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김기용 부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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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기용 부장입니다.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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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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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쩌민, 덩샤오핑 개혁개방 계승… 中 세계2위 경제대국 이끌어

    96세를 일기로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시작한 덩샤오핑에 이어 1989년 6월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개혁개방 노선을 계승해 10년간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중국을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이후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던 중국을 다시 국제무대로 이끌었다.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진 미중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중국 당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백혈병으로 인해 장기 기능이 쇠약해져 응급 처치를 했으나 숨을 거뒀다. 중국 정부는 장 전 주석의 추모가 끝날 때까지 톈안먼 등 주요 지역과 재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한다며 관례에 따라 장례식에 외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中 고립 탈피장 전 주석은 1926년 중국 장쑤성 양저우의 부유한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국 최고 권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그는 1989년 자오쯔양 당시 총서기가 톈안먼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뒤 덩샤오핑이 5월 총서기를 제안해 급부상했다. 6월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직후 총서기로 정식 선출된 장쩌민은 처음에는 덩샤오핑에 가려 실권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해 “일말의 관용도 없다”며 시위대 체포에 나서 권력을 강화해 갔다. 당·정·군을 장악한 장 전 주석은 15년의 집권 기간에 정치적으로는 철권통치를 했다.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을 계속해 중국은 매년 평균 8%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했다. 자본가 계급이라 불리던 기업인들의 공산당 가입을 독려했다. 집권 기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조6900억 위안(1989년)에서 9조5900억 위안(2001년)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997년 홍콩 반환, 2001년 베이징(北京) 올림픽(2008년) 개최권 획득 등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하지만 2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톈안먼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 체포, 1999년 수천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진 파룬궁 탄압 등 인권 유린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빈부 격차와 환경 파괴, 부패를 방치해 중국의 고질적인 병폐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클린턴에 링컨 게티즈버그 연설 암송 장 전 주석의 1997년 미국 방문,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톈안먼 사태 이후 냉랭했던 미중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기타, 중국 전통 현악기인 얼후 등을 연주할 줄 알았던 장 전 주석은 딱딱한 중국 지도자들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1997년 미국 방문 중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훌라춤을 추고 수영을 즐겼다.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예정에 없던 10분간의 영어 연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장 전 주석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서두를 영어로 암송하자 클린턴 대통령이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는 미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가 마크 트웨인을 좋아하고 ‘러브 미 텐더’를 애창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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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쩌민의 상하이방 파벌, 시진핑 숙청에 몰락… “미묘한 시점 사망, ‘백지혁명’ 불 지필수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적 관계로 여겨지던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시점이 미묘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장 전 주석이 태두인 공산당 정치 파벌 상하이방은 시 주석이 집권 기간 내세운 부패 척결 운동에 상당수 숙청되며 몰락했다. 장 전 주석이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행사에 나타난 뒤 3년간 두문불출하자 건강 문제라는 관측과 함께 시 주석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과 올해 10월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20차 당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장 전 주석 사망을 전하면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중국 당국이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직후 공산당 총서기에 올랐던 그가 톈안먼 시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미묘한 시점에 사망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중국인들은 사망한 지도자를 애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역사가 있다”면서 “최근 ‘백지행동’ 등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그의 죽음은 매우 민감한 시점에 찾아왔다”고 전했다. 반중 성향의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는 같은 해 4월 사망한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를 추모하기 위한 집회부터 시작했다”면서 “최근 확산하고 있는 ‘백지행동’에 장쩌민의 죽음이 불을 지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석은 2004년 중앙군사위 주석에서 물러난 뒤에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집권기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장 전 주석은 2007년 17차 당대회에서 당시까지 세력이 미미했던 시 주석을 지도자로 밀었다. 시 주석이 최고지도자에 오르더라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벌였고 이 반부패 작전의 타깃은 대부분 상하이방이었다. 당시 최고지도부에 속해 있던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이 부패로 낙마했고 인민해방군 서열 1, 2위이던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는 숙청됐다. 모두 장 전 주석의 최측근이었다. 이후 시진핑 집권 2기를 거치면서 상하이방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권력에서 멀어졌다. 장 전 주석까지 사망하면서 한때 중국공산당 최대 계파로 불렸던 상하이방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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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적대세력 침투” 외세개입說… 시민들 “우린 중국인 애국자”

    중국 당국이 “적대세력의 침투·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라고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에게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 세력에 이용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 행동’으로 상징되는 이번 시위에 ‘외국 배후세력 개입’ 프레임을 씌워 강경 진압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9년 홍콩의 반중 시위 때도 중국 당국은 시위를 ‘외부의 적대적 세력이 개입한 색깔혁명’으로 규정해 유혈 진압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에는 중국 장쑤성 쉬저우 도심에서 장갑차들이 도로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쉬저우 동남쪽인 상하이로 이동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 외세 개입설 퍼뜨려 vs “우린 중국인”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를 언급하며 “이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적대세력’은 외국의 반중 세력과 중국공산당 반대 세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법위는 중국의 공안(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총괄하는 권력기구다. CNN은 상하이 경찰에 체포됐던 시위대를 인용해 “경찰이 이들에게 ‘색깔혁명이 시작되기를 원하는 악의적 세력에 의해 시위대가 이용됐다’고 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번 시위를 겨냥해 ‘외세 개입설’이 확산하고 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추시보 편집장은 “최근 일부 민감한 사건에 외세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위대 함성에 홍콩과 대만식 발음이 섞여 있다” “미국식 자유 구호 등이 많은 것은 색깔혁명 세력이 만연하다는 증거”라는 글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중국인”이라며 외부 세력 개입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시위에서도 한 남성이 “시위대 중에 외부 반중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자 참가자들이 “우리 모두 중국인이다. 모두 애국자”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당국 통제로) 해외 인터넷 사용도 못 하는데 외부 세력이 어떻게 우리와 소통하느냐, (외부 세력이) 달에서 오느냐”며 “우리는 단지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외세 개입이 있다면 독일인 마르크스 엥겔스”라고 비꼬는 장면도 포착됐다. 중국 당국이 각 지역 시위 원천 봉쇄에 나섰음에도 지난달 29일 광저우 하이주구에서 주민들이 흰색 방호복을 입은 시위 진압 경찰과 충돌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단단한 물체를 던지는 시위대를 항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시위대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모습이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 담겼다.○ 中, 스마트폰·SNS 추적 시위대 색출 중국 당국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추적을 통해 시위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며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텔레그램으로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 시위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경찰이 휴대전화 추적으로 자신의 동선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저장성에 사는 19세 학생은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백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WSJ는 “중국 경찰은 영장 없이도 개인 휴대전화나 SNS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이번 시위를 VPN 이용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VPN 이용자들을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 중이라고 쯔유시보가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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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강온양면책… 정저우 등 일부 지역 봉쇄 완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반(反)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는 원천 봉쇄와 강력 단속으로 억제하되 시위의 원인이 된 코로나19 봉쇄는 조금씩 풀어주는 강온 양면책으로 풀이된다. 30일 중국 남부 허난성 정저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 주민의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했고 슈퍼마켓 미용실 등도 문을 열었다. 영화관 도서관 식당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도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완화 결정은 지난달 25일 전면 봉쇄 후 닷새 만에 나온 것이다. 정저우에 있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달 공장 봉쇄 조치에 항의하며 대거 이탈하거나 처우 개선 요구 시위를 벌였다. 전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브리핑을 통해 “각 지방은 중앙 방침에 따라 ‘정밀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봉쇄 조치는 빠르게 내릴 뿐만 아니라 빨리 해제해야 하고, 할 수 있으면 최대한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중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철제 펜스 등으로 아파트 단지 및 동별 출입구와 소방통로를 막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광저우 충칭 등에서는 거의 매일 강제하던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완화했다. 충칭은 최근 5일간 확진자 미(未)발생 지역 주민은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 국무원(정부)은 지난달 28일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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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방’ 장쩌민 누구? 中 개혁개방 꽃피워…톈안먼 유혈진압도

    피아노와 얼후(二胡ㆍ줄이 두개인 전통 현악기)를 연주하고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영어로 줄줄 외던 부잣집 도련님. 톈안먼(天安門) 앞 대학생들을 강경 유혈 진압하는데 묵인하고 개혁·개방의 꽃을 피웠으며 권력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노회한 정치인. 30일 96세를 일기로 사망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걸었던 삶의 궤적이다.● 클래식에 심취한 양저우의 도련님 장 전 주석은 1926년 8월 17일 양쯔(楊子) 강 하류의 유서 깊은 도시 양저우(楊州)에서 대저택에서 부유한 지식인의 셋째(아들로는 둘째)로 태어났다. 조부 장스시(江石溪)는 학자, 시인, 의사, 음악가이자 상인으로 성공해 큰 부를 이뤘다. 친부 장스쥔(江世俊)은 전기 기술자였지만 많은 글을 썼다. 훗날 장 전 주석이 공학도이면서 인문학에 남다른 조예를 보였던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친모 우웨칭(吳月卿)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장 전 주석의 가풍은 사회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삼촌이 1920~1930년대에 혁명 운동을 하다 요절하자 숙모의 양자로 들어가기 했지만 그의 유년기는 서양의 자본주의 문화에 심취했던 때였다.그는 엘리트 인생을 걸었다. 양저우의 명문 둥관(東關)소학교(현 충화관·瓊花觀소학교)에서 서양 고전음악에 대한 평생의 애정을 갖게 된다. 나중에 “중국인들도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의 경험에 기인한다. 지원자의 10%만 합격한다는 양저우중학교에서는 과학과 동서양 문학에 빠져 들었다. 입학한 해에 중일전쟁(1937년 7월)이 발발해 수업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민족주의적 성향을 갖게 된 것 같지도 않다. 장 전 주석은 “그때 일어를 충분히 배우지 못해 아쉽다”고 술회했다. 다만 그는 일본을 이기기 위해 당시에 서양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나중에 “그때 배운 영어가 지금 대학생들이 배우는 영어보다 낫다”며 자신의 영어 실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장 전 주석은 1943년 난징중앙(南京中央)대 산업기술 및 전기기계 학부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2년 뒤 자오퉁(交通)대의 충칭(重慶)과 상하이(上海) 교정과 합쳐졌다. 장 전 주석이 상하이에서 뿌리를 내리게 된 건 대학 통폐합으로 이 곳에서 공부하게 된 때문이었다.● ‘미스터 호랑이 연고’에서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대학을 졸업한 1947년 그는 국민당 치하의 상하이에서 미국 회사의 300마력짜리 디젤엔진을 관리하는 직장을 잡게 된다. 미국인과 국민당 상사 밑에서 미래의 공산당 총서기가 일한 것. 1949년 공산당이 상하이를 접수하자 이 회사의 유일한 공산당원이던 그는 회사의 당 지부장이 된다. 이 때 고교시절 애인이던 왕예핑(王冶坪)과 결혼했다.이듬해 상하이의 영국기업 ‘중국비누공장’으로 배치된 그는 이 곳에서 평생의 은인 왕다오한(王道涵) 당시 동중국산업부 부장을 만난다. 왕 부장은 이후 40년 간 장 전 주석을 후원했다. 산업 기술을 갖고 있는 ‘붉은 전문가’로 인정받은 그는 이후 베이징(北京)으로 차출돼 ‘제1기계제작부’에 배속됐다가 1955년 소련 모스크바의 ‘스탈린 자동차’에서 2년간 연수를 받는 등 국제 감각을 익히게 된다. 1966년 중국 대륙을 휘몰아친 문화혁명은 ‘정치인 장쩌민’을 담금질한 시기였다. 우파 숙청이 시작되자 그는 살아남기 위해 소극적이나마 이에 동참했다. 홍위병의 폭력에 삼촌 한 명이 희생됐지만 그가 1년 정직에 그친 것은 정치적으로 영리해진데다 꼼꼼하게 주변과 연줄을 엮어간 덕분이었다. 문화혁명이 끝나자 그는 ‘57간부학교’ 외교국에 자리를 얻었다. 그의 표현대로 대학 졸업 후부터 기술자로서 살아온 ‘밑바닥 23년’이 끝난 시점이었다. 이후 외교국 부국장과 국장이 돼 본격적인 관료로서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80년 국가대외투자관리위원회와 국가수출입관리위원회 부주임이 되면서 차관급으로 올라갔다. 이어 전자공업부 부부장과 부장을 지내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렸다. 본격적인 개혁·개방이 시작됐을 때 기술 관료이면서 국제 감각을 갖춘 이는 많지 않았다. 그는 기계, 전자, 전력은 물론 무역까지 다양하게 경력을 쌓았다. 장 전 주석은 당시의 자신이 ‘미스터 호랑이 연고(萬金油)’였다고 회고했다. 특별히 잘 하는 것은 없지만 웬만한 사업에는 모두 관여했기 때문이다.문화혁명이 장 전 주석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던 것처럼 1989년 톈안먼 사태 역시 그랬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자신의 후계자 후야오방(胡耀邦)과 자오쯔양(趙紫陽)을 실각시킨 뒤 3세대 후계자를 찾고 있었다. 발탁 조건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을 계속 밀고 갈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때 상하이 서기로 있던 장 전 주석이 덩샤오핑의 눈에 들어왔다. 장 전 주석은 그해 4월 후야오방 사망 당시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상하이의 진보 주간지 ‘세계경제대보’의 편집인을 해임하며 강경파로 이름을 올렸다. 또 천윈(陳雲) 펑전(彭眞) 등 보수 혁명원로들과 폭넓게 교제했지만 어떤 파벌에도 속하지 않았다. 1989년 6월 24일 장 전 주석은 중국 공산당 제13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다른 상무위원 5명과 함께 당 총서기 자격으로 연단에 오름으로써 그의 치세가 시작됨을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동시에 덩샤오핑을 대리해 무대에 잠시 나와 있는 임시 지도자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은 당시를 회상하며 “마치 절벽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임시직 총서기에서 권력의 핵으로 장 전 주석의 권력 승계는 더디지만 착실히 이뤄졌다. 덩샤오핑은 1989년 9월 군대 경험이 없는 장 전 주석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넘겨줬다. 군권은 무장혁명으로 건국한 중국 권력의 정수다. 장 전 주석은 자신의 결점을 메우기 위해 2년 간 100개가량의 사단을 방문했다. 또 국방비를 대폭 늘려 군부의 충성을 유도했다. 중국의 대폭적인 군비 증가는 이처럼 정치권력 내부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장 전 주석은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에게 주석직을 넘겨주면서도 군사위 주석직은 이후 2년 간 더 쥐고 있을 정도로 군에 대한 애착이 컸다. 장 전 주석은 동유럽 사회주의권의 붕괴를 목도하며 사상적 통제도 강화했다. 그는 1989년 11월 “언론은 부르주아 해방의 발언대가 되선 안 된다”며 언론사 통폐합을 주도했다. 본격적인 권력 장악은 1992년 리펑(李鵬) 총리 등 보수파와 덩샤오핑 간의 힘겨루기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덩샤오핑은 전면적인 개혁·개방에 반대하는 보수파에 맞서 위해 남부 연안을 순례하며 변화를 촉구하는 남순강화로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당시 장 전 주석도 보수파의 공격으로 궁지에 처해있던 시기였다. 장 전 주석은 이어 여전히 군권을 쥐고 있던 군부 강경파 양상쿤(楊尙昆) 양바이빙(楊白氷) 형제를 숙청한 뒤 대대적인 군 인사를 단행했다. 또 1995년 베이징을 장악하며 자신에게 반기를 들던 천시퉁陳希同) 당시 베이징 당서기를 부패 혐의로 사법처리함으로써 지방권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힘을 과시했다. 장 전 주석의 집권은 사상 측면에서도 치밀하게 완성돼 갔다. 그는 상하이 푸단(復旦)대의 최연소 신동 교수 왕후닝(王호寧)을 발탁해 아시아 국가의 개발독재 이념을 중국 사회에 주입했다. 애국심 고취, 중앙권력 강화, 당의 재건, 부패 추방 등이 당시에 나온 사상 기조였다. 왕후닝은 장 전 주석에 이어 후진타오, 시진핑(習近平)에 이르기까지 3대째 중국 지도부의 책사로 있다.장 전 주석이 상하이 서기로 있을 때의 별명은 ‘풍향계’였다. 정치적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한 때문이다. 그는 1986년 대학생 시위 때는 후야오방에게서 등을 돌렸고, 1989년 인플레이션 논란 때는 자오쯔양과 결별했다. 하지만 그는 영민한 정치 감각과 자신을 중심으로 한 권력 구축을 통해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관료 모임)을 이끌며 퇴임 이후 2대 정권에 걸쳐 자신의 성을 지키며 현실 정치에 관여해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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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쩌민 중국 前국가주석 백혈병 치료중 사망…향년 96세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중국의 제3세대 지도자로서 15년간 중국을 통치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사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장쩌민이 백혈병 등으로 인해 상하이에서 치료를 받다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96세. 장쩌민은 통치 기간 중 공산당 총서기(1989~2002년),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1989~2004년), 국가주석(1993~2002년)으로 당·정·군을 장악했다. 공산당 파벌인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사)의 수장이었다. 그는 상하이 당 서기 시절인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때 학생들을 옹호했다가 축출된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의 후임으로 하루아침에 중국 정치 중앙 무대에 등장했다. 덩샤오핑은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을 지지했던 장쩌민에게 그해 5월 총서기 자리를 제안했다. 장쩌민이 웃날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회고할 정도로 갑작스러웠다. 다음달인 6월 총서기로 정식 선출된 장쩌민은 처음에는 덩샤오핑의 가려 실권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해 “일말의 관용도 없다”며 강하게 탄압하면서 권력을 강화해 갔다. 그해 12월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올랐다. 1992년 덩샤오핑이 사실상 은퇴한뒤 1994년 국가주석에까지 오르며 권력을 장악했다. 장쩌민은 정부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해 톈안먼 시위와 구 소련 몰락으로 위기를 맞았던 중국 내부 정치를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의 이런 통치 방식은 ‘신(新)권위주의’ ‘개발독재’ 등으로 불렸다. 장쩌민 임기 동안 중국은 매년 평균 8%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전환을 계속했다. 국가가 100% 소유하고 있던 국영기업의 지분을 일부 민간과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등 시장경제 요소가 증가하는 구조개혁이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 2001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최권(2008년) 획득 등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홍콩 반환(1997년) 마카오 반환(1999년)도 일국양제에 대한 존중을 표시한 장쩌민 임기 때 이뤄졌다. 1997년 미국 국민 방문고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톈안먼 사태 이후 냉랭했던 미중관계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2년 중국 공산당 헌장에 삽입된 장쩌민의 3개대표 사상은 개혁개방에 따라 주요 사회 세력으로 상정한 자본가와 지식을 포용해 공산당의 권력 기반을 자본가 계급으로 넓혀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는 중국 정치의 안정과 경제 성장을 이뤄낸 지도자로 평가되지만 26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톈안먼 시위에 대한 폭력 진압, 1999년 수천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진 파룬궁 탄압에 대한 비판이 많다. 또 장쩌민 통치 기간 중 중국이 경제성장에만 집중하면서 빈부 격차와 환경 파괴를 방치했고 중국은 이 두 가지 문제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쩌민은 2004년 중앙군사위 주석에서 물러난 뒤에도 후진타오(胡錦濤) 시대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시진핑(習近平) 시대에도 권력을 장악하려는 시 주석이 장쩌민의 상하이방 세력이 막후 권력투쟁을 벌여 왔다. 시 주석이 부패 퇴치를 내세워 사실상 상하이방 대부분 세력을 숙청했다. 장쩌민은 지난달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불참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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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도심에 장갑차까지 등장…“적대세력 침투” vs “외부와 소통도 못해”

    중국 당국이 “적대세력의 침투·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라고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에게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 세력에게 이용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 행동’으로 상징되는 이번 시위에 ‘외국 배후세력 개입’ 프레임을 씌워 강경 진압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9년 홍콩의 반중 시위 때도 중국 당국은 시위를 ‘외부의 적대적 세력이 개입한 색깔혁명’으로 규정해 유혈 진압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에는 중국 장쑤성 쉬저우 도심에서 장갑차들이 도로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쉬저우 동남쪽인 상하이로 이동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외세개입설 퍼뜨려 vs “우린 중국인”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를”를 언급하며 “이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적대세력’은 외국의 반중 세력과 중국 공산당 반대 세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법위는 중국의 공안(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총괄하는 권력기구다. CNN은 상하이 경찰에 체포됐던 시위대를 인용해 “경찰이 이들에게 ‘색깔혁명이 시작되기를 원하는 악의적 세력에 의해 시위대가 이용됐다’고 말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번 시위를 겨냥해 ‘외세개입설’이 확산하고 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추시보 편집장은 “최근 일부 민감한 사건에 외세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위대 함성에 홍콩과 대만식 발음이 섞여 있다” “미국식 자유 구호 등이 많은 것은 색깔혁명 세력이 만연하다는 증거”라는 글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중국인”이라며 외부 세력 개입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시위에서도 한 남성이 “시위대 중에 외부 반중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자 참가자들이 “우리 모두 중국인이다. 모두 애국자”라고 거세게 항의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당국 통제로) 해외 인터넷 사용도 못하는데 외부 세력이 어떻게 우리와 소통하느냐, (외부 세력이) 달에서 오느냐”며 “우리는 단지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외세 개입이 있다면 독일인 마르크스 엥겔스”라고 비꼬는 장면도 포착됐다. 실제 시위에 참가한 젊은층들은 뉴욕타임스에 “지난해 중국 정부가 게임 산업을 대대적으로 규제하면서 해고됐다”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돈이 없어)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 “이민을 준비 중”이라며 좌절감과 분노를 드러냈다.●中, 스마트폰·SNS 추적 시위대 색출 중국 당국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추적을 통해 시위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파악하며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텔레그램으로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 시위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경찰이 휴대전화 추적으로 자신의 동선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저장성에 사는 19세 학생은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백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WSJ은 “중국 경찰은 영장 없이도 개인 휴대전화나 SNS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이번 시위가 VPN 이용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VPN 이용자들을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 중이라고 쯔유시보가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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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백지 시위’ 눈치보나… 전면 봉쇄 닷새 만에 일부 지역 완화 밝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반(反)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는 원천 봉쇄와 강력 단속으로 억제하되 시위의 원인이 된 코로나19 봉쇄는 조금씩 풀어주는 강온양면책으로 풀이된다. 30일 중국 남부 허난성 정저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 주민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했고 슈퍼마켓 미용실 등도 문을 열었다. 영화관 도서관 식당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도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완화 결정은 지난달 25일 전면 봉쇄 닷새 만에 나온 것이다. 정저우에 있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달 공장 봉쇄 조치에 항의하며 대거 이탈하거나 처우 개선 요구 시위를 벌였다. 전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브리핑을 통해 “각 지방은 중앙 방침에 따라 ‘정밀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봉쇄 조치는 빠르게 내릴 뿐만 아니라 빨리 해제해야 하고, 할 수 있으면 최대한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중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철제 펜스 등으로 아파트 단지 및 동별 출입구와 소방통로를 막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광저우 충칭 등에서는 거의 매일 강제하던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완화했다. 충칭은 최근 5일간 확진자 미(未)발생 지역 주민은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 국무원(정부)은 지난달 28일 “현재 각 지방은 문제 해결 전담반을 설치하고 합동 통제기구가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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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中공안, 행인 검문하며 시위 봉쇄… 기자 취재사진도 삭제

    베이징을 포함해 반(反)정부 시위가 중국 도시 곳곳으로 확산된 다음 날인 28일 오후 6시경(현지 시간) 베이징시 하이뎬구 황좡(黃莊) 지하철역은 입구마다 버스를 포함한 공안(경찰) 차량이 5∼10대씩 배치돼 있었다. 텔레그램 등 중국 당국의 검열이 미치지 못하는 외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위가 시작된다고 예고된 곳이다. 제복을 입은 최소 100명 이상의 공안이 지나는 행인들을 모두 검문했다. 사복 공안들도 돌아다니며 행인들을 감시했다. 시위 시작 전부터 공안과 차량을 대거 배치해 봉쇄하자 시위가 열리지 못했다. 공안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던 기자를 막아섰다. 공안은 스마트폰의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며 기자에게 삭제를 요구했고 실제 삭제하는지 감시했다. 30여 분 뒤에야 집에 돌아가는 조건으로 기자를 풀어줬다. 황좡역에서 약 1.5km 떨어진 즈춘리(知春里)역, 런민(人民)대역 등 다른 지하철역까지 공안들이 배치돼 있었다. 지난달 ‘반(反)시진핑’ 현수막이 내걸렸던 인근 고가도로 쓰퉁차오(四通橋)에서도 공안들이 행인들을 일일이 검문했다. 27일 밤∼28일 새벽 시위가 열렸던 량마허(亮馬河) 부근에서도 공안들이 출입을 통제했다. 보통 형형색색의 조명이 량마허를 비추지만 이날은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조명을 모두 꺼 칠흑같이 어두웠다. 황좡역도 주변 가로등이 모두 꺼진 상태였다. 중국 당국은 이날 오후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시위가 벌어진 도시들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27일 상하이에서 시위대를 거꾸로 매단 채 연행하는 등 무차별 과잉 진압 논란이 인 뒤 28일부터는 아예 시위 자체를 못하게 원천 봉쇄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29일 저녁 산둥성 지난시에서 주민들이 방역요원들과 충돌하고, 28일 밤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소를 부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中공안, 검문때 폰에 텔레그램 등 설치 여부 확인 中, 시위 원천봉쇄 과잉 대응 논란 무릅쓰고 통제 강화외신 “공안, 시위자 집 찾아내 협박” 중국 당국은 최소 15개 도시로 확산된 반(反)정부 시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과잉 대응 논란을 무릅쓰고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공안들이 행인들을 검문할 때 중국 정부가 금지하는 사이트에 우회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과 텔레그램 등 외국 소셜미디어를 스마트폰에 설치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2030세대가 주축이 된 시위 참가자들은 VPN을 사용해 중국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텔레그램과 트위터에 접속한 뒤 이를 통해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색출과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량마허 시위에 참여한 3명도 포함됐다. 시위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공안이 자신에게 경찰서에 출두해 시위 참여 관련 기록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 모두 필사적으로 휴대전화의 (소셜미디어) 대화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안이 (우리에게) 오더니 내 친구 중 한 명의 신분증을 확인한 뒤 데려갔다.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몇 시간 뒤에 공안이 친구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공안들이 시위 참가자들을 일일이 찾아내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은 베이징 시위에 참가했다는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하며 “공안이 집으로 찾아와 시위 장소인 량마허에 갔는지, 어떻게 알고 갔는지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물었다”고 전했다. 당시 시위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는데 특정인을 정확히 찾아내 찾아왔다는 것이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시위 영상이 온라인에 계속 올라오면 중국 당국이 인터넷망을 끊거나 모바일 통신망을 차단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반정부 시위에 대학생이 많이 참가하자 “중국 교육부가 전국 대학 긴급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사상 교육을 잘 수행하고 해외 세력이 학생들과 유착되는 일을 방지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여론 조작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CNN비즈니스는 “트위터에서 중국 시위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엉뚱하게 포르노물이나 스팸이 나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나 협력자들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중국 전역에서 하나의 사안으로 연계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시위를 통해 철옹성같이 여겨졌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독재 권력에 금이 갔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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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산당 최대 지지층 2030 “통제-검열에 숨막혀” 분노 폭발

    “그동안 중국공산당의 최대 지지층으로 여겨진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이 마침내 칼날을 반대쪽으로 겨눴다.” 중국 현지에서 정치·외교 문제를 분석하는 한 전문가는 29일 익명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봉쇄 시위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해 아무것도 써 있지 않은 A4 용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이른바 ‘백지행동’이라 불리는 반(反)정부 성격의 정치 시위로 변하고 있는 걸 보며 내린 평가다. 그는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생)’로 불리는 중국 젊은층은 시진핑 시대 애국주의를 대표했지만 중국 정부의 ‘양날의 검’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약 150개 중국 대학의 학생들이 ‘백지행동’에 참여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숨 막힐 듯한 검열에 자유 갈망”주링허우와 링링허우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시진핑 시대 강화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여기에 가파른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자가 되면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2020년부터 3년간 일상을 파괴하다시피 한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과 이에 대한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 강화된 사회 통제와 검열에 지친 2030세대들의 분노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로가 막힌 상황에서 중국 대학들도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했다. 이달 봉쇄로 출입이 통제된 허베이성 스자좡시 미디어대에 격리됐던 학생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지기도 했다.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사고가 봉쇄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언론 통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2030세대들은 우루무치 사고에 대한 추모마저 막는 당국에 분노했다. 실제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약속이나 한 듯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 27일 청두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不自由毋寧死)”를 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끌려가던 한 학생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 죽음을 택하겠다고 외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랐다. 상하이 시위에서 20대 젊은이들은 “추모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되면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두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 참가자는 CNN에 “숨 막힐 듯한 검열에 대한 경험이 제도화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일으켰다”며 “우루무치 희생자 추모와 민주주의·자유 요구는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한 시위대는 “시위에 참가한 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 하지만 정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CNN은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중국의 이른바 ‘백지행동’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인 백지는 2020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 때도 등장했다. ○ 中 경제 침체로 취업난 직면 중국 2030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시점인 최근 몇 년 사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취업난과 생활고에 직면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대졸자는 1076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도시 실업률은 5월 기준 18.3%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는 28일 BBC 인터뷰에서 “경제가 무너지면서 학생들은 미래가 없고, 졸업생들은 직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시위가 커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29일 “주링허우, 링링허우는 성장하면서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처럼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면서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절망은 더 컸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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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中 ‘백지시위’ 거세지는 이유는

    “그동안 중국공산당의 최대 지지층으로 여겨진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이 마침내 반대쪽 칼날을 중국공산당에 겨눴다.” 중국 현지에서 정치·외교 문제를 분석하는 전문가는 29일 익명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봉쇄 시위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해 아무것도 써 있지 않은 A4 용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이른바 ‘백지행동’이라 불리는 반(反)정부 성격의 정치 시위로 변하고 있는 걸 보며 내린 평가다. 그는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생)’로 불리는 중국 젊은층은 시진핑 시대 애국주의를 대표했지만 중국 정부의 ‘양날의 검’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 약 150개 중국 대학의 학생들이 ‘백지행동’에 참여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 “숨막힐 듯한 검열에 자유 갈망”주링허우와 링링허우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시진핑 시대 강화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여기에 가파른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자가 되면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2020년부터 3년간 일상을 파괴하다시피 한 제로코로나 봉쇄 정책과 이에 대한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 강화된 사회통제와 검열에 지친 2030세대들의 분노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로가 막힌 상황에서 중국 대학들도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햇다. 이달 봉쇄로 출입이 통제된 허베이성 스자좡시 미디어대에서 격리 중이던 학생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지기도 했다.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사고가 봉쇄로 인해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언론 통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2030세대들은 우루무치 사고에 대한 추모마저 막는 당국에 분노했다. 실제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약속이나 한 듯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 27일 청두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不自由毋寧死)”를 외쳤다. 불룸버그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끌려가던 한 학생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 죽음을 택하겠다고 외치는 영상이 트위터에에 올랐다. 상하이 시위에서 20대 젊은이들은 “추모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되면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두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 참가자는 CNN에 “숨막힐 듯한 검열에 대한 경험이 제도화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일으켰다”며 “우루무치 희생자 추모와 민주주의·자유 요구는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한 시위대는 “시위에 참가한 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 하지만 정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CNN은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중국의 이른바 ‘백지 행동’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인 백지는 2020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 때도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억압과 통제를 뚫기 위해서는 젊은층의 창의적 검열 회피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2030세대가 백지행동을 통해 시위 중심에 서게 된 배경을 분석했다.● 中 경제침체로 취업난 직면 중국 2030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시점인 최근 몇 년 사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취업난과 생활고에 직면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대졸자는 1076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도시 실업률은 5월 기준 18.3%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는 28일 BBC 인터뷰에서 “경제가 무너지면서 학생들은 미래가 없고, 졸업생들은 직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시위가 커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주링허우, 링링허우는 성장하면서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처럼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면서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절망은 더 컸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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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2030 ‘#백지혁명’… 反정부시위 전국 확산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광저우, 청두, 시안, 우한, 충칭 등 최소 12개 도시 거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 인권, 투표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 성격이 ‘반(反)봉쇄’에서 ‘반(反)정부’로 바뀌는 양상이다. 28일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베이징 도심 외교공관 밀집 지역인 량마차오(亮馬橋) 인근에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중국공산당의 검열·통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용지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 주석을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며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상하이, 청두, 시안 등에서 열린 시위에도 참가자들은 백지를 들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웨이보 등에 백색 사각형 그림이나 백지를 든 사진을 올려 지지를 표시했다.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가 삭제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중국의 검열 대상이 아닌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백지혁명’ ‘#백지행동’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BBC는 “백지는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백지 혁명’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28일 오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추가 시위가 예고되자 공안을 대거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는 등 시위 장소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다. 상하이에는 대형 폭동 진압 차량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날에는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했다. 성난 우한 시민들 바리케이드 부숴… 中당국은 시위 확산 부정 中 대규모 反정부 시위 참가자들 “자유” “개혁 원해” 외쳐反봉쇄→反시진핑 시위로 성격 변해관영매체 “지방정부가 과도한 조치” “당신들이 영원히 우리 입을 막을 순 없다.” 중국의 대도시 중 한 곳인 청두에서 27일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쳤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서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자유” 또는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인근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아야 시민이 된다” “문화대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개혁을 원한다”고 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한 학생이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반(反)봉쇄 시위가 ‘반(反)시진핑’, ‘반(反)공산당체제’ 시위로 성격이 변하며 시진핑 체제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대부분 삭제되고 있지만 시위 관련 글들에 영어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라는 단어가 계속 올라왔다.○ “우리 입을 영원히 막을 순 없다”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처음 시 전체가 봉쇄를 당했던 우한에서 27일 수백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며 봉쇄 바리케이드(장벽)를 무너뜨리고 발로 차 부쉈다. 로이터통신은 란저우에서 코로나19 방역 요원들이 사용하는 천막을 시민들이 뒤집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소를 부쉈다고 전했다. 대부분 시위 현장에는 백지 A4용지를 든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무언의 저항을 한다는 의미다. 한 시위 참가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조차 검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백지혁명’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8일 2000건 가까이 게시됐다. 백지 시위는 홍콩의 반중 시위 때 등장한 적 있다. 런던과 파리,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에도 시 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이른바 ‘시틀러’ 사진이 게시판에 붙었다.○ 中, 시위 장소에 장벽 설치-진입 통제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상이 파괴되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 침체와 취업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의 분노가 통제에 대한 반감과 함께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밍보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벗은 세계인의 모습을 본 중국인들이 최근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 외교부는 28일 브리핑에서 ‘시위 확산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고려하느냐’는 외신 질문에 “거론한 상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위 확산 상황을 부정했다.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 인민의 지지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태의 원인을 지방정부에 돌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지방정부가 과도한 정책 조치로 주민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의 방역 상황을 감독하는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당국은 28일 오후 후속 집회를 막겠다며 전날 시위가 벌어졌던 거리 양쪽에 파란색 장벽을 설치했다. 베이징 당국은 시위 예고 장소에 공안을 대거 배치해 출입을 완전히 막고 행인들에게 검문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확진자 ‘0(제로)명’을 목표로 철저히 통제한다는 개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격리시켜 왔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일 4만347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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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진핑-공산당 퇴진” 구호까지… 코로나봉쇄 반발 확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지 1개월여 만에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우한 등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퍼지고 있다. 특히 상하이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구호가 등장한 가운데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전역 대학들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3년째 유지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크다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27일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들과 쯔유(自由)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26일 밤∼27일 새벽 상하이 우루무치중루(中路)에서 시민 수백 명이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24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명이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파트에 봉쇄 강화를 위해 가져다 놓은 여러 설치물 때문에 진화가 늦어져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히 확산되던 상황이었다. 트위터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시위 참가자들은 거리에 촛불을 놓고 모여 “독재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시행)하라” 등을 외쳤다. 27일 오후에도 상하이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BBC는 “상하이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에) 나왔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학생 수백 명이 “봉쇄하지 말라, 자유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날 베이징대에 칭화대 시위 구호와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소 50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지거나 항의 대자보 등이 등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날까지 시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中 청두 시위대 “종신 황제 필요없어”… 50개 대학 “자유 원한다” 코로나봉쇄 반발 확산상하이-우한 등 中전역으로 번져시진핑 모교 칭화대서도 집회“톈안먼 이후 최대 반정부 시위” 베이징과 상하이뿐만 아니라 청두 우한 등 중국 전역으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최소 50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지거나 항의 대자보가 붙은 것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강력한 사회 통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전례 없는 도전”이라고 보도했다. 봉쇄로 누적된 불만이 ‘우루무치 화재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린성 창춘시에 사는 왕모 씨는 동아일보에 “3년째 제로 코로나 봉쇄가 계속되고 있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27일 오후에도 상하이 곳곳과 청두 우한 등 대도시들에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트위터에는 청두 시민들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겨냥해 “종신(집권)제는 안 된다. 황제는 필요 없다”고 구호를 외치고 박수 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상하이 등에서 현지 공안(경찰)들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장면도 있었다. 앞서 26일 밤∼27일 새벽에 상하이 시위 참가자들은 “자유와 인권을 원한다”고 외쳤다. 로이터는 참가자들이 “중국의 모든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공안들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AP통신에 “친구 한 명은 공안에게 두들겨 맞고 두 명은 최루탄을 마셨다”고 전했다. 대만 쯔유시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금까지 벌어진 시위 가운데 가장 반(反)정부적이고 급진적”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이후 (규모가) 가장 큰 반정부 거리 시위”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의 칭화대 학생 수백 명은 27일 교내에 모여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는 의미로 백지를 들었다. AFP통신은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 등을 외쳤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한때 ‘백지 운동’ 해시태그가 등장했다가 삭제됐다. 전날 베이징대 구내식당 벽에는 “자유를 원한다. 눈을 크게 뜨고 세계를 보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27일 웨이보 등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베이징 도심인 차오양구 일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단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우리 건물에서 (우루무치 화재 같은 일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주장했다. 웨이보에서는 시설 격리 대신 자가 격리를 허용해 달라는 온라인 서명운동까지 이례적으로 벌어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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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상하이서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구호 나왔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도시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6일 상하이 도심에서 시민들이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구호까지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CNN과 로이터, BBC 등 주요 외신은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분노 및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3년째 유지하고 있는 봉쇄 정책인 ‘제로코로나’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퍼지고 있다고 현지 중국인들이 동아일보에 전했다. 27일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들과 쯔유(自由)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26일 밤~27일 새벽 상하이 우루무치중루(中路)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최대 도시 우루무치에서 24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명이 숨진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은 시위 참가자 수가 수백 명이라고 보도했다. 우루무치중루에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우루무치는 화재 발생 당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 봉쇄 강화를 위해 가져다 놓은 여러 설치물들 때문에 소방 당국의 진입이 늦어져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트위터 등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상하이 시위 참가자들은 거리에 촛불을 놓고 모여 격앙된 목소리로 “독재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시행)하라” 등을 외쳤다. 블룸버그는 상하이 시위에 대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이후 (규모가) 가장 큰 반(反)정부 거리 시위”라고 평가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에 다르면 상하이 시위 참가자들은 26일 시작된 시위에서 “자유와 인권을 원한다”고 외쳤다. 로이터는 “항위 시위가 2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며 “참가자들은 ‘우루무치 코로나19 봉쇄 해제’, ‘중국의 모든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시간이 갈수록 시위 규모가 계속 커졌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외쳤다. 현지 공안(경찰)들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AP통신에 “친구 한 명은 공안에 두들겨 맞고 두 명은 최루탄을 마셨다”면서 “공안은 친구가 끌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내 발을 짓밟았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공안 약 100명이 시위대를 막아섰고 이후 공안을 실은 더 많은 버스가 도착했다고 전했다. 대만 쯔유시보는 “이번 시위에 상당히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금까지 벌어진 시위 가운데 가장 반(反)정부적이고 급진적인 시위”라고 평가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서도 시 정부 청사 앞에서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며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는 영상이 25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도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27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베이징 도심인 차오양구 일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한 주민은 “왜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거냐” “봉쇄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또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를 언급하면서 “우리 건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고 항의했다. 공안이 출동했지만 영하의 날씨에도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은 채 약 1시간 동안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남부 장쑤성 난징에서는 대학생들이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며 ‘인민 만세’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수도 베이징과 제2도시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동북부 지린성 창춘시에 사는 30대 왕모 씨는 “3년째 제로코로나 봉쇄가 계속되고 있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반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27일 중국 당국에 따르면전날 중국 본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506명으로 4만 명대에 육박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2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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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코로나 신규 확진자 3만2695명…이틀 연속 ‘역대 최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만 명대를 넘어서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봉쇄 조치는 강화되고 있고 수도 베이징에도 대규모 임시 격리시설이 등장했다. 25일 신징보 등 중국 매체들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발표 자료를 인용해 24일 신규 확진자가 3만2695명 발생해 전날 최고 수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3일 3만1444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만 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 베이징에서도 확진자가 22일 1436명, 23일 1648명에서 24일에는 1854명까지 늘어났다. 4월 상하이 전면 봉쇄를 시행할 당시 상하이에서는 20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의 도심 한복판에도 임시 격리시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격리가 필요한 인원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지자 컨테이너 크기의 조립식 구조물을 서둘러 건설해 임시 격리 및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전날 아침 이미 30개 이상의 임시 격리시설이 설치됐다”면서 “이 같은 격리 시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시는 외곽에 있는 국립컨벤션센터도 이미 격리시설로 바뀌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봉쇄되는 지역과 이동을 제한받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노무라증권 자료를 인용해 21일 기준 중국 49개 도시에서 2만 여 곳이 봉쇄됐고 약 4억1200만 명이 이동 제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7일 추산치에 비해 1억 명이 증가한 규모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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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하루 신규확진 3만1444명… ‘상하이 봉쇄’ 수준 넘었다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이후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악의 봉쇄’로 불리는 올해 상반기 상하이 봉쇄 때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개 석상에서 밝혔다.○ 광저우선 ‘코로나 노숙자’ 속출24일 펑파이, 차이신 등 중국 매체들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전날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선 3만144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상하이 봉쇄 당시였던 4월 13일 2만9317명이 가장 많았다. 최근 중국의 신규 확진자 증가 양상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대부분 상하이에서 발생했다. 당시 상하이 감염자(2만7605명)가 중국 전체 감염자의 95%를 차지했다. 상하이에 이어 지린(785명), 광시(129명), 광둥(66명), 장쑤(53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왔지만 상하이보다 훨씬 적은 수치였다. 최근 신규 확진자는 중국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 광둥과 충칭에서 8000명대를 넘어섰다. 베이징과 쓰촨, 산시도 각각 1000명이 넘었다. 또 신장, 허베이, 간쑤도 9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중국 당국의 대응도 늦어지고 있다. 24일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코로나19 확산에 후베이성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현지에 남아 있지도,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길거리로 내몰려 노숙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남부 허난성 정저우에 있는 대만 폭스콘의 아이폰 생산 공장은 노동자들이 과도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임금 미지급 등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를 과격화할 것을 우려해 사직하고 공장을 떠나면 1인당 1만 위안(약 186만 원)을 즉시 주겠다는 공지까지 올렸다.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정저우시는 25일부터 5일간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사실상의 도시 봉쇄를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주민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외출이 금지된다.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랴오닝성 선양시도 24일부터 5일간 도심 주요 지역들을 모두 봉쇄하기로 했다.○ “월드컵 본 중국인들, 中 방역정책에 의구심”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방역 조치들이 오히려 더 강화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히 많은 중국인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보면서 일각에서 불만이 분노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인들이 월드컵을 통해 중국의 방역 정책과 다른 세계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서 “월드컵이 열리는 곳과 중국은 같은 지구가 맞는가”라고 꼬집는 글을 올렸다. SCMP는 “TV를 통해 월드컵 경기장의 마스크 쓰지 않은 관중을 본 많은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 정부의 가혹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들이 강화되면서 중국 경제는 더욱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세운 올해 목표 5.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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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중 “경제분야 민관대화 내년초 가동”… 고위급 대화도 논의

    한국과 중국이 경제통상 분야가 중심이 된 ‘1.5트랙’ 대화를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 시작하기로 하고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고위급 경제협력체도 가동하기로 하고 사전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는 최근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이에 필수적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대중(對中) 협력 필요성은 커진 상황.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이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우군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한중 간 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중 1.5트랙, 밀도 있게 운영될 것”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중 양국은 최근 각종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1.5트랙이다. 1.5트랙은 정부 인사들에 민간 전문가들이 더해진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대화 체제다. 시 주석은 15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국 간 1.5트랙 대화 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는 (1.5트랙을) 시작하기로 하고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 미래상 제언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라는 1.5트랙 협의체를 운영한 바 있다. 이 협의체에는 양국이 각각 22명씩 44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분야별 정책 제언을 담은 보고서도 냈다. 내년 초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는 1.5트랙 체제는 올해 종료된 협의체보다 훨씬 밀도 있게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5트랙은) 양국 정부가 주요 현안별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협의해 나갈지 등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달 정상회담 전 이미 1.5트랙 체제에 대한 실무 논의를 시작했고, 최근 이 체제의 구성·형태·방식 등과 관련해 논의를 진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외교통상 채널을 통해 중국과의 고위급 경제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실무 논의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선 양국 간 수출 통상 및 공급망 안정을 위한 소통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관계 변곡점… 한한령 해제 이어질지 주목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최우선 기조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대중 기조는 다소 달라진 기류다. 취임 초와 비교해 중국에 상대적으로 크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변곡점에 들어섰다”면서 “이제 중국과의 관계도 좀 더 밀착하는 방향으로 재설정에 나설 단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중 양국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해제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단 한 번도 이른바 한한령을 시행한 적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면서도 “중국은 한국과의 문화교류 협력에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OTT 조치가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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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윈 ‘말 한번 잘못한 죄’… 中 비판뒤 4조4700억원 과징금

    중국 당국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에 ‘무질서한 자본 확장’을 이유로 과징금 10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반독점법 위반으로 과징금 182억2800만 위안(약 3조1200억 원) 처분을 받았다. 창업자 마윈(馬雲·사진)이 2020년 10월 당국을 공개 비판한 이후 2년간 4조4700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 철퇴’를 알리바바에 내리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3기(2022∼2027년)에도 빅테크 규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리바바 과징금 2년간 약 4조4700억 원22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앤트그룹에 과징금 10억 달러 부과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 런민은행이 지난 몇 개월 과징금과 관련해 앤트그룹과 비공식 소통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런민은행은 내년 2분기에 과징금을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알리바바는 2020년 10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등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마윈이 “중국 금융 당국은 담보가 있어야 대출해 주는 ‘전당포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한 이후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마윈의 발언은 ‘중국공산당에 대한 도전 행위’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중국 빅테크 기업은 강력한 규제망에 들어갔다. 2020년 11월 세계 최대로 꼽힌 앤트그룹 기업공개(IPO)는 상장 이틀 전 돌연 취소됐다. 현재도 비상장 상태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은 모든 신규 서비스를 중단하고 그해 12월 뉴욕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미 증시 상장에 부정적이었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서비스 업체 메이퇀은 지난해 10월 불공정행위로 연매출 약 3%인 과징금 34억4000만 위안(약 6500억 원)을 부과 받았다.○ 공동부유 참여 빅테크에 시장은 ‘냉랭’‘빅테크 때리기’는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 살기)를 강조하는 시 주석 집권 3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빅테크들은 당국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다. 공동부유는 분배 강화를 통한 경제 양극화 해결을 내세웠지만 민간 기업 규제에도 방점이 찍혔다. 23일 중국 매체 신랑왕은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의 공동부유 실험이 눈길을 끈다”고 보도했다. 징둥닷컴 창업자 류창둥(劉强東)은 올 2월 자신이 보유한 징둥닷컴 보통주 6238만 주(약 2조7300억 원 규모)를 제3의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리자 급여 10∼20% 삭감으로 모인 자금 일부를 직원 복리후생기금에 넣었다. 최근 류 창업자도 1억 위안(약 189억 원)을 이 기금에 출연했다. 직원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을 위해 100억 위안(약 1조8900억 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 공동부유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중국 상당수 대기업은 이미 징둥닷컴과 유사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는 지난해 농부 복지를 위해 15억 달러(약 2조 원)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 할당금을 기존의 2배인 150억 달러(약 20조 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5년간 1000억 위안(약 18조9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동부유 동참을 선언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최근 홍콩 증시에서 징둥닷컴 주가는 4% 이상 하락했다. 알리바바, 텐센트도 주가 하락폭이 2% 이상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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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폭스콘 노동자 수백명, 공안과 충돌 시위

    전 세계 아이폰의 약 70%를 생산하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 공장에서 임금 지급과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에서 이런 시위는 이례적이다. 시위 영상과 사진이 웨이보, 더우인 같은 소셜미디어(SNS)로 퍼지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찾을 수 없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폭스콘 정저우 공장 노동자 수백 명이 단지에 있는 기숙사에서 나와 방역복을 입은 보안요원 및 공안(경찰)과 충돌했다. SNS에 돌고 있는 충돌 장면을 담은 동영상에서 노동자들은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과 맞선 채 “우리 권리를 지키자”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차에서 흰 연기가 나오자 “연막탄! 최루탄!”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소화기를 작동시켜 소화액을 경찰에 뿌렸다. 노동자 한 명이 보안요원 여러 명에 둘러싸인 채 몽둥이로 맞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팔이 뒤로 꺾인 채 끌려가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 측이 약속한 보너스를 받지 못했다면서 기숙사 음식도 형편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앞서 이 공장 노동자 상당수가 지난달 정저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퍼져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기숙사에서 격리돼 있다가 공장을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공장 담장을 넘은 노동자들이 가방을 끌거나 이불보따리를 어깨에 메고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걷는 동영상이 SNS에서 퍼지기도 했다. 공장 측은 노동자 대규모 이탈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높은 임금과 보너스 제공을 약속하며 인력을 충원해 공장을 돌리는 중이었다. 중국 언론은 18일 폭스콘 공장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목표인 10만 명을 채용해 이달 말 공장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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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문어발’ 중국… 카타르서 27년간 83조원어치 LNG 확보

    중국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대규모 에너지 수입 계약을 맺거나 교류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안보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되자 미국 호주 등 서방의 견제에 대비해 에너지 우방국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中, 카타르와 연간 400만 t LNG 수입 체결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카타르와 향후 27년 동안 610억 달러(약 82조9000억 원)어치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사상 최장,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석화(시노펙)는 카타르에너지로부터 2026년부터 연간 400만 t의 LNG를 공급받는다. 중국석화와 카타르에너지는 양국을 대표하는 국유 에너지기업이다. 사아드 시리다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으로 중국과 카타르의 훌륭한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은 전년보다 1200만 t 늘어난 7900만 t의 LNG를 수입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됐다. 중국에 카타르는 호주에 이어 2번째 규모의 LNG 수입국이다. 카타르는 호주,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LNG 생산국이다. 글로벌 LNG 시장은 현재 공급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카타르가 중국에 공급하기로 한 LNG는 새로 개발을 시작한 곳에서 생산되며 중국이 첫 계약 당사국이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가스 수입원을 찾기 위해 카타르 등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중국 국영 기업들 역시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에너지 공급처 확보에 분주하다. 마융성(馬永生) 중국석화 회장은 앞으로 카타르 측과 추가 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광둥에너지그룹 역시 지난해 카타르에너지와 10년 장기 계약을 맺기도 했다. ○ 사우디와도 손잡고 ‘일대일로’ 협력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와 중국 장젠화(章建華) 국가에너지국장은 화상 회담을 통해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사우디 원유 수출 가운데 27%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 국가다. 중국과 사우디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올해 상반기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투자로 중국으로부터 55억 달러(약 7조8600억 원)를 유치해 최대 수혜국이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시 주석이 다음 달 둘째 주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도 에너지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로부터 약 73조 원 규모의 LNG와 석탄, 석유 등을 수입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석탄을 많이 들여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에만 전년 대비 20% 증가한 700만 t을 수입했다. 중국은 지난해 여름 최대 석탄 수입국이었던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이 감소하면서 최악의 전력난을 겪기도 했다. 당시 제조업 공장들은 밤에만 가동하거나 최악의 경우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최근 중국이 ‘에너지 안보’에 치중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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