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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스터디카페 브랜드를 창업한 강모 씨(3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북적이는 학원 대신 인터넷강의를 들을 수 있는 스터디카페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이 회사의 가치는 2019년 말 36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00억 원으로 뛰었고, 강 씨가 보유한 금융자산도 수십억 원대로 불었다. 최근 강 씨처럼 스타트업과 벤처 사업 등을 통해 수십억 원의 자산을 축적한 30, 40대 ‘뉴리치(신흥 부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동아일보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30억 원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30, 40대는 929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501명)에 비해 2년 새 2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이들이 증권사 계좌에 보유한 평균 자산은 222억5000만 원이었다. 이재경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본부 전무는 “최근 기업공개(IPO)가 늘고 사업 매각이 활발해지면서 뉴리치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뉴리치가 보유한 자산이 올드리치보다 2배 빠르게 성장해 2030년 전체 부유층 자산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뉴리치의 투자 성향은 기존 고액 자산가보다 공격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0, 40대 뉴리치는 증권사 자산의 90%를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특히 코스닥 종목 비중이 31%로 전체 고액 자산가(24%)보다 높았다. 뉴리치가 많이 보유한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코스닥 종목인 위메이드(2위)와 엘엔에프(5위)가 포함됐고 한국장외거래시장(K-OTC) 종목인 엘티삼보(4위)도 이름을 올렸다. 해외 주식으로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2위), 아프리카 스타트업인 주미아 테크놀로지(4위) 등이 눈에 띄었다. 증권사들은 뉴리치를 전담하는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제2의 김범수(카카오 의장)’를 찾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뉴리치 공략을 위해 지난달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본사 연금 부문을 이전해 제2의 본사를 세웠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뉴리치 전담 영업조직인 ‘더 SNI 센터(The SNI 센터)’를 열었다. NH투자증권은 PB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하고 뉴리치가 보유한 신생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 진단 컨설팅을 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해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전쟁 발발 시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5% 급등한 배럴당 95.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도 2.2% 오른 96.48달러로 마감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5일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고 미국의 제재 등으로 러시아산 석유,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값 상승에 수입물가도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물가지수는 132.27로 전달 대비 4.1%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수 자체는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0.1% 급등했다. 15일 코스피는 1.03% 하락한 2,676.54에 마감해 9거래일 만에 2,700 선이 붕괴됐다.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2.27로 전달에 비해 4.1%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1월, 12월 연속 하락하다가 3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수 자체로는 2012년 10월(133,69)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30.1%로 지난해 12월(29.6%)보다 커졌다. 품목별로는 원재료가 전달 대비 8.2% 올랐다. 특히 원유가 15.0%, 광산품이 9.0% 뛰었다. 중간재도 석탄 및 석유제품(5.9%), 제1차 금속제품(4.3%) 등을 중심으로 2.7%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2.0%, 0.7% 올랐다. 수입물가가 치솟은 건 지난달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한국이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지난달 평균가격은 배럴당 83.47원으로 한 달 전(73.21원)에 비해 14.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6.0% 올랐다. 이 같은 오름세는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WTI는 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에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계속되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움직임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겨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6.01로 전달 대비 1.4% 올라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과 공산품이 각각 1.6%, 1.4% 올랐다. 반면 반도체 수출가격은 전월보다 5.9%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비대면 수요 감소와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수급 차질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2% 안팎 추락하며 파랗게 질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7%(43.23포인트) 하락한 2,704.4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 이상 급락한 2,688.24까지 떨어지며 2,70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189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7억 원, 961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기술·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도 2.81% 급락한 852.7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자국민 대피 절차를 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23%), 홍콩 H지수(―1.86%), 대만 자취안지수(―1.71%)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2% 안팎 급락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도미노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아시아 증시가 ‘블랙 먼데이’에 빠졌다”고 말했다.치솟는 유가, 100달러 넘을 듯… ‘스태그플레이션 방아쇠’ 우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6% 치솟은 배럴당 93.10달러로 마감해 7년 반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영국 런던시장에서 4월물 브렌트유도 4.0% 급등해 95.05달러로 마감했다.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올 1분기(1∼3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천연가스 거래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어서 국제 곡물가격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지난주에만 5.3% 뛰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에너지,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발 국제유가 급등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 가중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3월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2% 안팎 추락하며 파랗게 질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7%(43.23포인트) 하락한 2,704.4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 이상 급락한 2,688.24까지 떨어지며 2,70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189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7억 원, 961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기술·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도 2.81% 급락한 852.7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자국민 대피 절차를 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23%), 홍콩 H지수(―1.86%), 대만 자취안지수(―1.71%)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2% 안팎 급락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도미노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아시아 증시가 ‘블랙 먼데이’에 빠졌다”고 말했다.치솟는 유가, 100달러 넘을듯…‘스태그플레이션 트리거’ 우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6% 치솟은 배럴당 93.10달러로 마감해 7년 반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영국 런던시장에서 4월물 브렌트유도 4.0% 급등해 95.05달러로 마감했다.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올 1분기(1~3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천연가스 거래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어서 국제 곡물가격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지난주에만 5.3% 뛰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에너지,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발 국제유가 급등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 가중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기간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3월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戰雲)이 짙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 대비 3.58% 오른 93.10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상승, 글로벌 병목 현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전년 대비 3% 이상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돈 것은 중동 민주화 시위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1년(4.0%)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2%로 전망했지만 지난달 2%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24일 발표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3%대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 병목에 따른 미국 등의 가파른 물가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어 물가 상승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물가 쇼크’ 인정한 통화당국한은은 13일 발표한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5%, 1.8%였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농수산물, 석유류 등을 제외한 품목 중 전년 동월 대비 2% 이상 오른 품목 수가 지난해 1월 67개에서 올해 1월 150개로 늘었다. 특히 외식 품목과 가구, 자동차 등 내구재의 가격 상승세가 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 확산세가 물가 급등기로 분류하는 2008년과 2011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주시하는 정부, 대응책 마땅찮아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봤던 것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상당히 넓음을 확인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2%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4일 내놓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물가 전망치를 재차 올려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3%대 초반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5% 오르며 40년 만에 최대 폭의 상승을 나타낸 미국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8%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700원에 육박하고 있다. 4주 연속 상승세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무색하게 값이 올랐다. 금리 인상 본격화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고 수준이 연 6%에 근접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물가 불안에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없는 상황이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지금 물가 관리 중”이라며 “매일 아침 열리는 참모회의에서 내가 경제수석을 부르는 말이 있는데, ‘계란수석’이 그것이다. 그만큼 관련 물가가 대통령 앞에서 많이 보고되고 지시가 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물가 상승 국면에서 계란 등 개별 품목 가격 관리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어 효과를 장담하기는 미지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대출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줄었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신용거래융자는 5개월 새 4조 원 넘게 빠졌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 원)에 이어 감소세가 계속된 것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기타 대출이 한 달 새 2조6000억 원 줄었다. 감소 폭이 지난해 12월(―2조2000억 원)보다 확대됐으며 2009년 1월(―3조2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81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2000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달(2조 원)과 비슷했다.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000억 원 감소해 전체 가계대출은 7000억 원 줄었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빚투에 나서는 투자자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시장의 빚투 움직임은 크게 위축됐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 목적으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일 현재 21조4706억 원이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 13일(25조6540억 원)과 비교하면 16% 넘게 줄었다. 미국발 긴축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증시를 이탈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467억 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3월(18조4953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7조2930억 원)과 비교하면 26% 넘게 급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대출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줄었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신용거래융자는 5개월 새 4조 원 넘게 빠졌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 원)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한 달 새 2조6000억 원 줄었다. 감소 폭이 지난해 12월(―2조2000억 원)보다 확대됐으며 2009년 1월(―3조2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81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2000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달(2조 원)과 비슷했다.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000억 원 감소해 전체 가계대출은 7000억 원 줄었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빚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시장의 빚투 움직임은 크게 위축됐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 목적으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일 현재 21조4706억 원이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 13일(25조6540억 원)과 비교하면 16% 넘게 줄었다. 미국발 긴축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증시를 이탈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467억 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3월(18조4953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7조2930억 원)과 비교하면 26% 넘게 급감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883억 달러(약 105조6000억 원) 흑자를 내며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다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빠르게 늘면서 한국은행 전망치는 달성하지 못했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83억 달러로 전년(759억 달러)에 비해 16.3%(124억 달러) 늘었다. 2015년(1051억2000만 달러), 2016년(979억2000만 달러)에 이어 흑자 규모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하지만 한은이 당초 전망한 흑자 규모(920억 달러)보다는 적었다. 상품수지 흑자가 762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4억 달러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연간 수출(6500억10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25.5%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5738억1000만 달러)이 31.2% 급증하며 수출 증가율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만 보면 경상수지는 60억6000만 달러 흑자로 2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원자재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올해 흑자 규모 역시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이 경제 기사에 나타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지수로 산출한 ‘뉴스심리지수’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기업의 체감 심리가 나빠진 것이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수치가 반영된 2월 뉴스심리지수(NSI·News Sentiment Index)는 98.7로 2020년 9월(99.05) 이후 처음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졌다. 한은이 개발한 NSI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50여 개 언론사가 포털에 올린 경제기사에서 하루 평균 1만 개의 문장을 뽑아내 긍정, 부정, 중립으로 분류하고 지수화한 심리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한은은 이 지수를 일별, 월별로 작성해 매주 화요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공개하기로 했다. 주요 경제지표와 상관관계가 높은 데다 경제주체의 심리 변화를 더 빨리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청와대가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을 위한 인선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종 후보군을 추린 뒤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3월 대선 이후 당선인과 협의를 거쳐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청와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가 3월 31일 만료됨에 따라 청와대 인사수석실은 차기 총재 후보 추천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수석실이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들을 검토하고 있다. 지명 방침과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후보 추천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 총재는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어 청와대는 2018년 4월 연임한 이 총재의 후임을 찾아야 한다. 한은 총재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통상 20배수의 인재풀을 추천하면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군 4, 5명을 추린 뒤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거친다. 대통령이 최종 후보군 가운데 1명을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은 3월 초까지 후보 지명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 3월 3일, 문 대통령도 2018년 3월 2일 이 총재를 지명했다. 인선이 늦어질 경우 세계 각국의 긴축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등에 대비해야 하는 통화당국 수장의 공백이 우려된다. 하지만 차기 총재 후보를 대선 전에 지명할 경우 알박기 인사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은의 독립성을 감안하면 지명 시기를 정치적으로 따질 필요는 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는 최대한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대선 이후 당선인과 협의를 통해 지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종 후보군도 중립적인 한은 내외부 인사를 비롯해 여야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물망에 오른 차기 총재 후보군은 이승헌 한은 부총재,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등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해당 결정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명환 신라젠 주주연합 대표는 4일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거래소 기업시장심사위원회 회의 진행사항 및 관련 내용 등이 해당 결정을 공표하기 전에 유출됐다는 의심이 든다”며 “회의록 등 이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 자료들을 증거로 보전해달라”는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주주연합 측은 신청서에서 “지난달 18일 오후 6시경 상장폐지 결정을 공표하기 전인 오후 2시 경부터 신라젠의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엠투엔의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며 “당시 외부에서 신라젠의 상장 폐지를 속단하기 어려웠는데도 공표가 있기 4시간 전부터 엠투엔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관련 정보 유출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YK의 조인선 변호사는 “결정 당시 이미 재무적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대주주를 유치하고 투자를 진행하기로 해 재무적 건전성 문제가 해소된 상황이었다”며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의 불투명한 의결과정과 구체적인 사유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독립된 의사결정기구다. 거래소가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사전에 미리 확인하거나 결정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은 심의 결과를 예상한 정보가 신라젠 내부에서 유출돼 시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암치료제 개발업체인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2020년 5월 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총 17만4000여 명(지분율 92.6%)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이달 18일까지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 5곳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는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1년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가운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이 1조 원을 넘어선 곳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이다. 2020년만 해도 영업 이익 ‘1조 원 클럽’에 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0% 늘어난 1조4858억 원으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NH투자증권은 67.2% 증가한 1조3167억 원, 삼성증권은 93.4% 급증한 1조3111억 원을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였다. 여기에다 실적 발표를 앞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1조 원 클럽 달성이 확정적이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637억 원으로 이미 1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도 9608억 원으로 1조 원 달성이 유력하다. 미래에셋, 삼성증권 등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올해는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줄고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해 증권사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팬데믹 이후 금융시장을 떠받쳐온 ‘유동성 파티’가 막을 내리면서 시중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易)머니 무브’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 용도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일 기준 21조3385억 원으로 지난해 말(23조886억 원)보다 1조7501억 원 감소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9월 13일(25조6540억 원)과 비교하면 4조 원 넘게 줄었다. 반면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대기성 자금 성격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3일 현재 160조5115억 원으로 지난해 말(135조5148억 원)보다 25조 원 가까이 늘었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69조6784억 원으로 두 달 새 4조 원 넘게 불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기성 자금에 돈을 묻어두고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666조7769억 원으로 한 달 새 11조8410억 원 늘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매년 내던 100억 원의 출연금을 올해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 예산 분담을 둘러싼 한은과 금융당국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출연금 부담을 민간 금융사들이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감원에 대한 100억 원의 출연금을 올해부터 내지 않기로 의결했다. 한은은 금감원이 출범한 1999년부터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일정 규모의 예산을 출연해왔다. 금감원의 정착과 업무 협력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2006년부터 한은 출연금은 100억 원으로 굳어졌다. 이번 중단 결정에 대해 한은은 출연금 지원 명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설립 초기와 달리 금융사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으로 금감원 운영이 충분히 가능한 만큼 한은이 출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발권력으로 출연한 돈은 국민 세금”이라며 “세금이 감독기관의 수지 보전에 활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한은의 출연금 부담이 계속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입장문을 통해 “갑자기 한은이 출연을 중단하면 금융사 부담이 증가한다”며 “한은과 감독당국의 공동 검사, 정보 공유 등에 대해 경비를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한은이 출연을 중단하면 금융회사 490여 곳이 100억 원을 추가로 내야 해 각 사의 감독분담금이 평균 2024만 원(3.8%)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등 대형 금융사는 5억 원대의 추가 부담금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사가 내는 감독분담금도 과도하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민간의 부담을 더 늘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을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은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출연금 중단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은이 금감원에 대한 예산권을 가진 금융위를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과 금감원이 추가 협의를 통해 출연금 갈등을 해소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한은은 2010년에도 한은법 개정을 두고 금감원과 갈등을 빚던 중 출연금 중단을 통보했다가 협의 끝에 출연을 재개한 바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일 휘청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1월에만 코스피가 10% 이상 급락해 시가총액 109조 원이 증발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주가와 채권, 원화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도 계속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사이 미국 뉴욕 증시는 다행히 3거래일 연속 올랐다. 나스닥 상승률은 7.4%에 이른다. 하지만 증시를 떠나야 할지, 금리 인상기에 어떤 종목으로 갈아타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V자 반등 기대하기 어려워”2일 본보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스피는 올 상반기(1∼6월) 대체로 2,600∼2,950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피가 올해 3,000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 센터장은 2명에 그쳤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상황에서 시장은 세계 경제가 금리 인상을 버텨낼 체력이 되느냐에 의구심을 갖고있다”며 코스피 하단을 2,500대 후반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올 들어 세계 증시의 시총은 7%가량 사라졌다. 이 중 국내 증시 시총은 10.8% 감소해 세계 47개국 증시 가운데 5번째로 하락률이 높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겹겹 악재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줄면서 국내 증시의 충격이 더 크다”며 “추세적인 반등은 2분기(4∼6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향후 금융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연준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완화 여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일제히 꼽았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개선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4, 5회로 관측했다. 특히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선제적으로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연내에 1, 2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 “기술주 올인 시대 끝나”전문가들은 2월 한 달간은 주식 비중을 낮추고 투자금의 20∼30%는 현금으로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동학개미’들이 그동안 많이 투자했던 빅테크 등 기술주에 편중하지 말고 목표 수익률을 낮추라는 조언도 많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에 바닥을 다질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며 “3월 이후 정유, 보험, 2차전지, 자동차 등 관련 종목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대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실적이 좋은 종목과 금리 인상기에 유리한 금융주를 눈여겨보되 안전하게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고배당 종목도 찾아서 투자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기술주나 성장주의 옥석 가리기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석모 센터장은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같은 빅테크는 여전히 실적이 좋은 만큼 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라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600대로 떨어진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반도체, 정보기술(IT) 종목에 분산투자하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도 유망하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보에 추락하던 국내 증시가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와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세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2,600 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87% 오른 2,663.3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78% 오른 872.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1월 한 달간 10.56%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 실적의 불확실성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변동성이 커지자 상장을 철회한 기업도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공모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이 출렁이자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과도한 불안심리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1조7000억 원 넘게 판 데 이어 이날도 70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이탈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205.5원에 마감했다. 2020년 7월 16일(1205.6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3% 안팎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여건이 된다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올해 4, 5차례 인상하거나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의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에 27일 코스피는 3.50%(94.75포인트) 급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코스피 2,700 선이 붕괴된 건 2020년 12월 3일(2,696.2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1조7000억 원 넘게 ‘패닉 셀링’(공황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일본(―3.11%) 홍콩(―2.76%) 중국(―1.7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추락했다. 한국 등 세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미국으로의 ‘유턴’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27일 아시아 증시가 긴축 발작을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각국 증시를 지탱해온 글로벌 자금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으로 쏠릴 것이라는 ‘엑소더스(대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이 하루 새 1조7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속도를 높였다. 이 여파로 코스피가 3.5% 폭락하고 원화와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이어졌다.○ 파월 “금융보다 실물경제”26일(현지 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하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정하다”며 이례적으로 인상 시점을 시사했다. 또 “가격 상승은 더 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로 번졌고 임금도 빠르게 올랐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유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서도 “실물경제가 중요하다”며 “(연준은) 한두 개 특정 시장을 보는 게 아니다. 우리의 관심은 물가 안정, 고용”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다소 충격을 받아도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특히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과거 금리 인상 시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지금까지 중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엿새간 3조 원 넘게 팔아미국의 강한 긴축 신호에 외국인 자금은 빠르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은 20일부터 줄곧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27일에도 1조7056억 원을 팔아 6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은 3조3124억 원에 이른다. 이 여파로 27일 코스피는 3.50% 급락한 2,614.49에 마감해 1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 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24일 2,800이 붕괴된 코스피는 사흘 만에 2,700마저 무너져 올 들어 12% 넘게 급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왔던 2020년 3월(―11.7%), 미중 무역갈등이 심했던 2018년 10월(―13.4%)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빠른 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공백, 설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 등이 겹쳤다”고 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고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7월 20일(1203.2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217%로 마감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불확실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악화될 수 있어 단기간 증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3% 안팎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여건이 된다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올해 4, 5차례 인상하거나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의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에 27일 코스피는 3.50%(94.75포인트) 급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코스피 2,700이 붕괴된 건 2020년 12월 3일(2,696.2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1조7000억 원 넘게 ‘패닉 셀링’(공황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일본(―3.11%) 홍콩(―2.76%) 중국(―1.7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추락했다. 한국 등 세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미국으로 ‘유턴’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