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차를 타고 피란 가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러시아군의 총격에 숨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총에 맞은 운전자 남성은 숨졌고 옆에 탔던 아들은 절규했다. 3일(현지 시간) 다국적 연합매체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수도 키이우 중심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이반키우 마을에서 벌어진 참사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인 올레흐 불라벤코 씨는 아내와 딸을 먼저 피신시킨 뒤 아들과 함께 집에 남아있던 반려견 세 마리를 데리고 피신처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아들은 스마트폰으로 차창 밖 풍경을 동영상 촬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전방에 러시아 군용 차량 한 대가 보였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다급하게 “멈춰요. 엔진을 꺼요”라고 외쳤다. 차를 세웠으나 곧 총탄이 차를 향해 쏟아졌다. 불라벤코 씨는 아들에게 “고개 숙여. 빨리 내려”라고 소리친 뒤 자신도 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총에 맞고 쓰러졌다. 차 뒤쪽으로 몸을 피한 아들은 외쳤다. “아버지, 죽지 말아요. 제발.” 아들은 오열했으나 불라벤코 씨 몸 아래로 피가 흥건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들어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고는 “나를 끝내(죽여)다오. 다리가 찢겨 나간 것 같다”고 말한 뒤 숨을 거뒀다. 살아남은 반려견 한 마리는 시신 곁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RFE/RL은 “당시 목격자는 총을 쏜 것은 러시아군이라고 증언했다. 현장에 우크라이나군은 없었던 것도 확인했다”며 이 영상을 공유해 달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 자금 지원을 받는 RFE/RL은 23개국에서 27개 언어로 뉴스를 전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와 올 초 잇단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일어난 미국에서 또 다시 아시아 여성들만 골라서 노린 증오범죄가 일어났다. 일면식도 없는 백인 남성의 무차별 폭행에 피해 여성 7명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경찰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노숙자 쉼터에 거주하는 스티븐 자이욘스(28)를 폭행 및 증오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자이욘스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반부터 오후 8시 37분까지 약 두 시간 동안 거리를 활보하며 아시아계 여성들을 골라 무차별 폭행했다. 제일 처음 맨해튼 코리아타운 근처 30번가에서 57세 아시아계 여성에게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다짜고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10분 뒤에는 다른 곳에서 25세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했다. 자이욘스는 오후 7시경 코리아타운을 벗어나 유동 인구가 많은 맨해튼 남부의 유니언스퀘어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도 20대 초반 여성과 19세 아시아 여성을 주먹, 팔꿈치로 때렸다. 마지막으로 뉴욕대(NYU) 근처에서는 20세 여성을 밀어서 바닥에 넘어뜨렸다. 피해자 7명은 모두 자이욘스와 초면이었다. 피해자 중 두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경찰 증오범죄 담당부서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사건 발생 사흘만인 2일 그를 체포했다. 플로리다주 출신으로 알려진 자이욘스는 경찰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또 다른 잔인한 폭력”이라고 전했다. 앞서 2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는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리(35)가 집까지 뒤 따라온 노숙자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소속 50대 외교관도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사전에 알았으며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미국과 유럽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에 요청한 것은 침공을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늦춰 달라는 것 하나뿐이었다”며 이렇게 전했다. 러시아는 올림픽 폐막 하루 뒤인 지난달 21일 분쟁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을 진입시켰고 24일 전면 침공했다. NYT는 “(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4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침공 관련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양국 고위 관계자가 이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3일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완전히 허구”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달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날 아무 일이 없자 중국은 “터무니없는 사실로 미국이 전쟁을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2일 푸틴 대통령이 1월 18일 침공 계획을 승인한 러시아군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동부작전전술부대는 러시아 연방흑해함대 제810해병여단 전술부대가 도주한 지점에서 발견한 러시아 비밀 문건이라며 사진 여러 장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1월 18일 승인된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은 2월 20일 침공을 개시해 3월 6일 점령을 끝낸다는 것이었다. 1월 18일은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한 날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4)과 수도 키이우 시민을 ‘영웅’으로 표기한 14∼21일자 표지(사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러시아의 암살 위협에도 키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북돋운 희극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칠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호평했다. 타임은 “젤렌스키가 수도에 머물기로 한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도록 만들고, 나머지 세계로부터 러시아 경제를 분리시켰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하는 것 또한 그의 용맹이 낳은 결과라는 취지다. 1882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을 치우고 젤렌스키 인형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한 관람객들이 지난달 26, 27일 푸틴 인형의 머리 부분을 훼손하는 바람에 이 박물관은 해당 인형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 창고로 옮겼다. 이브 델로모 관장은 푸틴 인형의 빈자리를 누가 대신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고국을 떠나지 않고 영웅이 됐기에 역사적 인물 사이에 놓일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기 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4)과 수도 키이우 시민을 ‘영웅’을 표기한 14~21일자 표지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러시아의 암살 위협에도 키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북돋운 희극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칠 같은 세계적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호평했다. 타임은 “젤렌스키가 수도에 머물기로 한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도록 만들고, 러시아 루블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나머지 세계로부터 러시아 경제를 분리시켰다”고 했다. 스위스 스웨덴 같은 중립국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 또한 그의 용맹이 낳은 결과라는 취지다. 1882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또한 2000년부터 22년간 놓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을 치우고 젤렌스키 인형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한 관람객들이 지난달 26,27일 푸틴 인형의 머리 부분을 훼손하는 바람에 이 박물관은 해당 인형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 창고로 옮겼다. 이브 델옴므 관장은 푸틴 인형의 빈 자리를 누가 대신하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위기에 처한 고국을 떠나지 않고 영웅이 됐기에 역사적 인물 사이에 놓일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박물관에는 나폴레옹 황제, 세계적 과학자 알베르토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 배우 모니카 벨루치 등 450여 명의 유명인사를 본뜬 인형이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이미 1월 18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공격 계획을 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러시아군은 침공 개시 보름 만에 우크라이나 전국을 장악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같은 내용이 적힌 러시아군 기밀문서를 입수해 2일(현지 시간) 온라인에 공개했다. 당시는 미국과 서방이 전쟁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잇달아 접촉하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을 때여서 “푸틴 대통령이 철저히 국제사회를 농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그간 러시아가 취했던 외교 행보들은 공격을 속이기 위한 연막작전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 동부작전전술부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주한 러시아군의 거점에서 러시아 비밀문서들을 입수했다”고 밝히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 연방 흑해함대 제810 해병여단 전술부대의 문서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러시아군이 계획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 작전지도, 병참 창고목록, 부대 인원 등이 상세히 기록됐다. 특히 이 문서 제일 첫 장에는 침공 계획이 ‘1월 18일’ 승인됐음을 나타내는 서명과 날짜들이 적혀 있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당초 2월 20일을 침공 디데이로 정했고, 약 보름 뒤인 3월 6일 우크라이나 점령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러시아군의 작전용 무선호출부호도 2월 20일부터 3월 6일까지의 것만 있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제 침공은 계획보다 4일 늦은 2월 24일에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월 18일 침공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면 이미 그전 몇 달, 몇 년에 걸쳐 세부 계획은 다 결정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침공 계획이 승인된 1월 18일은 바로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한 날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 다음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군사 공격하거나 우크라이나로 침투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히스테리”라며 침공설을 부인했었다. 이날 공개된 문서는 라브로프 장관의 주장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침공 승인 날짜와 미국의 경고가 같은 날 나왔다는 점에서 당시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승인 사실을 인지한 뒤 세계에 경고를 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군의 여타 작전 계획도 문서에 적혀있었다. 문서를 가지고 있던 제810 해병여단은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 아조프해 연안에 상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군 58부대, 흑해함대 소속 제177 해병연대와 함께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멜리토폴을 장악할 계획이었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에 진격 속도가 늦춰진 상황이다. 포로로 잡히는 러시아군이 늘고 있고 불타거나 파괴된 러시아군 장갑차, 탱크도 시내 곳곳에서 포착됐다.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스팅어 미사일 등 대공, 대전차 무기와 전투기를 추가 지원하기 시작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더딘 진격 속도에 분노하며 측근들을 비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가 계획했던 ‘3월 6일 우크라이나 장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러시아가 전쟁 전에 민스크 협정 준수를 문제 삼은 것, 또 침공 계획이 승인된 1월 18일 이후 러시아가 보였던 모든 외교적 행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회담, 정상간 대화 등은 군사작전을 위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 초대 외교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하며 현직 외교관들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다. 모스크바의 한 지방의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철군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푸틴의 독재가 공고화된 러시아에서 전·현직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반기(反旗)를 들 정도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내부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드레이 코지레프 전 러시아 외교장관(71·사진)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친애하는 러시아 외교관 여러분, 당신들은 전문가이지 값싼 선전가가 아니다. 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모든 러시아 외교관들이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에서 일했을 당시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코지레프 전 장관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0∼1996년 초대 외교장관을 지냈다. 이 시기는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부시장을 지내다 선거 패배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때였다. 소련 해체에 관여했던 코지레프는 정계 은퇴 뒤 강연,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가가린스키 구의회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최근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2일 영국 BBC, 우크라이나 키예프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의회는 이번 전쟁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결국 러시아가 퇴락과 빈곤으로 향하는 길이고, 이보다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모스크바 하모프니키 구의회도 푸틴 대통령에게 반전(反戰) 서한을 보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反戰) 여론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해외 체류 중인 러시아인들은 자국 여권을 불태우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에서도 반전 여론이 표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계도 러시아 ‘퇴출’에 나섰다.○ 러시아인들, 여권 불태워 1일 트위터에는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 있는 러시아인들이 자국 여권을 라이터로 불태우며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러시아인 일리야 포민 씨는 “푸틴은 미친 전쟁광”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장에서도 반전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박람회에 온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들에게 전쟁 중단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인 빅토르 아롤트 씨(40)는 “러시아가 IT를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전 시위는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자 태평양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시장들은 주일본 러시아대사관에 “제3의 전쟁 피폭지는 절대 생겨선 안 된다”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 반전 시위 참가자 중 최소 6435명이 체포됐다. 푸틴 대통령의 친구이자 ‘러시아 음악계 표트르 대제’로 불리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69)는 1일 해고됐다.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그는 이 잔혹한 전쟁에 대해 끝끝내 침묵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할 예정이던 러시아 예술팀은 “민간인이 미사일 공격으로 죽어갈 때 예술이 설 자리는 없다”며 참가를 취소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소니,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는 러시아에서 새 영화 개봉을 중단했고 유튜브도 1일 유럽에서 러시아 관영 러시아타임스(RT)와 스푸트니크통신에 연결된 채널은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IOC 집행위원회는 푸틴과 러시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올림픽 훈장을 철회했다. 또 국제스포츠연맹 등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및 관료를 국제 경기에 초대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11월 카타르 월드컵 등 모든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 및 구단을 무기한 추방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도 2013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 9단’을 철회했다.○ 中에서도 “불의한 전쟁” 러시아의 우방이자 사회 통제가 강한 중국에서도 반전 여론이 꿈틀댔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 중국인 남성이 베이징 러시아문화원 출입문에 붉은 스프레이로 러시아어 욕설을 적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중앙통신사는 어느 도시인지 밝히지 않은 채 “번화가에서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지지 팻말을 들고 있다가 공안(경찰)에게 빼앗겼다”고 전했다. 쑨장(孫江)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 등 중국인 역사학자 5명은 같은 날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에 이번 전쟁을 ‘불의한 전쟁’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올렸지만 두 시간 만에 삭제됐다. 한국에서도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1일까지 사흘 연속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서울시는 남산서울타워에 이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도서관, 양화대교에도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노란색 조명을 밝혔다. 러시아에 있는 외국 기업은 철수를 시작했다.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대형 에너지 기업이 철수를 선언했고, 볼보와 제너럴모터스(GM)는 러시아에 자동차 수출을 중단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당시 주요 백악관 기밀문서를 사저인 남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8일 보도했다. 법에 따라 퇴임 전인 지난해 1월 이 문서들을 미 국립기록관리청으로 이관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가져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록관리청은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상자 15개 분량의 백악관 기록물을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했다. 그 안에 국가안보 기밀로 표시된 문서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 미 연방법 등을 위반한 것이어서 법무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빼돌린 물품에는 그가 집권 중 각국 정상에게 받은 기념품, 선물, 편지 등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 남겼던 편지, 일명 ‘러브레터’로 불리는 김 위원장의 친서도 포함됐다. CNN 등에 따르면 매기 하버먼 NYT 기자는 10월 발간할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저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자신이 퇴임 후에도 김 위원장과 접촉을 유지하는 유일한 외국 지도자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줄곧 비판받아 왔다. 10일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집권 시절 중요 문서를 수시로 찢어 백악관 내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폭로했다. 그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회에 난입한 사태에 관한 각종 문서와 통신 기록물 역시 상당수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심각한 연방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카자흐스탄 전 독재자의 딸이 스위스 고성(古城)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추진하자 스위스 문화재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국영방송 RTS 등에 따르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82)의 딸 디나라 쿨리바예바(55·사진)는 2020년 스위스 제네바 레만 호숫가에 있는 성 샤토 벨레리브를 1억600만 스위스프랑(약 1376억 원)에 사들였다. 1666년 지은 샤토 벨레리브는 주변의 산맥, 호수 등과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자랑하며 ‘제네바의 보석’으로 불린다. 쿨리바예바는 이 성으로 이사하기 전 실내 수영장과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수백 년 된 나무 30여 그루를 베어 내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의 주요 뼈대와 지붕도 손볼 계획이다. 유서 깊은 성이 훼손될 상황에 놓이자 제네바 당국은 우려를 밝히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RTS는 “당국이 이 역사적인 건물을 ‘보호가 필요한 문화유적’으로 새롭게 분류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인 나자르바예프는 1990년 집권해 2019년 퇴임할 때까지 인권을 탄압하고 부정 선거를 일삼았다. 그는 2019년 3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측근에게 정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쿨리바예바는 자산이 13억 달러(약 1조5542억 원)에 이르는 카자흐스탄 4번째 부호로 알려졌다. 그의 남편 티무르 쿨리바예프(56) 또한 석유 재벌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세계는 전쟁을 일으키는 데 챔피언이 됐다. 이는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1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를 놓고 국제사회를 비판했다. 이날 교황은 바티칸 교황청에서 동방교회성(省) 총회 참석자들을 만나 “동유럽에 여전히 위협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마치 전쟁을 통해 평화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이는 지극히 모순적인 행동”이라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외교적 해법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위기를 해소하려고 시도하지만 뚜렷한 돌파구는 찾지 못하고 있다. 교황은 “인류가 과학과 사상 등에서 진보를 자부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일에는 뒤로 물러서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많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평화 호소는 무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류가 전쟁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비극”이라고도 했다. 교황청 관영 바티칸뉴스는 이날 교황 발언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우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교황은 6일 이탈리아 TV 토크쇼에 출연해서 “전쟁은 항상 파멸”이라고 경고했고, 9일 수요 일반알현에서도 “전쟁은 무모한 짓”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당시 주요 백악관 기밀문서를 사저인 남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8일 보도했다. 법에 따라 퇴임 전인 지난해 1월 이 문서들을 미 국립기록관리청으로 이관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가져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록관리청은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상자 15개 분량의 백악관 기록물을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했다. 그 안에 국가안보 기밀로 표시된 문서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가 대통령 기록물법, 미 연방법 등을 위반한 것이어서 법무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빼돌린 물품에는 그가 집권 중 각국 정상에게 받은 기념품, 선물, 편지 등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 남겼던 편지, 일명 ‘러브레터’로 불리는 김 위원장의 친서도 포함됐다. CNN 등에 따르면 매기 하버먼 NYT 기자는 10월 발간할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저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자신이 퇴임 후에도 김 위원장과 접촉을 유지하는 유일한 외국 지도자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줄곧 비판받아 왔다. 10일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집권 시절 중요 문서를 수시로 찢어 백악관 내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폭로했다. 그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회에 난입한 사태에 관한 각종 문서와 통신 기록물 역시 상당수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심각한 연방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수립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17일(현지 시간)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일대 9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공격했다고 보고받았다. 끔찍한 도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은 “반군이 먼저 공격했으며, 우리는 대응 사격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반군 세력 간 분쟁이 이어져온 돈바스는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무력 충돌 자작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목한 곳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미국과 동맹들이 우리 안보를 보장할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할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리아노보스티, 타스통신은 이날 일제히 “우크라이나군이 17일 오전 4시 반부터 2시간 동안 박격포와 수류탄, 유탄발사기, 중기관총 등으로 LPR, DPR 내 마을 9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들은 돈바스 지역 휴전협정을 이행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에 파견된 친러 반군 세력의 주장을 인용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반군 세력의 성명과 러시아 보도가 나온 직후 선제공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친러 반군이) 122mm 중포 32발을 발사해 아이들과 교사가 있던 유치원 건물이 파손되고 직원 3명이 부상했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빌미로 만들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돈바스에서 친러파에 대한 ‘집단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의 철군 주장은 거짓(false)이며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 7000명이 증강됐다”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의 철군 주장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진위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임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기존 15만 명에서 오히려 7000명 늘었다”며 러시아의 철군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철군 계획을 직접 재확인했고, 국방부는 추가 철군 영상을 증거로 공개했다. 미 CNN은 최근 위성사진을 근거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6km 근방에 침공 목적의 전술 교량을 건설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16일 전했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가 다리, 야전병원 등 군 지원 시설을 계속 짓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긴장 완화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더 가까이 접근 중이고 전쟁 부상자 발생에 대비해 혈액을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 또한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의 우크라이나 대치 상황을 수개월 이상 더 끌고 가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도 했다. 17일 러시아 국방부는 크림반도가 위치한 서부 군관구의 지상훈련에 투입된 전차부대가 전술 연습을 마치고 열차를 통해 원주둔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전날에 이은 추가 철군 발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몇 주에 걸쳐 모인 부대를 하루 만에 공중에서 집어 데려갈 수는 없다. 철군은 장기간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철군을 믿지 않는 이유가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원색적으로 조롱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도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이 올해 러시아의 침공 일정을 공개해 주길 바란다. 휴가 계획을 짜고 싶다”며 서구 언론을 비아냥댔다. 미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와의 합동 군사훈련 마지막 날인 20일을 기점으로 다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 회원국의 전력 증강에 착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후 “유럽 남동부, 중부, 동부에 나토 전투단을 신규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트럭 시위대’를 향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1988년 제정된 비상사태법에 의해 실제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34년 만에 처음이다. 트뤼도 총리는 14일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위험한 불법 행동을 방치할 수 없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원된 트럭을 모두 견인하고, 시위대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며, 온라인 자금 모금을 통해 시위대를 지원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도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겠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가 ‘칼’을 빼 든 이유는 시위로 인한 사회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교량이자 양국 교역의 30%를 담당하는 ‘앰배서더 다리’는 트럭 시위대의 점령으로 7일부터 13일까지 마비됐다. 이로 인해 디트로이트가 본거지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업체 또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가동이 중단됐다. 캐나다 재무부는 시위로 인한 각종 손실이 하루 3억9000만 달러(약 468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유의 호송대’를 자처하는 트럭 시위대는 정부의 백신 의무화 조치가 기본권과 시민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상사태 선포가 시위대를 자극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사회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비상사태법의 전신은 전시(戰時)특별법이다. 제1, 2차 세계대전 때와 1970년 퀘벡의 분리주의 단체가 무장 봉기를 일으켰을 때 등 과거 세 차례 발동됐다. 1970년 당시 총리는 트뤼도 총리의 부친인 고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였다. AP통신은 부자(父子) 총리가 모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록도 남겼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트럭 시위대’를 향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1988년 제정된 비상사태법에 의해 실제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34년 만에 처음이다. 트뤼도 총리는 14일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위험한 불법 행동을 방치할 수 없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원된 트럭을 모두 견인하고, 시위대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며, 온라인 자금 모금을 통해 시위대를 지원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도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겠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가 ‘칼’을 빼 든 이유는 시위로 인한 사회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교량이자 양국 교역의 30%를 담당하는 ‘앰배서더 다리’는 트럭 시위대의 점령으로 7일부터 13일까지 마비됐다. 이로 인해 디트로이트가 본거지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업체 또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가동이 중단됐다. 캐나다 재무부는 시위로 인한 각종 손실이 하루 3억9000만 달러(약 468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유의 호송대’를 자처하는 트럭 시위대는 정부의 백신 의무화 조치가 기본권과 시민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상사태 선포가 시위대를 자극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사회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비상사태법의 전신은 전시(戰時)특별법이다. 제1, 2차 세계대전 때와 1970년 퀘벡의 분리주의 단체가 무장 봉기를 일으켰을 때 등 과거 세 차례 발동됐다. 1970년 당시 총리는 트뤼도 총리의 부친인 고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였다. AP통신은 부자(父子) 총리가 모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록도 남겼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가 한국 대선에 대해 “한국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역겹다(most distasteful)”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추문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혹평한 데 이어 영국의 유력지도 여야 대선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을 꼬집은 것이다. 선데이타임스는 “한국은 케이팝,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게임’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문화 수출국이지만 지금 서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추잡한 면모(seedy side)를 보여주는 쇼가 벌어지고 있다”며 “바로 2022년 대선 캠페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비(非)호감(unlikeable) 후보들의 선거’에 후보 부인들도 끌려들어갔다”고도 했다. 이 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및 ‘과잉 의전’ 논란, ‘언론인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발언 논란 등을 소개하며 “후보들 본인뿐만 아니라 아내들도 최근의 논란에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국내외 사안에 대한 토론 대신 부패와 부정, 샤머니즘,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속임수가 선거를 집어삼켰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임타임스가 13일(현지 시간) 한국 대선에 대해 “한국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역겹다(most distasteful)”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추문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혹평한 데 이어 영국의 유력지도 여야 대선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을 꼬집은 것이다. 선데이타임스는 “한국은 케이팝,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게임’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문화 수출국이지만 지금 서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추잡한 면모(seedy side)를 보여주는 쇼가 벌어지고 있다”며 “바로 2022년 대선 캠페인이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비(非)호감(unlikeable) 후보들의 선거’에 후보 부인들도 끌려들어갔다”고도 했다. 이 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및 ‘과잉 의전’ 논란, ‘언론인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발언 논란 등을 소개하며 “후보들 본인뿐만 아니라 아내들도 최근의 논란에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국내외 사안에 대한 토론 대신 부패와 부정, 샤머니즘,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속임수가 선거를 집어삼켰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푸틴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로 규정하고 유럽 내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 유럽정상들, 전쟁 막기 위해 최후 총력전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64)는 14~15일 우크라이나 키에프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연달아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미국이 “16일 러시아 침공이 우력하다”고 주장한 가운데 ‘최후 중재’에 나서는 셈이다. 독일 정부는 13일 “러시아에서는 군사 충돌 완화를 위한 외교적 방안, 우크라이나에서는 무기 공급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이동식 대공 미사일, 전함, 방공시스템을 공급을 요청했다. 독일은 “살상무기는 줄 수 없다”고 버텨왔다. 하지만 전쟁 위기감 고조에 살상무기 공급까지 14일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게 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가 중요한 시점에 접어들었다”며 이번 주 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발트3국 정상들과 전쟁 방지를 위한 추가회담을 가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하자 그간의 중립 노선에도 불구하고 ‘나토 가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인접국들은 16일 침공 가능성에 비상이 걸렸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은 연합훈련을 위해 벨라루스에 대규모 파견한 러시아군이 영구 주도 가능성이 있다며 나토에 병력 증원을 요청했다. 현재 벨라루스에는 3만 명가량의 러시아 병력과 대규모 전투기, 미사일 포대 등이 배치돼있다. 특히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해 9월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 로드맵을 발표하고, 국가 통합을 진행 중이다. 전쟁 발발 시 대규모 난민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마리우스 카민스키 내무장관은 1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난민 유입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시 폴란드 동부 치에하누프의 크쥐시토프 코신스키 시에 임시 난민 수용소가 마련될 전망이다. ● 러시아 잠수함 터키 지나 흑해 진입 외교적 합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에도 러시아 군의 침공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 터키 언론들은 러시아 해군의 디젤전기추진식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호가 13일 터키의 내륙 인근 마르마라해를 지나 발칸반도 밑에 있는 흑해를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침공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도 제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만 명의 러시아 군이 벨라루스, 러시아 서부와 크림반도, 흑해 등 3개 방면에서 우크라이나는 포위 중”이라며 일정 지역을 신속히 점령할 수 있는 대대전술단(BTG) 80개 이상, 제공권을 장악할 수호이(Su)-35 전투기 등이 각각의 침공을 위해 준비태세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 침공 시 수도 키예프 일대를 신속히 점령하거나,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교전 중인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의 남부 해안선을 장악해 동남부 거점 도시 마리우폴를 장악한 후 크림반도와 연계한 러시아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러시아 군이 주요 도시에서 친러 세력을 쿠데타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 정부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등 일부 지역을 1차 공격한 후 러시아 첩보 기관 연방보안국(FSB)이 2차로 우크라이나 주요도시에 쿠데타를 일으켜 친러시아 지도부를 설치하는 2단계 전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13일 언론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탱크 엔진을 끄고 우리도 다들 집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서방 진영의 일각에서는 ‘뮌헨 협정’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뮌헨 협정은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이 모여 체코 내 독일인 거주 지역인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체코 국경을 보장한다는 협정이다. 그러나 다음해 히틀러는 이 협정을 무시하고 체코를 병합했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14일 현재 39개국 정부가 자국민과 외교관, 대사관 직원들을 탈출시키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노보예브레먀는 전했다. 미국, 영국, 카나다 등은 남은 외교관들을 수도 키예프에서 육로 탈출이 가능한 서부 도시 리비우로 이동시키고 있다. 일본 NHK도 “일본 외무성이 13일 밤 극소수를 제외하고 현지 일본 대사관 직원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주가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러, 점령지 치안 통제 헌병까지 배치”현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미루어 볼 때 단순한 ‘위협용’이 아니라 실제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다. 국제안보전문 칼럼니스트 세바스찬 로블린은 13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에 기고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12가지 이유’에서 러시아군 총 병력의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 주변에 배치됐고, 이달부터 이 병력들이 점점 우크라이나 국경과 점점 가까운 곳으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 포병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발사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공수부대와 공군도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보여주기용’이라면 무기만 배치했을 테지만 후방 지원을 위한 의료, 물자 지원까지 이뤄진 점, 전쟁 뒤 점령지의 치안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위군(헌병) 30만 명도 동원된 점은 전쟁이 실제 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을 보여주는 징표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러시아의 협상이 잇달아 결렬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 대사관이 철수하고 있다는 점도 전쟁 징후로 꼽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총을 쏘기 시작하면 (3차) 세계대전”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미국 시민은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도 11일 우크라이나 내 교민에 대한 긴급 철수를 선포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 즉각 철수를 권고했다. 한미일이 잇따라 자국민 철수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교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NBC뉴스 인터뷰에서 “상황이 급격히 통제불능으로 흐를 수 있다(Things could go crazy quickly)”며 미-러가 발포하기 시작하면 이전에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경고 중 가장 수위가 높다. 우리 외교부도 1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4단계)인 여행 금지 지역으로 긴급 발령했다. 외교부는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도 가용한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제3국 또는 우리나라로 긴급 철수해 달라”고 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우크라이나의 위험 정보를 최고 수준인 ‘레벨4’(대피 권고)로 격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