각지대”라며 “남아있는 증거는 결국 사체뿐이라 부검을 거쳐야만 동물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굶어 죽은 고양이들의 처참했던 마지막 순간 올 7월엔 대구 남구에서 고양이 17마리를 자기 집에 방치해 죽게 한 20대 여성 B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이 있어 오래 집을 비웠다’며 사실상 학대 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자신이 얼마나 오랜 기간 고양이들을 돌보지 않았는지, 몇 마리가 집에 있었는지 등 구체적 정황에 대해선 “모른다”고 일관했다. 이때도 동물 부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동물 학대 혐의와 관련된 양형 기준에는 몇 마리를 어떻게 죽게 했는지도 포함돼 있다. 검역본부는 심하게 부패한 사체들을 거두어 머리뼈 개수 기준으로 고양이 총 17마리가 있었음을 밝혀냈다.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고양이들끼리 서로 갉아먹은 흔적도 발견됐다. 17마리의 사망 시점은 모두 달랐는데, 사망 시점이 늦은 고양이 대다수가 현관문 근처에서 발견됐다. 탈출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이라는 게 검역본부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고양이들이 동족은 웬만해선 건드리지 않는다. 창문, 문이 닫혀있는 집 안에서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극한의 상황에서 벌어진 비극이다. 명백한 학대”라고 했다. 사망 시점 등을 추정한 결과 B 씨는 4월부터 17마리를 방치했다. 동물의 경우 사망시점은 사체에 생긴 곤충 등을 통해 추정한다. 사람의 사망 시점을 추정할 때 활용되는 ‘법곤충’과 같은 원리다. B 씨 집에선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에 17마리가 모두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부검은 늘어나지만…담당 인력은 2명에 불과 동물 부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찰은 동물 부검을 적극적으로 의뢰하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2017년 49건에 불과했던 부검 건수는 2019년 102건, 지난해 228건, 올해(1~8월) 235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부검 전담 인력은 제자리라 검역본부에선 과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동물 부검을 전담하는 검역본부 수의사가 2명에 불과하다. 인프라도 열악한 수준이다. 독성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 독성 검사는 국과수에 의존하고 있다. 검역본부는 이달 16일 동물 부검을 전담하는 ‘수의법의학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최민경 정책팀장은 “매년 동물 학대는 늘어나고 있는데, 동물 부검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부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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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위로 위협하고, 불지른다 협박… 전국 스토킹범 체포 잇따라

    최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이후에도 전국에서 스토킹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가해자를 체포한 경찰은 유치장 구금(잠정조치 4호)이나 구속영장을 적극 신청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경 서울 금천경찰서는 전 여자친구에게 살해 협박을 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남성은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문자 및 전화를 166회나 했다고 한다. 남성은 ‘집으로 찾아가 살해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찾아갔는데 신고를 받고 잠복해 있던 경찰이 피해자 집 앞에서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신청과 함께 (영장기각에 대비해) 잠정조치 2, 3호(접근·연락 금지) 및 4호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같은 날 가위를 들고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간 20대 남성도 체포됐다. 이 남성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식당으로 찾아가 식사 중인 피해자에게 음식물을 뿌렸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19일 경남 진주에선 헤어지자는 여성의 집에 찾아가 배관을 타고 침입한 뒤 폭행한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가해자에 대해 잠정조치 2, 3호를 내렸고 구속영장도 신청할 계획이다.전날 진주에선 스토킹하던 여성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경유 10L가 든 통을 들고 사무실로 찾아가 “만나 주지 않으면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3월 출소한 이 남성은 올 8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을 국선 변호했던 피해자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냈다. 진주경찰서는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관내 스토킹 사건들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는 중”이라고 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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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재난안전硏, 작년 ‘지하대피 매뉴얼’ 제안… 1년5개월째 반영 안돼

    폭우로 침수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내려갔다가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반복되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연구원)이 지난해 ‘지하공간 침수방지 매뉴얼’을 보완하자는 의견서를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의 매뉴얼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인데 의견을 낸 후 약 1년 5개월이 지나도록 매뉴얼은 바뀌지 않았다. 이를 두고 “행안부가 즉각 매뉴얼을 고쳤다면 태풍 ‘힌남노’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매뉴얼 개정됐다면 피해 줄었을 수도”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연구원은 지난해 4월경 “‘지하공간 침수방지를 위한 수방기준 실무매뉴얼’(매뉴얼)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행안부에 제출했다. 행안부가 작성해 활용을 권고하고 있는 이 매뉴얼은 지방자치단체와 아파트·건물 관리 담당자들의 침수 시 재난 대응 기준으로 활용된다. 연구원은 의견서를 통해 △(사전에) 지하공간 침수 시 대피요령 홍보 콘텐츠 마련 △대피 방송 시 행동요령 안내 △계단 폭이 2m 이상인 경우 좌·우측 난간을 만들어 대피 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 △침수 시 쉽게 열 수 있도록 출입문이 지하공간 쪽으로 열릴 수 있도록 설치 안내를 할 것 등의 내용을 기존 매뉴얼에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호우 시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반지하주택, 지하주차장 등의 대비 태세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전문가 사이에선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7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아파트에 이 같은 매뉴얼이 적용됐을 경우 인명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매뉴얼은 의견서 제출 후 1년 5개월 정도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 등을 만들어 매뉴얼을 바꾸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아직 1차 연구만 끝난 상황이라 매뉴얼에 반영되지 않았다. 매뉴얼이 새로 만들어지려면 2025년경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해 적절한 대응 매뉴얼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차수판 등 안전시설 설치, 침수 시 세부 안내 요령 등은 지금 매뉴얼에 부족한 부분”이라며 “기상 이변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매뉴얼 재점검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물 50cm 차오르면 성인도 문 못 열어”연구원은 개선안을 마련하면서 실제 침수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한 2014년 실험을 참고했다. 당시 실험에선 물이 30cm(정강이 높이) 이상 차오르면 일부 성인이 출입문을 열기 어려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50cm(무릎 높이)까지 차올랐을 때는 실험에 참여한 성인 5명 중 아무도 문을 열지 못했다. 지난달 중부지방 폭우 당시 반지하주택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도 문을 열지 못해 지하에 고립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구원은 물이 약간이라도 차오르는 것처럼 보이면 즉시 대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침수된 지하공간에서 대피할 때 계단 난간을 붙잡고 이동해야 하며,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향하도록 허리를 숙이는 게 좋다고 했다.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고 있다면 균형을 잃을 수 있으니 신발을 벗고 맨발로 대피하는 게 낫다. 연구원은 대피 방송 역시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하공간 침수 시 시민들이 급박하게 대피하는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질서 있게 대피할 수 있도록 계단 탈출 요령과 난간 이용 등을 시청각 장비와 자료로 안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포항=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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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차장 침수땐 출입 봉쇄’ 매뉴얼 있었다면…

    폭우로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이동시키려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6일 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침수된 경북 포항시 아파트 2곳에서 차를 빼러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던 주민 8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8일 수도권에 기록적 폭우가 내렸을 때 서울 서초구 지하주차장에서 남성이 고립돼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똑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하주차장 침수로 인한 사망 사고는 2003년 태풍 ‘매미’,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반복됐다. 재해 대응 전문가들은 “부적절한 재난 대응 매뉴얼과 미비한 침수방지 시설 설치 규정 탓에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침수 땐 주차장 진입 금지 안내” 명시해야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입수한 ‘공동주택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매뉴얼)에는 “지하주차장 침수 예상 시 주차 차량 신속 이동 안내 방송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나와 있다. 이 매뉴얼은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행정안전부의 ‘지하 공간 침수 방지를 위한 수방기준’을 참고해 만든 뒤 일선 아파트 관리소에 보급한 것이다. ‘침수 예상 시’가 언제인지, 침수가 이미 진행 중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매뉴얼은 또 “침수 피해 발생 시 필요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안내 방송을 하지 않았을 경우 관리사무소가 차량 침수 피해에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주차장이 침수 중인 상황에서 ‘차를 빼라’고 안내해 주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 관리소 측은 지하주차장에 이미 발목 높이로 물이 차 있던 6일 오전 6시 반경 주민들에게 “차를 이동시키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매뉴얼이 부적절해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 A 씨는 “관리소가 ‘차를 빼라’는 안내 방송을 안 했다간 차량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항의를 받을 수도 있다”며 “폭우가 내려도 차량을 빼라고 알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정량 이상의 비가 오기 시작한 후에는 지하주차장에 내려가지 않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으로 매뉴얼을 고치고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기 예보상 폭우가 예상됐을 때 지하주차장 차량 출차를 공지하고, 비가 오기 시작하면 ‘지하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안내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침수가 시작됐다면 지하주차장 문을 폐쇄하고 접근을 막는 등의 강제 조치가 매뉴얼에 규정돼야 한다”고 했다.기상이변 못따라가는 방재 매뉴얼… “차수판-배수펌프 의무화를” 대비책 없는 지하주차장… 2017년 ‘지하공간 수방기준’ 확대해일-상습위험 지구 등에만 적용… 기준 시행전 지은 건물엔 소급 못해전문가 “과거 데이터로는 대응 한계”… 민방위 등 활용한 교육 강화 시급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발생한 곳들은 공통적으로 차수판 등 침수방지 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는 아파트뿐 아니라 주상복합이나 상가 건물,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침수방지 시설 설치 의무 지역 확대해야2016년 태풍 차바 때는 울산 중구 태화시장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50대 여성이 차를 빼려다가 숨졌고, 2003년 태풍 매미 당시에는 상가 지하주차장 등에서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0년 7월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하주차장에선 폭우로 발생한 급류에 3명이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정부는 지하주차장 사고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태풍 차바를 계기로 ‘지하 공간 침수방지를 위한 수방기준’(수방기준)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과거 침수 피해가 없었더라도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까지 지하 공간 내 침수방지 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적용되지 않는 곳이 광범위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수방기준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중 침수위험지구 및 해일위험지구 △과거 5년 이내 1회 이상 침수되었던 지역 중 동일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구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에 위험지구로 선정된 지역 중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구 등에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침수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지역에 적용된다. 하지만 우방신세계타운 아파트는 상류에서 범람이 반복되는 냉천 옆에 있음에도 하류에선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침수위험지구 등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침수위험지구를 선제 발굴해 적극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상 기후가 잦아져 과거 데이터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다. 침수 이력이 있었던 지구 근방까지 폭넓게 침수위험지구로 지정해야 50년, 100년에 한 번 오는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존 건물에도 침수방지 시설 의무화해야침수우려지구 등으로 지정되더라도 개정 수방기준이 시행된 2017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침수방지 시설 의무화 조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우방신세계타운 아파트 역시 1990년대 중반 준공돼 침수방지 시설 의무화 대상이 아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에 차수판이 설치되지 않았고, 모래주머니도 없었다. 배수구가 3곳 있었고, 사고 당시 배수펌프도 가동 중이었지만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는 물을 감당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차수판을 주차장 외부에 설치하거나 배수펌프를 늘리는 등 큰 공사가 필요하지 않은 침수방지 조치는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일부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 교수는 “침수 위험이 높은 곳은 지상 도로처럼 지하 공간에 일정 거리마다 배수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수방기준을 점검해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하 공간 위험 교육 강화해야폭우 시 지하 공간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도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하 공간은 폭우 등으로 물이 유입될 시 유속과 침수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배수는 느려 위험성이 크다. 방재관리연구센터에 따르면 지상의 침수 높이가 60cm인 상황에서 계단을 통해 지하 공간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5분 40초 만에 수위가 75∼90cm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하주차장은 지하 공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어 대피하기 쉽지 않다”며 “침수가 시작됐다면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위”라고 경고했다. 손원배 교수는 “화재 예방 교육처럼 침수 피해 예방 교육도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화재 경보음이 울리면 건물 밖으로 대피하듯 지하 공간에서도 경보 시스템을 마련하고 대피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공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침수 피해가 빈번한 만큼 민방위 시간을 활용해 수해 방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까지 힌남노로 인해 경북 포항과 경주, 울산에서 모두 11명이 숨졌고, 포항에서 1명이 실종됐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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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 빼러 간 지하주차장서 7명 사망-2명 실종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7일 0시 30분 현재 전국적으로 9명이 숨진 상태로 발견되고 3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선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를 빼러 내려간 아파트 주민 10명이 실종돼 소방당국과 해병대 등이 밤늦게까지 수색 작업을 벌여 이 중 2명을 구조했다. 이날 오전 4시 50분경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한 힌남노는 경북 경주와 포항에 시간당 최대 100mm 안팎의 폭우를 뿌리며 막대한 피해를 남긴 뒤 오전 7시 10분경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피해는 작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1분경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던 주민 다수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실종자들은 이날 오전 6시 반경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고 있으니 차를 빼야 한다”는 관리사무소 방송을 들은 뒤 주차장으로 갔다고 한다. 하지만 인근 냉천이 범람하고 주차장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배수펌프 등 중장비를 동원해 배수 작업을 진행했고, 포항 해병대 1사단 특수수색대 등을 주차장에 투입한 끝에 이날 밤 실종자 중 2명을 구조했다. 6명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인근 다른 아파트에선 차량을 빼러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던 60대 여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 밖에도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가족과 함께 대피하던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울산에서 음주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25세 남성이 울주군 남천교 아래 하천에 빠져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달았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전국에서 주택 72채가 침수되고 어선 14척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190건 발생했다. 농경지 4000여 ha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집계가 계속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4533명이 대피했다. 정전 피해도 전국에서 발생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까지 200건의 정전이 발생해 전국 8만9203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한편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가면서 항공편 등은 운항이 전면 재개됐다.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일부 일반열차와 고속열차 운행을 중단하거나 조정하려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단계적으로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김포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 등도 이날 오전부터 항공편을 정상 운항했다.“차 빼세요” 방송 듣고 지하주차장으로… 하천 급류 쏟아져 고립 포항 아파트 2곳서 주민들 사망-실종오전 6시30분 관리실 “차량 이동을” 30분뒤 인근 하천 범람해 주차장 침수주민들 한꺼번에 몰려 못 빠져나온 듯… 수색대 등 투입해 2명은 극적 구조전문가 “폭우땐 지하주차장 피해야” “아는 분이 지하주차장에 고립된 거 같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6일 오후 2시경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 40대 여성이 진입로 입구까지 차오른 물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지인이 차를 빼러 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연락두절 상태다. 심장이 떨려 말도 제대로 안 나온다”며 가슴을 두드렸다. 옆에 서 있던 50대 남성은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후 “주차장에서 물을 빼는 작업에만 한참이 걸린다는데 어느 세월에 구조 작업을 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쏟아부은 폭우로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이동시키기 위해 내려왔던 주민 10명이 실종됐고, 이 가운데 2명이 이날 밤 극적으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중장비를 투입해 배수 작업을 진행했고,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병대 특수수색대까지 투입됐지만 시야가 불투명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차 빼야 한다” 방송 듣고 내려갔다 실종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2시와 3시 사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하주차장은 침수되지 않았다. 다만 놀이터 쪽 지상주차장에 세운 차는 출차해야 한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새벽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관리소 측은 오전 6시 반경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고 있으니 차를 이동시켜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5∼6시 남구에는 시간당 최대 81.3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7시부터 아파트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기 시작했고 주차장은 급격히 물에 잠겼다. 오전 7시 41분경부터 포항남부소방서에는 “가족이 차를 빼러 지하주차장에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잇달아 접수됐다. 이어 오전 8시경 주차장 전체가 완전히 물에 잠겼고 주차장에 갔던 일부 주민이 고립돼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소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에 배수구가 총 3곳이 있는데 물이 한꺼번에 많이 유입되면서 배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차장에 진입한 소방대원과 해병대원들이 이날 밤 전모 씨(39)와 김모 씨(52·여)를 극적으로 구출했다. 그러나 6명은 사망한 상태로 발견돼 7일 0시 30분 현재 남은 실종자는 2명이다. 수색 상황에 따라 실종자가 더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소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주민 박모 씨(42)는 “방송을 듣고 밖에 나가자 지상은 이미 물이 무릎까지 차 있었고, 주차장 내부도 상당 부분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일부 주민은 주차장에서 헤엄을 치며 올라올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모 씨(42)는 “주민들이 한꺼번에 아파트 진입로 쪽으로 몰리면서 정체 현상까지 벌어졌다. 뒤에 서 있던 주민들이 실종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주민 일부는 포항시가 지난해까지 진행한 냉천 산책로 및 공원 공사를 범람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민 김모 씨(65)는 “공사가 끝난 후 비가 올 때마다 하천이 불어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배수 더뎌 실종자 수색 난항이날 오전부터 소방과 경찰, 해병대 1사단 등 60여 명과 배수펌프 등 중장비가 현장에 투입됐지만 오후 10시 반 기준 배수율은 50∼55%에 그쳤다. 해병대는 특수수색대까지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했지만 시야가 불투명해 난항을 겪었다. 지하 1층에 조성된 주차장은 길이 150m, 높이 3.5m, 너비 35m 규모여서 배수 작업은 7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차장에는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이 아파트 인근 오천읍 구정리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차량을 이동시키러 내려갔던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수해 시 지하주차장 침수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고 역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선 지하주차장에 가지 않는 것이 정석”이라며 “차를 빼라고 한 건 (관리소 측의) 명백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태풍이 들이닥치기 전 지하에 차를 두면 안 된다고 관리실에서 먼저 안내를 했어야 한다”며 “지자체도 안전관리자들에 대해 교육을 했다면 이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포항=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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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수급자들, 홀몸노인에 “도시락 왔어요”… 태풍 속 추석 온정

    “어려운 사람 마음은 어려운 사람이 제일 잘 알지 않겠어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6일 오전 7시 기초생활수급자 김연주 씨(61)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주택 부엌에서 홀몸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도시락에 들어갈 전을 포장하고 있었다. 김 씨는 올 1월부터 서초구와 서초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든든한식사업단’의 일원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던 전날에도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도시락 조리에 빠지지 않았다. 김 씨는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도 공부하고 있다”며 웃었다. 5, 6일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비바람 맞으며 이웃에 도시락 배달지난해 7월 시작된 ‘든든한식사업단’은 이번 태풍은 물론 지난달 수도권과 중부 지방의 기록적 폭우에도 도시락 배달을 멈추지 않았다. 서초구의 한 여인숙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양모 씨(57)는 “지난달 폭우 때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바람에 가재도구가 전부 못쓰게 됐다. 방에서 라면 하나 끓여 먹기도 힘들었는데 수해 다음 날부터 사업단이 매일 도시락을 갖다 줘 굶지 않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지난달 폭우로 반지하 집이 물에 잠겨 피해를 봤다는 김모 씨(79)도 “아직 집 정리가 안 돼 음식 조리는 꿈도 못 꾸는데 한 끼라도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거르지 않고 도시락을 가져다 줘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1년 전부터 참여하고 있다는 차상위계층 유모 씨(61)는 “5년 전 경영난으로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았던 경험이 있어 생활이 어려운 분들 심정을 잘 안다”며 “추석에 혼자 있으면 더 외로울 텐데 도시락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굶는 사람 없어야” 태풍에도 문 연 무료 급식소태풍 접근 소식에 초중고교 상당수가 휴교를 결정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무료 급식소들은 ‘추석을 앞두고 밥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5, 6일 모두 정상 배식을 했다. 동대문구 무료 급식소 ‘밥퍼나눔운동(밥퍼)’은 비바람이 심했던 5일 약 340인분의 점심을 배식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40대 딸과 함께 밥퍼를 찾은 이모 씨(67)는 “딸과 매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태풍 때문에 배식을 안 하면 끼니를 거를 뻔했는데 문을 열어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60대 노숙인 A 씨도 “밥퍼에서 먹는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인 날도 많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밥퍼를 운영하는 최일도 목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밥퍼를 찾는 어르신들이 ‘태풍이 와도 나는 꼭 올겨’, ‘우리 곁엔 밥퍼가 있으니 걱정이 없구먼’이라고 했다”고 썼다. 밥퍼에는 5일에도 17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는데 이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인천에 사는 배모 씨(74)는 “딸들이 비바람이 몰아치니 나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태풍 때 한 끼 식사가 더 간절할 것 같아 봉사를 나왔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무료 급식소 사회복지원각(원각사)도 이날 점심 약 180인분을 배식했다. 급식소 운영 책임자인 자광명 보살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식사하러 수십 명이 와 줄을 섰다”며 “태풍보다 끼니 걱정이 우선이신 분들이 많아 음식을 평소처럼 준비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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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침수 강남지역, 차수판-모래주머니로 대비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 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 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 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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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2박 900만원… BTS 공연에 ‘바가지 숙박비’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이 10월 부산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뒤, 숙박업체들이 이 기간에 기존 예약까지 취소하면서 숙박비를 대폭 올려 받아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6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BTS는 10월 15일 기장군 특설무대에서 박람회 유치를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연다. 수용 인원은 약 10만 명이다. 해외에서도 팬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숙박 예약 사이트 등에선 평소 10만∼30만 원이었던 인근 호텔 하루 숙박비가 100만∼300만 원까지 치솟았다. 2박(10월 14∼16일)에 900만 원을 제시한 호텔도 있었다. 바가지요금 논란에도 행사가 열리는 기장군은 물론이고 공연장과 떨어진 남포동과 서면 등에도 숙박업소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콘서트 전날까진 부산영화제(10월 5∼14일)가 예정돼 있어 숙박 및 편의시설 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강제로 예약취소를 당했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A 씨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콘서트 당일 숙소를 예약했는데 갑자기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부산시는 뒤늦게 긴급회의를 열며 논의에 나섰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부산시 관계자는 “숙박요금은 자율관리제라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숙박업소의 도 넘은 상술 때문에 관광도시 이미지가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는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숙박업소의 도 넘은 바가지요금을 제어할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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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 세 모녀 마지막 길도 쓸쓸…공무원들이 ‘배웅’

    26일 오전 경기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빈소가 차려진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 10여 명이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공무원 A 씨가 한번 씩 위패 앞에 놓인 국화꽃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10분 간 진행된 발인식에도 수원시청 공무원 몇 명과 취재진이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날 새벽 출근 전 빈소를 찾은 일반 조문객은 몇 명 있었지만, 발인식은 조문객은 없이 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매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이후 빚 독촉에 시달리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딸이 남긴 유서에는 “오빠, 아버지가 죽고 빚 독촉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수원시청 공무원들은 발인 이후 세 모녀의 위패를 하나씩 건네받은 후 3대의 운구차량에 나눠 올랐다. 장례식은 세 모녀의 시신을 인도받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원시에서 공영장례로 진행했다. 뒤따르는 유가족이나 지인이 없어 운구 행렬은 쓸쓸하게 화장장을 빠져나갔다. 수원시는 세 모녀의 유골을 수원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연화장 내 봉안당에 나란히 안치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화성시와 논의해 추후 봉안된 이들의 유골을 화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모녀가 수원으로 이사하기 전 살았던 화성시 배양동의 한 주민들이 이들을 숨진 아들 곁에 묻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수원=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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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길도 외로운 ‘수원 세모녀’… 무연고 장례

    24일 오후 5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중앙병원에는 21일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빈소가 차려졌다. 빈소에는 영정사진도 없이 국화꽃 사이에 60대 모친과 40대 두 딸의 이름이 적힌 위패 세 개만 나란히 놓였다. 빈소는 수원시 직원 10여 명과 취재진이 주로 지켰다. 세 모녀의 사연을 접한 시민 대여섯 명도 빈소를 찾았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지모 씨(31)는 퇴근하고 오후 9시경 빈소를 찾았다. 지 씨는 “숨진 딸들의 경우 아직 기회가 많은 나이인데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수원에 사는 A 씨 부부도 빈소를 찾아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초 모녀의 먼 친척이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부담스럽다’며 막판에 시신 인수를 포기했다. 수원시는 원래 주소지가 수원시이고, 관내에서 사망한 무연고자에 한해 공영 장례를 지원한다. 세 모녀의 경우 주소지가 화성시로 돼 있었지만 이재준 시장의 지시로 공영 장례를 결정하면서 빈소가 차려졌다. 25일 예정된 추도식은 원불교 경인교구가 맡았다. 세 모녀의 시신은 26일 화장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통상 무연고자의 경우 빈소를 하루만 운영하지만 고인이 세 명이어서 사흘 동안 빈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세 모녀가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는 남편(자매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2000년대 초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2020년 남편과 장남(자매의 오빠)이 지병으로 숨진 후에는 외부와의 접촉마저 대부분 끊고 은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수원=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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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정사진 없이 위패만…수원 세 모녀, 마지막 길도 외로웠다

    24일 오후 5시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중앙병원에는 21일 경기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빈소가 차려졌다. 빈소에는 영정사진도 없이 국화 꽃 사이에 60대 모친과 40대 두 딸의 이름이 적힌 위패 세 개만 나란히 놓였다. 조문객도 거의 없어 직원들이 꽂은 향초 두 개만 위패 앞을 지켰다. 당초 모녀의 먼 친척이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부담스럽다’며 막판에 시신 인수를 포기했다. 무연고자인 경우 바로 화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원시가 “공영 장례를 치르겠다”고 나서면서 빈소가 차려졌다. 빈소는 수원시 직원 10여 명과 취재진이 지켰다. 그 밖에는 시의원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드문드문 빈소를 찾을 뿐이었다. 25일 예정된 추도식은 원불교 경인교구가 맡았다. 장례식장에 안치된 세 모녀의 시신은 26일 화장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통상 무연고자의 경우 빈소를 하루만 차리지만 고인이 세 명이어서 사흘 동안 빈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우리 사회 복지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더 적극적인 복지행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세 모녀가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는 남편(자매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2000년대 초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2020년 남편과 장남(자매의 오빠)이 지병으로 숨진 후에는 외부와의 접촉마저 대부분 끊고 은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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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원 세모녀’ 건보료 체납 알고도, 13개월 지나 현장조사 했다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다가 21일 경기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건강보험료 체납 사실이 지난해 6월부터 7차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지만 13개월이 흐른 지난달에야 첫 현장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세 모녀는 지난해 2월부터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기 시작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3개월 이상 공과금 등을 연체하면 관할 시군구에 통보해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발굴하도록 했다. ‘수원 세 모녀’는 지난해 4월까지 석 달 연속 건보료를 연체했고, 공단은 지난해 6월 ‘행복e음’ 시스템을 통해 모녀의 주민등록 주소지인 경기 화성시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올해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체납 사실이 화성시에 통보됐다고 한다.○ “복지 인력 부족해 뒤늦게 현장 방문”그러나 화성시가 세 모녀의 주민등록 주소로 복지 안내문을 처음 발송한 것은 지난달 19일이었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28개 읍면동별 ‘맞춤형 복지팀’마다 직원 3, 4명이 근무하는데 시내 건보료 체납자만 해도 약 1만 명”이라며 “복지 담당 인력 부족 탓에 위기 가구 발굴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화성시는 내부 방침에 따라 단수·단전돼 당장 일상생활이 어려운 가구를 먼저 조사했는데 세 모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화성시 기배동 주민센터는 이달 3일 방문 조사에 나섰지만 주민등록지에 모녀가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연락 두절’이라며 사회복지 비(非)대상자로 등록했다. 비대상자가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간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모녀는 2004년부터 수원의 월셋집을 전전하며 지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 집주인은 모녀에 앞서 사망한 장남(자매의 오빠)의 지인이었는데, 2020년 장남이 숨진 후에는 집주인도 세 모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세 모녀의 사망 시점은 이들이 발견된 21일부터 최소 열흘이 앞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3일 방문 조사 당시 실거주지 추적이 이뤄졌다면 모녀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전입 미신고 등으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취약계층의 정보를 복지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텅 빈 냉장고, 접시 3개뿐인 살림23일 오후 세 모녀가 살았던 수원시 권선구의 다세대주택은 유품 정리업체가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고, 식기는 접시 3개와 수저뿐이었다. 여기에 신발 6켤레와 이불 2채, 약간의 옷가지 등이 살림살이의 전부였다. 청소업체 직원 A 씨는 “10년 동안 일했지만 냉장고에 식재료가 전혀 없는 집은 처음”이라며 “셋이 어떻게 살았나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인근 주민들은 “(모녀가) 이웃과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세 모녀를 기억하는 화성시 기배동의 한 주민은 “(남매의) 아버지는 다리 난간을 만드는 사업을 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사업이 어려워졌고 이후 빚 독촉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후 장남이 택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책임졌는데, 루게릭병으로 2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둘째 딸이 남긴 유서에는 “아픈 어머니와 언니 대신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데 오빠, 아버지가 죽고 빚 독촉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이 사회복지 인력 부족 탓에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동네 사정을 잘 아는 민간과 협력하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복지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분들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수원=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화성=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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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평 계곡서 폭우뒤 급류에 50대 숨져

    경기 가평의 한 계곡에서 불어난 물에 50대 남성이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가평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49분경 북면 화악천 계곡에서 ‘강물에 사람이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수색작업을 벌여 1시간 만에 계곡 하류 지점에서 숨진 박모 씨(58)를 발견했다. 경찰은 박 씨가 더위를 식히려 물에 들어갔다가 전날 내린 비로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악천 계곡은 원래 경사가 심해 물살이 가파르고 깊은 데다 최근 내린 폭우까지 겹쳐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5일에도 이 계곡에 빠진 60대 아버지를 구하러 물에 뛰어든 30대 아들이 급류에 휩쓸려 두 사람 모두 숨졌다. 충북에서도 20일 시간당 최대 70.5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산사태와 침수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오전 4시 37분경 단양군 적성면 상원곡리 중앙고속도로 제천터널 인근 부산 방면에선 산사태가 발생했다. 약 1000t의 토사가 도로로 쏟아지면서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와 택시 등을 덮쳤고, 60대 택시기사와 승객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약 8시간 동안 도로가 통제됐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단양=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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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걱정 속 본격 개학…“환기만 잘해도 감염률 낮출수 있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초중고 상당수가 개학을 앞두고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의 약 80%는 이번 주부터 2학기 수업을 시작한다. 일선 학교들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최대한 대면 수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두 딸을 둔 최모 씨(47·경기 안양시)는 “첫째는 10일에 이미 개학을 했고 둘째는 26일에 개학을 한다”며 “학교에 보내면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이고, 비대면 수업을 하자니 수업 집중도가 떨어져 학업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학교에 가도, 안 가도 걱정“이라고 했다. 고교 3학년 아들을 둔 신모 씨(54·경기 안양시)는 “학교에서 하루 12시간 이상을 보내고 친구들과 급식도 먹는데, 수학능력시험이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될까 두렵다”고 했다. 특히 재감염자 중 만 17세 이하 미성년자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다보니 학교를 통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미성년자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탓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폭증했던 2~4월에 감염됐던 아이들의 경우 현재 6개월가량 지나 항체가 떨어져 재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크 쓰기, 환기 등 방역 철저해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학을 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며 “미성년 자녀를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가 많아 고연령층 등 고위험군으로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방역시스템이 갖춰진 학교가 외부에 비해 안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학교는 비교적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이를 관리할 교사들이 상주하기 때문에 (등교로 인한) 대규모 확산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개학 이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 방역과 주기적인 환기 및 공기청정기 가동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말보다는 에어로졸(미세 입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며 “환기만 제대로 돼도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중환자는 531명으로 전날(511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을 넘었다. 전날인 20일에는 0시 기준 사망자가 84명으로 113일 만에 가장 많았다. 반면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944명으로 지난주 일요일보다 8602명 줄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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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해로 쌓인 ‘폐기물 산’… “하루 18시간씩 치워도 끝이 안보여”

    “저 매트리스 빼주세요!” “지금 상차(上車)가 너무 밀렸어요!”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 환경지원센터’. 노란 작업복을 입은 구청 청소과 미화원(환경공무관)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민첩하게 움직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미화원은 “며칠째 주말도 없이 오전 4시에 출근해 오후 10시까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며 “오늘도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콩국수를 5분 만에 먹고 다시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도권의 기록적 폭우로 침수됐던 폐기물이 적환장(매립장에 가기 전 쓰레기를 임시로 모아 두는 곳)에 밀려들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 관악구, 동작구 등의 폐기물 적환장은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 18시간 꼬박 일해도 부족”동작구 환경지원센터는 수해 폐기물이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었다. 원래 재활용 폐기물을 처리하던 이곳은 최근 동작구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하자 재활용이 아닌 폐기물도 임시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적환장 한쪽에는 침수된 생활용품과 매트리스, 장판, 가구 등이 약 4m 높이로 쌓여 있었다. 매립이 불가능한 것들을 걸러낸 뒤 포클레인이 폐기물을 들어 운반 트럭 안에 떨어뜨리자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폐기물은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로 옮겨진다. 관악구 폐기물 적환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관악구 클린센터’는 이날 오전 내내 전면 유리에 ‘수해 복구차량’이라고 적힌 트럭이 들락거렸다. 구청 관계자는 “어제도 25t 트럭 17대를 동원해 수도권매립지까지 총 50번을 왕복한 후에야 작업이 끝났다”며 “다음 주는 돼야 수해 폐기물 처리가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찾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는 폐기물을 실은 트럭이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수도권매립지 관계자는 “폐기물이 평소 하루에 25t 트럭으로 300∼400대 들어오는데, 이번 수해로 100대씩 더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9∼17일 수거된 서울 시내 수해 폐기물은 1만1062t에 달한다. 서초·동작·관악·영등포 등 4개 구에서 발생한 쓰레기만 약 8200t이고, 특히 침수 피해가 심했던 관악구에서만 3607t이 수거됐다. 관계자들은 쓰레기는 밀려드는데 장비와 인력에 한계가 있어 수해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는 데는 앞으로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차량 침수 피해 1만 건 넘어폭우로 차량 침수가 1만 건 넘게 발생하며 보험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신고 건수는 18일 오전까지 1만1685건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측의 추정 손해액은 1637억1000만 원에 이른다. 보험업계에선 이번 침수 정도가 심해 폐차되는 차량이 침수 차량 중 60%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후 일부 보험사들이 허가를 받고 침수된 차량을 임시 보관하는 서울대공원 주차장엔 차량 1100여 대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상당수는 흙을 뒤집어쓰거나, 내부 시트가 젖은 채였다. 전국 폐차업체 100여 곳이 매일 이곳에서 차량을 견인해간다. 현장에서 만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 보험사에서만 매일 40대 가까이 차량을 폐차장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침수로 이달 폐차되는 차량 수가 지난달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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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공공임대중 보증금 500만원이하는 0.2%뿐… “반지하 보증금으론 임대 입주 힘들어”

    “아무리 공공임대주택이라도 보증금이 상당히 필요할 텐데, 저로선 감당이 안 될 거 같습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7년째 세 들어 살고 있다는 김모 씨(69)는 16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이 전 재산이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 급여를 빼면 수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씨는 “지금 월세 20만 원도 간신히 내고 있다. 정부가 월세나 보증금 등을 일부 빌려준다고 해도 지상층으로 이사하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15, 16일 반지하 거주민 지상 이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반지하 거주 주민과 전문가 사이에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정부와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 반지하 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하지만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때 필요한 추가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50대 여성 사망자가 발생한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이었다. 하지만 16일 동아일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서울에서 모집 중인 공공임대주택 2887채의 보증금과 월세를 전수 분석한 결과 보증금이 500만 원 이하인 곳은 6채(0.2%)에 불과했고, 월세가 20만 원 이하인 곳도 48채(1.7%)에 그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 주택 주민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 등 취약계층은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 거주자가 입주할 때 필요한 보증금을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대출한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악구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직장인 임모 씨(27)는 “이 동네에 자리를 잡은 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직장이 있는 강남역으로 출퇴근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지상층이라도 직장과 거리가 멀면 이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월세 지원 끝나면 반지하로 돌아가야”서울시는 전날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입주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이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장 2년간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악구 신사동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주부 박모 씨(52)는 “월 20만 원을 받으면 당장은 지상층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이 불안정해서 2년 뒤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와야 할 거 같은데, 이사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악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박모 씨(57)는 “반지하 주택을 구하는 이들은 소득이 적거나 없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월세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부는 16일 연말까지 재해 취약 주택 실태를 조사해 공공임대 이주 수요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반지하 거주자가 이주를 원치 않는 경우 침수 방지시설과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보강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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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지하 월세 20만원도 간신히 내… 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

    “아무리 공공임대주택이라도 보증금이 상당히 필요할 텐데, 저로선 감당이 안 될 거 같습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7년째 세 들어 살고 있다는 김모 씨(69)는 16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이 전 재산이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 급여를 빼면 수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씨는 “지금 월세 20만 원도 간신히 내고 있다. 정부가 월세나 보증금 등을 일부 빌려준다고 해도 지상층으로 이사하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15, 16일 반지하 거주민 지상 이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반지하 거주 주민과 전문가 사이에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정부와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 반지하 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하지만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때 필요한 추가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50대 여성 사망자가 발생한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이었다. 하지만 16일 동아일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서울에서 모집 중인 공공임대주택 2887채의 보증금과 월세를 전수 분석한 결과 보증금이 500만 원 이하인 곳은 6채(0.2%)에 불과했고, 월세가 20만 원 이하인 곳도 48채(1.7%)에 그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 주민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 등 취약계층은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 거주자가 입주할 때 필요한 보증금을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대출한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악구의 반지하주택에 사는 직장인 임모 씨(27)는 “이 동네에 자리를 잡은 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직장이 있는 강남역으로 출퇴근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지상층이라도 직장과 거리가 멀면 이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월세 지원 끝나면 반지하로 돌아가야”서울시는 전날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입주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이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장 2년간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반지하에 사는 주부 박모 씨(52)는 “월 20만 원을 받으면 당장은 지상층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이 불안정해서 2년 뒤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와야 할 거 같은데, 이사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악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박모 씨(57)는 “반지하주택을 구하는 이들은 소득이 적거나 없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월세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6일 연말까지 재해 취약 주택 실태를 조사해 공공임대 이주 수요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반지하 거주자가 이주를 원치 않는 경우 침수 방지시설과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보강 비용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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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금지’ 광화문광장까지 진입… 2만명 시위에 종일 교통혼잡

    제77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첫 광복절인 이날 집회에 인원 제한 없이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세종대로 일대는 차량 통행이 한때 전면 통제됐다.○ 광화문광장까지 점령한 집회 참가자들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일대에서 약 2만10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8·15 1000만 국민대회’를 열었다. 탄핵무효운동본부, 구국동지회 등도 광화문 일대에서 각각 3000여 명, 1500여 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6시 동화면세점 앞에 약 10m 높이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크레인에 대형 스피커를 매단 채 집회를 열었다. 차도와 인도에 모인 참가자들은 “좌파를 몰아내야 한다” “주사파 척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인파는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십자(十字) 형태로 몰렸다. 남북으로는 서울광장 앞 사거리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약 600m 구간, 동서로는 교보빌딩에서 오피시아빌딩까지 약 300m 구간의 인도와 차도 일부가 인파로 채워졌다. 오후 3시를 넘어 집회 인원이 계속 늘면서 당초 신고된 집회 장소가 아닌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까지 참가자들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6일 광화문광장을 재개장하면서 집회 시위 개최를 불허한다고 밝혔는데 일주일 만에 방침이 무색해진 것이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집회 참가자들에게 “신고 장소를 벗어났다”며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위를 목적으로 스피커 등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 공유재산법과 조례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주변에서 시위를 하다가 밀려든 경우 시로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세종대로 통제로 교통 혼잡 극심이날 집회로 세종대로 일대 교통은 종일 혼잡했다. 오전부터 주최 측이 무대를 설치하면서 차로 일부 통제가 시작됐다. 오후 3시 40분경부터는 시청 교차로∼세종대로 사거리와 광화문 삼거리∼세종대로 사거리 전 구간 차로가 통제됐다. 세종대로 사거리∼종로1가 구간에서도 일부 차로가 통제됐다. 통제는 오후 4시 50분경부터 순차적으로 풀렸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통제하는 경찰을 밀쳤고, 참가자에게 밀려 펜스가 넘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더 이상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해산 명령을 내리겠다”고 방송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선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오후 3시경 무대에 올라가다가 몽둥이를 든 중년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팔 골절상을 입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 남성을 연행해 조사했다. 전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에도 광복절 광화문에서 약 1만5000명 규모의 집회 개최를 강행했다. 지난해에는 ‘1인 걷기 행사’ 형태로 200여 명이 참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선 진보 성향 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오전 9시경 민중민주당 소속 약 50명은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주한미군 철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북침전쟁연습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후 세종대로 사거리를 거쳐 정부서울청사 방면으로 행진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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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광화문광장까지 침범…연휴 나들이 망친 시민들

    제77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리며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광복절인 이날 집회에 인원 제한 없이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세종대로 일대는 차량 통행이 한때 전면 통제됐다.●광화문광장까지 침범한 집회 참가자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일대에서 약 2만10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8·15 1000만 국민대회’를 열었다. 탄핵무효운동본부, 구국동지회 등도 광화문 일대에서 각각 3000여명, 15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6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약 10m 높이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크레인에 대형 스피커를 매단 채 집회를 열었다. 차도와 인도에 모인 참가자들은 “좌파를 몰아내야 한다”, “주사파 척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인파는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십자(十字) 형태로 몰렸다. 남북으로는 서울광장 앞 사거리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약 600m 구간, 동서로는 교보빌딩에서 오피시아빌딩까지약 300m 구간이 인파로 가득 찼다. 오후 3시를 넘어 집회 인원이 계속 늘면서 당초 신고된 집회 장소가 아닌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까지 참가자들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6일 광화문광장을 재개장하면서 집회 시위 개최를 불허한다고 밝혔는데 일주일 만에 방침이 무색해진 것이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집회 참가자들에게 “신고 장소를 벗어났다”라며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위를 목적으로 스피커 등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 공유재산법과 조례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주변에서 시위를 하다가 밀려든 경우 시로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세종대로 통제로 교통 혼잡 극심 이날 집회로 세종대로 일대 교통은 종일 혼잡했다. 오전부터 주최 측이 무대를 설치하면서 차로 일부 통제가 시작됐다. 오후 3시 40분경부터는 시청교차로~세종대로 사거리와 광화문 삼거리~세종대로 사거리 전 구간 차로가 통제됐다. 세종대로 사거리~종로1가 구간에서도 일부 차로가 통제됐다. 통제는 오후 4시 50분경부터 순차적으로 풀렸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통제하는 경찰을 밀쳤고, 참가자에 밀려 펜스가 넘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더 이상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해산 명령을 내리겠다”고 방송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에도 광복절 광화문에서 약 1만5000명 규모의 집회 개최를 강행했다. 해당 집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논란이 됐다. 지난해는 ‘1인 걷기 행사’ 형태로 200여 명이 참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날 진보 성향 단체도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9시경 민중민주당 소속 약 50명(경찰 추산)은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주한미군 철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북침전쟁연습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후 세종대로 사거리를 거쳐 정부서울청사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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