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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8일 “이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청 간, 계파 간 갈등에서 벗어나 임기 후반기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결집해야 되는 것이 중요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도 저와 함께 힘을 모아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의 성공이 국민을 위한 것이고 당의 미래가 국민에 달려있다는 것은 항상 같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비 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저는 야구를 좋아한다. 선수들의 능력 이상으로 감동의 작전과 선수들의 팀워크가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그것이 바로 야구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한 뒤 “새누리당도 그런 정신으로 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성공과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화합하며 전진하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주문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대정부 질문에서 ‘국무총리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20대 국회 첫 고위 당정청 회의로, 2월 10일 이후 5개월 만에 열린 자리에서였다. 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직후 엄중한 목소리로 “박근혜 정부가 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부가 여야를 오가면서 대(對)국회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황 총리는 “그렇게 하겠다”며 18일부터 8월까지 여당 의원들과 5차례에 걸쳐 만찬을 한 뒤 야당 의원들과도 만찬, 간담회 등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르면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노동개혁 4법과 주요 경제활성화법을 올해 안에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연장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세월호 인양 뒤 선체 조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소위원회’ 주도로 할 수 있다는 데 당정청이 공감했다고 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 129명 전원이 만나는 8일 오찬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과 접촉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관례대로 헤드테이블에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앉고, 평의원은 상임위원회별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경우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만 박 대통령도 여론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적절하게 대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강원도의 지역 숙원 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철도)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십 년간 지역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며 “이런 대형 사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이후 29년간 구상 단계에 머물던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속초 91.8km에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철도를 마련하는 이 사업이 끝나면 기존 경춘선과 연결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동서고속화철도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돼 8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 타당성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도했으며 비용보다 편익이 많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지역에서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건설하길 바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선조들은 계속된 경작으로 밭의 지력(地力)이 약해지면 새 흙을 채워 넣고 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며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게 활로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 간접광고 완화, 수소 버스·택시 시범운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만약에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세상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용한 뒤 “미국의 울워스라는 회사는 예쁜 모양의 플라스틱 쥐덫을 만들어 발전시켰다”며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하지만 울워스의 쥐덫은 처음에는 인기를 끌다가 결국 실패한 만큼 잘못된 인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죽은 쥐를 떼어낸 뒤 씻어서 다시 쓰기도 싫고, 그렇다고 예쁜 쥐덫을 버리기도 아깝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와대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 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장택동 기자}
청와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지속가능한 교통에 관한 글로벌 콘퍼런스’ 에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청장이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 참석 여부나 의사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11월 26~27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다. 반 총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이 회의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지난 주말 경기 광명시에서 열린 라스코 동굴벽화전에 다녀왔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지만 실제로 보니 놀라웠다. 약 1만7000년 전, 실감조차 나지 않는 먼 옛날에 그린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게 소와 말, 사슴을 표현했다. 이 벽화를 그린 크로마뇽인의 모습도 상상 밖이었다. 철저한 고증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는 크로마뇽인의 모형은 현대 서양인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현대인 못지않은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었고 겉모습도 꼭 닮은 크로마뇽인은 ‘호모 사피엔스’에 속한다. 현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다. 유발 하라리는 책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과 구분하면서 인류의 다른 종족은 사피엔스와의 경쟁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이 이들의 명멸(明滅)을 갈랐을까.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라며 이를 통해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소통을 통한 사회적 협력이 사피엔스의 생존 비결이자 본질적 특징이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사피엔스의 이런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해야 하는 직종 중 하나가 정치인이다. 국민의 힘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대통령에게는 소통 능력이 더욱 절실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13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민의를 잘 반영해 각계각층과 협력과 소통을 잘 이뤄 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 이어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났고, 8일에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하기로 하는 등 각계와 접촉을 넓히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는 ‘불통(不通)’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가운데 ‘소통 부족’이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관저에서 홀로 보고서와 수첩을 보며 정책과 인사를 정할 것이라는 이미지,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축출했던 ‘냉철한 승부사’의 모습 등이 국민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은 이야기가 통하는 분인데 진면목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정책이나 인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모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여론에 충분히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해외 방문 시 박 대통령이 다음 날 회담 준비와 시차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이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참모도 있다. 박 대통령은 철녀(鐵女)가 아니라는 취지다. 비서들의 말인 만큼 미화한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에게 박 대통령의 한쪽 모습만 부각돼 비치고 있다면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주요 정책 현장들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대부분 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들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들의 마무리를 위해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한 행보이지만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도 만들 수 있다. 한 예로 성공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것보다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절박한 처지에 놓인 서민들을 찾아갔다면 어땠을까. 일·가정 양립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내면서 더 어려운 국민들과 눈을 맞추는 자리가 됐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6일 박 대통령이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과 만나고 직접 민원 상담까지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더 낮게, 우리 바로 옆에서 호흡하는 박 대통령을 자주 보게 된다면 소통에 대한 국민의 갈증도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차관급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60·사진)을 임명했다. 군 출신이 민주평통 사무처의 수장에 임명된 것은 1997년 합참의장 출신인 정호근 사무처장 이후 19년 만이다. 권 처장은 육군 3사관학교 13기 출신으로 38년간 군에서 복무하면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참모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전역 이후에는 탈북자 관련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배정호 전 사무처장은 올 1월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전 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일일 민원상담사’를 맡아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책을 직접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랑구 면목3·8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를 방문해 상담 창구에서 주민들의 고충을 들었다. 70대 여성 민원인은 “손자 손녀를 돌보고 있는데 방 하나 구하기 힘든 처지”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움이 많겠다. (복지센터에서) 성심껏 도와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책은 주민센터의 복지 기능을 대폭 강화해 사각지대 발굴, 찾아가는 방문 상담, 민간과의 연계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완성하고 복지 체감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박 대통령은 “복지전달 체계에서 읍면동이 중요한데 많은 복지사업이 읍면동을 통해 전달되다 보니 병목현상이 발생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실현되려면 민관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훈련장에 들어올 때 파스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선수들이 훈련 과정에서 다치고 고생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네 번 연속 10위권 안에 드는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9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한다고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5일 밝혔다. 4·13총선 후 흐트러진 당청(黨靑) 관계를 복원하고, 여권의 결집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찬 간담회 개최 사실을 공개한 뒤 “경제 살리기와 민생 돌보기에 총력을 다하는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하고 국정 현안에 대한 여당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2014년 1월 7일 만찬, 지난해 8월 26일 오찬에 이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뒤 지난해 7월 8일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던 유승민 의원은 이후 꼭 1년 만에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유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지난달 16일 새누리당 비대위의 전격적인 결정으로 복당했다. 이 과정에서 당청 관계는 냉각됐다.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동도 연기됐다. 고위 당정청 회동은 7일 열린다. 박 대통령은 이번 오찬을 당청 및 계파 간 화합의 계기로 삼아 국정운영 동력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추가경정예산 등 현안을 풀어 나가고, 대우조선해양 관련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여권의 단합이 절박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추세를 오히려 우리가 대외 지향적인 개방 정책의 중심 국가로 자리 잡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우리 철강 수출에 대한 반덤핑 제소와 각종 비관세 장벽을 비롯해서 각국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선거 일정 등과 맞물려서 신고립주의 흐름이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발전을 추진하면서 자국 중심 고립주의를 선택했을 때도 우리는 대외 지향적인 경제 개발과 경쟁을 촉진하는 전략으로 세계가 놀란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극복을 이끌어가는 선도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잇따른 테러에 대해선 “세계 어느 지역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국무총리실 소속 대테러센터를 중심으로 테러 취약 요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테러 위험인물의 국내 잠입 차단을 위한 입국 심사,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 물질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등 테러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북한은 지난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했다”며 “핵과 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하면서 정권 안정을 꾀하려 하는 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만을 가져와서 결국 정권도 안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해운업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을 잘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인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에 따른 파급을 줄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과 노동개혁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이어 “추경을 포함한 정부의 노력은 민생 안정뿐만 아니라 내수 진작의 활력소로 이어져야 한다”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 국내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내수를 살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휴가기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이 지역들을 방문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거제의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비롯해서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휴양지를 적극 발굴해서 알리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KBS 보도에 개입했다는 녹취록 파문에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야당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 전 수석이 그렇게 읍소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에서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이슈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서별관회의’ 논란 등을 제기하며 야당이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의 추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두 달 기자회견에서 “역대 어느 정권의 홍보수석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당내 태스크포스와 위원회를 통해 진상 규명을 하고, 법적으로 따질 것은 따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정치적 배경을 놓고도 각종 해석이 분분하다. 김 전 국장은 김주언 전 KBS 이사를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에 녹취록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통화(2014년 4월 21일, 30일)와 공개 시점에 2년여의 시차가 있어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제2, 제3의 녹취록이 추가 폭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본분을 다했다는 점을 국민께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록 파문에도 8·9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의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에 계파를 전제로 ‘단일화’, ‘교통정리’ 얘기부터 나오는 것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브라질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 캄보디아 등 4개국 신임 주한 대사들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이 가운데 루이스 페르난두 지 안드하지 세하 주한 브라질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박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내 가족들이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며 자신의 삼촌 1명과 사촌 2명이 과거 주한 브라질 대사로 근무했다는 점을 소개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세하 대사의 삼촌인 조아킹 지 알메이다 세하 대사는 1973년 10월부터 1976년 11월까지 주한 브라질 대사로 근무했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사촌인 세르지오 바르보사 세하 주한대사는 1997년 1월부터 2002년 9월까지, 또 다른 사촌인 셀리나 두 발리 페레이라 주한대사는 2006년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각각 한국에서 근무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둘째 아이를 가진 뒤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시간선택제를 해보라고 얘기해줬어요.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에어코리아 탁현정 대리) “여성들이 출산, 육아, 보육 때문에 경력 단절을 겪고 복귀하기 어려운 일이 절대로 대한민국에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목표입니다.”(박근혜 대통령)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탑승수속 서비스업체 에어코리아 직원들 간의 간담회는 화기애애했다. 대화의 주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일하면서도 차별이 없도록 하는 제도다. 박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일과 가정의 양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에어코리아는 임신기와 육아기의 근로시간 단축, 출산휴가, 육아휴직, 전환형 시간선택제(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바꾸는 것)를 한번에 신청할 수 있는 ‘일家(가)양득 패키지 제도’ 운용 등으로 시간선택제 모범기업으로 꼽힌다. 직원 1450명 가운데 274명(18.9%)이 시간선택제로 근무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직원들은 “아이를 맡기지 않아도 되니 부모님에게 효도가 된다” “아이 밥을 직접 챙겨줄 수 있으니 좋다” 등 시간선택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 여성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며 “시간선택제, 맞춤형 보육, 초등학교 돌봄교실, 재택근무 도입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선택제에 대한 지원을 월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간선택제 활용 인원은 도입 첫해인 2013년 1295명에서 지난해 1만1072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3일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방문하는 등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해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실업 대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선심성 예산 요구나 추경과 무관한 문제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부처가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누리과정 예산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는 흐름이 중요하고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치권도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과거 사례들을 보면 구조조정보다는 한계기업 지원을 한 나라들은 돌이킬 수 없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져 대책이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며 “환부를 도려낸 자리에 생기는 공백은 신산업의 선제적 육성으로 메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 사업 예산은 대폭 증가됐지만 성과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서비스가 공급자 위주로 제공되고 한계기업(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의 일자리 보호에 치우치는 등 잘못된 관행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솎아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촉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해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실업 대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선심성 예산 요구나 추경과 무관한 문제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부처들이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과정 예산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며 “이번 추경의 초점은 구조조정으로 실직의 위험에 놓여 있는 분들에게 새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명심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흐름이 중요하고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치권도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추경 편성 및 집행에 시간을 끌 여유가 없는 만큼 정치적 논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을 정치권에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4법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주문하기도 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갖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브렉시트와 함께 중국 경제의 불안감, 북한의 도발 등을 언급한 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하반기에 성장과 고용이 동시에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틈없이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에 대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며 “우리 경제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과 재정 건전성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며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함께 국민과 시장의 동요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 3조 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확대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0.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뒤이어 열린 유럽과 미국 증시는 장중 1∼2%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감을 이어갔다. 장택동 will71@donga.com·이건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 틈 없이 유지하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향후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며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현상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글로벌 시장이 조기에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국제공조도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과 재정건전성이 높은 수준으로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 달라”며 불안 심리 확산 방지를 강조했다. 또 “브렉시트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서 마련한 구조조정 계획과 보완대책이 제대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챙겨 달라”고 참모진에게 주문했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이를 막으려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 국민의 단합과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며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위협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언제든지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2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방문한 것을 언급한 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라는 정책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출산율을 제고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여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현장을 중심으로 제도를 잘 알리고 확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서실과 내각에서는 현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 26일로 사흘째가 됐지만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주말 동안 외부 일정 없이 관사에 머물며 참모들에게서 수시로 브렉시트 관련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브렉시트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21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내각에 ‘비상한 각오’를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에서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청와대는 24일 브렉시트 확정 직후 메시지를 낼지 검토했지만 국민과 시장의 불안감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쪽으로 보고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브렉시트의 파장 최소화를 위한 대응 의지와 더불어 국민과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메시지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참모진 회의에서도 긴장감을 갖고 예의주시하되 시장의 과잉 반응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와 안보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상황을 관리하면서 시장이 불확실한 예단 때문에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모을 시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4대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등 경제활성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는 “외부 여건이 어려울수록 대통령은 현장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당초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잔류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24일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자 이날부터 브렉시트 24시간 합동 점검·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는 24일 대통령경제수석실과 외교안보수석실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경제와 안보의 ‘이중 위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영국의 탈퇴로 EU의 결속력이 약해지는 만큼 EU 차원의 대북제재 방안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미국과 EU 관계가 복잡해질 경우 외교적 변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 당국자는 “한국과 영국은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 한국과 EU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당장 양국 간 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광림 정책위의장 주재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브렉시트 관련 긴급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야권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이 브렉시트로 인해 쓸데없는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보여야 할 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파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최상목 차관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최 차관이 “앞으로도 매일 동향과 점검 보고서를 국민의당에도 공유하겠다”고 답했다고 김 의장은 전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한상준 기자}

“참전용사 중 한 사람으로서 한국전 참전이 눈부신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을 찾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 씨(89)는 감회에 젖었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을 누비면서도 100차례 이상 동료들을 위한 위문 공연을 하기도 했다.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 24일 인천에 도착한 날은 나의 23번째 생일이었다”며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는 “부대로 가던 기차 안에서 처참히 파괴된 건물과 희망을 잃은 한국인들을 보면서 내 주된 임무는 한국과 한국인을 지켜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두려워했던 전쟁의 결과가 오늘날 (한미) 양국의 끈끈한 우정과 전례 없는 동맹으로 발전해 무척 기쁘다”고 밝힌 뒤 연주를 시작했다. 번스타인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6·25전쟁 참전 유공자, 유엔군 참전용사 등 500여 명 앞에서 연주한 곡은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이었다. 앞서 번스타인 씨는 방한을 앞둔 10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쟁터에서 제 연주를 들었던 분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흥분된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참조). 번스타인 씨는 기자회견에서는 “초청을 받는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에게 피아노 연주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농구에만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이 교화되도록 (평양에서) 첫 피아노 레슨을 했으면 한다”며 “김정은은 음악을 배워야 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산증인”이라며 “우리 사회가 참전용사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다하고 호국영웅들의 애국심을 후세에 계승하는 것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삼성맨’ 출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64)이 24일 퇴임했다. 2014년 11월 취임한 뒤 1년 7개월 만이다. 후임은 정통 관료인 김동극 대통령인사비서관(54·행정고시 29회)이 맡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처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김 신임 처장은 30여 년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인사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몸도 안 좋고 심신이 지쳤다. 이 상태에서 더 하는 건 국민들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한 달여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3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 후 공직 인사 분야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발탁됐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시작으로 기존 공직사회가 누리던 ‘철밥통’ 관행을 깨는 데 주력했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화와 성과연봉제 확대가 대표적이다. 이 처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관행을 깨기 위해 업무 성과가 탁월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특별승진·승급 등이 가능토록 했고 징계 등으로 무보직 상태인 공무원에게 지급되던 임금을 없애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세웠다. 또 ‘정부 헤드헌팅’과 ‘국민 추천제’를 통해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도 대폭 늘렸다. 그는 “후진적이었던 공직 영역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또 공무원 인사를 단순한 인력 배치가 아닌 성과 중심의 인적자원 관리로 바꾸기 위한 포석은 깔아놓은 것 같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김 신임 처장에 대해선 “오랫동안 협업해 온 훌륭한 공무원”이라면서도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련한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혁신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조를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로부터 “지나치게 기업 관점에서만 공무원 사회를 바라본다”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정통 인사 관료가 공무원 인사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일부 공무원의 반발은 이해당사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설득하고 극복해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맞아 공직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출신을 잇달아 차관으로 이동시켜 박 대통령의 임기 말 행정부 장악력을 높이려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황태호 taeho@donga.com·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