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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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취재하는 방송·영화 담당 기자입니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더 재밌는 기사 안에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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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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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리메이크도… 30년전 만화가 웹소설로, 다시 웹툰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리메이크 중 이처럼 신선한 시도가 있었을까. ‘아 뉴스데이’ ‘굿바이 미스터 블랙’ ‘레드문’ 등을 그린 ‘순정만화의 대모’ 황미나 작가(59)의 1991년 작품이 무협 소설계에서 가장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진산 작가(51)의 손에서 재탄생했다. 22일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취접냉월’이다. 웹툰·웹소설이 영화나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경우는 많았지만 2권의 만화책으로 나온 작품을 소설책 5권, 웹소설 125화 분량으로 다시 쓰는 작업은 업력 30년에 가까운 진 작가에게도 도전이었다. 취접냉월의 웹소설화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떻게?’가 먼저 떠올랐다는 진 작가, 그리고 황 작가를 1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취접냉월은 발표 때부터 순정만화에 무협을 접목한 파격이었다. 유년시절 언니와 오빠가 읽던 무협소설을 접하면서 “무협이 몸의 기본기로 자리 잡았다”는 황 작가는 검은 생머리를 두건으로 가리고 ‘살수무정’(살수는 정을 가져선 안 된다)의 자세로 검을 휘두르는 주인공 ‘냉소월’을 만들었다. 어렸을 적 부모가 죽는 장면을 목격한 소월은 원수를 갚고자 무술을 연마해 강호 최고의 여살수로 거듭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마주한 원수가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남자 ‘백운비’임을 알게 된 뒤 죽음을 택한다. 진 작가는 처음 리메이크를 제안받았을 땐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지만 “황미나의 무협 순정을 다시 세상에 선보일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기에” 고민 끝에 1년에 걸쳐 리메이크를 진행했다. 웹소설은 원작에 비해 세계관은 확장됐고 등장인물도 다양해졌다. “원작이 주인공에 집중했다면 웹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간상을 조망했어요. 원작에 없던 캐릭터가 생겼고, 극 초반까지만 등장했던 캐릭터가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죠. 과거 무협에선 영웅이 홀로 싸우고 고독하게 죽었다면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어벤져스’에도 다양한 히어로가 등장하듯 취접냉월에서도 여러 조연의 이야기를 강화했습니다.”(진 작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술을 연마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냉소월은 대표적 여성 히어로인 원더우먼이나 캡틴마블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냉소월의 주체성과 강인함은 황 작가가 만화를 그릴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면서 진 작가가 리메이크에서 반드시 지킬 원작의 기준으로 삼았던 점이다. “냉소월은 잘 단련된 특수부대의 여성 킬러와 같은 인물이에요. ‘이렇게 독한 여성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죠. 원수를 갚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나약해지면 사정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여요. 최근 여자 주인공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죠. 원작 속 냉소월의 특징을 최대한 강조하려 했습니다.”(진 작가) 웹소설 취접냉월은 웹툰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지가 만화를 웹소설로, 웹소설을 웹툰으로 두 단계에 거쳐 리메이크하는 첫 사례다.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 깊어진 세계관과 풍부해진 캐릭터들로 독자와 만나는 것이다. “묻히기 아까운 옛날 만화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림체나 대사가 옛날 스타일이라 구닥다리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훌륭하죠. 과거 만화들이 웹소설과 웹툰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리메이크돼 많은 이들을 만나는 게 원작자가 가장 바라는 것 아닐까요. 작품의 생명력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니까요.”(황 작가)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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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우먼·캡틴마블 넘는 매력…웹버전 ‘냉소월’을 만난다

    장르를 넘나드는 리메이크 중 이처럼 신선한 시도가 있었을까. ‘아 뉴스데이’ ‘굿바이 미스터 블랙’ ‘레드문’ 등을 그린 ‘순정만화의 대모’ 황미나 작가(59)의 1991년 만화가 무협 소설계에서 가장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진산 작가(51)의 손에서 재탄생했다. 22일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취접냉월’이다. 웹툰과 웹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리메이크 된 경우는 많았지만 2권의 만화책으로 출시된 작품이 소설책 5권, 웹소설 125화 분량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작업은 카카오페이지는 물론 업력 30년에 가까운 베테랑 진 작가에게도 첫 도전이었다. 취접냉월의 웹소설화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떻게?’라는 세 글자가 먼저 떠올랐다는 진 작가와 황 작가 두 사람을 1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취접냉월은 출시 당시부터 순정만화에 무협을 접목한 파격이었다. 순정만화를 연재하던 잡지 ‘르네상스’에 정통 순정만화가 아닌 무협 순정만화가 처음으로 실렸다. 유년시절 언니와 오빠가 읽던 무협소설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무협이 내 몸의 기본기로 자리 잡았다”는 황 작가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를 두건으로 가리고 ‘살수무정’(살수는 정을 가져선 안 된다)의 자세로 검을 휘두르는 주인공 ‘냉소월’을 만들어냈다. 어렸을 적 부모가 죽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한 소월은 원수를 갚고자 무술을 연마해 강호 최고의 여살수로 거듭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마주한 원수가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남자 ‘백운비’임을 알게 된 뒤 죽음을 택한다. “‘여자들의 만화’였던 순정만화에 무협을 가미한 첫 시도였어요. ‘여성들은 싸우는 장면이 들어가면 안 본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순정만화의 확장을 위해선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무협은 무술 자체에 집중했다면 취접냉월은 상대에게 칼을 한 번 휘두르더라도 그 안에 감정이 들어가도록 해 차별화를 꾀했죠.” (황미나 작가) 진 작가는 처음 리메이크를 제안 받았을 땐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지만 “황미나의 무협 순정을 다시 세상에 선보일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고 1년에 걸쳐 리메이크를 진행했다. 웹소설은 원작과 비교해 세계관은 확장됐고 등장인물은 다양해졌다. 원작은 냉소월과 백운비 두 가문의 갈등에 집중했다면 웹소설에서는 강호 전체가 수십 년에 걸쳐 엮이는 음모가 등장한다. 조연의 역할도 강화됐다.“원작이 주인공에 집중했다면 웹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간상, 그들과 주인공이 만드는 풍부한 인간관계를 조망했어요. 원작에 없던 조연 캐릭터가 생기기도 했고, 극 초반까지 등장했던 조연 캐릭터가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죠. 과거 무협에선 영웅이 홀로 싸우고 고독하게 죽었다면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어벤저스’에도 다양한 히어로가 등장하듯 취접냉월에서도 다양한 조연의 이야기를 강화했습니다.”(진산 작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술을 연마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냉소월은 여성 히어로의 대명사로 불리는 원더우먼이나 캡틴마블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냉소월은 여성 캐릭터가 곤경에 빠졌다가 남성에 의해 구조되거나, 남성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치는 과거 히어로물의 문법에 완벽히 반대되는 인물이다. 냉소월의 주체성과 강인함은 황 작가가 만화를 그릴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임과 동시에 진 작가가 리메이크에서 반드시 지킬 원작의 기준으로 삼았던 점이다. “냉소월은 잘 단련된 특수부대의 여성 킬러와 같은 인물이에요. ‘이렇게 독한 여성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죠. 원수를 갚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나약해 지면 사정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여요. 이는 최근 콘텐츠의 여자 주인공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해요. 원작에서 그려진 냉소월의 특징을 최대한 강조해 쓰려고 했습니다.”(진산 작가) 진 작가가 쓴 웹소설 취접냉월은 웹툰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지가 만화를 웹소설로, 웹소설을 웹툰으로 두 단계에 거쳐 리메이크하는 첫 사례다.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 더 깊어진 세계관과 풍부해진 캐릭터들로 독자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묻히기 아까운 옛날 만화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림체나 대사가 옛날 스타일이라 구닥다리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훌륭하죠. 과거 만화들이 웹소설과 웹툰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리메이크되고 소비자들을 만나는 게 원작자가 가장 바라는 것 아닐까요. 작품의 생명력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니까요.”(황미나 작가)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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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당신의 삶을 바꾼 ‘인생 책’이 있나요

    20대에 백만장자가 된 남성, 두 번 교통사고를 당하고 절망에서 빠져나온 국가대표 선수…. 세계에서 5억 부 이상 판매된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의 잭 캔필드가 심리학 교수 게이 헨드릭스와 함께 각계각층 인사 46명이 꼽은 ‘인생 책’을 소개한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사지가 마비된 스포츠맨, 환경운동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등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인물들의 책에 얽힌 사연과, 책으로 인생을 바꿔 나간 여정을 공유한다. 헨드릭스는 한 해 수만 권 쏟아져 나오는 책 중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 책을 소개하고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의 인생 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빈곤의 종말’을 읽고 빈곤 퇴치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운동가, ‘돈키호테’를 읽고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삶의 태도를 갖게 된 이의 이야기 등은 덮었던 책을 다시 열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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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총장 복귀에…가수 이승환 “세상이 모두 너희들 발밑이지?”

    가수 이승환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비판하는 듯한 게시물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승환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이 모두 너희들 발밑이지?’라고 적고,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린 관련 기사 링크를 붙였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승환은 25일에는 ‘우리는 승리한다. 꺾이지 아니한다’는 글도 올렸다. 이와 함께 올 8월 고 노무현 대통령 탄생 74주년을 기념해 열린 ‘봉하음악회’에서 ‘태양의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무대 영상 링크도 첨부했다. 이승환은 세월호 참사 추모곡을 발매하고 2016년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촛불집회’와 현 정부 들어 검찰개혁 촉구 집회에 참여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자축하는 게시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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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무비 ‘기생충’ 세계 홀리고, K드라마 ‘킹덤2’ 랜선 접수

    2020년은 국내 영화산업이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오간 한 해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전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썼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작품임과 동시에, 아카데미가 비(非)영어 영화에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여한 첫 사례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영화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 제작 지연, 신작들의 극장 개봉 연기, 관객 수 급감이 맞물리면서 제작, 투자, 배급, 극장으로 이어지는 영화의 유통 체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 산업이 휘청거렸던 것과 달리 ‘K드라마’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시간이 급증한 데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로 제작비와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은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되면서다. 방송사 드라마들의 경우 스포츠, 클래식 등 각 분야 전문성을 앞세운 신인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 ‘자막이라는 1인치 장벽’ 넘은 K무비 올해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달성하면서 한국 문화 콘텐츠 중 가장 파급력이 약했던 영화가 주류 시장인 북미권을 파고들면서 한류의 정점을 찍은 해였다. 기생충에 이어 홍상수 감독은 3월 ‘도망친 여자’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 2월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던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의 기세도 무섭다.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로스앤젤레스비평가협회상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영향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도망친 여자와 미나리의 수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한국 영화들이 해외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한 해였지만 코로나19로 영화의 1차 윈도인 극장이 휘청거리면서 영화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전년(2억2668만 명) 대비 73.7% 폭락한 6000만여 명으로 예상된다. 관객이 끊기면서 ‘1000만 영화’는 고사하고 ‘500만 영화’도 실종됐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은 475만 명이 본 ‘남산의 부장들’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극장, 디지털 온라인, 해외 매출을 합친 영화산업 전체 매출은 지난해 2조5093억 원에서 올해 91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6% 감소했다. 영화들이 극장 대신 넷플릭스 직행을 택하면서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라는 기존 개념도 완전히 깨졌다. ‘사냥의 시간’, ‘콜’에 이어 한국 최초 SF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았던‘승리호’까지 넷플릭스로 향했다.○ 넷플릭스 등에 업고 세계로 도약한 K드라마 코로나19로 인한 OTT 시청 시간 급증,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맞물리면서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회당 제작비가 각각 20억여 원, 30억 원에 달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와 ‘스위트홈’이 대표적이다. OTT 서비스 순위 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스위트홈은 공개 3일 만인 21일 넷플릭스 일일 랭킹에서 미국 7위, 독일 8위, 프랑스 6위에 올랐다.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미국과 유럽 넷플릭스 톱10에 든 건 스위트홈이 처음이다. tvN ‘사랑의 불시착’과 ‘사이코지만 괜찮아’, JTBC ‘이태원 클라쓰’는 넷플릭스 공개 직후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톱10에 들며 한류 열풍을 재점화했다. 지상파 3사 드라마에서 신인 작가들이 약진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기존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보장할 유명 작가를 선호했지만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젊은 감각’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불문율을 깨고 19.1%의 시청률을 기록한 SBS ‘스토브리그’의 이신화 작가, 변호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SBS ‘하이에나’의 김루리 작가는 모두 신인이다. 신인 작가의 전문성을 내세운 드라마도 많았다. 교직에 몸담은 바 있는 박주연 작가는 tvN ‘블랙독’에서 기간제 교사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류보리 작가 역시 서울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음대 졸업생들의 진로 고민을 상세히 그리면서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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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장르, 멜로보다 더 큰 카타르시스”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은 김은숙 작가가 각본을 쓴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연이어 성공시킨 스타 PD다. 로맨스와 멜로에서 아름다운 연출이 빛을 발했던 이 PD에게 스위트홈과 같은 ‘크리처물’(괴물들이 등장하는 장르)은 첫 도전이었다. 공개되자마자 ‘오늘 한국의 톱10 콘텐츠’ 1위를 달리고 있는 스위트홈은 내면에 품은 욕망으로 인간이 괴물로 변하는 상황, 폐허 직전의 아파트 ‘그린홈’ 주민들이 괴물과 싸우는 과정을 그렸다. 21일 화상으로 만난 이 PD는 “스위트홈은 인간애를 다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크리처물은 괴물이라는 거대한 적에 맞서 싸우는 인간 군상, 이들이 나누는 애정과 사랑을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멜로나 로맨스보다 더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명의 웹툰 원작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2억 회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원작자인 김칸비 작가는 원작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달라는 정도만 당부했고, 나머지는 이 감독에게 맡겼다. 특전사 출신 소방관으로 ‘인간병기’ 수준의 전투력을 보여주는 ‘서이경’(이시영)은 원작에 없던 캐릭터다. 이진욱이 연기한 ‘편상욱’은 원작에선 깡패 같은 경찰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청부업자로 설정됐다. “남성 못지않은 강인함을 가진 여성이 주체적으로 괴물화의 상황을 극복하는 설정을 만들고 싶어 서이경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편상욱의 경우 ‘이미 괴물이 되어 버린 사람’을 떠올렸어요. 괴물과 같은 인간이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마침내 진짜 괴물을 처단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죠.” 편당 3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 다양한 크리처들이 매회 등장하는 크리처물은 처음이었기에 시행착오도 숱하게 겪었다. 크리처의 모습이 어색할 경우 몰입을 해칠 수 있었기에 표정, 움직임 하나까지 신경 썼다. “하늘의 색에 따라 괴물의 피부 색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컴퓨터그래픽(CG) 후반 과정에서 세밀하게 보정했어요. 괴물들의 움직임은 김설진 안무가의 도움이 컸어요. 뭉크의 ‘절규’를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공연을 보고 ‘괴물 같다’는 느낌을 받아 섭외했죠.” 그린홈의 주민들은 시시각각 생존을 결정짓는 질문과 마주한다. 괴물화가 진행되고 있는 주민을 격리할 것인가, 아파트 밖으로 내쫓을 것인가. 괴물을 피해 필사의 힘으로 달려오는 고등학생 소녀를 위해 셔터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순간 사람들은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며 연대를 택한다. “저 역시 ‘재앙의 순간 나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고민에 빠지곤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나’가 아닌 ‘우리’가 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살아갈 이유를 잃고 자살하려 했던 주인공 현수가 괴물의 공격을 받은 순간 타인을 살리고자 하는 내면의 욕망을 발견한 것처럼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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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정 설원 노닐다… 잿빛 세상에 건네는 제주의 새하얀 위로

    제주특별자치도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12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에서 현홍영 씨의 작품 ‘설원에 노루 나들이’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제주도’를 주제로 한 올해 공모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21개국에서 1717명이 6792점을 출품해 지난해 6920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외국인은 62명이 130점을 출품했다. 수상자는 대상 1명을 비롯해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 입선 10명 등 모두 17명이다. 이들에게는 상장과 상금 총 1250만 원이 주어진다. 대상 수상작 ‘설원에 노루 나들이’는 병풍처럼 펼쳐진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설원을 질주하는 노루 가족을 담았다.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제주 자연의 깨끗함과 청정함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관습적 표현을 답습하지 않고 제주의 자연과 문화, 그 속의 사람들을 창의적 시각으로 프레임에 담은 작품을 선정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상투적 표현, 디지털 합성, 과도한 보정을 활용한 사진은 배제한다는 원칙으로 심사했다. 심사는 양종훈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 교수, 고남수 사진작가(제주대 평생교육원 강사), 실라스 퐁 중앙대 공연영상학부 교수가 맡았다. 고 심사위원은 “코로나19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대폭 줄고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음에도 사진 애호가들이 큰 관심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상식은 열리지 않는다. 수상작은 공모전 홈페이지 등에 전시될 계획이다. 제주국제사진공모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독특한 문화를 지닌 제주도의 진면목을 국내외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열리고 있다. 대상현홍영 ‘설원에노루나들이’눈 쌓인 들판을 뛰어가는 노루들의 모습을 간명하게 구성해 제주 자연의 깨끗함과 청정함을 잘 담아냈다.금상차용현 ‘성산일출봉 안개 일출’운무에 뒤덮인 왕관 같은 성산일출봉과 일출 무렵의 붉은색, 하얀 구름, 여름의 풀색, 진한 바다색이 잘 어우러져 신비스러운 느낌이다.은상김정수 ‘오름에서 나를 외치다’ 오름 정상의 사람을 담았다. 길을 따라 인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 시점과 구도가 좋다.최수정 ‘겨울나기’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제주를 표현했다. 들판의 하얀 눈과 어두운 색의 말들, 황색 건초가 조화를 이뤘다.동상손묵광 ‘가파도의 4월’농로로 나뉜 밭과 산담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서로 다른 색의 밭과 경계선, 쌓인 돌들로 단조로움을 피했다이운철 ‘돌하루방’바닷속 돌하루방(돌하르방)이 신비롭다. 다이버의 밝은 조명과 어우러져 무언가를 상상하게 한다.김지호 ‘포근한 빛의 이불’오름에서 순식간에 변하는 빛의 황홀함을 잘 포착했다. 명암과 색의 대비를 통한 구성이 돋보인다.● 입선강광식 강금남 고순환 김국진 김병우 윤석주 이익두 임영록 조반니 테알디(이탈리아) 최병훈● 심사위원양종훈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고남수 작가·제주대 평생교육원 사진 강사실라스퐁 중앙대 공연영상학부 교수(사진 전공)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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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 소설을 문학수준으로 올린 러카레이 별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등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러카레이(사진)가 12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카레이가 영국 콘월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그는 장르로 여겨지지 않던 스파이 소설을 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의 작품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작품 10여 편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박찬욱 감독도 2018년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영국에서 연출했다.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끔찍한 해가 문학의 거장과 인류애적 정신을 모두 앗아갔다”고 애도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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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 현실 알리려 ‘상괭이 티셔츠’ 제작”

    “‘상괭이’에 대한 국내 보호 활동은 거의 없었어요. 상괭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채널A ‘하트시그널3’에 출연한 조형 작가 정의동 씨(29)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비토우’와 협업한 ‘상괭이 프로젝트(Smiling Whale Project)’를 시작한 건 상괭이를 향한 애정 때문이었다. 비토우는 채널A에서 론칭했다. 13일 전화로 인터뷰한 그는 “상괭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가 너무 낮다”고 했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 서식하는 토종 고래 상괭이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상괭이 프로젝트는 상괭이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정 씨가 그린 상괭이 스케치를 담은 티셔츠와 액세서리 상품을 제작한다. 티셔츠는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1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펀딩이 시작된 지 2주도 안 된 13일, 목표 금액인 50만 원을 훌쩍 넘긴 427만 원을 달성했다. 펀딩은 이달 28일까지 진행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멸종위기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며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최근 우연히 접한 상괭이는 국내 보호 활동이 개인 및 비영리 단체에서만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최근에서야 해양수산부에서 경남 고성군 앞바다 해역을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어요.” 정 씨는 와디즈를 통해 소개된 두 가지 종류의 티셔츠에 들어가는 상괭이의 모습과 로고를 디자인했다. ‘스마일링 웨일 로고 스웨트 셔츠’는 미소를 짓는 것 같은 상괭이의 입 모양을 따온 로고를 앞에 넣었다. ‘백 프린팅 스웨트 셔츠’는 티셔츠 뒷면에 상괭이의 모습이 크게 들어간다. “상괭이는 사진과 논문을 참고해 디자인했어요. ‘웃는 고래’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미소를 띠는 듯한 귀여운 모습이어서 이를 부각했죠. 상괭이가 처한 힘든 현실을 나타낸 ‘It‘s tough to be smiling whale’이라는 문구도 만들어 티셔츠에 넣었고요.” 하트시그널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내년 초 방영 예정인 ‘프렌즈’에선 정 씨가 상괭이 프로젝트의 작가로 활동하는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괭이가 처한 현실을 알게 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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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덕을 추모할 수 없는 영화계[현장에서/김재희]

    “(영화계에서)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금기시되는 분위기라 말을 하기 어렵다.” 고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 ‘악어’부터 그의 여러 작품에 대해 평론했던 한 영화평론가의 말이다. 그와 인연이 있는 한 영화사 대표는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했고, 그와 친분이 있던 한 평론가 역시 “그 사람을 놓은 지 오래”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사실상 그에 대한 추모를 거부한 셈이다. 고인의 업적에 대해 반박의 여지는 없다. 그는 한국 감독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모두 본상을 수상했다.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빈집’으로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2011년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았다. 2012년 ‘피에타’로 한국 감독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의 영화는 인간의 욕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이라는 평전을 냈다. 하지만 지나친 폭력성, 특히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그에 순응하는 여성 캐릭터를 자주 등장시켜 시대착오적이고 가학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에 대한 시선이 호불호를 넘어 옳고 그름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2017년 ‘뫼비우스’에 참여했던 여배우 A 씨의 고백이었다. 김 감독에게 뺨을 맞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현장에서 요구받았다는 폭로였다. 2018년 ‘#미투’ 운동으로 다수의 여성 스태프, 배우들이 그에게 성희롱,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범죄의 결과물을 옹호할 순 없다”며 등을 돌렸다. A 씨에 대한 성폭력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됐지만 법원은 그의 폭행 혐의에 대해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에 대한 추모가 금기시되는 것도 결과물보다 과정의 문제 때문이다. 특히 그 문제가 범죄의 영역을 넘나든다면 결과물에 대한 찬사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쓴 이탈리아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도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촬영 과정에서 “성폭행 장면은 사전 합의 없이 이뤄졌다”는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의 폭로로 2016년 비판의 한가운데 섰다. ‘인격과 작품은 별개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은 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범죄로까지 나아갔을 때는 작품과 별개가 될 수 없다. 김 감독은 생전 “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제 삶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대중은 물론 영화계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도 거기까지다. 폭력적인 영화는 인내할 수 있지만 폭력적 인격을 인내해 주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김재희 문화부 기자 jetti@donga.com정정보도문본보는 2018. 6. 3.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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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덕 감독, 라트비아서 코로나 입원 치료중 사망

    영화감독 김기덕 씨(60·사진)가 11일 동유럽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졌다. 외교부는 김 감독이 “이날 새벽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했다”며 “라트비아 주재 대사관이 현지 병원을 통해 경위를 확인하고 한국 유족에게 연락해 장례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해 유르말라 지역에 집을 사서 거주 허가를 신청하려 했지만 이달 5일 이후 연락이 끊겼다. 그는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2018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휘말려 고소를 당한 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세계 3대 영화제 본상 모두 수상20일 환갑 앞두고 라트비아서 숨져11일 라트비아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김기덕 감독(60)의 삶은 명예와 불명예의 줄타기였다. ‘사마리아’로 한국 영화 최초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2004년),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2011년),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2012년) 등 세계 3대 영화제 본상을 석권했다.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거장이 됐지만 2018년 발생한 ‘#미투’ 논란으로 도덕적 위상이 추락한 끝에 해외에서 숨을 거뒀다. 김 감독은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말할 만큼 시련과 좌절을 겪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서울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 작은 공장에서 일했다. 30대에 그동안 모은 돈으로 프랑스로 떠나 3년간 파리에서 미술관을 전전하고 독학으로 길거리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무명 화가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다 ‘양들의 침묵’ ‘퐁뇌프의 연인들’을 보고 영화에 빠졌다. 귀국한 뒤 1995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받으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저예산 영화 ‘악어’로 데뷔한 뒤에도 ‘비주류’ ‘이단아’라는 소리를 들었다. 시류와 대세를 추종하기보다 예술영화의 외길을 고집했다. ‘사마리아’의 베를린 영화제 수상 이후 유럽에선 호평의 연속이었다. 영화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린 ‘아리랑’이 칸에서 수상하자 국내 영화계 주류에서도 주목받았다. ‘피에타’로 세계적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충격적이고 폭력적이며, 여성에 대한 가학적 장면을 끝까지 거칠게 끌고 가는 연출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 일쑤였다. 김 감독은 2018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여배우 A 씨로부터 자신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연기를 요구했다며 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김 감독을 폭행 혐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성폭력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김 감독은 A 씨와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올 10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다. 미투 논란이 불거진 뒤 김 감독은 카자흐스탄으로 떠나 현지 영화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영화 활동을 지속했다. 지난해 모스크바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같은 해 카자흐스탄에서 촬영한 영화 ‘딘’을 칸 영화제 바이어에게만 공개하는 등 해외 활동만 간간이 이어갔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감독이 미투 의혹이 터지고 동유럽으로 떠난 뒤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는 연락을 모두 끊었다”며 “20일 환갑을 맞는 그를 위해 현지 영화인들이 에스토니아에서 김 감독 영화 기념 상영회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타지에서 떠났다”고 말했다. 이호재 hoho@donga.com·한기재·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정정보도문본보는 2018. 6. 3.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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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영화제 수상’ 김기덕, 20일 환갑 앞두고 코로나로 사망

    11일 라트비아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숨진 김기덕 감독(60)의 삶은 명예와 불명예의 줄타기였다. ‘사마리아’로 한국 영화 최초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2004),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2011), ‘피에타’로 베네치아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2012)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했다.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거장이 됐지만 2018년 발생한 ‘#미투’ 논란으로 도덕적 위상이 추락한 끝에 해외에서 숨을 거뒀다. 김 감독은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말할 만큼 시련과 좌절을 겪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서울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 작은 공장에서 일했다. 30대에 그동안 모은 돈으로 프랑스로 3년간 파리에서 미술관을 전전하고 독학으로 길거리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무명 화가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다 ‘양들의 침묵’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영화에 빠졌다. 귀국한 뒤 1995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받으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저예산영화 ‘악어’로 데뷔한 뒤에도 ‘비주류’ ‘이단아’라는 소리를 들었다. 시류와 대세를 추종하기보다 예술영화의 외길을 고집했다. 자신이 영화가 국내 상영관에 걸리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칩거하기도 했다. ‘사마리아’의 베를린 영화제 수상 이후 유럽에선 호평의 연속이었다. 영화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린 ‘아리랑’이 칸에서 수상하자 국내 영화계 주류에서도 주목받았다. ‘피에타’로 세계적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충격적이고 폭력적이며, 여성에 대한 가학적 장면을 끝까지 거칠게 끌고 가는 연출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 일쑤였다. ‘나쁜남자’(2002) ‘섬’(2000) 등 성매매와 폭력에 무비판적으로 노출된 여성과 남성 조폭 등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여성단체의 비판을 자주 받았다. 김 감독은 2018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여배우 A 씨로부터 자신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연기를 요구했다며 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김 감독을 폭행 혐의로 벌금 500만 원 약식 기소했다. 성폭력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김 감독은 A 씨와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올 10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다. #미투 논란이 불거진 뒤 김 감독은 카자흐스탄으로 떠나 현지 영화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영화 활동을 지속했다. 지난해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같은 해 카자흐즈탄에서 촬영한 영화 ‘딘’을 칸 영화제 바이어에게만 공개하는 등 해외 활동만 간간이 이어갔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감독이 미투 의혹이 터지고 동유럽으로 떠난 뒤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는 연락을 모두 끊었다”며 “20일 환갑을 맞는 그를 위해 현지 영화인들이 에스토니아에서 김 감독 영화 기념 상영회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타지에서 떠났다”고 말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봉준호 박찬욱 감독으로 한국영화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기 전까지 해외에서 그 누구보다 인정받았던 감독”이라며 “한국 영화를 빛낸 감독 중 하나였다”고 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정정보도문본보는 2018. 6. 3.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 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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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주혁 “이 시대의 불안한 청춘…제 자신과도 다르지 않죠”

    ‘20대 남자 배우 기근’이라는 우려가 그 앞에선 말끔히 걷힌다. 올 한 해에만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스타트업’과 10일 개봉하는 영화 ‘조제’에 출연한 배우 남주혁(26) 이야기다. 남주혁은 ‘검사외전’을 연출한 이일형 감독의 신작 ‘리멤버’ 촬영을 마쳤고,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히어’에 캐스팅돼 촬영에 들어간다. 올해 가장 다작한 남자 배우이자 내년 라인업까지 꽉 찬, 대세 중 대세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다양한 작품에 캐스팅됐지만 어느 하나 비슷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무기력해 보이지만 속정 깊은 한문교사 홍인표(보건교사 안은영), 소심한 모태솔로와 승부사 기질의 천재 엔지니어라는 두 얼굴을 지닌 남도산(스타트업)에 이어 조제의 불안한 청춘 영석까지. 세 캐릭터가 도화지 같은 남주혁의 얼굴 안에서 각기 다른 신선함으로 재탄생했다. 8일 화상으로 만난 남주혁은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영석의 감정을 여전히 간직한 듯했다. 그는 50분간 조제를 향한 영석의 마음에 대해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영화는 휠체어에서 떨어진 조제(한지민)를 영석이 도와준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가 이별을 겪는 이야기다. 2003년 개봉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원작이다. “영석을 표현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평범함이에요.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니 인생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큰 시기죠. 상황이 불안해 주변에서 손만 내밀어도 덥석 잡아버릴 것 같은 친구예요. 20대라면 누구나 겪는 평범함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남주혁은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인간 남주혁 역시 동시대의 20대 청춘으로서 영석이 겪는 사건과 감정에 깊게 공감했기 때문. “조제와 영석의 만남 자체는 굉장히 특별하지만, 누군가를 처음 만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고 이별하는 순간까지 영석이 겪는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에요. 저 역시 연인, 가족, 친구들과 만나고, 어쩔 수 없이 멀어져야만 하는 상황을 겪었기에 모든 장면,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공감이 갔어요.” 연기 생활 7년 차인 그가 연기력을 제대로 인정받은 건 지난해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서다. 남주혁은 벼랑 끝에 선 청년, 상대 배우인 김혜자의 남편 그리고 김혜자의 주치의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이 같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순간의 감정을 꾸밈없이 표현하려는 노력 덕이었다. “대사나 제스처를 ‘어떻게 해야겠다’고 의식하기보다 대사를 읽고 상대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를 표현해요. 조제에서도 그랬죠. 조제와 이별하고 5년 뒤 옆 차량의 조제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덤덤하게도 해보고, 펑펑 울기도 하고, 눈물은 흘리지만 숨기려는 감정도 표현하면서 여섯 번을 찍었어요. 제게 떠오르는 모든 감정을 영석 역시 온전히 느꼈을 것 같았기에 꾸미지 않았어요.” 중학교 때까지 농구선수를 꿈꾸던 그는 스무 살 되던 해 모델 일을 시작했다.그 과정에서 배우의 꿈을 꾸게 돼 2014년 tvN ‘잉여공주’로 데뷔했다. “배우는 한 인물을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살아보지 않은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접근하고, 어떻게 하면 그 삶을 대신 살아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 무척 행복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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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억회 넘은 작품도… 팬덤 탄탄 ‘디지털 드라마’의 진화[인사이드&인사이트]

    “‘전지적 짝사랑 시점’(전짝시) 시리즈는 제작비의 수 배를 벌었어요.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의 생산성을 높여 백 배, 천 배의 매출을 내는 슈퍼 IP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저희 작품들은 서연고, 서연대 등 공통된 공간적 배경으로 세계관을 형성합니다. 콘텐츠가 연결성을 갖기에 팬덤이 더 확장되는 것이죠.”(박태원 플레이리스트 대표) ‘세계관 최강자’로 불리는 마블이나, 드라마 한 회에 수십억∼수백억 원을 쓰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만드는 디지털 드라마 이야기다. 유튜브에서 유통될 때는 웹 드라마로 불렸지만 최근 OTT, 방송채널까지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디지털 드라마로 불린다. 2016년 설립 후 매년 5, 6개씩 30여 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IP를 꾸준히 만들어 온 와이낫미디어는 디지털 드라마 최초로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넘긴 ‘전짝시’(2016∼2017년), 두 시즌을 합친 누적 조회수가 1억5000만 회에 달하는 ‘일진에게 찍혔을 때’(2019년) 등 이른바 ‘대박’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시즌4까지의 누적 조회수 6억 회를 넘긴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 10대들의 ‘문화 대통령’ 역할을 하는 ‘에이틴’을 연달아 히트시킨 플레이리스트는 각 작품마다 연결되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러플리’라는 팬덤까지 만들어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드라마를 10분 내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로 표현하던 시대는 갔다. 2010년대 초반에 등장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디지털 드라마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핵심에 집중한 서사,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동영상 콘텐츠 소비 플랫폼이 TV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드라마의 시청층은 10대에서 30대 이상으로, 러닝타임은 10분 내외에서 30분 이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세계관, 디테일까지… MZ세대 파고들다 디지털 드라마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를 파고든 핵심 요인은 모바일로 시청하기에 최적화된 ‘모바일향’ 콘텐츠를 발 빠르게 선보였다는 점이다. 모바일로 동영상을 볼 때 시청자는 TV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몰입감을 원한다. “TV는 틀어놓고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모바일로 동영상을 볼 땐 15초 광고에도 흐름이 끊겨 시청자가 거부감을 가질 정도로 몰입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신종수 카카오M 모바일콘텐츠본부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세운 원칙은 속도감과 핵심 줄거리에만 집중한 서사다. 디지털 드라마는 10분 내외의 콘텐츠 안에 기승전결의 서사, 마지막의 ‘클리프행어’(이야기의 절정에 마무리해 이후 전개를 궁금하게 만드는 기법)까지 모두 담긴다. 1157만 뷰를 기록한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1의 에피소드 1화는 8분 길이의 동영상 안에 여주인공이 자신에게 들이대는 남학생을 떼어내기 위해 온라인 속 남성의 사진을 소셜미디어 프로필로 거는데, 사진 속 주인공이 같은 학교의 일진임이 드러나기까지의 과정이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된다. 전짝시는 함께 밥을 먹거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는 등 일상 속 평범한 상황에 놓인 남녀의 대화와 속마음 내레이션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등장인물은 남과 여 단둘, 내용은 둘 간의 속마음에만 집중한다. 이 대표는 “군더더기는 날리고 빠르게 진행한다. 서사구조에도 너와 나만 존재한다. 그나 그녀, 그들 등 관찰자 시점은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빠르고 쉽게 진행되는 대신 완성도가 낮다는 것도 옛말이다. 범람하는 디지털 콘텐츠들 사이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디테일과 세계관이 필요하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곳은 플레이리스트다.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에는 서연고, 서연대, 카페리필 등 공통된 배경이 등장한다. 에이틴 주인공인 고등학생들이 연플리의 배경이었던 서연대에 지망하고, 이들이 방과 후 찾는 카페리필에서는 연플리 주인공들이 아르바이트를 한다. 플레이리스트의 콘텐츠를 접한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다른 콘텐츠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드라마 방영 직후 한국과 일본에서 팬 미팅이 열렸을 정도로 10대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에이틴은 등장인물의 비주얼뿐만 아니라 성격, 제스처, 습관 등에 대한 ‘백문 백답’을 만들어 캐릭터 특징을 구체화했다. 박 대표는 “공감뿐만 아니라 동경의 감정까지 이끌어내 10대들이 따라 하고 싶게 만들고자 했다”며 “주인공 ‘도하나’가 ‘똑단발’을 하고 짝짝이 양말을 신는다든가 가끔 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니는 등 작은 부분까지 10대들의 이용률이 높은 커뮤니티를 조사하고 10대를 인터뷰해 캐릭터를 세밀하게 설정했다”고 했다. ○ ‘10대들만 보는 숏폼 학원물’은 옛말 온라인상에서 영향력을 갖게 된 디지털 드라마 제작사들은 기존 ‘웹 드라마=10대들이 보는 숏폼 학원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두드러진 변화는 ‘미드폼’으로의 확장이다. 기존에 5∼15분 분량의 ‘숏폼’이 주를 이뤘다면 25∼35분 분량의 미드폼 디지털 드라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경우 콘텐츠가 실리는 플랫폼이 기존 유튜브, 네이버TV 등 모바일 플랫폼은 물론이고 레거시 미디어와 글로벌 OTT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올해 1월 MBC와 러닝타임이 30분 내외인 ‘엑스엑스’를 공동 제작 및 동시 방영한 데 이어 이달 JTBC와 30∼40분 분량의 ‘라이브온’도 공동 제작해 동시 방영하고 있다. 와이낫미디어도 내년 글로벌 OTT와 손잡고 미드폼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포맷을 뒤집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2018년 설립한 신생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플래디’는 결말이 3개로 나뉘는 ‘트리플썸’을 선보였다. 고등학생 여자 주인공이 썸을 타던 세 명의 남자 주인공과 각각 커플이 되는 세 가지 결말을 제작한 것이다. 댓글창에서는 ‘○○파’임을 밝히며 각자 응원하는 러브라인을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플래디에서 디지털 드라마를 총괄하는 민린 팀장은 “시청자 선택에 따라 결말이 갈리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기획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남자 주인공 세 명에 대한 시청자들의 취향, 선호하는 결말 등을 고려해 세 가지로 결말로 나눈 새로운 시도”라고 했다. 자칫 뻔할 수 있는 로맨스에도 참신한 서사 형식을 가져온다. 채널A 디지털콘텐츠 채널 AYO에서 방영된 ‘여름아 부탁해’는 영화감독이 자신이 만든 영화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극 중 캐릭터들과 좌충우돌한다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가성비 좋은 숏폼에서 웰메이드 디지털 드라마로 이미지가 옮겨간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수익성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에 드라마 형식으로 제품 및 기업을 광고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PPL 등으로 수익을 냈던 디지털 드라마는 해외 유통으로 수익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고 있다. 와이낫미디어와 플레이리스트는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등의 온라인 플랫폼과 OTT에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와이낫미디어는 상반기 작품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스타플레이어 합류로 불꽃 경쟁 국내 콘텐츠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까지 디지털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는 곳은 카카오M이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이사는 올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3년간 디지털 콘텐츠에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중 65∼70%는 디지털 드라마에 쓰인다. 카카오TV에 올라온 카카오M의 디지털 드라마 ‘연애혁명’은 매회 100만 회 안팎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며느라기’ 1회는 일주일 만에 110만 회를 기록했다. 카카오M이 디지털 드라마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영역은 ‘스타플레이어’들과의 협업이다. 기존 디지털 드라마는 신인 작가와 PD, 배우들이 주축을 이뤘다면 카카오M의 디지털 드라마에는 유명 제작진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며느라기는 박하선과 권율이 주연을 맡았다. 8일 공개되는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의 발견’ 등을 쓴 정현정 작가가 각본을,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연출한 박신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디지털 드라마의 형식, 러닝타임의 틀도 빠르게 깨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회당 러닝타임 30분, 정우와 오연서가 주연을 맡은 ‘이 구역의 미친 ×’는 25분으로 제작된다. 김보통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아만자’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구성을 드라마 최초로 선보였다. 신 본부장은 “지상파 인기 드라마와 맞먹는 수준의 분당 제작비를 투자해 스타급 감독, 작가, 배우들과 협업하고 있다. 10대 중심이었던 디지털 드라마의 타깃 연령층을 20, 30대로 넓히고 장르 역시 판타지, SF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재희 문화부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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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비 건지자” 한국영화 기대작 줄줄이 넷플릭스로

    “극장으로 간다고 해도 100%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니까요.” 지난달 20일 영화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올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SF 블록버스터 ‘승리호’의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것에 대해 영화사 대표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영화관 관객 수가 연일 하락하는 와중에 극장 개봉은 위험한 선택이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좌석 간 띄어 앉기가 재개돼 극장의 절반밖에 쓸 수 없어 극장 개봉은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A 씨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가 개봉 지연으로 수십억, 수백억 원이 묶여 있어 자금 순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비라도 건지면 숨구멍은 틔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파수꾼’을 만든 윤성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주목받았던 ‘사냥의 시간’을 비롯해 지난달 27일 공개된 ‘콜’, 내년 1월 공개되는 ‘차인표’까지 넷플릭스로 갔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이다. 영화들이 넷플릭스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 회수를 위해서다. 승리호의 P&A(홍보) 비용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240억 원. 관객 580만 명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메리크리스마스는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에 더해 수십억 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P&A 비용을 포함해 제작비 115억 원을 들여 만든 사냥의 시간 역시 넷플릭스와 120억 원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사냥의 시간이 극장에 갔다면 310만 명인 손익분기점을 절대 넘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계에선 코로나19 상황의 관객 수를 평소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본다. 지금 승리호가 580만 명을 넘으려면 평상시 1700만 명이 보는 수준으로 영화가 대박이 나야 한다는 얘기다. 승리호는 영화 개봉 후 스핀오프 영화, 웹툰, 드라마 등으로 지식재산(IP) 확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승리호 개봉이 연기될수록 이들 작품 역시 제작이 지연돼 손해가 커지는 상황도 고려됐다. 메리크리스마스 관계자는 “승리호는 영화 개봉 뒤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 캐릭터별 전사(前史)를 담은 스핀오프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었다. 영화 개봉이 밀리면서 해당 작품들의 기획 개발도 멈췄다”고 했다. 극장을 가진 투자배급사도 개봉작이 줄줄이 밀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넷플릭스를 택했다. 차인표 주연의 영화 차인표는 롯데컬처웍스의 투자 및 배급으로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대형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를 보유한 투자배급사의 영화가 넷플릭스로 간 첫 사례다. 롯데컬처웍스가 올해 개봉할 예정이었던 ‘모가디슈’와 ‘보스턴 1947’은 내년으로 밀렸다. 1600만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에 이어 차인표를 제작한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라 관객들이 찾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넷플릭스가 점차 싼 가격에 국내 작품들을 사려고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승리호는 송중기가 출연하기에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넷플릭스가 거액의 웃돈을 주고 샀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 영화들이 너도나도 넷플릭스로 가려고 한다면 넷플릭스가 제작비 수준만 지불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는 조회수가 폭발해도 제작사에 ‘러닝 개런티’를 추가로 주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대박’을 꿈꿀 수 없게 되는 점도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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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비라도 건지자”…극장 포기하고 넷플릭스 직행하는 영화들

    “극장으로 간다고 해도 100%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니까요.” 지난달 20일 영화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올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SF 블록버스터 ‘승리호’의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것에 대해 영화사 대표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영화관 관객 수가 연일 하락하는 와중에 극장 개봉은 위험한 선택이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 19의 3차 대유행으로 좌석 간 띄어 앉기가 재개돼 극장의 절반밖에 쓸 수 없어 극장 개봉은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A 씨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가 개봉 지연으로 수십~수백억 원이 묶여 있어 자금 순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비라도 건지면 숨구멍은 틔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파수꾼’을 만든 윤성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주목 받았던 ‘사냥의 시간’을 비롯해 지난달 27일 공개된 ‘콜’, 내년 1월 공개되는 ‘차인표’까지 넷플릭스로 갔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이다. 영화들이 넷플릭스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 회수를 위해서다. 승리호의 P&A(홍보)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240억 원. 관객 580만 명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메리크리스마스는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에 더해 수십억 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P&A 비용을 포함해 제작비 115억 원을 들여 만든 사냥의 시간 역시 넷플릭스와 120억 원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사냥의 시간이 극장에 갔다면 310만 명인 손익분기점을 절대 넘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계에선 코로나19 상황의 관객 수를 평소 관객 수의 3분의1 수준이라고 본다. 지금 승리호가 580만 명을 넘으려면 평상시 1700만 명이 보는 수준으로 영화가 대박이 나야 한다는 얘기다. 승리호는 영화 개봉 후 스핀오프 영화, 웹툰, 드라마 등으로 IP 확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승리호 개봉이 연기될수록 이들 작품 역시 제작이 지연돼 손해가 커지는 상황도 고려됐다. 메리크리스마스 관계자는 “승리호는 영화 개봉 뒤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 캐릭터 별 전사(前史)를 담은 스핀오프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었다. 영화 개봉이 밀리면서 해당 작품들의 기획개발도 멈췄다”고 했다. 극장을 가진 투자배급사도 개봉작이 줄줄이 밀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넷플릭스를 택했다. 차인표 주연의 영화 차인표는 롯데컬처웍스의 투자 및 배급으로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대형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를 보유한 투자배급사의 영화가 넷플릭스로 간 첫 사례다. 롯데컬처웍스가 올해 개봉 예정이었던 ‘모가디슈’와 ‘보스턴 1947’은 내년으로 밀렸다. 1600만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에 이어 차인표를 제작한 ‘어바웃 필름’의 김성환 대표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라 관객들이 찾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넷플릭스가 점차 싼 가격에 국내 작품들을 사려고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승리호는 송중기가 출연하기에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넷플릭스가 거액의 웃돈을 주고 샀을 것”이라며 “코로나 19의 상황이 지속돼 영화들이 너도 나도 넷플릭스로 가려고 한다면 넷플릭스가 제작비 수준만 지불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는 조회수가 폭발해도 제작사에 ‘러닝 개런티’를 추가로 주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대박’을 꿈꿀 수 없게 되는 점도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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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사위로 자유를 외치다

    조지아의 첫 LGBTQ(성적소수자) 장편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의 레반 아킨 감독(41·사진)이 영화를 만들게 된 건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부모가 조지아 국적으로, 스웨덴에서 자란 그는 2013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극우 성향의 정교회 단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접했다.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한 아킨 감독은 “동영상을 본 뒤 충격과 부끄러움이 함께 찾아왔다”고 했다.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란 의문을 가졌고, 답을 찾기 위해 2016년 조지아로 떠났습니다.”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된 영화는 보수적인 조지아 국립무용단 소속 남성무용수 ‘메라비’(레반 겔바키아니)와 ‘이라클리’(바치 발리시빌리) 간 사랑을 그렸다. 둘은 강하게 끌리지만 주변의 혐오와 편견에 무너진다.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초연돼 15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신인 배우 겔바키아니는 영화의 메시지를 춤을 통해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춤을 강요하는 무용단의 규율에 맞서 오디션에서 보란 듯 자유로운 몸짓을 펼치는 마지막 장면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혼을 담은 춤사위로 겔바키아니는 ‘스웨덴의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굴드바게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주 어려 보이지만 때론 늙어 보이기도 하는,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얼굴에 매료됐어요. 마지막 댄스 장면은 몇몇 스텝을 제외하곤 전부 겔바키아니의 즉흥적인 안무였어요. 그의 팔과 허리는 여성적 움직임과 남성적 움직임을 오가고, 조지아 전통춤도 그의 해석에 따라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오갑니다.” 지난해 11월 트빌리시에서의 영화 상영을 앞두고 정교회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영화는 단 3일간 상영됐고 상영관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티켓 6000장은 10분여 만에 매진됐다. “아직도 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지만 전 괜찮습니다. 조지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수많은 국가의 젊은이들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가 큰 힘이 됐거든요. 이들이 각 국가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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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킨 감독 “살해 협박에 촬영장에 보디가드”…관객은 15분 기립박수

    레반 아킨 감독(41)이 조지아의 첫 LGBTQ(성적소수자) 장편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And Then We Danced)를 만들기로 결심한 건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조지아 국적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자란 그는 2013년 페이스북을 통해 조지아 수도 티빌리시에서 정교회 단체가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동영상을 접했다.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한 이 영화의 아킨 감독을 서면으로 만났다. “국가마다 혐오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동영상에서 본 것 만큼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영상을 접한 뒤 부끄러움과 충격이 함께 찾아왔죠.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란 의문을 가졌고, 답을 찾기 위해 2016년 조지아로 떠났어요.” 아킨 감독의 부끄러움을 발판 삼아 세상 밖으로 나온 영화는 보수적이고 남성적인 문화가 뿌리 내린 조지아 국립무용단 소속 남성 무용수 ‘메라비’(레반 겔바키아니)와 ‘이라클리’(바치 발리시빌리) 간 사랑을 그렸다.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춤 연습을 하며 강하게 끌리지만 주변의 혐오와 편견에 무너진다. 영화는 2019년 프랑스 칸 영화제 ‘디렉터스 포트나이트’ 부문에 초청됐고, 관객들은 15분 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영화 제작 과정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임이 알려지자 촬영 허가를 받은 장소에서도 촬영이 불허됐다. 아킨 감독의 메신저로 살인 협박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영화 제작에 협조한 조지아인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이름을 엔딩 크레딧에서 ‘익명’(Anonymous)로 표기했다. “장소 섭외가 불가능해지자 나중엔 장소를 섭외할 때 영화의 주제를 다른 것으로 거짓말 해야 했습니다. 살해 협박이 들어와 촬영현장에 보디가드들을 배치했고요. 매 순간 누군가 촬영현장에 들이닥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영화 소재를 결정한 뒤에는 조지아의 무용단들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진행했다. 무용단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면면이 영화에 반영됐다. 주인공 이름인 ‘메라비’도 실제 감독이 만난 무용수의 이름을 땄다. “한 곳에 5일씩 머물기도 하면서 무용단 내부의 역학관계를 파악했어요. 동성애자임이 발각돼 국립무용단에서 쫓겨난 ‘자자’의 이야기도 제가 만난 무용수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그 무용수는 영화에도 등장해요.” 신인배우 겔바키아니는 정치적 항변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영화의 메시지를 춤을 통해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이란 이름 아래 ‘위엄 있고 남성다운’ 민속춤의 동작을 지키도록 강요받는 무용단의 분위기에 반기를 들고 오디션 무대에서 보란 듯 자유로운 몸짓을 펼쳐 보이는 마지막 댄스 시퀀스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혼을 담은 춤사위로 겔바키아니는 ‘스웨덴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굴드바게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때론 소년 같지만 때론 아주 늙어 보이기도 하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의 얼굴에 매료돼 캐스팅했습니다.마지막 장면에서 몇몇 스텝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레반의 즉흥적인 안무였어요. 그의 팔과 허리는 여성적 움직임과 남성적 움직임을 오가고, 조지아의 전통 춤도 그의 아름다운 해석에 따라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오갑니다. 그 순간 메라비는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차 있죠.” 지난해 11월 트빌리시에서의 첫 상영에서 영화는 정교회 단체와 극우 정당의 반대시위에 부딪혔다. 영화는 단 3일만 상영관에 걸렸고, 매 상영관마다 30명의 무장 경찰과 무기 탐지기가 배치됐다. 위험을 감수하고 영화관을 찾은 관객에 힘 입어 영화는 무사히 상영을 마쳤다. 6000장의 티켓은 10여 분 만에 매진됐다. “아직도 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지만 전 괜찮습니다. 조지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 수많은 국가의 젊은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낸 응원의 메시지가 큰 힘이 됐거든요. 이러한 젊은 세대들이 조지아를 비롯한 각국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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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범이 되는 과정 그대로 보여줬어요”

    배우 전종서(26)는 아이같이 맑은 눈을 가졌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치켜뜨면 살기가 뿜어 나오는 독특한 마스크를 지녔다. 2018년 데뷔작이었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서는 자유분방함과 순수함을 지닌 ‘해미’ 역할을 소화해 프랑스 칸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가 이번엔 광기 어린 연쇄살인범 ‘영숙’을 연기했다. 2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콜’을 통해서다. 주근깨 낀 얼굴에 멜빵을 멘 채 폭주하는 영숙의 모습에서 ‘사탄의 인형’을 떠올렸다는 반응도 있다. 30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영숙을 사이코패스라고 정의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는 ‘서연’(박신혜)이 고향집에서 발견한 전화기를 통해 20년 전 그 집에 살았던 영숙과 연결되고, 두 사람이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의 행적을 바꿔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숙은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살인에 살인을 거듭한다. “영숙에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영숙이란 캐릭터가 어떻다고 규정하고 출발하진 않았어요. 악역이라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연기로 보여준다면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전종서는 버닝 단 한 편을 통해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지닌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버닝에선 상의를 탈의하고 춤추는 장면이 백미로 꼽힌다. 콜에서도 광기와 일상의 평범함을 오가는 연기를 잘 소화해 박신혜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이 나온다. 전종서는 박신혜가 적절히 균형을 잡아줘서 영화가 살았다고 공을 돌렸다. “신혜 선배와 동시에 촬영한 게 아니라 제 분량을 한 달간 먼저 찍었어요. 이걸 선배가 모니터하고 그에 맞춰 서연의 에너지를 가져갔어요. 영숙이 강하게 공격하면 서연은 그 에너지에 맞춰서 방어하고….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식이 피구를 하는 것과 같았어요.” 극 중 영숙이 좋아하는 가수 서태지의 의상과 노래에서 연기하는 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영숙이 입은 줄무늬 티셔츠에 빨간 벨트, 구제바지는 실제 서태지의 무대 의상이었다. 그의 연기력에 반한 미국 할리우드도 그를 주인공으로 한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문’을 지난해 촬영했고 현재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쉬는 기간에 영화 보고 노래 들으며 스스로 에너지를 채워요. 버닝, 콜처럼 강렬한 작품은 물론이고 다양한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어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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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걸후드’ 주연 카리자 투레 “주연-조연 모두 흑인이라 좋았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 ‘걸후드’(2014년)의 16세 흑인 소녀 마리엠(카리자 투레)은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캐릭터다. 폭력을 휘두르는 오빠와 건물 청소로 생계를 이어가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어머니 밑에서 ‘없는 존재’처럼 살아가던 마리엠. 어느 날 자유분방한 흑인 소녀 3명과 친해지면서 변화를 겪는다. 레게머리를 풀고, 후드 대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마리엠은 패싸움에서 상대를 때려눕힌 뒤 가출해 자아를 찾아 나간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서 팬덤이 형성된 시아마 감독의 걸후드가 12일 국내 개봉했다. 마리엠을 연기한 투레(26)는 2015년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6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투레는 “시간이 흐르면서 마리엠이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한 축제에서 시아마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 됐다. “시아마 감독은 마리엠이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emancipation)되고 진화하는 과정이 잘 표현되길 원했어요. 달라진 머리스타일, 패션 등이 마리엠의 새로운 면모를 표현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됐죠.” 연기 경험은 없었지만 마리엠과 자신의 공통점이 많았기에 주저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주연과 조연이 모두 흑인인 프랑스 영화가 처음이라는 점도 좋았다. “마리엠처럼 저 역시 어렸을 때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어요. 또 흑인이라는 이유로 옷가게 점원이 옷을 훔쳤다고 의심해 마리엠을 따라다니는 장면도 실제로 제가 똑같이 겪었죠. 프랑스의 10대 흑인 소녀가 경험하는 전형을 그대로 표현해낸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마리엠의 주체성은 그의 안에 내재됐던 것이었을까. 마리엠이 변화하게 된 요인을 묻자 투레는 ‘여성들 연대의 힘’이라고 답했다. “세 소녀는 마리엠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줘요. 여성들의 연대는 남성이 여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현실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이 영화로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쌓은 그는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로 한국 드라마에 입문했어요. 가장 재미있게 본 건 ‘사랑의 불시착’이에요. 언젠가 한국 드라마에도 꼭 출연하고 싶어요. 한국말을 못해서 굉장히 어렵긴 하겠지만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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