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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선임을 두고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중앙회의 인사 개입에 우려를 표했다.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중 한 명을 사장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농협중앙회는 NH투자증권과 다른 계열사의 시너지를 위해 농협 내부 인사인 유 전 부회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표는 NH투자증권, 사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 일한 ‘증권맨’ 출신이다.임추위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른바 ‘농협맨’과 증권업에 전문성을 지닌 사람 중 누가 더 적합한지에 대한 견해 차이가 극명히 나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금감원은 손자회사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개입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은행, 증권, 생명, 보험 등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농협중앙회의 주주권은 완전 자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경영진 교체건에 대해서만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손자회사에 대한 지나친 개입은 적절하지 않으며 이와 관련된 사항을 수시검사에서 들여다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금감원은 이달 7일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NH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 과정을 비롯한 지배구조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은행 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높은 연체율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등이 국내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무디스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총 19개 은행 및 금융지주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내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국내 은행들은 달러채 자금을 더 높은 금리로 조달해야 한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향후 12∼18개월 내 한국 은행들의 영업 환경과 자산 건전성, 수익성 약화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2025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환대출 플랫폼과 인터넷은행 점유율 확대 등으로 대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고금리와 그에 따른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이자 부담과 높은 생활비로 인해 민간 개인 소비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의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NIM은 악화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NIM 추정 평균이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또 높아진 연체율이 국내 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38%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향후 18개월 내 0.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관련 이자 및 원금 상환 유예 연체율과 부동산 대출이 자산 위험의 핵심 원천”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은행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는 “지난해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 등을 끝내 ‘양보’(concession)했는데, 이 또한 NIM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 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불완전 판매로 판단할 경우 투자자 보상의 문제까지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을 당시에도 건전성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포함됐고 그에 맞춰 이행했다”며 “ELS 불완전 판매 사안은 도덕적 해이를 범한 금융사가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의사결정이 어려운 고객에게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경우에는 100% 손실 배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 특성 등에 따라 배상 비율은 차등화하겠다며 일괄 배상에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고객에게 상품을 판 경우엔 해당 법률 행위 자체에 대한 취소 사유가 될 여지가 있다”며 “이런 경우엔 100% 내지는 그에 준하는 배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사태 때처럼 일부 ‘계약 취소’에 의한 100% 배상안도 열어두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금감원은 투자자의 연령, 투자 경험, 직원의 설명 의무 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상 기준안을 정리하고 있다. 실제로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 사례들도 확인되고 있다. 이 원장은 “ELS는 판매 시 과거 손실 실적을 고객에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금융회사는 2008년 금융 위기 등 특정 시기를 빼고, 10년에 한해서만 손실을 분석해 손실률이 0%에 가까워 보이게 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일괄 배상안에 대해선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배상이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H지수 ELS 관련 2차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금감원은 이달 11일 배상 기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새 50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대출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9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1월 말보다 4779억 원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올 1월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9049억 원 늘었는데 2월에는 증가 폭이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5월(1431억 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그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37조964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7713억 원 늘었다. 1월 증가 폭(4조4329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건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며 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달 19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0.05∼0.20%포인트 인상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공인중개사,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올해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집값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주택 가격 하락 흐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일 발표한 ‘2024년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중 74%, 공인중개사와 PB 중 79%가 올해 주택 매매 가격 전망에 대해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4.6% 하락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2.4%)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보고서는 KB경영연구소가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관련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172명), 전국 공인중개사(523명), KB금융 PB(73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하락 폭에 대해선 “1∼3% 하락한다”는 예측이 시장 전문가(28%)와 공인중개사(26%)에서 가장 많았다. PB들 중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3∼5% 하락’(27%)을 전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하락 전망이 우세했지만 비수도권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하락 전망 88%)의 시각이 수도권(하락 전망 66%)보다 더 비관적이었다. 주택 매매시장의 경기 최저점은 시장 전문가(50%)와 공인중개사(59%) 모두 올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에는 주택 경기가 최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금리 인하’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지원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박진욱(가명) 씨는 2017년 서울 성북구의 주상복합상가 내 지하 점포를 4억 원에 사들이면서 A은행에서 2억2000만 원의 담보 대출을 받았다. 이곳에서 몇 년간 스포츠 오락 시설을 운영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급락했고 대출 원금과 이자조차 못 내는 상황에 이르렀다.결국 A은행은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점포를 경매에 넘겼고 2022년 초 첫 경매가 시작됐다. 그런데 3억7000만 원이던 최초 입찰 가격이 여러 차례 유찰을 거듭하며 7000만 원대까지 떨어졌고, 지난달 진행된 경매에서도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A은행으로서는 채권 대부분을 손실 처리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3일 동아일보와 지지옥션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2년 1개월간 경매가 개시된 부동산(주택, 토지, 상가 등) 매물 중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담보로 잡고 있는 채권(채권 최고액 기준)은 약 10조901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2년간 경매가 개시된 부동산 매물 중 5대 은행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등기부등본 1만9745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또 이 중 5대 은행이 대표 채권자로서 경매를 신청하며 반환 청구한 금액도 1조8588억 원으로 나타났다. 경매 신청 건수도 연일 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법원에 접수된 전국의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619건으로 2013년 7월(1만1266건)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개인과 소상공인, 기업 등이 저금리 시기에 무리하게 일으킨 담보 대출이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지적한다. 담보 가치가 낮은 ‘한계 매물’이 속속 경매시장에 쏟아지면서 민간 부실이 금융사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 부동산 담보 대출은 부실 가능성이 가장 낮은 편인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 것”이라며 “한동안 이런 추세가 더 거세질 전망이라 담보 대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11억 담보 토지 3억에 낙찰… 영끌족 ‘한계 매물’ 경매 쏟아져 5대 은행 ‘부동산 부실채권’ 10조 ‘대출 감당 못해 경매’ 갈수록 늘어… 감정가에 못미치는 낙찰도 속출5대銀, 최근 2년 채권반환 청구액… 2338억 회수 실패 등 손실 증가전문가 “담보대출 부실 관리 시급” 김인중(가명) 씨는 20대였던 2019년 7월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약 2억4000만 원을 받아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전용면적 84㎡) 한 채를 4억 원에 매입했다. 그 후 아파트값이 2021년 한때 7억 원까지 올라 김 씨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성공한 듯싶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졌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추가 대출까지 일으켜야 했다. 결국 은행 측은 대출을 연체한 김 씨의 아파트를 경매에 넘겼다. 김 씨의 아파트 감정가는 6억 원에 육박했지만 경매가 유찰됐고, 이달 예정된 두 번째 경매에선 최저 입찰 가격이 4억 원까지 낮아졌다. 김 씨 같은 영끌족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직격탄을 맞아 쓰러지면서 부동산 경매가 급증하고 있다. 채무자들이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자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이 담보물을 처분해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담보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감정가를 낮춰도 경매가 유찰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담보 대출의 채권 회수에 실패한 은행들로선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끌족 ‘한계 매물’ 쏟아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담보로 대출을 내줬다가 차주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한계 매물’은 갈수록 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지옥션과 함께 경매 대상 부동산 등기부등본 약 2만 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22년 부동산 경매가 개시된 매물 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근저당권 총액은 3조5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또 이 수치는 지난해 6조1000억 원 수준으로 7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채권 반환 청구액’(대표 채권자로서 경매를 신청하며 반환 청구한 금액)도 8000억 원에서 9500억 원으로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추이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월 5대 은행의 근저당권 총액은 약 49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달(2000억 원)의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채권 반환 청구액 역시 544억 원에서 1028억 원으로 89% 뛰었다. 특히 영끌족의 투자 실패 사례가 급증하면서 은행권의 아파트 담보 대출 부실도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올해 1월 5대 은행이 경매로 넘긴 아파트 담보 채권 반환 청구액은 354억 원으로 1년 전(115억 원)의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고금리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해 할 수 없이 아파트를 포기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들 채권 회수 성공률 절반에 그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이 채권 회수에 실패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이정민(가명) 씨는 약 10년 전 충남 천안시 토지를 담보로 3차례에 걸쳐 은행에서 11억 원을 빌렸다. 하지만 이후 이 씨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기 시작했고, 은행 측은 결국 2022년 대출을 회수하기 위해 해당 토지를 경매로 넘겼다. 문제는 그사이 땅값이 급락하면서 담보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경매가 개시됐을 때 최저 입찰 가격은 처음 대출액에 크게 못 미치는 6억 원대. 하지만 이 가격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을 거듭하던 토지는 입찰 가격이 3억 원대로 떨어지고 나서인 지난해 6월에야 3억4000만 원에 팔렸다. 은행은 약 8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본 셈이다. 이 씨의 사례처럼 최근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담보 부동산이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리는 사례가 흔하다. 202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5대 은행이 직접 채권 반환을 청구한 6292건 가운데 1602건(25.5%)은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매각에 성공한 4690건 중 1235건(26.3%)은 낙찰가가 은행의 채권 반환 청구액보다 낮았다.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한 주채권은행조차 45.1%는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았거나 채권을 전액 회수하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대출액 기준으로 5대 은행은 채권 반환 청구액(1조8588억 원) 중 12.6%(2338억 원)를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1순위 근저당을 설정한 금융권이 채권 전액 회수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은 2, 3순위 근저당을 설정한 금융기관의 채권 회수율은 훨씬 더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대출 부실에 대비해 미리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손실액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소지가 크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액의 0.5% 안팎을 충당금으로 쌓지만 주담대는 대출액의 0.05% 수준에 그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회계상으로는 손실이 바로 잡히지 않더라도 한계 물건의 경매가 본격화될수록 예상치 못한 손실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한동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담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비율을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금융당국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상장폐지 기간과 절차를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에서 부여하는 개선 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심사는 현행 3심제에서 한 단계를 생략해 2심제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에 자본잠식, 횡령 및 배임 등 시장거래에 부적합한 사유가 발생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열게 돼 있다. 이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폐를 결정하면 상장사는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개선 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는데, 이 기간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최장 4년, 코스닥 상장사는 2년이다. 여기에 심사 보류, 소송 등까지 이어지면 절차는 더욱 장기화된다. 문제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의 상폐가 지연되면 주가조작 세력이나 기업 사냥꾼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는 점이다. 투자자 역시 투자금이 묶이면서 재산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 실제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나 개선기간이 부여돼 거래정지 상태에 있는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는 71곳으로, 이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8조2144억 원이다. 일각에선 상폐 절차가 단축되면 페널티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보완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의 상폐 심사 제도 개선은 밸류업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진행된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공인중개사,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올해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집값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주택 가격 하락 흐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일 발표한 ‘2024년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중 74%, 공인중개사와 PB 중 79%가 올해 주택 매매 가격 전망에 대해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4.6% 하락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ㅡ12.4%)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해당 보고서는 KB경영연구소가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관련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172명), 전국 공인중개사(523명), KB금융 PB(73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하락폭에 대해선 “1~3% 하락한다”는 예측이 시장 전문가(28%)와 공인중개사(26%)에서 가장 많았다. PB들 중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3~5% 하락’(27%)을 전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하락 전망이 우세했지만, 비수도권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하락 전망 88%)의 시각이 수도권(하락 전망 66%)보다 더 비관적이었다.주택 매매시장의 경기 최저점은 시장 전문가(50%)와 공인중개사(59%) 모두 올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에는 주택 경기가 최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금리 인하’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지원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 주택 공급 등의 변수가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롯데카드가 성장성, 혁신성을 가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업을 공개 선발하고 해당 기업들을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 ‘띵크어스 파트너스’를 실시한다. 롯데카드 띵크어스 파트너스는 지역·사회·환경 분야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는 브랜드를 발굴해 지속가능한 경영과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ESG 기업 모집 공고를 냈다. 1차 서류 전형에 총 223개 기업이 지원했고 이후 서류 전형에 통과한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공개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롯데카드는 전문가 심사를 통해 기업의 ESG 적합성, 성장성, 혁신성 등을 평가해 최종 6개 기업을 선발했고 이들 기업에 1억 원 규모의 상금을 수여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띵크어스 파트너스 기업은 △그린컨티뉴(대상) △위플랜트(최우수상)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최우수상) △리플레이스(우수상) △서스테이블(우수상) △인비저블컴퍼니(우수상)이다. 롯데카드는 올 한 해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롯데카드 디지로카 애플리케이션(앱) ‘띵샵’ 입점 지원, 디지로카앱·롯데카드 SNS 활용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전문가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상을 수상한 ‘그린컨티뉴’는 국내 최초로 선인장 소재로 친환경 식물성 원단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버려진 선인장잎, 부산물 등 농업 폐기물을 소재로 활용하는 등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 ESG 적합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위플랜트’는 땅에 꽂으면 식물로 성장하는 스마트 포트를 통해 산불 피해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는 장애, 질환, 노령 등으로 운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맞춤 헬스케어 서비스 ‘어댑핏’을 운영한다. 둘 다 상생 시너지 측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우수상을 수상한 ‘리플레이스’ ‘서스테이블’ ‘인비저블컴퍼니’는 각 사의 상품과 서비스가 유사 업종을 운영하는 타사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과 혁신성을 가지고 있고 소외계층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측면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선발됐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ESG 캠페인 ‘띵크어스’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환경보호 등을 실천하는 ESG 기업의 마케팅을 도와 매출을 높이는 등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며 “올해 실시될 띵크어스 파트너스 프로그램은 홍보나 마케팅은 물론 경영, 마케팅 컨설팅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인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BC카드는 2022년 8월 출시한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이 올 1월을 기준으로 1년 반 만에 누적 충전 회원 수가 226만 명을 돌파했다고 28일 밝혔다. BC카드는 KT와 함께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기존 지류형과 달리 온누리상품권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신이 평소 쓰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하고 필요한 금액만큼 온누리상품권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게 고안됐다. BC카드뿐만 아니라 신한카드·KB국민카드·우리카드 등 본인이 소유한 신용·체크카드 모두 등록 및 충전할 수 있다. 전통시장 등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사용할 시 개인 카드 신용한도나 연결 계좌 잔액이 아닌 충전된 온누리상품권 잔액 내에서 금액이 먼저 차감된다. 오는 6월 말까지 전통시장에서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경우 상향된 소득공제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최근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전통시장 카드 이용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기존 40%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최근 경비 지출, 임직원 복리후생 등 법인 대상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 한국동서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서도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도입해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김호정 BC카드 상무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자신이 평소 쓰던 카드라는 익숙한 방법을 통해 편리하게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라며 “BC카드는 온누리상품권 활성화에 앞장서 고물가 시대 가계 부담 경감과 영세 중소상공인 매출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최근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업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방식을 변경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3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이 아직 자본력과 노하우를 갖춘 주주사를 찾지 못해 인가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공식적으로 준비 중인 곳은 소소뱅크·KCD뱅크·U-Bank(유뱅크) 3곳이다. 가장 최근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렌딧,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 현대해상 등이 참여한다. 유뱅크는 노년층,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엔 핀테크 업체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만들겠다며 ‘KCD뱅크’를, 지난해 12월엔 소상공인·소기업 연합 단체 35곳이 주축이 된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소소뱅크)’가 차례로 출사표를 냈다. 둘 다 ‘소상공인 맞춤형 은행’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3곳 모두 아직 정식으로 인가 신청을 하진 않았지만 이들이 연이어 인터넷은행 설립 도전에 나서는 건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의 은행 인가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신규 인가 방침을 발표할 때만 신청 및 심사가 진행됐지만, 이제는 적합한 사업자가 인가를 신청하면 당국이 상시적으로 신규 인가를 내주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출범 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제4 인터넷은행 경쟁을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합산 이용자 수는 2021년 말 기준 2640만 명에서 2023년 말 4127만 명(중복 집계)까지 늘었다. 2년 만에 이용자 수가 1500만 명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제4 인터넷은행의 관건은 ‘자본력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 원의 최소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필요하다. 실제로 앞서 2019년 소소뱅크는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자본조달방안 미흡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과거 인터넷은행 3사도 시중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터넷은행 업계도 대체로 새로운 ‘메기’의 등장을 환영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의 자본력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본력과 노하우를 갖춘 시중은행, 금융그룹 등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 모두 은행권, 금융그룹 등과의 논의를 통해 주주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들의 자본력을 꼼꼼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제4 인터넷은행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만큼 인가 신청을 하면 꼼꼼히 평가할 것”이라며 “특히 자본금 요건, 자본 조달 능력 등을 엄격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26일부터 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면 최대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4% 넘게 줄어든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규제는 점점 더 강화돼 대출 한도는 올해 7월부터는 최대 9%, 내년에는 최대 17%까지 감소한다.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가면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소득 5000만 원이면 1700만 원 ↓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26일부터 은행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을 적용한다. DSR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 은행들은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대출을 내주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여기에 미래의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금리가 오를 경우 늘어날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반영함으로써 대출 한도는 기존보다 줄어들게 된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5000만 원인 대출자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1700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전까지는 최대 3억45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었는데, DSR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 0.38%포인트가 얹혀지면서 대출 한도는 최대 3억2800만 원으로 4.9% 감소한다. 다만 같은 조건으로 금리를 5년 넘게 묶어두는 혼합형, 주기형 상품으로 대출을 받으면 대출 한도 감소 폭은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했을 때보다 작다. 변동금리 상품보다 혼합형은 600만 원, 주기형은 1200만 원가량 더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 DSR 도입 취지가 변동금리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대출 상환기간 내 고정금리 기간이 길수록 스트레스 금리를 덜 적용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 주담대 금리 최대 0.3%포인트 인상 1단계가 시작된 스트레스 DSR은 올 7월부터는 2단계, 내년부턴 3단계로 들어간다. 1단계에서 25%인 스트레스 금리 반영 비율은 2단계 50%, 3단계 100%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 축소 폭도 더욱 커진다. 26일부터 3억2800만 원이었던 대출 한도는 7월부터 다시 3억12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내년부터는 2억8400만 원까지 감소한다. 약 1년 만에 주담대 한도가 6100만 원(17.7%) 줄어드는 셈이다. 6월부턴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주담대도 스트레스 DSR 적용 대상에 포함돼 대출 한도는 더욱 감소한다. 한편 일부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이미 KB국민은행은 7일 주담대 변동·혼합금리를 모두 0.23%포인트씩 올렸고, 신한은행도 19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05∼0.2%포인트씩 인상했다. 최근 가계대출은 약 두 달 만에 2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이달 22일 기준으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13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조7209억 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주담대는 535조630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7386억 원 증가했다.스트레스 DSR 규제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미래의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것.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서울의 한 전통시장 인근에서 불법 사금융 업체를 운영했던 40대 김모 씨.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10만 원 안팎의 돈을 빌려준 뒤 14∼15일간 매일 1만 원씩을 수금하는 일수업자였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000%를 넘는 초고리였지만, 업체를 운영했던 수년간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대출과 수금의 전(全) 과정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안민석 법률사무소 강물 대표변호사는 “단기 급전이 필요한 시장 상인이 연락을 주면 퀵서비스로 대출금을 지급하고, 매일 오토바이 기사가 시장을 돌며 원금 및 이자를 수금하는 형태의 범죄”라며 “이자 지급이 늦어지며 부담이 커진 피해자가 뒤늦게 불법 사금융으로 신고하려 해도 증거 자체가 부족해 피해 회복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관련 범죄 척결에 나섰지만, 단속 및 처벌을 면하기 위한 범죄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퀵서비스를 활용해 수금에 나서거나, 점조직 형태 운영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교란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불법 사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단속과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와 수요 분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점조직’ 형태 운영에 ‘행동강령’까지 마련 불법 사금융 업체 A조직의 20대 조직원 김모 씨와 박모 씨는 2021년부터 전남 여수시와 충남 천안시, 충북 청주시 등지에서 불법 사금융 범죄에 가담했다. 두 사람은 2022년 말까지 1만 회에 걸쳐 최고 5200%의 고리로 40억 원의 대출을 알선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이자 및 연체금 명목으로 거둬들인 범죄 수익만 28억 원이 넘는다. 그 과정에서 저지른 악질 불법 추심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됐다. 두 사람이 검거된 것은 지난해 초. 약 2년의 기간 동안 수사망을 피할 수 있던 것은 A조직이 철저한 관리 체계를 두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콜팀’ ‘면담팀’ ‘수금팀’ ‘인출팀’ ‘총무팀’ 등으로 구성된 A조직은 다른 팀 조직원은 물론이고 같은 팀 소속의 조직원들끼리도 서로를 알지 못하는 구조였다. 면담팀과 수금팀의 조직원들은 본명 대신 미리 정해준 별칭만 사용해야 했다.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오프라인에서 대면하는 일은 절대 금지됐다. 업무 시에는 대포폰과 대포통장만 이용할 수 있었고, 공용 와이파이 대신 휴대용 와이파이만을 써야 했다. 출금팀 소속 조직원 역시 철저히 규칙에 따라 움직였다. 1개 체크카드로는 1개 은행에서만 인출하고 이를 전달할 때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찾아 주차했다. 심지어 퇴근할 때도 집에서 3km 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해 놓고 걸어서 귀가해야 했다. 이처럼 불법 사금융 업체들의 범죄 수법 진화로 경찰 등 수사기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직원들의 행각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 장모 씨(45)는 가족을 들먹이며 위협하는 범죄 조직의 불법 추심에 경찰서를 찾았지만, 오히려 좌절하고 말았다. 장 씨는 “신고 당시 수사관이 직접 불법 사금융 업체 조직원과 통화했는데, 그 조직원은 수사관에게 어차피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비아냥거렸다”며 “조직원이 대포폰을 사용해 검거가 어렵다는 말에 고소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단속에 한계 예방 및 수요 분산에 초점 둬야 이처럼 경기 불황과 고금리 기조로 불법 사금융 이용 수요가 커지는 추세에서는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높은 수익을 노리고 계속 진화하는 범죄를 원천 차단하기 쉽지 않다. 실제 최근 들어 저신용자뿐만 아니라 대기업 종사자 등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변형된 형태의 불법 사금융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때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고수익을 벌 수 있는데 단속 및 처벌은 어려운 방식이 활용된다. 대기업 과장 이모 씨(38)는 2년 전 알게 된 지인 김모 씨에게 2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만에 40만 원을 돌려받았다. 이 씨가 원금만 갚으라고 했음에도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그렇게 대출금을 수십, 수백만 원씩 늘려갔고 그때마다 단기간에 이자를 포함해 원금의 두 배를 돌려받았다. 그렇게 불어난 돈이 지난해 1억 원에 달했을 때, 김 씨는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사라졌다. 잦은 돈 거래로 신뢰 관계를 쌓은 뒤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를 저지른 것이다. 이 씨는 “변호사를 찾아갔더니 일종의 불법 사금융에 당한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일반 불법 사금융과 달리 내가 고리로 돈을 빌려준 입장이기 때문에 고소하더라도 자칫 ‘피의자’로 취급될 수 있다는 설명에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불법 사금융 범죄 조직 척결이 단속 강화보다 피해 예방 및 수요 분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할 때도 단속으로는 범죄 조직 타진에 한계가 뚜렷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 수법과 심각성을 알리는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저신용자들을 위한 급전 창구를 다양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규제나 범죄 처벌 강화 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강수영 법무법인 맑은뜻 변호사는 “불법 사금융 피해자들은 대부분 거리의 현수막 명함이나 온라인 광고를 통해 불법 사채에 접근하게 되는데, 정작 광고 처벌은 과태료 수준에 그친다”며 “불법 사금융 광고업자들을 불법 사채업자와 공범으로 보고 처벌해야 관련 범죄가 위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단돈 몇십만 원이 아쉬워 돈을 빌린 지 7개월 만에 원금이 5490만 원까지 불었습니다. 그간 갚은 이자만 해도 3400만 원이 넘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장모 씨(45)가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댄 것은 단돈 50만 원 때문이었다. 부모의 치료비와 두 자녀의 양육비를 충당하기 위한 선택이 불과 수개월 만에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만기에 수십만 원씩 이자를 갚다 보니 생계를 유지하려 돈을 더 빌릴 수밖에 없었다”며 “‘돈을 갚지 않으면 어린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에도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19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협회가 불법 사금융 피해 민원을 접수했거나 사법기관으로부터 이자율 계산 등을 의뢰받은 사례는 연평균 4935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의 평균 대출 금액은 777만 원, 평균 이자율은 연 347%였다. 장 씨처럼 연 8000%가 넘는 살인적인 이자율로 고통받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에 불법 사금융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범죄 예방은 물론이고 단속과 처벌 등에도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법 위반 사건은 2021년부터 매년 증가하며 지난달까지 4651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구속 기소된 사건은 약 2%(95건)에 불과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법 사금융 범죄 척결도 좋지만, 수요를 줄여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예산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하고 제도권 최후의 창구인 대부업 활성화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카톡 읽었네, 내일 ××줄게” 살해협박… 年8000% 고금리 덫에 [불법 사금융 지옥]불법사금융 피해 눈덩이… “일주일마다 수십만원씩 갚아야생계 유지하려 돈 계속 빌리게 돼… 한번 손대는 순간 못 빠져나와”‘몸캠’ 촬영 협박 시달린 피해자도 장모 씨(45)가 불법 사금융 업체 A조직과 연결된 것은 2022년 5월. 10년 넘게 폐암 투병을 하던 어머니와 3년 전 갑작스레 위암 판단을 받은 아버지의 병원비, 어린 자녀의 생활비를 홀로 감당하면서 개인회생까지 진행한 뒤였다. 사채는 더 이상 대출 가능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자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었다. 장 씨는 그해 12월 초까지 A조직으로부터 총 64회의 불법 사금융 대출을 진행했고, 최고 연 8000%대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한번 손 내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덫” 동아일보 취재팀이 만난 불법 사금융 피해자 10명의 피해 유형은 대체로 비슷했다. 온라인 대출 카페 등을 통해 불법 사채업자를 처음 접했고, 십여만 원의 소액으로 시작한 빚은 불과 수개월 만에 수천만 원까지 불어났다. 대출 과정도 간단했다. 실제 취재팀이 피해자들이 이용했던 온라인 사이트 중 한 곳에 소액대출을 문의하자 3분 만에 15개 업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장 씨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A조직을 만났다. 그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알게 된 대출 중개 사이트와 회원 1만6000명의 온라인 카페에서 대출을 받았다”며 “한 번이라도 이용하는 순간 이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출 과정에서 연체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악질 추심이 이어졌다. 지인들이나 직장에 불법 사금융 이용 사실을 알리겠다는 것부터 가족을 해치겠다는 내용까지 피해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협박이 대부분이었다. A조직은 장 씨에게 “아내와 자녀들을 죽이겠다”, “자녀 학교에 찾아가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신원이 노출된 자녀를 경기도로 전학 보낸 이후에도 계속되는 추심에 2022년 10월 유서를 쓰고 잠적하고 경찰에 신고도 해 봤지만, 대포폰을 쓰는 조직 특성상 신원 불상을 이유로 범죄 사실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받았다. 박모 씨(26)도 같은 조직에 극심한 불법 추심을 당했다. 그의 부모님과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주변 가게에 전화해 욕설을 퍼붓는 등의 방법이 사용됐다. 박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아버지의 암이 재발했다”고 토로했다. 신체 불법 촬영물인 ‘몸캠’ 협박에 시달린 피해자도 많다. 마찬가지로 A조직에게 돈을 빌린 직장인 김모 씨(29)는 2021년 9월 빌린 15만 원이 4000만 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에서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대신 신체 사진을 보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김 씨가 거절하자 하루에도 수백 통의 협박 전화가 왔고 결국 그는 ‘손들고 무릎 꿇고 있는 모습’, ‘변기를 핥는 모습’ 등을 영상으로 전달했다. 김 씨는 “채무 사실이 더 많은 지인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영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일하던 병원도 결국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불법 행위를 가한 A조직의 총책과 조직원들은 경찰에 검거돼 지난해 8월부터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불법 사금융 업체의 악성 협박에 노출된 피해자들은 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도 호소한다. 150만 원의 원금이 4개월 만에 1000만 원까지 불어난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불법 추심 때문에 하루에 2시간만 자면서 직장과 물류센터 배달을 병행해 빚을 갚아야 했다”며 “4개월 동안 체중이 15kg이나 빠졌고 정신과 약이 없으면 밤에 잠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태 모르는 ‘깜깜이’ 통계… 피해자 지원도 역부족 이처럼 불법 사금융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민생을 약탈하는 불법 사금융을 처단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문제는 불법 사금융의 정확한 규모가 여전히 ‘깜깜이’ 상태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매년 불법 사금융 이용 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통계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17년부터 매년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예산이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표본의 대표성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결과를 공표하지는 않고 있지만 해당 조사라도 없으면 실태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심층 면접 등 통계 보완 방안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자영업자 이모 씨(49)는 지난해 6월 300만 원을 빌렸다가 약 7개월 만에 빚이 1억5000만 원까지 불어났다. 불법 사금융 업체들의 말도 안 되는 이자 요구에 경찰서를 3번이나 찾았지만, 그때마다 “사채업자와 적당히 합의를 보라”는 무성의한 답변에 억장이 무너졌다. 이 씨는 “미성년 자녀를 대상으로 한 협박까지 이어져 국민신문고와 대통령실 ‘국민제안 누리실’에 글을 남겼고 그제야 사건과 관련해 경찰 쪽에서 전화가 왔다”며 “피해자들은 1분 1초가 고통스러워 말라 죽어가고 있는데 경찰의 수사가 너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의 채무자 대리 및 소송 지원 제도 역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불법 추심에 대응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법률 지원을 받는다 해도 대포폰, 대포통장을 활용해 음지에서 이뤄지는 불법 사금융 업체들의 영업 방식상 유의미한 처벌을 이끌 증거를 찾는 것부터 막히기 일쑤다. 강수영 법무법인 맑은뜻 변호사는 “불법 사금융은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 50대뿐만 아니라 10대까지 광범위하게 번져 있다”며 “당국이 인력과 의지를 갖고 단속에 나서는 동시에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경기 불황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저신용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열악해지면서 불법 사금융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점조직 형태로 철저히 음지에서 진행되는 범죄 수법 탓에 원활한 단속 및 처벌이 어려운 모습이다. 정부의 지원 제도 역시 피해 규모와 비교할 때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 받은 ‘연도별 대부업법 위반자 숫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월평균 109건이던 대부업법 위반 관련 사건 접수는 2022년 111건, 2023년 151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 들어서도 1월 한 달 동안 188건의 관련 사건 접수가 이뤄졌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불법 사금융을 ‘암적인 존재’라고 지칭하며 “법이 정한 추심 방법을 넘어선 대부 계약은 그 자체가 무효인 만큼 끝까지 추적해 처단하고 불법 이익을 남김없이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금감원과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으로 이뤄진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가동돼 온라인 대부 중개 플랫폼 점검을 통한 불법 사금융 척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범죄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법무부가 접수한 대부업법 위반 사건은 총 4651건. 이 중 18.6%(866건)는 ‘혐의 없음’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리됐고, 12.1%(561건)는 불구속 기소됐다. 구속 기소된 경우는 95건으로 전체의 2% 수준에 그쳤다. 안민석 법률사무소 강물 대표변호사는 “최근 불법 사금융 범죄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조직원들끼리도 서로를 알지 못한다”며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으로 증거 수집까지 방해하기 때문에 범죄 혐의 입증이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금융감독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는 매년 1만 건이 넘는 신고·상담이 접수되지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 외에 지원 방안이 마땅치 않다. 불법 추심 피해 서민에게 변호사를 무료 지원하는 채무자 대리인 제도 역시 효용성이 크지 않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26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피해자들의 과도한 이자를 반환받기 위한 소송은 70건에 불과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반사회적 불법 사금융 무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불법 협박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많아 범죄 규모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규제만 강화되면 저신용자의 대출이 아예 막힐 수 있는 만큼 대안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해외여행 때마다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의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 ‘트래블페이’를 사용해 온 직장인 김모 씨(31)는 올여름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여행을 앞두고 환전 고민이 생겼다. 트래블페이는 달러, 엔, 유로로 환전할 때는 수수료가 없지만 튀르키예 리라를 포함한 그 외 통화는 일부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요새 환전 수수료가 무료인 외환 상품이 많이 출시돼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해 보고 새로운 카드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으로 지난해부터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에 이어 신한은행까지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세운 외환 서비스 상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15일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국내 여행객은 227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655만4031명) 대비 246% 넘게 늘어났다. 해외여행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2871만4247명)의 80% 수준까지 회복됐다. 해외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늘면서 금융사들은 무료 환전 서비스를 미끼로 고객 유치전에 나섰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달 18일 외화를 사고팔 때 수수료 없이 환전해 주는 외화통장 상품을 출시했다. 그간 트래블페이와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주도해온 여행자 특화 서비스 경쟁에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참전한 것이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은 출시 3주 만에 계좌 수가 60만 개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토스뱅크의 ‘환전 수수료 무료’ 선언 이후 시중은행도 줄줄이 외환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30개국 통화에 대해 100% 환율우대를 적용하고 해외 결제 및 해외 현금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14일 출시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3월까지 운영 예정이던 26개국 통화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을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하고, 하나은행 지점에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혜택을 넓혔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금융사들이 출혈 경쟁으로 수수료 이익이 줄어드는 것까지 감수하는 건 고객 이탈을 막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인해 신탁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야만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향후 외환 수수료가 은행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 수수료가 중요한 수익원인 만큼 은행권도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환전 수수료 면제는 은행 입장에서 손해일 수 있지만 외화 예수금을 유치하고, 이를 운용해 다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설 연휴 이후 금융감독원이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한 2차 현장검사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자율배상 등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은행권은 불완전판매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배상에 나설 경우 자칫 배임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인 16일부터 홍콩 ELS 판매사에 대한 2차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5일 열린 ‘2024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홍콩 ELS와 관련해 “이달 마지막 주까지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점검하거나 추가 검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에 대한 책임 분담 기준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가 스스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경우 자체적으로 배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일부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당 금융기관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금융권의 자체적인 자율 배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최소 50%라도 먼저 배상을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자율배상 요구에 선뜻 응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불완전판매라는 결론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데다, 자율배상이 은행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만큼 향후 배임 소지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 ELS 판매 규모가 총 19조30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 자율배상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민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아직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되는 사안으로 손실배상과 관련돼 결정된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빚을 돌려막는 서민들이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정부가 내달 대규모 ‘신용사면’을 예고하면서 카드사들에는 리스크 관리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 급전 창구로 카드론을 이용하던 서민들의 접근성이 낮아지고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카드사 연체액 2조 원 돌파…18년래 최대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3.0%로 집계됐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하는 이 수치가 3%를 넘은 것은 2015년 8월(3.1%) 이후 8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8월 2.9%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연체율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연체액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조516억 원으로 2005년 3월 말(2조2069억 원) 이후 18년여 만에 최대 규모였다. 카드사 연체율이 치솟고 연체액이 급증한 것은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대출자들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자는 급전이 필요해 이용하는 취약대출자 비중이 높아 고금리 장기화의 그늘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 카드사에 달갑지 않은 ‘신용사면’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신용사면이 카드사들의 잠재 리스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위원회는 2021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소액연체(2000만 원 이하)가 발생한 298만 명에 대해 5월까지 연체 금액을 전액 상환할 경우 신용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연체 금액을 상환할 경우 연체 이력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액 대출 연체자의 연체 정보를 삭제하는 신용사면은 3월 12일부터 실시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의 신용사면으로 25만 명가량이 제2금융권을 떠나 은행에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고, 15만 명가량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이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카드 신규 발급은 늘어날 수 있지만 상환 능력이 취약한 중·저신용 차주들이 카드론 등에 몰리며 오히려 연체율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역시 당국의 신용사면에 대비해 리스크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연체율 등이 높은 상황이라 신용사면 이후 취약대출자 유입에 따른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만약 신용사면 이후 취약대출자들의 연체율 등이 높아지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 등의 금리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 8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61%로 전달(14.46%)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카드론 금리가 오를수록 중저신용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신용사면 이후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 금리가 오를수록 중저신용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신용사면 이후 부실이 생기지 않게 대환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 비교적 낮은 이자로 연체를 없앨 수 있게 하는 것도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MBK장학재단이 17명의 예비 대학생들을 제17기 MBK 장학생으로 선발했다고 5일 밝혔다. 선발된 장학생들에겐 입학금과 등록금 전액이 지원될 예정이다.MBK장학재단에 따르면 장학생 선발은 한 달 간의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진행됐다. 김병주 MBK 장학재단 이사장(MBK파트너스 회장)이 서류 전형을 통과한 3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번에 장학생 17명이 신규 선발되며 MBK 장학생은 총 202명으로 늘어났다.MBK의 이번 장학생들은 가톨릭관동대,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익대(가다나 순) 등 전국 9개 대학에서 선발됐다. 전공 분야도 인문사회, 이공계, 예체능, 의예 등 다양했다.MBK 장학재단은 2007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개인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재단은 선발된 장학생에게 입학금과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교재비와 함께 해당자에 한해 학업장려비도 제공된다. 재단은 지원자의 성별이나 출신 지역, 진학 예정 대학, 전공 분야 등을 가리지 않고 장학생 지원 접수를 받는다. 대신 선발된 장학생들은 ‘Pay it forward’(도움받은 사람은 다시 사회에 도움을 환원하고자 한다)라는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김 이사장은 “지원자 모두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스스로의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밝고 건강한 의지와 태도를 보였다”며 “선발된 장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학업에 집중하고 차후 사회 각 분야의 리더가 돼 스스로 다짐한 사회 환원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부가 기업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그간 증시에서 저평가돼 왔던 일부 금융, 보험, 유통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열풍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KB금융의 주가(종가 기준)는 한 주 전인 1월 26일 대비 23.23%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각각 24.64%, 13.82% 올랐다. 이 외에도 흥국화재(49.41%), 한화손해보험(34.34%) 등 보험주와 이마트(24.50%), 롯데쇼핑(17.92%) 등 유통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은 모두 증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돈보다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기업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의 업종별 PBR을 보면 금융업이 0.51배, 보험업이 0.46배, 유통업이 0.70배로 모두 1배를 밑돌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저(低)PBR 기업들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히자 이들 종목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BR이 낮다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 열풍이 과도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며 “테마주 때처럼 막 뛰어들지 말고 지배구조 개선 등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업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