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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파서 계단을 못 걷겠어요.”, “발가락에 생긴 상처가 잘 낫지 않아요.” 말초혈관 질환으로 인해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말초혈관 질환은 팔, 다리로 가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며 시작된다. 결국 근육에 피가 통하지 않아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조직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점차 증가하는 말초혈관 질환 예방법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박현우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봤다.종아리 아프거나 발에 상처 생기면 의심을 말초혈관 질환의 90%는 다리 혈관에서 생긴다. 주로 걸을 때 종아리나 장딴지가 아프고, 쉬면 좋아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걸을 때 다리에 많은 혈류가 필요한데, 다리 혈관이 좁아져 혈류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외에도 혈류가 좋지 않아 발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고, 다른 원인으로 생긴 상처가 악화하거나 회복이 느려진다. 회복이 느려지고 상처가 점점 커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이거나, 고혈압 당뇨뿐만 아니라 다른 관상동맥질환 또는 뇌동맥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 잘 생긴다. 급성으로 다리 혈관에 혈전이 생겨 막히는 경우도 있다. 이땐 종아리 및 장딴지 등에 급격한 통증을 호소하고 다리가 차갑게 느껴지고, 색깔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빨리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아야 큰 후유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조직이 파괴돼 하지를 절단해야 하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몸 속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을 줄여라말초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은 말초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동맥죽상경화증’이다. 이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과 가장 큰 관련이 있고, 가족력이 있거나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 말초혈관 질환은 ‘발목 상완 지수(ABI) 검사’를 통해 발목과 위팔 혈관의 압력을 비교해 진단한다. 발목 혈관의 압력이 위팔 혈관보다 떨어지면 다리 동맥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분석해 병변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를 받는다. 기본 치료는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이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위험 인자를 조절하는 약물 및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운동 요법은 꾸준히 많이 걷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리가 아플 수 있지만, 꾸준히 걸으면 통증의 주기와 강도가 줄어든다. 약물과 운동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시술 치료를 한다. 시술 부위에 따라 사타구니 위 혈관은 좁은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치료, 무릎 위 혈관은 스텐트 또는 일시적으로 좁은 혈관을 넓히는 풍선 치료, 무릎 밑 혈관은 풍선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무릎 위 혈관의 경우 스텐트 치료 및 약물 용출성 풍선 치료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1년 후 재발율이 약 20%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릎 밑 혈관의 경우는 아직까지 풍선치료만 시행하기 때문에 재발율은 약 90% 이상으로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릎 밑 혈관을 치료하는 이유는 발에 상처가 있는 경우 혈류를 개선시켜 상처 회복을 돕기 위해서다.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예방해라말초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 인자를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험 인자가 있으면서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 중에 다리가 아픈 증상을 느낀다면 말초혈관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발에 상처가 없는지 매일 살펴봐야 한다. 발에 상처가 생겼을 때는 상처가 새까맣게 바뀌거나 호전 속도가 느리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은 관상동맥 질환, 뇌혈관계 질환처럼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의 노화가 원인이다. 동맥경화 질환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처 방법이다. 박 교수는 “동맥경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권하는 것은 ‘걷기 운동’”이라며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자이기 때문에 외상 위험이 있는 거친 운동보다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에 좋은 건강식품을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의사가 처방하는 약을 잘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약 이외에 건강보조식품을 원하면 오메가3를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아산병원이 감염병 전문 독립 건물인 감염관리센터를 열었다. 민간 병원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압병원이다. 감염관리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과 같은 고위험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도 호흡기감염 질환과 해외 유입 감염병 위험 등에 대한 상시 대응 체계를 갖춘 국내 첫 선제적 감염관리 모델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는 연면적 2만2070m²(약 6687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건립됐다. 1층에 감염병 응급실, 2층에 음압격리병동과 외래, 3층에 음압격리중환자실과 음압수술실 및 컴퓨터단층촬영(CT)실 등이 배치돼 있다. 감염병 및 감염병 의심 환자를 응급실과 외래 내원 단계부터 분리하고 검사, 입원, 수술 등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일반 환자와 접촉 없이 이 센터 안에서 모든 진단과 치료 및 회복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센터 내부에는 △음압격리응급실(1인 음압관찰실 29병상, 경증구역 12좌석) △음압격리병동 15병상(음압격리실 12병상, 고도음압격리실 3병상) △음압격리중환자실 13병상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외래(진료실 6개) △음압수술실 1실 △음압일반촬영실 1실 △음압CT촬영실 1실 등이 있다. 검사실과 수술실 병상엔 자외선(UV)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15분 내에 바이러스가 사멸될 수 있도록 했다. 센터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누어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음압격리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라고 해도 같은 층에 있는 다른 환자들과 동선이 완벽히 분리되기 때문에 내부에 입원한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이번 센터 건립의 계기는 코로나19 확산 때문만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센터장은 “2015년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를 경험한 이후에도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고위험 감염병 의심 또는 확진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격리 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2018년 센터 건립을 계획했고,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여름 공사를 시작해 2월 8일 센터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결핵, 홍역, 수두,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질환 환자와 해외 유입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담 치료 시설로 이용된다. 코로나19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이 대규모로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도 효율적으로 감염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입원 환자가 대폭 줄면 운영상 어려움도 예상된다. 김 센터장은 “지금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보험수가가 마련돼 있어서 센터 운영비용이 해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외에도 폐포자충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 감염 등 음압격리병동 입원이 꼭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도 보험수가가 적용돼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면서 감염병센터의 운영에 만성 적자가 나지 않도록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관리체계를 ‘셀프 치료’중심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앞다퉈 약국에서 상비약 세트를 구매하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역시 16일 0시 기준 하루 9만443명에 이르며 급증 추세를 보인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와 함께 재택치료를 할 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참과 거짓(○ X)’ 형태로 확인해 봤다. 1. 요즘엔 코로나19에 걸리면 무조건 집에서 치료한다.(X) 코로나19에 걸리면 보건당국이 환자의 중증도와 상태를 확인해 재택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환자 상태 외에 감염에 취약한 주거환경 역시 고려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환자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에 재택치료를 시행한다. 2. 재택치료자의 주요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걸리면 상기도 감염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바이러스가 폐까지 침투하지 않고, 코나 목에서 증상을 일으키고 끝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얘기다. 보통 3∼5일 동안 인후통과 두통, 몸살, 발열 증상을 보이다가 차츰 좋아진다. 일반적인 코감기, 목감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증상만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3. 치료약은 재택치료자가 스스로 사서 복용해야 한다.(△) 정부는 10일부터 60세 미만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를 ‘일반관리군’으로 지정했다. 이들에게는 더 이상 약이나 체온계, 마스크 등이 들어 있는 재택치료키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단 60세 이상 고령자와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은 여전히 재택치료를 할 때 재택치료키트를 제공받는다. 재택치료키트에는 △인후통약 △종합감기약 △해열제 등이 들어 있다. 해당 약은 증상 완화제이다. 질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 목적의 약은 아니다. 4. 약국서 구매한 코로나19 상비약 세트는 한꺼번에 복용해야 한다.(X) 약국마다 판매하는 약의 구성이 다르겠지만 보통 상비약은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염증치료제, 소화제 등 10개 이상의 다양한 약을 포함하고 있다. 이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안 되고, 본인의 증상에 맞춰 선택 복용해야 한다. 또 약마다 들어 있는 부작용 설명서를 꼭 읽어봐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가장 큰 특징이 목이 상당히 아프다는 것이다. 인후통약, 쉽게 말해 목감기약과 종합감기약은 이런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약을 복용하면서 되도록이면 말을 삼가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인후통과 함께 콧물과 코막힘, 가래, 기침 등의 증상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심할 경우 진해거담제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면 좋다. 항생제는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 5. 약을 먹은 뒤에 열이 안 떨어지더라도 기다려야 한다.(X) 일반적으로 체온 38도 이상으로 발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복용한다. 해열제는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과 부루펜 같은 이부프로펜 계열의 약 중 하나를 복용하며, 약을 복용하고 4시간이 지난 후에도 열이 안 내리면 계열이 다른 약의 교차 복용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 효과가 없으면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또는 이부프로펜→아세트아미노펜 등 다른 종류의 해열제를 먹는 것이다. 어린이는 몸무게에 따라 약의 용량 차이가 있으니 주의하고, 상비약은 약의 유통기한도 잘 살펴봐야 한다. 참고로 아세트아미노펜은 근육통이나 두통 등 통증 경감에도 효과가 있다. 6.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서서히 나아진다.(X) 약을 복용해도 코로나19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중증화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 약 복용 후에도 38도 이상의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이 점점 심해지면 의사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호흡 곤란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측정기가 없다면 8∼10단어로 된 문장 하나를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런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못하고, 중간에 한 번 숨을 쉬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호흡곤란으로 보면 된다. 그런 경우 의료기관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 밖에 의식 저하나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을 느끼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관리체계를 ‘셀프 치료’중심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약국에서 앞다퉈 상비약 세트를 구매하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역시 16일 0시 기준 하루 9만443명에 이르며 급증 추세를 보인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와 함께 재택치료를 할 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 X’ 형식으로 알아봤다. 1. 요즘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치료는 무조건 집에서 한다. (X) 코로나19에 걸리면 보건당국이 환자의 중증도와 상태를 확인해 재택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환자 상태 외에도 감염에 취약한 주거환경 역시 고려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환자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재택치료를 시행한다. 2. 재택치료자 주요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걸리면 상기도 감염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바이러스가 폐까지 침투하지 않고, 코나 목에서 증상을 일으키고 끝나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3~5일 동안 인후통과 두통, 몸살, 발열 증상을 보이다가 차츰 좋아진다. 일반적인 코감기, 목감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증상만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3. 치료약은 재택치료자가 알아서 구매해서 복용해야 한다. (△) 정부는 10일부터 60세 미만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를 ‘일반관리군’으로 지정했다. 이제 더 이상 약이나 체온계, 마스크 등이 들어 있는 재택치료키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단 60세 이상 고령자,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은 재택치료를 할 때 재택치료 키트를 제공받는다. 재택치료키트의 복용 약은 △인후통약 △종합감기약 △해열제가 주 처방으로 내려진다. 해당 약은 증상 완화제이며 질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항바이러스제 같은 치료에 목적을 둔 약은 아니다. 4. 약국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상비약 세트는 한 번에 복용해야 한다. (X) 약국마다 판매하는 약의 구성이 다르겠지만 보통 상비약은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염증치료제, 소화제 등 10개 이상의 다양한 약을 포함하고 있다. 이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안 되고, 본인의 증상에 맞춰 선택 복용해야 한다. 또 약마다 들어있는 부작용 설명서를 꼭 읽어봐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가장 큰 특징이 목이 상당히 아프다는 것이다. 인후통약, 쉽게 말해 목감기약과 종합감기약은 이런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약을 복용하는 것과 함께 되도록이면 말을 삼가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인후통과 함께 콧물과 코막힘, 가래, 기침 등의 증상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심할 경우 진해거담제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면 좋다. 항생제는 비대면 진료로 처방 받아 복용할 수 있다. 5. 약을 먹은 뒤에 열이 안 떨어지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X) 일반적으로 체온 38도 이상으로 발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복용한다. 해열제는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과 부루펜 같은 이부프로펜 계열의 약 중 하나를 복용하며, 약을 복용하고 4시간이 지난 후에도 열이 안 내리면 계열이 다른 약의 교차복용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 가령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또는 이부프로펜→아세트아미노펜 등으로 다른 종류의 해열제를 먹는 것이다. 어린이는 몸무게에 따라 약의 용량 차이가 있으니 주의하고, 상비약의 경우 약의 유통기한을 잘 살펴봐야 한다. 참고로 아세트아미노펜은 근육통이나 두통 등 통증 경감에도 효과가 있다. 6.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서서히 나아진다. (X) 약을 복용해도 코로나19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중증화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 약 복용 후에도 38도 이상의 고열이 4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이 점점 심해지면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측정기가 없다면 문장 하나를 읽을 때 끝까지 말하지 못하고, 중간에 한 번 숨을 쉬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호흡곤란으로 보면 된다. 그런 경우 의료기관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 외에 의식 저하나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을 느끼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20년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에는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덴털 마스크조차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때 한 장에 100∼150원짜리 덴털 마스크가 장당 1000원 넘게 판매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마스크가 풍족해져 다양한 색깔의 고급 마스크도 등장했다. 문제는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의 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국민이 사용한 뒤 버리는 마스크 물량을 단순히 산술 계산하면 하루에 최소 25만 t에 이른다. 인구(5000만 명)에 마스크 무게(5g)를 감안한 것이다. 좀 더 상상해보자. 마스크 하나의 두께가 대략 1.6mm다. 5000만 개를 한꺼번에 쌓으면 8만 m에 달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555m) 144개 높이에 이른다. 이를 전 세계 70억 인구에 대입한다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는 버리는 양도 문제이지만 제대로 수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엉뚱하게 버릴 경우 자연적으로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제대로 밀봉하지 않으면 수거하는 청소부의 감염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최근엔 필터 교체형이나 구리 등으로 특수 처리해 3∼6개월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도 나오고 있다. 일회용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 마스크 사용도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디 마스크만 그런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수많은 생활물품이 버려졌다.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에는 환자가 생활치료센터 등에 입소했다가 퇴소하면 환자가 쓰던 매트리스며 이불을 싹 회수한 뒤 밀봉해 버렸다. 환자가 사용하던 모든 물품을 수거해 소각하기도 했다. 아직도 그런 경우가 있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생활치료센터에 일주일 정도 입소한 한 의대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하고 풍족한 생활용품에 놀랐다고 한다. 특히 샴푸, 린스, 보디워시, 연고, 비누, 치약 등은 혼자서 한 달 이상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퇴소하는 날 이 모든 물품이 회수돼 쓰레기봉투에 들어갔다. 심지어 뚜껑도 열지 않은 생활용품에도 예외가 없었다. 아예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환자들에게는 입고 있는 옷이 모두 회수되니 비싼 옷을 입지 말라고 공지하기도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예전엔 의료폐기물로 소각됐지만, 요즘은 소독제를 뿌리고 밀봉한 뒤 일반 생활폐기물로 소각한다. 재소독하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다. 환자들이 사용하던 물건인 만큼 본인이 가져가서 쓰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생활용품을 일회용으로 바꿔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재택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집에서 사용한 것을 전부 회수해 소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고, 이를 소각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재택치료자들에게 지원되는 치료키트도 낭비 요소가 많다. 특히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체온계는 개인이 살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것은 일회용품이 아닌 만큼 재사용이 가능하다. 회수해 다른 재택치료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을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 자가검사키트 역시 마찬가지다. 자가검사키트 중에는 분명히 검체를 떨어뜨렸는데 뿌옇게 되면서 붉은선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아 다시 검사하는 경우가 있다. 상당수는 키트 불량이다. 불량 키트가 나오지 않도록 당국의 검수 조사가 필요하다. 또 어떤 자가진단키트는 1개가 아닌 2개씩 포장돼 있어 어쩔 수 없이 두 개를 사는 경우도 있다. 요즘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만큼 1개 단위 포장 생산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자가검사키트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한 번에 제대로 정확하게 검사하는 게 필요하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상이 생기고 하루 내지 이틀 안에 검사를 해야 한다. 콧속 깊숙한 곳에서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증상이 생긴 후 5일이 지난 후에 진행한 자가검사는 10∼20% 정도에서만 양성이 나와 정확도가 떨어진다.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하루 10만 명 이상 확진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국민들이나 보건당국 모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노력도 기울여야 된다.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쓰레기 역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 새로운 방역 의료체계로의 개편에 나섰다. 환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코로나19 방역 의료 방식도 이번 기회에 한번 점검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진자 중에는 완치된 이후에도 미각 상실, 후각 이상, 무력감, 기억력 감퇴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근손실로 인한 피로, 호흡곤란이나 인지 장애, 정신 착란, 섬망 등 신경학적 증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후유증 가운데 가장 오래가는 것이 폐 손상에 의한 호흡곤란이다. 하지만 의료진의 감염 위험 때문에 격리 단계에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 재활 및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격리 시점부터 체외막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를 장착한 심각한 중증 환자들도 일어서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재활 치료는 국내에서 이 병원만 시행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근감소증 및 뇌병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 위험이 있더라도 중증 상태부터 재활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적 재활이 세계적 추세 국제 학술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3주 이상 투병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61%가 폐가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폐섬유화’가 진행된다. 또 10일 이상 병상에 누워 있으면 근육의 20% 이상이 손실되는데, 이때 팔다리뿐 아니라 호흡과 관련된 횡격막 주변 호흡 근육도 손실돼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완치되더라도 호흡 곤란과 보행 곤란 등의 후유증이 발생한다. 이런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특히 에크모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침대에만 누워 있기 때문에 상태가 더 악화되기 쉬워 적극적인 재활을 진행하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전문 인력과 충분한 장비가 있으면 코로나19 환자의 재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크모 단 환자도 재활 치료 시행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0월 감염내과와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의료진들이 전염력이 있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 치료를 시행했다. 첫 재활 환자는 60대 남성. 그는 인공호흡기 및 에크모까지 착용했다. 혼자 목을 가누지도 못했다. 서 교수는 “환자가 재활 초기 음식을 씹어 넘기지 못하고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사레가 들렸다”며 “인지장애와 섬망도 심해 ‘올해가 몇 년인가요’라는 간단한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태가 심각하지만 3개 과의 의료진이 투입돼 인공호흡기를 떼고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에크모 혈액량을 조절하면서 의료진 5명이 협동해 환자를 일으켜 세워 보조 기구를 이용해 걷는 연습을 시켰다. 이러한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이 환자는 37일 만에 걸어서 퇴원하는 등 빠른 회복을 보였다. 서 교수는 “재활 치료는 환자 1명 대 의료진 다수로 진행되고, 매번 방호복을 착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환자의 예후를 좋게 할 수가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에크모를 착용했던 중증 코로나19 환자 4명을 포함해 총 10여 명이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격리 상태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완치 이후 숨찰 정도로 운동해야 코로나19 완치 이후에도 호흡 훈련과 인지 개선, 근력 향상을 위한 운동이 중요하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은 운동을 하다 숨이 차면 겁이 나서 멈출 때가 많다. 서 교수는 “어느 정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걸을 때 숨이 약간 찰 정도의 보행을 하는 것이 좋다. 아령을 활용한 근력 운동도 필수적이다. 계단 오르기나 옆으로 다리 들기 등 하지 근력 강화 운동도 좋다. 다만 스쾃을 할 때는 벽에 등을 대고 실시하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벽을 마주보고 서서 하는 벽 팔굽혀펴기의 경우 점차 발끝과 벽 사이를 넓혀 가며 저항을 늘려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호흡 근육을 재활하는 훈련도 있다. 양손을 가슴 위와 배 위에 둔 채 코로 숨을 들이마셔 아랫배가 볼록 나오도록 했다가 입을 작게 만들어 숨을 천천히 내쉰다. 서 교수는 “호흡이 1분에 40회 이상 심하게 헐떡일 때는 휴식을 취하고 운동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수영 등 평소에 하던 운동을 할 때는 기존의 80%까지만 하다가 강도를 점차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성장기 아이들 중에는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팔다리가 아프다”고 자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낮에 잘 뛰어놀다가 늦은 밤이 되면 통증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우는 아이를 보는 부모는 답답하다. 성장통은 신체적 이상이나 원인 없이 나타난다. 3∼12세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대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양서연 교수는 “성장통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 통증 완화와 스트레칭, 바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증 부위 붓고 열감 있으면 진료 받아야 성장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낮 시간 과도한 활동을 한 것 때문이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양 교수는 “근육은 피로감을 느끼면 통증을 발생시켜 휴식을 취하게 만든다”며 “뼈가 견딜 수 있는 능력에 대비해 너무 많이 사용했거나 비타민D 결핍 때문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부모는 ‘키가 크려고 성장통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양 교수는 “키는 뼈 길이와 관련이 있는데 성장통은 뼈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것”이라며 “관련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초기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을 성장통으로 오인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게 관절이나 뼈가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이다. 양 교수는 “통증이 낮 시간에도 지속되거나 통증 부위가 붓고 열감이 있는 경우, 또한 일정 부위를 눌렀을 때 압통이 있다면 단순 성장통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통증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안 아픈 정도’를 0, ‘가장 아픈 정도’를 10으로 정해 어느 정도 통증인지 묻는 ‘숫자 통증 등급 척도’로 파악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모와 함께 스트레칭하면 도움 대부분 성장통은 휴식을 취하거나 사춘기가 되면 사라진다. 초저녁에 따뜻한 물로 15분 동안 전신 목욕이나 족욕을 하면 근육이 완화돼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도 아이가 계속 아파하면 낮 시간에 최대한 활동하지 않도록 움직임을 제한해야 한다. 아이가 쉬어도 계속 아프다고 하면 따뜻한 찜질을 해주거나 부르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매일 부모와 함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양 교수는 “스트레칭을 주기적으로 하면 근육과 관절의 가동범위가 커지면서 유연성이 높아지고,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엎드린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게 한 뒤 부모가 다리를 잡아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향하게 눌러주면 대퇴사두근이 자극된다. 똑같은 자세에서 발을 아래로 눌러주면 가자미근이 자극된다. 이때 다리를 천천히 눌러 근육이 충분히 늘어나는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의자를 잡고 서서 허벅지 앞뒤, 종아리 앞뒤를 스트레칭해주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많이 아파하면 허벅지나 종아리를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다. 이때 손을 집게 모양으로 접은 뒤 엄지로 근육을 지그시 눌러주거나 흔들어 준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튀어나온 손등의 뼈로 아이의 다리를 천천히 문질러 주는 것도 충분한 자극이 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한국의 장애인 수는 등록환자 기준으로 300만 명에 육박한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다양한 질병을 장애로 인정받아 환자 처우를 개선하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같은 신경계 질환이 장애로 인정받았다. 생명에 위험이 생길 수 있는 심각한 췌장질환을 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연구를 주도하는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를 만나 봤다. ―췌장질환과 장애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 “우선 장애의 개념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장애를 회복이 불가능한 신체 손상과 이로 인한 기능의 약화와 손실, 그리고 기능 손실로 인한 사회적 불편과 불리함이 있는 상태로 정의한다. 췌장질환 중에서도 심각한 질환은 장애의 정의에 부합한다 보고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애로 인정받을 정도의 췌장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췌장기능이 거의 혹은 완전히 파괴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1형 당뇨병이 대표적이다. 1형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이 없어 혈당의 오르내림이 매우 심하고, 평생 집중적인 혈당 측정과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다. 회복될 수 없는 신체 손상과 기능 저하가 발생한 것이다. 이외에 췌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생기는 고인슐린혈증, 췌장 절제술이나 췌장 이식 등도 심각한 장애 범주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불리함을 겪는지가 중요할 텐데…. “1형 당뇨병은 활동 반경이 제한된다. 환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그 문제가 심각해진다. 인슐린 분비가 안 되니 먹는 것이 자유롭지 않고, 혈당 우려로 교내 활동 특히 체육 활동 참여가 제한적이다. 1형 당뇨병을 앓는 아이들은 혈당 변화가 심해서 저혈당이 극심하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이 위험해서 부모가 번갈아 가며 ‘불침번’을 서기도 한다. 혈당 체크와 인슐린 투여를 자주 해야 하는데 장소를 확보하는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성인 환자는 어떤가. “1형 당뇨병을 흔히 소아 당뇨병이라 통칭해 부르지만, 사실 숫자로는 성인 환자가 더 많다. 이 질병은 환자가 성장해서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성인이 되어서는 회사 등에서의 불이익을 걱정해 당뇨병을 숨기고, 건강보험공단에 환자 등록과 지원금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심각한 췌장질환이 장애로 인정된다면 환자는 어떤 혜택을 보게 되나. “아직 연구 단계여서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들이 혈당 집중관리를 더 잘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고용현장에서 차별과 배제를 줄이고, 취업의 문이 넓어질 수 있다. 혈당만 잘 관리하면 1형 당뇨병 등의 질병은 일상생활이나 업무수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 질환을 장애로 인정하면 어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그렇다. 1형 당뇨병은 성장호르몬 등의 작용으로 성장기나 청년기 환자의 혈당 변화가 더 심하다. 그럴수록 인슐린 용량을 정교하게 조절하고 집중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학업과 취업, 사춘기와 스트레스 증가 등이 이를 방해한다. 이 시기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이에 연동하는 인슐린 펌프 등을 잘 활용해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국가에서 이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 부담이 크다. 장애 인정은 이런 면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애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이에게 오히려 낙인이 되지 않을까.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고 있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 또한 장애 등록은 환자와 보호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해외에서 당뇨병이나 췌장질환을 장애로 인정한 사례가 있나.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인슐린 분비 기능이 없으면 생명에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장애 인정을 하고 있다. 사회적 보조금과 대출 지원, 고용보험 등 혜택도 있다. 캐나다도 1형 당뇨병 혹은 심한 2형 당뇨병에 대해서 장애 인정을 한다. 혈당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질병에 의한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혈당 관리로 발생하는 비용은 정부가 세액공제 등을 통해 사실상 지원해 준다.” ―해당 연구는 누구와 함께 진행하나. “당뇨병과 같은 췌장 질환은 의사 혼자서 관리할 수 없다. 당뇨병 교육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영양사, 보건교사 등 각계 전문가 협력이 필수다. 이번 연구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소아내분비학회의 전문의와 당뇨병 교육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직능 대표, 대한당뇨병연합 등 환자 단체와 환자, 보호자 등이 연구 혹은 자문역으로 참가하고 있다. 올해 안에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심각한 췌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자가검사키트(신속항원검사)를 이용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스로 검사하는 것이다 보니 어떻게 검체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정확도가 많이 달라진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를 만나 신속항원검사를 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신속항원검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자가 검사는 언제, 누가, 어떻게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상이 생긴 뒤 하루 내지 이틀 이내에 검사를 해야 한다. 콧속 깊숙이에서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가능하면 코와 목 양쪽을 각각 검사해 결과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 증상이 생긴 후 5일이 지난 뒤에 진행한 자가 검사는 10∼20% 정도만 양성이 나와 코로나 환자임에도 음성이 나오는 ‘위음성률’이 높은 편이다.” ―검사할 때 유의사항이 있다면? “검사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되도록이면 혼자만의 공간에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검사를 할 때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결과가 양성일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키트를 개봉할 때는 멸균된 시약이나 면봉 끝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약 검사 키트를 개봉하고 사용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시약을 개봉하지 않았거나 면봉이 오염되지 않은 상태면 재사용할 수 있다. 시약을 뜯어버린 상황이면 폐기해야 한다.” ―검체 채취할 때 방법이 있다면? “콧속 검체를 채취할 때는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면봉을 비강 안 쪽 가장 깊숙한 곳까지 넣어 몇 번 돌려준다. 검체가 묻은 면봉은 시약통에 넣고 여러 차례 돌리며 충분히 섞어준다. 또 시약통을 닫은 뒤에도 양 손바닥에 끼어 몇 번 돌려준다. 이후 검체 결과 키트에 시약 서너 방울을 떨어뜨려 결과를 확인한다.” ―결과 확인 방법은? “결과 확인은 키트에 적혀진 C(Control)와 T(Tester) 양쪽 모두에 줄이 생길 경우가 양성이다. C에만 줄이 생겼다면 음성이다. 간혹 C에만 줄이 나타났다가 뒤늦게 T에 줄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검사 후 10∼15분간 잘 살펴봐야 한다. 줄이 흐릿하거나 결과가 애매할 경우에는 다시 한 번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결과가 양성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보건소로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 키트를 밀봉하여 가져간 뒤 PCR 검사를 다시 받아 양성임을 재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PCR 검사에서도 95%가 양성 판정을 받는다. 증상이 있어도 음성일 경우도 많다. 이때 명확한 원인이 없는데도 증상이 지속될 경우 1, 2일 후 재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나. “검사 키트를 동시에 여러 개로 시행해 봐도 한번 나온 검사 결과가 그 직후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강 깊숙한 곳에서 검체 채취를 제대로 했다면 여러 번 검사해도 결과는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몇 개월 만에 급격히 체중이 불어난 직장인 이모 씨. 다른 무엇보다 수박처럼 윗배부터 튀어나온 뱃살이 최대 고민거리다. 그런데 이번 설 명절 동안 집안 식구들이 오랜만에 만난 이 씨의 뱃살을 보더니 ‘복수가 찬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단순히 보기에 좋지 않으니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이 씨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씨처럼 갑자기 배가 불룩 나오는 경우에는 질환으로 인해 배가 나온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송명준 교수, 심장내과 조정선 교수의 도움말로 복수가 차는 대표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복수의 주요 원인 ‘간경변증’ 복수는 혈액 속의 액체가 혈관에서 복강 내로 찬 것을 말한다. 복수는 누워서 배의 오른쪽 또는 왼쪽을 손가락으로 툭 쳤을 때, 물결처럼 반대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알 수 있다. 물론 복수의 양이 적을 경우에는 알아채기 쉽지 않다. 복수의 원인은 대부분 간경화다. 간경화는 만성 B형 및 C형 바이러스 간염, 다량의 음주 또는 지방간에 의한 간염이 장기간 지속돼 점차 간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간경화는 상태에 따라 전신쇠약, 만성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얼굴이 거무스름해지는 경우가 많고, 배꼽 주변에서 시작해 등과 가슴 등에 거미 모양의 모세혈관도 보인다. 또한 복수 외에 손발이 붓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량의 복수는 별다른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복수의 양이 많아지면 배가 볼록해지면서 식욕이 떨어진다. 때로는 숨쉬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 치료를 위해선 이 같은 간경변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만성 B형 및 C형 간염은 적극적인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간경변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금주와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은 간경변증의 진행을 막아 심각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 심장 안 좋아도 복수 찰 수 있어 간이 아니라 심장 문제로도 복수가 찰 수 있다. 우측 심장의 기능 저하나 우측 심장에서 나가는 폐동맥에 고혈압으로 생긴 심부전이 주요 원인이다. 심부전이 생기면 여러 장기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에 따라 울혈 증상이 발생해 주로 다리가 붓고 심하면 복수가 차기도 한다. 또 폐가 부어서 숨이 차고, 혈압 저하로 어지럽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두근거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침이 밤에 심해지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베개를 여러 개 괴어서 잘 때 덜하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심부전은 만성 질환이고 점차 나빠지는 질환이다. 약 복용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저염 위주의 식단, 유산소 중심의 적당한 운동, 매일 몸무게 확인 등이 필요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소변을 보고 난 뒤에 매일 몸무게를 재야 한다. 갑자기 몸무게가 1∼2kg 늘어나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해 숨이 찰 수 있다. 몸무게를 잴 때는 무게가 일정한 옷으로 입고 동일한 체중계를 사용하는 게 좋다.○ 암, 췌장염, 결핵 등도 복수 원인 간 질환 이외에도 복막에 전이된 암, 신부전, 췌장염, 복부 내막에 영향을 미치는 결핵, 외상 등의 이유로도 복수가 생길 수 있다. 복수의 원인을 알 수 없을 경우 병원에서 직접 주사기로 복수를 뽑아서 검사하는 ‘복수천자’를 시행하기도 한다. 복수 내 단백질 및 알부민과 혈청 알부민 차이를 확인해 어떤 이유로 복수가 찼는지 구분한다. 또 복수 내 백혈구 수치로 복막염 유무를 확인하기도 한다. 때로는 복수가 아닌 단순 복부 팽만인 경우도 있다. 과식하지 않았는데도 배에 가스가 가득 차서 풍선이 들어 있는 것처럼 팽창된 느낌을 말한다. 주로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로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복부 팽만을 예방하려면 식습관이 중요하다. 사과, 수박, 액상과당,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생마늘, 생양파, 양배추, 올리고당, 콩 등을 피하는 게 좋다. 만성 질환자나 고령 환자는 복부 팽만의 원인이 심각한 기저질환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걸을 때마다 바늘로 발가락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아요.” 통풍(痛風) 환자들이 겪는 흔한 증상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서 통풍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통풍 진료 환자는 213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 30대 환자가 11만3781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대비 20대 통풍 환자는 61.7%, 30대는 38.1% 늘어났다. 노원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원래 통풍은 나이가 들면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요산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중년 남성에게 많이 생긴다”며 “최근 패스트푸드, 배달음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데다 술을 많이 마시고 운동량이 적은 2030 젊은층 위주로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요산 쌓여 관절 통증 유발하는 통풍 통풍은 한자 뜻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환이다. 통증이 매우 심하다. 통풍은 몸속에 요산이라는 물질이 너무 많아 덩어리가 되는 게 첫 단계다. 이 요산 덩어리가 관절이나 다른 조직에 쌓여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한 관절통이나 다른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은 전체 통풍 환자의 90% 이상 통증이 생긴다. 통풍으로 인해 생긴 관절 통증은 대개 밤에 증상이 생긴다.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과 열감 등이 특징이다. 최근 늘어나는 젊은 통풍 환자는 발목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별히 다친 일이 없는데 엄지발가락 등의 관절이 빨갛게 변하면서 붓고 열이 난다면 통풍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이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통풍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 통풍은 류머티스 질환의 일종이다. 허 교수는 “류머티스 질환은 관절과 관절 주변의 뼈, 인대, 근육 등에 통증을 일으키는 모든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라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척추염, 통풍, 루푸스, 베체트병 등이 있다”고 말했다. 류머티스 질환은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통풍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안정기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관절 통증이 심한 급성기 때는 콜킨, 스테로이드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 염증을 줄이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이후 염증이 줄고 통증이 사라져 안정기가 되면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요산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치료를 소홀히 하면 만성적인 관절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보다 심해질 경우 운동 장애, 관절 변형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혈액 속에 요산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요산이 관절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쌓이면서 뇌중풍(뇌졸중), 고혈압, 심장질환, 만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젊은 통풍 환자는 바쁜 사회생활과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치료를 소홀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젊기 때문에 통풍으로 인한 관절 변형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만큼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맥주만 피하라? 노(NO)! 통풍 치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요산 상승의 원인이 되는 고기 내장,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류, 고등어 꽁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류 등 고단백, 고퓨린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와 과자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 보통 맥주가 통풍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맥주뿐 아니라 모든 술이 요산 합성을 촉진한다. 또 만들어진 요산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것을 억제해 요산을 급격하게 증가시킨다. 술은 통풍 발작의 주요 원인인 만큼 금주가 꼭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치매의 대표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 표면과 내부에 각각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라는 독성 단백질이 축적돼 신경손상이 생기면서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완벽한 치료 방법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 중인 약물들은 모두 증상 완화제에 해당된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인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단백질을 조절하는 ‘마이크로 RNA’를 발견해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바이오오케스트라 류진협 대표(병리면역학 박사, 사진)를 만나 이들의 기술과 향후 비전에 대해 알아봤다.―기업명이 특이하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오케스트라(관현악단)는 지휘자와 연주자가 함께 노력해 조화를 이룬다. 오케스트라의 어원도 ‘복잡한 계획 따위를 능숙하게 조직한다’는 의미다. 우리도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고 융화되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뜻에서 회사 이름을 바이오오케스트라라고 짓게 됐다.” ―현재 개발하는 마이크로 RNA 기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기전은 무엇인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다각도로 분석해 본 결과 환자들에게서는 특정 마이크로 RNA가 많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miR-485-3p’다. 이 기전을 밝히기 위해 포유류 뇌세포에 해당 마이크로 RNA를 주입해 보았더니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등과 같은 독성 단백질이 생성되고,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등 알츠하이머병과 동일한 증상이 나왔다. 이에 miR-485-3p를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제 ‘BMD-001’을 개발하게 됐다. 이는 마이크로 RNA를 정상화시켜서 뇌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편 독성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결국 염증 감소, 신경 재생, 인지기능 개선 등 복합적인 효능이 있어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자적인 약물 전달 시스템(DDS)도 개발하고 있다던데… “뇌 질환 관련 약물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뇌혈관장벽(BBB) 투과 때문이다. BBB는 강력한 생체 장벽 중 하나로 뇌에 필요한 성분만 흡수해 외부 물질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항체치료제의 경우 BBB 투과율이 약 0.1%정도에 불과하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전달체의 겉 표면에 특정 아미노산 분자를 결합시켜 뇌에 필요한 성분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BBB를 통과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독자적인 약물 전달 시스템을 이용하면 약물 투과율이 약 7% 정도에 이르는데, 이는 다른 연구그룹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회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그중 한 곳에서 이 기술이전을 위한 기술 실사를 완료했다.” ―모더나 창립멤버인 루이스 오데아 박사를 최고의학책임자(CMO)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미국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EFL(Endless Frontier Labs)을 통해 모더나 창립멤버인 루이스 오데아 박사를 만났다. 처음에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다가, 수차례 기술 미팅을 거치면서 바이오오케스트라에 더 많이 관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현재 등기이사로 일하고 있다. 리보핵산(RNA) 전문가이자 임상 설계 전문가인 오데아 최고의학책임자는 바이오오케스트라 미국 법인 대표를 맡아 FDA 임상과 사업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임상 등과 관련된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 BMD-001은 전임상, 반복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임상을 마치는 대로 미국에서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2022년 말에 FDA에 임상시험 계획을 내고 2023년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현재 ‘시리즈 C’ 투자가 진행 중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내년 초 기술특례평가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목에 걸거나 손목에 차는 태그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이야기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면서 병원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의 RTLS는 바이러스 감염과 환자 이탈, 장비 도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의료진, 의료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3월 병원 개원 때부터 도입됐다. 해당 시스템으로 확인하면 각 층마다 의료진과 환자의 이동 동선이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RTLS는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사전동의하에 운영된다. 이에 최근 본보 기자가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찾아 RTLS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체험해 봤다. 병원 2층에서 시작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를 지난 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디지털의료산업센터로 이동했다. 그 다음에는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통합반응상황실(IRS)을 찾았다. 이곳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입원실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덕 디지털병원 파트장은 “지금 모니터에 보이는 것처럼 2층에서 지하 1층까지 이동경로가 분홍색 선으로 파악된다”면서 “가까이에 접촉한 사람의 이름까지 함께 뜨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감염병이 생겨도 바로 확산을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생겨도 기존보다 서너 배 빠르게 동선을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접촉자 파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병원 전체를 폐쇄하지 않고 환자가 오간 동선만 폐쇄할 수 있어 병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 파트장은 “RTLS는 무엇보다 감염병 상황이 발생했을 때 ‘N차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병원 내에서 화재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내에 남아 있는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 환자 입장에서도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어디에 쓰러져 있는지 병원이 바로 파악해 조치할 수 있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RTLS를 다양한 디지털솔루션과 결합해 더욱 고도화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SKT와 함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복합 방역로봇을 RTLS와 연계해 방역로봇의 위치 파악 및 원내 밀집도 분석 기능을 더욱 높였다. 또 환자용 모바일 앱을 RTLS와 연계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RTLS를 비롯한 선진적인 디지털 솔루션들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제21회 대한민국 디지털 경영혁신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한국표준협회·한국서비스경영학회 주관 2021 DX서비스어워드 그랑프리 수상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지원사업 선정 △덴마크 ‘Super Hospital Project’ 스마트병원 사례기관 협력 △시카고대학병원 해외 스마트병원 우수 벤치마킹 사례기관 협력 등 국내외에서 스마트 의료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포퓰리즘에 빗대 ‘모(毛)퓰리즘’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탈모 치료제가 뭐길래 논란이 이어지는 걸까. 탈모 치료를 미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체의 기능 손상, 즉 병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의 시각이 나뉘는 것 같다. 물론 탈모 중에서도 원형탈모증이나 지루피부염 탈모증은 병으로 인한 손상이기 때문에 지금도 환자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다만 이번 논란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미용 차원으로 보는 남성형 탈모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해서 갑론을박이 커진 측면이 있다. 이들이 탈모 치료제로 먹는 약은 성분명 피나스테리드 계열(상품명 프로페시아 등)과 두타스테리드 계열(상품명 아보다트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탈모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페시아는 매달 5만7000원 정도 비용이 든다. 그런데 이 약은 몇 번 복용하다가 끊는 치료제가 아니고 평생 사용해야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다른 약인 고혈압 약이나 당뇨병 약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비싸다. 그렇다 보니 탈모인들은 전립샘비대증 약인 프로스카를 비급여(약 4만 원)로 처방받은 뒤 4분의 1로 잘라 프로페시아 대신 복용하기도 한다. 프로스카를 4분의 1로 쪼개 복용하면 프로페시아와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 알약을 쪼개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본인 부담금은 월 1만 원 정도로 줄어든다. 만약 프로스카를 급여로 처방받으면 본인 부담이 더욱 줄기 때문에 이렇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많다. 이로 인해 의사와 현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의사가 전립샘비대증이 없는 환자에게 프로스카를 급여로 처방하면 불법이다. 만약 탈모 치료제가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된다면 본인이 내는 부담금은 처방 금액의 20∼30%가 될 것이다. 앞서 말한 프로페시아는 월 1만∼1만5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그러니 탈모가 생긴 청년이나 중장년층들이 환호할 만하다. 그런데 탈모로 인해 정말 고통을 받고, 비싼 치료제 때문에 건강보험 지원이 절실한 환자들이 있다. 바로 난치성 원형탈모증 환자들이다. 이들은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스테로이드 주사제나 먹는 약으로는 치료 효과가 적거나 심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 제제나 ‘DPCP’ 치료제 등 다른 치료를 해야 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국내에 곧 도입될 예정인데 비용이 한 달에 70만∼100만 원이나 든다. DPCP 치료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세계적으로 이를 만드는 제약사가 없어 완제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 병원마다 자체적으로 만드는 실정이다. 심지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난치성 질환 환자들이 비보험 약값 때문에 처방을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 투약에 5억∼25억 원에 이르는 고가 난치성 질환 및 암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목숨이 오가는 약이다 보니 다른 어떤 약보다도 건강보험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 이처럼 고가 약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 요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적용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모 건강보험 적용은 대통령 후보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도입 급물살을 타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은 것도 당연해 보인다. 탈모도 심하면 우울증이 생기고 정상 생활을 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이들을 배려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탈모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려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 평가와 함께 사회적 합의, 안전성 평가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심의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탈모의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해 보는 한편 생사의 갈림길에서 약을 먹으면 살 수 있는데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삶을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어깨 관절이나 근육에 통증이 발생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세를 ‘오십견’이라 부른다. 통상 50세 전후에 발생하는 질병이라 붙은 이름이다. 주로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퇴행성 변화가 이어져 발생한다. 엉덩이 고관절(股關節)에도 오십견과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오십견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의학 용어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부른다. 고관절은 어깨 관절과 해부학적으로 비슷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윤병호 교수는 “우리 몸에서 하중을 견뎌내고 척추를 잡아주는 주춧돌 역할을 하는 고관절은 깊은 관절이라 통증 부위를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며 “고관절 질환이 생겨도 단순히 허리나 골반이 아프다고 착각하고 방치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와 함께 ‘고관절 오십견’의 증상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진단은 ‘양반다리하기’로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은 고관절을 둘러싼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수축하고, 관절 내부의 섬유망인 활액막이 유착되면서 통증이 커진다. 한 번 발생하면 운동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고 고관절부터 허벅지까지 땅기는 통증이 나타난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을 진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양반다리하기’다. 양반다리를 했을 때 두 다리의 높이가 균일하지 않고 한쪽 무릎만 많이 들리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양반자리 자세를 취했을 때 바닥부터 무릎까지 높이가 30cm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의심 증상이다. 또 아픈 쪽 다리를 딛고 방향을 전환했을 때 갑자기 찌릿찌릿한 통증이 생긴다면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증세는 휴식을 취하면 나아진다. 하지만 환자들 대부분이 매일 걷고 고관절을 쓰다 보니 어깨보다 치료 속도가 더딘 편이다.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단을 꼭 받아야 한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의 진단 및 치료는 통상 초음파를 활용한다. 초음파를 통해 관절낭 내의 염증을 호전시키고, 관절 운동범위를 늘리도록 관절주머니를 팽창시켜 주는 주사를 놓는 치료가 대표적이다. 윤 교수는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약 8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모든 환자가 2회 주사 치료를 시행했을 때 유의미한 통증 감소와 운동 범위 개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운동범위 넓혀주는 고관절 근육 운동 주사 치료와 함께 천천히 운동 범위를 늘릴 수 있도록 운동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의 운동범위를 넓혀주면서 고관절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5가지 운동법이 있다. 먼저 ‘무릎 밀기’다. 이는 누워서 다리를 90도로 접어 든 상태에서 손으로 다리를 밀어주는 운동이다. 이때 고관절을 굽히도록 힘을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엉덩이 들기’는 무릎을 세우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엉덩이와 허리를 위로 들어준다. 이때 항문을 조이면 대둔근도 강화된다. 의자에 앉아서 한쪽 다리를 반대편 무릎 위에 올린 상태에서 몸을 숙이는 ‘이상근 스트레칭’은 엉치뼈와 허벅지뼈 윗부분을 이어주는 근육인 이상근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쭉 편 상태에서 배꼽이 다리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몸을 숙여야 효과가 있다. 척추, 골반, 허리 등 고관절 주위 근육이 강화되고 안정화되면 고관절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바닥에 누운 채 머리와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 복부를 압박하는 ‘복근 운동’이나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양팔과 다리를 바닥에서 뗀 ‘슈퍼맨 자세’도 고관절 오십견에 좋다. 윤 교수는 “한 동작당 5초씩 4번, 총 20세트만 꾸준히 해도 고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년기 건강관리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필요한 건강관리가 바로 치아 관리다. 구강 관리를 소홀히 해 치아 개수가 줄어든 기간이 길수록 인지장애 위험이나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혈관계 질환, 폐 질환, 당뇨병 등 여러 질환의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이경은 교수의 도움말로 노년기의 대표적인 치아 질환과 그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수분 충분히 섭취해 구강 건조 막아야 나이가 들면서 구강 내에서 발생하는 질환 대부분은 구강이 건조해져 발생한다.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 기능이 줄기 때문에 구강이 건조해진다. 노화가 타액선 기능 저하를 직접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 질환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방사선 요법 또는 항암제 투여로 인해 침 분비가 감소할 수 있다. 또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늘어나는 약물 복용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한다. 침은 구강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줄 뿐 아니라 치아 면에 이물질이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또 침 속의 면역 성분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침 분비가 줄어들면 입안 화끈거림, 음식을 씹고 삼킬 때 통증, 혀의 감각 이상, 혀의 갈라짐 등이 생길 수 있다. 입 냄새도 더 잘 생긴다. 따라서 노인들은 구강이 건조하지 않도록 평소에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전신 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담당 의사와 상의한 뒤 물 섭취량을 조절하면 된다. 양치질을 깨끗하게 해 입안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구강청결제는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입안을 건조하게 만드는 담배, 술, 차, 커피,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 등은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충치는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야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 구강건조증이 지속되면 구강 안의 자정 작용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드러난 자리에 치근우식증(충치)이 발생할 수 있다. 단단한 조직으로 돼 있는 치아의 씹는 면과는 달리 치아 아랫부분은 무른 조직이다. 치근우식증이 생기면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치아 보존이 어려울 수 있어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충치를 조기 발견하는 것이 좋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치아에 있는 치태(치석 전 단계 물질)를 꼼꼼히 제거해야 한다. 적당한 두께의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닦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옆으로 문지르듯 닦는 올바르지 못한 칫솔질과 이갈이 등 치아 관리와 관련한 나쁜 습관들은 치경부(치아의 목 부분) 마모를 유발해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이갈이는 치아에 끼우는 장치로 예방할 수 있다. 식습관 조절도 필요하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 치아 표면에 오래 붙어 있을 수 있는 끈적거리는 음식, 당류가 과도하게 포함된 음식은 피할 것 △물을 수시로 마셔 입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할 것 △치태를 자연스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섬유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것 등의 지침을 지키면 좋다.○ 치주병(잇몸병)은 스케일링으로 예방 대표적인 노인 구강 질환인 치주병은 치아 주변의 잇몸과 뼈에 생기는 질환이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노인은 치아 사이의 잇몸이 내려가면서 공간이 생기는데, 치주병이 있으면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된다. 치주병은 치아 주변에 자리 잡은 세균이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결합해 치아 표면에 치태를 형성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치태가 점차 쌓이면서 단단한 치석으로 굳어져 염증을 발생시킨다. 초기에는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 있다. 점차 진행되면서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 전체가 약해져 치아 균형이 빠르게 무너진다. 자연적으로 치아가 빠질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치아를 제대로 닦는 것이 중요한데, 하루에 칫솔질을 몇 번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잇몸에 붙은 치태를 제거하는 올바른 칫솔질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 사이, 이와 잇몸 사이는 음식물이 자주 끼기 때문에 치실과 치간 칫솔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석이 생기면 칫솔질만으로 제거가 어렵다. 매년 한 차례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올바르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아프거나 불편할 때만 치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건강한 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정기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예방과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현재 당뇨병 환자 기준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인 공복혈당 수치가 125mg/dL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병 발병 기준보다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가 유지된다면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와 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 연구팀은 12일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성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공복혈당 수치와 대사질환 및 생활습관 연관성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 공복혈당이 높을수록 비만,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및 과음 동반 비율이 모두 늘었다. 연구팀은 7차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에 참여한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적이 없는 1만3625명을 공복혈당 수치에 따라 △90mg/dL 미만 △90∼99mg/dL △100∼109mg/dL △110∼124mg/dL △125mg/dL 이상 등 5개 집단으로 분류했다. 공복혈당 수치에 따라 나눈 이들 5개 집단을 분석한 결과 공복혈당이 높은 집단일수록 비만과 복부비만을 동반한 비율이 높았다. 남성은 공복혈당이 90mg/dL 미만인 집단에서는 비만 비율이 27.2%였다. 그에 비해 90∼99mg/dL인 집단에서는 이 비율이 38.3%, 110∼124mg/dL인 집단에선 55.2%로 나타났다. 공복혈당에 따라 비만 비율이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여성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또 남성과 여성 모두 공복혈당 증가에 따라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150mg/dL 이상),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남성은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여성은 50mg/dL 미만)을 앓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복혈당 증가와 과음 습관이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복혈당이 90mg/dL 미만인 집단에서 과음하는 사람 비율은 남성이 20.8%, 여성이 11.0%였다. 반면 공복혈당 110∼124mg/dL인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남성 38.6%, 여성 11.9%로 증가했다. 과도한 음주가 혈당관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주요 생활습관 가운데 운동은 공복혈당 증가와는 큰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절주나 체중 감량 없이 운동만 하는 것은 혈당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 교수는 “혈당 증가를 조기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비만하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매년 혈당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구한 강 교수는 “혈당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 식습관과 운동 등 평소 생활습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설탕, 액상과당이 첨가된 식품과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선 걷는 것부터 시작해 조깅,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의 운동을 하면서 신체 활동을 늘릴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바이오마커(생체지표)는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알아내는 유전적 지표다. 단순하게 예를 들면 감기에 걸리면 체온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바이오마커를 이용하면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그 약물에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예측할 수 있다. 암환자에게 특정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에 그 효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항암제만 선별적 투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반응하지 않는 항암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대장암, 폐암 등의 항암제를 개발해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웰마커바이오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창업도약패키지에 선정되어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지원을 받아 사업 규모를 늘리고 있다. 웰마커바이오의 진동훈 대표를 만나 치료반응 예측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에 대해 들어봤다.―이른바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의 스핀오프(분사 설립) 1호다. 유리한 점은? “서울아산병원 내 연구개발(R&D)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또 풍부한 임상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창업 단계부터 관심을 많이 받았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믿고 투자를 해 최근에는 14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웰마커바이오의 대장암 항암제는 다른 항암제와 무엇이 다른가. “항암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350조 원 가까이 되는 큰 시장이다. 항암제의 종류는 1세대 화학요법, 2세대 표적치료제, 3세대 면역치료제가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대장암 표적치료제로는 얼비툭스가 있는데 이 치료제는 한달에 600만 원 정도 드는 고가다. 문제는 이 치료제로도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아무 효능이 없거나 암이 재발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개발하는 표적치료제는 얼비툭스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환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항암제와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함께 개발한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가 특정 유전자를 보유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데 그 유전자 유무에 따라 우리 항암제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환자군을 선별할 수 있고 약효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개발 중인 폐암 항암제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최근 들어 3세대 약물인 면역치료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한 글로벌 제약사는 면역치료제를 개발해 단일 약물 하나만으로 15조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런 약물도 여전히 단점이 있다. 약물 투여 이후 전혀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없는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3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대장암 치료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데 어느 정도 진행됐나. “대장암 치료제인 ‘WM-S1’은 현재 호주에서 1a상을 하고 있다.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투여 용량 등을 결정한다. 조만간 실제 안정성과 일부 효능을 유추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7∼12월)에는 임상 2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담도암이나 췌장암 두경부암 폐암 등으로 확대해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2곳과 병용 임상을 논의 중이다.” 이진한 의사 기자 likeday@donga.com}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치매다.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을 하다 단어나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건망증 증상이 나타나도 치매로 착각해 검사받기도 한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뇌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이태규 신경과의원의 최선아 신경과 원장과 함께 치매의 진단과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치매는 왜 생기나. “치매는 하나의 질병이 아니다. 일상생활에 장애를 주는 인지기능 저하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뇌 안에 ‘아밀로이드반’이라는 이상물질이 쌓이고, 그것이 신경 전달을 방해하며 생긴다. 이런 질병상태가 잘 일어나는 유전적 배경이 있다. 유전 배경이 없더라도 나이가 많아지면서 여러 신체 내 생물학적 신호가 퇴행성 변화를 가지면 나타날 수 있다. 또 뇌중풍(뇌졸중)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혈관성치매, 파킨슨병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파킨슨병 치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뇌종양, 뇌수두증, 혈당이상, 갑상샘 호르몬 이상, 뇌염, 감염 질환으로도 치매가 생길 수 있다.” ―치매인지 건망증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건망증은 자신이 기억 장애를 느낀다는 주관적인 느낌이다. 반면 치매는 기억 장애가 객관적으로 검사상에서 나타나면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는 증세다. 만약 일상생활에서 두 개를 구분한다면 이렇게 된다. 자신이 무엇인가 잊었어도 누군가가 힌트를 주거나 본인 스스로 그 과정을 되짚어 생각해 보다가 천천히 기억이 돌아오면 그건 건망증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치매 증세의 일부인 기억 장애는 특히 최근의 기억이 저하되고, 타인이 힌트를 줘도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만으로 치매 전조의 증세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경과에서 치매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 더 정확하다.” ―언제 치매 검사를 받는 게 좋나. “치매 검진을 언제 받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원하면 진료 상담을 통해 검사받을 수 있다. 치매는 뇌의 기능 이상을 확인하는 신경인지검사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신경인지검사는 기억력, 언어력, 시공간 지각능력, 전두엽 수행능력, 집중력 등 뇌의 영역별로 2시간 정도 문제풀이 및 답변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고, 그 원인을 알기 위해선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시행한다. MRI 촬영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졸중, 뇌종양, 뇌수두증, 뇌피질 및 해마구조 위축, 기타 뇌혈관 질환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뇌 MRI는 정확히 말하자면 치매를 진단하는 의미보다 치매의 원인이나 위험도를 규명하는 의미가 더 큰 검사다. 또 여러 혈액검사 등을 통해 치매 원인이 될 수 있는 대사성 내과 질환을 확인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의 뇌대사를 확인하는 아밀로이드 핵의학검사(amyloid PET), 당대사 핵의학검사 (FDG PET) 등을 추가해 확진한다. ―치매의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치매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조절해야 예방, 치료, 관리할 수 있다. 치매를 진단받은 이후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에서 치매를 치료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약에만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병과 퇴행성뇌질환은 의료진 노력보다 환자 자신과 보호자들의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치매 치료의 핵심을 5가지로 요약하면 식이요법, 운동, 동기부여, 혈관질환관리, 약물로 정리할 수 있다. 즉 약물의 영향력은 매우 일부이며 치매 환자가 낮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 치료의 핵심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제도를 통해 환자에게 데이케어센터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요양보호사 도움으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 대부분 고령자는 관절, 허리 통증 등의 문제로 거동이 불편하다.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기 나름의 운동, 취미, 유익한 활동 등을 해보아야 한다. 그래야 치매 증상도 좋아진다.” ―치매에 안 걸리고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할 텐데. “무엇보다 치매의 위험을 높이는 성인병 예방이 기본이며 필수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생기지 않는 식습관 및 꾸준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술, 담배를 하지 않을수록 치매 예방효과가 탁월하다. 우울증이 생길 만한 환경도 본인 스스로가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사회 생활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울증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는 게 좋다. 또 혼자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취미 등 자신만의 세계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에 환자들에게 ‘일어나 걷자’라는 문구를 자주 말한다. 즉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잠드는 건강한 수면 사이클을 실천하고 ‘어’지럽지 않게 낮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나’름대로 즐겁고 유쾌하게 낮 활동을 만들며 ‘걷’는 습관을 실천하고, ‘자’유롭게 물과 야채, 신선한 과일 위주의 항산화제가 가득한 간식과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습관을 의무감이 아니라 즐겁게 실천할 수 있도록 몸에 붙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꼭 실천해서 치매 없는 건강한 노후생활을 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국내에서도 이어지면서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방역은 백신 접종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마스크 착용이다. 하지만 마스크를 2년 넘게 쓰면서도 여전히 올바른 착용법을 모르거나, 무심코 오염시키는 경우가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는 “마스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물론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까지 막아 주는 방역 조치”라며 “마스크만 잘 착용해도 오미크론 변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 교수를 만나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는 법을 자세히 알아봤다. ―마스크만 잘 착용해도 방역이 되나. “그렇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작은 비말이나 에어로졸이 1∼2m 앞에 있는 상대방에게 튀는 게 코로나19의 주요 전염 경로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겉부분의 방수층이 침방울을 막는다. 따라서 일단 마스크 안쪽과 겉면을 올바르게 구분해 써야 한다. 물이 흡수되는 층을 안쪽으로 착용해야 된다. 비말 차단 마스크의 경우 헷갈려서 뒤집어 사용하는 분이 많다. 마스크의 위쪽 아래쪽을 구분할 때는 철사 부분이 위쪽으로 향하면 된다. 마스크의 주름 방향은 아래로 향하도록 한다. 지붕을 생각하면 쉽다. 물을 부었을 때 자연히 흘러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으면 된다. 만약 마스크를 거꾸로 쓰면 비말이 마스크 주름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뭔가. “귀에 거는 줄을 잡고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표면에는 손이 닿으면 안 된다. 손 소독을 해도 30∼40분이 지나면 손에 균이 자란다. 또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마스크 아래 부분과 코 부분 철사 쪽을 잡아서 위아래로 최대한 펴 줘야 한다. 그리고 위쪽 철사를 구부려야 한다. 밀착해서 잘 착용했는지 여부는 숨을 한번 쉬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마스크가 벌렁거려야 잘 착용한 것이다.” ―착용한 뒤에 주의 사항이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마스크 표면을 만지는 경우가 많다. 마스크 표면은 공기 중의 먼지, 비말이 있는 바이러스 등이 묻을 수 있다. 손으로 만지는 마스크 부위는 최대한 귀에 거는 줄 부위로 한정해야 한다. 만약 마스크 표면을 만졌다면 손을 씻거나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은 뒤엔 어떻게 하나. “주변에 사람이 없고 혼자 있을 때는 귀걸이 부분에 손을 넣어 자연스럽게 빼면 된다. 겉면에 손을 대지 않고 벗은 뒤, 걸어 놓을 곳이 있으면 걸어놓거나 비닐봉투에 넣어 보관하는 게 좋다. 옷 주머니 등에 넣으면 결국 옷에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가 마스크에 묻으니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또 일회용은 반드시 사용한 다음 버려야 한다.” ―마스크 종류가 많은데 어떤 걸 쓰면 좋을까. “최근 일회용 마스크를 너무 많이 써서 환경 문제가 생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구리 마스크 등이 나오고 있다. 다회용 마스크를 선택할 때는 그 마스크가 안전한지, 항균·항바이러스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