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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에 미칠 영향에 우리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하는 21일 미-러 외교장관 간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19일 미국이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스마트폰, 생활가전제품 등을 수출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따르면 러시아는 한국에 에너지와 원자재를 주력으로 수출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러시아에 자동차, 자동차부품을 많이 수출한다. 미국이 경고한 대로 고강도 제재를 단행해 러시아가 달러 결제망인 ‘국제 은행 간 통신망(SWIFT)’에서 퇴출되면 한국과 러시아는 수출대금을 서로 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역도 중단된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김꽃별 수석연구원은 “전시 상황에서는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을 통제할 수도 있다. 러시아산 나프타, 유연탄, 원유, 천연가스 등에 의존했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고 기업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 800여 명의 안전도 우려된다. 청와대는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우리 기업과 국민 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48년 동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장을 누빈 미국의 마지막 재래식 항공모함 USS키티호크가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다고 19일(현지 시간)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키티호크함은 해체 및 고철화 작업을 위해 14일 오전 워싱턴 브레머턴 해군기지에서 텍사스 브라운즈빌을 향해 출항했다. 1960년 진수된 뒤 이듬해 취역한 키티호크함은 2008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다 2009년 퇴역해 보존 중이었다. 1998∼2008년에는 미 해군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에서 유일한 최전방 상시 배치 항모로 활약했다. 길이 304m, 최대 폭 85m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항모’로 불렸다. 미 해군의 재래식 항모로는 가장 마지막에 취역했다. 이후 미군 항모는 모두 원자력 추진식이다. 출항 당일 현장에는 키티호크함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지역 주민과 전역 해군이 몰렸다. 1990년대 이 항모 엔지니어로 일한 코리 어밴드 씨는 “이 배는 내 역사의 일부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흘수선 30피트 아래 있었다”고 말했다. 전기기술자였던 리치 브래틀 씨는 “당시 몬태나의 내 고향 마을 인구의 두 배인 6000명이 승선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처음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키티호크함을 USS미드웨이처럼 해상(海上)박물관으로 만들자는 요청도 있었지만 해체가 결정됐다. 키티호크함은 너무 커서 파나마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130일 넘게 남아메리카를 돌아 마젤란해협을 거치는 2만5000km의 여정 끝에 텍사스에 도착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기업인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5세대(G) 이동통신 장비 선두기업인 화웨이 제재를 시작한 미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알리바바가 미국 기업이나 개인 고객의 정보와 지식재산권 등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있고, 중국 정부가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고객들이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려 할 때 중국 정부가 이를 방해할 여지가 있는지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가 5G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미국 고객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규제 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알리바바를 상대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제하면서 미국 내 서비스 영업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알리바바가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90억 달러(약 10조73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성장하는 등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 내 사업 규모는 5000만 달러 정도로 아직은 크지 않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빅데이터, AI 등 차세대 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핵심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를 상대로 미국인과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리바바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음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 이번 조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상무부 내 정보보안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은 중국 관영 벤처투자기관 상하이푸둥과학기술투자(PDSTI)가 미국의 소형 항공기 스타트업 아이콘 에어크래프트에 투자한 일을 놓고도 국가안보 위협 및 기술 유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전직 미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2006년 창업한 아이콘 에어크래프트는 탄소 섬유 재질의 접이식 날개를 장착한 소형 항공기를 개발해 생산 중이다. 이 항공기는 군사용 드론(무인항공기)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PDSTI는 이 회사 지분 47%를 보유했고 주요 경영진 임명에도 관여하고 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이 미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통제하는 가운데 이번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17일(현지 시간) 예멘 시아파 반군의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공격이 가해진 아부다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사전에 일정이 취소돼 두바이에 머물러 신변에 이상은 없었다. 로이터는 이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UAE에 대한 드론 테러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 공격으로 UAE 수도 아부다비의 무사파 산업지역에서는 유류탱크 세 개가 폭발한 뒤 화재가 발생했고, 아부다비 국제공항 근처의 건설 현장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일어났다. 이날 폭발로 파키스탄인 1명과 인도인 2명이 숨졌다. 또 6명이 부상당했다. 사건 직후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날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넘어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UAE 측에서 ‘불가피한 사정’을 이유로 회담을 취소해 문 대통령은 두바이에만 머물며 일정을 소화했다. 일각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회담이 취소된 게 안보상의 위험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두바이에서 기자들을 만나 “(왕세제가)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하게 됐다”며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 왔다”고 했다. 이어 “(사유는) UAE 측이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UAE에서 보내온 문장 자체가 ‘뜻밖의 긴급한 상황(unforeseen and urgent matter of state)’이라고 돼 있다”고 전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6일에 이어 17일에도 북한의 화물열차가 압록강을 건너 북-중 접경 지역 단둥에 도착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중 국경을 차단한 지 2년 만에 북-중 간 육로 무역 재개가 본격화된 것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단둥에 도착했던 열차는 이날 오전 북한으로 돌아갔다. 13량 정도의 화물칸을 연결한 이 열차는 콩기름과 밀가루 같은 생필품과 의약품 등 긴급 물자를 운송해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날 다른 북한 화물열차가 단둥에 들어간 것이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철도 화물 운송이 이미 재개됐다”고 확인했다. 이어 “양측은 방역 안전을 확보하면서 화물 운송 업무를 잘해 나갈 것이고 (중국은) 양국의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돕겠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5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콜리빌 유대교 예배당 안에는 5명이 있었다. 한 남성이 랍비(유대교 성직자) 등 4명을 인질로 잡았다. 몇 분 전 말리크 아크람(44)이라는 불청객이 “여기, 쉼터 맞느냐”며 예배당에 노크를 하자 랍비인 찰스 시트런워커가 그를 맞아 차 한 잔을 내줬다. 마주 앉은 아크람은 이내 총을 꺼내 보이며 정체를 드러냈다. “나는 무장을 했다. (나는) 죽게 될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거주자인 아크람은 지난해 12월 29일 뉴욕 공항으로 입국해 텍사스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미국인 살해 시도 혐의로 86년형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퀴가 수감된 교도소가 있다. 아크람은 ‘레이디 알카에다’로 불리는 이 여성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교도소에서 가장 가까운 유대교 예배당을 찾아온 것이었다. 예배당은 한산했다. 랍비와 당뇨를 앓는 노인 등 신도 3명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줌(Zoom)으로 화상 예배를 하던 중이었다. 이날 인질극은 줌에 접속해 있던 신도 등 2만6000여 명에게 생중계됐다. 인질극이 시작된 순간을 화상으로 지켜봤던 신도 올리비아 젤링과 스테이시 실버먼은 “예배가 갑자기 ‘기도’에서 ‘패닉’으로 변했다. 무서웠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대인의 목숨에만 관심이 있지. 내가 문제인 걸까, 미국이 문제일까.” 아크람의 이 말에 시트런워커는 바짝 긴장했다. 그는 보름 전 설교에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반(反)유대주의가 있다는 것도 안다”고 했다. 201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반유대주의자가 예배당에 난입해 11명을 살해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는 언제든 테러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설교 전 신도들에게 비상구 위치를 알려주는 등 대비 훈련을 해왔다. 이날 예배당 주변에는 경찰 특수기동대(SWAT) 등 200여 명이 배치됐다. 아크람은 연방수사국(FBI) 협상팀에 시디퀴의 석방을 요구했다. 인질들에겐 “나는 피를 흘리는 인간이다. 죽이지 않겠다”고 했다. 인질극은 11시간 만에 끝났다. 인질범은 사망했고 인질은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 WP는 “특수기동대가 예배당에 진입할 때 인질범이 총을 겨눴고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예배당 공동 설립자인 아나 아이젠도 줌 화면을 통해 상황을 지켜봤다. 아버지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참혹한 경험을 책으로 내도록 도왔던 그는 역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어머니에게 이날 일을 전했다. 100세인 그의 어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 마련을 위한 연쇄 회담이 지난주 성과 없이 끝난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에 대한 대규모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 그 배후로 러시아 정부가 지목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외교부 등 7개 정부 부처와 국가응급서비스 웹사이트 등이 해킹돼 몇 시간 동안 마비됐다. 세르히 데메듀크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사무차장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정보국과 연결된 해커 집단 ‘UNC1151’이 이번 해킹 사건에 연루됐다”며 “해킹에 사용된 악성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의 해커 집단 ‘ATP-29’가 사용한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남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1999년 국가통합(Union State)을 이루는 등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국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개전 초기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을 벌인 뒤 포병과 다연발미사일, 공군 폭격 등 압도적 전력(戰力)으로 신속하게 항복을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쌓기 위해 자국 군대를 스스로 공격하는 일종의 ‘자작극(false-flag operation)’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날조하는 방안을 공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 동쪽에 주둔한 러시아 군대를 스스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위장 작전 수행을 위해 요원을 미리 배치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달 중순에서 다음 달 중순 사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WP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종단하는 드네프르강을 기준으로 러시아에 가까운 동쪽 지역만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한편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이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부터 (러시아의) 안전보장 제안에 대한 문서로 된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사태 전개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를 ‘엔데믹(풍토병·風土病)으로 관리하자’는 주장이 유럽에서 제기됐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시기상조라고 일축하면서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WHO는 3∼9일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55% 증가한 1515만466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풍토병” vs “시기상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1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치명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를 멈추고 독감처럼 다루자”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코로나19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으로 다루는 방안을 유럽 국가들에 제안했으며 논의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다른 호흡기 질환처럼 코로나19 증세의 경중을 따진 뒤 중증 환자만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나왔다. 백신 담당 정무차관을 지낸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은 9일 BBC에 “영국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길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자문 마이크 틸데슬리 워릭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도 “오미크론은 코로나19 풍토(병)화의 첫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이달 4일 21만870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망자는 48명이었다. 이에 WHO는 코로나19의 풍토병 전환은 ‘위험 요소가 많다’며 반대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비상대응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너무 빠르게 진화해 풍토병으로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올 1월 첫째 주 유럽에서만 700만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그 2주 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WHO는 두 달 안에 유럽 인구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각국서 커지는 오미크론 대응 혼란오미크론 감염자 급증에 따른 각국 혼란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교사들이 학생 코로나19 검사 지침 완화에 반발해 13일 파업하기로 했다. 이날 이탈리아에서는 가짜 코로나19 백신을 수십 명에게 놓은 간호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정부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서면서 가짜 백신, 허위 백신여권 범죄가 급증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내려진 2020년 5월 런던 총리관저에서 100여 명이 정원 파티를 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보리스 존슨 총리에 대한 사임 요구가 거세다. 11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존슨이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총리직 유지’ 응답은 27%였다. 이날 전국 학교에서 대면 수업이 재개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부족해 큰 혼란을 빚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일부 학교에서 보관 중이던 진단키트 100만 개는 겨울폭풍으로 파손됐다. 플로리다주에서는 교사에게 지급된 진단키트 일부가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이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13년 만이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농무부와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소고기는 25만3175t이었다. 미국 전체 소고기 수출량의 24%다. 2020년 같은 기간(21만8135t)보다 16% 늘었다. 2020년까지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이던 일본은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보다 1만4364t 적은 23만8811t을 수입해 2위가 됐다. 금액으로도 한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1∼11월 한국 수입액은 21억3573만 달러(약 2조5616억 원)로 일본의 17억1366만 달러(약 2조554억 원)보다 4억2207만 달러(약 5062억 원) 많았다.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걸린 소가 발견되자 한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2008년 4월 양국 정부는 협상을 재개해 미국이 ‘광우병 의심 소의 뇌와 등뼈 등으로 만든 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강화된 사료 조치를 이행한다고 공표하면 특정위험물질을 제외한 모든 부위의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노동단체와 이른바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광우병 우려가 있다며 서울 도심에서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한 달 넘게 벌였다. 광우병에 대한 부정확한 사실을 담은 ‘광우병 괴담’도 일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다. 결국 정부는 미국과 추가로 협상해 그해 6월 수입 대상을 ‘생후 30개월 이전에 도축된 소’로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미국 정부와 육류업계는 소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압박해 왔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우보다 저렴해 국내 소비자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며 소비량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무역갈등 중인 중국도 지난해 1∼11월 미국산 소고기 16만3400t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같은 기간의 약 5배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8월 19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귀환에 피란민 수천 명이 ‘필사의 탈출’을 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 경비원 미르자 알리 아흐마디(36)와 아내 수라야(33)도 생후 2개월 된 막내아들 소하일 아흐마디(사진)를 비롯한 자녀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아흐마디 가족이 공항 출입문 5m 앞까지 갔을 때 피란민들이 먼저 들어가겠다고 서로 밀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어린 자녀들이 인파에 깔릴까 전전긍긍하던 그때, 공항 담장 너머 한 미군 병사가 손을 내밀었다. 부부는 막내 소하일을 들어 올려 그에게 건넸다. 부부와 다른 자녀 넷(17세, 9세, 6세, 3세)은 30분 뒤에야 반대편 입구를 통해 공항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소하일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 아기를 봤습니까?” 다급해진 아흐마디는 20명이 넘는 미군에게 수소문했지만 아무도 몰랐다. 부부는 통곡했지만 일촉즉발 상황에서 남은 자녀들을 데리고 피란 비행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카타르 독일을 경유해 미국 텍사스 난민촌에 도착하자마자 부부는 미국 정부, 국제인권구호단체에 소하일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흐마디 가족이 비행기에 올라 아프간을 떠났을 때 소하일은 카불의 택시운전사 하미드 사피(29)의 집에 있었다. 사피가 공항 근처 길바닥에서 혼자 울고 있는 소하일을 발견해 자기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딸만 셋으로 평소 아들이 있었으면 했던 사피 부부는 소하일을 극진히 보살폈다. 의사에게 데려가 건강검진까지 받게 했다. 세 딸은 소하일에게 좋은 누나들이 돼줬고, 사피는 딸들이 소하일과 함께 노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후 사진 속 아기가 소하일이라는 것을 알아본 몇몇 사람의 제보 덕분에 소하일은 부모를 잃은 지 약 5개월 만인 8일 카불에 남아 있던 할아버지와 친척 품에 안겼다. 아흐마디 부부는 휴대전화 영상통화로 소하일을 감격스럽게 지켜봤다. 친척들은 조만간 소하일을 미국의 부모에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하일을 제 자식처럼 돌봤던 사피는 작별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아흐마디는 “아기를 잃었을 때 우리는 울부짖었다. 신께서 사피를 축복하고 그에게 아들을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군의 성급한 철군 때문에 많은 아프간 부모와 아기들이 소하일처럼 생이별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국무부 국토안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8월 19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갑작스런 미군 철수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귀환 우려에 피란민 수천 명이 ‘필사의 탈출’을 위해 몰려들었다. 주아프간 미국대사관 경비원 미르자 알리 아흐마디(36)와 아내 수라야(33)도 생후 2개월 된 막내아들 소하일 아흐마디를 비롯한 자녀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아흐마디 가족이 공항 출입문 5m 앞까지 갔을 때 피란민들이 먼저 들어가겠다고 서로 밀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어린 자녀들이 인파에 깔릴까 전전긍긍하던 그때, 공항 담장 너머 한 미군 병사가 손을 내밀었다. 부부는 막내 소하일을 들어 올려 그에게 건넸다. 부부와 다른 자녀 넷(17세, 9세, 6세, 3세)은 30분 뒤에야 반대편 입구를 통해 공항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소하일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 아기를 봤습니까?” 다급해진 아흐마디는 20명이 넘는 미군에게 수소문했지만 아무도 몰랐다. 부부는 통곡했지만 일촉즉발 상황에서 남은 자녀들을 데리고 피란 비행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카타르 독일을 경유해 미국 텍사스 난민촌에 도착하자마자 부부는 미 정부, 국제인권구호단체에 소하일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흐마디 가족이 비행기에 올라 아프간을 떠났을 때 소하일은 카불의 택시운전사 아흐마드 사피(29)의 집에 있었다. 사피는 공항 근처 길바닥에서 혼자 울고 있는 소하일을 발견해 자기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딸만 셋으로 평소 아들이 있었으면 했던 사피 부부는 소하일을 극진히 보살폈다. 의사에게 데려가 건강검진까지 받게 했다. 세 딸은 소하일에게 좋은 누나들이 돼줬다. 그러면서도 사피는 소하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아이 가족을 수소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노력 끝에 약 5개월 만인 8일 소하일이 카불에 남아있던 할아버지와 친척 품에 안겼다고 보도했다. 아흐마디 부부는 휴대전화 영상통화로 노래하고 춤추는 소하일을 감격스럽게 지켜봤다. 친척들은 조만간 소하일을 미국의 부모에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하일을 정성스레 돌봤던 사피는 작별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소하일 아버지는 “아기를 잃었을 때 우리는 울부짖었다. 신께서 사피를 축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군의 성급한 철군 때문에 많은 아프간 부모와 아기들이 소하일처럼 생이별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국무부 국토안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임신 출산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들을 향해 “이기적이며 인간성을 상실한 결정이고 인류에 해를 끼친다”고 5일(현지 시간) 말했다. 교황의 발언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수요 일반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요셉을 주제로 설교하는 도중 나왔다. 부모가 되는 것의 중요성과 고아, 입양 문제를 얘기하던 교황은 예수를 키운 요셉을 가리켜 “가장 위대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칭찬하면서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부부들을 비판했다. 교황은 “오늘날 우리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를 본다. 너무 많은 부부가 아기를 갖길 거부하거나 한 명만 낳고 더는 안 낳으려 한다. 그들 중 다수는 개나 고양이를 두 마리씩 키운다. 개나 고양이가 아기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웃기지만 현실이 그렇다”면서 “이렇게 부성애 모성애를 부정하는 것은 인간성을 약화시킨다. 그 탓에 문명은 늙어가고 아이들이 사라진 조국은 고통받는다”고 했다. 교황은 출산율 저하가 불러오는 인구 감소를 뜻하는 ‘인구학적 겨울(demographic winter)’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입양 필요성을 강조하며 “건강이나 신체적 이유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입양을 고려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아느냐”며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갖든지 입양하든지 모두 위험이 따르지만 아예 아기 없이 사는 것은 더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혼한 사람이라면 아기 갖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014년에도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현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것이 더 편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결혼생활은 외로운 노년을 맞게 된다. 아이의 기쁨은 부모의 가슴을 뛰게 하고 미래를 다시 연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평소 동물을 사랑하고 개 코알라 호랑이 새 양 들과 사진도 즐겨 찍는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의외라면서도 “출산율 저하가 초래할 인구통계학적 결과와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아프리카 국가 수단에서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민간 출신 총리가 사임한 지 나흘 만인 6일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반(反)군부 시위를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을 시도했다. 카자흐스탄에 이어 수단에서도 정부와 시위대 간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군부에 반대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우리는 다시 한번 폭군의 대통령궁으로 향할 것이며 군사 통치를 거부하고, 가장 강력한 무기인 평화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가 열리기 직전 수단 전역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가 끊겼고, 하르툼과 인근 도시를 잇는 다리들은 폐쇄됐다. 수단에선 과거 30년간 독재자로 군림해 온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2019년 축출됐고, 군부와 야권이 ‘통치위원회’를 구성해 새 정부 구성을 논의했었다. 이후 민간 경제 전문가 출신인 압둘라 함독 총리가 취임했지만 지난해 10월 25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함독 총리는 결국 이달 2일 사임했다. 군부는 지난해 쿠데타 직후 반군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며 유혈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최소 44명이 숨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임신 출산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들을 향해 “이기적이며 인간성을 상실한 결정이고 인류에 해를 끼친다”고 5일(현지 시간) 말했다. 교황의 발언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수요 일반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요셉을 주제로 설교하는 도중 나왔다. 부모가 되는 것의 중요성과 고아, 입양 문제를 얘기하던 교황은 예수를 키운 요셉을 가리켜 “가장 위대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칭찬하면서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부부들을 비판했다. 교황은 “오늘날 우리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를 본다. 너무 많은 부부가 아기를 갖길 거부하거나 한 명만 낳고 더는 안 낳으려 한다. 그들 중 다수는 개나 고양이를 두 마리씩 키운다. 개나 고양이가 아기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웃기지만 현실이 그렇다”면서 “이렇게 부성애 모성애를 부정하는 것은 인간성을 약화시킨다. 그 탓에 문명은 늙어가고 아이들이 사라진 조국은 고통 받는다”고 했다. 교황은 출산율 저하가 불러오는 인구 감소를 뜻하는 ‘인구학적 겨울(demographic winter)’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입양 필요성을 강조하며 “건강이나 신체적 이유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입양을 고려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아느냐”며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갖든지 입양하든지 모두 위험이 따르지만 아예 아기 없이 사는 것은 더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혼한 사람이라면 아기 갖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014년에도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현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것이 더 편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결혼생활은 외로운 노년을 맞게 된다. 아이의 기쁨은 부모의 가슴을 뛰게 하고 미래를 다시 연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평소 동물을 사랑하고 개 코알라 호랑이 새 양 들과 사진도 즐겨 찍는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의외라면서도 “출산율 저하가 초래할 인구통계학적 결과와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위구르족 등을 탄압하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최근 대리점을 열었다가 ‘인권 탄압을 옹호한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물론이고 국제 인권단체와 미 정·재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테슬라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 기업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민간 부문 또한 신장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인권 유린과 집단 학살에 반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 부문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해 못 본 척하면 안 된다”며 강제 노동과 인권 유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기업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심각한 법적 위험, 평판 문제 등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주도한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또한 3일 트위터에 테슬라의 신장 개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이 집단 학살과 강제 노동을 은폐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콧 폴 미 제조업연합 회장은 “신장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은 집단 학살’에 연루돼 있지만 테슬라의 행동은 특히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호주 지부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사진)가 신장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권 탄압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일 31일 신장의 주요 도시인 우루무치에 대리점을 열었다.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신장 생산품의 미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불과 8일 만이다. 테슬라는 신장 대리점 개설로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에서 모두 30개 지역에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신장에 지점을 개설한 테슬라의 행위가 바이든 행정부를 우습게 보이도록 만든 격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창업주는 그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염두에 두고 친중 행보를 계속해 왔다. 그는 지난해 3월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위구르족 등을 탄압하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최근 대리점을 열었다가 ‘인권 탄압을 옹호한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물론이고 국제 인권단체와 미 정재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테슬라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 기업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민간 부문 또한 신장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인권 유린과 집단 학살에 반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 부문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해 못 본 척 하면 안 된다”며 강제 노동과 인권 유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기업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심각한 법적 위험, 평판 문제 등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주도한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또한 3일 트위터에 테슬라의 신장 개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이 집단 학살과 강제 노동을 은폐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콧 폴 미 제조업연합 회장은 “신장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은 집단 학살‘에 연루돼 있지만 테슬라의 행동은 특히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미 무슬림단체인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 또한 테슬라를 향해 즉각 신장 지점을 폐쇄하고 경제적으로 집단 학살을 돕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호주 지부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신장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권 탄압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일 31일 신장의 주요 도시인 우루무치에 첫 대리점을 열었다.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신장 생산품의 미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불과 8일 만이다. 테슬라는 신장 대리점 개설로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에서 모두 30개 지역에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신장에 지점을 개설한 테슬라의 행위가 바이든 행정부를 우습게 보이도록 만든 격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창업주는 그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염두에 두고 친중 행보를 계속해 왔다. 그는 지난해 3월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도시 전체가 전면 봉쇄된 중국 산시(陝西)성의 성도 시안(西安)에서 주민 1300만 명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식량과 생필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만두 등을 사러 나갔다가 방역요원에게 구타를 당했다. 확진자가 단 1명만 발생해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1일 시안 남부의 주택단지에서는 거주자 1000여 명이 불시에 격리시설로 강제 이송됐다.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등 주민들은 밖에서 혹한에 떨며 몇시간 동안 대기하다 버스 30여 대에 태워졌다. 시설에 도착한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무것도 없다. 춥고 음식도 나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웨이보에는 한 남성이 만두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방역요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요원들에게 구류 7일과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과잉 방역’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국이 식료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생중계 기자회견의 온라인 채팅창에도 악플과 비난이 쏟아졌다. 한 대학원생은 “2주간 라면만 먹었다. 이제 5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밤에 도둑처럼 몰래 나가 식량을 사와야 한다”고 가세했다. 1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또한 시안 주민들이 담배, 아이폰 등을 쌀, 야채 등 먹거리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당국이 시 전역에 경찰 배치를 늘린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10월 공산당 20차 당대회 등 올해 내내 주요 행사가 예정돼 있어 당국이 상당 기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인구 110만 명인 허난성 위저우시 또한 2, 3일 양일간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3명 나왔다는 이유로 4일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곳에서도 통행허가증을 가진 차량 외에는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도시 전체가 전면 봉쇄된 중국 산시성의 성도 시안(西安)에서 1300만 명 주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식량과 생필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만두 등을 사러 나갔다가 방역요원에게 구타를 당했다. 확진자가 단 1명만 발생해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미 CNN 등에 따르면 1일 시안 남부의 주택단지에서는 거주자 1000여 명이 불시에 격리시설로 강제 이송됐다.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등 주민들은 밖에서 혹한에 떨며 수시간 동안 대기하다 버스 30여 대에 태워졌다. 시설에 도착한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무것도 없다. 춥고 음식도 나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웨이보에는 한 남성이 만두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방역 요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요원들에게 구류 7일과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과잉 방역’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국이 식료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생중계 기자회견의 온라인 채팅창에도 악플과 비난이 쏟아졌다. 한 대학원생은 “2주간 라면만 먹었다. 이제 5개 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밤에 도둑처럼 몰래 나가 식량을 사와야 한다”고 가세했다. 1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또한 시안 주민들이 담배, 아이폰 등을 쌀, 야채 등 먹거리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당국이 시 전역에 경찰 배치를 늘린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10월 공산당 20차 당대회 등 올해 내내 주요 행사가 예정돼 있어 당국이 상당기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인구 110만 명인 허난성 위저우시 또한 2, 3일 양일간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3명 나왔다는 이유로 4일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 곳에서도 통행 허가증을 가진 차량 외에는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홍콩의 반중(反中)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가 2일 폐간했다. 날로 거세지는 당국의 언론 탄압으로 규모가 큰 언론사조차 최근 속속 폐간을 택하자 더 버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당시 홍콩 최대 일간지인 핑궈일보, 지난해 12월 29일 유명 온라인 매체 리창뉴스에 이어 약 반년 사이에 세 곳의 반중 언론이 문을 닫으면서 홍콩의 언론 자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티즌뉴스는 2일 페이스북에서 “위기의 시기에 배에 탄 모든 이의 안전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폐간을 발표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저널리즘의 정신을 계승해 대중에 봉사하고 싶었지만 최근 2년간 홍콩 사회의 변화와 언론 환경의 악화로 시티즌뉴스라는 작은 배가 강한 바람과 파도에 부딪혔다고도 설명했다. 설립자 겸 주필인 크리스 엉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폐간 결정은 짧은 기간 안에 이뤄졌다. 우리가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결정적인 폐간 계기는 불과 4일 전 폐간한 리창뉴스의 선택이었다고도 했다. 핑궈일보와 리창뉴스는 모두 폐간 직전 전·현직 간부가 줄줄이 체포되고 회사 자산까지 동결되자 폐간을 택했다. 구성원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할 수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티즌뉴스는 2017년 1월 1일 창간한 직원 40명 규모의 소규모 온라인 매체다. 자유, 개방성, 다양성, 포용성 등을 추구하며 2019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및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민주 진영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고 2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외환보유고는 최근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고 식량을 구하지 못해 약 50만 명이 굶주림에 처했다. 인구 2149만 명의 스리랑카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던 관광산업이 팬데믹으로 붕괴돼 관련 종사자 약 20만 명이 실직했다. 국가 재정도 바닥이다. 지난해 11월 외환보유고가 10년 만에 최저인 16억 달러(약 1조9080억 원)를 기록한 스리랑카는 중국에 60억 달러(7조1550억 원)가 넘는 차관을 상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리랑카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내자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1%로 역대 최고였다. ‘살기 어렵다’는 국민 여론을 의식한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자 세수(稅收)가 준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 위기에 몰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식량난도 심각하다. 코로나19로 공급망이 교란돼 농업용 비료와 살충제 수급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지난해 5월 농가에 비료, 살충제 사용 금지 등 유기농법을 강요했다. 하지만 잡초와 해충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커졌고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났다. 정부는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쌀, 설탕 등 가격통제를 시작했지만 국민 삶은 피폐해진 뒤였다. 수도 콜롬보의 한 택시기사는 “전기세 수도세 식비 그리고 택시 구입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 식량도 못 구해 우리 가족은 하루 두 끼니만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콩 1kg를 살 수 있던 돈으로 지금은 100g 밖에 살 수 없다”고 탄식했다. 고학력 젊은이 4분의 1은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대유행 이후 스리랑카 국민 50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추산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