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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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9~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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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수낵 지껄여” “日국민 불길속 끌려갈것”… 中 ‘전랑외교’ 대사들 상대국에 막말 논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정쩌광(鄭澤光) 주영국 중국대사, 우장하오(吳江浩) 주일본 중국대사,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 등 주요국 주재 중국대사가 중화주의 일색의 공격적 발언을 거듭해 비판받고 있다. 외교 분쟁을 우려해 우회적이고 모호한 ‘수사(修辭)’로 일관하는 타국 외교관과 달리 주재국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데다 특히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타국 정상 및 장관을 향해 막말을 일삼아 “외교관이 외교 결례에 앞장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내내 중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대외정책을 고수하는 데다, 외교부 대변인 시절부터 중국의 힘을 과시한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인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지난해 말 부임한 후 이런 기류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탈취한다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발언은 ‘신구자황(信口雌黃·사실을 무시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인다)’”이라며 주재국 정상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수낵 총리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러시아 등의 기술 탈취를 우려했다. 정 주영 대사는 중국이 대만해협을 봉쇄했던 지난해 8월 총리 유력 후보였던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외교장관과도 충돌했다. 당시 트러스 장관이 그를 초치해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하자 정 대사는 “영국의 무책임한 언사를 단호히 거부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맞섰다. 우 주일 대사 또한 올 4월 말 도쿄 기자회견에서 ‘일본 일각에서 대만의 유사시 일본이 관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중국 내정을 일본 안보와 연계시키는 시도는 지극히 유해하며 일본 민중이 불길 속으로 끌려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루 주프랑스 대사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옛 소련 국가는 주권국 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기에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도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했다. 이후 소련에 속했던 동유럽, 중앙아시아 주요국이 거세게 반발했다. 친 부장은 과거 주미 대사 시절부터 거친 발언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올 4월에도 “대만을 놓고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 후 “부용치훼(不容置喙·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해 외교 결례 비판을 받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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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연방판사 후보 수잔 킴 디클러크 “이민자란 사실이 자랑스럽다”

    미국 북부 미시간주(州) 연방 지방법원 판사 후보로 지명된 한국계 법조인 수잔 킴 디클러크(49)가 7일(현지 시간)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인준 청문회에서 “나는 이민자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미시간주 노스빌 연방 검사로 일한 후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를 연방 판사 후보로 발탁했다. 인준이 끝나면 미시간주 최초의 동아시아계 연방 판사가 된다. 9일 NBC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이 서울의 한 병원 계단에 버려진 뒤 미국의 싱글맘에게 입양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이 없었다면 내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미국이 내게 준 놀라운 기회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늘 깊이 생각해왔다”며 “이민자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미국이라는 나라 뿐 아니라 미 정부에도 깊은 감사함을 느껴 법무부에서 일했다며 “나는 평등과 정의에 항상 진심이었고 이는 이민자로서 겪은 경험의 일부였다”고 강조했다. 디클러크는 이날 생물학적 어머니, 자신을 입양해준 어머니에게 모두 감사를 표했다. 그는 “훌륭한 여성 두 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삶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유럽 리투아니아계 이민자 모친을 둔 딕 더빈 법사위원장은 “그의 인생은 이민이 미국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줬는지를 상징하는 ‘놀라운 이야기’와도 같다”며 “이민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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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수낵 지껄여” “日국민 불길속 끌려갈것”…中 대사들 공격적 발언 논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정쩌광(鄭澤光) 주영국 중국대사, 우장하오(吳江浩) 주일본 중국대사,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 등 주요국 주재 중국대사가 중화주의 일색의 공격적 발언을 거듭해 비판받고 있다. 외교 분쟁을 우려해 우회적이고 모호한 ‘수사(修辭)’로 일관하는 타국 외교관과 달리 주재국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데다 특히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타국 정상 및 장관을 향해 막말을 일삼아 “외교관이 외교 결례에 앞장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내내 중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대외정책을 고수하는 데다, 외교부 대변인 시절부터 중국의 힘을 과시한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지난해 말 부임한 후 이런 기류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탈취한다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발언은 ‘신구자황(信口雌黃·사실을 무시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인다)’”이라며 주재국 정상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수낵 총리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러시아 등의 기술 탈취를 우려했다. 정 주영 대사는 중국이 대만해협을 봉쇄했던 지난해 8월 총리 유력 후보였던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외교장관과도 충돌했다. 당시 트러스 장관이 그를 초치해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하자 정 대사는 “영국의 무책임한 언사를 단호히 거부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맞섰다. 우 주일 대사 또한 올 4월 말 도쿄 기자회견에서 ‘일본 일각에서 대만의 유사시 일본이 관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중국 내정을 일본 안보와 연계시키는 시도는 지극히 유해하며 일본 민중이 불길 속으로 끌려들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루 주프랑스 대사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옛 소련 국가는 주권국 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기에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도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했다. 이후 소련에 속했던 동유럽, 중앙아시아 주요국이 거세게 반발했다.    친 부장은 과거 주미 대사 시절부터 거친 발언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올 4월에도 “대만을 놓고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 후 “부용치훼(不容置喙·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해 외교 결례 비판을 받았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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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 코앞 쿠바에 도청기지 설치 추진”

    중국이 미국 남동부의 군사 시설을 감시하고 감청할 수 있는 도청 기지를 쿠바에 설치하고 그 대가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쿠바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와 불과 약 160km 떨어져 있다. 그간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중국과 거세게 대립했던 미국이 앞마당에서도 중국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배치를 시도했을 때는 미국과 소련이 전쟁 직전까지 간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는 미 육해공군, 우주군, 해병대 등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 본부가 있다. 인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에도 미군 최대 기지 ‘포트리버티’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쿠바에 도청 시설을 건설하면 미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냉전 시절 소련 역시 쿠바 수도 아바나 외곽에 미국을 대상으로 한 감청 기지를 운영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이 남중국해, 대만 등에서 중국 본토와 중국군 기지를 상대로 광범위한 첩보를 수집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감안할 때 중국 또한 쿠바에서 미국을 겨냥한 도청 기지를 운영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진단했다. 이에 이날 야당 공화당의 대중 강경파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쿠바에 기지가 건설되면 미 국가 안보와 주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속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국내외 지역에서 안보를 확실히 지키고 있다”며 이번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WSJ는 기지 관련 정보가 최근 수 주 동안 수집된 것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미 고위 관리들 또한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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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조원 재산 일군 자수성가 기업가… “美 살릴 적임자” 경제지도자 강조

    “혁신가와 기업가가 넘쳐나는 미국을 만들겠다.”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인 더그 버검 미국 노스다코타 주지사(67·사진)가 7일 야당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인구가 불과 2000명인 북서부 노스다코타주 작은 마을 아서에서 태어난 그는 잇따른 창업과 매각으로 15억 달러(약 1조9500억 원)의 재산을 지닌 거부(巨富)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재선 주지사에도 올랐다. 이날 출마 연설에서 “모든 이가 성장하고 번창할 때 국가도 승리할 수 있음을 경험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자수성가한 자신이 바로 미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외쳤다. 버검 주지사는 작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자신이 근면, 성실, 겸손과 같은 미국을 만든 근본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부, 목장주, 소상공인 등 평범한 미국인이 매일 하는 일을 이해하고 그들과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작은 마을의 가치’가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답게 그는 주지사 취임 후 내내 감세, 규제 완화 등 친(親)시장경제 정책을 폈다. 다만 노스다코타 인구가 78만 명으로, 미 전체 51개 주 가운데 47위에 불과하고 주 바깥에서는 인지도가 낮아 전국적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 내외를 나타내고 있다.● 트레이드마크는 ‘감세’ 1956년 아서에서 태어난 그는 노스다코타주립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회계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GPS’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다 회사를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11억 달러를 받고 팔았다. 이후 2007년까지 MS 부사장을 지냈고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 ‘엔터프라이즈’를 MS의 주요 사업으로 만드는 데 관여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버검이 MS의 영혼을 찾을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며 그의 경영 능력을 호평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회사 ‘킬번그룹’, 고향의 이름을 딴 벤처캐피털 ‘아서벤처스’ 등을 설립해 15억 달러의 재산을 모았다. 그의 자수성가 스토리는 정계 진출의 디딤돌이 됐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채로 2016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승했다. 4년 후에도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버검 주지사는 이날 출마 선언의 슬로건으로 ‘경제를 위한 지도자’를 내세웠다. 자신의 취임 전 노스다코타 주정부가 적자 상태였지만 이를 흑자로 돌려놨고, 다양한 감세 조치를 취했다며 미 전체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인, 경찰관, 보안관 등의 퇴직금에 대한 주 차원의 소득세를 없앴다. 올 4월에는 일반 시민에 대한 총 5억1500만 달러의 소득세 및 재산세 감면 법안도 통과시켰다. 개인 대상으로는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다. 노스다코타의 주력 산업인 석유를 거론하며 “에너지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고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감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방이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라며 미 전체의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동맹과 우방국에도 더 많은 미국산 에너지를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버검 주지사는 인종, 성(性) 정체성 등을 둘러싼 ‘문화전쟁’ 의제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 어떤 대선 후보 못지않게 강경한 편이다. 올 4월 임신 6주 차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낙태 찬성론자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 법은 성폭행 등으로 인한 임신에도 예외를 적용하지 않는다. 같은 달 트랜스젠더 여성이 초중고교 및 대학 내 여성 운동팀에 들어가는 것 또한 금지했다. 이로 인해 이날 그의 출마 선언장 밖에서 일부 성소수자들이 반대 시위를 펼쳤다. 2021년 12월에는 노스다코타주에서 인종 차별이 개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 체계 때문이라는 ‘비판적 인종이론(CRT)’의 교육을 금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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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원전 독일인들 “뜨거운 지구보다 핵폐기물이 낫다”[시차적응]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국제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독일은 세계 처음으로 탈원전을 실행에 옮긴 나라입니다. 4월 16일 독일의 마지막 남은 원전 3곳이 모두 멈춰 섰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을 서서히 줄여오다 이번엔 원전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독일이 한편으론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에너지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으니까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독일은 그동안 의존도가 높았던 러시아산 가스를 쓰지 못하게 돼 에너지 수급이 어려워졌습니다. 그 여파로 전기요금이 유례없이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9월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전 세계 3위로 한국의 5배가 넘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전기나 냉난방비 급등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을 독일인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어떻게 생각할까. 국내와 독일에 있는 독일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참고로 독일 공영 ARD방송이 4월 독일 성인 12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59%가 ‘탈원전 반대’였습니다.) ▽기자독일 정부가 탈원전을 실행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팀저는 기본적으로 ‘탈원전’에 반대하고, 특히 지금 이 시기에 탈원전하는 것에는 더더욱 반대합니다. 현재 우리는 1970년대 이래 최악의 에너지 위기에 처해 있으니까요. 지금처럼 우리가 가진 에너지원은 최대한 모두 활용해야 하는 시기라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원전은 반드시 포함돼야 하지 않을까요.▽베른하르트과거 정부가 탈원전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독일엔 (거의 대부분 러시아산인) 가스라는 좋은 대안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수급 구조를 변화시키려 한다면 원자력을 그런 변화로 가는 ‘다리’로 사용하다가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생산되면 그때 폐기하는 게 맞다고 봐요. ▽싸이저는 장기적으로는 탈원전에 찬성해요. 하지만 지금 이 시기라면 탈원전은 시기상조예요. 원전을 더 짓자는 게 아닙니다. 에너지 상황이 안 좋은 만큼 이미 운영 중인 원전이라면 최대한 활용하자는 거죠. 원전 건설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전은 장기간 사용할수록 경제성이 높아져요. 현재 독일에 있는 원전은 당연히 가동 가능 연한이 남아 있고요.● “탈원전한다며 석탄 발전 재가동하는 게 무슨 친환경인가”▽기자탈원전이란 목표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시기가 언제인지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독일인들은 최근 에너지 위기로 인한 전기요금 급등을 피부로 실감할 것 같은데 실제 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나요?▽팀전기요금이 많이 오른 건 맞지만 임금도 같이 올랐고 정부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어서 일상생활에 큰 충격은 없습니다. 다만 기업들은 직격타를 맞았겠죠. 비싼 에너지 비용은 독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어요. 전쟁 발발 이후 히터는 오직 곰팡이가 안 생길 정도로만 써요. 불필요하게 냉난방을 안 하기 위해서 계량기로 온도와 습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있고요.▽싸이지난해 겨울에 정말 힘들었어요. 가스요금이 엄청 올랐거든요. 히터를 최대한 조금 틀어야 하니 평소 겨울보다 옷을 더 많이 껴입었고 이불, 담요도 여러 겹 덮고 잤어요. 또 예전엔 회사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동시에 여러 개 켜두고 일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어요. 다만 기존에 하던 문화생활을 포기한다든가, 식비를 아껴야 할 만큼 큰 타격은 없는 것 같아요.▽베른하르트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에너지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에 속합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재생에너지는 생산 비용이 많이 드니까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각종 정책적 비용이 에너지 가격에 반영되어 있기도 하고요. 최근엔 정부가 한술 더 떠서 가계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히트펌프’라는 냉난방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해서 논란이 되고 있어요. (4월 독일 정부는 내년부터 화석연료 보일러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고, 새로 설치하는 보일러의 65%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가동해야 한다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이 기준에 부합하는 냉난방장치인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을 일부 지원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고비용이어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핵폐기물 덜한 더 뜨거운 지구’ vs ‘핵폐기물 있는 덜 뜨거운 지구’▽기자탈원전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해 감수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팀오해가 없어야 하는 게 저는 강력한 환경 보호론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탈원전을 하겠다면서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려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한 정부에 더욱 분노하는 겁니다. (지난해 독일 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 급감 문제 해결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했다.) 환경을 고려한다면 ‘탈원전’보다 ‘탈석탄’이 우선이에요. 원전의 가장 큰 환경 문제는 ‘핵폐기물’이에요. 하지만 미래세대에 ‘핵폐기물은 덜하지만 더 뜨거워진 지구’를 남겨주는 쪽과 ‘핵폐기물과 함께 덜 뜨거운 지구’를 물려주는 쪽 중엔 후자가 낫습니다. 더 나아가 석탄 사용을 늘린 정부의 결정으로 정부의 다른 저탄소 정책에 대한 신뢰마저 손상됐다고 봅니다.▽싸이저 역시 인류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기후 위기라고 생각해요. 근데 기후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화석 연료죠. 아무리 핵폐기물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석연료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원전보다 훨씬 더 큽니다. 다른 나라 정부들이 원전을 유지하는 이유가 석탄 사용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는데 탈원전을 위해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거죠. ▽베른하르트환경보호 정책은 두말할 것도 없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독일의 환경정책은 고비용만 수반하고 기후 위기 해결에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어요. 우선 석탄발전소 재가동으로 이제 유럽 국가들 중 거의 가장 더러운 ‘에너지 믹스(에너지 생산을 위한 발전 수단의 구성비)’를 보유하게 됐죠. 환경보호를 위해선 모든 기술들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해요. 단순히 탈원전을 해버릴 게 아니라 소형모듈 원자로나 핵융합 등 신기술을 개발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기자독일 정부가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최소 8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인데 재생에너지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그땐 탈원전도 가능하지 않을까요?▽팀재생에너지는 당연히 이상적인 수단이죠.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저장돼 있었다면 탈원전을 해도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기후 위기는 코앞에 다가왔잖아요. 파리기후협약(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을 지키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상주의에 빠져있을 여유가 없습니다.▽베른하르트정치인들은 종종 너무 먼 미래의 야망적인 목표를 정하고 당장 지금 취해야 할 것들을 등한시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독일 정부는 탄소중립적인 원전 대신 석탄 발전을 하는 게 일시적 문제라며 무시하고 있죠. 하지만 석탄 발전으로 인한 문제가 구체화할 때 그들은 이미 은퇴해있겠죠. 해가 화창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태양열이나 풍력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하는 날도 있겠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론 전체 전력의 5%도 채 생산하지 못하는 날들도 있다는 걸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 안전한 독일 원전 버리고 원전 확대하는 프랑스서 에너지 수입▽기자핵폐기물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 원전의 안전성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싸이물론 사고 가능성을 100% 부인할 순 없죠. 하지만 엔지니어로서 독일 원전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독일 원전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안전 규정하에 건설되고 가동돼요. 게다가 독일은 지진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테러 위험 정도가 우려할 만한 일이예요.저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에 있는 아헨이란 도시에서 사는데요. 여기서 벨기에까지는 차로 15분 거리에요. 독일 내 다른 남부 도시들보다 더 가깝죠. 근데 벨기에는 노후 원전을 계속 연장해서 가동하고 있어서 최근 유럽에서 반발이 커요. 이런 원전을 옆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독일에 있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원전을 닫아버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독일은 섬나라가 아니에요. 국가 간 거리가 가까운 유럽에선 다른 나라와 정책의 발을 맞추는 게 필수적이에요. 우리가 아무리 원전 3기 가동을 중단해봤자 프랑스는 50기 이상의 원전을 갖고 있고 여기에 6기를 더 짓고 있어요. ▽베른하르트독일에선 50년이 넘게 원전이 운용되면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어요. 기술적으로 앞으로 수년은 더 사용할 수 있고요. 그런데 보세요. 러시아산 가스와 원전을 사용하지 못하니 독일에선 에너지가 부족해졌어요. 그러자 안전하고 현대적인 우리 원전을 내버려두고 전력의 60~70%를 원전에서 생산하는 프랑스로부터 일부 전력을 수입하죠.(독일은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일부 수입하고 있지만 더 많은 전력을 수출하고 있다.) 정작 우리는 프랑스 원전의 안전성을 전혀 규제할 수 없는데 말이죠. 얼마나 모순적인가요.▽팀독일이 ‘재생에너지로의 전면적인 전환’이란 목표를 이루기도 전에 에너지난을 겪게 돼 주변 유럽국들에 손을 벌리는 날이 더 빨리 올지도 모릅니다. 이미 프랑스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처럼요. 유럽 다른 나라 친구들도 저한테 “독일 정부의 탈원전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아요. 결국 본인들이 도와주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을 거예요.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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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 다문화가족 자녀, 초중고 안다니는 비율 한국 학생의 10배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8~19세 자녀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비율이 한국 학생 평균보다 약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가 지난해 자체적으로 처음 시행한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와 이민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12월 서울에 91일 이상 거주한 만 20~75세 결혼 이민자 및 귀화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령기 자녀 중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8%였다. 2021년 교육부 기준 한국 학생의 평균 학업중단율은 0.6%로 약 10배에 이른다.실제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로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를 꼽았다. △경제활동 기회획득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차별 △주택 등 주거공간 문제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한 행정서비스도 ‘자녀 학습 및 교육지원 서비스’라고 답했다.서울시와 공동으로 이번 조사를 시행한 이민정책연구원은 “서울시 이민자 중에는 특히 ‘동포 체류자격’을 통해 온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 자녀는 중도입국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취학 및 학업 중단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민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도입국을 하는 자녀들은 이미 이전 나라에서 학교에 재학하다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새로운 교육문화 및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 초점이 ‘2세’에 맞춰져 있지 않다“며 ”갓 입국한 학생들과 한국 공교육을 잇는 역할을 하는 ‘예비학교’를 더 많이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다문화가족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등 비임금노동자 5명 중 1명(22.8%)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폐업’을 겪었으며, 휴업·영업시간 단축·매출감소를 겪은 비율은 절반을 넘는 51.8%에 달했다.임금노동자의 약 27% 역시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10.4%는 휴직, 3%는 해고를 당했다고 해 고용취약성을 드러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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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대사 “4번째로 많은 병력 파병, 韓 자유 지킨 것 의의”

    “6·25전쟁 때 튀르키예군은 잠시 전투만 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진심으로 어우러져 살았다고 생각한다.”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살리흐 무라트 타메르 대사는 많은 참전국들 중 유일하게 튀르키예만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당시 병력을 보낸 16개 유엔 참전국 중 4번째로 많은 육군 2만1212명을 파병해 △전사 및 사망자 996명 △부상자 1155명 △포로 244명 등 총 2365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참전국 중 3번째로 큰 피해다. 쿠웨이트 대사,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 등을 지낸 타메르 대사는 지난해 한국에 부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튀르키예는 6·25전쟁 참전국들 중 4번째로 많은 군인들을 파병했고, 3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한국 전쟁을 지원했던 배경과 그 의의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모든 세계가 힘든 상황이었고, 한국 역시 공산주의 독재정치를 하려던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파병이 큰 의의를 갖는 것 같다. 게다가 한국과 튀르키예의 역사는 70~80년 된게 아니라, 15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왔다. 심지어 과거에도 (고구려와 돌궐족이) 전쟁에서 같은 편이었다.”―여러 참전국들 중에서도 튀르키예만 ‘형제의 나라’라는 별명을 지닌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얼마 전 6·25전쟁 발발 당시 8살이었던 한국인 생존자를 만났는데, 특히 튀르키예군과 미군은 한국인과 교류가 잦았기 때문에 한국 어린이들이 좋아했다고 하더라. 양국이 약 8000km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유사성 때문인지 실제로 튀르키예 군인들은 한국에 잘 적응했다고 한다. 여러 모로 튀르키예 군인들은 6·25전쟁에서 잠시 전투만 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진심으로 어우러져 살았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튀르키예 군인들이 경기 수원시에 ‘앙카라 학교’를 짓고, 정전 한참 후인 1971년까지 한국에 머무른 것 역시 이를 보여준다.”(튀르키예 참전용사들은 전쟁 중 ‘앙카라 학교’를 짓고 10여 년간 한국인 전쟁고아 640여명을 돌봤다.)―3년간 튀르키예 군은 수많은 주요 전투에서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미 워싱턴포스트(WP)가 “터키군이 전투에서 보여준 무용(武勇)은 말로 설명하기 조차 어렵다”고 전한 기사도 남아 있다. 튀르키예 군이 참여한 주요 전투와 핵심적 기여를 설명해줄 수 있는지? “김량장리 전투가 대표적이다. 1951년 1월 중공군 점령하고 있던 경기 용인시 김량장리를 튀르키예군이 백병전을 불사해 탈환했다. 여기서 지면 전쟁에서 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중요한 전투였는데, 튀르키예군이 대승을 거둬 계속 후퇴하던 유엔군이 재반격에 나서는 전환점이 됐다.”(이 전투에서의 전공(戰功)을 인정 받아 튀르키예군은 한국과 미국 정부로부터 부대표창을 받았다. 지난달 국가보훈처는 이 일대를 ‘튀르키예의 길’로 지정했다.)―정전 70주년을 맞아 올해 계획하고 있는 행사가 있는지?“감사하게도 한국 국가보훈처가 튀르키예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매년 초청 사업을 진행해 7월에도 몇 분이 방한하실 예정이다. 대부분 90세를 넘겼지만 한국을 제2의 고향처럼 여겨 방한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도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는데, 숨진 전우의 비석을 쓸어보시며 수십 년이 지났어도 어제 일처럼 전쟁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하시더라. 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 세대는 무슨 기분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이밖에 영화 상영제를 열고, 오스만 제국 시절 만들어져 ‘세계 최초의 군악대’로 알려진 튀르키예 군악대 ‘메흐테르’가 부산과 충남 계룡에서 공연을 펼친다. 서울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시와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는 튀르키예 공화국 설립 100주년이기도 하다. 평소 ‘앙카라 학교’ 출신 한국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데, 올해 기념행사에 초청해 합창 공연을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지난해 한국 대사로 부임하셨다. 한국에서 지내는 소감이 어떠신가?“원래도 한국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첫날부터 내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주변에서도 (한국에 부임한 나를) 부러워 했다. 전날에는 7, 8개국 대사들이 모인 행사에서 한국인 관계자가 ‘형제의 나라’라며 나를 유독 반겨주셨다. 이런 일이 종종 있는데 내심 뿌듯하다. 주튀르키예 한국대사도 튀르키예에서 종종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하시더라.(웃음)”―현재 튀르키예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어떻나?“튀르키예에는 원래 식당 앞에서 줄 서는 문화가 없는데, 요즘 한식당 앞에만 줄이 늘어선다. 최근 딸 생일파티에서 보니 주요 대화 소재가 ‘블랙핑크’더라. 요즘은 비단 튀르키예뿐 아니라 전세계 어딜 가든 한류 열풍은 비슷할 것 같다.”―과거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도 지내셨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해 충격이 크셨을 것 같다.“부인이 우크라이나인이다. 가족관계를 떠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은 것은 분명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다. 전세계적 기준에서라면 누구나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 우크라이나에서 자주 갔던 카페나 식당, 친구 집이 모두 붕괴됐다. 오죽하면 어린 아이들조차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만 듣고도, 이 드론이 지금 자신의 동네를 폭격할지, 다른 지역으로 가고있는 지 알아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하더라. 슬픈 일이다.”―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한국도 대(對)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지만 중국과의 오랜 관계나 중국 시장 등을 고려할 때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러시아의 침공은 분명 잘못됐지만, 튀르키예와 러시아 관계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올 2월 튀르키예 남부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 정부가 재건을 돕기 위해 튀르키예에 공병부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현재 복구는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아직 건물 재건 단계는 아니고 붕괴된 건물들을 철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 재건 단계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한국에 공병부대 파견 요청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그 단계는 아니다. 그래도 피해지역에서도 이번 대선 투표가 이뤄졌을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다. 또한 감사하게도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가 이재민을 위한 컨테이너 마을을 지어주고 있다. 지진 직후 천막 안에서 생활하던 이재민들이 지금은 컨테이너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지난달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연합시민단체 ‘ASTOP’은 주재국 대사들 중에선 유일하게 한국대사에 지진 재난 지원활동 공로자를 위한 감사패를 수여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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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4번째로 많은 2만명 파병… 韓 자유 지켜”

    “튀르키예군은 6·25전쟁 때 전투만 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진심으로 어우러져 살았다. 많은 참전국 중 유일하게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살리흐 무라트 타메르 대사는 튀르키예 참전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공산주의 독재로부터 한국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당시 병력을 보낸 16개 유엔 참전국 중 4번째로 많은 육군 2만1212명을 파병해 사상자 2365명을 냈다. 타메르 대사는 “얼마 전 만난 6·25전쟁 한국인 생존자가 당시 튀르키예군과 미군은 한국인과 교류가 잦았고,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했다고 하더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튀르키예 군인은 경기 수원시에 ‘앙카라 학교’를 짓고 10여 년간 전쟁고아 수백 명을 돌봤다. 타메르 대사는 “이 학교 출신 한국인들과 연락한다”며 “올해 튀르키예 공화국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임한 타메르 대사는 “주변에서 ‘형제의 나라’로 간다며 부러워했다”면서 “어제 7, 8개국 대사들이 모인 행사에서 한국인 관계자가 나를 유독 반겨주셨다. 이런 일이 종종 있는데 내심 뿌듯하다”며 웃었다. 또 “튀르키예에는 원래 식당 앞에서 줄 서는 문화가 없는데 요즘 한식당 앞에만 줄이 늘어선다”며 “최근 딸 생일파티에서 보니 주요 대화 소재가 ‘블랙핑크’였다”면서 튀르키예 내 한류 인기를 전했다. 타메르 대사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를 지냈고 부인도 우크라이나인이다. 그는 “러시아가 침공해 우크라이나인의 자유를 빼앗은 것은 분명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우호적인 관계에 대해 “한국도 대(對)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지만 중국 시장 등을 고려할 때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으냐”며 “튀르키예와 러시아 관계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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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활용 안하면 도태… 걷지 말고 뛰어야”

    “인공지능(AI)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과 기업은 도태된다. AI 시대에는 걷지 말고 뛰어야 한다.” 대만계 미국인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60)가 27일(현지 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대만대 졸업식에 연사로 등장했다. 그는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도 많지만 AI에 능숙한 사람은 일자리를 잃지 않는다”며 AI 시대에 빨리 적응하라고 주문했다. 황 CEO는 자신이 1984년 미 오리건대를 졸업했을 때만 해도 스마트폰, 평면 스크린 등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 일상이 됐다면서 “컴퓨터 혁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세상을 마주하게 됐는데, 최근 상황도 40여 년 전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시대에 빠르게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으면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40년간 우리는 PC,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AI 시대를 만들었다. 무엇을 만들든지 간에 걷지 말고 뛰어야 한다. 그래야 잡아먹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AI는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부(副)조종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일부 일자리를 쓸모 없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에서도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지 않는 ‘설계 전문회사’(팹리스)로 제조의 대부분을 대만 TSMC에 의존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의 한 일식당에서 황 CEO를 만난 사진이 공개돼 양 사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만 2배로 뛰어 세계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00조 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황 CEO의 개인 재산 또한 163억 달러(약 22조 원)다. 1963년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태어난 그는 9세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주했다. 오리건대,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으로 각각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1993년 엔비디아를 설립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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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손잡은 디샌티스, 트위터로 출마선언… 트럼프와 격돌

    지난해 6월 트위터에서 ‘(차기 미국 대선에서) 누구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말했다. “디샌티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5)가 24일 오후 6시 트위터 음성 대화 플랫폼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머스크와 대화하며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미 NBC방송은 팔로어 1억4000만 명의 ‘빅마우스’ 머스크가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대선과 재임 내내 기존 언론보다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공화당 내 경쟁자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위터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흥미롭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처음 나선 디샌티스를 공식 지지했다. 이후 ‘리틀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고 시간이 지나며 ‘뇌 있는 트럼프’로 불렸다. 이제 한때 멘토 격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일전만 남았다.● 보수주의 가치 신봉 “정부를 ‘일일 드라마’처럼 운영하지 않겠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에서 이렇게 밝혔다. 돌출성 발언과 행동이 끊이지 않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뜻이다. 그가 말하는 합리적 정책의 토대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다. 반(反)이민, 반낙태, 감세를 줄기차게 주장한다. 그가 전국 매스컴과 공화당 유권자 주목을 끌게 된 것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마스크 착용 및 백신 접종 의무화와 록다운 정책을 고수한 데 반대하면서다. 방역보다 자유를 앞세운 그는 “정부가 개인 자유를 제한한다”며 주(州)법으로 방역 조치를 속속 해제했다. “85쪽짜리 문서와 2쪽짜리 그 요약본이 있다면 무조건 문서를 읽는다”는 그의 성격대로 “방역 강화와 코로나19 감소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많은 의학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한다. 최근 1년여는 ‘정치적 올바름’ 관련 이슈를 놓고 미디어 공룡 디즈니와 문화전쟁을 벌이며 보수층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쓰고 있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테마파크 ‘디즈니월드’를 운영하는 디즈니는 지난해 3월 플로리다 주의회가 초등학교 3학년 이하에게 동성애 같은 성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법을 폐지하라”고 반발했다. 디샌티스가 1967년부터 디즈니월드에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한 주법을 폐지하겠다고 하자 디즈니는 지난달 ‘정치 보복’이라고 맞섰고 양측 간 고소전으로 번졌다. 디즈니는 이달 18일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 플로리다 신사옥 건립 계획을 취소한다”고 압박했다. 신규 일자리 2000개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22일 대통령이 되면 재선까지 성공해 현재 보수 6명, 진보 3명인 연방대법관을 보수 7명, 진보 2명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는 등 보수적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명문대 졸업과 이라크전 참전 디샌티스 주지사는 1978년 플로리다 잭슨빌의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다녔고 모친은 간호사였다. 예일대에서 사학을 전공해 우등 졸업하고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해군에 법무관으로 입대해 이라크전쟁에 참전했고 무공훈장도 받은 가톨릭 신자다. 2012년 플로리다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3선을 한 뒤 2018년 주지사가 됐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난에도 재선에 성공해 대선 주자 위치를 굳혔다. 공화당 강경 보수 모임 ‘프리덤 코커스’에 속해 있다. 지역방송 앵커 출신인 아내 케이시(43)와 2009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해군 장교 시절 골프장에서 골프공이 담긴 바구니를 쳐다보던 케이시가 자신을 바라본다고 착각해 먼저 말을 건 것이 인연이었다.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에 나라를 위해 싸운 이력과 경험은 보수층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서 젊음은 무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열성 지지층과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초까지만 해도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 이후 ‘보수 결집’ 현상으로 현재 그에게 30%포인트 안팎으로 뒤지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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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국기색 드레스에 ‘핏빛 물감’… 칸영화제 시위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색깔의 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몸에 피를 연상시키는 빨간 물감을 뿌리는 돌발 시위를 벌였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칸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발 앞 계단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기와 동일한 노란색, 파란색이 섞인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이 여성은 레드카펫 계단이 깔린 정중앙으로 올라가 드레스 속에 넣어온 액체가 담긴 병 2개를 꺼내 자신의 머리 위에 부었다. 핏빛의 붉은색 액체가 흘러내리며 여성의 머리와 옷을 뒤덮었고 보안요원들이 다급히 다가와 여성을 끌고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는 취재진의 이목이 이 여성에게 집중됐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암시하는 명백한 반전 시위”라며 “여성의 신원이나 어떤 이유로 시위를 한 것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 위에선 예전부터 이 같은 돌발 시위가 자주 벌어졌다. 지난해에도 한 여성이 레드카펫에 난입해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노란색, 파란색 보디페인팅을 한 채 윗옷 탈의 시위를 벌였다. 그는 “우리를 성폭행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몸에 썼다. 러시아군의 성폭행 범죄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칸 영화제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참가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앞서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식에선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우크라이나 시를 낭송하며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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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본토 교전 처음으로 이틀 넘겨…크렘린궁 “심각하게 우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주에서 22, 23일 양일간 러시아군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세력 간 교전이 벌어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영토에서 이틀째 교전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23일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과 맞서는 무장세력이 정확히 어떤 조직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반체제 단체 ‘러시아 자유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과 ‘러시아 의용군(RVC)’은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러시아군은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23일 “전날 공격을 받은 그라이보론 지역 주변에서 러시아군과 보안대가 소탕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날 대피한 주민들에게 “안전해지면 즉시 알리겠다”며 아직 돌아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지역 9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이번 사태로 총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주지사는 전했다.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지역으로, 보급 및 지원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교전 뿐 아니라 포격과 드론 공격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를 공격했다”며 이번 교전 이후 벨고로드 남부 지역에 우크라이나군의 포격과 박격포 공격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마쉬(Mash)도 이 지역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보안대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이터통신은 정확한 병력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장갑차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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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戰참전’ 한국계 前 美해병장교 전사 확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 지난해 4월 말 실종된 한국계 전직 미국 해병대 장교 그레이디 쿠르파시 예비역 대위(50·사진)가 전사한 사실이 최근에야 뒤늦게 확인됐다. 그의 시신은 실종 1년 1개월 만인 19일(현지 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 있는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미 시민단체 ‘웨더맨 파운데이션’이 그의 시신 발굴 및 유해 송환을 주도했다. 쿠르파시 대위 부부의 지인 윌리엄 리 씨가 이날 미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사연에 따르면 쿠르파시 대위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국제의용군이 되겠다며 전쟁터로 떠났다. 당초에는 병사 훈련만 도와주려 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투 경험이 있는 지휘관이 절실해지자 결국 분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리 씨는 “그는 이타적이었고 항상 웃는 얼굴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애도했다. 한국계 입양아인 쿠르파시 대위는 뉴욕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해병대에 입대해 20년간 복무했고 2021년 9월 전역했다. 현역 시절 이라크전에 3차례 파병됐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한국계인 부인, 14세 딸과 함께 3년간 주한미군으로 한국에서 지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그가 지난해 4월 26일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군의 총알이 날아오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임시 관측소로 이동한 뒤 1년 넘게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CB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쿠르파시 대위를 포함해 최소 12명의 미국인이 교전 중 숨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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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샌티스, 바이든에 경합지 가상대결 우세

    25일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야당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5·사진)의 본선 경쟁력이 당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집토끼’를 상대로 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디샌티스 주지사보다 높지만 중도층 유권자의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 공화당 전문 여론조사 회사 ‘퍼블릭 오피니언 스트래티지스(POS)’가 15∼17일 경합지로 꼽히는 서부 애리조나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샌티스 주지사와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 대결에서 각각 47%, 43%의 지지를 얻었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6%)에게 2%포인트 뒤졌다.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43%)도 바이든 대통령(45%)과의 양자 대결에서 2%포인트 밀렸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4.4%포인트) 이내에 있긴 하나 디샌티스 주지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보인 것이다. 또 다른 경합지인 남동부 조지아주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45%, 바이든 대통령은 42%를 각각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44% 대 43%로 나타났다. 조지아와 애리조나주는 2020년에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결정 지은 대표적인 주로 꼽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불과 0.25%포인트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당내 지지율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앞서고 있다. 13일 또 다른 여론조사 회사 랜드마크커뮤니케이션이 공화당 지지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32%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0%)에게 8%포인트 밀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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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MO “지구 기온, 5년내 1.5도 이상 상승 가능성 66%”

    스페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2027년까지 향후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흔히 ‘기후변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온도를 돌파하는 셈이어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7일 보고서에서 “2023∼2027년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를 가능성이 66%”라며 “같은 기간 지구가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할 가능성 또한 98%”라고 진단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이 때문에 1.5도는 기후변화 최후의 방어선으로 여겨져 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앞으로 몇 달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따뜻한 ‘엘니뇨’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와 결합해 지구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건강, 식품 보안, 물 관리, 환경 등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전 세계 차원의 공조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을 뜻한다. ‘슈퍼 엘니뇨’는 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최악의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알제리 등 남유럽과 북아프리카, 싱가포르와 베트남, 중국 산둥성과 윈난성, 미국 시애틀 등 세계 곳곳에서는 때 이른 폭염으로 기존 5월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에서는 확산된 산불이 유정과 송유관을 덮쳐 일부 석유와 가스 생산을 중단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최근 며칠간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17일 기준 최소 9명이 숨지고 약 1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이몰라에서 이번 주말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고의 카레이스 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도 취소됐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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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슈디 “007에 정치적 올바름 적용, 우스꽝스럽다”

    “‘정치적 올바름’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인도계 미국 작가 살만 루슈디(76·사진)가 최근 서구 문학계에 불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열풍을 비판했다. 영화 ‘007 시리즈’의 저작권을 소유했으며 원작자의 이름을 딴 영국 ‘이언 플레밍 출판사’가 지난달 인종차별적 표현을 삭제한 시리즈 전 작품의 개정판을 발간한 것을 두고 우려를 표한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출판자유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루슈디는 15일 미 뉴욕주 자택에서 촬영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같은 인물에게 정치적 올바름의 잣대를 적용한다는 생각이 우스꽝스럽다”고 지적했다. 대중소설에서조차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온한 부분을 삭제해야겠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놀랍다는 것이다. 루슈디는 “우리는 서방 주요국에서조차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 시기를 살고 있다”며 출판의 자유가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책이나 도서관에 ‘기이한 공격’이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1947년 인도 카슈미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루슈디는 영국으로 이주해 작가로 활동했다. 1988년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거듭된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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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G7회의기간 원폭 피해 재일동포와 만남 조율”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입은 재일동포들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6일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기간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로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재일동포 10여 명을 면담하기 위해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17일 “윤 대통령과 재일동포 원폭 피해자들이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면담이 성사되면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및 광복 이후 78년 만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현재 히로시마 및 인근에 거주하는 한국인 피폭자는 대부분 80, 90대 고령자다. 교도통신은 한국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들도 윤 대통령 방일 일정에 맞춰 히로시마를 찾아 대통령을 면담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하는 일정도 양국 정부가 조율 중이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한국인 2만 여 명이 숨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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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피해자와 침략자는 달라”… 교황 ‘중립 평화안’ 거부

    러시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 이탈리아를 잇달아 방문하고 프란치스코 2세 교황을 만나 더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승리에 걸었다”며 호쾌하게 지지를 밝혔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필요한 만큼 지원하겠다”며 4조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교황과의 만남은 젤렌스키 대통령 성에 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교황에 “푸틴 규탄해 달라” “피해자와 침략자는 절대 같지 않다.” 13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바티칸시티를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40분간 교황을 접견한 뒤 내놓은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교황에게 러시아 전쟁범죄를 규탄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교황청 입장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해설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은 (면담에서) 가장 연약하고 무고한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인류애의 몸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편들기보다는 인도주의적 우려만 나타낸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양측이 주고받은 선물에서도 에둘러 드러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형상화한 청동 조각품을 선물한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탄판으로 만든 작품과 전쟁에서 숨진 어린이를 주제로 한 ‘상실’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선물했다. NYT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고 양국 사이에서 모호한 자세를 취했다. 대니얼 필폿 미 노터데임대 정치학 교수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교황은) 미국과 거리를 두는 남미 가톨릭 성향”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향한 대반격 시기를 묻는 질문에 “조만간 (반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첫 번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가 입수해 이날 공개한 미 정부 유출 기밀문건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 2월 내부 고위 당국자 회의에서 러시아 본토인 서부 로스토프를 공격하자고 제안했다. ● 서방, 대반격 앞두고 무기 추가 지원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반격을 앞두고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3일에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멜로니 총리와 7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멜로니 총리는 회담 후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전후 지원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이어 14일 독일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 추가 지원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독일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며칠간의 협상 끝에 27억 유로(약 4조 원) 규모의 무기를 향후 추가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이 지원하는 무기에는 레오파르트1 전차 30대, 게파르트 대항공기 탱크 15대, 보병용 마르데 전투차량 20대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이동용 곡사포 18대 및 포탄과 방공망 시스템 그리고 정찰 무인기(드론) 200대 등도 지원된다. 이 무기들은 영국이 지원하기로 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와 함께 대반격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외신은 평가하고 있다. 대반격 조짐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몇 달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는 러시아군이 일부 퇴각했다. 우크라이나 민병대 측은 12일 바흐무트 남서부 영토 약 7.8㎢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도 “러시아군이 더 유리한 위치로 후퇴했다”며 사실상 이를 시인했다.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재집결이 아니라 ‘패배’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가 최근 2개월여 만에 거둔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짚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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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총기 희생자 하루 평균 133명… 이념 갈등에 대책은 ‘깜깜’

    “미국인의 총기 소지권을 위한 전사(戰士)가 되겠다. 총기 사건은 정신 건강의 문제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이 죽어야 하는가. 공화당은 총기 규제에 협조하라.”(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의 한인 교포 부부와 이들의 어린 자녀가 숨진 6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 총기 난사를 비롯해 최근 미 전역에서 총기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이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 해법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에 계류된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미 올 들어 현재까지 1만4000명이 숨진 총기 사건 사고의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규제에 동참하라고 촉구한다.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하면 모두가 공멸할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은 개인의 무기 소지권을 명문화한 ‘수정헌법 2조’를 내세워 “총기 희생자가 많아질수록 자위권 행사를 위해 총기를 보유하려는 시민의 권리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맞선다. 서부 개척의 역사, 50개 주가 사실상 독립국가나 다름없는 미국에서는 총을 자기방어의 핵심 수단이자 자유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연방정부 권력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한 점도 이런 논리에 힘을 더한다. 이처럼 총기 문제는 낙태, 이민과 마찬가지로 미 사회에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뜨거운 감자’다. “저렇게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데 왜 정부나 사회 전체가 손을 놓고 있느냐”는 단순한 잣대로 접근하기 어려운 의제란 뜻이다. 대형 사건이 발생하거나 주요 선거가 있을 때마다 총기 규제 찬반양론이 나오지만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된 적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이렇듯 극단적으로 양분된 여론, 이에 따른 정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총기 사망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총기 관련 사망자 수는 4만8830명이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4만5404명)보다 많다. 하루 평균 133.8명이 총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기준 미국에는 전 세계 총기의 약 40%인 약 3억9000만 정의 총기가 있다. 미 인구(3억3000만 명)보다 6000만 정이 많다. 이 외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총기까지 합하면 실제 훨씬 많은 총기가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2020년 기준 2280만 정의 총기가 새로 팔렸다. 이미 총기가 많은데도 연 2000만 정의 총기가 새로 팔릴 정도니 이로 인한 범죄 발생과 희생자 수 증가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범인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량 총기 난사(mass shooting)’가 급증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미 총기 관련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7일까지 127일간 범인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은 208건에 이른다. 2013년만 해도 연간 대량 총기 난사는 256건에 불과했지만 2019년 415건, 2020년 610건, 2021년 690건, 2022년 646건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건수는 2013년보다 2.5배 많은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대량 총기 난사는 600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미국인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총기를 대거 구매하고, 3차원(3D) 프린터 기술 발달 등으로 개개인이 집에서 손쉽게 사제 총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부분의 주에서 주류 판매 허용 연령(21세)보다 낮은 18세 이상에게 총기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점 또한 사건 사고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직장 사건 이유 1위는 ‘원한 관계’ 총기 관련 비영리단체 ‘더 바이올런스 프로젝트(TVP)’에 따르면 미 총기 난사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소매상점(38건)이다. 식당·술집(27건), 공장·창고(25건), 사무실(18건), 야외(18건), 거주 시설(17건), 유치원·학교(14건), 예배 시설(11건), 대학과 정부기관(이상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 수는 1자루(42%)가 가장 많았고 이어 3자루 이상(33%), 2자루(25%) 등이었다. 범인 중 50%가 특정 인물 1명을 목표로 총기를 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까지 희생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학교와 직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에서 범인들은 ‘원한 관계’를 이유로 드는 경향이 뚜렷했다. 3월 테네시주 내슈빌의 총기 난사범 오드리 헤일(28)과 마찬가지로 학교 총기 난사범의 91%는 해당 학교의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었다. 학교 내 총기 난사범의 80%는 범행 전 자살 징후를 보였다. 또 56%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직장 총기 난사범의 70%는 해고 등 고용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4월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은행에서 4명을 죽인 코너 스터전(25) 또한 해고 통보를 받자 이 같은 만행을 벌였다.● 양분된 여론 “백약이 무효” 회의론도 총기 사건 사고 건수와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미 여론은 상당히 갈라져 있다. 지난달 21∼24일 폭스뉴스가 미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을 주로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1%는 6일 앨런 아웃렛 참사에서 쓰인 ‘AR-15’ 소총 같은 “공격무기 금지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45%는 “더 많은 시민이 총을 지니는 것을 선호한다”고 맞섰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의 응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84%는 “공격무기 금지”를 거론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불과 36%만 “공격무기 금지를 선호한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의 61%가 “더 많은 시민의 총기 보유”를 지지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지지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더 엄격한 총기 규제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정파에 관계없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43%가 “나라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2016년 같은 조사에서는 9%포인트 높은 52%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무슨 대책이 나와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란 냉소적 응답이 7년 전 20%에서 31%로 큰 폭 증가했다. ● 공화당 전당대회 방불케 한 NRA 총회 정치권의 대립 상황은 사태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공격무기 금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의무화 등의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발의해도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 상원 100석 또한 민주당 및 친민주당계 무소속의 합산 의석과 공화당 의석이 51 대 49로 비슷하다. 총기 옹호 로비단체 ‘전미총기협회(NRA)’는 공화당의 주요 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지난달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NRA 연례 총회는 마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장이나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 등 공화당의 주요 대선주자가 모조리 등장해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강화 행보를 비판하고 “내가 집권하면 총기 옹호나 규제 완화 정책을 펴겠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역대 미 대통령 중 최고의 총기 찬성자이자 수정헌법 제2조의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기 난사에 대해 “총기 문제가 아니라 정신 건강의 문제”라며 민주당이 “좌파 십자군처럼 행세한다”고 몰아붙였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바이든의 (총기) 전쟁을 끝내겠다”고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 역시 “비극이 일어날 때마다 신이 주신 권리(총기 보유권)를 짓밟는 것을 중단하라”고 동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빼앗으려는 세력에 맞서 여러분은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자신을 부각시켰다. 디샌티스 주지사 또한 영상으로 본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책 강화 방침에 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규제 이행을 거부하는 것이 (유권자로부터) 인기가 없다는 점을 잘 알지만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의원도 아닌 대선주자들이 특정 로비단체의 행사에 참석해 입을 모아 총기 옹호 발언을 내놓은 것은 NRA의 막강한 로비 능력에 기인한다. 미 비영리 조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NRA는 의원들의 총기권 우호도를 ‘A’부터 ‘F’ 등급까지 6단계로 나눠 로비를 벌인다. 당연히 ‘A’ 등급 의원이 많은 지원을 받는다. 반면 총기 보유를 강하게 반대하는 ‘F’ 등급 후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낙선 운동도 불사한다.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총기 규제를 언급한 유명 의원이 NRA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무명 주자에게 패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현재까지 NRA는 총기 옹호 의원들에게 1억4000만 달러(약 1820억 원) 이상을 썼다. 기록에 남은 돈만 이 정도이고 추적이 어려운 ‘슈퍼팩(Super PAC·특별 정치활동위원회)’ 등으로 흘러간 돈까지 합하면 얼마를 썼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은 ‘시계 제로’ 다만 공화당의 총기 옹호 정책이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공화당은 최근 수십 년간 ‘낙태 반대’와 ‘총기 규제 완화’를 충성심 높은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수단으로 썼다. 이 중 낙태 반대 전략은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1973년부터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 왔던 ‘로 vs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며 정점을 찍었다. 당시 공화당은 환호했지만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 또한 거셌다. 반(反)공화당 성향의 유권자가 대거 결집하면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초 상원 다수당 위치를 잃을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고수할 수 있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낙태 의제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며 내년 대선에서는 총기 의제가 비슷한 양상으로 경합주 표심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민주당이 중간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층은 총기 의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美 수정헌법 제2조“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를 지닌 주(州)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받을 수 없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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