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김상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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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상훈 기자입니다.

corekim@donga.com

취재분야

2026-04-10~2026-05-10
건강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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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
문화 일반3%
  • 건설업체 ‘工期 맞추기’ 어린이집 ‘휴식시간 보장’ 비상

    “정부 정책에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현장이 뒤숭숭한 것은 사실이다.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다.” 대형 건설업체 D사의 R 팀장(54)은 다음 달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제 준비 상황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시뮬레이션도 해보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실제 건설 현장에서는 “앞으로 공사기간(공기)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적잖다. R 팀장은 “시멘트를 바르다가 근로시간을 넘어서면 그대로 두고 퇴근해야 하나? 그렇게 해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업체 H사의 P 팀장(46)도 비슷한 반응이다. “공사기간 내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이다. 현지 파견 직원들이 수시로 건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살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경쟁력을 잃을까 봐 두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업종별 실태를 잘 파악하지도 않고 일률적으로 정책을 시행하려 한다는 불만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근로 단축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7월 1일부터 버스 기사의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으로 줄이고, 1년 후에는 52시간으로 줄여야 하는 노선버스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지난달 31일 노사정이 내년 6월 말까지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 주 68시간 근무 중 연장근무 12시간 제한 조항을 첫 주는 76시간, 둘째 주는 60시간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게 골자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1년 사이에 버스 기사 확보와 재정 확충 등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기사를 구하기 어려운 지방의 영세 버스업체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버스 기사 K 씨(51)는 “1년의 유예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충원이나 정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는 1년 후 버스 대란 발생이 불을 보듯 빤하다”라고 말했다. 특례업종에 속해 있다 이번에 제외된 21개 업종은 1년의 유예를 얻었지만 휴게 시간을 지켜야 하는 등 새로운 난관에 부닥쳤다. 이를테면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어린이집도 앞으로는 보육교사가 8시간을 근무하면 1시간의 휴게 시간을 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보육교사들이 8시간을 넘겨 일할 경우 초과근무 수당을 받았지만 7월부터는 그럴 수 없다.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만 3세반 담임을 맡고 있는 C 씨(26·여)는 “그동안에는 상황에 따라서 초과근무에 대해 수당을 챙겨주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일을 더 하면서도 수당까지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어린이집 운영자에게도 부담이 커졌다. 작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L 씨(54·여)는 “나처럼 영세한 민간 어린이집은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보육교사를 추가 채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운송업 4개 업종(육상, 수상, 항공, 기타)과 보건업 등 5개 업종은 특례가 유지됐다. 이들 업종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속 휴식 시간을 11시간 보장해야 한다. 밤 12시에 퇴근하면 그 다음 날 11시까지는 근무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례가 유지된 업종의 근로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병원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으로 의료의 질 하락이 발생한다며 인력 충원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김상훈 corekim@donga.com·유성열·강승현 기자}

    •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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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수술 대세… “50세 이상 남성, 매년 PSA 검사를”

    《전립샘(전립선)은 정액의 일부 성분을 만들고 분비하는 남성 생식 기관이다. 방광의 바로 밑에 있다. 중년 남성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암이다. 서구식 생활이 보편화하면서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까지 매년 10% 안팎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0년부터 기세가 꺾이면서 증가율은 완만해졌다. 전립샘암은 비교적 순한 암이다. 암이 전립샘에 국한됐을 경우 5년 생존율은 100%에 이른다. 인접한 장기로만 전이됐을 때도 5년 생존율은 97.4%로 상당히 높다. 먼 곳의 장기로 전이됐을 경우 5년 생존율은 44.2%다. 암의 진행 속도도 느리다.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샘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병원마다 기준 수치가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로 3.5∼5ng/mL(1ng은 10억 분의 1g)을 넘어서면 암을 의심한다. 이 경우 조직 검사나 다른 검사를 시행한다. 미국에서는 이 검사를 통해 암 판정을 받아도 곧바로 수술하지 않는다. 전립샘암의 진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관찰하면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적극적 관찰법’을 많이 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런 방법이 종종 시도된다. 베스트닥터들은 5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매년 PSA 검사를 하길 권한다.》 전립샘암 베스트닥터는 수도권 6명, 비(非)수도권 1명 등 총 7명이다. 수도권에서 경쟁이 치열해 4명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베스트닥터의 치료법이 대체로 비슷하다. 전통적인 개복 수술보다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많이 한다. 전립샘이 워낙 몸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정밀한 로봇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대부분 환자의 80% 이상을 로봇으로 수술하고 있었다. 일부 베스트닥터는 모든 환자를 로봇으로 수술한다.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이상의 치료비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의 베스트닥터들은 로봇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을 희망했다. 전립샘암 베스트닥터들의 공통점이 또 있다. 대체로 신장암, 방광암 등 다른 비뇨기계 암 치료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점이다. ○ 로봇 수술 건수 세계 2위 베테랑 최영득 연세암병원 비뇨기과 교수(57)는 2005년 8월 처음으로 전립샘암 로봇 수술을 시행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수술 후 환자의 소변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원인을 살펴보니 절개하는 기기에 문제가 있었다. 로봇 제작사에 정교한 가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 덕분에 로봇의 ‘구조적’ 결함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최 교수는 2012년 5월에 로봇 수술 1000건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3000건을 돌파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최초 기록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2위에 해당한다. 수술 시간도 30여 분으로 줄였다. 국제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가 미국의 세계적인 병원을 마다하고 최 교수를 찾아오기도 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최 교수를 찾는 해외 환자가 더 늘었다. ○ 난치성 전립샘암 치료의 대가 일반적으로 전립샘암이 전이가 되면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를 한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암 세포 내성이 생기면서 치료 효과가 없다. 이를 의학적으로 ‘거세저항성’이라 한다. 이 거세저항성 전립샘암은 대표적 난치성 암이다.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61)는 난치성 전립샘암 치료의 대가다. 2014년에는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연구에 참여해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전이성 전립샘암 환자의 사망률을 80% 정도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계 최고 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돼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내과적 지식을 갖춘 외과 의사로 평가받는다. 말기 환자도 내과로 보내지 않고 끝까지 책임진다. 최근에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에 대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대한전립선학회의 회장,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의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 전립샘암 성장인자 발견에 주력 거세저항성 전립샘암은 ‘전립샘암이 순한 암이다’라는 속설을 무색케 한다. 환자마다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의학자들이 이 난치성 전립샘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곽철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53)도 그중 한 명이다. 김청수 교수는 전이성 전립샘암 환자에게 새로 개발된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썼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항암제와 2차 호르몬제를 혼합해 투여함으로써 환자의 수명을 늘리고 있다. 이미 성과를 보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상황. 곽 교수는 거세저항성 전립샘암 세포를 성장시키는 인자를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인자를 찾아내 차단하거나 제거하면 암 세포의 증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곽 교수는 해외에서는 시판됐지만 국내에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은 신약에 대한 임상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 로봇 수술 후 발기 능력 회복 입증 안한종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61)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하면서도 원칙적인 치료를 하는 의사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을 지냈다. 안 교수 또한 로봇 수술의 대가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2500회가량 로봇 수술을 시행했다. 안 교수는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실증하기도 했다. 안 교수는 2007∼2010년 전립샘암 수술을 받은 763명(로봇 수술 528명, 개복수술 235명)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평균 발기 능력 회복 속도가 2.52배, 배뇨조절 기능 회복 속도가 2.68배 빠른 것을 확인했다. 이는 로봇 수술의 후유증이 개복 수술보다 적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실상의 첫 연구였다. 이 연구 내용은 당시 유럽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됐다. ○ 스마트 원격 의료 대가 이지열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54)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전립샘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PSA 수치가 높으면 조직검사를 시행하는데, 이 검사는 꽤나 고통스럽다. 이 교수는 MRI 진단법을 통해 암 여부를 가려냄으로써 환자의 50% 정도가 조직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이 교수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암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프로젝트를 3년간 진행하기도 했으며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한국에서 수술 받고 본국으로 돌아간 해외 환자의 사후 관리를 위한 스마트 원격협진시스템도 만들었다. 이 교수는 대외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대한전립선학회와 아시아태평양비뇨기종양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2011년에는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를 설립하고 6년간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 “유전자 변이땐 질병 악화” 세계 첫 규명 ▼유일한 40대 변석수 교수변석수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49·사진)는 7명의 베스트닥터 중 유일하게 40대다. 연구 활동이 활발해 여러 학회로부터 기초 분야와 임상 분야의 학술상을 두루 받았다. 2015년에는 수술하기 전후의 전립샘 조직을 각각 분석해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암이 악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전립샘암은 진행 속도가 더딘 편이라 관찰하다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적극적 관찰’을 많이 채택한다. 하지만 암을 악화시키는 특정 유전자가 있다면 적극적 관찰이 아니라 바로 수술해야 한다. 이 유전자를 관찰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춘 전립샘암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이른바 맞춤의학이 가능해졌다. 2016년 유럽비뇨기암학회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가장 우수한 논문에 선정하는 베스트6에 선정돼 발표자로 연단에 서기도 했다. 당시 변 교수 연구팀은 10년에 걸쳐 한국인의 전립샘 유전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근거로 전립샘암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 PSA수치 증감에 영향 미치는 요인 밝혀 ▼非수도권 권동득 교수권동득 화순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54·사진)는 전립샘암 복강경 수술의 대가다. 수도권에서는 대부분의 베스트닥터들이 로봇 수술을 하지만 권 교수는 환자의 60%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나머지 40%는 로봇 수술을 한다. 권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주로 하는 까닭은 소득 수준이 낮은 환자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서다. 전립샘암의 진단에 활용하는 PSA 수치는 여러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부부 관계를 가진 후에 PSA 수치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권 교수는 1989년 PSA 수치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권 교수의 이 논문은 당시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실려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2004년 문을 열었다. 바로 직전까지 미국 유학 중이던 권 교수는 국내로 복귀하면서 이 병원 비뇨의학과를 맡은 ‘창립 멤버’다. 권 교수는 요즘 서울 나들이가 잦다.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얻고, 베스트닥터들과의 교류를 늘리기 위해서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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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암’ 최적 수술법 찾고… 동위원소로 암세포 파괴

    《간암의 국내 5년 생존율은 33.6%다. 10만 명당 사망자는 약 23명으로 폐암(3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다. 간암 환자를 분석해 보면 약 85%가 만성 B형·C형 간염, 약 10%가 알코올성 간경화에서 비롯됐다. 이런 병에 걸리면 간세포가 지속적으로 손상되다 40대 이후에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대부분 “간 질환이 조금 더 나빠졌나 보다”라며 암을 자각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간암을 ‘침묵의 암’이라 부른다. 간암 고위험군(40세 이상의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간경화 환자)은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국가 암 검진 사업을 통해 고위험군 검진비용을 지원한다. 정기검진을 통해 간암을 조기 발견함으로써 사망률을 40% 정도 낮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간암의 경우 이미 간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어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의사들이 모여 팀 단위로 움직이는 ‘다학제 진료’가 보편화됐다. 베스트닥터 선정 과정에서도 이 점을 엿볼 수 있다. 수도권 5명, 비(非)수도권 1명 등 총 6명에서 3명은 외과, 3명은 내과였다.》 외과 베스트닥터간암의 외과적 치료는 암에 걸린 간을 절제하는 방법과 외부로부터 간을 이식받는 방법으로 크게 나뉜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난 장기다. 정상적인 간이라면 70%까지 절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암 환자의 간은 많이 손상돼 재생력이 크게 떨어진다. 게다가 암이 2, 3기를 넘어서면 절제술은 시도할 수 없다. 절제술은 초기 환자, 즉 간암 환자의 15∼20%에게만 시도할 수 있다. 절제술의 대안이 간 이식이다. 보통은 2기까지 가능하다. 절제술의 재발률이 50∼60%인 반면 간 이식의 재발률은 10%로 낮고, 5년 생존율도 80∼90%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뇌사자의 간 이식보다는 가족이나 친척 등으로부터 받는 생체 간 이식의 비율이 더 높다.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이다. 전통적인 개복 수술보다 출혈이 적고 회복 시간도 빠르다. 최근에는 3차원 영상을 보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깔끔하게 수술할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다.○ 내과적 지식 갖춘 최고 외과의사 서경석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58)는 환자뿐 아니라 간 기증자의 90%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이는 상당히 고난도의 수술에 속한다. 환자의 간은 떼어내면 그만이지만 기증자는 혈관, 담도 등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내과적 의학지식’을 많이 갖춘 외과 의사로 유명하다. 후배들에게도 “수술만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공부하는 외과 의사가 돼라”라고 강조한다. 회원 대부분이 내과 의사인 대한간학회에서 외과 의사로는 유일하게 기획이사를 맡기도 했다. 미국간학회의 유명한 저널 ‘헤파톨로지’에도 논문을 발표했다. 보통 간이식 수술은 간암 2기까지만 시행한다. 재발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재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 교수는 이런 생물학적 지표(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암의 재발을 줄이는 의약품, 그중에서도 면역 조절과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에 기반을 둔 치료제의 임상시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승을 가르친 제자 조재원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61)는 1994년 이 병원이 개원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식외과를 이끌고 있다. 간암 수술과 간 이식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0∼18시간 걸리는 고난도의 수술을 매년 60회 이상 집도한다. 조 교수는 1990년대 초반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배웠다. 2000년에는 미국인 스승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조 교수로부터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미국에서는 뇌사자 간 이식은 많지만 생체 간 이식 사례가 많지 않다. 미국인 스승은 이 수술 노하우를 제자에게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것. 이후로도 조 교수는 이집트, 네팔 등을 다니며 현지에서 간 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해외에서 더 유명한 의사가 됐다. 요즘 조 교수는 간을 대신할 ‘인공 간’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와 관련한 의료기기를 개발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공인도 받았다. 간, 그 자체가 아니라 간세포를 이식하는 ‘셀세러피’도 조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술법 찾아 간은 크게 우엽과 좌엽으로 나눈다. 생체 간 이식을 할 때는 어느 쪽 간이냐에 따라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황신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55)는 환자의 해부학적 차이에 맞춰 혈관을 재건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이식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 또 우엽을 절개하기 전에 좌엽을 충분히 키우는 기술도 개발해 수술 대상자의 폭을 넓혔다. 원래 공학도가 꿈이었던 황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능하다. 1993년 전공의 시절 서울아산병원의 처방전달시스템(OCS)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다. OCS는 처방전을 전산처리하는, 병원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간 이식 수술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로는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해 분석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술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황 교수는 연구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희귀 종양을 연구한 뒤 국제 저널에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발표한 학술 논문이 무려 340편이 넘는다. 내과 베스트닥터내과의 전통적인 치료법은 항암 치료다. 항암제는 1세대(화학항암제)→2세대(표적항암제)→3세대(면역항암제)로 발전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쓰던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이 컸다. 2005년 바이엘의 ‘넥사바’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표적항암제 시대를 열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공격해 부작용이 적다. 다만 전이된 암에는 잘 듣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건 표적항암제가 진화 중이라는 점. ‘렌비마’ ‘스티바가’ ‘카보메틱스’ 등이 최근 선보여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0년대 이후 면역항암제가 등장했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증강시켜 암세포를 공격한다. 1, 2세대의 약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약이 미국 BMS의 ‘옵디보’다. 옵디보는 이미 국내에서 피부암(흑색종)과 폐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고 간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 병과 싸울 ‘최신 무기’가 넉넉한 셈이다. 항암제 외에 내과 베스트닥터의 다른 치료법을 살펴본다.○ 세계 최초로 간암 치료법 개발 한광협 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64)는 팀을 항상 강조한다. 그동안 자신이 쌓은 업적도 모두 팀으로 이룬 성과라고 공을 돌린다. 한 교수는 “간암 분야에서는 1명의 베스트닥터보다 최고의 팀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 이런 철학에 따라 한 교수는 1995년 세브란스병원 내에 처음으로 간암전문클리닉을 만들기도 했다. 한 교수는 국내 간암 치료의 선구자이자 1세대 의사로 통한다. 간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 한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방사성 동위원소 홀미움을 투입해 간암을 파괴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2007년에는 개인별 데이터를 입력하면 간암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간암예측모델(IPM)을 만들어 국제 특허를 획득했다. 한 교수는 요즘에도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느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대한간암연구회장, 아시아태평양간암연구회 공동의장 및 초대 회장,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부작용 줄인 방사성색전술 도입 엄순호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61)는 이 병원 간암 다학제 팀을 이끌며 ‘선장’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1회 모든 진료과의 교수가 모여 다학제 콘퍼런스를 열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엄 교수 팀도 여러 치료법을 단독 혹은 병행 시행함으로써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방사성 동위원소 이트륨을 주입해 간암을 치료하는 기술(방사성색전술)을 도입했다. 보통은 화학물질을 투입하는데 이를 고용량의 이트륨으로 바꾼 것. 이를 통해 발열, 통증 같은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였으며 1회 투여로 치료를 종료할 수 있었다고 엄 교수는 말했다. 고령자에게 좋은 치료법이지만 비용이 상당히 고가라는 게 단점이다. 엄 교수는 환자에게 ‘인간적인 의사’로 통한다. 투병을 게을리하는 환자에겐 호통을 치고 이러다 큰일 난다며 겁도 준다. 상태가 좋아지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비넥타이(보타이)를 매고 다녀 ‘친근한 아저씨’의 느낌을 준다. 대한간암학회장을 지냈다.○ 정밀 면역 치료 분야 연구 비(非)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조몽 양산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62) 또한 팀 단위의 치료를 중요하게 여긴다. 조 교수는 “간암은 여러 치료법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만의 치료법이란 것은 없다”라고 강조한다. 여러 전공과의 간암 치료법을 잘 이해해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정하는 것이 내과 의사의 책무라고도 했다. 현재 종양 면역 치료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조 교수는 “앞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면역 상태를 파악해 치료하는 정밀 면역치료법이 보편화할 것으로 생각되며 그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2016년 간 독성이 있는 진통제가 간경화 환자 10명 중 4명에게 처방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간 독성이 있는 진통제는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당시 조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재된 간경화 환자 12만5505명의 약 처방 기록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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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부터 폐암 검진 시행… 생존율 ‘마의 30%’ 벽에 도전

    《지난해 정부 발표에 따르면 폐암의 5년 생존율은 26.7%다. 10%에 불과했던 10∼15년 전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30%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까닭은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방사선의 양을 줄인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면 일찍 폐암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검진비용이 비싸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55세 이상으로 매일 1갑씩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폐암 검진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내년에 실행된다면 폐암 조기발견이 늘면서 5년 생존율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폐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많다. 모든 베스트닥터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게 있다. 바로 흡연이다. 베스트닥터들은 “담배부터 끊어라”라고 강조한다. 최근 흡연 경험이 없는 여성 폐암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원인을 따지고 보면 간접흡연 때문이라고 베스트닥터들은 지적했다.》 폐암 분야의 베스트 닥터는 수도권 6명, 비수도권 1명 등 모두 7명이다. 수도권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다른 암의 경우 수도권에서 5명이 선정됐다. 하지만 폐암의 경우 4명이 공동 3위를 차지해 결과적으로 6명이 됐다. 1위와 3위의 표차는 3표에 불과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술 성공률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64)는 국내 폐암과 식도암 수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심 교수가 국내 폐암 수술 치료 성적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이라는 데 의학계는 대체로 동의한다. 지난해 말 삼성서울병원이 2008년 이후 폐암 수술을 받은 623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5년 생존율이 1기 84.4%, 2기 58.9%에 이르렀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 이후의 생존율도 3기 51.8%, 4기 40.5%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다. 심 교수는 환자의 70%를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로봇 수술도 시행했지만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고 최근에는 많이 시행하지 않는다. 심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을 맡으면서 암 치료 수준을 크게 올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한폐암학회와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 회장을 지냈다. ○ 흉강경 수술 첫 도입 성숙환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63)는 199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암 수술에 흉강경을 도입했다. 현재 폐암 환자의 90%를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성 교수는 흉강경 수술을 발전시켜 지난해부터 피부에 3∼4cm짜리 구멍 하나만 뚫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환자의 80%를 이 방식으로 수술한다. 또 폐 손상을 줄이기 위해 전신마취 대신 정맥마취를 선호한다. 이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수술 부위는 줄이고 수술 후유증은 최소화했다. 그 결과 80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도 결과가 좋다고 성 교수는 설명했다. 성 교수는 외과 의사들 사이에 ‘최고의 칼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학회 활동도 무척 활발했다.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폐암학회 등 관련 학회의 회장을 모두 지냈다. ○ 폐암 유발하는 유전자 첫 발견 김영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55)는 특히 국소적으로 진행된 폐암 수술에 정통하다. 이 정도의 병기에서는 의사의 실력이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게 의학계의 속설이다. 2011년 12월,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 연구팀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자(KIF5B-RET 융합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현재 이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폐암 환자를 상대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분리해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이를 진단에 활용하는 첨단 진단법도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폐 이식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처음으로 2세가 안 된 영·유아의 폐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간이나 신장과 달리 폐는 생체 이식이 불가능하다. 뇌사자로부터 폐를 기증받아도 영·유아에게 이식하려면 절제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시도된 적이 없었다.○ ‘흉강경 수술 교육단’ 만들어 외국에 전파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58)는 그동안 2000건 이상 폐암 수술을 했다. 현재 병원장직을 맡고 있어 수술 횟수는 줄었다. 다만 복잡한 수술은 지금도 직접 한다. 전 교수도 폐암 흉강경 수술을 처음 시행한 국내 1세대 의사 중 한 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기 폐암 환자의 85∼90%를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전 교수는 병원 내부에 ‘아시아 흉강경 수술 교육단’을 만드는 데도 관여했다. 300여 명의 외국 의사들이 이곳에서 흉강경 수술 기법을 배워 갔다. 전 교수는 기관지에 국한된 암을 레이저로 치료하는 ‘광역학 치료’도 도입했다. 또 폐암이 늑막에까지 번진 환자에게 수술과 고온항암제를 동시 투입하는 치료법도 처음 시행했다. 전 교수는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한다. 폐암 수술 후 재발 확률을 예측하는 앱을 개발했다. 폐암 환자의 날숨을 분석해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향후 본격 도입되면 폐암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자에게 칭찬 듣는 친절한 의사 김동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58)는 가장 표준적인 치료를 하는 의사다. 다른 진료과 의사와 협력해 환자를 치료하는 다학제 진료를 발전시켰다. 환자의 80%를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김 교수팀은 지금까지 4000건 이상의 흉강경 폐암 수술을 시행했다. 김 교수는 “자만하지 말고, 항상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전공의를 교육할 때도 “환자의 편에서 수술하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 교수는 수술을 넘어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외과의사의 참된 사명이라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침과 저녁, 2회 회진을 빠뜨리지 않는다. 의사가 병실에 얼굴을 비치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불안과 염려를 가라앉힌다는 것이다. 많은 병원이 고객의 추첨을 통해 친절한 직원을 뽑아 상을 준다. 의사가 이 상을 받는 경우는 드문데 김 교수는 두 번이나 상을 받았다. ▼중기 이후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에 헌신▼유일한 내과 의사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교수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62·사진)는 7명의 베스트닥터 중 유일하게 내과 의사다. 다국적 제약사의 폐암 표적 치료제 임상시험을 여러 차례 수행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약사가 아닌 연구자가 주도해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행하기도 했다. 박 교수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중기 이후의 폐암 환자들이다. 중기 이후의 환자들은 완치를 목표로 치료하지 않는다. 상당히 암이 진행된 터라 수술할 수는 없지만 수명을 연장하고 동시에 삶의 질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박 교수는 중기 이후의 폐암을 ‘평생 관리해야 할 만성 질환’이라고 주장한다. 무턱대고 항암치료를 한다고 해서 생존 기간을 늘릴 수는 없다. 자칫 주변의 건강한 세포까지 죽이고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항암치료 이후 3, 4년간 암 세포가 보이지 않는 환자도 있지만 되레 악화하는 환자도 있다. 모든 상황을 감안해 치료법과 약물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박 교수는 “1세대 신약, 2세대 신약을 다 써보고, 그래도 안 되면 3차 표적치료제를 쓸 수 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새로운 ‘무기’는 앞으로도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흉강경 수술 등 새로운 치료법 적극 도입▼非수도권 나국주 화순전남대병원 교수나국주 화순전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56·사진)는 매년 200∼250명의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 현재까지 2500여 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나 교수는 비(非)수도권 대학병원 폐암 치료 수준을 수도권 대형병원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흉강경 수술을 수도권 대형병원과 비슷한 시기에 도입했다. 여러 분야의 의사들이 함께 환자를 치료하는 다학제 진료도 2004년 화순전남대병원이 문을 열 때부터 시행했다. 나 교수는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 6대 회장을 맡고 있다. 이 학회는 건강한 폐는 살리고 암에 걸린 폐의 절제를 최소화하는 최신 수술 기법을 많은 의사가 배울 수 있도록 연수 교육을 시행 중이다. 각 병원별로 관리하고 있는 폐암 수술 환자 데이터를 통합해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종양 레지스트리’ 사업도 지원한다.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는 2007년 설립됐다. 성숙환 교수가 초대 회장을 지낸 데 이어 심영목 교수(2대), 전상훈 교수(5대)도 회장을 맡았다. 나 교수까지 포함하면 역대 6명의 회장 중 4명이 베스트닥터에 선정된 셈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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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건보료 폭탄?… “소득 늘어난만큼 더 내는 겁니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직장인에게 추가로 건강보험료를 걷는 것 아닙니까?” 직장인 S 씨(47)는 4월 급여명세서를 보고 분통이 터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달 20여만 원씩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냈는데, 4월 ‘건강보험료 조정분’ 명목으로 18만 원의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S 씨는 “이런 식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확보하는 것은 직장인을 우롱하는 행위다”라며 씩씩거렸다.》 직장인 H 씨(50)도 며칠 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사내 급여담당자로부터 ‘2017년도 귀속 건강·고용보험료 정산에 따라 46만 원가량을 급여에서 공제한다’는 안내문을 받은 것. 안내문에는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서 월급을 공제하는 게 아니다. 2017년 소득이 확정됨에 따라 다시 건강보험료를 계산해서 덜 낸 부분을 추가로 내는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H 씨는 “연말정산으로 2월 급여에서 적잖은 금액을 이미 공제 당했는데, 또다시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떼이게 돼 황당하고 짜증이 난다”라고 푸념했다. 최근 적잖은 직장인들이 이런 경험을 하고 황당해하고 있다. 매년 4월마다 진행되는 건강보험뿐 아니라 고용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험의 보험료 정산 작업이 원인이다. 이는 개인 소득이 많으면 보험료를 많이 내고, 소득이 적으면 보험료를 적게 내는 사회보험의 특성에서 비롯됐다. 월 보험료는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추정’해서 부과한다. 지난해의 경우 건강보험료율은 당월 소득의 6.12%다. 사용자(회사)와 근로자(직장인 가입자)가 절반씩(3.06%) 냈다. 이후 2월에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통해 당해연도 소득을 확정하면 이를 근거로 건강보험료가 다시 계산되고 최종 보험료가 확정된다. 1년 동안 소득이 늘었으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하고 소득이 줄었으면 보험료를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2017년 연봉이 2016년에 비해 400만 원 늘었다면 12만2400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측은 “12월 말에서 이듬해 3월 사이에 지급되는 성과급이나 연말 상여금, 혹은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 정산이 반영됨에 따라 소득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전체 직장인 1400여만 명의 60%인 840만여 명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게 됐다. 이들이 추가로 내는 건강보험료는 평균 13만8071원. 물론 실제 소득에 따라 내는 보험료가 다르기 때문에 적게는 1만, 2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소득이 늘었으니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연간 100만∼300만 원 정도의 임금 인상은 크게 피부로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소득 증가를 실감하지 못하다가 4월에 한꺼번에 건강보험료 인상분이 부과되면서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았다는 푸념과 반발이 쏟아지는 것이다. 정반대의 상황도 있다. 직장인 K 씨(45)는 이번에 건강보험료 17만 원을 환급받았다. 주변에서는 “건강보험료를 떼이지 않으니 좋겠다”라며 부러워했다. 하지만 K 씨는 씁쓸하다. 2016년보다 2017년 임금이 줄었으니 건강보험료를 환급받게 됐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K 씨는 “어떻게 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료를 더 내도 좋으니 월급이 더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K 씨처럼 이번에 건강보험료를 환급받는 직장인은 전체의 20.8%인 291만 명이다. 이들은 평균 7만9000원씩 돌려받았다. 1년 사이에 소득 변화가 없는 직장인들도 있다. 당연히 이들은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지도, 돌려받지도 않는다. 전체 직장인의 19.2%인 269만여 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직장인들은 심기가 불편하다. 한꺼번에 많은 돈을 내는 것도 부담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가로 내야 할 보험료 총액이 4월 건강보험료를 넘어서면 5회에 걸쳐 자동으로 분할납부 된다. 가령 매달 20만 원의 보험료를 내는 직장인이 이번에 40만 원을 토해낸다면 이 제도의 대상이 된다. 4월의 ‘건강보험료 정산’을 통해 확보되는 추가 예산은 약 1조8615억 원이다. 지난해의 1조8293억 원에서 1.8%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20조7733억이다. 이렇게 적립금이 쌓인 것은 2010년대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서 올해는 1조2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적립금도 19조5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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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살아있는 역사 박물관’ 숲과 함께 한 1년의 기록

    우리는 숲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숲의 근간을 이루는 동식물은 또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숲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인간과 숲이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 왔는지를 여러 각도로 조명한다. 저자는 30년간 삼엽충을 연구해온 과학자이자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선임 고생물학자다. 박물관에서 은퇴한 후 ‘살아있는’ 박물관인 숲을 탐구하기로 했다.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로이 탐구하기 위해 런던 인근에 있는 5000여 평(1만6500여 m²)짜리 숲을 구매했다. 봄꽃이 활짝 핀 4월, 숲 탐구를 시작했다. 이후 1년 동안 매달 달라지는 숲의 풍경과 동식물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풀과 곤충을 채집하고 썩은 나무의 부식 과정을 살폈다. 때로는 나무를 베어 그릇과 상자를 만들었다. 직접 숯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숲에 얽힌 인간의 역사도 간간이 등장한다. 18, 19세기에 숲은 노상강도들의 아지트였다고 한다. 숲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숲은 지속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숲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가 모두 소중하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숲이나 공원, 썩어가는 나무둥치가 새롭게 보일지 모른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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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상징’ 제거 않고 암세포만 잡아내… 상실감까지 치료

    《암에 걸린 여성을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39세까지는 갑상샘암 환자가 가장 많다. 하지만 40대로 접어들면 유방암 환자가 더 많아진다. 이런 경향은 64세까지 이어진다. 65세 이후가 되면 대장암 환자가 유방암 환자를 넘어선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은 98.4%다. 사실상 거의 모든 환자가 완치된다고 할 수 있다. 주변 조직으로 국소 전이된 후에도 5년 생존율은 90.7%로 높은 편. 하지만 원격전이가 됐을 경우에는 38.3%까지 뚝 떨어진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유방암에 걸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비만, 흡연, 음주, 호르몬 변화 등이 거론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에 걸려도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단, 유방에서 멍울이 잡히거나 유두에서 피가 나온다면 암을 의심해 볼 수는 있다. 당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베스트닥터들은 조기 검진을 강조한다. 30세 이후부터 매달 자가진단을 해볼 것을 권유한다(그림 참고). 35세부터는 2년마다 병원 검진을, 40세 이후에는 1, 2년마다 유방 촬영과 진찰을 권유한다.》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 환자들은 생명을 구하는 것 말고도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여성의 상징인 유방을 꼭 제거해야 하느냐는 것. 암세포 제거가 가장 중요하지만 유방 절제 후 상실감을 호소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베스트닥터들은 가능한 한 유방을 살리고 보존하는 쪽으로 수술 방향을 잡는다. ○ 유방 되살려 상실감 없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70% 정도가 유방 보존 수술을 택했다. 암을 일찍 발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유방 보존 수술의 비율도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암이 유두를 침범했거나 △여러 장기로 전이됐거나 △암의 크기가 크고 진행 속도가 빠르면 부득이하게 유방을 절제해야 한다. 이 경우 환자의 상실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런 환자들을 위해 재건 혹은 복원 수술도 활기를 띠고 있다. 2000년 이전에는 유방 절제 후 재건하는 환자의 비율이 10%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30∼50%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유방 재건 수술에도 부분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 ○ 사제가 나란히 베스트닥터 올라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의 노동영 교수(62)와 한원식 교수(48)는 사제지간이다. 10대 암 전체를 통틀어 스승과 제자가 함께 베스트닥터에 오른 유일한 사례다. 노 교수는 ‘유방암 학계의 거장’이라 불린다. 노 교수는 최근 5년 동안 140여 편의 유방암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한 국제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이 분야에서 논문 최다 발표 세계 6위였다. 2014년에는 한국형 유방암을 예측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했다. 초음파를 이용해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법도 최초로 시도했다. 암을 검진하기 위한 키트도 개발해 10여 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유방암 환자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도 노 교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도했다. 현재까지 1만 명이 넘는 환자를 수술했다. 4기 암을 포함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90%를 크게 웃돈다. 한때 “노 교수에게 진료 받으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 서울대병원 암병원 원장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병원 강남헬스케어센터 원장 직을 맡고 있다. 대외활동도 활발해 대한암학회 이사장,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대한암협회 회장과 한국유방건강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제자인 한 교수는 노 교수를 “감성의 리더십을 갖췄으며 사회공헌이 뛰어난 명의”라고 평했다. 노 교수는 제자인 한 교수를 “임상의사이면서도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실력자”라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유방암 베스트닥터 중 유일하게 40대다. 지금까지 논문만 260편 이상 발표했으며, 국내 최초 기록도 상당수 갖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암 성형’ 수술이다. 암 성형은 성형외과의 유방 수술 기법을 벤치마킹한 방법이다. 유럽에서 시행하는 기술을 한 교수가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암 조직을 떼어 내면 그 자리가 움푹 파인다. 한 교수는 주변 조직을 끌어당겨 유방이 함몰되는 것을 막아 암세포 제거와 유방 복원을 동시에 이뤄냈다. 한 교수는 환자의 40%에 암 성형 기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후 항암치료의 부작용은 크다. 한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해 굳이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한 검사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기술을 쓰고 있지만 검사비가 400만 원을 넘는다. 한 교수는 “국내 개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 곧 상용화하면 훨씬 낮은 가격에 검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암 환자 2만 명 수술 대기록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61)는 국내에서 유방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다. 안 교수가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는 지난해 11월 유방암 수술 누적 3만 건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2만 건 정도를 안 교수가 집도했다. 안 교수는 요즘도 매년 1000명 정도를 수술한다. 1995년 안 교수는 처음으로 피부보존유방 절제술을 시행했다. 말 그대로 유방의 피부를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최소한만 유방을 절제하고 동시에 재건하는 수술을 많이 하는데, 안 교수가 선구자인 셈이다. 안 교수는 피부에 이어 유두까지 보존하는 수술도 선보였다. 인공 유두에 비해 수술 후에도 훨씬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 이 수술은 난도가 높아 시행하지 못하는 병원도 있다. 안 교수는 이 수술을 통해 환자의 60% 이상에서 유두를 보존하고 있다. 안 교수는 이 밖에도 자가 조직을 활용해 유방을 재건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술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전이성 유방암 연구 주력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52)의 ‘전공’이 전이성 유방암이다. 정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신약 연구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2013년과 2014년 두 해에만 3건의 다국적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연구를 많이 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대한유방암학회 학술이사를 맡기도 했다. 2013년 세계유방암학술대회가 열릴 때도 조직위원 및 학술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최근 정 교수는 혈중암세포(CTC·Circulating Tumor Cell)에 주목하고 있다. 이 세포는 혈액을 따라 신체를 순환하는데, 암의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의학자들은 이 세포를 잘만 활용하면 암의 진단과 예측, 치료에 큰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 믿고 있다. 문제는 혈액에서 이 암세포를 제대로 검출하는 기술이 아직 보편화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전 세계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정 교수 또한 국내 여러 연구 기관 및 제약사들과 공동으로 이 혈중암세포를 발견하고 기능을 차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유방 절제-재건 동시에… 환자 만족도 높여▼‘여성 베스트닥터’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10대 암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총 63명 중 2명이 여성이다. 그중 한 명이 유방암 분야의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55·사진)이다. 이 원장은 고려대 외과에서 처음으로 교수에 오른 여성이다. 대한외과학회의 첫 여성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립암센터가 2000년에 문을 연 후 처음으로 여성 원장이 됐다. 특히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외과 분야에서 여성 의사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 원장 또한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다. 처음에는 화장실에서 몰래 우는 일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외과 지원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한다. 의사들에게 이 원장은 “배짱과 결단력, 에너지와 열정을 갖춘 의사”로 통한다. 이 원장은 유방재건술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예전에는 외과 의사가 유방을 절제하면 성형외과 의사가 재건했었다. 절제와 재건을 따로 하다보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낮았다. 이 원장은 절제와 재건을 동시에 시행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 결과 수술시간을 줄이고 가슴도 보다 예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원장은 현재 한국유방암학회 부회장과 대한암학회 상임이사, 대한암협회 집행이사를 맡고 있다. 스스로 ‘도전정신’과 ‘초심’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지금도 매년 500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최근 3년 동안 40여 편의 논문을 썼다. ▼‘피하유방절제술’ 등 새로운 치료법 적극 도입▼非수도권 이수정 영남대병원 교수이수정 영남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65·사진)는 1986년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만5000건 이상의 유방암 수술을 했다. 요즘도 매년 500명 이상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영남대 의대 학장을 거쳐 대학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까지 지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적극 도입하는 의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97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을 절제하면서도 유륜부와 피부를 보존하는 수술(피하유방절제술)을 시도했다. 수술 결과는 국제학회에서 발표돼 큰 호응을 얻었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은 의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저널이다. 이 교수는 2007년 이 저널에 일본 교토대 의료진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항암치료 후 수술을 했는데도 암이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할까. 이때 추가로 항암치료를 하면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인다는 점을 이 교수가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이 논문은 수술 후에 남아 있는 암의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대외 활동도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한국유방암학회의 회장을 맡은 바 있고, 현재는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회장, 대한암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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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뇌 세포 손상되면 끝? 자연 복구 능력 있다”

    뇌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 의학의 통념이다. 뇌중풍(뇌졸중), 뇌출혈 같은 외상성 뇌질환이 발생하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전에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뇌 기능은 손상되고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 파킨슨병, 치매 같은 노인성 뇌질환은 아직도 불치의 병으로 여겨진다. 아직까지 현대 의학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증상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은 뇌에 관한 이런 통념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손상된 뇌도 충분히 복구할 수 있고, 이는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뇌의 ‘신경가소성’에 주목한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그동안의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해 자신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을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아와 유년기 때 뇌 세포가 발달하고 성장을 멈추는 기존의 이론은 틀릴 수 있다. 뇌가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뇌는 대처법을 찾는다. 이를테면 뇌의 한 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뇌는 그 회로를 끄거나 다른 신경세포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뇌질환을 스스로 극복한다. 저자는 그동안 ‘기적’으로만 여겨졌던 뇌질환의 치유 사례가 사실은 이 신경가소성에 바탕을 둔 과학적 치료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스스로 치유하는 뇌’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 책에는 빛, 소리, 진동, 움직임 같은 감각을 통한 치료로 뇌질환을 극복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만성 통증, 난독증, 자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ADHD) 환자들의 극복 사례도 볼 수 있다. 뇌의 작동 기전을 이해한다면 난치성 뇌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들이다. 다만 국내 주류 의학계에서 이런 치료법을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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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200만 년 전 만든 돌칼, 인류 최초의 창의적 작품

    요리사는 음식을 만들면서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한다. 예술가는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인다. 이런 모든 노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바로 창의성이다. 저자가 말하는 창의성은 한 명의 천재나 독창적 사업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뜻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들이 고도로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상상을 실현하는 ‘집단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책은 ‘증보판 진화론적 종합이론(Extended Evolutionary Synthesis·EES)’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이론은 생물학, 고고학, 유전학, 인류학, 뇌 과학 등 여러 학문을 총망라해 가장 포괄적으로 진화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이론에 따라 자연선택, 유전체계 등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뒤엎고 “인류의 진화를 이끈 결정적 원리는 단 한 가지, 바로 창의성이다”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의 창의성이 빚어낸 최초의 작품은 200만 년 전의 ‘돌로 만든 칼날’이다. 우리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이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생존할 수 있었고, 이어 공동체를 창조해 냈다. 창의성이 있었기에 인간은 종교와 예술, 과학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의 미래는 인간의 창의성을 얼마나 배가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함께 협력하고 최고의 해결책을 창조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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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문보존율 90% 이상으로 높여 삶의 질 유지

    《소장에서 항문에 이르는 대략 1.5m의 소화기관이 대장이다. 항문에 가까운 곳을 직장, 그 윗부분을 결장이라고 한다. 대장암은 이 직장과 결장에 생기는 암이다. 서양식 식습관이 보편화하면서 2000년대 이후 급증했다. 다행히 내시경 검사가 확대되면서 2011년부터 조금씩 발병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76.3%로 일본(71.1%)과 비슷하고 미국(66.3%)보다는 높다. 1기에 발견하면 95.4%에 이를 만큼 치료 성적이 좋다. 5년 생존율은 주변의 조직으로 전이가 일어나면 81.5%로 줄어들고, 원격 전이가 이뤄지면 19.5%로 떨어진다.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이 있다. △50세 이상이면서 △붉은 육류와 육가공품을 자주 먹거나 △비만형 체형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도 초기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베스트닥터들은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첫 번째 비결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꼽았다.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용종이 발견됐다면 1, 2년마다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베스트닥터 수도권 1위와 5위의 득표 차는 3표였다. 실력과 명성에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치료 방법도 비슷했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전통적인 개복 수술에서부터 복강경, 로봇 수술을 두루 시행하고 있었다. 초기 암일 때 복강경과 로봇 수술을, 주변 장기로 전이가 되면 함께 적출하기 위해 개복 수술을 더 많이 한다. 직장암 초기에는 국소 재발률을 낮추고 항문을 보존하기 위해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부터 한다. ○ 기능 유지가 최대 과제 베스트닥터들의 치료 원칙 첫 번째는 환자를 살리는 것, 두 번째는 수술 후에도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장암, 특히 직장암 분야에서 최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원칙 중 하나가 항문 보존이다. 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항문이 손상되면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아랫배에 구멍을 뚫어 인공항문(장루)을 만들어 배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의 대부분이 항문 보존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항문에서 3∼5cm 떨어진 직장에 암이 생기면 항문 기능을 살리지 못할 때가 많았다. 최근에는 이런 경우에도 항문을 많이 살려낸다. 1990년대에는 항문 보존 환자 비율이 20%도 안 됐지만 최근에는 90%를 넘어섰다.○ 환자의 선택권 존중하는 의사 김남규 연세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62)는 환자의 선택권을 특히 존중한다. 병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춰 치료법을 결정하도록 한다. 이런 이유로 김 교수를 찾는 환자가 많다. 김 교수는 2016년 암 환자의 극복 스토리를 담은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펴냈다. 김 교수에게 수술받은 환자가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제작을 권유했다. 제작비도 그 환자가 댔다. 김 교수는 수익금 전액을 병원에 기부했다. 김 교수가 수술한 환자는 총 9000명이 넘는다. 개복 수술은 물론 복강경과 로봇을 모두 능숙하게 다룬다. 암 재발률은 6%를 밑돈다.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의 회장과 이사장을 모두 지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대장암학회 회장, 대한임상종양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현재 대한대장암연구회 회장이다. 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대장항문학회지 부편집인을 맡고 있다. ○ 로봇 수술의 선구자 김선한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60)는 개복 수술이 보편적이던 2000년대 초, 미국에서 복강경 수술을 배웠다.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했다. 2007년에는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직장암을 수술했다. 다빈치 제조사는 김 교수의 수술법을 직장암 로봇 수술의 매뉴얼로 삼았다. 이후 김 교수는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을 비롯해 세계적인 병원들의 초청을 받아 로봇 기술을 시연했다. 덕분에 대장암 수술의 ‘세계 표준’이란 평판을 얻었다. 김 교수는 대한외과로봇수술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임상로봇수술학회를 창립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김 교수에게 수술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평균치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 3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의 3기 환자의 경우 이 생존율은 80.9%나 된다.○ 크론병 줄기치료제 개발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57)는 진료에서 수술까지 3주 이내에 끝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환자가 넘치면 다른 의료진을 추천하기도 한다. 다만 희귀질환을 동반했거나 난도가 높은 수술은 직접 맡는다. 유 교수도 환자의 알 권리를 최대한 존중해 치료법의 의학적 근거와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한다. 말기 암 환자에게도 여생을 잘 계획하도록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는 편이다. 매년 500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를 수술하는 유 교수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의 대장암 수술 누적 건수는 3만 건을 돌파했다. 유 교수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크론병의 가장 흔한 합병증인 치루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크론병은 소화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으로, 환자의 40∼50%가 치루로 고통을 받는다. 유 교수는 환자의 자가지방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연구를 지휘했다. 이 치료제의 완치율은 70∼80%이며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말기환자 생존율 끌어올려 박규주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55)가 수술한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말기를 포함해도 평균 71%를 넘는다. 박 교수도 다른 베스트닥터와 마찬가지로 항문을 살리는 수술을 선호한다.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항문에서 3cm 이내에 암이 생겼을 때에도 10명 중 7명은 배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도 항문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을 위해 전문 간호사를 따로 둬 관리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서울대병원 대장암센터를 이끌고 있다. 한 해 2만5000여 명의 환자가 이 센터를 찾는다. 이 센터는 30여 년 전인 1990년과 1991년, 서울대 암연구소에 ‘한국 가족성 용종증 등록소’와 ‘한국 유전성 대장암 등록소’를 설치해 유전성 대장암 연구를 시작했다. 이 등록소들은 1993년 ‘한국 유전성 종양 등록소’로 통합됐다. 1997년에는 암유전자클리닉도 개설돼 가장 흔한 유전성 대장암인 유전성비용종증대장암(HNPCC)이 생기는 데 관여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소통하는 의사’로 유명한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교수▼환자-가족 위한 인터넷카페 운영… 매주 건강콘서트도 열어암이 치명적 질병이기에 환자의 두려움은 더 크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53)는 ‘소통하는 의사’로 특히 유명하다. 김 교수는 2006년부터 환자들을 위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암 환자와 가족이 회원인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2500명을 넘어섰다. 매일 200여 명이 들르며 이 중 10명 정도가 꼬박꼬박 질문을 던진다. 김 교수는 반드시 일주일 이내에 답변한다. 이와 별도로 김 교수는 매주 목요일, 병동 한쪽에 있는 휴게실에서 ‘건강콘서트’를 연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휴게실에는 대략 30∼40명의 환자와 가족들이 몰려든다. 보통은 1시간 일정으로 진행하지만 질문이 넘쳐나면 1시간 반, 길게는 2시간을 넘길 때도 많다. 김 교수는 해외학회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건강콘서트를 취소한 적이 거의 없다. 심지어 명절 휴일에도 콘서트를 열었다. 암의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은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최선인지 등 질문은 매번 비슷하지만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 설명한다. 2014년 어느 날, 김 교수는 환자들 앞에서 시인인 이해인 수녀의 시 ‘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낭송했다. 이해인 시인 또한 대장암을 앓았다. 그런 시인의 시를 통해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유럽대장학회와 미국암연구학회, 미국대장항문학회 정회원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장을 맡았다. ▼非수도권 명의 최규석 교수▼로봇수술 12년째 베테랑… 관련 연구논문 100편 넘어최규석 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55)는 비(非)수도권에서 가장 대장암 수술을 많이 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현재까지 복강경 수술 4000건, 로봇 수술 600건 이상을 시행했다. 지금도 매년 600여 건의 대장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덕분에 이번 베스트닥터 선정 과정에서도 최 교수는 전국의 여러 병원 의사들로부터 고르게 표를 얻어 수도권의 2위와 동일한 성적을 거뒀다. 환자들이 “교수님 같은 의사가 오래 건강하게 살아야 환자들이 행복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환자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최 교수는 대장암 로봇 수술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2007년부터 대장암 로봇 수술을 시행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로봇수술외과학회는 2009년 미국 시카고에서 만들어진 미국임상로봇수술학회(CRSA)다. 최 교수는 이 학회의 창립멤버이자 아시아 의사로는 처음으로 8대 회장에 선출됐다. 회장으로 있던 2016년 대구에 학회 행사를 유치했는데, 이 학회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학회를 개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발표한 로봇 수술 관련 연구 논문만 100편이 넘는다. 2013년에는 영국 포츠머스의 한 병원에서 초청해 로봇 수술을 시연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10여 개국을 돌며 50회 이상 수술을 시연했다. 명성 덕분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환자가 찾아온다. 직장암에 걸린 인도 의사가 직접 와서 최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적도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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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불청객? 농도문제일 뿐 사계절 가리지 않고 발생

    ‘소리 없는 암살자’ 초미세먼지의 공세가 주말에는 좀 수그러든다는 예보다. 하지만 일요일부터 농도가 높아져 다음 주에는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봄만 넘기면 미세먼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틀렸다. 미세먼지는 봄과 겨울에 농도가 높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발 오염물질이 미세먼지 원인의 100%도 아니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를 태웠을 때 발생하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인해 악화된다. 이런 국내 요인이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인다. 일 년 내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완벽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 승용차 이용부터 자제해야 29일 오후 3시경 김모 씨(49)는 서울 외곽에서 일을 끝내고 승용차 편으로 귀경했다. 서울 진입 후 정체가 시작됐다. 김 씨는 예상보다 차량이 많은 데 크게 놀랐다. 차량 2부제, 공공주차장 폐쇄 등과 같은 미세먼지 저감조치의 영향으로 교통량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김 씨는 “성수대교에서 목적지인 강남구 역삼동까지 가는 데 평소보다 더 막혀 50분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입구에서 차량 2부제를 어긴 차량 운전자가 “부득이하게 차를 갖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1월 중순,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했다. 실제 도로 교통량은 1.7%만 감소했다.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미세먼지 공습 기간에는 따로 교통량을 측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내부에서 배기 순환모드로 설정하면 미세먼지 유입을 어느 정도 막는다. 운전자는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셈. 다만 자동차 배기가스가 미세먼지 농도를 더욱 높인다. 결과적으로 다수의 고통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러니 이를 두고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신종 이기주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 우리부터 오염물질 배출 줄여야 최근 며칠 동안 한반도 전역을 휩쓸었던 초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유입됐을 확률이 높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배창한 연구팀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관측장비가 측정한 먼지(에어로졸) 농도 데이터를 가공해 시각화한 결과 22, 23일 중국과 서해안에 머물던 고밀도 미세먼지가 24일 한반도로 이동하는 과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중국에 항의해야 한다는 누리꾼들이 많다. 중국이 베이징(北京) 공장을 산둥(山東)반도로 옮기는 바람에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로는 베이징 공장이 산둥성이 아닌 허베이(河北)성과 톈진(天津)으로 옮기고 있으며 산둥성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2013년 m³당 9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에서 지난해 57μg으로 42% 줄었다”고 해명했다. 봄·겨울에 유독 국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이 무렵 대기가 다른 계절보다 더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이 축적돼 고농도 미세먼지 형태로 한반도 전역에 넓게 퍼진 기간이 지속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배출하는 매연, 농촌에서 태우는 연기 등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중국을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노력이 빛을 본 사례도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경유차 사용 억제 정책을 폈는데, 그 결과 2002년 m³당 27μg 수준이었던 도쿄의 미세먼지 평균치가 2015년에는 13.8μg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에서 미세먼지의 가장 큰 배출원은 경유 차량으로 지적된다. 다만 전국 단위로 확대하면 공장과 같은 사업장이 가장 큰 배출원이다.○ 인공강우 당장은 어려워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세먼지를 체계적으로 측정한 게 2015년 이후이며 사실은 그보다 30여 년 앞선 1980년대에도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고 주장한다.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당시에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농촌에서도 볏짚을 태우면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오염물질이 축적돼 오늘날과 같은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인공강우를 내려 미세먼지를 날리는 방법을 썼다. 국내에도 이 방법을 쓸 수 있을까.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검토 중이지만 현실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려는 노력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물론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내놓는 것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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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수술로 흉터-음성변화 없애… 환자들 만족도 ‘활짝’

    《2010년 무렵까지만 해도 갑상샘암은 국내에서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암이었다. 초음파 검진을 받는 사람이 급속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증가율 곡선은 다소 완만해졌다. 갑상샘은 목의 중앙부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체온을 유지하거나 태아의 뇌와 뼈를 발달시키는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고 각 기관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암 수술을 하면 이 역할을 대체할 갑상샘 호르몬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갑상샘암의 5년 생존율은 100%다. 암의 진행 속도도 느려 ‘거북이 암’이라 부른다. 주변의 장기나 조직, 림프샘을 침범했을 때도 수술이 가능하며 이때도 5년 생존율은 100%를 유지한다. 다만 멀리 있는 장기로 전이되면 5년 생존율은 71.0%로 떨어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암(50% 미만)에 비해서 생존율은 여전히 높다. 원격 전이된 위암이나 폐암 등의 5년 생존율은 6%대. 갑상샘암 분야에서는 수도권 5명, 비(非)수도권 1명 등 6명의 베스트닥터가 선정됐다. 각 베스트닥터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섣부른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공통점. 1cm 미만의 갑상샘암은 대체로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다는 것이다.》 갑상샘암은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한다. 외과에서는 전통적 절개 수술 외에 로봇을 활용한 수술도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내과에서는 호르몬 치료도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것. 수도권의 외과 베스트닥터 4명의 치료법을 정리한다. ○ 난치성 갑상샘암 수술의 대가 갑상샘암이 거북이 암이라고 불리지만 드물게 전이가 잘 되고 암이 커지는 속도가 빠른 사례도 있다. 처음엔 순한 암이었지만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면서 난치성 암으로 바뀌기도 한다. ‘역형성암’이라고 부르는 유형은 암 부위를 제거해도 일주일 만에 다시 자라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이런 난치성 갑상샘암은 1%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10년 생존율은 10%에 불과할 만큼 치명적이다.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52·사진)는 난치성 갑상샘암 치료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현재 맡고 있는 환자만 600여 명. 이 중 200여 명이 난치성 갑상샘암 환자다. 장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난치성 갑상샘암 환자를 가장 많이 수술하는 의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순한 유형의 갑상샘암은 수술과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난치성으로 바뀌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장 교수는 ‘연구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만 350여 편이며 이 중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의 논문만 120여 편에 이른다. 학회에서도 학술 직책을 주로 담당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학술위원장을 거쳐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 갑상샘 관련 학회의 좌장 소의영 아주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64·사진)는 이 병원이 문을 연 1994년 이후 지금까지 6500여 건의 갑상샘암 수술을 시행했다. 목을 절개하는 전통적인 수술도 하지만 주변 근육으로까지만 전이된 상태일 때는 로봇 수술도 시행한다. 소 교수는 ‘환자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진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진단부터 치료 과정까지 모든 의료 행위를 입증된 근거에 준하여 시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믿는다. 소 교수가 이끄는 갑상선내분비외과는 2016년과 2017년 병원에서 시행된 조사에서 우수 진료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 교수는 국내 갑상샘 3대 학회인 대한갑상선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을 모두 역임했다. 2016년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가 열렸을 때는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세계내분비외과학회(IAES),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AsAES)의 이사회 회원이자 한국 대표를 겸하고 있다.○ 로봇 수술의 개척자 정웅윤 연세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54·사진)는 200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갑상샘암 수술에 로봇을 도입했다. 당시 정 교수는 겨드랑이 안쪽으로 5∼6cm를 절개한 후 로봇 기구들을 집어넣어 암을 제거했다. 정 교수가 이 수술 기법을 개척하고 2년이 지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하고, 각국의 보건당국이 이를 승인하면서 갑상샘암 로봇 수술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로봇 수술 후 목의 불편함이나 통증이 덜하고 목소리 변화나 삼킴 장애도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17개국 25명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이상 정 교수를 찾아 로봇 수술을 배워 갔다. 1개월 이하 단기연수는 30개국 200여 명이 받았다. 올해와 내년 연수 대기자도 줄을 선 상황이다. 연세암병원은 올해 2월 초, 갑상샘암 로봇 수술 6000건을 돌파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700여 건을 정 교수가 집도했다. 전 세계에서 갑상샘암 로봇 수술 최다 기록을 가진 셈이다. 정 교수는 로봇 기구를 삽입하는 절개 부위를 더욱 작게 해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세계로봇수술학회(SRS)와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로봇외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 로봇 수술의 미래 김훈엽 고려대 안암병원 갑상선센터 교수(45·사진)는 로봇 수술을 또다시 업그레이드했다. 겨드랑이가 아닌 입 안쪽으로 로봇 기구를 집어넣는 기술을 처음 사용했다. 입 안쪽에 5mm 크기의 구멍 2개, 20mm 크기의 구멍 1개를 뚫는다. 이 구멍을 통해 수술 기구가 들어간다. 입 안쪽의 이 구멍들은 한 달이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외부에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내시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과 달리 흉터가 전혀 없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 통증도 기존 수술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술 후 음성 변화가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 수술에 관한 논문은 국제저널인 ‘외과 내시경(Surgical Endoscopy)’에 게재됐다. 중국, 인도, 터키, 대만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의료진에 이 수술 기술을 전수했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대병원,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에서도 이 수술 기술을 배워 갔다. 김 교수는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위원과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편집이사를 맡은 바 있다. 또 대한외과학회 산하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에서 총무이사와 편집이사도 지냈다. ▼방사선-호르몬 치료로 재발 차단… 수술 기준 마련하기도▼유일한 ‘내과 베스트닥터’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교수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55·사진)는 6명의 베스트닥터 가운데 유일한 내과 의사다. 따라서 수술이 아닌, 방사선 요오드 치료나 호르몬 치료를 주로 한다. 수술 전후로 이런 내과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암의 재발률과 사망률을 낮추기 때문. 다만 과도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내분비내과 의사들의 전문성이 꼭 필요하다. 김 교수는 국내 갑상샘암 치료의 표준을 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갑상샘암이 급증하던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표준화된 치료 지침이 없었다. 미세한 혹이 발견되면 일단 떼어내고 보자는 의사나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과잉 진단과 수술 남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2006년 대한내분비학회가 갑상샘 결절(혹)과 암 치료 권고안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했다. 당시 김 교수가 이 작업을 주도했다. 2012년에는 대한갑상선학회가 바통을 이어받아 표준화 작업을 벌였다. 김 교수는 2015년 이 학회의 이사장을 맡았고, 학회는 이듬해인 2016년 갑상샘암 치료 권고안을 개정했다. 이 권고안이 현재 갑상샘암 진료의 표준 지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갑상샘 혹이 0.5cm 이상이면 조직을 떼어내 암 여부를 확인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했다. 하지만 권고안은 진행성 암으로 의심되지 않는다면 혹의 지름이 1cm를 넘을 때만 검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1cm 미만은 경과를 관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설령 수술하더라도 무턱대고 갑상샘을 모두 들어내지 말고 절반만 절제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10여 년 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미국암연구학회에 참가해 최신 의료 지식을 습득한다. 현재까지 발표한 논문만 160편이 넘는다. ▼빛 이용해 암세포만 타격… ‘믿고 맡기는 명의’ 입소문▼‘非수도권’ 정필상 단국대병원 교수비(非)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정필상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59·사진)는 여러 지방대 교수들로부터 고른 득표를 얻었다. 이번 조사 이전에 이미 정 교수는 충청권에서 ‘믿고 맡기는 명의’로 알려져 있었다. 정 교수의 환자 대부분은 동네의원 의사들이 보낸 사람들이다. 정 교수는 첨단 의료기술을 곧잘 현장에 도입한다. 현재 의학레이저와 광역학 치료를 하고 있고, 이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광역학 치료는 빛의 파장을 이용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치료법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개의 특허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의학레이저회 회장도 맡고 있다. 환자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게 정 교수의 첫 번째 진료 원칙이다. 그 때문에 진료가 끝날 때면 항상 “웃으면 큰 병도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 사고가 병을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회장도 겸하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를 마쳤다. 1994년부터 단국대병원에서 근무하며 의대 부학장, 기조실장 등을 맡았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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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韓日 젊은 예술인들이 나누는 고민과 공감

    저자는 모두 10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 문화인들이 2명씩 짝을 이뤄 나눈 대담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부제도 ‘한일 젊은 문화인이 만나다’이다. 일본의 쿠온출판사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2015년부터 3년간 진행한 대담 프로젝트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함께 나누고 생각을 나누다’를 엮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했다. 첫 대화는 ‘여배우는 오늘도’란 작품으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문소리와 ‘아주 긴 변명’이란 작품을 만든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니시카와 미와가 나눴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 영화인이자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가벼운 수다에서부터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편하게 전개된다. 이어 유머와 상상력으로 자신의 언어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 소설가 김중혁과 똥 그림으로 시작해 일본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요리후지 분페이의 대담이 실렸다. 또 양국의 건축가 안기현과 고시마 유스케, 젊은 작가 정세랑과 아사이 료, 사진작가 기슬기와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카다 도시키 등의 대담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대화는 경쾌하다. 각자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물론 늘 좋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 감추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낸다. 아픔과 약점도 솔직히 토로한다. 가려운 부분을 서로 긁어주고 힘을 내도록 격려도 한다. ‘긍정의 비판’이 가득한 대화에서 두 나라 문화인들의 젊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비행기로 두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있지만 한없이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책은 두 나라 문화인들의 열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 같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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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표 던지는 국민연금… 기업들 주총 비상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자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 국민연금이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등 4명에 대한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과는 국민연금의 의도와 달리 4명 모두 새로운 이사가 됐다. 국민연금보다 삼성에 우호적인 지분이 많았던 덕분이다. 국민연금이 주주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나서면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사례처럼 국민연금이 이사회 구성 등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장기 경영 전략이나 배당 성향 결정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연금을 앞세워 민간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견제로 기업 경영이 투명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 국민연금은 ‘큰손’…잘못 쓰면 ‘흉기’가 될 수도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기업은 290개. 이 중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상장사도 90개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11%, 현대자동차는 8.02%, 포스코는 10.56%, LG화학은 9.74%, 네이버는 11.22%다. 특히 포스코와 네이버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이 3대 주주였던 삼성물산과 달리 국민연금 의도대로 이사회 구성이나 경영전략 수립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부분의 대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대주주인 만큼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관건 국민연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지 않았다. 친기업적인 성향을 가진 우파 정권 특성상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좌파 정권 특성상 대주주로서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관여하려는 기류가 거세졌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이달 16일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확대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전문성과 독립성에 바탕에 둔 것이란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며 이사 선임에 반대한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 커넥션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손성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정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단지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고 재선임에 반대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국민연금 전문위원회의 의사 결정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땅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국민연금에 돈을 낸 국민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송진흡 jinhup@donga.com·김상훈·김지영 기자}

    •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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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기업&CEO]블랙박스 품질, 세계가 인정… 자율차 원천기술도 보유

    주차 중에 충돌 우려가 있으면 ‘삐삐’ 하는 소리가 들린다. 승용차가 차로를 이탈할 때에도 경고음이 울린다. 이처럼 차량 안전을 위한 장치는 갈수록 진화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있다. 15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대륭테크노타운에 위치한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본사를 찾았다. 사무실 바로 옆 기술연구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회사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재신 사장(56)은 “스마트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작하고 수출하는 기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제품군은 크게 네 가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차량용 블랙박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헤드업디스플레이(HUD·Head Up Display) 등이다. ADAS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안전 보조 장치다. 차로이탈을 비롯해 주행 혹은 주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초음파나 레이더 등을 활용한 센서로 알려준다. 향후 완전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부품이다. HUD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운전자 앞 유리창에 그래픽으로 표시하는 장치다. 현재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블랙박스다. 이전 블랙박스는 차량의 시동이 꺼진 후에도 작동해 배터리 소모량이 많았다. 이런 점을 개선해 차량 외부에 충격이 발생하면 센서가 이를 인식하고, 작동하는 제품들도 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레이더를 활용한다. 차량의 시동이 꺼지면 블랙박스 전원도 꺼진다. 하지만 15m 이내에 물체가 감지되면 1초 만에 블랙박스가 작동해 녹화를 시작한다. 영상은 서버로 전송돼 저장된다.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영상자료를 꺼내볼 수 있다. 녹화가 끝나면 블랙박스 전원은 다시 꺼진다. 이 사장은 “이런 방식으로 배터리 방전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며 “엄밀히 말하면 기존 블랙박스와는 다르고, 통신형 레이더 영상기록장치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자랑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2004년 이 사장과 직원 3명으로 출범했다. 처음부터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 공략에 공을 들였다. 2005년 독일 보쉬그룹에 내비게이션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지멘스에도 부품을 공급했다. 이후 2008년까지 두 회사에 모두 100만 대의 내비게이션을 납품했다. 회사는 쑥쑥 성장하는 듯했지만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삽시간에 적자를 냈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내수시장 공략과 함께 블랙박스 수출로 돌파구를 찾았다. 최우선 타깃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BMW였다. 3년 동안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마침내 파트너로 인정받았다.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해 기술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결과다. 2014년 초 5만 대의 블랙박스를 BMW에 수출했다. 이어 아우디에도 제품을 공급했다. 이후 블랙박스 수출물량은 크게 늘어 지난해엔 15만 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독일 수출이 늘면서 기업은 살아났다. 2015년 워크아웃도 졸업했다. 지난해 매출은 545억4606만 원(당기순이익 15억3876만 원). 직원은 70여 명으로 늘었다. 이 사장은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했다. 그동안은 수출 물량 확대보다 결함 없는 제품 개발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결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2020년이 되면 연간 50만 대의 블랙박스를 독일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억 달러. 그때쯤이면 국내시장에서도 5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수출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는 영업 사무소를 뒀고,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글로벌 기업들도 우리 기술력을 인정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 일류 기업의 표준을 따라갈 게 아니라 세계가 우리가 만든 표준을 따르도록 하는 것, 그게 나의 궁극적인 바람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안양=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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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胃 기능 살리고 절개부위 최소화로 ‘사망률 0’ 도전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의료진이 가장 뛰어난 나라 또한 대한민국이다. 세계적인 출판사 ‘엘세비에르’가 운영하는 논문·인명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세계 상위 100명의 위암 명의 중 26명이 한국 의사다. 치료 실적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위암 5년 생존율은 75.4%다. 일본(64.5%), 미국(31.1%), 캐나다(25.0%)의 위암 5년 생존율은 국내 위암 10년 생존율(6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건강검진이 널리 확대된 덕분이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환자를 분석한 결과 2년마다 검진할 때 암을 발견한 경우 81%가 조기 위암이었다.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위암 분야에서는 수도권 5명, 비(非)수도권 1명 등 6명의 베스트닥터가 선정됐다. 베스트닥터들이 권하는 최선의 예방법 역시 정기 건강검진이었다. 실제로 위암에 걸렸다고 해서 당장 증세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복통, 식욕 저하, 울렁거림, 체중 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암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4기로 진단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수술 기법은 진화한다. 2000년 이전에는 주로 배를 여는 개복(開腹)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후 배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를 넣어 내부를 들여다보며 수술하는 복강경(腹腔鏡) 수술이 도입됐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까지 시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절개 부위가 작을수록 통증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무턱대고 최신 수술 기법을 쓸 수는 없다. 환자의 몸 상태나 병기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요즘 널리 쓰이는 복강경 수술은 대체로 조기 위암에 적용한다. 난치성 혹은 3기 이후의 진행성 위암이라면 개복 수술을 더 많이 한다. 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양한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8), 김형호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56), 한상욱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5) 등 3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복강경 위암 수술의 선구자이자 대가라는 점이다. ○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선도하다 복강경 위암 수술이 도입됐을 당시엔 생소했다.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고 표준화할 필요가 있었다. 2005년 양 교수를 중심으로 대한위암학회 산하에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가 만들어졌다.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는 복강경 수술을 본격 연구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복강경 위암 수술에 대한 연구 자료는 크게 부족했다. 전 세계가 이 연구회를 주목했다. 특히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장기 생존율이 동일하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을 때 반향이 컸다.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가 연구회를 ‘마스터(Master)’라 칭찬할 정도였다. 양 교수가 이 연구회의 초대 회장이었다. 김 교수도 나중에 회장을 맡았다. 한 교수는 현재 회장으로 있다. 결국 3명의 베스트닥터 모두가 국내 복강경 위암 수술을 이끌어간 셈이다. 조기 위암의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생존율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인물이 김 교수다. 김 교수는 2004∼2010년 위암 환자를 분석했고, 그 결과 양쪽의 수술 후 생존율이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교수는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암 정복 추진연구개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 교수는 2011∼2015년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을 마쳤고, 다음 달부터 본격 분석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올해 10월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진화하는 복강경 수술 기술 복강경 위암 수술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양 교수는 위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수술을 선보였다. 위의 출구이자 십이지장과 연결된 ‘유문’의 위쪽을 절제하는 ‘유문 보존 위절제술’이 바로 그것이다. 양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병원 위암 수술팀은 2007년 세계 최초로 누적 2만 건의 위암 수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90% 이상을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특히 ‘단일 절개 복강경 위암 수술’로 유명하다. 보통은 복강경 기구를 넣기 위해 배에 5개 정도의 구멍을 뚫는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배꼽 부위를 2.5∼3.5cm 정도만 절개한 후 카메라를 포함한 모든 복강경 장비를 한꺼번에 삽입한다. 완치율은 다른 수술 방법과 비교해 비슷하지만 절개 부위가 한 곳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 통증이 적고 진통제 사용도 적다. 미용 측면에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감염 위험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한 교수 또한 거의 모든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이 때문에 복강경 위암 수술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위 절제 수술 때 장기를 쉽게 연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스테이플’이란 기구를 사용하면 환자의 안전성도 높아지고 웬만한 의사는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이다. ○ 병원 암센터의 수장들 세 교수 모두 병원 암센터의 주축이다. 양 교수는 2011년부터 서울대병원 위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도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한 교수는 아주대병원 위암센터장 외에 기조실장도 겸하고 있다. 세 교수는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양 교수는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2016년 미국외과학회와 유럽외과학회의 명예회원으로 동시에 위촉됐다. 세계적인 두 외과학회에 동시에 명예회원으로 위촉된 한국인은 양 교수가 처음이다. 양 교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요즘도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브라질 등에서 매년 의사 20∼30명이 양 교수에게 위암 치료와 수술 기법을 배우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찾는다. 양 교수는 특히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2004년 12월부터 매주 수요일 위암 환자와 가족을 만나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행사는 곧 700회를 맞는다. 김 교수는 대한암학회 이사를 지냈고, 지금은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의 인증평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교수는 위암 전문 국제학회지인 ‘위암저널(Journal of Gastric Cancer)’ 편집위원장,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부회장, 대한위암학회 감사 및 간행이사를 맡는 등 여러 학회에서 맹활약 중이다. ▼ 풍부한 경험바탕 최신수술법 개발중 ▼난치성 암 개복수술의 대가노성훈 교수, 수술시간-출혈 최소화김성 교수, 생존자 체계적 연구 주도복강경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난치성 위암이거나 3기 이후의 진행성 위암인 경우다. 이런 때는 어쩔 수 없이 개복 수술을 해야만 한다. 다른 수술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개복 수술은 수술 건수가 많은 의사일수록 명의일 가능성이 높다. 의사들의 ‘수술 경험치’는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노성훈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64)는 국내 최고의 개복 위암 수술 명의로 꼽힌다. 노 교수에게는 “제발 살려 달라”라며 찾아오는 3기 이후의 위암 환자가 상당히 많다. 조기 위암 환자에게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이런 환자들은 개복 수술이 불가피하다. 노 교수는 1987년 위암 전문의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1만 명이 넘는 위암 환자를 수술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기록이다. 실적도 놀랍다. 수술 사망률 0.3%, 합병증 발생률 10%, 5년 생존율은 73%에 이른다. 국내 위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교수는 요즘도 일주일에 7, 8회 수술을 한다. 노 교수는 수술 시간을 줄이고 최소 절개하는 수술을 지향한다. 수술 중 출혈을 줄이기 위해 칼 대신 전기 소작기를 쓴다. 수술 후에 당연히 써 왔던 콧줄을 없애는 방법도 고안했다. 이런 혁신을 통해 수술 시간을 4시간대에서 2시간대로 줄였다. 출혈도 줄어 환자의 5%만이 수혈을 받는다. 덕분에 마취제와 같은 약품도 덜 쓰게 돼 수술을 받은 환자가 다음 날 걸어 다니고 1주일 만에 퇴원하는 일도 적잖다. 1990년대 초반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암의 전이 기전을 규명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수술 후 항암요법이 위암 치료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는 데도 노 교수의 임상연구가 큰 바탕이 됐다. 노 교수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연세암병원의 병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암학회 이사장, 대한위암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국제위암학회 조직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지금은 대한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한위암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63)도 개복 수술의 명의로 통한다. 다만 개복 수술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환자 상태에 맞춰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을 결정한다. 지금까지 7000여 명의 환자를 수술했고, 결과도 좋은 편.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률이 ‘제로(0)’에 가깝다. 매주 최소한 10건의 수술을 한다. 김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장, 진료부원장을 두루 거쳤고, 현재 위암 수술 팀을 이끌고 있다. 김 교수는 201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행성 위암의 임상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해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슨’지에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논문을 근거로 암의 유전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유전체 정보에 입각한 정밀의료의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암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대한암학회 산하 한국암생존연구회의 회장을 맡아 암 생존자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이끌고 있다. 현재 수술 후 5년이 지난 1500여 명의 환자들이 김 교수를 찾고 있다. ▼ 면역치료+항암제 투여 임상연구… 고령환자 수술합병증 완화 시도 ▼非수도권 명의 박영규 교수비(非)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박영규 화순전남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6·사진)는 전남대 의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토박이’다. 베스트닥터 투표에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더 많이 득표했다. 현재 이 병원 외과 과장을 맡고 있다. 수도권 3인의 베스트닥터가 맡았던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의 회장을 박 교수도 지난해까지 맡았다. 총 6명의 베스트닥터 중 4명이 이 연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박 교수도 복강경 수술을 선호한다. 수술 적용 범위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조기 위암 환자의 경우에는 위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을 도입했다. 진행성 위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수술 후 항암치료’다. 박 교수는 이 방식이 최상의 방법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대안으로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거나 면역치료제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진행성 위암과 고령 환자의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외 학술지에 100편 이상의 위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위암학회와 대한위암학회로부터 우수 연구자 상을 타기도 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도 박 교수의 이름은 꽤 알려져 있다. 미얀마, 필리핀 등에서 매년 진행성 위암의 복강경 수술을 시연한다. 박 교수는 이와 별도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술 후 조기 회복 프로그램’을 1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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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진료소 무너질때 하늘 무너지는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백구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61)는 평창 겨울올림픽 때 강릉 지역 최고의료책임자(CMO·Chief Medical Officer)를 맡았다. 서울대 의료진 104명과 전국에서 온 의료전문가를 지휘했다. 5일 만난 백 교수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아이스하키 첫 예선 경기가 열리던 지난달 14일, 강릉에는 초속 5∼10m 이상의 강풍이 불었다. 백 교수는 “서 있기도 힘든 그런 강풍은 태어나서 처음 접했다”고 했다. 이 강풍에 올림픽파크의 기념품 판매점 지붕이 뜯겼고, 공연도 중단됐다. 텐트형 건물 수십 채가 피해를 입었고, 부상자까지 생겼다. 종합진료소(폴리클리닉)의 천장도 강풍에 무너졌다. 추가 붕괴가 우려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시름에 잠겨 있는 백 교수의 어깨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료책임자가 툭 치며 말했다. “날씨를 통제할 수는 없다(You cannot control the weather).” 위로가 되지 않았다. 밤샘 복구 작업을 벌였다. 다음 날 오전 10시, 응급실이 우선 문을 열었다. 의료진, 인부 가리지 않고 모두 달려들어 흙먼지를 쓸고 닦았다. 오후 1시 반, 마침내 종합진료소를 100% 재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IOC 의료책임자는 믿기지 않는다며 “기적이다”를 연발했다. 노로바이러스 문제는 올림픽 기간 내내 신경을 써야 했다. 캐나다 의료단장은 “우리 선수가 감염된다면 당장 귀국하겠다”며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았다. IOC 의료책임자도 “대책이 뭐냐”고 물었다. ‘올림픽의 성패가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이란 생각이 백 교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백 교수는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우선 호흡기 증세가 있으면 진료소 출입을 막았다. 입구에서 직원이 일일이 방문자를 체크했다. 감염이 의심되더라도 의사가 강제로 격리할 권한은 없다. 이 때문에 백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와 상의해 역학조사관 2명을 진료소에 배치했다. 역학조사관은 현장에서 환자를 상대로 귀가, 격리, 입원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격리기간은 5일로 넉넉하게 잡았다. 전담팀을 두고 선수촌 숙소도 소독하기로 했다. 비로소 IOC 의료책임자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다행히 철저한 예방 조치 덕분에 강릉에서는 선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올림픽이 폐막한 다음 날, 행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백 교수는 그때 IOC 의료책임자가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Flawless!” 의료서비스에 결점이 없었다는 찬사였다. 1350여 명을 진료하느라 모든 힘을 쏟았다. 그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사실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 구급차 동선을 파악하고 시설을 점검했으며,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환자 정보를 즉각 공유했죠. 두둑하게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이 노하우를 도쿄, 베이징 올림픽 관계자에게 전하는 것, 그게 의료책임자로서 해야 할 마지막 일인 것 같습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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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후변화의 심각성, 왜 알면서도 외면하나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이 협약이 미국의 제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미국에서는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기후변화를 놓고 정치적 논쟁을 벌이는 풍경이 연출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가 실재한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기후변화가 야기할 파국을 경고하려는 목적의 책은 아니다. 기후변화 운동가인 저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문제는 기후변화를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 혹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한 문제’를 고의로 무시하는 인간의 심리와 본능을 다루고 있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고 더 많은 사람을 동참시키려면 문제의 본질을 깨닫는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더 과학적인 증거나 데이터를 제시하면 사람들이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활동가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보다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반박한다. 기후변화 운동이 실패하는 원인에 대해 저자는 “서로 협력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적을 규정하고 비난하는 ‘적대담론’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북극곰과 지구를 구하자는 환경운동가들에 대해서도 “기후변화를 환경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더 넓은 가치를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충고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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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병-고혈압처럼 암 정복시대 곧 온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2015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7%였다. 실제로 암 치료법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진단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미세한 암까지 발견해 낸다. 복강경, 내시경, 로봇 등을 활용해 암에 걸린 부위만 콕 찍어 절개하는 ‘최소절제술’이 이미 대세가 됐다. 또 외과, 내과, 방사선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의사들이 한 팀을 이뤄 치료하는 ‘다학제 진료’가 대부분 정착했다. 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치료법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경우 암이 발생하기 전부터 관련 유전자를 차단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구도 활발하다. 가까운 미래에 암의 정복이 가능해진 것일까. 많은 베스트닥터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암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관리만 잘하면 문제없는 질병’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석 서울대 교수도 “암을 치유 가능한 질병으로 여기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교수도 “암은 정복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기 때문에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암 완전정복이 쉽지 않은 일임을 시사했다. 최근에는 환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베스트 닥터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소의영 아주대병원 교수는 “과거에는 의사가 치료법을 주로 결정했고 환자는 그 결정을 따랐지만 요즘에는 환자가 적극 의견을 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의사들이 환자의 결정을 존중해 치료법을 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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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에 잘 걸리는 체질?… 가족력보다는 흡연-짠 음식이 더 위험

    2013년 미국 할리우드 스타인 앤젤리나 졸리가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했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암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암 예방 차원의 수술을 선택하는 여성이 늘었다. 이를 ‘앤젤리나 효과(Angelina Effect)’라 했다. 의학계에서도 찬반이 팽팽했다. 정말로 암에 잘 걸리는 체질이라는 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베스트닥터들에게 이 질문부터 던졌다. “암에 잘 걸리는 체질은 있나.”○ ‘암 체질’이 존재하나 부모가 암에 걸리면 자식도 암에 걸릴까. 술과 담배를 끊고 열심히 운동해도 체질 때문에 암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베스트닥터들은 이런 질문에 “암에 취약한 사람은 분명 있지만 암에 걸리는 체질 같은 것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갑상샘암 베스트닥터)는 “아빠가 짜게 먹으면 자식도 짜게 먹을 확률이 크다. 부모의 좋지 않은 습관을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 가족이 비슷한 질환에 걸리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력보다는 나쁜 ‘환경적 체질’이 더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석종 경북대병원 교수(피부암)는 체질이란 용어 자체를 부정했다. 이 교수는 “최신 연구에 따르면 암은 미세한 돌연변이들이 평생 동안 세포에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부모로부터 하나의 돌연변이를 물려받았다고 해서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가족력보다 발암물질과 각종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되는 환경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숙정 화순전남대병원 교수(피부암)는 “체질을 논하기 전에 유해환경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암 체질이 있더라도 관리하거나 수술 치료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광협 연세암병원 교수(간암)는 “설령 암에 취약한 체질이 있다 하더라도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면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라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교수(췌장암)는 “유전체를 이용한 정밀의학 분야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진짜로 암에 취약한 ‘체질’이라면 수술 치료도 가능하다”라고 소개했다. ○ 5년 지나면 완치? 암을 치료하고 5년이 지나면 의학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베스트닥터들은 “냉정하게 말하면 암 완치는 없다”라며 암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털어놓았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교수(유방암)는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진행이 느려 5년 후에도 완치 판정을 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10년이 지나서 유방암이 재발하는 사례도 간혹 볼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김훈엽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갑상샘암)도 “늦게 암을 발견할수록 5년 후 재발률이 높다. 5년 완치 판정은 무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암 환자의 1∼5%가 5년 이후에 재발을 경험한다. 왜 그런 것일까.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위암)은 “위, 유방, 대장 등 장기를 부분 절제할 경우 남아있는 부분에서 암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토양에서는 잡초를 뽑아도 다시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암 환자가 영원히 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노 교수는 “5년 후에도 정기검진을 통해 암 재발을 체크하면 설령 재발한다 해도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연요법의 허상 찌든 도시를 벗어나 깊은 산이나 외딴 섬으로 들어가면 암을 치유할 수 있을까. 이른바 ‘자연요법’으로 암을 고쳤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베스트닥터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할까. 양한광 서울대병원 교수(위암)는 “과거에 환자 중 한 명이 자연요법을 하겠다며 의학적 치료를 끊은 적이 있다. 그 환자는 통증도 없고 정신도 맑아졌다고 하더니 한 달을 못 넘기고 세상을 떠났다”라고 소개했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교수(유방암)도 “30년간 의사 생활하면서 자연요법으로 암을 치유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방광암)는 “명상과 같은 자연요법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일단 암에 걸린 후에는 과학적 치료를 해야 한다. 자연요법에만 의존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자연요법이 ‘보조도구’로서 효용 가치가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소의영 아주대병원 교수(갑상샘암)는 “자연요법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치료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며 “다만 이때도 의료진의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지, 치료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베스트닥터들의 암 예방법 암은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정기검진이 최고의 예방법이라고 베스트닥터들은 입을 모았다. 양한광 교수는 “위암의 경우 2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하면 81%, 매년 검사하면 99%를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규석 칠곡경북대병원 교수(대장암)도 “50세 이후로는 3∼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흡연과 같은 암 유발 요인은 피하는 게 좋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여기에 긍정적인 마음과 주기적 운동을 추가하라고 했다. 암 예방에 좋은 음식만 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재원 삼성서울병원 교수(간암)는 “암을 막아주는 특정 음식은 없다. 채소와 생선, 과일을 충분히 먹고 음식은 싱겁게 조리하라”고 충고했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교수(폐암)는 “베스트닥터라고 해서 암 예방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절제다”라고 강조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1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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