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욱

변영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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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변영욱 기자입니다.

cut@donga.com

취재분야

2026-02-24~2026-03-26
칼럼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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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7%
언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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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앗간보단 쿠키가게[고양이 눈]

    참새들이 방앗간만 찾는 건 아닌가 봅니다. 가끔 쿠키도 간식으로 즐기나요. 어느 쿠키가게 간판 위에서 식사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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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기자가 의원 휴대전화를 엿보는 이유[사진기자의 ‘사談진談’]

    국회의원이나 유명인의 휴대전화 속 정보를 캐는 것을 즐겨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불법 행위를 밝혀 처벌하려는 검찰이 그렇고 불법으로라도 정보를 얻어 이익을 취하려는 해커도 있다. 또 한 부류가 사진기자들이 아닐까 싶다. 사진기자들은 국회 회의장에서 의원들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 카메라 앵글을 그쪽으로 고정시킨다. 본회의장의 경우 국회의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사진기자석 바로 아래쪽에 있는 의자에는 중진 의원들이 앉는다. 그래서 보통 중진 의원들의 휴대전화가 사진기자들의 타깃이 된다. 그렇다고 초선들이 안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포처럼 큰 망원렌즈로 무장한 사진기자는 수십 m 떨어져 있는 휴대전화 화면을 엿볼 수 있다. 상대방이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생활을 훔쳐보는 듯해 공정하지 않은 취재 방식이라는 비판이 많다. 가끔 “남의 문자 찍냐”는 힐난에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사진기자들의 훔쳐보기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진기자들이 정치인의 휴대전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첫째는 아주 실무적인 이유고, 둘째는 좀 더 거창한 이유다. 실무 차원에서 볼 때 카메라가 포착하는 휴대전화 화면 한 컷이나 수첩의 몇 단어는 신문 제작에 도움이 된다. 취재기자들은 취재원이 던지는 말 한마디로 원고지 수십 장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 키워드로 맥락을 이어붙이는 기술을 갖고 있는 정치부와 사회부 민완 기자들에게 사진기자들이 포착한 사진은 엄청난 요리 재료가 된다. 수첩에 적으면 필기체를 못 알아볼 수도 있고 혼자 쓴 의미 없는 글이라고 해명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은 상대방이 있어서 맥락을 부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작년 11월 민영통신사 뉴스1의 사진기자는 국회의 한 회의장에서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이 대통령비서실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촬영했다. ‘북한 주민 2명을 추방해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는 비밀을 세상에 폭로하는 기사가 만들어졌고 이틀간 국회에서 야당이 정부와 청와대를 공격하는 회의로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본회의장에선 친문 인사인 박광온 최고위원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인재 영입부터 실수였다. 독선과 오만함이 부른 일련의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찍혔다. 다음 날에는 야당 이혜훈 의원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유승민 의원이 보낸 ‘김형오 갈수록 이상해져’라는 문자를 보는 장면이 포착돼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 과정에 잡음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관음증이라고 욕을 먹기도 하지만 신문 제작진에게 이런 종류의 단독 사진은 아주 유용하다. 그래서 혹시 사진을 못 찍으면 타사가 찍은 사진을 얻어 신문에 ‘제공’ 사진으로 쓴다. 옛날 개념으로는 ‘물’ 먹은 셈이지만 그렇다고 현장 기자에게 페널티를 주지는 않는다. 사진을 위해 다시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면 가장 협조를 많이 해주는 직업군이 정치인이지만 정치인들에게 휴대전화 화면을 다시 보여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불가역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예 처음부터 인물에는 관심 없고 의원들의 휴대전화 화면만을 노리는 카메라 기자도 등장하고 있다. 사진기자들이 휴대전화 화면 사진을 좋아하는 두 번째 이유는 신문 제작자 쪽보다는 뉴스 인물들 때문이다. 흔히 사진은 진실만을 말한다고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정치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하는 행동은 이제 계산되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정치인의 말만 곱씹어서 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이 찍힌 사진도 잘 살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쇼’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자아표현과 이미지 관리라는 개념도 쓰인다. 의원들의 휴대전화 문자가 기자와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게 된 것은 정치 또는 정치 사진이 지나치게 보여주기 일변도로 나아간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하는 말과 계파 안에서 합의된 말이 다르다는 학습 효과 때문일까. 정치 현장을 뛰어다니며 역사를 기록해온 사진기자들도 이제는 카메라 앞쪽에서 벌어지는 연출된 악수보다 휴대전화 화면이 정치의 본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와 메모를 노출시키는 정치인이 있고 그런 사실을 모른 척 결과적으로 그를 도와주는 기자도 있다. 카메라 앞에서 다들 영민해지는 세태다. 정치인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하는 사진기자에게 세상은 오늘도 살얼음판이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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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밸런타인데이 선물하세요”

    9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해피 밸런타인데이’ 기획전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4일까지 초콜릿 및 제과 300여 종을 모아 판매하고 2만5000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영화예매권(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두 장을 증정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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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 확산 공포에…수경서 샤워캡까지 등장[청계천 옆 사진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터미널과 서울 시내에서는 각종 보호장구들을 확인할수 있었다. 감염이 확인된 확진자 수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탑승객과 시민들의 모습은 인간이 바이러스의 공격 앞에서 어떻게 버텨나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민들부터 수영안경에 샤워캡까지 쓰고 공항을 들어오는 외국인도 만날 수 있었다. 급기야 중국인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식당까지 등장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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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래사장의 고인돌[고양이 눈]

    모래사장에 누군가 고인돌을 만들어 놨습니다. 무얼 묻었을까요?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시름일까요, 아니면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일까요.  ― 경북 경주시 감포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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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북미 만남의 순간 감동적이었는데…그 많던 사진은 가짜였나

    힘 있는 사람들이 특히 사진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사진기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순간이 선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연예인들의 열애 인정 기자회견을 찍을 때면, 두 사람의 달콤한 눈빛을 찍기도 하지만 서로 고개를 돌리는 어색한 순간을 포착해 두기도 했었다. 나중에 결별 뉴스가 나올 때 다시 기자회견을 하지는 않을 거니까. 그래서 요즘 연예 기획사들은 사진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아예 자체 촬영한 보도자료용 사진을 배포한다. 최근 여의도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를 촬영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주최 측으로부터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물론 모든 매체가 허가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하지 않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 정상적인 욕망을 거스르고 취재원의 불편한 순간을 포착하려고 기를 쓰는 사진, 영상기자들이 사랑 받지 못하는 것은 직업을 선택한 순간 이미 피할 수 없는 ‘원죄’일 수도 있다. 그래도 카메라를 꼭 쥐고 현장을 지켜보는 이유는 사진이 진실을 담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첩에 메모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둔다. 대학생들의 필기도 이제는 이미지 파일로 대체됐다. 일상생활에서 기억의 보완재로 사용되는 영상 이미지는 신문과 방송에서도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사건에서 이제 사진도 믿을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년간 북미, 남북간의 악수와 포옹이라는 화해의 이미지가 넘쳐났는데 다시 북한이 발사체를 쏘는 사진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본 이 이미지들은 거짓이었을까? 남북과 북미 만남은 실제로는 살얼음판을 걷는 외교 전쟁의 현장이었지만 이미지는 지나치게 축제처럼 기획되었던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감동은 순간이었지만 국제 관계는 냉엄한 현실이었던 것이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동영상에 대해서 법원은 본인이 맞다고 밝혔고 비록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이지만 이를 본 시민 대부분도 화면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누군가 기록한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본인은 부인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옷을 바꿔가며 서류 더미를 옮기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은 증거를 인멸하는 사람의 행동으로 받아들여져야 했지만 지지자들은 이를 애써 부인했다. 법은 결국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정 교수를 구속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방식에 의지해야 하는 걸까 고민된다. 서초동과 광화문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역시 사진기자들의 중요한 촬영 대상이었다. 현장에서 가늠한 참가 인원의 숫자는 신문과 인터넷에 함부로 쓸 수 없었다. 한쪽이 100만 명이라고 하면 다른 쪽은 200만 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상대방의 숫자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수십 년간 집회 취재를 해왔던 사진기자들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숫자였다. 이미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이미지의 주인들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기레기’ ‘가짜 뉴스’라는 딱지를 붙이지만 그런 공세에도 불구하고 사진의 생산 과정과 맥락을 함께 살핀다면 진짜와 가짜 이미지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성추문 동영상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누군가의 의도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학교 건물의 CCTV가 공개된 것 역시 누군가의 적극적 제보나 취재의 결과이므로 역시 의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영상이 거짓이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세월호가 다른 사고와 달리 아직까지 가슴을 아프게 후비는 것도 현장 화면을 다 지켜본 사람들의 죄책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일상이 감시되는 디스토피아를 걱정했지만 거리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오히려 거짓말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지를 부정하는 기법이 발달하곤 있지만 그래도 사진과 영상 등 기계가 기록한 이미지는 진실을 분명하게 증명할 것이고, 투명 사회를 만드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내년에도 사진을 매개로 세상과 이야기할 사진기자의 연말 소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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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내 집[고양이 눈]

    청계천 다리 아래 돌 틈. 아늑하게 자리 잡은 비둘기 옆에 구부러진 ‘버드 스파이크’가 보입니다. 원래 비둘기를 비롯한 새를 쫓기 위해 설치된 것인데요. 영리한 비둘기가 부리로 버드 스파이크를 떼어버렸나 봅니다. 다가오는 겨울, 사람도 새도 보금자리 마련이 쉽지 않네요. ―서울 청계천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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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 한번 맛봐도 될까요

    1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초콜릿 아트 쇼’에서 유명 파티시에 재니스 웡이 실제 초콜릿을 활용한 예술 작업을 하고 있다. 웡은 이날 수백 개의 초콜릿을 이용해 3시간 동안 가로 4m, 세로 2.4m 크기의 작품을 완성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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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 치과[고양이 눈]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치과. 그런데 여기저기 재밌는 만화가 그려져 있네요. 진료실을 안내하는 이상한 남자, 칫솔 든 곰, ‘고급 인력’ 티셔츠를 입은 직원까지. 치과 이름도 범상치 않습니다. 그래요, 드라큘라는 직업상 이가 튼튼해야겠죠?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치과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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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보수 진영의 집회는 재미가 없을까[사진기자의 ‘사談진談’]

    우리 사회에서 집회를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군이 사진기자일 것이다. 민생 집회부터 정치인들 집회까지 그것도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참여해 왔다. 돌과 최루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같은 집회도 있었고 축제 같은 시위도 경험했다. 현장을 가지 않아도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취재기자와 달리 사진기자들은 현장을 꼭 가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집회 수준을 점수로 매길 만큼 감별 능력이 생긴다. 이른바 보수 진영의 집회 현장을 다녀온 사진기자들은 대체로 낮은 평가를 한다. 진행 방식, 무대 준비, 배경 음악과 구호 등이 재미없고 촬영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은 사진기자들로서는 놀라운 이벤트였다. 삭발식은 약자들의 항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여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쇼’ ‘코스프레’의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현 정권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벤트에 끌려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는 것 같다. 어느 진영에 유리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황 대표의 삭발 사진은 장엄한 이미지보다는 코믹한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투 블록’ 헤어스타일에 수염까지 기른 채 터미네이터 오토바이를 모는 모습의 합성 사진이 대표적이다. 공안검사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황 대표는 순식간에 재미있는 정치인 대열에 살짝 발을 담그게 됐다. 디지털 기술은 비싼 비용 없이 정치 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도록 했다. 정치인들에게 장벽은 이제 사라졌다. 올바르고 능력 있으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한국당은 ‘언론 운동장’이 기울어져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상파 방송에까지 둥지를 튼 소위 진보의 스피커 방송인들을 보면 그런 주장에 일부 공감한다. 그렇더라도 이번 황 대표 삭발식에서 알 수 있듯이 재미없는 보수 야당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통해 구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느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기울어진 게 있다면 야당 내부의 역량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정당들이 한국 정치사에서 보여줬던 실력과 실수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황 대표의 삭발식 행사 당일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의 모습이 보인 것도 놀라웠다. 반칙으로 자식을 대학에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장관 임명 반대를 위해 마련된 집회였는데 말이다. 두 번째 지적할 수 있는 역량은 시위를 조직하는 힘이다. 우리나라 보수 정당들은 대중 선동 운동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래서 축적된 경험 역량도 부족하다. 사회학자들은 민주화운동 같은 집합 열정과 연대가 발현되려면 먼저 운동 참여자들의 정서적 친밀성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래, 구호, 박수, 만세삼창, 투석전 등의 퍼포먼스가 반복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군중집회의 성공 요소가 우리 사회에서 축적되는 데 보수 야당의 참여와 학습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촛불집회, 삭발식, 토크콘서트 등은 왼쪽 세력들이 주로 활용하던 방식이었다. 형식만 본떠 준비 없이 나섰다간 이미지 생산과 유통 전문가인 반대 세력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여성 당원 행사에서 ‘몸뻬’를 내리고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은 젠더 감수성이 없는 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상징도 없고 프레임도 선점당한 보수 진영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논리와 비전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는 건 어떨까. 국민들은 이제 쇼를 볼 만큼 봤다. 국민들이 쇼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미지 정치로 미래가 안전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중도층도 많다. 상식과 사실을 우선시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취업률, 물가 등 국내 경기 관련 숫자의 개선과 국제사회의 격변으로부터 지켜지고 있다는 안정감이다. 모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끈 보수 야당. 정책에 대한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콘텐츠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인물을 국민 앞에 내놓는 진짜 퍼포먼스를 보고 싶다. 모든 정치 세력이 쇼를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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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징도 없고 프레임도 선점당한 보수진영, 국민 마음 얻는 방법은?

    왜 보수 진영의 집회는 재미가 없을까우리 사회에서 집회를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군이 사진기자일 것이다. 민생 집회부터 정치인들 집회까지 그것도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참여해왔다. 돌과 최루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같은 집회도 있었고 축제 같은 시위도 경험했다. 현장을 가지 않아도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취재기자와 달리 사진기자들은 꼭 가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집회 수준을 점수로 매길 만큼 감별 능력이 생긴다. 이른바 보수 집회 현장을 다녀온 사진기자들은 대체로 낮은 평가를 한다. 진행 방식, 무대 준비, 배경 음악과 구호 등이 재미없고 촬영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보도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작이 사회적 약자를 담는 것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보수 세력을 ‘웰빙족’으로 보는 사진기자들의 선입관도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은 사진기자들로서는 놀라운 이벤트였다. 삭발식은 약자들의 항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여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쇼’ ‘코스프레’ 의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현 정권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벤트에 끌려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는 것 같다. 어느 진영에게 유리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황 대표의 삭발 사진은 장엄한 이미지보다는 코믹한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투블럭 헤어스타일에 수염까지 기른 채 터미네이터 오토바이를 모는 모습의 합성 사진이 대표적이다. 공안검사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황 대표는 순식간에 재미있는 정치인 대열에 살짝 발을 담그게 됐다. 디지털 기술은 비싼 비용 없이 정치 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도록 했다. 정치인들에게 장벽은 이제 사라졌다. 올바르고 능력 있으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한국당은 ‘언론 운동장’이 기울어져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상파 방송에까지 둥지를 튼 소위 진보의 스피커 방송인들을 보면 그런 주장에 일부 공감한다. 그렇더라도 이번 황 대표 삭발식에서 알 수 있듯이 재미없는 보수 야당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통해 구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느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기울어진 게 있다면 야당 내부의 역량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정당들이 한국 정치사에서 보여줬던 실력과 실수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황 대표의 삭발식 행사 당일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의 모습이 보인 것도 놀라웠다. 반칙으로 자식을 대학에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장관 임명 반대를 위해 마련된 집회였는데 말이다. 두 번째 지적할 수 있는 역량은 시위를 조직하는 힘이다. 우리나라 보수 정당들은 대중선동운동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래서 축적된 경험 역량도 부족하다. 사회학자들은 민주화 운동 같은 집합 열정과 연대가 발현되려면 운동 참여자들의 정서적 친밀성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래, 구호, 박수, 만세삼창, 투석전 등의 퍼포먼스가 반복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군중집회의 성공 요소가 우리 사회에서 축적되는데 보수 야당의 참여와 학습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촛불집회, 삭발식, 토크콘서트 등은 왼쪽 세력들이 주로 활용하던 방식이었다. 형식만 본떠 준비 없이 나섰다간 이미지 생산과 유통 전문가인 반대 세력들에게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여성당원 행사에서 ‘몸빼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은 젠더 감수성이 없는 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상징도 없고 프레임도 선점당한 보수 진영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논리와 비전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는 건 어떨까. 국민들은 이제 쇼를 볼 만큼 봤다. 국민들은 쇼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미지 정치로 미래가 안전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중도층도 많다. 상식과 사실을 우선시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취업률, 물가 등 국내 경기 관련 숫자의 개선과 국제 사회의 격변으로부터 지켜지고 있다는 안정감이다. 모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끈 보수 야당. 정책에 대한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콘텐츠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인물을 국민 앞에 내놓는 진짜 퍼포먼스를 보고 싶다. 모든 정치 세력이 쇼를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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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조화[고양이 눈]

    한 중년 여성이 수국 한 다발을 안고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성당에 꽂아 둘 거라고 합니다. 꽃무늬가 프린트된 옷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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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리버 신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이 6∼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볼드 스니커즈 ‘인터벌’ 제품 출시를 기념해 길이 4m, 높이 2.1m 크기의 대형 신발을 전시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인터벌은 측면의 벡터 로고가 돋보이는 볼드 스니커즈 제품으로 1996년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 최근 다시 나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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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갈게요[고양이 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청계천에서 즐거운 한 컷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어머, 그 뒤로 한 아이가 깡충깡충 징검다리를 뛰어가고 있네요. 미안해요, 언니들! 빨리 지나갈게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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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사진이 트럼프 사진을 닮아간다[사진기자의 ‘사談진談’]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시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사자성어와 논리만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정치가 횡행하면 숙의(熟議)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포스팅에 쓰일 사진과 영상을 위해 돈과 인원을 쓴다. 참모들이 심사숙고해 만든 무대 위에서 정치인들은 최종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정교하게 움직인다. 이미지 핸들러 또는 이미지 컨설턴트의 원조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1824년 첫 번째 선거에서 패배하고 두 번째 도전하면서 처음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지 정치의 역사가 200년쯤 된다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대중설득기법들이 정치에 응용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선전선동의 기법을 사회주의 국가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하지만 선거도 돈벌이가 되는 미국에서는 훨씬 다양한 방식의 이미지 연출 기법이 발달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접하게 되면, 사진기자는 본질만을 촬영해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꿈만 꿀 뿐 준비된 세트에 금방 적응한다. 본질을 찾아다니다 ‘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시민 3명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귀환 의식이 열렸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새벽 3시에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귀환자들이 내릴 비행기 문 뒤쪽으로는 건설용 크레인 2대가 카메라 앵글을 피해 서 있었다. 대형 성조기를 걸기 위한 장치였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인질들이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CNN을 비롯한 세계 기자들이 생중계했다. 현장 기자들의 역할은 역사를 기록해서 남기는 것일 뿐 역사의 현장이 윤색되거나 포장되어도 걷어낼 수 없다. 북한의 이미지 연출 능력은 뛰어났다. 선전선동 담당자들은 대역죄를 짓지 않는다면 정년 때까지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력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선전 방식에서 뛰어나다는 의미다. 수천 명이 등장하는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 사이에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거나 지도자를 화면의 가운데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등 신기함의 차원이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정확하게 북한이 국제무대에 나서면서부터 북한의 이미지 메이킹 기술은 서양의 그것을 닮아가며 진보하고 있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장센 연출 능력을 한껏 뽐냈다. 6월 22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예술 공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모습과 흡사했다. 동원된 10만 명 인민들 눈높이에 무대를 만들고 레드카펫을 깔고 두 정상이 걷는다. ‘병풍’이라고 하는 사진의 배경이 된 인민들은 마치 연예인의 팬이나 트럼프의 지지자들처럼 깃발을 흔들며 환영한다. 예전 같으면 주석단에 앉아 있는 VIP를 보여주고 국기 흔드는 주민들을 따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편집했을 것이다. 무대와 관중석이 한 앵글에 들어오게 배치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 같은 미장센이었다. 예전에 북한 사진이 미국 등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 사진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김정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배경 인물은 뿌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트럼프 사진과 김정은 사진의 차이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북한은 김정은이 등장하는 화면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통역과 사진가들은 젊은 사람으로 교체됐다. 현장 퍼포먼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현송월은 음악으로 사람의 감정을 다뤄왔다. 무대 퍼포먼스를 경험한 가수의 감각을 정치와 외교에 활용하는 것도 마케팅 전문가와 심리학자 그리고 무대 연출자들이 동원되는 미국 선거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은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의 사진과 차이가 없다. 이미지를 위해 무한에 가까운 인원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김정은의 이미지는 이제 점점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표현된다. 북한 사진에서 굳이 우리와 다른 부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미지만 변한 것은 아닌지, 변화하기 쉬운 이미지만 변하고 본질은 그대로일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하다. 본질적인 남북 평화의 이미지로 바뀌었길 진심으로 바란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김정은.jpg’ 저자 cut@donga.com}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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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풍’으로 동원된 인민들…김정은 사진이 트럼프 사진을 닮아간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시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사자성어와 논리만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정치가 횡행하면 숙의(熟議)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포스팅에 쓰일 사진과 영상을 위해 돈과 인원을 쓴다. 참모들이 심사숙고해 만든 무대 위에서 정치인들은 최종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정교하게 움직인다. 이미지 핸들러 또는 이미지 컨설턴트의 원조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첫 번째 선거에서 패배하고 1824년 두 번째 도전하면서 처음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지 정치의 역사가 거의 200년쯤 된다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대중설득기법들이 정치에 응용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선전선동의 기법을 사회주의 국가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하지만 선거도 돈벌이가 되는 미국에서는 훨씬 다양한 방식의 이미지 연출 기법이 발달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접하게 되면, 사진기자는 비록 허상을 걷어내고 본질만을 촬영해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꿈만 꿀 뿐 준비된 세트에 금방 적응한다. 본질을 찾아다니다 ‘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시민 3명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귀환 의식이 열렸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새벽 3시에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귀환자들이 내릴 비행기 문 뒤쪽으로는 건설용 크레인 2대가 카메라 앵글을 피해 서 있었다. 대형 성조기를 걸기 위한 장치였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인질들이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CNN을 비롯한 세계 기자들이 생중계했다. 북한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남은 숙제는 어떤 ‘쇼’로 대중들에게 능력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가였다. 현장 기자들의 역할은 역사를 기록해서 남기는 것일 뿐, 역사의 현장이 윤색되거나 포장되어도 걷어낼 수 없다. 어쩌면 독자와 시청자들 역시 현장 기자들이 찍는 사진이 ‘날 것’이 아니라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감격적인 순간 대부분이 누군가가 기획하고 연출한 그림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북한의 이미지 연출 능력은 뛰어났다. 선전선동 담당자들은 대역죄를 짓지 않는다면 정년 때까지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력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선전방식에서 뛰어나다는 의미다. 수천 명이 등장하는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 사이에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거나 지도자를 화면의 가운데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등 신기함의 차원이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정확하게 북한이 국제무대에 나서면서부터 북한의 이미지 메이킹 기술은 서양의 그것을 닮아가며 진보하고 있다. 지난 달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장센 연출 능력을 한껏 뽐냈다. 6월 22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사진에서 예술 공연을 보러 능라도 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사진은 현직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흡사했다. 동원된 10만 명 인민들 눈높이에 무대를 만들고 레드카펫을 깔고 두 정상이 걷는다. ‘병풍’이라고 하는 사진의 배경이 된 인민들은 마치 연예인의 팬이나 트럼프의 지지자들처럼 깃발을 흔들며 환영한다. 예전 같으면 주석단에 앉아 있는 VIP를 보여주고 국기 흔드는 주민들 따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편집했을 것이다. 무대와 관중석이 한 앵글에 들어오게 배치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 같은 미장센이었다. 예전에 북한 사진이 미국 등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 사진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김정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배경 인물은 뿌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트럼프 사진과 김정은 사진의 차이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촬영된 이미지들은 트럼프처럼 북한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언론을 통해 세계로 뿌려진다. 북한은 김정은이 등장하는 화면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통역과 사진가들은 젊은 사람으로 교체됐다. 현장 퍼포먼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현송월은 귀에 이어폰을 낀 채 무대를 점검하고 VIP의 동선을 안내한다. 무대 퍼포먼스를 경험한 가수의 감각을 정치와 외교에 활용하는 것도 마케팅 전문가와 심리학자 그리고 무대연출자들이 동원되는 미국 선거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은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의 사진과 차이가 없다. 이미지를 위해 무한에 가까운 인원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김정은의 이미지는 이제 점점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표현된다. 북한 사진에서 굳이 우리와 다른 부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미지만 변한 것은 아닌지, 변화하기 쉬운 이미지만 변하고 본질은 그대로일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하다. 본질적인 남북 평화의 이미지로 남길 진심으로 바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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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5년 전 모습을 보니…항명 파동과 눈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 사진기자로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10월이었다. 이 사진들은 지금부터 5년 8개월 전 사진들이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였지만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감사는 특별한 모습이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끝나고 오후 감사가 재개되자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마이크를 든 채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는 도중에 외압이 있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는 잘못된 것이기에 따를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전국적인 조직체의 일원으로서 상명하복의 관계에서 직무를 수행한다는 소위 검사동일체의 원칙으로 운영되는 조직문화인 줄 알았는데 검찰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외압을 받았다는 윤석열 당시 지청장의 주장에 대해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절차적 정의를 확실히 세우고 조그마한 틈새나 흠결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윤 지청장의 보고 과정에서 흠결이 있었고, 그래서 업무배제 명령을 내렸다”고 항변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기자 생활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후배 검사의 외압 폭로와 선배 검사의 눈물이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맡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리더십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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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 사진으로 본 故 이희호 여사의 생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별세했다. 2009년 8월 DJ를 먼저 떠나 보내며 이 여사는 추모사에서 “제 남편은 일생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고,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영부인을 넘어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정치인으로서의 이희호 여사의 생전 모습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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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키다리 아저씨의 속살(?)

    날씨가 좋아 요즘 바쁘신 몸, 아니 ‘다리’입니다. 행사장에서 흔히 만나는 피에로를 완벽한 키다리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며칠 전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에서 억만장자 사업가가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했다지요. 저도 사랑하는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까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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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찍혔다!

    초대형 카메라입니다. 셔터를 한 번 누르면 웬만한 피사체는 다 찍힐 것 같습니다. 카메라 위에는 옛날에 있었던 마그네슘 플래시를 본떠 만든 대형 플래시도 있습니다. 플래시가 한 번 터지면 어마어마한 섬광이 터져 나올 것만 같네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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